오피니언

 

[참성단]이재명 빠진 특별수행단

오늘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휴전선을 넘지만, 경기도는 예상치 못한 정상회담 후폭풍을 겪고 있다. 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 접경지역 단체장 대표로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포함된 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제외된 배경을 두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쉬쉬하는 분위기에 강도는 찻잔속 태풍이지만, 추측과 해석은 범상한 수준을 넘는다.강원도지사의 접경지역 단체장 대표성이 상식적인지에서 의문이 돋아났다. 인구와 경제력, 접경지역 기초단체 수, 향후 예상되는 교류협력의 규모 등 도세만 놓고 보면 경기도가 접경지역 대표 광역단체라는 현실을 부인하기 힘들다. 더군다나 이 지사는 취임후 전국 지자체 최초로 평화부지사직과 평화협력국을 신설하는 등 남북교류협력에 대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지난 추경에는 남북교류협력기금을 배 이상 확대했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신경제구상을 그대로 경기도 경제비전으로 차용했다.이 지사 입장은 쿨했다. SNS에 정상회담 기간 다보스 포럼 참석 사실을 알리고 "문재인 대통령님, 박원순 시장님, 최문순 지사님 잘 다녀오세요"라는 응원을 남겼다. 하지만 도청 분위기는 다르다. 언론이 보도한 산발적인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도청 실무진이 이 지사의 특별수행을 추진했던 것만은 사실인 모양이다. 다보스 포럼 참석 포기 의사까지 표명했다는 후문이고 보면, 결과에 초연하기 힘든게 당연하다. 경중을 가려도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이 민간 모임인 다보스 포럼 참석 보다 훨씬 중요한 것도 사실이다.상황의 배경이 모호하니 추측의 난무는 당연지사다. 수행명단 작성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설 부터,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의장 자격으로 수행단에 포함된 사실에 견주어 차기 대권구도와 관련한 상상을 부추기는 해석까지 다양하다. 문 대통령의 남북평화 외교를 강력하게 지지해 온 이 지사 입장에서는 이런 봉변이 없다.4대 그룹 대표 포함에서 보듯이 정상회담 특별수행단 구성은 그 자체가 메시지이다. 반토막 난 정당대표 수행, 설(說)을 야기한 경기도지사 불참 등의 소동이 특별수행단 구성에 담을 대북 메시지를 흐렸을까 걱정이다. 불협화음을 불식시킬 정상회담의 성과를 기대한다. /윤인수 논설위원

2018-09-17 윤인수

[기고]새로운 경기도, 산하기관장 선정부터 신중 기해야

바람이 분다. 가을바람을 따라 인적 쇄신, 교체의 바람도 불어온다. 경기관광공사와 경기도체육회는 바람이 일기 전에 떠나버렸고 경기연구원은 민선 7기 인수위원회의 핵심인원이 기관장으로 확정됐다. 소위 경기도 빅 3라는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기관장 사퇴가 공식화돼 새 기관장 자릴 놓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경기도 문화의 전당은 새 기관장 선정절차가 시작되자 제대로 된 기관장이 필요하다며 노조가 피켓을 들고 나섰으니 바람도 각양각색이다. 이미 기관장 선임 마친 곳을 두고는 볼멘소리도 들려온다. 인수위 출신 아니면 성남 출신 측근 인사란 얘기다.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청 소속 공무원들은 성남시 공무원들이며 인수위가 점령군 행사를 한다며 불편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지사께서 성남에서 성공한 행정 모델을 만들었고 인수위에서 새로운 경기도의 비전을 세웠다. 따지고 보면 같은 신념을 나누고 마음이 통한 사람들을 지근에 둔다고 문제 삼는 게 더 문제인지도 모르겠다.정권이 바뀌면 사람이 바뀌는 건 흔한 일이다. 민주주의 발전의 산통을 겪은 유럽은 의원내각제로 의회정치가 자연스럽게 행정부를 관리할 수 있도록 발전했고 미국은 아예 엽관제로 집권세력이 행정부를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놓았다. 선거의 승리를 패권주의적으로 보게 한다는 점에서 전근대적이라는 비판 있기는 하지만 오늘까지 제도가 유지되는 것은 나름의 까닭이 있어서 일 것이다. 진짜 문제는 다른 데 있다. 누구를, 왜, 쓰느냐는 것이다. 최근 기사화된 경기도 문화의 전당 사례를 보자. 특정 음악 혹은 공연에 편중되지 않는 인사, 예술계 전반에 경험 갖춘 전문가, 가능하면 공공예술 부문의 어려움을 해결한 경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공서비스의 제공은 분배 정의 차원에서 형평성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고 클래식이 익숙하다고 해서 국악이나 무용이 무시 되어서는 안 된다. 게다가 문화자원은 '공공재'로써 이중의 지위를 갖는다. 도민들에게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만큼 보호와 관리도 필요한 것이다. 임원추천위원회를 앞두고 피켓을 든 노조의 목소리가 소중한 이유가 여기 있다.오는 사람뿐 아니라 가는 사람에게도 배울 건 있다. 사표를 낸 모 기관장은 제 일자리 알아보자고 휴가도 내지 않고 업무시간에 면접을 보러 다니고 그간 스펙으로 다음 일자리에 성큼 다가갔다는 소문이다. 기관장이 자기 살길 찾는 사이 기관에서는 성희롱, 갑질 신고에 가해자로 지목된 부서장이 계약직원에게 정규직 전환 운운하며 입조심 하라는 판이니 그간 기관 운영이 어땠을지는 보지 않아도 알겠다. 이게 세금으로 한해 일억 넘는 연봉에 경영평가 성과급까지 받는 기관장의 민낯이다. 인사원칙은 동이나 서나 예나 지금이나 같다. 적재를 적소에 두는 것이다. 공공기관장쯤 되면 업무에 대한 고도의 전문성은 물론 경기도민 삶을 위해 일한다는 책임감과 사명감, 그 자신의 업무가 가진 무게감을 견딜 수 있는 높은 도덕성도 필요하다. 서류평가, 임원추천 위원회, 청문회까지 절차를 마련해 뒀다지만 그만으로 적소에 맞는 적재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전문성이 있는지 사명감과 책임감, 도덕성을 갖췄는지는 결국 지사께서 판단하셔야 한다는 얘기다.관리자는 조직에 공기를 불러온다. 아부 좋아하는 관리자는 조직원들이 아부나 하게 만들고 제 몸이나 사리기 바쁜 관리자는 냉소적인 조직을 만든다. 강직한 관리자 앞에서 조직원들은 원칙을 살피게 되고 관리자가 책임감으로 조직을 지킨다면 조직원들은 조직을 위해 스스로 방패 되길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지사께서는 새로운 경기를 천명하며 공정과 정의를 앞세웠다. 지사님의 새로운 경기는 가깝게는 경기도청과 공무원들을 바꿔 놓을 것이고 또 우리 산하기관의 공기를 바꿔 놓을 것이다. 이 변화가 바로 새로운 경기로 가는 한 걸음이다. 또 다른 중요한 한걸음이 기관에 맞는 공정하고 정의로우며 유능하고 사명감과 책임감 갖춘 기관장을 선임하는 것이다. 하여 간곡해 부탁드린다. 지사께서는 부디 이 한발에 신중에 신중을 다하여 주시기를. /이기영 경기도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맹 의장

2018-09-17 경인일보

[발언대]교육이 바로서야 사회와 국가가 바로선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요즘 신문이나 TV방송을 보다 보면 귀와 눈을 의심케 하는 일이 적지 않다. 경기도 모 초등학교 수업 중에 남학생이 떠드는 것을 보고 여자 담임선생이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주자 학생이 선생을 노려보며 "수업이랑 상관없는 말을 했는데 왜 그러느냐"고 따졌다. 선생이 야단을 치자 학생이 선생에게 "너"하고 소리를 지르며 뛰쳐나와 선생 얼굴을 주먹으로 구타했다. 선생이 교실에 설치된 전화기를 들자 학생은 코드를 뽑아 교실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선생은 치아에 금이 가고 얼굴에 타박상을 입었다. 요즘 학교에서는 초·중·고등학교 가리지 않고 학생들 간 폭력행위는 일상이 되고, 학생이 선생을 폭행하고 성추행하는 일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교육의 목적은 인간다운 인간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인간 됨됨이에 대한 교육은 오간데 없이 덧셈 뺄셈 영어단어 하나 더 외우는 것에 열중한다. 정상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2010년 10월 경기도교육청이 학생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 시행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 및 학생인권법을 재정비, 보다 수준 높은 인성교육을 해야 한다. 그를 위해 교육공무원에게 최소한의 권한을 부여하고 교육자를 적극 보호, 올바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세 살 버릇이 여든 간다'는 속담도 있다.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태아에서 생후 일곱 살까지가 성격형성에 중요한 시기라 하여 임신 중 임산부 몸가짐은 물론 아이에게 좋은 책을 읽어준다. 그리고 질서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교육을 시킨다. 우리 사회구성원 모두의 보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올바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첫째, 학부모 생각을 바꿔야 한다. 학부모는 학교와 교육자를 믿고 최대한 인내로서 간섭을 자제해야 한다. 둘째, 교육자의 태도다. 교육자는 단순한 직업이 아닌 국가 미래를 책임지는 역군이라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셋째는 정부다. 정부는 학생보호도 중요하지만 교육자보호정책도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사회다. 불법 부당한 행위를 한 교육자는 물론 잘못된 학생의 태도에 방관하거나 교육을 빌미로 도를 넘는 구타행위 등을 적극 감시해야 한다. 그래야 사회가 바로 서고 국가가 바로 선다./한정규 문학평론가한정규 문학평론가

2018-09-16 한정규

[기고]인천시 악취민원 왜 끊이지 않는걸까

얼마전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왔다.악취로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문의하는 내용이었다.악취 민원의 현장은 올해 2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인천시 도화동의 새 아파트였는데, 뉴스테이 사업으로 화제가 되었던 곳이었다. 지속적인 악취 피해로 일부 주민은 병원 신세를 져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는 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현장을 확인한 순간 문제의 심각성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아파트와 불과 50m 정도 떨어진 곳에 주물주조 사업장이 위치해 있었고, 주변 공단 여기저기의 굴뚝에서 올라오는 연기를 볼 수 있었다.곧바로 아파트 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 관련 자료를 살펴보니 관계기관 협의 내용은 주변 공단에서의 악취 피해를 우려하는 지적을 하고 있었지만, 사업 시행자인 인천도시공사가 내놓은 방안은 완충녹지지대 조성과 이동식 악취포집기 2기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두 가지 방안 모두 악취 피해를 저감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님에도 협의 완료되어 사업이 진행된 것이다.특히, 완충녹지지대 조성 규모를 보고 코웃음이 나왔다. 폭 10m도 안 되는 공간에 나무를 식재한 것으로 완충 녹지지대라고 설치한 것을 보고 이런 방안을 협의해준 관계기관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았다. 인천시는 악취를 유발하는 매립지, 발전소, 하수처리장 등의 환경기초시설과 공업지대가 산재해 있는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도시가 확장되는 과정에서 주거지역을 개발할 때 주변에 공업지대나 환경기초시설 등이 위치한 부지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린다.대표적인 예는 남동산업단지 주변을 개발한 연수동, 논현동, 소래논현동 일대의 택지개발사업, 서구의 수도권매립지 인근 청라신도시 개발사업 등이 있었다. 당연하게도 인접한 악취유발 시설로 인해 현재는 악취 민원뿐만 아니라 각종 화학물질에 대한 영향 지역이 되었고 환경피해 저감을 위한 노력에 많은 자원이 소모되고 있다.이런 폐해를 계속적으로 겪으면서도 개발사업이 가져다주는 이권은 환경영향 우려를 불식시키고 환경영향평가를 졸속으로 만들기 때문에, 인천시는 개발사업 후에 악취 민원과 이로 인한 기존 시설 운영주체와 주민들의 갈등 문제를 반복해서 겪게 되는 것이다.도시개발사업은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악취 민원 발생 등 환경문제가 우려되는 개발 사업은 환경영향평가 단계부터 실질적인 해법이 제시되었을 때에 개발이 허가되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 아닐까? 이런 문제가 사전에 예방되고 사후에도 지속적인 환경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개발사업과 관련한 인천시 관계기관의 환경의식이 크게 제고되어야 한다.인근 시흥과 안산시의 시화MTV 개발사업의 경우 개발 이익을 환경영향 저감을 위한 환경개선기금을 조성하여 대기환경개선기금 300억 조성 등의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인천시의 경우도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시행하였던 논현택지개발 사업에서 악취민원 저감을 위해 기금을 조성하여 남동산업단지 악취배출사업장의 악취 영향을 저감하기 위한 사업을 사업 완료 후에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한 경험이 있다.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도화 뉴스테이 사업의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을 보면, 관계 기관들이 작금의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다. 지속적이고 실효적인 환경개선 방안을 강구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이 문제의 결론은 곧 인천시의 환경의식을 의미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인천시는 이번 도화 뉴스테이 사태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는 과거 LH 사례 등을 다시 한 번 짚어보고, 향후 개발사업 과정에서 환경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함은 물론이요 실효적이고 지속적인 해법을 제시하여 시민들의 쾌적한 정주환경을 보장하여야 할 것이다./장연규 인천환경운동연합 대기분과 위원장장연규 인천환경운동연합 대기분과 위원장

2018-09-16 장연규

[월요논단]아직은 작은 아이들

불량 급식·이불 덮어 질식사…끊이지 않는 어린이집 아동학대CCTV설치 효과없이 불신 키워보육선생님 자격강화·처우 개선교사로서 자부·소명의식 회복을도서관을 운영하다보니 도서관 이용 예절을 배우거나 책을 보기 위해서 단체로 방문하는 어린이 이용자들을 자주 맞이하게 된다. 사립으로 운영되는 어린이집이나 국·공립 유치원 등 다양한 곳에서 온 교사와 어린이를 만난다. 어린이 이용자들의 공통점은 보통 처음에는 조용히 책을 보는듯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뛰어다니고, 책을 던지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가만히 책을 보기는 어렵다. 교사 혼자서 대여섯 살 어린이들을 안전하게 보살피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래서 유치원에서 단체로 도서관을 방문할 때는 마음을 다잡고 아이들을 주위로 불러 모아 책을 읽어주곤 한다. 이런 어린이 이용자들이 떠나고 나면 아무도 다치지 않고 무사히 보냈다는 안도감과 함께 흩어진 책들을 정리하면서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어린이집의 크고 작은 사건들을 떠올리게 된다. 잠을 자지 않는다고 이불을 덮어씌우고 몸으로 눌러 질식사로 숨지게 하거나 밥을 잘 먹지 않는다고 아이를 들어 내동댕이치고 음식을 억지로 입에 밀어 넣는 등의 아동학대 사건, 사과 7개로 90명이 넘는 아이들에게 간식으로 나눠주고 상한 음식을 먹이는 등 부실 급식 문제, 폭염 속 통학차량에서 미처 내리지 못해 질식사 한 사건 등 어린이집 관련 사건은 오래전부터 끊이지 않고 계속 일어나고 있다. 이런 사건들을 접하면, 도서관에서 단체 이용자로 만났던 어린이집 교사들의 고충을 떠올리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어린이집 교사를 두둔할 생각은 없다. 그리고 어떤 이유로도 어린 아이들에 대한 학대는 정당화 될 순 없다. 다만, 어떤 범죄사건처럼 특정한 누군가가 저지르는 일이 아니라 많은 어린이집에서 왜 이런 사건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다.매번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면 터진 댐의 구멍 막듯이 정부에서는 대책을 마련해오고 있다. 어린이집에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면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어린이집 곳곳에 설치된 CCTV는 아동학대 사건을 막아내지 못했다. 사건, 사고 속에서 어린이집을 믿지 못하는 부모들은 아이들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등원시키기도 했다. 녹음기를 발견한 교사들은 또 서운함과 현실의 어려움에서 오는 분노를 터트렸다. 서로간의 불신과 분노만 더욱 커져 가는 것 같다.오래 전 일이지만 영국 버밍햄에서 두 아이를 키우면서 어린이집에서 봉사를 한 적이 있다. 그때 내 아이가 만 2살, 4살이었다. 함께 일하면서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그곳 교사들이 스스로 교사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었다. 교사로서 만족감과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는 그들에 대해 존경의 마음과 함께 깊은 신뢰감이 생겼었다. 그들이 지녔던 자부심과 소명의식은 어디서 오는 걸까?현재 우리나라는 학점은행제를 통해 필요한 과목을 이수하면 보육교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아이들을 돌보는 교사로서의 인성이나 전문성을 신뢰할 수 없는 현실이다 보니 부모는 자신의 아이를 맡기면서도 교사에 대한 신뢰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또 보육교사의 입장에서 보면 근무환경이나 노동 강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보수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 스스로의 만족감이나 소명의식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이에 무엇보다 가장 필요한 것은 정부에서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자격요건을 강화하면서 근무조건과 처우 개선에 먼저 힘써야 할 것이다. 아직은 힘없고 작은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아직은 작은 나 /가사이 마리 글. 오카다 치아키 그림/김숙 옮김/북뱅크' 그림책을 조용히 읽어본다. 어린이집 아이들은 이 그림책의 아이처럼 '아직은 작은 나'이다. 아직은 자라고 있는 어리고 작은 존재이기에 국가, 교사, 부모 모두가 함께 보살펴주고, 혼자 스스로 모든 일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어야 한다. 이 그림책의 작은 아이는 말한다. '이것저것 다 잘 할 수 있게 되면 더는 작은 나는 아닐 거예요. 그때는 나 어떤 아이가 되어 있을까요?'아직은 작은 어린이들을 평온한 세상에서 안전하게 자라게 보듬어주는 사회를 간절히 바란다./최지혜 바람 숲 그림책 도서관장최지혜 바람 숲 그림책 도서관장

2018-09-16 최지혜

[고재경의 '노래로 본 사자성어']여측이심(如측二心)

열렬히 사랑했던 이의 이별통보원망과 배신감에 괴로운 연인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자신속에 제2의 자아와 싸우며속 다른 두얼굴 감추고 사는지도여측이심(如측二心)은 뒷간에 갈 적과 나올 적 마음이 각각 다르다는 뜻이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줬더니 오히려 보따리 내놓으라는 어처구니없는 상황과도 일맥상통하는 사자성어이다. 겉과 속이 전혀 다른 여측이심의 행태는 반드시 불행을 부른다.태진아가 부른 '바보'(작사 조성현, 작곡 박성훈) 노랫말에는 여측이심의 예가 뚜렷이 나타난다. 곡명 '바보'의 가사 도입부는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마음 주고 정을 준게 바보였구나/사랑을 한 내가 바보였구나/거짓말인가 정말인가요/날 두고 가신다는 그 말이'. 화자는 속 다르고 겉 다른 연인의 배신에 뒤통수 맞은 듯 뼈에 사무쳐 있다. 그는 오직 '마음'과 '정'과 '사랑'만을 연인에게 헌신해왔다. 그러나 이제 연인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와 사랑이 위기에 봉착하자 깊은 상실감에 빠진다. 이런 와중에 어느 날 그는 연인으로부터 헤어지자는 가슴 쓰라린 말을 듣는다. 이별 통보를 처음 접했을 때 긴가민가하지만 곧이어 극심한 모욕감에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 '처음엔 왜 몰랐을까 이렇게 끝나는 것을/속 다르고 겉 다른 당신'. 이렇게 화자는 연인의 여측이심 변심에 분통을 터뜨리며 비분강개한다. 어찌 보면 그에게 연인은 로마신화에 나오는 일그러진 두 얼굴을 지닌 야누스형 인물로 다가왔는지도 모른다. 또한 꽤 오래전 방영된 미국 TV 드라마 '두 얼굴의 사나이'의 등장인물인 분노의 화신인 괴물 '헐크' 이미지로 인식하고 있을 수 있다. 즉 화자는 자신의 연인이 너무나 달콤한 말로 치장한 이중적 인물임을 뒤늦게 알게 된다. 이에 따른 심적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그는 선택의 여지없이 헤어짐의 냉혹한 현실을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왕에 가실려거든 내 눈 속에 남아있는 눈물도' 전부 회수해가라고 '바보'처럼 체념하며 자신의 연인을 포기한다. 인순이가 부른 '잠깐'(작사·작곡 나훈아) 노랫말에도 여측이심의 예가 선명히 드러난다. 가사에 등장하는 화자는 사랑했던 자신의 연인과 이별의 문턱에 서 있다. 그러나 왜 헤어져야 하는지 정작 그 이유를 전혀 알 길이 없다. 다만 그 연인이 '도망치듯 달아나듯' 돌아서서 떠나려 한다고 생각할 뿐이다. 따라서 화자의 현재 심경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복잡다단하다. 그는 하도 어이가 없어서 연인에게 자신을 떠나려는 '이유라도' 꼭 알고 싶다며 되묻는다. '잠깐 묻고 싶은 말이 있어요/왜 가는지 왜 가는지 떠나가는 이유라도 들어 봅시다'. 화자와 연인 사이의 사랑은 처음에는 영원히 지속 가능할 것처럼 미친 듯이 사랑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제 화자는 이별여행을 준비할 수밖에 없어 심적인 허탈함과 혼돈은 말로 형용할 수가 없다.화자는 자신의 진심 어린 사랑을 '농담처럼 장난'으로 생각한 연인에 대해 몹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 그는 연인에게 자신의 전부를 바치며 열렬한 애정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지금은 우두커니 별리의 정거장에 멈춰 서 있다. 그리고 변소 갈 때와 나올 때가 너무나 다른 연인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을 토로한다. 그러나 오랜 생각 끝에 푸념을 늘어놓으며 헤어짐의 현실을 받아들인다.'잠깐 그럴 수가 있나요/가더라도 가더라도 마지막 술잔이나 비우고 가소'.화자는 이제 겉과 속이 완전히 상반된 여측이심의 화신인 연인의 달달한 사랑 고백에 기만당했던 자신의 아둔함에 후회막급이다. 아울러 자신의 처지를 원통해하고 한숨을 쉬며 탄식한다. '사랑한단 그 말을/믿은 내가 바보지 믿은 내가 바보야/믿은 내가 어리석지'.스코틀랜드 작가 로버트 스티븐슨의 고딕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는 인간의 여측이심의 이중성을 신랄히 고발한다. 선의 상징 지킬 박사의 자아 안에 악의 화신 하이드라는 별개의 인격체가 충돌한다. 이 같은 정체감 장애는 지킬 박사의 자살로 막을 내린다. 현대인도 자신의 자아 안에 내재하는 비뚤어진 제2의 자아에게 쫓기고 있을 수 있다. 어찌 보면 지킬 박사처럼 겉과 속이 다른 두 얼굴을 감추고 사는 지도 모른다./고재경 배화여대 명예교수고재경 배화여대 명예교수

2018-09-16 고재경

[참성단]"고마워요 KT위즈"

KT위즈가 '마침내' 꼴찌를 '탈환'했다. 시작만 좋았다. 희망은, 4월 그때뿐이었다. 5월 말부터 조짐이 보였다. 투수진이 무너지고 타자의 배트 끝이 무뎌진 게 그즈음이었다. 대패하고도 여유 부리던 코치진과 선수 표정에서 불안감을 느낀 것도 그때였다. 연패에 분통이 터지는 것은 위즈 팬들뿐이다. 3루 쪽 상대 팬들은 그때마다 일제히 외쳤다. "고마워요 KT위즈."위즈가 패하면 상대 팬들은 "고마워요 KT위즈" "사랑해요 KT위즈"를 연호했다. 고맙고 사랑한다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연패에 빠진 팀이나 슬럼프를 겪는 선수들은 위즈를 만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펄펄 날았다. 위즈가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과 연패에 허덕이는 팀들에게 보약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지난 8월 5일 넥센전. 장단 20안타에 11볼넷을 묶어 무려 20점을 내준 끝에 20대2로 대패했다. 그날부터 힘을 얻은 넥센은 연전연승을 기록하더니 이젠 4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도 넥센 팬들은 위즈를 향해 "사랑해요 KT위즈"를 외쳐댔다. 위즈는 이제 9개 구단의 '도우미'가 됐다.장훈은 자서전 '방망이가 울고 있다'에서 "기교도 중요하지만 싸우려는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썼다. 위즈는 싸우려는 의지도, 이기겠다는 욕망도 없다. 타자가 1점을 어렵게 뽑아내면 투수들은 너무 쉽게 2점을 내준다. 파이팅은 물론 긴장감도 눈곱만치도 없다. 나사 하나가 빠진 것 같다. 흐리멍덩하다. 응집력도 전혀 없다. 다른 팀은 입을 꽉 물고 경기에 임하는데 위즈는 입을 벌리고 뛴다. 그러니 팀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 중간 투수진이 이미 무너져 이기고 있어도 불안하다. 후반으로 갈수록 경기는 여지없이 뒤집힌다. 그러니 이런 말도 생겼다. "위즈 경기는 장갑을 벗어 봐야 해". 역전패가 다반사라 경기를 끝까지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5점을 앞서도 9회가 되면 불안한 것도 그래서다. 이런 식이면 내년에도 꼴찌 하지 말란 법도 없다.위즈는 유난히 꼬마 팬들이 많다. 9대7로 이기던 경기가 9대11로 뒤집히면(7월6일 롯데전) 이들은 실망감에 '그로기' 상태가 된다. 희망도 사라진다. 밥맛도 없다. 이제 더는 실망을 주지 말자. 남은 19경기라도 최선을 다해 꼬마 팬들 입에서 "고마워요 KT위즈" "사랑해요 KT위즈"가 저절로 나오게 해야 한다. KT위즈! 이제 제발 정신 좀 차리자! /이영재 논설실장

2018-09-16 이영재

[발언대]세상에서 가장 험한 등굣길, 몽족의 아이

고산지대에 사는 몽족의 아이들은 엄마를 도와 밭일을 한다. 우리나라 보통의 아이들과 비교하자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가서 노래를 배우고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기를 하며 또래들과 어울려 지낼 나이이다. 아기를 업은 엄마를 도와 하루 종일 밭일을 하는 동생들 대신 학교 갈 나이가 된 아이는 새벽에 일어나 산을 오르내리며 험난한 등교를 시작한다. 강이 말라버린 길을 지나고 물이라도 만나면 세수를 하며 그나마 친구라도 동행한다면 힘든 길이 조금은 덜 외롭고 덜 지루할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오지나 섬마을 학교가 존재하지만 이렇게 많은 여정의 길에 올라야 한다는 것은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그 시간도 이루 말할 수 없이 길지만, 위험하고도 고된 길이기 때문이다. 무사히 차를 타는 곳까지라도 다다르면 짐칸에 올라타 학교까지 갈 수가 있다. 나라의 지원이 있겠지만 이토록 학교 가기가 어려워서야 공부에 집중하며 즐겁게 공부할 수 있을까 싶은 걱정이 앞선다. 이렇게 험난한 여행길을 매일 반복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보내는 부모 마음은 자신보다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세계에는 난민을 돕는 여러 기구나 기관들이 있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이어가고 있다. 학교가 없는 오지마을에 학교를 짓거나 집을 지어주기도 하고, 물이 귀한 곳에 우물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저출산 문제 등으로 인해 자녀 육아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여자와 아이를 위하는 것이 복지의 기본 정책이라고 할 때 자녀에 대한 혜택이나 복지가 곧 여자를 위한 정책이 된다. 전문적인 일이든 단순 반복적인 노동이든 우리에겐 보다 나은 삶을 꿈꿀 권리가 있다. 그 밑바탕에는 분명 교육이 기본으로 자리 잡아, 모든 어린이는 물론 누구나 배우고자 하는 열망에 좌절과 고통의 뿌리를 모른 채 하기만 하면 안 될 것이다./권지영 시인권지영 시인

2018-09-13 권지영

[춘추칼럼]독서 취미가 고맙다

할 일 산더미 상황속에서도 독서하는 일'입시문학' 고통스러운 행위 자리매김스마트폰등 볼것 많은데 책 읽는 청소년들그들 덕에 '국민 연간독서량 1권가량' 유지유유상종이라고, 청소년 때부터 1년에 50권 이상 기본으로 읽는 사람을 되우 만났다. 1년에 300권 이상 읽는 이들도 심심치 않게 만났다. 40대 들어 비문학인과 자주 어울리다 보니, 평생 살면서 100권만 읽었어도 책 많이 읽는 사람으로 대우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열 살 때부터 읽었다 쳐서 1년에 두세 권꼴. 한국인 연간 평균 독서량의 두 배 넘는 수치니 많이 읽은 사람이 분명하다. 고1 아들에게 물었다. 책 읽기 좋아하는 친구 없니? 있으면 아빠 책 한 권 선물해주고 싶어. 아들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한 명도 없다고. 실은 요새 아이들만 안 읽는 게 아니었다. 언제나 그랬다. 일제강점기에도 보릿고개 시절에도 산업화시대에도 새천년에도 책 읽는 학생은 반에 한두 명이었다. 묘한 일이다. 선생님과 부모님과 그 밖의 멘토 어른이 삼위일체가 되어,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다, 책을 읽어야 훌륭한 사람이 된다, 인생 성공한다, 세뇌 교육하듯 해도, 청소년은 읽지 않았다. 어른이 돼서도 읽지 않았다. 독서광이 책 읽다가 미쳐버린 돈키호테처럼 별종이고, 1년에 한두 권 읽는 이가 보통사람, 정상적인 사람인 것이 '불편한 진실'이다.하루라도 책을 안 읽으면 인류에게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무서운 말씀을 남긴 분들은 어떻게 해서든 책을 읽어야만 하는 까닭이 허다했다. 마찬가지로 비독서인은 아무리 해도 책을 읽을 수 없거나 읽기 싫은 까닭이 허다했다. 따져보면 독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내 어머니가 자주 쓰는 말인데 '머리 쓰는' 일이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처럼 보이지만 보고 듣는 것과 달리 읽는다는 것은 두뇌를 심하게 써야 한다. 게다가 재미없기 십상이다. 사람마다 재미가 다르고 감동이 다를 텐데, 늘 재미있고 감동적인 책을 만날 수 있는 게 아니다. 1년에 두어 권 읽는다면 둘 다 재미있을 수 있겠지만, 1년에 열 권 읽는다면 그중에 재미없는 책도 여럿일 테다. 1년에 100권은 읽는다는 것은 재미없는 책을 70권 넘게 읽는다는 의미다.게다가 다른 나라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한국은 특유의 입시문학으로 독서를 끔찍이 고통스러운 행위로 자리매김해버렸다. 초중고의 진정한 국어·문학 교육은, 사회구성원이 평생 누려야 할 소중한 권리인 독서 기초 훈련으로써 다양한 텍스트를 통해 재미와 감동을 맛보는 스스로의 법을 찾도록, 글쓰기를 통해 자기의 견해와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여 타자와 소통하도록 돕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교과서나 참고서에 보면 내 견해보다 훨씬 훌륭한 목표와 목적으로 도배되어 있지만, 실상은 그저 문제풀이 연습일 뿐이다. 다 그만두고 왜 그토록 괴롭게 읽어야 한단 말인가? 의무적인 독후감이 무슨 도움이 된단 말인가? 그저 숙제일 뿐이다. 책 읽기 하면, 먹음직한 과일을 눈앞에 둔 듯 설렘이 앞서야 하는데, 주제 찾고 의도 파악하고 수사법 따지고 수행평가과제 해야 하고 엄청난 숙제가 바윗덩이처럼 굴러오는 듯한데, 읽고 싶겠는가. 골치만 아프고 재미도 없는 일은 하기가 싫은 법이고, 누가 어떤 식으로 강력 코치를 해주거나 숙제를 덧붙여주면 더욱 하기 싫은 게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스무 살이 되면 책을 쳐다보기도 싫은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어떤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어느 세대에게나 독서인은 딱 그만큼 존재한다는 것이다. 내 아들이 졸업할 때까지 한 명도 못 만날 수 있겠지만, 적어도 한 학 년에 세 명은 분명히 '독서가 취미 혹은 특기'라고 할 만한 친구가 있을 테다. 책 읽는 것밖에 할 일이 없을 때 책을 안 읽은 것보다, 할 일이 너무 많은 상황 속에서 책 읽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 아닐까. 가공할 입시제도와 만화경 같은 스마트폰과 볼 거 너무 많은 텔레비전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청소년들, 그들이 얼마나 소중한가. 그들은 평생토록 친구들의 몫까지 짊어지고 읽어나갈 테다. 그들 덕분에 우리는 국민 연간 평균독서량 1권 가량을 유지할 테다. 그들의 독서 취미가 참 고맙다./김종광 소설가김종광 소설가

2018-09-13 김종광

[참성단]고위공직자 7대 배제 원칙

인사청문회는 미국에서 시작됐다. 1787년부터니 햇수로 230년이 넘었다. 연방정부 공직자의 임명 권한을 놓고 대통령과 상원의원 사이에 불화가 일어나자 '선 대통령 지명, 후 상원 인준'으로 선을 긋고 시작한 게 청문회였다. '도덕과 이념의 무덤'이라고까지 불리는 미국청문회는 그 목적과 범위가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어 정쟁으로 악용되는 것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우리는 2000년 6월 헌정사상 최초로 이한동 국무총리의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2003년엔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이, 2005년부터 국무위원을 청문회에 포함했다. 원래 공직을 수행해 나가는데 적합한 업무능력이나 인간적 자질이 있는지 없는지를 검증하는 게 목적이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위장전입, 논문표절, 투기 의혹, 병역비리, 이중국적 등 사적인 것을 끄집어내 흠집 내기로 시작됐다. 여야가 바뀌어도 마찬가지였다. 품격 없는 후보자와 의원들의 자기편 감싸기로 청문회는 정쟁의 장으로 변질됐다. 같은 문제로 청문회가 늘 시끄럽자 문재인 정부는 '고위 공직 후보자 임용 7대 비리 배제 원칙'이란 기준안을 만들었다. 위장전입, 불법적 재산증식, 논문표절 등 7개 조항에 위반되면 공직에 서지 못하게 한 것이다. 이 제도를 처음 적용한 인사청문회가 10일부터 시작됐다. 결과는 참담했다. 8번 위장전입 사실이 드러난 헌법재판소 재판관에서부터 아직 청문회를 하지 않았지만,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지역구 사무실 특혜 입주 의혹과 위장전입 전력에 이어 불법적 비서관 채용 문제까지 불거졌다. 7대 원칙이 무색해 진 것이다.관포지교(管鮑之交)로 잘 알려진 관중(管仲)은 '관자'(管子)에서 예절, 의리, 청렴, 부끄러움(禮義廉恥)을 나라를 지키고 국민을 다스리는 4가지 뼈대(四維)로 보았다. 이 중 한 개가 없으면 나라가 기울고, 둘이 없으면 위태롭게 되며, 셋이 없으면 근간이 흔들리고, 넷 모두 없으면 나라는 망한다고 했다. 20년도 안 된 청문회를 오랜 연륜의 미국과 비교한다는 건 무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7대 원칙이 세워 진 이상 스스로 여기에 적용된다고 생각한다면 사퇴하던가 청문회에 서지 말았어야 했다. "어떻게 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이야말로 염치가 없는 것이다. 염치가 없는데 예의가 있을 리 없다. 어찌 이들을 믿고 법과 교육을 맡기겠는가. /이영재 논설실장

2018-09-13 이영재

[기고]공교육 정상화는 '교육권·교수권·선발권 조화'가 해법

現 정부의 도그마가 된 혁신학교'자기 객관화 능력 결핍증'이라는우(愚)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파편화 된 논의 보다는수면위에서 끝장 토론 요구된다우리나라 국가 가치사슬의 최정점에 있는 교육생태계는 무엇이 문제이며 대책은 무엇일까. 현상을 단순화하면 학생(학부모)에게는 교육권을, 교사에게는 교수권을, 대학(고등학교 포함)에는 학생선발권을 되돌려주는 것이 '해법의 단초'라고 본다. 전술한 3권은 지극히 원론적이면서 보편타당한 내용이다.문재인 정부의 교육 기조는 사교육 없는 공교육 정상화다. 공교육(초·중·고)을 정상화하자는데 이의를 제기하거나 사족(蛇足)을 달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정책이 이념에 따라 성역화되는 현실에서 모범 답안을 내기란 현실적으로 난관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교육정책이 5년마다 리셋(초기화)되는 게 가장 큰 문제다.우선 사교육을 적으로 보면 안 된다. 필자는 사교육 찬성론자는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사교육은 공교육의 대체재는 될 수 없어도 보완재로서의 기능을 과소평가해서도 안 된다. 공교육에서 할 수 없는 심화 보충학습은 어느 정도 인정되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입시 시스템에서는 두더지 게임에 불과하다. 특히 예체능과 영재성 교육은 공교육 범위 내에서 학생들과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가. 따라서 사교육 시장은 정부가 어떠한 정책을 내놓아도 생존의 더듬이가 발달되어 어지간해선 퇴출되지 않는다. 오히려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가는 형국이다. 우리나라 4년제 대학 197교, 2년제 137교, 총 334개교의 입시 전형 요소를 교육부가 다 통제하려는 발상부터 바꾸어야 한다. 학생 선발권을 네거티브 시스템(원칙허용, 예외금지)으로 바꿔 대학에 완전 자율화를 제안한다. 역대 정부 공통적으로 교육정책이 실패한 원인은 포지티브 규제(원칙금지, 예외허용)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이라는 거대 시장을 국가가 만기친람(萬機親覽)할 정도로 교육계가 미숙하지도 않다. 초기 혼란을 피하기 위한 현장 교원과 대학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언론과 이해 당사자들로부터 동네북 신세가 되었던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위원회는 원초적 '구성의 오류'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책의 회임(懷妊) 기간을 감안하여 첫해에는 몇몇 대학을 시범 운영해 본 다음 보완하여 2년 차 3년 차에는 제도 정착을 주문해 본다. 교육부는 학생 선발권을 대학에 주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게임룰을 지키도록 행정지도만으로 족하다.다음으로 사교육의 이면에는 교사들도 일정 부분 귀담아들을 부분이 있다. 교육의 경직성이 가장 심화된 직역이 교원사회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도 교사들은 학생 가르치는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 보자. 예를 들어 심화보충을 필요로 하는 학생을 사교육에 맡기지 말고 교사들의 사명감과 의무감으로 해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인재 5%에 드는 교사 집단의 역량을 극대화해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 그들의 역량이 발휘되면 사교육 시장은 자연히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라 소멸되거나 퇴출될 것임은 자명하다.오늘날 국민들의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은 사회의 건강성이 좋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렇다 보니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의 교육에 대한 생각도 전통적 가치관에서 신세대에 걸맞은 생각을 갖고 있다. 교육제도가 이를 못 따라갈 뿐이다. 같은 맥락에서 현 정부의 도그마(종교 교의)가 된 혁신학교도 '자기 객관화 능력 결핍증'이라는 우(愚)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파편화된 논의보다는 수면 위에서 끝장 토론이 요구된다./김기연 前 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김기연 前 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

2018-09-13 김기연

[풍경이 있는 에세이]학교야, 지금 뭐하니?

지금 교육문제 참담하게 망가져입시제도만 고친다고 해결 안돼학교 시스템 변하기 위해서는먼저 사회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학생들 필요한게 뭔지 고민할 때얼마 전 인터넷에 떠도는 동영상 하나를 보다 경악했다. 어느 고등학교 교실인 듯한데, 학생 서너 명이 빗자루로 선생님의 팔을 때리고 머리에 손찌검하는 장면이었다. 수업이 거의 불가능해 보였고, 선생님은 무기력하게 피하기만 했다. 주변 여러 학생이 웃으며 방관하거나 즐기는 듯한 소리도 들렸다. 그 교실에 있던 어떤 학생이 휴대폰으로 몰래 촬영한 것이 유출된 듯했다. 그걸 보는 순간 나는 눈을 의심하다 못해, 정말 참담한 심정을 거둘 수 없었다. 이 글을 쓰려고 다시 자료를 검색해보니 TV에서도 이미 뉴스로 다루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이 시청하여 인지하고 있을 듯하다. 어쩌다 우리 학교가, 나아가 우리 교육이 이렇게 망가졌는가?지난번 중폭의 개각이 있었을 때 교육부 장관이 교체되었다. 이유야 여럿이겠지만 대학입시제도 개선에서 국민의 호응을 얻지 못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새 교육부 장관이 전임 장관과 다른 특별한 입시 대안을 내놓을 수 있을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지금 교육의 문제는 입시제도만을 고친다고 해결될 수가 없게 꼬여 있다. 학교는 시대의 변화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학부모는 '내 아이만을 위한' 교육을 원하고, 사회는 계급분화를 더욱 심화시키며 교육을 무력화시키고, 학생들은 흥미 없는 공부에 지쳐 꿈을 잃고 있다. 너무나 엉켜버린 실타래를 풀 묘수가 없는 게 솔직한 실상이다. 사회 전체가 확 바뀌지 않는 한 이 늪을 빠져나갈 길이 없어 보인다.나는 34년간 중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다 지금은 일선에서 물러났다. 학교 선생 외에 다른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지만, 교사로서의 삶을 돌이켜보면 그다지 자부심을 느끼지 못한다. 나 스스로 주어진 틀에 갇혀 학생들을 그 틀 안으로 끌어들이는 일만 했을 뿐, 학생 하나하나가 꿈을 마음껏 펼쳐 나가도록 도와주지 못했던 것 같다. 늘 성적을 강조했고 좋은 대학에 보내는 걸 목표로 삼았다. 아니, 학생과 학부모가 그런 것을 원해서 거기에 부응했다고, 변명처럼 말할 수도 있겠다. 일류 대학이 인간 삶의 궁극적인 질문과 해답도 아니고, 가치와 행복도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외면했다. 이렇게 우리 모두 공범이 되어 수십 년을 지내왔고, 지금 교육은 참담하게 망가졌다.달포 전쯤 런던에 갔다 영국의 공립학교에 다니는 조카를 만났다. 우리 학교와 시스템이 너무나 달라 비교가 불가능하지만, 여러 차이 중에 영국의 학교는 매우 중요한 것 하나를 갖고 있다는 걸 알았다. 조카에 의하면 학교의 규율이 매우 엄격하여, 예를 들어 선생님과 학생이 문에서 만났을 때, 학생이 문을 열고 선생님이 먼저 지나갈 수 있도록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그런 기초 예절을 어기면 엄격한 벌을 받는다고 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2002년 영국에선 중학교부터 '시민교육'을 필수과목으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 과목의 주제는 "시민의 사회·도덕적 책임감, 지역사회 참여하기, 언론의 중요성, 학교·지방·국가·세계 차원에서 민주주의와 다양성, 나의 권리와 책임, 다문화 이해하기, 인권이 왜 중요한가?, 선거는 언제 어떻게 참여하며 선거 캠페인은 어떻게 조직되나?, 국회는 어떻게 작동하고 정부는 어떻게 예산을 지출하나?, 오늘날 세계평화 유지는 왜 어려운가?" 등등이다. 한 눈으로 봐도 민주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권리와 의무, 그리고 타인과 사회를 위한 공헌을 목표로 한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즉 '함께 살기'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학교 시스템이 변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회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나, 참으로 요원한 일이다. 그래도 새 교육부 장관은 입시제도만 주물럭거리지 말고, 교육의 근본을 다시 점검해주면 좋겠다. 지금 일선 학교에서 우선시하는 국·영·수가 가볍다는 말이 아니라, 정말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이다. 지금의 학생은 곧 미래 사회의 주인공이 된다. 지금 학생을 잘 가르치지 못하면 그 미래는 망한 사회가 된다./정한용 시인정한용 시인

2018-09-13 정한용

[발언대]세상에서 가장 험한 등굣길, 몽족의 아이

고산지대에 사는 몽족의 아이들은 엄마를 도와 밭일을 한다. 우리나라 보통의 아이들과 비교하자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가서 노래를 배우고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기를 하며 또래들과 어울려 지낼 나이이다. 하지만 그곳의 아이들은 놀이 대신 노동을 한다. 젖살도 빠지지 않은 아이들은 낫을 들고 풀을 베고 어깨에 멘 지게에 뽑은 풀들을 한가득 실어 나른다. 아기를 업은 엄마를 도와 하루 종일 밭일을 하는 동생들 대신 학교 갈 나이가 된 아이는 새벽에 일어나 산을 오르내리며 험난한 등교를 시작한다. 강이 말라버린 길을 지나 물이라도 만나면 세수를 하며, 그나마 친구라도 동행한다면 힘든 길이 조금은 덜 외롭고 덜 지루할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오지나 섬마을 학교가 존재하지만 이렇게 많은 여정의 길에 올라야 한다는 것은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그 시간도 이루 말할 수 없이 길지만, 위험하고도 고된 길이기 때문이다. 무사히 차 타는 곳까지 다다르면 짐칸에 올라타 학교까지 갈 수가 있다. 그곳에는 세계의 많은 아이들이 배움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어있다. 수업이 끝나면 방과 후엔 연극이나 체험을 하며 다양한 문화를 익히게 된다. 이러한 교육정책이 나라의 지원이 있겠지만 이토록 학교 가기가 어려워서야 공부에 집중하며 즐겁게 공부할 수 있을까 싶은 걱정이 앞선다. 이렇게 험난한 여행길을 매일 함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보내는 부모 마음은 자신보다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배움에 대한 열정이 깊은 만큼 그 걸음이 가벼워져 건강하게 오래도록 학교를 다닐 수 있기를 바라는 바, 보다 국가적인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세계에는 난민을 돕는 여러 기구나 기관들이 있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이어가고 있다. 학교가 없는 오지마을에 학교를 짓거나 집을 지어주기도 하고, 물이 귀한 곳에 우물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비록 우리와 가까이 살거나 아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삶에서 충족되어야 하는 것들 때문에 호의를 선뜻 베풀고 먼 나라로 찾아가 노동을 할 것이다.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저출산 문제 등으로 인해 자녀 육아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전문적인 일이든 단순 반복적인 노동이든 우리에겐 보다 나은 삶을 꿈꿀 권리가 있다. 그 밑바탕에는 분명 교육이 기본으로 자리 잡아, 모든 어린이는 물론 누구나 배우고자 하는 열망에 좌절과 고통의 뿌리를 모른 채 하기만 하면 안 될 것이다./권지영 시인권지영 시인

2018-09-13 권지영

[오늘의 창]3·1운동 실력항쟁지 안성, 만방에 알려야

내년 2019년은 3·1독립만세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다. 이에 발맞춰 중앙정부와 수원, 평택, 천안 등 지자체들은 당시 민초들의 숭고한 희생과 저항정신을 기리기 위해 거창하게 행사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3·1운동 당시 3대 실력항쟁지로 '2일간의 해방'을 맞이한 바 있는 '3·1운동의 성지 중 성지'인 안성의 준비는 다소 미진한 것 같아 씁쓸하다. 3·1운동은 일제강점기였던 1919년 3월 1일, 서울과 평양 등 전국 6개 도시에서 동시에 독립선언서가 배포됨을 시작으로 3개월간 전국 방방곡곡에서 민초들이 들불처럼 일어나 일제의 무단통치에 거세게 항거한 세계에 유례없는 역사적 독립운동이다. 우리 민족의 단합된 저항 정신에 놀란 일제는 3·1운동을 기점으로 통치 방침을 무단통치에서 문화통치로 바꿨다. 안성은 3·1운동 당시 3월 11일부터 4월 3일까지 6천명 이상의 민초들이 원곡과 양성, 죽산면, 안성시장 등지에서 수십 차례 격렬한 독립만세운동을 전개했다. 특히 원곡과 양성지역에서는 주민 2천여 명이 면사무소 앞에 집결해 횃불을 들고 만세고개를 넘어 양성면으로 행진한 뒤 면사무소와 지금의 파출소인 주재소를 둘러싸고 만세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곳에 불을 질러 서류와 집기, 일장기를 불태우고, 일본인 상점과 고리대금업자, 친일파의 집을 부숴 2일간 이 지역은 일본인들로부터 해방됐다. 이로 인해 안성은 평안북도 의주군과 황해도 수안군과 함께 3·1운동 3대 실력항쟁지로 민족대표 33인의 재판과정에서도 인용될 만큼 역사적으로도 고증이 된 성지로 평가받고 있다. 이같은 안성주민들의 역사적인 독립정신을 기리고 후대에 이를 전하기 위해 안성시는 2001년 해당지역에 안성 3·1운동기념관을 건립하고, 2005년부터는 매년 4월 1일에 '안성 4·1만세 항쟁, 2일간의 해방'이라는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학계에서 인정하는 안성 독립운동의 위상에 비해 행사의 규모와 지원이 초라하다는 지적이다. 다행히 새롭게 출범한 민선7기 인수위원회에서 '3·1운동 실력항쟁지 남북교류 협력 추진'을 제안해 시가 이를 검토 중에 있다. 골자는 3대 실력항쟁지 중 안성이 남한 유일의 지역인 만큼 그 특성을 살려 남북이 공동으로 번갈아가며, 행사를 개최하자는 내용이다. 시는 이같은 인수위의 제안과 더불어 역사적인 안성의 독립운동을 대내외에 알려주길 희망하는 시민들의 염원을 이뤄내 주길 기대한다. /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muk@kyeongin.com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2018-09-12 민웅기

[데스크 칼럼]아시안게임과 팬들의 실망

국가대표로 출전한 야구·농구 선수들선발과정 문제·병역혜택 논란 잇따라태극마크 단 그들의 땀방울 진실성 의심 '사태 매번 반복' 이젠 개선점 찾아야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끝난 후 한국 축구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과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칠레와의 평가전 모두 만원 관중을 동원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암표상이 나타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2018 러시아월드컵 16강 진출로 침체될 것을 우려했던 축구계는 표정 관리가 어려울 지경이다. 2002한일월드컵 당시 국민 모두가 한국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듯 이번 평가전 2경기도 국민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프로축구단들도 이런 국민적인 관심을 정규리그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매 경기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하며 흥행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도 웃지 못하는 종목도 있다. 야구대표팀은 목표대로 금메달을 따 아시안게임 3연패라는 대기록을 작성했지만 선수 선발과정과 운영에 대한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급기야 12일 한국야구위원회 정운찬 총장이 사과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야구장을 찾는 관중도 감소하고 있어 프로야구 관계자들의 표정은 어둡다. 남자농구도 아시안게임 이후 대표팀을 이끌던 허재 감독이 사퇴하는 등 2018~2019시즌 개막을 한달여 남겨 놓고 위기에 빠져 있다.하계와 동계 프로스포츠의 꽃으로 불리는 야구와 농구가 아시안게임 이후 왜 이런 상황에까지 빠졌을까?선수 선발 문제와 병역 혜택 논란이 일며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의 땀방울에 대한 진실성이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사실 선수 선발 권한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고유의 권한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의 전술에 맞는 선수들을 선발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선수선발 과정이 진행되며 객관적으로 생각해도 납득이 되지 않는 선수들이 선택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또 이런 논란에도 선발된 선수들이 팀이 목표하는 바를 이뤄내는데 일조한다면 선발 과정에서 일었던 논란도 잠재울 수 있다. 매번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었지만 이번 아시안게임 이후 논란이 증푹되는 건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다는 이유로 관심을 갖지 않아서 이번 사태는 프로스포츠가 출범한 이후 같은 방식으로 병역 혜택을 받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팬들이 원하는 건 경기장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또 프로선수로서 사회에 모범이 되는 행동을 해주기를 바란다.한국 4대 프로스포츠 중 가장 먼저 출범한 종목이 야구다. 프로야구는 당시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37년이 지난 지금 그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떳떳한 경기를 하고 있는지 되새겨 봤으면 한다. 지금 흥행몰이에 성공하고 있는 축구도 마찬가지다. 비록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축구도 야구와 농구처럼 선수 선발 과정과 병역면제 혜택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가장 오랜 프로스포츠 역사를 가지고 있는 국가다운 국가대표팀 선발과 운영을 하고 있는지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반칙을 해서 승리하는 팀 보다 비록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감동을 주는 팀이 명문구단으로 인정받듯,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들을 회피하기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개선점을 찾아 나가는 모습을 보여 주기 바란다. 스포츠팬들이 원하는 건 특정 선수에 대한 비난이 아닌 바로 이런 논의다./김종화 문화체육부장김종화 문화체육부장

2018-09-12 김종화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수불승화: 물이 불을 이기지 못한다

역사를 살펴보면 사람들이 지닌 도덕적 가치의 우위와 현실적 능력의 우위는 일치하지 않는다. 도덕적 명분과 현실적 능력 사이에서 갈등하기도 하고 갈등하지 않기도 한다. 맹자는 인간은 누구나 양심이 있기 때문에 선악을 구분하고 실천할 수 있는 도덕적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하였다. 이른바 양지양능(良知良能)의 이론이다. 그러나 이건 간단한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서로가 목숨을 놓고 싸우는 전쟁에서는 이기는 것이 상책이기 때문에 선악은 저 아래 묻히기 마련이다. 중국의 전국시대는 어찌 보면 약육강식의 전쟁의 시절이었는데 맹자는 이런 환경 속에서도 끝까지 도덕적 판단과 실천을 잃지 말아야 함을 강조하였다. 세상에서 도덕적으로 정당함이 부당함을 이기지 못하는 상황은 비일비재인데 일관성 있게 도덕적 주장을 하려니 도덕과 힘을 대비시켰다. 그래서 『맹자』를 읽다 보면 그런 대비를 자주 보게 된다. 그중 하나의 대비가 물과 불로 나타났다. 물로 불을 끄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원리이다. 그런데 이 당연한 원리가 통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 일을 당했을 때 사람들은 '물이 불을 이기지 못한다'고 푸념한다. 다시 말해 양심적인 사람이 비양심적인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고 푸념한 것이다. 우리가 현실에서 자주 푸념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맹자는 다음과 같이 변명한다. "어짊이 어질지 못함을 이기는 것은 마치 물이 불을 이기는 것과 같다. 그러나 지금 사람들은 한 잔의 물을 가지고는 한 수레 가득한 나무에 붙은 불을 끄려 하다가 꺼지지 않으면 물이 불을 이기지 못한다고 푸념한다." 맹자에 의하면 여전히 물이 불을 이기는 성질은 변함이 없다. 다만 그 당연한 성질을 사람들이 현실에 구현하지 못해 벌어지는 것뿐이다. 하지만 맹자 말을 뒤집어보면 인간들이 대체로 양심을 회복하는 힘이 강해지지 못하면 불이 물을 이기는 현상은 계속될 것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8-09-12 철산 최정준

[경제전망대]송도 워터프런트 사업에 대한 오해

송도는 갯벌을 매립한 저지대배수·홍수 대비 큰 유수지 필요개발비 회수가능하고 필수사업민선5기 '과잉홍보 탓'에 논란'인천판 4대강사업' 비난 받기도송도 워터프런트 사업에 대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사업의 투자 규모나 세부적 내용에 대해선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사업 추진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송도는 갯벌을 매립한 저지대다. 배수와 홍수 대비를 위해 큰 유수지가 필요하다. 'ㅁ'자 수로는 이 유수지 역할을 한다. 유수지가 없으면 간사이공항처럼 물난리를 겪을 수 있다. 북측수로는 송도 초기에 만들었고 6공구 호수는 원래부터 있던 계획대로 조성된 곳이다. 앞으로 남측수로와 11공구 수로를 만들어야 한다. 남측수로는 10공구 물류단지와 다른 공구 사이 완충지대 설치를 위해 오래전에 도입된 계획이다. 11공구 수로는 도시 경관을 위해 2010년쯤 계획이 수립됐다. 공원 대신 만들어진다. 조류대체서식지는 시민단체와 정부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ㅁ'자 수로는 2012년에 인천시가 송도 워터프런트 사업을 발표하기 전에 이미 송도개발계획에 반영되어 있었다. 남측수로가 만들어지면 4공구 기존 유수지가 필요 없어진다. 11공구에도 유수지를 만들 필요가 없다. 유수지 대신 얻는 땅은 부수적인 혜택이다. 남측수로는 양쪽 끝에 수문을 안 만들면 그냥 갯벌로 남을 뿐 유수지 역할을 못 한다. 북측수로의 나쁜 수질도 오래전부터 숙제였다. 따라서 10, 11공구 사업이 가시화되자 'ㅁ'자 수로를 어떻게 조성하고 관리해야 할지 대비할 필요가 있었다. 이 일은 송도 워터프런트 사업 때문에 하게 되는 신규 사업이 아니다.새로 도입된 것은 6공구 호수와 남북측 수로를 연결하는 것과 수로 주변 친수공간 개발이다. 옹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주변에 산책로 하나 없는 호수와 수로를 보고 싶지 않다면 친수공간 조성은 당연한 선택이다. 남측수로는 11공구에 편입되어있다. 따라서 남측수로와 11공구 수로 조성비용은 11공구 조성원가에 반영된다. 일부 사업비는 조성원가로 파는 산업용지 가격에 반영되어 회수된다. 나머지 사업비는 경관 창출 효과 때문에 주거와 상업용 토지를 더 비싸게 팔아 회수하게 된다. 다만 6·8공구 호수와 북측수로는 주변 토지가 거의 다 팔렸기 때문에 비용 회수가 쉽지 않다. 1단계 사업성이 낮은 이유다. 그렇다고 해서 6·8공구 호수와 북측수로를 메우지 않는 한 수질 악화를 감수 해가며 버려둘 수는 없다.송도 워터프런트 사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방재사업을 안 할 수 없고 수질 관리를 안 할 수 없다. 주변 친수공간 조성사업은 선택이지만 시민의 레저공간과 사업비 회수를 고려하면 오히려 도움이 된다. 원래 송도 워터프런트 사업은 공구별로 추진하면 되는 사안이었다. 부분적인 개발계획 변경 말고 별도로 워터프런트 사업에 대해 추가적인 승인을 받아야 할 필요도 없었다. 개발비용도 땅을 팔면 회수할 수 있다. 어차피 해야 하고 필요한 사업인데 왜 논란이 됐을까? 민선 5기의 과잉홍보 탓이 크다. 당시 사업비는 현 사업비의 두 배 가까이 됐다. 거창하게 홍보했지만 어차피 하게 되어 있는 기존 사업의 보완인데 대형 신규 사업으로 오해를 받았다. 하필이면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재정을 낭비한 직후여서 인천판 4대강 사업으로 비난을 받았다. 신규 사업으로 오해를 받으니까 받지 않아도 되는 지방재정투자사업 타당성조사 대상이 됐다. 지방재정투자사업 심사에서 주변에 팔만한 땅이 별로 없는 1단계만 평가하니 일이 꼬여버리고 말았다.송도 워터프런트 사업은 필수지만 내용 면에선 논의의 여지도 있다. 몇 년 빈도의 폭우에 대비해야 할지, 수질도 해수욕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게 할지, 그저 시각적으로 탁하지 않게 보이는 정도로 할지 의견이 다를 수 있다. 핵심적인 친수시설인 마리나도 요트 마리나로 할지 소형 유람선 부두로 할지 정답이 없다. 요트 마리나는 9공구 여객터미널 요트 마리나와 기능이 중복되고 갑문과 도개교(들어 올리는 다리)를 설치해야 해서 비용이 많이 든다. 송도에선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에 이르는 시민 자산을 낭비하는 비효율적인 사업이 별 논란 없이 추진된 사례가 많다. 반면 사업비 회수가 가능하고 선택의 여지가 없는 송도 워터프런트 사업에 대해선 반대 목소리가 크다.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허동훈 에프앤자산평가 고문허동훈 에프앤자산평가 고문

2018-09-12 허동훈

[참성단]남북정상회담 동행요청 촌극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의 국회의장단과 외교통일위원장, 여야 5당 대표 남북정상회담 동행 요청과 관련해 정치권이 시끄럽다. 요청과 거절을 둘러싼 시비를 떠나 정말 궁금한 점이 있다. 정의용 특사가 지난 5일 방북에서 4·18 3차 남북정상회담을 합의할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정당 주요 인사의 동행 방북을 합의했는지 여부다.외교에서 의전은 생명이다. 핑퐁외교로 죽의 장막을 열었던 미중정상회담 당시 닉슨과 마오쩌둥은 악수와 미소를 주고받는 첫 대면부터 양국이 합의한 의전을 따랐다. 싱가포르 북미회담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키 차이를 고려한 의전이 관심을 끌기도 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를 우러러보는 장면을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역으로 의전에 없던 파격을 연출해 회담의 주도권을 잡는 경우도 다반사다. 공격적인 악수로 악명 높은 트럼프는 북미정상회담 때 느닷없이 자신의 전용차 내부를 공개해 김 위원장을 당황시켰다.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는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깜짝 월경(越境)을 제안해 만만치 않은 내공을 과시했다.3차 남북정상회담도 양측이 합의한 의전이 있을 것이다. 국회의장단, 정당대표들은 국가의전서열 10위내의 주요 인사들이다. 이들이 대통령과 동행하는 문제는 당연히 사전에 합의할 중요한 의전이다. 북한과 합의된 사안이라면 정 특사의 방북 결과 브리핑에 중대한 누락이 있었던 셈이니 큰 문제다. 청와대의 단독 결정이라면 의전상 북한에 대한 실례다. 평양은 청와대가 즉흥적으로 부랴부랴 동행단을 꾸려 방문할 장소는 아니다.임 실장의 전격적인 동행요청은 상호 존중을 강조한 삼권분립의 원칙상 무례했다. 난데없이 '꽃할배' 운운한 대목에선 동행요청이 진담인지 농담인지 헷갈린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거절의 이유가 우아했으면 좋겠다"고 거들었다.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야당대표들의 거절 이유를 야유한 것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갈 사람만 가자'는 냉소적 반응이고, 청와대도 같은 생각인 모양이다. 퇴근 시간에 밥먹자 했다가 부하직원들이 난색을 표하자 짜증내는 상사의 촌극을 닮았다.북한 비핵화의 분수령으로 주목받는 남북정상회담이다. 내부의 의전이 이 모양인데, 정상회담 의전의 주도권을 쥘 수 있을까 걱정이다. 평양의 김 위원장은 목숨을 걸고 문 대통령을 기다릴텐데 말이다. /윤인수 논설위원

2018-09-12 윤인수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