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발언대]"음주운전은 살인행위" 올바른 인식을

최근 새벽 2시경 부산 해운대구 미포오거리에서 음주 교통사고로 인해 휴가를 나온 현역 군인이 뇌사 상태에 빠지는 참변이 발생했다. 또 지난 8월에는 한 유명 여배우의 남편이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일으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음주운전이 횡행하고 있어 현재 시행되고 있는 음주운전 처벌법의 기준과 실효성은 의문에 빠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혈중알코올 농도에 따라 벌금과 벌점을 부여하고 있으며, 사망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실형 선고율은 약 30%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 실형을 선고하더라도 대부분 징역 8개월에서 2년 정도이며, 이마저도 77%는 집행유예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일본의 경우 음주운전 당사자뿐만 아니라 술을 권한 사람과 술자리에 함께 있던 사람까지 동시에 처벌하고 있으며 최고 형량이 무려 16년에 이른다. 미국 워싱턴 주에서는 사망사고 발생 시 1급 살인죄로 간주하여 최대 종신형을 선고하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법은 사회적 관심과 합의 없이는 결코 제정될 수 없다. 음주운전은 타인의 생명권과 재산권을 위협하는 잠정적 살인 행위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음주문화에 너무 관대다.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서는 현행 처벌법을 우선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법보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인식의 확보이다. 운전자는 늘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하고, 돌아오는 결과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희망적인 것은 최근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이슈들을 통해 음주운전과 그 처벌 기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재범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제도개선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또한 경찰과 각 기관에서 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올바른 인식을 통해 모두의 생명과 행복을 지키고 선진교통문화를 정착시키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이상원 가평경찰서 타격대 이경이상원 가평경찰서 타격대 이경

2018-11-08 이상원

[참성단]KBS '콘서트 7080'

김대중 대통령은 KBS '동물의 왕국'의 열혈 시청자였다. 이 프로를 보기 위해 회의를 일찍 끝낸 경우도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도 못지 않았다.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동물의 왕국'을 자주 얘기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광팬이었다. 정치에 입문하기 전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 프로를 즐겨 보는 이유를 "동물은 배신을 안 하니까요" 라고 말한 게 당시 화제가 됐다. KBS 최장수 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이 첫 전파를 탄 것은 1969년이었다. BBC, NGC, NHK 등의 수입 자연 다큐멘터리 시리즈에 우리말을 더빙해 방영했다. 종영과 부활을 수없이 반복했다. 2004년 가을 개편에 '동물의 왕국'을 KBS1로 부활시키며 내세운 것이 '공영성 강화'였다. 그 후 '동물의 왕국'은 시청률은 낮지만 KBS가 공영임을 내세울 수 있는 몇 안 되는 유익한 프로그램 중 하나가 됐다. KBS가 이번 가을 개편에 장수프로그램을 대거 폐지했다. 그나마 '동물의 왕국'은 용케 살아남았다. 하지만 2004년 시작해 중장년층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던 '콘서트 7080', 성우 박기량의 코믹 해설이 일품이던 'VJ 특공대'도 칼날을 피할 수 없었다. '젊은 방송'을 만든다는 게 폐지 이유였다.시청자들은 당황했다. 특히 70, 80년대 20대를 보낸 세대를 겨냥한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 '콘서트 7080' 폐지에 시청자 실망이 크다. '콘서트 7080'은 당시의 인기곡을 오리지널 가수가 직접 출연해 그 시절의 추억과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던, 시청률은 낮지만 두꺼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었다. 소개되는 노래마다 우리 시대 추억이 알알이 맺혀있기 때문이다. 공개방송 표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런데 진행자 배철수도 몰랐을 정도로 프로그램 폐지는 전격적이었다.올 KBS 예산은 총 1조5천152억원으로 이중 수신료수입이 6천542억원을 차지한다. 모바일로 TV를 시청하는 20대보다 시청료의 상당 부분을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부담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장년층의 유일한 위안거리 '콘서트 7080'을 폐지 시킨 KBS의 용기가 놀랍다. 월 2천500원의 KBS 수신료를 돌려 달라는 민원이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다. 2016년 1만5천746건에서 2017년 2만246건에 이어 올 9월 말 현재 2만5천964건으로 크게 늘었다. KBS가 요즘 왜 이러는지 국민들이 궁금해하고 있다. /이영재 논설실장

2018-11-08 이영재

[풍경이 있는 에세이]잘가요, 아부지

어미가 이번에 강원도 갔다왔지돌아가신지 벌써 65년된 아버지묘지 없애고 화장해 뿌려드렸어슬프지는 않은데 마음이 좀그래산속에 홀로있다 맘껏 노시려나별일은 무슨. 어디 좀 다녀왔지. 어디면? 니가 뭔 상관인데? 와, 늙은 에미 어디서 뭔 일이라도 생겼을까봐? 강원도 갔다 왔어. 니 외삼촌들이랑. 외숙모들도 갔었지. 니 아빠까지 모두 여섯이서. 외할아버지 산소. 제사 아니야. 그런 거 아니고, 오늘 산소 없애고 화장해서 보내드렸어. 니 큰외삼촌이 얼마 전부터 자꾸 얘기를 하더라고. 누나, 나는 이제 자신이 없소. 우리 애들이 크면 즈이 할아버지 산소 찾아가기나 하겠어요. 나는 고마 산소 이제 없애고 화장해서 뼛가루 뿌려드리고 싶네. 자꾸 그러는 거야. 니 큰외삼촌이 몸이 한 번 되게 아프고 나더니 그런 생각이 났나 봐. 낫기야 나아도 사람 마음이 그런 거지. 나 죽으면 이거 누가 챙겨주겠나 싶고. 사실 나야 싫었어. 그래도 우리 아부지 산소인데, 그걸 홀랑 없애면 어쩌나. 자식이 그래도 되나 싶고. 그런데 나야 말을 보탤 수가 있나, 어디. 난 아부지 산소 안 간지 20년도 더 됐다. 다 큰외삼촌, 작은외삼촌이 벌초하고 제사 지내고 했지. 외할머니도 어차피 화장해서 보내드렸으니 외할아버지만 거기 둘 필요도 없는 거고. 그러니 내가 무슨 말을 해. 그래, 알았다, 니들이 다 알아서 해라. 그동안 수고 많았다. 그랬지. 그래서 삼남매가 오늘 새벽부터 강원도서 만났지. 산이 그렇게 높았나 싶더라. 높고 높은 고뱅이에 산소가 있어. 50만 원에 다 해준대. 인부 둘이 왔더라고. 그래서 큰외삼촌이 10만 원 더 얹어주면서 깨끗하게 잘 해달라 했어. 처음엔 아무리 파도 파도 안 나와. 왜 이러나, 왜 이러나 하는데 가느다란 팔뼈가 나오더니 나중엔 머리뼈가 나오더라고. 아이고, 야야. 65년 됐어. 안 슬퍼. 우리 아버지 돌아가신 게. 니 작은외삼촌이 그래서 예순다섯이잖나. 아버지 돌아가시던 해에 태어나서. 내가 열 살이었고. 언제 시간이 그렇게 갔나, 참말로. 산소 자리에서 여만치 걸어 올라가니까 너무너무 이쁜 소나무가 있어. 아이고, 여기 소나무 좀 봐라, 어찌 이리 이쁘나, 했더니 외삼촌들도 다 그래. 정말 잘생긴 소나무라고. 그래서 내가 아부지 여기다 뿌리자, 했더니 큰외삼촌은 좋대. 누나, 그렇게 합시다, 하는데 작은외삼촌이 절대 안 된다잖아. 그게 뿌리는 장소가 다 정해져 있대. 그렇게 막 뿌리는 거 아니고 이것저것 다 따져서 뿌려야 한대. 걘 교회를 안 다니니까 뭘 그런 걸 다 물어보고 댕겨. 그래서 소나무 밑에 못 뿌렸어.으응, 슬플 게 뭐 있나. 난 그 사진 아니었으면 아부지 얼굴도 잘 기억 안 났지. 그 사진, 내가 얘기했지? 저고리 입은 여학생들 줄줄이 서 있고 아부지가 맨 앞줄에 앉았어. 양복 입고. 아부지가 가르치던 여학생들인 기야. 아유, 우리 아부지 이뻤다. 참 이쁜 얼굴이었어. 나나 작은외삼촌은 엄마 닮아서 이래 생겼지만 큰외삼촌은 아부지 닮았잖아. 그래서 걔도 이뻐. 아니야, 너는 그 사진을 못 봤지. 그 사진은 우리 고모네 집에 있어. 내가 가끔씩 놀러 갈 때마다 봐. 니가 봤을 리가 없지. 내가 하도 얘길 하니 넌 그 사진을 니가 본 줄 알았나보다. 글쎄, 나는 그 사진을 왜 그 집에다 두고 가져올 생각을 안 했나. 다음에 가면 달라고 해야겠네.다 끝내고 났는데도 아직 오전이더라고. 그래서 근덕 장에 가서 국밥 한 그릇씩 먹고 바다도 보고 바람도 쐬고 그랬지. 아유, 오랜만에 보니 너무 좋지. 이것들이 둘 다 확 늙어버렸어. 새벽에 봤을 때는 그렇게 화가 나더라고. 이놈의 자식들이 뭘 벌써 이래 늙나. 나 늙는 것도 신경질이 나 죽겠는데 뭐 지들까지 이래 늙나. 그런 생각도 들고. 한참 놀다 왔어. 자고 오긴 뭘 자고 와. 집이 젤 편한데. 어두워지면 운전하기도 이젠 힘들어. 니 아빠도 나이 들어서 이제 밤운전은 하면 안돼. 이모할머니네? 강원도에 이제 이모할머니가 누가 있나? 다 돌아가셨지. 안 돌아가신 분들은 아파 누웠고. 그래, 시간이 많이 흐르긴 했네. 이모할머니만 일곱인데, 다 강원도 살았는데, 이젠 들를 데도 없네.안 슬프다니까. 우리 아부지 이상순씨, 그 산속에서 혼자 65년을 누웠다가 이제 훌훌 뿌려줬는데, 신나게 놀러 가시는 거지. 아쉬울게 뭐 있나. 그냥, 조오금 마음이 뭐랄까, 모르겠다, 뭐래야 할지, 아무튼 뭔가 조오금 그렇기는 한데, 슬픈 건 아닌 것 같애./김서령 소설가김서령 소설가

2018-11-08 김서령

[기고]학교·가정밖 청소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때

단순한 문제아 부정적 시선 아닌학교 밖이 그들의 새통로 인정자립할수 있는 기반 만들어올바른 사회구성원 자랄수있게국가·지역사회 따뜻한 손길을어느덧 깊어가는 가을, 겨울로 가는 길목에 서있다. 학생들은 2학기 중간고사를 치렀고, 고등학교 3학년생들은 오는 15일 수능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이렇게 정상적인 교육 제도하에 있는 학생들은 저마다 나름의 꿈을 위해 열심히 정진하고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한 채 밤늦은 시간에 공원이나 골목 등에서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등 각종 비행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이런 청소년은 학교·가정 밖 청소년일 가능성이 높다.'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제2조(정의)를 보면 학교 밖 청소년이란 ▲초·중학교(의무교육) 3개월 이상 결석 또는 취학의무 유예 청소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거나 제적·퇴학 처분을 받거나 자퇴한 청소년을 뜻한다.필자가 학교전담경찰관 업무를 담당하면서 학교·가정 밖 청소년들을 만나 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고 집을 나오게 된 이유를 모니터링한 결과, 그중 상당수가 학벌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개개인의 특성은 고려하지 않은 성적 중심의 교육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뒤처지거나 겉돌다 결국 학교를 그만두거나, 가정폭력을 경험하고 이를 견딜 수 없어 가정 밖의 삶을 선택한다고 하였다. 과연 이러한 결과를 청소년들 개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할 것인가. 이렇게 사각지대에 있는 학교·가정 밖 청소년을 위한 법률과 기관은 이미 존재한다. 청소년 지원 정책 중 가장 늦게 시행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 제11조(자립지원)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원이 필요한 학교 밖 청소년에게 '청소년복지 지원법' 제14조에 따른 위기청소년 특별지원을 우선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제도는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예산이나 사회적 관심은 턱없이 부족하다. 일례로 학교·가정 밖 청소년들을 만나서 따뜻한 밥 한 끼 사주는 용도로 예산을 사용할 수 없어 학교전담경찰관들이 사비를 들여 이들을 만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정상적으로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들은 무료로 Wee 프로젝트 기관(Wee클래스·Wee센터·Wee스쿨)을 이용할 수 있는 반면 학교 밖 청소년들은 이런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조차 없다. 학교 울타리를 벗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상대적으로 정책에서 소외되어 사회적 차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게다가 2017년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이하 꿈드림) 이용경험이 있다고 답한 학교 밖 청소년은 전체 학교 밖 청소년의 4.5%에 불과하고 나머지 95.5%는 이용경험이 없다고 답하였다. 이는 꿈드림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고 실질적인 지원에 대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반증하는 수치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현재 꿈드림에서 진행하고 있는 상담지원, 교육지원, 직업체험 및 취업지원, 자립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지원받을 수 있는 조건을 완화하고 대상을 확대하여 어렵지 않게 학교 밖 청소년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학교 밖 청소년들이 꿈을 가지고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준비하여 공평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사회가 뒷받침해줘야 한다. 학교·가정 밖 청소년들을 단순히 문제아로 생각하며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보다는 학교 밖이 그들이 선택한 새로운 통로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실질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학교·가정 밖 청소년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나아가 올바른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국가·지방자치단체·청소년 관련 기관 및 지역사회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김우진 일산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사김우진 일산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사

2018-11-08 김우진

[데스크 칼럼]매 맞는 드림파크CC 캐디

골프의 기본룰은 '동반자 배려하는 매너'일부 아마추어골퍼 팀원이나 캐디들에게음담패설·반말·욕설까지… 함부로 대해라운딩하는 '동행자'임을 왜 깨닫지 못할까2000년대 들어서면서 우리나라 골프 인구가 크게 늘었다. 대한골프협회가 지난 6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 골프를 경험한 인구는 성인 20대 이상의 15.1%인 636만명으로 조사됐다. 2007년 251만명에서 2012년 401만명, 2014년 531만명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0년 사이 2.5배 늘어난 셈이다. 2000년 139개이던 골프장도 2010년 200개가 늘어난 339개로 집계됐고, 2015년 438개, 2018년에는 500여 개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골프장경영협회에 등록된 회원사만 280개에 이를 정도로 우리나라 골프산업은 크게 성장하고 있다.골프 대중화의 특징 중 하나는 회원제 골프장보다 비회원제(퍼블릭)골프장이 인기가 많다는 것이다. 골프장 이용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게다가 골프장 이용이나 복장 규정도 회원제보다 비회원제 골프장이 덜 엄격해 젊은 층과 여성 골퍼들이 자주 찾는다.골프가 대중화하면서 잡음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 인천드림파크CC 골프장에서 캐디가 여성 고객에게 폭행당한 일이 벌어졌다. 골프백을 차량에 싣는 문제로 실랑이가 벌어졌던 것인데 캐디는 골프장 측에서 차량 파손이 잦으니 고객이 직접 싣도록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거부했고, 여성 고객은 캐디가 말을 듣지 않는다며 사무실로 데려가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폭행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동반자인 남성 고객이 골프채로 사무실 집기를 파손하는 일이 벌어졌다.여성과 남성 고객의 행동도 문제지만, 드림파크CC가 대처한 행동이 잘못이 더 크다. 일단 잘잘못을 가리기 전에 고객이 캐디를 폭행하고 기물을 파손했다면 즉시 경찰에 신고했어야 했다. 설상 캐디가 잘못했다 하더라도 고객한테 맞아야 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드림파크CC는 고객의 눈치를 보느라 쩔쩔맸고, 사건을 조용히 넘기려는데 급급했다. 결국, 참지 못한 캐디들이 돌아가며 1인시위에 나섰고 언론을 통해 이런 일이 알려지자 뒤늦게서야 고객의 출입을 제한하고, 관련 직원을 징계했다. 그러면서 폭행당한 캐디도 1주일 동안 직무정지 처분을 내려 또다시 비난을 샀다.드림파크CC가 고객의 눈치를 봤던 데에는 물의를 일으킨 남성 고객이 피해영향권 내 거주하는 주민이라는 점이 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드림파크CC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와 피해영향권 지역 주민 대표로 구성된 '드림파크CC상생협의회'의 협의를 통해 운영된다. 협의회는 골프장 운영과 예산을 협의해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공사 측이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날 폭행 사건도 상생협의회에 통보됐지만 드림파크CC 관계자는 "상생협의회 측에서 (남성 고객이) 소동을 핀 것이 처음이고, 지역 주민인 점을 감안해 조용히 넘어갔으면 한다는 입장을 전해왔다"며 "고객이 불만을 표출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 어느 편을 들기가 난감하다"고 말했다. 당시 드림파크CC 또 다른 관계자는 "차라리 (캐디)전체가 파업했으면 좋겠다. (캐디들과 상생협의회)중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골프의 기본 룰이자 매력은 '동반자를 배려하는 매너'일 것이다. 아마추어 골퍼 중에는 동반자는 물론, 캐디들에게까지 함부로 대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이들 중에는 여자 캐디를 놀리려고 음담패설을 하거나 '거리를 잘못 불러준다', '그린 경사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며 반말에 욕설까지 퍼붓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일 모두 캐디도 함께 라운딩하는 동반자임을 깨닫지 못해 벌어지는 일이다. 드림파크CC 골프장 캐디라고 해서 고객에게 매를 맞으면서 일해야 할 이유는 없다./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8-11-07 이진호

[오늘의 창]'인간적 대접 해달라'는 옐로하우스 성노동자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에는 옐로하우스라 불리는 집창촌이 있다. 이곳 집창촌 종사자 20여명이 지난달 말 미추홀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성매수 남성을 직접 상대하는 '아가씨'와 아가씨를 돕는 '이모' 등 성매매 업주 밑에서 일하는 종사자들이 이날 기자회견에 나왔다. 기자회견문을 읽어 내려가는 모습이 어딘가 어색하고, 구호를 외치는 것도 서툴렀다. 이런 모습만 빼면 노동자가 사업주의 부당행위를 고발하는 흔한 기자회견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10분 남짓한 기자회견의 요지는 적절한 생계대책 마련 등 다른 노동자들처럼 '인간적인 대접'을 해달라는 것이었다.이날 만난 50대 '아가씨'에게서 그곳 상황을 들어보니 수긍이 갔다. 그는 10여곳의 성매매업소에서 30∼60대 종사자 70여명이 일하고 있는데, 퇴거 요구를 받아 올해를 끝으로 모두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였다고 했다. 이곳에는 주택조합이 설립돼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성매매 장소로 사용하던 건물 주인과 건물을 빌려 아가씨를 고용해 장사하는 업주는 보상을 받았는데, 정작 그곳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은 아무런 생계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방을 싸야 할 처지가 됐다고 하소연했다. 불법을 저지른 건 건물주나 업주, 종사자 모두 매한가지인데, 그 끝이 너무나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는 허탈해했다. 성매매 업소라는 장소를 제조업 공장으로 바꿔 생각해보니 그들이 처한 상황이 쉽게 이해가 됐다. 그들은 퇴직금이나 실업수당 등도 없는 상황에서 회사가 폐업하게 된 것이다. 공장주는 언제 폐업할 것이라고 노동자들에게 알려주지도 않았다. 미추홀구와 구의회가 이들의 탈성매매와 자활을 돕겠다며 연간 최대 2천여만원의 지원금을 주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한 것에 대해서도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자신들은 그런 지원금을 달라고 한 적 없고, 바라지도 않았다. 조례나 시행규칙이 만들어지기 전에 상의 한 차례 없었다. 그런데 실현 가능하지 않은 생색내기식 조례 때문에 손에 쥐는 것 하나 없이 비난만 받고 있다는 것이다.그들은 불법적인 환경에서 일한다는 이유로 아무런 권리도 주장하지 못하고 업주에게, 정치인과 행정가에게 마지막까지 이용만 당했다. 인간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김성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ksh96@kyeongin.com김성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8-11-07 김성호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정위응명: 자기의 바른 자리에서 소명을 완성하라

命의 갑골문의 본래 글자는 명령 령(令)자이다. 명령 령(令)자는 삼각형 모양의 모을 집( )아래에 영어의 p자형태의 병부 절( )로 되어있다. 모을 집( )자는 덮개를 의미한다. 작은 경우는 모자에 해당하고 큰 경우는 사람이 거처하는 건물[궁궐, 대궐, 조정...]을 의미한다. 병부 절( )자는 사람 인(人)자의 변형으로 사람이 공손하게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모습이다. 한 사람이 무릎을 꿇고 명령을 내리는 것인데 그 의미를 확실히 하기 위해 입 구(口)자가 첨가되어 명(命)이 되었다. 명령(命令)의 의미이다. 명령(命令)이란 글자에 들어있는 절( )은 무릎의 마디를 의미하는 마디 절(節)의 의미가 파생되었다. 대나무 마디를 가지고 옛날에는 병부(兵符)를 만들었다. 명(命)자에서 건물 안에서 명령을 내리는 가장 높은 사람을 '임금'으로 보는데 그러면 임금의 명령이 된다. 옛날에 임금이나 명령권자가 명령을 내릴 때 쓰던 도구를 병부(兵符)라고 한다. '병부'는 주로 병력을 동원할 때 쓰던 도구이다. 대나무를 두 조각으로 나누어 만들었다. 조선시대의 경우는 반쪽 나뭇조각은 관찰사나 절도사 등이 보관하고 나머지 반쪽 나무는 궁중에서 보관했다. 군대(軍隊)를 동원(動員)하는 표지(標識)로 쓰이던 동글납작한 나무패로 병력을 동원할 필요가 있을 때 명령을 내리는 임금이 교서와 함께 한 쪽 나무 조각을 보내면 관찰사나 절도사는 그것을 자기가 보관하고 나머지 반쪽과 맞추어보고 틀림없을 경우 병력을 동원했다. 병부(兵符)는 봉화(烽火)와 더불어 통신(通信)체계의 원형이기도 하다. 우리는 명령(命令), 천명(天命), 생명(生命), 수명(壽命), 성명(性命), 운명(運命) 등등을 이야기한다. 명은 주어지는 면도 있고 그것을 인식하는 면도 있고 그것을 이행하는 면도 있고 변화시키는 면도 있다. 어떤 의미이든 현실에서 각자의 소명을 잘 알고 그것을 완성하게 되면 그것이 바로 천명을 알고 이루는 길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8-11-07 철산 최정준

[경제전망대]경영의 민주화가 경제를 살린다

이제는 기업·조직 운영하려면사람을 즐겁게 하는 기술 필요자신의 고유 목소리 내게 하고구성원과 회사간 상생·조화위해'상상력' 발휘하는 문화 조성해야기업이나 조직의 경영관리에서 중요한 것이 리스크 관리(risk management)다. 그 중 중요한 것이 오너리스크다. 최근 오너 경영자들의 '갑질'로 인한 기업의 망신살이 대표적 사례일 것이다. 창업부터 오랫동안 쌓아온 노력의 결실인 명성이 하루아침에 바닥으로 떨어진 슬픈 현상이다. 다시 말해 오너 때문에 기업이 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함께 묵묵히 열심히 일해온 다수의 직원들은 무슨 죄인가. 국가차원에서는 대통령리스크 때문에 국민의 불신임이 '촛불혁명'을 촉발하여 무소불위의 절대권력이 무너지고 새로운 정권이 창출되었다. 유명 항공사 오너일가의 갑질에서 부터 병원 간호사들의 '태움', 그리고 최근 모 회사 양모 회장의 직원들 폭행에 엽기적 행각까지 조직의 어두운 면을 아낌없이 드러내 주고 있다. 직장에서 일어나는 인권유린은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저지르는 각종 폭력, 성추행, 아직도 끝나지 않은 신분제 사회의 인신예속적 지배질서의 나쁜 유습, 강자 대 약자의 추한 모습 등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지난 3월에 실시된 모 일간신문의 조사에 의하면 지난 5년간 직장인 10명 중 6명이 상사나 동료들로부터 폭행, 모욕 등 신체적, 정신적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괴롭힘을 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했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85%가 '참았다'라고 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응답자의 61%가 '조직문화가 다 그런 것이라고 생각해서'라고 답했다. 이런 자포자기 조직문화에서 창의성, 자율성을 찾아보기란 '모래밭에서 바늘찾기식'이 아닌가. 4차 산업혁명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다. 과거의 성공공식에서 과감히 벗어나 새로운 방식을 찾아낼 수 있는 상상력만이 기업의 성공을 유도할 수 있다.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BTS방탄소년단'은 기존의 방식을 파괴하고 그들만의 방식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서 세계와 소통하며 비틀즈를 능가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포노사피엔스(phono sapiens)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2015년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에 실린 단어다. 스마트폰 세대를 말한다. 1980년 이후 2000년 초반 출생자들이 그들이다. 다른 말로는 밀레니얼세대(millennials) 또는 Y세대로도 일컫는다.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환경에서 성장을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손안에 휴대폰이 쥐어졌고, 그 손에 스마트폰이 쥐어지면서 세상의 모든 삼라만상을 손안에서 해결한다. 이들은 사고방식이 그 이전 세대와는 사뭇 다르다. 이들의 특징은 'Big I small we'로 대변된다. 개인적 이기주의가 심화되고 공동체의식이 약화되어 타인과의 관계가 소홀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은 따분함과 틀에 박힌 딱딱함, 고리타분함을 싫어한다. 즐거움이 이들을 움직이게 한다. 사람들이 일하기 좋은 직장의 요소는 '즐거움'이다. 조직문화 연구결과에 의하면 즐거움은 열정을 낳고, 열정은 몰입을 이끌고, 몰입의 결과는 조직의 성과를 창출한다. 그렇다면 '즐거움'을 이끌기 위한 요소는 무엇일까? 인정, 믿음, 칭찬, 존중, 감사, 공정 등이 바로 그것이다. 늘 얘기하며 익숙한 단어들이지만 실천으로 옮기기에는 많은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이제 기업, 조직의 경영에는 사람을 즐겁게 하는 기술이 필요한 시기이다. 지식경제시대를 넘어 휴먼이코노미 시대에 직원들의 잘못된 행동이나 결함중심의 접근보다는 직원들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살리는 강점중심의 접근방식이 자긍심과 그들이 속해있는 조직에 무언가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가짐을 심어준다. 아날로그 방식에 익숙한 '꼰대'들이 통제하는 직장환경에서는 상상력은 언감생심이다. 오너리스크, 대통령리스크 모두 비민주적 권력의 집중이 그 근본 원인이다. 민주화된 국가나 조직은 한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되지 않는다. 주요 사안일수록 거추장스럽고 시간이 걸리지만 토론을 거쳐 합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권력의 분산으로 견제와 균형을 이룬다. 훌륭한 회사를 만들기 위한 기업의 경영민주화를 위해서는 직장인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자신의 고유 목소리를 내게하고, 충성심과 애사심 대신 끊임없는 재창조 욕구와 융통성을 중시하며, 함께 일하는 동료와의 관계에 관심을 가지는, 그래서 구성원과 회사간 상생과 조화를 위한 솔루션으로서의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이다. 경제는 심리다. 사람들이 긍정심리로 미래에 대한 희망과 낙관적 전망으로 이 어려운 불황을 극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상상력이 경제를 살린다./이세광 GWP Expert 조직문화연구소장이세광 GWP Expert 조직문화연구소장

2018-11-07 이세광

[참성단]'보헤미안 랩소디' 열풍

최근 한국 영화팬들이 영상으로 완벽하게 부활한 영국 록밴드 퀸과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에게 열광하고 있다. 지난 달 말 개봉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이 미풍에서 태풍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70, 80년대 퀸의 전성기를 겪었던 장노년층은 다시보기는 물론이고 싱어롱 상영관을 찾아 떼창을 한다.영화의 미덕은 퀸의 흥망성쇠와 프레디 머큐리의 인생역정 보다는 그들의 명반, 명곡을 완벽하게 재현해낸데 있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20분을 1985년 '라이브 에이드' 자선공연 장면으로 꽉 채운 엔딩장면이 압권이다. '보헤미안 랩소디' '라디오 가가' '위 윌 록 유' '위 아 더 챔피언스'까지, 한국 관객들은 영화를 완전체 퀸의 내한 라이브 공연처럼 즐기고 있다.전성기 시절 퀸은 국내에서 인기 상한가였다. 존 디콘과 로저 테일러가 1984년 방한해 잠실체육관에서 내한공연을 한다는 설이 돌았지만 실현되지 않았고, 될 수도 없었다. 당시 국내에선 보헤미안 랩소디가 금지곡이었다. '권총으로 사람을 죽였다'는 가사 내용이 문제였을 것으로 추측될 뿐, 분명한 이유는 모른다. '권총'과 '발포'에 대한 당시 정권의 트라우마가 작용한 탓이려니 짐작해본다. 여하튼 퀸에게 대표곡 보헤미안 랩소디가 빠진 공연은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 분명하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89년 해금됐고, 2014년 퀸의 내한 공연이 성사됐다. 프레디 머큐리는 1991년 사망한 뒤였다.한국의 50, 60대는 프레디 머큐리의 퀸과 늘 함께였다. 70, 80년 대 가난했던 청춘 시절에는 청계천에서 빽판(불법복제음반)을 구해 친구들과 함께 강렬한 사운드와 프레디의 고음에 심취하며 해방감을 맛봤다. 그들이 소비 주역으로 등장하면서 퀸의 음악은 광고와 다양한 문화현장의 배경음으로 모든 세대에게 전파됐다.우울한 시대와 경제적 전성기를 거쳐 불안한 미래를 마주한 한국의 7080세대는 시대의 우여곡절로 인해 갈라지고 찢어진 세대다. 그들이 모처럼 보헤미안 랩소디를 통해 세대의 동질감을 확인하고 동시대의 공감각을 체험 중이다. 라이브 에이드 공연을 앞두고 "에이즈의 상징으로 소비되지 않겠다"던 프레디 머큐리는 그의 말 대로 '전설'로 부활 중이다. /윤인수 논설위원

2018-11-07 윤인수

[경인칼럼]신인류(新人類) 시대의 경고

2100년 세계인구 60억 미만으로 감소 추정인재들 '자본주의적 노동윤리' 거부 시작성실한 노동·돈벌이 관심 잃어 위기직면'현대산업이 따기쉬운 과일 모두 수확' 경고'바링허우(八零後)'는 덩샤오핑이 '1가구 1자녀' 정책을 실시한 1980년대 이후에 출생한 2억5천만 중국의 소황제(小皇帝)들로 유독 별명이 많다.푸얼다이(富二代), 관얼다이(官二代), 달팽이족, 생쥐족(지하셋방 거주자), 개미족(아파트 방 한칸에 세 들어 사는 자), 딸기족(한 직장에서 오래 버티지 못하는 자), 켄라오( 老, 성인이 돼서도 부모에게 돈을 타서 쓰는 자), 다이쓰(루저), 광군(光棍, 노총각), 성뉘(剩女, 노처녀), 싸우난(三無男, 아파트, 자동차, 돈 없는 남자) 등이다. 금수저인 푸얼다이와 관얼다이를 빼면 별 볼 일(?)이 없다. 사회주의체제에서 태어나 자본주의 파도를 맞이한 중국의 '신인류(新人類)'들이다.'신인류'는 1990년대 일본에서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일본이 완전히 선진국 지위에 오른 70년대 중반~80년대 초에 청년기를 보낸 세대들이다. 경제성장을 떠받치던 부모세대의 노동윤리를 저버리고 서구식 개인주의를 적극 받아들이며 결혼이나 출세, 정치 등에는 우려스러울 정도로 무관심하다. 대신 만화, 스니커즈 패션과 워크맨, 좀 더 나중에서는 아이팟 문화에 매몰되어 '소확행'을 즐긴다. 신인류의 원조는 '히피족'으로 불리던 1960~70년대 미국의 반(反)문화 세대이다. 1950년대를 상징한 직장인(organization man) 세대의 자녀들로 마약을 하고, 자유연애를 즐기며, 록음악을 듣고, 자아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나르시시스트이면서 반체제 성향이 강했다. 같은 시기 유럽에서도 기업 경영자들과 사회비평가들이 '노동 알레르기'라는 새로운 현상이 젊은이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며 우려했었다.한국의 신인류는 'M(밀레니얼)세대'이다.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 출생하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세대로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소통에 익숙하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로 불리더니 요즘엔 모든 것을 포기한 'N포 세대'로 통한다. '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로 비하하는 M세대는 직장에서는 노마드(유목민)로 불린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의 1년 내 퇴사율이 2010년 15.7%에서 2016년에는 27.7%로 급증했다. 조직문화 적응 실패 내지 인내심 부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극심한 취업난과 밀레니얼의 노마드적 특성이 맞물리면서 프리터(free+arbeiter)들도 늘고 있다. 하루 4~8시간 정도 편의점 알바 혹은 해외 '워킹 홀리데이' 등 파트타이머들이다. M세대에게 세상의 중심은 '나'로써 자기결정권에 집착한다. '인맥이 자산'이라며 인적 네트워크를 쌓는데 골몰했던 부모세대와는 판이하다. '혼밥', '혼술' 트렌드가 나온 배경이다. '혼자 놀기'는 최근 들어 '나만의 공간'과 '나만의 취미'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미래학자 대다수는 향후 40년 사이에 중국의 인당 소득은 열 배가 되고 미국과 유럽은 두 배가 될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경제성장률 둔화와 소득분배 악화는 점입가경이다. 세계화의 진전과 전무후무한 인구구조 변화-저출산, 고령화-때문이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평균자녀수인 합계출산율의 경우 영국에서는 다섯 명에서 두 명으로 줄어드는데 130년이 소요되었으나 한국은 20년밖에 안 걸렸다. 유엔의 2008년 세계인구 전망에서는 2100년에 세계 인구는 60억 명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교육을 많이 받은 인재들이 자본주의적 노동윤리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는 사람들이 성실한 노동과 돈벌이에 관심을 잃게 되면 위기에 처한다. 육식동물 같은 대형의 포식자들이 줄어들면 피식자인 초식동물이 증가하게 되고 피식자들이 풀을 고갈시켜 전체 생태계를 파괴시킨다. 자본주의에서 발생하는 위기도 자본가 자신이 의존하는 대상을 과도하게 착취하는 데서 발생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최근 10년간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의 한 명으로 꼽은 타일러 코웬(Tyler Cowen) 미국 조지메이슨대 교수의 "현대 산업이 '따기 쉬운 과일'은 이미 다 수확했다"는 경고에 눈길이 간다./이한구 수원대 교수·객원논설위원이한구 수원대 교수·객원논설위원

2018-11-06 이한구

[발언대]견제·균형의 원리로 정의로운 사회 만들자

2018년 6월 21일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명한 합의문에 따르면 검찰만이 가지고 있던 독점적 수사지휘권의 권한을 나누어 경찰이 모든 사건의 1차적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갖는 것으로 합의되었다. 수사는 경찰이 담당하고 기소는 검찰이 담당하는 이상적인 구조의 밑거름이 된 셈이다. 수사권은 수사기관이 범인과 증거를 찾고 수집할 수 있도록 수사기관에 부여된 법적 권한을 말한다. 즉 범인을 체포해 구속하거나, 고소·고발 사건을 조사하고 범죄혐의 유무를 밝히는 모든 법적 권한을 말하는 것이다.기소권이란 범죄혐의에 대해 처벌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될 때에는 법원에 유죄판결을 청구하는 법적 권한을 말한다. 현행법에는 수사사건과 관련해 체포, 구속, 압수·수색이 필요한 때에는 반드시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원에 영장 청구가 가능하도록 되어있다. 검찰이 실질적으로 수사지휘권, 영장청구권 등의 모든 권한을 독점하고 있는 구조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독점은 견제와 균형의 기능을 깨트리고 여러 문제를 발생시켰다. 이번 수사권 조정안 합의문에서도 여전히 영장청구권이 검찰만의 독자적인 권한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어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점이 있지만 어렵게 나온 경찰과 검찰의 수사권 조정안이 경찰과 검찰이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상호 협력적인 관계로 설정되는 것은 국민의 인권보호와 수사과정에서의 편익을 향상시키는 한 걸음이 되었다고 생각한다.앞으로 경찰에서도 국민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피의자 조사과정에서의 영상녹화를 확대하고 진술녹음제를 적극 시행하여야 한다. 또한 영장전담관을 신설하여 보다 인권친화적인 수사공간을 조성하도록 노력하여 수사 전 과정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투명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향후 수사권조정과 관련하여 관계 부처 간 논의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오랜 시간 대화 끝에 나온 이번 경찰과 검찰의 '수사권 조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희망한다./추수미 일산서부署 수사과 경장추수미 일산서부署 수사과 경장

2018-11-06 추수미

[참성단]仁川 야구

코리안시리즈가 시작됐으나 야구 팬의 의식은 여전히 지난 2일 플레이오프 5차전에 멈춰 서 있다. 명승부를 넘어 한편의 스펙터클한 영화였던 탓이다. 평생 이런 야구를 본 적이 없었다. 야구라고 다 야구가 아니었다. 정규시즌 야구와 포스트 시즌 야구는 분명히 달랐다. 전국 TV 시청률이 무려 8.9%를 기록했다. 야구 팬이 아니어도 그날의 야구를 보았다면 채널을 돌리는데 주저했을 것이다. 연장 10회 말, SK의 공격. 첫 타자는 정규시즌에서 1군과 2군을 오갔던 베테랑 김강민. 김강민은 투 스트라이크 상태에서 4구를 받아쳐 극적인 동점 홈런을 터뜨려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을 감격과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하지만 여기까진 예고편. 이어 타석에 들어선 한동민이 때린 백구(白球)가 가을 밤하늘을 가르며 백스크린 앞에 떨어졌다. 끝내기 홈런. 환호와 탄성이 일시에 폭발했다. 지난 1994년 태평양 돌핀스가 코리안시리즈 진출을 다투는 한화전에서 연장 10회 초 김경기가 날린 홈런도 여기에 비할 수는 없었다. 그 어떤 드라마도 이렇게 극적으로 각본을 짤 수는 없었을 것이다. 누구는 그 경기에서 인천야구의 본질을 보았다고 말했다. 우리의 프로야구 역사는 짧다. 그러나 인천 야구 역사는 길다. 인천은 한국 야구의 본산이다. 5·60년대 인천은 구도(球都)였다. 부산은 비할 바가 못 됐다. 인천고와 동산고를 앞세워 최대 부흥기를 맞았다. 적수가 없었다. 야구는 인천 토박이는 말할 것도 없고 인천에 들어와 살던 실향민들에게도 정신적 위안을 주었다. 야구는 인천사람에게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고된 삶을 잊게 해주는 위안거리였다. '인천사람 눈물을 닦아주는 손수건이었다'. 70년대 서울과 경북 부산 광주 지역 고교 야구팀이 창단되면서 선수부족으로 비록 쇠락의 길을 걸었지만, '인천 야구'는 늘 터질 날만 기다리는 거대한 휴화산이었다.인천이 술렁이고 있다. 5년 만에 체험하는 코리안시리즈 때문이다. 1차전 가을의 사나이 박정권의 불같은 타격으로 역대 최강이라는 두산을 7대3으로 격파했다. 2차전은 비록 졌지만, 적지에서의 1승은 큰 수확이다. 1승 1패를 기록하고 오늘부터 두산을 홈으로 불러들여 3연전을 펼친다. 가을야구는 실책이 승부를 가른다. 촘촘한 수비, 불같은 방망이, 민첩한 주루를 기대한다. 반드시 우승이 능사는 아니다. 우린 이미 인천 야구의 '부활'을 보았으니 말이다. /이영재 논설실장

2018-11-06 이영재

[기고]이천시 도시재생 너무 늦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우리에겐 지역생활문화와 역사 자원이 없지 않다서희 장군·이천향교·이섭대천설봉공원·중리천 복원 등 연계계획한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어도시재생은 도시개발법,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등에 의한 대규모 철거를 수반하는 재개발에서 기존 주민의 삶과 추억이 담긴 생활문화유산에 가치를 두는 재생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또한 관주도형에서 주민주도형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는 도시 재개발 후 주민이 재정착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인식한 결과이며, 모든 사업은 주민의 동의 없이는 일체 추진 할 수 없기 때문이다.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상기 법령에 의하여 사업시행의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만 뉴딜사업을 권장하기 위하여 2013년에 도시재생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특별법(이하 특별법)을 제정하여 국비지원의 근거를 마련하였다. 국비는 공모를 통하여 선정된 지자체에 50억~250억원의 규모로 지원하되, 법률에서 정한 도시재생전략수립 및 활성화 지역지정에 대한 승인을 사전에 득한 경우에 한하여 신청 가능하다. 결국 뉴딜사업은 특별법에서 정한 절차를 이행한 후 공모사업을 통하여 국비지원 사업으로 추진할 것인지, 아니면 이러한 절차 없이 자체예산만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인지에 대하여는 지자체의 몫이다.도시재생은 최근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그 이유는 뉴딜사업에 매년 10조원씩 5년간 총 50조원을 지원하는 국가 정책이 결정되자, 모든 지자체에서는 너 나 할 것 없이 전부 도시재생 공모사업에 뛰어들게 되어 과열 경쟁이 되고 있다. 이를 통해 2017년에 68개소, 2018년에 99개소가 선정되었다. 이 때문에 혹자들은 이천시가 늦었다고들 하는지 모르겠다.그런데 선정된 도시를 보면 서울시, 부산시와 같은 대도시이면서 도시의 쇠퇴도가 높은 지자체가 대다수이다.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주민수의 3년 연속감소, 사업체수의 3년 연속감소, 20년 이상 건축물이 50% 이상 중 2개 이상이 충족되어야 한다. 이천시의 경우는 창전동만이 이 조건에 충족되는 유일한 지역이다.반면 금년에 공모선정에서 제외된 105개 지역을 살펴보면 위에서 언급한 모든 조건이 충족되고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를 해왔음에도 탈락하였는데, 그 이유에 대하여 국토부 관계자는 도시가 좀 노후하였다고 도시재생 공모사업에 다 참여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관주도가 아닌 지역주민과 상인이 참여주체가 되어 자생적 사업추진체계 구축과 그 지역의 생활문화나 역사가 얼마나 담겨 있는가에 따라 선정 여부가 결정된다고 전하였다.그렇다면 우리도 가능성이 있다. 우리에게도 지역생활문화 및 역사 자원이 없지 않다. 서희 장군, 이천향교, 이섭대천, 설봉공원, 중리천 복원 등을 연계하여 도시재생을 계획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이천시 보다 월등히 우선순위에 있는 지역들이 이미 선정되어 경쟁 대열에서 빠져주었기에 이제 우리가 준비할 적기인 셈이다.더욱이 구도심의 도시재생은 민선7기 시장공약사항으로 특별한 관심으로 앞으로 탄력을 받을 것이다. 다만, 금년 8월에 도시재생팀을 신설하여 타 지자체에 비해 많이 늦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신속하되 조급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지역보다 늦다는 이유로 조급함은 오히려 재생의 실패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우리는 우선 내년에 도시재생 전략계획을 수립하여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공모사업과 자체사업으로 추진할 사업을 분리하되, 병행 추진함으로써 늦은 출발을 만회할 것이다. 무엇보다 주민의 행복을 우선으로 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계획 단계부터 주민이 주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주민이 재정착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며, 또한 지역주민의 삶과 추억이 담긴 생활문화 유산과 역사가 살아있는 도시로 재생할 것이다./박철희 이천시 도시개발과장박철희 이천시 도시개발과장

2018-11-06 박철희

[수요광장]장애인스포츠 사회 인식·시설 부족 '풀어야할 숙제'

평창 동계패럴림픽 좋은성적 계기정부, 반다비체육관 150개 건립생체교실 확대등 활성화 계획 밝혀따가운 시선 접고 이질감 없도록변화한다면 함께 누릴 공간될 것지난 3월 강원도 평창에서 동계패럴림픽이 개최되었고, 많은 국민들의 성원과 열기 그리고 감동이 여전히 우리의 가슴속에 남아있다. 평창의 감동과 환희는 우리나라 장애인스포츠의 또 다른 모습을 만들었고, 대한민국의 장애인스포츠는 두 번의 패럴림픽대회를 통해 큰 변화와 발전을 하였다.우리나라 장애인스포츠는 1988년 서울패럴림픽대회가 개최되기 전까지 국민들의 인식 속에서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88 서울패럴림픽대회를 통해 우리나라의 장애인스포츠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고, 서울올림픽대회의 역사적 의미와 함께 장애인스포츠의 큰 의미와 변화를 만들었다. 또한 서울패럴림픽대회 이후 장애인 체육을 관장할 전문적인 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며 한시 기구인 서울패럴림픽조직위원회를 승계한 한국장애인복지체육회가 설립되었으며, 이는 우리나라 장애인스포츠의 발전 기반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과 패럴림픽대회가 개최되고 30년이 흐른 뒤 지난 3월 강원도 평창에서 동계패럴림픽대회가 개최되었다. 많은 우려 속에 개최된 동계패럴림픽대회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장애인스포츠 변화와 발전을 할 수 있는 또 한 번의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계기로 경기마다 영부인은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매일 같이 경기장을 찾았고, 경기장은 관중들로 가득 찼다. 그러한 열정과 관심에 보답이라도 하듯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은 단체종목 사상 처음으로 파라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동메달을 획득하였으며, 크로스컨트리 종목에서는 동계패럴림픽 사상 처음으로 신의현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하였다. 하지만 장애인스포츠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장애인 선수들이 훈련을 할 수 있는 시설 부족 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숙제라고 선수들은 한목소리로 얘기했다. 그러한 목소리는 우리나라 장애인스포츠의 큰 변화를 만들게 되었고, 정부는 패럴림픽의 감동이 일회적인 일로 끝나지 않도록 장애인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세우게 되었다. 그리고 5개 권역을 돌며 정책을 실시하였고, 지난 8월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장애인체육회는 2025년까지 장애인체육활성화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였다. 그 중 첫째로,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장애인체육시설을 확대하기 위해 반다비체육관을 전국에 150개를 건립하고, 둘째로 장애인 맞춤형 생활체육 지원, 셋째로 생활체육교실 확대, 클럽활성화 및 장애인 생활체육지도자 배출 등 8가지의 핵심과제를 선정하고 장애인생활체육 활성화 계획을 발표하였다. 특히 반다비체육관은 그동안 장애인들이 지역 체육시설 및 사설 체육시설에서 운동을 하려 해도 장애인 편의시설, 경사로 등 제반시설 등의 부재로 인하여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장애인들을 위해 설립된 체육시설이지만 시설유지를 위한 재정확보와 같은 이유로 비장애인들의 이용률이 높아져 오히려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여러 이유들로 인하여 장애인들이 편히 이용할 수 있고, 종목별·유형별로 특화된 체육시설을 건립하여 장애인들의 체육활동을 활성화시키기 위함이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전반에 걸쳐 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부족한 실정이다. 경제적으로 우리나라는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고, 사회시스템도 다른 선진국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성장하였다. 장애인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 어려움을 갖고 있고, 버스를 이용하기도, 지하철을 이용하기도 어렵다. 간혹 뉴스에 나오듯 중증장애인들이 버스를 타려 할 때 탑승을 거부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탑승을 하더라도 다른 승객들로부터의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은 휠체어를 타고 버스를 타려 할 때 버스 기사가 모든 탑승을 도와주고, 휠체어 사용자가 버스를 타려 할 때 다른 승객들은 탑승할 때까지 충분히 기다려주고 함께 그 속에서 살아감에 대해 이질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 여겨진다. 장애인들만의 특화된 시설이 분명 필요하다 여겨지지만, 만약 우리 사회가 이런 따가운 시선과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변화한다면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유승민 IOC 선수위원유승민 IOC 선수위원

2018-11-06 유승민

[기고]'예술의 길' 백남준에 물어보다

'예술은 사유재산 아니다' 그의 선언 느껴져아트센터, 과거로부터 배우고 새 10년 설계추구해야 할 역할과 의문점 찾는데 의미 커'그만의 실험' 빛 발하며 신뢰 얻기를 바란다아침 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제법 차가워졌다. 가을은 찬바람이 불면서 산과 들에 단풍이 내려와 형형색색의 자태를 뽐내며 나들이 나오는 이들에게 손짓하는 계절이다. 언제부터인가 가을은 단풍의 계절, 독서의 계절, 축제의 계절로 이름을 바꿔가며 여행을 재촉한다. 필자는 여행 가기 참 좋은 계절에 용인에 있는 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의 혼이 담겨있는 백남준아트센터로 발걸음을 옮겼다.백남준 선생은 젊은 시절 독일로 건너가 유럽 철학과 현대 음악에 심취하여 '열공'하는 동안 플럭서스 예술가들과 활발하게 토론하면서 기존 예술의 영역에서 탈피한 급진적인 예술활동을 펼친 대한민국 아티스트 가운데 손꼽히는 분이다. 유학시절 창조적 상상력으로 새로운 미디어를 이용한 예술방식을 모색하기 시작했고, 60년대 초 TV 내부 회로를 변조하여 예술 작품으로 표현한 '음악의 전시-전자 텔레비전'을 통해 세계적 반향을 일으키며 미디어아트 세계를 개척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비디오 신디사이저 개발과 위성을 이용한 생방송 제작 등 지구적 소통과 참여의 매체로서 TV를 탐구하였다. 그리고 백남준은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유목민의 예술가'라는 작업으로 황금사자상의 영예를 거머쥐기도 했으며 레이저 기술에서부터 환경까지 두루 아우르며 설치의 영역까지 비디오아트를 확장시킨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작곡가, 전위예술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필자가 지난 10월 중순 백남준아트센터를 방문했을 당시에는 백남준아트센터 개관 10주년 기념전 '#예술 #공유지 #백남준'이 열리고 있었는데 전시는 백남준의 선언 "예술은 사유재산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과 연결선상에 있음을 감성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 백남준의 작품 '데콜라주 바다의 플럭서스 섬'은 가상의 지도로 종이 위에 유럽형상과 비슷한 플럭서스 섬을 그리고 "적대적 종족이 섞인 공간", "원자폭탄과 그 희생자들의 무덤"등의 글을 적어놓았는데 이 작품이 이번 전시의 주제인 '공유지로서의 예술'의 출발점이 된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나무로 만든 거대한 코끼리 조각상과 우산을 쓴 부처, 붉은 수레 위에 놓인 여러 대의 고전적 텔레비전과 라디오, 나팔 모양 확성기 등으로 구성된 '코끼리 수레'라는 작품은 빠르게 변화하는 스피드 시대에 과거를 되돌아보고 지금의 통신수단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외에 일본 공학자 슈야 아베와 함께 제작한 비디오 합성기기 '백-아베 비디오 신디사이저', '굿모닝 미스터 오웰' 등을 통해 공유재로서의 미디어의 과거를 둘러볼 수 있다.또한 지난 10년간 백남준아트센터의 전시, 교육 프로그램, 퍼포먼스 등에 참여했던 작가들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는데 정재철, 다페르튜토 스튜디오, 언메이크랩 X 데이터 유니온 콜렉티브, 옥인 콜렉티브, 안규철은 미래 10년간 백남준아트센터가 나아갈 정체성과 방향성을 제시한다. 이 중 정재철 작가는 '블루오션 프로젝트'의 연장선으로 '크라켄-또 다른 부분'이라는 작업을 선보였는데 2018년의 제주도와 신안 앞바다의 쓰레기를 채취하고 기록한 것이라 한다. 공유지인 바다에서 수거한 쓰레기들을 통해 모든 인류의 공유지에서 발생하는 비극적 상황 속 예술의 역할이 무엇인지 질문한다.이번 전시는 백남준아트센터가 과거로부터 배우고 새로운 10년을 설계하는 시점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예술의 역할에 대해 의문점을 모색하고 질문하고 답을 구하는 장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것이다. 사유화와 상품화로 신음하는 예술을 비디오아트를 통해 답을 구했던 백남준의 실험이 빛을 발하며 예술이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는 자리로 거듭나길 소망해본다./문형근 경기도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안양3)문형근 경기도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안양3)

2018-11-05 문형근

[오늘의 창]오산시 최초 지역응급의료센터 탄생

지난 1일 경기도는 '경기도 응급의료위원회'를 개최하고 다음날 5개 병원(오산한국병원, 광주참조은병원, 평택성모병원, 김포 뉴고려병원, 남양주현대병원)을 신규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추가 선정했다고 밝혔다.이는 정부의 응급의료 질 향상을 위한 응급의료기관 재지정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기존에 경기도에는 권역응급의료센터 7곳, 지역응급의료센터 24곳, 지역응급의료기관 33곳 등 총 64개의 응급의료기관이 있었다. 권역응급의료센터-지역응급의료센터-지역응급의료기관 순으로 의료시설 및 장비, 인력 면에서 우수한 응급의료기관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응급의료위원회 개최를 통해 5개 병원이 신규 지정되면서, 도내 지역응급의료센터는 29곳으로 늘어나게 됐다. 권역응급의료센터 7곳은 변함이 없고, 시군이 시행하는 지역응급의료기관에 대한 평가는 지역별로 올 연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지역응급의료센터는 관련 근거 상 인구 50만 명당 1개 소를 지정할 수 있는데, 그동안 인구 22만 명의 오산은 인접지역인, 수원, 화성, 평택 등과 함께 같은 경기 남부 권역으로 분류돼 독자적인 응급의료센터를 갖추기 어려웠다. 그래서 오산지역에서 발생하는 중증 응급 환자는 그 발생빈도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적절한 치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병원이 없어 시설·인력·장비 등을 모두 갖춘 타 지역 병원으로 원거리 이동을 해야만 했다. 오산한국병원은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받기 위해 응급의학과 전문의 6명, 가정의학과 레지던트와 인턴, 응급의료센터 전담간호사와 응급 구조사를 배치했다. 또 응급환자 대응 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일반응급구역과 중증응급구역을 분리하고, 감염예방을 위한 음압격리실도 따로 갖췄다고 한다. 오산한국병원은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이후 24시간 응급실 운영에 대한 보조금 지급, 응급의료수가 인상, 코디네이터 지원 등 정부의 재정지원을 통해 응급의료 서비스 질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오산시 최초로, 유일하게 지정된 지역응급의료센터인 만큼 해당 병원이 시민들의 귀한 생명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김선회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ksh@kyeongin.com김선회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2018-11-05 김선회

[이명호 칼럼]정부는 혁신의 주체가 될 수 없는가?

국민 안전 보호·국가 운영 방법과학기술에서 찾겠다는 자세 필요남의 일보다 자신 문제 해결 우선공무원의 'R&D 권한' 넘겨 받아DARPA같은 조직으로 창업 유도며칠 전에 한 연구관리 전문기관에서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PM(프로그램 매니저) 제도를 설명해 달라는 요청으로 대전에 가서 DARPA를 중심으로 한 미국의 R&D 시스템에 대하여 2시간 동안 강연과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차를 몰고 올라오면서 그 열띤 진지함이 또 한 번의 좌절로 끝날 것을 생각하니 허망했다. DARPA PM 제도의 벤치마킹은 과학기술과 R&D에 대한 지금의 정부와 공무원의 사고방식으로는 절대 안 되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R&D 정책과 제도는 미국의 것들을 '한국 실정에 맞게(적당히)' 벤치마킹한 것이 많다. 심하게 말하면 기술도 보고 베꼈듯이 정책도 베낀 것이다. 그런데 왜 정부가 세계 최고수준의 R&D 예산(올해 20조 원)을 투입하고 있는데, 여전히 성과가 없다는 평가가 반복되는 것일까? 수십 년 넘게 혁신성장동력을 마련한다고 했는데, 왜 경제는 혁신동력을 잃어가는 것일까? 노벨상을 바라보며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인가?60년 된 DARPA PM 제도의 핵심은 과제기획 기능과 동시에 우리는 못 갖고 있는 예산집행의 전권과 재량권을 갖고 있다가 아니다. DARPA의 핵심은 국가가 왜 과학기술에 투자하고 R&D를 하는가 하는 철학의 문제이다. 학문의 증진, 산업의 육성, 경제 발전 등은 부차적인 것이다. 국가가 과학기술을 활용하여 강력한, 효율적인 국가와 정부조직이 되겠다는 것이 목적이다. 첨단기술을 개발하여 국가를 지키고 국민의 안녕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60년 전에 소련이 먼저 인공위성을 쏴서 미대륙을 위협하는 사건, 4년 전 세월호 같은 사건이 안 일어나게 하겠다는 국가의 존재 이유에 대한 성찰과 대비이다.외부로부터의 기술적 충격,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위협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하여 정부가 먼저 새로운 기술에 대한 도전을 계속해서 하겠다는 것이다. 국가가 먼저 첨단기술을 활용하는 조직이 되겠다는 것이다. 이전에 시도된 적이 없는 새로운 것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당연히 많은 실패, 그에 따른 예산의 낭비가 전제되지만, 만일 경쟁국이 더 먼저 앞선 기술을 개발했을 때 닥칠 위험에 비하면 그런 실패는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9·11테러가 방대한 정보 분석의 실패에 따른 반성에서 방법을 찾다 보니 인공지능 기술이 나오고(이 기술은 금융권의 사기 감지 기술로 활용되고 있음), 부상당한 응급한 수술이 필요한 군인을 야전에서 수술하기 위해 수술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다(우리도 수술로봇 개발한다고 정부 돈 낭비했는데, 의료헬기 몇 대 더 장만하면 충분했을 것임). 정부, 즉 국민이 그 기술의 수혜자이면서, 최첨단의 기술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국가가 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술을 개발하는데 대학의 연구소, 공공 연구소, 기업이 같이 참여하게 하여 창업과 첨단 산업을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인터넷, GPS, 반도체, 자율주행차, 드론, 아이폰 시리 등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얼마 전에 정부가 몇 년 동안 투자해 온 머신러닝 플랫폼 사업을 포기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똑같은 패턴의 반복이다. 인공지능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여 일반인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여러 대학에 몇 십억을 투자했다. 여전히 국가, 공무원들이 산업을 육성한다고 R&D 예산의 50% 이상(OECD 국가들은 20% 수준) 쓰고 있다. 한때 이 방식은 잘 작동했다. 모방해야 할 기술을 선정하는 데는 공무원이라고 못할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시기가 지났다. 기업체가 알아서 더 잘하는 시대가 되었다. 정부에서 행정혁신을 위해 머신러닝 플랫폼을 개발했다면 적당히 연구비 받아서 개발하는 시늉만 내지는 못했을 것이다.이제는 정부가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방법, 국가를 잘 운영하는 방법을 과학기술에서 찾겠다는 자세에서 시작해야 한다. 정부가 남의 문제 해결하겠다고 하지 말고 정부 자신의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하는 전략의 전환이 필요하다. 공무원이 좌지우지하는 R&D 권한을 넘겨 DARPA 같은 조직을 만들어라. 그러면 자연스럽게 과학기술 전문가가 열심히 해결책을 만들 것이다. 그리고 그 해결책을 가지고 나가 창업을 할 것이다. 그렇게 혁신동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정부가 혁신적이면 국가 전체가 혁신적이 된다./이명호 (재)여시재 솔루션 디자이너이명호 (재)여시재 솔루션 디자이너

2018-11-05 이명호

[참성단]'우리회사 양진호'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엽기적인 악행이 직장 갑질 미투운동으로 번질 조짐이다. 각종 매체들은 한 시민단체가 자체 수집해 발표한 직장 갑질 사례를 '우리회사 양진호'로 번안해 보도하고 있다. 퇴직 직원에 대한 양 회장의 폭행 동영상 원본을 보면 정말 치가 떨린다. 폭행당한 청년의 처지를 내 가족과 친구의 경우로 바꾸어 상상하면 적개심이 끓어 오를 지경이다. 대학교수 폭행, 직원 학대 등 드러난 악행은 '사과문'으로 마무리 할 수준이 아니다.IT(정보기술)분야 기업들의 사내 문화에 대한 일반적 인식은 자유분방과 상호존중이다. 창의와 협업이 생명인 산업특징 때문이다. 하지만 전체주의적 기업문화를 가진 IT기업들이 많다고 한다. 사업의 비전과 기술을 창업자에게 의지하는 구조 때문이다.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창업 초기에 'I'm CEO, Bitch'를 새긴 명함을 뿌렸다. "내가 최고경영자다. 떫냐" 정도로 해석되는데, 그를 페이스북 제국의 나폴레옹으로 비판하는 사람들이 근거로 인용하는 사례다.양 회장도 웹하드 업계의 대부라 한다. 주로 웹사이트에서 동영상을 유통시키는 웹하드 업체는 음란물을 포함한 불법 동영상 유포의 핵심 통로로 의심받았다. 특히 양 회장은 불법 동영상을 무차별적으로 유통하는 웹하드 사업과 이를 지워주는 디지털 장의사 사업을 함께 운영했다. 불법 동영상 유통 수익과 피해자의 고통을 지워주는 대가를 동시에 챙겼으니 꿩 먹고 알 먹는 사업모델이다. 자신만의 독점적 사업에서 제왕처럼 군림하다 보니 세상의 상식과 법을 초월한 존재로 착각했던 모양이다.양 회장은 사과문에도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초호화 방탄 변호인단을 꾸리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폭행 등 드러난 죄가 명백하고, 음란물 유포 등 밝혀야 할 혐의가 적지 않다. 꼼꼼하게 수사해 엄정하게 법적 처리를 해야 마땅하다. 또한 양진호 갑질의 근원을 제도적으로 도려내는 일도 서둘러야 한다. 직장 갑질을 방지할 근로기준법 개정은 물론이고, 불법 동영상 유포로 돈을 버는 사업구조도 뿌리를 뽑아야 마땅하다. '우리회사 양진호'가 양진호 회장 사건으로 정신 차린다면 그건 망외의 소득이고…. /윤인수 논설위원

2018-11-05 윤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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