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풍경이 있는 에세이]광역버스 탑승기

인천~강남 노선 최대 60㎞ 육박퇴근길 승객·기사들 '녹초'경인고속도로 일반화 됐다지만통행료 변함없고 막히는건 여전'고단한 현실' 개선방법 찾아봐야얼마 전 소리 소문 없이 버스노선 2개가 사라졌다. 올 3월 개통한 인천~광명역을 오가는 광역버스다. 지난달 인천에서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 업체들이 운행 전면 중단을 선언하면서 일파만파 논란이 커졌던 것과는 영 딴판이다. 승객 수가 적어서라고 하지만 KTX 접근성이 떨어지는 인천에서 운영한 지 겨우 반년 만에 해당 노선이 사라지다니 씁쓸할 따름이다. 인천 사람이라면 서울을 오가는 빨간색 광역버스를 한 번쯤은 타 봤을 것이다. 이제는 거의 탈 일이 없지만 빨간색 버스를 볼 때마다 힘든 기억이 저절로 떠오르는 것까진 어쩔 수 없다. 광역버스는 창문을 열 수 없어 환기가 어렵고 뒷문도 없는 경우가 많다. 일단 고속도로에 진입하면 내릴 수도 없으니 비행기 이코노미석 통로에서 목적지까지 꼼짝없이 서서 가야 하는 형벌을 받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자리가 있어서 앉으면 다행이지만 종점에서 타지 않는 이상 퇴근 시간 이후 인천 가는 광역버스에 자리가 있을 리 만무하다. 늦은 밤, 서 있는 사람들로 통로까지 꽉 찬 광역버스들이 내달리는 경인고속도로에서 다른 버스의 승객들을 바라보노라면 한숨이 절로 나오곤 했다. 하얗게 빛나는 버스 조명 아래 피곤에 지친 흔들리는 얼굴들, 이름도 모르는 타인들에 대한 동병상련이라고나 할까.그런 감상도 잠시, 서서 갈 자리조차 마땅치 않아 차를 몇 번 보내고 나면 일단 탄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자리에 용케 앉은 사람들은 열이면 열, 무표정하게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거나 이미 곤한 잠에 빠져들어 있다.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아가씨든 아저씨든 가리지 않는다. 입을 반쯤 벌리고 곯아떨어졌거나,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고개를 흔들어가며 졸고 있거나, 새근새근 숨소리를 낼 정도로 잠들어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대중교통에서 그렇게 곤히 자는 사람을 한꺼번에 보기도 쉽지 않은데 퇴근길 광역버스에서는 꽤 흔한 풍경이다. 한 번 타면 가는 거리가 길고, 전철과 달리 언제 어디서 차가 막힐지 모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불콰한 얼굴로 술 냄새를 풍기며 코를 드르렁드르렁 골고 있는 아저씨 옆이라도 '제발 한 자리만 났으면…' 간절하게 빌게 되는 것이 늦은 밤 집으로 돌아가는 광역버스에서의 일상이다. 광역버스의 특성상 출퇴근과 막차 시간대에만 승객이 몰리는데, 이 시간이 가장 차가 많이 막히는 시간이라 배차 간격을 좁힌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실제로 전현우 철도연구자에 따르면 일산, 분당 등 1기 신도시를 오가는 광역버스의 운행거리는 25~ 30km인데 비해 인천 노선은 남인천이 40km, 송도는 50km에 달하고, 강남을 오가는 노선은 외곽순환을 우회하느라 60km에 육박한다고까지 한다. 한 번 타면 기본 1시간 반에서 2시간을 훌쩍 넘기다 보니, '대전보다 먼 인천'이란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한번 운전대를 잡으면 최소 4시간을 달려야 하는 기사분들 역시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막히는 퇴근길 내내 서서 이리저리 흔들리다 녹초가 되어 내릴 때면 하루 종일 기점에서 종점까지 왕복하는 기사분들은 어떻게 견딜까 싶다. 실제로 왕복 2시간이 기본인 노선을 운행하다 보면 기사들이 화장실 갈 시간도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교통 체증이 만성화된 경인고속도로에는 요금소만 있을 뿐 휴게소도 화장실도 졸음쉼터도 없다. 몇 년 전, 한동안 저녁마다 자동차로 서울에서 인천을 왔다갔다 한 적이 있었다. 늦은 밤에 운전하다가 졸립기라도 하면 대책이 없어 아찔했던 순간이 꽤 여러 번이었다. 경인고속도로가 일반화됐다지만 통행료는 그대로 내면서 속도 제한 구간만 많아지고 시도때도없이 막히는 건 여전하니 이용자 입장에서는 뭐가 좋아졌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나야 어쩌다 한 번이었지만 매일 이 답답한 길을 왕복해야 하는 운전기사들과 피로에 지친 채 몸을 맡겨야 하는 승객들의 일상은 생각만 해도 우울할 따름이다. 광역버스 폐선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아직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긴 어렵다. 선택의 여지 없이 이 버스를 탈 수밖에 없는 1천400만명의 승객을 생각한다면,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고단하기만 한 광역버스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해결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볼 때다./정지은 문화평론가·인천문화재단 과장정지은 문화평론가·인천문화재단 과장

2018-09-06 정지은

[오늘의 창]아동 급식카드 문제를 해결한 경기도

지난 7월 오산시 공무원이 결식아동을 위한 급식카드를 허위로 발급받아 1억5천만원이나 사용한 사건(7월 11일자 1면 보도)이 언론을 통해 처음 알려지면서 세상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아이들에게 지원을 해줘야 하는 공무원이 오히려 아이들의 밥그릇을 빼앗아 자신의 배를 불렸기 때문이다. 곽상욱 오산시장은 문제가 불거지자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해당 공무원을 직위해제 했으며 문제가 된 금액을 전액 환수 조치했다. 경찰의 최종 수사결과는 다음 주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그런데 그 사건의 불똥은 경기도로 튀었다. 바로 '경기도 아동급식전자카드시스템'에 치명적인 허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군 행정복지센터 담당 공무원은 급식지원 아동의 개인신상정보를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e음)'에 입력한 뒤 각 시·군의 재가를 받아 급식카드 지원을 확정하고, 카드시스템에 개인정보를 추가로 입력해야 카드 발급이 완료된다. 그런데 두 시스템은 서로 호환되지 않으며 특히 두 곳에 모두 정보를 입력하지 않고, 카드시스템에만 아동의 정보를 허위로 입력하더라도 카드발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경인일보는 계속 이 부분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고, 지난 7월 12일 경기도에서 도 관계자, 각 시군의 아동·청소년 담당자, 금융관계자가 모여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했다. 결국 급식카드 부정발급을 막기 위해서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과 카드시스템이 연동돼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어 8월 31일에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운영하는 보건복지부 관계자와 경기도 급식카드 운영 실무진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했고, 2~3개월 안에 두 시스템을 연동해 수급대상 아동의 신상정보를 일치시키기로 했다. 문제가 발생한 지 2개월 만에 극적인 해결점을 찾은 것이다.한편 도는 이와 별도로 도내 전 시군을 대상으로 급식카드 발급 건수 및 사용 내역 등을 면밀히 조사한 결과 오산시와 같은 카드 부정 발급사례는 없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리고 오는 10월 1일부터 한 끼당 지원금액을 기존 4천500원에서 6천원으로 33% 인상할 예정이다. 무려 6년 만의 일이다. 앞으로 카드 디자인도 일반 카드처럼 동일하게 바꿔 급식카드를 사용하는 아이들이 부끄럽지 않게 최대한 배려할 계획이라고 하니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김선회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ksh@kyeongin.com김선회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2018-09-05 김선회

[데스크 칼럼]한국 체육의 현실 짚어준 '2018 AG'

24년만에 일본에게 2위 내주며 '3위'기초·효자 종목 예년에 비해 성적 부진스타선수 은퇴후 후진양성 실패 등 원인생활체육 활성화로 '선택과 집중' 필요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이 지난 2일 막을 내렸다.대한민국 선수단은 금메달 49개, 은 58개, 동 70개를 따내며 중국(금 132, 은 92, 동 65)과 일본(금 75, 은 56, 동 74)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우리 선수단은 금메달 65개 이상을 획득해 6회 연속 종합 2위를 목표로 선전했지만, 달성하지 못했다. 한국이 AG에서 일본에게 2위 자리를 내준 건 1994 히로시마 대회 이후 24년 만이며, 금메달 50개 획득에 실패한 건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36년 만이다. 반면 일본은 4년 전 인천 대회에서의 금메달 47개보다 28개나 늘어난 75개를 획득했다. 순위를 바꾼 한국과 일본의 메달을 종목별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눈에 띄는 격차를 보이는 대목은 육상과 수영 등 기초 종목에서의 차이다. 육상 종목의 48개 금메달 중 일본은 6개, 한국은 1개를 획득했다. 41개의 금메달이 걸린 수영에선 일본이 19개, 한국은 2개를 따냈다.하지만, 한국이 기초 종목에서 부진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메달 개수가 줄어든 실질적인 이유는 무얼까. 그동안 한국의 메달 레이스를 이끌었던 '효자 종목'이 없어졌기 때문이다.태권도와 양궁, 사격, 볼링 등은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었다. 사격과 볼링은 이전 대회와 비교했을 때 각각 절반 수준으로 금메달 개수가 줄어들면서 그만큼 한국이 획득한 메달도 줄어들었다. 또한, 태권도와 양궁 등의 종목에선 예년과 비교해 부진했다.대한체육회는 종합 2위 수성의 실패 원인으로 ▲종목별 스타 선수 은퇴 후 후진양성 실패 ▲전통 강세 종목에서 새로운 기술과 전술의 개발 미흡 ▲운동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한 유망주 발굴의 어려움 등을 꼽았다.그렇다면 일본의 상승세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일본은 1964년 도쿄 올림픽 이후 엘리트 체육에서 생활 체육 위주로 정책을 전환했었다. 생활체육 육성으로 체육의 저변확대는 이뤄졌으나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의 성적은 저조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둔 일본은 다시 엘리트 체육에 과감한 투자로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일본은 우리의 태릉선수촌과 같은 내셔널 트레이닝 센터를 2008년 설립한 뒤 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하고 있다. 유망 선수들을 선발해 이 시설에서 집중 훈련과 함께 학업도 이수하도록 했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최고의 선수들이 탄생하고 있다. 2015년엔 스포츠청을 설치하면서 엘리트 스포츠 강화에 나섰다. 2016 리우올림픽의 상승세가 그냥 나온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2016 올림픽에서 일본은 금메달 12개, 은메달 8개, 동메달 21개를 획득하며 4년 전보다 5계단 오른 종합 6위에 랭크됐다. 올림픽에서 12년 만에 한국을 추월했다.일본은 수십 년 동안 이뤄지고 있는 체계적인 학교 체육 교육과 클럽 스포츠의 병행을 통해 우수 선수를 배출해내면서 기초 종목 또한 탄탄해졌다. 전체 스포츠 등록 선수 수도 인구수를 감안하더라도 한국 12만 명, 일본 100만여 명으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 꾸준한 일본의 제도와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대한체육회도 2년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에 대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시스템 전반을 면밀히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생활체육 활성화로 스포츠 저변을 넓히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메달 획득의 수준도 지켜나가겠다는 것이다.생활체육과 엘리트 스포츠의 '윈-윈'이라는 결론은 도출됐다. 우리 사정에 맞는 방향과 방법을 설정해 꾸준히 추진할 일만 남았다./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8-09-05 김영준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경천지유: 하늘의 달라짐을 공경하라

좋은 일이 잘 보존되면 그 이상 좋을 게 없다. 그러나 세상에 영원히 보존되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다. 그러므로 언젠가는 좋은 일이 점점 좋지 않게 변해간 '시경'에서는 그 주체를 천하의 정치를 들어 경천지유(敬天之 )를 읊었지만 정치뿐이 아니다. 개인도 그렇고 가정도 그렇고 기업도 그렇고 국가도 그렇고 세계도 그렇고 지구도 그렇고 태양계도 그렇고 우주도 그렇다. 이렇듯 좋은 것이 좋지 않게 변해갈 때는 그 달라지는 징표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미세한 단계로 나타나 보여주면 그것이 조짐이요 기미이고 현저하게 드러나면 이미 현실로 구현되어버린 것이다. 달라질 조짐이 보이면 두려워하고 공경하라는 뜻이다. 예로부터 후천(後天)이 되면 세계가 일가(一家)가 될 것이라는 예언이 있다. 선천은 봄여름에 해당하여 발산하는 시절이고 후천은 가을겨울에 해당하여 수렴하는 시절이다. 한곳으로 수렴하니 세계도 일가(一家)로 수렴한다는 것인데 세계일가라는 이 말은 흥하면 같이 흥하고 망하면 같이 망하게 되니 세계 온 나라가 운명공동체가 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개인이나 한 나라가 자기만 잘났다고 해서 자기만 잘살아지는 세계가 아니라는 뜻이다. 상대적으로 선천이 각자도생의 시절이었다면 후천은 공동운명의 시절이다. 이런 천도의 변화를 두려워하고 공경하지 않으면 모두 쫄딱 망한다는 뜻이다. 아직도 이런 변화를 공경하지 않고 그저 내 나라만 잘살면 된다는 강대국의 리더십은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인간만 잘살면 된다는 발상이 북극의 빙하를 녹여 다시 인간에게 돌아오는 지금의 두려운 변화를 보면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는 일이다. 인간과 자연도 공동운명이 된 이 마당에 인간끼리의 공동 운로(運路)야 말할게 뭔가!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8-09-05 철산 최정준

[경제전망대]사람중심 기업문화가 국민행복

아직도 직장내 군대문화 잔존강압적 음주행태도 이젠 바뀌어야소통·공유 분위기로 경쟁력 확보직원들 배려·재투자 '책임경영'결론적으로 생산성 높여주는 효과짧은 기간 동안 정부주도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산업화를 거친 우리나라는 물질만능에 따른 빈부격차와 부조리가 사회적 문제로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대부분의 기업들 또한 역사성에 기인하여 군대문화의 영향을 받다 보니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기업문화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어릴 때에는 조기교육과 입시경쟁 속에서 성장하여 좁은 취업문을 통과 한 뒤 경직된 기업문화 속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다 보니 여유로움을 찾지 못하고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선진국에 진입한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우리국민의 행복지수는 세계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최근 기업문화가 수평적 관계와 대화·협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직장내 군대문화를 떨쳐버리지 못하는 것은 병역을 마친 남성 위주의 직장 분위기와 군대와 같은 방식으로 근로자들을 통제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몇몇 금융기관에서는 신입사원 교육에 행군을 강요하여 직장 내 군사문화를 부추기고 있고, 직급이 낮은 직원은 상위 직급자보다 먼저 퇴근하면 안 된다는 선입견과 칼퇴근을 동료들로부터 눈칫밥으로 꺼려 하는 직장 분위기는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전 근대적인 기업문화의 산물이다. 또한 조직 내의 강압적인 음주문화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신입사원 첫날부터 실신하도록 술을 받았고, 중요한 의사 결정이 술자리에서 이루어지는가 하면 술을 못하면 팀장이나 임원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술에 취하면 누구나 실수를 할 텐데, 서로의 실수를 눈감아 주며 동지애로 덮어주는 그들만의 술 문화도 버려야 한다. 청년들이 취업도 창업도 힘겨워하는 이 시대에 '부어라 마셔라' 의 직장 음주문화는 이제는 개선되어야 한다. 그런 정력으로 우리는 좀 더 비즈니스에 집중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에 함께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기업문화의 중요성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더욱 강조되고 있다.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로 혁신적인 트렌드를 끌어내야 성장할 수 있는 산업의 특성상, 구성원 스스로 자유롭게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기업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사람중심 선진기업문화는 원활한 기업 경영은 물론 혁신적 기술과 서비스의 성패를 좌우하는 키워드이다.기업의 경쟁력인 생산성을 높이려면 인력을 감축하고 비용을 쥐어짜는 과거 방식이 아니라 직원들이 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하는 감동경영이 필요한 것이다. 직원들을 배려하고 우대하며 직원에게 재투자하는 기업인의 자세가 사람중심 기업가 정신이며 이러한 선순환이 직원들로부터 일에 대한 즐거움과 애사심을 고취시켜 결과적으로는 기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가정에서 아이들이 부모의 행동을 보고 자라듯이, 기업 내에서도 직원들이 경영주들의 행동을 보고 잘못된 행동을 배울 수 있다. 공공기관장과 기업인들은 직원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람중심 기업문화 조성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필자가 속한 한국국토정보공사도 최창학 사장이 부임하면서 국민을 위한 공적 역할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고 있으며, 사회적 책임경영을 위하여 조직문화도 일과 삶의 조화를 이루는 워라밸(Work-life-Balance)로 내부고객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직원이 행복하면 생산성은 당연한 것이고 외부고객도 진정한 마음으로 섬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정치권에서도 소모적인 정쟁보다는 협치로 국민화합의 길을 모색하는 분위기이고 보면, 공공기관과 민간기업도 사람중심 기업문화를 조성하는 혁신적인 실천을 통하여 국민 모두가 지금보다는 더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다 해야 할 것이다./김기승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본부장김기승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본부장

2018-09-05 김기승

[참성단]비무장지대 지뢰밭

"지뢰는 완벽한 병사다. 쉼 없이 일하고 자리를 이탈하지 않으며 먹지 않고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적의 전의를 상실시킨다는 것이다." 캄보디아 공산당 크메르 루즈의 지도자이자 킬링필드의 도살자 폴 포트의 지뢰 예찬론이다. "지뢰는 가장 야만적인 무기다. 전쟁이 끝나더라도 계속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다." 전 UN사무총장 코피 아난의 지뢰 저주론이다.폴 포트의 말대로 지뢰는 전장에서 비용 대비 효율이 가장 높은 무기다. 직접적인 살상도 가능하지만, 신체의 일부를 훼손하도록 설계된 지뢰는 적에게 죽음보다 참혹한 공포를 자아낸다. 부상병 관리로 인한 적 전력의 약화도 지뢰의 전술적 효과다. 하지만 미국·베트남과의 전쟁과 내전을 치르는 동안 캄보디아에 깔린 600만발의 지뢰와 불발탄은 전쟁 이후에도 2만여명의 국민을 죽였다. 현재도 매년 100명 이상이 지뢰를 밟아 죽거나 절단장애를 당한다. 코피 아난의 말대로 전쟁은 끝났지만 지뢰의 저주는 남았다.비정부기구인 대인지뢰금지국제캠페인의 '2016 대인지뢰 모니터' 보고서는 2015년 대인지뢰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가 6천461명으로, 전년보다 75%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 우크라이나, 예멘 등 내전 및 분쟁국에서 크게 늘어났는데, 사상자의 3분의 1이 어린이였다.1997년 조인된 '오타와협약'은 반영구적, 맹목적인 대인지뢰의 살상 공포를 종식하기 위한 국제조약이다. 모든 대인지뢰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비축 지뢰의 전량 폐기와 매설 지뢰의 폐기를 강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북한은 협약 미가입국이다. 남북대치 상황에서 우리만 지뢰를 포기할 수 없는 안보환경과 비무장지대 매설 지뢰 제거가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을 고려한 것이다.최근 육군측이 육군본부에 '지뢰제거작전센터' 설치를 주장해 주목을 끌었다.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적 이용과 관련한 남북공동사업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DMZ내 남측 지역이 여의도 면적의 40배로 군 공병인력만으로 지뢰를 제거하려면 200년이 걸리니, 지뢰제거 장비와 인력을 운영할 전담기구를 설치하자는 것이다. 남북이 100만개의 지뢰를 묻어놓은 DMZ지뢰밭은 한반도 평화체제가 도래하면 남북교류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대책을 세우는 것은 맞다. 하지만 남북이 공동으로 동시에 추진해야 효율도 높고 전력의 균형도 유지할 수 있다. 북한에 정식으로 제안해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 /윤인수 논설위원

2018-09-05 윤인수

[노트북]'논란거리' 취급받는 교내 폭력 피해자

옛말에 '맞은 놈은 발 뻗고 자도 때린 놈은 발 뻗고 못 잔다'는 말이 있다. 피해자는 비록 해를 입었을지언정 가해자는 불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는, 긴 세월에 걸친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다.그러나 옛말은 틀렸다. 지난해 5월 군포시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을 보면 오히려 피해 학생이 그날 이후 1년 넘게 발을 뻗지 못하고 있다. 무엇이 아이를 이런 상황으로 내몰았을까.학교 측은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의 입장을 모두 고려한다는 명분 아래 사건의 원만한 해결에 앞장섰을 것이다. 하지만 피해 학생에 대한 이해와 배려는 부족했다.사건 직후 학교는 다친 아이를 즉시 병원부터 데려갔어야 했다. 초등학교 4학년 아이의 자그마한 얼굴이 무려 3㎝나 찢어진 상황이었다. 당시 아이의 겉옷 양쪽 소매에는 피를 닦아내 붉게 물든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병원 치료가 최우선이었으나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 어른들 때문에 아이는 반나절이 지나고서야 수술대에 올랐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건지 혹은 '대수롭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 건지 알 수 없지만, 분명 이해가 힘든 대목이다.사건 이후 아이는 한동안 학교에 돌아오지 못했다. 아이가 결석을 해도 학교에선 연락조차 없었다고 부모는 증언하고 있다. 억울함을 호소하면 할수록 자꾸 문제만 일으키는 사람으로 취급받았고, 심지어 다른 학부모들에게까지 손가락질받는 처지가 됐다. 그렇게 아이는 학교로부터 점점 멀어졌고, 한 학기를 통째로 쉬다시피 했다. 결론적으로 학교는 피해 학생을 보듬지 못했다.이에 대한 학교 측의 입장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책임 있는 위치의 학교 관계자는 "이미 종결된 일로 재차 논란거리를 만들고 싶지 않다"며 입을 닫고 있다. 얼굴의 상처 못지 않게 마음의 큰 상처를 입은 아이와, 이를 곁에서 바라보며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 부모는 언제쯤 두 다리를 뻗고 잠들 수 있을까. /황성규 지역사회부(군포) 기자 homerun@kyeongin.com황성규 지역사회부(군포) 기자

2018-09-04 황성규

[경인칼럼]문화예술에서의 '생태계'

다양성은 창조적 문화예술활동의 조건기반시설·전문인력 없다면 작동되지 않아여러 주체들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적 운영내부는 민주적인 공동체가 돼야 소통 가능생물학의 용어였던 생태계(eco-system)라는 개념이 빠른 속도로 비즈니스 일반으로 그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컴퓨팅 용어였던 플랫폼이 정보산업 분야를 넘어 여러 정책과학은 물론 문화예술의 영토까지 점령(?)한 것과 비슷하다. 창업 생태계는 가장 역동적 생태계이며, 플러그앤플레이테크센터(Plug and Play Tech Center)가 대표격이다. 이 센터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복판인 캘리포니아 서니베일에 위치한 세계최대의 창업 보육센터이다. 페이팔, 구글, 로지텍, 데인저(Danger), 온라인쇼핑 마일로닷컴 등 세계 유수의 IT기업들이 보육된 곳이다. 실리콘밸리의 투자자들과 창업자, 기업가가 한 곳에 모여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창업 보육 시스템 덕분이다. 현재 28만 평방피트 규모 건물에는 전세계에서 모인 400여 개 창업기업이 입주해서 보육받고 있다. 플러그앤플레이의 가장 큰 강점은 강력한 네트워킹과 멘토링이다. 투자자와 기업관계자, 멘토가 한 공간에 상주하고 있어 언제든 도움을 받을 수 있고, 투자 기회도 여러 방향으로 열려있다. 특히 창업 분야 전문가들을 비롯한 다양한 관계자로부터 수시로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점도 최적의 성장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강력한 네트워킹과 최고수준의 멘토링은 융합과 혁신이 필요한 문화플랫폼, 문화산업 기지에 필수적인 환경 요인으로 평가된다. 플러그앤플레이 엑스포는 벤처기업을 투자자에게 가장 인상적으로 소개하는 행사다. 세계 최고 수준의 벤처기업이 참가해 경연을 벌이는 형식으로 투자자나 관련기업들과 투자상담을 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기술 혁신을 통한 창업과 창조적 상상력을 통한 문화예술활동은 닮았지만 창업보육 생태계와 문화예술활동의 생태계가 같을 수는 없다. 우리가 사용하는 에코시스템은 본래 자연환경의 생태계에 대한 은유에서 시작된 것이다. 생태계(生態系·ecosystem)는 상호작용하는 생명체들과 또 그들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주변의 무생물 환경까지 아울러 지칭하는 말이다. 자연생태계의 모습은 다양한 생물이 함께 번성하는 종 다양성이다. 이 다양성의 공존 속에서 종들이 각각 진화하고 또 새로운 종이 탄생한다. 건강한 자연 생태계의 지표는 종다양성, 얼마나 다양한 생물들이 공존하고 있느냐이다. 다양성은 창조적 문화예술활동의 결과이자 조건이다.생태계를 기능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곤란하다. 생태계의 조건이 더 중요하다. 종의 다양한 번성을 가능케 하는 것은 물과 빛과 흙이라는 세가지 기초 요소이다. 기초 요소가 없다면 생태계는 유지될 수 없다. 생태계의 대표적 사례로 열대우림기후 지역을 드는 이유가 풍부한 강수량과 일조량, 깊은 표층토가 있어 양호한 식물 서식지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에서는 기초 문화예술이 발전되어 있지 않다면, 문화기반시설이 확보되어 있지 않다면 그리고 문화전문인력이 없다면 생태계는 작동되지 않는 가상 시스템일 뿐이다. 또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생태계는 자연발생적이듯이 다양한 주체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개방적 운영체계여야 하며, 그 내부는 평등하고 민주적인 공동체가 되어야 순환하고 소통하는 문화생태계가 가능할 것이다./김창수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객원논설위원김창수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객원논설위원

2018-09-04 김창수

[참성단]정치인의 가동연한(稼動年限)

지난해 1월 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SNS를 통해 "모든 공직에 정년 도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표 의원은 "그래야 나라가 활력이 있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며, 청년에게 참여 공간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여론은 찬반으로 갈렸다. 대선이 아니었다면 지지를 받았겠지만, 대선 출마가 유력시되던 72세 반기문 전 총장을 겨냥한 정치적인 발언이라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역풍을 맞았다.'가동연한'은 교통사고·산업재해 등 사고로 사망 또는 장애를 입었을 경우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사용된다. 이에 따르면 변호사와 법무사, 승려가 70세로 가동연한이 가장 길다. 의사와 한의사, 화가, 목사 등은 65세, 육체 노동자 등 대부분 업종은 60세를 정년으로 한다. 일반 술집 마담, 나이트클럽 웨이터, 잠수부 등은 50세, 프로야구 선수와 에어로빅 강사, 룸살롱 마담은 40세, 다방 여종업원과 골프장 캐디는 35세를 정년으로 본다. 하지만 정치인의 정년은 찾아볼 수 없다.일본 자민당은 '공천정년제'라는 내규를 통해 비례대표 선거의 후보 공천에 대해 정년제를 적용하고 있다. 중의원의 경우 만 73세 이상이면 원칙적으로 공천에서 배제된다. 참의원의 경우 현역의원 임기 만료일 기준으로 70세 이상이면 후보로 지명될 수 없다. 2003년 중의원 공천 때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가 "전직 총리라고 해서 예외를 둘 수는 없다"며 나카소네 야스히로, 미야자와 기이치 등 총리 출신 선배들을 이 규정을 들이대며 모두 정계에서 은퇴시켰다. 나카소네 전 총리가 크게 반발했지만,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었다. 47년생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선출로 52년생 이해찬 더불어 민주당 대표, 53년생 정동영 평화당 대표 등과 함께 '올드보이'들이 모두 귀환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 경선을 치른 '2007년 동지들'이기도 하다. 연륜으로 꽉 찬 이들의 '부활'을 두고 협치의 가능성을 점치는 언론도 있지만, 정년 없는 정치인의 가동연한에 대한 따가운 여론도 만만치 않다. 암울했던 70년대 초, 좌절한 국민들에게 큰 희망이 되었던 것은 YS·DJ의 '40대 기수론'이었다. 지금 선진국은 40대 정치 지도자들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50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패기보다 연륜이 우선되는 우리 정치, '피터의 원리'가 떠오르는 요즈음이다. /이영재 논설실장

2018-09-04 이영재

[기고]박항서 감독이 고마운 또다른 이유

한국, 베트남과 전쟁 악연우리가 일으킨 것은 아니지만양국 국민에 깊은 상처 남겨정치외교가 풀어내지 못한마음의 응어리 박감독이 치유요즘 베트남에서 박항서 축구감독 대표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한다. '파파'라는 애칭으로 '국민 아빠'의 반열에 올라 베트남 최고 유명인사가 됐다. 지난해 12월, M-150컵 대회에서 한일전만큼이나 뜨거운 라이벌 태국과의 경기를 2대1로 이겼고, 올해 1월 아시아 23세 이하 축구선수권대회 준우승에 이어, 이번 2018 아시안게임 4강 진출의 쾌거를 만든 그의 실력이 만들어낸 성과일 것이다. 덕분에 한국인 베트남 관광객들은 공짜 밥에, 공짜 술까지 얻어먹게 되었고, 거리에서 만나는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인을 만날 때마다 하이파이브를 외치며 반가움을 표하고 있다고 한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서 만들어내고 있는 '한국 열풍' '한국 예찬'을 보며 마음이 흐뭇해지는 이유는 단지 그가 일궈낸 축구에서의 성과만은 아닐 것이다. 과거 한국과 베트남은 베트남 전쟁이라는 악연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3년간 치렀던 한국전쟁보다 무려 5배나 긴 15년간의 전쟁기간 동안, 한국은 10여 년에 걸쳐 30만명의 군대를 파병했다. 이 전쟁에서 한국병사 5천여 명이 전선에서 사망했고 1만명 이상이 다쳤다. 지금도 1만6천여 명에 이르는 고엽제 환자가 전쟁의 후유증을 견디며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 베트남 국민의 피해는 이보다 훨씬 더 컸을 것이다. 1천여명이 넘는 베트남 양민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빈안 학살'과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한국군에 의한 양민학살, 한국인 2세인 '라이 따이한'의 아픔이 베트남 현대사에 새겨져 있다. 그동안 이런 양국 국민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어 왔다.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고, 2001년엔 서울을 방문한 베트남 주석에게 "불행한 전쟁에 참여해 본의 아니게 베트남인들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은 베트남을 방문해 "우리 국민들은 마음의 빚이 있다"고 말했고, 2017년 문재인 대통령 역시 베트남을 방문해 "한국은 베트남에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고 했다. 공식 사과로 보기는 어려운 유감 표명 정도의 발언이다. 우리는 늘 '위안부'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일본을 비판하며 공식사과를 요구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베트남 국민들에게 당당한가? 스스로 자문해볼 때 흔쾌히 동의가 되지 않는다. 물론 우리가 일으킨 전쟁은 아니었지만 양국 국민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긴 일임은 분명하다.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양국 국민에게 정치외교가 풀어내지 못한 마음의 응어리를 박항서 감독이 치유해주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하다. 이런 노력들이 어우러져 한국과 베트남이 새롭고 건설적인 관계로 발전해가길 희망한다. 때마침 문재인 대통령은 '신남방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며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해 가고 있다. 드라마, K-POP 등 '문화 한류'에 이어 '스포츠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박항서 감독의 성취가 더 많은 분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 더 많은 양국 국민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기를 희망한다. 아울러 정치외교가 감당해야 할 몫도 당당히 실천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염원한다./윤종군 동아방송예술대 교수·문재인대통령 前 청와대 행정관윤종군 동아방송예술대 교수·문재인대통령 前 청와대 행정관

2018-09-04 윤종군

[수요광장]쓸모 있는 사람

다양한 분야 능력자들 '수두룩'서로 도우며 성장 사회적 기여 확장집단지성 살아있는 '신인류 50+'고립되지 않고 선배로서 역할 중요지금 부족한 것은 돈이 아닌 '신뢰'우리 사무실은 공공(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에서 지원하는 코워킹 스페이스에 입주해 있다. 입주해 계신 분들과 틈틈이 근황도 나누며 협력의 기회를 도모하기도 한다. 지난주 같은 사무실에 있는 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분이 내게 물었다. "대표님은 앞으로 뭘 하고 싶으세요?" 나는 대답했다. "쓸모 있는 사람으로 나이 들고 싶어요."이제 더 이상 특별히 무엇을 이루거나 되겠다는 성취 욕구는 그리 강하지 않다. 대신 어떤 존재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자주 한다. 나에게도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사회적 역할, 명함 없는 시기가 올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는 많은 시간이 주어질 것이다. 그 시기,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내 삶의 질을 좌우할 것이다. 우리의 부모세대, 노년의 꽤 긴 시간을 홀로 지내신다.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당신의 최대수명을 80으로 예상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덧 훌쩍 80을 넘어선지 오래다. 50대 초반이었던 5~6년 전 집에 놀러 오신 어머니 친구분의 목소리가 오래도록 내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이렇게 혼자 오래 살 줄 몰랐어…" 머리 쓰는 일보다는 몸이나 손으로 할 수 있는 일,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일을 찾아 나이 60이 되기 전에 시작해서 몸에 익히고 싶다. 나눔운동을 하시는 분들은 '살아있는 것도 나눔이다'라고 하고, 타임뱅크(비시장경제 영역에서의 봉사활동을 시간적 가치로 환산하여 이를 기록하고 저장, 교환함과 아울러 봉사자와 수혜자의 전통적인 역할 구분에서 벗어나 양자 간의 상호 호혜적인 봉사활동을 지향하는 운동)에서는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라고 말한다. 나도 나눔과 쓸모의 통로로 누군가에게 의미가 있고 도움이 되는 존재로 살고 싶다. 그렇게 나이 들어 언젠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 감사히 그 도움 받으며 이번 생을 마무리하고 싶다. 그러나 그 '쓸모'도 결국 관계 속에서 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약한 연결의 힘을 믿으며, 새로이 느슨한 관계를 맺고, 기존의 느슨한 관계는 탄탄히 하고자 한다.오늘 우리 공유사무실 대표님 한 분이 유명한 동네 맛집의 꽈배기를 한 박스 사 오셔서 함께 나눠 먹었다. 지난주에는 PC가 말썽을 부렸다. 갑자기 이미지들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한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였고 IT컨설턴트에 벤처기업 CEO 경력의 나다. 추정되는 원인에 따라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했음에도 해결되지 않는다. 내 능력을 벗어나는 일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마침 비영리기관의 IT서비스를 지원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의 유능한 엔지니어가 내 옆을 지나간다. "저기요~" 급하게 그를 불러 세운다. 자리에 앉아 잠시 또닥또닥하더니 간단히 문제를 해결했다. 인터넷 브라우저에 깔린 확장 프로그램 문제라고 한다. 문제를 해결하고 대체할 앱까지 추천하여 교체를 했다. 역시 고수다. 이곳에는 정말 다양한 분야에 걸쳐 능력자들이 많다. 연극배우, 영화제작자, 예술가, 메이커,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 IT엔지니어, 홍보마케터, 컨설턴트, 작가, 마을활동가, 여행가, 변호사, 강사, 출판편집인에 이르기까지. 프리랜서 활동을 하는 분도 있고 대부분은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비영리단체 등 주로 비영리 또는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우리 사회를 위해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나를 포함하여 상당수는 과거 치열하게 각자도생의 삶을 살았던 분들이다. 단절된 관계 속에서 서로가 경쟁하며 자신의 소유를 늘리고자 애써왔을 것이다. 그랬던 이들이 이곳에서 서로 어울리며 전혀 관계없을 것 같은 서로가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한다. 이렇게 형성된 관계를 토대로 서로 돕고 나누며 함께 성장하여 사회적 기여를 확장해 가고 있다. 무기력한 노인이 되기를 거부한 후기 청년, 선배 시민들이다.고령화사회의 신인류 50+. 어쩌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이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삶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50+, 여전히 젊고 건강하고 유능하며 냉철하고 날선 집단지성의 힘이 살아 있다. 이들이 고립되지 않고 함께 어울려 선배 시민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다 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 부족한 것은 돈이 아니라 신뢰다. 오늘도 난 여전히 이분들께 얻어먹고 도움받으며 살고 있다./김수동 더함플러스 협동조합이사장김수동 더함플러스 협동조합이사장

2018-09-04 김수동

[오늘의 창]학교 좀 지읍시다

인천지역 주민들이 사흘이 멀다 하고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나 1인 시위를 열고 있다. 도성훈 교육감을 만나겠다는 항의성 면담과 방문도 잦다. 지역구 기초·광역의원을 섭외해 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 관계자와 자리를 만들기도 한다.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이랬다. 3차례로 나눠 급식을 하고, 음악·미술·과학 등 교과교실을 없애도 교실이 모자라고, 운동장에선 체육 수업도 제대로 못하니 이러한 '콩나물 교실'을 시급히 해결해달라는 것이었다. 등하교 통학버스를 타고 먼 거리를 긴 시간 이동해야 하는 문제도 고쳐달라고 했고, 새로 생기는 아파트단지 아이들을 어느 학교에 보내느냐를 두고 학부모들끼리 갈등을 빚자 해결을 요구하기도 했다.우리나라 교육기본법은 모든 국민이 능력과 적성에 따라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성별·인종·사회적 신분·경제적 지위 등을 이유로 교육에서 차별을 받아선 안된다고 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민이 평등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 간의 교원 수급 등 교육 여건 격차를 최소화하는 시책을 마련해 시행할 것을 강제했다.하지만 이들 주민은 단지 사는 곳을 잘못(?) 결정했다는 이유로 교육기본법이 보장한 권리를 침해받고 있다. 평등하지도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다. 하나같이 학교가 부족해서 생기는 일이다. 학교를 더 지으면 해결되는 문제다.학교 건축비와 교사 인건비는 정부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방정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칼자루는 교육부가 쥐고 있다. 그러니 최근 인천 국회의원들이 "인천에 학교 좀 지어달라"며 너도나도 교육부에 읍소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가 먼저다. 학생이 있기 때문에 교사도, 학교도, 교육부도 존재하는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 통폐합·이전 재배치, 교원수급 등의 고민은 교육부의 몫이다. 교육부의 고민까지 국민들이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김성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ksh96@kyeongin.com김성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8-09-03 김성호

[자치단상]'시민편의' 고양지원, 지법으로 승격을

먼거리 왕복 소송진행 경제·시간적 부담많은 인구 비해 사법행정서비스 못 받아市 추진 '100만 대도시 특례' 같은 맥락정치권·시민 연대 법률안 통과 노력 필요경기도는 수도권정비계획법, 군사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으로 인해 도시발전에 많은 제약을 받아왔다. 고양시의 경우 도시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대규모 산업시설 유치와 수준 높은 교육을 위한 종합대학 설립 등에 난항을 겪으며 수많은 어려움에 노출돼 있다. 그 사례 중의 하나가 의정부지방법원에 속한 고양지원이다.현재 경기도 지역의 지방법원은 수원지방법원, 의정부지방법원 2곳이 있다. 그 밖에 고양, 남양주, 부천, 성남, 여주, 평택, 안산, 안양은 지방법원에 속한 '지원'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지원은 지방법원의 기능의 일부만을 담당하고 있어 시민들에게 온전한 사법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양지원에는 민·형사사건 및 가사항소사건, 행정소송사건, 소년보호사건, 개인회생사건 및 파산면책 사건 등에 대한 재판관할권이 없다. 그래서 고양시민들은 1심 재판을 고양지원에서 받고 2심 재판은 의정부지방법원으로 가야 하거나 1심 재판부터 의정부법원에서 받아야 한다.경기북부 인구 330만명 중에 고양·파주지역 인구가 150만명인데도 불구하고 필요한 사법행정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재판은 여러 차례 법원을 오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먼 거리를 왕복하며 소송을 진행하는 동안 발생하는 경제적, 시간적, 사회적 비용은 고스란히 시민들의 부담인 것이다.가까운 서울과 비교를 해보면 지방법원 승격의 필요성은 더욱 명확해진다. 서울시의 경우 인구 1천만 명에 지방법원이 5개가 있다. 반면에 경기도는 인구 1천300만명이 거주하고 있고 서울보다 넓은 지역임에도 수원과 의정부 2곳에만 지방법원이 있다. 광역시인 인천까지 포함해도 인구 1천545만명에 지방법원이 3곳에 불과하다.2015년 12월 기준으로 지방법원 본원 관할구역 인구는 평균 168만명이고 지원 관할 인구는 평균 약 50만명이다. 이중 100만명 이상을 관할하는 지원은 고양지원(150만명), 성남지원(159만명), 안산지원(144만명)이다. 관할 인구를 따져봤을 때 고양지원을 지방법원으로 승격시킬만한 이유는 충분하다. 지방법원이 처리하는 본안 사건 수(2015년 기준)를 보면 지방법원 본원은 평균 5만5천건, 지원은 7천800건을 처리하고 있다. 지원 중에서도 2만건 이상 처리하고 있는 도시는 성남(2만7천건), 안산(2만5천건), 고양(2만4천건), 부천(2만1천건)이다. 오는 2019년 3월에는 수원고등법원이 신설될 예정이다. 경기도민 전체로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혜택을 받는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의 지역별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양지원을 지방법원으로 승격해 경기 북부지역 주민들의 사법평등권을 보장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시장이 사법부의 일인 지방법원 설치에 대해 언급할 필요성 있는지 의아해 하는 사람들도 있다. 고양지원의 지방법원 승격은 사법행정에 대한 일이긴 하지만, 결국 시민들의 편의와 삶의 질과 연결된 문제이다. 시민들의 뜻을 반영하여 선출된 시장이 시민들을 대표해서 시민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고양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100만 대도시 특례도 동일한 맥락에 있다. 고양시는 인구 100만 도시인 경기 수원·용인, 경남 창원시와 함께 대도시 특례를 추진하고 있다. 4개 자치단체장들은 '100만 대도시 공동대응기구' 구성을 준비하고 있으며 '100만 대도시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공동건의문을 채택하는 등 적극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다. 법원의 설치는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법률로 정하고 있다. 고양지원의 지방법원 승격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을 담아 관계 부처에 요구하고 지역구 국회의원과 시민과의 연대를 통해 법률안이 의결되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이재준 고양시장이재준 고양시장

2018-09-03 이재준

[참성단] 방탄소년단과 손흥민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양궁 남자 리커브 결승에서 우승한 김우진은 동료들이 갖다 준 태극기도 마다하고 굳은 표정으로 사대를 벗어났다. 금메달리스트의 의외의 행동엔 이유가 있었다. 결승전 상대인 후배 이우석이 은메달에 머물러 병역특례 혜택을 못받은 것이다. 자신은 8년 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은 마당이니, 병역혜택을 날린 후배 앞에서 우승 세리머니는 가당치 않았을 터이다. 현역 이등병인 이우석은 "남은 군 생활도 열심히 하겠다"며 결과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두 사람의 투명한 승부는 세계 1위 한국 양궁의 비밀을 짐작할 수 있는 명장면으로 오래 회자될 것이다.스포츠와 예술분야 스타들에게 병역의무 이행은 엄청난 부담이다. 군 복무 기간에 유일한 밑천인 고유의 재능이 사장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술·체육요원특례 제도가 도입됐다. 체육요원은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아경기대회 1위 입상자가 혜택을 받는다. 예술요원은 병무청장이 정한 국제·국내예술경연 입상자 등이 대상자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42명이 특례 수혜 대상자가 됐다. 손흥민은 특례 혜택으로 몸값이 1억유로(1천300억원)로 치솟았고, 소속팀 토트넘도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그러나 예술·체육요원특례는 운영과정에서 뒷말이 무성했다. 야구의 사례처럼 구기 종목의 경우 국가대표 선발 과정부터 잡음이 발생하기 일쑤였다. 2002년 월드컵과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때는 국민여론에 흔들려 대표팀 선수들이 특례혜택을 받았다. 정서적 당위가 법의 형평성을 허문 셈이다.급기야 방탄소년단이 병역특례제도의 형평성에 일격을 가했다. 방탄소년단이 최근 새 앨범으로 지난 5월에 이어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200' 1위에 오르자, 여론이 병역특례의 형평성을 성토하고 나섰다. 두 번이나 빌보드 앨범차트 1위를 기록한 전무후무한 업적은 당연히 병역특례감이라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맏형 진(김석진)은 손흥민과 1992년생 동갑이다. 클래식은 혜택을 받고 대중예술은 제외된 점도 납득하기 힘들다는 여론이 대세다.결국 병무청장이 예술·체육 병역특례를 전체적으로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안으로 국제 스포츠대회와 국내외 예술경연의 성적을 점수화하자는 '마일리지 방식'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다. 단기간의 업적만큼 장기간의 공헌도 배려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국민이 권력보다 현명해 보인다. /윤인수 논설위원

2018-09-03 윤인수

[시인의 꽃]풀꽃과 더불어

아파트 베란다/난초가 죽고 난 화분에 잡초가 제풀에 돋아서/흰 고물 같은 꽃을 피웠다.//저 미미한 풀 한 포기가영원 속의 이 시간을 차지하여무한 속의 이 공간을 차지하여한 떨기 꽃을 피웠다는 사실이/생각하면 할수록/신기하기 그지없다.//하기사 나란 존재가 역시영원 속의 이 공간을 차지하며/무한 속의 이 공간을 차지하며저 풀꽃과 마주한다는 사실도/생각하면 생각할수록/오묘하기 그지없다.//곰곰 그 일들을 생각하다 나는/그만 나란 존재에서 벗어나그 풀꽃과 더불어//영원과 무한의 한 표현으로/영원과 무한의 한 부분으로영원과 무한의 한 사랑으로//이제 여기 존재한다.구상(1919~2004)존재하는 것들의 존재방식을 환원한다면 시―공간으로 파악할 수도 있다. '나'란 누군가 있었던 자리에 잠시 머물렀다 돌아가기에 '지금―여기'는 살아있음을 알리는 표상이 된다. '난초가 죽고 난 화분'에서 또 다른 '잡초가 제풀에 돋아'나듯이, "나란 존재가 역시" '영원 속의 이 시간'과 '무한 속의 이 공간'을 임차하고 '흰 고물 같은 꽃'을 피워 올리고 있는 것. 그러나 쓸모없이 보이는 '풀꽃'도 누군가에게는 기쁨과 희망으로서 쓸데 있게 다가가듯이, 자아를 찾는 것도 이처럼 유의미한 원리로 작동된다. 길가에 홀로 핀 풀꽃을 마주하고 생각이 생각 속으로 이어질 때 '그만 나란 존재에서 벗어나' 나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 '풀꽃'만 남게 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영원과 무한 사이'에서 살아있음을 증명할 '한 표현'이 있다면 '한 부분'을 인정하고 '한 사랑'을 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쓸데없이 쓸모 있는 척하는, 당신도 '이제 여기' 진정으로 존재하게 되리니./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2018-09-03 권성훈

[방민호 칼럼]말의 피흘림

세상 사람은 모두 불쌍한 존재월급 못받고 주지도 못해 딱하다서로의 처지 관대하게 볼 줄 알고이해·동정의 마음 담은 말들아름답고 사랑스럽게 썼으면 한다인터넷이 지금처럼 활성화되기 시작한 때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이었던 것 같다. 그때 말의 피흘림도 함께 시작되었다. 인터넷 댓글은 피 흘리는 말들의 전시장 같았다. 댓글은 어떤 기사나 의견에 대한 반응을 나타내는 글인데,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문제를 다룰 때 그것은 거의 언제나 비판을 넘어 비난과 비방, 비아냥, 냉소로, 또 한도를 넘는 잔인한 공격으로 나타나곤 했다. 옳은 견해도 말을 아름답고 깨끗하게, 정중하게, 유머러스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그 거침과 투박함, 공격성으로 인해 듣고 보는 사람의 오해를 사고, 반발심을 불러일으키고, 심지어 그 올바름마저 옳지 못한 것으로 뒤바뀌기까지 한다. 옛날부터 말을 곱게 해야 한다 했다. 옛날에 국왕이 남면해야 한다고 한 것은, 단순히 남쪽을 바라보고 앉아야 한다는 것만 아니라 부드럽고 따뜻하게 다스려야 한다는 뜻을 내포한다. 국왕부터, 그러니까 지금 식으로 말하면 정치 지도자부터 말을 부드럽고 따뜻하게, 간결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곡진하고, 때로는 완곡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민심이 덩달아 편안해질 수 있다는 뜻이리라.말을 어떻게 쓰느냐 하는 것은 그러니까 우리 사회에서 지긋지긋할 정도로 넘쳐나는 좌니, 우니, 보수니, 진보니 하는 것보다는 그 말을 쓰는 사람이나 집단의 성정에 관계하는 것이다. 돌아가신 어느 대통령께서는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보면 부드럽고 완곡하게 말씀하시는 장면을 잘 보여주지 않았고, 이 때문인지 그분을 열렬히 지지하는 사람들 중에는 정치적 견해가 조금만 차이나도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자유자재로 퍼나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조롱과 풍자는 사회적으로 필요한 말의 쓰임 가운데 하나일 수 있지만 이것이 지나쳐서 같은 '편' 사람들조차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는 정도가 되면 아주 곤란하다. 그래도 그분은 뜨거운 사람이어서 그 안에 어떤 모순과 잘못됨이 있었는지 몰라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것은 감추지 않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던 것 같다. 그 후 말이 피 흘리는 일은 점점 더 심각해졌다. 지난 십 년 사이에 사람들은 진정함이 결여된 말의 성찬, 차라리 교활하다고까지 해야 할 어법에 잔인하고 비정한 짓누름의 말들을 '위'에서 보고 '아래'에서 함께 썼다. 말로 이루어지는 온갖 담론 장들, 토론과 댓글과 선언, 성명 같은 모든 곳에서 말들은 피를 흘린다. 상처가 덧나 염증이 생기고 병세가 아무리 심각해져도 사람들은 말쯤이야 자신들의 의지와 올바름과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한갓 도구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예전에 우리에게도 뛰어난 말의 예술사 한 분이 계셨다. 돌아가신 대통령 가운데 한 분으로, 늘 비방, 마타도어에 시달리는 처지였건만 야당 지도자일 때도 여간해서는 화내는 표정을 보이지 않으셨다.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거나 새해 인사를 할 때는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좌중을 따뜻하고 부드럽게 이끌곤 하셨다.이 분이 돌아가셨을 때 필자는 동교동의 어떤 출판사에서 책 편집 일을 하다 장례 주최 측에서 나누어주는 그분의 일기 발췌본을 받아보았다. 그중 어떤 부분은 음력설을 앞둔 때의 기록이었다. 거기서 그분은 설을 앞두고 생활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면서, 월급을 받지 못한 사람들뿐 아니라 월급을 주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동정을 금치 못하셨다. 그때 필자는 세상 경험이 적은 데다 없는 사람 편을 들어야 한다는 마음만 확고하던 때였다. 제때 월급 못 받으며, '노동 착취' 당하는 사람들을 말할 수 없이 동정하면서도, 월급을 주지 못해서 당하는 괴로움 같은 것이 있으리라고는 별반 헤아려 보지도 못했었다. 확실히 세상 사람은 모두 불쌍한 존재인 것이다. 월급을 받지 못하는 사람도, 주지 못하는 사람도, 그리고 돈이 아주 많은 사람도 사실은 불쌍하다. 사람들은 서로의 처지를 보다 관대하게 볼 줄 알아야 하고 이 이해와 동정의 마음을 담은 말들을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쓸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때가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방민호 문학평론가·서울대 국문과 교수방민호 문학평론가·서울대 국문과 교수

2018-09-03 방민호

[데스크 칼럼]울리지 않은 인천 사이렌

화재 대응 취약한 지하도상가·전통시장市, 서울시 첨단장치 벤치마킹·예산 타령만지능형시스템 구축비용 13억원인데 또 미뤄간담회만 열심히하고 실천 안하면 소용있나소리를 내는 경보장치인 '사이렌'은 1819년 프랑스의 C. C. 투르라는 발명가가 만들었다. 그리스 신화에서 나오는 신체의 반은 새이고, 반은 사람인 '사이렌'이라는 마녀가 아름다운 소리로 사람들을 유혹한 뒤 위험에 빠지게 한 데 착안해 그 이름을 따다 붙였다고 한다. 그 사이렌이 인천지역 화재 취약지역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낡고 오래된 시설물일수록 안전에 취약하게 마련이다. 다중이용시설 중에서도 화재에 취약한 곳이 지하도상가와 전통시장이다. 시설물 구조상 화재가 발생하면 대피하기도 불을 끄는데도 어려움이 많다. 결국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화재 발생 즉시 대응할 첨단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인천시는 신속한 화재 대응에 취약하다고 지적받고 있는 지하도상가와 전통시장의 첨단 화재 예방 시스템 설치에 유난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부평지하도상가만 해도 하루 평균 유동인구는 16만 명에 달한다. 부평을 포함한 인천지역 15개 지하도상가도 화재 대응에 취약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전통시장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지역 비상경보설비가 설치된 곳에서 81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이 중 34건(41.9%)이 경보가 울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6년에는 60건의 화재 중 33건(55%), 2015년에는 73건 중 44건(60.2%)에서 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았다. 특히 인천지역 비상경보설비 미작동 비율은 전국 통계와 비교했을 때 2배 가까이 높다고 한다.박남춘 시장은 지난달 29일 '대형 화재 예방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안전교육을 총괄하는 전문 조직을 꾸려 체계적으로 시민 교육에 나서는 경기도나 서울시 등 타 지역 사례를 벤치마킹해 인천지역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그런데 이번 간담회에서 제시된 의견들이 원론적이고, 탁상공론이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미 인천시가 서울시의 지능형 화재 대응 시스템을 벤치마킹했는데도 박남춘 시장이 주재한 간담회에서 "서울시나 경기도의 사례를 벤치마킹해서 좋은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얘기가 또 나왔다는 것 자체가 웃지 못할 일이 돼버린 것이다.인천시 관계자들은 인천지역 지하도상가 화재감지 시스템이 경보만 울리거나 화재경보등이 깜박이는 방식이라 불이 날 경우 이용객이 빠르게 대피하는 '화재 진압 골든타임'(5분) 확보가 더딜 수밖에 없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서울시의 첨단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그렇게 하고서도 '예산' 타령만 하며 장기과제로 미루고 있다.서울시는 아날로그식 화재감지기 오작동률이 약 70%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모든 지하도상가와 전통시장 등에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화재 대응 시스템을 구축했다. 무선망(LTE)을 이용한 센서가 5초 이상 지속하는 열이나 연기를 감지하면 서울종합방재센터에 시장, 점포명 등을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전달된 정보는 소방서 등 관련 기관과 점포주에게 곧바로 전파되는 시스템이다. 유선망 CCTV를 통해 화재, 대피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관제할 수 있다.인천시는 200억원 규모의 지하도상가 특별회계를 운용하고 있다. 인천지역 지하도상가 전체에 지능형 화재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는 비용은 약 13억원으로 추산된다. 내년이 아니라 당장 올 추경 예산에 반영해도 무리가 없는 액수이지만, 인천시는 여전히 다음으로 미루겠다고만 한다. 인천시는 대형 화재 해결 방안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적극적으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천시의 행태를 보면 간담회만 열심히 개최할 생각인 것 같다. 말로만 떠들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8-09-02 이진호

[발언대]몸캠 음란 채팅·영상, 유포 협박 대처는

몸캠피싱은 단순 금전 목적인 보이스피싱에서 발전한 몸+캠(Cam)+피싱(Phishing) 합성어로 신종 사이버 범죄다. 몸캠 피해건수는 ▲2015년 102건 ▲2016년 1193건 ▲2017년 1천234건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으며, 채팅앱의 발전에 따라 청소년들까지 그 피해대상이 점차 늘고 있다. 특히 각종 휴대폰 채팅앱(skype 등)을 통해 낯선 여성이 대화를 신청한 뒤 차츰 음란한 대화로 이어지고, 별도의 가입인증 절차가 필요 없고, 기록 또한 남지 않는 영상채팅앱을 다운로드하도록 하는 수법이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 몰래 별도의 악성앱(*apk 파일형식)이 자동 설치되어, 영상통화 중 피해자의 휴대폰에 저장된 전화번호, 사진 등이 순식간에 해킹되고, 음란채팅 중 이루어진 피해자의 영상 또한 별도의 영상캡처 프로그램을 통해 몰래 녹화된다. 피해자는 녹화된 자신의 음란 영상을 가족과 친구, 직장동료 등 주변 지인들에게 유포하겠다는 협박에 시달려, 극심한 정신적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심각한 경우 계속된 금전 요구와 협박에 견디지 못해 '극단적 선택'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그렇다면 과연, 몸캠에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까? 우선, 사전 피해예방을 위해 출처가 불분명한 불법 채팅앱, 사이트 이용을 하지 말아야 한다. 또 낯선 사람과의 채팅이나 문자초대에 절대 수락하지 말고, 불분명한 파일, 문자 등은 절대 열어보면 안된다. 개인이 소지한 휴대폰 환경설정 기능을 활용하여 '알 수 없는 *APK파일' 등 출처 불분명 앱이 사전에 설치되지 않도록 차단 설정한다. 부득이 몸캠 관련 협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즉시 112로 신고한다. 영상채팅 악성앱을 바로 삭제하되, 설치 전 다운로드한 압축된 형태의 ZIP·RAR파일과 채팅 내용 캡처, 금전요구 계좌 및 협박문자 등을 증거로 보관한 후 수사기관에 사건 접수 시 함께 제출한다. 유포 영상 삭제는 한국여성인권진흥원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02-735-8994)를 통해 상담을 하고, 구글 알리미(Googlie alert) 서비스를 이용해 유튜브 유포에 대응해야 한다. 몸캠 피해는 혼자 고민하지 말고 가족 및 관련기관과 상담해야한다. 이와 함께 수사기관에 신고를 통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백우현 경기북부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 경사백우현 경기북부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 경사

2018-09-02 백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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