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자치단상]바다를 봐야 세계속 인천 만들 수 있다

동북아허브 국제공항·서해 최대 인천항등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 불구 바다 등져다행히 '해양친수공간' 조성 노력 바람직남북교류·동북아 경제·문화 중심지 기대'수도권의 관문', '서울의 외항' 혹은 '대한민국 제2의 항구도시', 흔히 인천을 수식하는 단어들이다. 이는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항구도시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붙여진 것들이다. 그리고 우리들은 이 수식어들을 자랑스럽게 여겨왔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정말 이대로 괜찮은지.인천을 제외한 다른 광역시들은 각자 구역의 대표도시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지역의 행정·문화·경제의 중심지인 것이다. 그런데 인천은 어떤가. 말만 광역시지 서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위성도시 정도로 여겨지지 않는가. 심지어 지난 지방선거 때는 '이부망천'이라는 망언까지 듣기도 했다. 서울 눈치를 보느라 서울에서 발생한 쓰레기도 인천 땅에 묻고 있으면서도 매립지 연장 여부도 우리가 주도적으로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인천시가 바다를 등지는 행정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바다를 놔두고 오로지 서울만 바라보며 살아온 것이다. 인천에는 동북아 허브공항이자 세계적인 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이 있으며, 서해안 최대의 인천항이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도 인천을 그냥 거쳐 가기만 하고 있다. 말 그대로 인천을 관문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억울하게도 인천은 그동안 균형발전논리와 수도권 과밀화 억제라는 명분으로 역차별을 받아왔다. 지난 9월에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의결된 국제자유 특구 제도 신설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지역특화발전특구에 대한 규제특례법 개정안에서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은 제외됐다. 송도경제자유구역만이라도 규제 프리존에 포함되길 기대했지만, 이 역시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송도국제도시가 세계의 도시들과의 경쟁에서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상황만 보는 내륙중심적인 사고에 발목을 잡힌 셈이다. 정부와 정치인들이 인천의 경쟁상대가 국내 타 도시가 아니라 세계의 도시임을 알지 못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그래도 이 와중에 다행인 점은 인천시가 서울 의존을 벗어나 바다를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인천시는 지난달 해안 철책을 걷어내고 친수공간으로 조성해 인천 해안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인천공항, 영종도, 송도국제도시 등 6곳의 거점을 잇는 세계적 해양관광벨트를 구축할 예정으로 해양친수공간 조성을 위한 조직도 신설했다. 계획대로 될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바다를 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여기에 첨언하자면 인천내항으로 인천시청을 이전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 인천의 정체성과 함께 원도심도 살릴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필자는 인천항만공사 초대감사로 재직하던 시절 평양에 가서 북한 남포시와 교류의향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후 아쉽게도 남북관계의 악화로 그동안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다행히 최근 문재인 정부의 노력으로 남북평화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이에 맞춰 문화·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교류가 이뤄질 예정이다. 연수구도 이에 발맞춰 남북교류협력 거버넌스 기반을 마련하고 교류 사업을 발굴·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8일 연수구와 인천항만공사가 맺은 지역발전 업무협약이 그 소중한 첫발걸음이 될 것이다. 남포를 거쳐 평양을 관광하고 중국 톈진과 상하이를 지나 일본 후쿠오카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동아시아 크루즈의 기점이 우리 인천 연수구가 되는 상상을 실현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나아가 동북아 경제·문화·평화의 중심지로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날 인천을 그려본다.그 옛날 백제인들은 인천에서 중국으로 사신을 보내 선진문물을 수입해 나라를 발전시켰다. 그 사신단이 떠나던 곳이 바로 우리 연수구의 능허대다. 얼마 전 개최된 '제9회 연수 능허대문화축제'도 백제인의 도전정신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한 행사다. 우리는 백제의 후손이다. 바다를 등지는 내륙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바다를 바라보던 백제인의 정신을 다시 살린다면 세계 속의 연수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고남석 인천 연수구청장고남석 인천 연수구청장

2018-10-29 고남석

[참성단]지방자치의 날

30일 17개 시·도지사가 모여 '자치분권 경주선언'을 발표한다. 지방자치의 날인 29일부터 31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제6회 대한민국 지방자치박람회'의 주요 이벤트다. 박람회는 전국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의 우수 자치행정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다. 이 자리에서 시·도지사가 일제히 자치분권 강화를 위한 중앙정부의 양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1991년 지방의회 선거를 시작으로 1995년 4대 지방선거로 대한민국 지방자치는 완전하게 부활했지만 제도 자체의 효용은 학계와 정치권에서 여전히 논쟁거리다. 자치분권의 역사적 기반이 뚜렷한 연방제 국가나 봉건제 역사의 국가에서는 지방자치가 활발하다. 중앙 통치체제가 완성되기 전까지 유지됐던 지방 자율의 역사가 자치제도를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반면 중앙집권 전통이 유구한 우리 지방자치는 중앙정부 종속적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재임 시절 "지방자치는 없고 지방선거만 있다"며 "지방자치는 2할의 자치"라고 권한과 예산 없는 지방자치를 혹평했다.문재인 정부는 지방분권에 호의적이다. 지방분권을 연방제 국가 수준으로 강화하겠다는 공언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고치고 행정·입법·재정의 자치권을 명시한 개헌안을 내놓기도 했다. 개헌안은 무산됐지만 자치단체와 자치의회의 요구에 호의적이다. 자치단체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 조정 등 자치재정 확대를, 자치의회는 의회 인사권과 정책보좌관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오늘 지방의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한 답변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지방자치단체의 권한 강화를 지켜보는 여론은 착잡하다. 늘어나는 권한과 재정만큼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독직과 비리가 커지고 지방자치의 고비용 저효율 규모가 더 커질까 해서다. 비리에 연루돼 사법처리되는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너무 많아 헤아리기 힘들다. 무보수 명예직으로 시작한 지방의원들의 보수는 대기업 임금 수준으로 늘었고, 외유성 해외출장은 관행이 됐다.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전임의 정책들을 폐기하는 매몰 비용이 엄청나고, 연임을 위한 선심공약에도 혈세의 낭비가 심각하다.'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학교'라는 말이 맞다면 대한민국 민주주의 학교는 위기일지 모른다. 지방자치의 권한 강화만큼이나,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등 지방권력의 자질 개혁도 중요하다. /윤인수 논설위원

2018-10-29 윤인수

[홍창진 칼럼]평등 사회

우리나라 성범죄는 남녀 사이에서불평등한 권력이 만들어낸 결과힘 있는 자가 행사하는 '인권유린'범죄없는 성숙한 사회 만들기위해서로 배려·존중하는 마음 지녀야최근 우리 사회는 '미투(Me Too) 운동'을 체험하면서 양성 평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남성과 여성은 구별될 뿐 차별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언론을 통해 수많은 성폭력 고발 사례를 접하면서 그동안 묵과하던 행동들이 범죄가 된다는 것도 바로 알게 되었습니다. 친근감의 표시로 변명되던 술자리 스킨십이 누군가에게는 평생 지워지지 않을 상처가 된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 사람도 많으리라 봅니다. 지난 3월 문화체육부와 국가인권위원회는 특별 조사단을 만들어 문화예술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성폭력, 성추행 고발을 접수했습니다. 100일간 진행된 특별 조사는 상당수의 고발 건이 시효가 만료되는 등 가시적인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성적 측면에서 얼마나 불평등한가에 대한 실상이 제대로 드러났고, 이것이 바른 변화를 이끌어내는 큰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제가 소속되어 있는 천주교 성직자계도 이번 미투 운동으로 큰 충격을 겪고 내부적으로 쇄신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등 성 평등에 관한 인식 전환을 체험 중에 있습니다. 특히 교구 소속 사제들은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닷새간의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았습니다. 또한 해당 사제에게는 정직이라는 중징계가 처해졌습니다.6년 전부터 서울대병원 부설 서울 해바라기센터에서 운영위원으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국립양성평등원의 성폭력 예방교육 강사 자격을 이수했고, 나름 준전문가 입장에서 성폭력 사례를 수십 차례 상담했습니다. 그런데 수많은 피해자를 대면하는 동안 한 가지 의문이 계속 되었습니다. '왜 성범죄가 발생하는가?' 한국 사회에서 성범죄는 남녀 간의 불평등한 권력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본질적으로 성범죄는 권력이 있는 쪽이 권력이 없는 쪽에 행사하는 인권유린입니다. 이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계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인간다움을 버리고, 인성보다 동물성에 충실하려는 저급한 의식에서 비롯됩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노인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저지르는 성범죄입니다. 단지 힘이 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힘없는 노인과 어린이를 범죄의 대상으로 삼는 것입니다. 이런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권력이 존재하는 어느 조직에서든 성범죄는 일어납니다. 사회에 속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인간에게 조직 생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조직은 여전히 여성보다 남성에게 훨씬 큰 권력이 부여되고 있습니다. 성범죄의 이면에 권력의 횡포가 숨어있다고 볼 때, 이 사회의 전 분야에 걸쳐 성범죄가 만연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인성이 문화를 만들어야 행복한 사회에서 살 수 있습니다. 동물처럼 힘의 논리에 의해 문화가 만들어지면 우리가 사는 이곳은 공포 사회가 되고 말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범죄를 없애려면 우선 인권운동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인 1948년, 유엔은 '세계인권선언문'을 선포했습니다. "모든 인간은 예외 없이 평등하다. 그 이유는 인간의 타고난 존엄성 때문이다"라고 요약되는 이 선언문은 인류 스스로 만들어낸 좋은 문화의 산물입니다.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기억하고 실천해야 할 생활지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천주교 신부는 한 성당, 즉 한 조직의 최고책임자입니다. 당연히 막강한 권력이 주어집니다. 더군다나 종교라는 특수성 때문에, 조직구성원인 신도들은 신부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합니다. 돌아보면 신자들의 인권을 무시한 경험이 많습니다. 성당 운영위원회 회의 때 위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결정지은 적도 여러 번입니다. 종교인과 신도는 구별될 뿐 차별되지 않는 것은 복음의 진리입니다. 이를 잊고 주어진 권력을 남용한 것입니다.가정에서 쉽게 아내 혹은 남편 그리고 자녀의 인권을 무시한 적이 없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인권 의식이 없으면 여러 가지 사고가 발생합니다. 성범죄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성범죄 없는 성숙한 사회가 되려면 대상이 누구든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홍창진 천주교 수원교구 기산성당 주임홍창진 천주교 수원교구 기산성당 주임

2018-10-29 홍창진

[시인의 꽃]따알리아

가을 볕 째앵 하게내려 쪼이는 잔디밭.//함빡 피여난 따알리아.한낮에 함빡 핀 따알리아.//시약시야, 네 살빛도익을 대로 익었구나.//젖가슴과 부끄럼성이익을 대로 익었구나.//시약시야, 순하디순하여다오.암사심처럼 뛰여 다녀 보아라.//물오리 떠돌아다니는힌 못물 같은 하늘 밑에,//함빡 피여나온 따알리아.피다 못해 터저 나오는 따알리아정지용(1905~?)국화과 여러해살이 풀인 다알리아(Dahlia) 꽃은 멕시코가 원산지로 스웨덴의 식물학자인 A. Dahl을 기념하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7~11월 사이 개화하는 이 꽃에 얽힌 전설이 전해진다. 영국의 고고학자들이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연구하던 중 한 여자 미라를 발견했는데, 그 손에 꽃 한송이가 있었고 공기와 접촉하는 순간, 그 꽃은 산산조각이 나면서 꽃씨가 되어 떨어졌다. 이를 영국으로 가져와 모종을 했더니 싹이 자라서 꽃이 피었는데, 이 꽃을 재배했던 식물학자 '다알'의 이름을 따서 '다알리아'라고 호명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 한창 '가을 볕 째앵 하게/내려 쪼이는 잔디밭'에 "함빡 피여난 따알리아"를 보면 살갗이 익을대로 익은 '색시 젖가슴'처럼 부끄러움도 없이 자태를 드러낸다. '순하디 순한 암사슴'같이 '연못가에 함빡 핀' 물오른 이 꽃의 꽃말은 화려, 우아, 감사 등으로 사람들 입가에서도 피어난다. 누군가에게 화려함으로, 우아함으로, 감사함으로 "피다 못해 터져 나오는" 다알리아를 보면 나는 어떠한 꽃으로 피어나 있는가, 자문하게 된다.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2018-10-29 권성훈

[데스크 칼럼]국내 경제 위기 언제 회복할까

대기업 실적 부진·증시 연중 최저점 기록소상공인 경영난 심화·장기 실업자 급증…전문가들 한국경제 미래 대체로 '부정적'미·중, 자국 우선주의등 세계경제 만만찮아한국 경제가 심상치 않다. 대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증시가 연중 최저점을 잇달아 기록하며 공황상태를 맞았고, 소상공인의 경영난 심화와 장기실업자 및 실업급여도 외환위기 후 최다를 기록하는 등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지난주 코스피는 2천27.15로 장을 마치면서 심리적 저지선인 2천선을 위협했다. 특히 10월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월간 기준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고, 주요 선진·신흥시장과 비교해도 하락률이 가장 컸다. 미·중 무역분쟁, 미국의 금리 인상 같은 대외 불확실성 속에 미국과 중국에 대해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 기업 불신 등이 충격을 한층 더 키우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문제는 국내 증시의 급락 여파로 10대 그룹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올해 150조원 넘게 줄었다는 점이다. 자산 상위 10대 그룹 계열 94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우선주 포함)은 지난 26일 현재 811조2천860억원(이하 종가 기준)으로 집계돼 작년 말 968조290억원보다 156조7천430억원(16.2%)이나 감소했다. 10대 그룹 상장사의 시가총액 감소는 고스란히 대기업들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는 만큼 한국 경제의 또 다른 암초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용지표는 현재 상황을 말해주듯 최악이다. 통계청 자료를 따져보니 구직기간이 6개월 이상인 '장기실업자'는 올해 1∼9월 평균 15만2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명(6.9%) 증가했다. 이는 현재와 같은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한 1999년 6월 이후 올해가 가장 많은 것으로, 1∼9월 실업자 수도 111만7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만1천명 늘었다.실업자가 많아지면서 실업급여 지급액 역시 약 5조3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실업급여(약 4조929억원)보다 약 9천448억원(23.1%) 증가하는 등 한국 경제 악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수출 동향도 불안의 연속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을 보면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153.96(2010년=100)으로 작년 9월보다 5.2% 줄었다. 올해 2월(-0.9%)에 이어 7개월 만에 감소했다. 효자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늘었지만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반도체의 전년 동기 대비 수출 증가율은 작년 9월 73.4%에서 올해 9월에는 27.7%로 하락했다.일자리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민간소비도 좀처럼 활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전분기와 비교한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1분기 0.7%, 2분기 0.3%, 3분기 0.6%로 세 분기 연속 1%를 밑돌았다.우리 경제의 허리 격인 소상공인의 경영난도 심각하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2015∼2017년 전국 소상공인 실태조사'에는 전국 소상공인 월평균 매출이 지난해 1천77만원으로 2015년보다 14만원 늘었고 같은 기간 월평균 영업이익은 294만원에서 304만원으로 10만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가율로는 각각 1.31%와 3.4%로 이 기간 물가상승률 2.9%를 고려하면 월 매출은 사실상 줄어든 셈이다.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갈수록 자국 우선주의로 치닫고 있는 경제 대국 미국과 중국의 통상마찰, 일본의 패권주의 등 세계 경제가 만만치 않은 현실속에서 한국 경제가 나아갈 방향은 있는지 걱정된다. 불안한 한국 경제가 이대로 주저앉을까 두렵다./신창윤 경제부장신창윤 경제부장

2018-10-28 신창윤

[발언대]쌀값 유감

"요즘 쌀값이 엄청나게 오르는 게 다 북한에 가져다줘서 그렇잖아"라는 말을 직접 들었다. 며칠 전 친정어머니가 다니는 절을 함께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불공드리기 전, 대웅전에 앉아 사는 얘기를 하던 노년의 아주머니들이 서로 맞장구를 치며 그런 이야기를 하고 계셨다. 불공이 시작되어 참견할 수 없었으나 만연한 거짓뉴스와 쌀값에 대한 오해에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 올해 통계청에서 발표한 10월 5일 기준 산지 쌀값은 20㎏에 4만8천693원이다. 20년전 450원 하던 라면 1봉지가 지금은 2배 가격인 900원 즈음에 팔리고 있고, 대중교통 요금도 600원에서 1천300으로 2배 이상 상승하였다. 소주 2배, 담배는 4배 이상 가격이 오른 것을 보면 2000년에 4만2천원(20㎏) 남짓하던 쌀값에 대하여는 폭등은 고사하고 올랐다고 말하기조차 민망할 지경이다. 쌀 20㎏ 한 포는 밥 200그릇에 해당하여 웬만한 4인 가족이 두 달가량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쌀값이 프랜차이즈 통닭 2.5마리 값과 같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과연 비싸다고 말할 수 있을까. 최근 오미자를 생산하는 젊은 농부의 웃음 섞인 한탄을 들었다. 한 잔에 5천원이 넘는 글로벌 체인의 커피 컵을 두 손에 든 분이 직거래 장터에서 한 봉지 9천원짜리 건오미자 가격을 2천원 더 깎아 달라고 떼를 쓰더라며, 어렵다고 하니 시골 인심이 사납다고 하더라는 얘기였다. 2ℓ짜리 7병 이상 우려먹을 수 있는 양인 그 건오미자는 올해 유난히 뜨거운 날씨 탓에 작황이 나빠서 젊은 부부가 상품성 있는 것만 밤새 일일이 골라낸 것이라고 했다.우리 사회가 서비스 요금이나 공산품에 비해 우리 농산물에 지나치게 가혹한 가격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때이다. 일미칠근(一米七斤), 쌀 한 톨 생산을 위해 농민들은 일곱 근의 땀을 흘린다는 말이 있다. 도시 소비자들도 농작물이라는 것이 땅에서 거저 자라는 것이 아닌 농민의 피와 땀의 결정이고 농업인의 생활을 책임지는 상품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농촌경제연구소에서는 올해도 8만t 내외의 쌀 공급 과잉을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의 쌀값과 관련된 이상 여론에 휘둘리지 말고 쌀값이 폭락했던 2017년도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초과공급이 예상되는 수량만큼을 시장에서 격리하는 등 쌀값을 지지해 주길 기대해 본다./황선화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황선화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

2018-10-28 황선화

[조성면의 '고서산책']넘버원 애장서, '문학의 논리'

임화의 빼어난 평론집으로우리 문단·정치·비평이론사를좌우 종횡으로 연결하는사통팔달의 문화 허브이자문학사의 보고라 할 수 있다고서 시장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장르는 시집이다. 다음이 소설이요, 평론집은 그다음이다. 이 같은 가격의 하이어라키를 수긍하기 어렵지만, 현실은 그렇다. 그렇다고 평론집들이 시장에서 다 죽을 쑤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임화의 '문학의 논리'(1940)나 최재서의 '문학과 지성'(1938)은 시집 못지않은 귀한 대접을 받는다. 임화의 '문학의 논리'는 한국문학사의 기념비적인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임화는 한국근대비평사의 '별'이자 한국문학연구자들이 넘어야 할 '벽'이다. 임화는 누구인가. 그는 불꽃같은 삶을 산 문학인이었다. 시집 '현해탄'(1938)을 남긴 시인이자 탁월한 외모로 네 편의 영화에 출연하고 주연을 맡기도 했던 '조선의 발렌티노'였다. 또 독일 표현주의 영화에 대한 평론을 비롯해서 모두 18편의 영화비평을 남긴 전방위적 문학평론가였고, 카프 서기장을 역임했으며, 해방공간에서 '조선문학가동맹'의 창설을 주도한 진보문학운동의 이론가요 지도자였다. 월북해서 남로당계 문인으로 활동하다 '미제 스파이 혐의'로 북한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 일본의 사회파 추리소설의 거장인 마츠모토 세이쵸는 임화의 이 비극적인 삶을 소재로 한 추리소설 '북의 시인'(1962)을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 연구들을 보면, 임화가 부당한 마녀사냥식 재판에 항거한 것으로 나와 있다. 군사재판을 받던 도중 안경알을 깨서 오른팔 동맥을 끊어 자살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1953년 8월 6일 사형 판결을 받기는 했으나 실제로 사형이 집행된 것은 1956년이었다는 새로운 주장도 있다. '문학의 논리'는 지금 봐도 여러모로 문제적인 평론집이다. 빼어난 논리와 평론가적 안목도 돋보이지만, 루카치 · 발자크 · 프리체 등 서구의 유명작가와 이론가들의 저작들이 인용되거나 활용되고 있으며 여기에 문화인류학에 대해서도 언급하는 등 지금 봐도 놀라운 첨단의 평론집이었다. 임화의 공식학력은 보성고보 4학년 중퇴가 전부이나 카프 초기를 주도했던 회월 박영희와 '무산자사'의 리더 이북만의 각별한 뒷받침이 있었다. '조선소설사'로 유명한 김태준, 역사철학자 신남철, 영문학도였던 시인 임학수 등 경성제국대학 출신 학자들은 물론 당시 문단의 거목이었던 월탄 박종화와도 깊은 교류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지적 배경이 필시 그를 최고의 평론가로 키워냈을 것이다. 얼마 전 '화봉문고'의 고서 경매에 연속해서 출품됐던 2권의 '문학의 논리'가 잠시 세간의 눈길을 끌었다. 임화가 자신의 평론집에 서명하여 회월과 월탄에게 선물했던 책이 각각 두 달의 시차를 두고 경매시장에 나왔던 것이다. 인천근대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문학의 논리'는 임화가 시인 임학수에게 증정한 서명본이라 한다. 이러한 사실들은 임화의 문단 인맥과 교류의 양상을 말해주는 귀중한 자료들이다. '문학의 논리' 초판본은 1940년 최남주가 사주로 있던 학예사에서 출판됐다. 사주는 최남주이나 운영은 임화가 도맡았다. 평론집 표지 디자인과 장정은 근원 김용준의 솜씨다. 근원 김용준은 화가이자 미술사가로서 유명할 뿐 아니라 '근원수필'이라는 베스트셀러 수필집을 낸 문필가이기도 하다. 이렇게 보면 '문학의 논리'는 빼어난 평론집일 뿐 아니라 우리 문단사와 정치사와 비평이론사를 좌우 종횡으로 연결하는 사통팔달의 문화 허브이자 우리 문화사의 안팎을 연결하는 문학사의 보고라 할 수 있다. 1986년 초가을 무렵 처음으로 임화의 평론들을 접하고 난 뒤 '문학의 논리'는 필자의 동경의 대상이었다. 서슬 퍼런 겨울공화국 시대 그 이름조차 금기였던 상황이었는지라 복사본과 영인본만으로도 마냥 행복해하다가 30년여의 세월이 흐른 뒤에 원본 소장의 꿈을 이룬 필자의 넘버원 애장서가 바로 임화의 '문학의 논리'이다./조성면 문학평론가·수원문화재단 전통교육팀장조성면 문학평론가·수원문화재단 전통교육팀장

2018-10-28 조성면

[참성단]불 꺼진 다다익선(多多益善)

1985년 11월 15일 국립 현대미술관 과천관 신축 상량식이 열렸다. 식이 진행되는 동안 미술 관계자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들렸다. 나선형 공간을 계단을 타고 빙 돌아 올라가게 만든 구조가 뉴욕 구겐하임미술관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구겐하임을 모방했다" "독창성이 없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김수근이 설계한 부여박물관의 '왜색 논란'까지는 아니더라도, 당시에는 꽤 시끄러웠다.결국 논의 끝에 그 공간에 백남준의 작품을 설치하자는 아이디어가 채택됐다. 이게 '신의 한 수'가 됐다. 88올림픽 개막과 함께 설치된 백남준 비디오아트의 걸작 '다다익선'은 그렇게 탄생했다. 지름 7.5m 원형에 높이 18.5m, 개천절을 의미하는 1,003개의 모니터 속에는 서울의 풍경과 굿판 등 퍼포먼스 사진과 '굿모닝 미스터 오웰', '바이바이 키플링' 등 위성 프로젝트의 영상을 탑재했다.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려면 나사형 공간을 걸어 올라가야 하는데 이게 꼭 우리의 전통 '탑돌이' 의식과 비슷하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는지 역시 백남준은 천재였다. 다다익선은 기단부에 10인치 522대, 2단에 25인치 195대와 3단에 20인치 103대, 4단에 14인치 93대, 상륜부에 6인치 TV 60대로 이뤄졌다. 모두 브라운관인 탓에 그동안 중간중간 화면이 꺼져 2003년 전면 교체했다. 그 후에도 2010년 244대, 2012년 79대, 2013년 100대, 2014년 98대, 2015년 320대를 수리하거나 교체했다. 그러다 올 2월 가동이 완전히 중단됐다. 더는 브라운관 TV를 구할 수 없어서다. LCD 모니터로 교체하는 방안과 철거 후 오마주작품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두고 의견 조율 중이나 결론을 내지 못해 여전히 불 꺼진 상태로 있는 중이다.지난 12일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더불어 민주당 이상헌 의원이 이 문제를 거론해 다다익선이 또다시 뉴스의 중심에 섰다. 이 작품은 현존하는 백남준의 대표작이자 규모 면에서 가장 큰 작품. 외국에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이 '다다익선 미술관'으로 더 알려진 것도 그런 이유다. 특히 올해는 작품이 설치된 지 30년이 되는 뜻 깊은 해다. 하지만 다다익선은 우리의 무관심속에서 8개월 째 먹통이다. 이는 우리 문화의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말로만 자랑할 뿐, 정작 고국에서 백남준은 저평가된 예술가로 푸대접을 받고 있다. /이영재 논설실장

2018-10-28 이영재

[월요논단]축제의 계절

평소 일상에서 느끼지 못하는설렘과 즐거움 안겨주는 행사일회성 아닌 지속 연구·발전시켜 '그 책 축제는 가볼만하다' 라는좋은 평가가 나와야 할 것이다매년 9월과 10월이 되면 우리나라 방방곡곡에서 축제들이 열린다. 지역 특산물 축제와 가을의 풍광을 만끽하기 위한 축제들이 대부분인데, 최근 몇 년 사이 각 지자체들이 책과 도서관에 관심을 기울이며 전국 곳곳에서 책 관련 축제들이 열리고 있다. 무엇보다 책을 주제로 하여 축제가 기획된다는 것은 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며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반가운 일이다.그런데, 전국에서 열리는 책 축제들을 보면 특색 있는 기획들이 보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많은 곳에서 출판사 부스들을 줄지어 세워놓고 단순히 책을 전시·판매하는 것에 치중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느 지역의 책 축제를 그대로 들어다 다른 곳에 옮겨 놓는다 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고,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거기서 거기인 비슷한 행사들이 많다. 이 와중에 출판사라도 재미를 본다면 다행이겠지만, 책은 거의 팔리지 않아 고스란히 다시 가져온다는 이야기도 많이 전해 듣게 된다. 그렇다면, 이 책 축제를 즐기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축제인지 다시 한 번 되짚어보아야 하지 않을까?책 축제에 대해 아쉬움을 갖다보면 부산 국제영화제 같은 영화 관련 축제들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영화제가 있는데, 보통은 일정한 기준에 따라 특별한 장르의 영화를 수집해서 상영한다. 그리고 영화 상영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물론 책을 영화와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긴 어렵지만, 영화제의 중심이 영화를 감상하는 것을 시작으로 영화 그 자체가 주인이듯 책 축제 또한 책이 주인이 되어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제 더 이상 여러 출판사를 불러 모아 책을 전시하거나 책은 빠진 채 체험 행사들로 채워진 행사가 아닌, 지역문화와 어울리고 각자의 특색을 지닌 깊이 있는 책 축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몇년 전 프랑스에 살면서 책에 관련된 행사에 참석하는 기회가 있었다. 프랑스의 유명한 작가의 탄생기념식을 하면서 그 작가의 삶에 대한 전시와 함께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 생각하면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조용하면서 깊이 있게 진행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언어가 부족하여 이해도가 낮았음에도 그 작가의 작품세계를 느끼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프랑스의 책 도시 베슈렐(Becherel)의 책 축제 또한 요란한 행사로 채워진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책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였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책을 만져보고 바라보는 신비로움은 특별한 기억을 심어주었다. 책 만드는 과정을 직접 해보는 체험은 조용하고 진지하고 깊이 몰입되면서 설렘을 듬뿍 안겨주었다. 이렇게 프랑스에서 경험한 책 축제에는 책의 중요한 부분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그림책 '중요한 사실'(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글. 최재은 그림.최재숙 옮김/보림)에서 그림책 작가는 본질적인 중요한 사실이 무엇인지 한 장면, 한 장면을 말해주고 있다. 눈은 차갑고, 가볍고, 하늘에서 살포시 내려오고,눈은 환하게 빛나고, 조그만 별이나 수정처럼 생겼어.눈은 언제나 차가워. 그리고 눈은 녹아.하지만 눈에 관한 중요한 사실은 눈이 하얗다는 거야.'눈이 하얗다'는 사실처럼 책 축제에서 가장 중심에 두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조용하고 쾌적한 공간을 마련하여 한 명 한 명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만들고, 그 속에서 책이 자기 존재를 드러내고, 책과의 만남이 깊은 인상을 남기는 것에 책 행사의 열쇠가 있지 않을까.축제라는 것은 일상에서 느끼지 못하는 설렘과 즐거움을 안겨준다. 그래서 우리는 축제를 기다렸다가 참여한다. 그런데 그 축제들이 일회성 행사로 행사를 위한 행사에 그치지 말고 '왜, 이 축제를 하는가'에 대한 중요한 물음과 답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조금씩 발전시켜서 축제 자체가 역사를 갖게 되어 '그 책 축제는 가볼만 하다'는 평가가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최지혜 바람 숲 그림책 도서관장최지혜 바람 숲 그림책 도서관장

2018-10-28 최지혜

[발언대]우리산업의 동반자, 외국인 고용허가제

최근 서울 도심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내국인과 차별 없는 근로조건을 요구하는 이주노동자 대회가 개최됐다. 같은 날 반대편에서는 최저임금의 최대 수혜자가 외국인 근로자라며, 불법체류자 추방 등을 주장하는 집회가 열렸다. 외국인의 국내유입에 따른 갈등의 한 단면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외국인 고용허가제'는 산업연수생 제도의 부작용을 보완하고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보다 안정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04년 도입된 제도이다. 2018년 10월 현재 약 25만여 명(비전문 취업 비자 소지자 기준)의 외국인근로자들이 한국의 산업 역군이 되어 우리 경제의 밑바탕을 함께 지탱하고 있다. 인천지역에만 약 3천770개 사업장에서 1만2천800여 명의 외국인근로자가 근무할 정도로 '고용허가제'는 이제 구인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의 산업현장에 있어 필수불가결의 제도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근로자, 특히 비전문 취업 비자(E-9)로 들어오는 경우 작업능력이 상대적으로 능숙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성실 외국인근로자 재입국 제도'를 통해 한 사업장에서 4년 10개월 근무 후 재입국해 근무하는 외국인들은 숙련된 기능인으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2018년 10월 현재, 인천 지역을 통해 입국하는 '성실 외국인근로자'만 해도 올해만 5천여 명에 육박할 만큼 사업체에서는 '전문'인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는 '고용허가제'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들을 위하여 '입국-체류-귀국'에 이르는 전 단계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문화와 언어적 차이에서 오는 여러 가지 갈등 해소와 근로자 숙련도 향상 등을 위하여 통역지원을 실시하고 있으며, 근로자의 숙련도 향상을 위한 재직 외국인근로자 훈련을 실시하여 근로자의 현장 적응력을 제고하도록 시스템적 지원을 지속해나가고 있다. '고용허가제'는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제조업 및 농축산·어업 사업주들에게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줄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다. 외국인고용사업체 역시 기술혁신 및 공정개발 등을 통하여 생산성을 높이고, 내국인 근로자가 취업하고 싶은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작업환경과 근로조건을 개선하려는 노력 또한 병행해야 할 것이다./김현생 한국산업인력공단 중부지역본부장김현생 한국산업인력공단 중부지역본부장

2018-10-25 김현생

[춘추칼럼]깨진 유리창의 법칙과 국정 운영

청와대 중심 정치 일상화·여당의 무기력언론자유 제한 등 대수롭지않게 간주하면정권 운명 바뀔수 있는 사태 발생할수도…국정 운영엔 무시할 만큼 사소한게 없다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은 1982년 '깨진 유리창 이론'을 발표했다.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 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간단한 실험을 통해 이 이론은 입증됐다. 구석진 골목에 두 대의 차량을 주차시켰다. 한 대는 보닛을 열어둔 채, 다른 한 대는 보닛을 열고 앞 유리창이 깨져있도록 방치했다. 일주일을 관찰한 결과, 보닛만 열어둔 차량은 이전과 동일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앞 유리창이 깨져있던 차량은 거의 폐차 직전으로 심하게 파손되고 훼손되었다. 이 이론이 주는 함의는 얼핏 사소한 것처럼 보이는 일을 방치하면 큰 문제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이론을 뒤집어 생각하면 최초의 변화를 야기한 작은 원인을 잡아내면 사태를 미리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1994년 뉴욕시장으로 선출된 줄리아니는 이 이론을 적용해 지하철과 거리 곳곳에 그려져 있는 낙서를 지우는 운동을 전개했다. 결과적으로 시장 취임 2년 만에 중범죄가 50% 정도 줄었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국정 운영과 접목시키면 주목할 만한 통찰력이 생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곧 1년 6개월을 맞이한다.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현 정부는 "이게 나라냐"를 외치면서 적폐 청산을 국정 운영의 핵심 기조로 삼았다. 한반도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열정과 도전은 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한국 갤럽 조사 결과, 집권 2년차 2분기 문 대통령의 지지도(60%)는 비슷한 시기의 노태우(28%), 김영삼(55%), 김대중(52%), 이명박(27%), 박근혜(50%)보다 훨씬 높았다. 그런데 대통령의 높은 지지 속에서 권력의 3대 축인 당·정·청에서 그동안 우려할 만한 많은 일들이 발생했다. 가령, 통일부는 지난 15일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리는 남북 고위급 회담을 풀(pool) 취재할 예정이었던 탈북자 출신 기자의 취재를 불허했다. 북한이 요청하지도 않았지만 상황의 특수성과 장소의 제한성을 근거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정무적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이런 조치는 현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과 정면 배치된다. 정부는 작년 7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내세웠다. 탈북자는 엄연히 대한민국 국민이고, 탈북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할 통일부가 탈북자라는 이유로 특정 기자의 활동을 제약한 건 분명 정의롭지 못한 것이다. 지난 3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흘에 걸쳐 대통령 개헌안을 발표했다. 국회에서 개헌안을 논의하기도 전에 청와대가 대통령 주도의 개헌안을 내놓은 것이 오히려 개헌을 가로막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무엇보다 청와대가 개헌만이 아니라 정부 부처를 제치고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청와대 중심 정치'가 일상화되고 있다는 불만이 많았다. 현 정부 들어 6명의 장관급 인사들에 대해 국회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지만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했다. 집권당인 민주당은 청와대의 졸속 인사 검증에 대해 비판 한번 제대로 하지 못했다. 심재철 자유 한국당 의원이 청와대 업무추진비를 폭로했지만 민주당은 자료 취득 과정의 불법성에만 집중하면서 청와대를 방어하는데 급급했다. 집권당은 그동안 청와대 눈치만 보면서 스스로 '청와대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하는 무기력의 극치를 보였다. 대통령 국정 운용 지지도가 높다고 "이것 하나 정도는 적당히 넘어가도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향후 경제가 어려워지고, 한미 관계가 꼬이면서 대통령 지지도가 하락하면 깨진 유리창의 법칙은 더욱 강력하게 작동될 것이다. 청와대 중심 정치의 일상화, 여당의 무기력 심화, 언론 자유 제한 등을 사소한 일로 간주하면 정권의 운명이 바뀔 수 있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단언컨대, 국정 운영엔 무시해도 좋을 만큼 사소한 일이란 없다./김형준 명지대 교양대학 교수(정치학)김형준 명지대 교양대학 교수(정치학)

2018-10-25 김형준

[풍경이 있는 에세이]페르소나의 정치학

일부 정치인 떠드는 말 거짓이란걸과거 발언통해 스스로 증명하는데여전히 가면 쓴채 큰소리 치고있다그들의 진짜 얼굴은 어디에 있을까너무 오래 탈 써서 아예 잃어버렸나잉그마르 베르히만이 1963년에 만든 '페르소나'라는 영화가 있다. 다소 어렵다는 평과 함께 인간의 심리를 철학적으로 잘 표현했다고 인정받는 작품이다.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면 이렇다. 유명 연극배우 엘리자베트가 '엘렉트라'를 공연하던 중 갑자기 말을 잃고 쓰러져 요양원으로 떠난다. 그녀를 돌보는 간호사 알마는 엘리자베트에게 인간적인 연민과 동정을 느낀다. 하지만 엘리자베트가 알마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을 구경거리로 관찰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공격적 태도로 바뀐다. 엘리자베트 남편이 방문했을 때 알마는 마치 엘리자베트라도 된 듯, 그녀의 말과 행동을 대변하는 이상한 증상을 보인다. 정신을 차린 후에도 알마는 점차 엘리자베트와 비슷해지다 마침내 두 인격이 하나로 겹쳐진다. 끝으로 가면서 영화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모호해지는데, 두 사람은 자아와 가면 사이에서 오히려 자신을 더 정확하면서도 고통스럽게 볼 수 있게 된다.'페르소나'는 원래 그리스 연극에서 '가면'을 뜻하는 용어로, 근대 심리학에서 '자아 밖의 자아' '가면을 쓴 인격' 등의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영화배우나 탤런트가 극 중에서 연기를 하면 그 배우는 자신의 삶이 아닌 극 중 인물의 삶을 살게 되는데, 이것이 말하자면 배우의 페르소나이다. 하지만 페르소나가 영화배우에게만 나타나는 건 아니다. 모든 사람은 본래의 자신의 모습과는 다른, 타자에게 비치고 싶은 또 다른 얼굴을 갖고 있다. 그것은 사람의 마음속에 '다른 얼굴'이라는 이름으로 내재해 있다 어느 순간 밖으로 슬그머니 나타난다. 가난한 사람이 부자인 척한다든지, 불우한 처지에도 행복한 듯 포장하는 경우가 있다. 때에 따라선 타인에게 해를 끼칠 목적으로 선한 양의 가면을 쓰는 일도 있다.특히 옛날보다 미디어와 SNS가 생활의 중요 공간이 된 요즘은 이런 형상을 더 흔하게 볼 수 있다. 미디어와 SNS상에서는 상대방과 '진짜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할 필요가 없어, 페르소나를 마치 나 자신인 것처럼 전면에 내세우기가 간편하다. 일례로 전화, 메일, 메시지 등을 통해 검찰이라고 사칭해 돈을 뜯어내려는, 소위 '피싱'이 요즘 심각하다. 그리 악의적인 것은 아니라 해도,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자신의 사진을 일명 '뽀샵' 처리해서 실제 모습과 다른 사진을 게재하는 일은 아주 흔하다. 타인에게 해가 되느냐 아니냐 차이가 있긴 하지만, 둘의 근본적인 작동원리는 같다. 즉 내 얼굴이 아닌 '페르소나'를 내세워 자신의 진짜 모습을 위장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진짜 얼굴과 페르소나 사이의 간격이 멀면 멀수록 진실로부터는 멀어진다. 특히 이것이 개인의 영역에서는 문제가 안 되지만, 타자와 어떤 식으로든 소통이 되는 과정에서는 '정치적'인 문제로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 기본적으로 정치란 개인과 타자 사이의 권력관계이기 때문이다. 페르소나가 타자의 영역으로 손을 뻗치는 순간, 우리는 두 얼굴을 구별하기 위해 희생과 대가를 치러야 한다. 진실과 허구 사이의 거리가 가까우면, 마치 알마가 엘리자베트에게 동정하고 연민을 느끼듯 타자를 이해하려 한다. 그러나 그 틈새가 커져 임계점을 넘으면 자연히 알마가 속았다는 걸 알고 분노하듯 우리도 공격하게 된다. 한번 속고 나면 그 실망과 분노는 다시 원래의 얼굴을 보인다 해서 쉬 해소되지 않는다.나는 오늘 우리 사회 각처에서 그런 과잉된 페르소나를 본다. 일부 정치가는 지금 떠드는 말이 거짓이라는 걸 과거 자신의 발언을 통해 스스로 증명하는 데에도, 여전히 가면을 쓴 채 큰소리를 치고 있다. 대기업이 회사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부당한 수단을 쓴다는 걸 다 알고 있는 데도, 마치 국가 경제를 위해 헌신하는 듯 애국 마케팅을 강조하기도 한다. 적폐세력과 내통해 법질서를 무참히 짓밟아 놓고도 아직도 잘못한 게 없다고 국민을 한참 아랫것인 양 깔보는 자들도 있다. 그들의 진짜 얼굴은 어디에 있을까. 너무 오래 두꺼운 가면을 쓰고 있어서 이제 진짜 얼굴을 잊은 건 아닐까. 아예 잃어버린 건 아닐까./정한용 시인정한용 시인

2018-10-25 정한용

[참성단]최종현 학술원

수원이 배출한 기업인 SK 고 최종현 선대회장은 기업이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을 '인재 키우기'라고 보았다. 한국은 자원이 부족한 만큼 사람이 가장 큰 자원이고, 기업 경쟁력도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었다. 1974년 개인재산을 털어 한국고등교육재단을 만든 것도 그런 의지가 담겨 있었다. 그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유학생을 선발했다. 그 조건이란 '학비·생활비 무료'였다. 1인당 국민소득 560달러이던 시절, 유학생 1인에게 연간 학비 3천500달러, 생활비 4천달러를 지원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지난 44년 동안 747명의 해외 명문대 박사를 배출한 것을 비롯해 3천700여 명의 장학생을 지원했다. 1973년 후원사를 찾지 못해 폐지 위기에 놓인 TV 프로그램 '장학퀴즈'를 살린 것도 그였다. 최 선대회장은 "청소년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이라면 열 사람 중 한 사람만 봐도 무조건 지원하겠다"며 아낌없이 후원했다. 덕분에 장학퀴즈는 국내 최장수 TV 프로그램이 될 수 있었다. 그는 장학퀴즈 500회 특집에서 "장학퀴즈로 벌어들인 돈이 7조원쯤 될 것이다. 기업 홍보 효과 1조~2조원,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교육한 효과가 5조~6조원"이라고 말했다.최 선대회장은 인재 양성에 대한 많은 어록도 남겼다. 1978년 한국고등교육재단 지원으로 유학 가는 학생들에게 "21세기 한국은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 되고 SK는 세계 100대 기업 안에 들어갈 것이다. 지금은 변방의 후진국이지만 인재양성 100년 계획에 따라 고도의 지식산업사회를 목표로 일등 국가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고, 그 말은 현실이 됐다. 고인의 뜻을 기린 '최종현 학술원'이 다음 달 공식 출범한다는 소식이다. 최태원 회장과 SK(주)의 출연 등 1천억원이 바탕이 됐다. 국가의 앞날을 누구보다 더 걱정했던 최 선대회장의 애국심, 자나 깨나 인재 발굴에 골몰했던 뜨거운 열정을 고려한다면 '최종원 학술원' 출범은 사실 늦은 감이 있다. 10년 전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때도 지금도 우리에겐 여전히 많은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최 선대회장이 타계한 지 20주기다. 고인의 뜻에 힘입어 '최종원 학술원'을 통해 한국의 미래를 이끌 많은 인재들이 육성되길 바란다. 누구도 하지 않은 일을 묵묵히 수행했던 고인이 유난히 그리운 요즈음이다. /이영재 논설실장

2018-10-25 이영재

[기고]가정폭력, 자세히 알고 제대로 대처하자

앞으로 닥칠 피해 막막하지만또 한편으론 가정 유지를 위해 신고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지원제도가 있으니꼭 경찰에게 도움 받기를 바란다가정폭력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가정폭력 사건은 2015년 1만1천908건, 2016년 1만3천995건, 2017년 1만4천707건으로 매년 1천500여건 이상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가정폭력은 무엇일까. 가정폭력은 쉽게 말해서 가정 구성원 일방이 그 상대방에게 신체적 또는 정신적, 경제적 피해를 주는 행위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가정폭력의 범죄 유형은 형법상 상해, 유기, 학대, 감금, 협박, 강간 또는 강제추행, 명예훼손, 강요, 사기, 공갈, 재물손괴 등 다양하다. 지역경찰관서(일명 지구대 또는 파출소)에서 근무를 하다 보면 '남편이 때린다'는 등의 이유로 각 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에 신고가 접수된다. 그러면 통상 코드0 또는 코드1(코드 네임은 긴급성과 중대성으로 나뉘며 숫자가 적을수록 사안이 중하다는 것이다)로 출동 지령을 하는데 이는 그만큼 가정폭력이 위험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가정폭력을 당한 피해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112신고를 접수한 경찰관은 현장 출입 및 조사를 실시한다. 또한 가정폭력 범죄 특성상 응급조치를 하게 되어있다. 첫 번째로 폭력행위 제지, 가·피해자 분리. 두 번째로 피해자 보호시설 연계. 세 번째로 피해자 치료기관 인도. 네 번째로 임시조치를 신청할 수 있음을 통보해준다. 임시조치는 검사 직권 또는 사법경찰관이 검사에게 신청하여 법원에게 청구하는 것이다. 다음은 임시조치의 내용이다. ▲1호 피해자가 주거하는 방실로부터 퇴거 등 격리 ▲2호 주거, 직장 등에서 100m 이내 접근 금지 ▲3호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4호 의료기관 위탁 ▲5호 유치장, 구치소 유치가 있다.하지만 수많은 가정폭력 범죄 신고를 받고 출동했지만 피해자는 가정의 유지를 위해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가정폭력 피해자에게 다양한 제도를 지원하고 있다. 첫 번째로 피해자 임시숙소 제도가 있다. 이는 각 경찰서 청문감사실에서 운용하는 것으로 가해자와의 분리를 위해 임시로 거처할 곳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에도 사용할 수 있는 단기간 지낼 수 있는 제도이다. 두 번째로 심리지원 제도이다. 가정폭력 상담 경찰관은 피해자의 요청 시 피해자의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고, 심리상태를 평가하여 피해자지원센터와 연계하여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또한 긴급여성전화 1366을 통하여 의료기관 및 전문상담기관과 상담을 할 수 있다. 세 번째로 의료 지원이다. 가정폭력으로 인한 피해가 확인될 경우 신체적, 정신적 의료비를 지원해주는 제도이다. 신청 절차는 병원에서 치료받은 진료비 영수증과 가정폭력 피해상담사실확인서 등을 소지하여 보호시설이나 의료기관, 관할 시·군·구에 제출하여 청구하면 된다. 좀 더 구체적인 절차에 대하여 궁금하다면 여성긴급전화 1366을 통해 상담받을 수 있다. 네 번째로 무료법률지원이다. 대한법률구조공단(전화 132), 한국가정법률 상담소(전화 1644-7077)를 통해 무료로 법률적 구조를 지원하는 제도이다. 마지막으로 신변보호 제도이다. 가정폭력 가해자는 보복 우려가 있기 때문에 경찰 민원실에 방문하여 신변보호 대상자 신청을 하게 되면 심사를 통해 선정이 된다. 이 경우 경찰은 주거지 순찰을 주기적으로 하고, 스마트 워치 대여(긴급 시 누를 경우 자동적으로 112신고)를 해줌으로써,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가정폭력 피해자 대부분은 범죄 피해로 인해 앞으로의 생활이 막막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가정을 유지해야 된다는 생각에 신고 여부를 혼자 쉽게 결정을 못 내리는 경우가 많다. 피해자를 위한 다양한 지원제도가 마련되어 있으니 혼자 힘들어 말고, 꼭 경찰에게 도움을 받기를 바란다./고정민 부평경찰서 철마지구대 경장고정민 부평경찰서 철마지구대 경장

2018-10-25 고정민

[기고]새로운 인천, 민선7기 시정운영계획

'시민과 함께하는 시정'등 5대 핵심 목표20대 전략·138개 과제·재정·입법 추진향후 4년간 비전·철학등 '큰 방향' 제시소통 통해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노력인천광역시는 지난 10월 15일 민선 7기 출범 100일을 맞아 향후 4년간의 시정운영계획을 발표했다. 민선 7기 시정운영계획은 지난 선거기간 캠프에서 수립했던 정책·공약, 당선 직후 '새로운 인천 준비위원회'에서 검토한 사항 등을 기본으로 취임 후 시 내부와 시민사회 및 전문가들이 주신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새로운 인천특별시대를 위한 지향점을 제시하고 실현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 계획 수립은 우선 미래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기본이 되는 시정비전 슬로건을 시민의 참여에 의해 설정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으며, 세부적인 시정전략 등을 마련하기 위해 내·외부 전문가 TFT를 구성해서 좀 더 체계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여 공약의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도록 정비하고 각종 토론회를 통해 시민들에게 시정운영 방향을 알리고 시민의 바람을 시책에 반영하는 소통 과정을 거쳤다.주요 내용은 시민과 함께 수립한 시정비전 '살고 싶은 도시, 함께 만드는 인천'을 구현하기 위한 5대 시정목표인 ▲시민과 함께하는 시정 ▲더불어 잘사는 균형발전 ▲대한민국 성장동력 인천 ▲내 삶이 행복한 도시 ▲동북아 평화번영의 중심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20대 시정전략, 138대 과제와 재정 및 입법 추진 계획이다. 5대 목표와 전략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첫 번째 시정목표인 '시민과 함께하는 시정'은 시민과 진심으로 소통하고 시민을 시정의 중심에 모시겠다는 민선 7기의 철학을 담았다. 두 번째 목표는 도시 불균형 문제를 해소해서 시민 모두가 지역과 상관없이 잘사는 인천을 만들어 가자는 철학을 담은 목표로 '더불어 잘사는 균형발전'이다. 세 번째로 우리 인천은 세계적인 허브공항과 경제자유구역, 항만, 산업단지 등 산업구조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할 수 있는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지라 볼 수 있다. 이에 우리 인천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바탕으로 인천의 성장이 대한민국의 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 생태계 조성, 창업과 일자리 창출을 실현하고자 하는 '대한민국 성장동력 인천'을 목표로 삼았다. 네 번째 목표인 '내 삶이 행복한 도시'는 시민이 삶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행복한 도시 인천을 궁극적인 시정 목표로 삼아 우리 시에 맞는 촘촘한 복지 정책을 마련했다. 마지막 다섯째 목표인 '동북아 평화번영의 중심'과 관련해서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평화의 흐름이 인천의 번영을 이끌 수 있도록 남북간 경제협력, 역사·문화교류, 동북아 평화교류의 거점 육성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의 지적처럼 해사법원 인천유치, 극지연구소 독립,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 및 규제 특례도입 등 주요 현안이거나 장기 민원에 대한 내용이 일부 빠진 것도 사실이지만 어느 하나 소외되지 않도록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려고 노력했다.이번 시정운영계획은 향후 4년간 민선 7기가 나아갈 비전과 철학, 목표 등 큰 방향을 제시하고 공약을 바탕으로 한 138개 과제들을 포함해 시정을 운영하겠다는 의미로 이해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시정운영계획은 이대로 마무리 짓는 것이 아닌, 향후 성과분석과 여건변화를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수정하고 보완할 계획이며, 원도심 활성화 계획 등 구체적인 분야별 종합계획도 후속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그리고 위에서 지적한 현안들은 과거부터 우리 시에서 중점적으로 관리해온 과제들로 지역 국회의원과의 정책간담회를 비롯하여 중앙부처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으며, 또한 일상 업무로서 앞으로도 계속 관리를 해가고 풀어나갈 계획이다. 시정계획에 대해 긍정적 시각뿐만 아니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하나, 부정적 견해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또한 중요하다. 민선 7기의 새로운 비전은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부족한 점에 대한 문제 제기 등 다양한 참여가 이루어질 때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인천은 서울, 부산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인구 300만을 넘어선 대도시로서 대한민국 2대 도시로 발돋움해야 할 때다. 민선 7기가 출범한 지 이제 100일 남짓 지나고 있다.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격려와 응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통해 시민과 함께 '살고 싶은 도시 인천'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박찬훈 인천시 정책기획관박찬훈 인천시 정책기획관

2018-10-24 박찬훈

[오늘의 창]책임지지 않는 권한

미사강변도시 일반상업지역에 오피스텔을 신축하려던 한 시행사가 하남시로부터 '하남교육지원청(이하 교육지원청)과의 협의불가'를 이유로 건축허가 신청이 불가처분되자 마지막 선택수단으로 행정심판을 선택했다.시행사가 인·허가권을 가진 관(官)을 상대로 행정심판을 청구한다는 것은 자칫 사업의 존폐를 담보해야 하는 위험부담을 떠안는 일로 흔치 않은 일이다.추후 행정심판 결과가 '인용'으로 된다면 해당 시행사는 오피스텔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돼 한숨을 돌리게 되겠지만, 그동안 입은 수십억원의 손실을 보상받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기각' 결정이 내려지면 행정소송을 가거나 아예 사업을 포기해야만 한다.현재 건축허가 불가처분의 원인이 교육지원청의 '협의 불가'인데도 불구하고 해당 행정처분과 관련해서는 제3자에 해당되기 때문에 시행사가 교육지원청을 상대로 책임을 물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사실상 교육지원청이 해당 시행사에 미사강변도시의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비친다. 시행사도 "우리를 볼모로 LH에 학교 신설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불편한 감정을 토로하고 있다.이러한 갈등은 미사강변도시의 과밀학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계속 제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교육지원청은 과밀학급의 문제가 오로지 LH의 잘못된 도시계획으로 벌어진 일이라며 전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은 미사강변도시 토지이용계획을 마련할 당시 동의를 했고, 학급당 학생 편성기준을 당초 35명에서 30명으로 줄인 것도 과밀학급의 한 원인이라는 LH의 반박에 먼저 명확한 답변을 내놔야 할 것이다. /문성호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moon23@kyeongin.com문성호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2018-10-24 문성호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소이수신: 몸을 닦기 위한 방법

닦는다는 말은 길을 닦으면 수도(修道)이고 마음을 닦으면 수심(修心)인데 몸을 닦으면 수신(修身)이다. 수신은 몸을 씻는다는 세신(洗身)의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수심을 포함한 말이다. 마음이 본질적이고 궁극적인 존재이지만 당장에 존재하는 몸을 이야기하면 한량없는 마음은 그 가운데 갖추어져있다고 볼 수 있다. 심신을 닦아나가는 문제는 자기 자신의 존재 자체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사람 사람마다 가장 중요한 문제다. 또한 사회속의 생활인으로서도 가장 중요한 문제다. '중용'에서는 몸을 닦아나가는 방법 세 가지를 제시하였다. 하나는 호학(好學)이고 하나는 역행(力行)이고 하나는 지치(知恥)이다. 호학(好學)은 배움을 좋아한다는 뜻이고, 역행(力行)은 힘써 실행한다는 뜻이고 지치(知恥)는 부끄러움을 안다는 뜻이다.여기에서의 배움이란 중용의 도리에 관한 배움을 말한다. 어떤 것이 진정 인간으로서 내가 가야 할 길인가? 이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호학(好學)이며 이렇게 되면 지(知)에 가까워진다. 그것을 알고는 힘써 행하는 실행력이 필요한데 그것이 역행(力行)이다. 알고 나서 실행하려면 자신의 사사로움을 극복해야 하니 역행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인(仁)에 가까워진다는 의미이다. 배우고 실천하는 학행(學行)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하기 위해서는 나태함을 부끄럽게 여기며 자신을 분발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나태해질 때 부끄러워할 줄 알고 분발시키는 힘은 용기(勇)에 가깝다. 삼달덕(三達德)이라 부르는 지인용(知仁勇) 세 가지는 배우고 행하고 부끄러워할 줄 아는 데서 이루어지니 이것이 몸을 닦기 위한 방법이다. 확충해보면 비단 몸을 닦는데 쓸 수 있는 방법이 아니고 어떤 기술적인 분야에서도 통할 수 있는 방법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8-10-24 철산 최정준

[참성단]맥아더 동상 방화

동상을 순례하면 그 나라의 역사를 일별할 수 있다. 동상은 역사와 정치와 분리될 수 없다. 그래서 역사적 사건을 바라보는 민족적, 정치적 시선의 변화에 따라 국내외 갈등의 중심에 선 동상이 적지 않다. 프랑스 식민지들은 해방이 되자마자 잔다르크 동상부터 참수해버렸다. 최근에는 뉴질랜드와 호주가 제임스 쿡 선장 동상 훼손을 놓고 이주 국민과 원주민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의 위인이 피해 당사국과 민족에겐 침략의 상징이다.파란만장한 근·현대사를 관통한 우리도 마찬가지다. 일본과는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싼 갈등이 현재진행형이다. 2011년 종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이후 일제 피해를 당한 동남아 각국은 물론 유럽과 미국에까지 진출한 소녀상은 반성하지 않는 일본을 고발하는 표상이다. 지난 9월 일본 우익분자가 대만 타이난시의 위안부 동상을 발로 찼다. 국내 여론은 마치 우리 소녀상이 모욕당한 듯 분노했다.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에게 눈엣가시다.박정희 동상을 둘러싼 시비는 업적과 과오가 너무 뚜렷해서다. 이념적, 정파적 시선이 한쪽만 본다. 지난해 박정희 탄생 100년을 맞아 기념재단은 기증받은 그의 동상을 세울 자리를 물색했다. 하지만 광화문은 서울시가, 용산 전쟁기념관과 상암동 박정희기념관은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혔다. 동상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약속으로 지어진 박정희기념관 창고에 들어가 있다. 그의 과오에만 집중하는 세력이 대세인 탓이다. 딸 박근혜가 탄핵당하지 않았으면 그의 동상은 지금 어디에 서 있을까 궁금하다.그런데 인천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방화사건은 확정된 역사적 사실을 전제하면 이해하기 힘들다. 인천상륙작전으로 6·25전쟁의 전세를 역전시켜 자유 대한민국의 영토를 지켜 낸 맥아더의 업적은 객관적이다. 최근 인천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죽산 조봉암 동상 건립 반대 여론이 일고 있다. 조봉암은 전향한 공산주의자였다. '전향'을 빼고 '공산주의자'만 보는 시선이니 수많은 탈북 전향자를 국민으로 품은 현실과 어긋난다. 마찬가지로 반미단체 회원이라는 이 모 목사가 하필이면 방화시위의 자유까지 지켜 준 맥아더를 표적으로 삼은 건 명백한 오조준이다. /윤인수 논설위원

2018-10-24 윤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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