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수요광장]함께 할 수 없는 것은 이민자가 아니라 혐오와 차별이다

뉴질랜드 테러로 전세계 큰 충격이주민·난민적대 국내도 예외 아냐고든 올포트 증오범죄 5단계 나눠부정적 발언·기피 극단행위 '씨앗' 평화 지키려면 내부 차별등 맞서야3월 15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지에 위치한 이슬람사원 두 곳에 백인 우월주의자 브렌턴 태런트가 난입해 총기를 난사했다. 현재까지 50명이 사망했다. 범인은 이민자와 난민, 특히 무슬림에게 반대하며, 백인들만의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믿는 극단주의자다. 그는 이 테러 장면을 생중계하기까지 했다. 이 사건에 관한 많은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무방비의 시민에게 총을 난사해서, 심지어 3살에 불과한 어린아이까지 살해한 행동에 어떤 논리적 해석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자괴감마저 든다. 주기적으로 벌어지는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테러에 전 세계가 다시 한 번 큰 충격에 빠져있으며, 한국사회도 더 이상 다른 나라의 상황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처지다. 왜냐하면, 이주민, 난민 특히 무슬림에 대한 혐오와 차별에 있어 더 이상 한국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불과 며칠 후인 3월 21일은 UN이 정한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이다. 이날은 196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샤프빌에서 벌어졌던 인종학살을 기리기 위해서 시작되었다. 샤프빌 사건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분리정책에 의해 통행증을 소지하고 다녀야 했던 흑인들이 경찰서에 통행증을 반납하는 비폭력 시위에 백인경찰들이 총기를 난사해서 69명이 사망한 사건이다.이 사건 이후에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백인 정부는 자신들은 인종차별을 하는 것이 아니며, 단지 각자의 차이에 따라 분리해서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종분리를 당연시하고 인종차별을 정당화하려 했다. 이에 UN에서 인종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이날을 세계 인종차별철폐의날로 정하고 전 세계에서 기념행사와 더불어 인종차별을 없애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날을 기념하여 기념일과 가까운 3월 17일 일요일에 전국 곳곳에서 행사가 이어졌다. 서울에서 진행된 인종차별철폐의날 기념행사 맞은편에는 비록 30여명의 소수의 인원이지만, 난민과 이주민 그리고 다문화사회에 반대하는 집회가 있었다. 이들은 이주민과 난민은 고국으로 돌아가야 되고,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은 분리되어서 살아야 된다고 주장한다. 과거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분리정책과 뉴질랜드 총기 테러범의 주장 그리고 며칠 전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반난민, 반이주민 집회의 주장이 시간과 공간을 넘어 매우 유사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난민 이주민 반대집회를 보며, 뉴질랜드 총기테러를 연상한다는 것이 너무 과한 상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현재 한국사회에서 혐오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일부의 사람들도 테러를 일으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이런 혐오와 차별의 끝에는 결국 이런 비극적 사건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사회심리학자 고든 올포트는 증오범죄를 5단계로 설명했다. 1단계 부정적 발언, 2단계 기피, 3단계 차별 및 은밀한 적대, 4단계 물리적 공격, 5단계 학살의 단계다. 한국사회는 현재 여러 단계에 걸쳐 다양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부정적 발언과 차별이 결국에는 극단적인 배제와 테러행위로 이어지는 씨앗이 된다. 인종차별과 혐오에 대한 대응에 국가와 사회가 전력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총격사건 이후,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우리는 200개 이상의 민족과 160개 이상의 언어로 구성된 자랑스러운 국가입니다. 이러한 다양성 속에서 우리는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상황 그리고 오늘 저녁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번 참사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공동체에 대한 공감과 지원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이러한 행동을 저지른 이들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가능한 가장 강력한 규탄입니다. 너희가 우리를 선택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너희를 단호하게 거부하고 규탄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살고 있는 곳 그리고 그 너머 세계가 평등하고 평화로운 곳이길 원치 않는 사람이 있을까? 함께할 수 없는 것은 이민자가 아니라 차별과 혐오다. 우리 사회를 평화롭게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노력으로 규탄하고, 한국사회 내부의 차별과 혐오에 온 힘으로 맞서야 한다./이완 아시아인권문화연대 활동가이완 아시아인권문화연대 활동가

2019-03-19 이완

[참성단]돌아온 반기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별명은 '기름 장어'다. 민감한 질문이나 난처한 상황을 매끄럽게 잘 피해간다고 해서 언론이 붙여줬다. 본인도 이 별명을 능숙한 외교관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여겨 싫어하지 않았다. 유엔 사무총장 취임 전 기자들에게 스스로 별명의 유래와 의미를 홍보했다. 미국의 한 방송 사회자가 질문마다 모호한 대답을 하는 그에게 "한국에서 당신을 왜 미끄러운 장어라 하는지 알겠다"고 했을 정도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반 전 총장이 대권 도전 움직임을 보이자 비판적인 언론으로부터 '기회주의자'로 집중 공격당하는 등 별명 때문에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하지만 반 전 총장 특유의 부지런함과 끈기는 당시 유엔 내에서도 유명했다. 재임 중 수단 다르푸르 사태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아프리카 연합 혼성 평화유지군 파견'이라는 공로를 세웠다. 특히 반 전 총장은 지구 온난화 문제를 국제적 관심사로 부각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도 10년 재임 기간 기후변화 분야의 성과에 큰 자부심을 가졌다. 그의 노력의 결실은 2015년 12월 체결된 파리기후변화협약이다. 이 협약엔 무려 195개국이 동참했다. 그는 이 협약을 위해 전 세계를 직접 뛰어다니며 세계 각국 정상을 만나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반기문이 '미세먼지 해결사'로 돌아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 위원장직을 그가 수락했다. 그의 등장으로 대중국 외교력 및 국제사회 영향력으로 인해 미세먼지를 둘러싼 한·중 외교는 새 국면을 맞게 됐다. 하지만 중국의 오만한 태도로 인해 획기적인 돌파구가 마련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래도 유명무실하게 방치돼 온 국무총리실 미세먼지특별위원회보다는 외교 전문가로서, 중국 등 주변국과 미세먼지 문제를 협의하고 중재할 능력을 갖춘 반 전 총장의 능력이 더 돋보일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반 전 총장은 UN사무총장 퇴임 후에도 기후변화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지난해 3월 서울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인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의장에 선출됐는가 하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과 뜻을 모아 기후변화 글로벌위원회(GCA)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지금 우리에겐 암만큼 무서운 게 중국발 미세먼지다. 좋은 의미의 '기름 장어'답게, 미세먼지 척결을 위해 그의 외교적 능력이 발휘되길 기대해 본다. /이영재 논설실장

2019-03-19 이영재

[기고]멈추는 공장 잃어가는 경쟁력

제조업 재고율, IMF수준 가까워높아진 기술력 자랑 중국과 대조한국, 화려한 성장에 안일한 운영정부개입 '온전한 상태' 착각 문제실제 지표들 경고… 대처 필요하다제조업들의 공장가동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데 생산품의 재고율은 올라가고 있다. 이는 생산품들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고 상품의 판매가 활발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하고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치게 된다. 통계청은 지난해 12월 제조업의 재고율이 1998년 IMF 외환위기 수준으로 다가섰음을 발표했다. 팔리지 않는 물건이 쌓이고 공장은 시설을 놀리지 못해 생산을 하는 실정이다.경기 탓을 하기엔 남들의 상황을 보면 그렇지도 않다. 흔히 우리나라를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샌드위치 모양에 빗댄다. 일본의 높은 기술을 따라잡으려 하고 중국의 싼 인건비와 낮은 기술력에 비해 우리나라는 중국보다 기술의 우위를 자랑하며 '메이드 인 코리아'를 내세웠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다. 낮은 인건비는 여전하지만 중국의 기술력은 달라졌다. 우리나라를 앞설 만큼 다가섰다. 실례로 삼성의 휴대폰이 세계 1위를 차지했었지만 이번에는 간신히 1위를 지켰다. 그동안 중국 내 삼성 휴대폰이 압도적 우위의 점유율을 가졌었지만 이제 그들의 기술로 만들어진 기업들의 휴대폰 덕분에 작년 중국에서 삼성의 휴대폰 점유율은 1%를 넘지 못했다. 더 이상 싸구려 일회용의 '메이드 인 차이나'가 아니다. 중국에서 넘어온 토종 브랜드의 스마트폰은 심플한 디자인에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 생산휴대폰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특히 5G 기술은 메이드인 차이나의 부품을 쓰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우리나라에도 깊숙이 들어와 있다. 혹자는 지금 우리나라 제조업들의 생산율과 가동률 저하의 원인으로 경기침체를 들지만 틀렸다. 이는 우리나라 제조업들의 경쟁의 뒤처짐이다. 우리의 생산품과 기술력이 세계 시장에서 밀리고 있음이다. 과거의 화려한 성장곡선만 눈앞에 놓고 안일한 운영을 일삼은 덕분이다. 20여 년 전의 외환위기에 육박하는 위험선을 넘나들고 있음에도 태연한 모습부터 문제이다. 밖에서는 벌써부터 우리를 걱정하는 시각들이 조언을 하고 알림의 메시지를 주었음에도 아직까지 그 정도는 아니라며 우리만 문제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자동차 산업, 조선 산업 등 우리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산업이 흔들리고 정상 페이스를 보이지 않음에도 정부의 개입으로 온전한 컨디션인 양 흘러가는 것이 문제이다. 심폐소생술로 일시적으로 숨이 돌아온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적 문제가 깊다. 정부 개입으로 원활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처럼 보일뿐 크고 작은 생태 줄기가 말라가고 있다. 중소기업들의 폐업이 그렇고 정상적 수주의 발생이 줄어든 것도 그렇다. 경쟁우위에 서게 되는 것은 기술의 우위는 물론 비용과 품질이 받쳐줘야 한다. 이렇게 해서 생산된 물건들이 잘 팔려나가면 성장가도를 달리게 된다. 그런데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 가장 우선적으로 기업의 투자가 줄어들었다. 기존 기업들은 물론이고 해외 투자자들이 우리에게 투자를 하지 않는다. 게다가 우리 기업들이 방향을 잃었다. 대통령 앞에서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할 만큼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글로벌 경쟁에서 이겨야 살 수가 있는데 경쟁에서 이길 무기가 없다. 기술도 밀리고 인건비도 밀리고 발을 디딘 시장의 점유력도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 불리한 비용의 증가를 불러오는 경제정책의 강행은 현장의 손과 발을 다 놓게 만드는 일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가설이나 전망이 아닌 실제의 지표들이 보내는 경고이니만큼 지금까지와는 다른 대처가 필요하다. 여기서 다음 단계로 진행될 경우를 생각해 본다면 지금 해야 할 것들이 눈앞에 보일 것이다./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2019-03-19 김용훈

[경인칼럼]내재적 관점으로 우리 내부부터 화해하자

보수·진보 대립 '재생불능 과정' 진입 중이념적 내분 친일·친북 굳어질까 두려워'역사적 정의' 수정- '의심' 내려놓길국민 갈라 놓으면 정권탈환이 무슨 소용김영삼 정부부터 계산하면 보수와 진보 진영의 교차집권 기간이 26년이다. 그동안 보수와 진보진영은 각각 3명의 대통령을 세웠다. 우리 현대사의 압축성을 고려하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보수와 진보진영이 이념적 소통과 현실적 공존을 모색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지금 보수와 진보의 대립은 재생불능의 화석화 과정에 진입 중이다. 대립의 양상이 정치이익을 실현하려는 정당들의 정략적 기획 수준을 넘었다. 유튜브 등 새로운 매체로 개인무장한 대중들의 전면적 대치로 확산되고 있다. 진보와 보수 정당들은 '국민'을 강조하지만, 국민은 보수적 시민과 진보적 대중으로 분리 중이다.보수와 진보 진영이 서로를 인식하는 관점은 식민공간과 분단공간을 통해 고착됐다. 진보 진영이 보수 진영을 바라보는 시선엔 '친일(親日)' 세력에 대한 혐오가 있다. 친일 세력의 후예들이 해방공간의 혼란을 틈타 보수의 가면을 쓰고 역사적 정의를 훼손하고 왜곡한 것도 모자라 온갖 적폐를 누적해왔다고 본다.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인식하는 관점은 점잖게는 '친북', 거칠게는 '종북(從北)이다. 분단공간에서 진보 진영의 민주화 운동이 북한의 통일전선전략에 오염됐다고 강하게 의심한다.상대를 향한 두 진영의 혐오와 의심은 올해 들어 거대하게 폭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빨갱이는 일제의 용어라고 규정하고 청산해야 할 친일잔재라고 밝혔다. 진보 진영을 친북, 종북으로 의심하는 보수 진영을 친일 잔재 세력으로 지칭한 셈이다. 이렇게 되면 친일잔재 청산의 대상은 현상이 아니라 세력이 된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 연설에서 기사 인용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을 언급했다. 인용이라지만 해당 기사에 동의하는 진의는 모두가 안다. 연설에서 현 정부를 '좌파정권'으로 지칭했을 때 '좌(左)'에 담긴 중의적 의미 또한 모두 안다. 이러다가 '보수는 친일', '진보는 친(종)북'으로 자동 확정되는 이념적 내분이 굳어질까 두렵다.지난 한세기 우리 민족은 식민공간, 해방공간, 전쟁공간, 분단공간을 차례로 겪으면서 말할 수 없는 고초를 겪었다. 그럼에도 경제적 번영과 민주적 민주화를 성취한 기적을 일구어냈다. 그 공간을 거치면서 현재의 보수와 진보 진영이 성립했다. 시련으로 압축된 역사 속에서도 기적처럼 번영을 꽃피운 현재를 생각하면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의 성취를 인정하는데 인색할 이유가 없다.보수와 진보 진영이 내재적 관점에서 상대를 이해하는 관용적 태도가 절실하다. 상대에 대한 태도와 인식의 전환은 대북정책, 친일청산, 한미관계, 경제정책, 사회정의 등 모든 분야에서 반목 중인 현안을 서로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는 것으로 출발해야 한다. 대북정책을 예로 들면 진보진영은 보수진영의 엄격한 대북인식의 배경을 보수진영의 입장이 되어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 보수진영은 진보진영이 확신하는 대북 접근방식을 진보진영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입장을 바꾸어 시선을 교차하면 대북정책의 합의와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 역사문제도 마찬가지다. 진보진영은 보수진영의 현실적인 일본관을, 보수진영은 진보진영의 엄격한 친일청산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할 필요가 있다. 일본과의 현실적인 공존과 식민역사의 정의로운 청산의 타당성을 서로 인정하면 대일 외교의 전략적 역할을 서로 분담할 수 있다. 지금처럼 일본의 면전에서 한쪽만 죽어라 옳다며 싸우는 상황은 식민 역사 못지 않게 부끄러운 일이다.진보진영은 보수진영에 '친일' 낙인 찍기를 멈추어야 한다. 진보진영 인사들이 식민공간의 항일독립투사가 아니듯이, 보수진영 인사들이 2019년 오늘의 공간에서 식민 부역자의 친일 행위를 할 이유가 없다. 보수진영은 진보진영을 향한 '친(종)북' 낙인 찍기를 그쳐야 한다. 진보진영은 세 번의 정부를 세워 대한민국의 국체를 이어왔다. 불만은 있을지언정 부정하면 안된다. 진보진영은 자신만의 '역사적 정의'를 수정하고, 보수진영은 합리로 포장한 '의심'을 내려놓기를 바란다. 나라를 쪼개고 국민을 갈라 놓고서야 정권재창출이든 정권탈환이든 무슨 소용인가./윤인수 논설위원윤인수 논설위원

2019-03-19 윤인수

[노트북]사라져 가는 인천 근대건축물

일제강점기에 지은 인천 부평의 일본식 상가주택이 지역사회 관심 밖에 있다가 지난 13일 다세대주택을 짓기 위해 철거됐다. 아베라는 일본인이 식당을 짓기 위해 건축을 신청하는 문서와 도면이 남아있었고, 일제강점기 말 부평지역 시가지화의 흔적이라 건축학적·역사적 가치가 크다는 게 연구자들 평가였다. 하지만 건물 철거와 신축 관련 행정절차가 막바지에 다다를 때까지도 지자체는 물론 지역사회 전체가 몰랐다.오랫동안 인천 향토사를 연구해온 한 인사는 부평 근대건축물 철거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2016년 철거돼 주차장으로 변한 동구 송림동 1930년대 한옥여관을 언급했다. 일본 근대건축물 철거에도 시끄러운데 왜 근대한옥 철거 때는 조용했는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담은 글이다. 송림동 한옥여관이 무너질 때도 지자체, 언론 등을 포함한 지역사회가 조용했다.인천 중구 송월동의 근대건축물인 이른바 '애경사'(비누공장)는 2017년 거센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철거됐다. 이후 인천시는 문화재가 아니면서도 가치가 있다고 평가되는 근대건축물을 보존·활용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체감할 만한 대책은 없다. 최근의 부평 근대건축물 철거가 그 증거다.인천에 있는 근대건축물들이 철거되고 있다. 게다가 개발 압력이 높은 구도심에 몰려 있어 사라지는 속도는 시간이 갈수록 빨라질 수밖에 없다. 또 건축물 상당수가 개인 소유라 '보존해 문화유산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지역사회'와 '재산권 제한을 원치 않는 소유주'라는 상반된 입장이 충돌할 수밖에 없다. 개인 재산권도 근대건축물 보존·활용 정책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안이다. 근대건축물 보존·활용에 대한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인천시가 지역사회 의견을 모을 때다. /박경호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pkhh@kyeongin.com박경호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2019-03-19 박경호

[자치단상]골목이 행복해지려면

21개동 돌며 주민들과 쓰레기 치우며 소통'명예사회복지공무원' 복지 사각지대 해소옴부즈맨 운영 행정갈등 완화·신뢰성 강화'주민참여 마을 혁신의 해' 실현 위해 최선설 연휴 지나고 새해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아주 기분 좋은 일이 있었다. 지난 2월 8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시장, 군수, 구청장을 초청한 오찬간담회를 열었다. 전국 226개 기초단체장이 참석한 이날 모임에서 김부겸 행안부장관은 나에게 "남구청장으로 당선되고 초대 미추홀구청장이 된 김정식 청장님 반갑습니다"라며 반겼다. 순간 주위에 있는 단체장들은 가감 없이 부러움의 눈길을 건넸다. 이 이야기를 굳이 꺼내는 이유는 그동안 시·군·구 명칭변경이 정부에 의해 진행된 적은 있으나 주민의 의지로 이루어진 사례는 미추홀구가 유일무이하기 때문이다. 즉 마을 민주주의 실현의 전형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특별하다.'마을 민주주의 실현'은 정치를 시작하면서 항상 품고 있는 명제다. 마을 민주주의의 기본단위는 골목으로, 골목이 행복해야 주민이 행복해지고 국민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 이 지향점을 녹여 만들어진 것이 '골목 골목까지 행복한 미추홀구'라는 민선7기의 정책 비전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첫발은 청소행정으로 뗐다. 사실 쓰레기와의 전쟁은 쉽게 끝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어쩌면 임기 4년 내내 매진해도 해결될 수 없는 사안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주민들이 원하는 가장 시급한 사안이 "살고 있는 동네가 깨끗해지는 것"이라는 대목에서 더는 미룰 수 없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소통로드 21'을 내걸고 관내 21개 동을 한곳씩 다니기 시작했다. 공무원은 물론 주민들과 함께 쓰레기를 치우고 상습투기 지역을 없애는 방안을 찾고 한편으로는 원하는 이야기들을 들었다. 단순처리가 가능한 사안은 즉시 해결하고 예산이 수반되거나 장기 계획이 필요한 건은 관련 부서가 처리하도록 조치했다. 그 결과 7개월여가 지난 현재 조금씩 골목이 깨끗해지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사실 '골목골목까지 행복한' 비전을 구상할 때 지향점은 공동체 회복과 이를 통한 마을 민주주의 실현이다. 또한 그 바탕에는 복지와 인권이 있다. 청소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미추홀구 전체 인구 42만5천여명 중 기초생활수급자는 4만여명, 장애인 2만2천여명, 그리고 노인 인구 6만3천여명 중 74%가 기초노령연금에 의지하고 있는 현실이다. 동마다 맞춤형 복지팀을 설치하고 전담 사회복지공무원을 배치했으나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고심 끝에 해결책을 찾았다. 일명 '명예사회복지 공무원' 제도 운영이 그것이다. 명예사회복지 공무원이란 무보수 명예직 복지활동가로 주민 스스로 복지 위기가정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인적 안전망이다. 마을의 통·반장, 주민자치위원부터 집배원, 검침원 등 동네 구석구석을 잘 아는 이들을 위촉,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내고 따듯한 손을 먼저 내밀 수 있도록 제도화한 것이다. 지난 2월 13일엔 명예사회복지공무원 889명을 위촉하는 발대식을 가졌다. 연말까지 그 수를 배로 확대, 따뜻한 골목 경제를 만들고자 한다.정책이 하나 더 있다. 옴부즈맨을 제도권으로 들여와 운영하고 있다. 옴부즈맨은 전문적·중립적 시각에서 주민과 행정간 갈등을 완화하고 행정의 자기 시정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주민의 신뢰를 높이는 데 유용한 장치다. 바로 주민의 권익을 보호하고 행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강화하는 데 맞닿아 있다. 2019년 미추홀구 구정 목표를 '주민참여 마을혁신의 해'로 정했다. 올 한해도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주민의 마을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신발 끈을 단단히 묶고 부지런히 주민을 만나려 한다. 그 첫걸음은 이미 시작됐다./김정식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청장김정식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청장

2019-03-18 김정식

[오늘의 창]욕속부달(欲速不達)

"취임 9개월여가 지났는데 성과가 없다. 무엇을 한 게 있냐." 성급한 일부 시민들의 성화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엄태준 시장은 "욕심내고 서두르면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의미의 欲速不達(욕속부달)을 새해 화두로 정하고 시민들께 약속한 공약과 계획된 사업들을 하나하나 실천해서 '살고 싶은 이천, 떠나기 싫은 이천'을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엄 시장은 지난달 읍·면·동 현실에 맞는 현안사항을 주제로 정하고 주민들과 함께 토론하는 '타운홀 미팅'을 열고, 주민 스스로 마을 문제를 발굴·해결하기 위한 '행복한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이천시는 소그룹 현장을 직접 찾아 자유롭게 토론하고 다양한 의견을 청취·수렴하기 위해 '이천시장이 갑니다'라는 정책을 펴고 있다. 많은 계층과 소통하기 위해 10명 이상이 원하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토론장을 열고 있다. 지난 11일 처음으로 여성회관에서 주부들의 고민거리도 들었다.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여기에 엄 시장은 매월 2개 읍·면·동을 방문, 동사무소에서 하루 일과를 소화하며 기관단체장들과 간담회, 사무소 방문 주민들의 애로사항·건의사항 청취, 면담과 현장 방문을 동시에 진행하며 해결점을 모색하는 방문 간담회도 지난주 장호원읍에서 시작했다. 엄 시장은 "민선 7기 시민이 주인인 이천 구현을 위해 올해 관내 407개 마을을 한 번씩 방문하는 것을 목표로, 시민과 일상을 공유하고 시민이 느끼는 현장소통 체감도를 높이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어 "14개 읍·면·동 중 기존 1개 면마다 나눠주는 일률적인 예산 편성보다는 407개 마을 전체 방문, 주민이 원하는 곳에 예산을 집중 투입, 이천시 1조원 예산의 가성비를 최고로 높이겠다"며 "도로 포장 등 쉽게 낼 수 있는 것보다는 취약계층·어르신·장애인등 모든 시민의 삶의 질, 행복지수 제고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엄 시장이 욕속부달과 애민(愛民) 정신을 뚜렷하게 밝히고 느끼고 있는 만큼 느긋하게 기다려 봄직하다. /서인범 지역사회부(이천) 차장 sib@kyeongin.com서인범 지역사회부(이천) 차장

2019-03-18 서인범

[시인의 꽃]조화弔花

여기 호올로 핀 들꽃이 있어자욱-히 나리는 안개에잎사귀마다 초라한 등불을 달다아련히 번지는 노을 저쪽에소리도 없이 퍼붓는 어둠먼-종소리 꽃잎에 지다아 저무는 들가에 소복히 핀 꽃이는 떠나간 네 넋의 슬픈 모습이기에지나던 발길 절로 멈추어한 줄기 눈물 가슴을 적시다김광균(1914~1993)조화弔花는 고인에게 조의를 표하는 꽃으로서 삶의 한 가운데에서 죽음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다. 한번 가면 돌아오지 못하는 죽음의 초입에서 사계절 동안 하얀 옷을 입고 있는, 조화는 한 생명이 왔던 '순백의 시간'을 펼친다. 그리고 누구도 가로질러 갈 수 없는 죽음 앞에서 고개 숙여 애도하는 사람들을 맞이한다. 거기에서 인간은 세계라는 들판에서 '여기 호올로 핀 들꽃'처럼 내일이라는 미지의 '자욱-히 나리는 안개' 속에서 언제 꺼질 줄 모르는 '초라한 등불' 하나 달고 있는 생명체일 뿐이다. 이 순간도 '아련히 번지는 노을 저쪽에 소리 없이 퍼붓는 어둠'이 있다면, 그것은 '먼-종소리 꽃잎에' 지고 있는 누군가의 목숨인 것. "아 저무는 들가에 소복히 핀 꽃"을 보라. 그렇게 떠나간 이들의 '넋'이 슬프게 피어있지 아니한가. 이 봄날, 가슴에 묻은 사람들이 잊지 못해 하얀 그리움으로 당신을 찾아온 것이니.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2019-03-18 권성훈

[이명호 칼럼]기후변화 무관심이 불러온 재앙 '미세먼지'

에너지 사용·지구온난화로 발생오염 적은 '비싼 원료로 대체' 중요재택근무 등 탄력제도 확대 필요국내 에너지소비 매년2~3%씩 증가'적게 쓰는 경제' 생활화 전환 시급연일 미세먼지가 기승이다. 국가 재난사태라는 말까지 나온다. 지난여름 무더위는 저리 가라다. 한때 미세먼지는 고등어구이가 원인이라고 하여 논란이 일더니 지금은 원전과 중국발 원인 논쟁까지 겹쳐 진영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어제는 죽은 도시와 같은 하늘이 오늘은 청명한 하늘로 바뀐다. 기상이 미세먼지의 운명을 좌우한다. 우리 조상들이 기우제를 지냈듯이 하늘에 빌어야 할 상황이다. 그럼 기후가 좋으면 미세먼지는 발생하지 않는 것인가? 중금속과 응착된 발암물질로 분류될 정도로 건강에 해로운 미세먼지는 매일 거의 일정량 발생하고 있다. 모래바람이나 황사 등 자연에서 발생하는 먼지는 대부분 해롭지 않다. 해로운 미세먼지는 인간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대기 정체로 미세먼지가 농축되거나 다른 나라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우리나라에 도달하면 그때 고통이 시작된다. 기후를 통제할 수 없는 이상 우리는 '미세먼지 매우 나쁨'의 확률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인공강우나 바람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기후를 통제하는 시도가 있지만, 다른 지역으로 오염이 이동하는 것은 막을 수 없다. 결국 효과적인 방법은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는 것이다. 기상 조건을 제외하고 미세먼지 발생 원인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결과는 명확하다. 석탄발전을 포함한 연료연소, 자동차와 같은 이동오염원 배출이 가장 큰 원인이다. 특히 서울과 같은 대도시는 '교통'에서 발생한다.그래서 미세먼지 대책으로 석탄발전소에 저감장치 부착, 석탄보다는 LNG(천연가스) 연료사용, 경유차 운행 제한, 심한 경우에는 차량 2부제 등이 실시되고 있다. 이와 같은 것이 미세먼지 발생단계에서의 조치라면, 공기청정기(가정용 또는 스모그타워)는 발생된 미세먼지를 흡착하여 감소시키는 방식이다. 어떤 방식이든지 부수적인 비용을 발생시킨다. 미세먼지에 대한 근본 대책은 없는 것일까? 산업화를 미리 겪은 선진국들은 어떻게 해결했을까? 역사적으로 보면 공장 굴뚝의 매연을 성장의 상징으로 여기던 시기를 지나 1930년대부터 선진국에서 매연(스모그)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했다. 최악은 1952년 영국 런던의 템스강 유역에서 발생한 스모그로 3주 동안 4천여명이 사망했다. 이후 선진국들은 공장의 도시 밖 이전, 오염공장이나 에너지를 많이 쓰는 산업의 개도국 이전, 석탄사용 감축,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 에너지를 적게 쓰는 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거쳤다. 수십 년에 걸친 이러한 노력으로 개도국이 선진국보다 더 대기오염이 심각한 상황으로 역전되었다.결국 미세먼지는 에너지사용의 문제, 기후변화(지구온난화)의 문제이다. 전체적으로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오염이 많은 싼 에너지에서 오염이 적은 비싼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 방안이다. 정책적으로 에너지가 비싸 사용을 줄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는 지구온난화의 경고를 무시했다. 우리나라는 전기료가 싼 나라이다. 더운 여름에 손님을 끌기 위에 문을 열고 에어컨을 켤 정도로 에너지를 싸게 생각한다. 무더위를 에어컨으로 해결하려고 하는데 이는 대기를 더 덥게 한다. 미세먼지도 공기청정기로 해결할 수 없다.에너지 수요를 줄이는 또 다른 방법은 교통수요, 이동을 줄이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의 출퇴근 시간은 1시간 30분이 넘어 세계 최고다. 긴 이동 시간, 거리만큼 미세먼지가 더 발생한다. 차량 제한을 넘어 이동하지 않는 방법을 실시해야 한다. 재택근무다. 여러 연구들은 재택근무가 온실가스 감축에 효과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미세먼지 대책으로 시도지사가 재택근무를 포함한 탄력근무를 민간에 권고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실시되지 않고 있다. 제도적으로 재택근무, 화상회의 등 원격근무를 확대해야 한다. 선진국들은 대부분의 업무를 재택근무로 수행하는 비율이 5%를 넘고 네덜란드는 14%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순수한 재택근무는 통계조차 잡히지 않는다. 대부분의 OECD 국가들은 2000년대 들어 에너지 소비가 감소추세로 돌아섰는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매년 2~3%씩 증가하고 있다. 동일 부가가치 생산에 OECD 평균보다 1.5배 에너지를 더 쓴다. 1인당 에너지 소비도 OECD 평균보다 30% 많다. 에너지를 적게 쓰는 경제, 생활로 빨리 바꿔야 한다./이명호 (재)여시재 솔루션 디자이너이명호 (재)여시재 솔루션 디자이너

2019-03-18 이명호

[참성단]서울외신기자클럽 성명

토마스 제퍼슨은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선택하겠다"며 언론의 자유가 국가나 정부에 앞서는 가치임을 단언했다. 물론 언론의 자유가 없는 국가와 정부도 있다. 파시즘의 이탈리아, 나치즘의 독일, 공산주의 독재국가를 비롯한 모든 전체주의 국가나 정부가 그렇다. 하지만 국민의 자유를 박탈한 이런 국가나 정부는 혁명의 대상이지, 애국의 대상이 아니다.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지난해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로서 왕정(王政)을 비판해 온 자말 카슈끄지를 터키 주재 총영사관저에서 살해했다. 터키 수사당국은 암살단이 그의 손가락을 자르고 참수하는 현장의 녹음을 확보했다. 왕실 편에 있다가 왕정을 반대하는 언론인으로 변신한 카슈끄지를 사우디 왕실은 배신자로 규정해 처단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아랍이 가장 원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라는 그의 유고를 게재해 사우디 왕실에 항의했다.언제고 탄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언론인, 언론사는 남다른 연대감을 갖는다. 국내 언론이 탄압받던 시절 수많은 외신들이 한국의 진실을 알렸다. 독일 공영방송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는 목숨 걸고 1980년 광주의 비극을 세계에 알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사형 판결을 받자 '기로에 선 한국'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항의했다. 당시 한국인들은 한국인만 모르는 한국의 진실을 외신을 통해 마주했다.서울외신기자클럽이 16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언론 통제의 한 형태이고 언론 자유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13일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블룸버그 통신의 기자 실명을 밝히고 "미국 국적 통신사의 외피를 쓰고 국가원수를 모욕한 매국"이라고 비난한 데 대한 항의이다. 이 기자는 지난해 9월 문제의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수석대변인' 기사를 작성한 장본인이다. 이 기자는 이 대변인의 지목으로 비난의 '표적'이 돼 신변의 위협마저 느끼는 상황이라고 한다.민주화의 주역을 자초하는 더불어민주당이다. 민주당의 DNA에 언론탄압은 없다고 자부해도 토를 달기 힘들다. 그런 민주당이 기자 실명을 밝히며 '매국' 딱지를 붙여 지지 진영의 한 복판에 세웠다는 사실이 놀랍다. 서울외신기자클럽도 문재인 정부의 집권여당을 향해 이런 성명을 발표하게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윤인수 논설위원

2019-03-18 윤인수

[조성미의 나무이야기]역사의 암흑기 시련을 함께 한 한반도 고유종 미선나무

3·1운동과 임정 수립 100주년우리나라에만 자생 고유식물미선나무, 관심 높아져 재조명학계에 처음 보고된 지 올해로 100년을 맞이했기 때문봄은 쉬이 오지 않는가 보다. 갑자기 찾아온 꽃샘추위로 인해 겨울의 그림자가 채 가시기도 전인 이른 봄 척박한 돌밭에서 단아한 흰색의 꽃을 피우는 미선나무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더 큰 희망과 의지를 갖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온 우리 민족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있다. 올해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고유식물인 미선나무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재조명되고 있는데, 미선나무도 학계에 처음 보고된 지 올해로 100년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한 세기 동안 민족과 운명을 같이하며 역사의 암흑기를 이겨낸 한반도 특산식물 미선나무는 한국을 대표하는 나무이다.미선나무는 한국 식물학의 개척자인 정태현 박사에 의해 1917년 충북 진천 용정리에서 자생지가 발견되었고, 1919년 일본인 나카이 다케노신 박사에 의해 학계에 처음 보고되면서 한반도를 대표하는 특산식물로 전 세계에 알려졌다. 우리나라 나무 이름을 가장 많이 붙인 나카이 박사는 조선총독부의 지원 아래 한반도 전역의 식물에 대한 조사, 연구를 시행해 왔다. 미선나무와 개나리를 비롯한 327종의 학명에 '나카이'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어 우리가 접하는 나무 이름에는 일제의 흔적이 지워지지 않고 아직도 남아 있다. 학계에 보고될 당시 미선나무는 일본 이름인 '부채나무'로 소개되었다. 미선(尾扇)이라는 이름은 대나무 줄기를 잘게 쪼개어 둥글게 펴고 실로 엮은 뒤 종이로 앞뒤를 바른 둥그스름한 모양의 부채로 미선나무 열매의 모양이 이 부채와 닮았다 해서 붙인 이름이다. 미선은 옛날이야기 속 왕이나 옥황상제 옆에서 시녀가 들고 있는 하트모양의 부채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중국에서는 둥근 부채 같은 나무를 의미하는 '단선목(團扇木)'이라 부르며, 서양에서는 미선나무를 하얀 개나리를 뜻하는 '화이트 포르시시아(White Forsythia)'로 부른다.미선나무는 물푸레나뭇과의 낙엽이 지는 관목이다. 물푸레나뭇과에 속하지만 미선나무속에는 이 나무만 존재하는 1속 1종 식물로 그 어느 나라에도 없고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아주 귀한 나무이다. 그 희귀성과 식물분류 및 분포학적인 가치가 높게 평가되어 전국의 자생지들은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충북 괴산과 영동, 전북 부안 변산반도 등 5곳에 있는 자생지는 모두 깊은 산속이 아니라 마을 가까운 산자락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사람의 손을 쉽게 타서 수난을 당해 왔다. 특히 최초로 발견되어 천연기념물 14호로 지정되었던 진천의 자생지는 무단채취로 인해 훼손되어 1969년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되고 말았다. 미선나무는 볕이 잘 드는 산기슭에서 자란다. 다 자란 나무의 높이는 1∼1.5m 정도로 옆으로 가지를 많이 만들며 퍼진다. 가지는 끝이 아래로 처지며 자줏빛이 도는 반면 새로 난 어린 가지는 둥글지 않고 네모난 것이 특징이다. 3월에 피는 꽃은 그 어느 꽃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화사하고 아름답다. 꽃 모양은 개나리를 닮았지만 꽃이 좀 작고 하얀색이며 개나리보다 더 일찍 개화한다. 줄기를 타고 수북하게 피어나는 꽃은 일정한 간격으로 층을 이루며 한 자리에 서너 개에서 십여 개의 꽃들이 모여 달린다. 미선나무 꽃은 향이 없는 개나리와는 달리 지나가는 사람의 발길을 붙잡을 만큼 매우 달콤하고 좋은 향기가 난다.꽃이 먼저 피고 난 후에 나오는 잎은 가지 양쪽에 마주 보며 달리는데 끝이 뾰족하고 밑부분은 둥글며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미선나무는 꽃도 아름답지만 꽃이 지고 난 뒤 맺히는 열매는 더욱 매력적이다. 9월쯤 익는 얇고 납작한 열매는 가운데 두 개의 종자가 들어있고 둘레 부분이 얇은 날개 역할을 해 바람을 타고 날아갈 수도 있게 만들어졌다. 미선나무는 꽃이나 꽃받침의 색, 열매의 모양에 따라 구분해 부르기도 한다. 분홍꽃이 달리면 분홍미선나무, 상아색 꽃이 피면 상아미선나무, 꽃받침의 빛깔이 푸른 것은 푸른미선나무, 열매 끝이 오목하지 않고 둥근 것은 둥근미선나무로 부른다. 최근에 각종 연구에서 미선나무 추출물이 미백과 주름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화장품과 비누, 탈모방지샴푸 등에 사용되고 있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홍보실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홍보실장

2019-03-17 조성미

[월요논단]좀비의 활보·가짜뉴스의 범람과 우리 사회의 비극성

비극 '오이디푸스 왕' '안티고네'인과관계·역사모순 형상화 탁월반면 국내 이념형 마타도어 횡행5·18관련 전두환·김진태 등 뻔뻔나경원 강성발언 개연성 확인안돼고대 그리스의 최고 비극 작품은 무엇일까. 관점에 따라 다를 터, 아리스토텔레스는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을 전범으로 꼽고 있다. 플롯·장소·시간의 통일이 잘 이루어졌다는 것이 근거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중에서도 특히 플롯에 주목하였다. 인물들의 행동이 상호 인과관계 속에서 발전하고 있으므로 개연성과 필연성을 획득하였다는 것이다.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출생 비밀을 알았으니 발견이 나타났고, 애초 기대했던 바와 상반되는 결과가 펼쳐졌으니 급전 또한 끌어안았다는 점도 고평 되었다. 공포와 애련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효과적인 장치가 발견과 급전인바, '오이디푸스 왕'은 이를 구현하였다는 것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입장이다.반면 헤겔은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를 최고의 작품으로 내세운다. 역사 전환기에 나타나는 모순을 등장인물들 사이의 갈등으로 집약하여 형상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혈연에 입각하여 안티고네는 오빠 폴리네이케스의 주검을 매장하고자 한다. 이는 부족사회의 윤리에 해당한다. 그렇지만 폴리네이케스는 매장 금지의 죄를 짓고 죽었다. 따라서 크레온 왕은 매장을 불허하는데, 이때 크레온은 국가법의 상징으로 자리하게 된다. 한편 사적 층위에서 안티고네와 크레온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크레온의 아들 하이몬과 약혼한 여성이 안티고네였던 것. 결국 크레온에 맞섰던 안티고네, 사랑 잃은 하이몬, 아들 하이몬을 상실한 에우리디케는 차례대로 죽음에 이른다. 그러니 헤겔은 충돌하는 역사 이행기의 두 이념이 등장인물의 전형으로 얼마나 성취되는가의 관점에서 비극을 이해하였던 셈이다.문득 그리스 비극을 떠올리게 된 것은 최근 국내 정치 상황이 도무지 현실로서 용납되지 않기 때문이다.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우리는 1987년 6월항쟁이라든가 2016년 촛불혁명을 거치면서 민주주의의 정착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디뎠다고 여겼더랬다. 그런데도 어떻게 역사의 뒤안길로 진작 사라졌어야 할 이념형의 마타도어가 버젓이 횡행하고, 이를 방관 혹은 묵인하는 세력이 의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일까. 내가 보건대, 5·18 당시 발포 명령을 내렸느냐는 물음에 "이거 왜 이래!" 목소리 높인 전두환 씨는 한낱 좀비에 불과하다. 5·18 북한군 개입설의 후원자를 자임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국회의원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역시 좀비에 감염된 좀비일 따름이다. '햄릿'의 망령은 그 억울함만 해명되면 다시 출몰하는 일이 없을 터이나, 저들 좀비들은 대체 어찌 처리해야 하나. 우리 정치의 비극이 바로 이 지점에서 부각된다.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연이은 강성 발언들 역시 지극히 퇴행적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은 개입하지 않았다. 이는 사실의 문제이다. 그런데도 이를 다양한 해석 가운데 하나로 정리해 버리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데 머무른다. "선진국에는 비례대표제가 없다"라고 주장하였는데, 37개의 OECD 가입국 가운데 24개 나라에서 비례대표만으로 의회를 구성하고 있다. 즉 나경원 대표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것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거짓 주장은 계속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위헌적 요소가 다분하다." "의원 정수는 300석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불문의 헌법 정신에 반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하면 "의원 정수가 무한히 확대될 수 있다."대북 정책에 관한 나경원 원내대표의 극에서 극으로 치닫는 극적인 변모에서는 어떤 개연성도 확인할 수 없다. 2016년 6월 비핵화에 대한 유연한 접근을 요구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제 정권이 바뀌든 안 바뀌든 일관된 우리 국민적 공감대를 이루는 통일정책을 만들어 가야 된다"고 주장했던 나 대표다. 그러한 나 대표가 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딱지를 붙여대는 것일까. 책임지는 정치인이라면 그러한 인식 변화에 대한 설득력 있는 해명이 뒤따라야 하겠다. 해명이 없어서야 그 독기 어린 비난이 실상 전형적인 내로남불에 불과하며, 나 대표는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꾼다는 혐의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겠기 때문이다.죽은 폴리네이케스가 걸어 다니면 '안티고네'는 성립할 수 없다. '오이디푸스 왕'이 가짜뉴스의 희생양이었다면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렇게 고평했을 리 만무하다. 좀비가 활보하고 가짜뉴스가 뻔뻔하게 유포되는 지점에서 우리 사회의 덜 떨어진 비극이 펼쳐지고 있다./홍기돈 가톨릭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홍기돈 가톨릭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2019-03-17 홍기돈

[참성단]대사간과 민정수석

조선 시대 사간원(司諫院)은 왕이 내린 결정이 잘못되었을 때 이를 바로잡거나, 왕의 언행에 문제가 있으면 이를 비판하는 일을 했다. 사간원이 소신 있게 직언하고 왕이 이를 스스럼없이 받아들일 때, 왕은 '성군(聖君)'이란 소리를 들었다. 사간원의 수장 대사간(大司諫)은 비록 정3품 당상관이었지만, 소신과 배짱이 없으면 버티기 힘들었던 자리였다. 왕과 독대하는 자리도 많아 권력이 하늘을 찌르는 만큼 시샘하는 사람도 많았다.대사간은 지금으로 따지면 청와대 민정수석쯤 된다. 예나 지금이나 이들의 역할은 민심과 여론의 동향을 대통령에게 전달해 국정을 제대로 펼칠 수 있도록 하는 게 기본 업무다. 개각을 앞두고 문제가 있는 인사를 걸러내는 것도 민정수석의 주요 임무다. 인사 대상자들의 주변을 현미경 검증 하고 문제가 있으면 아무리 대통령이 후보자를 신뢰해도 "안된다"고 소신 있게 말해야 한다. 그만큼 업무량도 많았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두 번 민정수석을 지낸 문재인 대통령은 저서 '운명'에서 "업무량이 늘 한계를 초과하는 느낌이었다. 무리하다 보니 민정수석 1년 만에 이를 열 개나 뽑아야 했다"고 적었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청와대의 인사검증은 거의 비선조직에 의존했다. 그래서 편지 풍파 인사가 많았다. 그나마 인사검증시스템이 제 자리를 잡은 건 참여정부 때였다. 인사수석이 인재를 추천하면 민정수석이 검증했다. 이후 인사추천위원회를 거친 최종 후보자 중 1명을 대통령이 낙점했다. 그런데도 청문회에서 낙마하는 '인사 참극'이 자주 일어났다. 그때마다 비난은 인사수석보다는 민정수석에게 쏟아졌다. 검증 실패를 더 크게 본 것이다.지난 3 ·8개각으로 임명된 7명의 장관후보자가 청문회도 하기 전에 자질논란에 휩싸였다. 해도 너무했다. 최정호(국토교통부)의 꼼수증여, 김연철(통일부)의 막말 발언, 박영선(중소 벤처기업부)의 아들 이중국적 논란, 조동호(과학기술 정보통신부)의 배우자 부동산, 박양우(문화체육관광부)의 자녀 억대 예금논란, 진영(행정안전부)의 후원금 부당공제 등 후보자 대부분이 문제가 있었다. 이는 민정수석실의 인사 검증이 부실했던 탓이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과 엄격한 기준이 있어도 운영자의 판단이 잘못되면 참극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비난은 조국 민정수석에게 쏟아지고 있다. 2년의 재직 기간 내내 참으로 바람 잘 날 없는 민정수석이다. /이영재 논설실장

2019-03-17 이영재

[기고]인재유출,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활용하자

실업률 증가 불구 산업현장 '中企 인력난'빈번한 청년 이직에 경쟁력 확보 걸림돌임금격차 완화·장기재직 유도 정부 지원세액공제·사업선정시 가점 등 우대 혜택청년들의 실업률은 증가하고 있지만, 산업현장의 중소기업들은 인력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자리의 대부분은 중소기업에서 나오지만, 근로여건이나 임금 수준 등이 대기업과 차이가 있어 청년들은 중소기업을 기피하고, 중소기업은 필요 인력을 제때에 충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렵게 인재를 구하더라도 보수·복지 등 조건이 좋은 기업으로의 빈번한 인재 유출은 인력양성 및 관리를 어렵게 해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중소기업의 인력문제는 중소기업 자체 힘만으로는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인력문제 해소를 위해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해소 노력, 중소기업 인력연계 지원, 전문인력 양성·공급 등의 다양한 인력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중소기업의 인력지원 사업 가운데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사업이 중소기업의 인재유출 방지와 장기 재직 유도에 실제 효과가 있고, 중소기업들의 호응도 좋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는 정부와 기업이 청년 근로자의 목돈마련을 지원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를 완화하고 중소기업 청년근로자의 장기재직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처음 도입된 제도이다. 기존 내일채움공제가 나이나 재직기간에 관계없는 핵심인력을 가입대상으로 하고 정부지원 없이 근로자와 기업이 5년간 2천만 원의 목돈을 적립하는 것과는 달리, 입사 6개월 이상 만 34세 이하의 청년 재직자를 대상으로 정부가 함께 적립금을 지원해 3천만원이라는 더 큰 목돈을 적립하는데 큰 차이가 있다.공제에 가입된 중소기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근로의욕을 높이는 동기부여가 돼 이직에 대한 고민이 줄었다고 하며, 실제 포천시 소재 중소기업의 경우, 지역 특성상 20~30대 젊은 청년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고 입사하더라도 조기에 퇴사하는 경우가 빈번했는데,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제도에 가입하면서 빈번했던 청년 인력의 이직이 확연히 줄어들어 제도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한다.기업 입장에서는 1인당 월 20만원의 추가적인 부담이 늘어날 수 있지만, 정부는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제사업에 참여한 기업 납입금 전액을 손금에 산입할 수 있도록 하고, 연구인력개발비로 인정해 세액공제 25%를 부여하는 혜택을 주고 있다. 또 정책자금, 수출·판로 지원, 기술지원 등 중소벤처기업부의 주요 사업 선정시 가점 등의 우대혜택을 부여하고 있어 공제에 가입하는 것이 크게 유리할 것으로 본다.올해부터는 중소기업이 초기에 부담하는 납부금을 완화할 수 있도록 납입방식을 연도별로 차등적립이 가능하도록 다양화하고, 근로자의 재직기간 가입자격도 1년에서 6개월로 완화해 청년 근로자의 가입 기회를 확대했으며, 가입신청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신청·접수처를 기업은행의 전국 각 지점에서 일부 시중은행까지 확대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직원들의 잦은 이직으로 애로를 겪고 있거나, 장기재직을 통한 숙련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이라면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제도를 활용해 보기를 바란다. 지난해에 이어 금년에도 중소기업들의 관심과 호응이 좋아 연초부터 신청·가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사업이 조기에 종료될 가능성이 높아 공제제도에 가입하고자 마음먹었다면 금년도 사업이 종료되기 전에 가입신청을 서두르는 편이 좋을 것이다. 경기지역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가입문의는 중소기업 진흥공단 지역본부 또는 가까운 기업은행 각 지점으로 하면 된다.조직의 흥망은 인재가 좌우한다고 한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고 한다. 인재를 붙잡는 것은 중소기업의 몫이다. 인재확보를 위해 중소기업 자체 힘만으로 충분한 보상과 대우가 어렵다면, 정부의 지원제도를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강해수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 공공판로지원과장강해수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 공공판로지원과장

2019-03-17 강해수

[발언대]주민에게 더 가까이 '우리동네 안심순찰'

경기남부청 생활안전과 주관으로 실시하는 '우리동네 안심순찰'이 지역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우리동네 안심순찰'은 주민들이 요청하는 지점에 순찰 활동을 하는 탄력순찰과 민원을 청취하는 문안 순찰과 범죄예방을 위한 환경개선 활동이 합쳐진 순찰방식이다.기존의 일회성 순찰 방식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순찰장소 요청지점 접수 방식을 온라인상의 순찰신문고와 민원접수 방식으로 전환했으며, 실질적인 관내 주민들과의 접촉을 통해 '범죄불안' 요소를 해소하는데 경력을 집중함으로써 체감안전도가 상승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이뤘다.아울러 관내 민간업체를 직접 방문해 '우리동네 안심순찰' 제도에 대한 홍보활동을 전개해 공감대 확산 및 정책 추진동력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특히 장애인 채용 기업을 우선 방문해 의견을 청취하는 등 사회적 약자에게 다가가는 치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또한 지자체를 비롯해 복지시설과 학교 등을 방문해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고 보다 많은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해 경찰행정에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산남지구대에서는 현재 지난달 기준 795건의 온라인과 현지주민들의 안심순찰 관련 민원이 접수됐으며 중복요청지, 현장경찰관 의견 등을 반영한 뒤 효율적인 순찰노선을 선정해 순찰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중이다.여기에 지난달 응급상황 대처능력 향상을 위한 응급구조 교육과 인근소방서와 주기적인 연계교육 실시를 계속 전개할 예정이다. '우리동네 안심순찰'은 주민들의 참여로 시행되는 진일보된 맞춤형 치안서비스로, 산남지구대에서는 소중한 주민의 의견을 새겨듣고 이를 치안현장에 반영해 보다 안전한 우리동네를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겠다./허보양 수원 산남지구대장(경감)허보양 수원 산남지구대장(경감)

2019-03-17 허보양

[춘추칼럼]선거제도 개혁의 해법은 없나?

첫째, 정당 득표만큼 의석 배분 '비례성 원칙'둘째, 정국운영 안정 '권력구조·선거제 조화'셋째, 정치권 이해관계 보다 '국민공감 우선'3원칙 바탕 '위원회' 발족 案도출 가장 합리적여야가 선거제도 개혁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생산적이고 합리적인 선거제도 개혁 논의를 위해서는 최소한 세 가지 원칙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첫째, 비례성의 원칙이다. 정당이 얻은 득표만큼 의석을 배분하는 것이다. 그런데 '소선거구제 단수 다수제'를 근간으로 하는 현행 선거제도는 거대 정당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지난 2016년 총선의 경우,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은 정당 득표에서 각각 25.5%와 35.5%를 득표했고, 실제 의석률은 41.0%와 40.5%였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은 44석, 새누리당은 18석을 더 많이 획득했다. 한편, 소수 정당인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정당 득표에서 각각 26.7%와 7.2%를 얻었지만 의석률은 12.7%와 2.0%에 불과했다. 국민의당은 무려 45석, 정의당은 17석 적게 배당받았다. 이런 맥락에서 소수 야3당은 표의 등가성을 높이기 위한 최적의 수단으로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준연동형'과 같이 연동의 수준을 낮추자는 입장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란 정당 투표로 총 의석을 결정한 후, 당선인은 지역구 의석을 먼저 배당한 뒤 그 나머지를 비례대표로 채우는 방식이다. 둘째, 제도의 조화성이다. 무엇보다 권력구조와 선거제도 간의 조화성은 정국 운영의 안정성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국가 중 대통령제를 채택하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한 나라는 단 한 곳도 없다. 제도 궁합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채택되면 필연적으로 다당제가 되기 쉽다. 내각제 국가에서는 통상 여러 정당들이 참여하는 연립 내각이 보편화되어 있어 정국 운영에 별로 문제가 없다. 반면, 대통령제에서 다당제는 여소야대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고 이념이 다른 정당들간의 연정이 쉽지 않아 늘 정국 불안정의 요인이 된다. 또한 대통령의 권한은 막강한 데 야당이 여러 개로 쪼개져 있으면 제왕적 대통령을 견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권력구조개편과 선거제 개편을 동시에 추진하자"고 제안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셋째, 국민 공감의 원칙이다. 정치권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접근할 경우 선거제도 개혁의 효과성에 대한 논의가 실종될 위험성이 크다. 가령,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하면 비례성은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지만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의원정수의 과다한 증가다. 지역구 의석이 정당에 배분된 의석보다 많을 경우, 초과 의석이 발생되기 때문이다. 의원정수를 기존의 300석으로 유지한다고 해도 필연적으로 초과 의석이 발생해 의원 정수는 최소 350명까지 늘어 날 수도 있다. 이 제도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독일에서 지난 2017년 9월에 치러진 연방 의회 선거 결과, 명목상 의원 정수는 598명이었지만 초과 의석이 무려 111석 발생해 총 709명이 선출되었다. 더욱이 지역구에서는 단 한 석도 얻지 못한 정당이 비례구에서만 80석을 배당받았다. 과연 이런 결과들을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한국당이 주장하는 비례대표제 폐지도 국민들이 공감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정치적 약자인 여성의 국회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는 비례대표제 폐지는 여성 대표성 제고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이 세 가지 원칙을 함께 고려하지 않은 채 오직 자신들에게 유리한 원칙만을 고집한다면 합의를 통한 선거제도 개혁은 물 건너간다. 게임의 룰인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기보다는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제도개혁 위원회'를 발족시켜 개혁안을 도출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다. 국회 의석을 가진 정당은 의석 규모와 상관없이 단 1명만 위원회에 참석시키고 과반수 이상은 중립적인 외부 전문가로 구성해 국민이 공감하는 선거제도 개혁안을 도출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다./김형준 명지대 교양대학 교수(정치학)김형준 명지대 교양대학 교수(정치학)

2019-03-14 김형준

[발언대]안경을 닦자

아침에 외출하기 전, 세상을 맑게 보기 위하여 안경을 깨끗하게 닦으면서 더불어 나의 마음도 닦는 시간을 갖습니다. 자신의 안경알은 투명해지도록 닦으면서, 자기 마음은 온갖 욕심과 탐욕으로 채워진 채로 하루를 시작한다면 이는 사람이 아니라 짐승과 다를 게 없습니다.세상을 맑게 보고, 내 안의 욕심과 탐욕을 경계하기 위해 오늘도 '고·미·안'을 되새깁니다. 고(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미(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안(안녕하세요, 건강하시지요, 밤새 평안히 주무셨나요). 상대방으로부터 혜택이나 은혜를 받으면 바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면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상대방을 만나면 "안녕하세요, 건강하시지요"라고 합니다. 이렇게 하면 사람냄새가 나는 겁니다. 사람이 사람냄새가 나야지 짐승냄새가 나면 안 되잖아요. 요즘 사회 각계에서 지도자나 높은 직책에 있는 분들이 과연 사람냄새가 날까요. 아닌 거 같습니다.각종 비리, 승부욕, 권력욕, 탐욕으로 가득 차있습니다. 어떻게든 상대방을 억압하고 더 많이 뺏을까 궁리만 하는 높은 지위의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남보다 조금 더 가졌다고 갑질에 온갖 못된 짓을 다하는 사람도 종종 언론에 나옵니다.집이 궁궐처럼 크고 좋으면 뭐합니까. 사람을 많이 초대하여 그들이 드나들어야 집이지요. 13평짜리 조그만 집이면 어떤가요. 자기 차가 비싼 차면 뭐합니까. 많은 사람을 태우고 관광도 하고 유명 맛집도 찾아가서 즐겁게 대화하면서 지내야지요. 얼마큼 가졌는가보다 얼마나 많은 사람과 나누며 사는가가 중요합니다.내일 생을 마감한다면 오늘 어떻게 할까요? 돈과 보석, 높은 지위와 권력, 각종 트로피, 성적 욕구, 이 모든 게 필요할까요? 필요 없습니다. 오직 주위의 모든 분께 마음을 열고, 먼저 다가가서 사랑을 주는 것이 맞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면 남은 여생이 즐겁지 않을까요./이필용 前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이필용 前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2019-03-14 이필용

[기고]'복지형 新일자리배려정책' 취약계층 삶의 질·행복지수 제고

최근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고령가구 비중이 늘고 취약계층 고용이 부진한 결과로 지난해 소득 하위 20% 미만인 1분위 가구의 4분기 월평균 소득이 123만8천200원으로 전년의 150만4천800원보다 17.7%나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했다. 1분위 중 무직 가구 역시 55.7%로 전년도에는 43.6%였는데 12.1%나 크게 상승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경기도 지역주민욕구조사에서도 경기도 전체가구 절대빈곤율은 15.8%, 오산시는 14.4%로 파악됐다. 경기복지재단에서 조사한 2018년도 기준 최저생계가 안 되는 상태인 절대적 빈곤율이 노인가구의 경우 23.6%, 장애인가구는 34.4%나 된다. 특히 장애인의 근로활동 욕구가 49.5%로 조사된데 반해 고용률은 2.7%에 불과하다. 노인층이나 장애인의 경우 근로의욕이 있어 일하고 싶어도 마땅히 고용해주는 일자리가 없으니 정부의 보조금이 전부인 수입으로는 여유 있는 삶은 생각하기도 어려운 구조인 것이다. 통계지표대로 본다면 취약계층, 이들이 속한 일터에서 날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한다고 해서 자신의 삶의 질을 한 단계씩 올리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차상위계층과 근로능력이 있는 조건부 수급자에게는 이들 특성에 맞는 맞춤형태의 일자리 창출작업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오산시의 교육기저를 토대로 평생교육시스템을 활용한 맞춤형 일자리 제공시스템이 연동되어야 하고, 직업능력개발훈련을 통한 사회적 자기동기화로 일자리를 찾아가려고 하는 그 노력 마중물의 역할, 그것은 평생교육을 책임져야 할 지자체의 몫이며 사회복지의 기본이 돼야 한다고 본다.사각지대 복지해소를 위한 노력, 오산시가 '복지형 新 일자리배려정책'으로 펼쳐 나갈 것! 경쟁사회에서 양질의 일자리는 당연히 엘리트들의 몫이라는 것은 분명한 이치이다. 질이 낮은 일자리만이 남아 있을 것이고 그 중 일부에게는 취약계층 등 사회적 약자에게 돌아간다는 현상은 다분하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각 사람에게 주어진 환경별로 일의 강도나 작업량 등 종합적인 상황이 반영된 충분한 보상체계가 주어져야 한다. 그렇게 당연하고 상식적인 그 일반적인 보편가치 실현을 이제는 정부와 지자체의 일자리 제공 사업에서부터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일은 힘들지만 그에 대한 충분한 대가와 노동가치가 인정받는 사회양상과 근로보상체계가 마련된다면, 질이 낮다고 여겨지는 일자리도 그 즉시 품귀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자명할 것이다. 우선 지자체에서는 취약계층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직접일자리사업에서 '공공부문 지역서비스 분야'등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과감하게 확대하는 한편, 추가적으로도 일자리형 복지시스템 개발이 시급하다. 국민 전체의 행복지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먼저 취약계층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형 新일자리배려정책'의 필요를 간과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민간 일자리부문에도 취약계층의 접근이 용이하도록 하여야 한다. 취약계층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일자리 제공시스템을 '사회적경제 캥거루사업'과 같은 시스템에도 취약계층에 접목하여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공공부문 지역서비스 분야 또는 공익사업현장에 이들을 고용하면서 일의 성격과 필요에 맞는 이들에게 민간기업으로 일자리가 연결되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고 기업과 협업이 이뤄져야 한다. 수많은 복지정책을 내놓는다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양질의 일자리 제공이다. 그들이 원하고, 그들이 좋아할 만한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좋은 일자리 정책일 것이다. 이에 오산시는 2019년도 일자리 중점사업으로 '복지형 新일자리배려정책'을 개발하여 취약계층과 소득 1분위 가구가 필요로 하고 이들이 원하는 형태의 일자리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취약계층' '사회적 약자' 모두가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우리 공동체의 일원이다. 이들과 동시대, 같은 사회구조 속에서 다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구조 완성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 때문이다./김문환 오산시 부시장김문환 오산시 부시장

2019-03-14 김문환

[참성단]대체육(代替肉)

육류 소비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든 건 갑자기 늘어난 몸무게가 아니라 한승태의 '고기로 태어나서'(시대의 창 刊)를 읽고 나서다. 새삼 독서의 위대함까지 깨우쳐 준 이 책의 저자는 닭, 돼지, 개 농장에서 노동하면서 동물이 식용고기가 되는 과정을 세밀하게 적고 있다. 그 묘사가 너무 생생해 전율이 일어날 정도다. 영화 '옥자'를 보았을 때처럼 이 책을 읽으면 적어도 2주 정도는 고기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종말 시리즈로 유명한 제러미 리프킨은 '육식의 종말'에서 "수백만 명의 인간들이 곡식이 부족해 기아에 시달리고 있는 와중에도 선진국에선 육류, 특히 쇠고기의 과잉섭취로 인해 '풍요의 질병' 즉, 심장 발작, 암, 당뇨병 등에 걸려 죽고 있다"며 육류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래서인지 최근 채식주의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아울러 전통적인 축산업이 환경파괴 논란을 낳고 있으며, 밀집 사육시설과 도축과정에서의 잔인함 등 동물복지를 문제 삼는 소비자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채식주의를 선언해버리는 이들도 꽤 많다.전 세계 육류 생산을 좌지우지하는 연 매출 55조원의 다국적 기업 '타이슨 푸즈'가 지난해 5월 구멍가게 수준의 '퓨처미트 테크놀로지'에 대규모 투자를 한다고 발표했다. 퓨처미트는 '실험실 고기'로 불리는 '배양 고기' 원천기술을 보유한 이스라엘 회사다. 이 밖에도 타이슨 푸즈는 '비욘드 미트' 지분도 5% 인수했다. 이 회사 역시 식물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효모, 섬유질 등과 배양해 고기의 풍미, 육즙, 식감을 구현한 식물성 고기를 만드는 회사다. 아쉬울 게 하나도 없는 공룡 기업이 이런 대체육 제조회사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타이슨 푸즈의 발 빠른 움직임에서 우리는 '축산업의 종말'을 읽는다.지금 미 실리콘밸리는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식품 기업까지 대체 식량 개발에 한창이다. 고기의 맛과 식감을 그대로 재현해 낸 대체육이 세계 식품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른 것이다. 100% 식물성 단백질이면서도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을 낸다는 비욘드 미트의 '인조고기'가 다음 달부터 국내에 시판된다는 소식이다. 바야흐로 대체육 시대가 열린 셈이다. 채식주의자에겐 반가운 소식이지만, 육류 소비량이 아시아 최대 수준이고 여전히 '씹는 맛'을 즐기는 우리에게 비싼 대체육이 성공할지 지켜볼 일이다. /이영재 논설실장

2019-03-14 이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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