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춘추칼럼]지역문화와 생활문화

지금은 자율적 주민활동 영역 훨씬 많아져일방적 문화정책 아닌 구체적인 출발 필요국가·기초지자체 차원 정책 더 중요한 이유가장 작은것부터 시작해야 미래 꿈꿀수 있어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조건이 확연하게 달라졌다. SNS와 인터넷 등 디지털문화는 개인의 일상을 더 이상 개별적인 수준으로 남겨 두지 않는다. 사회의 모든 단면을 접하게 되면서 대중들은 자신의 일상을 구성하는 계기나 동기를 발견하는 훈련을 경험하지 못하게 된다. 이는 결국 자신이 살고 있는 생활단위의 실제적인 삶을 간과하거나 무시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여전히 우리 삶과 관련한 많은 영역이 생활단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 많다는 사실이다. 특히 아동과 노인 등 직접적인 복지제도와 개인의 삶과 직결된 문제들은 생활단위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지역문화는 중요한 지점에 위치한다.바야흐로 '지방소멸' 담론이 회자되는 시대에 지역문화를 강조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지역문화는 지역을 왜곡시키지 않는다. 예를 들어 지역경제라는 단어는 '경제 프레임'을 통해 일자리 창출이나 경제적 효과 등 산업의 관점에서 지역을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지역문화는 가장 객관적으로 지역의 역사와 문화, 생활환경, 기타 자원 등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출발점이다. 물론 지역의 토착권력과 같은 왜곡된 부분도 있겠지만 적어도 프레임 차원에서는 건강하게 작동할 수 있다.다음으로 지역문화야말로 무너져가는 지역사회와 지역경제 등 모든 것을 통합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관점을 제공한다. 지역의 붕괴에 이르는 작금의 현실은 우리의 삶을 통합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분절적이고 개별적으로 바라보면서 생겨난 결과이기도 하다.그렇다면 지역문화의 활성화는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그중 하나로 생활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생활문화는 말 그대로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에서 수행하는 다양한 문화(예술)활동을 일컫는 말이다. 현재 정책 용어로는 '생활문화'가 통용되고 있으나, 보는 관점에 따라 생활문화와 생활예술 등 용어가 혼용되기도 한다. 핵심은 자신의 일상적인 삶과 문화(예술)를 연결지을 수 있는 개념이 바로 '생활문화'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지역문화 차원에서 생활문화를 어떻게 구성하고, 담아내고, 풀어내는가에 따라 지역문화의 지형도가 바뀔 것이라는 점이다. 생활체육과 독서동아리 활동을 포함한 생활문화 영역은 모든 세대를 아우를뿐만 아니라 그 영역이 앞으로 더 확장될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하게 바라볼 지점이다.생활문화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개인의 자율성을 기반으로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 지역문화는 특정 권력과 개인에 의해 좌우되는 일이 많았지만 지금은 자율적인 주민활동 영역이 훨씬 더 많아졌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지역문화정책 또한 생활문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 이때 두 가지 정도 고민해야 한다. 하나는 생활문화가 동아리 중심으로 활동하다 보니 자신들의 활동을 펼쳐 보일 수 있는 무대나 공간의 절대적인 부족이다. 이러한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개별적인 민원이 아니라 지역문화정책 차원에서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생활문화가 장르나 분야에 따른 구분이 명확하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별적인 활동으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장르와 분야 간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이들이 함께 만나는 장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러한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광역과 기초 지자체에서의 생활문화 관련 조례 제정 또한 시급하다. 생활문화 활성화가 지역문화를 바꾸고 지역사회를 살리는 데 기여할 것은 분명하다. 이를 위해서는 일방적인 문화예술진흥정책이 아니라 구체적인 일상으로부터 출발하는 문화정책이 필요하다. 국가 차원의 문화정책뿐만 아니라 기초 지자체 차원의 문화정책이 더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화는 이미 만들어놓은 것을 복제하고 확산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작은 단위에서부터 만들어가는 과정 그 자체이다. 이 부분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다면 지역문화를 통한 지역사회는 새로운 단계로 진입할 것이지만, 이를 간과하게 되면 지역사회와 지역문화는 더 이상 미래를 꿈꿀 수 없을 것이다./권경우 성북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권경우 성북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2019-06-13 권경우

[기고]양주(양파소주)의 추억

솔페산 성분 혈관내벽 강화 '혈압강하' 도움세계 4대 장수식품으로 껍질에도 영양 가득이른더위 생산량 증가 가격폭락 '천덕꾸러기'소비운동 참여 '건강 챙기고… 농민도 돕고'"여기 양주 한 병 주세요!" 20여년 전 근무하던 영업점 직원들과 퇴근 후 저녁식사를 하면서 자주 했던 주문이다. 여기서 양주란 소주에 양파를 썰어 넣어 만든 양파소주의 줄임말로 숙취와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 또한 달콤하고 시원한 양파의 맛과 향이 쓰디쓴 소주의 맛과 잘 어울려 애주가들에게 꽤나 인기가 있었다. 최근에는 알코올 도수가 높아 상대적으로 부담스러운 소주 대신 양파를 활용한 와인과 양파주스 제조법이 온라인과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한다.양파는 무더위로 소변이 농축되고 배뇨가 시원치 않은 여름철 이뇨작용에 도움을 주며 고혈압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차이나패러독스(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중국인이 역설적으로 심장질환에 잘 걸리지 않는 현상)의 주요인으로 양파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는 양파에 들어 있는 솔페산이라는 성분이 혈관의 내벽을 강화시켜 주고 혈압 강하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또 양파에 함유돼있는 휘발성 성분이 근육의 피로감을 회복시키기 때문에 냉방병으로 근육이 뭉쳐 아플 때도 효과적이다. 무더운 여름철 차가운 에어컨 바람에 장시간 노출되면 혈관 위축 및 혈류량이 감소하게 되는데, 이때에도 양파는 혈전을 용해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데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올리브·요거트·양배추와 함께 세계 4대 장수식품 중 하나로 꼽히는 양파는 날로 먹어도 좋지만, 굽거나 튀겨도 그 효능이 거의 변하지 않는 채소이다. 특히 알맹이는 물론이고 껍질에도 영양이 가득하다. 양파껍질에는 항알레르기 기능과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항산화 물질(퀘르세틴)이 다량으로 함유돼 있어, 면역력 증진과 다이어트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이러한 효능이 알려지면서 껍질까지 모두 담아낸 양파즙이나 양파껍질차를 찾는 사람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땅속의 진주' 혹은 '둥근 불로초'라 불릴 정도로 뛰어난 효능을 자랑하는 양파가 요즘 농촌의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있다. 최근 따뜻한 날씨로 인해 최적의 생육환경이 조성되면서 급격한 생산량 증가로 평년 대비 25% 이상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본격적인 출하가 시작되는 6월 이후에는 더욱 큰 폭의 가격 하락이 예상되어, 양파 재배 농가의 고충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경기농협은 최근 양파소비 붐 조성을 통한 소비확대 추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직거래장터를 개설하여 특판 행사를 추진하고, 관내 전 계통기관 임직원과 함께 양파 팔아주기 캠페인을 전사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풍년(豊年)이 들어도 풍년가를 부르지 못하고 오히려 가격이 떨어지는 '풍년의 역설'로 많은 양파 농가들의 주름이 늘고 있다. 현대인이 많이 겪는 동맥경화·고혈압·고지혈증 등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양파 소비는 우리의 건강을 지킴과 동시에 가격폭락으로 시름에 빠져 있는 양파 재배농가도 도울 수 있는 일거양득(一擧兩得)의 효과가 있다. 오늘 퇴근길에는 가까운 마트에 들러 나와 가족의 건강을 위해 양파 한 망을 구입하고, 과음하지 않는 선에서 가까운 지인들과 오랜만에 '양주(양파소주)'의 추억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남창현 농협 경기지역본부 본부장남창현 농협 경기지역본부 본부장

2019-06-12 남창현

[오늘의 창]항상 그곳에 있었다

"벌써 6월이네."요즈음 사람들에게 자주 듣는 말 중에 하나다. 2019년의 절반이 지나갔다는 의미일 것이고 그만큼 자신의 시간도 빠르게 지나갔다는 의미일 것이다.흔히들 아침에 출근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점심 식사 하시죠", "아직도 10시야" 또는 주 중 수요일 즈음이면 "이번 주도 끝이네", "주말은 언제 오죠?" 그리고 월 중순이 되면 "벌써 한 달이 다 지났네", "아직도야"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아니 우리들이 자주 하는 말이기도 하다.사람들은 저마다 시간을 다르게 받아들인다. 시간은 초, 분, 시, 일, 달, 연 등으로 구분된다. 일상 생활에서도 누구는 시간이 빠르다고 말하고, 누구는 시간이 안 간다고 하는 사람들을 종종 목격한다. 이 말은 절대적인 시간을 사람들마다 다르게 느낀다는 것이다.벌써 여름 휴가를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다. 인터넷을 통해 국내·외 관광 명소의 사진을 보며 여행 계획을 세우거나 위안을 받을 것이다. 계획을 세우면서 관광 명소 사진을 보면 대부분은 "저런 곳이 있었어?", "예쁘다"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그러나 인터넷 설명을 보고는 "진짜?"라는 의구심에 실망하기도 한다. 늘 다니던 출근길 혹은 가끔 일상에서 봤던 공간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그런데 왜 실망의 느낌이 커야 할까? 그것은 늘 우리가 보고 있었지만, 그 아름다움(?)을 마주할 준비가 안 돼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것은 일상의 여유가 없었다는 다른 의미일 것이다.우리가 보고 싶은 아름다움은 언제나 우리 곁에 늘 있었다. 아니 지금도 있다. 다만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바쁜 일상에 시달리다가도 우연히 바라본 하늘을 통해 뭔가 막힌 것이 뚫리는 느낌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아름답다', '기분 좋다'란 느낌을 받고 싶다면, 지금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스트레스, 고민을 잠시 놓아보자. 그러면 생각지 못했던 일상의 행복이 보일 것이다. 그것은 늘 거기에 있었으니까./최규원 지역사회부(안양·과천) 차장 mirzstar@kyeongin.com최규원 지역사회부(안양·과천) 차장

2019-06-12 최규원

[경제전망대]지속가능한 국가를 만들기 위한 공공기관의 역할

사회적 가치실현위해 끝없이 노력시작과 끝은 '국민'이라는 점 유념높은 평가용 서류작업 그쳐선 안돼많은 이해관계자와 소통 '정책수립'그들의 생각 모으는 과정 우선돼야세계는 기적과도 같았던 가파른 경제성장의 폭주기관차에서 천천히 함께 가는 저속성장과 공유경제로 환승하고 있다. 이제껏 한국 경제의 특징은 국가와 대기업 주도의 목표 지향적 경기부양이었다. 더불어 경제적 성과주의가 만연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공공기관의 과도한 효율성 추구는 사회 전반에 많은 부작용을 발생시키기도 하였다. '사회적 가치 실현을 선도하는 공공기관' 문재인 정부가 선정한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이다. 국정자문위원회는 공공기관의 운영을 인권, 안전, 환경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가치의 적극적 실현으로 표방하였으며, 이것은 향후 다양한 관련 입법의 진행과 공공을 넘어 민간과 사회적 경제조직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내다보았다.국제사회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논의는 이미 제도화되어 정착단계이다. 유럽연합(EU)은 '사회 책임조달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시행 중이고, 독일의 '경쟁제한법', 영국의 '공공서비스(사회적 가치)법' 등은 조달 부문의 법률적 합의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 실제로 영국의 이러한 공공서비스법은 공공성 확대, 사회적 가치 확산뿐 아니라 공공서비스 전달체계의 효율화에도 기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사회적기업협회(SEUK) 조사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71%가 사회적 가치법 시행을 통해 공공서비스 추진단계가 더욱 효율적으로 개선되었다고 응답하였고, 비용 절감의 효과에도 52%가 긍정적인 응답을 하였다. 이렇게 공공기관이 '사회적 가치'에 기반한 경영을 하게 되면, 경제 생태계에 상생과 동반성장 등 선순환을 유도하는 큰 힘이 되어 사회 전반의 경제활동에 도움이 된다. 이번 정부의 제도적 방침에 의해 공공부문은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실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한국국토정보공사 또한 사회적 가치실현을 주요경영 목표로 하여 창업지원센터 및 공간정보 아카데미 운영, 상생펀드 조성, 기업 해외진출사업 지원, 민관공동투자 기술개발사업 등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과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한 사회적 기여를 도모하고 있다. 또한 축적된 기술의 공간정보의 데이터를 개방·공유함으로써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등 다가올 미래에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이처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노력 가운데 반드시 유념해야 할 부분은 사회적 가치 실현의 출발과 귀결이 바로 '국민'이라는 점을 잊지 않는 것이다. 경영평가 담당자들의 높은 평가지표를 위한 서류작업이 사회적 가치 경영의 근간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정책수립과 실행단계에서 끊임없이 다수의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고 그들의 생각을 모아내는 프로세스를 정립하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생각의 변화들을 지속적으로 반영하고 참여와 합의를 통해 도출된 결정의 실행은 사회적 신뢰를 바탕으로 공공기관의 '사회 책임경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된다.이제 이 시대의 국가는 사람의 가치, 공동체의 지속적 성장을 지향하도록 시스템을 바꾸어야 할 때이며, 공공기관은 '더불어 살아가야 할 공동체의 회복'을 위해 '공공성'의 가치를 복원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는 각 분야의 사회적 책임으로 실현될 것이며, 이는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가는 첩경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주한돈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주한돈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

2019-06-12 주한돈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몽잡이저: 교육은 섞이어 있는 나타남이다

산에서 샘물이 흘러 나와 계곡으로 내리고 계곡에서 내를 지나 강물을 이루고 강을 거쳐 바다에 이른다. 맨 처음 산속에서 물줄기가 나와 샘을 이룬 상을 주역에서 산수몽괘(山水蒙卦)라 한다. 몽괘는 샘물이 처음에는 어디로 흘러가야 할지 몰라 앞길이 막막해 발걸음이 멈추어있는 상이다. 그러나 그대로 멈춰있으면 영영 바다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고마니 과감하게 흘러가야 한다. 이렇듯 과감하게 흘러가야 하는데 앞길이 어둡고, 앞길은 어두운데 과감히 진행은 해야하는 상황이 몽괘의 정황이다. 잘못 흐르면 강물을 타지 못하고 새어나가 버릴 수 있는 상황이다. 고인들은 이 몽괘를 보고 교육을 떠올렸다. 어린 아이가 세상에 나와 아무것도 모르는데 향후 성장해나가야 하는 상황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세상 물정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가 아무것도 배우지 않으면 이성이 계발되지 않아 천치로 남아있을 수 있다. 그러니 이것저것 배워야 한다.그래서 아이들을 교육하는 교재 등에 가르친다는 의미를 강조해서 훈몽(訓蒙)이라 하고, 열어준다는 의미를 강조해서 계몽(啓蒙)이라 하고, 엄하게 회초리를 든다는 의미로 격몽(擊蒙)이라 부르기도 한 것이다. 이런 몽괘에 대해서 뒤죽박죽 섞인 가운데 하나하나 구분되고 분별되는 이성적 진화가 이루어진다고 했다. 섞임이란 혼돈의 상태처럼 분별심이 없는 것이다. 분별심이 없다가 하나하나 세상 물정을 알아가는 과정을 잡이저(雜而著)라 하였다. 천진난만한 어린 아이들을 교육할 때 참고할 만한 말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9-06-12 철산 최정준

[참성단]'원 팀(One Team)' 대한민국

리오넬 메시는 현역 최고의 축구선수다. 13세에 FC 바르셀로나에 스카우트 된 그가 클럽 소속으로 스페인 프로축구리그 프리메라 리가에서 세운 기록은 독보적이다. 686 경기에서 602 득점, 232 어시스트다. 그를 향한 스페인 사람들의 사랑은 'inmessionante'라는 형용사를 모국어 사전에 올렸을 정도다. '인메시오난테'는 "메시다운, 무한의 능력을 발휘하며 완벽한 축구를 구사하는, 모든 시대를 통틀어 가장 훌륭한 선수다운"이라는 뜻이라는데, 축구 천재에 대한 헌사로 모자람이 없다.그런 메시에게도 아픔과 좌절이 있다. 조국 아르헨티나 대표팀으로 출전한 네차례 월드컵에서 우승하지 못한 것이다. 남미의 월드컵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마찬가지.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에선 조 예선을 겨우 통과하더니 16강전에서 패해 짐을 싸야했다. 신의 반열에 든 메시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원 팀' 아르헨티나가 깨진 탓이다. 그래서 월드컵 3회 우승으로 조국 브라질에 줄리메컵을 바친 펠레에는 못미친다는 평가다. 클럽용 메시에게 국보급 펠레는 유일한 '넘사벽'인 셈인데, '펠레'의 스펠링이 'G·O·D(신)'이라는 과장은 깨지지 않을 모양이다.어제 새벽 한국 축구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에콰도르를 1-0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FIFA 주관 세계대회 첫 결승 진출이라는 축구 역사의 신기원을 지켜 본 국민이 열광했고, 환호의 중심에 18세 소년 이강인이 있다. 현재 1골 4도움을 기록 중인 이강인은 이번 대회를 통해 메시급 천재로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원을 지배하며 공격 루트를 만들어내는 기량이 창의적이고 탁월하다.기량 만큼 놀라운 건 그가 대표팀 막내인데도, 형들이 '막내 형'으로 부를 정도로 팀에 녹아드는 리더십을 보여 준 점이다. 스페인 명문 클럽 발렌시아의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는 이강인이 형들을 앞세우며 스스럼 없이 따르면서 대표팀은 '원 팀'으로 단단해졌다. 그가 자신을 앞세웠다면 메시의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의 메시가 될 수도 있었다.국민은 이강인을 포함해 대표선수 전체가 그물코 처럼 엮인 '원 팀'의 결속력과 그 결과에 감동하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각분야에서 파열음이 그치지 않는 시절을 위로하는 U-20 대표팀의 정상 등극을 고대한다. /윤인수 논설위원

2019-06-12 윤인수

[기고]'진행성위암' 치료에 드리운 희망의 빛줄기

표적항암제·면역관문억제제 등새로운 치료제 개발로 '고무적'환자따라 생존기간 두배까지 연장 지난해부터 치료 중요성 인정보험급여도 적용 '부담 경감'위암은 한국인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국가암등록통계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남녀를 합쳐 3만504명의 위암환자가 발생하여, 2015년에 이어 국내 발생률 1위를 차지했다. 위암은 초기 단계에 발견하면 완치율은 매우 높다. 위암은 대략적으로 조기위암과 진행성 및 전이성위암으로 나뉘는데 조기위암이란 암의 침윤이 점막 또는 점막하층에 멈추고 암세포가 위를 벗어나지 않은 상태를 말하며 5년 생존율은 96%이다. 만 40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은 2년마다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위내시경을 받도록 되어있고 따라서 초기 위암 진단이 용이해졌다. 그 결과 한국인 위암 5년 생존율은 76%로 간암(34.6%)과 폐암(28.2%)에 비해 월등히 높다.암이 위점막 아래층을 지나 근육층 이상을 뚫고 들어간 진행성 위암인 경우, 예후가 다르다. 위암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증상만으로 조기위암으로 발견되는 것은 쉽지 않으며 증상이 있는 경우 진단된 위암은 이미 질환이 진행되거나 전이된 경우로 발견되기 때문에 치료를 하더라도 조기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다. 재발 또는 전이된 위암환자들은 항암치료를 받게 되는데 1차 항암치료를 거치면서 환자의 몸 컨디션이 나빠져 계획된 2차 치료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경우가 많아 의료진 입장에서는 2차 치료로 선택할 수 있는 약제 중에서 환자의 삶의 질을 덜 떨어뜨리면서 효과적인 약물을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른 고형암들에 비해 재발 및 전이성 위암 환자에게 선택할 수 있는 치료옵션이 제한적이었다.다행히 최근에는 기존치료에 실패한 진행성 위암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표적항암제, 면역 관문억제제 등 새로운 치료제들이 개발되어 환자와 의료진들 모두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길어야 대략 1년의 생존율을 나타내던 전이성 위암환자에게 새롭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생기고, 환자에 따라서 두 배까지 생존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작년부터는 국내 위암 치료현안의 중요성이 인정되어 보험급여 적용대상에 포함돼 환자들의 부담도 줄었다. 위와 같은 사실을 통해 많은 전이성 위암환자들이 삶의 희망을 되찾고 적극적인 치료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실제로 암의 진행속도를 늦추거나 증상을 효과적으로 조절해 삶의 질이 향상된 사례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처럼 위암 치료 환경은 점차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환자들의 질환에 대한 이해와 관심, 적극적인 치료의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위암은 대부분의 경우 증상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건강을 과신하지 말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 설령 병기가 이미 많이 진행되었거나 한 번 치료실패를 경험한 환자일지라도 절대 희망을 버리지 말고 의료진과 함께 치료에 전념한다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이문희 인하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이문희 인하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2019-06-11 이문희

[수요광장]누구를 위한 스포츠 혁신인가?

혁신위원회 권고안 살펴보니 '유감'규제는 확고한데 대안없어 아쉬움학생선수 스스로 바뀌는 기회 제공개혁위한 예산·정책 지원체계 마련꿈 펼칠 수 있도록 환경 만들어줘야'혁신(革新)'은 묵은 풍습,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한다는 의미이다.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성)폭력 등 체육분야 비리근절 대책의 일환으로 체육 분야 구조 혁신을 위한 '스포츠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두 차례에 걸쳐 권고문을 발표했다. 스포츠 혁신을 위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대한민국 스포츠의 현 실태 파악과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이다. 또한 학생선수·학부모·지도자 등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먼저 이해해야 한다. 이번 스포츠혁신위의 권고안은 참담하고 유감스럽다. 권고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규제는 확고한데 대안은 확실치 않아 아쉬운 부분이 많다. 스포츠 혁신의 주인공은 선수이다. 이런 면에서 우리는 몇 가지 고민해보아야 한다.첫째, 운동하는 학생들의 선택과 권리가 존중되어야 한다.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면서도 본인의 선택을 존중받고 현실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 이미 많은 국가에서는 학교 급별에 따라 학생선수들이 자신의 진로에 맞게 학습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권이 존중되고 있다. 획일적으로 정규수업 참여와 주말 대회 참가만을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 학생선수들의 다양성과 종목에 대한 이해, 특수성, 무엇보다 학생선수들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둘째, 교육제도 전반에 대한 점검과 학습법의 다양성을 요구한다. 일반학생과 같은 획일적인 시스템으로 가두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렇기에 체육특기자 제도 개편, 최저 학력제 기준 등 기존의 교육제도 점검 및 학생선수들의 특수성을 고려한 교육방법이 필요하다. 온라인 수업, 홈스쿨링은 외국에서도 이미 운동을 진로로 선택한 선수들을 위해 시행하고 있다. 또한, 핀란드는 2020년부터 세계최초로 커리큘럼에서 학교 과목을 삭제하고 모든 공식적인 학교 과목의 파괴라는 새로운 교육의 시스템을 적용하여 교육의 혁신을 진행할 예정이다. 학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면 그것을 실행하고 검증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주는 것이 진정한 혁신이라 생각된다. 셋째, 스포츠 혁신을 위한 인프라와 지원 체재가 마련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체육시설을 살펴보면 초·중·고교의 학교체육시설은 더없이 열악하다. 선수 훈련공간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학생들이 달릴 수 있는 운동장이 없는 학교가 태반이다. 실제로 서울에서 개최하는 제100회 전국체전 수영 경기를 할 수영장이 없어 인천에서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도권보다 여건이 좋지 않은 지방은 말할 필요도 없다. 제반 비용의 대부분은 선수들과 학부모가 책임져야 하는 것이 현실이며, 생활환경과 주변 여건상 합숙소 생활을 유지해야만 하는 학생들은 간과하고 합숙소 전면폐지를 시행했을 때 그 학생들을 위한 대책은 무엇인지 보이지 않는다. 무조건 폐지보다는 기존에 있는 제도와 정책의 순기능과 역기능의 실태 파악이 먼저다. 구체적인 대안도 없이 제재와 규제만이 존재하는 현실이 답답하다.넷째, 스포츠의 참여 목적에 따른 정책이 명확해야 한다. 일방적인 통합과 현실감 없는 정책은 학생선수와 대한민국 스포츠 전체에 혼란을 초래한다. 스포츠는 경쟁과 유희성을 기반으로 하는 신체운동의 총칭이다. 운동을 취미로 하는 클럽 스포츠와 전문적으로 운동하는 학생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이 요구된다. 소년체전의 경우 학생선수들의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대한민국 스포츠를 이끄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다는 점, 지방 체육 활성화의 기반을 조성했다는 점, 우수선수 조기 발굴 등 스포츠 분야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점은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다. 따라서 스포츠의 참여 대상과 목적에 따른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마지막으로 스포츠 종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종목 특성에 따라 단체와 개인, 하계와 동계, 실내와 실외 등으로 나뉘어 다양하고 특성에 맞는 훈련 또는 대회가 이루어진다. 특히 랭킹 포인트로 운영되는 종목은 국내 대회뿐만 아니라 국제대회에도 반드시 참가해야 한다. 또한 체급조절을 해야 하는 종목이 주말에만 시행한다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이다. 따라서 종목 특성을 배제한 제도는 현실적용이 어렵다. 대한민국 스포츠의 미래인 학생선수들이 그들의 꿈을 충분히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누군가부터의 혁신이 아닌 선수 스스로가 바뀌고 자성하여 혁신할 기회도 제공되어야 한다. 우리는 체육계의 개혁을 위해 예산과 정책적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선수들이 우선이 되는 실효성 있는 혁신을 만들어야 한다./유승민 IOC 선수위원·대한탁구협회장유승민 IOC 선수위원·대한탁구협회장

2019-06-11 유승민

[참성단]DJ 평생 동지 이희호 여사

대통령 부인, 즉 퍼스트레이디의 진면목을 보여준 건 미국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 엘리너 여사였다. 퍼스트레이디 자격으로 처음 기자회견을 했고, 정부예산으로 부속실 직원을 둔 것도 그였다. 1948년 UN 총회의 미국 대표로 세계인권선언을 만장일치로 이끌어냈다. 검소했지만 우아했고, 무엇보다 지적이면서도 겸손했다. "자신을 다룰 때는 머리를 쓰고 남을 다룰 때는 가슴을 쓰라"는 숱한 명언도 남겼다.최고 권력자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퍼스트레이디의 막강한 영향력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대부분 퍼스트레이디는 이에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는 데서 부담감으로 상당한 공포와 불안감을 경험하곤 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부인 패트 닉슨은 "퍼스트레이디는 세상에서 가장 힘든 무보수 직"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다니엘 여사는 이런 중압감 때문에 엘리제 궁의 입주를 거부하고 14년 동안 사가에 거주했다.우리나라에서 퍼스트레이디는 영부인(令夫人)이다. 원래는 남의 아내를 높여 부르는 말이었는데 대통령 부인의 호칭으로 굳어졌다. 우리 국민들에게 고 육영수 여사의 이미지 때문인지 영부인은 '조용한 내조와 온화한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영부인의 스타일에 따라 그 영향력은 천차만별이다. 행동이 많으면 너무 나선다고 눈총을 받고, 내조에 충실하면 존재감이 없다는 소리를 듣지만 내놓고 활동을 하든, 내조만 하든 영부인은 대통령에게 늘 귓속말을 할 수 있는 '제1의 특별조언자'임에는 틀림없다. '영부인'이 '여사'로 바뀐 것은 이희호 여사가 청와대 안주인이 되면서부터였다. 이 여사는 "국가 지도자의 부인도 국익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그 누구보다도 영향력이 강한 퍼스트레이디였다. 이 여사는 대통령 부인이기 이전에 47년간 옥바라지와 망명, 가택연금 등 정치적 고초를 함께 겪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생 동지이자 정치적 조언자였다. "그를 쳐다보면 왠지 아렸어요. '차라리 김대중이란 사람이 없었다면…' 그가 무너질 때마다 따르던 사람들이 가슴을 쳤지요. 그렇지만 그럴 때마다 그는 기적처럼 일어났어요"라고 했던 이희호 여사가 10일 밤 별세했다. 향년 97세. 언제나 "아내가 없었다면 나도 없었다"고 말했던 영원한 동지 DJ 곁으로 떠났다. /이영재 논설실장

2019-06-11 이영재

[생활법무카페]금전거래 안전장치는 무엇이 있나요?

금전거래는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좋으나, 어쩔 수 없이 돈을 빌려주어야 되는 경우에는 훗날 채무자가 갚기로 약속한 날짜에 갚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돈을 빌려줄 때 사용할 수 있는 안전장치로는 예컨대 채무자나 물상보증인이 제공하는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것과 같이 물적담보를 제공받는 방법과 재력이 있는 사람을 연대보증인으로 세우는 것과 같이 인적담보를 제공받는 방법이 있다. 이 중에서는 담보가치가 충분한 부동산에 곧바로 소송절차 없이 경매신청을 할 수 있는 근저당권 설정이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라 하겠다.한편 채무자나 물상보증인의 근저당권설정을 제공받기가 여의치 않은 경우라면, 공증사무실에 가서 공정증서(금전소비대차계약 또는 약속어음 등)를 작성한 후에 돈을 빌려주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나중에 채무자가 돈을 갚지 않는 경우에 복잡한 법원의 소송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강제집행을 할 수 있어 시간이 절약되고 간편한데, 다만 강제집행할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쉽게 찾아낼 수 있는 경우에만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또 돈을 빌려주는 채권자는 훗날 채무자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법원의 소송절차를 진행할 경우를 대비하여 대여금액과 대여일자, 변제기, 이자율 등을 명확하게 기재한 차용증(금전소비대차계약서, 현금보관증, 지불각서 등 명칭 불문)을 작성하여 두는 것이 좋다. 특히 채무자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주민등록상 주소, 연락처 등 인적사항은 반드시 기재하고, 더 나아가 주민등록증을 복사하여 첨부하게 하거나 인감 도장을 찍고 인감증명서를 첨부하도록 한다. 이는 모든 일이 종료될 때까지 잘 보관하여야 한다. 그러나 결국 가장 좋은 안전장치는 상대방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냐 여부를 판단하여 금전 거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라 하겠다./장지수 법무사·경기중앙법무사회 수원지부장지수 법무사·경기중앙법무사회 수원지부

2019-06-11 장지수

[경인칼럼]구상나무의 교훈

전세계 자국발생 데이터 해외반출 막기 비상외국기업들 국내 정보 무제한 수집 하는데국내기업들 개인정보보호법으로 활용 못해'데이터 패권주의' 종자전쟁보다 훨씬 심각세계인들에 가장 사랑받는 나무는 크리스마스트리이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지구촌 곳곳이 크고 작은 크리스마스트리들로 화려하게 장식되니 말이다. 대다수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트리는 소나무과의 상록교목인 전나무로 알려졌지만 진실은 한라산과 지리산에서만 자생하는 구상나무로 백 년 전 누군가에 의해 몰래 서양으로 반출돼서 크리스마스트리가 된 것이다. 구상나무 소유권을 가진 외국인이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지만 그는 매년 수십억 원의 로열티를 받고 있단다.한국은 아열대와 한대가 접하는 전형적 온대 지역으로 사계절의 기온 변화가 심해 식물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특이한 것들이 많다. 국내 자생의 4천여 종의 식물 중 400여 종은 한반도에서만 자생하는 특산종이나 이중 상당수가 구상나무처럼 외국산으로 둔갑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수많은 국내 생물자원들의 국적이 세탁된 것이다. 1998년 외환위기 때는 토종(土種) 식량종자 소유권마저 경쟁국 육종기업들에 헐값에 넘겨져 한국인의 애용식품인 감자, 배추, 적상추, 버섯, 청양고추와 감귤 등은 더 이상 신토불이가 아니다. 육류를 제외한 농산물 종자 수입액만 매년 2천억 원을 초과하는데 한국특산식품 종자 수입금액도 상당하다.미국과 중국이 정보자료(데이터) 선점문제로 정면충돌하고 있다. 최근 3~4년 동안 구글, 애플, MS, 아마존, 페이스북, 트위터 등 미국 테크기업들이 전 세계의 데이터를 독식했다. 중국정부는 이 기업들의 중국진출에 제동을 걸기 위해 2017년에 '인터넷안전법'을 제정했다. 중국에서 생성된 모든 데이터의 국외반출 금지는 물론 필요시 중국정부가 자국민의 데이터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미국은 작년 3월 '클라우드법(Claud Act)' 제정으로 즉각 반격했다. 테러 및 범죄 수사와 같은 합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 미국정부가 해외에 저장된 미국 기업의 데이터를 들여다볼 권한을 갖도록 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MS데이터센터에 저장된 중국인 데이터를 미국정부가 볼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미·중 양국이 데이터의 법적 관할권을 두고 힘겨루기가 한창이다.오늘날은 정보의 홍수시대이다. CCTV에 찍힌 동영상부터 차량운행 데이터, 홍체, 지문, 걸음걸이와 같은 생체데이터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모든 활동이 인터넷을 통해 수집되면서 전 세계 데이터양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이다. 작년에 33ZB(1ZB는 1조1천억GB)에 달했는데 2025년에는 175ZB로 5배 이상 격증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 간의 첨예한 대립은 임박한 인공지능(AI) 시대를 선점하기 위한 패권경쟁이다.세계인들은 스스로 도로상황을 판단해서 운전하는 자율주행차에 경악했다. AI가 획기적인 이유는 러닝머신(기계학습)과 같은 학습능력으로 기계가 데이터를 학습하면서 스스로 똑똑해지는 것이다. 러닝머신은 16만 건의 기보(碁譜)를 단기간에 학습해서 천재기사 이세돌 9단을 이긴 알파고의 방식이다. 데이터는 AI의 연료이다. AI를 개발할 때 데이터양이 많을수록 성능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이다.세계 각국도 자국에서 발생한 데이터의 해외반출을 막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유럽연합(EU)은 작년 5월에 GDPR(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발표했으며 베트남도 지난해부터 데이터 국외유출 금지법안을 통과시켰다. 호주는 작년 말에 외국기업이 해외에 보관한 호주국민의 데이터에 대해 호주정부의 접근 근거를 마련했으며 지난달 러시아는 자국 내 데이터의 해외반출 시 정부검열을 받도록 했다.한국에서는 외국기업들이 국내 데이터를 무제한적으로 수집, 활용하고 있지만 국내기업들은 개인정보보호법 등 탓에 수집된 데이터마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 가관은 미국의 유튜브, 중국의 틱톡 등은 한국 이용자들에게 한국기업들의 광고를 팔아 막대한 돈을 벌면서도 한국정부에 세금도 거의 안 내고 있다는 점이다.작금의 데이터 패권주의는 구상나무 사례와 같은 종자전쟁보다 훨씬 심각하다. 되풀이되는 역사에 넋을 놓고 있는 격이어서 개운치 못하다./이한구 수원대 교수·객원논설위원이한구 수원대 교수·객원논설위원

2019-06-11 이한구

[이명호 칼럼]파란하늘은 계속돼야 한다

1만년 이상 변함없던 지구 평균기온불과 300년도 안된 사이 1℃ 상승인류, 핵전쟁보다 큰 위험에 직면 한국 1인당 에너지 소비, OECD 5위많은 비용 들기 전 '재생' 투자해야며칠째 맑고 청명한 날이 계속되고 있다. 찬 기온과 바람이 만든 파란 하늘과 구름은 한 폭의 그림 같다. 사람들의 표정도 밝은 것 같다. 미세먼지(오염공기) 속에 마스크를 쓴 표정없던 사람들이 같은 사람들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맑은 날이 주는 공짜 행복이다. 아니 지구가 주는 공짜 행복이다. 지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고 있다. 공기, 물, 땅…. 원래 지구의 것인데 땅은 공짜가 아닌 누군가의 소유가 되었다. 물도 더 이상 공짜가 아니고 사야 한다. 아직 공기는 공짜다. 그런데 땅과 물과 같이 공기도 공짜가 아닌 날이 올 것이다. 사실 지금도 맑은 공기는 더 이상 공짜가 아니다. 맑은 공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들어가고 있다. 내가 직접 지불하지는 않지만, 인류 전체가 지불하고 있다. 우리가 배출한 온실가스에 의한 공기 오염과 지구온난화에 대한 비용이다. 현재 지구는 산업혁명 이전보다 평균 온도가 1℃ 올라갔다. 작년 인천에서 열렸던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총회에서는 현재 추세대로 온실가스가 배출되면 2040년에 1.5℃ 상승할 것이고 2℃ 이상 상승하면 지구가 위험하니 상승을 1.5℃로 제한하자는 특별보고서를 발표했다. 얼마 전 호주의 과학자들은 30년 뒤인 오는 2050년에는 급격한 지구온난화로 전 세계 대부분의 주요 도시가 생존이 불가능한 환경으로 변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가뭄, 해수면 상승, 식량·물 부족, 아마존 열대우림과 북극 빙하 등 생태계 파괴로 수십억 명의 인구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찜통 지구(Hothouse Earth) 효과로 지구 면적의 35%, 전 세계 인구 55%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생활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전 세계 해안도시가 범람할 것으로 전망했다. 찜통 지구란 지구가 그동안 흡수해왔던 온실가스를 방출하면서 기온이 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렇게 되면 인류는 핵 전쟁보다 더 큰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문제는 과학자들이 이렇게 위험을 경고해도 우리는 여전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데 있다. 1~2℃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산업화 이전인 1750년대의 지구 평균기온은 14℃로 추정된다. 그리고 이 온도는 무려 1만년 이상 변함이 없었다. 그런데 불과 300년도 안된 사이에 1℃, 무려 7% 이상이 상승한 것이다. 우리 체온이 7% 이상 오르면 위급한 상황이다. 더 오르면 사망한다. 우리는 언제까지 '지구는 괜찮을 거야'라고 안심할 것인가? 지구 온난화의 1차 요인은 화석연료이고, 2차 요인은 주로 화석연료가 연소되면서 나오는 온실가스, 이산화탄소(CO2)다. CO2는 100개의 공기 분자 중에 1개만 있어도 지구 평균기온이 100℃에 도달할 정도로 강력한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산업혁명 이전 대기 중 CO2 농도는 280PPM을 유지했으나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300년도 안되는 사이에 125PPM이 급증하여 현재 405PPM을 넘어버렸다. 현재의 CO2 농도를 과거에서 찾으려면 300만~500만 년 전까지 거슬러 가야 한다. 그 당시 기온은 지금보다 1~2도 더 높았고, 해수면은 10~20m 더 높았다. 지구평균온도 상승을 1.5℃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2010년 대비 CO2 배출량을 2030년까지 최소 45% 감축해야 하며 2050년까지 순 제로 배출이 달성되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방식의 에너지 소비, 특히 화석연료 소비는 중단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에너지를 싸게 쓰고 싶어한다. 나중에 더 크게 들 비용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금 행동에 나선다면 기후변화 대응비용이 GDP의 1% 정도면 될 것이지만, 지금 대응을 전혀 하지 않으면 이번 세기 중반에 기후비용이 세계 GDP의 5~2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특히 우리나라는 에너지 과소비 국가다. OECD 국가 중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이 다섯 번째이고, 석탄 소비량은 2위이다. 다른 OECD 국가들이 감소세를 보였지만, 한국은 오히려 늘었다. 발전 비중에서 석탄과 원전은 72%에 달하는데, 재생에너지는 2.8%로 OECD 평균 12.2%의 4분의 1 수준이다. 파란 하늘을 유지하는데 더 큰 비용이 들기 전에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 싼 에너지를 원하며 맑은 공기를 동시에 누릴 수 없다./이명호 (재)여시재 솔루션 디자이너이명호 (재)여시재 솔루션 디자이너

2019-06-10 이명호

[참성단]정쟁에 갇힌 역사

어제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에서 6·10 민주항쟁 32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민주인권기념관의 옛이름은 남영동 대공분실. 6·10 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서울대생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의 현장이다. 그의 죽음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전두환의 독재 호헌조치에 반발하던 여론이 폭발했다. 연세대생 이한열이 최루탄에 쓰러지자, 서울 시민 전체가 들고 일어섰다. 6·29선언이 나왔고, 10월엔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 국민투표로 확정됐다. 독재 종식과 민주주의 시작인 '1987년 체제'의 완성이다. 그 시간을 함께한 사람들의 기억은 선연한데 벌써 30년이나 지났다니,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거짓말 만큼이나 거짓말 같다.기억은 같은데 해석은 엇갈린다. 여야 정당의 6·10 항쟁 기념일 논평이 그렇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주화 정신과 촛불 혁명을 계승하여 탄생한 문재인 정부"라며 현 정부의 민주적 정통성을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은 "민주라는 가치가… 헌법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세력에게 부당하게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 역시 진정한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이라고 현 정부에 날을 세웠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선거제도 개혁을 통한 87년 체제 극복을 강조하는 실리를 강조했다.올해 들어 국가적 기념·추념일이 정쟁으로 얼룩졌다. 3·1절 100주년은 '빨갱이'의 역사적 유래를 놓고 소동이 일었다. 5·18 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식은 '독재세력의 후예' 논란으로 시끄러웠고, 64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촉발된 '김원봉' 소란은 아직껏 가라앉을 기미가 없다. 이 모든 소란의 시작은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사였다. 대통령과 여당의 역사와 야당의 역사가 다르니 아이들이 배우는 역사 교과서가 흔들린다.이런 식이라면 권력의 이념 지향에 따라 대한민국의 역사는 끊임없이 흔들리게 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의 유리창을 교체해야 한다. 역사가 지배와 통치의 수단이 되는 형국을 조지 오웰은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고 말했다.건국의 기원을 어디에 둘지 신경전을 벌이는 바람에 지난해 대한민국정부수립 70주년과 올해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행사는 어영부영 흘려보냈다. 국민이 하나 되어야 할 국가 기념일과 추념일이 국민을 분열시키는 뇌관이 됐으니, 역사의 신은 유독 우리에게만 가혹한 듯 하여 야속하다. /윤인수 논설위원

2019-06-10 윤인수

[오늘의 창]'참물'의 조건

물을 마실 수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색(無色)·무미(無味)·무취(無臭)다. 투명하고 아무 맛과 냄새가 나지 않아야 믿고 마실 수 있는 물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이번 인천 서구에서 발생한 수돗물 '적수(赤水)' 사태는 이런 물의 3대 원칙 중 하나가 무너졌기 때문에 발생했다.일각에서는 별거 아닌 일로 일부 주민들이 호들갑을 떨어 일을 크게 벌였다고 비판하기도 한다.그러나 우리 집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은 여전히 붉은 빛이 도는데 아무리 수질이 기준치 이내라 해도 믿고 마실 주민은 없다.물이 가득 든 잔에 우유가 몇 방울 떨어졌다 해도 먹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할 수 있지만, 희뿌옇게 흐린 물은 어딘지 모르게 거부감이 들기 마련이다. 유해 화학물질에 일부러 색을 넣고 냄새를 입히는 이유도 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그래서 이번 적수 사태는 발생 초기부터 인천시와 상수도사업본부가 시민의 눈으로 사태를 판단하고 대응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시중에서 구매해 달아 놓은 필터가 몇 분 만에 붉게 물드는 상황에서 앵무새 인양 수질 검사표만 들이댔으니 주민들이 화가 날 법도 하다.올해는 인천에 상수도가 도입된 지 111년을 맞는 해다. 인천 상수도의 역사는 1908년 10월 송현배수지 준공을 시작으로 하고 있다. 이후 한강(노량진)과 연결하는 수도관 공사가 마무리된 1910년 인천 시내에 수돗물이 통수(通水)됐다. 붉게 변했던 물은 언젠가 투명함을 되찾겠지만, 더 중요한 건 이미 나락으로 추락한 인천시 상수도에 대한 신뢰를 되찾는 문제다.'참'은 사실이나 이치에 조금도 어긋남이 없는 것을 뜻한다. 인천시 수돗물이 브랜드 이름처럼 무색·무미·무취의 '참물'이 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칫하다가는 100년 넘게 쌓아올린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데 더 오랜 기간이 걸릴 수도 있다. /김민재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kmj@kyeongin.com김민재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9-06-10 김민재

[기고]화력발전 지역자원시설세 세율 인상해야

석탄등 이용 사업자에 환경보호 재원 확보인천 5개 발전소, 지가하락·대기오염 '피해'1kwh당 0.3원 '비현실' 1·2원 개정안 국회 상정'시민 행복추구권' 위한 의정활동 약속 다짐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는 국민 모두가 공평하고 행복하게 살겠다는 다짐이다. 3·1만세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올해 대한민국의 기틀이 되는 민주공화국이란 단어를 다시금 되새기고 깨우쳐야 한다.인천광역시의회는 300만 인천시민의 평등한 삶의 권리를 지켜내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그 첫걸음이 인천시민의 손으로 직접 인천을 설계하는 지방자치와 지방분권 실현이다.필자는 그 일환으로 지난 5월 20일 여수에서 열린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에서 불합리한 화력발전 지역자원시설세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지역자원시설세는 지역자원 개발과 환경 보호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지하수, 석탄, 석유 등 지역자원을 이용하는 시설 사업자에게 부과되는 지방세다. 화력발전분 지역자원시설세의 경우 석탄·석유·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발전사에 발전량 1kwh당 0.3원의 세율이 적용된다. 또한 발전소의 소재지에 부과하도록 지방세법에서 규정하고 있다.인천에는 현재 영흥화력발전소를 포함해 5개의 화력발전소가 있다. 2천500만 수도권 지역 주민의 안정적인 전기 수급을 위해 인천 앞바다는 물론 충남 연안 곳곳에는 화력발전소가 세워져 지금 이 시간에도 시커먼 연기를 내뿜고 있다.화력발전은 발전시설 주변의 생태계 파괴, 특히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분진 발생 및 오염물질 배출로 주민의 건강 악화, 송전선로로 지가하락 등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대기오염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아 화력발전에 따른 피해를 깊게 생각하지 않은 과거와 달리, 이제는 화력발전 대기오염은 미세먼지를 비롯해 지구 재앙으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최소한의 지원책인 지역자원시설세는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다. 현행 지역자원시설세 세율은 화력발전이 1kwh당 0.3원인데 비해 원자력이 1kwh당 1원, 수력이 10㎥당 2원이다. 전기 공급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인천 등 화력발전시설이 집중된 지역 주민들이 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필자는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에서 인천시민을 대변해 지역자원시설세의 불합리함과 개선에 대해 강조했다."화력발전은 수력이나 원자력발전에 비해 다량의 대기 오염물질을 발생시키고 있지만 다른 발전원에 비해 낮은 표준세율이 적용되고 있는 만큼 지방세법 개정을 통해 지역자원시설세 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업자원부가 발전원가 및 전기요금 인상, 발전사 비용부담 논리를 앞세우며 이를 반대하고 있지만 이는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뒤로하는 처사로밖에 볼 수 없다.현재 국회에는 화력발전 세율을 1kwh당 1원으로 올리는 안과 2원으로 인상하는 개정안이 동시에 상정돼 있다. 화력발전 세율이 기존 0.3원에서 1원으로 원자력과 동일하게 될 경우 지난해 발전량 기준 인천시 지방세 중 지역자원시설세가 112억원에서 373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은 지역자원시설세로 시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도록 지역자원 보호·개발은 물론 환경개선사업, 구도심 균형발전 사업에 쓸 방침이다. 더 큰 목표는 화력발전시설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으로부터 300만 인천시민에게 깨끗한 하늘, 맑은 공기를 안겨주는 것이다. 인천시의회 의원 모두는 더 이상 시민들이 아침에 일어나 미세먼지로 불안한 하루를 보내는 일이 없도록 시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의정활동을 약속한다./이용범 인천광역시의회 의장이용범 인천광역시의회 의장

2019-06-10 이용범

[참성단]이문열

제17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은 침몰 직전의 난파선과 다름없었다. 이회창 후보의 거듭된 대선 패배와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한나라당은 한마디로 만신창이였다. 2004년 4월 공천심사위원회가 구성되자 세간의 관심은 위원장인 김문수(경기지사), 부위원장 안강민(전 서울지검장)이 아니었다. 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작가 이문열씨였다. 그는 당이 5·6공 인사를 공천하려 하자 "이러다 당이 망한다"며 대대적인 물갈이를 요구했다. 하지만 개혁은 여의치 않았고 한나라당은 열린 우리당에 참패했다.우리나라 작가 중 이문열씨 만큼 사회적 현안에 대해 활발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는 사람도 드물다. 사회적으로 현안이 있을 때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자신의 소신을 밝혀왔다. 스스로 '보수꼴통'을 자처하는 그는 신문 칼럼으로, 때론 작품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밝혔다. 그래서 이씨에 대해선 용기 있게 소리를 내는 작가, 지나치게 정치화된 작가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닌다.이씨의 정치적 소신이 가장 강하게 드러난 건 2002년 '세계의 문학'에 4부작으로 연재하며 문학적 평가보다 정치적 논란을 일으킨 '호모 엑세쿠탄스'(처형하는 인간)일 것이다. 이씨는 이 소설에서 2002년 대선 이후의 한국 상황에 대해 '민족도 이념도 순식간에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국가주도형 포퓰리즘이 게거품을 뿜었다'고 묘사하거나, 햇볕정책을 '핵이란 비대칭 전력을 보유한 북한에 모래성 같은 경제적 우위를 앞세워 어디 사용될지도 모르는 현금을 몇억 달러씩 갖다 바쳤다'고 썼다. 또 '시민운동이 엽관의 수단이 되고 관직은 감투에 눈먼 386 홍위병들의 전리품이 됐다'며 시민단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때문에 우리 문화계에 수치로 기록될 '책 화형식'이라는 끔찍한 일을 당하기도 했다.8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이천 설봉산 자락 이씨의 문학 사숙(私塾) 부악문원 (負岳文院) 을 찾으면서 잠시 잊혔던 그가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두 사람은 '보수정치'를 두고 1시간가량 대화를 가졌다. 이문열은 뛰어난 문학적 재능과 잠재력이 지나친 정치적 관심 때문에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을 그동안 꾸준히 받아왔다. 하지만 작가가 정치적 신념을 내세운다고 해서 비판을 받는 건 옳지 못하다. 이날도 그는 황 대표에게 "당에 쳐내야 할 사람들이 아직 남아있다"며 2004년 공심위 때처럼 인적 쇄신을 강조했다. /이영재 논설실장

2019-06-09 이영재

[월요논단]'개소리'를 넘어

거짓 알면서도 진실에는 관심없고정파적 이익따라 지껄이기만 하면문화·사회 붕괴 야만·폭력만 난무정치·언론·법·종교계로 퍼지는 소리새로운 계몽으로 '분열' 극복해야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정치가 잘못 돌아간다는 생각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2005년 코미디언 콜베어가 '진실스러움'이란 신조어를 만들어 이런 현상을 비꼬았다. '진실스러움'이란 사실이 아닌 데도 마치 진실인 것처럼 보이는 주장을 말한다. 이런 인식은 몇몇 사람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닌 듯하다. 프린스턴 대학의 철학교수 프랭크퍼트는 '개소리에 관하여'란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27주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거짓말은 진실을 말하는 척이라도 하거나 또는 자신의 말이 틀렸음을 알지만, 개소리꾼은 진실 여부와는 아예 별개로 행동한다. 그들은 진실에는 전혀 관심도 없이 다만 자신의 정파적 이익에 따라 '개소리'를 지껄일 뿐이다. 철학자가 현실정치의 치졸함에 끼어든 것은 이런 '개소리'가 진실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올바름에 대한 관심조차 외면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가짜와 망상이 현실이 된다. 이런 현상이 일반화되면 그 문화는 결국 야만과 반인륜으로 치닫게 된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정의나 공정, 연대나 배려 따위가 다만 언설에 그치고 혐오와 적대감만이 난무하는 것은 이런 결과 때문이 아닌가. 끊임없이 '개소리'를 말하다 보면 인간은 사라지고 다만 자신의 정파적 이익과 즉물적 욕망만이 정당화된다. 그때 그 문화와 사회는 부서지고 야만과 폭력만이 흘러넘칠 것이다. 그러니 작은 '개소리'라도 웃어넘겨서는 안 될 것이다. 프랭크퍼트가 이런 도발적 글을 쓴 까닭도 이런 우려 때문이다.유럽 사회는 17세기 이래 역사에서 결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경제적 풍요와 함께 뒤이어 과학혁명과 산업혁명을 이끌어냈다. 이 놀라운 문화적 도약은 그 이전 변방에 지나지 않았던 유럽이 세계의 중심이 되고, 그들의 세계관과 체제를 전 지구화 시키는 토대가 되었다. 그럼에도 유럽의 도약과 패권의식은 역사에서 보듯이 세계를 혼란에 빠트리고, 야만적 전쟁과 식민주의로 얼룩지게 되었다. 유례가 없었던 제국주의의 야만은 유럽 사회에 내재해 있던 몸과 마음의 분열, 욕망과 도덕의 갈등을 도외시할 때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런 혼란을 유럽은 계몽주의를 통해 합리성과 반성 철학으로 극복했으며 이로써 인간의 보편적 권리와 자유, 민주정과 자본주의를 보편적 윤리와 체제로 정착시키는데 성공했다. 칸트에서 보듯이 계몽의 철학은 인간이 지닌 이성을 보편화하고, 이를 스스로의 규범과 지성에 따라 사용하는 성숙함을 강조한다. 이런 이성적 성숙함이 결국 역사적 진보와 인간다움을 성장시켜 나갔다. 수많은 모순과 역기능에도 불구하고 서구 근대가 이룩한 성취가 현대 세계의 보편적 이념으로 작동하는 데는 이런 역사적 고뇌와 반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스스로 자유와 민주, 독립을 외쳤던 선조들의 목숨을 건 함성이 퍼져간 지 100년이 지났다. 이 정신과 규범을 현실로 만들지 못하면 우리 삶과 사회는 퇴행할 것이며, 그나마 이룩한 경제적 성취조차도 산산이 부서질 것이다. 경제적 풍요를 얻었지만 삶의 의미는 어디로 갔는가. 더 많은 경제가 아니라 더 좋은 경제, 삶을 행복하게 하는 경제로 가야 함에도 다만 그들만을 위한 경제성장을 외친다. 공동선은 무너지고 개인의 이익만 남은 사회를 부추기고, 끊임없이 허상을 되풀이하는 수많은 '개소리'들이 우리를 몰아세우고 있다. 이 소리를 웃어넘기면 그들은 이것이 진실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들의 망상이 현실이 되면 우리 삶이 어떻게 될지는 너무도 명확하지 않은가.근대 유럽이 그들 안에 내재한 분열을 계몽을 통해 극복했듯이 우리 역시 현재의 분열을 새로운 계몽과 공공성의 정신으로 넘어서야 한다. 다가올 시간,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은 그들에게서 오지 않는다. 우리의 길은 미답의 것이다. 그 가보지 않은 길을 이 '개소리'에 맡겨둘 수는 없다. 이 '개소리'는 정치를 넘어 언론과 법으로, 종교계로 확산되고 있다. 정치란 이름으로 이런 반인륜적 행태를 허용하면 그 행태는 곧장 사회적 일상이 된다. 혼란이 극대화되어 파멸이 가까워질 수도 있다. 그들이 과잉 지배하는 현실을 넘어서기 위해서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신승환 가톨릭대 철학과 교수신승환 가톨릭대 철학과 교수

2019-06-09 신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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