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

 

[참성단]김영철의 의도적 무례

대한민국 예술단이 평양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4일 새벽 귀국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첫 공연을 관람하고 "북과 남의 온 민족에게 평화의 봄을 불러왔다"면서 '가을이 왔다'는 주제로 북한 예술단의 서울공연을 즉석에서 제의했단다. 평창올림픽 이후 김 위원장의 파격행보는 4·27 남북정상회담과 5월 미북정상회담으로 그 실체가 드러날테니 '가을이 왔다' 공연이 실현될지는 그 때 가서 볼일이고, 그의 심복 김영철의 천안함 발언은 워낙 무례해 간과하기 힘들다. 김영철은 지난 2일 공연취재 제한에 항의하는 우리측 기자단에게 사과한다며 "남측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는 사람이 저 김영철입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2010년 천안함 폭침은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 잠수함의 어뢰에 격침된 것으로 공식 확정한 사건이다. 대한민국은 46명의 전몰 수병에게 1계급 특진과 함께 무공훈장을 수여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5년 야당 대표로서 천안함 폭침이 북한소행임을 확언했으니, 대한민국 공식 입장을 그대로 승계한 것이 분명하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지난 2월28일 국회에서 천안함을 폭침시킨 북한 잠수정이 정찰총국 소속이라고 밝혔고, 당시 정찰총국장이 바로 문제의 김영철, 북한 노동당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다.김영철의 발언은 농담도, 조롱도 아닌 의도적 발언으로 봐야한다. 대한민국에서 천안함 폭침이 어떤 사안인지 대남통일전선전략 지휘 책임자인 그가 모를리 없다. 남측 일각의 음모론으로 천안함 폭침사건이 보수-진보 대립의 불씨라는 사실을 잘 알고 활용하는 지위에 있다. 김영철은 자신의 발언을 통해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의 반응을 떠본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정부가 침묵하든, 반발하든 모든 대응카드가 있었을 것이다. 침묵에 대한 대가는 3일자 노동신문 사설이었다. 천안함 사건은 "남조선 보수패당이 조작해낸 모략극"이라며 정부에게 "경망스럽게 놀다가는 큰 코 다친다"고 경고했다.남한 예술단의 평양공연에 김영철과 노동신문이 첨부한 '천안함' 메시지는,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향후 남북관계 전반에 북의 통일전선전략이 스며들 개연성을 시사한다. 정부가 확정한 사실에 우물쭈물 하는 태도로는, 북한에 끌려다니다가 진이 빠질까 걱정이다. /윤인수 논설위원

2018-04-04 윤인수

[참성단]추급권(追及權)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입니다. 재산이라곤 붓과 팔레트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만일 승낙하셔서 나와 결혼해 주신다면, 물질적으로는 고생이 되겠으나 정신적으로는 당신을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해 드릴 자신이 있습니다. 나는 훌륭한 화가가 되고 당신은 훌륭한 화가의 아내가 되어 주시지 않겠습니까? " 너무 가난해서 생전에 제대로 된 전시 한번 못했던 화가. 51세에 요절한 박수근이 김복순에게 보낸 청혼 러브레터는 지금 읽어도 가슴이 먹먹하다.박수근은 가난한 화가였다. 여름에도 겨울 옷을 입은 채 그림을 그렸고, 전쟁 중엔 미군 초상화를 그려 주면서 하루하루 연명했다. 20달러에 그림 한 점 팔면 행복했다. 낭만이나 관념 따위는 그에겐 사치였다. 행복하게 해준다던 아내는 툭하면 돈을 꾸러 다녔다. 선생님이 "너희 집은 뭘 해서 먹고 사냐"고 묻자 셋째아들은 "꿔서 먹고 살아요"라고 답했다.궁핍한 삶이 그대로 작품으로 이어졌다. 절제된 선과 단순한 색을 바탕으로 가난한 서민의 애환을 소박하게 그려냈다. 벌거벗은 고목 나무들, 시장 난전에 좌판을 벌인 아낙, 아이를 둘러업은 어린 소녀 등 한국인의 가장 친밀한 모습을 담아냈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인기가 높다. 지난주 옥션 경매에서 이중섭의 '소'가 47억원에 낙찰되기 전까지, '빨래터'는 45억2천만원으로 경매가 최고기록을 갖고 있었다.생전에 가난했으나 사후 그림값이 사상 최고라는 '그림값의 역설'을 증명하는 화가는 많다. 빈센트 반 고흐도 죽기 전까지 그림을 딱 한 점밖에 팔지 못했고, 이중섭도 찢어지게 가난했다. 사후 그림값이 폭등해도 화가는 경제적인 혜택을 누리지 못한 채 평생을 가난에 찌들어 살다 세상을 떠났다.가난한 미술가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권리를 확대하는 다양한 제도가 도입된다는 소식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추급권'이다. 팔린 화가의 작품이 또 다른 이에게 재판매될 때 그 대금 중 일부를 작가나 저작권을 가진 유족이 배분받을 수 있는 권리다. 유럽에선 3천 유로 이상 미술품에 한해 판매가의 0.25∼4%를 작가나 유가족에게 지급하고 있다. 우리도 이 제도가 정착돼 '화가=가난'이라는 등식이 깨지길 기대해 본다. /이영재 논설실장

2018-04-03 이영재

[참성단]무슬림에 대한 편견

이슬람교와 신도인 무슬림에 대한 편견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잔인한 테러행위 탓이 크다. 미국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특수부대가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지만, 알 카에다의 9·11 테러가 미국에 남긴 트라우마는 현재진행형이다. 그 알 카에다 조직이 한국의 이라크 파병을 시비 걸어 김선일씨를 참수해 우리와 악연을 맺은 건 2004년의 일이다. 당시 흥분한 네티즌들은 이슬람 사원을 겨냥한 돼지피 보복테러를 외쳤다. 구호에 그쳤기 망정이지, 실행됐다면 그야말로 이슬람 국가 전체와 척을 지는 외교참사가 발생했을 것이다.무슬림이 한국에서 겪는 가장 큰 고역이 돼지고기 상식(常食) 문화라 한다. 무슬림들이 매일 암송하는 신성한 경전 '코란'은 돼지고기 식용을 엄하게 금지한다. 코란은 무슬림에게 허용되는 '할랄'과 금지된 '하람'을 명시하고 있는데 '돼지고기와 죽은 고기, 피, 하나님의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죽인 동물의 고기'가 하람에 포함된다. 무슬림의 하람 식재료 기피는 신의 뜻에 따른 것이니 설득 대신 존중할 수밖에 없다. 중화사상의 중국도 무슬림 소수민족 학교에서는 할랄 식재료만 쓰는 이슬람 식당을 따로 운영할 정도다. 밥 가지고 분쟁을 일으킬 수야 없는 일 아닌가.할랄 산업이 글로벌 블루오션 산업으로 주목받은 지 오래다. 17억명에 달하는 무슬림을 겨냥한 마케팅 전쟁으로, 할랄 식품시장 규모만 7천억 달러를 훌쩍 넘는다니 당연한 일이다. 일본은 고래고기에까지 할랄 인증을 내주고, 공항에는 무슬림을 위한 기도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도 기업들의 할랄 시장 진출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할랄 인증을 지원하는 등 뒤늦은 추격전이 한창이다.그런데 해마다 경기도를 찾아온 20만명 안팎의 무슬림 관광객들이 밥 먹고 기도할 장소가 태부족이라니 한심한 일이다. 그 이유가 무슬림과 이슬람 테러리스트를 동일시하는 편견이 작용한 탓이라니 더욱 그렇다. 본디 이슬람교는 평화를 추구하고 공존을 지향한다. 어느 종교나 극단주의자는 있지만, 그들로 인해 종교의 참 가치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아무튼 우리를 찾아온 손님 아닌가. 그들 식대로 먹고 기도하게는 해주어야 동방예의지국의 도리에 맞는다. /윤인수 논설위원

2018-04-02 윤인수

[참성단]"진짜가 나타났다!"

하루 하루가 즐겁다. 골치 아픈 정치, 앞이 안 보이는 복잡한 외교, 날이 갈수록 쪼그라드는 경제. 하지만 그를 보면 이 모든 것이 눈 녹듯 사라져 버린다. 우리는 이런 타자 한명 쯤 갖고 싶었다. 강백호. 지금 프로야구계는 벼락같이 등장한 '괴물 신인'에 들끓고 있다. 그제 밤 수원이 들썩거렸다. 수원 kt위즈 파크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의 2차전. kt위즈는 1회, 3회 각각 4점을 허용하면서 8실점. 상대가 누군가. 최강 두산베어스다. 경기는 끝난거나 다름 없었다. 그런데 강백호가 있었다. 강백호는 장원준의 135㎞ 슬라이더를 우측 담장을 넘겨 가라앉은 분위기를 되살렸다. 경기는 20대8로 뒤집혔다. 중계 캐스터는 "진짜가 나타났다!"고 탄성을 질렀다. 그날 밤 스포츠 채널 프로야구 하이라이트에 출연한 해설자들 역시 이구동성으로 "진짜가 나타났다"고 흥분했다. 홈런 순위 1위는 둘째 치고 그가 날린 홈런 4개 중 3개가 기아의 헥터, 두산의 린드블럼, 장원준 등 팀의 에이스 투수들로부터 얻어낸 것이다. 헥터는 지난해 20승을 올린 투수다. 린드블럼은 2015년 210이닝을 소화한 리그 대표의 '이닝이터' 투수. 장원준은' 8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거둔 투수다. 강백호는 겨우 19세의 신인일 뿐이다. 신인드래프트에서 계약금 3억원에 SK에 1차 지명된 최정도 데뷔 해인 2006년 홈런 12개를 쏘아 올렸다. 당시 최정의 나이도 19세였다. 한국프로야구 사상 10대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김재현(21개), 이승엽(13개), 김태균(20개), 최정 4명밖에 없다. 그런데 강백호는 8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때렸다. 강백호는 수원 kt위즈 소속이지만 이와 무관하게 전국구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19세 괴물을 보러 관중들이 야구장을 찾을 것이다. 자칫 자만해 질 수도 있다. 선인들은 자신의 덕을 닦는데 게을리 하지 말라는 의미로 '소년등과(少年登科)'를 언급했다. 일찍 성취하게 되면 그 자리가 얼마나 귀한 줄 모른다. 삶이 자신의 손바닥 위에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지금 강백호에게 가장 필요한 건 겸손이다. 그리고 부상에 유의해야 한다. /이영재 논설실장

2018-04-01 이영재

[참성단]혼탁·과열… 민주당 공천 전쟁

스탈린은 키가 작았다. 공식적으로 162㎝였다. 열등감이 심했고, 의심도 많았다. 심약하기까지 했다. 대신 질투심은 하늘을 찔렀다. 남이 자신보다 잘나면 그 꼴을 못봤다. 별로 힘들이지 않고 유려한 문장을 쓰고, 준비없이 즉석에서 현란한 연설을 하던 트로츠키가, 그래서 미웠다. 하지만 기억력은 뛰어나 사소한 원한까지 기억했다가 반드시 숙청했다. 그리고 반드시 그 흔적을 지웠다. 1937~1938년 두해동안 130만명을 체포해 68만명을 처형하고 나머지는 시베리아 수용소로 보냈다.러시아 혁명하면 떠오르는 역사적인 사진이 한장 있다. 레닌이 즉석에서 만든 연단에 올라가 대중을 향해 열변을 토하는 모습을 골드스타인(G.P.Goldstein)이 찍었다. 너무 극적이라 소비에트 연방공화국의 탄생을 알리는 역사적인 기록사진이란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연단으로 오르는 계단에 트로츠키의 모습이 찍혔다. 스탈린은 그게 마음에 거슬렸다. 레닌과 트로츠키가 친근해 보였기 때문이다. 우여곡절끝에 권력을 잡은 스탈린은 레닌이 죽은 후 그 사진에서 트로츠키의 모습을 지워버렸다.프로파간다(propaganda·선전)에서 사진 한장은 대중의 마음을 빼앗고 나아가 역사를 바꿀 수도 있을 만큼 폭발적인 힘을 갖는다. 사진이 조작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 분야의 대가 아돌프 히틀러는 프로파간다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선전은 진실을 섬겨선 안된다. 특히 진실이 적에게 유리한 상황을 조성할 수 있다면 더욱 그렇다."더불어민주당 지자체 후보들간의 경쟁이 과열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제는 사진 한 장을 두고 이재명 전시장과 전해철 의원 지지자 사이에 논쟁이 붙었다. 이 전 시장이 사용한 홍보사진이 원인이었다. 이 전 시장 얼굴 뒤에 전 의원의 얼굴이 흐릿하게 들어간 사진이었다. 전 의원 지지자들은 "조롱당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 전 시장 측은 "이유를 막론하고 명백한 우리 캠프의 책임"이라며 사과하고 홈페이지 등에서 문제의 사진을 내렸다. 그런데도 뒷말이 무성하다. 프로파간다였는지 아니면 단순 실수였는지는 당사자만 알 것이다. 이제 전쟁은 시작됐다. /이영재 논설실장

2018-03-29 이영재

[참성단]마시모 자네티의 '경기 필'

세상에 크고 작은 권력과 권력자들에 대한 비판과 칭찬의 상투적인 비유로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자주 인용된다. 단원을 일사불란하게 장악하고 차이나는 연주능력을 조율해 자신만의 색을 가진 화음을 실현하는 지휘자를 이상적인 리더십의 전형으로 인식한 덕이다. 실제로 지휘자와 단원이 따로인 오케스트라의 불협화음은 끔찍하다. 갈등의 확대재생산이 특기인 한국 정치가 지휘자도 악보도 없는 망가진 오케스트라로 조롱받은지 오래거니와, 리더십이 실종된 한국 보수정당의 현실은 이에 꼭 들어맞는 형국 아닌가.훌륭한 지휘자의 리더십에도 유형은 있다.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주빈 메타는 단원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부르게 하는 소통의 리더십으로 유명했다. 지난해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던 리카르도 무티는 강력한 장악력으로 단원들을 지치게 한 모양이다. 2005년 라 스칼라 오페라 단원들이 "당신은 위대한 지휘자"라면서도 자신들을 파트너가 아닌 악기로 사용한다며 사임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들도 독보적 카리스마로 베를린 필의 종신 독재자로 유명했던 카라얀의 명성엔 못미친다. 하지만 지휘계의 황제로 칭송받던 그도 30년 전횡에 지친 단원들의 반발에 몰려 물러났으니 독재의 말로는 늘 이렇게 처연하다.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1997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 상임지휘자 마시모 자네티를 영입했다. 베버와 바그너가 활약했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를 지휘했을 정도로 오페라에 정통한 인물이다.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경기 필은 놀라운 잠재력을 가진 젊은 오케스트라이고, 나에게도 굉장한 기회"라고 의욕을 보였다. 창단 이후 경기 필은 관립의 한계와 열악한 공연시설, 취약한 클래식 저변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성장을 거듭해왔다. 특히 젊은 여성지휘자 성시연의 활약과 무티와의 협연으로 국내외 공연계의 중심으로 진입하는 성과를 냈다. 경기 필이 자네티를 통해 전통과 현대, 장르를 종합해 특별한 개성을 만들어내길 바란다. 물론 행정편의적인 지원에 머물러 있는 관립 운영체제의 혁신도 필수적이다. 서울시향의 정명훈 사태에서 보듯, 경영과 예술의 경계가 불분명하면 불협화음으로 번진다. 경기 필의 새로운 하모니를 기대한다. /윤인수 논설위원

2018-03-28 윤인수

[참성단]잿빛 미세먼지 대책

1952년 12월 4일. 아침 날씨는 화창했다. 바람 한줌 없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800만 런던시민의 석탄 사용량이 급증했다. 질 낮은 석탄이 뿜어내는 유황성분 가스는 그저 허공에 맴돌았다. 지면 근처의 대기 온도가 상층보다 낮은 기온역전현상때문이었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지 않았다면,그리고 바람이 불었다면'이라는 가정법은 아무 소용없었다.이미 참사는 시작됐으니 말이다. 다음날이 문제였다. 매연(smoke)과 안개(fog)가 런던을 덮쳤다. 가시거리 0 . 짙은 안개에 익숙한 런던 시민들은 끔찍한 상황도 모른 채 안개로 축구 경기가 취소 될까봐 걱정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차를 끌고 나오는 사람도 있었다. 여기저기서 충돌 사고가 일어났다. 얼마나 안개가 심했던지 실제로 길잃은 사람들이 시각장애인의 안내를 받아 자신의 집을 찾아 갔다고 한다. 병원에는 호흡장애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줄을 이었다. 어린이와 노약자들이 가장 먼저 희생됐다. 그날 1천명이 목숨을 잃었다. 12월까지 4천명이 죽고 다음해 후유증으로 8천명, 모두 1만2천명이 목숨을 잃었다. 어제 경인일보 2면에 실린 '미세먼지· 안개에 묻힌 송도' 사진은 충격이었다. 1952년 런던스모그 사진과 너무나도 흡사해서다. '잿빛 공포에 갇혀버린 시민 일상'이라는 헤드라인도 가슴에 와닿는다. 이제 미세먼지는 우리가 피할수 없는 생활의 일부가 된듯하다. 우리 스스로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해 마스크도 챙겨야 한다. 4~5월에 더 심해진다니 낭떠러지 앞에 서 있는 느낌이다. 이러다 우리 생애에 수채화처럼 맑고 파란 하늘을 볼 수 없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다. 당시 영국 정부는 스모그가 사라진 후 사망한 사람은 독감에 의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듬해와 비교해 사망률이 4배 늘어났다는 것을 발견한 후, 뭔가 크게 잘못됐다고 느끼고 비로소 규제에 들어갔다. 대기오염방지법이 제정되고 부랴부랴 벽난로 사용을 금지 시켰다. 큰 대가를 치르고야 정신을 차리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이제라도 정부는 연료정책과 배출가스 규제등 확실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 요즘 뿌연 창밖 풍경을 보노라면 '잿빛 정책'에 절망감 마저 든다. /이영재 논설실장

2018-03-27 이영재

[참성단]'봄이 온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혁명적인 사회주의 문학예술의 힘으로 부르주아 반동문화를 짓눌려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 전역에서 대한민국 문화콘텐츠가 암시장을 통해 번지는데 대한 경고로 해석됐다. 북이 한국 대중문화를 '날라리 풍'으로 배격하는 데는 자유로운 기풍이 체제위협의 비수로 변할까 걱정해서다.대한민국 예술단의 4월 1, 3일 두 차례 평양공연이 주목받은 이유다. 4월 남북, 5월 미북정상회담을 앞둔 축하사절의 성격인 만큼 남측 예술단 공연장에서 보여줄 그들의 반응은 단순히 공연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의 의미가 있다.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이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과 평양공연 제목을 '봄이 온다'로 작명한 것도 공연 이후 전개될 3각 정상회담에 걸린 희망과 기대의 반영일 것이다. 두 사람 모두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핵심 문화참모 아닌가. 정치 이벤트 성격이 짙은 평양 공연이지만, 한반도에 봄이 오는 계기이길 바라는 마음은 간절하다.상황은 녹록지 않다. 미국의 기세가 심상치 않아서다. 최근 트럼프는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장을 국무장관에 지명한데 이어 존 볼턴을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에 내정했다. 둘 모두 대북 강경파이지만, 특히 볼턴은 북한 선제공격론을 앞장서 주장했던 대북 초강경 매파로 주목받았던 인물이다. 뉴욕타임스는 사설에서 "볼턴만큼 미국을 전쟁으로 이끌 가능성이 큰 사람은 거의 없다"고 걱정이고, 워싱턴포스트도 "볼턴의 북한에 대한 전쟁 옹호 발언은 이미 위험에 처해 있는 미·북 정상회담을 침몰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볼턴 변수로 인해 남북미 정상회담의 전망은 한층 불투명해졌다. 상대를 극한까지 밀어붙인다는 트럼프의 협상술과 사무실 책상에 핵단추를 올려놓았다는 김정은의 벼랑끝 외교술이 어떤 결과에 이를지, 착잡한 시절이다. 평양공연 '봄이 온다'가 역사적 남북미 정상회담의 화려한 개막공연으로 삼각 정상들의 마음을 녹여내길 바란다. 문재인, 김정은, 트럼프 세 정상의 회담이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를 거쳐 이선희의 '아름다운 강산'에서 조용필의 '친구여'로 이어지는 '봄이 온다'의 레퍼토리처럼 흐른다면 더할 나위 없겠고…. /윤인수 논설위원

2018-03-26 윤인수

[참성단]새마을 기

새마을 기의 녹색은 '녹색혁명', 황색원은 협동과 부(富),무한한 가능성을 표시한다. 녹색의 잎과 싹은 근면 자조 협동의 새마을 정신을 상징하고 있다. 최순실 재판이 한창이던 지난해 전국의 각 구청 민원실엔 새마을 깃발을 철거해달라는 민원이 잇따랐다. 지난해 9월 20일 수원 영통구청에 원천교에 설치된 새마을기 12개를 내려달라는 전화가 걸려 오기도 했다. 기를 훼손하는 일도 벌어졌다. "새마을 기를 보면 유신 독재가 생각난다"는게 이유였다. 실제 광주광역시는 지난 1월 새마을기가 "유신 잔재 논란이 있고, 시대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시민 단체의 요구를 받아 들여 시청·구청·기초의회 청사에서 새마을 기를 모두 내렸다. 이재명 전 성남 시장은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14일 뒤인 5월1일 새마을 단체에 양해를 구하고 성남시청 새마을 기를 내렸다. 그 자리에 노란 세월호 깃발을 게양했다. 경기도내 31개 시·군 청사에 새마을기가 사라진 곳은 성남시가 유일했다. 경인일보 21일자 경기판 23면에는 성남시청 광장에 4년만에 새마을기가 등장했다고 보도했다.이재명 전시장이 경기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지난 14일 사임한 후 시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이재철 부시장이 재 게양 결정을 내린 것이다. 지난해 12월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제4회 우간다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가 열렸다. 왼쪽 가슴에 한글로 선명하게 '새마을'이라고 쓴 초록색 새마을 옷을 입고 있는 우간다 새마을 지도자들이 식장을 가득 메웠다. 우간다는 현재 30여 개의 새마을운동 시범마을과 지도자 연수원까지 있을 정도로 새마을 운동에 푹 빠져 있다.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은 새마을 운동의 열렬한 신봉자다. 그는 2015년 유엔 회의에서 "지난 10년간 이뤄진 르완다의 고도성장은 한국의 새마을운동 덕분"이라고 연설까지 했다. 인종청소 대량학살로 유명한 르완다는 예전 악몽을 딛고 연 평균 8%라는 눈부신 성장을 기록하는 나라가 됐다. 지금도 전 세계의 수많은 공무원,학생,농민들은 새마을 운동을 배우려고 한국을 찾는다. 그들은 새마을 운동의 종주국에서 새마을 기가 내려지고 있는 이유를 알지 못할 것이다. /이영재 논설실장

2018-03-25 이영재

[참성단]반갑다 야구야

봄 기운이 스며들기 시작하면 무엇이든 들뜨기 마련이다. 사람도 그렇다. 콧구멍으로 봄바람이 들어가면 가슴이 뜨거워진다. 춘분에 쏟아졌던 눈이 3월 대설이라는 기록을 세워도, 오는 봄을 막을 수 없다. 떠나는 겨울의 마지막 용틀임도 봄 앞에선 두 손을 들고 항복을 선언해야 한다. 봄이다. 이제 대지는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온갖 꽃들이 내뿜는 향기로 숨이 막혀 버릴 것이다.꽃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가 봄을 그토록 기다린 이유는 또 있다. 지금 수원과 인천을 들썩거리게 만드는 그 이유, 야구 때문이다. 봄은 야구와 함께 온다. 야구는 봄을 알리는 전령사다. 장장 5개월의 동면(冬眠). 야구가 없어 지루하기 이를 데 없는 시간이었다. 스포츠 중 시즌 오픈과 한 해의 시작이 맞아 떨어지는 종목중 야구가 대표적이다.내일 2018 프로야구 개막을 알리는 팡파르가 울린다. 예년보다 2주일이 빠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시안 게임 때문에 8월 18일부터 9월 2일까지 리그를 잠시 중단하기 때문이다. 시범경기가 총 40경기로 축소된 것도 그런 까닭이다. 지난해 꼴찌였던 수원 kt위즈에 큰 변화가 왔다. 우선 황재균이 11년 만에 수원구장으로 돌아왔다. 2007년 그는 현대 유니콘즈의 유니폼을 입고 수원 야구장에서 2번 타자 유격수로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또 있다. 두산의 에이스였던 더스틴 니퍼트도 kt유니폼을 입었다. 초대형 신인 타자 강백호도 데뷔전을 치른다. 타자 라인업만 따지면 국내 최고다.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하고 2년 만에 돌아온 인천 SK 와이번스 김광현은 머리를 삼손처럼 길렀다. 그의 위력투가 그 머리카락에서 나올지도 모른다. 뉴욕 메츠의 노아 신더가드와 닮았다. 여기에 메릴 켈리, 앙헬 산체스.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에이스급 세 명의 투수로 선발진을 꾸렸다. "무슨 야구를 갖고 그러냐"고 말할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가 않다. 야구는 축구를 제치고 우리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다. 지난해 무려 840만688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골치 아픈 국내·외 복잡한 문제들을 잠시 잊고 이제 야구를 즐기자. 반갑다 야구야. /이영재 논설실장

2018-03-22 이영재

[참성단]뉴미디어의 디스토피아

모이제스 나임이 '권력의 종말'에서 언급한 대로 '모두가 보도하고 모두가 결정'하는 미디어 홍수의 시대다. 누구든 주장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앱을 여는 것 만으로 충분하다. 수백만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SNS 리더들은 실제로 신문, 방송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에서 뉴욕타임스 등 진보적인 전통 미디어에 자신의 트위터로 맞서더니, 얼마전에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트위터 메시지로 해고해 화제가 됐다. 4천700만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트럼프는 걸어다니는 거대 미디어다.30억명 이상의 세계인이 SNS에서 소통하는 TGIF(트위터·구글·아이폰·페이스북) 시대가 가능해진 건 기술 혁신 덕분이다. 스마트폰을 열어 구글의 검색엔진을 통해 정보를 취득하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에서 메시지를 발신하는 세상이 열리는데 한 세대가 안 걸렸다. 반면에 페이스북 같은 기술 기업들이 엄격하게 작동됐던 미디어 윤리규범을 전복하는데 따른 논란은 이제야 한창이다. 직접 민주주의의 확장 등 장점을 앞세우는 낙관론과 SNS에 유통되는 개인정보를 독점한 '빅브라더'의 출현을 우려하는 비관론이 교차한다.묘한 시점에 페이스북이 대형사고를 쳤다. 정치 컨설팅 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5천만명의 페이스북 이용자 정보를 가공해 지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사용했다는 의혹이 보도되면서, 당일에만 39조원의 시가총액을 날렸다. CA 최고경영자 알렉산더 닉스는 고객을 가장해 잠입취재에 나선 영국의 한 언론에 전 세계에서 펼친 정치공작 실적을 자랑했다. 기술이 발전하면 권력도 진화한다. 소수권력이 SNS 빅데이터를 독점하거나 찬탈해 사람을 통제하는 순간, 조지오웰의 디스토피아 '1984'의 문이 열릴 것이다.남 얘기가 아니다. SNS가 진영간의 손가락 전쟁터로 전락하고, 네이버와 다음 등 신흥 미디어는 댓글 조작설에 시달린다. 미투 피해자를 향한 집단 린치에서 뉴미디어의 잔인한 민낯을 본다. 인간은 사라지고 감정 없는 유령들이 배회한다. 합리적 규제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됐다. /윤인수 논설위원

2018-03-21 윤인수

[참성단]詩란 무엇인가

이 세상에 쉽게 대답하지 못하는 난감한 질문은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많다. '시란 무엇인가'도 그중 하나다. '소설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보다 답하기가 더 어렵다. 시인들에게 물어도 우물쭈물한다. 김광규 시인은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서 돈을 목적으로 부르지 않는 마지막 노래", 강은교 시인은 "빈방에 꽂히는 햇빛", 허영자 시인은 "자기 존재의 확인이며 자기 정화의 길"이라고 '시처럼' 대답했다. 한국에 있는 수 만명의 시인에게 물어도 그 답은 모두 다를 것이다.소설가 출신 이창동 감독의 '시'는 따지고 보면 '시란 무엇인가'를 다룬 영화다. 60대 여주인공 미자의 시 쓰기와 성폭행 사건으로 연루된 손자의 죽음을 통해 우리 사회의 죄의식의 부재를 고발하지만 그 이면엔 아름다운 것, 잊혀지는 기억의 의미를 더듬으며 '시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묻는다. 이 감독도 "이 영화를 통해 시가 죽어가는 시대에 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영화로 다룰만큼 시는 그렇게 오묘하고 영롱한 존재다.책을 읽지 않는 게 사회문제가 된 시대에서 그나마 시집의 판매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드라마에 시집이 노출되면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는, 우리의 독특한 문화 현상도 한 몫을 했을 것이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도깨비' 4화에 등장한 김용택 시인의 필사책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가 노출 즉시 베스트 셀러 1위에 오른 게 그런 경우다. 교보문고 집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시집 판매는 거의 매년 10~30%씩 증가했다. 2010년에 비하면 지난해 시집 판매량은 거의 두 배나 늘었다. '시인의 연인'이란 제목으로 유·무명 시인들의 작품과 해설을 매주 경인일보에 연재했던 권성훈 평론가가 그 글을 한데 모아 '현대시 미학산책(경인엠앤비 刊)'이란 제목으로 출간했다. 아무리 좋은 소설도 두 번 읽기가 쉽지 않다. 시는 수 백 번 읽을 수 있는 장점을 갖는다. 이 책을 읽으면 시가 우리 삶의 테두리 밖으로 나간 적이 한 번도 없었음을 알게 된다. 남의 좋은 시를 찾아 읽는 즐거움. 우리의 삶은 더욱 윤택해질 것이다. /이영재 논설실장

2018-03-20 이영재

[참성단]패권주의에 갇힌 대한민국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현지시간 18일 대선 개표 결과 재선을 확정지었다. 76% 이상의 압도적 득표율이니 무인지경의 독주였다. 6대에 이어 7대 대통령으로 2024년까지 집권이 보장됐다. 2000년부터 3, 4대 대통령으로 8년 연임한 이후 4년을 상왕 총리로 군림한 세월까지 총 24년을 집권하는 셈이다. 중국은 한술 더 떴다. 17일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2천970표 만장일치로 시진핑(習近平)을 국가주석 및 중앙군사위원회주석으로 재선출했다. 이날 '국가의 조타수, 인민의 영도자' 시 주석을 위해 인공눈을 뿌렸다. 국가주석 연임제한 폐지 개헌으로 능력껏 장기집권이 가능해진 시 주석인데, 하늘이 할 일을 안하니 사람이 대신했다.중국 시(習)황제, 러시아 차르(황제) 푸틴의 등장이 대한민국에 미칠 영향은 간단치 않다. 패권 추구의 역사를 갖고 있는 두 나라의 집권자가 차례로 독재에 가까운 장기집권체제를 구축했으니, 그 여파를 따져보는 건 당연하다. 특이한 인격의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보다는 미국 우선이라는 패권적 행태를 보이고, 60년 가까이 장기집권 중인 일본 자민당이 제국의 영광을 추억하는 현실도 버겁다. 게다가 북한은 '조선 없는 지구는 없다'며 3대 세습을 완료하고 핵을 무기로 패권의 일각을 차지하는 형국이다.주변 4강의 패권주의는 이미 부정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시진핑은 사드의 주인 미국이 아니라 한국을 향해 경제보복의 포승줄을 조였다 풀었다 희롱 중이다. 러시아와 영국의 외교 전면전은 제국 러시아의 국익을 위해 언제든 한반도 문제에 어깃장을 놓을 수 있는 푸틴의 면모를 보여주는 전조다. 예측불가능한 트럼프는 통상문제 만큼은 변함없이 위압적이고, 미·중·러에 상냥한 일본은 유독 한국에만 독하다. 북한 김정은의 실체는 4, 5월을 지내봐야 결론이 날테고.한반도의 운명이 남북, 미북정상회담 테이블에 올라간 상황에서 한반도 주변 4강의 패권주의는 물이 오를대로 올랐다. 남북한과 미국의 합의에 한반도에서의 지정학적 이익을 포기할 시진핑, 푸틴, 자민당이 아니다. 4, 5월 연쇄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4강의 이해충돌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운전대를 꽉 쥐어야 한다. /윤인수 논설위원

2018-03-19 윤인수

[참성단]저출산세(低出産稅)

프랑스 루이 14세의 숭배자였던 영국의 찰스 2세는 1662년 전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1년에 두 번 성 미카엘 대축일과 성모 영보 대축일에 난로당 2실링씩의 '난로세'를 징수했다. 소득과는 상관없이 거둬들였던 세금이라 조세 저항이 심했다. 1696년 영국의 윌리엄 3세는 프랑스와의 전쟁으로 국가의 재정이 고갈되자 '창문세'를 도입했다. 창문이 10개 이하일 경우 0.1파운드, 11개 이상~20개는 0.3파운드, 21개 이상은 0.5파운드를 부과했다. 그러자 창문을 없애는 게 유행이 됐다.러시아 근대화에 앞장선 표도르는 유럽의 문화를 받아들이기 위해 강력한 서구화 정책을 폈던 왕이다. 그는 유럽 문화를 열렬히 흠모했다. 러시아인이면 누구나 길렀던 수염이 미개해 보였던지 귀족에게 수염을 깎으라고 강요했다. 수염을 소중하게 여겼던 러시아 사람들이 크게 반발하자 기르고 싶은 사람에겐 '수염세'를 내라고 했다. 그러자 반발은 더 커졌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조선시대 흥선대원군은 경복궁을 중건하기 위해 '문세(門稅)'를 거둬들였다. 서울 사대문을 통과하는 사람들에게 물품 종류·수량에 따라 세금을 거뒀으나 백성의 불만이 극도로 높아지면서 1873년에 폐지됐다. 이렇듯 신설되는 목적세에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의 저항이 따라다닌다. 정부가 출산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 '저출산세(低出産稅)'를 검토한다는 소리가 들린다. 파격적인 수준의 자녀 양육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재원 마련을 위해서다. 일부 언론에 이 사실이 보도되자 기획재정부는 보도자료까지 돌리며 사실무근이라며 펄쩍 뛰었지만 왠지 입맛이 쓰다. '저출산세'는 2005년 노무현정부 시절에도 거론된 적이 있어서 더욱 그렇다. 지금 국민들은 높은 조세부담률로 숨이 막힐 지경이다. 목적세를 자꾸 신설해 세금을 거둬들이면 국민 가처분소득이 줄어 소비위축이 심화되고 성장률이 더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는 오히려 출산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정부만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영재 논설실장

2018-03-18 이영재

[참성단]스티븐 호킹

외국 유명인사나 위인들이 '한국에 태어났으면'이라는 가정으로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조롱하는 블랙유머는 지금도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다. 가령 만유인력의 창안자 아이작 뉴턴은 자신의 새로운 학설로 교수들의 학설을 부정하다가 눈 밖에 나서 연구실에서 쫓겨나 초등학교 교사가 돼 학부모 촌지나 챙겼을 것이라고 했다. 내신에서 수학과 과학 이외의 과목을 망친 아인슈타인은 중국집 배달원이, 어마어마한 발명들이 특허규제로 사장된 에디슨은 열 받아 특허법을 터득하기 위해 고시생이 됐단다. 하필 북한에서 태어나서 '그래도 주체사상은 틀렸다'고 웅얼대다 들킨 갈릴레오는 죽을 때까지 아오지 탄광에서 석탄을 캤고….스티븐 호킹 박사도 블랙유머의 주인공으로 회자됐는데 한국인 호킹의 말로는 끔찍했다. 어려서부터 천재였던 호킹은 일류대에 들어가 이론 물리학을 하며 빅뱅이론을 열심히 연구했으나, 20대에 루게릭병에 걸려 장애인이 됐다. 그러다 어느 날 몸에 열이 오르고 전신마비가 와서 택시에 실려 병원을 향했으나, 모든 종합병원에서 응급환자로 받기를 거부해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다 노상에서 최후를 맞았다는 것이다. 장애인 복지 부재를 향한 통렬한 비판이었다. 그만큼 장애인 과학자 호킹의 존재는 한국인에게도 강렬했다.지난 14일 작고한 호킹은 새로운 블랙홀 이론을 탐구한 과학자이자 장애를 극복한 영웅으로 동시대인에게 무한한 영감을 주었다. '호킹 복사' 이론으로 현대 물리학계의 슈퍼스타로 등극했고, 역작 '시간의 역사'는 물리학도들의 희망봉으로 빛난다. 대중들은 신체를 구속하는 절대 장애를 이겨낸 불굴의 의지에 공감하고 환호했다. 휠체어에 부착된 고성능 음성합성기를 볼 근육만으로 작동하면서도 지적 탐구에 전념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그에게서 '존엄한 인간'의 표본을 본 것이다.호킹은 말년에 외계생명체의 습격과 인공지능(AI)의 역습을 경계했다. 위대한 삶을 살았던 천재의 선지(先知)로 여긴다면 인류가 소홀히 여길 일이 아니다. "망가진 컴퓨터(두뇌)에 천국이나 사후세계는 없다"던 무신론자 호킹이 죽음의 블랙홀로 사라졌다. 남은 지구인들은 그를 오래오래 추억할 듯싶다. /윤인수 논설위원

2018-03-15 윤인수

[참성단]대통령과 포토라인

1995년 12월 2일 아침, 전두환 전 대통령이 연희동 자택 앞에서 이른바 '골목 성명'을 발표했다. '12·12 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검찰이 소환을 통보한데 따른 입장이었다. 그는 "검찰은 대통령의 지시 한 마디로 종결 사안에 대한 수사를 재개하려 한다"며 "검찰의 태도는 정치적 필요에 따른 것이라고 보아 소환요구 및 어떤 조치에도 협조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조사를 피했다.검찰청사가 아닌 국립묘지에 들렀다, 그 길로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가 버렸다. 5촌 조카의 집에 머물던 전 전 대통령은 밤 11시께 잠시 나와 측근들과 친척, 지역민들에게 '수고한다'는 인사를 하고 다시 들어갔다. 한때 체포조의 진입이 시도됐으나 호위대가 대문을 굳게 닫고 완강하게 버티는 바람에 자정을 넘어서도 대치가 계속됐다. 담장 위에서 '뻗치기' 취재를 하던 월간지 기자가 독백처럼 말했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3일 새벽 5시께 의경들이 대문 앞에서 호송차까지 2열로 늘어섰다. 장세동 전 안기부장이 방으로 갔고, 잠시 뒤 전 전 대통령이 모습을 보였다. 검은색 외투에 중절모, 흰색 목도리 차림으로 '수고한다, 미안하다'며 일일이 악수한 뒤 문밖으로 나섰다. 호송차량은 5시간을 달려 안양교도소에 멈췄다.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5번째로 검찰 소환을 받았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3대가 잇따라 불행한 처지가 됐다. 이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전직 대통령으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지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했다"고 했다. 정치 보복이란 생각을 에둘러 전한 것이다.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평창 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경기를 관람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경기를 보면서도 심경은 복잡했을 듯하다. 이 전 대통령은 "다만 바라는 것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상투적 발언이라지만 가장 크고 또렷하게 들렸다. /홍정표 논설실장

2018-03-14 홍정표

[참성단]빨간 호랑이의 부활

지난해 5월 타이거 우즈가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음주 운전 혐의로 체포됐다. 음주 측정을 거부하다 구치소 신세가 됐다. 면도를 안 해 덥수룩한 수염에 초점을 잃은 눈동자, 자포자기한 듯한 표정이었다. '골프 황제'의 위엄은 찾아볼 수 없는 몰골이다. 금지 약물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고질적인 허리 부상에 사생활 문제가 겹치며 선수 생활이 불투명했다. 언론은 '42살이 된 우즈의 시대는 끝났다'고 했다. 팬들은 천재 골퍼의 끝없는 추락을 지켜봐야 했다.타이거가 다시 포효했다. 지난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에 올랐다. 비록 1타차로 우승을 놓쳤지만 2015년 8월 윈덤챔피언십 이후 2년 7개월여 만에 첫 '톱 10' 진입이다. 대회 마지막 날 '공포의 붉은 셔츠'를 입고 나와 파4 17번 홀에서 13m짜리 장거리 퍼트를 집어넣었다.그의 부활은 성적 때문만이 아니다. 경기력 지수가 골고루 좋아졌다. 3라운드 14번 홀에서의 드라이버 헤드 스피드는 시속 129.2마일(207.9㎞)이었다. 올 시즌 PGA투어 모든 선수를 통틀어 가장 빠른 스윙 스피드다. 327야드(299m) 떨어진 페어웨이에 안착했다. 3라운드 그린 적중률은 77.78%에 달했다. 전성기인 2000년 75.15%의 그린 적중률로 PGA투어 전체 1위를 기록했던 것을 능가하는 수치다.브랜트 스네데커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전성기 시절 타이거가 돌아왔다"고 말했다. 조던 스피스는 언론 인터뷰에서 "어릴 때부터 우즈를 보면서 골프를 했다. 우상인 그와 대결할 것을 생각하면 가슴 설렌다"고 했다.팬들도 돌아온 골프 황제를 극진 예우했다. 대회기간 현장을 찾은 팬들은 전년보다 40%나 급증했다. 로리 맥길로이, 조던 스피스, 더스틴 존슨, 저스틴 토마스는 늘 황태자일 뿐이다.팬들의 시선은 벌써 4월 마스터스 대회로 향한다. 언론은 그를 마스터스 우승 확률 1위에 올려놓았다. 그린 재킷을 입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의미다. 황제의 귀환에 화들짝 놀란 골프팬들의 가슴이 부풀고 있다. /홍정표 논설실장

2018-03-13 홍정표

[참성단]독살(毒殺)

알렉산드로 리트비넨코. 2차 체첸전쟁을 촉발시킨 모스크바 건물 폭탄 테러가 러시아 정부 내부의 불만과 관심을 밖으로 돌리려는 KGB의 음모라고 주장하고 2000년 영국으로 망명한 전직 FSB(KGB의 후신) 요원. 내부고발자인 셈이다. 그가 세계적인 인물로 부상한 것은 2006년 11월 '폴로늄 210'이라는 방사성 독극물에 의해 사망하면서다. 이 물질이 섞인 차를 마신 그는 시름시름 앓다가 3주 만에 숨졌다. 죽기 직전 머리털이 모두 빠진 채 앙상한 그의 모습이 언론을 통해 공개돼 세계인에게 충격을 던졌다. 사인을 10년간 조사해 온 영국 정부는 러시아를 배후로 생각했지만, 심증만 있을 뿐 증거가 없었다. 물론 러시아는 '모르쇠'로 일관했다.리트비넨코의 절친 안드레이 네크라소브 감독은 2007년 그의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리벨리온(rebellion)'을 만들었다. 생전의 리트비넨코 인터뷰를 중심으로 가족과 주변 인물 등의 증언을 담았다.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리트비넨코를 독살했다고 주장하는 킬러와의 인터뷰도 삽입했다. 그래도 러시아는 꿈쩍도 안했다.독극물로 인한 암살은 세계 곳곳에서 수없이 자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1978년 영국 런던에 망명 중인 불가리아 반체제 인사 게오르기 마르코프 사건. 그는 출근 버스를 기다리던 중 우산 끝에 찔린 뒤 나흘 만에 사망했다. 부검에서 KGB가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리친'이란 독성물질이 발견됐으나 그뿐,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지난해 2월 북한 김정일의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맹독성 신경작용제인 VX로 살해당했다.영국과 러시아가 한 이중 스파이의 독살을 두고 심각한 외교분쟁을 겪고 있다. 지난 4일 영국의 솔즈베리 한 쇼핑센터 벤치에서 전 러시아군 정보총국(GRU) 대령 출신인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아 스크리팔이 맹독성 신경가스로 독살됐다. 영국정부는 러시아의 소행임을 확신하고 있지만 여전히 메이 총리는 경찰 수사를 통해 범행의 배후가 확인될 때까지는 이번 사태를 러시아의 소행으로 단정 짓는 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물론 러시아는 시치미를 뚝 떼고 있다. /이영재 논설위원

2018-03-12 이영재

[참성단]햄버거 회담

2016년 미대선 유세중 "김정은이 미국에 온다면 만나겠다. 회의 탁자에 앉아 햄버거를 먹으면서 더 나은 핵협상을 할 것이다"라고 허풍처럼 공언했던 미 트럼프대통령의 발언이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하는 거 봐서'라는 단서가 붙긴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5월 미·북 정상회담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봄' '한반도 평화의 대 전환점' 등 언론은 일제히 희망 메시지를 쏟아냈다. 하지만 갈등을 겪는 국가 정상들의 회담은 성사부터 결과까지 그리 녹록지만은 않다.1959년 9월 25일 후르시초프는 미국을 전격 방문해 아이젠하워를 만났다. 2차 세계 대전 후 으르렁거리기만 했던 정상들의 첫 회담이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다. 일정을 끝내고 돌아가는 후르시초프는 다음해 파리에서 만나자고 약속했다. 하지만 양국 정상의 만남은 1961년에 가서야 빈에서 이뤄졌다. 아이젠 하워가 케네디로 바뀌었을 뿐, 양국 정상은 혹독한 냉전체제의 현실을 확인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후 미·소관계는 쿠바 위기까지 겪으며 더욱 더 냉각됐다.닉슨이 미 대통령 신분으로 처음 소련을 방문한 것은 그로부터 10년 후에야 이뤄졌다. 그 후 17년이 지난 1989년 몰타에서 부시와 고르바초프가 만나 냉전구도의 종언을 선언했다. 이 역시 동구권의 몰락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정상회담에서 결과를 끄집어 내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우리도 갈 길은 멀다.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칫 준비 없는 회동으로 북한에 이용당할 수도 있다는 걱정의 소리도 높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아시아담당 보좌관을 지낸 에반 메데이로스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가지고 놀더니 이제 트럼프 대통령을 가지고 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 같다. 트럼프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1987년 출간된 '거래의 기술(Art of the Deal)'이다. 책대로라면 그는 협상의 달인 아닌가. 지난 세월 미국의 외교적 실패 사례들을 정치가들이 바보스러웠다는 사실에서 찾는 트럼프다. 회담장 테이블에 햄버거가 올려질지는 알 수 없지만, 정말 성사된다면 5월 회담은 '역사적 회담'이 될 것이다. /이영재 논설위원

2018-03-11 이영재

[참성단]지방선거와 미투(#Me too)

정치는 생물이라더니 화석처럼 단단했던 더불어민주당의 6·13 지방선거 승리 구도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추문과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이 피해 여성들의 '미투(#Me too)' 폭로로 세상에 드러나면서다. 문화계 진보 권력을 강타한 미투 운동의 폭심(爆心)이 여권으로 이동하면서 진보 진영 전체의 도덕성에 대한 대중의 의심이 깊어지고 있다. 민심의 동요는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친다. 더불어민주당은 또 다른 가해자가 나올까 전전긍긍이다. 자유한국당은 진보진영의 도덕적 타락을 비난한다. 촛불과 탄핵 이후 갇혔던 수세국면을 반전하려는 기색이다.미투 운동이 '보이지 않는 손'으로 지방선거 현장을 자율규제하는 조짐도 뚜렷하다. 각종 전과 기록 보유자들도 서슴없이 공천경쟁에 뛰어드는 지방선거 풍토가 미투로 인해 싸늘해졌다. 기록은 변명할 수 있어도, 추악한 행적이 들통나는 일은 아무리 철면피라도 견뎌낼 재간이 없다. 후보들 사이에 성폭력과 관련한 자기 검증이 한창이란다. 출마를 공언했다 발을 빼는 후보자들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는 후문이 이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후보들은 여성 유권자와의 스킨십 수준을 고민하고, 여성을 앞세운 선거 캠페인을 포기하는 등 선거운동 행태의 변화도 감지된다.미투 운동이 정치권에 진입하면서 운동의 본질이 훼손될까 걱정이다. 정치는 현안의 본질을 왜곡, 조작하기 일쑤다. 여야 정치권의 선거캠페인으로 전락하고 득표용 전술로 소비되는 야만적 상황에 휩쓸리는 순간, 미투 운동은 남성이 지배하는 정치권력에 이용당하는 역설에 직면한다. 공개적으로 수치를 무릅쓰고서 폭력의 기억을 소환한 미투 여성들에겐 잔인한 일이다. 정치인 안희정과 정봉주로 표적이 이동하는 동안 시인 고은은 외신에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문제의 신부님은 고해성사 없이 잠적 중이다.미투 운동의 본질은 남성 권력의 여성 가해 역사를 종식시켜, 모든 권력의 어떠한 폭력도 가능하지 않은 세상을 열자는 시대전환의 요구다. 여야 없이 미투 이후의 세상을 고민하고 설계해야 할 때다. 미투 운동의 지방선거 손익은 민심이 알아서 셈할테니 걱정마시고. /윤인수 논설위원

2018-03-08 윤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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