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명칼럼

 

힘들고 고통스런 사람 보듬는 '의업'

의사는 인간이 피할수 없는생로병사에 동참하면서사람답게 살게끔 도와주는 직업생계수단이 될 수밖에 없지만항상 초심으로 돌아가 끊임없이노력하면서 보람 찾을 수밖에…인류가 생존하고 있는 한, 질병은 필연적으로 인간을 파고든다. 질병을 고치는 직업은 인류의 가장 오래된 직업 중의 하나일 것이다. 질병을 고치기 위한 인류의 노력은 인류역사에 가장 처절한 투쟁 중의 하나였을 것이다. 고통을 해소시키고, 생명을 구해야 된다는 사명감은 가장 보람있는 일 중의 하나다. 질병을 해결하기 위해 각 시대마다 갖고 있는 최고의 지식이 동원되고, 때로는 질병을 통해 얻어진 정보들은 자연과학의 발전에 단서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질병의 극복은 어느 한 분야의 연구에 의해 해결될 수는 없다. 자연과학의 모든 분야, 때로는 사회과학과 인문과학의 지식들을 동원해 함께 노력해야만 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의학은 가장 융합적인 사고가 필요한 직업일 수도 있다.우리나라 고등학교 3학년 중에는 의과대학에 진학해 의사가 되기를 원하는 학생들이 상당한 것 같다. 일부 대학재학생 중에는 의과대학에 재도전하기도 한다. 이러한 의과대학 열풍을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과연 의사라는 직업이 무엇을 하는 직업이며, 어떠한 소양이 필요하며,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양성이 되는가를 깊이 생각하고 의사의 길을 택한 사람이 많지는 않다는 느낌이 든다. 많은 사람들은 일생동안 안정된 직업을 갖기를 원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의사직이 비교적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많은 의사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좌절하면서 혼란스러워 한다. 그렇게 갈망하면서 들어선 의사의 길이 엄청나게 방대한 의과대학 학습과정, 감내하기 힘든 수련과정, 끊임없이 습득해야 되는 최신 의학지식, 일단 수련과정을 마치고 개업을 해도 만만찮은 병원경영 등 어려움이 끝없이 이어진다. 때로는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당하는 현실을 대할 때는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의사라는 직업을 만족하면서 보람찬 직업으로 만들 수는 없을까.'의업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사람을 보듬어 주는 직업이다'. 초심으로 돌아가자. 여기에 의업의 모든 것이 들어 있고, 보람찬 의업으로 만들 수 있는 해답이 있다. 의사는 항상 힘들어 하는 환자들을 대하는 직업이다. 의사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해야 한다. 의사가 건강하지 않으면 환자를 잘 진료할 수 없다. 정신적으로 힘든 환자들의 호소를 따뜻하게 안아 줘야 한다. 의사 자신의 끊임없는 정신수양이 필요하다. 이렇게 할 자신이 없으면 의사라는 직업이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 진료는 때로는 중노동(?) 이상의 많은 체력이 필요하다. 끊임없는 체력단련이 필요하다.다음은 질병현상에 대해 끊임없는 호기심을 발동시켜야 한다. 질병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왜?'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 이러한 태도가 질병을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마음이 절실하면 최신 문헌을 찾아 보거나, 선배 의사의 경험을 습득하는 추진동력이 된다. 때로는 이러한 노력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끊임없이 밀려오는 것이 진료의 현장이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의학연구이고, 의학연구는 매우 험난한 일이다. 그러나 의업이 힘들고 고통스러운 사람을 보듬어 주는 직업이라면, 해결되지 못한 상황을 방치한다면 의업의 소임을 다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환자의 고통을 해결해야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다면 의학연구는 의사의 숙명일 수도 있다.의사는 결코 안정된 직업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몫이 아닐지도 모른다. 의업은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생로병사(生老病死)에 동참하면서 인간을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직업이다. 그러나 의업이 생계수단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있다. 투쟁하면서 몫을 찾아야 하는 것인가. 그래도 의사는 항상 초심으로 돌아가 좋은 의사가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의사의 보람을 찾는 길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 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2014-08-11 김광원

지금 범국가적 시민교육 필요할 때

이젠 제도개혁 보다국민의식 개혁에 초점 맞춰도덕성 회복과민주주의 실현 위해 노력해야시민교육은 이웃·세대·계층간대화통해 교류기회 만들어 줘'~카더라. 아님 말고' 참 편리한 세상이다. 정치인·언론인·교육자 등 사회 지도층에서부터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하고 책임지지 않는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고사하고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에 빠져있는 것이다. 이제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윤택하다 싶으니 그동안 왕조·일제탄압·군사독재에 억눌려왔던 모든 것을 일시에 해소하려는 듯 사회 전체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방향성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시민의식 결여에서 비롯된 것이다. 해방후 서구 자유민주주의를 받아들이면서 정치제도분야의 정착과 개선은 꾸준히 이뤄져 왔지만, 이를 실천할 국민 개개인의 시민의식 형성에는 등한시한 탓이다. 시민의식의 결여는 극단적 이기주의와 기회주의적 사고를 국민들의 의식 속에 깊이 자리잡게 하였고, 이로 인해 공익 실현을 위한 각종 규범의 위반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우리 사회에 만연하게 됐다.시민(Citizen)이란 공공의 의사결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자질 및 의지를 가진 공동체의 구성원을 말한다. 시민사회는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의 사회계약론적 시민사회론인 자연법사상에 기인하며, 존 로크(John Locke)의 고전주의적 시민사회론(시민을 일부 특권층과 부르주아 계급으로 제한해 해석, 자연상태에서 사회계약을 통해 시민사회로 발전- 홉스와 동일,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시민사회를 묘사-진일보)과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의 주권재민(시민의 범주- 인간으로 태어난 모든 사람, 시민사회-국가의 정치적 권력을 견제하고 통제하는 장)의 사상을 바탕으로 오늘날 자유민주주의 사상의 근간까지 맥을 잇고 있다.현대의 시민사회는 시민의 복지를 위임받은 국가가 시민의 권익을 침해하고 불행을 초래하는 정책을 추진할 때 국가를 상대로 저항하고 압력을 가할 수 있는 국가, 시장과 대비되는 제3의 영역으로 독립세력이며, 견제세력을 말한다. 한국의 시민사회 개념은 민간차원, 비영리활동을 목적으로 하며, 시민의 자발적 참여로 자율성을 중시하고 '민중운동' 중심의 구 사회운동과 구별되는 중산층 중심의 신사회운동을 말한다. 이제야말로 신사회운동 차원의 범국가적 시민교육이 필요한 때다. 이제 제도개혁보다는 국민의 의식개혁에 초점을 두고 도덕성 회복과 민주주의 실현을 향해 노력할 때가 됐다. 과거 우리는 주로 일방적 교화(indoctrination, manipulation) 성격인 새마을운동·사회정화운동·바르게살기운동·제2건국운동 등과 같은 정부 중심의 홍보·동원교육을 통해 시스템을 시민 생활 속으로 주입시키는 교육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제부턴 교육의 주체가 정부가 아닌 시민 스스로이며, 그 대상도 시민이어야 하고 정부는 지원자의 역할에 머물러야한다. 왜냐하면 시민교육은 상호교호적인 의사소통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시민사회의 주된 행위자인 시민단체가 주체가 돼 정부와의 긴밀한 파트너십과 협력속에 이뤄질 때 가장 높은 교육효과를 누릴 수 있다.정부와 기업, 시민단체는 사회발전을 위한 파트너십 전략을 수립해 민주시민교육에 주력해야 한다. 파트너십 전략은 개별 문제에 대한 해결에 초점을 맞추는 기존의 관행과는 달리 문제와 관련된 다른 문제들을 함께 고려해 해결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체계적 변화(systematic change)'를 추구해야 하며, 문제해결 방법 또한 대상집단과 대상지역 등의 수요측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기존의 하향식(top-down)방법보다는 수요측의 개별적인 특수사정을 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상향식(bottom-up)방법으로 전환해야한다. 시민교육은 이웃간·세대간·계층간·성별간·분야간 대화의 장을 열어줌으로써 상호 이해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 또한 국가와 지역문제에 대한 관심과 올바른 이해,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고 사이버 세계의 올바른 적응을 통한 건전한 여론형성을 통해 건전한 공동체의식을 갖게 한다. 아울러 지구촌시대의 일원으로서 급변하는 세계질서에 능동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자질과 자신감을 함양해 국가 및 개인의 경쟁력을 제고한다.범국가적 시민교육을 통해 도덕성 회복과 '생명 중시 더불어 사는 공동체'가 하루빨리 재건되기를 희망한다./이성철 남서울대학교 교수·기획조정관리실장▲ 이성철 남서울대학교 교수·기획조정관리실장

2014-07-21 이성철

수면은 단순한 휴식 시간이 아니다

잠 부족하면 비만 유발어린이 성장장애성인 혈당상승 당뇨병 원인뇌혈관·심장·정신질환 등질병 연계, 적절하고 깊은수면건강유지 필수 사항고등학교 3학년 수험준비생의 이야기다. '4당 5락'이라고 하던가. 4시간 자면 대학에 합격하고, 5시간 자면 실패한다는 뜻일 것이다. 수면을 최소화해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다. 짧은 수면으로 잘 버티고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부지런함의 상징처럼 생각하기도 한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의 수면시간을 알고 보면, 경이로운 생각이 든다. 지금도 성공한 사람들의 부지런함을 자주 접하면서 자신의 생활을 되돌아 보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도 그렇게 수면시간을 줄여가면서 따라해 보기도 한다. 그러나 얼마 지나서 지쳐버리고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간다.건강에 가장 좋은 적절한 수면시간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대체로 6~8시간이 적절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밤 10시에서 다음 날 아침 6시 사이가 된다. 이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도 많을 것이다. 서너 시간의 수면이면 수면부족이라고 인정하고 싶지만, 칠팔 시간의 수면은 현대인에게 너무 긴 시간인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 더구나 한참 일해야 할 밤 10시에 잠을 자라고 하는 것은 현대인에게는 지키기 힘들 것이다. 건강유지를 위한 최적의 수면시간이 밤 10시부터 아침 6시라고 하니, 믿고 싶지 않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물체는 휴식이 있어야 한다. 휴식이 없으면 생존 자체가 위협을 받게 된다. 그 중에 수면은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휴식 수단이다. 수면은 단순 휴식과는 전혀 다른 신체변화가 일어난다. 활동 시에 작동하는 신체기능은 생각하고 결정에 필요한 두뇌활동과 몸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근육활동에 집중된다. 체내에서 동원되는 모든 대사물질도 여기에 집중된다. 반면 수면 중에는 두뇌활동과 근육활동을 최소화시킨다. 그리고 체내 활동의 대부분을 활동중에 손상된 신체부위를 재생시키고 수리하는 데 집중하게 된다. 양질의 수면이 필요하다. 즉 두뇌활동을 최소화시키는 깊은 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잠을 설칠 때는 몸도 많이 뒤척이면서 근육활동도 많아진다. 그만큼 손상된 신체를 정비하는 데 소홀해진다. 실제로 낮 활동시간과 밤 수면시간에 신체에서 일어나는 호르몬 변화와 영양물질의 변화는 일정한 리듬을 형성한다. 우리는 이것을 '생체리듬'이라고 한다.수면을 밤에 해야 된다고 주장하면 걱정할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주야간 교대근무 형태가 많다. 밤에 잠을 자는 것은 자연적인 것이고, 건강에 더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몸의 생체리듬은 시신경(視神經)으로부터 개시된다. '밝음'과 '어둠'의 신호가 뇌에 전달되면 몸에서 분비되는 여러 호르몬의 선택명령이 하달된다. 밝음의 신호는 두뇌활동과 근육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호르몬들이 선택적으로 분비돼 활발한 신체활동이 일어난다. 어둠의 신호는 신체활동을 중단하고 휴식과 정비에 필요한 호르몬이 동원된다. 밤시간에 잠을 자는 것은 생체리듬을 깨트리지 않는 매우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다.수면부족과 생체리듬이 깨지는 경우에 집중력과 신체활동이 둔화되는 것은 누구나 경험하는 일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수면부족과 많은 질병과의 연관성이 제기되고 있다. 잠자는 미녀, 충분한 수면이 비만을 예방하고 고운 피부를 유지한다는 뜻이다. 수면부족이 비만을 유발하고, 식욕중추에 이상을 초래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수면이 부족하면 소아에서 성장장애가 생긴다. 성인에서는 혈당상승·당뇨병의 중요한 원인임이 증명됐다. 그외에도 뇌혈관질환·심장질환·정신질환, 그리고 악성 종양과도 일정한 인과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적절한 수면시간을 유지하고, 깊은 수면을 취하는 것이 쉽지 않은 현대인이다. 그래도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24시간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양질의 수면을 유지하도록 지혜를 동원해야 한다. 양질의 수면이 업무적 성공과 건강을 보장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적절한 수면시간과 깊은 수면은 건강을 유지하는 선택 사항이 아니다. 필수 사항이다./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2014-07-14 김광원

대한민국 경찰에게 바란다

여전히 범인 체포로만직무수행 다했다고 한다면경찰 이미지개선 기대 어려워국민들 범죄피해 위험에빠지지 않도록 하고 제일 먼저구해주는 수호자 돼야 한다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를 보면, 경찰관은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 범죄의 예방·진압 및 수사 등의 직무를 수행한다'고 되어있다. 여기서 국민이라 함은 가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 그리고 나머지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모든 국민을 포함하는 개념일 것이다. 그런데 경찰관직무집행법과 동법 시행령을 보면, 가해자 체포 및 관리·보호 등에 대해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음에도 같은 국민인 피해자의 보호를 위한 규정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결국 법령상으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경찰관으로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절차상 규정된 법령조항은 아예 없는 것이다.범죄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지원은 2010년 범죄피해자보호법의 전면 개정과 2011년 범죄피해자보호기금법 제정으로 그나마 겨우 피해자를 지원·보호하기 위한 근간이 마련되었다고 보여지는데, 이 법률 규정을 보면, 법무부장관이 중심이 되어 검찰내에 설치된 범죄피해자지원법인 등에서 범죄피해자를 금전적으로 지원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범죄사건이 발생한 후 최초로 피해자를 만나게 되는 경찰은 법령상으로 피해자를 지원할 근거가 부족하고 예산도 없으며, 지원 전담부서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경찰도 할 말은 있다. 일부 경찰관들은 범인 체포에도 인력이 부족한 판에 무슨 피해자보호까지 담당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고, 범인검거가 바로 피해자보호를 위해 최선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생각해볼 것이 있다. 범죄사건이 발생하면 범인검거를 위해 가장 고생을 많이 하는 공무원이 경찰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충격적인 범죄피해사건에서 위기에 빠진 자신들을 구해줄 가장 믿음직하고 의지하고 싶은 공무원은 당연히 경찰관이라고 생각하게 된다.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경찰을 바라보는 피해자들의 시각은 어떨까? 우리는 언론보도를 통해서 경찰이 잘못된 초동수사를 해서 장기미제사건이 되거나 공소시효가 만료되었다는 보도를 접하게 된다. 너무 이상하다. 범인체포를 위해서 가장 고생하는 경찰에 대해 오히려 피해자들의 불신과 분노가 높아지는 아이러니한 기현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사실 범죄피해자들이 감사해야 할 경찰에 대해 불신과 분노가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이렇다. 범죄피해를 당하는 순간 지금까지 우수한 경찰이 있어서 대한민국이 안전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성실히 세금내고 월급주는 국가의 주인인 국민의 지위는 한순간에 초라하게 동정받는 대상이 되어 버린다. 따라서 피해자는 범죄피해를 예방해주지 못한 경찰에 대한 원망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되고, 그래도 범인체포를 위해 노력해주는 경찰을 지켜보면서 신뢰를 유지하려고 하지만, 범인체포가 더디거나 아예 단서조차 확보하지 못하기도 하고, 범인이 체포되더라도 오히려 피의자 인권보호에만 경찰관이 신경을 쓰는 것 같다는 오해가 생기게 되며, 그래서 경찰관에게 물어봐도 피해자에게는 사건진행에 대하여 잘 설명해 주지도 않는 경찰의 태도에 어느 순간부터 분노를 느끼게 되고, 그 후 경찰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는 모순된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역시 경찰도 할 말은 있다. 범인수사를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간혹 피해자들의 요구가 너무 과도하다거나 그런 사실관계를 몰라서 피해자가 착각한 것인데, 자신들에게 책임을 묻는 피해자들에게 오히려 억울한 감정이 들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일부 경찰관들은 피해자들을 일부러 피하거나 만나는 것조차 두렵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해자들이 착각하지 않도록, 과도한 요구를 하지 않도록 사전에 사건수사에 대한 정보를 피해자에게 충분히 제공해주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왜 그것은 정보 보안을 내세워 주저하는 것일까? 보안이 필요한 정보는 양해를 구하면 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건정보에 대하여 답답해 하는 피해자들에게 성실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모르겠다.최근 더욱 강력해지고 있는 대한민국 경찰에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안한다. 잘 생각해보자. 국민이 원하는 경찰은 포돌이처럼 포근하고 믿음직한 이웃집 아저씨상이다. 그런데 여전히 경찰이 범인체포로만 직무수행을 다했다고 말한다면, 앞으로도 경찰의 이미지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13만명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경찰은 국민의 수호자이어야 한다. 선량하게 살아온 국민들이 범죄피해의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그리고 피해를 당했을 때, 제일 먼저 안전하게 구출해주는 안전지킴이로서 경찰의 역할을 국민은 진심으로 기대한다./공정식 한국범죄심리연구소장▲ 공정식 한국범죄심리연구소장

2014-06-30 공정식

신임 교육감에게 바란다!

고질적 병폐 '평등성과 수월성,경쟁과 선택' 논쟁 종식 시키고정치적 중립성 지키며사랑과 열정, 화합·신뢰로학생·학부모 의견 충분히 수렴공교육 살리기에 모든 힘 쏟아야지난 6·4 지방선거 때 새롭게 교육을 이끌어갈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이 선출되었다. 일각에선 진보 교육감이 너무 많이 당선되어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가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고, 또 다른 한편에선 이제야 제대로 된 교육이 전개될 것이라며 환영을 표하는 등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보수와 진보라는 이름으로 갈라진 이번 교육감 선거는 일부 지자체의 경우 정당공천인 자치단체장 선거보다도 더 심한 대립과 갈등을 드러내었다. 선출된 교육감과 교육부의 성향이 다를 경우 정책적 불협화음으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일이 과거와 같이 되풀이되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교육학자가 아닌 필자로서는 교육에 무슨 보수와 진보가 필요한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교육감이 존재하는 이유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살려 국가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 변화의 속도가 점점 가속화되고 있는 글로벌 사회에서 우리의 교육도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학교의 역할과 학습 환경, 직업 세계 등의 변화와 미래사회에 대한 예측 등을 반영하여 미래지향적인 교육패러다임 구축에 힘써야 한다.교육감의 역할은 인류 문명사적 변화와 동향을 분석하여 교육 정책을 수립하고 미래교육과정의 틀을 만드는 등 교육경쟁력 강화를 통하여 미래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의 교육문제를 해결하고 교육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교육의 주체인 학교 및 교사와 학생(학부모)들이 자율적으로 교육 서비스를 공급하고 수요하도록 교육제도를 정비하는 일이다. 우리나라 교육이 세계일류 선진교육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관점에서 실효성 있는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 공교육 정상화 정책은 교육의 본질-교육 격차 해소 및 교육복지구현-을 구현하는 방안에 착안하여 추진되어야 하며, 교육계가 전담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국정 최대의 과제로 국민의식 개혁 차원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또한 교육 수요자 중심의 사교육비 경감 및 공교육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추진과제가 설정되어야 한다. 아울러 신임교육감들은 우리나라 교육의 고질적인 병폐인 평등성과 수월성, 경쟁과 선택에 대한 논쟁을 종식시키는 데 노력하여야 한다. 즉 교육기회 균등이 먼저냐 아니면 학생의 학력 향상을 기저로 하는 수월성이 먼저냐 하는 논쟁이 바로 그것이다. 학습자의 선택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학습자가 선택할 만한 질 좋은 교육프로그램이 다양하게 개발, 제공되어야 한다. 더구나 교육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제공되더라도 학습자가 선택권을 행사하는 데 필요한 적절한 능력이 있어야 하고, 올바른 판단을 위한 지식과 정보가 학습자에게 충분히 제공되어야 한다.흔히 교육을 100년지대계라고 하는데 그동안 정권과 교육부 장관, 교육감 등이 바뀔 때마다 이해집단의 엇갈리는 교육정책으로 인해 학교 교육 현장은 혼란에 휩싸이곤 했다. 교육감에 당선되었다고 공약이라고 무조건 없애거나 결정하는 것은 교육의 문제를 풀기보다 역기능을 더 크게 하고 있다. 탁월한 전문성과 충분한 자료에 입각한 분석이 아닌 즉흥적이고 감각적인 이분법적인 논리로 교육에 관한 개혁이 이루어진다면 무한 경쟁시대 이 나라의 앞날은 암울하다 하겠다. 교육감은 학교 안정화를 위해 정치와 노조의 권력 줄다리기에서 교육을 풀어내 지역사회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의 것으로 되돌려 줄 준엄한 책임이 있다. 앞으로 반목과 불신, 대립과 배척의 갈등이 난무하는 교육현장이 아니라 사랑과 열정, 화합과 신뢰가 넘쳐나는 교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를 바란다.다시 한 번 모든 교육감의 당선에 축하를 드리며 당선자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며 무엇보다도 학생, 학부모의 안전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공교육 살리기에 모든 힘을 쏟아주기를 간절히 부탁한다./이성철 남서울대학교 교수·기획조정관리실장▲ 이성철 남서울대학교 교수·기획조정관리실장

2014-06-23 이성철

중화(中華)사상을 형성한 주체는 누구인가

중국이라는 거대하고비옥한 중원의 땅으로모여든 다양한 사람들이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혜를 찾아 끊임없이노력한 결과가 '화이부동'중국은 한반도 전체 면적의 44배에 이른다. 인구는 13억~14억이라고 하지만 정확한 추정이 쉽지는 않은 것 같다. 면적과 인구에서 우리의 크기를 압도하는 것은 틀림없다. 더욱이 최근에는 급속한 경제적·군사적 팽창으로 중국의 위상은 세계 흐름의 한 축을 차지하는 국가로 부상하였다. 역사 인식, 영토 분쟁, 자국의 영향력 확대, 무역 마찰 등 어느 한 가지도 만만한 것은 없다. 이러한 일들은 직간접으로 우리나라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통치자들의 가장 중요한 결정 중의 하나가 중국과의 관계설정일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이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우리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거대'한 중국과 우리를 비교하면서 우리의 처지를 생각하게 된다. 거대하다는 것은 단지 국토의 크기, 인구 수, 경제력, 군사력만을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중국을 하나로 묶어주는 중국인의 동질감을 형성해주는 중화(中華)사상이 우리의 심경을 복잡하게 만드는 더 큰 이유일 것이다.한족의 황하문화가 중국문화의 뿌리이고, 여기서 출발한 문화로부터 중국이 형성되고 지금의 중국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중국을 조금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황하문화 외에도 요하 유역에서 시작한 요하문화(홍산문화), 양자강 하류지역의 하모도문화 등 황하문화와는 전혀 다른 독자적인 문화들이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 중 하나인 요하문화는 황하문화에 비하여 오히려 더 일찍 정착되고 더 큰 세력을 형성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학자들도 있다. 서로 다른 뿌리를 가진 문화들이 얼마나 존재했는가는 역사학자들의 몫이지만, 황하문화가 모든 중국 문화를 대변하고 가장 앞선 문화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쉽게 동의할 수 없다. 중국이라는 비옥하고 넓은 땅에서 서로 다른 뿌리를 가진 집단들이 중국을 차지하기 위하여 끊임없는 패권쟁탈전을 벌이는 것이 중국의 역사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러한 작업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중국의 지도자는 누구인가?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는 수 많은 나라들이 난립하였지만, 서로가 질서를 유지하며 살아가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아가는 다양한 사상들이 태동하는 시기였다. 이러한 제자백가(諸子百家)의 다양한 사상은 지금까지도 중국문화, 통치철학의 핵심이다. 산둥반도에 자리한 제(齊)와 노(魯) 나라가 중심이 되었다. 지역적으로 한반도와 매우 가까운 지역이다. 이러한 다국적 난립을 평정한 인물이 기원전 221년 진시황이다. 진시황은 중국 전체의 도로를 정비하고, 죽을 때까지 전국을 순회하였다. 길이, 무게의 단위도 통일시켰다. 하나의 중국 국가 건설을 최초로 시도한 인물이다. 그러나 재미있게도 진시황은 중화사상이 경멸하는 서북 오랑캐 출신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은 다시 북방 민족들과 중국을 분점하는 5호16국 시대를 맞이한다. 이들을 다시 통일시키는 수나라의 통일세력의 주체가 북방 민족과 한족의 합작인 관롱집단(關롱集團)이라면 또한 재미있는 일이 아닌가. 중화사상으로 교화되어야 할 오랑캐 집단인 흥안령산맥 출신 선비족이 북방민족들을 규합하여 북위를 만들었다. 북위는 한족과 합작하여 수 나라를 만들었고, 이들 관롱집단은 다시 당나라를 만들었다.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의 하나로 생각하는 당태종 이세민도 혈연적으로 호한(胡漢)합작의 정치세력이다.중국내 소위 한족이라 칭하는 혈연적 정체성도 애매모호하기 그지 없다. 중원의 크고 비옥한 땅에 기원부터 다른 문명들과 종족들이 모여들어 이합집산을 되풀이 하였다.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최선의 지혜를 찾아 보았다. 끊임없이 노력하여 찾은 결론이 화이부동(和而不同), 다름을 인정하고 다른 것들끼리 조화를 이루는 일이다. 이러한 전제는 중국이라는 거대하고 비옥한 땅이 없었다면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다른 사람과 다른 땅이 생기면 중화사상은 또 다른 변신을 시도한다. 중화사상은 중국이라는 거대하고 비옥한 땅으로 모여든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찾아 가는 끊임없는 노력이다. 중화사상 형성의 주체는 중원의 땅, 그리고 그 곳과 그 주변에 살았던 사람들이다./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2014-06-16 김광원

유병언 회장님에게 고합니다

지금 할 말도 많을 것이고국민들이 오해하는 부분때문에속상할텐데, 이제라도 당당하게조사에 임하는게 어떠실지…그것이 자녀들과 측근들의지도자로서 자세인것 같네요인간의 잘못으로 인해 재난이 발생하면 피해자들은 자연재해로 피해를 당한 것보다 더 많은 분노를 표출한다. 불행하게도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인재로 인한 사고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를 예고된 재난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1960년대 이후 경제성장에 방점을 두어 급성장하는 성과를 거두기는 했으나, 지난 50년 동안 안전관리 성장에는 소홀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물질만능주의적 사고가 구성원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게 되었고 '돈이면 다 된다'는 원칙을 거부하지 못하고 '돈의 맛'에 중독되어 사람의 안전보다는 비용효율성을 우선시하게 되어 버린 것이다. 돈 때문이라면 가족, 친구 그 누구라도 희생시켜 버리는 것에 수치심이나 죄책감조차 저버리게 된 것이다. '돈 싫어하는 사람 없다'고 한다. 그런데 돈의 노예가 되다 보면 결국 그 좋아하는 돈 때문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돈 때문에 인생에서 가장 큰 위기를 맞게 된 종교지도자를 5억원의 현상금, 즉 돈을 걸고 전국적으로 수배하고 있다. 신출귀몰하게 도주행각을 보이고 있는 유병언 회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능한 사업가, 촉망받는 예술인, 그리고 종교지도자였다. 그를 아는 어떤 사람들은 그를 보호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또 다른 어떤 사람들은 그의 추악함을 드러내는 데 서슴지 않고 있다. 너무나도 극단적인 평가를 받는 그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한 시대와 장소에서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유병언 이라는 사람에 대하여 전혀 지식이 없는 국민들도 의아스러울 것이다. 그에 대한 언론의 정보를 종합해 보건대, 인생역전에 인생역전을 거듭한 자수성가한 인물로 보이고, 80세를 바라보는 그 나이에도 어떤 종교집단에서는 여전히 존경의 대상이고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그가 하루아침에 초라한 도주자로 전락한 것이다. 유병언 회장은 자신의 사욕을 위해서 정치를 이용할 줄 알고 종교와 사업을 연결시켜서 돈줄을 잡고 있으며, 심지어 자신의 이미지를 사진예술작가로까지 포장할 수 있을 만큼 매우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고 요약된다.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그의 일가족과 핵심 측근들까지 모두 수사대상에 올라 어찌 보면 평생을 가꾸어 놓은 유병언 회장의 왕국이 비참한 종말을 맞는 듯 보인다. 아마 유병언 회장 입장에서는 세월호 참사를 생각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사업가로서 미리 예측했어야 할 부분에 대하여 간과했기 때문에 어쩌면 인생에서 최대의 실수이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그는 사고의 책임을 지고 전 재산을 헌납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가 지금은 수사기관의 추격을 받는 1급 도주자가 되었다. 그의 도주를 조직적으로 돕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며, 그의 핵심 측근에는 유난히 여성들이 많다고도 하는데, 그래도 도주하는 그를 도와주는 사람들은 여전히 그에 대한 존경심과 충성심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얼마 전 프랑스로 도주한 유병언 회장의 장녀가 체포되었다. 그녀는 프랑스에서 매우 영향력있는 고가의 변호사를 선임하였고, 그 변호사는 유씨의 딸에 대하여 예상했던 대로 '정치적 희생양'이라는 변론을 개시하였다. 아마 유씨 딸의 국내 소환에 시간이 걸릴 듯하다. 도주한 유병언 회장과 그의 자녀들, 그리고 핵심 측근들도 당연히 자신들은 세월호 참사로 인한 정치적 희생양이라고 억울하다고 호소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유씨 일가를 세월호 참사의 '정치적 희생양'이라는 지적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없지는 않다.유병언 회장이 도주하면서도 그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그가 지도자로서 그들에게 어떤 감동을 준 부분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지도자가 지금 도주를 했다는 것은 그의 이미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인생역전에 역전을 극복한 유 회장이 '정치적 희생양'이라는 도전에 당당하게 맞대응하지 못하고 야반도주하듯 도망갔다는 부분은 유 회장답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종교지도자이면서 성공한 사업가이고 촉망받는 세계적인 사진예술가인 유병언 회장이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도주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유병언 회장님에게 고합니다. "유 회장님! 지금 하실 말씀도 많으실 것이고, 국민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 때문에 속상하셨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제라도 당당하게 수사기관의 조사에 임해 주시는 것은 어떨까요? 그것이 유 회장님뿐만 아니라 자녀들, 그리고 유 회장님을 존경하는 측근들에게 영원한 지도자로서 보여 주셔야 할 자세인 거 같습니다."/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 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

2014-06-02 공정식

이 시대에 진정 필요한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

약자의 작은 목소리도 듣고타인 감정을 이해·공감하며그들의 성장을 위한자기 헌신적 노력을 통해더불어 사는 공동체 형성에기여하는 후보를 선택해야제6회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분들에 대한 애도 가운데 지금까지는 조용하고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매 선거 때마다 계속돼온 로고송, 현란한 율동, 무차별적 홍보자료 살포, 고성의 연설 등은 후보자 개인뿐만 아니라 선거 자체에 대해서도 거부감과 무관심을 유발시킨터라, 이번 선거 분위기는 다소 생소하다할 수 있으나 이제야 제대로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 든다. 과열되지 않고 시끄럽지 않아야 유권자들이 자발적으로 후보자들에 대한 정보를 판단할 수 있는 정서적 여유를 가질 수 있다. 필자 또한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자들에 대해 반강제적(?)으로 주입된 정보가 적은터라 예전과 달리 선거 공보를 통해 각 후보들의 이력과 경력을 자세히 살펴보며, 어느 후보가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진정한 리더인지 심사숙고하며 지난 주말을 보냈다. 어떤 리더가 진정한 리더일까? 존 맥스웰(John Maxwell)은 '리더십은 영향력이다'고 했다. 테레사 수녀와 다이애나 황태자비는 서로 상반된 환경에 존재하였으나, 세상의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리더의 영향력 법칙이다. 테레사 수녀는 의료지식을 배운 후 수도원을 떠나 빈민가에서 평생동안 봉사와 희생정신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따뜻한 어머니가 되었으며, 다이애나 황태자비는 사람들을 돕겠다는 목표를 정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역할을 계발하여 자선을 위한 기금운동을 벌였으며 에이즈 연구, 나병환자를 돌보는 일, 지뢰설치 금지 등을 통해 많은 인명을 직간접적으로 구했다. 이들이 곧 진정한 리더 '서번트 리더'인 것이다.그린리프(Robert K. Greenleaf)는 서번트 리더십의 개념은 타인을 위한 봉사에 초점을 두며, 고객 및 커뮤니티를 우선으로 여기고 그들의 만족을 위해 헌신하는 리더십을 말한다고 했다. 리더가 영향력을 효과적으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리더는'권력(power)'이나 '권위(authority)'에 기초한 리더십이 아닌 섬김의 리더십 즉 서번트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서번트리더십의 구성 요소는 의지·사랑·봉사와 희생·권위이며 핵심은 스튜어드십(stewardship), 경청, 타인의 성장을 위한 노력, 공감, 치유, 공동체형성 등이다. 즉 진정한 리더는 타인을 위해 자원을 관리하고 봉사하며, 약자의 작은 목소리까지도 경청하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해야 하며, 타인의 성장을 위한 자기헌신적 노력을 통해 더불어 사는 공동체 형성에 기여해야 한다. 리더는 타인을 존중할 줄 알아야하고, 항상 겸손하여야 한다. 또한 리더는 자기가 이끄는 조직원들에게 바람직한 행동모델이 되어야 하며, 안정적인 분위기 조성에 노력해야 하고, 약속한 일은 먼저 실천함으로써 신뢰성 확보에 노력하여야하며, 정직을 생명처럼 생각하여야 한다. 정직은 사람들이 리더로부터 기대하는 것 중에서 가장 첫번째로 차지하는 덕목이기 때문이다. 리더는 그들이 이끄는 사람에게 손을 뻗쳐야할지 말아야할지를 선택하여야 하며, 자기가 이끄는 사람들의 성공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업무분담, 권한행사 등에 있어서 리더가 자기를 희생시킬 때 존중과 신뢰의 문화가 형성된다.권력이란 사고팔거나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인데 반해, 권위란 한 인간으로서 각 개인과 관련된 것이며 개인의 인성, 사람들에 대한 영향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권력이 지배하는 기간이 장기간 지속되면 인간사회가 훼손되게 된다. 이제 우리는 선택하여야 한다. 우리의 아이들이 안전하게 그들의 꿈과 끼를 키워갈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할 교육감과 주민들이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를 이끌어 갈 자치단체장과 이를 감시할 위원들을… 과연 진정한 리더가 누구인지를… 이시대가 필요로 하는 권위있는 섬기는 리더를 선택하기 위하여 6.4 지방선거에 모든 유권자가 동참하기를 소망한다. /이성철 남서울대학교 교수·기획조정관리실장▲ 이성철 남서울대학교 교수·기획조정관리실장

2014-05-26 이성철

가정이 흔들리면 불행해진다

가족은 세상에서 나를가장 잘 이해해 주고 사랑해 주며어려울때 감싸주고 따뜻한안식처를 만들어 주는 사람들이들을 통해 사랑과 인내·사회를배우는 통로이기도 하다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이 연달아 있다. 만일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등 특별히 챙겨야 되는 날들이 5월 중에 포함되어 있으면 이런 날들 모두를 의미있게 보내는 것이 쉽지 않다. 이러한 특별한 날들의 제정은 국민들의 동의하에 만들어진, 큰 의미를 가진 날들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흔쾌히 즐거운 마음으로 이러한 기념일들을 보내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때로는 의무감 때문에 수동적이 될 때도 있다. 그나마도 하루 쯤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고, 휴식을 취할 수도 있으니,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생각들을 한다. 조금은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이러한 기념일들 때문에 가족간에 갈등을 만드는 시간이 된다면 매우 큰 일이다.가정의 달은 나와 가장 가까이 만나고,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고, 나와는 운명적으로 피할 수 없는 사람들끼리 사이좋게 지내라는 상징적인 기간일 것이다. 만일에 나와 가장 가까워져야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아주 원만하다면, 구태여 이렇게 많은 기념일을 국가에서 제정할 필요가 크지는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점점 더 소원해지는 관계를 염려해서 국가가 나섰다는 느낌을 가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인가.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집단을 만들고, 그 속에서 각각의 역할 분담을 통하여, 가장 효율적인 조직을 완성한다. 공동체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가 가정이고, 인류에게 가장 오래된 조직일 것이다. 우리는 가정을 통하여 각자의 역할을 배우고, 잘 배운 역할을 통하여 좋은 사회인이 되는 것이다. 시대가 바뀌었다. 사회가 변했다. 생각도 많이 수정되었다. 전통적인 가족의 개념도 많이 변했다. 남녀관계, 결혼의 의미, 부부관계, 부모와 자식관계, 형제자매 관계 등 개념의 혼돈 속에 사회갈등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삶의 가치를 이야기하면 굉장히 어려운 질문일 수 있지만, 나와 가까운 사람들과 사랑하고 편안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상태라고 생각해 본다. 정답이 아닐지 몰라도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리라 믿는다. 사람들은 좋은 삶을 위하여 참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죽도록' 일을 하고 있다. 남편의 수입이 부족하여, 아내까지 직업을 가져야 겨우 생활이 된다고 한다. 서로가 피곤하니, 부부간의 따뜻한 정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정말로 일생동안 사랑하고 행복하리라는 믿음이 무너져 버린다. 큰 육아비용으로, 교육비용으로 여러 명의 자녀는 엄두도 낼 수가 없다. 자녀에게 따뜻한, 때로는 규범있는 가르침을 배풀 수 있는 기회도 제한적이다. 겨우 어린이 날에 피곤한 몸으로 어린이 놀이터에서 놀아주고, 외식하는 것으로 부모의 도리를 했다는 자위도 해본다. 나이 드신 부모님을 모시고 산다는 것은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는 거의 금기(?) 사항인 것 같다.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경우에는 육아 때문일 때도 많아, 함께 산다는 것이 일종의 거래(?)라고 한다면 지나친 상상인가. 이러한 일들이 극히 제한적인 현상이라고 믿고 싶지만,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우울해진다. 우리는 무엇을 위하여 하루 종일 죽도록 일을 하는가.전통적인 가족제도와 가정은 이제는 용도폐기 시켜야 할 사회 발전의 장애물인가.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함께 살아야 하는 존재이고, 이것이 깨질 때는 자신의 생존 자체가 위협을 받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가치있는 삶을 위하여 여러 형태의 공동체를 만든다. 가치있는 삶의 공동체를 가정이라고 생각해 본다. 가족은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이해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사심없이 지혜를 베푸는 자신의 가장 훌륭한 조언자들이다. 자신이 어려울 때 가장 따뜻하게 감싸주고 따뜻한 안식처를 만들어 주는 사람들도 가족이다. 가족을 통하여 사랑을 배우고, 인내를 배우고, 사회를 배운다. 좋은 가정을 만들기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은 노력 대비 가장 큰 효율을 갖는 엄청난 장사다. 좋은 가정 속에는 모든 날이 진실과 사랑이 넘치는 어버이 날, 부부의 날, 어린이 날이다./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2014-05-19 김광원

자녀 잃은 부모 심정으로 함께 울어라

세월호 침몰 사고는또다시 안전불감증에 걸린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렸다총체적 부실덩어리로 보이는해양관리시스템 해부와 더불어매서운 매질과 처방도 필요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자녀들의 이름을 부르며, 진도 앞바다에서 울부짖는 부모들의 목소리가 처절하게 메아리친다. 직접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자녀를 잃은 부모의 심정을 어찌 다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겠느냐마는 수많은 국민들이 그 참담한 심정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자 전국 각지에서 생활물품을 보내고 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진심어린 위로와 추모의 글을 남긴다.사고 이후 연일 언론에는 세월호 침몰로 인한 사망자와 유가족들의 아픔과 고통에 대하여 소식을 전한다. 더불어 정부의 재난관리능력에 대한 비판, 선박회사와 감독기관에 대한 추궁, 비열했던 선장과 선원들의 구속과 처벌 등에 대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사고에 대하여 엄중하게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재난관리 및 해양관련 정부 당국자, 선박회사와 감독기관들, 무책임했던 선장과 선원들, 유언비어 날조자 등이다.세월호 침몰사건은 또다시 안전불감증에 걸린 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렸다. 그래서 총체적인 부실덩어리로 보이는 해양관리시스템에 대한 해부와 더불어 매서운 매질도 필요하고 처방도 필요하다. 모두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이다. 수도 없이 반복되는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를 언제까지 반복해야할지 그것 또한 암울하다. 이번에도 국가 개조의 차원으로 종합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정부의 말을 속는 셈치고 그냥 한번 더 믿어보는 수밖에 없다.전 세계는 세월호 사고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안전 및 위기 관리능력에 대하여 예리한 눈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런 대형 사고가 터지고 나면, 희망없는 대한민국을 떠나고 싶다는 사람, 대한민국의 국민인 것이 수치스럽다는 사람들이 속출한다. 사실 목숨을 걸고 구조활동에 나섰던 정부와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뭇매를 맞는 기분에 한숨만 나오고 내색할 수도 없지만 말 못하는 서운함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그런데 돌이켜보면, 사고 직후 정부와 공무원들의 허둥대는 모습은 피해자 가족들에게 불신을 초래하기에 충분했고, 급기야 대통령까지 나서 사고현장을 방문하고 직접 현장수습에 나서야 했으며, 사고담당자들의 직위를 격상시키고 부랴부랴 피해자 가족들의 요구사항을 하나씩 들어주었다. 그 요구사항 중에 우리가 특히 눈여겨 봐야하는 것이 하나 있다. 속이 타들어가는 피해자 가족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일까? 자녀의 생사와 관련된 구조상황이다. 그런데 아무도 구조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설명해주지 않는다. 깊은 바다 속에 갇혀 있는 자녀를 생각하면 단 1초도 아까운 부모의 찢어지는 마음에서는 당장이라도 자식을 살리려 바다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심정이었을텐데, 왜 아무도 지금 이 상황을 설명해주지 못했을까? 결국 대통령의 지시가 있고 난 후에야 겨우 상황판이 설치되고 언론을 통해 실시간으로 구조상황을 피해자 가족들에게 전달하였던 것이다. 정부와 공무원들이 사고 직후부터 신속하게 피해자 가족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성실하게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그나마 피해자 가족들이 위안을 가졌을텐데,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으니 당연히 상황판단이 안되는 피해자 가족들도 허둥댈 수밖에 없었고, 각종 악성 유언비어에 시달려야 했으며, 따라서 불신과 분노는 나날이 커져만 갔다. 이는 비단 이 사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연간 1천건 이상 발생하는 살인사건에서도 보면, 자신의 가족이 살해된 후 유가족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왜 자신의 가족이 살해되었는지 자세히 알고 싶다는 것이고, 가해자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어 가고 있으며, 가족들이 법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지 알고 싶은데, 아무도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기 때문에 수사기관을 불신하고 평생 의혹을 갖고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세금을 내고 선량하게 살아온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예의를 지키고 세심한 배려를 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공무원들은 사건사고의 피해자들에게 절차가 있으니 우리한테 맡기고 무작정 기다리라고 말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와 공무원들은 자녀를 잃은 부모의 심정으로 이 분들과 함께 울어야 한다. 언제든 피해자와 가족들이 원하는 정보를 수시로 제공하고 안심시켜주는 것에 더 초점을 두어야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 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

2014-04-28 공정식

미안하다! 아이들아 정말 미안해!!!

산업화 초기에나 있을법한대형참사에서 왜 못 벗어나나정부·언론·시민사회 총체적 난국나만 잘하면 된다는식 논리 탈피공동체·배려·파트너십 형성하는교육패턴으로 이젠 바꿔야지난 16일 오전 3박4일 일정으로 제주로 수학여행 가던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이 타고 있던 세월호가 진도 해상에서 침몰하는 기막힌 일이 발생했다. 승객 476명 중 구조인원 174명에 불과하고, 302명이 사망 또는 실종이다. 작년 7월 18일 사설 해병대 캠프 훈련에 참가했던 공주사대부고 학생 5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과 불과 2달 전인 금년 2월 17일 경주시 마우나 오션 리조트 강당에서 부산 외국어대학교 신입생 환영회 도중 지붕이 붕괴되어 10명이 사망한 고통스런 기억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그보다 훨씬 더 큰 참극이 발생한 것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 당일 하루에도 '학생들 전원 구조됐다, 293명 실종돼 수색 중이다, 해경이 구조 중이다' 등 어이없는 정부의 번복되는 발표로 천국과 지옥을 수없이 왔다갔다 하였다. 학생 전원 구조 되었다고 하여 안도하고 있었는데 실종자수가 느닷없이 107명에서 293명으로 늘어났다고 하니 지켜보는 학부모들의 참담한 심경은 어떠했겠는가? 실종자 가족과 학부모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아마추어도 이런 아마추어 정부는 없다. 사고 초기부터 냉정함을 잃고 허둥대 차분한 대응이 필수적인 재난안전대책의 기본도 무시되었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 또한 수십 대의 방송사 카메라와 취재진에 점령당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왜 우리사회가 산업화 시대 초기에나 벌어졌을 대형 참사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하는가? 정부, 언론, 시민사회 모두 총체적 난국이다. 경제적 성장을 따르지 못하는 문화적 철학적 사고의 부재가 온 사회에 만연되어 있으며, 인문학 경시풍조 속에 윤리와 도덕이 무너져 내리고 어느 틈엔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지금이라도 국민 교육의 패턴을 바꾸어야 한다. 나만 잘하면 된다는 교육 논리에서 벗어나 이타적이고 공동체 우선 배려적인 교육이 중시되어야 하며, 개별 과제보다는 그룹과제를 부여함으로써 파트너십 형성에 기여하여야 한다.언론 또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지상파, 종편 할 것 없이 취재과열 전쟁이다.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내용을 속보라 하여 마구잡이로 쏟아내어 온 국민을 혼란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KBS 1 TV만이라도 국민 재난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하여야 한다. 타 방송사와는 달리 속보전쟁에서 벗어나 최소한의 저널리즘이 갖추어야할 기본 여건(사실 내용 확인철저, 앵커의 보도자로서의 역할 준수, 피해자 초상권 보호 등)을 준수하는 국민방송이 되어야 하며, 구조과정에 있어서 정부의 감시자 역할을 하여야 한다.교육 기본법에는 학교는 학생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교육할 책임과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학교의 안과 밖에서 학생들의 본분인 학업에 충실하기 위해, 또 마음껏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하여 정부와 교육부, 교육청, 학교,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끊임없는 세심한 배려와 관심, 감사, 제도적 보완을 해줄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차가운 바다 속에서 애타게 부모님을 불렀을 학생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가슴이 미어진다. 이 비극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교육 주체들의 비상한 결단과 자기혁신의 각오가 필요하다.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바꾸고 안전을 최상위 국정목표로 설정하고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추구하는 현 정부에 과연 재난재해구조 매뉴얼은 수립되어 있는지? 수립되어 있다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스러져간 젊은 영혼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 창피하지 않은 어른들이 되기 위해서라도 제발 이제 정신 좀 차리자!엄청난 참극에 대한 슬픔보다 강한 분노를 먼저 느끼지만 정부에 두 손 모아 부탁한다. 말로 떠들지 말고 모든 곳에서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서라도 실종자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기를 촉구한다. 다시 한 번 삼가 희생자, 실종자 가족 여러분에게 비통한 마음을 부여안고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올리며,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진심으로 기원 드린다./이성철 남서울대학교 교수·기획조정관리실장▲ 이성철 남서울대학교 교수·기획조정관리실장

2014-04-21 이성철

정보기술과 창조능력

정보 선별능력 없는 사람이정보바다에 빠지면 탈출 어렵고되레 지적퇴보를 초래할 수도…정보기술은 필요한 만큼 얻는수단일 뿐이고, 창조적 능력은머릿속에 있는 것이다지금 대한민국은 창조를 끼어넣지 않으면 어디에도 명함을 내밀 수가 없다. 특히 창조를 통하여 일자리를 만들고, 더욱 부강한 경제강국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인 것 같다. 국민들은 이에 동의하고 당연히 그렇게 되기를 크게 바랄 것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계획으로 우리가 앞서간다고 생각하는 정보기술(IT)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큰 줄거리 중의 하나인 것 같다.정보기술은 인류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실로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의 신속한 전달, 방대한 정보의 획득은 상상을 초월한다.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거의 모든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빠른 정보를 얻는 것은 성공의 핵심요소라고 한다. 현대인은 다양한 정보기술을 통하여 정보를 교환하고 획득한다. 과거에 통신 수단으로 많이 이용되었던 유선전화는 차츰 사용 빈도가 줄어들고 다양한 기능을 가진 휴대전화 또는 인터넷으로 대치되었다. 청소년층과 젊은 세대 중 상당수는 휴대전화가 없어지면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고 안절부절 못한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인터넷중독' 또는 '디지털중독'이라고 한다. 하루 종일 휴대전화 또는 컴퓨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이것은 일종의 정신질환 차원의 문제일 수도 있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컴퓨터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이것의 엄청난 계산능력에 감탄하고 계산천재들과 시합하는 장면을 자주 목격했을 것이다. 그리고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경이롭게 바라보면서 사용자를 마치 천재인 것처럼 오해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컴퓨터 사용자는 컴퓨터를 이용하는 기술을 알고 있을 뿐이다. 디지털중독자는 새로운 정보를 획득하는 면에서는 매우 월등한 위치에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을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디지털중독자는 지능수준이 현저히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인에서 암산능력, 전화번호 기억능력, 위치 기억능력 등이 떨어진 것을 우리는 자주 경험하고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전문가들은 디지털중독자에서 생길 수 있는 '디지털 치매'에 대한 걱정도 많이 하고 있다.창조에 대한 생각은 많은 사람들이 나름대로 여러 형태로 표출한다.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새롭게 행동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 창조라고 하여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과연 만들어낼 수 있을까? 새롭다고 하여도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져 나올 수는 없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내 머릿속에 있는 생각이 재정리된 것일 뿐이다. 천재는 직감 또는 직관에 의하여 창조적인 기능을 발휘한다고 믿는다. 과연 그들의 두뇌에 아무 축적된 지식과 경험이 없이도 창조능력이 번뜩일까?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사람마다 창조능력의 차이가 생기는 이유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창조능력이 있기 위해서는 축적된 지식이 있어야 한다. 컴퓨터가 나의 머리기능을 모두 대신해줄 것이라고 믿으면 안된다. 새로운 지식의 조합은 매우 생소하여 누구에게나 쉽게 떠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부터 그냥 무심코 익숙했던 일들을 새롭게 조명하는 버릇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새롭게 조명한 지식 또는 창조적인 생각이 진정으로 가치가 있는가는 현장 또는 자연에게 물어 보아야 한다. 새로운 생각들이 현장의 상황에 더욱 적절해야 되며, 자연의 이치에 어긋남이 없어야 한다. 역사상 위대한 창조능력은 자연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깊이 생각하는, 자연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가진 사람들의 몫이었다. 이러한 통찰력을 갖기 위해서는 철학적, 인문학적, 자연과학적인 지식이 어우러진 융합적인 사고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우리 교육현장에서는 학제간의 물리적 통합을 통하여 융합적인 사고를 가진 창조적인 인재를 양성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어느 정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되지만, 우리나라 전체적인 사회를 '창조적인 분위기'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자연현상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으로 시작되어야 한다.정보기술을 잘 다룬다고 하여 창조능력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정보의 선별능력이 없는 사람이 정보바다에 빠져버리면 헤어나오기도 힘들고, 오히려 지적 퇴보를 초래할 수도 있다. 정보기술은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필요한 만큼 획득하는 수단일 뿐이고, 창조능력은 사람의 머릿속에 있는 것이다./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2014-04-14 김광원

성공한 사이코패스는 1등주의 교육이 만든다

어린시절 가정과 학교에서인성교육 소홀하면남을 무시하고 공감 능력과자기통제력 부족으로 성장초등학교의 '학업성적표''인성발달표'로 빨리 바꿔야우리나라에서 사이코패스(psychopath)라는 용어가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2003년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검거되면서부터이다. 유영철은 20여명을 살해한 희대의 살인마로 당시 '유영철백서'를 경찰에서 별도로 제작하여 전국 수사관이 참고할 정도로 유명세를 가졌다. 백서에는 유영철의 어린시절 이야기가 나온다. 가정불화와 학교에서의 소외 등으로 마음의 상처가 많았다는 것이다.사이코패스는 '정신적 무능력', '공감무능력', '병질적 허풍쟁이'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은 일상생활에서 정상적으로 심지어 모범시민으로 비치는 사람들인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잔혹한 악마적 행동을 보여주는 사람들이다. 학자들은 전체 인구의 약 1%정도가 사이코패스라고 주장하는 바,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도 약 50만명의 사이코패스들이 어떠한 통제도 받지 않고 선량한 시민인 척하면서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이다.사이코패스에는 여러가지 유형이 있다. 그 중 가장 관심을 끄는 유형은 범죄적 사이코패스인데, 이들은 결국 체포되어 언론의 관심을 받기 때문에 널리 알려진다. 그런데 어찌보면 범죄적 사이코패스보다 더 무서운 유형은 성공한 사이코패스이다. 성공한 사이코패스들은 지도자와 권력층에 많다고 한다. 성공했다고 해서 모두 사이코패스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보다 약한 자를 짓밟고 성공한 사람들은 매우 위험한 집단이다. 성공한 사이코패스들은 자기를 지킬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변의 공격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그래서 범죄적 사이코패스보다 더 강하다. 이들은 자신의 힘을 이용해 양심의 가책도 없이 약한 자들을 교묘하게 착취하고 무시한다. 그들이 무서운 이유는 범죄적 사이코패스들보다 영리해서 들키지 않으면서 자기 이익을 위해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성공한 사이코패스가 많은 나라의 국민들은 우울할 수밖에 없다. 그들의 지배를 받는 국민들은 자포자기 심리가 강하고 해도 소용없다는 절망을 더 많이 느낀다.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려면 사이코패스가 성공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약한 자들의 아픔에 진정으로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지배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사이코패스는 선천적 요소와 환경적 요소의 결합으로 만들어진다. 선천적 요소를 가지고 있더라도 환경적 요소가 결합되지 않으면, 사이코패스로 성장하지 않는다. 환경적 요소는 어린 시절의 성장환경과 관련이 깊다. 즉 가정과 학교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양육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1등만을 요구하고 인성교육에 소홀하게 되면, '똑똑하지만 냉정한 인간상'으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자기보다 공부 못하는 아이는 실패한 인생으로 보고, 자기가 원하는 직업보다 못한 직업을 가진 성인들조차 무시하는 태도로 바라보게 된다. 어린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인성은 '공감능력'과 '자기통제력'이다. 학업능력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아픔에 대하여 공감할 수 있는 정서적 능력은 더 중요하고, 미래의 더 큰 이익을 위해 지금의 욕심을 참을 줄 아는 자기통제력도 중요한 것이다. 특히 초등학교 아이들에 대한 인성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할 필요조차 없을 만큼 상식이지만, 미래의 대한민국이 더 건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가정과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더 강화해야 한다.여전히 초등학교에서는 학업성적을 숫자로 표시하는 일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데, 부모들조차 자신의 아이에 대한 학업성적의 숫자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이는 냉정한 1등주의에 해당하고 심지어 부모들은 이것을 자신들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여서 일희일비하는 아이러니는 없애야 한다. 초등학교의 '학업성적표'는 '인성발달표'로 즉시 변경되어야 한다. 인성발달표에는 아이의 인성발달특징을 기록하고 부족한 인성을 어떻게 채워가야 하는지에 대한 교사의 지도내용, 그리고 부모의 양육방침 등이 들어가야 한다.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하여 먼저 인성함양을 교육시키고 후에 학업능력을 키워주는 단계적 전인교육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 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

2014-04-07 공정식

새정치민주연합의 출범과 지속가능한 정당

100년 가지 않더라도10년은 갈것인가? 아니면6·4선거 위한 한시정당인가?노선변경이 국민들로 부터호응을 얻으려면'진정성'이 뒷받침 돼야우여곡절 끝에 원내 130석을 가진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이 출범했다. 3~4년 전부터 거세게 불었던 이른바 '새정치'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 '안철수현상'은 안철수세력과 민주당이 통합하는 형식으로 마무리되는 듯하다. 한국 정치의 뿌리깊은 양당 구조하에 제 아무리 안철수라 하더라도 역시 실험적 제3당의 출현은 역불급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별로 새삼스러운 얘기는 아니지만 민주주의라는 보편가치는 대의제를 기제로 작동하고, 대의제란 정당정치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하여 안정적인 정당정치의 발전은 그 나라 민주주의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이기도 하다. 소위 '100년 가는 정당'이란 민주주의 발전의 필요조건이자 충분조건인 것은 이 때문이다. 영국의 보수당과 노동당, 독일의 기민당과 사민당,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 하나 우리의 현실은 이들 나라와는 비교가 거의 불가능하다. 2000년 이후 야당의 변천사를 보면 새천년민주당(2000)→열린우리당(2003)→대통합민주신당(2007)→통합민주당(2008)→민주통합당(2011)→새정치민주연합… 거의 현기증이 날 정도로 통합과 해산을 반복해 왔다.그렇다면 새로이 출범한 새정치민주연합은 안철수·김한길 양 대표의 공언처럼 100년은 가지않더라도 10년은 갈것인가? 아니면 6·4 지방선거를 겨냥한 한시정당인가? 정치학 원론에 정당의 개념을 '정권 획득을 목적으로 생각이 같은 사람들의 결사체'로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신당은 출범도 하기 전에 이른바 노선문제로 불협화음을 노출하였다. 이른바 10·4선언과 6·15선언을 둘러싼 마찰과 5·18정신의 계승을 놓고 안철수 대표는 광주에서 악수를 거부당하는 수모를 겪고 사과하는 굴욕을 겪기도 하였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급한 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나 새정당의 노선과 비전을 두고 치열한 토론을 하기보다 급하게 봉합하는 듯한 느낌은 필자만이 갖는 것은 아닐 것이다.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중원으로의 이동은 불가피하다. 집토끼만 잡아서 이길 수 있다면 더 바랄 수 없이 좋겠지만 여든 야든 이는 불가능한 노릇이다. 그렇다면 이른바 중도층을 공략해야 하는데 이는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추구했던 '좌클릭'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하나 노선 변경이 국민들로부터 소구력을 가지려면 '진정성'이 뒷받침되어야 함은 자명한 이치이다. 노선 변경에 대한 대국민 설득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두가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첫째는 리더십이다. 전통적 노선을 수정하는데는 핵심 지지층이 동요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수적이다. 둘째는 새로운 노선에 걸맞은 인물의 파격적 등용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으로 등판하면서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당의 색깔을 전통적인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파격적인 변신을 감행하는 것을 넘어서서, 이른바 복지어젠다인 '경제민주화' 노선을 선점하고, 경제민주화의 상징적인 인물인 김종인씨를 영입하는 것을 넘어 취약층인 청년층 공략을 위해 이준석·손수조 같은 청춘들을 과감히 발탁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해 나갔다. 이와 비교한다면 지금 야권의 포괄적 변신 노력이 족탈불급(足脫不及)이라고 느끼는 것은 필자만의 기우일까?차라리 지방선거의 승패와 관계없이 '지속가능한 정당'을 목표로 범야권이 처절한 끝장토론을 결론이 날 때까지 했었더라면 어떠했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새정치'라는 공허한 정치적 수사 말고,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무덤에 참배하는 문제만이라도 당의 입장을 명확히 정해야 국민들이 헛갈리지 않지 않겠는가?또한 통합의 명분으로 삼은 기초선거 정당공천 문제, 이른바 '약속'이라는 것도 당내 분란만 가속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하는 듯하다. 첫단추를 잘못 끼우면 남은 단추도 잘 맞추어질 리가 없다. 통합을 위한 다소 황당한 명분의 대가는 김한길·안철수 양 대표를 오도가도 못하는 '안팎 곱사등' 신세로 몰아 시작부터 리더십이 훼손당하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무공천하자니 전멸하겠고, 공천하자니 선거를 지휘해야 할 안철수 대표의 이미지가 치명적으로 훼손되겠고….어쨌든 새로운 야당이 출범하였다. 지방선거 이후에도 정치는 계속된다. '지속 가능한 정당'…. 비단 필자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박상헌 공간과 미디어 연구소장▲ 박상헌 공간과 미디어 연구소장

2014-03-31 박상헌

우리가 자초(自招)한 청년실업

그동안 지식기반사회에 치중산업 역군들을 '블루컬러'로폄하한게 잘못… 앞으로 대학은전공 교육법에서 탈피각자 특성 살릴 수 있도록선택과 역량강화 지원 역할해야10여 년 전만해도 매년 학기초만 되면 반가운 친구들로 연구실이 생기가 났다. 얼굴에 수줍은 미소를 띠면서 너나없이 가방에서 정성어린 선물을 꺼내는 손길이 더없이 예쁘기만 했다. 취업 후 첫 월급을 탄 제자들이 시나브로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요즈음은 어떠한가? 졸업과 동시에 취준생(취업준비생)대열에 합류한 그들에겐 취업한 선배들의 스승에 대한 방문은 요원(遙遠)한 바람에 불과하다. 졸업한 지 꽤 되었을 친구들까지도 도서관과 취업센터 등을 드나들며 취업준비로 애쓰는 모습들을 보면 마음이 무겁기 그지없다. 모두 내 잘못이다. 그동안 산업화 사회를 뒤로하고 고도의 지식기반사회의 진입에 환호하며, 개발연대의 산업의 역군들을 블루컬러(blue color)로 폄하했던 우리의 잘못이다. 이공계를 나온 직원들이 인문계를 나온 경영진 밑에서 일한다는 잘못된 인식으로 내 아이 모두를 인문계로 진학시킨 내 잘못이다. 재정적으로 많은 지원이 필요치 않은 인문계학과를 확대 설치하고 정원을 늘려온 우리 잘못이다.과거 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고등학교 문과대 이과의 비율이 3:7 정도였으며, 고등교육 진학률이 30%대에 불과해 오늘날에 비해 일자리가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학 졸업반이 되면 이미 두 세군데 취업이 되어 어디를 선택해야할지 행복한 고민들을 하였었다. 1974년 고교 평균화 도입 이후 정부는 대학공급확대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하였으며, 1980년대 초 정부는 선심성 정책으로 졸업 정원제를 실시하여 사실상 대학 입학정원을 한순간에 30% 확대하였다. 1995년 학교 현장에 시장경쟁원리를 도입한 5·31 교육개혁은 실패로 끝나고 대학설립 규제완화로 대학은 급격히 늘어나 경쟁력이 약화되었으며, 대학은 몸집 부풀리기에 급급하여 사설학원에서나 하는 직업교육을 대학교육으로 끌어들여 우후죽순으로 학과를 개설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과거 3~6개월 정도면 습득할 수 있었던 직업교육을 고등교육이라는 미명아래 4년의 교과과정으로 편성해야하니 억측과 편법이 난무할 수밖에 없었다. 고등교육 진학률은 2000년대 후반 80%의 정점을 찍고 현재 74.5%를 기록하고 있다. OECD 국가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대학을 졸업하고서도 굳이 대학을 나와도 되지 않을 일자리에 취업하고서도 감지덕지하는 우리의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위해 4년 동안 등록금을 마련하느라 허리가 휘어진 부모들…. 우리사회는 그동안 너무나 많은 사회적 기회비용을 낭비하여 왔다.이제 달라져야한다. 한국경제의 성장 동력은 누가 뭐래도 아직은 제조업이다. 제조업 현장에선 이공계출신자가 적어 구인난을 겪고 있다. 아울러 중소기업 작업현장에서는 정교한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에서도 이공계 기피로 인한 기술인력 부족으로 인해 외국인 단순 노동자가 대신하는 경우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제 국가가 나서서 수요를 정확히 파악한 후 이공계 비중을 늘려야 한다. 범 국민적 인식전환과 대학의 구조개혁 없이는 창조경제와 일자리 창출은 응답없는 메아리에 불과할 것이다.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 현상을 개선하는 방안도 강구되어야한다. 고등학생들의 문과 선호는 대부분 수학과목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수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교수법 개발이 시급하며, 교육과정상 심화학습이 필요한 부분은 대학교육으로 이관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지금 대학가는 구조조정 때문에 야단법석이다. 저출산으로 인해 대학 입학생수가 줄 것이라는 예측은 이미 십여 년 전부터였으나, 정부와 대학 모두 그동안 수수방관하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진 후에야 상대방을 향해 걷어차기에 여념이 없다. 앞으로 대학은 획일적인 전공 교육법에서 벗어나 각자의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서열순에서 벗어나 다양화를 통해 선택의 기회를 넓혀주고 각자의 역량을 강화해 나갈 수 있는 역할을 담당하여야한다. 영국의 철학자 화이트헤드(Alfred N. Whitehead)는 대학이란 단순한 지식이나 기술을 가르치기 위한 기관이 아니라 학문이라는 상상적 사색을 통해 젊은 세대와 늙은 세대를 통합시키고 지식과 인생의 향기의 연계성을 보존하기위한 곳이라고 표현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이 대학의 진정한 기능과 역할이 요구되는 시기이다./이성철 남서울대학교 교수·기획조정관리실장▲ 이성철 남서울대학교 교수·기획조정관리실장

2014-03-24 이성철

체중 미달 미숙아가 늘고 있다

당뇨·고혈압·음주·흡연 등임신전 건강상태태아에 영향 미치고활발한 사회활동으로 인한업무상 스트레스도 원인평소 건강유지가 최선의 방법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고령 임산부의 산전 질환 및 출산 결과 동향 분석과 정책적 함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에 5.0%였던 미숙아 평균 출산율은 11년후인 2011년에 6.8%까지 올랐다고 발표했다. 보고서를 보면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임산부의 나이를 14~19세, 20~29세, 30~34세, 35~39세, 40~44세로 연령별로 나누어 보아도 모든 연령대에서 1.5~2.5% 사이에서 미숙아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미숙아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증가하여 40세 이후의 산모는 미숙아의 출산 확률이 9.5%까지 증가한다. 산모가 15~19세 사이이면 30~34세 사이의 산모와 미숙아 출생확률이 비슷하다. 미숙아 출산확률이 가장 낮은 연령대는 20~29세 사이이다. 또 하나 유념해야 할 것은 우리나라의 출산 평균 연령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사실이다. 모든 연령대에서 미숙아의 출산율이 높아지고, 산모의 출산 평균 나이가 증가하면서 미숙아의 출산율은 상승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미숙아는 많은 문제점들을 안고서 태어난다. 미숙아를 정상적으로 발육시키는데 필요한 비용이 만만치 않다. 뿐만 아니라, 미숙아는 면역력 저하로 각종 염증에 매우 취약하다. 또한 미숙아의 상당수는 선천적 기형을 안고 태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대한 부담도 상상 이상이다. 일단 신생아 시기의 위기를 극복한다고 하여 상황이 끝났다고 할 수도 없다. 성인이 되어도 건강체질이 될 가능성이 정상체중 출생자에 비하여 낮다. 당뇨병이 있는 산모에서 태어난 아이는 성인이 되어도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미숙아가 많이 생기는 원인을 생각해 본다. 20대 산모가 가장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고, 부부 사이에 임신될 확률이 가장 높다는 사실은 전세계적인 통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결혼 연령이 높아지고, 결혼후에도 임신을 미루는 경향이 있어 임신 연령은 더더욱 높아지고 있다. 또 하나는 임신 가능한 젊은 여성들의 건강이 갈수록 태아에게 불리한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는 사회적 현상이다.과연 우리나라 여성의 결혼 연령을 25세 전후로 낮출 수 있을까. 지금의 사회적 분위기로는 천만의 말씀인 것 같다. 우리 사회는 여성의 능력을 국가와 사회 발전의 큰 원동력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아직도 잠재적인 여성의 사회참여도가 낮아서 더 높이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 또한 여성 자신들의 사회 참여에 대한 욕구는 과거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러한 분위기가 계속되는 한 여성의 결혼 연령을 낮추는 것은 매우 어려워 보인다.같은 연령대에서도 미숙아의 출산율이 증가한 이유는 산모들의 건강상태가 과거에 비하여 점점 태아의 발육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증거이다. 임신중의 산모의 건강상태는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임신전의 건강상태 또한 태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비만 또는 저체중, 영양 과잉 또는 영양 불량, 당뇨병, 고혈압, 흡연, 음주 등이 여기에 속한다. 최근 비만 인구가 늘고, 젊은 연령대에 당뇨병과 고혈압이 많아지는 현상은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산모의 건강을 임신후에 관리하는 것은 하지 않는 것에 비해서는 태아의 건강을 분명하게 좋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평소에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활발한 사회활동에 동반되는 업무상 스트레스도 미숙아 출생의 또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국가 사회적인 정책적 차원에서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때로는 개개인의 삶에 대한 가치관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여기서 우리는 곰곰이 생각해야 할 일이 있다. 건강한 아이를 낳을 필요가 있는가. 물론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을 해본다. 건강한 아이를 낳기 위하여 그렇게 큰 희생(?)을 치러야 할 충분한 가치가 있는가. 대답은 개인적일 수도 있다. 건강한 국민을 만드는 것은 국가의 미래이다. '간절한 애국심'에 호소해도 그렇게 설득력이 생기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건강한 아이는 국가적인 차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건강한 아이는 부모의 행복이고 가정의 행복이다./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2014-03-17 김광원

'살인피해자 유가족 회복에 관한 법' 제정을

살인범죄 발생하면유가족들은 정신적 고통과공황상태 빠져 피해 호소해도무시되기 일쑤다정부와 국회, 이들을 보호하고지원하는 법률적 논의 서둘러야2007년 크리스마스 날 아빠의 선물을 기다리며 설레는 마음으로 들떠있던 어린 소녀가 늦은 밤이 되어도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온 국민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석달 후 그 소녀는 싸늘한 시신으로 그것도 처참한 모습으로 부모에게 돌아왔다. 그리고 6년이 지난 며칠 전 그 소녀의 아버지가 잃어버린 딸을 애타게 그리워하며, 기나긴 병고에 시달리다 비통하게 운명하였다.살인사건이 발생한 후 그 유가족의 고통이 얼마나 길고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장례식날 몇 명의 유가족만 빈소를 지키면서 아무 말없이 허공을 쳐다보고 있었다. 간혹 조문객들이 다녀갔고 언론사에서도 인터뷰와 사진을 찍어 간다. 장례를 치르는 유가족들은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도 않는다. 더 이상 쏟을 눈물조차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례기간동안 TV와 신문에서는 연일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피해자의 고통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그런데 유가족은 그런 언론에 대하여 달갑지 않다고 말한다. 소식을 접한 국민들의 애도속에서 치러진 장례지만 그 유가족들은 모든 것이 원망스럽다. 왜 그랬을까? 언론의 영향으로 애도의 분위기가 조성된 것은 고인뿐만 아니라 유가족도 감사할 일인데, 유가족들은 그런 소식조차 알려지는게 가슴이 아프다고 한다. 사건 초기에 유가족들은 국민의 관심에 깊은 고마움을 가졌을 것이다. 언론에서 범인의 잔혹성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는 작게나마 복수를 한다는 느낌도 가졌을 것이다. 그런데 왜 지금은 언론에 대하여 기피하는 것일까?유가족들은 '그렇게 해서 변한 게 뭐가 있느냐'고 말한다. 생각해보니 언론에 나온 내용은 '피해자는 아프다'로 요약이 되는데, 그러면 어떻게 피해자를 회복해야 하는지에 대하여도 이야기해야 하는데, 거의 원론적인 이야기들뿐이고 유가족들이 체험적으로 느낄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들은 언급이 없다. 그래 피해자는 아프다. 그렇다면 아프지 않게 해주는 조치는 국가와 사회가 해야 하는데, '아프다'만 이야기하는 것이 이제는 지겹기도 하고 소용도 없기 때문에 그런 반응을 보인 것은 아닐까?살인범죄는 중대범죄이다. 따라서 살인범죄에 대한 처벌은 매우 엄격해야 한다. 하지만 유가족들이 볼 때 살인범에 대하여 우리나라의 판사들은 매우 관대하다고 말한다. 과연 '법조인들은 누구 편인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심지어 '우리나라 법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 살인범죄가 발생하면 그 유가족들은 정신적 살인을 당하게 되고, 신체적으로 중상해를 당한 것과 같은 공황상태에 놓이게 된다. 그런데 직접 피해자가 없다는 이유로 똑같은 피해를 받은 유가족들의 주장은 무시되기 쉽다.우리는 선량한 국민들이 법의 보호를 받도록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연구를 하고 범죄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수시로 법개정을 한다. 아마도 살인범죄의 유가족들은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테두리에서 벗어난 사각지대 중에서 가장 사각지대에 놓인 존재들일 것이다. 실제로 연일 방송에서는 '피해자는 아프다'고 말하는데, 가장 중대한 범죄의 피해자인 유가족들의 회복에 대한 법률적 논의는 아예 없다.그래서 살인피해자 유가족들은 더 이상 법을 믿을 수 없고 국가와 사회를 불신하는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사건 이후 유가족들은 외로운 법정투쟁, 가벼운 판결에 대한 분노, 향후 출소할 범인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야 하는 심리적 공황을 외롭게 평생 지고 가야 하는데, 국가는 더 이상 유가족에 대하여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 범죄자를 국가가 처벌하고 처우하듯이 피해자를 국가가 보호하고 지원해야 하는데, 범인처벌을 곧 피해회복으로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살인피해자 유가족의 회복을 위한 법' 제정을 촉구한다. 이것이 살인범죄를 예방하고 살인범죄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회복되지 않은 유가족들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도록 살인피해자 유가족이신 대통령님, 그리고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논의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

2014-03-11 공정식

안철수의 '새 정치'… 깃발 내리나?

'새정치'라는 추상에서'창당과 선거참여' 직면한 순간간단치 않은 현실의 벽에 부딪친듯2년여간 이어온 '안철수 현상'은공천제 폐지, 국민약속 지키기위한작은 명분으로 막 내리나중국발 스모그도 조금 잠잠해진 평온한 일요일 오전 필자의 전화기가 요란하게 울렸다. 안철수-김한길 전격 회동하여 제3지대에 신당을 창당하기로 전격합의하였다는 소식에 종편 및 뉴스 케이블로부터 출연 요청이 쇄도하였던 것이다. 이는 비단 필자뿐만 아니라 정치논평을 업으로 삼는 많은 분들이 일요일 하루종일 바빴을 것이다.이 소식을 접했을 때 우선 떠오른 생각은 '올 것이 왔는데 조금 빠르구나…' '안철수식 새정치가 이런 식으로 막을 내리는구나…' 등의 생각들이다, 두 세력이 '신당'을 만들기로 한 명분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에 대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데 있다고 말하고 있다. 분명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새누리·민주 양당의 대선 공약임은 분명하고 약속을 뒤집은 새누리당에 대해 정치 공세는 당연하다.하나 2년여를 이른바 '안철수 현상'으로 표현된 국민의 '새정치'에 대한 바람이 고작(?) 정당공천제 폐지, 국민에 대한 약속지키기라는 작은 명분으로 막을 내린단 말인가? "피투성이가 되더라도 끝까지 가겠다…" "돌아갈 다리를 불살랐다" "정치공학적인 연대는 결코 없다" 그간 숱하게 쏟아낸 안철수 어록에 대한 뒤집기는 '약속위반'아닌가?그간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안철수의 '새정치연합'은 6·4지방선거를 목표로 창당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나 '새정치'라는 '추상'에서 '창당과 선거 참여'라는 구체로 안철수 의원이 내려오는 순간 간단치 않은 현실의 벽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치인 안철수의 내공과 밑천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인지도 모른다. 설 이후 지지도는 급락하고 17개 광역 선거 후보군도 구성이 안되고…."낡은 틀로는 더이상 아무 것도 담아낼 수 없으며, 이제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안철수, 새정치추진위원회 출범식 기자회견(11·28)), "야권연대를 주장하는 근거에는 양당 구도가 전제돼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도를 부수겠다고 나온 사람들입니다. 기득권 구조인 양당구도를 부숴 새정치를 하라는 것이 국민의 주문입니다. 우리가 구상하는 구도는 새정치와 낡은 정치의 대결구도입니다. 새누리당이나 민주당 모두 낡은 세력으로 몰고 우리는 약자지만 새정치를 추구하면서 우리 길을 가자는 것입니다. 그런 우리한테 야권연대를 하라고 하면 논리적으로 맞지 않습니다."(윤여준, 2·17 주간조선 인터뷰), "연대나 이런 것을 하려면 사실 기존 정당에 들어가면 되는 것이지 새로운 정당을 만들 필요는 없을 것이고…"(금태섭, 1·28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최근 몇 달 사이에 이외에도 무수히 쏟아낸 말빚을 안철수 세력은 도대체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도무지 가늠이 되질 않는다. '새정치'라는 신생 기업을 코스닥에 상장하여 지방선거에 교두보로 확보해 코스피 거대기업 '민주당'을 M&A화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는 시작도 하지 못한채 약간의 지분(5:5라 말은 하지만)만 받고 사업을 정리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벤처기업 CEO다운 착상이다.이른바 '새정치'에 대한 기대와 열망을 지분 50%(현실성은 지극히 희박하지만)와 CEO자리로 맞바꾼 것을 국민은 어떻게 이해할까? 2년여 지속돼온 '안철수현상'은 이쯤에서 막을 내린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고, 안철수도 민주당의 잠룡 가운데 한사람 정도로(그것도 잘 봐서) 정리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박찬종·이인제·고건·문국현 등으로 이어진 중원을 기반으로 한 새정치에 대한 실험은 이번 역시 실패로 끝난 것이다.'새정치'에 대한 국민의 열망은 그대로인데, '안철수식 새정치'는 막을 내리고 있다./박상헌 공간과 미디어 연구소장

2014-03-04 박상헌

범국민적 안전사고 불감증

꽃다운 청춘들 희생된경주 마우나리조트 사고처럼인재 예방하려면생명안전과 관련된 모든시설대대적 점검 나서고성숙된 선진 시민의식 필수온 국민의 시선이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쏠려있던 지난 17일 밤 9시15분경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경주 마우나리조트 강당 지붕 붕괴사고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가중이던 부산외국어대학교 학생 9명과 이벤트 회사 직원 1명 등 10명이 죽고 100여명이 부상당한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일어났다. 희생자들이 그간의 대입준비로 인해 자신을 억누르고 있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인생의 꽃을 피울 준비를 하기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참가하였을 신입생들이기에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 사고 역시 천재(天災)가 아닌 안전사고 불감증에 의한 인재(人災) 사고로 볼 수 있다. 동해안 지역 폭설은 이미 수일 전부터 시작되었고 사고 지역도 사고 전 폭설이 내려 안전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설작업 등 사고 예방에 대처하지 않은 리조트측과 리조트측에 제설 요청 등의 계도를 하지 않았던 해당 지자체에 문제가 있다. 아울러 당시 폭설하중의 적정도와 붕괴된 지붕이 시공상의 문제가 없었는지를 철저히 가려 천재로 책임을 전가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화성 씨랜드 사건, 수학여행 참사, 인하대 봉사단 매몰사건, 공주사대부고 해병대 사설캠프 참사 등 대형 참사들이 날 때마다 대통령과 정부 각 부처, 교육부, 정치권 등은 제반 문제를 해결하여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굳게 약속하였지만, 어처구니없는 이번 참극으로 약속이 형식적, 말뿐인 것으로 여실히 드러났다.검찰·경찰은 이번 참사만큼은 그동안 학교 교육 사고사 등과 같이 자연재해나 개인의 과실로 해서 넘어가는 부당함이 없도록 철저히 조사하여야할 것이다. 공주사대부고 해병대 사설캠프에서도 초동수사가 미흡하여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업체 대표 등이 면죄부를 받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는 피겨스케이팅 금메달 판정 논란에 묻혀 잠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으나 정부 당국과 교육부, 부산외대, 해당 리조트측에서는 학교 교육현장에서 풋풋하고 새파란 청춘의 꽃다운 생을 마감한 애절한 우리의 청춘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여야하며, 더이상 사고 때마다 따르는 자연재해나 개인 등의 과실 처리로 몰려고 하는 관행적 고리의 버릇은 반드시 끊어야 한다.젊은 영혼 죽음에 더더욱 안타까워하는 것은 이들이 자신에게 내재된 무한 잠재력을 자신과 사회를 위해 발휘해보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기성세대들은 그들의 안전사고 불감증으로 인해 스러져간 젊은 영혼들로부터 부여받게 될 미래사회의 번영과 배려를 스스로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삶에 지쳐 혹은 영리에 눈이 어두워 아기돼지 삼형제의 교훈을 망각한 것일까?경주는 적설량이 많은 곳이 아니다. 그래서 천재일 수 있다고 볼 수 있나? 사람이 막을 수 있는 것은 한마디로 인재다. 기상 이변과 온난화는 다른 나라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효율성과 경제성으로 재단하고 만들어낸 모든 것들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한 것이다. 특히 재산권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생명안전과 관계된 모든 시설장에서의 전면적인 안전관리가 대대적으로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특별히 기업들은 아기돼지 삼형제중 돌집을 만들어야하는 의무가 있다. 그들의 재력은 모두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것이기 때문에 마땅히 은혜를 갚는 까치가 되어야할 것이다.개발연대에 값진 희생과 노력으로 얻은 우리나라의 토목건축 기술은 가히 세계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수성가한 사람들에게서 자주 목격되는 심리적 메커니즘-일반화의 오류를 감수하고 말한다면, 작은 성공에도 크게 만족하여 스스로를 영웅시하는 경향-에 의한 자만을 가져서는 절대 안된다. 무엇보다도 우선인 것은 안전성이다. 인간 생명의 존엄성은 경제성·효율성 등 어떠한 경제논리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우리들 또한 생활의 주변에서 얼마나 안전사고에 대해 무책임한지 스스로 반성하여야 한다.안전벨트 미착용, 운전중 휴대전화 사용이나 DMB 시청, 좁은 골목길이나 스쿨존 과속, 노란불 교차로 과속 통과 등 조금만 신경쓰면 일어나지 않을 인명사고의 주범은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현 정부가 추구하는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성숙한 선진 '시민의식(citizenship)'이 필수적이다. 앞으로 이같은 안전사고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빌며, 고인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깊이 애도하고 삼가 명복을 빈다./이성철 남서울대 입학홍보처장

2014-02-25 이성철

日 아베 총리-美 혼다 의원의 '정치신념'

어느 나라건 국수주의 틀 속에선다른 국가와 공생할 수 없다일본계 미국인인 혼다 의원은정치적 손해를 감수하면서'인류공생'이란 소신을 지녔다그러면 아베 총리의 신념은 뭔지…아베 총리의 고향은 야마구치현의 하기시이다. 야마구치현은 과거에는 조슈번이었고, 혼슈의 가장 남쪽에 위치하여 한반도와 가장 가까운 지역중 하나이다. 하기시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은 '하기야키'라는 도자기이다. 하기에서 구워진(만들어진) 막사발이다. 막사발의 유래는 임진왜란 때 끌려간 조선 도공들에 의하여 전수된 '조선막사발'이다. 야마구치는 조선 도공들 뿐아니라, 그 이전부터 한반도 도래인이 많이 살던 지역으로 생각된다.하기시는 일본근대사에서 매우 독특한 지역이다. 한반도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의 출신지역이고, 또한 이차 대전 패전후 일본의 총리를 지낸 기시 전총리의 고향이다. 기시는 아베 총리의 외할아버지이다. 근대 일본과 현재 일본의 정치신념의 정신적 흐름은 지금까지도 면면이 이어지고 있고, 이러한 정신적 뿌리는 하기시에서 찾아 보아야 한다.일본인들은 이렇게 말한다. "쇼인 선생의 하기 이야기가 일본 근대사이다." 하기시 관광책자에는 '유신의 선각자, 요시다 쇼인'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1857년 11월 쇼인은 4.5평 짜리 작은 강의실을 만들어 '막부를 타도하고 천황을 받들며 외세를 물리친다'는 정신적 무장을 한 과격한 혁명투사를 양성한다. 이토 히로부미도 제자중의 한 사람이고,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은 혁명의 와중에서 희생된다. 이들을 통하여 일본의 자부심인 명치유신(1868년)이 열리게 하고, 살아 남은 사람들이 일본정국을 주도한다. 또한 이들을 중심으로 한반도의 비극과 아시아의 참혹한 역사는 이어졌지만, 일본의 패망으로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일본의 패망으로 모든 상황이 종결된 것은 결코 아니다. 그 시기에 일본 중심적으로 재구성된 한반도와 아시아의 역사와 잔재는 청산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일본은 자신의 입맛대로 왜곡시킨 질서들이 역사의 필연인 것처럼 더 큰 목소리를 내려고 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쇼인의 사설학당 자리에는 역사관, 기념관, 쇼인 신사등이 있다. 이곳에는 아키히토 일왕의 방문(1994년)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그리고 2013년 8월에는 아베 총리가 쇼인 신사를 참배하였다. 쇼인의 정신적 뿌리가 아직도 일본을 끌어가고 있는 중심축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한일간의 역사갈등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 동해표기 문제 등 참으로 많다.한일간의 역사갈등은 양국간의 문제를 넘어 국제적인 논쟁으로 확대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의회에서 '일본 정부에 위안부를 동원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하는 법안이 통과되었다. 이상하게도 이 법안을 주도한 사람은 일본계 마이크 혼다 의원이다. 혼다 의원의 조부모는 일본의 구마모토현 출신이다. 태평양 전쟁중에는 일본계라는 이유로 강제수용당했다고 알려졌다. 구마모토현은 야마구치현과 지역적으로 매우 가까울 뿐 아니라, 일본 명치유신의 또 하나의 중심지인 사쓰마번(가고시마현)과 바로 이웃한 지역이다. 야마구치, 구마모토, 가고시마현 모두가 한반도와 매우 가까운 지역들이다.2010년 9월 17일 세계대백제전이 개막되던 날, 충청남도지사 품에 매우 귀중한 유물이 하나 안겨 있었다. 구마모토 기쿠치성에서 출토된 백제계 불상이었다. 구마모토현 지사가 직접 가져와 충청남도에 전달하게 된 것이다. 충청남도와 구마모토 현간에 우호선린을 다짐하는 자리였다.우리와 일본의 관계를 생각하면 참으로 복잡미묘한 감정을 금할 수가 없다. 쇼인은 맹자에 심취했다고 한다. '지성을 다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가르쳤다고 한다. '지성'은 아베 총리의 좌우명이라고 한다. 그러나 맹자의 뜻에 국수주의가 덧칠해지면 어떤 행동으로 표출이 될 것인가.이제 세계는 어떠한 고상한 정신적 사고가 있어도 국수주의적인 틀 속에서는 나 아닌 다른 사람, 다른 국가와는 공생할 수 없다. 미국의 혼다의원은 일본계 미국인이면서도 자신의 현실적인 정치적 손해를 감수하면서 인류가 공생할 수 있는 '세계인적 정치신념'을 가진 사람으로 평가하고 싶다. 그러면 일본 아베 총리의 정치신념은 무엇인지 묻고 싶다./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2014-02-18 김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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