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명칼럼

 

임진왜란과 식인(食人)

임진왜란 발생 직후 선조는 도성을 버리고 개성으로 몸을 피했다. 개성마저 위태롭다고 생각한 그는 평양을 거쳐 의주까지 피난을 갔고 아예 압록강을 넘어 요동으로 넘어가려고 했다.하지만 군왕이 나라를 버리면 안된다는 신하들의 절규에 선조는 차마 요동으로 가지 못하고 대신 명나라 군대의 지원을 요청했다. 안타깝게도 당시 명나라의 국력 역시 최악의 수준이었다. 곳곳에서 민란(民亂)이 일어났고, 여진족 중심의 만주지역에서는 누루하치가 여러 부락을 서서히 통일해 가면서 힘을 기르고 있었다. 그럼에도 명나라는 조선에 파병군을 보내기로 결정한다. 그것은 일본군이 압록강을 건너 명나라의 국경인 산해관까지 이르게 되면 본격적인 전쟁이 자신들의 땅에서 벌어질 텐데, 자국민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남의 나라에서 전투를 벌이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명나라는 마치 조선에 큰 은혜를 주는 것처럼 행동하면서 참전을 결정했다.임진왜란이 발생한 지 7개월째 되는 1592년 11월10일 의주의 용만관에서 선조는 명나라 사신 정문빈(鄭文彬)을 접견한다. 정문빈은 그 자리에서 "조선은 늘 명나라에 공순한 국가이기에 황제가 7만명의 파병군을 보내주기로 했다"며 큰소리를 쳤다. 그러면서 "명군이 압록강을 넘어 조선에 당도하는 즉시 모든 식량과 물자는 조선이 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조는 어떠한 이의도 달지 않고 모두 수용하면서 '전시작전권'까지 내주었다. 그러나 당시 조선은 명군 5만명에 대한 1개월 분량의 식량밖에 없었다. 결국 명군의 식량마련을 위해 백성들에게 강제로 식량을 걷기 시작했다. 조선 백성들은 일본군에게 수탈당하고 명나라 군대때문에 또 다시 수탈당했던 것이다. 더구나 명군은 조선을 도와준다는 명분으로 온 나라를 휘젓고 다니면서 여인들을 강간하고 각종 재물을 빼앗아갔다. 이후 농사지을 땅은 황폐화되고 이듬해 기근까지 겹쳐 백성들은 더 이상 먹을 것이 없었다. 그러자 마침내 백성들 사이에서 인육을 먹는 사태까지 발생했다.1594년 1월, 사람들이 길가에 쓰러져 있던 한 걸인의 사체에서 살을 떼어내 먹는 일이 벌어졌다. 평소 같으면 정말 엽기적인 일이었겠지만 당시 상황으로 봤을 때는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사체의 인육도 모자라 심지어 산 사람을 도살(屠殺)하고 내장과 골수까지 먹는 일도 일어났다. 국왕과 지도층의 무능이 평화로웠던 백성들을 살육의 주체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조선은 명나라 참전으로 일본군을 몰아내는데 도움을 받았지만 명군 참전으로 인한 물적·정신적 피해는 너무도 컸다. 그 결과, 조선의 백성들은 침략군인 일본군보다 원군인 명나라 군대를 더 증오했던 것이다.최근 미국과의 협상에서 전시작전권 환수 연기가 결정됐다. 1년에 북한의 국방비보다 14배가 넘는 39조6천500억원이란 엄청난 비용을 지출하면서도 우리 군대가 스스로의 힘으로 북한을 이길 수 없으니 미국이 도와주어야 한다고 내린 결정이다. 그 대가로 10조원에 이르는 미국의 무기를 구입하기로 했다고 한다. 임진왜란 당시 대명의리론(大明義理論)을 이야기하면서 전시작전권을 포기하고 발생했던 수많은 백성들의 고통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만약 정부와 여당이 이번 결정을 바꾸지 못한다면 살을 깎는 국방개혁을 통해 전시작전권을 속히 되찾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길이다./김준혁 한신대 정조교양대학 교수▲ 김준혁 한신대 정조교양대학 교수

2014-11-09 김준혁

9·1 부동산대책의 함정들

단기적 주택가격 상승시킬목적으로 한정된 정책,규제합리화 객관성 부재,서민 범위 뭉뚱그려져주거안정책 문제점 발생,토지비축은 사실상 LH 구제책정부는 당정협의를 거쳐 지난 9월 1일 '규제합리화를 통한 주택시장 활력회복 및 서민 주거안정 강화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큰 틀에서는 첫째, 규제합리화로 국민불편을 해소하고, 과도한 부담을 완화해 시장의 활력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둘째, 주택시장 활력회복을 바탕으로 서민 주거안정을 강화하겠다는 정책이다. 정부의 대책은 외관상으로는 과거와 달리 매우 폭넓고 깊은 완화책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인 경기부양 효과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의 9·1 부동산대책에는 몇 가지 함정이 숨어 있다고 본다.첫째, 단기적 주택가격 상승정책이라는 점이다. 현재 정책은 국가 부동산정책의 방향성을 합리화하는 것이 아니다. 단기적으로 오로지 주택가격을 상승시킬 목적에 한정된 정책이라는 점이다. 사실상 부동산 구매는 돈이 될 것이라는 인식을 국민에게 제공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특히 재건축기간 완화의 경우 그동안 건축정책을 뒤집는 것이고 국제적 흐름과도 상충된다고 할 수 있다. 사실상 국민들에 빚을 내어 집을 사라고 정부가 독려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둘째, 규제합리화 정책의 객관성 부재다. 합리성이라는 것은 논리의 적합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논리의 적합성은 선행행위와 후행행위 즉 정책의 일관성과 목적 지향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그런데 이번 정책이 규제를 합리화하는 것이라면 왜 어떤 기준에서 해당규제가 불합리하고 해당기준의 해결을 통해 어떤 정책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정부의 정책안에서 찾기가 힘들다는 점이다.예를 들어 재건축 여부에서 주거환경 평가기준을 40%로 상회시키겠다는 것과 그 안에 주차장·층간소음 등을 포함시키겠다는 것은 사실상 더 쉽게 재건축을 허용하겠다는 의도다. 이는 과거 정부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모델링을 촉진시키겠다고 언급했던 기존정책과 상반된다. 리모델링과 재건축의 적용범위 등에 대해서도 스스로 혼동속에 있는 것이다.셋째, 서민 주거안정 정책의 문제다. 정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서민은 서민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뭉뚱그려질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다. 그 안에는 경제활동을 통해 도시근로자 평균소득 수준의 수익을 받는 국민도 있고 더 낮은 소득계층도 있다. 정부의 대책은 도시근로자 가계의 평균소득을 버는 국민들에게 단순히 빚을 내서 집을 사라는 것 이상의 제안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일정 소득수준에 의해 저소득자에게 보장되는 보금자리·임대주택 등의 경우 현재 일반 전세자와 커다란 차이를 나타내고 특혜를 누리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일부계층에서는 소득역전 현상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저소득층 임대주택의 경우 임차인 고정화와 노인인구 등의 증가문제로 복지차원의 문제가 발생하는 등 향후 비용증가가 예상된다. 이를 분담할 수 없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정부의 안은 공급중심의 논의만을 하고 있다.넷째, LH의 토지비축 문제다. 토지활용성을 높이고 장래 토지가치의 증가 등에 대비하기 위해 토지비축은행은 LH에 부담이 됨에도 불구하고 시행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LH가 토지비축을 위해 새로운 토지를 구매한다는 전제다. 현재 활용되고 있지 못한 토지를 비축은행으로 처리하는 경우 사실상 LH에 대한 구제라는 측면이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문제가 부동산대책에 포함돼 논해지는 것 자체가 사실상 의문이며 오비이락이 될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한다./소성규 대진대 법무행정대학 원장▲ 소성규 대진대 법무행정대학 원장

2014-10-20 소성규

최고의 복지가 곧 '일자리'가 되는 사회

사회적 경제조직들에 대한국민의식 전환되도록범 정부적 차원서 홍보하고실제적 어려움 해결하게끔적극 지원과 컨설팅 할 수 있는네트워크도 형성해야'사회복지'라고 하면 모두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의 퍼주기사업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동시에 일률적이고 정형화된 현금 혹은 현물 지원에 국한된 것으로 오해한다. 하지만 사회복지의 궁극적인 목적은 서비스를 통해 대상자들이 자립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서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사회의 생산적인 주체로 설 수 있게끔 하는 데에 있다.그래서 박근혜정부가 강조한 '최고의 복지는 곧 일자리'라는 모토는 사회복지의 바람직한 역할과 기능을 적절하게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누구나 다 아는 대로 우리 사회는 이미 고용없는 저성장 시대로 진입해 있다. 당연히 오늘 이 시점에서 일자리 창출은 중요한 국가적 과제로 설정됨이 마땅하다.그래서일까? 그간 정부는 끊임없이 재정을 동원한 다양한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주력해 왔다. 재정에 기초한 일자리사업은 단기적일 뿐만 아니라 한시적이며 단순 근로를 지향하는 낮은 질의 일자리를 과도하게 확산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강력한 정부의 의지를 읽을 수 있게 해 주는 가장 확실한 정책인 것도 분명하다.그 결과, 고용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이 촉발됐고, 이는 '사회적 기업' 등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경제' 조직으로 발전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최근에는 보다 의욕적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사회적 경제 생태계 조성과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적인 지원을 추진해 오고 있다.하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과 사회적 경제 조직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지나치게 관 주도적이다. 솔직히 그렇다 보니 사회적 경제 조직별로 관계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인건비·사업개발비 등이 상이하게 집행되고 있고, 공공부문의 우선적 생산품 구매지원은 공통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나 대상 지자체 및 기관별로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중요한 사실은 고용과 일자리에 있어서 과거와 같은 정부주도적 정책만으로는 더 이상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실제로 상당수의 사회적 경제 조직들이 정부의 재정지원이 끊기게 되면 더 이상 사업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사회적 경제 조직 대다수는 소상공인 수준의 적은 인력과 낮은 매출수준에 머물러 있어 일상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음에도 인력충원을 위한 재정적인 뒷받침이 없어서 추가적인 인력확보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적으로 사회적 경제 조직에 대한 국민의 의식이 획기적으로 전환되게끔 범정부적 차원에서 홍보해야 한다. 특히 사회적 경제를 일시적인 경향이거나 정권의 공약이행 차원이 아닌 향후 시장경제의 보완적인 영속성있는 핵심조직으로 인식해 지속적이면서 분명한 정책 실현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다음으로는 사회적 경제 조직들의 실제적인 어려움들을 해결하게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컨설팅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 가령 지자체와 정부 간의 정책공조와 역량융합을 통해 관련 법령을 개정하거나 사회적 경제 교육을 강화하고 다양한 네트워크를 형성시켜야 한다. 나아가 시민과 창업 희망자, 종사자, 관계기관 직원 등을 대상으로 전반적인 지식전수 수준의 교육만이 아니라 수준별 맞춤형 실무중심 교육을 전문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해야 한다.또한 정부와 지자체·민간기관·대기업 등을 통한 사회적 경제 조직 활성화를 위한 기금을 조성해 지역내 인큐베이팅 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동시에 생산된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에서 활발하게 유통되게끔 지원해야 한다.이제 사회복지는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줌으로써 서비스대상자가 유능한 사회적 인적자본이 되도록 하는 사회적 서비스로 전환돼 가야 한다./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2014-10-13 이준우

인천AG가 남긴 문제점 해결방안

막대한 부채 부담과신설 경기장 관리대책 등풀어야 할 과제들정부와 타 지자체도머리 맞대고 공동 대처와시너지 효과 강구해야인천은 근대사에서 수많은 애환이 깃들어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제도시다. 1876년 조선은 일본의 압력으로 불평등한 강화도 조약을 체결하고, 부산·원산·인천을 차례로 개항해야 했다. 이후 인천은 일본·중국은 물론 미국·영국·프랑스 등 식민주의 서구 열강의 조선 진출 무대가 됐다. 1902년에는 인천의 제물포항에서 102명의 선조들이 미국 증기선을 타고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으로 이민을 떠났다. 최초의 하와이 이민이었다. 한국전쟁때는 미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풍전등화에 있던 한국이 회생했다. 인천 응봉산에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인 자유공원에는 맥아더장군 동상과 인천상륙작전·한미수교100주년기념탑 등이 있어 역사를 전한다. 북쪽에서 자유를 찾아온 수많은 사람들이 분단 이후 실향민으로 남아있는 곳도 인천이다. 인천에는 외세침략·전쟁 등 불행한 역사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왔다.이런 인천에서 지난 4일 제17회 아시안게임이 16일간의 열전 끝에 성대하게 끝났다. 과거 역사때문인지, 인천 아시안게임은 국내에서 열린 어느 국제 스포츠 행사보다 더 의미있게 다가왔다. 동아시아의 허브가 된 인천국제공항, 세계가 주목하는 송도국제도시를 갖춘 인천이 과거 역사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고 있다는 자신감과 비전을 아시아와 세계에 선포했다는 인상이다. 일본이 1964년 도쿄올림픽을 통해 '패전과 침략 국가'가 아닌 '성장과 국제협력의 국가'가 됐음을 세계에 알리려 했고, 한국이 1988년 서울올림픽으로 세계에 '한강의 기적'을 널리 보여준 것과 같은 의미다.인천 아시안게임은 매우 가치있는 국제적인 성과를 많이 남겼다. 제1회 아시안게임이 1951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이후 처음으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속해있는 45개 회원국이 모두 참가했고, 선수단도 1만4천500여명으로 사상 최고로 많았다. 수많은 민족·종교·이념이 있어 갈등이 많은 아시아가 인천에서 단합과 화합을 보여준 것이다. 그 덕분에 세계 신기록 17개, 아시아 신기록 34개, 대회 신기록 116개라는 역대 최대 기록을 올렸다.이런 결실을 맺은데는 인천시의 '나눔과 배려'의 노력이 크게 기여했다. 인천시는 지난 7년간 2천만달러(약 210억원)를 들여 스포츠 약소국의 스포츠 유망주 초청·육성, 스포츠 지도자 파견과 장비 지원 등 '비전 2014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로 인해 한국의 이미지가 좋아졌고, 좋은 성적을 거두는 약소국 출신 선수들도 많았다. 대형 안전사고·테러 등이 발생하지 않고 안전하게 끝난데는 경찰 등 안전관계기관의 노력과 함께 인천시의 국제적인 화합 노력도 큰 배경이 됐을 것이다.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대회 기간중 배출되는 탄소 감축을 위해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하는 등 환경 보호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아시안게임으로는 처음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친환경 국제인증을 받았다. 한국이 스포츠 선진국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아시안게임의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제시한 것이다. 인천아시안게임의 최대 '깜짝 선물'은 대회 마지막 날 북쪽에서 찾아온 뜻밖의 손님들이다.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최측근 3인의 갑작스런 폐막식 참석은 북핵문제 등으로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에서 훈풍이 불 것을 예고한다.그러나 어느 축제든지 끝나면 항상 명과 암이 뒤따른다. 이번에도 미숙한 경기 운영이 지적됐고, 향후 숙제로 막대한 부채 부담, 신설된 17개 경기장의 관리 방안 등이 제기된다.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인천시의 발전에 '독'이 될 수도 있다. 인천시도 부채 감축 대책과 경제·문화·관광 등 관련 산업과 연계한 시설 활용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인천시만의 숙제가 아니다. 인천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제도시이므로, 인천의 성패는 우리의 미래와 직결된다. 국가 차원에서 인천시와 정부·경기도,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공동 대처 방안과 시너지 효과를 찾아야 한다./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2014-10-06 오대영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은 가능할까?

국내외 법적 질서정합성 이루기위해우선 국회에서 논의 필요UN과 주변국 협조도 있어야그러나 분열된 국민들 단합과통일에 대한 의사결집이 더 중요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5월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DMZ는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진정한 비무장지대가 돼야 한다. 세계평화공원을 만들어 한국인들만이 아니라 세계인들이 평화의 공간에서 함께 만나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일환이다. 이러한 공원조성 계획에 대해 경기도와 강원도 접경지역 해당 지자체들은 세계평화공원 유치를 위해 조용하면서도 뜨거운 유치전에 돌입했다. 그러나 입지선정과 유치전에도 불구하고 과연 현실적으로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은 가능한가란 근본적 의문이 든다. 가능하다면 언제 가능한 것일까? 어려운 난제가 있다면 해법은 없을까? DMZ세계평화공원이 조성된다면 남북교류협력을 발전시키고, 평화통일을 실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임에는 틀림없다.DMZ(Demilitarized Zone)는 군사분계선(Military Demarcation Line, MDL)을 기준으로 남북 각 2㎞ 지점을 연결한 지역이다. 남한의 경기도와 강원도, 북한의 개성직할시와 강원도를 포함해 길이는 248㎞고, 면적은 907㎢다. DMZ는 1953년 7월27일 국제연합군 총사령관을 일방으로 하고,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및 중국 인민지원군 사령관을 다른 일방으로 하는 '한국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에 근거해 설정됐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DMZ 세계평화공원이 조성되려면 먼저 남한과 북한의 현행법 체계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 즉, 남한의 헌법 제4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행 헌법 체계상 대한민국은 규범적으로 분단된 것이 아니다. 북한 헌법 역시 한반도 전체가 북한영토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남북한은 DMZ에 대해서 헌법 규범적으로 모두 자신의 영토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남한지역과 북한지역에 각각 영토고권을 보유하고 있다. 어려운 일이겠지만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남북간 대화와 남북간 합의서가 필요한 부분이다. DMZ는 국제법과 국내법이 중층적으로 적용된다. 따라서 법률적 모순과 충돌을 해결하고, 국제법과 국내법의 중층을 해결하는 규범적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현재 DMZ에 대해서는 국제법으로서 군사정전협정이 적용돼 국제기구인 군사정전위원회가 관할권을 가진다. 국내법으로는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이 군사적 목적을 위해 적용되고 있다. 우선 DMZ에 관한 관할권을 조정해 남북한이 그 사업부지에 대한 관할권 또는 관리권을 확보해야 한다. 세계평화공원의 사업부지에 대한 토지소유권을 확보하는 일도 중요하다. 사업부지와 그 연결통로에 산재해 있는 지뢰 등 군사시설물을 안전하면서도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제거하는 조치도 필요하다. DMZ 세계평화공원에 대한 법제도적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우선 남북한이 남북합의서를 체결해 기본적 사항을 결정하고, 남북합의서가 이행될 수 있도록 그 법적 구속력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남북합의서를 구체적으로 이행하고 세계평화공원을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법적 근거와 지원을 마련하는 특별법도 제정해야 할 것이다.이러한 국내외 법적 질서의 정합성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 국회에서의 논의가 필요하다. 국제적으로는 UN에서의 논의와 주변국의 협조가 필요하다. 외교적 전략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분열된 우리 내부의 단합된 힘과 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의사결집이다./소성규 대진대 법무행정대학 원장▲ 소성규 대진대 법무행정대학 원장

2014-09-22 소성규

복지 패러다임의 전환 시급하다

대규모 시설 중심의복지실천에서 하루빨리동단위 소규모 공동체를형성해가는 구조로 바꾸고지역주민 스스로 복지주체가되게끔 의식전환 필요언젠가는 사달이 날 줄 알았다. 재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너나 할 것 없이 복지정책을 제시할 때, 알아봤어야 했다.중앙정부의 복지정책만 해도 어림잡아 350여 가지가 넘는다. 지방정부에 위탁돼 시행되는 사업도 족히 300여 가지가 된다. 그 뿐 아니라 지자체 특화사업만도 최소한 100여개에 이른다. 2008년이후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복지 재원 마련이 지자체의 가장 골치 아픈 현안이 된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러니 보건복지부가 담배에 부과되는 각종 세금을 올려 2조8천억원을 더 걷기로 한 데 이어 안전행정부가 주민세와 자동차세 등 지방세를 인상하고 세금감면 혜택을 줄여 1조4천억원을 더 징수하겠다고 하는 것은 필요한 복지재원을 충당하기 위한 조치로는 사실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일각에서는 정부가 나라살림에 대한 솔직한 입장표명을 해야 하고, 그런 후에 정교한 세제개편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어떻게 해서든 세수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적정수준에서 세금보다는 사회보험 부담률을 높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한다. 모두 다 맞는 말이다. 다만 경기가 빨리 회복돼야 한다는 전제가 요구되는 처방들이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북유럽 복지선진국들과 같이 고부담 고복지로 가기에는 우리의 현실이 너무 팍팍한데 국민의 복지욕구와 기대치는 과도하게 높아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복지사각지대에 대한 접근도 여전히 미흡하다. 이제는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정책 패러다임과 전달체계, 실제적인 사회복지사업 등을 근본적으로 혁신해 나가야 할 고민과 성찰이 진지하게 시작돼야 할 때가 된 것이다.진정한 복지는 국민 스스로 자신이 속해 있는 지역사회를 복지친화적인 환경으로 다함께 노력해 만들어 가는 모습으로 발전돼 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혜적이고 자선적인 복지에서 창조적이며 자립적인 복지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지역을 바꾸고, 주민의 삶을 혁신함으로써 지역사회 자체가 행복한 지역공동체가 되게 하는 차원에서 복지의 틀이 재구성돼야 한다. 이를 위해 대규모 사회복지시설 중심의 복지 실천에서 하루빨리 동단위의 소규모 복지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는 구조로 탈바꿈해야 한다. 지역주민 스스로 복지 주체가 되게끔 의식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주민자치센터와 기존의 사회복지기관들이 바로 지역주민의 복지향상을 위한 소통과 연계의 거점센터로 거듭나야 한다.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혁신돼야 한다. 최소한의 금전적 지원만으로 모든 것이 다 해결됐다는 발상에서 벗어나 이들을 인적자본으로 인식하고 자립의지와 생산능력을 고취할 수 있는 사회적 지지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대규모 사회복지시설 설치를 지양하고 존재해 있는 다양한 지역사회 자원을 복지자원화해 지역의 특성과 실정에 부합하는 소규모 복지공동체들이 생겨나게 해야 한다. 정부는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복지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도록 밑으로부터의 욕구에 부응하는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기억해야 한다. 지역사회가 끈끈한 공동체로 변모하게 되면 지역문제에 대해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연대를 조건으로 하는 다양한 수준과 차원의 활동들이 자연스레 생겨나게 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협동조합운동이나 사회적기업·공동육아·대안교육·지역화폐 운동 등에서 그 가능성을 보고 있다. 또한 우리에게는 품앗이·두레·계·향약 등과 같은 전통이 문화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공동체성에 기반한 우리 고유의 접근을 현대적으로 우리식 사회복지 전달체계 모델로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복지는 사업이 아니라 생활이다. 복지는 돈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연대와 신뢰에 기반한 상생운동으로 펼쳐가야 한다./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2014-09-15 이준우

대한민국은 존경받는 사회지도층을 기대한다

국회의원들 뇌물비리검사장 공연음란행위…지도층들의 잇단 일탈사회불안감 더욱 가중시켜국민들에게 희망 주려면매일 자신 돌아보고 욕심 버려야대한민국 국민의 40%가 우리 사회에 대해 불안감이 있다고 한다. 어찌보면 한국 사회는 지난 50여년간 생존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경제발전에 노력해 왔고, 그 결과 오늘날 대한민국은 세계 경제에서도 10위권의 무역을 하는 주요한 국가가 되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풍요로움은 지금은 대부분 노인이 된 우리 위 세대의 피와 땀의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급속한 경제발전에 초점을 두다 보니 안전관리를 위한 노력들은 매우 부족했다. 그래서 연일 발생하는 재난이나 범죄사건들에 대한 시민의 공포와 불안이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개탄스러운 것은 국민의 40%가 불안을 느끼고 있는 시점에 사회지도층의 일탈은 국민의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국가의 안전관리 능력에 대한 불신, 유병언 사건을 통해 본 검경의 무능력, 국회의원들의 뇌물비리, 차관급인 검사장의 사상 초유의 음란공연행위, 지도층 자녀들의 일탈 등 매일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들만 가득이다.연일 언론에서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쓴소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지금도 방송에서는 사회지도층의 일탈에 대한 기사가 빠지지 않는다. 사회경제적으로 성공한 그들이 왜 추잡한 일탈행위에 빠지는지 모르겠다.더욱이 국민을 황당하게 만드는 것은 이들의 비리가 밝혀질 때마다 후안무치하게도 결백을 주장하는 뻔뻔한 태도들이다. 뻔한 거짓말로 국민의 눈을 속이고 언론을 호도하려는 이런 작태들을 어떤 인간적 수치심이나 죄책감 없이 당당하게 보여 준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국민의 실망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깊어지고 있다.소위 사회지도층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국민의 모범이 되어야 하고 청소년들의 준거집단이 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국민들에게 놀림감이 되거나 배척당하고 청소년들에게는 혐오집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을 바라보면서 과연 대한민국에는 존경할 만한 어른이 있는지조차 의문스럽다. 물론 우리 사회에 본받을 만한 사회지도층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대한민국에서 사회지도층이 모범이 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말은 틀린 말이다. 어찌보면 조직과 온정을 중시하는 대한민국에서 사회지도층은 개인과 능력을 중시하는 서양보다 더욱 쉽게 국민들의 모범이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심으로 돌아가 욕심을 버려야 한다. 내가 속한 조직을 사랑하고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서는 온정을 보여주는 따뜻한 마음으로 자신의 직무에 정직하고 충실한 태도를 유지한다면, 그는 훗날 존경받을 것이다. 모든 일탈은 결국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다.이제는 생존의 욕구를 넘어 우리 사회가 안전 욕구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보인다. 아마도 대한민국은 안전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회부조리, 그리고 재난이나 범죄와 같은 불안한 일들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호되게 채찍을 가하고 있는 중일 것이다. 이 시기를 잘 버티면 대한민국이 한 단계 더 성숙해질 것이다. 안전의 욕구를 넘어 타인을 존중하고 조직을 사랑하며, 소속된 행복감을 중시하는 성숙한 정신문화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스스로 사회지도층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당부를 드린다. 지금 자신의 모습이 훗날 후손들에게 자랑거리가 되어야 하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존경의 대상이 되어야 국민들에게 희망이 생긴다. 그런 의미에서 매일매일 자신을 점검하고 개인적 욕심을 과감히 버려주기 바란다. 대한민국은 존경받는 사회지도층을 기대한다./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 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

2014-08-25 공정식

서울 세계수학자대회 국가위상 제고 기여

수학 흥미상실과 때이른 포기대입 전공선택 불균형 초래결국 공급·수요 불일치로청년실업 원인이 되고 만다이를 해결하려면 국가가 나서고청소년들 인식전환에 힘써야인류탄생과 더불어 발생한 수학은 인류문명의 중요한 구성요소며, 그 형성 및 발달에 크게 이바지해 왔다. 수학의 발자취는 완전한 것으로 향하는 인류지성의 역사며 물질, 도덕, 사회작용, 인간존재문제 해결, 자연에 대한 이해 및 의미체득 등 바로 철학 그 자체다. 인류지성의 축제인 2014 세계수학자대회(ICM:International Congress of Mathematicians)가 역대 최대 규모인 130여개국 5천여명의 수학자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13일 서울에서 개최됐다.1897년에 시작해 4년마다 열리는 전 세계 수학자들의 올림픽인 이 대회는 수학의 노벨상이라는 필즈상(Field Medal) 수여식을 시작으로 유명 수학자들의 기조강연과 초청강연을 중심으로 수학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21일까지 열린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최초의 여성 필즈상 수상자(마르얌 미르자카니:Maryam Mirzakhani 스탠퍼드대 교수)가 탄생했으며, 한국인 최초로 황준묵 고등과학원 교수가 기조강연을 맡아 우리나라 수학도 이젠 세계수학계의 중심에 들어섰다는 것이 입증됐다. 국제수학연맹은 회원국 수학수준을 5개 그룹으로 분류하는데 2007년까지 4그룹에 속한 우리나라는 이례적으로 두 단계가 상향돼 2그룹에 진입했다. 이 같은 성과는 한국수학자들의 지난 10여년간의 연구실적을 정리, 국제수학연맹에 제출해 재조정을 요청한 포스텍 박형주 교수(서울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장)의 숨은 노력에 기인한 것이다.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수학실력 또한 이미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를 통해 입증된바 있다. OECD에서 주관하는 PISA는 1998년부터 시작돼 3년 주기로 열린다. 참여국의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수학·읽기·과학 소양을 평가해 국제적으로 비교 가능한 학업성취 지표를 산출하는데, PISA 2012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 평균 점수는 OECD 회원국 중 1위, 전체 참여국 중 3~5위를 차지했다.이 같은 국제사회에서의 수학적 위상제고에도 불구하고 사회일각에서는 수학을 비롯한 기초학문에 대한 경시풍조가 여전하며, 청소년들에게 수학이란 자연계 대학 진학을 위한 도구일 뿐, 학문으로서의 가치나 흥미는 요원하기만 하다.수학에 대한 흥미상실과 때이른 포기는 대학 진학 시 전공선택의 불균형을 초래했으며, 결국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로 인해 청년실업의 원인이 됐다. 인문계 졸업자의 취업률은 자연계에 비해 현저히 낮으며, 취업의 질(급여 및 정규직 여부) 또한 열악하다.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수학교육 개선을 통해 수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키고 수학포기자를 줄여 전공선택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가 나서야 한다. 수학교육과정, 교수학습연구 활성화를 위한 연구 지원 및 정책 강화를 통해 수학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전환에 힘써야 한다. 수학은 공격적인 학문으로 흥미를 잃으면 급속히 학습능력이 떨어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역사의 흐름과 이론의 탄생동기, 당시 실생활에 이용했던 방법 등에 관해 교육함으로써 지속적인 흥미를 유발시켜야 한다.청소년들이 처음으로 수학의 벽을 느끼는 시점은 방정식에 관한 내용이 시작될 때다. 수학이란 원래 자연적인 현상이나 물리적인 상황을 수식으로 표현하는 학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저학년에서 기본적인 사칙연산과 구구단 등에 치중해 왔다. 따라서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연산에는 능통하지만, 수식화에는 한계를 느껴 흥미를 잃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 우리는 현상과 실험을 수식화하는 과정을 정확히 교육시켜야 한다.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다. 수학교육과 수학발전에 대한 지원이 국가의 경제·사회에 튼튼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데 대해 국제사회의 이견은 없다. 서울세계수학자대회를 전환점으로 기초학문에 대한 배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우리나라도 필즈상 수상자 배출과 더불어 국민소득 5만달러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이성철 남서울대학교 교수·기획조정관리실장▲ 이성철 남서울대학교 교수·기획조정관리실장

2014-08-18 이성철

힘들고 고통스런 사람 보듬는 '의업'

의사는 인간이 피할수 없는생로병사에 동참하면서사람답게 살게끔 도와주는 직업생계수단이 될 수밖에 없지만항상 초심으로 돌아가 끊임없이노력하면서 보람 찾을 수밖에…인류가 생존하고 있는 한, 질병은 필연적으로 인간을 파고든다. 질병을 고치는 직업은 인류의 가장 오래된 직업 중의 하나일 것이다. 질병을 고치기 위한 인류의 노력은 인류역사에 가장 처절한 투쟁 중의 하나였을 것이다. 고통을 해소시키고, 생명을 구해야 된다는 사명감은 가장 보람있는 일 중의 하나다. 질병을 해결하기 위해 각 시대마다 갖고 있는 최고의 지식이 동원되고, 때로는 질병을 통해 얻어진 정보들은 자연과학의 발전에 단서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질병의 극복은 어느 한 분야의 연구에 의해 해결될 수는 없다. 자연과학의 모든 분야, 때로는 사회과학과 인문과학의 지식들을 동원해 함께 노력해야만 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의학은 가장 융합적인 사고가 필요한 직업일 수도 있다.우리나라 고등학교 3학년 중에는 의과대학에 진학해 의사가 되기를 원하는 학생들이 상당한 것 같다. 일부 대학재학생 중에는 의과대학에 재도전하기도 한다. 이러한 의과대학 열풍을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과연 의사라는 직업이 무엇을 하는 직업이며, 어떠한 소양이 필요하며,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양성이 되는가를 깊이 생각하고 의사의 길을 택한 사람이 많지는 않다는 느낌이 든다. 많은 사람들은 일생동안 안정된 직업을 갖기를 원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의사직이 비교적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많은 의사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좌절하면서 혼란스러워 한다. 그렇게 갈망하면서 들어선 의사의 길이 엄청나게 방대한 의과대학 학습과정, 감내하기 힘든 수련과정, 끊임없이 습득해야 되는 최신 의학지식, 일단 수련과정을 마치고 개업을 해도 만만찮은 병원경영 등 어려움이 끝없이 이어진다. 때로는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당하는 현실을 대할 때는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의사라는 직업을 만족하면서 보람찬 직업으로 만들 수는 없을까.'의업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사람을 보듬어 주는 직업이다'. 초심으로 돌아가자. 여기에 의업의 모든 것이 들어 있고, 보람찬 의업으로 만들 수 있는 해답이 있다. 의사는 항상 힘들어 하는 환자들을 대하는 직업이다. 의사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해야 한다. 의사가 건강하지 않으면 환자를 잘 진료할 수 없다. 정신적으로 힘든 환자들의 호소를 따뜻하게 안아 줘야 한다. 의사 자신의 끊임없는 정신수양이 필요하다. 이렇게 할 자신이 없으면 의사라는 직업이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 진료는 때로는 중노동(?) 이상의 많은 체력이 필요하다. 끊임없는 체력단련이 필요하다.다음은 질병현상에 대해 끊임없는 호기심을 발동시켜야 한다. 질병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왜?'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 이러한 태도가 질병을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마음이 절실하면 최신 문헌을 찾아 보거나, 선배 의사의 경험을 습득하는 추진동력이 된다. 때로는 이러한 노력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끊임없이 밀려오는 것이 진료의 현장이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의학연구이고, 의학연구는 매우 험난한 일이다. 그러나 의업이 힘들고 고통스러운 사람을 보듬어 주는 직업이라면, 해결되지 못한 상황을 방치한다면 의업의 소임을 다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환자의 고통을 해결해야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다면 의학연구는 의사의 숙명일 수도 있다.의사는 결코 안정된 직업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몫이 아닐지도 모른다. 의업은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생로병사(生老病死)에 동참하면서 인간을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직업이다. 그러나 의업이 생계수단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있다. 투쟁하면서 몫을 찾아야 하는 것인가. 그래도 의사는 항상 초심으로 돌아가 좋은 의사가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의사의 보람을 찾는 길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 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2014-08-11 김광원

지금 범국가적 시민교육 필요할 때

이젠 제도개혁 보다국민의식 개혁에 초점 맞춰도덕성 회복과민주주의 실현 위해 노력해야시민교육은 이웃·세대·계층간대화통해 교류기회 만들어 줘'~카더라. 아님 말고' 참 편리한 세상이다. 정치인·언론인·교육자 등 사회 지도층에서부터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하고 책임지지 않는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고사하고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에 빠져있는 것이다. 이제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윤택하다 싶으니 그동안 왕조·일제탄압·군사독재에 억눌려왔던 모든 것을 일시에 해소하려는 듯 사회 전체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방향성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시민의식 결여에서 비롯된 것이다. 해방후 서구 자유민주주의를 받아들이면서 정치제도분야의 정착과 개선은 꾸준히 이뤄져 왔지만, 이를 실천할 국민 개개인의 시민의식 형성에는 등한시한 탓이다. 시민의식의 결여는 극단적 이기주의와 기회주의적 사고를 국민들의 의식 속에 깊이 자리잡게 하였고, 이로 인해 공익 실현을 위한 각종 규범의 위반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우리 사회에 만연하게 됐다.시민(Citizen)이란 공공의 의사결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자질 및 의지를 가진 공동체의 구성원을 말한다. 시민사회는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의 사회계약론적 시민사회론인 자연법사상에 기인하며, 존 로크(John Locke)의 고전주의적 시민사회론(시민을 일부 특권층과 부르주아 계급으로 제한해 해석, 자연상태에서 사회계약을 통해 시민사회로 발전- 홉스와 동일,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시민사회를 묘사-진일보)과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의 주권재민(시민의 범주- 인간으로 태어난 모든 사람, 시민사회-국가의 정치적 권력을 견제하고 통제하는 장)의 사상을 바탕으로 오늘날 자유민주주의 사상의 근간까지 맥을 잇고 있다.현대의 시민사회는 시민의 복지를 위임받은 국가가 시민의 권익을 침해하고 불행을 초래하는 정책을 추진할 때 국가를 상대로 저항하고 압력을 가할 수 있는 국가, 시장과 대비되는 제3의 영역으로 독립세력이며, 견제세력을 말한다. 한국의 시민사회 개념은 민간차원, 비영리활동을 목적으로 하며, 시민의 자발적 참여로 자율성을 중시하고 '민중운동' 중심의 구 사회운동과 구별되는 중산층 중심의 신사회운동을 말한다. 이제야말로 신사회운동 차원의 범국가적 시민교육이 필요한 때다. 이제 제도개혁보다는 국민의 의식개혁에 초점을 두고 도덕성 회복과 민주주의 실현을 향해 노력할 때가 됐다. 과거 우리는 주로 일방적 교화(indoctrination, manipulation) 성격인 새마을운동·사회정화운동·바르게살기운동·제2건국운동 등과 같은 정부 중심의 홍보·동원교육을 통해 시스템을 시민 생활 속으로 주입시키는 교육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제부턴 교육의 주체가 정부가 아닌 시민 스스로이며, 그 대상도 시민이어야 하고 정부는 지원자의 역할에 머물러야한다. 왜냐하면 시민교육은 상호교호적인 의사소통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시민사회의 주된 행위자인 시민단체가 주체가 돼 정부와의 긴밀한 파트너십과 협력속에 이뤄질 때 가장 높은 교육효과를 누릴 수 있다.정부와 기업, 시민단체는 사회발전을 위한 파트너십 전략을 수립해 민주시민교육에 주력해야 한다. 파트너십 전략은 개별 문제에 대한 해결에 초점을 맞추는 기존의 관행과는 달리 문제와 관련된 다른 문제들을 함께 고려해 해결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체계적 변화(systematic change)'를 추구해야 하며, 문제해결 방법 또한 대상집단과 대상지역 등의 수요측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기존의 하향식(top-down)방법보다는 수요측의 개별적인 특수사정을 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상향식(bottom-up)방법으로 전환해야한다. 시민교육은 이웃간·세대간·계층간·성별간·분야간 대화의 장을 열어줌으로써 상호 이해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 또한 국가와 지역문제에 대한 관심과 올바른 이해,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고 사이버 세계의 올바른 적응을 통한 건전한 여론형성을 통해 건전한 공동체의식을 갖게 한다. 아울러 지구촌시대의 일원으로서 급변하는 세계질서에 능동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자질과 자신감을 함양해 국가 및 개인의 경쟁력을 제고한다.범국가적 시민교육을 통해 도덕성 회복과 '생명 중시 더불어 사는 공동체'가 하루빨리 재건되기를 희망한다./이성철 남서울대학교 교수·기획조정관리실장▲ 이성철 남서울대학교 교수·기획조정관리실장

2014-07-21 이성철

수면은 단순한 휴식 시간이 아니다

잠 부족하면 비만 유발어린이 성장장애성인 혈당상승 당뇨병 원인뇌혈관·심장·정신질환 등질병 연계, 적절하고 깊은수면건강유지 필수 사항고등학교 3학년 수험준비생의 이야기다. '4당 5락'이라고 하던가. 4시간 자면 대학에 합격하고, 5시간 자면 실패한다는 뜻일 것이다. 수면을 최소화해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다. 짧은 수면으로 잘 버티고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부지런함의 상징처럼 생각하기도 한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의 수면시간을 알고 보면, 경이로운 생각이 든다. 지금도 성공한 사람들의 부지런함을 자주 접하면서 자신의 생활을 되돌아 보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도 그렇게 수면시간을 줄여가면서 따라해 보기도 한다. 그러나 얼마 지나서 지쳐버리고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간다.건강에 가장 좋은 적절한 수면시간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대체로 6~8시간이 적절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밤 10시에서 다음 날 아침 6시 사이가 된다. 이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도 많을 것이다. 서너 시간의 수면이면 수면부족이라고 인정하고 싶지만, 칠팔 시간의 수면은 현대인에게 너무 긴 시간인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 더구나 한참 일해야 할 밤 10시에 잠을 자라고 하는 것은 현대인에게는 지키기 힘들 것이다. 건강유지를 위한 최적의 수면시간이 밤 10시부터 아침 6시라고 하니, 믿고 싶지 않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물체는 휴식이 있어야 한다. 휴식이 없으면 생존 자체가 위협을 받게 된다. 그 중에 수면은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휴식 수단이다. 수면은 단순 휴식과는 전혀 다른 신체변화가 일어난다. 활동 시에 작동하는 신체기능은 생각하고 결정에 필요한 두뇌활동과 몸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근육활동에 집중된다. 체내에서 동원되는 모든 대사물질도 여기에 집중된다. 반면 수면 중에는 두뇌활동과 근육활동을 최소화시킨다. 그리고 체내 활동의 대부분을 활동중에 손상된 신체부위를 재생시키고 수리하는 데 집중하게 된다. 양질의 수면이 필요하다. 즉 두뇌활동을 최소화시키는 깊은 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잠을 설칠 때는 몸도 많이 뒤척이면서 근육활동도 많아진다. 그만큼 손상된 신체를 정비하는 데 소홀해진다. 실제로 낮 활동시간과 밤 수면시간에 신체에서 일어나는 호르몬 변화와 영양물질의 변화는 일정한 리듬을 형성한다. 우리는 이것을 '생체리듬'이라고 한다.수면을 밤에 해야 된다고 주장하면 걱정할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주야간 교대근무 형태가 많다. 밤에 잠을 자는 것은 자연적인 것이고, 건강에 더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몸의 생체리듬은 시신경(視神經)으로부터 개시된다. '밝음'과 '어둠'의 신호가 뇌에 전달되면 몸에서 분비되는 여러 호르몬의 선택명령이 하달된다. 밝음의 신호는 두뇌활동과 근육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호르몬들이 선택적으로 분비돼 활발한 신체활동이 일어난다. 어둠의 신호는 신체활동을 중단하고 휴식과 정비에 필요한 호르몬이 동원된다. 밤시간에 잠을 자는 것은 생체리듬을 깨트리지 않는 매우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다.수면부족과 생체리듬이 깨지는 경우에 집중력과 신체활동이 둔화되는 것은 누구나 경험하는 일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수면부족과 많은 질병과의 연관성이 제기되고 있다. 잠자는 미녀, 충분한 수면이 비만을 예방하고 고운 피부를 유지한다는 뜻이다. 수면부족이 비만을 유발하고, 식욕중추에 이상을 초래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수면이 부족하면 소아에서 성장장애가 생긴다. 성인에서는 혈당상승·당뇨병의 중요한 원인임이 증명됐다. 그외에도 뇌혈관질환·심장질환·정신질환, 그리고 악성 종양과도 일정한 인과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적절한 수면시간을 유지하고, 깊은 수면을 취하는 것이 쉽지 않은 현대인이다. 그래도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24시간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양질의 수면을 유지하도록 지혜를 동원해야 한다. 양질의 수면이 업무적 성공과 건강을 보장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적절한 수면시간과 깊은 수면은 건강을 유지하는 선택 사항이 아니다. 필수 사항이다./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2014-07-14 김광원

대한민국 경찰에게 바란다

여전히 범인 체포로만직무수행 다했다고 한다면경찰 이미지개선 기대 어려워국민들 범죄피해 위험에빠지지 않도록 하고 제일 먼저구해주는 수호자 돼야 한다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를 보면, 경찰관은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 범죄의 예방·진압 및 수사 등의 직무를 수행한다'고 되어있다. 여기서 국민이라 함은 가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 그리고 나머지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모든 국민을 포함하는 개념일 것이다. 그런데 경찰관직무집행법과 동법 시행령을 보면, 가해자 체포 및 관리·보호 등에 대해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음에도 같은 국민인 피해자의 보호를 위한 규정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결국 법령상으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경찰관으로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절차상 규정된 법령조항은 아예 없는 것이다.범죄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지원은 2010년 범죄피해자보호법의 전면 개정과 2011년 범죄피해자보호기금법 제정으로 그나마 겨우 피해자를 지원·보호하기 위한 근간이 마련되었다고 보여지는데, 이 법률 규정을 보면, 법무부장관이 중심이 되어 검찰내에 설치된 범죄피해자지원법인 등에서 범죄피해자를 금전적으로 지원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범죄사건이 발생한 후 최초로 피해자를 만나게 되는 경찰은 법령상으로 피해자를 지원할 근거가 부족하고 예산도 없으며, 지원 전담부서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경찰도 할 말은 있다. 일부 경찰관들은 범인 체포에도 인력이 부족한 판에 무슨 피해자보호까지 담당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고, 범인검거가 바로 피해자보호를 위해 최선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생각해볼 것이 있다. 범죄사건이 발생하면 범인검거를 위해 가장 고생을 많이 하는 공무원이 경찰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충격적인 범죄피해사건에서 위기에 빠진 자신들을 구해줄 가장 믿음직하고 의지하고 싶은 공무원은 당연히 경찰관이라고 생각하게 된다.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경찰을 바라보는 피해자들의 시각은 어떨까? 우리는 언론보도를 통해서 경찰이 잘못된 초동수사를 해서 장기미제사건이 되거나 공소시효가 만료되었다는 보도를 접하게 된다. 너무 이상하다. 범인체포를 위해서 가장 고생하는 경찰에 대해 오히려 피해자들의 불신과 분노가 높아지는 아이러니한 기현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사실 범죄피해자들이 감사해야 할 경찰에 대해 불신과 분노가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이렇다. 범죄피해를 당하는 순간 지금까지 우수한 경찰이 있어서 대한민국이 안전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성실히 세금내고 월급주는 국가의 주인인 국민의 지위는 한순간에 초라하게 동정받는 대상이 되어 버린다. 따라서 피해자는 범죄피해를 예방해주지 못한 경찰에 대한 원망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되고, 그래도 범인체포를 위해 노력해주는 경찰을 지켜보면서 신뢰를 유지하려고 하지만, 범인체포가 더디거나 아예 단서조차 확보하지 못하기도 하고, 범인이 체포되더라도 오히려 피의자 인권보호에만 경찰관이 신경을 쓰는 것 같다는 오해가 생기게 되며, 그래서 경찰관에게 물어봐도 피해자에게는 사건진행에 대하여 잘 설명해 주지도 않는 경찰의 태도에 어느 순간부터 분노를 느끼게 되고, 그 후 경찰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는 모순된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역시 경찰도 할 말은 있다. 범인수사를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간혹 피해자들의 요구가 너무 과도하다거나 그런 사실관계를 몰라서 피해자가 착각한 것인데, 자신들에게 책임을 묻는 피해자들에게 오히려 억울한 감정이 들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일부 경찰관들은 피해자들을 일부러 피하거나 만나는 것조차 두렵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해자들이 착각하지 않도록, 과도한 요구를 하지 않도록 사전에 사건수사에 대한 정보를 피해자에게 충분히 제공해주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왜 그것은 정보 보안을 내세워 주저하는 것일까? 보안이 필요한 정보는 양해를 구하면 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건정보에 대하여 답답해 하는 피해자들에게 성실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모르겠다.최근 더욱 강력해지고 있는 대한민국 경찰에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안한다. 잘 생각해보자. 국민이 원하는 경찰은 포돌이처럼 포근하고 믿음직한 이웃집 아저씨상이다. 그런데 여전히 경찰이 범인체포로만 직무수행을 다했다고 말한다면, 앞으로도 경찰의 이미지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13만명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경찰은 국민의 수호자이어야 한다. 선량하게 살아온 국민들이 범죄피해의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그리고 피해를 당했을 때, 제일 먼저 안전하게 구출해주는 안전지킴이로서 경찰의 역할을 국민은 진심으로 기대한다./공정식 한국범죄심리연구소장▲ 공정식 한국범죄심리연구소장

2014-06-30 공정식

신임 교육감에게 바란다!

고질적 병폐 '평등성과 수월성,경쟁과 선택' 논쟁 종식 시키고정치적 중립성 지키며사랑과 열정, 화합·신뢰로학생·학부모 의견 충분히 수렴공교육 살리기에 모든 힘 쏟아야지난 6·4 지방선거 때 새롭게 교육을 이끌어갈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이 선출되었다. 일각에선 진보 교육감이 너무 많이 당선되어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가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고, 또 다른 한편에선 이제야 제대로 된 교육이 전개될 것이라며 환영을 표하는 등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보수와 진보라는 이름으로 갈라진 이번 교육감 선거는 일부 지자체의 경우 정당공천인 자치단체장 선거보다도 더 심한 대립과 갈등을 드러내었다. 선출된 교육감과 교육부의 성향이 다를 경우 정책적 불협화음으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일이 과거와 같이 되풀이되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교육학자가 아닌 필자로서는 교육에 무슨 보수와 진보가 필요한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교육감이 존재하는 이유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살려 국가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 변화의 속도가 점점 가속화되고 있는 글로벌 사회에서 우리의 교육도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학교의 역할과 학습 환경, 직업 세계 등의 변화와 미래사회에 대한 예측 등을 반영하여 미래지향적인 교육패러다임 구축에 힘써야 한다.교육감의 역할은 인류 문명사적 변화와 동향을 분석하여 교육 정책을 수립하고 미래교육과정의 틀을 만드는 등 교육경쟁력 강화를 통하여 미래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의 교육문제를 해결하고 교육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교육의 주체인 학교 및 교사와 학생(학부모)들이 자율적으로 교육 서비스를 공급하고 수요하도록 교육제도를 정비하는 일이다. 우리나라 교육이 세계일류 선진교육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관점에서 실효성 있는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 공교육 정상화 정책은 교육의 본질-교육 격차 해소 및 교육복지구현-을 구현하는 방안에 착안하여 추진되어야 하며, 교육계가 전담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국정 최대의 과제로 국민의식 개혁 차원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또한 교육 수요자 중심의 사교육비 경감 및 공교육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추진과제가 설정되어야 한다. 아울러 신임교육감들은 우리나라 교육의 고질적인 병폐인 평등성과 수월성, 경쟁과 선택에 대한 논쟁을 종식시키는 데 노력하여야 한다. 즉 교육기회 균등이 먼저냐 아니면 학생의 학력 향상을 기저로 하는 수월성이 먼저냐 하는 논쟁이 바로 그것이다. 학습자의 선택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학습자가 선택할 만한 질 좋은 교육프로그램이 다양하게 개발, 제공되어야 한다. 더구나 교육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제공되더라도 학습자가 선택권을 행사하는 데 필요한 적절한 능력이 있어야 하고, 올바른 판단을 위한 지식과 정보가 학습자에게 충분히 제공되어야 한다.흔히 교육을 100년지대계라고 하는데 그동안 정권과 교육부 장관, 교육감 등이 바뀔 때마다 이해집단의 엇갈리는 교육정책으로 인해 학교 교육 현장은 혼란에 휩싸이곤 했다. 교육감에 당선되었다고 공약이라고 무조건 없애거나 결정하는 것은 교육의 문제를 풀기보다 역기능을 더 크게 하고 있다. 탁월한 전문성과 충분한 자료에 입각한 분석이 아닌 즉흥적이고 감각적인 이분법적인 논리로 교육에 관한 개혁이 이루어진다면 무한 경쟁시대 이 나라의 앞날은 암울하다 하겠다. 교육감은 학교 안정화를 위해 정치와 노조의 권력 줄다리기에서 교육을 풀어내 지역사회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의 것으로 되돌려 줄 준엄한 책임이 있다. 앞으로 반목과 불신, 대립과 배척의 갈등이 난무하는 교육현장이 아니라 사랑과 열정, 화합과 신뢰가 넘쳐나는 교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를 바란다.다시 한 번 모든 교육감의 당선에 축하를 드리며 당선자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며 무엇보다도 학생, 학부모의 안전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공교육 살리기에 모든 힘을 쏟아주기를 간절히 부탁한다./이성철 남서울대학교 교수·기획조정관리실장▲ 이성철 남서울대학교 교수·기획조정관리실장

2014-06-23 이성철

중화(中華)사상을 형성한 주체는 누구인가

중국이라는 거대하고비옥한 중원의 땅으로모여든 다양한 사람들이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혜를 찾아 끊임없이노력한 결과가 '화이부동'중국은 한반도 전체 면적의 44배에 이른다. 인구는 13억~14억이라고 하지만 정확한 추정이 쉽지는 않은 것 같다. 면적과 인구에서 우리의 크기를 압도하는 것은 틀림없다. 더욱이 최근에는 급속한 경제적·군사적 팽창으로 중국의 위상은 세계 흐름의 한 축을 차지하는 국가로 부상하였다. 역사 인식, 영토 분쟁, 자국의 영향력 확대, 무역 마찰 등 어느 한 가지도 만만한 것은 없다. 이러한 일들은 직간접으로 우리나라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통치자들의 가장 중요한 결정 중의 하나가 중국과의 관계설정일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이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우리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거대'한 중국과 우리를 비교하면서 우리의 처지를 생각하게 된다. 거대하다는 것은 단지 국토의 크기, 인구 수, 경제력, 군사력만을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중국을 하나로 묶어주는 중국인의 동질감을 형성해주는 중화(中華)사상이 우리의 심경을 복잡하게 만드는 더 큰 이유일 것이다.한족의 황하문화가 중국문화의 뿌리이고, 여기서 출발한 문화로부터 중국이 형성되고 지금의 중국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중국을 조금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황하문화 외에도 요하 유역에서 시작한 요하문화(홍산문화), 양자강 하류지역의 하모도문화 등 황하문화와는 전혀 다른 독자적인 문화들이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 중 하나인 요하문화는 황하문화에 비하여 오히려 더 일찍 정착되고 더 큰 세력을 형성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학자들도 있다. 서로 다른 뿌리를 가진 문화들이 얼마나 존재했는가는 역사학자들의 몫이지만, 황하문화가 모든 중국 문화를 대변하고 가장 앞선 문화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쉽게 동의할 수 없다. 중국이라는 비옥하고 넓은 땅에서 서로 다른 뿌리를 가진 집단들이 중국을 차지하기 위하여 끊임없는 패권쟁탈전을 벌이는 것이 중국의 역사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러한 작업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중국의 지도자는 누구인가?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는 수 많은 나라들이 난립하였지만, 서로가 질서를 유지하며 살아가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아가는 다양한 사상들이 태동하는 시기였다. 이러한 제자백가(諸子百家)의 다양한 사상은 지금까지도 중국문화, 통치철학의 핵심이다. 산둥반도에 자리한 제(齊)와 노(魯) 나라가 중심이 되었다. 지역적으로 한반도와 매우 가까운 지역이다. 이러한 다국적 난립을 평정한 인물이 기원전 221년 진시황이다. 진시황은 중국 전체의 도로를 정비하고, 죽을 때까지 전국을 순회하였다. 길이, 무게의 단위도 통일시켰다. 하나의 중국 국가 건설을 최초로 시도한 인물이다. 그러나 재미있게도 진시황은 중화사상이 경멸하는 서북 오랑캐 출신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은 다시 북방 민족들과 중국을 분점하는 5호16국 시대를 맞이한다. 이들을 다시 통일시키는 수나라의 통일세력의 주체가 북방 민족과 한족의 합작인 관롱집단(關롱集團)이라면 또한 재미있는 일이 아닌가. 중화사상으로 교화되어야 할 오랑캐 집단인 흥안령산맥 출신 선비족이 북방민족들을 규합하여 북위를 만들었다. 북위는 한족과 합작하여 수 나라를 만들었고, 이들 관롱집단은 다시 당나라를 만들었다.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의 하나로 생각하는 당태종 이세민도 혈연적으로 호한(胡漢)합작의 정치세력이다.중국내 소위 한족이라 칭하는 혈연적 정체성도 애매모호하기 그지 없다. 중원의 크고 비옥한 땅에 기원부터 다른 문명들과 종족들이 모여들어 이합집산을 되풀이 하였다.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최선의 지혜를 찾아 보았다. 끊임없이 노력하여 찾은 결론이 화이부동(和而不同), 다름을 인정하고 다른 것들끼리 조화를 이루는 일이다. 이러한 전제는 중국이라는 거대하고 비옥한 땅이 없었다면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다른 사람과 다른 땅이 생기면 중화사상은 또 다른 변신을 시도한다. 중화사상은 중국이라는 거대하고 비옥한 땅으로 모여든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찾아 가는 끊임없는 노력이다. 중화사상 형성의 주체는 중원의 땅, 그리고 그 곳과 그 주변에 살았던 사람들이다./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2014-06-16 김광원

유병언 회장님에게 고합니다

지금 할 말도 많을 것이고국민들이 오해하는 부분때문에속상할텐데, 이제라도 당당하게조사에 임하는게 어떠실지…그것이 자녀들과 측근들의지도자로서 자세인것 같네요인간의 잘못으로 인해 재난이 발생하면 피해자들은 자연재해로 피해를 당한 것보다 더 많은 분노를 표출한다. 불행하게도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인재로 인한 사고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를 예고된 재난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1960년대 이후 경제성장에 방점을 두어 급성장하는 성과를 거두기는 했으나, 지난 50년 동안 안전관리 성장에는 소홀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물질만능주의적 사고가 구성원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게 되었고 '돈이면 다 된다'는 원칙을 거부하지 못하고 '돈의 맛'에 중독되어 사람의 안전보다는 비용효율성을 우선시하게 되어 버린 것이다. 돈 때문이라면 가족, 친구 그 누구라도 희생시켜 버리는 것에 수치심이나 죄책감조차 저버리게 된 것이다. '돈 싫어하는 사람 없다'고 한다. 그런데 돈의 노예가 되다 보면 결국 그 좋아하는 돈 때문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돈 때문에 인생에서 가장 큰 위기를 맞게 된 종교지도자를 5억원의 현상금, 즉 돈을 걸고 전국적으로 수배하고 있다. 신출귀몰하게 도주행각을 보이고 있는 유병언 회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능한 사업가, 촉망받는 예술인, 그리고 종교지도자였다. 그를 아는 어떤 사람들은 그를 보호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또 다른 어떤 사람들은 그의 추악함을 드러내는 데 서슴지 않고 있다. 너무나도 극단적인 평가를 받는 그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한 시대와 장소에서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유병언 이라는 사람에 대하여 전혀 지식이 없는 국민들도 의아스러울 것이다. 그에 대한 언론의 정보를 종합해 보건대, 인생역전에 인생역전을 거듭한 자수성가한 인물로 보이고, 80세를 바라보는 그 나이에도 어떤 종교집단에서는 여전히 존경의 대상이고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그가 하루아침에 초라한 도주자로 전락한 것이다. 유병언 회장은 자신의 사욕을 위해서 정치를 이용할 줄 알고 종교와 사업을 연결시켜서 돈줄을 잡고 있으며, 심지어 자신의 이미지를 사진예술작가로까지 포장할 수 있을 만큼 매우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고 요약된다.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그의 일가족과 핵심 측근들까지 모두 수사대상에 올라 어찌 보면 평생을 가꾸어 놓은 유병언 회장의 왕국이 비참한 종말을 맞는 듯 보인다. 아마 유병언 회장 입장에서는 세월호 참사를 생각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사업가로서 미리 예측했어야 할 부분에 대하여 간과했기 때문에 어쩌면 인생에서 최대의 실수이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그는 사고의 책임을 지고 전 재산을 헌납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가 지금은 수사기관의 추격을 받는 1급 도주자가 되었다. 그의 도주를 조직적으로 돕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며, 그의 핵심 측근에는 유난히 여성들이 많다고도 하는데, 그래도 도주하는 그를 도와주는 사람들은 여전히 그에 대한 존경심과 충성심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얼마 전 프랑스로 도주한 유병언 회장의 장녀가 체포되었다. 그녀는 프랑스에서 매우 영향력있는 고가의 변호사를 선임하였고, 그 변호사는 유씨의 딸에 대하여 예상했던 대로 '정치적 희생양'이라는 변론을 개시하였다. 아마 유씨 딸의 국내 소환에 시간이 걸릴 듯하다. 도주한 유병언 회장과 그의 자녀들, 그리고 핵심 측근들도 당연히 자신들은 세월호 참사로 인한 정치적 희생양이라고 억울하다고 호소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유씨 일가를 세월호 참사의 '정치적 희생양'이라는 지적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없지는 않다.유병언 회장이 도주하면서도 그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그가 지도자로서 그들에게 어떤 감동을 준 부분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지도자가 지금 도주를 했다는 것은 그의 이미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인생역전에 역전을 극복한 유 회장이 '정치적 희생양'이라는 도전에 당당하게 맞대응하지 못하고 야반도주하듯 도망갔다는 부분은 유 회장답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종교지도자이면서 성공한 사업가이고 촉망받는 세계적인 사진예술가인 유병언 회장이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도주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유병언 회장님에게 고합니다. "유 회장님! 지금 하실 말씀도 많으실 것이고, 국민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 때문에 속상하셨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제라도 당당하게 수사기관의 조사에 임해 주시는 것은 어떨까요? 그것이 유 회장님뿐만 아니라 자녀들, 그리고 유 회장님을 존경하는 측근들에게 영원한 지도자로서 보여 주셔야 할 자세인 거 같습니다."/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 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

2014-06-02 공정식

이 시대에 진정 필요한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

약자의 작은 목소리도 듣고타인 감정을 이해·공감하며그들의 성장을 위한자기 헌신적 노력을 통해더불어 사는 공동체 형성에기여하는 후보를 선택해야제6회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분들에 대한 애도 가운데 지금까지는 조용하고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매 선거 때마다 계속돼온 로고송, 현란한 율동, 무차별적 홍보자료 살포, 고성의 연설 등은 후보자 개인뿐만 아니라 선거 자체에 대해서도 거부감과 무관심을 유발시킨터라, 이번 선거 분위기는 다소 생소하다할 수 있으나 이제야 제대로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 든다. 과열되지 않고 시끄럽지 않아야 유권자들이 자발적으로 후보자들에 대한 정보를 판단할 수 있는 정서적 여유를 가질 수 있다. 필자 또한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자들에 대해 반강제적(?)으로 주입된 정보가 적은터라 예전과 달리 선거 공보를 통해 각 후보들의 이력과 경력을 자세히 살펴보며, 어느 후보가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진정한 리더인지 심사숙고하며 지난 주말을 보냈다. 어떤 리더가 진정한 리더일까? 존 맥스웰(John Maxwell)은 '리더십은 영향력이다'고 했다. 테레사 수녀와 다이애나 황태자비는 서로 상반된 환경에 존재하였으나, 세상의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리더의 영향력 법칙이다. 테레사 수녀는 의료지식을 배운 후 수도원을 떠나 빈민가에서 평생동안 봉사와 희생정신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따뜻한 어머니가 되었으며, 다이애나 황태자비는 사람들을 돕겠다는 목표를 정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역할을 계발하여 자선을 위한 기금운동을 벌였으며 에이즈 연구, 나병환자를 돌보는 일, 지뢰설치 금지 등을 통해 많은 인명을 직간접적으로 구했다. 이들이 곧 진정한 리더 '서번트 리더'인 것이다.그린리프(Robert K. Greenleaf)는 서번트 리더십의 개념은 타인을 위한 봉사에 초점을 두며, 고객 및 커뮤니티를 우선으로 여기고 그들의 만족을 위해 헌신하는 리더십을 말한다고 했다. 리더가 영향력을 효과적으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리더는'권력(power)'이나 '권위(authority)'에 기초한 리더십이 아닌 섬김의 리더십 즉 서번트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서번트리더십의 구성 요소는 의지·사랑·봉사와 희생·권위이며 핵심은 스튜어드십(stewardship), 경청, 타인의 성장을 위한 노력, 공감, 치유, 공동체형성 등이다. 즉 진정한 리더는 타인을 위해 자원을 관리하고 봉사하며, 약자의 작은 목소리까지도 경청하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해야 하며, 타인의 성장을 위한 자기헌신적 노력을 통해 더불어 사는 공동체 형성에 기여해야 한다. 리더는 타인을 존중할 줄 알아야하고, 항상 겸손하여야 한다. 또한 리더는 자기가 이끄는 조직원들에게 바람직한 행동모델이 되어야 하며, 안정적인 분위기 조성에 노력해야 하고, 약속한 일은 먼저 실천함으로써 신뢰성 확보에 노력하여야하며, 정직을 생명처럼 생각하여야 한다. 정직은 사람들이 리더로부터 기대하는 것 중에서 가장 첫번째로 차지하는 덕목이기 때문이다. 리더는 그들이 이끄는 사람에게 손을 뻗쳐야할지 말아야할지를 선택하여야 하며, 자기가 이끄는 사람들의 성공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업무분담, 권한행사 등에 있어서 리더가 자기를 희생시킬 때 존중과 신뢰의 문화가 형성된다.권력이란 사고팔거나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인데 반해, 권위란 한 인간으로서 각 개인과 관련된 것이며 개인의 인성, 사람들에 대한 영향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권력이 지배하는 기간이 장기간 지속되면 인간사회가 훼손되게 된다. 이제 우리는 선택하여야 한다. 우리의 아이들이 안전하게 그들의 꿈과 끼를 키워갈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할 교육감과 주민들이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를 이끌어 갈 자치단체장과 이를 감시할 위원들을… 과연 진정한 리더가 누구인지를… 이시대가 필요로 하는 권위있는 섬기는 리더를 선택하기 위하여 6.4 지방선거에 모든 유권자가 동참하기를 소망한다. /이성철 남서울대학교 교수·기획조정관리실장▲ 이성철 남서울대학교 교수·기획조정관리실장

2014-05-26 이성철

가정이 흔들리면 불행해진다

가족은 세상에서 나를가장 잘 이해해 주고 사랑해 주며어려울때 감싸주고 따뜻한안식처를 만들어 주는 사람들이들을 통해 사랑과 인내·사회를배우는 통로이기도 하다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이 연달아 있다. 만일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등 특별히 챙겨야 되는 날들이 5월 중에 포함되어 있으면 이런 날들 모두를 의미있게 보내는 것이 쉽지 않다. 이러한 특별한 날들의 제정은 국민들의 동의하에 만들어진, 큰 의미를 가진 날들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흔쾌히 즐거운 마음으로 이러한 기념일들을 보내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때로는 의무감 때문에 수동적이 될 때도 있다. 그나마도 하루 쯤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고, 휴식을 취할 수도 있으니,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생각들을 한다. 조금은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이러한 기념일들 때문에 가족간에 갈등을 만드는 시간이 된다면 매우 큰 일이다.가정의 달은 나와 가장 가까이 만나고,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고, 나와는 운명적으로 피할 수 없는 사람들끼리 사이좋게 지내라는 상징적인 기간일 것이다. 만일에 나와 가장 가까워져야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아주 원만하다면, 구태여 이렇게 많은 기념일을 국가에서 제정할 필요가 크지는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점점 더 소원해지는 관계를 염려해서 국가가 나섰다는 느낌을 가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인가.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집단을 만들고, 그 속에서 각각의 역할 분담을 통하여, 가장 효율적인 조직을 완성한다. 공동체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가 가정이고, 인류에게 가장 오래된 조직일 것이다. 우리는 가정을 통하여 각자의 역할을 배우고, 잘 배운 역할을 통하여 좋은 사회인이 되는 것이다. 시대가 바뀌었다. 사회가 변했다. 생각도 많이 수정되었다. 전통적인 가족의 개념도 많이 변했다. 남녀관계, 결혼의 의미, 부부관계, 부모와 자식관계, 형제자매 관계 등 개념의 혼돈 속에 사회갈등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삶의 가치를 이야기하면 굉장히 어려운 질문일 수 있지만, 나와 가까운 사람들과 사랑하고 편안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상태라고 생각해 본다. 정답이 아닐지 몰라도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리라 믿는다. 사람들은 좋은 삶을 위하여 참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죽도록' 일을 하고 있다. 남편의 수입이 부족하여, 아내까지 직업을 가져야 겨우 생활이 된다고 한다. 서로가 피곤하니, 부부간의 따뜻한 정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정말로 일생동안 사랑하고 행복하리라는 믿음이 무너져 버린다. 큰 육아비용으로, 교육비용으로 여러 명의 자녀는 엄두도 낼 수가 없다. 자녀에게 따뜻한, 때로는 규범있는 가르침을 배풀 수 있는 기회도 제한적이다. 겨우 어린이 날에 피곤한 몸으로 어린이 놀이터에서 놀아주고, 외식하는 것으로 부모의 도리를 했다는 자위도 해본다. 나이 드신 부모님을 모시고 산다는 것은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는 거의 금기(?) 사항인 것 같다.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경우에는 육아 때문일 때도 많아, 함께 산다는 것이 일종의 거래(?)라고 한다면 지나친 상상인가. 이러한 일들이 극히 제한적인 현상이라고 믿고 싶지만,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우울해진다. 우리는 무엇을 위하여 하루 종일 죽도록 일을 하는가.전통적인 가족제도와 가정은 이제는 용도폐기 시켜야 할 사회 발전의 장애물인가.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함께 살아야 하는 존재이고, 이것이 깨질 때는 자신의 생존 자체가 위협을 받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가치있는 삶을 위하여 여러 형태의 공동체를 만든다. 가치있는 삶의 공동체를 가정이라고 생각해 본다. 가족은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이해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사심없이 지혜를 베푸는 자신의 가장 훌륭한 조언자들이다. 자신이 어려울 때 가장 따뜻하게 감싸주고 따뜻한 안식처를 만들어 주는 사람들도 가족이다. 가족을 통하여 사랑을 배우고, 인내를 배우고, 사회를 배운다. 좋은 가정을 만들기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은 노력 대비 가장 큰 효율을 갖는 엄청난 장사다. 좋은 가정 속에는 모든 날이 진실과 사랑이 넘치는 어버이 날, 부부의 날, 어린이 날이다./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2014-05-19 김광원

자녀 잃은 부모 심정으로 함께 울어라

세월호 침몰 사고는또다시 안전불감증에 걸린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렸다총체적 부실덩어리로 보이는해양관리시스템 해부와 더불어매서운 매질과 처방도 필요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자녀들의 이름을 부르며, 진도 앞바다에서 울부짖는 부모들의 목소리가 처절하게 메아리친다. 직접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자녀를 잃은 부모의 심정을 어찌 다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겠느냐마는 수많은 국민들이 그 참담한 심정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자 전국 각지에서 생활물품을 보내고 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진심어린 위로와 추모의 글을 남긴다.사고 이후 연일 언론에는 세월호 침몰로 인한 사망자와 유가족들의 아픔과 고통에 대하여 소식을 전한다. 더불어 정부의 재난관리능력에 대한 비판, 선박회사와 감독기관에 대한 추궁, 비열했던 선장과 선원들의 구속과 처벌 등에 대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사고에 대하여 엄중하게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재난관리 및 해양관련 정부 당국자, 선박회사와 감독기관들, 무책임했던 선장과 선원들, 유언비어 날조자 등이다.세월호 침몰사건은 또다시 안전불감증에 걸린 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렸다. 그래서 총체적인 부실덩어리로 보이는 해양관리시스템에 대한 해부와 더불어 매서운 매질도 필요하고 처방도 필요하다. 모두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이다. 수도 없이 반복되는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를 언제까지 반복해야할지 그것 또한 암울하다. 이번에도 국가 개조의 차원으로 종합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정부의 말을 속는 셈치고 그냥 한번 더 믿어보는 수밖에 없다.전 세계는 세월호 사고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안전 및 위기 관리능력에 대하여 예리한 눈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런 대형 사고가 터지고 나면, 희망없는 대한민국을 떠나고 싶다는 사람, 대한민국의 국민인 것이 수치스럽다는 사람들이 속출한다. 사실 목숨을 걸고 구조활동에 나섰던 정부와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뭇매를 맞는 기분에 한숨만 나오고 내색할 수도 없지만 말 못하는 서운함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그런데 돌이켜보면, 사고 직후 정부와 공무원들의 허둥대는 모습은 피해자 가족들에게 불신을 초래하기에 충분했고, 급기야 대통령까지 나서 사고현장을 방문하고 직접 현장수습에 나서야 했으며, 사고담당자들의 직위를 격상시키고 부랴부랴 피해자 가족들의 요구사항을 하나씩 들어주었다. 그 요구사항 중에 우리가 특히 눈여겨 봐야하는 것이 하나 있다. 속이 타들어가는 피해자 가족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일까? 자녀의 생사와 관련된 구조상황이다. 그런데 아무도 구조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설명해주지 않는다. 깊은 바다 속에 갇혀 있는 자녀를 생각하면 단 1초도 아까운 부모의 찢어지는 마음에서는 당장이라도 자식을 살리려 바다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심정이었을텐데, 왜 아무도 지금 이 상황을 설명해주지 못했을까? 결국 대통령의 지시가 있고 난 후에야 겨우 상황판이 설치되고 언론을 통해 실시간으로 구조상황을 피해자 가족들에게 전달하였던 것이다. 정부와 공무원들이 사고 직후부터 신속하게 피해자 가족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성실하게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그나마 피해자 가족들이 위안을 가졌을텐데,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으니 당연히 상황판단이 안되는 피해자 가족들도 허둥댈 수밖에 없었고, 각종 악성 유언비어에 시달려야 했으며, 따라서 불신과 분노는 나날이 커져만 갔다. 이는 비단 이 사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연간 1천건 이상 발생하는 살인사건에서도 보면, 자신의 가족이 살해된 후 유가족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왜 자신의 가족이 살해되었는지 자세히 알고 싶다는 것이고, 가해자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어 가고 있으며, 가족들이 법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지 알고 싶은데, 아무도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기 때문에 수사기관을 불신하고 평생 의혹을 갖고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세금을 내고 선량하게 살아온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예의를 지키고 세심한 배려를 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공무원들은 사건사고의 피해자들에게 절차가 있으니 우리한테 맡기고 무작정 기다리라고 말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와 공무원들은 자녀를 잃은 부모의 심정으로 이 분들과 함께 울어야 한다. 언제든 피해자와 가족들이 원하는 정보를 수시로 제공하고 안심시켜주는 것에 더 초점을 두어야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 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

2014-04-28 공정식

미안하다! 아이들아 정말 미안해!!!

산업화 초기에나 있을법한대형참사에서 왜 못 벗어나나정부·언론·시민사회 총체적 난국나만 잘하면 된다는식 논리 탈피공동체·배려·파트너십 형성하는교육패턴으로 이젠 바꿔야지난 16일 오전 3박4일 일정으로 제주로 수학여행 가던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이 타고 있던 세월호가 진도 해상에서 침몰하는 기막힌 일이 발생했다. 승객 476명 중 구조인원 174명에 불과하고, 302명이 사망 또는 실종이다. 작년 7월 18일 사설 해병대 캠프 훈련에 참가했던 공주사대부고 학생 5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과 불과 2달 전인 금년 2월 17일 경주시 마우나 오션 리조트 강당에서 부산 외국어대학교 신입생 환영회 도중 지붕이 붕괴되어 10명이 사망한 고통스런 기억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그보다 훨씬 더 큰 참극이 발생한 것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 당일 하루에도 '학생들 전원 구조됐다, 293명 실종돼 수색 중이다, 해경이 구조 중이다' 등 어이없는 정부의 번복되는 발표로 천국과 지옥을 수없이 왔다갔다 하였다. 학생 전원 구조 되었다고 하여 안도하고 있었는데 실종자수가 느닷없이 107명에서 293명으로 늘어났다고 하니 지켜보는 학부모들의 참담한 심경은 어떠했겠는가? 실종자 가족과 학부모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아마추어도 이런 아마추어 정부는 없다. 사고 초기부터 냉정함을 잃고 허둥대 차분한 대응이 필수적인 재난안전대책의 기본도 무시되었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 또한 수십 대의 방송사 카메라와 취재진에 점령당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왜 우리사회가 산업화 시대 초기에나 벌어졌을 대형 참사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하는가? 정부, 언론, 시민사회 모두 총체적 난국이다. 경제적 성장을 따르지 못하는 문화적 철학적 사고의 부재가 온 사회에 만연되어 있으며, 인문학 경시풍조 속에 윤리와 도덕이 무너져 내리고 어느 틈엔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지금이라도 국민 교육의 패턴을 바꾸어야 한다. 나만 잘하면 된다는 교육 논리에서 벗어나 이타적이고 공동체 우선 배려적인 교육이 중시되어야 하며, 개별 과제보다는 그룹과제를 부여함으로써 파트너십 형성에 기여하여야 한다.언론 또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지상파, 종편 할 것 없이 취재과열 전쟁이다.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내용을 속보라 하여 마구잡이로 쏟아내어 온 국민을 혼란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KBS 1 TV만이라도 국민 재난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하여야 한다. 타 방송사와는 달리 속보전쟁에서 벗어나 최소한의 저널리즘이 갖추어야할 기본 여건(사실 내용 확인철저, 앵커의 보도자로서의 역할 준수, 피해자 초상권 보호 등)을 준수하는 국민방송이 되어야 하며, 구조과정에 있어서 정부의 감시자 역할을 하여야 한다.교육 기본법에는 학교는 학생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교육할 책임과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학교의 안과 밖에서 학생들의 본분인 학업에 충실하기 위해, 또 마음껏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하여 정부와 교육부, 교육청, 학교,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끊임없는 세심한 배려와 관심, 감사, 제도적 보완을 해줄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차가운 바다 속에서 애타게 부모님을 불렀을 학생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가슴이 미어진다. 이 비극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교육 주체들의 비상한 결단과 자기혁신의 각오가 필요하다.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바꾸고 안전을 최상위 국정목표로 설정하고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추구하는 현 정부에 과연 재난재해구조 매뉴얼은 수립되어 있는지? 수립되어 있다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스러져간 젊은 영혼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 창피하지 않은 어른들이 되기 위해서라도 제발 이제 정신 좀 차리자!엄청난 참극에 대한 슬픔보다 강한 분노를 먼저 느끼지만 정부에 두 손 모아 부탁한다. 말로 떠들지 말고 모든 곳에서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서라도 실종자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기를 촉구한다. 다시 한 번 삼가 희생자, 실종자 가족 여러분에게 비통한 마음을 부여안고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올리며,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진심으로 기원 드린다./이성철 남서울대학교 교수·기획조정관리실장▲ 이성철 남서울대학교 교수·기획조정관리실장

2014-04-21 이성철

정보기술과 창조능력

정보 선별능력 없는 사람이정보바다에 빠지면 탈출 어렵고되레 지적퇴보를 초래할 수도…정보기술은 필요한 만큼 얻는수단일 뿐이고, 창조적 능력은머릿속에 있는 것이다지금 대한민국은 창조를 끼어넣지 않으면 어디에도 명함을 내밀 수가 없다. 특히 창조를 통하여 일자리를 만들고, 더욱 부강한 경제강국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인 것 같다. 국민들은 이에 동의하고 당연히 그렇게 되기를 크게 바랄 것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계획으로 우리가 앞서간다고 생각하는 정보기술(IT)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큰 줄거리 중의 하나인 것 같다.정보기술은 인류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실로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의 신속한 전달, 방대한 정보의 획득은 상상을 초월한다.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거의 모든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빠른 정보를 얻는 것은 성공의 핵심요소라고 한다. 현대인은 다양한 정보기술을 통하여 정보를 교환하고 획득한다. 과거에 통신 수단으로 많이 이용되었던 유선전화는 차츰 사용 빈도가 줄어들고 다양한 기능을 가진 휴대전화 또는 인터넷으로 대치되었다. 청소년층과 젊은 세대 중 상당수는 휴대전화가 없어지면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고 안절부절 못한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인터넷중독' 또는 '디지털중독'이라고 한다. 하루 종일 휴대전화 또는 컴퓨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이것은 일종의 정신질환 차원의 문제일 수도 있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컴퓨터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이것의 엄청난 계산능력에 감탄하고 계산천재들과 시합하는 장면을 자주 목격했을 것이다. 그리고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경이롭게 바라보면서 사용자를 마치 천재인 것처럼 오해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컴퓨터 사용자는 컴퓨터를 이용하는 기술을 알고 있을 뿐이다. 디지털중독자는 새로운 정보를 획득하는 면에서는 매우 월등한 위치에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을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디지털중독자는 지능수준이 현저히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인에서 암산능력, 전화번호 기억능력, 위치 기억능력 등이 떨어진 것을 우리는 자주 경험하고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전문가들은 디지털중독자에서 생길 수 있는 '디지털 치매'에 대한 걱정도 많이 하고 있다.창조에 대한 생각은 많은 사람들이 나름대로 여러 형태로 표출한다.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새롭게 행동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 창조라고 하여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과연 만들어낼 수 있을까? 새롭다고 하여도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져 나올 수는 없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내 머릿속에 있는 생각이 재정리된 것일 뿐이다. 천재는 직감 또는 직관에 의하여 창조적인 기능을 발휘한다고 믿는다. 과연 그들의 두뇌에 아무 축적된 지식과 경험이 없이도 창조능력이 번뜩일까?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사람마다 창조능력의 차이가 생기는 이유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창조능력이 있기 위해서는 축적된 지식이 있어야 한다. 컴퓨터가 나의 머리기능을 모두 대신해줄 것이라고 믿으면 안된다. 새로운 지식의 조합은 매우 생소하여 누구에게나 쉽게 떠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부터 그냥 무심코 익숙했던 일들을 새롭게 조명하는 버릇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새롭게 조명한 지식 또는 창조적인 생각이 진정으로 가치가 있는가는 현장 또는 자연에게 물어 보아야 한다. 새로운 생각들이 현장의 상황에 더욱 적절해야 되며, 자연의 이치에 어긋남이 없어야 한다. 역사상 위대한 창조능력은 자연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깊이 생각하는, 자연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가진 사람들의 몫이었다. 이러한 통찰력을 갖기 위해서는 철학적, 인문학적, 자연과학적인 지식이 어우러진 융합적인 사고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우리 교육현장에서는 학제간의 물리적 통합을 통하여 융합적인 사고를 가진 창조적인 인재를 양성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어느 정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되지만, 우리나라 전체적인 사회를 '창조적인 분위기'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자연현상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으로 시작되어야 한다.정보기술을 잘 다룬다고 하여 창조능력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정보의 선별능력이 없는 사람이 정보바다에 빠져버리면 헤어나오기도 힘들고, 오히려 지적 퇴보를 초래할 수도 있다. 정보기술은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필요한 만큼 획득하는 수단일 뿐이고, 창조능력은 사람의 머릿속에 있는 것이다./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2014-04-14 김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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