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명칼럼

 

살인 피해자가족 회복 법률제정 촉구

딸이 살해된후 무기력하게술에 의존하게 된 아버지,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어머니,동생이 희생돼 자살한 형제들…피해입은 가족들 비참한 삶이제 이들을 보호하고 지원해야인류의 역사에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악한 범죄행위로 크게 두 가지를 제시한다. 그 중 하나는 성폭력이고 나머지 하나는 살인이다. 성폭력은 '영혼의 살인'이라 하여 여러 특별법을 두고 갈수록 강력히 처벌하고 있다.여기서 굳이 성폭력과 살인의 경중을 따질 필요는 없으나, 살인행위는 인간의 생명을 완전히 박탈한다는 점에서 생존조차 불가능한 흉악한 범죄이다.국내에서는 살인범죄가 연간 1천여건이 발생하고 있지만, 성폭력피해와는 달리 살인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점에서 자기의 피해를 스스로 증언할 수 없고 그래서 오히려 쉽게 잊혀지고 직접 피해자가 호소할 수 없으니 그 가족들은 살해된 가족으로부터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한 채 사건에 개입하고 대부분 생계조차 미루고 모두 나서서 억울한 피해자를 위해 변호사를 대동한 피고인과 맞서 참고인 자격으로 법정투쟁에 끝까지 매달린다.간혹 범죄자들 중에는 피해자의 신고를 염려하여 범행후 아예 살해하는 사건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으며, 심지어 사체를 완전히 유기하여 사체없는 살인사건으로 무죄를 선고받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처참하게 죽음을 맞은 피해자가 여기에 없다는 이유로 그들의 기본적인 권리가 무시되는 것은 아닌 지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누구나 살인피해자 가족들이 겪고 있을 고통에 대하여 막연하게 생각할 수 있으나, 피해자의 억울한 죽음으로 인하여 그 가족들이 감당해야 할 짐들은 상상을 초월한다.특히 미제사건으로 10여년이 지나도 범인을 검거하지 못한 살인사건의 피해자 가족들은 공소시효 때문에 노심초사하고 작은 단서라도 생기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금도 안갯속인 범인을 찾아 길거리를 방황한다.언론에 잘 알려진 살인피해자 가족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오랜 세월이 흘러서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안해졌을까? 그런데 최근 언론과 피해상담사들을 통해 들은 그들의 삶은 비참하기 그지 없었다. '딸이 살해된 이후 무기력하게 알코올 의존증 환자가 된 아버지, 동생이 살해된 이후 자살한 형제들, 사체가 없어서 무죄가 된 사건의 피해자가족들이 서울역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실종자 전단지를 배포하고 있다는 이야기, 심각한 트라우마로 PTSD를 호소하는 어머니' 등 이루 다 표현조차 할 수 없다. 이들이 살해된 피해자가 받은 고통과 얼마나 다르단 말인가.우리는 살인피해자 가족들에게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이미 죽은 사람인데, 산 사람이라도 살아야 하지 않나?"라고 어설픈 조언을 할 수도 있다. 아마 살인피해자 가족들도 그렇게 잊을 수만 있다면 심신이 그나마 편안하겠지만, 마음속에 맺힌 응어리가 쉽게 풀리지 않으니 그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직접 가족이 살해당하는 경험을 해보지 않은 제3자들이 그 가족들의 심정을 헤아리기란 어려운 일이다. 아마 할 수만 있다면, 그 가족들은 살해된 피해자 대신 죽음을 선택하고 싶은 마음들일 것이다.따라서 살인피해자 가족들이 느끼는 고통은 실제 살인피해자와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대한민국은 치안과 복지를 중시하는 우수한 나라이다. 그렇다면 이제 살인범죄의 피해자가족들에 대한 보호와 지원에 대하여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재의 범죄피해자보호법만으로 살인범죄자를 처벌하고 살인피해자 가족들을 온전히 회복시키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하다. 그래서 특별법으로 성폭력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것처럼, 살인피해자 가족들의 회복을 목적으로 한 법률제정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것이다.이 법률에는 '살인범죄의 처벌규정, 살인사건 피해자가족의 사건개입지원, 살인피해자 가족들의 인권보장 및 회복지원 등'이 모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살인범죄의 피해자 가족들이 한시라도 빨리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즉각 법제정을 서둘러야 한다. 재차 정부와 국회에 '살인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가족 회복에 관한 법률'의 제정을 강력히 요구한다./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

2013-11-26 공정식

아름다운 노년을 위한 준비

그동안 개개인에게 부여됐던능력과 지위·부(富) 등을사회로 환원할 준비를 해야한다정부도 노인정책 예산을 무조건투입 하기보다 일자리 창출과사회참여 방법 개발에 주력해야설악에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것이 엊그제인데 벌써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생애(生涯)를 계절에 비유한다면 벌써 노년기에 접어든 것이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중장년층 누구나 앞으로 다가올 노년의 삶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요즈음의 노인들은 스스로의 삶을 자식에게 의존하기보다 독립적이고 자유롭게 보내기를 원한다. 전통적인 가치관의 변화는 벌써 삶의 형태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전세대의 부모들은 일찍 은퇴해 한가롭게 살고 자식들을 위해 재산을 남긴다는 원칙에 따라 살았지만, 이제는 영원히 살 것처럼 재산을 모으지 말고 가족들을 돕거나 자신의 생활 수준을 향상 시키는데 돈을 쓰라고 사회는 부르짖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유산 남기지 않기 운동' 등이 벌어지면서 앞으로 퇴직금과 자식들에 의존하여 사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임종의 그날까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하여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금씩 자리잡아가고 있다.나이가 들어 노인이 되면 육체적으로 약해지는 것은 물론, 직업 등 사회적 활동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성격이나 정신적으로도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결혼이후 두 배로 늘어난 친인척 챙기랴, 자녀교육에 내 집 마련까지 허리 펼 새 없었던 삶을 마감하고, 자신만의 인생이 시작되는 시기가 바로 노년기이다. 이 노년기를 제대로 즐기려면 심리적, 물리적으로 홀로서기가 기본조건이다.통계 자료에 의하면 65세 이전에 배우자와의 사별로 홀로 된 사람이 25.4%, 75세 이전에는 50.1%, 80세가 넘으면 78.1%로 대부분의 사람이 배우자를 떠나보내고 홀로 살고 있다. 우리들의 생활 습관은 남존여비(男尊女卑)가 아니더라도 가정 안에서 남녀의 역할을 분담하는 관습이 있다. 그러나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나이이면 설거지, 청소, 세탁, 식사준비 등도 스스로가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위 홀로서기 연습이다. 은퇴, 빈 둥지 증후군, 사별은 인생과 스스로를 돌보는 시각을 변화시킨다.아름다운 노년의 삶을 위해서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준비를 해야한다. 자신의 생물학적 삶의 유지를 위한 경제적 준비와 영적 삶을 위한 종교적 준비, 사회적 삶의 질을 높이기위한 공동체 적응력 향상 등은 기본적인 준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준비 중 가장 으뜸을 경제적 준비로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경제적 준비는 노년생활을 불행하게 보내지 않게 할 기본조건일 뿐 행복하게 할 조건은 아니다. 노년생활을 행복하게 영위할 조건은 사회공동체로부터 소외받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다가올 노년시절에 사회공동체로부터 소외받지 않기 위해서 지금부터 어떻게 해야할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가장 최우선이 지금 노년기에 계신 어르신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으시도록 잘 모시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우리 전 세대를 극진히 대접할 때 우리 다음 세대 또한 이를 본받아 우리를 잘 대접해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동안 사회가 우리에게 부여한 개개인의 능력과 지위, 부(富) 등을 사회로 환원할 준비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노년이 되어 아무런 마음의 준비 없이 모든 것을 사회에 환원하기란 쉽지 않다. 좋은 일을 하고도 갑작스러운 상실감 때문에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노년의 가장 아름다운 삶은 나누는 삶, 베푸는 삶의 행복을 만끽하는 것이다. 예컨대 전직 교사이셨던 분은 지역사회 방과 후 공부방에서, 공무원이셨던 분은 지역사회 행정자문 또는 보조, 운수업에 종사하셨던 분은 교통정리 자원봉사 등 젊은 날 자신의 업무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여 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 정부 또한 초고령화 사회의 노인정책에 있어서 무조건적인 지원금 예산 투입보다는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과 사회참여 방법의 개발에 주력하여야할 것이다./이성철 남서울대 입학홍보처장

2013-11-18 이성철

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또 다른 조건

통일 걸림돌, 주변 강대국 얽힌지정학적 특수성도 있지만…역사상 대제국 조건은다양한 문화·종족 포용이 필수사회갈등 조화롭게 승화시켜민족 정체성 이해까지 고려해야통일은 반드시 해야 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통일을 위하여 준비해야 할 일들을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한다. 흔히들 통일의 가장 큰 걸림돌로 우리 나라의 지정학적 특수성과 주변 강대국들 사이에 얽힌 이해 관계를 이야기한다. 주변국들을 설득하여,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또한 남북간의 경제 격차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한다. 문화의 동질감을 찾기 위하여 통일된 우리말 사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남북한의 정치제도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 된다고 한다. 참으로 극복해야 할 많은 문제들 때문에 아예 논의를 회피하는 사람들도 있고, 심지어는 이러한 많은 문제점들이 극복될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그래도 우리는 통일해야 된다. 위에 열거한 문제들은 어렵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것들이다. 이것들 만으로 충분한가.현재 우리 사회는 계층간, 세대간, 지역간, 직업간 등 나와 다른 사람과의 갈등이 매우 심하다. 이러한 사회갈등으로 생기는 비용과 인간성의 황폐화는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매우 중요한 문제중 하나이다. 우리의 경제 상황이 좋아지면서 외국에서 거주했던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로 옮겨와서 살고 있다. 대한민국의 국적을 취득해서 사는 사람도 있고, 외국 국적으로 살고 있는 사람도 있다. 탈북한 '새터민', 중국과 만주에서 들어온 '조선족', 중앙아시아에서 들어온 '고려인' 등 여러 경로가 있다. 이들은 한국인의 혈통과 문화의 뿌리를 그대로 간직한 우리와 동일한 족속이다. 단지 불행했던 우리의 역사 때문에 흩어져 살 수밖에 없었던 고난을 가득 짊어진 사람들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이들이 상당한 기간 우리와 달리 살았기 때문에 이미 우리와는 정서적으로, 문화적으로 다른 이질적 집단이라고 생각해 버린다.여기에 더하여 우리나라에는 다문화 가정, 외국인 노동자들의 숫자가 이미 백만을 넘어섰다. 피부, 언어 그리고 문화가 다른 이들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지금은 언감생심이다. 이들 모두는 우리와 함께 사는 사람들이다. 이들과 조화롭게 살 수 없는 사회적 환경이라면 어떻게 통일을 논할 수 있을까. 사람이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전제는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사는 방법을 배우는 일이다. 나와 다르다고 하여 틀린 것은 결코 아니다. 우리 사회는 '다르다=틀리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역사상 대제국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다양한 문화와 종족을 함께 수용할 수 있는 '관용과 포용'이 사회의 분위기였다고 한다. 갈수록 다양해질 수밖에 없는 사회적 갈등을 조화롭게 승화시킬 수 있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통일을 위한 중요한 전제 조건이라 생각한다.또 다른 하나는 통일의 당위성과 필연성을 확실하게 이해해야 한다. 영토의 확장을 위하여 통일이 필요하다고 할 수도 있고, 정치 경제적인 강국이 되기 위해서라고 할 수도 있다. 상당한 이유가 될 수도 있지만 이것을 일반화 시키면, 그것은 침략일 수도 있다. 같은 민족이니까 통일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일리가 있고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단순한 설명만으로는 통일의 당위성과 필연성을 설명하기에는 무언가 허전해 보인다. 우리는 같은 민족이 될 수밖에 없는 민족의 정체성을 역사에서 찾아야 한다. 역사를 이해하는 것은 단지 사건의 나열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다.수 많은 침략과 방어의 혼돈 속에서 일시적으로 흩어졌다가도 다시 뭉쳐, 동일한 문화를 이어가면서 한민족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이 것에 대한 해답은 역사 속에 있다. 역사를 이해하는 것은 단지 우리의 역사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주변국들과 어떠한 역동적 관계에 있었는가를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올바른 역사와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이해하지 않고는 우리는 주변국들과의 관계설정에 당당할 수도 없고, 우리의 정당한 몫을 찾을 수도 없다. 주변국들의 눈치만 보는 허약한 민족으로 전락해 버릴 것이다.통일을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한다. 이것들에 더하여 '관용과 포용'을 연습하고, 민족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역사인식에 대한 공부'도 함께 고려해야 할 조건들이라고 생각한다./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 당뇨내분비센터장

2013-11-11 김광원

아웅식 '정의로운 사회'

가해자보다 피해자에게국가가 더 지원하고 보호할때'정의'에 더 가깝다상식을 벗어난 상황이라면그것은 '눈가리고 아웅식'으로정의를 왜곡하는 수작에 불과요즘 우리 사회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정의(正義)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곤 한다. 사실 정의를 부르짖는 것은 어찌 보면 정의가 실종되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보니 정의를 가장한 부정의(不正義)가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여기저기서 판을 친다. 특히 사회를 유지관리하는 국가제도 분야에서 눈속임식 행태들이 많이 발견되는데, 그 중에 하나가 범죄피해자보호라는 미명하에 시행되고 있는 허울뿐인 각종 제도들이라고 생각된다.매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범죄건수는 200만건 내외이다. 그 중 강력범죄는 30여만건으로 점차 그 수가 증가추세에 있다. 대체로 한 건의 범죄사건에서 피해자가 다수인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실제로 연간 범죄피해를 당하는 사람들의 수는 최소한 200만명은 훌쩍 넘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의(正義)라는 관점에서 볼 때, 범죄를 가한 사람보다는 범죄피해를 당한 사람에 대하여 국가와 사회가 더 관심을 갖고 그들이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아니면 적어도 가해자든 피해자든 가능한 둘 다 국가로부터 동등하게 지원받을 수는 있어야 그것을 우리가 '정의'라는 이름으로 견주어 볼 수 있을 것이다.우리 현실은 어떠한 지 보자. 범죄사건으로 범인이 체포되고 나면 범인은 국가에서 제공하는 형사사법제도 안에서 인권보호를 받으며, 최대한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국선변호인까지 국가로부터 지원받아 재판에서 피해자를 몰아붙일 수 있는 강한 힘을 발휘하게 되고, 간혹 자유형을 선고받더라도 국가에서 제공하는 의식주를 누리면서 각종 교육과 직업훈련, 심지어 심리치료까지 받으며 자기계발을 할 수 있고, 출소 후에도 국가의 사후관리라는 갱생보호제도 덕분에 사회에 재적응할 수 있도록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아마도 국가에서 범죄인 1인당 출소전후 지원하는 국민세금은 연간 최소한 약 3천만원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금액은 평범한 직장인의 1년 연봉을 넘는 액수이다. 죄를 지은 자를 위해 선량한 국민이 내야하는 세금은 막대하다는 것이다.이제 피해를 당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국가적 지원은 어떠한 지 살펴보자. 일단 피해를 당하더라도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종류의 범죄피해를 당해야만 그나마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즉 범죄로 인한 신체손상이 있어야 하는데, 그 정도가 심각해야 하고 국가에 피해자가 신청을 해야 겨우 피해자지원 심사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경미한 신체손상, 재산피해, 교통사고피해 등은 아예 국가의 피해지원대상이 될 수 없다. 물론 국가예산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피해자를 지원하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현재는 성폭력피해자 등에게 그나마 일부 의료비 등이 제공되고 있으나, 가해자에게 지원하는 것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눈가리고 아웅식 지원'이다. 특히 가족을 잃고 비탄에 빠진 살인피해유족들을 위한 국가의 회복적 지원은 더욱 허술하다. 일시적 지원금을 주고 나면 아예 그 이후부터는 이들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다한 것으로 치부해버린다. 이런 현실에서 피해자들이 갖게 되는 공통된 감정은 한마디로 국가와 사회에 대한 '분노'라고 해야 할 것이다.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볼 점이 있다. 일반국민들이 생각하는 상식적인 선에서의 '정의(正義)'는 무엇일까? 범죄를 행한 사람보다 피해를 당한 사람에게 국가가 더 지원하고 보호할 때, 그것이 국민이 생각하는 '정의'에 더 가깝다. 상식적이지 않은 '정의(正義)'는 '부정의(不正義)'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마치 추상적인 미사여구를 써가면서 '정의'를 표현하더라도 그것이 일반국민의 상식을 벗어난 양태를 가지고 있으면, 그것은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정의를 왜곡하는 수작에 불과한 것이다.소위 '정의로운 사회'는 사회의 구성원들이 서로 신뢰하고 상처를 회복해주는 따뜻한 사회이다. 가해자의 상처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적으로 피해자의 상처를 회복하는 것에 국가가 더욱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풍토를 구축하는 것이 우리사회의 미래를 더욱 희망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본다./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

2013-11-04 공정식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을 얼마나 사랑하는가?

청소년들의 자기 표현은문제 해결위한 분노감정을비공격적 방법으로 표출하는 것자신의 감정을 하소연하거나지지를 구하는 것이므로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현대적 세계관에 의하면 모든 인간은 근본적으로 이기적인 쾌락주의자이다. 경제적 인간과 기계적 인간은 그런 이념의 사회적 표현에 불과하다. 인간은 자연 위에 군림하며 자연을 착취하고 지배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지난 반세기동안 대대적인 산업화와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룩한 우리나라는 그런 세계관을 가진 가장 대표적인 국가일 것이다. 합리성 계발이라는 미명아래 학교에서는 자연과 인간을 분리하는 교육이 계속되고 주류사회의 교육과 경제활동은 청소년들을 '교육'하기보다는 '사육'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모든 청소년을 학교나 학원에 붙잡아두고 도구적 이성의 계발에 초점을 두고 사회적 관습에 잘 맞도록 조건화하고 훈련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그래서 가슴이 두뇌에 의해 대치되고, 자기에 대한 이해 없이 일방적으로 지식이 주입되고 있다.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사이버 공간은 인간과 자연의 분리를 가속시키고 분리를 거부하는 인간 본연의 속성은 분노로 표출되게 된다. 질풍노도의 시기인 청소년기에 이 같은 분노는 곧바로 폭력으로 이어지기 쉽다. 오늘날 많이 나타나고 있는 청소년들의 비행, 우울, 자살, 학교폭력 등 부적응은 여러 가지 사회 환경 요인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이다.이처럼 청소년 문제가 위기적 상황을 맞았음에도 어느 누구 하나 앞장서서 책임을 인정하고 이를 시정하고자 책임지려는 자세로 나서는 이가 없다. 책임의식의 부재는 특히 사회의 지도층, 권력과 지위를 누리며 책임 있는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더 심각하다. 모든 문제를 청소년 자신에게로 돌리며, 교권이니 학생 인권이니 피상적인 말만 되풀이하면서 그들을 세상과 분리하려고만 한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과연 누가 구심점이 되어 책임지고 청소년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책무를 감당하고자 하며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단적인 응답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우리가 그들을 지지할 때 그들은 바로 설 것이며, 힘차게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사회적 지지는 청소년의 스트레스에 대한 요인을 변경시킴으로써, 부정적인 영향력을 감소시켜 건강한 방향으로 강화시켜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사회적지지(social support)란 사회적 관계를 통해 개인이 타인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모든 긍정적 자원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랑, 존중, 인정, 상징적 또는 물질적 도움 등이 포함된다. 부모, 형제를 포함하는 가족, 친구, 교사 등이 중요한 지지원이며, 청소년은 부모와의 관계로부터 애정, 정서적, 물질적 도움을 필요로 한다.부모가 자녀에게 사회적 지지를 주지 않거나 소홀히 하면 청소년의 부적응이 증가한다. 교사들의 지지는 청소년들의 학교 스트레스를 완충하는 기능을 하고, 사회의 지지는 그들을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게 하는 밑거름이 된다. 청소년들의 자기표현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분노감정을 비공격적인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이며, 사회적 지지추구는 주위 사람에게 자신의 분노감정을 하소연하거나 지지를 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청소년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한다.청소년들은 아직 완전하지 않다. 우리는 그들에게 완전함을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 '예의가 없다', '자유분방하다', '아는 것이 없다' 등으로 탓해서도 안되며, 결과만을 강요해서도 안된다. 왜냐하면 그들은 아직 성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리에게 배우며 자라는 미래의 우리들이다. 따라서 우리자신이 그들의 제대로 된 표상인지 끊임없이 반성하고 노력하여야한다. 행여 우리의 삶의 지침을 아이들에게 화풀이하는 일은 금물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기다림이다. 우리의 아이들이 멋진 성인으로 성장하기를 무한한 애정으로 지지하며 기다려야한다./이성철 남서울대 입학홍보처장※ 고성국 칼럼은 개인사정으로 중단합니다.

2013-10-28 이성철

노인을 많이 만드는 사회

노인을 규정할때체력이 저하되는 것보다문제 해결에 있어창의적인 발상의지 유무가 중요만성질환은 일종의 노화현상목표의식과 자신감이 그 예방법우리의 수명이 참 많이 늘었다. 축하해야 할 일이다. 수명이 늘어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은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었다. 상하수도 보급으로 깨끗하게 살 수 있다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이유이다. 이외에도 전염병과 기생충의 퇴치, 여러 분야의 의학적 발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수명이 연장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인은 보통 65세 이상인 사람들을 말하고, 대부분의 사회제도들도 여기에 근거하고 있다. 그러나 65세라는 규정은 사람들의 마음을 터무니 없이 스스로 옭아매버리는 결과를 가져왔다.65세가 된 다음 날부터 사회로 부터 소외되고, 많은 기능이 떨어지는, 사회에 부담이 되는 존재로 전락해 버리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젊은 사람과 나이든 사람이 산에 올라가는 속도를 비교해 보면 분명히 젊은 사람이 빨라 보인다. 그러나 때로는 나이든 사람이 산정상에 먼저 와 있는 것을 보기도 한다. 인간의 창조기능은 육체적인 힘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실수를 최소화하는 경험, 그리고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사물을 유추하는 지혜들이 더욱 중요할 때도 많다. 경험과 지혜는 나이가 들면서 더욱 풍성해진다고 할 수 있다. 노인을 65세라고 정의하는 것이 때로는 옳지 않다. 젊은 나이라고 하여도 목표를 상실한 무기력한 사람이라면 우리는 이러한 사람을 노인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우리는 누구나 '인간답게' 살기를 원한다. 많은 사람들은 인간답게 살기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을 물질적 풍요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때로는 충분한 물질적 조건이면 목숨도 담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의식주에 대한 강한 욕구가 없으면 인간은 나태해지기 쉽다. 일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구현되는 사회를 누구나 기대한다. 그러나 '적절한 보상'이라는 기준은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서 매우 다를 수도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사회적 환경이 적절한 보상을 근본적으로 시행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어떤 이유, 어떤 자기합리화를 내세워서라도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많은 편법들을 동원하고 있다.돈이 많아지면 인간다워지는 것인가.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인간다운 삶'을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고 행동하는 수준으로 생각하면 충분하다. 우리 나라의 경제상황이 어느 정도 좋아지면서 여유있는 생활을 즐기려는 경향이 많다. 사람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이용하여 최대한 즐기고 싶어한다. 이러한 주말 문화가 직장 근무의 질을 높여 주었는가. '월요병', '연휴증후군' 등은 어떻게 이해해야 되는가. 자기발전 또는 삶의 가치를 가장 확실하게 구현할 수 있는 곳이 자신의 직장이 아닌가. 자신의 직장이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아서 이직을 고려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당면한 문제를 돌파하고자 하는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생각이 있다면 거의 대부분의 문제들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서 보람을 찾는다면, 비로소 인간다운 삶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고민과 고통이 없이 가치있는 것을 얻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 사람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는 회피하려고 한다. 노인의 정의는 체력이 저하되는 것을 지칭하기 보다는, 문제해결에 대한 창의적인 발상을 하려는 의지의 유무가 더욱 중요하다. 우리 사회는 '젊은 노인'이 있으면 안되고, 사회환경이 '젊은 노인'을 만드는 분위기가 아닌가를 살펴보아야 한다.우리 나라 사람들의 평균 수명 연장은 반가운 일이고, 축하해야 될 일이다. 한편으로는 사회적 부담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람은 수명이 다할 때까지 인간답게 살기를 바라고, 그러한 사회가 이상적일 것이다. 노인 복지 문제로 벌써부터 첨예한 사회갈등이 잉태되고 있다. 수명이 길어지면 필연적으로 만성질환이 많아진다. 만성질환은 일종의 노화현상이니, 피할 수도 없다. 만성질환, 노화현상, 치매 등의 예방법은 대부분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하면 된다. 많이 움직이고, 일정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성취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 것이 만성질환들의 최상의 예방법이다.나이가 들면서 능력이 없다고 스스로 포기하고, 주위에 의존적이 되는 순간부터 노인이 돼버린다. 나이든 사람은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깊은 지혜를 가진다. 젊은 사람들과 경쟁적인 관계는 결코 아니다. 상호 보완적인 관계다. 나이가 들어도 있는 힘을 다하여 자신의 의미를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회는 나이든 사람들이 경험과 지혜를 발휘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인간다운 삶이 없는 노인을 많이 만드는 사회는 안된다./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 당뇨내분비센터장

2013-10-21 김광원

절규하는 범죄피해자를 위한 복지정책 실천

강력범죄 가해자들을 위한사회복지제도는 잘 돼있는 반면피해자들은 살아있어도 죽은거나다름없는 고통의 삶을 살고있어이들을 보호하고 지원해야 할시스템을 구축 희망을 줘야한다A씨는 35세로 중소기업에서 과장으로 근무하는 성실한 가장이다. 그는 평소와 다름없이 직장에서 퇴근하는 길에 집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여우 같은 아내와 토끼 같은 두 딸을 생각하며, 피자를 두 판 사들고 뿌듯한 마음으로 집으로 향한다. 흥얼거리며 길을 걷던 중 집 앞 길목에서 술에 취한 젊은이가 한 여성을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장면을 발견하고 젊은이를 붙잡고 때리지 못하게 말린다. 그런데 1분도 채 안 되어 A씨는 길바닥에 쓰러지고, 피를 흘리며 숨을 거둔다. 남편이 오기를 기다리던 아내는 도착할 시간이 지나도 연락이 안 되는 남편을 기다리다 집 밖을 나서는 순간 구급차와 경찰차가 스쳐 지나간다.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설마 그럴 리가 없어!' 하면서 다시 남편의 휴대전화로 연락을 해보지만 통화가 안 된다. 그로부터 30분이 지나 남편에게서 연락이 왔다. 짜증이 확 밀려온 아내는 "왜 이제 전화하는 거야?"라고 언성을 높이고 있을 때, "저 여기 경찰서인데요. 남편 분께서 다쳐서 지금 병원에 계십니다"라는 말에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고 멍해진다. 병원 도착 후 남편의 사망소식을 접한 아내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남편의 장례식을 치러야 했다. 그리고 어린 두 딸을 혼자서 부양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사실 아내도 당장 내야 할 공과금 고지서와 월세, 그리고 아이들 양육비에 대한 걱정 때문에 이제 남편의 일은 기억조차 하기 힘들다.아내는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으나, 직장생활을 해 본 경험이 없는 전업주부라 직장을 구하는 것에 두려움이 앞선다. 그래도 엄마이니 일을 해야 한다. 식당에서 주방보조로 취업하여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일해야 겨우 150만원을 벌 수 있는데, 그 사이 아이들을 돌볼 수 없어서 어떤 때는 아이들을 거실에 두고 집 밖에서 문을 잠가두고 출근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모르는 전화번호로 휴대전화가 울린다. "119인데요. 집에 불이 났습니다. 아이들은 병원에 있는데…, 빨리 와주세요." 부랴부랴 병원에 도착해서 응급실에 가려는데, 영안실로 가란다. 가족을 모두 잃은 아내는 기절을 한다. 아침 햇살에 눈을 떠보니 늙으신 친정아버지가 병실에서 안쓰러운 얼굴로 그녀를 쳐다본다.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죽지 못해 하루를 살아야 하는 그녀는 어디서 본 듯한 사람의 이야기를 신문기사로 접하게 된다. 10년 전 살인을 저질렀던 사람이 출소한 후 독특한 아이디어로 자수성가하였다는 것인데, 가만히 내용을 들여다보니 남편을 살해했던 그 젊은이다. 그 젊은이는 교도소에서 직업훈련으로 여러 가지 자격증을 취득하였고, 출소 후에는 국가로부터 출소지원금을 받아 사업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신문에는 정장차림으로 얼굴에 윤기가 흐르는 멋진 모습의 사람이 그녀를 비웃듯이 쳐다보고 있다. 남편을 잃은 후 생활고에 시달리다 아이들마저 저 세상으로 먼저 보낸 후 몇 번이나 자살시도를 했던 그녀의 과거들이 분노와 눈물로 변해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다. 그를 만나봐야겠다. 그런데 그를 만나겠다고 용기를 내다가도 다시 주저앉는다. 마치 내가 죄인이라도 된 듯이 도저히 발걸음이 옮겨지지 않는다. 이렇게 살 바에야 차라리 죽어버리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그녀는 허름한 지하 단칸방에서 유서 한 장 남기지 않고 부질없는 목숨을 끊어 차가운 시신이 된다.이 글은 실제 사건을 각색하여 작성한 것이다. 그런데 어쩌면 강력범죄의 피해를 당한 사람들의 삶이 이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살아있어도 죽은 거나 다름없는 이들의 삶에도 희망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 사회복지사업법상 범죄피해자는 지원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가해자는 지원대상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결국 가해자를 위한 사회복지제도는 촘촘히 매우 잘되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가해자를 위한 교정교화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우선해야 할 것은 범죄피해로 절규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장기간 지원하는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우리는 신이 아닌 이상 누구나 언제든 범죄피해자가 될 수 있다. 정치인들이 표방하는 '정의롭고 신뢰가 두터운 사회!', 그것은 우리가 그동안 소홀했던 사람들을 진정 눈여겨볼 때 가능한 것이다./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

2013-10-14 공정식

창의성 있는 학부모가 창의·인성 자녀를 키운다

부모는 자녀의 사고과정을격려해 주는 것이 중요하며신뢰감으로 호기심과 창의성을계발시켜 주는 밑거름이 된다이를통해 스스로 계획 결정하고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교육의 근본 목적은 오늘을 딛고 미래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을 키우는데 있다. 미래 사회는 다양한 학문과 기술들이 융합된 새로운 지식과 가치의 창출을 요구하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교육은 '집어넣는 교육'이 아니라 '끄집어내는 교육'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의 잠재력과 바람직한 가치관을 '찾고 키워주는' 교육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 그 핵심 키워드가 바로 '창의성'과 '인성'이다. 그러나 창의성과 인성을 겸비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학교교육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창의·인성 교육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학부모의 이해와 참여가 필요하다. 가정은 학습동기 부여, 인성계발 등 학생들의 교육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곳으로 학부모의 인식 정도가 창의성과 인성교육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특히 창의성 교육이 학교에서 핵심 교육 및 기록·평가 항목이 되고 상급 학교 진학과도 연계됨에 따라 그 중요성이 더해가고 있다.창의성을 기르는 진정한 자기주도적 학습은 아이를 둘러싼 여러 요인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줄 때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다. 특히 아이가 어리거나 아직 학습 습관이 몸에 배지 않은 경우 학부모와 교사, 학습프로그램, 교육기관 등의 환경적인 요인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성공적인 자기주도 학습을 위해서는 먼저 좋은 학습코치가 필요한데, 이는 아이 스스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능동성과 동기를 유발함으로써 올바른 학습습관이 정착되도록 도와주는 조력자를 말한다. 아이의 가장 가까이 있는 학부모는 좋은 코치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창의·인성교육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학부모 자신이 주도적으로 창의·인성교육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하며 모니터링할 수 있어야 한다. 흔히 창의성이 예술분야에서 많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창의성은 요리, 음악, 언어, 수학, 컴퓨터, 의학 발명 등 모든 분야에서 꽃 피울 수 있으므로 학부모는 자녀가 어느 분야에서 창의성을 보이는지 잘 살펴보고 자녀의 창의성을 계발시키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창의성은 저절로 머릿속에서 어느 순간 갑자기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아니고 다년간의 기초지식과 인성교육의 노력과 훈련에 의한 산물이며 부화기 없이는 불가능하므로 어려서부터 체계적이고 다각적인 훈련을 받아야한다.학부모는 자녀의 창의성 계발을 위해서는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한다. 이를 위해서 첫째, 자녀가 심리적으로 안정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한다. 자녀의 사고 과정을 격려해주는 부모의 태도는 자녀에게 자신이 부모로부터 사랑받고 지지 받는다는 심리적 신뢰감을 주어 자녀의 지적 호기심과 창의성을 계발시켜주는 밑거름이 된다. 둘째, 주도적 학습태도와 자기 결정력 함양을 위해 자녀가 스스로 계획하고 결정하며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스스로 자기 자신의 하루를 계획하고 설계하도록 하는 것이 창의성을 계발하는 데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셋째, 물리적으로 창의적 자극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예컨대 창의적인 글쓰기, 예술작품 만들기, 과학적 놀이를 위한 책과 도구 등을 통한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어야 한다. 아울러 자녀와 창의적 대화하기 또한 중요한 부모의 역할이다.그러나 불행하게도 대한민국에는 상기내용을 수행할 만한 시간적·경제적 환경을 가진 학부모는 그다지 많지 않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맞벌이 부모 및 소외계층 학생들을 위해 국가와 지역사회가 멘토링 네트워크구축을 통한 재능나눔활동 등을 통해 학부모의 역할을 보완해 주어야 한다. 교육 현장에서 창의·인성 교육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창의·인성 교육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창의·인성 교육을 전방위적으로 실시할 때 소기의 목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인성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이해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학부모 스스로가 교육의 주체가 되어 학교 교육과 상생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될 때 한국에서의 창의·인성 교육이 새로운 교육 모델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이성철 남서울대 입학홍보처장

2013-10-07 이성철

진용을 다시 정비하라

정기국회·국감·예산까지…있는 힘 없는 힘 다 쏟아부어도어려운 판에 개편설로 장관들이힘 빠지면 국정운영 공백 불보듯그렇더라도 진용의 일대 개편은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박근혜 대통령이 또 한번 인사 사고를 당했다. 채동욱, 진영으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겠으나 이대로라면 인사사고는 계속 터질 것 같다. 언제 어떤 형태로 터질 것인가가 문제일 뿐….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사건이지만 채동욱과 진영 사건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 채동욱 건은 대통령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변명도 가능하고 남 탓도 해볼 수 있다. MB정부에서 하고 나간 잘못된 인사라는…. 그러나 진영 건은 어떤 변명도 허용되지 않는다. 대선캠프에서 공약실무 책임을 맡았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인수위 부위원장으로 임명돼 사실상 정책 인수인계를 총괄했던 사람이 진영이다. 대통령은 이런 진영을 보건복지부 장관에 발탁함으로써 복지 공약에 대한 실천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하는 효과를 거뒀다. 그런 진영이 청와대와의 갈등과 무기력증을 공개적으로 호소하며 사표를 던진 것이다. 대통령의 등에 칼을 꽂은 것과 무엇이 다른가. 취임 7개월 만에 찾아온 이번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조기 레임덕이 오지 말란 법도 없다. 레임덕은 이렇듯 권력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시작되는 법이다.뜻하지 아니 한 인사사고로 인해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는 것도 중요한 상황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고 급한 것은 어수선하고 뒤숭숭한 민심을 수습하는 것이고 흐트러진 공직기강을 다잡는 것이다. 사상 초유의 감찰불복 사태, 장관의 항명과 직무거부 사태를 보는 국민의 참담한 심정을 어루만지는 것이다. 무너져가는 국민의 신뢰를 다시 세우는 것이다. 촌각을 지체할 수 없는 비상사태다. 대폭 개편 이상으로 좋은 대안은 없다. 청와대와 내각 그리고 여당의 지도부까지 총괄하는 범여권 권력지형의 일대 개편을 단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난 7개월여의 시행착오를 바로 잡고, 새출발해야 한다.정부조직개편의 지연과 인사지연 사태, 여기에 내습한 북한의 군사위협 등으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7개월 여의 국정을 일종의 비상상황처럼 운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사상 문제가 있었어도 그때그때 바로 잡지 못했고 원점에서 재검토하지도 못했다. 이제 그럴 때가 되었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도 어느 정도 제어됐고 미국, 중국, 러시아, G-20 외교 등 급한 외교안보 사안도 1차 마무리됐다. 이제 민생을 돌보고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때가 되었다. 대대적인 개각을 통해 분위기를 일신해 새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국민통합과 민생안정, 이 두 과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범여권의 인재풀을 최대한 가동하며 야권까지 포괄해 각계각층의 인재를 발굴해야 한다. 거국내각을 구성하겠다는 각오로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 지난 7개월여간 지겹게 보아온 정파갈등구조에 더 이상 발목 잡히지 않으려면 대통령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개각설이 터져나오자 청와대는 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정현 홍보수석이 직접 나서 '어떠한 개편도 없다'고 강조한 것이 그렇다. 청와대의 고충을 이해못할 바 아니다. 정기국회가 열려있고 막 국정감사가 시작되려 하고 있다. 예산도 기다리고 있다. 있는 힘 없는 힘 다 쏟아부어도 어려운 판에 개편설로 장관들의 힘이 빠지면 국정운영에 나사가 빠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럼에도 나는 진용의 일대 개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덮는다고 덮어지기 어려운 상태까지 왔기 때문이다. 차라리 다 드러내놓고 원점에서 다시 그림을 그리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정기국회는 중요하다. 그러나 국정은 더 중요하다. 지금과 같은 어수선한 모습으로 국정을 힘있게 안정적으로 운영해나가는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대통령만 고생할 뿐이다. 그러므로 다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에 풀어낼 사람은 대통령밖에 없기 때문이다./고성국 정치평론가

2013-09-30 고성국

일본인, 그들은 우리에게 누구인가?

한국인과 일본인 유전자 구조는전세계 인종중 가장 유사하고언어도 한 뿌리라는 사실 입증일본인들은 한국과 일본은운명을 같이할 숙명적 존재임을깨닫고 함께 발전하는 길 찾아야지진해일로 인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붕괴는 일본이 우리의 이웃이라는 연민의 정을 느꼈던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어지는 일본의 왜곡된 역사의식과 독도영유권 문제로 우리는 또 한번의 처절한 좌절을 맛보았다. 연민의 정은 저주로 바뀌었다.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 배신을 하면 그 복수는 그 깊이만큼 더욱 처절해지는 것이 인간인가. 우리와 일본은 사사건건 맞부딪친다. 이러한 충돌들은 어느 한 분야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역사인식, 영토갈등, 재일교포의 정체성, 문화의 정체성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가히 생활 전반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우리와 일본의 역사는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백여년의 역사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수 천년 아니 한반도와 일본열도가 지구상에 생겨날 때부터 어쩔 수 없는 운명적인 관계라고 생각된다. 우리와 일본의 갈등구조는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숙명적인 것이라고 체념해야 되는가.2001년 12월 23일, 아키히토 일왕이 "제 50대 간무왕의 생모는 백제 무령왕의 직계 후손이다. 내 몸에도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라고 직접 밝힌 바 있다. 일왕이 직접 언급한 것이 매우 이례적이다. 만일 일본 일반인이 그러한 말을 했다면, 아마도 일본 우익단체의 테러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이후 2004년 8월 3일 일본 왕자가 백제 무령왕릉을 찾아와 제사를 지냈다. 또한 2009년 4월 18일 백제왕족 임성 태자 후손이 익산 무왕릉과 부여 왕릉원에 제사하고, 익산 미륵사지에 참배하였다. 백제와 일본왕실간의 혈연관계는 우리의 막연한 또는 의도적인 주장이 아니고, 일본 왕실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660년, 백제가 나당연합군에 의하여 패망한 후 백제 부흥을 위하여 일본국의 모든 국력을 쏟아부어 치러진 서해의 '백강전투'는 백제와 일본국간의 혈연적 관계를 증명해 주고 있다.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보중 하나인 국보 83호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고 자랑하는 국보이다. 일본의 국보 1호인 '목조미륵보살반가상'을 본 적이 있는가. 일본 여행중에 스쳐 지나간 사람도 있고, 유심히 살펴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두 나라의 '미륵반가상'의 너무 닮은 모습에 어리둥절한 기억을 가진 사람도 더러는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일본 미륵상도 우리의 미륵상을 조각한 장인 또는 문하생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일본 미륵상의 모습은 일본명치시대 이전에는 우리의 미륵상과 더욱 더 닮았었다고 한다. 명치시대를 거치면서 일본의 미륵상은 보수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모습으로 태어났다고 한다. 조금은 일본인의 모습을 더 닮은 모습으로 성형했다고 할까. 그렇다고 하여도 본 바탕은 그렇게 많이 변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가능하면 원형을 유지하는 것이 문화재 보수의 원칙이 아닌가. 왜 구태여 본래의 모습으로부터 벗어나려고 애쓰는가.한국인과 일본인의 유전자 구조는 전 세계의 모든 인종중에서 가장 유사하다. 유전질환의 발현 빈도, 유전질환의 발현 양상도 매우 유사하다. 일본인의 구성은 선주민(조몬인)과 한반도에서 건너온 도래인(야요이인)의 혼혈이며, 인구비율로 도래인이 다수였다는 것이 대체적인 연구결과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철저히 부정하고 일본인 고유의 종족유래설에 아직도 집착하는 부류도 있다. 한국인이 가장 쉽게 배우는 말이 일본말이다. 일본인 언어학자들 중에는 한국어와 일본어는 서로 한 뿌리에서 나왔음을 여러 사실을 들어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일본학자들은 일본어는 독자적인 뿌리를 가진 자신들의 고유언어라고 주장한다. 한국과 일본의 역사왜곡은 일본의 명치시대를 거쳐 일제시대에 와서 극에 달한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은 일본인에 의하여 지배를 받아야 되는 민족이며, '일본인 우월주의'에 맞게 역사의 왜곡이 시작된 것 같다. 우리의 말과 우리의 문화를 말살하고, 심지어 민족성의 열등감까지도 은연중에 부각시키고자 하였다.한국과 일본은 운명을 같이 할 수밖에 없는 숙명적 존재인 것 같다. 이것은 좋고 싫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받아들여야 한다.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머리속에서 '조센징'이라는 비속어를 빨리 지워버려야 한다. 일본에는 아직도 자국 우월주의에서 못 벗어난 정치인이 있는 것 같다. 인접국의 역사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 우월이나 시혜가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함께 발전하는 것이다./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 당뇨내분비센터장

2013-09-23 김광원

공감무능력자

사회고도화 개인의 권리 우선시공감능력없는 사람들 크게 늘어피해당한 사람만 바보되기 쉬워오히려 피해자가 침묵하는 현실우리조상 이웃배려 마음 되살려소통·더불어사는 사회만들어야세상을 살다보면, 간혹 다른 사람에게 작게 크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 어떤 이유이든 상처를 준 사람이 정상적 심리를 가지고 있다면 피해자에게 죄책감을 갖게 마련이고, 그래서 상처를 받은 사람에게 진정한 사과를 하기도 한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기에 상처를 받은 사람이라도 가해자의 정성스럽고 진심어린 마음으로 요청하는 용서에는 흔쾌히 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잘못을 해놓고도 사과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가해자들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도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에 급급하고, 잘못된 행위의 결과를 축소하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다. 심지어 자신이 오히려 피해자라고 우기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을 우리는 공감무능력자라고 지칭한다. 공감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일수록 정말 재미없고 냉정하다. 서로를 의심하고 경계하며, 기계적으로 사는 사람들로 가득차게 된다.과거 우리의 선조들은 이웃에 나쁜 일이 생기면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아픔을 함께 느끼고 정성껏 도와주는 역지사지(易地思之)와 인지상정(人之常情)의 정신을 중시하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우리의 삶은 그 옛날의 배려하는 마음보다는 개인의 권리를 더 강조하고 침해하지 않는 삶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변해 버렸다. 그러다 보니 공감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는 것인지도 모른다.우리는 주변에서 공감능력이 없는 사람들을 쉽게 만나게 된다.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할머니를 보고도 못 본척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 또래학생을 집단으로 폭행하고 피흘리는 장면을 보면서 낄낄거리는 아이들, 어린 아이를 끌고가 성폭행하는 것을 목격하고도 말리지 못하는 사람들, 가진 자가 못가진 자에게 부리는 허세,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무자비하게 눌러버리는 잔인함, 이 모두 공감무능력자들이 보여주는 작태이다.공감무능력자의 대표격은 아마도 연쇄살인범으로 잘 알려진 유영철, 강호순, 정남규 등일 것이다. 이들은 2000년대 한국사회를 분노케 했던 흉악한 괴물들이다. 그들은 약한 여성들을 성적으로 농락하고 살해하면서도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일종의 게임을 하듯이 유희를 즐기면서 살인에 집착하였다. 그런데 공감무능력자는 범죄자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명인사 중에도 있을 수 있고 매우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 중에서도 존재한다. 범죄학자들은 공감무능력자의 수를 전체 인구중 약 1%정도 된다고 추정한다. 그렇다면 한국사회에도 약 50만명의 공감무능력자들이 아무런 제재나 감독도 받지 않고 우리의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끔찍한 일이다.공감무능력자가 많은 사회에서는 피해를 당하는 사람은 바보가 되기 쉽다. 피해를 당한 사람에 대하여 '어리숙하니까 당한거지, 뭐하러 밤늦게 돌아다녀, 보험금은 많이 받았겠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피해를 당해도 피해사실조차 이야기하지 않고 숨겨야 하고, 설혹 발각되더라도 수치심과 비난을 우려해서 적극 부인해야 하는 이상한 사회이다.연일 범죄로 인해 피해자들은 매일 생기고 있다. 그런데 범죄가 발생하면 우리는 범죄자가 어떻게 범행을 했는지에 관심을 갖지만, 그 범죄의 피해자가 어떤 상태이고 어떤 심정인지에 대하여는 잘 모른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범죄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이 오히려 삶의 터전을 떠나 이사를 가고 신분을 숨기고 살아야 하는 현상이다. 학교폭력을 행사한 가해학생보다 오히려 피해를 당한 피해학생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야하는 현실도 마찬가지다.과거 우리 조상들은 가난하게 살면서도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을 중시하였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누구나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상기하고 서로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도와주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피해를 당한 사람에게 이웃처럼 관심을 갖고 인지상정의 마음으로 정성껏 지원하는 사회분위기를 정착시켜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 사회에서 공감무능력자를 몰아내고 정상적 심리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 어울리면서 재미있고 행복하게 세상을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해본다./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

2013-09-16 공정식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꿈과끼를 살릴 수있는 행복한 학교와입시 간소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정부는 사회 각분야 이익집단의맹목적 기득권 집착에서 벗어나백년지대계 대입정책을 수립해야지난 8월 27일 발표된 대입 정책 개선안에 따르면 1994년 수능체제 도입 이후 올해 처음 시행되는 국어·영어·수학 수준별 시험(A·B형)이 내년부터 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대입 핵심정책이 시행된 지 한두 해 만에 사라지는 경우가 1954년 '대학국가연합고사 실시', 1994년 '수능시험 2회 실시', 2008년 '수능 등급만 제공' 등에 이어 또다시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10년도에 발표된 수능 개편안에서 재론된 수능시험 2회 실시안은 나오자마자 반대여론에 부딪혀 실시가 보류된 상태이며, 지난 정부 출범 시 2013학년도 입시부터 실시하겠다는 국가영어능력시험(NEAT)의 수능연계방안은 개발 예산만 낭비한 채 시행 한 번 해보지 못하고 백지화되었다.교육은 한국인의 꿈이고 희망이다. 좋은 학교를 졸업하면 사회적 신분이 향상되고 더 좋은 직장을 얻어 평생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자식이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기를 원하는 부모의 마음에 누구나 할 것 없이 자녀교육에 열성적이다.개인적인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도 교육은 꿈과 희망이다. 인적자원 이외에 내놓을 만한 것이 별로 없었던 우리나라는 교육을 통해 국난을 극복하고 더 나은 나라가 될 수 있다고 믿고 교육을 중시하여 왔다. 개발연대의 치맛바람이 오늘날의 경제성장과 국가적 부 창출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그러나 21세기에 들어 교육환경의 변화를 주도하는 시대적 전환은 모든 국가로 하여금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으며, 국가발전전략의 큰 틀 또한 사회와 국가 전체의 구도 속에서 교육체제의 경쟁력 제고가 최우선의 개혁과제가 되고 있음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들도 교육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지식기반사회에 부합되는 기본여건과 활용체제 구축을 서두르고 있는 실정이다.우리나라도 지난 10여년간 수많은 교육 개혁안을 통해 시대에 맞는 교육의 틀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일관성 없는 조령모개(朝令暮改)식 정책 입안은 추진과정에서 많은 갈등과 변화를 초래하였다.예컨대, 2002년 실시된 수도권 5개 신도시(분당, 산본, 일산, 중동, 평촌) 고교평준화정책은 서울 강남지역의 급격한 인구유입으로 인한 아파트 매매 및 전세가 폭등 요인의 주범이 되었으며, 2008년도부터 도입된 입학사정관제는 계층 간의 격차를 심화시켜 사회학적 양극화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도입 당시 입학사정관제는 사교육비 절감과 공교육 정상화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사랑의 묘약(?)으로 언론을 장식하였으며 정부, 학부모, 대학 등 또한 최상의 정책이라며 야단법석(惹端法席)을 떨었었다. 정부는 사교육비 절감과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제도적 돌파구로, 학부모는 당신 자녀가 공부가 뒤떨어지더라도 재능이 있으면 혹시 좋은 대학에 입학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에, 대학은 나름대로의 인재상에 걸맞은 신입생을 안정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수단으로, 각자의 이해타산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현 정부 들어 폐지한다는 언론기사가 나올 정도로 미래가 불투명한 상태이다. 이 밖에도 문·이과 폐지,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 도입 등 해결되어야 할 많은 문제가 남아있다.학부모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장관이 바뀔 때마다 정부가 내놓은 교육 개혁안이 얼마나 많은지 셀 수도 기억도 할 수 없다. 이번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은 간소화란 미명하에 또다시 학생, 학부모를 혼돈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고 있다. 하지만 학부모는 여전히 우리아이들의 꿈과 끼를 살릴 수 있는 행복한 학교와 대학입시 간소화 방안에 대한 정부의 기대치를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사회의 각 분야 이익집단의 맹목적 기득권 집착에서 벗어나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에 걸맞은 대입정책을 수립하여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과 불안감을 경감하여 주기를 바란다./이성철 남서울대 입학홍보처장

2013-09-09 이성철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지지율 80%대 기록땐누구도 이의를 달지 못할 것퇴임 후 국민 사랑·존경왕성한 사회 국가활동도 잣대21세기 한국형 복지모델 안착 등새질서 구축 진검승부를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하길 바란다. 대통령의 성공은 곧 국민의 성공이고 나라의 성공일 것이기 때문에.무얼 기준으로 대통령의 성공과 실패를 나눌 것인가. 궁극적으로는 역사의 평가에 의해 가려질 터이지만 역사적 평가를 기다리기 어려운 당대의 사람들에게 성공한 대통령이란 다음의 두가지 의미로 다가 올 듯싶다.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퇴임할 때의 지지율이 80%대를 기록한다면 성공한 대통령이란 평가에 누구도 이의를 달지 못할 것이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 퇴임 후에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으면서 왕성한 사회국가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이 또한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근거가 될 것이다.취임 초에도 어려운 80%대의 지지율을 퇴임 때 기록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이 있을 수 있겠다. '그렇다'고 답하고 싶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런 대통령이 나오지 았았지만 칠레의 바첼레트, 브라질의 룰라 모두 퇴임 때 80%대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우리라고 그런 대통령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지 않은가!대통령으로서는 형편없었으나 퇴임 후 대통령으로서 썩 괜찮은 평가를 받는 카터같은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퇴임 후 대통령의 위상은 1차적으로 재임시의 치적과 지지율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대통령의 성공요건으로 퇴임 후 대통령의 활동여부를 제시한 것은 제대로 된 전직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싶다는 희망도 있지만 그보다는 성공한 대통령이 성공한 퇴임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지난 6개월을 돌이켜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할 가능성은 반반 정도인 것 같다. 인사파동같은 집권초의 어려움을 잘 극복해 60%대의 지지율 관리에 성공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상태로 퇴임 때 80%의 지지율을 기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뭔가 크게 변하고 크게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는 말이다.박근혜정부는 140개 주요 국정의제를 선정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성공은 그저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도 사람이므로 수많은 작은 의제들 속에 매몰되면 국정의 중심을 휘어잡기 어렵다. 말하자면 대통령의 주요 관심사안을 제대로 밀어붙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박근혜 대통령은 출마선언에서 산업화, 민주화라는 20세기 패러다임을 넘어서 21세기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새로운 원칙의 대북정책 추진을 통해 남북관계를 재구조화 하는 일, 새로운 대미·대일·대중·대러 외교를 통해 21세기 신국제질서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일, 신성장동력 발굴과 상생적 기업문화정착을 통해 연평균 4~5%내외의 중성장 시대를 열어젖히고 일자리 문제의 해법을 찾아내는 일, 복지확대에 걸맞은 재원 확충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 한국형 복지모델을 안착시키는 일, 사회적 합의와 공론화를 기반으로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어 내 노·사, 노·노 상생모델을 구축하는 일, 이념갈등과 사회적 대립의 20세기를 발전적으로 넘어설 수 있는 국민대통합의 기운을 만들어내는 일 등이 박근혜 대통령이 출마선언에서 주창한 새로운 질서를 열어젖히는 일에 해당될 것이다.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여부는 1차적으로 대통령이 얼마나 과감하게 다른 여타의 잔잔한 국정 이슈들을 총리와 장관들에게 책임위임하고 얼마나 치열하게 진짜 중요한 대통령 어젠다에 집중하는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말 그대로 대통령으로서 할 만한 일들, 대통령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한 역사적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 관심사안에 대한 이와 같은 전략적 재조정에 따르는 인사개편과 새누리당을 비롯한 범여권의 분위기 일신은 따로 지적할 것도 없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지난 6개월의 시행착오가 대통령의 역사적 소명에 대한 반성적 성찰 속에서 새로운 국정운영으로 나타났으면 한다. 5년 단임에서 6개월이라면 학습기간으로는 충분한 시간일 터. 이제야말로 진짜 승부에 돌입해야 할 때다./고성국 정치평론가

2013-09-02 고성국

습관은 제2의 천성이다

수명과 질병을 결정하는건부모로부터 물려 받은유전자만으로 되는게 아니고후천적인 생활습관 등이유전자에 영향을 줘결정된다고 할수도 있다무병 장수의 꿈은 인류의 가장 큰 꿈 중의 하나이다. 의학연구비의 상당한 부분은 항노화 연구에 투자하고 있다. 장수하는 지역과 나라에 대한 역학 연구를 통하여 100세 장수인의 특성을 발표하고 있다. 우선은 장수인이 생활하는 주위의 지리적 여건과 생활습관에 대한 특징에 대한 분석이다. 다음은 장수인의 혈액검사를 통하여 장수의 특징을 찾아보려는 노력이다. 이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장수인의 유전적 특징을 찾는 연구이다. 일부 성과도 있었지만 아직도 큰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불충분하다.의학연구는 노화 또는 질병이 생기는 원인을 찾아서 예방과 치료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 질병의 원인을 설명하는 것은 인류 역사상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주장이 있었다. 그 논쟁을 정리하면 "건강과 장수는 타고 나는 것이냐, 아니면 자신의 삶의 방식에 의하여 결정되느냐"이다. 특정한 색깔을 구분 못하는 색맹, 출혈이 잘 멎지 않는 혈우병 등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표적인 유전질환이다. 이러한 유전질환은 자녀와 형제간에 발병될 확률을 비교적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당뇨병, 비만증, 고혈압 등도 가족들 사이에서 닮아가는 것을 자주 경험하게 된다. 이외에도 가족간에 체형, 체질, 생리현상, 수명 등도 가까운 친척일수록 더욱 닮아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과거에는 특정한 유전물질이 대를 이어서 전달된다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기본적인 생각은 지금도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 세포의 핵 안에 뭉쳐진 염색체는 하나의 '실'이 수없이 많은 겹으로 꼬이고 꼬인 실타래 뭉치이다. '실'의 구조를 다시 확대하면 두 가닥이 종으로 횡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각각의 가닥은 약간씩 모양이 다른 분자 조각으로, 이들이 일렬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염색체 '실'의 이중 가닥을 이루는 '분자 조각'을 DNA라고 한다. DNA가 수백 개 또는 수천 개가 연결되어 하나의 기능 단위를 만든다. 여러 개의 DNA가 연결된 기능단위를 '유전자'라고 칭한다.하나의 염색체에는 보통 수천 개의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다. 유전자 하나 하나는 자신들의 고유한 단백질을 만들어 개개인 체질적 특징을 결정한다. 이러한 생물학적 특징 때문에 많은 생물학자와 의학자들은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유전자들을 모두 분석하는 대규모의 유전체 연구사업을 수행하였다. 현재는 마음만 먹으면 개인들의 전체 유전체 분석이 현실화된 단계이다. 그렇다면 유전체 분석을 통하여 개인들의 질병발현 양상과 수명을 예측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말인가.얼마 전에 한국과 미국에서 20년 가까이 입양으로 떨어져 살았던 일란성 쌍둥이의 이야기를 방송한 적이 있다. 일란성 쌍둥이는 모든 유전자의 구조가 동일하여 외모에서부터 행동 그리고 질병양상, 수명까지도 매우 비슷하다. 그러나 방송에 나타난 일란성 쌍둥이는 체형을 포함한 외형이 너무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상식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의외의 상황이었다. 대규모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흥미있는 연구결과가 있다. 만일 유전자가 생명현상의 모든 것을 설명한다면, 수명과 질병현상도 동일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들 쌍둥이 간에 질병들의 일치율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죽음의 원인이 되는 질환의 일치율은 더욱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수명과 질병을 결정하는 것은 유전자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생활습관 등이 유전자에 영향을 주어 결정된다고 할 수도 있다. 유전병으로 알려진 질환들은 대체로 하나의 유전자로 결정된다. 그러나 비만증, 당뇨병, 고혈압 등은 하나의 유전자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10개 이상 때로는 100개 이상 유전자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한다.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생활습관에 의하여 유전자 구조에 변형이 생긴다.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출생 시의 유전자는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운명적인 천성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운명적이라고 여겨진 유전자의 발현양상이 고정불변인 것은 아니다. 후천적인 생활습관을 통하여, 유전자의 발현양상이 달라지고, 수명과 질병형태도 달라진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체질이지만, 후천적인 습관에 의하여 운명을 바꿀 수 있다. 습관은 제2의 천성이다./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 당뇨내분비센터장

2013-08-26 김광원

대학교육의 탈정치화를 위하여

대학에서 진지한 성찰은 없고알 수 없는 요상한 수식어로이름만 거창한 표어들만 난무이젠 대학 구성원들의 반성과근본적 변화와 혁신노력 없이는곧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될것지식정보화 사회가 전개되면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교육, 그 중에서도 대학교육이다. 특히 한국에서 대학은 그 이전단계의 모든 교육을 제어하면서도 결산하는 존재이다. 그래서 대학의 책임은 막중하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 대학은 오늘날 격심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그것은 대학교육현장에서 지식정보화 사회의 요구와 신자유주의 시대의 경쟁논리가 어떠한 논리적 성찰없이 뒤섞이는 현상과 관련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러한 혼란의 결과 대학에서의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한 노력은, 창의성조차 화석화시킴으로써 위기에 처해 있고, 오직 신자유주의 논리만이 횡행하게 되었다. 대학은 영혼이 없는 교육을 강제하면서도, 수많은 보도자료로 자신을 화장하는 데만 열중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지식정보화 사회의 등장은 평생학습의 시대를 열었다. 대학교육이라는 측면에서 단순화하자면, 학생들의 주체적 삶의 태도 정립에 기반을 둔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의 육성이라는 과제가 제기된 것이었다. '가르치는 것'에서 '배우는 것'으로 변화한 새로운 교육상황은 대학·사회 구성원들의 진지한 토론과 성찰을 통한 대학교육의 전면적 개편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교육 패러다임에 일대 변화가 발생하게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대학 행정당국, 교수, 학부모, 관련 행정기관 모두의 발상의 전환이 요청되었는데, 현실 속에서는 그렇게 진행되지 않았다.우선 대학교육에 대해 가장 강한 영향력을 가진 집단(정치인, 관료, 총장, 이사장 등)은 대부분의 경우 장기적 노력이 필요한 교육과제를 주로 짧은 시간 안에 해결하려는, 매우 무모한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교육과 관련된 문제들이 단기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경우란 거의 없다. 그러나 최근의 경향은 경쟁에서의 단기적 우위확보라는 것을 명분으로 내걸고, 교육 관련 정책들이 경험적 자료분석에 기반한 귀납적 방법으로 수행되기보다는, 놀랍게도 리더(정치화된 행정가, 총장, 이사장)의 '주관적 신념'에 따라 진행되는 경향이 당연시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 교육은 시장의 왜곡된 논리로 무장한 '강자'의 논리하에 '정치화'되었다.정치화된 교육은 오직 정치적 이해관계에 교육을 종속시키게 만들었다. 그래서 자신의 업적을 과장하기 위해 전임자들의 노력을 완전히 무시하거나, 심지어는 파괴까지 하면서, 무언가 차별있는 것을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우려는 '경영형' 정치인·총장·이사장이 '화려하게' 등장하게 되었다. 하지만 오히려 대학은 교육 수요자의 신뢰를 잃게 되었고, 교육은 황폐화되었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대학의 잠재력은 일회성 정치적 이벤트를 위해 소진되어 버렸다. 그래서 대학에서 진지한 성찰은 사라지고,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요상한' 영어로 수식된, 이름만 거창한 수많은 표어들이 교육현장에 난무하게 되었다. 서로를 존중하고 격려하는 공동체적 대학문화는 사라지고 천박하게 정치화된 시장문화가 대학을 지배하게 된 것이다.지식정보화 사회가 성숙한 단계에 접어든 지금, 한국사회가 직면한 대학교육의 위기는 교육현장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들의 진지한 자기 성찰과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우선 대학사회 지도자들의 성찰과 근본적 발상변화에서 시작되지 않으면 안 된다. 변화와 혁신을 말하면서 그것을 말하는 자신은 항상 대상에서 제외하는 '악습'이 타파되지 않고는 대학의 장래는 기대하기 어렵고, 현존하는 대학들 중 대부분의 대학들은 수년래에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많은 대학의 구성원들은 그러한 위기를 절실하게 감지하고 있고, '생존을 위한 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들은 교육을 변덕스러운 '정치적 수사'의 무대에서 구출하여 본래의 자리로 되돌리려는 시도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물론 아직도 자기성찰에 기반한 혁신이 더 필요하고, 그것이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서만이 달성될 수 있으리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아니라 공동체적 가치를 대학이 만들어갈 수 있다면 그래서 교육문제를 탈정치화시킬 수 있다면 장래 대학교육은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될 것이다./김태승 아주대 사학과 교수

2013-08-19 김태승

왜 대한민국에는 건국절이 없는가

UN 사무총장·G20 의장국…높아진 대한민국 국제적 위상에건국절 없자 외국인들 반응 싸늘조국에 대한 애정과 신뢰 엷어져건국초기 목숨걸고 지키려했던자유민주주의 제도마저 흔들려8월15일은 광복절이자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에 건국절은 없다. 건국절이란 한 국가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가를 상징적으로 표현해주는 기념일로서 한 개인의 생일과 마찬가지로 국가 공동체에는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것이다. 국가에 있어 건국을 기념하는 경축일은 결국 국가의 건국이념과 함께 국가가 건설되어 온 과정을 다시금 기억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국가 정체성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국가 정체성은 국민이 국가에 대하여 갖는 심리적 유대감과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충성심, 애국심과 같은 신념체계를 의미하기도 하고 국가의 정치, 경제 등 지배적 사회제도에 대하여 국가 구성원들이 지니는 믿음과 일체감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대한민국의 건국일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정통성 수호와 깊은 관련이 있다.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헌법을 제정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실현시켰으며,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해 현재의 번영의 기틀을 마련한 대한민국의 건국은 우리 한민족의 역사상 분명 최대의 혁명이었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의 건국은 자랑스럽게 기념해야 할 가치가 충분히 있으며, 국가의 정체성 확립이라는 측면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건국절 제정의 문제는 현실적으로 이해관계 집단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어 아직까지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대한민국 건국절 제정의 정책과정을 생각해보면 현재 우리에게 매우 유용한 방법론을 찾을 수 있다. 건국절 제정이 지니는 이념적 특성과 정치적 민감성 및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적 분위기의 특성으로 인해 합리적 해석이 어려운 문제라는 점에서 비분석적 문제정의가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대한민국 건국절 제정의 문제는 상징성을 활용한 문제 정의가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특히 '대한민국 건국'이라고 하는 상징성은 그것을 뒷받침해 주는 역사적 배경의 유형이 그 상징의 효력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건국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권위 있는 학술연구와 그것을 기반으로 한 역사적 당위성을 강조하는 것도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중으로부터 인지도가 높은 사람, 존경받는 인물에 의해 건국의 상징성이 부각될 경우 그 상징의 영향이 한층 강화된다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다.대한민국 건국절 제정은 문제의 목표점과 최종 상태가 명백하다는 점에서 객관적 해결 전략이 이용된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정책 결정자와 지지자들의 주관적 해석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단순히 객관적 해결 전략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건국절 제정'은 국가 정체성의 확립, 국민통합, 애국심 확대와 같은 국가 존립에 있어 매우 중요한 효과성과 사회적·경제적 투자비용에 비해 환산이 불가능할 정도의 유익을 발생시키는 매우 높은 능률성과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그 혜택이 미칠 수 있으므로 형평성에 있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오늘날 대한민국은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는 경제대국에 진입한 국가로, 더 나아가 '남들이 본받을 수 있는 국가'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국가정체성의 근간이 되는 건국절 제정 문제를 아직도 풀어가지 못하고 있는 이상하기 그지없는 나라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UN 사무총장의 자리에 한국인이 있고, G20을 의장국으로서 주도할 정도로 높아진 것을 생각할 때 건국절이 없는 대한민국을 보는 외국인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조국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옅어지면서 국가허무주의가 우후죽순처럼 솟아나고 건국 초기 우리가 목숨 걸고 지켜나가려 했던 자유민주주의 제도가 흔들리게 된다.이러한 현실 앞에 우리가 해방 후 지금까지 과연 무엇을 어떻게 이루었는지에 대한 명확한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 않다면 근대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낸 유일한 국가라는 자긍심은 한순간의 신기루처럼 사라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한민국 건국을 기념하는 건국절은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유영옥 경기대 교수(국가보훈학)

2013-08-12 유영옥

교육복지 우선 지원사업

저소득층 자녀 많은 학교 선정사회복지사 등 전문가 투입아이들 문제점 진단하고상황에 맞는 프로그램 운영정서적 안정과 자신감 심어줘2013년 6월 28일자 연합뉴스는 "초대 주민 직선 교육감 취임 3주년을 맞이하여 인천시교육청(교육감·나근형)은 2013년 교육취약 아동 청소년의 삶의 질 향상 및 교육적 성취 제고를 위한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에 총 152교 지정 운영, 115억8천300만원을 투입했다고…(이하 생략)"라는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인천광역시 교육청이 정작 큰 예산을 들여 교육복지 사업을 벌이고 있으나, 이 보도자료를 읽어 본 사람조차도 해당 사업의 내용과 성과를 이해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이 사업은 '교육복지 투자우선지역 지원사업'으로서 다소 길고 난해하지만 '교육복지 우선 지원사업'으로 줄여 쓰기도 한다. 2003년 서울과 부산의 8개 지역에서 정부 지원을 받는 시범사업으로 시작되었으며, 2005년 인구 50만 이상 광역시로, 2006년 인구 25만 이상 중소 도시로, 2008년 인구 제한 없이 100개 시 지역으로 사업이 확대되었으며, 인천시는 2005년에 참여하게 되었다.1990년대 후반 IMF 사태이후 소득 불평등의 정도가 심화되면서 중산층이 감소되고 빈곤층이 확대되었으며 다문화 가정 등 새로운 사회적 취약 계층이 늘어나고 있다. 더구나 급격한 도시화와 핵가족화가 일으키는 가정 기능의 약화 때문에 유소년들이 충분한 돌봄을 받지 못하며 성장하면서 정서적 심리적으로 불안정하게 되고, 학교에 입학한 후에는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학습능력도 저하되었다. 따라서 저소득 소외 계층의 자녀들에게도 중산층 자녀들에게 주어진 것과 동등 이상의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기회균등 노력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위와 같은 필요성 때문에 저소득층 자녀가 많이 재학하는 학교를 투자우선 지역 학교로 선정하여 지역사회교육 전문가를 투입하고, 이들이 주민자치센터의 사회복지사와 정보를 공유하면서 교사와 협의하고, 가정방문 등을 통하여 지원대상 학생을 찾아낸 다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들이 처한 상황진단에 걸맞은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지원한다. 결국 해당 학생들은 자기를 이해하고 돌봐 주는 교사와 지역사회교육 전문가를 신뢰하게 되면서 정서적 안정과 자신감을 얻게 되고 학교생활에 적응하게 되는 것이다.한국교육개발원의 뉴스레터로 발행되고 있는 2013년 판 세빛나래를 들여다보면 이 사업이 소외계층 자녀들을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재탄생시키는 사례를 만나 볼 수 있다. 부산 금빛초등학교의 분노조절 프로그램, 충남 논산·계룡 교육지원청이 관내 9개 참여학교를 묶어 시행한 심리·정서 지원 프로그램의 입체성이 돋보인다. 담임교사와 학생 사이를 멘토와 멘티로 연결시켜 부모의 학대로 마음의 문을 닫은 아이를 보통의 아이로 변화시키는 기적의 사례는 감동 그 자체이다. 인천 강화여중의 북멘토-북멘티 프로그램, 대전 법동초등학교의 '힐링터치'를 통한 사제간의 신뢰형성, 인천 남구 관교·주안 지역의 3개 초등학교 학생과 3개 중학교 학생간의 1대1 결연을 통한 '지역교육 공동체, 우리마을 행복학교'도 눈에 띈다. 수원 권선중학교의 학교 부적응 학생을 위한 비보이 교실, 경남 진주 봉원중학교의 자기주도 학습력 향상을 위한 비전프로그램 정착 사례도 보인다.인천 상인천중학교의 '사과데이' 이벤트, 상정중학교의 교육복지실 활성화, 송월초등학교의 '책사랑 꿈터', 대전 유천초등학교의 '희망키움 동아리' 활동, 경남 한려초등학교의 '부자힐링 캠프' 등도 성공 사례로 제시되고 있다. 경기도 신곡초등학교의 어린이 서포터스를 결성한 교육복지실 활성화, 인천 석정중학교의 장애학생과 일반학생이 협력하는 '아름다운 동행', 한길초등학교의 교육복지 학생과 일반학생이 함께하는 환경보호 봉사활동, 광주 각화초등학교의 독거노인들에게 생신상 차려드리기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눈여겨 보게 된다. 특히 인천의 신현여자중학교는 팬시우드, 리본공예, 네일아트 등의 동아리 활동을 시도하면서 미래 직업을 선택키 위한 준비과정으로 활용하는 신선한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우리 주변에서 교육복지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있긴 하지만 10년의 세월로 단련된 지금까지도 단편적 프로그램 운영에 치우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아쉽다. 가까운 장래에 입체적으로 체계화된 교육복지 사업을 보게 되기를 희망해 본다./이본수 전 인하대 총장

2013-08-05 이본수

우리, 울루스 그리고 미추홀

미추홀의 '미추'는 물을 뜻하고'홀'은 고구려말로 성을 뜻한다홀의 어원 우리·울타리·울루스는국가의 의미로 확대되었고미추홀은 물이 많은 지역으로서'물로 둘러 싸인 국가'를 말한다'우리'라는 말은 참 친숙한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신의 남편을 '내 남편'이라고 하기 보다는 '우리 남편'이라고 부르는 것을 더 자연스럽게 느끼는 것 같다. 현대인에게 일부다처적인 인상이 강하게 풍기는 표현법이 조금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이러한 표현법이 매우 오랫동안 사용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우리라는 말은 나를 포함한 동질성을 가진 집단의 뜻도 있지만, 가축을 가두어 두는 울타리의 뜻으로도 흔히 쓰인다. 돼지 우리, 소 우리, 닭 우리 등 지금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우리라는 인간사회의 소속의 강한 연대감을 나타내는 뜻과, 많은 수의 가축을 가두어 두는 곳의 의미가 동일한 어원을 가지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아니면 소리가 동일하다고 하여 어원까지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인류 역사상 가장 광대한 제국을 형성했던 몽골 세계제국은 '대몽골국(Yeke Mongghol Ulus)'이라 하였다. 대몽골국은 여러 개의 울루스(Ulus)의 연합 형태였다. 중국에 기반을 둔 국가는 대원 울루스이고, 중앙 아시아와 동유럽에 위치한 차가다이 울루스와 조치 울루스, 이란 지역의 국가는 훌레구 울루스 등 여러 국가의 연합체가 대몽골국이다. 여기서 울루스의 의미가 매우 궁금해진다. 울루스는 몽골어로 백성 또는 국민을 가리키는 말로 그 이후에 의미가 확장되어 영지 또는 국가를 의미한다고 한다. 유목 사회에서는 백성이라고 하는 말 중에, 그들이 생활하는 초지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울루스=국가'라는 인식이 생겨났다고 한다. '울루스'를 '우리'와 연결시키는 것은 지나친 상상인가.언어가 있기 전에 소리가 먼저 있었다. 사람을 포함한 동물의 소리, 자연의 소리 등이 구체화되면서 언어의 형태를 갖춘 것이 아닌가. 유목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가축이다. 목초지를 따라 이동하고 밤에는 야생 동물로부터 가축을 보호하기 위하여 울타리를 만들어 한 곳에 가두어 두었다. 그리고 울타리 옆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가축을 보호한다. 유목민에게 가장 예민하게 파악해야 되는 소리는 '우-우-우' 또는 '울-울-울'하는 가축들의 소리들이었으리라 생각된다. 무리진 가축으로부터 생기는 소리는 자신을 포함하는 가족의 공동체 의식, 가축의 집합소 등 자신의 생존을 결정하는 의미로 각인되었을 것도 같다. 나를 포함한 동질적 집단의 '우리', 가축을 가두어 두는 의미의 '우리', 국가를 의미하는 '울루스' 등은 모두가 하나의 의미에서 출발하여 의미의 확장이 생기고, 소리의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상상해 본다.삼국시대 인천의 지명은 미추홀, 매소홀이었다. 미추홀은 아직도 인천지역의 여러 곳에 많은 흔적이 있다. 인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미추홀을 외래어로 오해하기도 한다고 한다. 미추, 매소는 물을 뜻하는 북방의 언어였다. 지금은 없어진 말이지만 아직도 여러 곳에 흔적이 남아 있다. 미나리, 미숫가루 등 지금도 여기 저기 남아 있고, 일본으로 건너가 물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미즈'라는 단어로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미추홀의 '홀'은 고구려 말로 '성'을 뜻한다고 되어 있다. 다시 생각하면 홀의 어원을 우리, 울타리, 울루스에서 출발하여 국가의 의미로 확장되었다고 하여도 무리는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미추홀은 물이 많은 지역, 즉 '물로 둘러싸인 국가' 정도의 해석이 될 수도 있다. 조금은 근거를 가질 수도 있는 몇 가지 언어의 흔적들을 상상력을 동원하여 의미를 연결하여 보았다. 이를 통하여 백제와 인천의 뿌리를 짐작해 보기도 하고, 우리와 일본의 역사적 연관성을 추적해 보기도 할 수 있다. 잊혀져가는, 그러나 분명한 흔적을 가지고 있는 우리의 말 속에서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발견할 수 있다.무더운 여름에 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보는 즐거운 삼매경에 빠져 본다./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 당뇨내분비센터장

2013-07-30 김광원

기억정치와 국가기구

NLL 국가안보 걸린 중요 문제국정원 개입에 정치의제로 부각결코 공개해서는 안될 회의록입맛대로 발췌 여론몰이 이용권위주의 시대 복귀 의혹까지현실근거로 냉정히 판단 해야기억은 바로 얼마 전의 사실조차 자신에게 유리하게 왜곡하는 경향이 강하다. 어떤 의미에서 '무의식적'으로 진행되는, 그러한 '선택적 망각 혹은 조작'의 기제가 없다면 우리의 삶은 훨씬 어려워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이 정치적 영역에서 '의식적'으로 이용될 때, 집단기억의 조작과 조작된 기억을 토대로 한 정치투쟁의 무기가 된다는 점에서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NLL과 관련하여 최근 진행되고 있는 논란은 실재하는 현실과 유리되어 기억투쟁의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NLL 문제는 사실 1977년 박정희 정권이, 북한의 영해설정에 대한 대응의 형태로 우리 영해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영해법상의 영해에서 서해 5도 지역을 제외한 데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김영삼 정권시절인 1996년 당시 국방부 장관은 NLL을 넘어온 북한 함정에 대해 소극적 대응을 한 정부를 질책하는 야당 국회의원의 질문에 'NLL은 공해상에 우리가 일방적으로 그어놓은 선이므로… (북한 함정이)넘어와도 상관없는 선'이라고 답변하는 '놀라운' 상황이 전개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정책기조는 2008년에도 유지되어 이명박 정부 역시 서해5도 지역을 제외한 영해직선 기선설정을 유엔 사무총장에게 제출하였다.현실 국제정치의 상황이나 남북 군사적 대치상황에서 볼 때 NLL 문제는 결코 단순하게 처리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참여하지 않은 정전협정, 중국의 영해설정, 국제법적 영해개념과 서해 5도 주민들의 생존, 국가안보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섬세하고 진지한 외교적 숙고와 단호한 범국가적 판단의 대상이지 결코 국내정치적 논란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 문제가 '남남 갈등'을 일으키는 중요 정치의제로 설정된 것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국정원의 적극적 개입과 관련되어 있다.잘 알려져 있다시피 NLL 문제와 관련된 정치적 논란은 국정원의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점화되게 되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대통령 직속의 국가기구인 국정원이 결코 공개해서는 안 될 남북정상 간의 회의록을 그것도 자신들의 입맛대로 발췌하여 자신들에 불리한 여론을 전환하는 도구로 이용하였다는데 있다. 그리고 놀랍게도 국정원장은 그것을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이 지점에서 우리는 흥미로운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사실로서의 NLL의 국제법적 논란, 국가 기관원인 국정원 직원의 선거개입 의혹, 경찰 책임자의 수사결과 발표 조작의혹 등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오직 특정의 관점에 대한 신앙고백을 요구하는 목소리만 논쟁의 전체를 지배하게 되었다. 헌법을 지키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국가기구가 기관의 입장을 비판적으로 보는 모든 관점을 적대시하는 현실은 기억투쟁의 전면에 그들이 등장하였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당연히 다시 권위주의 시대로의 복귀를 국정원이 꿈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게 만들었다. 결국 최근의 소모적인 남남갈등은 국정원과 그에 의존하여 무책임한 말들을 연일 쏟아냈던 한심한 정치인들(특히 사실관계를 조작했던 두 사람의 국회의원은 자신들 말에 책임을 지고 정계에서 은퇴해야 할 것이다)에 의해 조성되었다는 사실이 분명해진 것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상식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정치인들은 대부분 이러한 국정원의 행태에 대해 매우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음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사실 국정원의 정치개입 문제는 결코 정파나 진영의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될 문제이고, 우리가 반드시 지켜나가야 할 자유민주주의적 가치와 헌법적 가치에 근거해서 판단해야 할 문제이다.국정원은 법이 보장한 범위 안에서 국가안보와 관련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 되지 국내 정치의 문제에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국가정보기관이 자신의 역할 범위를 벗어날 때 초래된 역사적 비극을 그리고 그 기나긴 슬픈 역사를 잘 기억하고 있다. 국가안보가 특정 국가기관에 의해 자의적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 동의한다면, 이제 우리는 허위의 기억정치에서 벗어나 현실에 근거한 냉정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김태승 아주대 사학과 교수

2013-07-22 김태승

北대변 종북의원 이적발언 국회면책특권에서 제외해야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은정당한 직무와 관련된 것이지헌법을 부정하고 대한민국의정체성과 존엄성마저 훼손하며국민들을 모욕할 수 있도록보장하는 무기가 아니다작년 6월말 여야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김재연 의원을 국회에서 제명하기 위한 자격심사안을 공동발의하기로 했고 올해 3월 여야 의원 30명은 비례대표 통합진보당 이석기, 김재연 의원에 대한 자격 심사안을 공동으로 발의했다. 발의된 자격심사안이 국회에서 3분의2의 동의를 얻으면 두 의원은 국회의원의 자격을 박탈당한다. 자격심사안 발의의 표면적 이유는 통합진보당내 부정경선에 의한 두 의원의 비례대표 당선이지만 내용상으로는 두 의원의 종북성향 때문임은 명약관화하다. 그러나 자격심사안은 발의만 되었지 현재까지 전혀 진척이 되지 않고 답보상태이며 심지어 새누리당에서조차 제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있음을 감안하면 앞으로 처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인다.이석기, 김재연 두 의원이 당내 부정선거에 관여되었다면 그것은 사법부가 판단을 내릴 문제이고 유죄판결을 받게 되면 당연히 국회에서 제명된다. 그런데 검찰의 조사결과는 이들 두 의원들에 대해서만 당내 부정선거의 책임을 묻기 곤란하고 기존 통합진보당내 정파에 상관없이 거의 모든 파벌이 관여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석기 의원과 김재연 의원에 대해서는 입건조차 하지 못했다. 이는 애당초 특정 국회의원들에 대해서 사상검증으로 의원자격을 박탈하고자 하는 것이 무리였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두 의원에 대한 국민의 심판은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것이 민주주의사회에서 주기적으로 시행되는 선거가 수행하는 기능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두 의원을 포함한 통합진보당의 종북의원들을 방치하기에는 그들의 언행이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한국사회가 정부수립 이래 지금까지 지켜온 가치를 훼손하는 정도가 너무 심하다.작년 6월 이석기 의원은 "애국가는 말 그대로 나라 사랑하는 노래"이고 "현행법상 국가로 규정돼 있지 않다"고 말했고 작년 11월 이석기, 김재연 두 의원의 블로그에는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함께 가자"라는 구호가 버젓이 게재되었다. 이들 종북 의원은 대한민국의 상징이자 국민을 하나로 묶는 애국가를 부정하고 북한이 지난 1990년대 중반 수십만명의 아사자를 내고도 수령체제의 실패를 호도하고 주민들에게 내핍을 강요하기 위해 만들어진 선전구호를 그대로 차용하여 쓰고 있다. 이들의 행위는 독립운동의 과정에서 불린, 그리고 국가수호를 위해 희생한 영령들을 위한 진혼가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리자고 주장하고 북한의 노선을 추종하자고 노골적으로 선동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올해 들어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하고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개성공단을 일방적으로 폐쇄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군사적 위협을 계속하는 동안에도 이석기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거두절미하고 "한반도 하늘 위에 B-52전폭기가 뜨고 6·25 이래 전쟁의 위협이 그 어느때 보다 높아져 있습니다"라고 외쳐댔다. 한반도 긴장의 원인제공자인 북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도발에 대한 경고와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한 것이다.종북의원의 친북활동은 국회 밖이나 인터넷상에서 뿐만 아니라 국회 내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국회 내에서 이들의 언행은 면책특권을 악용해 더욱 과감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4월 25일 대정부질문에서 이석기 의원은 "북의 핵보유로 6자회담 같은 기존 해법은 실패했다", 북한의 개성공단 위협에 대한 김관진 장관의 인질구출작전 발언에 대해서는 "경솔하다"고 폄훼했다.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은 정당한 직무와 관련된 것이지 헌법을 부정하고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존엄성마저 훼손하며 세금으로 자신들을 지원하는 국민들을 모욕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무기가 아니다. 종북의원들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울분을 터트린 애국시민단체들은 주호영 의원을 통해 이적성 발언과 종북발언에 대한 면책특권을 제한하는 입법청원을 내기에 이르렀다. 이 법은 당연히 제정되어야 한다. 그것은 종북의원들이 대한민국을 경멸하고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현실을 제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자 애국선열에 대한 우리의 책무일 것이다. 여야가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NLL문제 발언에 시각을 달리 해오고 있다. 이런 시점에 휴전협정의 달을 맞이했다. 국익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종북발언은 국회에서도 면책권을 제한해야 한다./유영옥 경기대 교수(국가보훈학)

2013-07-15 유영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