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명칼럼

 

일본인, 그들은 우리에게 누구인가?

한국인과 일본인 유전자 구조는전세계 인종중 가장 유사하고언어도 한 뿌리라는 사실 입증일본인들은 한국과 일본은운명을 같이할 숙명적 존재임을깨닫고 함께 발전하는 길 찾아야지진해일로 인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붕괴는 일본이 우리의 이웃이라는 연민의 정을 느꼈던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어지는 일본의 왜곡된 역사의식과 독도영유권 문제로 우리는 또 한번의 처절한 좌절을 맛보았다. 연민의 정은 저주로 바뀌었다.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 배신을 하면 그 복수는 그 깊이만큼 더욱 처절해지는 것이 인간인가. 우리와 일본은 사사건건 맞부딪친다. 이러한 충돌들은 어느 한 분야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역사인식, 영토갈등, 재일교포의 정체성, 문화의 정체성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가히 생활 전반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우리와 일본의 역사는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백여년의 역사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수 천년 아니 한반도와 일본열도가 지구상에 생겨날 때부터 어쩔 수 없는 운명적인 관계라고 생각된다. 우리와 일본의 갈등구조는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숙명적인 것이라고 체념해야 되는가.2001년 12월 23일, 아키히토 일왕이 "제 50대 간무왕의 생모는 백제 무령왕의 직계 후손이다. 내 몸에도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라고 직접 밝힌 바 있다. 일왕이 직접 언급한 것이 매우 이례적이다. 만일 일본 일반인이 그러한 말을 했다면, 아마도 일본 우익단체의 테러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이후 2004년 8월 3일 일본 왕자가 백제 무령왕릉을 찾아와 제사를 지냈다. 또한 2009년 4월 18일 백제왕족 임성 태자 후손이 익산 무왕릉과 부여 왕릉원에 제사하고, 익산 미륵사지에 참배하였다. 백제와 일본왕실간의 혈연관계는 우리의 막연한 또는 의도적인 주장이 아니고, 일본 왕실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660년, 백제가 나당연합군에 의하여 패망한 후 백제 부흥을 위하여 일본국의 모든 국력을 쏟아부어 치러진 서해의 '백강전투'는 백제와 일본국간의 혈연적 관계를 증명해 주고 있다.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보중 하나인 국보 83호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고 자랑하는 국보이다. 일본의 국보 1호인 '목조미륵보살반가상'을 본 적이 있는가. 일본 여행중에 스쳐 지나간 사람도 있고, 유심히 살펴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두 나라의 '미륵반가상'의 너무 닮은 모습에 어리둥절한 기억을 가진 사람도 더러는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일본 미륵상도 우리의 미륵상을 조각한 장인 또는 문하생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일본 미륵상의 모습은 일본명치시대 이전에는 우리의 미륵상과 더욱 더 닮았었다고 한다. 명치시대를 거치면서 일본의 미륵상은 보수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모습으로 태어났다고 한다. 조금은 일본인의 모습을 더 닮은 모습으로 성형했다고 할까. 그렇다고 하여도 본 바탕은 그렇게 많이 변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가능하면 원형을 유지하는 것이 문화재 보수의 원칙이 아닌가. 왜 구태여 본래의 모습으로부터 벗어나려고 애쓰는가.한국인과 일본인의 유전자 구조는 전 세계의 모든 인종중에서 가장 유사하다. 유전질환의 발현 빈도, 유전질환의 발현 양상도 매우 유사하다. 일본인의 구성은 선주민(조몬인)과 한반도에서 건너온 도래인(야요이인)의 혼혈이며, 인구비율로 도래인이 다수였다는 것이 대체적인 연구결과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철저히 부정하고 일본인 고유의 종족유래설에 아직도 집착하는 부류도 있다. 한국인이 가장 쉽게 배우는 말이 일본말이다. 일본인 언어학자들 중에는 한국어와 일본어는 서로 한 뿌리에서 나왔음을 여러 사실을 들어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일본학자들은 일본어는 독자적인 뿌리를 가진 자신들의 고유언어라고 주장한다. 한국과 일본의 역사왜곡은 일본의 명치시대를 거쳐 일제시대에 와서 극에 달한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은 일본인에 의하여 지배를 받아야 되는 민족이며, '일본인 우월주의'에 맞게 역사의 왜곡이 시작된 것 같다. 우리의 말과 우리의 문화를 말살하고, 심지어 민족성의 열등감까지도 은연중에 부각시키고자 하였다.한국과 일본은 운명을 같이 할 수밖에 없는 숙명적 존재인 것 같다. 이것은 좋고 싫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받아들여야 한다.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머리속에서 '조센징'이라는 비속어를 빨리 지워버려야 한다. 일본에는 아직도 자국 우월주의에서 못 벗어난 정치인이 있는 것 같다. 인접국의 역사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 우월이나 시혜가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함께 발전하는 것이다./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 당뇨내분비센터장

2013-09-23 김광원

공감무능력자

사회고도화 개인의 권리 우선시공감능력없는 사람들 크게 늘어피해당한 사람만 바보되기 쉬워오히려 피해자가 침묵하는 현실우리조상 이웃배려 마음 되살려소통·더불어사는 사회만들어야세상을 살다보면, 간혹 다른 사람에게 작게 크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 어떤 이유이든 상처를 준 사람이 정상적 심리를 가지고 있다면 피해자에게 죄책감을 갖게 마련이고, 그래서 상처를 받은 사람에게 진정한 사과를 하기도 한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기에 상처를 받은 사람이라도 가해자의 정성스럽고 진심어린 마음으로 요청하는 용서에는 흔쾌히 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잘못을 해놓고도 사과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가해자들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도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에 급급하고, 잘못된 행위의 결과를 축소하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다. 심지어 자신이 오히려 피해자라고 우기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을 우리는 공감무능력자라고 지칭한다. 공감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일수록 정말 재미없고 냉정하다. 서로를 의심하고 경계하며, 기계적으로 사는 사람들로 가득차게 된다.과거 우리의 선조들은 이웃에 나쁜 일이 생기면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아픔을 함께 느끼고 정성껏 도와주는 역지사지(易地思之)와 인지상정(人之常情)의 정신을 중시하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우리의 삶은 그 옛날의 배려하는 마음보다는 개인의 권리를 더 강조하고 침해하지 않는 삶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변해 버렸다. 그러다 보니 공감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는 것인지도 모른다.우리는 주변에서 공감능력이 없는 사람들을 쉽게 만나게 된다.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할머니를 보고도 못 본척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 또래학생을 집단으로 폭행하고 피흘리는 장면을 보면서 낄낄거리는 아이들, 어린 아이를 끌고가 성폭행하는 것을 목격하고도 말리지 못하는 사람들, 가진 자가 못가진 자에게 부리는 허세,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무자비하게 눌러버리는 잔인함, 이 모두 공감무능력자들이 보여주는 작태이다.공감무능력자의 대표격은 아마도 연쇄살인범으로 잘 알려진 유영철, 강호순, 정남규 등일 것이다. 이들은 2000년대 한국사회를 분노케 했던 흉악한 괴물들이다. 그들은 약한 여성들을 성적으로 농락하고 살해하면서도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일종의 게임을 하듯이 유희를 즐기면서 살인에 집착하였다. 그런데 공감무능력자는 범죄자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명인사 중에도 있을 수 있고 매우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 중에서도 존재한다. 범죄학자들은 공감무능력자의 수를 전체 인구중 약 1%정도 된다고 추정한다. 그렇다면 한국사회에도 약 50만명의 공감무능력자들이 아무런 제재나 감독도 받지 않고 우리의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끔찍한 일이다.공감무능력자가 많은 사회에서는 피해를 당하는 사람은 바보가 되기 쉽다. 피해를 당한 사람에 대하여 '어리숙하니까 당한거지, 뭐하러 밤늦게 돌아다녀, 보험금은 많이 받았겠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피해를 당해도 피해사실조차 이야기하지 않고 숨겨야 하고, 설혹 발각되더라도 수치심과 비난을 우려해서 적극 부인해야 하는 이상한 사회이다.연일 범죄로 인해 피해자들은 매일 생기고 있다. 그런데 범죄가 발생하면 우리는 범죄자가 어떻게 범행을 했는지에 관심을 갖지만, 그 범죄의 피해자가 어떤 상태이고 어떤 심정인지에 대하여는 잘 모른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범죄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이 오히려 삶의 터전을 떠나 이사를 가고 신분을 숨기고 살아야 하는 현상이다. 학교폭력을 행사한 가해학생보다 오히려 피해를 당한 피해학생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야하는 현실도 마찬가지다.과거 우리 조상들은 가난하게 살면서도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을 중시하였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누구나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상기하고 서로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도와주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피해를 당한 사람에게 이웃처럼 관심을 갖고 인지상정의 마음으로 정성껏 지원하는 사회분위기를 정착시켜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 사회에서 공감무능력자를 몰아내고 정상적 심리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 어울리면서 재미있고 행복하게 세상을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해본다./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

2013-09-16 공정식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꿈과끼를 살릴 수있는 행복한 학교와입시 간소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정부는 사회 각분야 이익집단의맹목적 기득권 집착에서 벗어나백년지대계 대입정책을 수립해야지난 8월 27일 발표된 대입 정책 개선안에 따르면 1994년 수능체제 도입 이후 올해 처음 시행되는 국어·영어·수학 수준별 시험(A·B형)이 내년부터 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대입 핵심정책이 시행된 지 한두 해 만에 사라지는 경우가 1954년 '대학국가연합고사 실시', 1994년 '수능시험 2회 실시', 2008년 '수능 등급만 제공' 등에 이어 또다시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10년도에 발표된 수능 개편안에서 재론된 수능시험 2회 실시안은 나오자마자 반대여론에 부딪혀 실시가 보류된 상태이며, 지난 정부 출범 시 2013학년도 입시부터 실시하겠다는 국가영어능력시험(NEAT)의 수능연계방안은 개발 예산만 낭비한 채 시행 한 번 해보지 못하고 백지화되었다.교육은 한국인의 꿈이고 희망이다. 좋은 학교를 졸업하면 사회적 신분이 향상되고 더 좋은 직장을 얻어 평생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자식이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기를 원하는 부모의 마음에 누구나 할 것 없이 자녀교육에 열성적이다.개인적인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도 교육은 꿈과 희망이다. 인적자원 이외에 내놓을 만한 것이 별로 없었던 우리나라는 교육을 통해 국난을 극복하고 더 나은 나라가 될 수 있다고 믿고 교육을 중시하여 왔다. 개발연대의 치맛바람이 오늘날의 경제성장과 국가적 부 창출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그러나 21세기에 들어 교육환경의 변화를 주도하는 시대적 전환은 모든 국가로 하여금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으며, 국가발전전략의 큰 틀 또한 사회와 국가 전체의 구도 속에서 교육체제의 경쟁력 제고가 최우선의 개혁과제가 되고 있음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들도 교육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지식기반사회에 부합되는 기본여건과 활용체제 구축을 서두르고 있는 실정이다.우리나라도 지난 10여년간 수많은 교육 개혁안을 통해 시대에 맞는 교육의 틀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일관성 없는 조령모개(朝令暮改)식 정책 입안은 추진과정에서 많은 갈등과 변화를 초래하였다.예컨대, 2002년 실시된 수도권 5개 신도시(분당, 산본, 일산, 중동, 평촌) 고교평준화정책은 서울 강남지역의 급격한 인구유입으로 인한 아파트 매매 및 전세가 폭등 요인의 주범이 되었으며, 2008년도부터 도입된 입학사정관제는 계층 간의 격차를 심화시켜 사회학적 양극화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도입 당시 입학사정관제는 사교육비 절감과 공교육 정상화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사랑의 묘약(?)으로 언론을 장식하였으며 정부, 학부모, 대학 등 또한 최상의 정책이라며 야단법석(惹端法席)을 떨었었다. 정부는 사교육비 절감과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제도적 돌파구로, 학부모는 당신 자녀가 공부가 뒤떨어지더라도 재능이 있으면 혹시 좋은 대학에 입학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에, 대학은 나름대로의 인재상에 걸맞은 신입생을 안정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수단으로, 각자의 이해타산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현 정부 들어 폐지한다는 언론기사가 나올 정도로 미래가 불투명한 상태이다. 이 밖에도 문·이과 폐지,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 도입 등 해결되어야 할 많은 문제가 남아있다.학부모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장관이 바뀔 때마다 정부가 내놓은 교육 개혁안이 얼마나 많은지 셀 수도 기억도 할 수 없다. 이번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은 간소화란 미명하에 또다시 학생, 학부모를 혼돈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고 있다. 하지만 학부모는 여전히 우리아이들의 꿈과 끼를 살릴 수 있는 행복한 학교와 대학입시 간소화 방안에 대한 정부의 기대치를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사회의 각 분야 이익집단의 맹목적 기득권 집착에서 벗어나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에 걸맞은 대입정책을 수립하여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과 불안감을 경감하여 주기를 바란다./이성철 남서울대 입학홍보처장

2013-09-09 이성철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지지율 80%대 기록땐누구도 이의를 달지 못할 것퇴임 후 국민 사랑·존경왕성한 사회 국가활동도 잣대21세기 한국형 복지모델 안착 등새질서 구축 진검승부를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하길 바란다. 대통령의 성공은 곧 국민의 성공이고 나라의 성공일 것이기 때문에.무얼 기준으로 대통령의 성공과 실패를 나눌 것인가. 궁극적으로는 역사의 평가에 의해 가려질 터이지만 역사적 평가를 기다리기 어려운 당대의 사람들에게 성공한 대통령이란 다음의 두가지 의미로 다가 올 듯싶다.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퇴임할 때의 지지율이 80%대를 기록한다면 성공한 대통령이란 평가에 누구도 이의를 달지 못할 것이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 퇴임 후에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으면서 왕성한 사회국가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이 또한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근거가 될 것이다.취임 초에도 어려운 80%대의 지지율을 퇴임 때 기록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이 있을 수 있겠다. '그렇다'고 답하고 싶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런 대통령이 나오지 았았지만 칠레의 바첼레트, 브라질의 룰라 모두 퇴임 때 80%대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우리라고 그런 대통령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지 않은가!대통령으로서는 형편없었으나 퇴임 후 대통령으로서 썩 괜찮은 평가를 받는 카터같은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퇴임 후 대통령의 위상은 1차적으로 재임시의 치적과 지지율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대통령의 성공요건으로 퇴임 후 대통령의 활동여부를 제시한 것은 제대로 된 전직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싶다는 희망도 있지만 그보다는 성공한 대통령이 성공한 퇴임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지난 6개월을 돌이켜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할 가능성은 반반 정도인 것 같다. 인사파동같은 집권초의 어려움을 잘 극복해 60%대의 지지율 관리에 성공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상태로 퇴임 때 80%의 지지율을 기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뭔가 크게 변하고 크게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는 말이다.박근혜정부는 140개 주요 국정의제를 선정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성공은 그저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도 사람이므로 수많은 작은 의제들 속에 매몰되면 국정의 중심을 휘어잡기 어렵다. 말하자면 대통령의 주요 관심사안을 제대로 밀어붙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박근혜 대통령은 출마선언에서 산업화, 민주화라는 20세기 패러다임을 넘어서 21세기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새로운 원칙의 대북정책 추진을 통해 남북관계를 재구조화 하는 일, 새로운 대미·대일·대중·대러 외교를 통해 21세기 신국제질서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일, 신성장동력 발굴과 상생적 기업문화정착을 통해 연평균 4~5%내외의 중성장 시대를 열어젖히고 일자리 문제의 해법을 찾아내는 일, 복지확대에 걸맞은 재원 확충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 한국형 복지모델을 안착시키는 일, 사회적 합의와 공론화를 기반으로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어 내 노·사, 노·노 상생모델을 구축하는 일, 이념갈등과 사회적 대립의 20세기를 발전적으로 넘어설 수 있는 국민대통합의 기운을 만들어내는 일 등이 박근혜 대통령이 출마선언에서 주창한 새로운 질서를 열어젖히는 일에 해당될 것이다.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여부는 1차적으로 대통령이 얼마나 과감하게 다른 여타의 잔잔한 국정 이슈들을 총리와 장관들에게 책임위임하고 얼마나 치열하게 진짜 중요한 대통령 어젠다에 집중하는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말 그대로 대통령으로서 할 만한 일들, 대통령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한 역사적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 관심사안에 대한 이와 같은 전략적 재조정에 따르는 인사개편과 새누리당을 비롯한 범여권의 분위기 일신은 따로 지적할 것도 없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지난 6개월의 시행착오가 대통령의 역사적 소명에 대한 반성적 성찰 속에서 새로운 국정운영으로 나타났으면 한다. 5년 단임에서 6개월이라면 학습기간으로는 충분한 시간일 터. 이제야말로 진짜 승부에 돌입해야 할 때다./고성국 정치평론가

2013-09-02 고성국

습관은 제2의 천성이다

수명과 질병을 결정하는건부모로부터 물려 받은유전자만으로 되는게 아니고후천적인 생활습관 등이유전자에 영향을 줘결정된다고 할수도 있다무병 장수의 꿈은 인류의 가장 큰 꿈 중의 하나이다. 의학연구비의 상당한 부분은 항노화 연구에 투자하고 있다. 장수하는 지역과 나라에 대한 역학 연구를 통하여 100세 장수인의 특성을 발표하고 있다. 우선은 장수인이 생활하는 주위의 지리적 여건과 생활습관에 대한 특징에 대한 분석이다. 다음은 장수인의 혈액검사를 통하여 장수의 특징을 찾아보려는 노력이다. 이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장수인의 유전적 특징을 찾는 연구이다. 일부 성과도 있었지만 아직도 큰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불충분하다.의학연구는 노화 또는 질병이 생기는 원인을 찾아서 예방과 치료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 질병의 원인을 설명하는 것은 인류 역사상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주장이 있었다. 그 논쟁을 정리하면 "건강과 장수는 타고 나는 것이냐, 아니면 자신의 삶의 방식에 의하여 결정되느냐"이다. 특정한 색깔을 구분 못하는 색맹, 출혈이 잘 멎지 않는 혈우병 등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표적인 유전질환이다. 이러한 유전질환은 자녀와 형제간에 발병될 확률을 비교적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당뇨병, 비만증, 고혈압 등도 가족들 사이에서 닮아가는 것을 자주 경험하게 된다. 이외에도 가족간에 체형, 체질, 생리현상, 수명 등도 가까운 친척일수록 더욱 닮아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과거에는 특정한 유전물질이 대를 이어서 전달된다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기본적인 생각은 지금도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 세포의 핵 안에 뭉쳐진 염색체는 하나의 '실'이 수없이 많은 겹으로 꼬이고 꼬인 실타래 뭉치이다. '실'의 구조를 다시 확대하면 두 가닥이 종으로 횡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각각의 가닥은 약간씩 모양이 다른 분자 조각으로, 이들이 일렬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염색체 '실'의 이중 가닥을 이루는 '분자 조각'을 DNA라고 한다. DNA가 수백 개 또는 수천 개가 연결되어 하나의 기능 단위를 만든다. 여러 개의 DNA가 연결된 기능단위를 '유전자'라고 칭한다.하나의 염색체에는 보통 수천 개의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다. 유전자 하나 하나는 자신들의 고유한 단백질을 만들어 개개인 체질적 특징을 결정한다. 이러한 생물학적 특징 때문에 많은 생물학자와 의학자들은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유전자들을 모두 분석하는 대규모의 유전체 연구사업을 수행하였다. 현재는 마음만 먹으면 개인들의 전체 유전체 분석이 현실화된 단계이다. 그렇다면 유전체 분석을 통하여 개인들의 질병발현 양상과 수명을 예측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말인가.얼마 전에 한국과 미국에서 20년 가까이 입양으로 떨어져 살았던 일란성 쌍둥이의 이야기를 방송한 적이 있다. 일란성 쌍둥이는 모든 유전자의 구조가 동일하여 외모에서부터 행동 그리고 질병양상, 수명까지도 매우 비슷하다. 그러나 방송에 나타난 일란성 쌍둥이는 체형을 포함한 외형이 너무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상식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의외의 상황이었다. 대규모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흥미있는 연구결과가 있다. 만일 유전자가 생명현상의 모든 것을 설명한다면, 수명과 질병현상도 동일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들 쌍둥이 간에 질병들의 일치율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죽음의 원인이 되는 질환의 일치율은 더욱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수명과 질병을 결정하는 것은 유전자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생활습관 등이 유전자에 영향을 주어 결정된다고 할 수도 있다. 유전병으로 알려진 질환들은 대체로 하나의 유전자로 결정된다. 그러나 비만증, 당뇨병, 고혈압 등은 하나의 유전자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10개 이상 때로는 100개 이상 유전자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한다.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생활습관에 의하여 유전자 구조에 변형이 생긴다.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출생 시의 유전자는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운명적인 천성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운명적이라고 여겨진 유전자의 발현양상이 고정불변인 것은 아니다. 후천적인 생활습관을 통하여, 유전자의 발현양상이 달라지고, 수명과 질병형태도 달라진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체질이지만, 후천적인 습관에 의하여 운명을 바꿀 수 있다. 습관은 제2의 천성이다./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 당뇨내분비센터장

2013-08-26 김광원

대학교육의 탈정치화를 위하여

대학에서 진지한 성찰은 없고알 수 없는 요상한 수식어로이름만 거창한 표어들만 난무이젠 대학 구성원들의 반성과근본적 변화와 혁신노력 없이는곧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될것지식정보화 사회가 전개되면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교육, 그 중에서도 대학교육이다. 특히 한국에서 대학은 그 이전단계의 모든 교육을 제어하면서도 결산하는 존재이다. 그래서 대학의 책임은 막중하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 대학은 오늘날 격심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그것은 대학교육현장에서 지식정보화 사회의 요구와 신자유주의 시대의 경쟁논리가 어떠한 논리적 성찰없이 뒤섞이는 현상과 관련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러한 혼란의 결과 대학에서의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한 노력은, 창의성조차 화석화시킴으로써 위기에 처해 있고, 오직 신자유주의 논리만이 횡행하게 되었다. 대학은 영혼이 없는 교육을 강제하면서도, 수많은 보도자료로 자신을 화장하는 데만 열중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지식정보화 사회의 등장은 평생학습의 시대를 열었다. 대학교육이라는 측면에서 단순화하자면, 학생들의 주체적 삶의 태도 정립에 기반을 둔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의 육성이라는 과제가 제기된 것이었다. '가르치는 것'에서 '배우는 것'으로 변화한 새로운 교육상황은 대학·사회 구성원들의 진지한 토론과 성찰을 통한 대학교육의 전면적 개편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교육 패러다임에 일대 변화가 발생하게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대학 행정당국, 교수, 학부모, 관련 행정기관 모두의 발상의 전환이 요청되었는데, 현실 속에서는 그렇게 진행되지 않았다.우선 대학교육에 대해 가장 강한 영향력을 가진 집단(정치인, 관료, 총장, 이사장 등)은 대부분의 경우 장기적 노력이 필요한 교육과제를 주로 짧은 시간 안에 해결하려는, 매우 무모한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교육과 관련된 문제들이 단기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경우란 거의 없다. 그러나 최근의 경향은 경쟁에서의 단기적 우위확보라는 것을 명분으로 내걸고, 교육 관련 정책들이 경험적 자료분석에 기반한 귀납적 방법으로 수행되기보다는, 놀랍게도 리더(정치화된 행정가, 총장, 이사장)의 '주관적 신념'에 따라 진행되는 경향이 당연시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 교육은 시장의 왜곡된 논리로 무장한 '강자'의 논리하에 '정치화'되었다.정치화된 교육은 오직 정치적 이해관계에 교육을 종속시키게 만들었다. 그래서 자신의 업적을 과장하기 위해 전임자들의 노력을 완전히 무시하거나, 심지어는 파괴까지 하면서, 무언가 차별있는 것을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우려는 '경영형' 정치인·총장·이사장이 '화려하게' 등장하게 되었다. 하지만 오히려 대학은 교육 수요자의 신뢰를 잃게 되었고, 교육은 황폐화되었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대학의 잠재력은 일회성 정치적 이벤트를 위해 소진되어 버렸다. 그래서 대학에서 진지한 성찰은 사라지고,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요상한' 영어로 수식된, 이름만 거창한 수많은 표어들이 교육현장에 난무하게 되었다. 서로를 존중하고 격려하는 공동체적 대학문화는 사라지고 천박하게 정치화된 시장문화가 대학을 지배하게 된 것이다.지식정보화 사회가 성숙한 단계에 접어든 지금, 한국사회가 직면한 대학교육의 위기는 교육현장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들의 진지한 자기 성찰과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우선 대학사회 지도자들의 성찰과 근본적 발상변화에서 시작되지 않으면 안 된다. 변화와 혁신을 말하면서 그것을 말하는 자신은 항상 대상에서 제외하는 '악습'이 타파되지 않고는 대학의 장래는 기대하기 어렵고, 현존하는 대학들 중 대부분의 대학들은 수년래에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많은 대학의 구성원들은 그러한 위기를 절실하게 감지하고 있고, '생존을 위한 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들은 교육을 변덕스러운 '정치적 수사'의 무대에서 구출하여 본래의 자리로 되돌리려는 시도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물론 아직도 자기성찰에 기반한 혁신이 더 필요하고, 그것이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서만이 달성될 수 있으리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아니라 공동체적 가치를 대학이 만들어갈 수 있다면 그래서 교육문제를 탈정치화시킬 수 있다면 장래 대학교육은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될 것이다./김태승 아주대 사학과 교수

2013-08-19 김태승

왜 대한민국에는 건국절이 없는가

UN 사무총장·G20 의장국…높아진 대한민국 국제적 위상에건국절 없자 외국인들 반응 싸늘조국에 대한 애정과 신뢰 엷어져건국초기 목숨걸고 지키려했던자유민주주의 제도마저 흔들려8월15일은 광복절이자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에 건국절은 없다. 건국절이란 한 국가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가를 상징적으로 표현해주는 기념일로서 한 개인의 생일과 마찬가지로 국가 공동체에는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것이다. 국가에 있어 건국을 기념하는 경축일은 결국 국가의 건국이념과 함께 국가가 건설되어 온 과정을 다시금 기억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국가 정체성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국가 정체성은 국민이 국가에 대하여 갖는 심리적 유대감과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충성심, 애국심과 같은 신념체계를 의미하기도 하고 국가의 정치, 경제 등 지배적 사회제도에 대하여 국가 구성원들이 지니는 믿음과 일체감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대한민국의 건국일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정통성 수호와 깊은 관련이 있다.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헌법을 제정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실현시켰으며,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해 현재의 번영의 기틀을 마련한 대한민국의 건국은 우리 한민족의 역사상 분명 최대의 혁명이었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의 건국은 자랑스럽게 기념해야 할 가치가 충분히 있으며, 국가의 정체성 확립이라는 측면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건국절 제정의 문제는 현실적으로 이해관계 집단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어 아직까지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대한민국 건국절 제정의 정책과정을 생각해보면 현재 우리에게 매우 유용한 방법론을 찾을 수 있다. 건국절 제정이 지니는 이념적 특성과 정치적 민감성 및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적 분위기의 특성으로 인해 합리적 해석이 어려운 문제라는 점에서 비분석적 문제정의가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대한민국 건국절 제정의 문제는 상징성을 활용한 문제 정의가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특히 '대한민국 건국'이라고 하는 상징성은 그것을 뒷받침해 주는 역사적 배경의 유형이 그 상징의 효력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건국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권위 있는 학술연구와 그것을 기반으로 한 역사적 당위성을 강조하는 것도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중으로부터 인지도가 높은 사람, 존경받는 인물에 의해 건국의 상징성이 부각될 경우 그 상징의 영향이 한층 강화된다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다.대한민국 건국절 제정은 문제의 목표점과 최종 상태가 명백하다는 점에서 객관적 해결 전략이 이용된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정책 결정자와 지지자들의 주관적 해석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단순히 객관적 해결 전략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건국절 제정'은 국가 정체성의 확립, 국민통합, 애국심 확대와 같은 국가 존립에 있어 매우 중요한 효과성과 사회적·경제적 투자비용에 비해 환산이 불가능할 정도의 유익을 발생시키는 매우 높은 능률성과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그 혜택이 미칠 수 있으므로 형평성에 있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오늘날 대한민국은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는 경제대국에 진입한 국가로, 더 나아가 '남들이 본받을 수 있는 국가'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국가정체성의 근간이 되는 건국절 제정 문제를 아직도 풀어가지 못하고 있는 이상하기 그지없는 나라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UN 사무총장의 자리에 한국인이 있고, G20을 의장국으로서 주도할 정도로 높아진 것을 생각할 때 건국절이 없는 대한민국을 보는 외국인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조국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옅어지면서 국가허무주의가 우후죽순처럼 솟아나고 건국 초기 우리가 목숨 걸고 지켜나가려 했던 자유민주주의 제도가 흔들리게 된다.이러한 현실 앞에 우리가 해방 후 지금까지 과연 무엇을 어떻게 이루었는지에 대한 명확한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 않다면 근대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낸 유일한 국가라는 자긍심은 한순간의 신기루처럼 사라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한민국 건국을 기념하는 건국절은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유영옥 경기대 교수(국가보훈학)

2013-08-12 유영옥

교육복지 우선 지원사업

저소득층 자녀 많은 학교 선정사회복지사 등 전문가 투입아이들 문제점 진단하고상황에 맞는 프로그램 운영정서적 안정과 자신감 심어줘2013년 6월 28일자 연합뉴스는 "초대 주민 직선 교육감 취임 3주년을 맞이하여 인천시교육청(교육감·나근형)은 2013년 교육취약 아동 청소년의 삶의 질 향상 및 교육적 성취 제고를 위한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에 총 152교 지정 운영, 115억8천300만원을 투입했다고…(이하 생략)"라는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인천광역시 교육청이 정작 큰 예산을 들여 교육복지 사업을 벌이고 있으나, 이 보도자료를 읽어 본 사람조차도 해당 사업의 내용과 성과를 이해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이 사업은 '교육복지 투자우선지역 지원사업'으로서 다소 길고 난해하지만 '교육복지 우선 지원사업'으로 줄여 쓰기도 한다. 2003년 서울과 부산의 8개 지역에서 정부 지원을 받는 시범사업으로 시작되었으며, 2005년 인구 50만 이상 광역시로, 2006년 인구 25만 이상 중소 도시로, 2008년 인구 제한 없이 100개 시 지역으로 사업이 확대되었으며, 인천시는 2005년에 참여하게 되었다.1990년대 후반 IMF 사태이후 소득 불평등의 정도가 심화되면서 중산층이 감소되고 빈곤층이 확대되었으며 다문화 가정 등 새로운 사회적 취약 계층이 늘어나고 있다. 더구나 급격한 도시화와 핵가족화가 일으키는 가정 기능의 약화 때문에 유소년들이 충분한 돌봄을 받지 못하며 성장하면서 정서적 심리적으로 불안정하게 되고, 학교에 입학한 후에는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학습능력도 저하되었다. 따라서 저소득 소외 계층의 자녀들에게도 중산층 자녀들에게 주어진 것과 동등 이상의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기회균등 노력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위와 같은 필요성 때문에 저소득층 자녀가 많이 재학하는 학교를 투자우선 지역 학교로 선정하여 지역사회교육 전문가를 투입하고, 이들이 주민자치센터의 사회복지사와 정보를 공유하면서 교사와 협의하고, 가정방문 등을 통하여 지원대상 학생을 찾아낸 다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들이 처한 상황진단에 걸맞은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지원한다. 결국 해당 학생들은 자기를 이해하고 돌봐 주는 교사와 지역사회교육 전문가를 신뢰하게 되면서 정서적 안정과 자신감을 얻게 되고 학교생활에 적응하게 되는 것이다.한국교육개발원의 뉴스레터로 발행되고 있는 2013년 판 세빛나래를 들여다보면 이 사업이 소외계층 자녀들을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재탄생시키는 사례를 만나 볼 수 있다. 부산 금빛초등학교의 분노조절 프로그램, 충남 논산·계룡 교육지원청이 관내 9개 참여학교를 묶어 시행한 심리·정서 지원 프로그램의 입체성이 돋보인다. 담임교사와 학생 사이를 멘토와 멘티로 연결시켜 부모의 학대로 마음의 문을 닫은 아이를 보통의 아이로 변화시키는 기적의 사례는 감동 그 자체이다. 인천 강화여중의 북멘토-북멘티 프로그램, 대전 법동초등학교의 '힐링터치'를 통한 사제간의 신뢰형성, 인천 남구 관교·주안 지역의 3개 초등학교 학생과 3개 중학교 학생간의 1대1 결연을 통한 '지역교육 공동체, 우리마을 행복학교'도 눈에 띈다. 수원 권선중학교의 학교 부적응 학생을 위한 비보이 교실, 경남 진주 봉원중학교의 자기주도 학습력 향상을 위한 비전프로그램 정착 사례도 보인다.인천 상인천중학교의 '사과데이' 이벤트, 상정중학교의 교육복지실 활성화, 송월초등학교의 '책사랑 꿈터', 대전 유천초등학교의 '희망키움 동아리' 활동, 경남 한려초등학교의 '부자힐링 캠프' 등도 성공 사례로 제시되고 있다. 경기도 신곡초등학교의 어린이 서포터스를 결성한 교육복지실 활성화, 인천 석정중학교의 장애학생과 일반학생이 협력하는 '아름다운 동행', 한길초등학교의 교육복지 학생과 일반학생이 함께하는 환경보호 봉사활동, 광주 각화초등학교의 독거노인들에게 생신상 차려드리기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눈여겨 보게 된다. 특히 인천의 신현여자중학교는 팬시우드, 리본공예, 네일아트 등의 동아리 활동을 시도하면서 미래 직업을 선택키 위한 준비과정으로 활용하는 신선한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우리 주변에서 교육복지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있긴 하지만 10년의 세월로 단련된 지금까지도 단편적 프로그램 운영에 치우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아쉽다. 가까운 장래에 입체적으로 체계화된 교육복지 사업을 보게 되기를 희망해 본다./이본수 전 인하대 총장

2013-08-05 이본수

우리, 울루스 그리고 미추홀

미추홀의 '미추'는 물을 뜻하고'홀'은 고구려말로 성을 뜻한다홀의 어원 우리·울타리·울루스는국가의 의미로 확대되었고미추홀은 물이 많은 지역으로서'물로 둘러 싸인 국가'를 말한다'우리'라는 말은 참 친숙한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신의 남편을 '내 남편'이라고 하기 보다는 '우리 남편'이라고 부르는 것을 더 자연스럽게 느끼는 것 같다. 현대인에게 일부다처적인 인상이 강하게 풍기는 표현법이 조금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이러한 표현법이 매우 오랫동안 사용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우리라는 말은 나를 포함한 동질성을 가진 집단의 뜻도 있지만, 가축을 가두어 두는 울타리의 뜻으로도 흔히 쓰인다. 돼지 우리, 소 우리, 닭 우리 등 지금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우리라는 인간사회의 소속의 강한 연대감을 나타내는 뜻과, 많은 수의 가축을 가두어 두는 곳의 의미가 동일한 어원을 가지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아니면 소리가 동일하다고 하여 어원까지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인류 역사상 가장 광대한 제국을 형성했던 몽골 세계제국은 '대몽골국(Yeke Mongghol Ulus)'이라 하였다. 대몽골국은 여러 개의 울루스(Ulus)의 연합 형태였다. 중국에 기반을 둔 국가는 대원 울루스이고, 중앙 아시아와 동유럽에 위치한 차가다이 울루스와 조치 울루스, 이란 지역의 국가는 훌레구 울루스 등 여러 국가의 연합체가 대몽골국이다. 여기서 울루스의 의미가 매우 궁금해진다. 울루스는 몽골어로 백성 또는 국민을 가리키는 말로 그 이후에 의미가 확장되어 영지 또는 국가를 의미한다고 한다. 유목 사회에서는 백성이라고 하는 말 중에, 그들이 생활하는 초지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울루스=국가'라는 인식이 생겨났다고 한다. '울루스'를 '우리'와 연결시키는 것은 지나친 상상인가.언어가 있기 전에 소리가 먼저 있었다. 사람을 포함한 동물의 소리, 자연의 소리 등이 구체화되면서 언어의 형태를 갖춘 것이 아닌가. 유목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가축이다. 목초지를 따라 이동하고 밤에는 야생 동물로부터 가축을 보호하기 위하여 울타리를 만들어 한 곳에 가두어 두었다. 그리고 울타리 옆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가축을 보호한다. 유목민에게 가장 예민하게 파악해야 되는 소리는 '우-우-우' 또는 '울-울-울'하는 가축들의 소리들이었으리라 생각된다. 무리진 가축으로부터 생기는 소리는 자신을 포함하는 가족의 공동체 의식, 가축의 집합소 등 자신의 생존을 결정하는 의미로 각인되었을 것도 같다. 나를 포함한 동질적 집단의 '우리', 가축을 가두어 두는 의미의 '우리', 국가를 의미하는 '울루스' 등은 모두가 하나의 의미에서 출발하여 의미의 확장이 생기고, 소리의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상상해 본다.삼국시대 인천의 지명은 미추홀, 매소홀이었다. 미추홀은 아직도 인천지역의 여러 곳에 많은 흔적이 있다. 인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미추홀을 외래어로 오해하기도 한다고 한다. 미추, 매소는 물을 뜻하는 북방의 언어였다. 지금은 없어진 말이지만 아직도 여러 곳에 흔적이 남아 있다. 미나리, 미숫가루 등 지금도 여기 저기 남아 있고, 일본으로 건너가 물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미즈'라는 단어로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미추홀의 '홀'은 고구려 말로 '성'을 뜻한다고 되어 있다. 다시 생각하면 홀의 어원을 우리, 울타리, 울루스에서 출발하여 국가의 의미로 확장되었다고 하여도 무리는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미추홀은 물이 많은 지역, 즉 '물로 둘러싸인 국가' 정도의 해석이 될 수도 있다. 조금은 근거를 가질 수도 있는 몇 가지 언어의 흔적들을 상상력을 동원하여 의미를 연결하여 보았다. 이를 통하여 백제와 인천의 뿌리를 짐작해 보기도 하고, 우리와 일본의 역사적 연관성을 추적해 보기도 할 수 있다. 잊혀져가는, 그러나 분명한 흔적을 가지고 있는 우리의 말 속에서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발견할 수 있다.무더운 여름에 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보는 즐거운 삼매경에 빠져 본다./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 당뇨내분비센터장

2013-07-30 김광원

기억정치와 국가기구

NLL 국가안보 걸린 중요 문제국정원 개입에 정치의제로 부각결코 공개해서는 안될 회의록입맛대로 발췌 여론몰이 이용권위주의 시대 복귀 의혹까지현실근거로 냉정히 판단 해야기억은 바로 얼마 전의 사실조차 자신에게 유리하게 왜곡하는 경향이 강하다. 어떤 의미에서 '무의식적'으로 진행되는, 그러한 '선택적 망각 혹은 조작'의 기제가 없다면 우리의 삶은 훨씬 어려워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이 정치적 영역에서 '의식적'으로 이용될 때, 집단기억의 조작과 조작된 기억을 토대로 한 정치투쟁의 무기가 된다는 점에서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NLL과 관련하여 최근 진행되고 있는 논란은 실재하는 현실과 유리되어 기억투쟁의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NLL 문제는 사실 1977년 박정희 정권이, 북한의 영해설정에 대한 대응의 형태로 우리 영해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영해법상의 영해에서 서해 5도 지역을 제외한 데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김영삼 정권시절인 1996년 당시 국방부 장관은 NLL을 넘어온 북한 함정에 대해 소극적 대응을 한 정부를 질책하는 야당 국회의원의 질문에 'NLL은 공해상에 우리가 일방적으로 그어놓은 선이므로… (북한 함정이)넘어와도 상관없는 선'이라고 답변하는 '놀라운' 상황이 전개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정책기조는 2008년에도 유지되어 이명박 정부 역시 서해5도 지역을 제외한 영해직선 기선설정을 유엔 사무총장에게 제출하였다.현실 국제정치의 상황이나 남북 군사적 대치상황에서 볼 때 NLL 문제는 결코 단순하게 처리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참여하지 않은 정전협정, 중국의 영해설정, 국제법적 영해개념과 서해 5도 주민들의 생존, 국가안보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섬세하고 진지한 외교적 숙고와 단호한 범국가적 판단의 대상이지 결코 국내정치적 논란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 문제가 '남남 갈등'을 일으키는 중요 정치의제로 설정된 것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국정원의 적극적 개입과 관련되어 있다.잘 알려져 있다시피 NLL 문제와 관련된 정치적 논란은 국정원의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점화되게 되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대통령 직속의 국가기구인 국정원이 결코 공개해서는 안 될 남북정상 간의 회의록을 그것도 자신들의 입맛대로 발췌하여 자신들에 불리한 여론을 전환하는 도구로 이용하였다는데 있다. 그리고 놀랍게도 국정원장은 그것을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이 지점에서 우리는 흥미로운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사실로서의 NLL의 국제법적 논란, 국가 기관원인 국정원 직원의 선거개입 의혹, 경찰 책임자의 수사결과 발표 조작의혹 등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오직 특정의 관점에 대한 신앙고백을 요구하는 목소리만 논쟁의 전체를 지배하게 되었다. 헌법을 지키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국가기구가 기관의 입장을 비판적으로 보는 모든 관점을 적대시하는 현실은 기억투쟁의 전면에 그들이 등장하였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당연히 다시 권위주의 시대로의 복귀를 국정원이 꿈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게 만들었다. 결국 최근의 소모적인 남남갈등은 국정원과 그에 의존하여 무책임한 말들을 연일 쏟아냈던 한심한 정치인들(특히 사실관계를 조작했던 두 사람의 국회의원은 자신들 말에 책임을 지고 정계에서 은퇴해야 할 것이다)에 의해 조성되었다는 사실이 분명해진 것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상식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정치인들은 대부분 이러한 국정원의 행태에 대해 매우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음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사실 국정원의 정치개입 문제는 결코 정파나 진영의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될 문제이고, 우리가 반드시 지켜나가야 할 자유민주주의적 가치와 헌법적 가치에 근거해서 판단해야 할 문제이다.국정원은 법이 보장한 범위 안에서 국가안보와 관련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 되지 국내 정치의 문제에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국가정보기관이 자신의 역할 범위를 벗어날 때 초래된 역사적 비극을 그리고 그 기나긴 슬픈 역사를 잘 기억하고 있다. 국가안보가 특정 국가기관에 의해 자의적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 동의한다면, 이제 우리는 허위의 기억정치에서 벗어나 현실에 근거한 냉정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김태승 아주대 사학과 교수

2013-07-22 김태승

北대변 종북의원 이적발언 국회면책특권에서 제외해야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은정당한 직무와 관련된 것이지헌법을 부정하고 대한민국의정체성과 존엄성마저 훼손하며국민들을 모욕할 수 있도록보장하는 무기가 아니다작년 6월말 여야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김재연 의원을 국회에서 제명하기 위한 자격심사안을 공동발의하기로 했고 올해 3월 여야 의원 30명은 비례대표 통합진보당 이석기, 김재연 의원에 대한 자격 심사안을 공동으로 발의했다. 발의된 자격심사안이 국회에서 3분의2의 동의를 얻으면 두 의원은 국회의원의 자격을 박탈당한다. 자격심사안 발의의 표면적 이유는 통합진보당내 부정경선에 의한 두 의원의 비례대표 당선이지만 내용상으로는 두 의원의 종북성향 때문임은 명약관화하다. 그러나 자격심사안은 발의만 되었지 현재까지 전혀 진척이 되지 않고 답보상태이며 심지어 새누리당에서조차 제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있음을 감안하면 앞으로 처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인다.이석기, 김재연 두 의원이 당내 부정선거에 관여되었다면 그것은 사법부가 판단을 내릴 문제이고 유죄판결을 받게 되면 당연히 국회에서 제명된다. 그런데 검찰의 조사결과는 이들 두 의원들에 대해서만 당내 부정선거의 책임을 묻기 곤란하고 기존 통합진보당내 정파에 상관없이 거의 모든 파벌이 관여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석기 의원과 김재연 의원에 대해서는 입건조차 하지 못했다. 이는 애당초 특정 국회의원들에 대해서 사상검증으로 의원자격을 박탈하고자 하는 것이 무리였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두 의원에 대한 국민의 심판은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것이 민주주의사회에서 주기적으로 시행되는 선거가 수행하는 기능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두 의원을 포함한 통합진보당의 종북의원들을 방치하기에는 그들의 언행이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한국사회가 정부수립 이래 지금까지 지켜온 가치를 훼손하는 정도가 너무 심하다.작년 6월 이석기 의원은 "애국가는 말 그대로 나라 사랑하는 노래"이고 "현행법상 국가로 규정돼 있지 않다"고 말했고 작년 11월 이석기, 김재연 두 의원의 블로그에는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함께 가자"라는 구호가 버젓이 게재되었다. 이들 종북 의원은 대한민국의 상징이자 국민을 하나로 묶는 애국가를 부정하고 북한이 지난 1990년대 중반 수십만명의 아사자를 내고도 수령체제의 실패를 호도하고 주민들에게 내핍을 강요하기 위해 만들어진 선전구호를 그대로 차용하여 쓰고 있다. 이들의 행위는 독립운동의 과정에서 불린, 그리고 국가수호를 위해 희생한 영령들을 위한 진혼가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리자고 주장하고 북한의 노선을 추종하자고 노골적으로 선동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올해 들어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하고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개성공단을 일방적으로 폐쇄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군사적 위협을 계속하는 동안에도 이석기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거두절미하고 "한반도 하늘 위에 B-52전폭기가 뜨고 6·25 이래 전쟁의 위협이 그 어느때 보다 높아져 있습니다"라고 외쳐댔다. 한반도 긴장의 원인제공자인 북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도발에 대한 경고와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한 것이다.종북의원의 친북활동은 국회 밖이나 인터넷상에서 뿐만 아니라 국회 내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국회 내에서 이들의 언행은 면책특권을 악용해 더욱 과감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4월 25일 대정부질문에서 이석기 의원은 "북의 핵보유로 6자회담 같은 기존 해법은 실패했다", 북한의 개성공단 위협에 대한 김관진 장관의 인질구출작전 발언에 대해서는 "경솔하다"고 폄훼했다.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은 정당한 직무와 관련된 것이지 헌법을 부정하고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존엄성마저 훼손하며 세금으로 자신들을 지원하는 국민들을 모욕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무기가 아니다. 종북의원들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울분을 터트린 애국시민단체들은 주호영 의원을 통해 이적성 발언과 종북발언에 대한 면책특권을 제한하는 입법청원을 내기에 이르렀다. 이 법은 당연히 제정되어야 한다. 그것은 종북의원들이 대한민국을 경멸하고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현실을 제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자 애국선열에 대한 우리의 책무일 것이다. 여야가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NLL문제 발언에 시각을 달리 해오고 있다. 이런 시점에 휴전협정의 달을 맞이했다. 국익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종북발언은 국회에서도 면책권을 제한해야 한다./유영옥 경기대 교수(국가보훈학)

2013-07-15 유영옥

사학연금 대납 잘못된 관행

교비로 부당 지급된 연금근로소득세 추징하고분식경향 보인 일부 사립대는국민들에 진정으로 사죄해야교육부도 공정한 관리감독役충실했는지 재평가돼야7월의 첫 주말에 들어서는 즈음에 집권당인 새누리당의 강력한 촉구에 겁먹은 듯이 교육부는 교직원의 사학연금 등 개인 부담금을 교비로 대납해온 44개 사립대학 중 이미 별도의 감사를 통하여 문제점을 적발한 뒤 조치를 취한 5개 대학을 제외한 39개 대학의 명단을 발표하였다. 이 중 선두 주자는 대한민국 사립대학 중 최고의 표본 대학인 연세대학교이다. 지난 2000년에 교비대납 제도를 창안하여 이를 관행으로 정착시키고, 12년간에 이르는 최장기간 유지시켰으며, 지급액수도 500억 원을 훨씬 상회하는 등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교비 대납 금액이 100억 원을 넘는 대학은 연세대학교 이외에도 190억 원대의 아주대학교, 170억 원대의 한양대학교, 130억 원대의 영남대학교, 120억 원대의 계명대학교와 경기대학교 등이 포함되어 있다.KBS 뉴스에 따르면, 강은희 새누리당 원내 대변인은 이번 사태를 "일부 사립대학들이 교직원 스스로 자신의 소득에서 납부해야할 사학연금, 개인연금, 건강보험료를 학생들이 내준 등록금으로 대신 낸 사실이 교육부 감사로 드러난 것"으로 규정하고, 부당 지급된 개인 부담금을 환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 입장은 이와 다르다. 즉, 외부 법률자문까지 구한 결과, 단체협약 등으로 이미 지급한 돈을 회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대통령을 당선시킨 집권여당인 새누리당과 학생 및 학부모들은 대통령 선거 공약인 '반값 등록금'을 공동 매개체로 삼아 공통의 인식을 형성하여 이들 사립대학을 조직적인 사기체로 몰아가고 있다. 대학교 운영의 내실화와 글로벌 스탠더드에 근접하는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등록금 인상의 명분까지도 교직원 연금 잔치를 위한 허울 좋은 핑계로 비하하고 있다.이 사건의 핵심은 대학의 교직원 노동조합과 대학본부 간에 체결된 단체협약을 통하여 교직원 개개인이 부담해야 되는 연금 등을 교비로 부담하도록 상호 합의하여 교직원들에게는 실질적으로 급여를 인상시켜 주는 효과를 누리게 하고 대학은 임금을 동결시켜 대외적으로 사회적 고통을 분담하는 모양새를 갖추게 한데 있다. 급여를 받는 입장에서 보면,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당한 돈은 소득으로 구분되고 그렇지 아니한 돈은 교비로 분류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금까지 소위 연금 등이 대납된 상황을 바로잡으려면, 소득으로 잡혀야 할 부분에 대하여 근로소득세를 추징하는 것이 최소한의 조치이며, 그동안 임금을 동결시켜 사회적 고통을 분담하는 듯한 분식된 태도를 취해 온 사립대학들은 국민들에게 진정으로 사죄해야 할 것이다.대학을 관리 감독하는 교육부는 무오류의 본산으로서 공정한 감독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었는지 재평가되어야 한다. 12년간이나 시행되어온 소위 대납제도를 교육부가 알지 못하고 있었다면 이는 교육부가 직무를 유기하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막강한 감사권을 가진 교육부의 기능을 고려할 때 관학 유착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또한 겉보기 유사성 때문에 유사한 건으로 분류되어 법에 어긋나지 않은 적법한 행정사항을 불법적인 것으로 싸잡아 처리하는 우를 범한 일은 없는지 묻고 싶다. 예를 들어 교비에서 대납의 대상으로 거론된 개인연금을 살펴보기로 하자. 사학연금과 건강보험료는 법에 규정되어 있는 바에 따라 의무적으로 납부되어야 한다. 이와 달리 개인연금은 보험회사 등에서 개발된 금융상품 중 하나로서 의무사항이 아닌 것으로서, 교직원의 노후복지 증진을 위하여 선택한 현대적 기법의 도입을 '연금'이라는 공통적 단어 때문에 동일한 대납 대상으로 분류하는 것은 교육부의 권한 남용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지성의 산실이자 보루인 대학은 업무 처리를 최소한 적법하게 하여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적법한 업무 처리에 만족하지 말고 자체의 결정과 업무 처리가 시민과 사회에 정의로운 결정인지를 숙고하여야 할 것이다. 대학이 경기를 치르는 경기장에서 심판의 역할을 수행하는 교육부는 적시에 합리적 판정을 내려 잘못된 순간적 시도가 오래된 관행으로 굳어 버리는 일이 없게 할 일이다./이본수 전 인하대 총장

2013-07-08 이본수

언어의 격이 그 사람의 품격을 결정한다

언어는 정확한 어휘를구사하는 것만으로는충분하지 않고 목소리의크기와 말소리의 높낮이길고 짧음은 물론이고생각의 진정성이 담겨져야 한다사람이 사람답다는 것은 말이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답다는 것은 그 사람의 하는 말을 통하여 정확하게 느낄 수 있다. 말을 하는 것은 단지 어떤 단어를 선택하였는가 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적절한 어휘를 사용하는 것은 좋은 표현을 위해서 필수적이다. 더하여 표현을 적절하게 하기 위해서는 말하는 사람의 감정을 적절하게 구사하여야 한다.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적절히 표현하기 위해서는 목소리의 크기, 말소리의 높낮이, 말소리의 길고 짧음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긍정을 표현하는 '예'의 표현 방법을 생각해 보자. 보통 목소리 크기가 평이한 경우는 상대방의 의견을 인정하고 동의한다는 뜻이고, 낮은 목소리로 길게 늘어지는 경우는 흔쾌히 동의할 수는 없어도 어쩔 수 없이 동의한다는 뜻이고, 큰 목소리로 뒤끝이 치켜 올라가는 경우는 상대방의 의견이 의아하여 무슨 뜻인지 다시 알려달라는 반문의 뜻일 것이다. 이외에도 '예'라는 표현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어 매우 다양한 의사 소통의 수단으로 사용된다.언어는 인간만이 구사할 수 있는 의사소통의 방법이라고 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렇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동물에서도 그들 특유의 의사소통 방법이 있다. 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들은 동물들의 소통 방법을 터득하여 동물에게 명령하고 감정을 전달하며 좋은 친구로 지낸다. 때로는 사람이 인위적으로 설정한 명령어를 동물들이 터득하게 하는 경우도 많다. 여기에서 매우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위험한 침입자로부터 회피하라는 소리는 크고, 날카롭고, 반복적이다. 소방차, 경찰차 또는 응급구조차들의 경적음을 연상하면 될 것 같다. 이러한 표현 방법은 대부분의 동물에서 유사하다. 기쁠 때는 낮은 소리와 함께 코를 씰룩거리든지, 콧바람을 낸다. 이러한 표현방법은 동물에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사람에서도 전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언어학적으로 매우 먼 족보를 가지는 우리말과 영어 사이에서도 뜻이 유사한 단어는 비슷한 소리를 가지고 있다. '가다-go; 만들다-make; 많다-many,much; 돌리다,뒤틀리다, 틀다-turn,twist,torsion; 두드리다,똑똑-knock; 담다-dam; 무덤-tomb;뫼-mountain; 배-belly' 등 예를 들면 한없이 많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언어학적인 학문적 체계화는 언어학자들의 몫이다. 다만 인류의 모든 언어의 기원은 하나에서 출발하였지만, 지구의 격심한 변화와 환경적인 상황에 따라서 여러 언어로 분화했다는 생각에 동의하고 싶다. 같은 언어라 하여도 시대적 상황에 따라서 기본적인 소리가 변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여러 형태로 변한다. 원래 순한 발음의 단어도 전쟁중에는 격하고 강한 발음으로 변한다.임진왜란을 거치면서 격음화/경음화 현상이 생긴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언어는 살아서 움직이면서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의 한 예로 "소주-->쏘주, 쐬주"를 들 수 있다. 또 하나의 두드러진 현상은 긴 단어를 한두개로 줄이거나, 발음하기 힘든 받침은 생략해 버린다. 다른 하나는 두 가지 또는 세 가지 단어를 하나의 단어로 줄여 버린다. 매우 우려할만한 현상은 영어와 일제의 잔존어가 무비판적으로 우리의 일상 언어에 너무 많이 파고들었다. 이러한 와중에 태어난 언어들은 계층과 세대간에 소통의 부재와 집단들의 고립으로 이어진 현상의 한 원인일 수도 있겠다.언어는 서로간 의사와 감정을 교환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따라서 시대와 상황이 변하면 함께 변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언어는 그가 속한 국가와 개인의 의미를 가장 상징적으로 대변해주고 있다. 언어는 정확한 어휘를 구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목소리의 크기, 소리의 높낮이, 소리의 길고 짧음은 물론이고, 생각의 진정성이 담겨 있어야 한다. 그 국가와 사회에 소통되는 언어를 통하여 국격을 느낄 수 있고, 한 개인과의 대화를 통하여 그 사람의 품격을 알 수 있다./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 당뇨내분비센터장

2013-07-01 김광원

국가 통계 조작과 통계청의 독립

국가기관의 통계자료는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마지막 보루같은 역할이고정책판단의 최종근거가 되므로변조·정책적 고려없이 공개되고외부 간섭에서 자유로워야 한다현대 국가에서 통계는 중요한 정책 결정의 출발점이 된다. 국가의 운명이 걸려있는 국방정책이건, 경제개발정책이건 간에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대부분 구체적이고 세밀한 통계자료 분석이 필요하다. 따라서 국가 통계자료는 국가의 명운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하다. 그런데 통계자료들이 이렇게 중요하기 때문에 '신념'으로 정치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믿음에 맞지 않는 통계자료는 무시하거나 심지어는 조작하려는 유혹에 넘어가기가 쉽다. '숫자로 바뀐 이념 혹은 신념'은, 정치가나 관료들이 사욕을 은폐하여 대중의 신뢰를 얻고, 자기주장의 정당성을 과시하는 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숫자화된 현실은 '주관적 이념'에 '숫자의 신성성'을 덧씌움으로써 한심한 주장조차 그럴듯하게 보이게 하는 전략적 도구로 이용되는 것이다.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그러한 숫자로 된 통계자료가 편의에 따라 발췌되거나, 수정·조작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시작하였다. 지방정부들이 통계자료를 오독하거나 또는 부실화·조작(?)하는 등의 잘못으로 인해 엄청난 경제적 손실이 초래되었음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기는 하나 4대강, 용인경전철, 민간자본을 유치한 도로 건설 등의 사회간접자본 투자에서 건설의 논리 혹은 계약의 근거로 제시되었던 이용객 예측치 등의 '허망함'은 경이로울 정도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예측치라는 것은 통계분석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렇게 황당한 예측치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기초조사가 부실한 졸속사업이었거나 혹은 특정의 이해관계에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통계자료를 조작했기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현상은 지방정부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최근 지난 정권에서 통계청의 통계자료를 임의로 개변하거나 변조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우리를 경악하게 한다. 국가기관의 통계자료는 무엇보다도 신뢰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고, 현실적 정책판단의 최종적 근거가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통계자료는 그 자체로 어떤 변조나 정책적 고려 없이 공개되어야 하고, 그에 대한 외부 간섭의 영향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자신의 주관적 신념을 '숫자'로 바꿔서 반대파를 기만하기 위한 논리로 통계를 이용하기 시작한다면, 실질적인 정책개발은 사라지고 오직 파당적 이해만이 국가정책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된다면 그것은 무서운 결과를 낳을 수 있다.1990년대 이후 본격적인 개혁개방의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던 중국에서, 경제적 거시조정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통계자료가 필요했다. 그러나 금융권, 관료 등은 자신들의 이해관계나 업적을 과시할 목적으로 통계자료를 조작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여 사실상 거시조정 정책이 실효를 거두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래서 이코노미스트와 같은 외국 언론들도 중국 통계자료에 대한 불신을 강하게 표출하고 있었다. 1998년 당시 국무원 부총리였던 주룽지(뒤의 국무원 총리)는 국가통계조작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한 경고를 발한 뒤 상당 기간의 노력을 경주한 뒤에야 중국 쪽 통계자료는 비로소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아직도 제한이 있기는 하나). 사실 1950년대 중국의 대약진 운동 시기, 지방 정부들이 식량생산량 통계를 조작함으로써 중앙정부의 식량정책 수립에 영향을 끼쳤고, 그 결과 수천만의 중국인들이 굶주림에 신음하는 상황이 초래된 적이 있었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으로 인하여 개혁개방 이후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 수립과정에서 중국의 지도부는, 정확한 통계가 경제투명성을 높이고 시장의 신뢰를 얻는 데 불가결한 요소라는 점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국가 통계는 한 정권이나 '정상배'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그것은 국가의 현실과 미래의 운명과 관련되어 있는 문제이고, 그 정확성은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좌우한다. 정치권은 통계청을 독립시키고, 그에 대한 어떤 외부의 부당한 간섭도 배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김태승 아주대 사학과 교수

2013-06-24 김태승

국가정체성과 국민통합

남북회담 일방연기 북한의 행태생각없이 해석하는 여야…정권 바뀔때마다 부정부패 연루처벌받는 정치·경제인들…전교조 좌편향교육 애국심약화 등국가 위기적 상황 그대로 노출6월은 국가보훈의 달이다. 국가를 위해 희생된 자들과 그 가족을 위로하는 달이기도 하다. 이들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 애국애족하는 마음으로 국민이 똘똘 뭉쳐 국가 정체성과 국민통합을 이루어야 하겠다. 국가정체성이란 한 국가의 정치, 경제 등의 지배적 사회제도에 대하여 구성원들이 지니는 믿음과 일체감을 의미하기도 하고, 문화와 생활방식 등 국가공동체가 지니는 삶의 양식이나 가치에 대한 구성원들의 공감대 형성과 관련되기도 한다. 또한 국가정체성은 사회통합 혹은 국민통합에 있어 가장 기초적 토대가 되는 사회적 자본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흔히 사회적 자본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서 국가의 제도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그것을 바탕으로 한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든다. 따라서 국가정체성이 흔들린다는 것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국민이 국가의 제도와 정책에 대해 그리 신뢰하지 않고 있으며, 국가가 주도하는 방향의 일에 적극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이렇게 되면 국론은 분열되고 국가는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허약한 체제가 되어 외부의 충격이 없이도 스스로 와해되어 버리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구소련의 붕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소비에트 연방의 시민들은 사회주의 국가 건설이라는 국가적 목표에 대한 기대감과 신뢰도가 혁명 직후에 비해 현저히 낮아져 있었으며, 서구로부터 유입된 합리주의, 실용주의, 자유주의 사상의 확대로 인해 국가정체성이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였다.현재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지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10년을 거치면서 시대착오적이며 소모적인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첨예화되었고, 좌파와 우파로 나뉜 남·남 갈등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현재까지도 평행선을 긋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정치인들은 입만 열면 '국민통합'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실질적 행보에 있어서는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으로 소신껏 행동하지 못하며, 지역주의와 이기적 패거리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순에 처해 있다. 남북회담 연기를 일방적으로 연기한 북한의 행태를 놓고 제각각 해석하고 생각 없이 해석하는 여야의 형태가 꼴불견이다.한국 사회를 이끌어간다고 하는 지도급 인사들은 어떠한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많은 정치인, 경제인들이 부정부패와 연관되어 언론을 장식하고 있고, 그 중 대다수는 결국 처벌을 받는다. 지금도 원자력발전소 부품비리가 생산차질과 국민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사회지도층 인사의 도덕적 불감증은 국민으로 하여금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게 하며, 미래에 대한 비전이 사라지고 무력감에 빠지게 만든다. 결국 이기주의와 기회주의는 더욱 확산되고, 국민통합과 대동단결은 점점 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그 밖에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국제환경도 우리에게 국가정체성 확립의 중요성을 검토하게 한다. 호시탐탐 적화야욕을 숨기지 못하고 무력도발을 일삼는 북한은 열외로 하더라도 비약적 경제성장과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확대 면에서 G2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과 군사대국주의, 또 독도 영유권 주장과 역사 교과서 왜곡문제로 늘 우리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일본을 좌우로 두고 있는 것이 우리의 상황이다. 내부적으로도 좌편향된 전교조 교육의 영향으로 대한민국 국민의 안보의식, 애국심 및 공동체의식은 현저히 약화되었으며, 그 단편적인 예로 군 복무를 기피하는 사회현상이 일반적인 것이 되어 버렸다. 또한 낮은 출산율, 만혼, 고령화 사회의 도래로 인해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한 성장 동력이 약화된 점이 국가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이 모든 것들은 현재 우리 대한민국이 우려할 정도의 국가 위기적 상황에 노출되어 있음을 말해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6월 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국가정체성 확립과 그것을 통한 국민통합이 절체절명의 국가적 사명임을 다시 한 번 깨닫고 국민들에게 나라사랑하는 정신을 일깨워주고 그것을 위한 가능한 모든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한 대통령을 위시한 대한민국을 이끌고 있는 사회지도층은 솔선수범해서 법을 지키고 국민의 신뢰회복을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유영옥 경기대 교수(국가보훈학)

2013-06-17 유영옥

더 악화되고 있는 일반高 위기

특목·특성화·자사고 늘면서일반고교 설자리 점점 줄어들어경쟁력 키우는 노력부족도 원인학업 부적응 학생 직업교육과고입전형 전·후기 나눠 선발 등공교육기반 쌓기부터 선행돼야지난 3월에 주요 일간지에 일반고 위기에 관한 내용이 연일 보도되었던 적이 있었다. 공교육의 근간이자 전체 고교생의 약 72%가 재학하고 있는 일반고의 위기는 공교육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일반고의 위기가 더 심각하게 와 닿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서울소재 일반고의 한 교사는 "수업시간에 한 반 35명 중 공부하는 5~6명을 제외하곤 스스로 '내가 뭘 할 수 있겠냐'며 포기하고 엎드려 잠을 자거나 딴 짓을 하는 학생들이 대다수라서 교과지도는 물론 생활지도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인천에 있는 어떤 일반고 1학년에서만 특성화고로 전학을 가고 싶어 하는 학생이 수십 명에 달하며, 이들은 기초학력이 부족하고, 공부에는 관심이 없고, 다만 기술을 배우고 싶어한다고 한다. 일반고는 이들 때문에 소수의 상위권 학생과 대다수의 하위권 학생간의 학력격차가 너무 심각하며, 이 학생들의 70%정도가 중간적인 목표나 꿈조차도 없다고 한다. 일반고 교실의 위기는 교사들까지 무력감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경기도의 한 일반고 교사는 "수업 중 시끄럽게 하는 학생들과 실랑이라도 하는 교사는 일부이고, 사실 대다수의 교사는 그냥 포기한다"고 전했다. 일반고의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열패감에 눌려 있다고 볼 수 있다.이러한 일반고 위기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그 첫째 원인으로는 지난 정부의 고교 다양화 정책에서 비롯되었다 할 수 있다. 이 정책은 고교 유형을 다양화하여 수요자의 학교선택권을 보장하고 교육의 다양성을 확대하자는 취지였다. 외국어고등학교, 국제고등학교, 자율형 사립 고등학교, 자율형 공립 고등학교 등 워낙 '특별한' 학교가 늘어나면서 특별하지 않은 일반고의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 이 정책은 고교의 수평적 다양화가 아니라 수직적 서열화를 가져왔다. 우리나라 2천303개 고교 중 일반고는 1천529개교이다. 상대적으로 공교육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일반고의 경쟁력을 오히려 떨어뜨리는 우를 초래하게 되었다. 즉 일반고의 위기는 정책 불균형과 교육여건에 있어 동등한 출발점을 만들어 주지 못한데 기인하고 있다.둘째, 고등학생 선발이나 배정과 관련된 고입전형방식이 일반고의 위기를 예견하게 하였다. 고등학교 신입생의 선발은 전기와 후기로 시행되고, 전기에는 특목고, 특성화고, 자사고의 학생을 먼저 선발하고 난 후 나머지 학생과 특성화고를 탈락한 모든 학생을 한명도 빠짐없이 후기에 일반고로 배정한다. 중학교 2~3학년 정도의 학업능력도 갖추지 못한 학생들이 일반고에 배정되어 지루하고 의미없이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보내는 것이다. 셋째, 일반고의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노력이 부족한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일반고는 특목고에 비해 학생들의 내신관리를 잘 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학교의 특성을 반영한 진로교육시스템의 미흡이나 부재가 일반고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는 면도 부정할 수 없다.일반고 위기의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위기에 처한 일반고가 살아날 길은 분명히 찾을 수 있다. 교육의 저변을 형성하는 공교육의 기반을 살려놓고 상향시켜가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첫째, 고교 체제를 부분적으로 개편하여 직업교육 체계를 다양화시켜야 한다. 당분간 학업 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직업교육을 시험적으로 시도하는 대안 직업학교를 운영하면서 직업교육 체계를 확립하는 방안을 찾아나갈 것을 제안한다. 둘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80조(선발시기 구분)를 개정해야 한다. 즉 고입전형시기를 전기고, 후기고로 나누어 전기에 특목고, 자사고, 특성화고를 먼저 뽑고, 후기 일반고에 나머지 학생을 모두 배정하는 방식을 개편해야 한다. 이 선발(배정)방식은 일반고의 위기를 더욱 고착화할 것이다. 특성화고의 학생 선발을 전기와 후기에 모두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셋째, 일반고에서도 학업 부적응 학생을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예컨대 이동식 수업을 활용하여 학업 수준이 낮은 학생들의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시스템을 갖추고, 교사는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내용을 제공하려는 열정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일반고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특화된 프로그램 개발과 열정 등 자구적인 노력이 요구된다./이본수 인하대 명예교수

2013-06-10 이본수

당뇨병은 생활이다

수면 부족이 당뇨 발병·악화에상당한 영향주는 연구결과 나와먹고 움직이고 생각하고 잠자는모든 일상생활이 연관되어 있어불규칙한 생활습관 개선 없이는효과적인 치료와 예방 불가능인천지역은 당뇨병에 의한 사망률이 전국에서 제일 높은 지역중의 하나이다. 이러한 문제는 양질의 진료를 통해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하여 인천 지역이 당뇨병 치료를 충분히 해결해줄 정도의 진료여건이 그렇게 뒤떨어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진료 경험이 많은 내분비 전문의가 부족한 것도 아니다. 당뇨병을 치료하는 의약품공급이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당뇨병 합병증으로 생기는 망막합병증, 뇌졸중(중풍), 관상 심혈관 질환, 만성신부전증 등을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어도 그렇다고 부적절하지는 않다.우리는 진료여건을 개선하여 더 좋은 진료를 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의료인력, 정밀한 진단기계의 도입, 진료의 환경개선에는 많은 비용이 수반된다. 진료여건을 개선하는데 끊임없는 노력을 하여 양질의 진료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최상의 진료여건만으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이 당뇨병의 실체이다. 당뇨병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당뇨병 치료 및 예방에 가장 정확하고 효율적인 해법을 제시해 줄 것이다. 잘못된 식생활이 당뇨병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식사 시간이 따로 없이 먹고 싶을 때 먹고, 좋아하는 음식만을 골라 먹는 것이 멋있어 보이고, 자유를 마음 껏 누리는 것이 문명사회에서 사는 현대인의 특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운동부족으로 생긴 비만 특히 복부비만이 당뇨병으로 이어진다는 사실도 비교적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자동차, 사무실의 업무 시설 그리고 집안의 주거시설들 모두를 자동화하여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들은 우리를 덜 움직이게 하는 장치들이다. 또한 스트레스도 당뇨병 발병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현대인은 하나의 일을 결정하는 과정도 단순하게 지나가지 않는다. 많은 정보를 얻고 많은 변수를 고려하여 결정을 내린다. 그 결과는 대부분 경제적 이익과 직결되는 것들이어서 치열한 경쟁이 있어 예측이 어렵다. 끊임없이 신경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성공보다는 실망적인 결과로 이어질 때가 더 많다.이러한 생활환경 속에 살 수밖에 없는 현대인에게 필연적으로 뒤따라 오는 것이 불규칙한 취침 시간과 불면증이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수면부족이 당뇨병의 발병과 악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사실들을 종합하면 먹는 것, 움직이는 것, 생각을 하는 것 그리고 잠을 자는 것 모두가 당뇨병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일상생활의 모든 것이라고 하여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즉 당뇨병이 생기는 원인은 어느 하나가 아니고, 생활의 모든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당뇨병이 생기고, 당뇨병을 악화시킨다. 당뇨병을 또 다른 이름으로 '생활습관병'이라고 하는 이유이다. 부적절한 자신의 생활습관의 개선이 없이는 효과적인 당뇨병의 치료 및 예방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최고의 의료진, 최선의 의료시설, 최신의 치료기술만으로는 당뇨병 치료와 예방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당뇨병의 또 하나의 실체는 어둠 속에서 소리없이 다가오는 좀벌레와 같은 존재이다. 당뇨병의 초기에는 거의 증세가 없어서 당뇨병의 심각성을 모르고 지나간다. 당뇨병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면,당뇨병이라는 좀벌레는 신체의 거의 모든 장기를 야금야금 파먹어 들어간다.예방과 조기치료는 작은 비용으로 매우 큰 효과가 있다. 이미 상당한 합병증이 있을 때는 매우 큰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그 효과는 제한적이 된다. 당뇨병의 실체를 모르면서 막연한 두려움 또는 의도적으로 무시해버리려는 태도는 어느 것도 옳지 않다. 당뇨병의 실체를 알고 효과적으로 대처한다면 당뇨병처럼 쉬운 병도 없을 것이다. 당뇨병은 마음 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거의 완벽한 치료가 가능한 병이다. 인천지역이 전국에서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제일 높은 지역의 하나라는 사실을 듣고, 우울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노력을 하면, 인천지역을 전국에서 당뇨병 사망률이 가장 낮은 지역으로 만들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해본다./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 당뇨내분비센터장

2013-06-03 김광원

슬픈 오키나와

2차대전 '제국일본'에 충성했지만일본군들은 집단자살 강요배신감에 깊은 상처까지 안겨줘미군기지로 전락후 삶의 질 떨어져오키나와주민 절반 가까이스스로 일본인이 아니라고 생각지난 4월 28일 일본에서는 기묘한 행사가 개최되었다. 이 날은 1952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일본이 조인한 강화조약이 공식적으로 발효되어, 패전국 일본의 국제사회에의 복귀가 공식 인정되었던 날이었다. 그런데 이 날을 일본 우익은 '주권회복의 날'로 명명하고, 국왕 내외와 정부 고위인사들이 참석하여 '국왕만세'를 소리 높여 외쳤다. 일본의 우익은 이 날을, 전범국가로서의 과거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자기성찰의 날로가 아니라 전쟁을 일으켜 일본국민을 고통 속으로 몰아갔던 시대로의 복귀를 통해 일본 우익이 기세를 올리는 날로 재정의했던 것이다.이 행사는 그러나 일본의 양심적인 시민사회로부터 비판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세계대전을 온몸으로 겪어야했던 오키나와에서는 치욕스런 행사로 받아들여졌다. 그것은 1952년의 그날 이후, 오키나와는 일본으로부터 버림받은 채 본격적인 미국의 군사기지로 전락하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오키나와 인들은 자신들을 우치난츄(유구인)라고 부르면서 야마톤츄(일본인)와 구분한다. 오키나와 인들의 정체성은 일본과는 무관한 역사적 맥락 속에서 형성되었던 것이다.동아시아에서 오키나와의 원래 이름인 류큐왕국이 역사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것은 임진왜란을 전후한 시기일 것이다. 한·중·일간의 군사적 긴장과 충돌이 격화되었던 1592년의 임진왜란 발발 이후 류큐왕국은 동아시아 3국의 사료에 빈번하게 등장한다. 당시 조선조정은 일본 정치변동의 추세와 관련된 정보를 얻는 통로로, 중국의 명왕조는 일본을 정벌할 동맹국으로 류큐왕국에 주목하였던 것이다. 사실 류큐왕국은 동아시아 해상교역로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서 중개무역을 통해 번영을 이루던 왕조였다. 북으로는 한반도, 동으로는 일본열도, 서로는 중국, 남으로는 말라카해협에 이르는 광대한 해상지역이 류큐인들의 활동영역이었다.이러한 류큐왕국은 1609년 일본 사쓰마번의 침략을 받아 국왕이 체포되어 일본으로 끌려가는 치욕을 경험하게 되었다. 하지만 대중국 무역창구가 필요했던 사쓰마번은 국왕을 되돌려 보내고 정치경제적 실리를 취하는 정책을 취하게 되었다. 이렇게 힘들게 독립을 유지하던 류큐왕국은 1872년, 명치유신을 통해 근대국가 체제를 출범시킨 일본에 병합됨으로써 독립국가로서의 지위를 영원히 상실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16세기에 등장한 류큐왕국은 1872년 이후 사라지고, 열도의 모습이 새끼줄과 같다는 이유로 오키나와(沖繩)로 이름 붙여진 새로운 지방행정지역이 등장하게 되었던 것이다.하지만 일본에 강제 편입된 오키나와 인들의 운명은 순탄하지 못했다. 오키나와 인들은 우선 일본에서 가장 차별받는 지역민이었다. 그것은 해외로 나간 일본인 가운데 인구대비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 오키나와라는 사실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그들의 유랑하는 삶은 1990년 이후 개최되고 있는 '세계 우치난츄 대회'에 잘 나타나 있다.일본인들의 차별에도 불구하고 오키나와 인들은 2차 세계대전 말기 미군의 오키나와 공격 시, 전 인구의 4분의1에 해당되는 12만명이 목숨을 잃을 정도로 '제국일본'에 충성을 바쳤었다. 그러나 본토를 지키기 위해 자신들은 투항하면서도 오키나와 인들에게는 집단자살을 강요했던 전시 일본군에게 느꼈던 배반감에 더하여, 일본 본토의 이익을 위해 거침없이 외국에 자신들의 토지를 할양하는 중앙정부의 행태는 오키나와 인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겨주게 되었다.오키나와 문제는 단순하지는 않다. 오키나와 인들의 정체성도 류큐왕국적 전통과 일본의 근대적 지배체제하에서 육성된 국민주의적 흐름 사이에서 요동치고 있다. 미군기지가 삶의 질을 떨어트리고, 젊은 여성들의 외출을 힘들게 할 정도로 위협이 되지만, 미군이 소비하는 화폐는 오키나와 경제의 중요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07년의 자료에 의하면 스스로를 일본인이 아니라 오키나와 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41.6%에 머무르고 있었다. 식민지인으로 살아가면서도 자신이 식민지인이라고 느끼지 못하는 '식민지적 심성'이 오키나와 인들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일본의 우익이 망언을 쏟아내는 이 시기에 오키나와의 이야기는 우리를 슬프게 한다./김태승 아주대 사학과 교수

2013-05-27 김태승

국가보훈으로 국민통합 이루자

국가유공자 적합한 보훈정책은군인은 올바른 국가관 갖게하고국민에겐 안보의식 강화 시키며생존 참전용사들 명예회복으로긍지와 자부심 갖고 살수있도록세심한 복지혜택 지원 필요하다6월은 호국보훈의 달로 우리에게 익숙하다. 조국의 의미와 또 그 조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과 헌신을 마다하지 않았던 호국영령들과 국가유공자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조국의 운명이 풍전등화와 같았던 지난 시절, 개인적 유익을 구하지 않고, 조국을 위해 생명까지도 기꺼이 바친 호국영령들의 애국심과 고귀한 희생정신은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소중하게 간직되어야 한다.애국심과 국가발전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강대국을 이루었던 모든 국가들은 언제나 애국심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강조하였고, 국가유공자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아끼지 않았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우리와는 매우 긴밀한 군사적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만 보더라도 그들이 얼마나 국가유공자들을 정성껏 예우하고 있는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일례로 해마다 수천억 원의 예산을 들여 세계 제2차 대전을 비롯해 그동안 미군이 참전한 지역의 유해발굴과 실종자 수색을 지금도 이어가고 있다.'조국은 그대를 버리지 않는다'는 약속을 묵묵히 지켜나가고 있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바로 이러한 일관성 있는 국가보훈정책을 통해 대표적 다민족·다문화 국가인 미국은 성공적으로 국민들의 가슴 속에 자연스럽게 애국심을 형성해 가고 있고, 그것이 국민 전체의 의식통합과 단결된 힘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오늘의 미국이 있게 한 내적 힘의 근원이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그동안 우리는 근대화와 민주화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국가의 정체성과 국민통합의 근간을 이루는 보훈정책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할 여유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 조국 대한민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향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무역규모 면에서는 세계 10위권을 다투고 있을 만큼 성장해 있다. 이제라도 우리의 외적 성장에 걸맞은 보훈문화와 보훈정책 형성에 국가와 국민의 관심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특히 그간 여러 가지 국내 사정으로 인해 보훈관련 법령이 체계적으로 일원화 되지 못한 것부터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국가보훈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국가적 지원이 특별히 요구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우선되는 것은 한반도가 아직 전쟁의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난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불법포격을 통해서도 여실히 확인되었듯이 북한 김정일 독재정권은 아직도 적화야욕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핵무기를 비롯한 생화학무기를 끊임없이 개발해 오고 있으며, 전문적인 '정보전사'를 양성해 '사이버 테러'를 시도하는 등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렇게 북한의 우리를 향한 공격 전략은 점점 더 다양하고 교묘해져 가는 반면, 우리 사회는 남남분열이라는 덫에 한 쪽 발이 빠져 서로를 반목하고 불필요한 편 가르기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게다가 급속한 경제 성장과 함께 도래한 공동체 의식의 감소, 개인의 자율성, 자유, 권리에 대한 주장 확대와 같은 가치관의 변화는 우리를 더욱 사분오열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그동안 우리가 줄곧 되뇌어 왔던 '평화통일'에 대한 염원은 마치 한반도에 전쟁이란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영원히 평화만 있을 것처럼 여기는 만성적인 안보 불감증으로 전이되어 이미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바로 이러한 우리의 현실이 국민통합과 안보의식 확대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국가보훈을 주목하는 이유이다.국가유공자들에게 합당한 보훈정책은 군인에게는 올바른 국가관을 갖게 하고, 국민에게는 안보의식을 강화시키며, 유가족과 순국선열 및 생존하는 참전용사와 혁명참가자들에게는 명예를 회복시켜주는 일이다. 특히 아직 생존하는 국가유공자들에게는 그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지니고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세심한 복지혜택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사회의 특성을 고려해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보훈정책의 확대가 절실히 요구된다. 이와 함께 보훈정책은 이 나라를 이어갈 후손들에게 조국의 의미와 애국심의 가치를 계승할 수 있는 매우 훌륭한 교육방법이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유영옥 경기대 교수(국가보훈학)

2013-05-20 유영옥

청소년문제 학교 울타리 안에서 해결

중도탈락 학생 축출되면가출·폭력·절도·자살 등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져학교생활 적응 못하는 학생빨리 선별해 장기적 상담과체계적 지원방안 병행 필요5월 12일자 가톨릭 인천주보에 실린 (재)가톨릭 아동청소년 재단의 장정혁 부장이 쓴 글 '단기 쉼터-바다의 별을 찾는 아이들'을 읽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집을 나온 청소년들이 가정과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최대 9개월까지 단기간 의식주 및 의료 등의 생활을 보장하면서 아이들의 정서를 안정시키고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준비시키며 자립을 위한 지원 등을 도와주는 '바다의 별'에 머무르는 아이들이 작년 여름 13~14명이던 것이 작년 말에는 20여명으로 늘고 금년 5월에는 25명을 넘었다는 것이다. 이곳에 머무르는 아이들의 숫자만으로 인천에서 일어나는 가출 청소년의 문제를 속단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이것이 청소년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편적 사례임에는 틀림없는 일이다.학생 동료 간 왕따, 게임 중독(인터넷 중독), 학교 폭력, 가출 청소년, 청소년 자살, 학교 중도 탈락 등 각종 청소년 문제가 상호 독립적 또는 상호 종속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이 중에서 강제 퇴학이든 자진 퇴학이든 학교에서 졸업 이전에 중도 탈락하는 학생 수가 청소년 문제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간주할 수 있다. 인천광역시교육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천광역시의 중도 탈락 학생수가 2010년에 3천664명, 2011년에 3천639명, 2012년에 3천403명으로 연평균 3천569명에 이른다. 이들 중도 탈락 학생 중에는 자기 진로를 도전적으로 설계하기 위하여 자퇴하는 경우도 포함되어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는 어떤 이유에서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여 학생들이 강제 또는 자진 퇴학하는 경우에 해당된다.학생들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다. 지적 정신적 미성숙과 질병 등에 기인되는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학교생활에서 동료 학생간의 친구관계와 선생님들과의 사제관계가 원만하게 유지되지 못하는 경우를 그 첫째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여기에는 부모와 가정이 또 다른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부모의 맞벌이에 따른 가정교육 시간의 부재, 부모의 과잉보호 또는 과잉기대에 따른 일탈, 부모 사망 별거 등 결손 가정에서 길러진 열등감과 통제력 상실 등이 청소년의 정신적 성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학교 교육은 인간적 가치를 향상시키는 일에 집중하기 보다는 오히려 상급학교 진학의 수단으로 전락하여 과열 경쟁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대립을 조장함으로써 학업성취도가 낮은 학생은 극단적인 학교 부적응을 경험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42만여명의 재학생에 비해 약 0.85%에 불과한 중도 탈락 학생들이 재학중에는 학교폭력 등 학내 문제를 유발하기 때문에 교사와 학부모 및 학교 책임자는 이들을 자퇴라는 이름으로 중도 탈락시키지만, 중도 탈락 청소년이 학교에서 축출되고 나면 가출, 폭력, 절도, 자살 등 비행 청소년으로서의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즉, 학교에서의 중도 탈락은 청소년 문제의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문제를 떠넘겨 더 어렵게 만들 뿐이다. 그러므로 청소년 문제를 축소시켜 해결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어떻게든 청소년들을 학교 울타리 안에 붙들어서 지도하고 교육하여야 한다.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운 학생을 조기에 판단하여 상담하여야 하되, 일시적이 아닌 장기적 체계적 상담과 지원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학업 성취도가 극단적으로 낮은 학생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학급을 편성하는 등의 노력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자신과 비슷한 수학 능력을 가진 학생들 끼리 모여 서로의 열등감과 수치심을 자극하지 않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이미 부분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직업교육용 대안학교를 확대하고 체계화시켜야 한다. 번거로운 위탁 교육을 피하고 오히려 전학을 시켜 교육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하려면 필연적으로 교사들의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사회가 안아야 할 청소년 문제를 학교가 떠맡도록 하려면 그 만한 관심과 예산을 학교 기관에 지원함으로써 전문 교사와 일반 교사를 증원하고 그들에 대한 처우도 향상시켜야 할 것이다./이본수 인하대 명예교수

2013-05-13 이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