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명칼럼

 

언어의 격이 그 사람의 품격을 결정한다

언어는 정확한 어휘를구사하는 것만으로는충분하지 않고 목소리의크기와 말소리의 높낮이길고 짧음은 물론이고생각의 진정성이 담겨져야 한다사람이 사람답다는 것은 말이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답다는 것은 그 사람의 하는 말을 통하여 정확하게 느낄 수 있다. 말을 하는 것은 단지 어떤 단어를 선택하였는가 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적절한 어휘를 사용하는 것은 좋은 표현을 위해서 필수적이다. 더하여 표현을 적절하게 하기 위해서는 말하는 사람의 감정을 적절하게 구사하여야 한다.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적절히 표현하기 위해서는 목소리의 크기, 말소리의 높낮이, 말소리의 길고 짧음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긍정을 표현하는 '예'의 표현 방법을 생각해 보자. 보통 목소리 크기가 평이한 경우는 상대방의 의견을 인정하고 동의한다는 뜻이고, 낮은 목소리로 길게 늘어지는 경우는 흔쾌히 동의할 수는 없어도 어쩔 수 없이 동의한다는 뜻이고, 큰 목소리로 뒤끝이 치켜 올라가는 경우는 상대방의 의견이 의아하여 무슨 뜻인지 다시 알려달라는 반문의 뜻일 것이다. 이외에도 '예'라는 표현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어 매우 다양한 의사 소통의 수단으로 사용된다.언어는 인간만이 구사할 수 있는 의사소통의 방법이라고 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렇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동물에서도 그들 특유의 의사소통 방법이 있다. 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들은 동물들의 소통 방법을 터득하여 동물에게 명령하고 감정을 전달하며 좋은 친구로 지낸다. 때로는 사람이 인위적으로 설정한 명령어를 동물들이 터득하게 하는 경우도 많다. 여기에서 매우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위험한 침입자로부터 회피하라는 소리는 크고, 날카롭고, 반복적이다. 소방차, 경찰차 또는 응급구조차들의 경적음을 연상하면 될 것 같다. 이러한 표현 방법은 대부분의 동물에서 유사하다. 기쁠 때는 낮은 소리와 함께 코를 씰룩거리든지, 콧바람을 낸다. 이러한 표현방법은 동물에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사람에서도 전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언어학적으로 매우 먼 족보를 가지는 우리말과 영어 사이에서도 뜻이 유사한 단어는 비슷한 소리를 가지고 있다. '가다-go; 만들다-make; 많다-many,much; 돌리다,뒤틀리다, 틀다-turn,twist,torsion; 두드리다,똑똑-knock; 담다-dam; 무덤-tomb;뫼-mountain; 배-belly' 등 예를 들면 한없이 많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언어학적인 학문적 체계화는 언어학자들의 몫이다. 다만 인류의 모든 언어의 기원은 하나에서 출발하였지만, 지구의 격심한 변화와 환경적인 상황에 따라서 여러 언어로 분화했다는 생각에 동의하고 싶다. 같은 언어라 하여도 시대적 상황에 따라서 기본적인 소리가 변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여러 형태로 변한다. 원래 순한 발음의 단어도 전쟁중에는 격하고 강한 발음으로 변한다.임진왜란을 거치면서 격음화/경음화 현상이 생긴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언어는 살아서 움직이면서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의 한 예로 "소주-->쏘주, 쐬주"를 들 수 있다. 또 하나의 두드러진 현상은 긴 단어를 한두개로 줄이거나, 발음하기 힘든 받침은 생략해 버린다. 다른 하나는 두 가지 또는 세 가지 단어를 하나의 단어로 줄여 버린다. 매우 우려할만한 현상은 영어와 일제의 잔존어가 무비판적으로 우리의 일상 언어에 너무 많이 파고들었다. 이러한 와중에 태어난 언어들은 계층과 세대간에 소통의 부재와 집단들의 고립으로 이어진 현상의 한 원인일 수도 있겠다.언어는 서로간 의사와 감정을 교환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따라서 시대와 상황이 변하면 함께 변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언어는 그가 속한 국가와 개인의 의미를 가장 상징적으로 대변해주고 있다. 언어는 정확한 어휘를 구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목소리의 크기, 소리의 높낮이, 소리의 길고 짧음은 물론이고, 생각의 진정성이 담겨 있어야 한다. 그 국가와 사회에 소통되는 언어를 통하여 국격을 느낄 수 있고, 한 개인과의 대화를 통하여 그 사람의 품격을 알 수 있다./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 당뇨내분비센터장

2013-07-01 김광원

국가 통계 조작과 통계청의 독립

국가기관의 통계자료는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마지막 보루같은 역할이고정책판단의 최종근거가 되므로변조·정책적 고려없이 공개되고외부 간섭에서 자유로워야 한다현대 국가에서 통계는 중요한 정책 결정의 출발점이 된다. 국가의 운명이 걸려있는 국방정책이건, 경제개발정책이건 간에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대부분 구체적이고 세밀한 통계자료 분석이 필요하다. 따라서 국가 통계자료는 국가의 명운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하다. 그런데 통계자료들이 이렇게 중요하기 때문에 '신념'으로 정치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믿음에 맞지 않는 통계자료는 무시하거나 심지어는 조작하려는 유혹에 넘어가기가 쉽다. '숫자로 바뀐 이념 혹은 신념'은, 정치가나 관료들이 사욕을 은폐하여 대중의 신뢰를 얻고, 자기주장의 정당성을 과시하는 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숫자화된 현실은 '주관적 이념'에 '숫자의 신성성'을 덧씌움으로써 한심한 주장조차 그럴듯하게 보이게 하는 전략적 도구로 이용되는 것이다.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그러한 숫자로 된 통계자료가 편의에 따라 발췌되거나, 수정·조작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시작하였다. 지방정부들이 통계자료를 오독하거나 또는 부실화·조작(?)하는 등의 잘못으로 인해 엄청난 경제적 손실이 초래되었음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기는 하나 4대강, 용인경전철, 민간자본을 유치한 도로 건설 등의 사회간접자본 투자에서 건설의 논리 혹은 계약의 근거로 제시되었던 이용객 예측치 등의 '허망함'은 경이로울 정도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예측치라는 것은 통계분석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렇게 황당한 예측치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기초조사가 부실한 졸속사업이었거나 혹은 특정의 이해관계에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통계자료를 조작했기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현상은 지방정부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최근 지난 정권에서 통계청의 통계자료를 임의로 개변하거나 변조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우리를 경악하게 한다. 국가기관의 통계자료는 무엇보다도 신뢰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고, 현실적 정책판단의 최종적 근거가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통계자료는 그 자체로 어떤 변조나 정책적 고려 없이 공개되어야 하고, 그에 대한 외부 간섭의 영향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자신의 주관적 신념을 '숫자'로 바꿔서 반대파를 기만하기 위한 논리로 통계를 이용하기 시작한다면, 실질적인 정책개발은 사라지고 오직 파당적 이해만이 국가정책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된다면 그것은 무서운 결과를 낳을 수 있다.1990년대 이후 본격적인 개혁개방의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던 중국에서, 경제적 거시조정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통계자료가 필요했다. 그러나 금융권, 관료 등은 자신들의 이해관계나 업적을 과시할 목적으로 통계자료를 조작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여 사실상 거시조정 정책이 실효를 거두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래서 이코노미스트와 같은 외국 언론들도 중국 통계자료에 대한 불신을 강하게 표출하고 있었다. 1998년 당시 국무원 부총리였던 주룽지(뒤의 국무원 총리)는 국가통계조작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한 경고를 발한 뒤 상당 기간의 노력을 경주한 뒤에야 중국 쪽 통계자료는 비로소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아직도 제한이 있기는 하나). 사실 1950년대 중국의 대약진 운동 시기, 지방 정부들이 식량생산량 통계를 조작함으로써 중앙정부의 식량정책 수립에 영향을 끼쳤고, 그 결과 수천만의 중국인들이 굶주림에 신음하는 상황이 초래된 적이 있었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으로 인하여 개혁개방 이후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 수립과정에서 중국의 지도부는, 정확한 통계가 경제투명성을 높이고 시장의 신뢰를 얻는 데 불가결한 요소라는 점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국가 통계는 한 정권이나 '정상배'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그것은 국가의 현실과 미래의 운명과 관련되어 있는 문제이고, 그 정확성은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좌우한다. 정치권은 통계청을 독립시키고, 그에 대한 어떤 외부의 부당한 간섭도 배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김태승 아주대 사학과 교수

2013-06-24 김태승

국가정체성과 국민통합

남북회담 일방연기 북한의 행태생각없이 해석하는 여야…정권 바뀔때마다 부정부패 연루처벌받는 정치·경제인들…전교조 좌편향교육 애국심약화 등국가 위기적 상황 그대로 노출6월은 국가보훈의 달이다. 국가를 위해 희생된 자들과 그 가족을 위로하는 달이기도 하다. 이들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 애국애족하는 마음으로 국민이 똘똘 뭉쳐 국가 정체성과 국민통합을 이루어야 하겠다. 국가정체성이란 한 국가의 정치, 경제 등의 지배적 사회제도에 대하여 구성원들이 지니는 믿음과 일체감을 의미하기도 하고, 문화와 생활방식 등 국가공동체가 지니는 삶의 양식이나 가치에 대한 구성원들의 공감대 형성과 관련되기도 한다. 또한 국가정체성은 사회통합 혹은 국민통합에 있어 가장 기초적 토대가 되는 사회적 자본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흔히 사회적 자본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서 국가의 제도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그것을 바탕으로 한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든다. 따라서 국가정체성이 흔들린다는 것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국민이 국가의 제도와 정책에 대해 그리 신뢰하지 않고 있으며, 국가가 주도하는 방향의 일에 적극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이렇게 되면 국론은 분열되고 국가는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허약한 체제가 되어 외부의 충격이 없이도 스스로 와해되어 버리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구소련의 붕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소비에트 연방의 시민들은 사회주의 국가 건설이라는 국가적 목표에 대한 기대감과 신뢰도가 혁명 직후에 비해 현저히 낮아져 있었으며, 서구로부터 유입된 합리주의, 실용주의, 자유주의 사상의 확대로 인해 국가정체성이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였다.현재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지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10년을 거치면서 시대착오적이며 소모적인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첨예화되었고, 좌파와 우파로 나뉜 남·남 갈등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현재까지도 평행선을 긋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정치인들은 입만 열면 '국민통합'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실질적 행보에 있어서는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으로 소신껏 행동하지 못하며, 지역주의와 이기적 패거리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순에 처해 있다. 남북회담 연기를 일방적으로 연기한 북한의 행태를 놓고 제각각 해석하고 생각 없이 해석하는 여야의 형태가 꼴불견이다.한국 사회를 이끌어간다고 하는 지도급 인사들은 어떠한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많은 정치인, 경제인들이 부정부패와 연관되어 언론을 장식하고 있고, 그 중 대다수는 결국 처벌을 받는다. 지금도 원자력발전소 부품비리가 생산차질과 국민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사회지도층 인사의 도덕적 불감증은 국민으로 하여금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게 하며, 미래에 대한 비전이 사라지고 무력감에 빠지게 만든다. 결국 이기주의와 기회주의는 더욱 확산되고, 국민통합과 대동단결은 점점 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그 밖에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국제환경도 우리에게 국가정체성 확립의 중요성을 검토하게 한다. 호시탐탐 적화야욕을 숨기지 못하고 무력도발을 일삼는 북한은 열외로 하더라도 비약적 경제성장과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확대 면에서 G2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과 군사대국주의, 또 독도 영유권 주장과 역사 교과서 왜곡문제로 늘 우리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일본을 좌우로 두고 있는 것이 우리의 상황이다. 내부적으로도 좌편향된 전교조 교육의 영향으로 대한민국 국민의 안보의식, 애국심 및 공동체의식은 현저히 약화되었으며, 그 단편적인 예로 군 복무를 기피하는 사회현상이 일반적인 것이 되어 버렸다. 또한 낮은 출산율, 만혼, 고령화 사회의 도래로 인해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한 성장 동력이 약화된 점이 국가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이 모든 것들은 현재 우리 대한민국이 우려할 정도의 국가 위기적 상황에 노출되어 있음을 말해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6월 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국가정체성 확립과 그것을 통한 국민통합이 절체절명의 국가적 사명임을 다시 한 번 깨닫고 국민들에게 나라사랑하는 정신을 일깨워주고 그것을 위한 가능한 모든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한 대통령을 위시한 대한민국을 이끌고 있는 사회지도층은 솔선수범해서 법을 지키고 국민의 신뢰회복을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유영옥 경기대 교수(국가보훈학)

2013-06-17 유영옥

더 악화되고 있는 일반高 위기

특목·특성화·자사고 늘면서일반고교 설자리 점점 줄어들어경쟁력 키우는 노력부족도 원인학업 부적응 학생 직업교육과고입전형 전·후기 나눠 선발 등공교육기반 쌓기부터 선행돼야지난 3월에 주요 일간지에 일반고 위기에 관한 내용이 연일 보도되었던 적이 있었다. 공교육의 근간이자 전체 고교생의 약 72%가 재학하고 있는 일반고의 위기는 공교육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일반고의 위기가 더 심각하게 와 닿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서울소재 일반고의 한 교사는 "수업시간에 한 반 35명 중 공부하는 5~6명을 제외하곤 스스로 '내가 뭘 할 수 있겠냐'며 포기하고 엎드려 잠을 자거나 딴 짓을 하는 학생들이 대다수라서 교과지도는 물론 생활지도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인천에 있는 어떤 일반고 1학년에서만 특성화고로 전학을 가고 싶어 하는 학생이 수십 명에 달하며, 이들은 기초학력이 부족하고, 공부에는 관심이 없고, 다만 기술을 배우고 싶어한다고 한다. 일반고는 이들 때문에 소수의 상위권 학생과 대다수의 하위권 학생간의 학력격차가 너무 심각하며, 이 학생들의 70%정도가 중간적인 목표나 꿈조차도 없다고 한다. 일반고 교실의 위기는 교사들까지 무력감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경기도의 한 일반고 교사는 "수업 중 시끄럽게 하는 학생들과 실랑이라도 하는 교사는 일부이고, 사실 대다수의 교사는 그냥 포기한다"고 전했다. 일반고의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열패감에 눌려 있다고 볼 수 있다.이러한 일반고 위기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그 첫째 원인으로는 지난 정부의 고교 다양화 정책에서 비롯되었다 할 수 있다. 이 정책은 고교 유형을 다양화하여 수요자의 학교선택권을 보장하고 교육의 다양성을 확대하자는 취지였다. 외국어고등학교, 국제고등학교, 자율형 사립 고등학교, 자율형 공립 고등학교 등 워낙 '특별한' 학교가 늘어나면서 특별하지 않은 일반고의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 이 정책은 고교의 수평적 다양화가 아니라 수직적 서열화를 가져왔다. 우리나라 2천303개 고교 중 일반고는 1천529개교이다. 상대적으로 공교육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일반고의 경쟁력을 오히려 떨어뜨리는 우를 초래하게 되었다. 즉 일반고의 위기는 정책 불균형과 교육여건에 있어 동등한 출발점을 만들어 주지 못한데 기인하고 있다.둘째, 고등학생 선발이나 배정과 관련된 고입전형방식이 일반고의 위기를 예견하게 하였다. 고등학교 신입생의 선발은 전기와 후기로 시행되고, 전기에는 특목고, 특성화고, 자사고의 학생을 먼저 선발하고 난 후 나머지 학생과 특성화고를 탈락한 모든 학생을 한명도 빠짐없이 후기에 일반고로 배정한다. 중학교 2~3학년 정도의 학업능력도 갖추지 못한 학생들이 일반고에 배정되어 지루하고 의미없이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보내는 것이다. 셋째, 일반고의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노력이 부족한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일반고는 특목고에 비해 학생들의 내신관리를 잘 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학교의 특성을 반영한 진로교육시스템의 미흡이나 부재가 일반고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는 면도 부정할 수 없다.일반고 위기의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위기에 처한 일반고가 살아날 길은 분명히 찾을 수 있다. 교육의 저변을 형성하는 공교육의 기반을 살려놓고 상향시켜가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첫째, 고교 체제를 부분적으로 개편하여 직업교육 체계를 다양화시켜야 한다. 당분간 학업 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직업교육을 시험적으로 시도하는 대안 직업학교를 운영하면서 직업교육 체계를 확립하는 방안을 찾아나갈 것을 제안한다. 둘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80조(선발시기 구분)를 개정해야 한다. 즉 고입전형시기를 전기고, 후기고로 나누어 전기에 특목고, 자사고, 특성화고를 먼저 뽑고, 후기 일반고에 나머지 학생을 모두 배정하는 방식을 개편해야 한다. 이 선발(배정)방식은 일반고의 위기를 더욱 고착화할 것이다. 특성화고의 학생 선발을 전기와 후기에 모두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셋째, 일반고에서도 학업 부적응 학생을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예컨대 이동식 수업을 활용하여 학업 수준이 낮은 학생들의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시스템을 갖추고, 교사는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내용을 제공하려는 열정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일반고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특화된 프로그램 개발과 열정 등 자구적인 노력이 요구된다./이본수 인하대 명예교수

2013-06-10 이본수

당뇨병은 생활이다

수면 부족이 당뇨 발병·악화에상당한 영향주는 연구결과 나와먹고 움직이고 생각하고 잠자는모든 일상생활이 연관되어 있어불규칙한 생활습관 개선 없이는효과적인 치료와 예방 불가능인천지역은 당뇨병에 의한 사망률이 전국에서 제일 높은 지역중의 하나이다. 이러한 문제는 양질의 진료를 통해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하여 인천 지역이 당뇨병 치료를 충분히 해결해줄 정도의 진료여건이 그렇게 뒤떨어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진료 경험이 많은 내분비 전문의가 부족한 것도 아니다. 당뇨병을 치료하는 의약품공급이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당뇨병 합병증으로 생기는 망막합병증, 뇌졸중(중풍), 관상 심혈관 질환, 만성신부전증 등을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어도 그렇다고 부적절하지는 않다.우리는 진료여건을 개선하여 더 좋은 진료를 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의료인력, 정밀한 진단기계의 도입, 진료의 환경개선에는 많은 비용이 수반된다. 진료여건을 개선하는데 끊임없는 노력을 하여 양질의 진료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최상의 진료여건만으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이 당뇨병의 실체이다. 당뇨병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당뇨병 치료 및 예방에 가장 정확하고 효율적인 해법을 제시해 줄 것이다. 잘못된 식생활이 당뇨병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식사 시간이 따로 없이 먹고 싶을 때 먹고, 좋아하는 음식만을 골라 먹는 것이 멋있어 보이고, 자유를 마음 껏 누리는 것이 문명사회에서 사는 현대인의 특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운동부족으로 생긴 비만 특히 복부비만이 당뇨병으로 이어진다는 사실도 비교적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자동차, 사무실의 업무 시설 그리고 집안의 주거시설들 모두를 자동화하여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들은 우리를 덜 움직이게 하는 장치들이다. 또한 스트레스도 당뇨병 발병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현대인은 하나의 일을 결정하는 과정도 단순하게 지나가지 않는다. 많은 정보를 얻고 많은 변수를 고려하여 결정을 내린다. 그 결과는 대부분 경제적 이익과 직결되는 것들이어서 치열한 경쟁이 있어 예측이 어렵다. 끊임없이 신경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성공보다는 실망적인 결과로 이어질 때가 더 많다.이러한 생활환경 속에 살 수밖에 없는 현대인에게 필연적으로 뒤따라 오는 것이 불규칙한 취침 시간과 불면증이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수면부족이 당뇨병의 발병과 악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사실들을 종합하면 먹는 것, 움직이는 것, 생각을 하는 것 그리고 잠을 자는 것 모두가 당뇨병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일상생활의 모든 것이라고 하여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즉 당뇨병이 생기는 원인은 어느 하나가 아니고, 생활의 모든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당뇨병이 생기고, 당뇨병을 악화시킨다. 당뇨병을 또 다른 이름으로 '생활습관병'이라고 하는 이유이다. 부적절한 자신의 생활습관의 개선이 없이는 효과적인 당뇨병의 치료 및 예방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최고의 의료진, 최선의 의료시설, 최신의 치료기술만으로는 당뇨병 치료와 예방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당뇨병의 또 하나의 실체는 어둠 속에서 소리없이 다가오는 좀벌레와 같은 존재이다. 당뇨병의 초기에는 거의 증세가 없어서 당뇨병의 심각성을 모르고 지나간다. 당뇨병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면,당뇨병이라는 좀벌레는 신체의 거의 모든 장기를 야금야금 파먹어 들어간다.예방과 조기치료는 작은 비용으로 매우 큰 효과가 있다. 이미 상당한 합병증이 있을 때는 매우 큰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그 효과는 제한적이 된다. 당뇨병의 실체를 모르면서 막연한 두려움 또는 의도적으로 무시해버리려는 태도는 어느 것도 옳지 않다. 당뇨병의 실체를 알고 효과적으로 대처한다면 당뇨병처럼 쉬운 병도 없을 것이다. 당뇨병은 마음 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거의 완벽한 치료가 가능한 병이다. 인천지역이 전국에서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제일 높은 지역의 하나라는 사실을 듣고, 우울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노력을 하면, 인천지역을 전국에서 당뇨병 사망률이 가장 낮은 지역으로 만들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해본다./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 당뇨내분비센터장

2013-06-03 김광원

슬픈 오키나와

2차대전 '제국일본'에 충성했지만일본군들은 집단자살 강요배신감에 깊은 상처까지 안겨줘미군기지로 전락후 삶의 질 떨어져오키나와주민 절반 가까이스스로 일본인이 아니라고 생각지난 4월 28일 일본에서는 기묘한 행사가 개최되었다. 이 날은 1952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일본이 조인한 강화조약이 공식적으로 발효되어, 패전국 일본의 국제사회에의 복귀가 공식 인정되었던 날이었다. 그런데 이 날을 일본 우익은 '주권회복의 날'로 명명하고, 국왕 내외와 정부 고위인사들이 참석하여 '국왕만세'를 소리 높여 외쳤다. 일본의 우익은 이 날을, 전범국가로서의 과거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자기성찰의 날로가 아니라 전쟁을 일으켜 일본국민을 고통 속으로 몰아갔던 시대로의 복귀를 통해 일본 우익이 기세를 올리는 날로 재정의했던 것이다.이 행사는 그러나 일본의 양심적인 시민사회로부터 비판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세계대전을 온몸으로 겪어야했던 오키나와에서는 치욕스런 행사로 받아들여졌다. 그것은 1952년의 그날 이후, 오키나와는 일본으로부터 버림받은 채 본격적인 미국의 군사기지로 전락하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오키나와 인들은 자신들을 우치난츄(유구인)라고 부르면서 야마톤츄(일본인)와 구분한다. 오키나와 인들의 정체성은 일본과는 무관한 역사적 맥락 속에서 형성되었던 것이다.동아시아에서 오키나와의 원래 이름인 류큐왕국이 역사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것은 임진왜란을 전후한 시기일 것이다. 한·중·일간의 군사적 긴장과 충돌이 격화되었던 1592년의 임진왜란 발발 이후 류큐왕국은 동아시아 3국의 사료에 빈번하게 등장한다. 당시 조선조정은 일본 정치변동의 추세와 관련된 정보를 얻는 통로로, 중국의 명왕조는 일본을 정벌할 동맹국으로 류큐왕국에 주목하였던 것이다. 사실 류큐왕국은 동아시아 해상교역로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서 중개무역을 통해 번영을 이루던 왕조였다. 북으로는 한반도, 동으로는 일본열도, 서로는 중국, 남으로는 말라카해협에 이르는 광대한 해상지역이 류큐인들의 활동영역이었다.이러한 류큐왕국은 1609년 일본 사쓰마번의 침략을 받아 국왕이 체포되어 일본으로 끌려가는 치욕을 경험하게 되었다. 하지만 대중국 무역창구가 필요했던 사쓰마번은 국왕을 되돌려 보내고 정치경제적 실리를 취하는 정책을 취하게 되었다. 이렇게 힘들게 독립을 유지하던 류큐왕국은 1872년, 명치유신을 통해 근대국가 체제를 출범시킨 일본에 병합됨으로써 독립국가로서의 지위를 영원히 상실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16세기에 등장한 류큐왕국은 1872년 이후 사라지고, 열도의 모습이 새끼줄과 같다는 이유로 오키나와(沖繩)로 이름 붙여진 새로운 지방행정지역이 등장하게 되었던 것이다.하지만 일본에 강제 편입된 오키나와 인들의 운명은 순탄하지 못했다. 오키나와 인들은 우선 일본에서 가장 차별받는 지역민이었다. 그것은 해외로 나간 일본인 가운데 인구대비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 오키나와라는 사실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그들의 유랑하는 삶은 1990년 이후 개최되고 있는 '세계 우치난츄 대회'에 잘 나타나 있다.일본인들의 차별에도 불구하고 오키나와 인들은 2차 세계대전 말기 미군의 오키나와 공격 시, 전 인구의 4분의1에 해당되는 12만명이 목숨을 잃을 정도로 '제국일본'에 충성을 바쳤었다. 그러나 본토를 지키기 위해 자신들은 투항하면서도 오키나와 인들에게는 집단자살을 강요했던 전시 일본군에게 느꼈던 배반감에 더하여, 일본 본토의 이익을 위해 거침없이 외국에 자신들의 토지를 할양하는 중앙정부의 행태는 오키나와 인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겨주게 되었다.오키나와 문제는 단순하지는 않다. 오키나와 인들의 정체성도 류큐왕국적 전통과 일본의 근대적 지배체제하에서 육성된 국민주의적 흐름 사이에서 요동치고 있다. 미군기지가 삶의 질을 떨어트리고, 젊은 여성들의 외출을 힘들게 할 정도로 위협이 되지만, 미군이 소비하는 화폐는 오키나와 경제의 중요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07년의 자료에 의하면 스스로를 일본인이 아니라 오키나와 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41.6%에 머무르고 있었다. 식민지인으로 살아가면서도 자신이 식민지인이라고 느끼지 못하는 '식민지적 심성'이 오키나와 인들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일본의 우익이 망언을 쏟아내는 이 시기에 오키나와의 이야기는 우리를 슬프게 한다./김태승 아주대 사학과 교수

2013-05-27 김태승

국가보훈으로 국민통합 이루자

국가유공자 적합한 보훈정책은군인은 올바른 국가관 갖게하고국민에겐 안보의식 강화 시키며생존 참전용사들 명예회복으로긍지와 자부심 갖고 살수있도록세심한 복지혜택 지원 필요하다6월은 호국보훈의 달로 우리에게 익숙하다. 조국의 의미와 또 그 조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과 헌신을 마다하지 않았던 호국영령들과 국가유공자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조국의 운명이 풍전등화와 같았던 지난 시절, 개인적 유익을 구하지 않고, 조국을 위해 생명까지도 기꺼이 바친 호국영령들의 애국심과 고귀한 희생정신은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소중하게 간직되어야 한다.애국심과 국가발전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강대국을 이루었던 모든 국가들은 언제나 애국심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강조하였고, 국가유공자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아끼지 않았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우리와는 매우 긴밀한 군사적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만 보더라도 그들이 얼마나 국가유공자들을 정성껏 예우하고 있는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일례로 해마다 수천억 원의 예산을 들여 세계 제2차 대전을 비롯해 그동안 미군이 참전한 지역의 유해발굴과 실종자 수색을 지금도 이어가고 있다.'조국은 그대를 버리지 않는다'는 약속을 묵묵히 지켜나가고 있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바로 이러한 일관성 있는 국가보훈정책을 통해 대표적 다민족·다문화 국가인 미국은 성공적으로 국민들의 가슴 속에 자연스럽게 애국심을 형성해 가고 있고, 그것이 국민 전체의 의식통합과 단결된 힘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오늘의 미국이 있게 한 내적 힘의 근원이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그동안 우리는 근대화와 민주화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국가의 정체성과 국민통합의 근간을 이루는 보훈정책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할 여유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 조국 대한민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향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무역규모 면에서는 세계 10위권을 다투고 있을 만큼 성장해 있다. 이제라도 우리의 외적 성장에 걸맞은 보훈문화와 보훈정책 형성에 국가와 국민의 관심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특히 그간 여러 가지 국내 사정으로 인해 보훈관련 법령이 체계적으로 일원화 되지 못한 것부터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국가보훈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국가적 지원이 특별히 요구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우선되는 것은 한반도가 아직 전쟁의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난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불법포격을 통해서도 여실히 확인되었듯이 북한 김정일 독재정권은 아직도 적화야욕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핵무기를 비롯한 생화학무기를 끊임없이 개발해 오고 있으며, 전문적인 '정보전사'를 양성해 '사이버 테러'를 시도하는 등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렇게 북한의 우리를 향한 공격 전략은 점점 더 다양하고 교묘해져 가는 반면, 우리 사회는 남남분열이라는 덫에 한 쪽 발이 빠져 서로를 반목하고 불필요한 편 가르기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게다가 급속한 경제 성장과 함께 도래한 공동체 의식의 감소, 개인의 자율성, 자유, 권리에 대한 주장 확대와 같은 가치관의 변화는 우리를 더욱 사분오열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그동안 우리가 줄곧 되뇌어 왔던 '평화통일'에 대한 염원은 마치 한반도에 전쟁이란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영원히 평화만 있을 것처럼 여기는 만성적인 안보 불감증으로 전이되어 이미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바로 이러한 우리의 현실이 국민통합과 안보의식 확대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국가보훈을 주목하는 이유이다.국가유공자들에게 합당한 보훈정책은 군인에게는 올바른 국가관을 갖게 하고, 국민에게는 안보의식을 강화시키며, 유가족과 순국선열 및 생존하는 참전용사와 혁명참가자들에게는 명예를 회복시켜주는 일이다. 특히 아직 생존하는 국가유공자들에게는 그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지니고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세심한 복지혜택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사회의 특성을 고려해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보훈정책의 확대가 절실히 요구된다. 이와 함께 보훈정책은 이 나라를 이어갈 후손들에게 조국의 의미와 애국심의 가치를 계승할 수 있는 매우 훌륭한 교육방법이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유영옥 경기대 교수(국가보훈학)

2013-05-20 유영옥

청소년문제 학교 울타리 안에서 해결

중도탈락 학생 축출되면가출·폭력·절도·자살 등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져학교생활 적응 못하는 학생빨리 선별해 장기적 상담과체계적 지원방안 병행 필요5월 12일자 가톨릭 인천주보에 실린 (재)가톨릭 아동청소년 재단의 장정혁 부장이 쓴 글 '단기 쉼터-바다의 별을 찾는 아이들'을 읽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집을 나온 청소년들이 가정과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최대 9개월까지 단기간 의식주 및 의료 등의 생활을 보장하면서 아이들의 정서를 안정시키고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준비시키며 자립을 위한 지원 등을 도와주는 '바다의 별'에 머무르는 아이들이 작년 여름 13~14명이던 것이 작년 말에는 20여명으로 늘고 금년 5월에는 25명을 넘었다는 것이다. 이곳에 머무르는 아이들의 숫자만으로 인천에서 일어나는 가출 청소년의 문제를 속단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이것이 청소년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편적 사례임에는 틀림없는 일이다.학생 동료 간 왕따, 게임 중독(인터넷 중독), 학교 폭력, 가출 청소년, 청소년 자살, 학교 중도 탈락 등 각종 청소년 문제가 상호 독립적 또는 상호 종속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이 중에서 강제 퇴학이든 자진 퇴학이든 학교에서 졸업 이전에 중도 탈락하는 학생 수가 청소년 문제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간주할 수 있다. 인천광역시교육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천광역시의 중도 탈락 학생수가 2010년에 3천664명, 2011년에 3천639명, 2012년에 3천403명으로 연평균 3천569명에 이른다. 이들 중도 탈락 학생 중에는 자기 진로를 도전적으로 설계하기 위하여 자퇴하는 경우도 포함되어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는 어떤 이유에서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여 학생들이 강제 또는 자진 퇴학하는 경우에 해당된다.학생들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다. 지적 정신적 미성숙과 질병 등에 기인되는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학교생활에서 동료 학생간의 친구관계와 선생님들과의 사제관계가 원만하게 유지되지 못하는 경우를 그 첫째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여기에는 부모와 가정이 또 다른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부모의 맞벌이에 따른 가정교육 시간의 부재, 부모의 과잉보호 또는 과잉기대에 따른 일탈, 부모 사망 별거 등 결손 가정에서 길러진 열등감과 통제력 상실 등이 청소년의 정신적 성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학교 교육은 인간적 가치를 향상시키는 일에 집중하기 보다는 오히려 상급학교 진학의 수단으로 전락하여 과열 경쟁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대립을 조장함으로써 학업성취도가 낮은 학생은 극단적인 학교 부적응을 경험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42만여명의 재학생에 비해 약 0.85%에 불과한 중도 탈락 학생들이 재학중에는 학교폭력 등 학내 문제를 유발하기 때문에 교사와 학부모 및 학교 책임자는 이들을 자퇴라는 이름으로 중도 탈락시키지만, 중도 탈락 청소년이 학교에서 축출되고 나면 가출, 폭력, 절도, 자살 등 비행 청소년으로서의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즉, 학교에서의 중도 탈락은 청소년 문제의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문제를 떠넘겨 더 어렵게 만들 뿐이다. 그러므로 청소년 문제를 축소시켜 해결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어떻게든 청소년들을 학교 울타리 안에 붙들어서 지도하고 교육하여야 한다.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운 학생을 조기에 판단하여 상담하여야 하되, 일시적이 아닌 장기적 체계적 상담과 지원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학업 성취도가 극단적으로 낮은 학생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학급을 편성하는 등의 노력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자신과 비슷한 수학 능력을 가진 학생들 끼리 모여 서로의 열등감과 수치심을 자극하지 않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이미 부분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직업교육용 대안학교를 확대하고 체계화시켜야 한다. 번거로운 위탁 교육을 피하고 오히려 전학을 시켜 교육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하려면 필연적으로 교사들의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사회가 안아야 할 청소년 문제를 학교가 떠맡도록 하려면 그 만한 관심과 예산을 학교 기관에 지원함으로써 전문 교사와 일반 교사를 증원하고 그들에 대한 처우도 향상시켜야 할 것이다./이본수 인하대 명예교수

2013-05-13 이본수

의학연구는 의사의 숙명이다

현대인을 괴롭히는 질병들은다양한 원인들의 복합적인상호작용으로 발병하게 된다따라서 지금까지 알고 있는질병개념을 대폭 고칠수도 있어의사는 또다시 고민해야 된다의사라는 직업은 인류의 탄생과 함께하였다고 할 수 있다. 질병과 고통은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피할 수 없는 숙명인지 알면서도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은 본능적일 수밖에 없다. 고통을 피하는 방법은 자신이 스스로 수행하는 의료행위에서부터 전문가로부터 시행되는 수 많은 고도의 진료까지 매우 다양한 의료형태가 있다. 현대의학의 발전 수준은 실제로 신의 영역까지 넘나든다는 우려 때문에 종교계와 갈등의 소지도 있다. 의사라는 직업은 매우 단순하게 정의할 수도 있다. "아파서 고통스러운 환자의 고통을 없게 하거나, 경감시키는 일을 하는 직업이다." 여기에서부터 의학발전의 역사는 시작된다. 의학의 발전은 환자의 고통을 가장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하여, 아픈 현상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된다.근대의학을 정립하는데 질병현상을 가장 구체적으로 실체화시킨 것은 해부학의 발전이다. 베살리우스(Andreas Vesalius, 1514~1564)의 해부학 책인 '사람 몸의 구조에 관하여'는 근대 서양의학의 기초를 만든 가장 큰 업적중 하나이다. 의학 발전은 기초과학의 발전과 함께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한 만물의 기본 구성성분은 "물, 불, 흙, 공기"라고 하기보다는 여러 원소로 나누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신체도 육안적인 변화뿐 아니라, 더욱 미시적인 세포수준의 변화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질병진단의 근간이 되는 병리학의 기본적인 개념이다. 세균의 발견은 질병의 원인과 결과를 실험적으로 재현시킬 수 있는 질병연구의 기본틀을 제시하였다. 즉 "세균이 몸안에 있을 때는 고통이 있다가, 세균을 제거하면 고통이 없어지고, 다시 동일한 세균이 침투되면 동일한 고통이 재현된다"는 사실이다.이러한 현상을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고통을 해석하고 치료하는 혁명적 변화이다. 의사의 하는 일은 환자의 고통을 제거하거나 경감시키는 것이다. 눈부신 의학 발전으로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의학적 성과가 있었다. 과거 질병은 세균에 의한 감염질환 그리고 먹을 것이 충분치 못한 영양불량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항생제의 발견으로 많은 세균성 감염은 극복이 되었다. 그리고 먹거리에 대한 대량생산으로 영양부족 문제는 해결이 되었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질병의 공포로부터 해방되었다고 생각하는가. 오히려 더 많은 질병이 있고 더 많은 고통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이유를 찾아 보아야 한다. 세균성 감염은 항생제에 의하여 완전히 정복되고, 모든 감염은 항생제로 해결될 것이라는 오해로부터 우리는 벗어나야 한다.자연에 존재하는 균은 결코 없어지지도 않고, 인간보다 더욱 정교한 생존 전략을 가지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들을 박멸 또는 제거의 대상으로 하지말고 공존의 대상으로 하여야 한다.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균들은 인체에 해롭다는 선입견도 버려야 한다. 우리 주위의 많은 균들은 오히려 이로운 존재이다. 영양부족으로 생기는 질병이 없어지고나니, 현대는 영양과잉 또는 영양불균형으로 생기는 질환들이 사망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현대인의 질병 양상은 불과 50년전과도 매우 다르다. 질병을 일으키는 발생기전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재조명하여야 한다. 과거의 질병은 병원균 침입-병원균 확인-병원균 제거라는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치료법으로 대부분의 질병은 해결되었다. 그러나 현대인을 괴롭히는 질병들은 다양한 원인들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으로 발병한다. 따라서 지금까지 이해하고 있는 질병의 개념을 대폭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의사는 또 다시 고민해야 된다. 의사가 환자의 고통을 해결하는 직업이라면, 의사의 의학연구는 일생동안 숙명처럼 즐기고 살아야 한다.※ 오늘부터 '김광원 칼럼' 새롭게 선보입니다약력: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대한내과학회 회장, 대한비만학회회장저서: 진료도 경영이다, 건강하세요 등/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 당뇨내분비센터장

2013-05-07 김광원

다문화 사회, 창조경제 그리고 차별금지법

다문화 사회와 창조경제 구현은자유롭게 경쟁하는 열린사회를만들어 가면서 자연스럽게 해결차별금지법도 자유민주주의의실현위한 사회적 합의 돌출위해국회가 나서서 다시 논의 해야최근 몇 년 사이에 갑자기 주목받게 된 어휘 중 하나는 '다문화 사회'라는 용어이다. 결혼이민과 노동이민의 국내 유입에 따라 현안으로 떠오른 다문화 사회의 문제는 한국사회가 지닌 여러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노출시키게 만들었다. 특정의 관점에서 세계를 통일적으로 파악하고 그러한 관점 밖에 위치한 모든 것들을 배제하는데 익숙해 있던 한국사회에서, 다문화성과의 대면은, 앞으로 한국사회를 어떻게 만들어 가야할 것인가라는 매우 실천적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떠오르게 만들었던 것이다.그런데 이러한 다문화가 공존하는 현실세계의 문제와 관련하여 이미 그런 현상을 오래 전부터 경험해 왔던 지역에서는 '용광로(Melting Pot)이론'과 '샐러드 그릇(Salad Bowl)이론'이 경쟁하고 있다. 최근의 다문화 사회론은 후자의 입장에서 결혼이민과 노동이민 그리고 이민 2세들의 기성 사회 진입에 대한 국가 정책의 방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샐러드 그릇에 담겨진 여러 가지 야채들은 고유의 속성을 상실하지 않으면서도 어떤 소스를 활용하는가에 따라 조화로운 맛들을 만들어 간다. 다양한 문화가 용광로에서 녹아 새로운 문화적 통일체를 만들어 간다는 용광로이론이, 사실은 강한 중심문화의 논리로 소수민족의 문화를 억압하는 도구로 이용되었으므로 개별문화의 존중과 조화에 기초한 다문화 사회론이 주목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생물학에서의 종의 다양성이론이 인류문화 이론에도 적용되어, 문화다양성 이론으로 재구성되고, 그러한 문화 다양성을 인정하는 관점이 근본적으로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화생태학적 전제 조건으로 받아들여지기까지 인류는, 강압과 배제의 슬픈 역사 속에서 고통을 겪지 않으면 안되었다. 식민지를 침략하는 과정에서 진행된 대규모 살육의 정당화, 주류문화와 대립되는 새로운 문화적 시도에 대한 검열과 억압 등의 강제에 맞선 수많은 선인들의 희생을 치르고서야 인류는 비로소 문화다양성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다문화 사회가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화해와 공존 그리고 관용이 사회적 문화현상을 이해하는 기초가 되어야 한다.그런데 다문화 사회를 정착시키는 것은 또 다른 측면에서 한국사회가 가진 한계를 돌파하는 과정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은 그러한 다양성이 결국은 다양한 문화들의 상호 참조의 과정에서 창조적인 사회를 출현시킬 것이고, 기성의 특권적 논리에 의해 억압되었던 개인이나 문화적 집단의 창의성을 발현시킴으로써 지금까지 그것을 가로막았던 사회적 장애물을 제거하는 과정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사실 박근혜정권이 말하는 창조경제란 이러한 다문화성에 기초한 창조적 열정의 발현에 장애가 되는 걸림돌들을 제거하면 그 모습을 스스로 드러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특정의 사회적 문제를 구조적으로 인식하여 해결책을 고민하기 보다는 단순 명료하게 개념화하는 경향이 강한 만큼 그것이 단순한 이름만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큰 것도 사실이다. 학교에서 창의성을 높이는 교육을 시행하라고 하면 창의성이라는 제목의 교과목을 개설함으로써 그에 대응하는 수준의 인식지평에서는, 창조경제는 진정한 창조경제가 아니라 창조경제라는 이름아래 국가의지를 특권적으로 표준화하여 강제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다문화 사회 건설과 창조경제의 구현은 결국 다양성이 정당한 규칙 아래에서 자유롭게 경쟁하는 '열린' 사회체제를 건설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어 나갈 문제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논란이 된 '차별금지법 문제'는 앞으로 한국 사회가 걸어가야 할 길이 매우 멀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헌법은 사실상 다문화 사회, 다양성에 기초한 개인의 창의적 노력을 격려하는 여러 조항들을 가지고 있다. 차별 금지법은 그러한 헌법적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에 대한 법률적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수준의 법조차 국회에서 논의될 수 없는 현실은 한국사회가 다양성과 창조를 제대로 말할 수 있는 수준에 와있는지 회의하게 한다. 보다 넓은 시야에서 진정한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위해 국회는 다시 차별금지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할 것이다./김태승 아주대 사학과 교수

2013-04-30 김태승

원칙과 소신… '초심만은 잃지 말자'

지난 해 연말 5급 사무관으로 승진 의결돼 올해 초 '조직의 변화를 선도하는 지방행정 리더육성'을 교육목표로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연수원에서 운영하는 5급 승진리더과정 교육을 수료하고 복귀하면서 흔히 말하는 지방행정의 꽃이라는 '사무관'으로 임용돼 일선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연수원 입교 후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호국영령들에 대한 참배와 지하 위패실에 모셔진 위패를 보며 나의 존재가치를 생각해봤다.이어 강원도 고성에 위치한 델리노리조트에서 '리더십 함양을 위한 자기변화 촉진훈련'의 일환으로 2박3일간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의 합숙훈련과 워크숍, 전남 장성과 경남 통영에서 실시된 3박4일간의 '민생체험학습'은 인적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전국 각 지자체에서 승진한 신임 사무관 380명(평균 나이 54세) 35과목 192시간의 방대한 교육프로그램과 일정. 1·2차에 걸친 평가는 마치 학생시절의 시험 또는 취업시험·자격시험을 치르기 위한 향학열에 불타는듯한 고시원 분위기를 자아낼 정도였다. 이번 5급 승진리더과정 교육과 사무관으로서의 임용은 나에게 있어 인생의 전환점과 새로운 출발선이라는데 내 나름대로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1987년 7월 1일 기술직렬인 지적기원보 시보로 임용돼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6년여가 지나고 이 세상 두려움과 거칠 것이 없었던 청년은 어느새 머리가 희끗한 지천명이 지났지만 공직을 처음 시작할 때 마음가짐은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있다고 자부한다.더군다나 일반 행정직도 아니고 승진의 기회가 자주 주어지지 않는 기술직, 그것도 여타 기술직렬보다 극히 제한적인 소수 한정된 인원의 지적(地籍)직렬이기 때문에 솔직히 처음 시작할 때부터 아예 사무관까지의 승진은 희망도, 기대도 그리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머슴처럼 열심히 근면·성실하게 일하다보면 언젠가는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항상 용기와 일말의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내 자신을 부단히 채찍질하며 원칙과 소신으로 묵묵히 꾸준하게 일관해 왔다고 자위하고 싶다. 그래서 지금까지 또한 앞으로도 공직을 천직으로 알고 초심만을 잃지 말 것을 늘 염두에 둬가며 생활하고 있다.논어에 '유지자 사의성(有志者 事意成)'이란 성어처럼 "뜻을 명확히 지닌 사람은 그 일을 기필코 성취할 수 있다"라고 했다. 이제 인생의 하프라인인 전환점, 새로운 출발선, 신임 사무관으로서 초심때의 각오를 다시 다짐한다./이향범 화성시 동부출장소 건축행정과장

2013-04-22 이향범

4·19혁명 53주년, 혁명세대 예우해야

혁명에서 추구된 민주이념과사회정의 실현은 대한민국이지향해야할 최고가치로 작용한국정치의 획기적 전기마련국가는 민주영령 희생 기리고명예에 걸맞은 보훈혜택 줘야올해는 4·19혁명이 일어난 지 53주년이 되는 해이다. 반세기 전에 일어난 4·19혁명은 제2공화국의 출범을 보게 하는 등 역사적인 전환점이 됐다. 영구집권을 꾀했던 이승만과 자유당 정권은 4·19혁명으로 12년간에 걸친 장기집권의 막을 내렸다. 더욱이 전 국민이 총궐기해서 국민주권주의를 지켜낸 것으로서 우리의 헌정사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이러한 4·19혁명 정신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근간으로서 오늘날 우리 헌법에도 명기하여 계승하고 있다. 3·1운동이 일제에 항거해 국권을 되찾기 위한 운동이라면, 4·19혁명은 자유와 민주와 정의를 지키기 위한 시민혁명이다. 혁명의 서곡인 대구의 2·8의거와 마산의 3·15의거 그리고 서울 등 각지에서 일어난 시위는 주권을 빼앗긴 국민의 울분을 대신해 궐기한 학생들의 순수한 정의감의 발로이며, 부정과 불의에 항거하는 민족정기의 표현으로 4월 혁명정신의 본질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다.4·19혁명은 처음부터 정권을 탈취할 목적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다. 특정 정치이념을 구현하기 위한 체제변혁을 목적으로 한 것도 아니다. 어떤 정치적 세력이 개입된 것도 아니며, 조직적 투쟁계획이나 목표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다만 정의감에 불타는 청년 학생들이 불의에 항거해 집단행동을 하는 과정에서 사태가 변화하고 발전된 하나의 결과적 현상이다. 한국의 정치발전사에서 4·19혁명은 역사적 의의를 가진 일대사건이면서도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투쟁사로 보는 이유가 그것이다.4·19혁명이 5·16군사정변의 한 원인이 되었더라도 그것으로 4·19혁명의 역사적 의의가 퇴색되는 것은 아니다. 비록 5·16정변으로 인해 '미완의 혁명'이라 할지라도, 3·1독립운동과 6·10만세사건 그리고 1919년의 광주학생사건과 같이 강한 저항의식과 열렬한 애족·애국심의 표현이다. 또한 4·19혁명의 이념과 정신은 그 이후 1964년 한일회담 반대운동으로 일어난 6·3학생운동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민주화의 역사에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처럼 4·19혁명은 한국의 정치발전사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혁명에서 추구한 민주이념과 사회정의의 실현은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최고의 가치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국가발전에 기여한 이들에 대한 대우가 미흡하기 짝이 없다. 민주혁명 53주년을 맞는 지금, 4·19혁명 세대에 대한 보훈혜택을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정부는 그동안 4·19혁명과 관련하여 약 900명을 포상했다고 한다. 4·19민주혁명회 회원은 부상 정도에 따라 보상금을 받고, 혁명희생자유족회 역시 연금을 받는다. 반면 혁명공로자회 회원에겐 아무런 국가지원이 없었다. 4·19혁명의 역사적 의미를 고려한다면 국가유공자예우법 개정을 통해 모든 4·19유공자에게 보훈혜택을 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따라서 국회는 2011년 12월 30일 4·19유공자 예우법을 통과시켜 혁명공로자회 회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그러나 국가보훈처와 4·19혁명공로자회간에 보상금에 대한 타협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약 16개월이 지난 4월 23일 현재까지도 4·19혁명공로자는 한 푼의 연금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국가는 4·19혁명을 재조명하고, 그들의 명예에 걸맞은 예우를 해야 한다.한편 4·19혁명공로자회는 "5·18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수가 4천명을 넘는 반면, 4·19혁명 유공자는 600여명에 불과하다. 4·19측은 유공자 선정 기준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심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하며 선정 기준의 개선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4·19혁명 53주년을 맞게 된 작금에 우리는 혁명에서 나타난 민주주의 정신을 이어받아 부정부패가 없는 사회를 구현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치, 섬김의 정치를 실현해야 한다. 4·19 민주영령의 희생을 기리고, 보훈하는 일은 국가가 해야 할 기본적인 책무이다. 자유민주주의를 향한 그날의 함성과 발걸음을 되새기며, 4·19혁명 세대에게 그들의 요구대로 적절한 보훈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그것이 최소한의 예의이자 도리이며 국가의 책무이기 때문이다./유영옥 경기대 교수(국가보훈학)

2013-04-22 유영옥

각박해 보이는 사회지만 '따뜻한 세상'

간경화로 사경 헤매는 아버지에간 떼어준 효성 지극한 고교생어머니도 루프스와 류머티스로일도 못하고, 집은 경매처분…딱한사정에 온정손길 줄이어또다른 후원자 기다려져여러 날 전 우연한 기회에 자원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는 한 지인으로부터 매우 훈훈한 미담 사연을 듣게 되었다. 사연은 다음과 같다. 인천광역시 계양구에 소재한 효성고등학교 3학년 이영수군이 간경화로 사경을 헤매는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을 이식하여 아버지의 생명을 구하고 본인도 회복 중에 있으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앞날이 걱정되며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이다.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갈수록 각박해져가는 세태 속에서 이렇게 훈훈한 미담의 주인공을 돕는 것은 어렵고 힘들게 살아 지쳐가는 우리 이웃들에게 세상은 아직도 살만한 가치가 있는 곳임을 알려주는 희망의 소식을 전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기존의 사회복지를 위한 자매결연 시스템을 통해 인하대 병원 박승림 원장과 이 병원 원공주 사회복지사의 도움으로 인하대 병원에서 간이식 수술을 받았지만 이영수군과 그의 아버지뿐만 아니라 그 가정도 매우 딱한 처지였으리라 사료된다.이영수군의 아버지는 약 1년 전에 간경화 판정을 받아 두 차례나 입원하여 복수천자 치료를 받던 중 지난 2월 2일 다시 입원하여 뇌사자 장기이식을 대기 중이었다. 그러나 상태가 갑자기 악화되어 뇌사자 장기이식을 기다릴 여유가 없게 되었을 때, 효성이 지극한 이 군은 그 이전부터 아버지께 자신의 간이식을 깊이 생각해 오던 중인지라 즉시 생각을 실행에 옮겨 지난 3월 8일 간이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이영수군은 비교적 회복이 빨라 이미 퇴원하여 학업에 복귀하고 통원 치료중임을 이때 알게 되었고, 인하대 병원의 병원비 일부 감면과 셀트리온 복지재단의 지원에 힘입어 이영수군의 병원비는 어렵지 않게 해결되었다. 그러나 남아있는 아버지의 병원비는 이보다 훨씬 큰 액수로 이에 대한 도움의 길을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인천 새마을금고 협의회와 인하대 병원이 어려운 환자의 병원비를 지원하는 협약을 맺어 1천만원의 지원을 받았다고 한다. 아울러 계양산 장학재단의 사무총장인 이도형 인천광역시 시의원의 관심과 노력으로 자발적 시민참여 봉사단체에서 이영수군에게 자랑스런 효행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한다.원공주 복지사가 전한 최근 소식에 따르면, 이영수군과 아버지의 딱한 소식을 듣고 MBC 방송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에서 ARS 방송후원을 결정하고 지난 목요일 방송을 내보냈으므로 머지않아 후원금이 전달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한다. 아버지의 병세도 많이 회복되어 퇴원하여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고 하니 여간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그러나 이영수군의 어머니도 루프스와 류머티스를 앓고 있어서 일을 할 수 없는 처지라서 그동안 간간이 해왔던 부업도 불가능해져 앞으로의 가족 생계가 그저 막막할 따름이다. 설상가상으로 투병 전 아버지의 사업부도 때문에 거주중인 아파트도 경매 처분되어 이사를 가야하지만, 이 또한 분명한 해답을 찾기가 어려운 상태이다. 다행히도 병원 입원 기간 중에 이 가족의 딱한 사정이 인정되어 국민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로 선정되어 적지만 정부 보조금을 받게 되었고, 박형우 계양구청장님의 배려로 계양구에서도 일시적이지만 상당한 지원을 받게돼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또 다른 후원의 손길이 기다리고 있을 것을 간절히 기대해 본다.장학금도 받고 학자금 대출도 받을 뿐만 아니라 아르바이트도 해가면서 꿋꿋하게 대학에서의 학업에 정진하면서 가족을 돌보는 이영수군의 누나에게도 열렬한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효성이 지극한 이영수군과 그 가족들에게 행복만이 가득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필자는 교육자로서 훈훈한 사연의 도움을 주신 자원봉사자 김미경님과 인하대병원 박승림 원장, 원공주 사회복지사, 황필하 새마을금고 이사장, 계양장학재단 사무총장 이도형 인천광역시 시의원님께 진심어린 마음으로 머리 조아려 이번 기회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학교폭력이다, 교권이 무너졌다 하며 하루가 다르게 힘들고 각박해 보이는 세상이지만, 요즘 세상에 보기 드문 효행을 주위 사람을 통해 전해 듣고 있노라면 아직도 우리 사회가 정의롭다는 것을 느낀다. 교육의 기본은 효부터 시작해야하고 사랑으로 보살펴져야함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이본수 인하대 명예교수

2013-04-15 이본수

T.S 엘리어트에서 노천명까지

죽은땅에 생명 움트는 잔인한달새정부 추천 인사 일그러진 모습북한의 그치지 않는 핵폭탄 위협금융기관 해킹에 혼란스런 정부각종 시위로 얼룩진 사회상 답답희망찬 '4월의 노래' 불렀으면…금년 4월은 T.S Eliot을 생각나게 한다. 누구나 한번쯤 읽었을 T.S Eliot의 '황무지'에 표현된 4월! 이 말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말이 자꾸 떠오른다."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우며 추억과 욕망들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키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하다. 망각의 눈(雪)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으로 가냘픈 생명을 길러 주었다."(T.S Eliot 황무지 중에서)어느 땐가 필자가 쓴 칼럼 가운데 이 시를 인용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다시는 인용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금년은 더욱 이 시 구절이 실감난다. 그동안 우리 주위에 일어났던 많은 일들… 새 정부가 들어서면 모든 것이 새로울 줄 알았는데… 소위 국무위원을 뽑는데 추천된 후보들의 일그러진 모습, 또 인상들은 왜 그렇게 밝거나 좀 훤하지 않고 성격배우처럼 생겼는지? 그뿐이랴 좌파, 진보 단체 및 언론 등에서 한 인간과 그 가족을 난도질하는 모습 등등… 자식의 등급이란 유머를 들은 적이 있다. A등급은 공부 잘하는 놈(?), B등급은 성격 좋은 놈, C등급은 건강한 놈, F등급은 지 애비 닮은 놈이란다. 혼란스러운 일들이 좀 지나갔다 싶으니 이번에는 어린 청년, 살찐 돼지 같은 F등급의 배우가 북한에 나타났다.계속적으로 우리나라를 협박하고, 핵폭탄으로 위협하는가 하면, 필자 세대들이 지난 50~60년간 들어온 이를 갈면서 쏟아내는 욕설, 협박, 또 언젠가 필자도 어렸을 적 해본 경험이 있는 궐기 대회 비슷한 불쌍한 북한인들의 민중대회, 높은 사열대 위에서 이들의 사열을 보며 손을 흔들고 격려하는 三代의 똑같은 제스처…. 이제는 그만둘 때도 됐는데… 좀 지나나 했더니 이제는 개성공단(원래 이럴 줄 알아서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다)을 폐쇄하니 어쩌니 하며 익숙하지 않은 '최고 존엄'이니 뭐니 하는 용어를 사용하는 북한의 아나운서와 각종 매체들…. 하물며 마치 가장 평화주의자인 것처럼 한미 군사훈련을 비난하고 평화를 운운하는 설익은 진보좌파들…. 해킹당했다고 하며 각종 언론매체가 총동원되어 떠들썩하게 한 KBS, MBC, 농협 등… 누구의 소행인지 갈팡질팡하는 정부당국의 모습….어나니머스(Anonymous, 익명)가 북괴의 우리민족끼리 사이트를 해킹하여 이곳에 등록한 6천여명의 성명이 공개되고, 이 중 확실치는 않으나 종북좌파, 혹시 간첩은 끼어있지 않은지 궁금하기도 하다. 한마디로 어린 김정은이 새롭게 시작하는 봄을 시끄럽게, 또 잔인하게 하고 있다. 또 다른 곳을 본다. 사회가 혼란하다. 세상에 혼란하지 않은 사회가 없겠지만, 특히 공권력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하는 장면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필자는 항상 출퇴근시 덕수궁을 거친다. 그때마다 마음이 답답하다. 각종 표어와 플래카드, 그리고 천막, 그곳에 있는 사람들, 꼭 저래야만 할까? 하는 생각도 들고, 또 도대체 공권력은 뭐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장황하다. 이런 것들을 쓰고 싶지도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으면 하는데, 필자 뜻과 아무 상관없이 벌어지고 있으니 답답하고 속상하다. KTX를 타고 출퇴근을 한다. 사실 괜히 열내지 않아도 되는데 혼자서 열나는 것이 있다. 소리질러가며 휴대전화 쓰는 사람, 가끔 술 취한 사람이 기차 칸을 지나가기도 한다. 역을 나오면 흡연지역이 아님에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 가래침을 뱉는 사람들, 분명히 '경범죄'에 대한 법령도 있는데 전혀 지켜지지 않는 모습에 또 혼자 괜히 흥분하고 화가 난다. 벌금 10만원, 8만원, 해봐야 뭐하나? 신고하고 붙잡는 사람이 없는데….최근의 각종 사태와 주위풍경이 필자마저도 정신이 혼란해서 갈팡질팡하는 것 같다.북한의 어린 지도자가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는 것도 그러지 말라고 똑바로 일러주고 또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과 질서 속에서 일탈도 눈 똑바로 뜨고 야단치고 고쳐줘야 되지 않을까? 금년 봄은 시작도 얼마 안 됐는데 T.S Eliot의 '황무지'가 노천명의 4월의 노래로 빨리 옮겨 갔으면, "사월이 오면 사월이 오면 향기로운 라일락이 우거지리 회색빛 우울을 걷어 버리고 가지 않으려나 나의 사람아(중략) 나의 사람아 눈물을 걷자 청춘의 노래를 4월의 정령을 드높게 기운차게 불러 보지 않으려나?" (노천명의 4월의 노래 중에서)아끼는 사람의 손을 잡고, 따뜻한 4월의 햇살을 받으며 숲길을 걸으며 '4월의 노래'를 하루 빨리 읊조리고 싶은데…./윤방부 선병원 영훈의료재단 회장·국제의료센터 원장

2013-04-09 윤방부

부패는 망국의 길

일부 권력엘리트들 집단부패국가명운 걸린 심각한 문제신뢰·질서 파괴시키며사회적구조 변화시키기도사익 앞세운 사람들 공직에발 못붙이게 강력한 조치 필요역사적으로 볼 때, 부패 특히 엘리트 집단의 부패는 국가의 명운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였다. 동아시아의 많은 왕조들이 부패로 몰락했고, 현대 한국의 역대정권도 마찬가지였다. 왕조지배층이건 현대국가의 권력엘리트들이건 간에 그들의 부패는 곧바로 대규모 정치적 혼란을 발생시키고, 사회적 신뢰체제를 붕괴시킴으로써 국가의 위기까지 초래하였다. 한국현대정치사에서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부정축재자, 부패정치인 청산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되었던 것은 그러한 역사적 교훈이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준다.부패는 우선 공동체에서 유지되는 신뢰의 질서를 파괴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이다. 공적 영역에서는 정부기관의 모든 정책적 판단에 대한 신뢰가 파괴되고, 사적 영역에서는 기업 활동에 대한 시장의 신뢰 역시 파괴된다. 선의를 갖고 정직하게 일한 사람들이 존중받지 못하고 특정 권력의 이익과 사익을 위해 국가권력과 기업의 자원을 유용하는 부패한 사람들이 존중받는다면 그러한 공동체는 유지될 수 있겠는가?부패는 신뢰의 질서를 파괴하면서 공동체를 정글사회로 변모시킨다. 사실 자본주의 시장사회는 경쟁과 욕망의 추구를 제도화한 사회라는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정글사회적 측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약육강식의 동물사회와 구분되는 것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즉 서로가 합의한 공동체적 질서(법, 관습 등)에 의해 욕망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패는 그러한 조절의 질서를 무력화시킨다. 그래서 '유전무죄 무전유죄'와 같은 정글의 논리를 정당화한다.부패는 또한 사회구조적 문제를 개인윤리적 차원으로 환원시키는 궤변의 논리를 통해서 건전한 개인의 희망조차도 짓밟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부패는 과정이 아니라 결과만이 중시되는 사회를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무서운 질병과도 같다. 가난한 집안의 아이가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수능에서 높은 성적을 받는 것은 갈수록 어려운 일이 되어가고 있다. 그것은 사회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그런데도 곤경을 딛고 성공한 사례가 언론에서 인용될 때, 그것은 모든 문제를 개인윤리적 차원으로 환원시킴으로써 개인의 희망을 좌절시키는 무서운 궤변이 된다.아무리 힘들고 가난해도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너 개인의 노력이 부족한 것 때문이라는 논리가 그 배후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많은 권력엘리트들이나 재벌들의 후예들은 손쉽게 집안의 경제력과 인맥을 이용하여 성공의 사다리에 오른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과정이 아니라 결과가 되고, 결과만이 존중되는 사회에서 부패는 세포분열을 통해 급속하게 확산되는 바이러스와 같이 사회를 오염시킨다.새로운 정부가 출범한지 한 달이 지났다. 그 과정에서 고위공직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실시되었고, 다시 국민들은 권력엘리트들의 일상화된 부패와 불법을 보고 좌절하게 되었다. 그러나 정부나 권력엘리트 일부는 학습효과 때문인지 그러한 부패와 불법행위를 관대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청와대는 청문절차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대변인이 대독하는' 그들의 사과는 형식적이다. 사실 돈이 중요한 사람은 돈 버는 곳에 있으면 되는 것이고, 공익을 위해 봉사하려는 사람은 그에 알맞은 자격을 갖추면 되는 일이다. 국가기관에 근무하던 자가 로비스트가 되어 법률자문회사나 무기 판매상으로 일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가. 또 일단 그런 방향으로 인생을 전환했다면 그냥 그렇게 사는 것이 옳은 것 아닌가. 그렇게 인재가 없을까.부패는 사사로운 이익을 좇는 행위에서 출발한다. 맹자는 이익을 구하는 방법을 묻는 중국 전국시대의 왕에게 "왕이 사사로이 이익을 구하면 온 백성들이 이익을 구하게 되고, 사회전체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게 되면 결국 모두가 이익을 앞세워 남의 것을 빼앗지 않고는 만족하지 못하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사익을 앞세운 부패한 자들이 다시는 공직사회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강력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부패는 사소한 문제가 결코 아니다. 그것은 '병든 이념'보다도 훨씬 더 근본적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타락시킨다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김태승 아주대 사학과 교수

2013-04-02 김태승

매 맞는 경찰, 공권력 강화 시급하다

사회분열 조장 '일부 정치꾼들'시위 현장마다 몰려 다니며불법집회 선동하는 '전문 시위꾼'이들부터 해결되지 않는다면대한민국 민주주의 퇴보와사회적 안전망 붕괴 불보듯경찰청에서 발표한 최근 3년 간 공무집행방해 관련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가 이대로 가다가는 어찌될 것인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통계 내용을 보면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증가된 경찰의 공무집행방해 사건 및 사범이 작년에는 위계 공무집행 방해, 단체 등의 공무집행방해를 합해 무려 1만307건, 1만2천247명에 이르렀다. 특히 이들 가운데 경찰을 폭행하거나 협박하는 등의 심각한 수준의 공무집행방해 사범이 2012년도만 1만531명에 이른다. 한마디로 지난 한 해 동안 매 맞는 경찰이 연간 1만 여명, 즉 하루 평균 30명 가까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또 주한미군까지도 경찰을 폭행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압수수색을 나온 경찰차를 둘러싸고 차량 이동을 못하게 하는 공무집행방해 정도는 사실 그 위법성의 엄중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애교스러운 시위로 취급된다. 아예 압수수색을 나온 경찰차량을 난폭하게 부수는가 하면, 굴착기를 가지고 지구대로 돌진하는 등 놀라운 장면들이 종종 목격되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사건은 지난 달 경찰의 주차단속 등에 앙심을 품고 술에 취해 굴착기로 경찰지구대, 순찰차 등을 부순 중장비 기사 이야기이다.그래도 술 취한 취객들의 난동은 마음이 덜 복잡한 편이다. 이에 대해서는 국민 모두가 한 마음으로 이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미FTA 반대시위가 한창이던 2011년 11월 26일 수도 서울의 한복판의 치안을 책임지는 경찰서장이 시위대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했던 상황은 충격 그 이상이었다. 그것은 분명 단순히 한·미FTA로 인해 경제적 피해가 예상되는 농민들이 시골로부터 상경해 벌였던 시위가 아니었기에 더욱 그러하다.이미 우리나라 사회분열과 갈등과 불법시위로 이어지는 중심에는 이를 조장하고 선동하는 일부 정치꾼과 시위현장마다 몰려다니며 상황의 악화를 극대화 시키는 '전문시위꾼'이 존재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일부 좌파 시민단체나 좌파적 정치인들이 불법시위를 조장하고 선동한다면, 정치적 현실과 정책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무조건 '가진 자들의 정권은 싫다'는 식의 반대를 위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일부 사회비판적 계층이 행동대장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한 번 붙잡히면 150만∼200만 원 가량의 벌금만 내면 되기에 벌금이 쌓여가도 아랑곳 않고 계속 집회시위를 전전하면서 때로 경찰을 향해 각목을 휘두르고, 화염병을 던진다. 이러한 불법 시위 현장은 더 이상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참여의 장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그런데 하루에 30여건에 달한다는 경찰에 대한 폭행·협박 사건으로 인해 수없이 많은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당하고 있는 경찰의 입장은 정작 우리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마 TV화면을 통해 그동안 불법과 폭력이 난무하는 시위현장에서 다친 경찰들의 모습만 제대로 집중조명해 주어도 국민들의 경찰의 공권력 실추에 대한 인식이 바뀔 수 있을 것이다. 경찰이 시위대를 물대포로 대처하면 과잉진압이고, 반대로 시위대가 경찰에게 화염병도 모자라 가스 불까지 퍼부어대도 이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미적지근하게 용인하고 만다. 결국 불법공무방해자이자 살인미수에 미치는 폭행을 행한 불법시위대의 주동자들은 민주투사라는 찬란한 감투를 쓰고 또 다른 업적(?)을 쌓기 위해 시위명분과 장소를 물색한다. 이 모든 것은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다.게다가 불법시위대로부터, 또 술 취한 주정뱅이로부터 원인도 명분도 없이 매 맞는 경찰에게 사회의 기강을 바로잡고 치안을 책임지라니 이보다 웃긴 코미디가 있을 수 있을까? 경찰 공권력 강화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특히 불법 시위를 조장하고 선동하는 일부 정치꾼들과 시위현장마다 몰려들어 집회와 시위를 일삼는 전문시위꾼들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의 퇴보와 함께 치안 부재 및 사회적 안정망이 무너진 무법천지가 되고 말 것이다. 대통령은 경찰의 의무와 책임에 걸맞은 권위와 공권력 강화를 위한 대안부터 시급히 마련해야한다./유영옥 경기대 교수(국가보훈학)

2013-03-25 유영옥

수그러들지 않는 학교폭력

적응 어려울만큼 급변하는 시대가정·사회·교육등 방치된 상태교육 백년대계 새틀 짜기위해선각분야 실무자들 대책 마련하고학교현장에선 교사와 학생들간인격적 교감기회 자주 가져야3월 17일 저녁 SBS 방송 뉴스는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건수가 하루 224건에 이르며, 지난 열흘간의 누계 신고건수는 2천3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를 보도한 취재기자는 이러한 현상이 학기초 아이들의 서열 다툼에 기인되는 것으로 규정하면서 이러한 폭력이 학교속 교실의 법칙으로 정착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무릇 학교 폭력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지금처럼 학교폭력의 발생빈도가 크게 증가할 뿐만 아니라 갓 입학한 중학교 1학년에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지난 1~2년간 학교폭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학교, 학부모, 경찰 등 유관기관이 학교폭력 방지를 위한 여러가지 대책을 세우고 실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은 학교폭력이 이미 심각한 사회 병리적 현상으로 고착되어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는 세계 역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한강의 기적이라는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해온 반면, 국민 개개인은 적응하기 어려울 만큼 빠른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내팽개쳐져 있었다. 농업사회가 해체되고 산업사회가 형성되면서, 농촌사회가 도시사회로 변모되었으며, 3대가 모여 살던 대가족 제도가 겨우 3인이 함께 사는 미니 핵가족 시대로 탈바꿈하였다. 한 동네에 기계식 교환기를 통해 연결되는 전화가 한 대 있는 시대가 어느 샌가 초등학교 입학생 아이도 스마트폰에 익숙한 시대가 되어버렸다. IT 시대가 어느새 지나가고 스마트 시대가 온 셈이다.가정과 사회만 변한 것이 아니다. 학교 및 교육과 관련된 변화도 만만치 않다. 초등학교 의무교육도 제대로 시행하기 어려웠던 시대는 까마득하고, 중학교 의무교육은 물론이고 이제 고등학교 의무교육도 머지 않은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한 학급의 학생 수가 60명을 초과하던 콩나물시루 교실은 사라지고 30명 미만의 교실에서 창의인성 교육이 시행되고 있다. 한 아이 도시락을 두 개씩 싸느라 도시락 반찬 메뉴에 골머리를 앓았던 시절은 이미 기억에서 지워진지 오래며, 무상급식이 얼마나 빨리 고등학교까지 확대될 것인지가 관심사가 되었다. 대학 진학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던 시대는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이 되었고, 지금은 동년배중 80%이상이 대학에 진학하는 시대로 바뀌어 부모의 맞벌이에도 불구하고 한 자녀의 교육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핵가족화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는 1~2인의 소수 자녀에 대한 부모의 극단적 과잉보호가 강조되거나, 어쩔 수 없이 극단적 자유방임을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가정 교육이 소홀히 되는 청소년이 증가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과거의 소규모 농촌지역사회가 감당하던 공동체적 청소년 보호 및 선도 기능이 현재와 같은 도시사회에서 발휘되기는 어렵다. 더구나 청소년들이 인터넷 등 온라인 유해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막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가정과 사회뿐만 아니라 학교 현장에서도 학교폭력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고등교육의 기회가 확대되었으나 대학 진학에 대한 경쟁심은 더욱 심화되어 학교교육은 교과교육에 치중하게 되었고, 예체능 등 정서교육이 축소되고 과외활동은 폐지되는 지경에 이르러 교사와 학생간의 인격적 교감기회가 상실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오죽하면 담임교사를 기피하는 현상이 일반화되기에 이르렀으니 학교 현장에서부터 학교폭력에 대처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짐작된다.지난 반세기 동안 일어난 사회 전반의 거대한 변화물결을 인정하고 교육백년대계를 새롭게 논의하는 획기적 사업을 일으킬 것을 제안한다. 교육학, 사회학, 심리학, 가족학, 문화인류학, 행정학, 법학 등 각 분야의 전문 학자들과 실무자들이 함께 모여 장기적으로 연구하여 종합 처방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급한 대로 학교현장에서는 선생님들이 학생들과 따뜻한 스킨십을 발휘하여 피해학생들을 보듬어 주고 가해학생들은 순화시키는 교사-학생간의 인격적 만남을 강화하기 바란다./이본수 인하대 명예교수

2013-03-18 이본수

어느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보며…

김종훈 내정자 발표에친미주의자·CIA연관자 등그와 가족에 상처줄 온갖 말개인적으로 큰 아픔 느껴비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그들의 인생도 바뀌었으면…"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느냐?" 한때 유행하던 유행가 '하숙생'의 한 소절이다. 물론 필자의 십팔번이다. 왠지 이 노래를 할 때는 순간적으로 인생을 떠올리며 때로는 숙연해지고 진지해진다. 인생에 대한 정의는 수많은 철학자의 설파와 논문, 책, 거창한 '톨스토이'의 인생론, 성경에 나오는 인생의 표현 등 참으로 무수히 많다. 그러나 때로는 인생의 표현 중 심오한 것보다, 철학적 종교적인 것보다, 수박 겉핥기식이지만 소위 개똥철학(?)이 더 구수하고 실감나기도 한다. 한 모임에서 잘 아는 친구 하나가 '개똥철학'을 한마디 하겠다 하며 인생은 바로 'C'라고 한다. 간단히 그의 설명을 부연하면 우리의 인생은 B와 D사이에 있는 'C'라고 하며, 인생은 B(birth·출생)로 시작해서 D(Death·죽음)로 끝나는 것이란다. 모든 사람은 B순간부터 D로 한시도 멈추지 않고 돌진하고 있다. 그러나 아주 다행인 것은 B와 D사이에 인생이라는 C가 있다는 것이란다. 여하튼 인생이란 'C'의 의미는 개인마다 천차만별이며 매우 단편적이지만 Change, choice, challenge, chance, charity(sharing)로 'C'의 형태가 달라질 수도,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불행할 수도, 행복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얼마 전 정부 조직의 장관 후보 발표자를 언론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 그중 어떤 후보는 개인적으로 잘 알기도 하고, 또 그럭저럭 아는 사이인 후보도 있었다. 그중 유난히 전혀 일면식도 없는 미국속의 한국인 김종훈 후보가 있었다. 언론에 발표된 내용을 통해 그의 인생을 조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그야말로 코끼리 다리 만지기식이지만 괜히 가슴이 아려오고 소위 찡한 느낌이 들었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왜냐하면 누구에게나 기회의 나라라고 하지만 상상 이상으로 치열하고 냉정하고 공과 사가 확실한 미국이란 나라에서, 우리나라와는 무지하게 다른 다인종 사회에서 찢어질듯이 가난한 이민자의 아들로서 인간의 한계를 넘은, 어찌보면 목숨을 건 과정과정마다의 인생의 처절한 경쟁과 현실을 극복하고 오늘을 존재케 한 인간 김종훈 사장! 그간의 역경과 표현할 수 없는 벅찬 인생과의 싸움에서 이긴 자가 된 그에게 찬사를 보냈다. 필자 자신도 길지도 짧지도 않은 미국 유학생활을 통해 특히 1970년대의 한국과 미국의 차이를 몸소 경험해 봤기에 더욱 인간 김종훈에 진심으로 찬사를 보내고 싶다.물론 미국교포사회에 김종훈 사장만 '인간승리'한 케이스는 아니다. 꽤 많은 한국 출신의 미국인이 각각의 분야에서 칼바람보다 세찬 역경을 이겨내고 미국의 주류 사회에 우뚝 서기도 했다. 변소 청소를 하며, 세탁소를 하며, 하루종일 슈퍼마켓에서 물품에 '펀치'로 구멍을 뚫으며, 짐을 나르며, 택시운전을 하며 자식들의 성공을 위해 애쓴 교포1세대 부모들의 '헌신'이라는 말로 결코 다 표현할 수 없는 희생도…. 그러나 김종훈은 이런 부모의 희생도, 도움도 없이 어린 사춘기 소년때 부터 홀로서기로 그의 오늘을 이루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그는 위대하다고 생각된다. 가끔 한국에 있는 사람들이 착각하는 때가 있다. 마치 미국에 이민가서 사는 교포들이 한국을 폄훼하고, 더 나아가 멸시도 하고, 애국심이 없는 집단으로 치부할 때다. 필자가 경험한 미국의 교포들은 대부분 한국에 있는 우리들보다 더 한국적이고, 더 고국의 어려움을 안타까워 하고, 그리고 만약 애국심의 양을 측정할 수 있다면 그 양이 훨씬 많기도 하다.김종훈 사장이 후보자로 발표되니 친미주의자, 미국 CIA연관자, 국적을 바꾸지 않는 자, 한국에 빌딩을 사서 나쁜 업종을 하는 사람에게 임대했느니 하는, 그와 가족에게 상처를 줄 온갖 낱말들…. 이러한 일말의 사태(사건·일)를 보며, 개인적으로 큰 아픔을 느낀다. 본인은 오죽했으랴? 그런데도 몇몇 매스컴과 소위 종북좌파라 일컬어지는 사람들, 진보진영의 시민단체 사람들, 계속 그의 희생과 헌신을 폄훼하는 것을 보며 정말 이것은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인생이라는 얘기를 하다가, B와 D가 어쩌고 C가 어쩌고 하다가 이번 장관 후보에서 사퇴한, 필자와는 일면식도 없는 김종훈 후보자 얘기를 썼다. 다만 미국에서의 성공과 특히 주류(majority)사회에서의 그의 업적과 성공이 일말의 공감이 되기에… 그 인생 자체만으로도 그까짓 장관보다 더 큰 영향과 모범을 보인 인생이며 또 특히 후세의 한국인에게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줄 수 있기에 그를 찬양하고 싶다. 인생은 'C'라고 한다. 이제는 우리나라 사람들, 언론, 또 비판만 좋아하는 사람들, 그들의 인생 C를 change(바뀜)했으면 한다./윤방부 가천대 메디컬캠퍼스, 대외부총장 겸 석좌교수

2013-03-12 윤방부

박근혜 정부가 처한 동아시아 정치 지형

북한, 핵실험 강행 주변국 위협美, 시퀘스터발동 예산삭감 직면중국, 인도양 연안 영향력 확대아베정권, 제국주의 부활 조짐등위기의 외교환경 대응 위해선朴정부, 국민동의 외교정책 필요3월이 지나면 동아시아 국제정치의 주요 이해 당사국(6자회담 참석국가) 신정부들의 출범이 완료되게 된다. 2011년 말, 김정일의 사망으로 인한 '김씨왕조'의 정권 '승계'를 시작으로 2012년 초에는 러시아에서 푸틴이 재등장했고, 그해 연말에는 일본에서 아베정권이 승리했다. 2013년 2월 미국을 시작으로 한국 그리고 3월 중국에서 각각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게 됨으로써 6자 회담 참가 국가들의 권력 교체가 완성된다. 국제적으로 신구정권이 교체되는 시기는, 지역안보와 관련하여 긴장 조정의 국제적 기능이 현저하게 약화되는 위험시기라고 말할 수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것도 바로 이러한 정권교체와 국제적 협력체제의 공백기를 활용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그러나 국제적 외교협력 체제가 정상적으로 복원된다고 해도, 현재의 동아시아는 외교적 전망을 낙관하기는 매우 어렵다. 우선 동아시아 국제 정치적 상황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미국은 재정 절벽과 시퀘스터(Sequester) 발동에 따른 국내 정치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오바마 정부는 시퀘스터 발동에 따른 예산 삭감문제를 해결해야하는 상황에 처해 있어서 대외문제는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게 될 것이다. 러시아의 '말로 하는 외교'는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유지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큰 변수로 작용하기 어려울 것이다.하지만 중국과 일본은 다르다. 중국정부는 후진타오 정권이래 국방 강화에 막대한 재원을 투입해 왔으며 최초의 항공모함 랴오닝호를 취역시키는 등 해군 작전 반경을 확대시켜 왔다. 미국 언론이 '진주목걸이 전략'이라고 부르는 중국의 인도양 연안지역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동지나해에서 인도양에 이르는 해양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서 분쟁 중인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해역은 매우 중요한 전략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 지역의 해상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위해서도 중국은 지속적으로 이 지역을 분쟁지역화하는 전략으로 나갈 것이다. 특히 중국정부는 빈부격차와 부패가 원인이 된 대중운동의 확산 등에 대한 대응방식으로 '애국주의'에 호소하는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생각되므로, 대외팽창정책은 지속할 것이다.일본은 더욱 심각하다. 일본 수상에 취임한 아베는 일본의 조슈지역 출신으로 이토 히로부미, 데라우치 조선총독 등 한국침략의 정치적 유산을 승계한 인물이고 그의 정치적 스승은 태평양전쟁과 관련한 전범이었으나 미국의 관용정책으로 전후 일본 수상을 지냈던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였다. 이러한 정치적 배경을 가진 아베정부는 '의도적인 엔화평가절하' 정책으로 상징되고 있듯이 자국의 이해를 위해서는 책임있는 문명국가로서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아베정권 등장 이후 일본은 영토문제·역사문제에 대해서도 거짓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자신들의 역사적 죄악을 공세적으로 은폐하려하고 있으며, 이러한 아베정권의 잘못된 역사인식과 외교정책을 제어할 수 있는 일본내 양심세력에 대해서는 압수수색을 통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의 방식으로 그 영향력을 급속히 약화시키고 있다. 아베정권은 장기 경제불황에 따른 국내 정치적 위기를 강력한 대외팽창정책과 오도된 군국주의적 애국심에 의탁하여 해결하려 할 것이다.'병영국가' 북한이 핵문제를 이용한 '자해적 외교정책'으로 주변국을 위협할 수 있는 것도 이러한 국제적 상황과 연동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미국의 재정위기를 이용한 일본의 급격한 재무장 강화 등, 일본 제국주의 부활조짐과 그에 대한 주변국가들의 위기의식 고조, 중국의 군비 강화와 인도양 진출 시도에 따른 미·중간의 외교갈등 심화라는 동아시아 외교환경의 위기 속에서 국민통합을 기치로 내걸었던 박근혜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현재의 군인출신 일색의 외교안보라인은 외부의 시선에서 볼 때 잘못된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일본과 중국에 비해 많은 약점을 가진, 현재 한국의 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은 국민의 전적인 동의에 기초한 외교정책이다. 우리의 외교문제는 북핵문제가 다가 아니다. 보다 넓은 시야에서 박근혜 정부가 대승적으로 대응할 수있게 되길 기대한다./김태승 아주대 사학과 교수

2013-03-05 김태승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군사적 대응책

핵무기개발 상황·보관장소등정확한 정보수집 분석능력 강화공격징후 보일땐 강력응징 경고미사일 발사되면 공중에서 요격주요 전략표적이나 핵위협 지역방호할수있는 방어망 구축 필요북한은 김정일 사망 2주기를 4일 앞둔 2012년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실시한 후 "소형화·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했고, 다종화(多種化)된 핵 억제력의 우수한 성능이 물리적으로 확인됐다"며 핵실험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자평했다. 북한은 추가 핵실험을 통하여 고농축우라늄(HEU)을 이용하는 핵무기나 수소폭탄과 결합된 증폭핵분열탄(boosted fission weapons) 등의 보유를 과시할 가능성도 커졌다.국제 사회와 북한이 주장하는 다양한 평가들을 종합해볼 때 북한은 미사일에 탑재할 정도로 핵무기를 소형화하는 데 성공하였다고 봐야 한다. 이제 북한은 '핵미사일'로 한국을 위협하려 들 것이다. 이에 대하여 한국은 당연히 6자회담을 비롯한 외교적이면서 국제적인 다양한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군사적으로도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제관계는 언제 어떤 이유로 악화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이론적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이다. 첫째는 북한이 공격할 경우 강력한 응징보복을 할 것이라는 점을 전달하여 공격을 자제시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북한이 핵미사일로 공격하고자 할 때 선제 타격하여 적지에서 파괴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발사된 북한의 핵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interception)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한국의 능력은 어떠한가.한국은 전투기 460대, 지대지미사일 30문 등 어느 정도의 비핵무기 응징 보복력은 구비하고 있지만 이것으로 핵무기 공격을 억제하기는 어렵다. 한국군은 F-15 전투기와 순항미사일을 통하여 선제 타격할 능력은 있지만, 북한 핵미사일의 위치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어렵고, 북한이 반발할 경우 전면전으로 악화될 위험성이 크다.요격 능력의 경우도 지금까지 한국은 '미사일 방어망 구축=미국 MD 참여'를 인식하여 제대로 구비하지 못하였다. 최근 '한국형 공중 및 미사일 방어체계'(KAMD)를 구축한다는 방향은 정립하였지만 요격 능력이 불충분한 PAC-22개 대대 확보에 그치고 있다. 노대래 방위사업청장은 2011년 9월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향후 10년 내에 북한의 스커드나 노동 미사일을 방어할 수 없다고 답변한 바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한국은 이제 냉전시대의 미국인처럼 '핵무기와의 생활'(Living with Nuclear Weapons)이라는 불편한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북한은 핵미사일로 한국을 언제나 공격할 수 있지만, 우리는 그에 대한 유효한 대응책을 구비하지 못하고 있음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적극적인 대비책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정보 수집 및 분석 활동을 강화하여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어느 정도로 진전되었고, 어디에 보관하고 있는가를 정확하게 파악하여야 한다. 정보가 정확해야 올바른 조치를 강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런 다음 한국은 상황과 여건에 적합한 응징보복 전략, 예를 들면 북한이 한국을 핵미사일로 공격하면 한국은 북한 지도자들을 집중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개발하고, 징후가 명확할 때 즉각적인 선제타격으로 적의 핵미사일을 파괴할 수 있는 장치를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한다. 또한 주요 전략표적이나 서울 등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방호할 수 있도록 미사일 방어망을 확고히 구축해 놓아야 한다.자존심이 상할 수는 있지만 지금 당장 북한이 핵미사일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경우 한국은 미국의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은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할 필요가 있고, 유사시 함께 응징보복 및 방어할 수 있는 태세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어제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2015년 12월 1일로 예정된 한미연합사 해체 문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13-02-26 유영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