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명칼럼

 

[이남식 칼럼]차기 대통령께 바란다

산업·민주화 보수·진보의 공 인정미래 향한 대동단결 리더십 기대오만·불통 정치로 촛불 들지않게경제침체 늪에서 나라 건져 내고北 위협 못하도록 지혜 발휘해야떠날때 박수 받는 리더 나오기를이제 대통령 선거를 불과 보름 남짓 앞두고 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대통령께 꼭 드리고 싶은 부탁을 적어보고자 한다. 해방 이후 대한민국은 선진국을 벤치마킹하는 추격 전략으로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유일하게 위대한 국가이며 이를 이룩한 산업화와 민주화 또는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의 공을 인정하며 미래를 향하여 대동단결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 지도자의 리더십을 간절히 기대한다. 그간 산업화의 기득권과 민주화의 기득권이 고착화되면서 내부의 역동성이 떨어지고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추격에 따라 새로운 발전전략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진보와 보수의 대립과 갈등에서 상생으로 선순환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이해타산을 버리고 국민을 위해 진정으로 지도자가 선택해야할 정책들이 어떤 것이며 정파를 넘어서 진정으로 국정의 여러 부문을 이끌어야할 리더들을 객관적으로 임명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더 나가서는 체증이 확 풀리도록 해 주시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지금은 더 이상 내부적인 갈등으로 서로 적대시하며 싸울 여유가 없다. 세계적인 제4차 산업혁명의 파도, 지속적인 북핵의 위협, 점점 자국의 이익만을 앞세우는 세계적인 조류 속에서 미래를 향하여 올바른 선택을 하려면 전 국가적인 집단 지성을 이끌어 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어떤 때보다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한 때라 아니할 수 없다. 의견이 다른 정당이나 국민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날 때 많은 미국 국민들이 감사와 존경을 표하지 않는가? 이제 우리나라에도 이처럼 떠날 때 박수 받는 대통령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이는 재임 시 얼마나 겸손한 자세로 국민을 위하여 봉사하는가에 달렸다고 본다. 오만과 불통의 정치가 반복된다면 이제 더 이상 이 나라에 희망이 없다고 본다. 이제까지의 역사를 거울삼아 다시는 국민들이 촛불을 들지 않아도 되며 북한이 다시는 핵을 무기로 안보를 위협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지혜를 발휘해 주시기를 기대한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지역 간의 격차, 빈부격차의 해소 등에 대하여 확실한 소신을 가지고 사회혁신을 이룰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직관과 예지력을 보여주기를 희망한다. 이를 위해서 과감히 산업화의 기득권과 민주화의 기득권을 향하여 양보를 요구할 수 있는 담력을 보여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표와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위하여 불철주야 노력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감동되어 모든 국민이 하나 되어 다시 일어난다면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이 도약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 시민의 이러한 소망이 지나 친 것일까? 아니 모든 국민들이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올바른 지도자를 뽑기 위하여 꼼꼼히 공약을 살펴보고 그 공약의 실현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를 살펴본 후에 투표에 임함으로써 후회 없는 선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진짜 민주주의를 신봉하고 지속가능하게하기 위해서는 이를 유지하기 위한 국민들의 노력이 그 어떤 때 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이제 국가지도자가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리더십 못지않게 팔로워십이 중요하다. 무조건 피켓 들고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과도하게 소수의견을 주장하는 것도 다시 생가해 볼 필요가 있다. 다시 다수결의 원칙이 지켜져서 대의정치의 비효율을 제거하는 것도 리더십을 세워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문제라 생각한다. 새로운 대통령은 그 어떤 때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사분오열된 나라를 다시 하나 되게 하고, 경제성장을 침체의 늪에서 건져내야하며 북한의 위협과 도발로부터 국민의 안위도 지켜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혼자하시는 것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하고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그러한 대통령이 되시기를 기대해 본다./이남식 수원대학교 제2 창학위원장이남식 수원대학교 제2 창학위원장

2017-04-24 이남식

[윤상철 칼럼]국민의 자격

민주화 이룬 국민들 스스로가높은 민주주의 의식 가졌더라면아직도 진행중인 촛불집회라는거대한 사회적 비용 필요치 않아이제 자격 갖춘 시민으로 성장거대한 시험대를 응시하고 있다사람들이 서로 다투다 보면 "당신이 그렇게 말할 자격이 있냐?"고 묻는다. 그 말은 상대에 대해 이미 권위나 영향력의 우열이 무너진 경우에 드러난다. 국가 '지도자의 자격'이 극적으로 실추된 상황에서 '국민의 자격'은 우리 공동체를 다시 세우기에 신뢰할만한지 묻고 싶다. 흔히 '부모의 자격'은 운위되지만 '자식의 자격'은 없는 것처럼, '지도자의 자격'은 거론되지만 '국민의 자격'을 논하지는 않는다. '자식의 자격'은 가부장주의적 억압을, '국민의 자격'은 국민국가의 비민주적 동원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 시대처럼 지배 규범이 없이 서로 다른 윤리적 규범들이 상충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헌법에는 지도자의 소명이자 자격의 예로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에 대해 청렴의 의무, 국가이익을 우선하는 직무수행, 국가의 독립이나 헌법을 수호할 책무,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 등이 적시되어 있지만, 법을 위반하지 않는 한 이를 실행하지 않더라도 제재를 받지 않는 윤리적 혹은 정치적 자격들이다. 이와 달리 '국민의 자격'은 납세와 국방의 의무를 제외하면 따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 선거권과 공무담임권을 가진 국민들이 그 권한을 수행하기 위하여 공화주의적 자격과 능력을 스스로 갖추고 고양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없다. 혹자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가치관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집단지성이 민주주의를 이루어 나간다고 믿는다. 노조나 정당 등이 이른바 '민주시민교육'의 이름 아래 시민들에게 민주적 규범과 가치를 심어주고 그 기반 위에서 민주주의라는 불안정한 체제가 자리잡도록 한다고 믿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보수언론인이 일정한 역사관, 국가관, 대북관을 공유해야 국민으로서의 자격을 지닌다고 주장할 때에 우리는 그 이념적 배후를 의심한다. 평화주의적인 종교인이 9·11테러에 대한 보복적 성전에 동의하는 미국인들을 세계를 이끄는 국가의 국민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비판하는 모습에서 과도한 보편적 이념주의를 발견한다. 누구도 감히 말하지 못하는 국민의 자격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비폭력 평화혁명 촛불집회에서 광장의 시민으로서 그 형체를 드러낸다. 시민들의 동원된 힘은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대통령을 탄핵하고 구속하게 함으로써 민주주의를 기사회생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민적 자긍심과 해외 언론의 상찬에도 불구하고 "부패한 정치는 부패한 국회의원을 선출했기 때문이요, 부패한 국회의원을 선출한 것은 부패한 국민인 까닭이다"라는 영국의 격언이 여전히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 우리들은 누차에 걸쳐 대통령권력의 타락을 미리 예단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눈감고 귀를 막았을 뿐만 아니라 아무런 자정적 제도화를 이루지 못했었다. 이제 대통령과 그 주변의 부패한 정치모리배들을 몰아낸 것만으로 과연 자긍심을 가질 수 있을까? 한반도 안보위기가 극한적으로 치닫고 있지만, 대통령 후보자들은 그 어떤 해결책이나 제안조차 해볼 수 없는 이 상황이 지도자로서의 자격이 결여된 그들만의 탓으로 돌리기는 쉽지 않다. 자격있는 국민의 부재를 빗댈 수 있는 괴테의 말이 우리와는 무관하기를 희망한다. "다수라는 것보다 분개하게 하는 것은 없다. 다수를 구성하는 것은 소수의 유력한 선구자 외에는 대세에 순응하는 건달과 동화된 약자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전혀 모르고 따라 붙는 대중들이기 때문이다." 민주화를 이룬 국민들이 스스로의 높은 민주주의 의식을 항상 곧추세우고 있었더라면 무려 22차에 걸쳐 1천500만 이상을 동원하면서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촛불집회라는 거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괴벨스라면 "이것은 그들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고…. 그리고 그들은 지금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 거야"라고 조소하고, 히틀러라면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는 것이 권력자에게는 얼마나 큰 행운인가?"라고 흐뭇해하지 않았을까? 우리 국민은 민주주의를 쟁취하고 지켜오고 있는 동안 민주주의적 교양을 갖춘 자격있는 시민으로 성장했고, 이제 다시 거대한 시험대를 응시하고 있다. 히틀러와 괴벨스는 아니라도 더 추한 정치지도자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지는 않은가?/윤상철 한신대 대학원장윤상철 한신대 대학원장

2017-04-17 윤상철

[전호근 칼럼]말 한 마디와 국가의 흥망(興亡)

나라 책임질 사람 선택하는 대선선거때마다 입에 담지못할 말 많아본인은 '한때의 말' 이라고 하지만국가와 자신 망친다는 사실 알아야부디 국민이 기억하고 나라 세우는아름다운 말들이 들려 왔으면…노나라 임금 정공이 공자에게 물었다."말 한 마디로 나라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하던데 참으로 그런 말이 있습니까?""한 마디 말로 그 정도 효과를 기약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르기를 '임금 노릇하기는 어렵고 신하노릇하기도 쉽지 않다'고 하니 임금과 신하가 이런 도리를 안다면 한 마디로 나라를 일으키는데 가깝지 않겠습니까."정공은 다시 물었다."말 한 마디로 나라를 망하게 할 수 있다고 하던데 그런 말이 있습니까?""한 마디 말 때문에 나라가 망하기야 하겠습니까마는 사람들이 이르기를 '임금 노릇하는데 다른 즐거움은 없고 오직 내가 명령을 내리면 아무도 어기지 않으니 이것은 참으로 즐거워할 만하다'고 하니 임금이 이런 마음가짐이라면 한 마디 말로 나라를 잃는데 가깝지 않겠습니까.""..."아무리 좋은 말이라 하더라도 한 마디 말로 나라를 일으키기 어렵다는 이야기는 평소 번드레한 말을 미더워하지 않았던 공자다운 말이다. 나라를 일으켜 세우는 일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도 하거니와 말로 나라를 다스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임금과 신하가 이 말로 인해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면 적어도 바로 나라가 흥하지는 않더라도 아름다운 미래를 기약할 수는 있을 것이다.그렇다면 말 한 마디로 나라를 망하게 할 수는 있을까? 역시 공자의 이야기처럼 한 마디 말로 나라가 망하기는 어렵다. 모름지기 나라라는 커다란 물건이 하루아침에 망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나라처럼 큰 물건만 있는 게 아니다. 때로 한 마디 말을 잘못하여 작게는 신세를 망치고 크게는 심지어 나라까지 망친 예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공자가 나라를 망친 예로 든 저 말도 본디 진나라 평공이 한 말이다.진나라 평공이 어느 날 신하들을 불러 함께 술을 마시다가 이렇게 말했다."임금 노릇해보니 별다른 즐거움은 없지만 내가 말하면 아무도 내 말을 어기지 않는 것은 즐거워 할만하다.""..."모든 신하들이 잠자코 있었는데, 평공 곁에서 음악을 연주하던 눈 먼 악사 사광이 갑자기 거문고를 번쩍 들어 평공을 향해 집어던졌다. 평공이 깜짝 놀라 몸을 피하자 거문고는 커다란 소리를 내며 뒤쪽 벽에 부딪쳤고 벽에는 구멍이 뚫렸다.평공은 크게 놀라 사광을 꾸짖었다."네 이놈 이게 무슨 짓이냐?"사광은 이렇게 대답했다."임금님, 지금 제 옆에서 어느 놈이 아주 나쁜 말을 했습니다. 이런 말을 임금님이 들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제가 그 놈을 향해 거문고를 집어던진 것입니다.""..."사광의 말은 참으로 옳다. '아무도 내 말을 어기지 않는 것이 즐겁다'는 말은 임금이 입에 담을 말이 아닌 것이다. 어찌 임금뿐이랴. 모든 사람이 그렇다. 만약 어떤 사람의 주변에 그가 하는 말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생각해볼 일이다. 과연 자신의 말이 모두 옳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가 말을 어기지 않는 것을 즐거워하기 때문인지를. 사광의 이야기를 들은 평공도 깨달은 바가 있었던지 뚫린 구멍을 수리하지 않고 그대로 두어 실언의 경계로 삼았다고 하니 말이다.2천500년도 더 된 오래 전 이야기다. 하지만 한갓 옛이야기로 치부할 수 없을 만큼 어떤 말을 하느냐는 여전히 중요하다. 더욱이 앞으로 5년 간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를 책임질 사람을 선택하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지금의 한국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지금까지는 선거 때마다 아름다운 말보다는 입에 담지 말아야 할 말들이 더 많이 들렸다. 개중에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들도 없지 않았다. 본인은 한 때의 말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말 한 마디가 나라를 망하게 하지는 못할지라도 그 자신을 망치기에는 충분하다는 사실을 거듭 새겨야 할 것이다.이제 선거가 눈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에는 부디 국민들이 오래도록 기억할 만한, 그래서 나라를 일으킬 수 있는 아름다운 말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왔으면 좋겠다./전호근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전호근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2017-04-10 전호근

[홍창진 칼럼]이제 다시 현실

흙수저라는 허울에 사로잡혀일상의 기쁨 외면하며 살면 안돼행불행은 타고난 환경·스펙 아냐가난하다고 행복까지 포기 말자더 정의롭게 더 사랑하며 사는게우리 흙수저들의 당당한 권리다민심이 모여서 정의를 이루었다. 민주사회는 국민이 주인이고 법 앞에 평등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보다 더 공정한 사회가 될 것이다. 계층 간의 격차가 해소되고 공정한 경쟁사회를 희망해 본다. 그러나 이런 희망이 단번에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우리는 여전히 대다수가 흙수저이고 당분간은 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수년간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해오던 A군.그는 부모님의 뒷바라지를 받으며 밤낮으로 공부한 끝에 드디어 군청에 출근하게 되었다. 적은 월급이었지만 매달 꼬박꼬박 생활비를 보태고 부모님께 용돈도 드렸다. 그런데 1년 후 A군은 모텔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싸늘히 식은 그의 주검 곁에 유서 한 장이 발견되었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는 건 거짓말이었어요. … 이렇게 부모님 마음을 아프게 해서 죄송합니다.'A군은 가족들에게 시험에 또 떨어졌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시험에 합격했다고 거짓말을 하고는, 매일 아침 출근한다며 집을 나와 길 위를 떠돌았다. 그러기를 꼬박 1년, 매달 부모님께 드린 생활비와 용돈도 실은 대부업체를 통해 마련한 것이었다. 올해 초 많은 사람들을 가슴 아프게 했던 한 젊은이의 이야기이다. 신문 사회면에 작게 실렸던 이 사건이 유독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았던 건 벼랑 끝에 내몰린 그의 고통이 그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흙수저라 불리는 이 시대 모든 젊은이의 자화상이 아닐까?개천에서 용 났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복권에라도 당첨되지 않는 한, 아무리 노력해도 쥐구멍에 볕들 날을 기대할 수 없다. 부와 가난이 혈연을 통해 대물림되는 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그 현실 앞에서 젊은이들은 분노한다. 그러나 그 분노는 부모에 대한 원망이 아니다. 내가 만나본 젊은이들은 절대 이런 일로 부모를 탓하지 않는다. 오히려 가난을 안고 꿋꿋이 살아온 부모를 애틋하게 생각한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A군처럼 말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어느 나라의 젊은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보다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좀 기죽지 말고 당당해져야 한다. 열악한 현실이 원망스럽기는 해도, 어떻게든 내 삶을 책임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 않은가? 갖은 구박을 당하고 휴일도 없이 일하면서도 가족 앞에서는 괜찮다고 웃어 보이는 우리가 아닌가? 그런 고통을 말없이 떠안고 있는 것만으로 자긍심을 갖기 충분하다. 중요한 건 흙수저로 대변되는 우리 젊은이들은 하나도 잘못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정의에 눈 밝고 가족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주어진 여건 안에서 자기 계발도 하고 내 인생을 소중히 가꾸어가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의기소침할 이유가 없다. 떳떳하게 목에 힘주고 살아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롭지 못한 사회에 맞서 이겨나가야만 한다. 하지만 그런 의무에 앞서 우리 스스로 활기를 찾을 필요가 있다. 분노하고 원망만 하며 살기엔 우리 인생이 너무 아깝다. 문제 해결도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즐기고 누리는 중에 해야 한다.당장 먹고사는 일이 급하고 갈 길이 구만리이지만, 흙수저라는 허울에 사로잡혀 일상의 기쁨들을 포기하며 살지는 않았으면 한다. 금수저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금수저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행복한 건 아니다. 행불행은 타고난 환경이나 스팩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정의로운가, 내가 얼마나 사랑하며 사는가에 달렸다. 가난하다고 행복을 포기하진 말자. 더 정의롭게, 더 사랑하며 사는 것이 우리 흙수저들이 누려야 할 당당한 권리다./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

2017-04-03 홍창진

[방민호 칼럼]'부로 인텔리겐차(부르주아 + 프롤레타리아)'의 대선 관전평

후보들 향해 좌우·진보·보수란 평낡은 구분법 이젠 뛰어 넘어야어떠한 손실·희생도 없는 진보란있을 수 없다는 말 되새길 필요'진보'·'보수'라는 말부터 허상헛것이 눈 어지럽히는것 같아장미 대선이라는 말은 누가 처음 붙였는지, 명문구다. 장밋빛 꿈이라는 말이 있듯이 장미 대선, 장미꽃이 그때 피어서 그런 건지, 장밋빛 꿈꾸게 하는 대통령 선거인 것도 같다. 이름과 같은 것은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어제 관부에서는 전직 최고책임자를 구속하는 신청을 냈다 하니, 근 십 년 전 일들이 눈에 어른거린다. 결코 유쾌해 할 일이 아니다. 세월호 참사며 그밖의 온갖 부정적 사건들은 전혀 정리, 정돈되지 않았다.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도 불행을 자꾸 되풀이하는 것은 좋지 않다. 사회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대통령 선거는 이번에는 더욱더 진보다, 보수다, 하는 슬로건으로 뒤덮일 것 같다. 이번에는 물론 이른바 보수에게 기회는 돌아가지 않을 것 같다. 비록 보수, 진보로 후보들이 나뉜다 해도 운동장은 이른바 진보 쪽으로 확연히 기울었다. 자업자득이니 상대방을, 국민들을 탓할 수도 없다. 대체로 이번에는 진보 쪽이 유리할 거라고들 예견한다. 후보들도 보수냐 진보냐, 좌냐 우냐 하는 이념의 스펙트럼을 따라 재단, 평가되는 추세다. 예를 들어, 민주당을 보면 시장 출신 후보가 가장 왼쪽, 지난 번에 이어 다시 나온 후보가 그 다음 왼쪽, 이른바 '선의' 파동에 '대연정' 구상으로 다른 당 지지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후보는 그중 오른쪽에 가깝다고들 한다. 이번에는 국민의 당의 유력 후보. 컴퓨터 바이러스를 퇴치하고 젊은이들을 위한 희망 메시지로 정계에 들어선 그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민주당 열성 지지자들은 그를 향해 집권 여당의 이중대다, 보수대연합 들러리다 했지만, 최고책임자와 함께 침몰해 버린 지난 여당이 다시 집권할 가능성이 사라져버린 지금 그런 비난은 근거가 없다. 그밖의 수많은 사람들은 아직 관망중이다. 더디고 느린 그의 상승 곡선이 이를 말해준다. 왜 그럴까?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다. 그러나, 그중 한 가지 중요한 이유, 그것은 오랫동안 익숙해진 진보와 보수, 좌와 우의 구획선에 그가 꼭 들어맞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 대하는 태도를 보고 보수라고 하고 보면 청년, 실업, 복지에 적극적일 뿐만 아니라 적폐 청산에 사활을 건다. 진보에 가깝다고 보고 싶기도 한데 4차산업혁명 시대 얘기를 하는 것으로 보아 규모의 경제학에도 무관심하지 않은 듯하다.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것 같다. 불투명해 보이기까지 한다. 얘기가 길어졌다.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없어서다. 바른당도 있다. 두 후보 중 지난 국회의원 총선거 때 공천 파동을 겪은 후보는 개혁 보수의 적임자임을 표방한다. 국회 원내총무로 연설한 것이 최고 책임자와 불화를 겪는 결정적 사유가 되었는데, 개혁 중도가 아니라 보수 적자임을, 거기에 보수 연대를 주장한다. 영남 지역 중심의 소대표성에 만족하려는 게 아니라면 납득 잘 안가는 슬로건이다. 또 한 후보는 모병제를 주장한 것이 특이해 보였는데, 과연 이것이 현실성 있게 들릴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젊고 개혁적인 보수는 모병제라도 얼마든지 수용 가능한 걸까? 마지막으로, 자유한국당. 모래시계로 널리 알려진 후보는 보수 적통임을 표방하는데, 티비나 라디오에서 반말처럼 들릴 수도 있는 어법을 보정하는 것이 급선무 같고, 다른 한 후보는 아직도 무너져내린 낡은 레짐에 관심이 있다. 그것이 극보수 이념성 이전에 윤리적인 차원의 비판에 직면해 있는 현실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듯하다. 모두들 이 후보들을 향해 좌우니, 진보, 보수니를 말한다. 하지만 심히 귀에 거슬리는 어법이다. 오히려 이번 대선은 그런 낡은 구분법을 뛰어넘어야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특히, 진보와 관련하여, 어떤 손실도, 희생도 없는 진보란 있을 수 없다는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진보는 그 말 때문에 그것이 이루어지기만 하면 곧 새로운 세상이 만들어질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그러나 영국 작가 헉슬리는 소설 속에서 그런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모든 진보에는 손실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글을 접하면서 생각했다. 그러고도 진보를 지지하고 믿을 수 있을까? 요즘에는 생각이 더 달라졌다. 그 진보라는 말, 보수라는 말부터가 허상이라는 것이다. 헛것이 자꾸 눈을 어지럽히는 대선이라고나 할까./방민호 문학평론가·서울대 국문과 교수방민호 문학평론가·서울대 국문과 교수

2017-03-27 방민호

[이남식 칼럼]평생학습의 새로운 場… '지식 (GSEEK)'

4차산업혁명은 '지능정보화시대'똑똑한 기계들이 삶의 모든 분야편리한 생활 누리게 해주는데필요한 서비스 활용할 줄 알아야미래엔 지능정보화 격차가삶의 질에 큰 영향 미치게 된다전 세계적으로 온라인공개수업 무크(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가 모바일 시대를 맞아 언제 어디서나 내가 원하는 시간에 새로운 지식과 역량을 얻게 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원격수업의 수단으로 개발된 웹서비스를 기반으로 2012년부터 널리 알려진 스탠퍼드대학의 교수, 연구진이 오픈한 유다시티 (Udacity), 코세라 (Coursera) 그리고 하버드, MIT중심의 에덱스 (Edex) 는 세계 유명대학의 최신 강의를 마음껏 수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의 역사에서 획기적인 한 획을 긋게 되었다. 수강신청과 강의 시청, 과제물 제출 그리고 커뮤니티를 통한 질의 응답, 토론이 가능하고 학점취득도 가능하여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5년부터 국내 유수의 대학들이 K-MOOC를 개발하여 현재는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20여개 대학의 300여 강좌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MOOC를 통하여 선행학습법인 '거꾸로 학습' (Flipped learning)이 확산되고 있다. 수업에 참가하기 전에 미리 강의를 듣고, 실제 수업에서는 학습한 내용에 대하여 토론, 문제풀이, 서로 가르쳐주기, 개인별 질의-응답, 팀 프로젝트 등으로 학습하고자 하는 내용을 완전히 알게 하는 수업방식이다. 그런데 세계 최초로 지방자치단체인 경기도가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학습자 중심의 평생 학습의 장으로 무크를 개설한 것은 획기적이 아닌가 한다. 지식 (GSEEK.kr)이 바로 그러한 무크 서비스인데 학습에는 언어, 자격증, 취창업, IT, 은퇴설계, 취미 등 모두 14분야에 1만개 이상의 학습 콘텐츠가 구축되어 있으며, 트렌드에는 각종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정보들이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다. 또 마이플랫폼에는 각자가 스스로 학습콘텐츠를 올릴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생활의 달인이나 특별한 재능을 가진 분들은 자기만의 노하우를 공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평생학습의 장으로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데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해외에서도 무크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 중의 하나가 스스로 속도조절을 하면서 하다 보니 끝까지 수업을 마치는 비율이 높지 못하다는 것이다. 무료이고 언제든지 할 수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성실성이 낮아지게 된다. 따라서 제대로 수강신청을 하고 완주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수업료를 받는 무크가 늘어나고 있다. 수강료를 내고 완주할 경우 학점을 주고 수강료를 돌려주는 방식으로 중도 탈락을 방지하기도 한다. 이제 100세 시대에 모든 국민은 두 가지 중의 하나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즉 배우거나 또는 가르치거나 하는 시대이다. 내가 부족한 점은 배우고, 내가 잘하는 것은 주변과 나누는 일이다. 학교에서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인생을 보다 잘 누리기 위해서는 지금 결단하고 다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용기를 갖는 것이야말로 100세 시대를 보다 건강하고 생산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한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하나의 키워드로 설명하자면 지능정보화의 시대 있다. 우리 삶의 모든 분야에서 보다 똑똑해진 기계들이 우리의 삶을 편리하고 능률적으로 도와주는데 이러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작동원리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활용할 줄 아는 것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이렇게 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차이가 너무 커 지게 된다. 빈부의 격차뿐만 아니라 지능정보화의 격차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를 들어 택시를 잡기 어려운 곳에서 어떤 사람은 모바일 택시 서비스를 통하여 쉽게 택시를 부르고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나 어떤 사람은 이러한 앱을 찾아 모바일 기기에 설치하고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활용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불편할 것인가? 이를 뛰어 넘으려면 바로 사용법에 도전해야하는데 바로 지식 (GSEEK) 서비스가 친절하게 이러한 격차를 메워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이제 지식서비스로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경기도민과 대한민국 국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이남식 수원대학교 제2 창학위원장이남식 수원대학교 제2 창학위원장

2017-03-20 이남식

[윤상철 칼럼]우리 안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

지금 우리는 다양한 생각들과이해관계 지닌 사회관계란 점을시인하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복잡하게 이합집산하는 집단들정당·세대·지역이든 서로 같음을강요않고 인정하는데서 출발해야'다른 백년'을 꿈꾸는 지식인들이 있다. 대선후보들은 "역사교체"와 "시대교체"를 주장한다. 어떤 시대를 환골탈태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말이다. 새 시대에 대한 희망과 의지를 같이 하자는 데 누가 탓할 것이며, 모름지기 지식인이건 정치인이건 국민과 더불어 앞장설 일이다. 이러한 현상은 어제 오늘에 나타난 일은 아니다. 민주화 30년 동안 우리는 매번 새로운 정부를 만나야 했다. 개혁적 정부는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로 자칭했고, 보수정부도 이전 정권과의 단절을 강조했었다. 그 어떤 대통령도 전임 대통령에게 이어받을 유산을 찾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한국 민주주의는 선진적 민주정부라 하기에는 더없이 치욕적인 이유로 탄핵사태를 맞게 되었다. 안창호 헌재재판관의 보충의견이 30년 전에 나왔어야 할 말처럼 낯설기만 하다. "이 탄핵심판은… 미래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헌법적 가치와 질서의 규범적 표준을 설정하는 것"이다. 잠시 사회학자 짐멜의 사회관계론으로 돌아가자. 그는 사회관계를 다이애드(이자관계, Dyad)와 트라이애드(삼자관계, Triad)로 나누어 설명한다. 트라이애드는 한 명의 구성원이 다이애드에 추가된 데 불과하지만 그 사회관계의 속성은 근본적으로 변화한다. 개인의 목소리와 개인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사회적 갈등이 완화된다는 것이다. 다이애드와 달리 집단의 생존 가능성이 높아지고 집단의 정체성이 강화되는 반면, 트라이애드의 개인들은 덜 자유롭고, 덜 독립적이고, 더 제한적이라는 말이다. 다시 우리 사회로 돌아와 보자. 이제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양당제가 바람직한 정당체제로 받아들여져 왔다. 진보와 보수, 여당과 야당, 경상도당과 전라도당, 부자의 당과 노동자·서민의 당으로 늘 나뉘어져왔다. 전형적인 다이애드 관계가 정치세력이나 정치적 이념 속에 존재하고 있었다. 제3의 세력은 늘 '사꾸라' 혹은 '이중대'로 매도되거나 외면당했다. 깊게 들여다보면 나와 '나 아닌 것'으로 나뉘어져 있을 뿐이었다. 'x사모' 혹은 'x빠'의 이름으로 나(I)와 동일한 우리(we)를 가두어 놓고 나 아닌 다른 모두를 밀어내고 있었다. 머리 속에는 오로지 나 밖에 없지만 그런 나를 돋보이기 위해 나 아닌 남을 상대로 치켜세우는 이른바 '적대적 공존'만이 존재하였다. 다이애드에 집단의 정체성이 없듯이 '적대적 공존' 안에는 우리가 없고, 민족이 없고, 국가가 없고, 대한민국이 없다. 심지어 모두가 동의하는 우리 역사도 없다. 오로지 갈등하는 다이애드만 있을 뿐 이를 매개하고 조정하는 제3의 무엇이 없다. '탄핵인용'과 '탄핵기각'은 있지만 그 중간은 없었다. 대선후보들이나 국회의장까지 나서서 '탄핵심판'의 결과를 승복하자고 했지만 자신이 희망하는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강변했다. 정치세력간의 싸움이 존재하더라도 이른바 감사원이나 검찰, 국정원이나 군대 등 이른바 '헌법상 독립기구'들이 뭔가 중립적으로 양자를 조정하거나 그 상황에서도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해주는 기구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서로 다른 이념들이 충돌하더라도 헌법은 존재하고, 역사적 전통이나 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가 '디케의 저울'로 존재해야 하지 않을까? 만일 그마저도 없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분열된 다이애드로 싸울 일은 아니다. 우리를 확인시켜 줄 제3의 구성원을 찾아 트라이애드를 만들 일이다. 조너선 하이트는 '바른 마음'에서 사람들은 감성적 직관으로 결론을 정해놓고 나중에 논리적 정당화를 한다고 말한다. 결국은 가장 민주적인 사회는 다양한 직관을 지닌 사람들이 서로 스스로의 의견들을 잘 드러낼 수 있도록 조직된 사회라는 것이다. 어쩌면 지금 우리는 다양한 생각들과 이해관계를 지닌 그런 사회관계라는 점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복잡하게 이합집산하는 집단들, 그게 정당이든 세대든 지역이든 뭐든 서로 같아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고 인정하는 데서 출발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스스로를 상대화할 수 있을 때에 비로소 우리를 찾을 수 있고 매번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물어보지 않아도 될 것이다. 지금의 상황은 우리 안에서 그러한 다이애드의 독재가 붕괴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코 비관적이지 않다./윤상철 한신대 대학원장윤상철 한신대 대학원장

2017-03-13 윤상철

[전호근 칼럼]선(善)한 고을의 조건

대선주자들 다양한 공약 주장문제는 그들의 선한 이야기가얼마나 진실에 가까운가 하는점이번엔 다수의 기계적 선택 아니길좋은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그렇지않은 사람보다 많은게 '善'공자의 제자 자공이 스승에게 물었다."고을의 모든 사람이 그 사람을 좋아하면 어떻습니까?""좋지 않다.""고을의 모든 사람이 그 사람을 미워하면 어떻습니까?""좋지 않다. 고을 사람 중에서 선(善)한 사람은 그를 좋아하고 선하지 않은 사람은 미워하느니만 못하다."공자의 대답은 뜻밖이다. 고을의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대답이야 수긍할 수 있다 쳐도 고을의 모든 사람이 좋아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반드시 좋은 사람은 아니라고 말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오히려 공자는 선한 사람은 좋아하고 불선한 사람은 미워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그렇다면 세상에는 좋은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반드시 비관적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공자의 말대로라면 고을에서 선한 사람의 수가 불선한 사람의 수보다 많아지면 좋은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보다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그럼 어떤 사람이 선한 사람인가? 무엇이 선인지는 예부터 수많은 철학자들이 각기 다른 견해를 내놓았을 만큼 풀기 어려운 문젯거리다. 이를테면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이 말한 이데아나 아리스토텔레스가 이야기한 에우다이모니아는 모두 선이 무엇인지에 대한 각기 다른 견해다. 16세기 조선의 성리학자 이황과 기대승이 8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으며 다퉜던 주제도 다름 아닌 선과 욕망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둘러싸고 일어난 논쟁이었다.그런데 고대 동아시아인들이 어떤 것을 선이라고 생각했는지는, 선(善)이라는 문자의 자의(字義)를 살펴보면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다. 한자의 선(善)은 양(羊)자와 공(公)자가 위아래로 배치된 글자다. 여기서 양(羊)은 뿔 달린 양을 그린 글자이고 공(公)은 함께 나눠 먹는다는 뜻을 담고 있는 글자다. 따라서 나눠먹으면 선(善)이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불선(不善)이다. 사람과 사람의 평화로운 공존을 뜻하는 화(和)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화(和)자 또한 본래 벼를 그린 화(禾)와 공(公)이 합쳐진 글자(和의 옛글자는 '禾公'이다)로 수확한 벼를 나눠먹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선과 평화는 가진 것을 나누는 데 달려있다는 것이 이 두 글자에 들어 있는 오래된 진리다.나눔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고을은 선한 사람이 불선한 사람보다 많은 고을이다. 그런 고을에서는 좋은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보다 많다. 이것이 선한 고을의 본모습이다.불행히도 승자독식의 신자유주의 경제논리가 지배하는 지금의 이 나라는 선한 고을과는 거리가 먼 듯하다. 빈부의 양극화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고 자살률은 OECD국가 중 가장 높을 뿐 아니라 노동시간 또한 멕시코 다음으로 가장 긴 나라에 속하기 때문이다. 이러니 헬조선이나 흙수저니 금수저니 하는 세간의 말들을 그냥 귓가로 흘려들을 수 없을 정도로 이 나라의 불선(不善), 불화(不和), 불의(不義)는 심각하다.올해는 이 나라의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다. 헌법재판소 판결이라는 변수가 남아 있지만 광장의 민심을 헤아려보면 현재로서는 조기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후보자들은 저마다 공약을 내걸고 자신이 이 나라의 지도자로 적임자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면면을 살펴보면 그 어느 때보다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이 많아 보인다. 어떤 이는 기본소득을 이야기하고, 어떤 이는 사회수당을 강조하고, 어떤 이는 일자리 확대가 답이라고 주장한다.지향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모두 나눔을 더 늘리자는 이야기이니 공자가 말한 좋은 사람이 이 나라에 이렇게 많은가 싶다. 문제는 그들의 선한 이야기가 얼마나 진실에 가까운가 하는 점일 것이다. 이번에는 다수의 기계적 선택(選擇)이 아니라 좋은 사람을 뽑는 '선택(善擇)'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시 말하거니와 좋은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보다 많은 것이 선한 고을의 조건이기 때문이다./전호근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전호근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2017-03-06 전호근

[홍창진 칼럼]인연(因緣)과 우연(偶然)

어지러운 우리나라 현실 보며너무 내 중심적으로만 안 봤으면사건에 의도한바 있으리라 믿고진지한 태도로 조용히 맞이해야내가 할 몫 차분히 찾는게 중요내가 신부가 된 것은 어느 신부님의 권유로부터 이루어졌다.가끔 그때 일을 떠올리며 "만일 신부가 되지 않았으면 뭐가 됐을까?" 생각해보곤 한다. 그 신부님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아마 나는 신부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신부가 되길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신부가 되지 않았더라도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렇다고 다른 인생을 택하지 못해 아쉬운 건 아니다. 남들 눈엔 성직자 생활이 갑갑해 보일지 몰라도, 오히려 일반 사람들보다 더 즐겁고 신나게 살고 있다.그 옛날 우연히 사제의 길에 들어선 것처럼, 나는 지금도 내 곁에서 일어나는 작은 우연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다. 그리고 궁금하거나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바로바로 행동에 옮긴다. 그런 작은 경험들이 또 다른 경험을 불러오고, 결국엔 생각지도 않은 일들을 이루게 한다. 성직자라는 틀에 갇혀 외길 인생만 고집했더라면 결코 맛볼 수 없는 즐거움이다.인생의 즐거움은 이렇듯 예기치 않은 우연에서 찾아온다는 걸 시간이 지날수록 깨닫게 된다. 실제로 내 주변에는 우연한 일, 예기치 않은 인연으로 행복해진 분들이 꽤 있다.지인 중 미국 글로벌 기업에서 꽤나 잘나가던 50대 여자 분이 있었다. 그분이 한창 바쁘게 생활하던 중 몸에 조금 탈이 나 치료차 한국에 잠시 들어오게 되었다. 오래간만에 휴가를 얻은 그분은 치료 기간 중에 그동안 다니지 못했던 여행을 하고 업무와 상관없이 자유롭게 많은 사람과 만남을 가졌다. 한마디로, 계획 없는 나날들의 연속이었던 것이다. 늘 정해진 틀에 갇혀 살던 그분에게 한국에서의 시간은 너무도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그러던 차에 우연히 어느 시골 마을에 가게 되었다. 마을 풍경은 무척 정겨웠고, 며칠 머무는 동안 소박한 시골 생활이 자신과 잘 맞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작은 경험을 통해 그동안 미국에서 화려한 삶을 살아왔지만 정작 그 속에 자기 자신이 없었다는 걸 깨달은 그분은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시골행을 택했다. 지금은 그간 해온 직장 경험을 살려, 동네 주민들이 재배한 농산물을 인터넷으로 거래하는 일을 하고 있다. 수입이야 전에 비할 것이 못 되지만, 그분은 무척 행복해하고 있다. 시골 생활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일생을 함께할 짝도 만나게 된 것은 덤이다.이 두 에피소드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은, 신이 우리와 이야기하는 방법이 바로 인연과 우연을 매개로 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신은 침묵하는 존재다. 그러나 신은 우리 곁에서 사람과 사건을 만나게 하시면서 우리와 역사를 만들어 가신다. 따라서 우리가 만나는 사람과 사건을 그냥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모두 신이 하는 일이라고 받아들여야 한다.내가 만나는 사람과 사건은 내 욕망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놓치는 것이 너무 많다. 그러나 신의 프로포즈라고 생각하면, 생각하고 느낄 일이 너무 많다.요즘 어찌 보면 어지럽게 진행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바라보면서 너무 내 중심으로 바라보지 말았으면 한다. 이 사건들 안에 신의 사랑과 의도한 바가 있을 것이라는 진지한 태도로, 보다 차분히 맞이해야 한다. 내 욕망으로 바라보면 너무 힘들고 지치는 일이다. 그러나 신과 함께 이루어지는 미래라면 많은 부분 신에게 맡기고, 내가 해야 할 몫을 차분히 찾아갈 수 있어야 한다./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

2017-02-27 홍창진

[서상목 칼럼]사회복지협의회의 '어머니' 역할

사회복지현장 뒷받침 할 수 있게 각종 지원·육성 주기능으로 인식인권·안전·회계·법령에 대한교육·훈련·지도하는 '지원센터'중앙·지역에 설치 각종 사고 예방국민들에 양질의 서비스 제공해야뮤지컬 명화인 '사운드 오브 뮤직(Sound of Music)'을 보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평생 군생활을 한 폰 트랩(배우 크리스토퍼 플러머) 대령은 부인을 잃자 군대식으로 여섯 자녀를 키운다. 이런 가정에 가정교사로 채용된 수녀 출신 마리아(배우 줄리 앤드류스)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사랑과 정성으로 양육한다. 결국 폰 트랩 대령과 마리아는 결혼함으로써 차갑고 딱딱하기만 했던 가정을 사랑과 웃음이 넘치는 가정으로 탈바꿈시키는 내용이다. 폰 트랩 대령이 딱딱하고 엄하기만 한 '아버지'라고 한다면, 마리아는 훈훈하고 따듯한 '어머니'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필자는 금년 초부터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사회복지협의회가 사회복지분야에서 마리아와 같은 '어머니'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사회복지계 예산지원과 각종 법령을 마련하는 보건복지부가 '아버지'라고 한다면, 민간사회복지계의 대표기관인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사회복지계를 보살피고 양육하는 '어머니'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필자는 몇년 전 모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법제론'을 강의한 적이 있다. 강의준비를 위해 수십개에 달하는 각종 사회복지 관련 법령을 검토하면서 놀란 것은 이들이 지원이나 육성보다는 규제 위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왜 그런 가 봤더니 사회복지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새로운 규제가 추가되어 왔기 때문이었다. 사회복지시설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곳이기에 이들에 대한 인권침해는 사회적으로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지원은 적은 상황에서 규제만 많아지면 복지서비스에 대한 질은 낮아지고 이는 규제강화와 질저하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와 같이 민간 사회복지계를 보살피고 양육하는 '어머니' 역할을 하는 '마리아'가 필요하고, 이를 바로 사회복지협의회가 해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사회복지협의회가 '어머니'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현장 지원·육성을 주 기능으로 인식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각종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사회복지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권·안전·회계·법령에 대한 교육·훈련·지도를 하는 '지원센터'를 중앙은 물론 시도협의회에 설치·운영함으로써 사회복지시설에서의 각종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국민들에게 양질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지역사회복지협의회의 핵심 기능은 해당 지역의 사회복지문제를 발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그램 또는 프로젝트를 개발하며, 사업수행에 필요한 인적 및 물적자원을 확보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지역사회복지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 역시 '지원센터'의 핵심적 기능이 되어야 한다.대부분의 사회복지시설들은 기본 운영경비를 중앙정부 또는 지방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으나, 운영에 필요한 최소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 따라서 민간의 인적 및 물적자원이 사회복지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사회복지협의회의 새로운 역할이 되어야 할 것이다.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지난 10년간 '사회공헌정보센터'를 운영해옴으로써 이 분야에서 나름대로 전문성을 키워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단위의 사회복지 수요를 전국적 차원의 인적 및 물적자원 공급자와 연결시킬 수 있는 '사회복지서비스 혁신 플랫폼'을 구축·운영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및 분야별 사회복지수요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연결하는 '나눔종합정보망'을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각종 프로젝트를 개발해 추진하는 시스템을 작동시켜야 한다.이와 같이 앞으로 사회복지협의회가 '어머니'역할을 제대로 한다면 우리 사회복지계는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전 보건복지부 장관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전 보건복지부 장관

2017-02-20 서상목

[이남식 칼럼]동계올림픽… 힐링의 시작이다

평창엔 외국인들이 즐길만한식당·문화시설 부족하다는 지적많은 예산 투입하기 보다는우리 사회의 모든 역량 결집창조적 아이디어·미래 희망으로세계인류 화합 메시지 창출해야이제 동계올림픽이 꼭 1년 남았다. 성공적으로 올림픽을 마칠 뿐만 아니라 올림픽 이후에 인구 밀도도 낮고 낙후 된 지역이 세계적인 명소로 탈바꿈하도록 면밀히 기획하여야 할 것이다. 여수 엑스포 이후 여수 순천을 찾는 관광객의 수가 연간 1천2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하는데 이처럼 포스트올림픽의 효과를 기대하면서 올림픽 이후에도 지역이 계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를 기대해본다. 지역의 문화가 지역발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일본의 예로 살펴보기로 하자.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버려진 섬과 어촌인 나오시마가 미술관을 유치하면서 세계적인 명소로 부상한 사례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나, 이처럼 낙후 지역을 모든 사람이 가보고 싶은 곳으로 만든 사례 중의 하나로 일본에서 가장 눈이 많고 인구 밀도도 낮으며 도쿄에서 800㎞나 떨어진 아오모리현의 토와다(十和田) 시의 경우도 인구 6만5천명의 작은 시로 예전에는 혹한 속에서 군마를 키우던 외진 마을이었으나 작은 미술관이 시내에 들어서면서 유명해지게 되었다.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미술관을 관람하기 위하여 이 지역을 방문하고 있다. 우선 미술관의 건축설계는 건축의 노벨상이라 하는 프리츠커상을 2010년에 수상한 니시자와 류에가 디자인하였으며 열린 건축이라는 개념으로 주변의 시민들이 미술관 내부가 되도록 들여다보이게 하여 미술관이 삶의 일부가 되도록 하면서, 미술품 그 자체가 우리 인생에 수많은 질문과 생각을 하도록 하여 작가들의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일상에 녹아내리도록 하였다. (물론 나오시마의 경우에는 또 다른 프리츠커 상 수상자인 안도타다오가 설계하여 미술관 자체가 또 하나의 전시품이 되도록 하여 종합적인 스토리텔링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토와다 미술관의 경우 소도시의 미술관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작품을 세계적으로 콜렉션하여 60~70년대에 출생한 현대미술계에서 인정받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미술관을 상징하는 꽃말(Flower horse)이라는 작품은 예전부터 군마를 키우던 시를 상징하는데 한국의 최정화 작가의 작품이며 서도호, 김창겸 작가 등 우리나라 작가들의 작품도 콜렉션 되어 있다. 미술관내 뿐만 아니라 야외에 일대의 도로변에 작품을 설치하여 도심과 예술품이 어우러지도록 하였다. 시민들에게는 무료로 개방하여 자존감을 높여주고 있어 다른 지역의 친구나 친지가 방문하면 미술관 커피숍에서 그들의 삶의 수준을 자랑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현대인이 바쁜 일상에서 잃어버린 여유와 사색을 통하여 다시 힐링이 되도록 하는 전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지역의 의미를 찾게 된 것이다. 또한 이 지역의 문화를 높이는 것이 식문화이다. 일본의 모든 셰프들이 은퇴 후 하고 싶은 일이 이 지역에서 매우 좋은 식자재로 훌륭한 음식을 만들어 보는 것이라 한다. 따라서 이 지역의 료칸들은 10실 이하여야 제맛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최고의 식자재 그리고 혼을 담은 조리를 통하여 고객을 감동시키는 음식을 통하여 차원이 다른 지역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아직 평창에는 외국인들이 즐길만한 식당이나 더 나가서 문화적인 시설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예산을 많이 투입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역량을 집결하여 세계를 향하여 우리들의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인류의 미래를 향한 희망을 이야기하여야 제대로 된 올림픽이 되지 않을까 한다. 전 세계적으로 자국의 이익만을 챙기려는 편협함이 나타나고 있는 이 시대에 동계올림픽을 통하여 인류가 하나 되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선포할 때 우리가 진정한 세계 리더로서 자리매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최근의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을 통하여 낮아진 국민의 자존감을 성공적인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다시 한 번 높이는 동시에 인류가 다시 화합하는 메시지를 창출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이남식 수원대학교 제2 창학위원장이남식 수원대학교 제2 창학위원장

2017-02-13 이남식

[홍창진 칼럼]요즘도 점을 치나요?

비전 확실한 사람은 뭘할지 안다미래가 궁금하지도 않고한걸음 더 가기위해 노력할뿐기대에 못 미쳐도 실망하지 않고'다음에 더 잘하면 되지'하며흔들림 없이 훌훌 털고 일어난다2016년 후반부터 2017년 전반을 보내면서 미래를 예측하는 기존의 틀이 무너져 내렸다. 사람들은 대부분 인류가 경험했던 대략의 통계를 통해서 미래를 예측하고 거기에 상응하는 준비를 하고 삶의 방향을 정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한 후에 평가를 한다. 그런데 요즘 세상은 비선과 편법이 난무하면서 미래는 혹시 예측이 불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살짝 책임을 회피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결과의 성과를 자기 노력에 두지 않고 운의 결과에 기대고 싶어 한다. 즉, 운이 좋아서 성공했고 운이 나빠서 실패했다고 결론을 맺는 것이다. 그래서 연초만 되면 한해의 운을 점치고 싶은 심정이 돼서 점집이 항상 문전성시를 이룬다.점을 업으로 삼고 사는 지인이 있다. 이 분 말에 의하면 이 일을 오랫동안 해오다 보니 이제는 문턱을 넘는 손님 얼굴만 봐도 딱 견적이 나온다고 한다. 사주를 보지 않아도 그 사람의 미래가 어떨지 바로 보인다는 것이다. 사주는 운명이 정해진 것이라고 생각들을 하는데, 내일모레 죽을 팔자인 사람이 멀쩡하게 잘 사는 경우도 있고, 관운이나 돈복을 타고난 사람이 하는 일마다 쫄딱 망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결국 정해진 미래는 없다. 없어야 미래지 미래가 정해지면 어찌 미래라 말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이 분은 점 상담을 마칠 때 쯤 이런 말씀을 덧붙인다고 한다. "점은 딱 기상청 날씨 예보 정도로 생각해라. 정확히 맞추지는 않는다" 날씨를 바꿀 수는 없지만 혹시나 하여 우산을 챙길지 말지는 개인의 몫이라는 것이다. 치과의사를 하는 제자가 SNS에 남긴 사연이다. 우리 직원들의 주당 근무시간은 37.5시간 정도이다. 주 1회 평일 휴무에 월 2회 토요일 휴무. 휴가는 4일 주는데 위 휴무와 연결시키면 일요일부터 일요일까지 8일 쉴 수가 있다. 직원들 안 갈구고, 인간적으로 대해주면서 수직적 리더십 보다는 수평적 리더십을 추구한다. 진료의 원칙을 지키면서 치과의사로서의 기본을 잃지 않으려고 하니, 직원들이 본인 가족, 친지들의 치료를 믿고 맡긴다. 이렇게 하니 떨어져 나갈 직원은 떨어져 나가고 제대로 된 마인드를 가진 직원들은 오래 남고, 자기 할 일을 스스로 한다. 직원들의 인복은 이런 데서 오는 것이 아닌가!지극히 상식적인 이 진리를 사람들은 종종 잊어버린다. 내게 벌어진 모든 일은 결국 내가 한 선택과 행동의 부산물일 뿐인데, 이를 잊고 미래를 알고 싶다며 점집을 찾는다. 그러면 또 이런 질문이 나온다. "도무지 어떤 행동을 선택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럴 땐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를 물을 게 아니라 '왜 내가 해야 할 행동을 모르는지…'를 자문해 봐야 한다. 흔히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사람들은 결국 자기 삶에 비전이 없기 때문이다.비전이 확실한 사람은 지금 내가 무얼 해야 할지 정확히 안다. 따라서 미래가 별로 궁금하지도 않다. 그저 자신의 비전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따름이다. 또한 미래를 불안해하기보다, 오히려 오늘을 사는 원동력으로 삼는다. 그래서 풀리지 않는 문제가 생겨도 이를 신나는 도전으로 여기고 '이걸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하며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한다. 그 결과가 바라는 대로 나타나면 좋고, 설혹 기대에 못 미쳐도 실망하지 않는다. 어떤 결과도 내가 가진 비전을 흔들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실패란 그저 보완해야 할 지점을 확인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순간적으로 실망할 수는 있어도 '다음에 더 잘하면 되지 뭐'하며 훌훌 털고 일어난다.반면 자신만의 비전이 없는 사람들은 그저 세상이 정한 기준대로 돈과 명성을 쌓아 남 보기에 근사하게 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만 한다. 생각 자체가 막연하니 무슨 행동을 취할지도 막연할 수밖에 없다. 미래를 위해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마음이 흔들려 갈팡질팡한다. 그러면서 점집을 찾아다니거나, 내 인생에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물으러 다닌다. 또한 문제가 생길 때마다 실망하면서 모든 걸 운명 탓으로 돌려버리게 되는 것이다.운명은 정해진 것이 없다. 내가 오늘 만든 역사가 훗날 나의 운명이 되는 것이다./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

2017-02-06 홍창진

[서상목 칼럼]국민 복지만족도 제고 : 사회복지협의회의 새로운 역할

민간·공공 '톱니바퀴' 매개 역할서비스 체감도 UP·행정 지방화사회복지 실천기관 발전 계기로기업 사회공헌·나눔문화 활성화'중부담-고복지' 복지모델 추구수요·공급간 '플랫폼' 담당할 것1994년 말 보건사회부의 명칭이 보건복지부로 전환되면서 정부는 1995년을 '선진복지 원년'으로 선포하고, 처음으로 범 정부 차원의 '선진복지 청사진'을 만들어 추진하였다. 그 후 20여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복지수준은 양적으로 크게 발전하였고, 복지예산 역시 300조원에 달해 정부예산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복지수준은 이러한 양적 성장에 못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라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그 중 핵심은 사회복지 전달체계가 확고히 정립되어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국민들에게 복지서비스를 전달하는 많은 '톱니바퀴'가 있으나, 이들이 적재적소에 연결되어있지 않아 '사회복지시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현 정부는 출범 초부터 '생애주기별 맞춤복지'를 지향하면서 전달체계 확립을 위해 노력하였다. 2015년 '사회보장급여법'이 통과되면서 공공부문의 전달체계는 시·군·구 사회보장협의체와 읍·면·동 '복지허브화' 사업을 중심으로 그 골격이 갖춰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주로 복지서비스를 전달하고 있는 민간복지부문의 역할은 아직도 불명확한 상태이다. 따라서 정유년 새해를 맞아 사회복지 분야의 최대 현안은 전달체계에서 민간부문의 역할을 확립하고, 이를 공공전달체계와 연결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직 설치되어 있지 않은 77개 시·군·구에 사회복지협의회 조직을 조속히 결성하여, 사회복지협의회가 해당 지역의 민간복지부문과 공공부문을 연계하는 매개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더해, 지역사회복지협의회는 지역의 사회복지 현안을 발굴하여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재정 및 인적자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마련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회복지협의회가 사회복지분야의 여러 '톱니바퀴'를 연결하여 '복지시계'가 원활하게 돌아가게 함으로써, 국민들의 복지서비스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사회복지협의회의 지방조직 강화는 시대적 대세라고 할 수 있는 '복지행정의 지방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또한, 사회복지협의회가 사회복지인들의 친목단체 차원을 넘어 지역사회복지 문제를 발굴하고 필요한 자원을 조달하여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명실공히 사회복지 실천기관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지난 20여년간의 많은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복지수준은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대체로 '저부담-저복지' 복지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이는 한국이 그간의 노력으로 복지선진국이 되긴 하였지만, 그 수준은 아직 선진국 중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에 머물고 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2010년 현재 한국에서 조세와 사회보험료의 대 GDP비율은 26% 수준으로 북구형 모델의 45%, 대륙형 모델의 40% 보다 낮고, 공공복지지출의 대 GDP비율 역시 10% 수준으로 북구나 대륙형 모델의 28% 수준에 크게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앞으로 한국이 추구해야 할 복지국가의 방향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나, 필자는 복지시스템의 효율성 제고와 '나눔문화' 확산에 역점을 둠으로써 '중부담-고복지'를 추구할 것을 제안한다. 앞에서 제기한 사회복지협의회의 기능 활성화를 통해 복지시계 톱니바퀴들이 맞물려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것은 그 첫 번째 요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요건은 국민의 조세부담을 과다하게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필요한 복지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과 시민사회의 '나눔문화'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나눔문화 분야에서도 사회복지협의회가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시키는 '플랫폼'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전 보건복지부 장관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전 보건복지부 장관

2017-01-30 서상목

[이남식 칼럼]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전공학과 없이 일정 과목 이수로데이터과학·기계학습 전공 졸업프로젝트 중심 교과과정 통해실제 해결능력 키울 수 있으며 새 분야와 기존분야 접목 시키는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을 예고지난 해 스위스의 UBS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가 세계 25위에 달할 정도로 ICT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인 변화의 물결 속에서 뒤처지고 있는 느낌이다. 제4차 산업 혁명을 준비하기 위하여 과연 무엇이 가장 중요할 지에 대하여 짚어 보기로 하자. 혹자는 ICBM (IoT, Cloud, Big Data, Mobile) 이다 혹은 인공지능 (AI) 이다하는 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으나 필자가 보기에 핵심적인 내용은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들이 생겨나며 이 또한 형식이 일정치 않은 비정형의 데이터인 경우가 많다. 과거처럼 이를 처리하려면 엄청난 속도의 메임프레임컴퓨터가 필요하겠지만 지금은 네트워크화 된 수많은 PC들을 병렬처리 방식으로 사용하여 처리하는 하듭 (Hadoop)이라는 플랫폼이 오픈소프트웨어로 나와 누구든지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여기에 기계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딥러닝 기술이 개발되고 확산되면서 놀라운 결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보통 사람의 학습은 뇌 속에 신경망 (Neural Network)이 형성되면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무엇을 배우고 익히기 위해서는 반복이 필요하고 에너지가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공부는 왕도가 없으며 누구에게나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다층구조의 신경망을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해 보려는 노력이 오래전부터 진행 되었으나 주어진 입력에 대하여 원하는 출력이 나오도록 신경망 내의 노드들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계산이 너무나 방대하여 풀지 못했으나 제프리 힌튼 교수등이 개발한 딥러닝 알고리듬이 이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하여 알파고와 같은 응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제4차 산업혁명을 뒷받침하는 변화는 데이터과학 (Data Sciences)과 기계학습 (Machine Learning)이라 할 수 있다. 데이터 과학을 통하여 수많은 데이터를 의미 있는 데이터끼리 서로 군집화하고 이를 입력과 출력 답안으로 제공하여 학습할 수 있도록 하면 우리가 공부를 하면 뇌의 구조가 어떻게 바뀌는지는 몰라도 정답을 찾아내는 것처럼, 기계도 학습하여 컨트롤하는 부분에 인공적으로 지능을 갖도록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많은 영역에서 이러한 학습법으로 기계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게 되는 싱큘래리티의 시대 (Ageof Singularity)를 맞게 된 것이다. 이번 라스베이거스의 CES에서도 아마존이 개발한 Alexa라는 자연어 처리 플랫폼을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응용이 주류를 이룬 것처럼, 기계가 매우 자연스럽게 사람의 뜻을 이해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앞으로는 누가 기계를 잘 훈련시킬 수 있는가가 사업의 성패를 가르며, 더 훌륭한 대학이나 연구기관이 되는 시대가 온 것인데, 아직 우리 사회는 이에 대한 이해나 준비가 부족하다보니 25위의 평가를 받게 된 것이 아닌가 한다.그런데 기존의 교육의 틀 안에서 새로운 분야를 교육하고 연구하는 것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교육부에서는 앞으로 유연한 융합교육이 가능해지도록 학제에 많은 유연성을 부여하려 하고 있는데 이는 크게 환영할 만 하다. 즉 전공학과가 없어도 일정 과목을 이수하면 데이터과학이나 기계학습 전공으로 졸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기 기간도 1학점에 15시간을 기준으로 어떤 과목을 집중 이수하면 1주일이나 한 달 안에도 과목을 이수 할 수 있다. 또한 프로젝트중심의 교과과정을 통하여 실제 문제 해결능력을 키우며 새로운 분야들과 기존의 분야를 접목시키는 교육이 가능하게 되는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변화의 속도에 맞추어 교육을 혁신하는 것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역사의 변곡점에 서있다. 21세기 제4차 산업혁명에 적합한 교육과 인재양성에 뒤처지게 된다면 우리의 경제와 번영은 역주행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대학들이 제2의 창학을 하는 각오로 변화할 때 우리의 미래가 보장 될 것이다./이남식 수원대학교 제2창학위원장이남식 수원대학교 제2창학위원장

2017-01-23 이남식

[이영재 칼럼]대통령의 유머

국민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모든 것 솔선수범한 오바마처럼우리도 누가 대통령이 되든불안하기만 한 국민마음 녹여주고어루만져 줄 지도자 보고 싶은 것이제는 국민들도 웃고 싶으니까최근 감동의 고별사로 우리를 부럽게 했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영화광(狂)이면서 TV 드라마도 무척 좋아한다. 그가 재밌다고 추천한 드라마는 '오바마 드라마'로 묶여 방송사 홍보에도 쓰이고, 실제 큰 인기를 끌었다. '웨스트 윙'이나 '하우스 오브 카드' '뉴스 룸' '홈 랜드' '와이어'는 그가 끔찍이 좋아했던 드라마였다. 영화 스타워즈 광팬이라는 것은 이제 비밀도 아니다. 지난해 백악관에서의 마지막 송년 기자회견. 마지막이라 그런지 기자들의 질문은 끝이 없었다. 그러자 오바마는 "전 이만 스타워즈를 보러 가야 합니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끝맺었다. 그가 스타워즈 팬인 것을 알고 있던 기자들은 아무말 못하고 그를 보내 주었다. 나중에 스타워즈를 보지 않았다는 것이 알려지긴 했지만, 그가 거짓말을 했다고 비난하는 기자도, 국민도 없었다. 유머였으니까.문화탓이기도 하겠지만 미국인들은 유머 감각을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자질로 보고 있다. 지난 미 대선을 앞두고 미국 abc뉴스와 여론조사업체 SSRS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의 자질로 유머감각이 중요하다는 응답자는 74%에 달했다. 유머감각이 중요하지 않다는 응답자는 고작 7% 뿐이었다. 대통령의 유머를 얘기 할 때 반드시 등장하는 사례가 배우 출신 도널드 레이건이다. 레이건이 1981년 존 헝클리에게 총을 맞았을 때다. 레이건은 걱정하는 아내 낸시에게 이런 유머를 날렸다. "여보! (배우처럼) 총알 피하는 것을 깜빡했어". 병원에 가서는 수술 의사들에게 "여러분이 공화당 지지자였으면 좋겠는데…"라고 조크를 던졌다. 이를 들은 의사는 "지금만은 모두가 공화당원입니다"라고 답했다. 당시에 우리가 받아 주지 못해서 그렇지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의도적이지 않은 말실수로 웃겼다. "공정한 인사를 해서 부패 인사를 척결하겠습니다"를 "공정한 인사를 척결하겠습니다"라고 말하거나 루마니아 독재자의 이름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를 잊어버려 회의석상에서 그냥 '차씨'라고 불렀던 김 전 대통령은 그럼에도, 자신의 말실수를 미안해 하지도 부끄러워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재치있게 자신의 실수를 유머로 승화시켰다. 그는 "이래야 분위기가 덜 딱딱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고 한다. 이런 경우도 있었다. 어느 지방선거때였는데 정치적 라이벌 DJ가 갑자기 기자회견을 열자 승부욕이 강했던 그는 다음날 무작정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막상 할 말이 없던 그는 기자들에게 "여러분 그거 아세요? DJ는 나한테 늘 담배를 얻어 피우던 사람입니다"라고 말했다. 김 전대통령의 일화를 묶은 'YS는 못말려'는 출간 한달만에 무려 35만부가 팔렸다. 반기문 전 유엔총장의 합류로 돌이킬수 없는 대선정국에 들어섰다. 그런데 대권 잠룡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비수같이 차갑고 무섭다. 전쟁터에 나선 장수들 같다.출사표 곳곳에는 '패배는 곧 죽음'처럼 사생결단을 예고하는 문구들로 가득찼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목숨을 걸고 정권을 바꾸겠다"고 선언했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조국을 위해 몸을 불사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다크호스 이재명 성남시장은 "반기문 대선 출마? 친일독재부패세력의 꼭두각시, 국민심판 받을 것"이라고 험한 말을 쏟아냈다. 당찬 결기를 보이는 것을 나무랄 생각은 없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거친 말이 최순실 국정농단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크게 마음 상한 국민들에게 순간적으로 기분을 전환시켜줄수 있을지 모르지만, 진정 국민이 원하는 것은 그런게 아니다.웃기기만 잘한다고 훌륭한 대통령이 된다는 얘기가 아니다. 국민과 함께 울고 웃으면서 모든 것을 솔선수범하는 지도자. 오바마는 그런 대통령이었고, 8년동안 천편일률적으로 변하지 않는 오바마에 깊은 신뢰를 보냈다. 누가 대통령이 되건 그저 불안하기만 한 국민의 마음을 녹여주고, 다독거리며 어루만져 줄수 있는 그런 대통령의 모습을 우리는 보고싶은 것이다. 그 무기가 '유머'일수도 있고 '정책'일수 있고 '인간성'일수 도 있다. '8년 동안 승진을 못해 섭섭했다'는 오바마의 유머와 그 유머를 지독히 사랑했던 미국인들이 고별연설을 들으면서 '4년 더!' '4년 더!' 외쳤던 의미를 우리 대선 후보들이 진정으로 배웠으면 한다. 이제 우리도 웃고 싶으니까./이영재 논설실장이영재 논설실장

2017-01-16 이영재

[강은교 칼럼]거미 훔쳐보기

유리창의 거미 그동안 왜 못 봤나거미줄에 걸려 아마도 죽어갔을작은것들의 많고 많은 죽음들피를 덮고 무수한 외침 덮은채시간은 흘러 아직도 모르고 화만망각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도조그마한 우리집 거실 중앙에 놓인 식탁겸 책상에 멍하니 앉아있다가 앞 유리창 바깥면에 거미 한 마리가 유유히 매달려 있는 것을 갑자기 발견한다. 그러고 보니 그 녀석은 오래 전부터 거기 있었던 듯 하다. 그런데 한 번도 거기 거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었다. 그걸 쳐다보면서도 쳐다보지 않았었다고나 할까? 지금 그 녀석이 갑자기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우리집은 자그맣지만, 나혼자 살기에 아주 적당한 넓이를 가졌지만, 앞유리창만은 아프리카의 숲에 세운 어떤 커다란 호텔의 창보다도 '멋있다'. 나의 유리창은 일출부터 시작해서 달, 새벽녘의 금성, 구름… 그런 것에 활짝 열려있다. 우리 동네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멀리 있는 비탈길은 마치 서 있기라도 한 것처럼 차들이 힘들게 기어오르는 모습이 보이고 창의 한 옆구리엔 신기루같이, 특히 황혼이면 분홍색으로 소복히 '산 바구니'에 담겨있는 먼 동네의 아파트들도 보인다. 유리창 앞에 펼쳐진 능선은 열두개이고 지난 12월 동지에는 정확히 능선 중앙에 솟은 산 정상에서 해가 떠 올랐다. 물론 여느해처럼 1월이 된 오늘은 다시 해가 그 능선을 걸어내려오는 것이 보인다. 이 식탁에서는 바로 그런 해의 기미가 가장 잘 보이기 때문에, 새벽 무렵 여기 멍하니 앉아있곤 한다.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면 얼른 창 앞으로 달려가려고. 그런데 오늘은 놀랍게도 거미를 발견한 것이다.오랫동안 만지지 않았던 카메라를 황급히 꺼내들고 거미 앞으로 간다. 해가 떠오르려는지 거미가 비쳐보이는 하늘은 주홍색과 회색, 분홍색 등이 어우러져 마치 커다란 추상화 캔버스같다. 아마 정육점에 내걸린 고기를 놀랍게 포착한 추상화가 프란시스 베이컨의 캔버스가 저렇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도 베이컨같은 이미지 하나 건질지도 몰라, 베이컨보다 내가 나을지도 몰라, 호기스럽게 셔터를 누른다. 의자를 끌어다 놓고 그 위에 올라가 찍기도 하고, 발끝을 들고 찍기도 하고 누워서 찍기도 하고…, 혼자 난리를 친다. 그런데 어느 시점에서 그 녀석이 가만히 다리를 오므리는 것이 카메라의 눈에 들어왔다. 아무 것도 없는 빈 공중에 걸려있는 듯하던 그 녀석의 주변 허공에 누군가 낙서를 해놓은듯한 무수한 금들이 지저분하게 보인다. 금들의 마디마디에 검은 점들도 보인다. 무엇인가가 그 금, 아니 거미줄에 걸려 죽은 흔적일까…. 해가 구름 위로 올라가고 나서야 나는 '거미 훔쳐보기'를 그만두고 다시 나의 식탁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다시 생각한다. 저 녀석을 왜 그동안 못 보았을까, 왜 보면서 못 보았을까, 하고. 저 녀석이 하늘에 매달려 끊임없이 다리를 오무렸다, 폈다, 밑으로 내려왔다 올라갔다 하는, 그 분주한 삶과의 사투를 왜 몰랐을까고. 왜 거기 깨끗한 허공과 구름만이 있다고 생각했는지? 소설가 김승옥은 그의 출세작이며 몇 편 안되는 그의 소설중의 하나인 '무진기행'에 이렇게 쓰고 있다. "이번에 자네가 전무가 되는 건 틀림없는 거구, 그러니 자네 한 일주일 동안 시골에 내려가서 긴장을 풀고 푹 쉬었다가 오게. 전무님이 되면 책임이 더 무거워질 테니 말야" 아내와 장인 영감은 자신들은 알지 못하는 사이에 퍽 영리한 권유를 내게 한 셈이었다… 버스는 무진읍내로 들어서고 있었다…." 얼마전 나는 김승옥의 그 소설을 동생집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하고 가져왔다. 우리의 20대가 그려진 그 아름다운, 그러나 안개투성이인 무진, 자본 산업화가 마악 심각해지던 시절의 몇 모습들, 대학 졸업장이 금박종이 이던 그런 시절, 와이셔츠 입은 사람들을 무조건 우러러보던 시절의 몇 모습들, 돈많은 아내의 능력으로 출세할 모양인 주인공의 무기력한 몇 모습들…. 금수저 은수저의 원조들, 갑질의 원조들, 왜 이런 것들을 잊고 있었는가. 왜 우리는 그렇게 빨리 잊어버리는가. 그 무수한 싸움과 절망들을, 젊은이들이 선봉에 섰던 '횃불'의 성공들이 이미 있었음을 우리는 왜 잊고 있는가. 아, 저 거미가 저렇게 유리창 한 구석에 매달려 있는 것을, 왜 그동안 보지 못했는가, 거미줄에 걸려 아마도 죽어갔을 날파리보다도 작은 것들의 무수한 죽음도. 하긴 시간은 피를 덮고 무수한 외침을 덮고 흘러가지. 그걸 아직도 모르고 화를 내다니, 망각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도./강은교 시인강은교 시인

2017-01-09 강은교

[홍창진 칼럼]희망을 희망합니다

국민들 피땀어린 광장의 촛불로새로운 정부 세워놓으면정치는 또 옛 악습을 되풀이한다재화만을 탐하는 욕심쟁이들은오늘도 불의를 공모 하겠지만희망을 둔 사람 꿈은 깨지지않아근대와 현대를 구분하는 지점은 많겠지만 무엇보다도 분업화된 사회구조가 가장 중요한 지점이다. 큰 자본의 유동으로 생겨난 대량 생산체제는 소비패턴을 바꾸었고 분업화를 촉진시켰다. 생산을 하는 사람, 유통을 하는 사람, 그것이 잘 되도록 보조역할을 하는 연구직, 금융직, 서비스직, 교육직 등등 각각의 역할을 맡아서 자기 일에만 충실하면 되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인들은 각 분야의 전문가만 되는 비교적 간단한 구조로 살고 있다. 자기분야에서 최고가 되면 되고 만일 자기분야에서 인정 못 받으면 낙오하는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고 노력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엉뚱한 낙하산이 인정받고 기회의 균등이 깨지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 학생 때 열심히 노력하면 취직은 될 줄 알았는데 취직도 힘들고 취직을 해서도 보람보다는 눈치를 보며 윗선을 늘 신경 써야 하며 불의한 경우를 직면해도 나 하나 살기 위해 그것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이상한 환경에 처하게 된다. 현대는 물질로는 더 할 나위 없이 그 전보다 풍요로운데 우리 삶은 점점 더 자유가 없고 일의 양만 폭주한다. 현대는 무엇인가 큰 손에 의해서 연출되고 있고 우리는 그 연출이 정해 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알다시피 그 연출은 거대 자본이다. 자본을 개인이 독식하고 움직이면 우리는 그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대는 다행히 우리 몫의 권력을 정치에 저금해 두었으므로 선거를 통해서 정치인들로 하여금 자본이 우리를 위해 잘 움직이도록 해놓았다. 그런데 이 정치가 개인 자본가와 손을 잡고 우리를 위해 힘을 쓰지 않고 자기들만을 위해 힘을 쓰는 범법을 저지르는 순간 우리는 노예의 처지로 전락하게 된다. 물론 오래전부터 정·경유착이 이루어져 왔겠지만 최근 대한민국 현실은 그 유착이 극에 달해서 국민들의 체감온도가 바로 느껴질 만큼의 정도에 이르렀다. 우리 몫의 권력의 일부를 맡겨 놓았던 정치인들이 우리를 배신하고 우리를 이용했다. 그래서 국민들은 대의정치의 룰을 잠시 내려놓고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가게 되었고 많은 부분이 촛불의 심판으로 바로 잡아 질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이 촛불은 약 10년 주기로 계속 반복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국민들의 피땀어린 광장의 노력으로 새로운 정부를 세워 놓으면 정치는 또 옛 악습을 되풀이 한다. 도대체 우리 사회에 희망이라는 것이 고작 10년 짜리라는 것인가? 그것이 아니라면 희망이라는 것은 이제 가치가 없는 것일까?2000년 전 예수 시대에도 정·경유착이 있었다. 식민지시대에 로마총독에게 빌붙어먹던 사람들은 호가호식했고 또 그 자손들이 호가호식한 일들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예수시대 말고 다른 여러 문명의 역사를 보아도 불의한 욕심꾸러기들은 호가호식하고, 착하게 열심히 일하는 자본 없는 사람들은 착취당하고 노예처럼 살아왔다. 그런데 주목할 사실은 이런 현실 속에서 예수라는 사람의 존재방식이다. 욕심꾸러기를 대하는 방법이 남다르다. 보통은 정의로운 여러 사람을 모아 혁명을 일으키고 정권을 탈취한 후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 것으로 기대했는데 예수는 그들을 그냥 무시하고 백성들에게 하늘나라를 가르쳤다. 즉, 세상에서 돈이라는 한 가지 가치만을 논하면 정의는 시시비비를 따져야 한다. 그러나 삶을 돈의 가치로만 보지 말고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의 가치로 보면 용서를 통해 또 하나의 세계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세상을 물질로만 이해하면 네 것 아니면 내 것인데 내 것을 네가 조금만 더 가져가도 불의한 것이다. 그러면 정의의 사도로서 싸우든, 악당의 입장에서서 싸우든, 싸움은 불가피한 것이다. 그런데 분명한 현실은 인간이라면 모두 욕심이 있다는 것이다. 이 욕심이 있는 한 우리는 시시비비를 따지는 세상에서 평생 싸움만 하고 살아야 한다. 그래서 예수는 우리에게 세상의 나라에 살면서 동시에 하늘나라에서도 사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어느 날 3형제가 고민에 빠졌다. 아버지의 수술비 3천만원 때문이다. 산술적으로 보면 각각 1천만원이면 쉽게 해결되는 문제다. 그러나 각자 우는 소리를 내며 어려운 사정을 늘어놓는다. 그러자 가장 형편이 어려운 막내의 아내가 아무도 모르게 수술비 결제를 끝냈다. 3형제가 이 사실을 나중에 알았지만 고맙다는 말보다 건방지다는 뒷담화만 무수히 남겼다. 막내의 아내는 이렇게 말했다. "하늘나라에서는 이런 일 해야 인정받아요. 저는 살아보니까 내 뜻대로 되는 것이 거의 없었어요. 그러면 누구의 뜻대로 인생이 결정될까요? 하늘의 뜻대로 되더라구요." 하늘나라를 믿는 사람들은 더 현실적이고 혁명적이며 구체적인 사람입니다. 잘못된 종교의 신봉자처럼 주술적으로 하늘을 믿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사랑, 우정, 평화, 나눔 등 보이지 않는 세상을 믿고 실천하는 사람들입니다. 더 많은 재화만을 가지려는 사람은 하늘나라를 모릅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가치만을 따라갑니다. 하늘나라를 마음에 품는다면 희망이 보입니다. 세상은 10년 주기로 우리를 속일지라도 우리는 희망을 저버리지 않습니다. 세상의 욕심쟁이들은 오늘도 불의를 공모하겠지요. 그러나 하늘나라에 희망을 둔 사람들은 희망이 꺼지지 않습니다./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

2017-01-02 홍창진

[서상목 칼럼]창조융합과 상생발전의 생태계를 만들자

정치·경제·복지 상생발전으로우선 선순환 구조 완성해야대선정국에서도 공약으로 제시집권후 새로운 전통 확립 필요권한분산·수평적 행정문화촉진 가능한 내각제 개헌도 기대필자가 꼽는 21세기 핵심어(key word)이자 우리나라가 당면한 핵심과제 두 가지는 단연 창조융합과 상생발전이다. 전자는 올해 초 다보스포럼에서 첨단기술의 융합을 의미하는 제4차 산업혁명이 부각되면서 그 중요성이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후자는 IT혁명 이후 나타나고 있는 양극화 현상이 제4차 산업혁명을 맞아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 때문에 그 대처방안 마련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산업분야에서 선진국을 따라가는 '모방전략(Fast Follower Strategy)'을 성공적으로 구사함으로써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 이제부터는 우리 스스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는 '혁신전략(First Mover Strategy)'을 펼쳐야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를 위해서는 창조와 융합을 통한 혁신생태계를 구축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최근 해운, 조선, 철강, 석유화학과 같은 기간산업들이 중국의 추격으로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도 우리가 '혁신전략'을 효과적으로 구사하지 못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모방전략'과 '혁신전략'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정도로 내용상 차이가 크다. 전자가 확실한 목표를 추구한다고 하면, 후자는 목표 자체가 불확실하다. 때문에 주입식보다는 토론식 교육 방식이 요구되고, 성실과 근면에 더해 창의와 협력이 필요하다. 국가 중심의 지원과 규제보다는 민간 주도의 자율과 경쟁이 요구된다. 더 나아가, '모방전략'에서는 정부와 대기업 중심의 '수직적 문화'가 지배하였으나, '혁신전략'에서는 복합적 생태계에서의 '수평적 문화'가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경제사회 생태계는 아직도 '혁신전략' 보다는 '모방전략'의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경제가 성장동력을 상실하여 2%대 낮은 경제성장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근본적 원인이다. 우리사회 양극화 문제 역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산성 격차는 커지고 있고, 노동시장에서 임금 격차도 계속 벌어지고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회적 스트레스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자살률 세계 최고, 노인빈곤율 세계 최고, 그리고 출산율 세계 최저가 그 증거라고 할 수 있다.그러면 어떻게 창조융합과 상생발전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 할 수 있는 정치·경제·사회적 패러다임을 만들고 이를 정착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필자는 경제와 복지의 선순환을 위해 '웰페어노믹스(Welfarenomics)'라는 해법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크게 두 가지 전략으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기업활동의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고, 정부의 전략수립 및 집행 기능을 강화하며, 시민사회의 지역공동체 형성 능력을 확대하여 '지속가능한 자본주의' 패러다임을 정착시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복지를 일자리와 연계시키고, 복지에도 기업가 정신과 금융시장 개념을 도입하여 사회혁신을 촉진시키며, 복지에 경영개념을 적용하여 효율성을 증대시켜 '지속가능한 복지국가'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정치와 경제·복지의 상생발전을 이루어 선순환 구조를 완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탄핵정국이 민주주의와 법치국가의 기본 틀 안에서 질서정연하게 진행돼야 한다. 그 후 이어질 대선정국에서도 주요 대선 후보와 정당들이 인기영합적인 정책보다는 창조융합과 상생발전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공약을 제시하여 집권 후 이를 집행하는 새로운 전통을 확립해야 할 것이다. 이에 더해, 권한집중과 수직적 행정문화를 초래하는 대통령제에서, 권한분산과 수평적 행정문화를 촉진할 수 있는 내각제로의 개헌도 동시에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 전 보건복지부 장관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 전 보건복지부 장관

2016-12-26 서상목

[이남식 칼럼]넛지로 풀어 본 최근의 사태

국민 눈높이서 정치하지 않으면작은사건이 세상을 바꾸게 한다정치인들 국민 안위 외면한채정치적 계산만하면 목적 못 이뤄위기는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어국제변화 알아차리고 대응해야넛지 (nudge) 의 사전적 의미는 팔꿈치로 옆구리를 찌르는 것을 의미하지만 심리학에서는 강압하지 않고 부드러운 개입으로 사람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뜻한다.똑똑한 선택을 유도하는 행동을 유발하는 부드러운 힘의 예를 들어보면, 네덜란드에서는 소변기에 파리 모양의 스티커가 붙어 있는데 이는 아무리 소변기를 깨끗이 사용해 달라는 표어에도 불구하고 잘 이행되지 않는 사용방법에 대하여 과녁을 제공함으로써 획기적으로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다. 또 다른 예로는 계단과 에스컬레이터가 있을 때 계단을 사용하면 건강에 좋다는 표어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계단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계단에 조명이 들어오면서 건반처럼 소리를 내자 너도나도 재미로 계단을 이용하는 것이 목격되는 것처럼, 심리학에서는 행동 유도성(affordance)이라고 하기도 한다.결국은 넛지를 잘 활용하면 사회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문제들을 사람들로 하여금 결정을 자연스럽게 유도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최근의 최순실 사건만 보더라도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정치권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으며 대의 민주주의에 대한 많은 회의를 가져오기도 하고 있다. 하지만 어찌 보면 대통령 탄핵의 핵심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정유라'사건이 결국은 넛지 역할을 하지 않았나 한다. 교육이 인생을 바꾸는 사다리 역할을 하는 우리 사회의 믿음이 한 인물로 말미암아 신뢰가 깨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대학 입시를 향하여 온 힘을 다하고 있는 수많은 입시생, 그리고 학부모들의 입장에서 공정하지 못한 입시의 결과는 참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건일 수 있으며 매우 자연스럽게 촛불을 들지 않을 수 없게 하였다.이번 사건을 나비효과에 비유하는 사람들도 많다. 정운호 게이트에서 출발된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사건의 진실을 알지 못한다. 그리고 사건을 해결해 가는 정치권에 대해서도 정말 믿음이 가지 않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결국 넛지가 수많은 시민들을 행동하게 만들고 결국은 국회가 헌법에 의해 대통령을 탄핵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에 국민의 의견을 표현하게 되지 않았나 한다.앞으로 헌법재판소가 법과 정의에 입각해서 올바른 판단을 내려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VUCA( volatile, uncertain, complex, ambiguous 즉 불안정하고, 불확실하고, 복잡하고, 애매한) 시대에서 정치권이 깨우쳐야 할 것은 바로 시민을 움직이는 넛지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다시 말하자면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지 않으면 작은 사건이 세상을 바꾸게 된다는 점이다. 미국의 대선 과정이나 영국의 브렉시트 과정에서도 그간의 상식을 완전히 뒤집는 결과들이 올해 연출되었다. 간절히 소망한다. 지금 이 시점에도 국민들의 안위를 걱정하지 않고 자신들의 정치적 계산에 몰두하는 정치인들은 결코 그들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중국의 변화가 두렵다. 제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불고 있는 지금 중국은 거대한 시장을 무기로 새로운 ICBM (IoT, Cloud, Big Data, Mobile device)을 기존의 산업에 융합하여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며 철강, 조선, 자동차, 전자 등 우리 주력산업과 수직계열화 되어 있는 산업구조의 개편에 대한 국가전략과 정책적인 추진이 하루 속히 급한 상태이다.우리의 진정한 위기는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 있으며 변화를 알아차리고 위기에 대응하는 기능이 둔화된 지금이야말로 정말 위기 중의 위기가 아닌가 한다.정치권은 시대의 흐름을 바꾼 시민들에게 이제 보응해야 할 때이다. 나를 버리고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며 현안들을 챙겨주기 바란다. 우리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묵묵히 위기에 최선을 다하여 대처하자. 그리고 국민 모두 주인의식을 가지고 앞으로 있게 될 대선에서는 정말로 훌륭한 지도자를 선택하는 지혜를 발휘해 주기를 간곡히 바란다.다음 대선에서는 어떤 넛지가 작동될 것인가? 결론은 간단하다. 진중으로 국민을 생각하고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이 나라를 물려줄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는 지도자가 그러한 넛지를 만들어 낼 것이다./이남식 수원대학교 석좌교수이남식 수원대학교 석좌교수

2016-12-19 이남식

[이영재 칼럼]우리 사회를 떠도는 정경유착이라는 亡靈

정치인들 창피한 손 내밀지 말고기업인 유혹에 넘어가지 말아야나라 망치는 '망령' 퇴치 못하면국민들 또 촛불들고 광장 나설것재벌총수들 이번 청문회 계기로존경받는 기업문화 만들어 가야강철왕 앤드루 카네기가 일선에서 물러난 건 기업가로 절정기를 맞았던 1901년 , 그의 나이 66세때였다.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감히 2선 퇴진을 요구하는 이도 없었다. 그런데 '퇴진'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이유는 간단했다. 젊었을땐 부(富)를 축적하고, 늙어선 그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는 자신과의 약속때문이었다. 그리고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재산'과 '체력'과 '시간'을 자선사업에 모두 소진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한 것이다. 그는 재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그리고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후에도 '부'라는 것은 개인의 소유는 물론, 가족에게 나눠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굳게 믿었다.카네기는 '부는 신이 자신에게 잠시 맡겨 놓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비록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어떠한 역경에 처해도 자신감을 잃지 않는 성격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이런 부에 대한 확고한 철학 때문이었다. 그러다보니 절대 과욕을 부리지 않았다. 문어발식 경영이란 있을 수 없었다. 오직 철강산업에만 매진했고 그는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었다. 그런 그를 미국인들은 존경했고 사랑했다.1988년 12월 14일 5공 청문회에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 회장이 출두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일해재단 자금을 전경련이 주도적으로 나서 모금한 사실과 관련해 "정부의 기분을 나쁘지 않게 하고 모든 것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 시류에 따라 돈을 냈다. 1차는 날아갈듯 내고 2차는 이치에 맞아서, 3차는 편하게 살려고 냈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그리고 5년 후 대한민국 최고의 부자였던 정 회장은 대선에 출마했다. 재계 총수의 역할에만 머무르는 것이 성에 차지 않았는지 재력을 바탕으로 '대권도전'이라는 '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승자가 모든 것을 갖고 패자는 끝없는 대가를 치러야 하는 한국 정치판의 천박한 속성을 너무도 잘알고 있던 그 였지만, 어찌됐건 그의 도전은 결국 실패했다. 그런데도 그는 자신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선택하지 않은 국민이 실패한 것이고, 국민의 선택을 받은 YS가 실패한 것이라고 믿었다. 28년이 지난 2016년 12월6일, 5공 청문회에 섰던 삼성, 현대차, SK, LG, 한진, 롯데 총수의 2,3세 경영인 6명이 또다시 '정경유착'을 질타하는 청문회에 섰다. 국민들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28년전으로 돌아간 착각에 빠졌다. 모든게 다 변했지만, 고질적인 정경유착은 마치 악마의 주문에 걸린 듯, 단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정말 비극적인 날이었다. 아프리카나 아시아 등 후진 국가에서 일어나는 고질적인 정경유착이라는 망령이 여전히 우리사회에 떠돌고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슬픔이다. 공분과 의혹을 불러 일으킨 최순실의 국정농단, 이로인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의 원인은 따지고 보면 정경유착에서 비롯된 것이다. 28년전 청문회 후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었다면 대통령 탄핵이라는 치욕을 당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재벌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위험수위까지 다다른 느낌이다. 이번 촛불시위에서 '재벌 해체' '재벌 총수 구속'이라는 피켓이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돈만 된다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마구 먹어대는 재벌들의 '식성'에 대한 심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또 부의 사회 환원보다, 정치 권력과 손 잡고 더 많은 부를 축적하고 나아가 대물림하려는 재벌의 행태가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수 있다고 본 것이다. '정경유착 망령'이 우리 사회를 떠돌고 있다. 정경유착의 폐해는 제왕적 대통령제보다 더 심각하다. 정경유착 고리를 끊지 못하면 미래는 여전히 우울할 것이다. 그러니 정치인이 나서라. 은밀하게 또는 당당하게 구걸하듯 손을 벌렸던 정치인들은 그 부끄러운 손을 다시는 내밀지 말아야 한다. 그들이 준다고 유혹해도 넘어가선 안된다. 나라를 망치는 그 '망령'을 이번에 추방시키지 못한다면,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서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재벌 총수들도 마찬가지다. 이번 청문회를 계기로 국민에게 존경받는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부자인 채로 죽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를 좌우명으로 삼았던 카네기의 기업정신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이영재 논설실장이영재 논설실장

2016-12-12 이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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