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명칼럼

 

[강은교 칼럼] 볼록어항론

빌린 고급승용차 놓고 사진 찍어여러 직함 넣은 명함 보이면'거대한' 사람이라고 모두 믿어마치 크게 보이는 붕어의아름다운 흰 지느러미처럼…실상은 작디 작은 모습인데아름다운 것들을 꼽아본다. 어느 먼 해안의 아침 햇무리에 반짝이는 이국적인 호텔, 열대의 빨간 꽃들이 가득하던, 그 향기가 진동하던 남미의 어느 나라, 아름다운 동해안의 바위섬, 새벽에 바라보던 그곳의 아침 햇무리, 멀리서 온, 음악소리가 울리는 크리스마스 카드, 그러다 왜 나는 먼 것들만 아름답게 생각하는지, 자신에게 물어본다. '너의 앞에 아름다운 것들은 얼마나 많은가. 유리병 가득 담긴 저 매실의 연초록빛 몸매, 그 택시기사, 오갈 데 없는 장애인 여자를 사랑하는, 그 여자에게 무엇인가 사갈 때 무엇보다 즐겁다는 택시 운전사, 신부님댁의 작은 문 위에 늘어진 능소화, 수련이 가득 핀 그 연못, 빨간 열매 꽃을 단 먼나무, 황혼에 가슴을 잔뜩 오므리고 오두마니 서 있던 버스 정거장, 노오란, 노오란 콩나물, 누구의 머리인가를 가리다가 찢어져 버린 우산, 환히 불이 켜져 있는 손전등, 그러다 나는 나의 주변을 보기 시작한다. 늘 내가 무엇인가를 써주기를 기다리는 종이들, 켜주기를 기다리는 컴퓨터, 알람시계, 저녁이면 나의 지붕을 향해 날아드는 새, 아마 거기 둥지가 있는 모양이지, 나의 벽, 나의 마루, 그러다 거실 탁자 위에 놓인 볼록 어항을 바라본다. 한 마리는 죽어버리고 두 마리의 붕어가 열심히 물을 헤치고 있다. 그것들은 마치 물에 길이라도 있는 듯이 물 속을 날아다닌다. 그렇게 확신 있게 헤엄칠 수가 있을까. 붕어는 정말 크게 보인다. 하얀 지느러미가 면사포같이 길게 끌린다. 오물오물 물을 두드려보는 듯한 주둥이도 볼록 유리에 비쳐 아름답게 확대 되더니 뒤쪽으로 돌아가자 아주 작아진다. 붕어는 커질 때는 마치 거인국에서 오기라도 한 듯, 거대해진다. 또는 장자의 물고기 곤(鯤)이 변하여 된 삼천리 날개새 붕(鵬)새?/ 北冥有魚. 其名爲鯤. 不知其千里也 化而爲鳥,其名爲鵬, 鵬之背. 不知其千里也. 怒而飛 其翼若垂之雲, 是鳥也, 海運則將徒於南冥. 南冥者. 天池也 (북녘바다에 물고기가 있다. 그 이름을 곤이라고 한다. 곤의 크기는 몇천리나 되는 지 모른다. 변해서 새가 되면 그 이름을 붕이라 한다. 붕의 등넓이는 몇천리나 되는지 알 수가 없다. 힘차게 날아오르면 그 날개는 하늘 가득히 드리운 구름과 같다. 이 새는 바다기운이 움직여 대풍이 일 때 남쪽 바다로 날아가려 한다. 남쪽 바다란 곧 천지이다) /장자를 생각타가 나는 나를 볼록 어항에 넣어본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나는 나를 너무 볼록어항에 자주 넣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나는 누구인가 앞에서 글을 아주 잘 쓰는 듯이 굴었을 것이다, 필요 이상으로 나를 과시했을 것이다, 특히 학생들 앞에서는 얼마나 잘난 척했을까. 그 어떤 광고에서처럼 '너희들이 이런 걸 알아?' 하는 것으로 보였겠지. 다행히도 가끔이었지만, 강연 할 때는 얼마나 많이 아는 척, 확신에 차서 말했을까? 유명한 사람의 말을 인용하면서 나도 모르게 누구인가에게 심한 무안을 주었을 것이다, 나도 모르게 무시했을 것이다…' 아, 그것들을 어쩌나… 하다가 뉴스를 본다. 오늘도 어김없이 거금의 횡령, 사기, 뇌물, 말대꾸한다고, 무시한다고 일어난 살인사건, 자기 자동차를 추월했다고 일어난 보복성 교통사고, 그런데, 오늘은 참 재미있는 기사가 있다. '그 관료'가 일을 잘 처리해줄 줄 미리 짐작하고 수억원을 주었으나 그는 결국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뇌물을 준 사람은 물론 분이 나서 고소했고 검찰은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무튼 모두 사건의 속을 조사해보면 지나친 자기 과시에서 비롯된 것들임이 분명해진다. 언젠가 나는 하숙하는 '고급하숙' 이층집 앞에 렌트한 고급 승용차(연식이 아주 오래되었던 것 같다)를 세워놓고 그 앞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그는 그 사진을 대여섯 개도 넘는 직함을 나열한 명함과 함께 고객이 될 사람 앞에 내놓는다고 한다. 그러면 모두 믿는다고 한다. 순간 그는 '거대한' 사람이 된다. 마치 어느 순간 크게 보이는 붕어의 아름다운 흰 지느러미처럼. 그 아름다운 커단 지느러미가 그 붕어의 본 지느러미의 모습은 아닌데 말이다. 그것의 물을 갈아줄 때 그것은 얼마나 작디 작은가, 그것이 본모습인 것을./강은교 시인강은교 시인

2016-07-19 강은교

[홍창진 칼럼] 위증시대

이우환 화백의 위증논란 계기로우리는 사회를 좀 더 넓게 보는시야를 갖게 됐으면 좋겠다눈앞의 이익은 몇사람이공유하지만 더 많은 사람에겐큰 불이익이 된다는 사실 알아야이우환이라는 저명한 화가가 위증을 하고 있다고 많은 사람이 이야기합니다. 언론 보도를 하는 기자들도 위증이라는 무게를 두고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궁금한 것은 만일 그가 위증을 한다면 왜 위증을 하는 것일까? 하는 것입니다. 물론 추측이지만 저도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정황을 판단하건대 무슨 사연에서건 그가 위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조폭들은 두목이 살인을 저지르면 부하가 대신 옥살이를 하는 것을 대단한 의리라고 생각한다고 들었습니다. 회사나 기관에서도 진실을 은폐한 채 누군가가 대신 죄를 덮어쓰면 그 기관에서 의리있는 사람이 되고 영웅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골목에서 의리를 지키고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눈물겹도록 아름다워 보입니다.그러나 대한민국은 더 이상 골목동네가 아닙니다. 이우환 화백은 훌륭한 예술가입니다. 만일 그가 위증을 한다면 골목대장을 자처하는 꼴이 됩니다. 짧은 생각이지만 이우환 작가는 혹시 "위작도 작가 스스로 내가 그렸다는데 누가 감히 위작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내 이 한마디로 여러 사람 구했다. 화랑주인들, 위작 소유자들 등등 모두 살아 난 거 아닌가?"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증언이 만일 위증일 경우 후배 작가들은 앞으로 막막해집니다. 미술판에 위작이 난무한다는 의심을 갖게 된 이상 수집가들은 이제 미술품을 즐기는 낙이 사라집니다. 그러면 미술 시장을 점점 떠나게 될 것입니다.이 문제는 단순히 검찰과 이 화백이 서로 상반된 의견이 아니라 대중이 생각할 때 검찰 수사에 상당한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데 문제가 심각한 것입니다. 모든 정황이 위작인데 뜬금없이 본인 작품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대중들이 인식한다는 게 큰 문제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대중은 이제 검찰수사의 결과와 상관없이 위증이라는 의심을 강하게 품고 있습니다.미술계뿐 아니라 우리 사회는 작은 집단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 하는 위증은 인정해 주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우리 교회를 위해서라면, 우리 회사를 위해서라면, 우리 조직을 위해서라면 거짓말이 통용되고 인정되는 사회입니다. 이런 분위기는 골목을 빛나게 해줄지 모르지만 국가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무서운 범죄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검찰은 작가의 증언에만 의존하지 말고 과학수사의 기법을 도용해서라도 이우환 작가 증언을 살펴보았으면 합니다. 그렇게 해서 '진실이다 혹은 위증이다'라는 결론을 내렸으면 합니다.이번 이우환 작가의 위작에 대한 그의 증언 사건을 계기로 우리가 우리 사회를 좀 더 넓게 볼 수 있는 시야를 갖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눈앞에 이익은 몇 사람이 공유하지만 더 많은 사람에게는 큰 불이익이 된다는 사실은 꼭 알아야 합니다./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

2016-07-11 홍창진

[서상목 칼럼] 브렉시트(Brexit)와 신(新)자유주의의 종언(終焉)

英 선거에서 메이가 수상되고美에선 힐러리가 대통령 된다면'자본주의 4.0'은 '3.0'의 폐해를보완하는 수준에서 그치고반대결과 나오면 신고립주의와반세계화로 전개될 가능성 높아자본주의와 산업화가 지금까지 몇 단계의 발전과정을 거치면서, 영국은 전환점에서 새로운 변화를 선도하는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시장원리를 강조하는 '자본주의 1.0'은 18세기말 제임스 왓트의 스팀엔진으로 상징되는 1차 산업혁명과 아담 스미스의 고전적 자유주의가 양 날개 역할을 하였으며, 그 중심에 영국이 있음으로써 이른바 '팍스 브리타니카' 시대를 열었다. 사회복지와 거시경제 운용에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자본주의 2.0'은 19세기 말 토마스 에디슨의 전기발전소로 상징되는 2차 산업혁명과 유럽에서 복지국가의 태동이 핵심 내용이다. 비록 산업화 과정은 미국이 주도하였으나 원천적 기술은 영국에서 유래되었고, 복지국가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은 미국보다는 영국이 선도하였다. 시장경제를 다시 강조하는 '자본주의 3.0' 역시 1979년 영국의 대처 수상이 집권하여 하이에크 등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의 사상을 정책으로 옮김으로써 시작되었고, 이듬 해 미국에서 레이건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더욱 힘을 얻게 되었다. 다시 시장으로 돌아가자는 신자유주의 이론은 금융시장의 세계화와 IT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어 '불황이 없는 지속적 경제성장'이라는 업적을 이룩하였으나, 세계화와 IT기술 혁신은 양극화를 심화시켰고 급기야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라는 '사고'를 치고 말았다. 세계금융위기는 선진국 정책당국자들 간 긴밀한 협력 덕분에 대공황으로 발전하지는 않았지만, 그리스를 포함한 남유럽국가들의 경제위기가 장기화되면서 EU는 구제금융문제를 둘러싸고 회원국들 간 새로운 갈등의 소지가 생기게 되었다. 이에 더해 동유럽 13개국이 EU에 가입하면서 경제사정이 상대적으로 좋은 독일, 프랑스, 영국 등으로의 이주민들이 급증하자 EU에 대한 불만은 최고조에 달하게 된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평소 EU와 다소 거리를 두려는 성향을 갖고 있는 영국이 회원국으로는 처음으로 EU 탈퇴를 국민투표로 결정하게 되었다. 자본주의 진화라는 중장기적 시각에서 살펴보면, 영국의 EU 탈퇴 선택은 신자유주의의 종언을 표명하는 역사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은 앞으로 새로 전개될 '자본주의 4.0'의 내용이다. '자본주의 4.0'이 '자본주의 3.0'과는 정반대의 신고립주의와 국수주의로 갈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자본주의 3.0의 부작용을 수정하는 선에서 그칠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하나 분명한 것은 이번 9월 초에 치러질 영국의 수상 선거와 금년 말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될 것인가는 '자본주의 4.0'의 행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길라잡이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브렉시트를 이끈 존슨 전 런던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함으로써 영국 수상선거는 탈퇴를 주장한 측의 대표주자로 레드섬 에너지 차관과 잔류를 주장한 측의 대표주자로 메이 내무장관의 양자 대결로 치러질 전망이며, 현재로는 메이 장관의 당선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중도성향의 민주당 힐러리 후보와 극우성향의 공화당 트럼프 후보의 양자 대결로 이번 대선이 치러질 것이나, 힐러리 후보의 당선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만일 다가오는 선거에서 영국에서 메이 장관이 수상이 되고 미국에서 힐러리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자본주의 4.0'은 '자본주의 3.0'의 폐해를 보완하는 수준에서 그 내용이 결정될 것이나, 그 반대의 결과가 나오면 '자본주의 4.0'은 신(新)고립주의와 반(反)세계화의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이제까지 세계화의 덕을 가장 많이 본 국가라고 할 수 있고 앞으로 발전방향 역시 세계화의 틀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영국의 차기 수상 선거와 미국의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세계화를 부정하는 후보가 당선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전 보건복지부 장관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전 보건복지부 장관

2016-07-04 서상목

[이남식 칼럼] 직업의 미래

2020년까지 510만개 일자리 실종미래엔 서비스분야 늘어날 전망우리나라가 서비스강국 되려면디즈니캐스트·K-Pop스타처럼고객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엔터테이닝 스킬로 전환 중요올해 초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된 '직업의 미래'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2020년까지 약 5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되는데 대부분이 사무행정직과 같이 단순 반복 작업인데 인공지능과 유연생산시스템, 빅데이터, IoT등 제4차 산업혁명이 생산성은 높이나 생산과 관리의 현장에서 일자리를 사라지게 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로봇세 즉 로봇을 도입한 숫자만큼 세금을 매기자는 아이디어가 나올 만큼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를 이끌어온 조선, 철강, 건설, 전자,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제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의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면 제조업 그 이후는 어떻게 준비하여야 할 것인가? 결국 미래에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분야는 서비스업이 아닌가 한다. 관광, 식음료, 컨벤션과 같은 MICE 산업과 휴먼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의료보건이나 사회복지 분야에서의 일자리가 크게 늘어날 것이며 이에 따르는 환대 (hospitality) 교육과 인력 양성이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호텔 (hotel)이나 병원 (hospital)의 어원이 hospitality에서 온 것으로 고객이나 환자를 잘 보살피면서 대접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따라서 호텔, 리조트, 카페, 레스토랑, 컨벤션, 관광, 공항 등이나 병원, 요양원, 사회복지기관 등이 모두 이에 해당되며 외국 관광객의 증가와 더불어 이러한 인력 수요는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다만 이 분야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수준은 아시아권에서도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는 물론 태국, 필리핀에 훨씬 못 미친다 할 수 있다. 물론 수많은 호텔, 관광 관련 교육기관이 있으나 사회 전체적으로 서비스에 대한 마인드나 인식 자체가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 않은가 한다. 이는 다른 문화권에 대한 이해, 의사소통, 고객 맞춤식의 서비스에 대한 교육이 호텔이나 조리의 기능에 기초하다보니 부족할 수밖에 없지 않나 한다. 하지만 차세대들은 아이돌에 열광하고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으며 해외 경험도 많이 쌓으므로 우리 세대에 비하여 훨씬 높은 적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한다. Hospitality 교육은 우선 고객의 즐겁게 할 수 있는 엔터테이너적인 소양을 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월트디즈니사의 경우 전 세계의 디즈니리조트와 디즈니 크루즈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디즈니캐스트 (즉 디즈니의 배역)라고 부르며 이들을 K-Pop스타를 뽑듯이 오디션을 통하여 뽑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아이돌 발굴 및 훈련 시스템을 가졌다고 본다. 하지만 큰 꿈을 가지고 아이돌에 도전하는 청년들 중 아주 적은 숫자 만이 무대에 서며 성공의 확률 또한 매우 낮은 험난한 과정을 헤쳐가고 있다. 아이돌이 못되는 나머지 도전자들의 미래는? 여기에 대한 해법으로 아이돌 교육과 hospitlaity 교육이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엔터테이너로서 재능뿐만 아니라 많은 훈련을 받으므로 최상의 서비스 인력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그 누구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양자의 결합을 통하여 우리나라의 서비스 산업이 K-Pop 수준으로 격상 된다면 미래에 우리나라가 서비스 강국이 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러한 실용적인 차원에서 우리나라의 서비스 인력에 대한 직업교육의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서비스 스킬 중심에서 고객을 즐겁게 해 줄 수 있는 엔터테이닝 스킬로의 전환이 가장 중요하지 않은가 한다. 기업과 대학의 산학협력과 아이돌 발굴 육성시스템의 만남으로 우리나라를 서비스 강국으로 키우는 새로운 기운이 솟아나기를 기원해 본다./이남식 계원예술대학 총장이남식 계원예술대학 총장

2016-06-27 이남식

[강은교 칼럼] '자서전'小考

어떤 돈 많은 사람들은'남이 쓴 자서전'을 출간해화려하게 출판기념회를 연다20년전이나 지금도 투명하게 쓸배짱있는 사람들은 없고여전히 무서워하고 있는 것일까한 친구가 부탁이 있다고 했다. 그 친구는 자신의 인생을 적은 글을 손주들에게 남기고 싶어서 자서전을 쓰기 시작했는데, 나보고 읽어 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자서전하니까, 언젠가의 대화가 떠오른다. '동서양의 자서전 비교연구'라는 논문을 쓰게 되어 자서전을 읽고 있는데, 한국 작가의 것은 찾기가 힘들다며, 나에게 묻던 한 선생님의 말이었다. 그때, "왜 그럴까요? 서양은 그렇지 않은데…"하고 묻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글쎄요, 조선조의 유교문화 때문일까요?", "그보다 투명하게 자기를 내보이는 것이 습관이 안되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 "네 그래요, 작금의 일들을 보면 우리 사회의 투명성은 아직 멀었다 이런 생각이 드는 군요", "그러고 보니 자화상이라는 제목의 시도 별로 없군요. 오히려 1930년대의 시인들인 윤동주, 서정주의 시에 좋은 자화상의 시가 있네요."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어쩐지 그 사나이가 무서워 돌아갑니다//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도로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서 돌아갑니다/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내가 그리워집니다//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윤동주, 자화상>서정주의 유명한 시집 화사집도 자화상으로 시작되죠.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는 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 그 크다란 눈이 나는 닮았다 한다/스물세햇동안 나를 키운건 팔할이 바람이다./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 하드라/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나는 아무 것도 뉘우치진 않을 란다.//찬란히 틔워오는 어느 아침에도/이마 우에 얹힌 시의 이슬에는/몇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섞여 있어/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느러트린/ 병든 수캐마냥 헐떡거리며 나는 왔다.<자화상, 서정주>'특히 서정주의 자화상은 자기 자리의 인식에 아주 투철한 그런 자기 성찰의 시죠. 그런데 이들은 모두 일제 강점기에 쓰여진 시라는 공통점이 있네요.오히려 지금 그런 이상, 자기 성찰, 윤동주의 순결성, 투명성같은 덕목들은 없어진 모양예요." 하긴 자기를 그린다는 것, 서민은 그렇지도 않겠지만, '남들을 밟고' 사회의 윗부분으로 올라간 이들의 투명한 자서전을 보기란 이 시대에 지난한 일이리라. "그래요, 요즘 뉴스를 볼라치면 정의도 도덕성도 투명성도 다 사라졌다는 자괴감마저 들어요. 전화 한 통에 몇 억이 왔다갔다 하고, 엉터리 인증서를 국가가 주어서 위험한 화학제품들을 팔고, 내가 입을 열면 여러사람이 다칠걸, 하는 말이 연극 대사가 아닌 사회,, 그러다 보니 금전만이 최고의 가치가 되어…."'자서전'이 없는, 또는 자서전이 무서운 사회, 하긴 이말은 좀 바꿔야 겠다. 어떤 돈많은 사람들은 '남이 쓴 자서전'을 출간하고, 화환이 주욱 늘어선 화려한 출판 기념회를 열고 있으니까. 아, 변한 것은 하나도 없다. 20년 전과 거의 비슷한 대화를 자서전을 쓰려한다는 친구와 지금 또 펼치는 걸 보니…. 20년 전에도 투명한 자서전을 쓸 뱃장있는 사람들은 없었고, 지금도 없다는 이야기일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자서전을 무서워 하고 있는 것인가?/강은교 시인강은교 시인

2016-06-13 강은교

[홍창진 칼럼] 적당주의

기존 질서에서 '적당히' 하기엔너무 힘들어 새로움을 찾는 것인간은 자유의지가 있기 때문에보람과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것적당주의 인생의 성적표는중간인 50점이 아니라 '0점''엑달'이라고 불리는 청년이 있습니다. 엑셀이라는 회계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다루는 솜씨 때문에 생긴 별명입니다. 좋은 재능을 가졌는데도 불구하고 '엑달' 때문에 그 청년은 이직을 하고 말았습니다. 왜냐 하면 다른 부서 상사들까지 일을 맡겨서 밤 11시 넘어 퇴근하는 일이 다반사가 되어서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이직한 것입니다. 다른 직장에 가서는 '엑달' 임을 감추고 적당히 지낸다고 합니다.'아이디어 뱅크'라고 불리는 청년이 있습니다. 제안 회의 때마다 고민 고민해서 아이디어를 내면 "김 대리 그 건은 자네가 맡아 추진해 봐"라고 떨어진다고 합니다. 처음엔 모르고 5건 연타로 제안했다가 연타로 책임을 떠맡게 되어 휴가도 반납하고 일만 해야 했습니다. 그 후로 이 청년은 제안할 때 핵심 아이디어를 빼고 진부한 아이디어 4개, 기가 막힌 건 1개의 비율로 적당히 제안한다고 합니다.의욕과 열정으로 자기실현을 하려는 청년들이 왜! 적당주의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일까요? 왜! 이 사회는 "싫어요" 내지는 "아니오"라고 말 못하고 스스로 기가 죽어서 전체 안으로 숨어 들어가는 것일까요! 모두가 각자 개성을 살려 열정을 뿜어 대면 본인도 보람이 있고 이 사회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텐데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성직자 사회 안에서 적당주의도 흔히 발견할 수 있습니다. 대중들의 아픈 마음을 보다 더 잘 보살펴 주기 위해서 종교 조직을 벗어나 길거리 시위도 하고 강연도 다니면 구설수에 오릅니다. "거룩한 종교가 세속 일에 관여해서는 안된다" "공명심 때문에 그러는 거다" 등등 말이 많습니다. 이런 이야기 듣기 싫으면 그냥 적당히 주어진 일만 하자는 주의도 많이 있습니다.종교 조직도 회사 조직도 기성 질서에서 적당주의를 탈피하기는 너무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기성 질서를 벗어나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 새로운 질서에 희망을 두고 저 또한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뜨거운 피 속에 흐르는 열정을 이 질서에다 쏟아붓지 않고는 화병이 나서 못 견디겠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이 새 질서가 기존 질서에 상당히 영향을 준다는 면이 힘이 되고 보람이 됩니다.새 질서는 서로 "아니오" 라고 자유롭게 말하기로 약속하고 시작합니다. 각자 역할만 있을 뿐 상사도 부하도 없이 서로 동등합니다.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된 사건을 중심으로 이것을 개선하려는 모임이 결성되기도 하고, 환경 문제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모임을 결성하기도 하고, 자기 자신들의 이권을 옹호하기 위해서 협동조합을 만들기도 하면서 기존 질서 안에도 속해 있지만 동시에 새 질서에도 소속되어 기존 질서의 활동 보다 더 열정을 쏟아붓는 사람이 많습니다.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질서에서 까불다가 잘려서 밥줄 끊기면 어떡하겠습니까! 그렇다고 자유와 정의를 돈줄에 담보 잡히기에는 우리 피가 뜨겁고 진합니다.인생은 "예"할 것은 "예" 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 하는 맛에 사는 것입니다. 적당히 산다고 인생 성적표가 중간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이 인간인 것은 자유의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유의지를 저당 잡히고 무슨 보람과 기쁨이 있습니까! 적당주의 인생의 성적표는 중간인 50점이 아니라 0 점입니다./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

2016-06-06 홍창진

[서상목 칼럼] 역사는 반복하는가? 트럼프의 국수주의와 샌더스의 사회주의

트럼프나 클린턴이 당선돼도우리에겐 불리한 상황 전개될 듯우선 대외경제여건 악화 대비당면한 경제현안 조속 해결하고여야는 한국 국익수호 위해외교·대북정책 한목소리 내야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대선과정은 미국은 물론 전세계를 매우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인종차별적 발언을 서슴지 않으면서 경제와 외교분야에서 국수주의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회장이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되는가 하면, 스스로 사회주의자라고 주장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가 가장 잘 발달되고 세계무대에서 국방이나 정치는 물론 경제와 기술 분야를 사실상 주도하는 미국의 대선에서 극우와 극좌를 상징하는 후보들이 돌풍을 일으키는 것을 지켜보면서, 역사는 반복한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18세기말 시작된 산업혁명과 이에 따른 세계화의 물결은 그 후 1세기 이상 서방세계를 휩쓸었고, 이는 해당 국가들의 국력 신장과 더불어 국민 삶의 질을 향상 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산업화와 경제발전은 결과적으로 부의 양극화와 노동자 계층의 불만을 야기했고, 이는 19세기 말 독일을 중심으로 강성노조와 공산주의 사상의 출현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도전에 대해 독일의 비스마르크 수상과 서구의 기득권 세력은 사회보험제도의 도입과 더불어 민간중심의 사회복지사업 전개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슬기를 발휘하지 못한 제정러시아는 공산주의 혁명의 희생물이 되었고, 그 후 공산주의는 동유럽과 중국 등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으로 급속히 확산 되었다. 1920년대 말 발생한 대공황 역시 그동안 지속 되어온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지속적 발전에 큰 걸림돌 역할을 하였다. 대공황으로 인한 세계경제질서의 파괴와 국제정치적 혼란은 독일의 나치즘, 이탈리아의 파시즘 그리고 일본의 군국주의가 태동되는 기반을 만들어 주었다. 물론 현재 미국의 대선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샌더스의 사회주의와 트럼프의 국수주의는 1세기 전의 공산주의와 나치즘에 비하면 그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하나, 경제위기와 양극화 현상 이후에 정치분야에서 극좌나 극우 세력이 득세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월가를 중심으로 '1% 대 99%' 논쟁이 시작되었고, 이는 사회주의자 샌더스 후보가 젊은 층과 서민층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게 된 근본원인이다. 또한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불황과 높은 실업률은 자신의 일자리에 대해 불안해하는 저학력 백인 근로자들로 하여금 개방화를 막아 국내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트럼프 후보의 대중인기영합적 발언에 열광케 하고 있다. 결국 시장경제의 위기로 인한 양극화의 심화와 실업의 증가 현상이, 한편으로는, 적극적 재분배정책을 주장하는 사회주의 성향의 정치인을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국수주의적 차원에서 인종차별과 시장폐쇄를 주장하는 극우적 정치인의 등장을 가능케 한 것이다. 로마가 '천년제국'을 유지한 것은 가는 곳마다 길을 만들고 점령국의 다양한 문화를 수용했기 때문이라는 역사적 인식을 바탕으로, 21세기 유일한 초강대국인 미국이 보다 현명한 길을 모색하기를 기대해 본다. 그러면 경제적으로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고 군사적으로 한미동맹이 필수적 생존요건인 한국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외교지식의 결여와 즉흥적 발언으로 국제정치적으로 대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트럼프 후보보다는 국무장관과 상원의원까지 역임한 클린턴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후보의 대중인기몰이 솜씨가 보통이 아니기 때문에 트럼프의 승리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비록 클린턴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국내여론을 고려하여 국정운영을 해야 하기에 우리에게는 과거보다 불리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하나는 대외경제여건의 악화에 대비하여 구조조정과 경제개혁 등 당면 경제현안들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한국이 국익을 수호하기 위해서는 여야정치권이 적어도 외교정책과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지난 총선에서 '여소야대' 국회가 만들어졌으나, 지금은 국난의 상황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보다 생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정치가 펼쳐짐은 물론, 박근혜 정부 역시 '무사안일'에서 벗어나 '살신성인'의 자세로 임기 말까지 자신들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주기 바란다./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 · 전 보건복지부 장관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 ·전 보건복지부 장관

2016-05-30 서상목

[이남식 칼럼] 크루즈 산업과 우리나라

접안·터미널시설 우선 확보와다양한 관광콘텐츠 개발 시급우리 고유의 장점 살린퍼포먼스 만들기 위해선전문기획자 양성과새로운 콘텐츠 디자인도 필요크루즈란 천천히 즐기면서 항해한다는 의미로 전 세계적으로는 매년 10% 이상 성장하는 관광사업으로 지난해만도 우리나라에 105만 명의 관광객이 크루즈를 통하여 입항했다고 하며 일인당 평균 1천달러 정도를 소비했다고 한다. 최신 크루즈 십의 경우 10만t에 가까운 몸집과 2천500명의 관광객과 1천여명의 승무원, 각종 식당과 바, 공연장, 수영장, 면세점, 카지노등 물위에 떠다니는 5성급 호텔로 건조 비용이 우리 돈으로 5천억 원에 육박한다. 이러한 규모의 국제크루즈 선박이 현재 300여척 취항중이며 항상 50만 명 정도는 해상 호텔에 머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 해운업계는 세계적인 물동량의 감소와 불리하게 장기적으로 맺은 용선계약 때문에 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크루즈 산업은 오히려 호황을 맞은 형국이다. 이미 중국에는 3개의 크루즈 회사가 탄생하여 성장 잠재력이 큰 아시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하여 돛을 올린 상태이다. 우리도 크루즈 산업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우선 크루즈가 기항 할 수 있는 접안 시설과 터미널 시설을 다수의 지역에 확보하여야 하며 랜딩투어 프로그램도 개발해야 하겠다. 최근 중국의 대규모 기업들의 인센티브 투어가 한 번에 3천~4천 명씩 이루어질 때 경제성을 검토한다면 항공기 보다는 크루즈가 훨씬 이색적이고 편리하다 할 수 있다. 크루즈의 최대 장점은 자는 동안에 여러 지역을 이동하므로 시간을 절약하는 동시에 여행객 입장에서는 짐을 쌓다 풀었다하는 번거로움을 대폭 줄일 수 있고 선상에서의 독특한 경험 - 맑은 공기와 강렬한 태양 등을 맛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경기도의 경우 현재는 인천에만 크루즈가 들어오지만 덜 붐비는 평택항이나 새만금 신항만 등을 추가할 수 있다면 환황해권에서의 다롄 톈진 옌타이 칭다오 상하이 등과 더불어 한국에서도 더 많은 기항지를 추가하여 산업기반을 구축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은 관광콘텐츠의 개발이다. 스페인령인 지중해의 마요르카 섬은 지중해 크루즈의 출발점으로 유명한데 이곳의 관광콘텐츠는 음악가 쇼팽이다. 1838년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이자 폴란드의 작곡가인 쇼팽이 연인이었던 당대 프랑스 최고의 여성작가인 조르주 상드와 몇 개월간 발데모사의 카르투하 수도원에 머물렀던 스토리를 가지고 연간 700만명이 방문하는 Exotic Place로 만들어 독일 영국등의 은퇴자들의 로망인 섬으로 탈바꿈 되었으며 스페인의 어려운 경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자 우리는 어떤 문화콘텐츠로 관광 상품을 만들어 볼 것인가? 실은 유럽의 모든 크루즈 기항지에는 콘서트 홀들이 있고 여기에서의 여러 가지 프로그램, 와이너리들, 미슐렝 스타 레스토랑들이 모두 그들의 주요한 관광상품이 되고 있다. 면세점으로만 몰리는 우리의 관광 상품은 비록 매출액은 증가시킬지 모르겠으나, 우리의 문화를 알리고 장기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는 어렵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고양문화단지에 조성되는 K-컬처밸리는 새로운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살려 다양한 퍼포먼스를 포함한다면 다수의 아티스트들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관광문화의 새로운 전진기지가 될 것이다. 그 외에도 경기도에 산재한 각종 박물관과 체험관, 기타 문화시설들을 이제는 관광문화콘텐츠의 플랫폼으로 만들어야 할 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 기획자의 양성과 새로운 콘텐츠의 디자인이 시급한 시점이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더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미래에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제는 노는 것이 일이기 때문에 많은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이 곧 일자리로 연결된다. 이를 위한 새로운 디자인이 필요한 때이다./이남식 계원예술대학 총장이남식 계원예술대학 총장

2016-05-23 이남식

[이영재 칼럼] 옛날 내가 살던 작은 동네엔

내 집은 낡았지만 '그대로'이웃과 만날 수밖에 없는'사람 냄새' 나는 골목 구조…우리 주변엔 수많은 아파트로공동체 붕괴·고립된 '섬' 생겨후손에 회색공간만 물려줄순 없다'사람 사이에는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고독한 인간 군상을 얘기할 때 늘 인용되는 정현종의 시 '섬' 전문이다. 마침표 두개를 포함해 불과 스무자인 이 시가 오랫동안 꾸준히 애송되는 것은 이 시에 공감하는 외로운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식 간의 대화가 단절되면서 가족이 서서히 해체되고, 1인 가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외로운 사람도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젊은이들에게 '혼자 사는 사람은 외롭다'고 말하면 눈총을 받는다. 그건 나이 먹은 내 생각일 뿐이다.혼족(나홀로족), 혼밥족(혼자 밥먹는 사람들)이라는 용어가 생소하지 않은 요즘이다. 자꾸 이렇게 '홀로 되는 것'에는 아파트라는 주거공간 탓도 무시할 수 없다. 아파트는 외로움의 상자다. 아파트 천국이 돼버린 우리나라는 대부분 사람들과 그 자식들이 그 상자 속에서 태어나 젊음을 보내고, 결국 그 상자 속에서 생을 마친다. 내 자식만 해도 격자형 간선도로가 뻗은 아파트 숲 속에서 태어나 이웃을 잘 알지 못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의 손을 잡고 걷다가 이웃을 만나 따듯하게 이야기를 나누던 기억이 별로 없다. 이런저런 이유로 아파트에서 아파트로 이사를 다녔다. 혼자 사는 게 익숙하게 된 데는 아파트 영향이 그만큼 크다.우연히 '동네 걷기, 동네 계획'이라는 책이 손에 잡혔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걷다가 이웃을 만나 수다를 떨 수 있는 그런 동네를 만들기 위한 밑그림'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박소현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의 책이다. 그 책을 읽은 후, 구불구불한 골목과 따듯한 이웃, 동네 친구들과 쌓았던 넘치는 우정, 친구 부모들로부터 받았던 따듯한 응대. 때가 되면 밥 먹으라며 여기저기서 친구 이름을 부르던 이웃집 아주머니의 목소리. 그런 풍경들이 문득 그리워졌다. 그곳을 찾아가 그 길을 걷고 싶어졌다. 그런데 연립주택이 난마처럼 얽혀 있어서 자동차 한 대 드나들 수 없는 그런 곳으로 변해있지 않을까? 낡은 차 한대가 입구를 '턱' 막고 있어 총총걸음을 하지 않으면 지나갈 수 없는 그런 곳으로 바뀌었다면? 그럴 바에는 차라리 기억 속에 묻어두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늘 마음속에만 묻어두고 선뜻 찾지 못한, 옛날옛날 내가 살던 동네 말이다.하지만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날, 나는 용기를 내 내가 살았던 동네를 찾아갔다. 그러나 동네 앞에서 나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낡은 차가 동네 입구를 가로막아서가 아니다. 그 동네가 너무도 완벽하게 그곳에, 그대로 있었기 때문이다. 구불구불한 골목길도, 심지어 내가 살던 집도 심하게 낡았을 뿐 그대로였다. 나는 타임머신을 타고 정확하게 47년 전으로 돌아간 착각에 빠졌다. 병화 병철이 형제가 살던 집도, 학태네 집도, 기봉네 집도 그대로여서, 그들이 금방이라도 대문 밖으로 뛰어 나올 것 같았다. 까르르 거리는 그들의 웃음소리가 귓전을 때리는 듯했다.나는 넋 나간 사람처럼 동네를 마구 돌아다녔다. 그때는 몰랐지만, 가만히 보니 동네는 대문을 열고 나오면 이웃과 자연스럽게 만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이웃에 관심을 갖지 않으려 해도 가질 수밖에 없는 그런 구조였다. 동네가 그나마 온전하게 살아 남은 건 성곽에 붙어있어 도시개발에서 비켜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낙후된 지역으로 치부되곤 했지만, 덕분에 동네는 '사람 냄새'가 풀풀 나는 건강한 동네로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었다.우리 주변에 무수히 널려있던 이런 정겨운 동네가, 이런 골목길이 아파트 개발로 상당수 사라져 버렸다. 공동체 사회는 무너졌고, 이웃과 이웃은 단절됐으며, 여기저기에 고립된 '섬'이 생겼다. 1인가구 급증은 거부할 수 없는 대세다. 그러나 남아 있는 '동네'는 보존해서 '왜 지금 우리가 공동체를 다시 논해야 하는지' 그 증거로 남겨야 한다. 우리 후손에게 회색으로 가득한 아파트군락지만 물려줄 수는 없지 않은가. 나는 다음 주에는 중학교 시절을 보낸 동네를, 그다음에는 고등학교, 그다음은 청년시절을 보냈던 동네를 찾아가 볼 생각이다. 사라지기 전에 눈도장이라도 찍어 둘 생각이다. 너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꼭 그래야만 할 것 같다./이영재 논설실장이영재 논설실장

2016-05-16 이영재

[강은교 칼럼]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우리말·외래어가 줄임말과자투리말로 정신없이 범벅되어스마트폰 '문자 메시지'는단군이래 최초로 전 국민을작문 공부하게 만들었지만덕분에 잃어버린 말 너무 많아요즘은 '글쓰기'가 두렵다. 나도 모르게 '자투리'말이 튀어나오고, 본래의 단어 뜻이 잘 생각나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스마트 폰의 '문자 메시지'는 단군 이래 최초로 전국을 작문교실로 만들고 전국민으로 하여금 작문을 공부하게 하고 있지만, 덕분에 잃어버린 말들이 너무 많게 되었다. 놀이터에서 만난 초등학교 다니는 한 아이가 '생파'에 간다고 한다. 생파가 무어냐고 하니까 생일파티라고 한다. '생선'을 가지고 간다고 한다. 생일선물이란다, 우리말과 외래어가 정신없이 줄임말·자투리말로 범벅이 되어 있다. 어떤 말들은 영어인지, 우리말인지,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다. 어린이날, 내가 저녁을 산다니까 손녀가 "올작에 가고 싶어요"한다. "'올작'이 뭐니? 어디니?"하니까 레스토랑 이름, 올리브-장작이란다. 그 레스토랑의 특징은 이름대로 화덕에 굽는 이태리 피자라고 딸이 설명한다. 가난한 내가 /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 눈은 푹푹 날리고 / 나는 혼자 쓸쓸이 앉어 소주를 마신다 /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 나타샤와 나는 / 눈이 푹푹 싸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눈은 푹푹 나리고 /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 나타샤가 아니올리 없다 /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 한다 /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 세상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백석의 유명한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이다.스마트 폰을 열면 나오는 이 시를 새삼 이 귀중한 자리에 인용하는 이유는 아름다운 우리말, 그러나 '외국어같은'울림을 주는 사투리 때문이다. 특히 2련 7행의 '마가리'. '마가리'란 뭘까, 외국어 지명인가? 그런데 오랫동안 잊고 있던 장승욱씨의 '우리말 도사리'를 보니, '마가리'란 집의 종류 중에서 움집을 말하는 것이었다. 이른 나이에 돌아가신 장승욱 씨는 '도사리'에 참 많은 말들을 모아놓았다. 스마트 폰 덕분에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우리말사전도 슬그머니 없어져 버린 요즈음, 그의 '도사리'는 가끔 아주 '어이없는 말 이해'에서 나를 구해주곤 한다. 그에 의하면 집의 이름도 많기도 하다. '도끼집(연장을 제대로 안쓰고 도끼 같은 것으로 거칠게 건목쳐서 지은 집)', '말집(쌀을 되는 말처럼 모양 없게 지은 오막살이집)', '까대기(담이나 벽에 임시로 붙여서 지은 가건물)'. '움파리(움을 파서 만든 움막)', '마가리'도 움막처럼 비바람이나 겨우 막을 수 있도록 간단하게 꾸민집, 심마니들이 쓰는 산막(누게). 이렇게 알고 나니 이 시행의 아름다운 이미지는 더 밝게 드러난다. '마치 배가 고픈 듯이 울고 있는' 깊은 산골의 가난한 움집, 고독하고 가난하지만, 나타샤와 있으면 전혀 그렇지 않은 곳, 이상향! 이 참에 또 백석의 시 하나를 더 볼까.가즈랑집은 고개 밑의 / 산너머 마을서 도야지를 잃는 밤 즘생을 쫓는 깽제미 소리가 무서웁게 들려오는 집 / 닭 개 즘생을 못놓는 / 멧도야지와 이웃사춘을 지나는 집 <'가즈랑집' 중에서>이 시에서 '가즈랑집'은 어떤 집일까? '쇠메'는? '깽제미' 소리는 어떤 소리의 비유? 아무튼 시대가 갈수록 더 아름다워지는 1930년대 백석의 시다. 외래어들에, 자투리말들에 어이없이 눌리고 있는 우리의 말이 새삼 눈부신, 깊은 울림을 얻는다. 눈부신, 깊은 의미가 따라온다. '생파'에 '생선'을 가지고 가는 이 시대에도./강은교 시인강은교 시인

2016-05-09 강은교

[홍창진 칼럼] 흙수저 모여서 노래하자!

가난은 죄도 부끄러운 일도 아냐우리는 잘못한게 하나도 없기에정의롭고 부모를 사랑하는 효자형제 걱정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서로 격려하고 더 사랑하며주어진 행복을 포기하지 맙시다일전에 SNS를 통해서 어떤 실험 하나를 본 일이 있습니다. 미국의 가난한 지역 5세 어린이 3명에게 물었습니다. "본인들이 지금 제일 갖고 싶은 물건이 무엇이냐?" 그랬더니 각각 바비인형, 로봇, 게임기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그 물건을 그 어린이들 앞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사회자가 "너희 엄마들이 갖고 싶은 물건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각각 커피머신, 대형TV, 청소기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물건들도 가져다 놓았습니다. 잠시 시간을 보낸 후에 사회자가 말했습니다. "이 물건중에 너희는 하나만 가질 수 있단다. 어느 것을 택하겠니?"라고 물었습니다. 어린이들은 눈물을 글썽이긴 했지만 모두 엄마가 원하는 물건을 선택했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 사회자가 "어린이 여러분! 두 가지 물건 다 가져도 좋습니다"라고 얘기했을 때 눈물을 펑펑 쏟았습니다.5세 아이들조차도 가난하지만 부모의 가난을 탓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여워하고 안타까워합니다. 하물며 청년들이 부모의 가난을 탓하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작금에 흙수저 운운하는 정황은 절대로 부모를 탓하는 것도 아니고 돈 많은 부자를 시샘해서도 아닙니다. 재산 가진 사람들을 약간 부러워해도 불만은 없습니다. 단지 흙수저의 불만은 벌어도 벌어도 모이지 않는 소득불균형에서 오는 것입니다. 물론 똑같이 받아야 한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러나 그 격차가 희망을 포기할 정도라면, 불의, 즉 정의롭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지금 가난한 젊은이들은 이런 현상에 화가 나는 것입니다. 가난이 무슨 죄입니까! 가난은 죄도 아니고 부끄러운 일도 아닙니다. 비록 가난하게 태어났어도, 그래서 학교 교육을 좀 덜 받았어도, 그래서 부자 자녀들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시간 외 근무에 휴일도 없이 일해도 소득 격차가 심한 것은 너무 억울하고 분통 터지는 일입니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는 잘못한 것이 한 개도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무한히 정의롭고 부모를 사랑하는 효자이고 형제들을 걱정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나름 자기 계발도 하고 내 인생을 너무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의기소침할 이유가 없습니다. 잘못이 있다면 우리 자신 외에 다른 곳에 있습니다. 사회의 구조적 모순 등 여러 가지 이유야 많이 있겠죠! 그러나 먼저 그런 문제에 분석보다는 우리 스스로 활기를 먼저 찾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흘러가는 인생, 이것저것 분석하며 보내기에는 너무 아깝습니다. 문제 해결도 즐기며 누리며 해야 합니다.적어도 잘못한 거 없고 정의로운 우리끼리 자주 모입시다! 사람은 모여야 기쁜 존재들입니다. 자주 모여서 우리 서로 서로에게 격려하고 기쁨을 나누며 우리의 기상을 드높입시다. 휴일에 집에만 있지 말고 동네 공원에 모여서 족구도 하고 농구도 하면서 일단 신나게 의기투합해야 합니다. 안주가 부실하면 어떻습니까? 막걸리 한잔 하고 으쌰으쌰 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 시대는 임금 격차 줄이자고 목소리 좀 높여도 됩니다. 물론 시간 많이 걸리겠지요. 경우에 따라서는 그런 날이 안 올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잘 난 것은 그 여정을 즐길 줄 아는 여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충분히 정의롭고 사랑 가득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이 땅에 흙수저 여러분! 우리 가난하다고 행복을 포기하지 맙시다. 더 정의롭게 살고 더 사랑하며 삽시다./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

2016-05-02 홍창진

[서상목 칼럼] '여소야대' 상황에서 경제난국 해법 찾기

총선 결과 '여소야대' 정국이당면한 경제현안 해결하는데장애요인 된다는 인식 확산되면차기대선 되레 野 심판받을 수도여야지도자 경제관 더 개방적이고미래지향적으로 전환 되길 기대한국 경제는 지금 수출부진이 심화되는 가운데 내수도 위축되어 사방이 적신호뿐인 '사면초가'상황에 처해있다. 경기가 장기침체되면서 한국 경제의 주축을 이루어온 조선, 철강, 석유화학, 해운, 건설 등 기간산업의 대표적 기업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고, 청년실업은 사상 최고치인 11.8%를 기록하고 있으며,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로 인해 양극화 현상도 전혀 개선의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은 것이 작금의 경제여건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총선에서 집권여당의 참패로 앞으로 4년간 '여소야대'의 정국이 전개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여당이 국회에서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었던 19대 국회에서도 주요법안에 대해서 60%의 찬성을 요하는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경제활성화와 고용촉진에 필요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노동개혁 5개 법안 등이 여야 간 의견 차이로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정치상황이다. 그런데 서비스산업의 개방과 경쟁을 반대하고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거부해온 정치세력이 국회의석의 다수를 차지하면서, 현재 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를 구해낼 수 있는 조치들이 정부와 정치권에 의해 취해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과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우선 현재 최대 경제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을 살펴보자. 한국의 대표적 해운업체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부채 비율이 각각 2천7%와 847%에 달한 상황에서 두 회사를 합병하는 등의 과감한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것은 불가피한 현실이다. 또한 장기간 경영부실로 인해 산업은행이 대주주가 된 대우조선에 대한 분할매각 등의 조치도 불가피해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대량실업사태가 발생할 것인데, 단기적 인기에 영합하기 쉬운 정치권이 이러한 구조조정 조치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모두 원론적인 차원에서는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가백년대계 차원에서 정부와 여야정치권이 합리적 구조조정방안에 대해 합의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또 하나의 경제현안은 고용창출의 보고라고 할 수 있는 서비스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서비스산업을 육성하자는 당위론에는 정치권에서 누구도 반대하지 않으나, 각론에 들어가면 의견이 분분하여 지난 2011년 12월에 제출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아직까지도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여러 가지 쟁점 중 핵심은 이 법으로 의료민영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일부 의료계와 정치권의 우려이다. 보건의료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성장잠재력이 큰 분야로 지목되면서, 이 분야의 발전을 위해 선진각국은 안간힘을 다 쏟고 있는 것이 작금의 상황이다. 또한 보건의료산업은 BT와 IT를 포함한 각종 기술은 물론, 경제와 경영 등 사회과학분야의 지식이 융합하여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대표적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은 이미 보건의료분야에서 상당한 국제경쟁력을 갖고 있다. 지난 6년간 백만 명 이상의 외국인 환자가 치료를 목적으로 한국을 찾았다는 사실이 이를 잘 입증해주고 있다. 개방과 경쟁은 모든 산업이 발전하는 기본적 요건이며, 보건의료분야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더욱이 한국이 강한 국제경쟁력을 갖고 있는 보건의료분야를 개방과 경쟁이 두려워 '우물 속에 가두는' 정책을 고집한다면, 한국 보건의료산업의 미래는 암담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의료계와 정치권이 자신감을 갖고 미래 발전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주기를 기대해 본다.노동개혁도 마찬가지이다. 기득권을 갖고 있는 강성노조들이 노동시장을 보다 유연하게 만들려는 개혁안에 반대하고 정치권이 이에 호응한다면, 비정규직의 양산으로 인한 양극화의 심화와 청년 실업의 증가는 불가피한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국가경쟁력 비교에서 한국에서 노동시장의 경직성은 한국 경제의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가장 핵심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기억해야 할 것이다.지난 총선은 공천과정에서 나타난 집권여당의 비민주성과 독선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결과로 나타난 '여소야대' 정국이 당면한 경제문제를 푸는데 있어 장애요인이 된다는 국민적 인식이 확산 된다면, 다음 대선은 거꾸로 야당에 대한 심판이 될 수도 있다. 여야 정치지도자들의 경제관이 보다 개방적이고 미래지향적 방향으로 전환되기를 기대해본다./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전 보건복지부 장관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전 보건복지부 장관

2016-04-25 서상목

[이남식 칼럼] 미래학의 필요성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커질수록다양한 시나리오와 대안 제시로우리의 앞날 더 멀리 내다 봐야이제 새로운 국회·당선인들도바람직하고 행복한 내일 위해통찰력과 예지력 갖추길 바라이번 선거를 통하여 그 어느 때보다 민심의 향방이 잘 나타나지 않았는가 생각한다.국민이나 국가의 미래는 뒤로 한 채로 당내의 역학구도를 가지고 다툼을 벌이다 민심이 크게 이반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해외의 미래학 국제학술대회를 참가하며 놀란 것은 학회 참석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그룹이 정치학 관련 전문가들이라는 점이다. 상식적으로 미래학분야에는 과학기술을 다루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여겼으나 그 못지않게 사회과학·정치학분야의 전문가들이 많은 것을 보면서 정치야말로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사회시스템을 디자인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1960년 후반에 세계 미래학의 태두인 허만 칸 박사가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하여 당시의 박대통령께 한국의 미래를 위한 청사진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함으로써 국가 미래의 틀을 잡아가는데 큰 기여를 하였으며 벌써 70년대 초반에 대한민국은 2000년대 유럽의 생활수준에 근접하게 될 것이라는 미래예측을 하기도 하였다. 즉 당시 최고지도자에게 미래를 보는 지혜를 나눔으로 우리나라 발전에 미래학이 큰 기여를 할 수 있게 하였다. 과연 우리 정치인 중에 미래를 디자인하는 분들이 얼마나 될까? 우리 사회가 당면한 인구와 저출산 문제, 청년실업 문제, 통일, 산업구조의 개편, 노사관계, 복지, 교육 등 수많은 문제에 대한 미래비전과 대책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나 대안의 모색이 정치가들을 통하여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는지 묻고 싶다.이를 위해서는 지금의 많은 지표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나리오 하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미래는 현재의 선택 결과인 것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내리는 결정이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어바웃 타임이라는 영화에서도 시간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진 사람을 통하여 현재를 바꾸면 미래가 바뀌는 것을 잘 보여주었다.우선 큰 틀에서 우리가 당면한 현실을 직시해 보자.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가 세계경제와 인구의 변화(demographic change)가 아닌가 한다. 특히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해 생산적인 인구는 계속 줄고, 제4차 산업혁명이나 인공지능의 대두로 인하여 일자리도 줄어들게 될 것이며 빈부의 격차는 더 커지게 될 것이다.한편 보건의료 등의 복지비용은 증가되며 현재와 같이 경직된 교육시스템은 비효율을 크게 늘릴 것이다. 미래를 이끌 지도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통찰력(Insight)과 예지력(Foresight)이 아닌가 한다. 미래에 대한 정확한 세계관을 가질 때 비로소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지도자가 될 수 있으며, 우리는 선거과정을 통하여 통찰력과 예지력을 갖춘 리더들을 뽑기를 진심으로 바라왔다.사실 미래학이 자리잡지 못한 우리 현실에서 많은 분이 이러한 교육이나 훈련을 받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우리는 더 멀리 앞을 내다보아야 하겠다. 사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창조해 가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 미래학(Futures studies)을 복수로 표기하는 이유는 다양한 시나리오의 가능한 미래가 많이 있기 때문이며, 중요한 것은 이 중에 우리가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시나리오 하에서 대안들을 제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의 미래비전에 따라 보다 바람직하고 행복한 미래를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이제 정치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하겠다. 이제 새로이 시작되는 국회와 당선인들께서는 미래학을 바탕으로 통찰력과 예지력을 가지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이남식 계원예술대학 총장이남식 계원예술대학 총장

2016-04-18 이남식

[이영재 칼럼] 한국정치가 싫어도

지금 정치인들 하는것 좀 봐답답한건 미세먼지와 뭐가 달라국회의원 싫다고 투표 안하면한국정치 절대 변하지 않아우리가 움직여야 해, 혹시 알아?최소한 밥값정도 하는날 올지답답해. 며칠째인지 모르겠어. 전에는 저 산등성이 윤곽이 뚜렷하게 보였는데, 지금은 아예 뭉개져서 보여. 분명 어제 일기예보에서 오늘은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다고 했는데, 역시 아니었어. 오늘도 숨막히는 하루를 보낸다고 생각하니 답답해. 이제 미세먼지는 계절을 가리지 않아. 대기가 정체만 되면 낮이건 밤이건 아무때나 나타나. 밤엔 더 무서워. 어디선가 미세먼지가 우~우~ 우는 것 같아. 무서워. 하지만 미세먼지를 없앨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게 더 문제야. 2030년까지는 피할수 없는게 우리의 운명이라면서? 아,이거 지긋지긋한 한국 정치를 보는 것 같지 않니. 국민들이 그렇게 간곡하게 변화를 요구해도 늘 그때뿐이고, 갑질만 하는 대한민국의 그 잘난 국회의원들 보는것 같지 않니. 내가 견딜 수 없는 건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중국의 대기오염을 무방비로 받을 수밖에 없는 우리의 무력함이야. 그래서 미세먼지 없는 파란 하늘이 오히려 뉴스거리가 되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는 거, 그게 화가 나. 미세먼지속에 핀 맥없는 벚꽃을 봐. 꽃놀이 한다고 미세먼지와 뒤엉킨 우리 국민들의 모습을 봐. 이걸 축복 받은 봄이라 할 수 있겠니. 전에 봄은 얼마나 근사하게 우리 곁에 다가 왔는지 너는 알지. '봄처녀 제 오시네 /새 풀옷을 입으셨네 /하얀구름 너울쓰고/진주이슬 신으셨네/' 라는 노래도 있을 정도잖아. 그런데 이제 우리의 봄은 황사와 미세먼지를 타고 오지. 괜한 얘기가 아니야. 이제 벚꽃을 '푸른 봄 하늘에 내리는 흰 눈'이라고 표현하기 어려워. 지금 예닐곱살 어린애들에게 봄이 팔랑거리는 나비의 등을 타고 온다고 하면 믿겠니. 본 적이 없는데, 태어나서 본거라고는 황사와 눈만 아프게 하는 미세먼지로 인한 누런 하늘 뿐인데. 걔들이 뭘 알겠어. 나비를 본 적이나 있을까.그런데 내가 미세먼지보다 더 슬프고 화나는게 뭔지 아니. 사람들이 미세먼지에 무감각해 졌다는 거야. 마치 우리가 무능한 정치에 무감각해진 것처럼 말이야. 기억나니. 처음 미세먼지가 들이 닥쳤을때 너도 나도 대한민국 국민 모두, 마스크를 찾는 통에 모두 동이 났던 것 말이야. 근데 지금 이게 뭐야. 이 미세먼지 속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워. 미세먼지가 만성이 됐으니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우리는 늘 그 때뿐이야. 우리의 무관심이 미세먼지를 더 키웠어. 좀더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는데. 후회가 막심해. 하긴 우리의 무관심이 우리 정치를 한심하게 만든거랑 다를 바가 없지. 우리가 정치인들을 좀 더 견제했다면 한국정치가 이렇게 무기력하지 않았겠지. 지금 정치인들 하는 거 좀 봐. 미세먼지랑 뭐가 다르니. 우릴 답답하게 만드는 건 똑 같아. 아무튼 미세먼지로 고민하는 사이 20대 총선이 내일로 성큼 다가왔어. 세월 참 빠르지 않니. 식물국회가 벌써 4년이 됐다니 말이야. 너 혹시 아니. 300명 전원을 교체하라는 국민의 열망에도 불구하고 무려 60%가 이번에 재공천을 받아 출마한대. 이게 말이 되니. 나는 말이야. 우리가 혐오스런 정치권에 대해 할 수 있는 저항의 수단이란 것이 고작 '기권' 밖에 없다는 것이 너무 슬퍼. 미세먼지에 대항하는게 달랑 마스크 한장이라는 거와 뭐가 다르니. 나는 정치인들이 우리 행복을 뺏어간, 미세먼지 같다고 생각해. 우리의 봄을 모두 앗아간 미세먼지 처럼 말이야. 20대 국회라고 크게 다르지 않을거야. '공천파동'에서도 살아 남아 금배지 달았다고 더 우쭐댈지도 몰라. 국민을 더 우습게 볼지도 몰라. 그 꼴을 생각하면 투표고 뭐고 때려치고 싶지만, 그래도 투표는 해야 해. 그 광고문구 아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 미세먼지가 싫다고 그저 쳐다보고만 있을 수 없듯이, 국회의원 싫다고 투표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절대 변하지 않을거야. 변하게 하려면 우리가 움직여야 해. 혹시 알어.우리가 민주시민으로 권리를 하나하나 행사하다보면 언젠가 국회의원들도 제 정신을 차리고 국가를 위해 최소한 밥 값 정도는 하는 날이 올지 말이야. 너무 말이 길었네. 나, 이제 알바 하러 갈래. 먼저 마스크를 쓰고, 미세먼지를 뚫고 가야해. 뿌연 하늘을 보니 벌써부터 마음이 답답하고 눈물이 나려고 하네./이영재 논설실장이영재 논설실장

2016-04-11 이영재

[강은교 칼럼] 좀 어리숙하기 또는 천천히 걷기 프로그램

너무 똑똑한 알파고의 가슴은장자의 '텅빈 방' 같은 동양식 가치또는 순진하고 평범한 사람들의'텅빈 방에 햇빛이 꽂힌다'는 것에대해선 어떻게 반응할까?세계인 사는법도 이미 입력됐나?알파고와 바둑기사와의 대결 생중계를 보면서 '알파고는 굿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굿은 일종의 '가난한,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잔치'라고 흔히 말하는데, 참 괜찮은 표현이란 생각이 든다. 거기엔 형식상 굿의 주인이 그 동네 사람들의 점괘를 봐주는 장면이 삽입된다. 점의 내용이란 별것 아니다. 아들이 대학에 붙겠는가, 셋째가 시름시름 앓는 데 언제 낫겠는지, 이번 사업을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남편의 바람이 잦아들까… 이런 것들이다. 인간이 원하는 것들이란, 결국 이런 것이라는 듯이, 사람들은 부끄럽지만 상당히 절박하게 질문한다. 무당은 신에게 그 질문을 들고 간다. 무당이 심각한 얼굴로 신에게 묻는 동안엔 북소리, 장구소리가 요란하게 울린다. 말하자면 '조용하게 있고 싶은 신'을 귀찮게, 시끄럽게 하는 사람들의 '아양'인 셈이다. 무당은 그 신의 대답을 질문한 사람에게 들려준다. 그러면 그 사람은 대답을 얻어 속 시원한 얼굴로 마른 북어의 그 재빛 '아가리'에 꼬깃꼬깃한 돈을 활짝 펴서 물려준다. '다음 사람… 아아아, 춘천댁, 요즘 어떠우…' 무당은 목쉰 소리로 신을 찾아온 아낙네를 즐겁게 부른다. 신이 춘천댁의 굽은 어깨를 흔든다. 춘천댁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러나 기대에 차서 원하는 바를 이야기한다. '지금 이사해도 될까요? ' '조금 있다가 찬바람이 불면 이사해!' 무당은 단호하게 말한다.한때 한국의 지식인들에게 유행했던 서양 평론가, 벤야민의 에세이에는 참 재미있는 구절이 있다. 하긴 장자가 벌써 썼던 문구이다. '국도는 직접 걸어가는가 아니면 비행기를 타고 그 위를 날아가는가에 따라 다른 위력을 보여준다.'이 귀중한 지면에 이런 별것 아닌 문장을 인용하는 이유는 알파고의 생중계를 보면서 알파고에겐 이 '천천히 걷기'의 프로그램이 입력되어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아니, 이미 알파고에겐 동양 현자들의 느리게 걷는 프로그램들도 입력되어 있다? 그런게 없을 것 같애? 하는 구글의 말이 들려오는 것 같다. 마치 신의 말처럼.아니면 이런 프로그램은 어떨까. 좀 어리숙하기 프로그램. 어떤 나라를 가보니, 거기선 서로 대통령을 하지 않겠다고 한단다. 국회의원들이 있는 의사당 건물은 우리나라로 말하면 폐교를 수리해놓은 것 같고 대통령이 사는 집은 거기 흔하디흔한 이층집이다. 그래도 마당에 깃발은 날리고 있다. 더 재미있는 것은 대통령이란 직업이 '사이드 잡'이란 점이다. 다른 생계 일을 하면서 대통령 일을 봉사 삼아 한다는 것이다. 마치 신동엽의 시에 나오는 '자전거타는 대통령처럼'.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업을 가진 아저씨가 꽃리본 단 딸아이의 손 이끌고 백화점 거리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 그 중립국에선. 대통령 이름은 잘 몰라도 새이름 꽃이름 지휘자이름 극작가이름은 훤하더란다…. /하긴 시이니 물론 그렇겠지만 시집을 읽는 대통령이 있는 나라… 그러고 보니 오래전 나도 '시집'은 정치인들이 읽어야 한다고, 혼자 기염을 토하면서, 그때 출간되었던 새 시집을 당시의 대통령께 보냈었던 일이 떠오른다. 지금 생각하면 우습고 그 철없는 용기가 놀랍고도 부끄럽기만 하다. 물론 '응답'은 없었다. 하긴 그 시집을 비서진들이 보고 폭발물 걱정을 하던 끝에 대통령께는 전하지도 않은 채 휴지통으로 던졌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아무튼 '어리숙한 나'의 정말 어리숙한 만용이었다.너무 똑똑한 서양식 가치의 극치인 알파고의 가슴은 장자의 '텅빈 방' 같은 동양식 가치, 또는 '좀 어리숙한, 평범한' 사람들의 가치 '텅빈 방에 햇빛이 꽂힌다'는 식의 가치에 대해선 어떻게 반응할까. 아니, 그것에게 '텅빈 방'의 프로그램은 있을까. 아니, 세계의 모든 사는 법에 대한 프로그램이 이미 되어 있다고?/강은교 시인강은교 시인

2016-04-04 강은교

[홍창진 칼럼] 정치인도 직업인

보수·진보 대변하든 상관없이이시대 정치인은 이념보다'봉사'라는 덕목 갖추어야지역위해 충실히 일하지 않고상대방 비방에 앞장 서는 등선동하는 행위는 가장 나빠선거 때만 되면 종교인들 주가가 좀 오릅니다. 정치인들은 수 천명의 종교 지도자가 선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기회에 저를 찾는 정치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부탁을 드립니다. "제발, 자기 당의 이념에 관해서는 이야기 하지 마라! (다 거짓말이기 때문) 자기가 임기 중에 할 일을 구체적으로 하나 씩 나열하고 꼭 지켜라", "난 깨알 같이 기억 했다가 점수 매겨서 신자들에게 공개하겠다", "내 임기 지나서 다음 선거가 오면 다음 신부에게 인수인계하고 간다" 라고 얘기합니다. 저는 정치인들은 국민이 일정 기간 채용한 봉급 받는 전문 경영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이념 논쟁을 끝낸 (공산주의 몰락으로 인류는 정치적 이념 논쟁이 끝났다고 봄) 이 시대의 정치인은 기간제 고용인일 뿐입니다. 그러면 당연히 급료에 상응하는 일을 잘하냐 못하냐가 제일 중요한 평가 기준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봉급 만큼만 일해줘도 땡큐라고 생각합니다. 봉급 만큼도 일 안하는 정치인들 너무 많다고 생각합니다.흔히 사람들은 정치를 진보와 보수 진영으로 나누고 자기도 그 진영 중에 하나를 택하여 소속 되어 지지 하여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마치 프로 야구의 관전 방식을 정치에도 도입해야 할 것 같은 착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세상은 자본의 힘에 의해 정치가 새로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제 정치는 이념을 기반으로 사회를 리드하는 집단이 더 이상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치 이론을 전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단지 있지도 않은 이념을 가지고 우리 사회를 너무 분열 시키고 광기를 유발시키기 때문입니다.sns에서 연예인 못지 않게 많이 등장하는 것이 정치인입니다. 실시간 검색에서도 연예인 못지 않습니다. 자기가 지지하는 정치인과 지지하지 않는 정치인에 대한 평가의 표현 수위가 도를 넘는다고 생각합니다. 지지하는 정치인의 표현은 거의 용비어천가를 방불케 합니다. 지지하지 않는 정치인에 대해서는 쌍욕을 퍼붓습니다.세상은 더 이상 정치 이념을 통해 다스려지지 않는다고 생각 합니다. 이제 세상은 각각 자기가 정부이고 스스로가 국가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세상의 트렌드가 전체에서 개인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사회 정의를 내세우며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던 시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면 어떤 누구도 나서지 않습니다. 60년 전에 공산주의라는 이념은 많은 젊은이들을 죽음으로 몰아 넣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죽음은 지금 어떤 의미도 없습니다. 이념보다 이 시대의 정치인이 갖추어야 할 덕목은 봉사라고 생각 합니다. 보수를 대변하든 진보를 대변 하든 상관 없습니다. 그가 지역 사회를 위해 얼마나 봉사하는 가를 보고 정치인을 평가 했으면 좋겠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종교인을 평가할 때 기도에 충실하고 거룩함을 요구합니다. 기도하지 않는 성직자는 소금이 짠 맛을 잃어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정치인이 봉사에 충실하지 않고 이념 논쟁이나 벌리고 상대방 비방에 앞장서 선동하는 일은 제일 나쁜 표양입니다./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

2016-03-28 홍창진

[서상목 칼럼] 인위적 물갈이공천에서 국민공천제도의 도입으로

한국형 오픈프라이머리제도 도입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를직접 선출하는 관행 정착시켜야그래야만 당선된 정치인들국민과 당원 위해 헌신하는공직자로 거듭 날 수 있을 것공직선거에 출마할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 정당이 수행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주요정당들의 차기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할 후보 결정과정을 지켜보면서 한국의 정당들은 아직 '민주적 정당'이라고 부르기 어렵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이른바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어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의 거친 말들이 오가면서 대혼란을 일으킴으로써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상황은 야당도 마찬가지로 본격적인 공천과정이 시작되기도 전에 당이 두 개로 쪼개졌고, 더불어민주당은 이른바 '친노' 세력과 신임 대표간 공천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으며, 국민의당 역시 더불어민주당과의 연합공천문제로 당지도부간 심각한 마찰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재 한국정당들의 모습이다. 공천시기만 되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갈등과 혼란의 원인은 한국의 주요정당들이 공직선거 공천자를 결정하는 객관적이고도 공정한 원칙과 전통이 부재한 상황에서 당시 당권을 쥐고 있는 개인이나 세력이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후보자를 결정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과거 대통령이나 당대표가 당내에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던 시절에는 나름대로 조용히 후보자선출과정이 진행될 수 있었으나, 최근 당내민주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공천과정에서의 갈등과 혼란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그 정도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가장 민주적인 방법은 당원 모두가 선출과정에 참여하여 공직선거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당원들의 결속력이 강한 민주노동당은 이러한 방법을 채택하여 후보를 선출하였다. 그러나 전국적 기반을 갖고 있지만 지지자들의 소수만이 정당에 가입한 여야의 주요정당들은 직접선거방식을 채택하지 못하고, 당원투표와 여론조사를 혼합하는 간접적인 방식과 당지도부가 특정 인물을 임의로 선정하는 '전략적 공천'을 동시에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사태를 통해 이러한 간접적이고 불투명한 후보선출방식의 한계가 만천하에 여실히 노출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얼마 전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는 미국식 '오픈 프라이머리(Open Primary)' 제도의 도입을 건의하여 이 방안이 당론으로 채택되었으나, 야당과 합의를 보지 못함으로써 '오픈 프라이머리'의 필수요건인 '예비선거'를 치를 수 없게 된 것이다. '오픈 프라이머리' 제도를 반대하는 첫 번째 논리는 이 제도가 현역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신인의 정치권 진입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정치인의 물갈이가 매우 바람직하다는 논리에 근거를 두고 있으나, 정치인 교체의 권한을 당권을 쥐고 있는 개인이나 세력에 주는 것보다는 유권자들에게 맡기는 것이 훨씬 낮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민주주의 이론은 물론 그간의 경험을 통해서도 입증되었다고 사료된다. 두 번째 반대논리는 예비선거를 하게 되면 선거기간이 길어지고 선거자금도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직선거 후보자들은 사실상 항상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예비선거로 선거기간이 특별히 길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과다한 선거자금문제는 현재와 같이 일정 수준 이상의 지지를 받은 후보자의 예비선거비용은 국고로 보전하면서 돈 쓰는 선거활동에 대한 철저한 규제와 단속이 동시에 이루어진다면, 이 문제 역시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결론적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천과정에서의 난맥상은 공천제도의 근본적 개선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여러 가지 개선방안 중 가장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 '한국형 오픈 프라이머리 제도'를 도입하여, 국민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공직선거 후보를 직접 선출하는 관행을 조속히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선거에서 당선된 정치인들이 자신에게 공천을 준 당지도부가 아니라, 국민과 당원을 위해 헌신하는 공직자로 거듭 날 수 있을 것이다./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

2016-03-21 서상목

[이남식 칼럼] 수출의 활로 찾기

첫 돌파구는 중견 중소제조업체상품기획력과 디자인 역량 높여세계 B2C시장 도전하고두번째는 가능성 있는 벤처와강점 융합 새로운 기업으로 변신경쟁력회복 할 수있는 또다른 방법세계적인 경제 불황, 그리고 중국 경제의 위축 등으로 지난 1월에는 수출이 전년대비 18.5%가 감소하는 등 사상 초유의 최장기간 수출 감소를 보이며 우리 경제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특히 우리의 주력 상품이라 할 수 있는 스마트 폰, 디스플레이, 조선을 포함한 수출을 기반으로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는 수많은 품목에서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우리나라 중소 중견 기업의 경우 이러한 수직 계열화된 공급망(supply chain)에 포함되어 있다 보니, 독자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상품으로 기획하고 디자인하기보다는 주어진 스펙에 따라 생산하여 납품하는 형태의 제조업으로 성장하였다. 즉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이 B2C가 아닌 B2B 형태이다. 그러나 상당한 기술력과 생산시설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제품, 서비스, 브랜드, 판매망을 구축하지 못하고, 대기업에 종속된 형태로 발전되어, 생산설비의 확장이나 추가적인 인력확보에 대한 사업리스크를 전부 중소, 중견기업이 떠안아 수출 감소 시 그 피해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제 제조업이 그간의 기반을 바탕으로 세계 속에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판로를 열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두 가지 돌파구를 제안 드리고자 한다. 첫 번째 돌파구는 중소중견기업의 상품기획력, 디자인 역량을 높여 세계 B2C 시장에 도전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중소 제조업체는 특별한 기술력이나 납품처를 확보한 사업주가 생산 납품하다 보니 상품기획력, 디자인, 마케팅에는 내부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허다하다. 예를 들어 자동차 대기업에 공기청정기를 납품하는 중소기업은 그 자체 기술은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상품기획력이나 디자인 역량이 부족하여 가정용 공기청정기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였는데 대기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하여 경영진이 노력한 결과 B2B기업에서 B2C기업으로 전환, 새로운 가능성을 찾은 예나 국내에서만 머시닝센터를 공급하던 기업이 디자인을 새롭게 하여 세계적인 전시회에 출품한 결과 지금은 전체 매출의 70%가 수출에서 일어나고 있는 예를 찾아 볼 수 있다. 본인이 근무하고 있는 대학에서도 학교기업을 통하여 유럽시장에 맞는 디자인상품을 가지고 이태리 밀라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라이프스타일제품 전시회인 HOMI에 나간 결과 이제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의 참신한 디자인 상품을 절찬리에 유럽시장 전역으로 수출할 길이 열리게 되었다. 젊은이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중소중견기업의 제조기술력이 만나게 되면 새로운 시장을 얼마든지 개척할 수 있다고 본다. 두번째 돌파구는 M&A이다. 정부의 창조경제 드라이브로 매해 수많은 벤처기업이 탄생하고 있다. 흔히 벤처기업은 새로운 첨단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큰 부가가치를 올리는 기업으로만 생각하지만, 창업기업들은 부족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별한 아이디어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은 만들어 낼지 모르나 기업 활동에 필요한 자금, 인력, 조직문화 등 부족한 부분이 많다. 기존 제조업의 돌파구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벤처와 기존 제조업의 강점을 융합하여 새로운 기업으로 변신하는 것이야말로 이제 우리 제조업체가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또 다른 돌파구가 아닌가 한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다. 우리가 무엇이 문제인지를 파악하고 문제에 집중한다면 창조적인 대안들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산관학연이 힘을 합하여 지금 국가적으로 당면하고 있는 수출부진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트렌드 변화나 새롭게 떠오르는 기술에 대한 이해를 통하여 기존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산업의 영역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디자인이야말로 이러한 목적을 이루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제 우리의 청년들의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제조업에 새로운 활력을 찾아보자./이남식 계원예술대학 총장이남식 계원예술대학 총장

2016-03-14 이남식

[이영재 칼럼]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20대면 엄연한 성인 아닌가진정한 국회 만드는 이번 총선지연·학연·혈연 모두 버려야지역발전 위해 일할 사람인지그것만 보고, 그 이름에도장을 '쓱' 찍을 것이다'…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우리 함께 노래합시다/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그대 가슴에 깊이 묻어버리고/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요즘 어디에서나 흘러 나오는 이 노래. 오리지널 곡도 좋고 리메이크 곡도 좋다. 드라마가 뜨면서 같이 떴다. '응답하라 1988'의 메인 타이틀 곡 '걱정말아요 그대'다. 특히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요 대목이 마음에 와서 '확' 박힌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나름의 의미가 있으니 내버려 두라는 것이다. 나도 정말 그러고 싶다. 지나간 건 흘려 보내고, 새판을 짜 새 출발을 하고 싶은 마음 굴뚝 같다.미국, 영국 등 정치 선진국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물갈이'라든가 '영입'이라든가 하는 반민주적인 용어를 듣기가 어렵다. 막강한 정당 지도자라 하더라도 지구당의 의사에 반해 마음대로 '물갈이'를 하거나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행위는 꿈도 꿀 수 없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우 누구든 소속 정당의 지역활동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능력을 인정받게 되면, 자연히 의회로 진출하게 되고 능력 여하에 따라 총리까지 할 수도 있다. 이들은 '물갈이'로 들어간 소위 참신한 정치 신인도 아니고 '영입'으로 입당한 소위 덕망 있는 인물도 아니다. 미국도 마찬가지고 독일도 마찬가지다. 당대표가 마음대로 누구를 찍어내고, 누구를 공천하는 구태를 저지르면 당원들이 용서하지 않는다. 영국이나 독일이 우리 같은 저급 정치판이었다면 대처나 메르켈 총리도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총선을 한달여 남겨둔 우리 정치권을 보면 낯이 뜨겁다. 하긴 새삼스러운 모습도 아니다. 늘 보던 후진정치.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저급 정치의 극치다. 한번 찢어진 야권은 다시 통합론으로 시끄럽고, 여당은 공천 주도권을 놓고 친박과 비박 간 피를 보이기 시작했다. 하긴 그동안 수십번 수백번 봐왔던 너무도 익숙한 모습이다. 비상사태라고 테러방지법을 통과시켜 달라며 난리를 쳤던 새누리당을 보노라면 이러고도 집권당을 자처할 수 있나싶다. 하긴 야당이라고 크게 다를 것도 없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갑자기 국민의당을 향해 '야권통합론'을 들고 나온 것은 정치의 희화화를 불러왔다. 한달 전 외부에서 영입된 김 대표가 60년 역사를 가진 야당의 공천권을 휘둘러도 미운털 박힐까 한마디 말도 하지 못하는 제1야당의 민낯은 짜증 그 자체다. 두번에 걸쳐 대통령을 배출한 당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허약한 제1야당이다.상당수 국민들은 19대 국회를 헌정 사상 최악의 국회로 생각하고 있다. 길거리에서 '국회의원 전원을 갈아 치우자'는 성난 민성을 듣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눈치 빠른 국회의원들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그들이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구태를 반복하며 저지르는 것은 우리 국민들의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냥 내버려 두는 속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19대 국회를 그토록 욕하면서도,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그들에게 표를 던지는 이중적 정치성향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우리는 19대 국회가 무능하고,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이 '슈퍼갑질 전문 고액 연봉가'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번 총선에 전혀 변하지 않고 반성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에게 다시 표를 던질 것이다. 그들을 국회로 보내서 19대 국회 버금갈 무능한 20대 국회를 만들 것임을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 그리고 다시 국회의원 잘못 뽑았다고 뒤에서 손가락질 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러지 말자. 그런 뒷담화를 할 바엔 차라리 투표를 깨끗하게 포기 하는 게 낫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그냥 내버려 둬서는 안된다. 20대면 이제 엄연한 성인 아닌가. 진정한 성인다운 국회를 만들기 위해 이번 총선에선 지연 학연 혈연 모두 쓰레기통에 버리자. 정말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할 사람을 뽑아 보자. 그렇게 국민의 손으로 선거혁명을 이뤄보자. 나는 그럴 생각이다. 지연도 학연도 심지어 흡연까지 모두 지나가는 개에게 던져 줄 생각이다. 그동안 지지했던 정당도, 정치이념과 철학도 이번에는 쓰레기통에 버릴 것이다. 그리고 지역발전을 위해 제대로 일할 사람인지 그것만 보고, 그 이름에 도장을 '쓱' 찍을 것이다. 정말 그럴거다./이영재 논설실장이영재 논설실장

2016-03-07 이영재

[강은교 칼럼] 여기가 참 아름답다

차를 타고 지나갈땐 못보던언덕길의 수많은 것들과지하철속 스마트폰 삼매경 풍경빽빽한 엘리베이터안 유모차엄마의 언성·아이의 환한 웃음…사소한 사람들의 이곳이 아름답다언덕길을 내려간다.언덕길에는 차를 타고 지나갈 땐 못 보던 것들이 많이 있다. 아직도, 저런 곳이 있었나 싶은, 빨간색과 파란색이 줄 쳐진 이발소 표시의 등이 인상적인 이용원, 길가 공터에 고개를 쳐든 가느다란 파 들, 언뜻 바다를 생각나게 하는 어떤 집 담에 붙은 조약돌들, 아버지 어머니 며느리가 총출동 되어 닭백숙 쟁반을 나르던 식당이 '우다다 미술학원'이란 노란 페인트 글씨를 유리창에 써붙이고 생뚱맞게 우산꽂이를 앞에 세우고 서 있다. 유리창에 가득 붙어 나풀거리는 글씨들, 무지개빛 우산을 타고 금방이라도 하늘을 날 것 같다. 못 보던 꽃들도 있다. 길 한켠에 부끄러운 듯 서 있는, 구청에서 조성한 것이 분명한 바위들 사이에 팔이 가는 매화, 키도 작은 복수초 꽃잎. 차들이 마구 지나다니는 이런 길에서 꽃잎을 펼치다니, 참 용감하기도 한 꽃들, 세사람의 발레리나가 발을 곧추세우고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듯한 그림이 그려져 있는 무용학원과 떡들이 가득 놓여져 있는 떡집(오늘 떡들은 화사한 빵에 밀려나는 자신들의 처지를 아는지, 판자로 얼기설기 만든 가판대에 추레하게까지 보이며 앉아 있다)을 지나, 버스 종점을 지나, 노래없는 시대의 노래방을 지나, 팥칼국수 집을 지나, 늘 나에게 과일이 가득 매달린 열대의 어느 숲을 생각하게 하는 과일가게를 지나, 마네킹들이 몸매를 자랑하며 눈웃음치고 있는 아웃도어 매장을 지나, 김밥집을 지나, 민들레 내과라는 간판을 허공중에 뾰족이 세우고 있는 의원, 노란 민들레 허리를 떠올리며 역의 계단을 내려간다.마침 지하철이 온다. 천천히 서는 지하철 안이 환히 들여다보인다. 빈자리가 몇 개 있다. 아 저기 앉아야지, 지하철 문이 열리자마자 나는 지하철 안으로 부지런히 들어간다.그러나 발 빠른 어떤 청년이 나를 밀치듯 털썩 앉는다. 나는 머쓱해져 지하철의 손잡이를 잡는다. 청년은 눈을 내리깔고 주섬주섬 이어폰을 귀에 꽂는다.이윽고 열차가 떠나고 곳곳에 재빠르게 자리를 차지한 젊은이들이 모두 눈을 내리깔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앞을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불편한 사람이 혹시 있는지 주변을 살피는 사람은 물론 없다. 모두 스마트 폰을 들여다본다. 열차가 서자 얼른 일어나, 재빠르게 승강장에 내리는 사람들, 에스컬레이터를 탄다. 사람들에 밀려 넘어질 뻔하다가 겨우 에스컬레이터의 난간을 붙든다. 위로 올라간다. 어떤 빌딩, 유리문을 민다. 너무 무겁다. 미처 들어가기도 전에 앞사람은 문을 확 던지듯 밀치고 나간다. 유리창에 잠시 내 코가 박힌다.누구인가 내 발을 밟는다. 오히려 그가 나를 꼬나본다. 아래위로 훑어보기까지 한다. 나는 나도 모르게 "미안합니다"하고 고개를 꾸벅 숙인다.사람들로 빽빽한 어떤 엘리베이터의 안, 사람들은 앞사람의 머리꼭지를 보며 엉덩이가 서로 닿을 듯 서 있다. 갑자기 한 여자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공중을 찢는다. 또 한 여자의 비명 같은 목소리. 두 목소리는 싸우기 시작한다. 모두 깜짝 놀란다. 유모차에 탄 어린아이가 빽빽 울기 시작한다. 두 여자는 싸운다. 그중 젊은 여자의 목소리가 젊은이답게 더 힘 있고 날카롭다. "왜 유모차를 밀쳐요! 다시 한 번 유모차에 손을 대면 경찰에 신고할 거얘요." 경찰에 신고한다는 소리에 엘리베이터 안은 이상한 정적이 감돈다. 모두 뭔가 잘못한 듯이 고개를 떨군다. 엘리베이터는 5층에 멈춘다. "내가 누군지 알아? 뭐 이런 것들이 있어!" 그 여자가 유모차를 당당하게 밀고 문을 나간다. 모두 유모차에 몸이 닿을세라 이리저리 몸을 옹크린다. 그때다. 빽빽 울던 아이가 뒤를 돌아본다. 아이는 어느새 울음을 그치고 환히 웃고 있다. 눈부신 웃음, 환희의 눈동자란 저런 것인가! 엘리베이터 안이 포근해진다. 사람들은 모두 안도한다. 사소한, 참으로 사소한 사람들의 여기, 여기가 갑자기 아름다워진다./강은교 시인강은교 시인

2016-02-29 강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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