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명칼럼

 

[이남식 칼럼] 미래학의 필요성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커질수록다양한 시나리오와 대안 제시로우리의 앞날 더 멀리 내다 봐야이제 새로운 국회·당선인들도바람직하고 행복한 내일 위해통찰력과 예지력 갖추길 바라이번 선거를 통하여 그 어느 때보다 민심의 향방이 잘 나타나지 않았는가 생각한다.국민이나 국가의 미래는 뒤로 한 채로 당내의 역학구도를 가지고 다툼을 벌이다 민심이 크게 이반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해외의 미래학 국제학술대회를 참가하며 놀란 것은 학회 참석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그룹이 정치학 관련 전문가들이라는 점이다. 상식적으로 미래학분야에는 과학기술을 다루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여겼으나 그 못지않게 사회과학·정치학분야의 전문가들이 많은 것을 보면서 정치야말로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사회시스템을 디자인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1960년 후반에 세계 미래학의 태두인 허만 칸 박사가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하여 당시의 박대통령께 한국의 미래를 위한 청사진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함으로써 국가 미래의 틀을 잡아가는데 큰 기여를 하였으며 벌써 70년대 초반에 대한민국은 2000년대 유럽의 생활수준에 근접하게 될 것이라는 미래예측을 하기도 하였다. 즉 당시 최고지도자에게 미래를 보는 지혜를 나눔으로 우리나라 발전에 미래학이 큰 기여를 할 수 있게 하였다. 과연 우리 정치인 중에 미래를 디자인하는 분들이 얼마나 될까? 우리 사회가 당면한 인구와 저출산 문제, 청년실업 문제, 통일, 산업구조의 개편, 노사관계, 복지, 교육 등 수많은 문제에 대한 미래비전과 대책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나 대안의 모색이 정치가들을 통하여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는지 묻고 싶다.이를 위해서는 지금의 많은 지표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나리오 하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미래는 현재의 선택 결과인 것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내리는 결정이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어바웃 타임이라는 영화에서도 시간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진 사람을 통하여 현재를 바꾸면 미래가 바뀌는 것을 잘 보여주었다.우선 큰 틀에서 우리가 당면한 현실을 직시해 보자.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가 세계경제와 인구의 변화(demographic change)가 아닌가 한다. 특히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해 생산적인 인구는 계속 줄고, 제4차 산업혁명이나 인공지능의 대두로 인하여 일자리도 줄어들게 될 것이며 빈부의 격차는 더 커지게 될 것이다.한편 보건의료 등의 복지비용은 증가되며 현재와 같이 경직된 교육시스템은 비효율을 크게 늘릴 것이다. 미래를 이끌 지도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통찰력(Insight)과 예지력(Foresight)이 아닌가 한다. 미래에 대한 정확한 세계관을 가질 때 비로소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지도자가 될 수 있으며, 우리는 선거과정을 통하여 통찰력과 예지력을 갖춘 리더들을 뽑기를 진심으로 바라왔다.사실 미래학이 자리잡지 못한 우리 현실에서 많은 분이 이러한 교육이나 훈련을 받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우리는 더 멀리 앞을 내다보아야 하겠다. 사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창조해 가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 미래학(Futures studies)을 복수로 표기하는 이유는 다양한 시나리오의 가능한 미래가 많이 있기 때문이며, 중요한 것은 이 중에 우리가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시나리오 하에서 대안들을 제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의 미래비전에 따라 보다 바람직하고 행복한 미래를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이제 정치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하겠다. 이제 새로이 시작되는 국회와 당선인들께서는 미래학을 바탕으로 통찰력과 예지력을 가지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이남식 계원예술대학 총장이남식 계원예술대학 총장

2016-04-18 이남식

[이영재 칼럼] 한국정치가 싫어도

지금 정치인들 하는것 좀 봐답답한건 미세먼지와 뭐가 달라국회의원 싫다고 투표 안하면한국정치 절대 변하지 않아우리가 움직여야 해, 혹시 알아?최소한 밥값정도 하는날 올지답답해. 며칠째인지 모르겠어. 전에는 저 산등성이 윤곽이 뚜렷하게 보였는데, 지금은 아예 뭉개져서 보여. 분명 어제 일기예보에서 오늘은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다고 했는데, 역시 아니었어. 오늘도 숨막히는 하루를 보낸다고 생각하니 답답해. 이제 미세먼지는 계절을 가리지 않아. 대기가 정체만 되면 낮이건 밤이건 아무때나 나타나. 밤엔 더 무서워. 어디선가 미세먼지가 우~우~ 우는 것 같아. 무서워. 하지만 미세먼지를 없앨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게 더 문제야. 2030년까지는 피할수 없는게 우리의 운명이라면서? 아,이거 지긋지긋한 한국 정치를 보는 것 같지 않니. 국민들이 그렇게 간곡하게 변화를 요구해도 늘 그때뿐이고, 갑질만 하는 대한민국의 그 잘난 국회의원들 보는것 같지 않니. 내가 견딜 수 없는 건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중국의 대기오염을 무방비로 받을 수밖에 없는 우리의 무력함이야. 그래서 미세먼지 없는 파란 하늘이 오히려 뉴스거리가 되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는 거, 그게 화가 나. 미세먼지속에 핀 맥없는 벚꽃을 봐. 꽃놀이 한다고 미세먼지와 뒤엉킨 우리 국민들의 모습을 봐. 이걸 축복 받은 봄이라 할 수 있겠니. 전에 봄은 얼마나 근사하게 우리 곁에 다가 왔는지 너는 알지. '봄처녀 제 오시네 /새 풀옷을 입으셨네 /하얀구름 너울쓰고/진주이슬 신으셨네/' 라는 노래도 있을 정도잖아. 그런데 이제 우리의 봄은 황사와 미세먼지를 타고 오지. 괜한 얘기가 아니야. 이제 벚꽃을 '푸른 봄 하늘에 내리는 흰 눈'이라고 표현하기 어려워. 지금 예닐곱살 어린애들에게 봄이 팔랑거리는 나비의 등을 타고 온다고 하면 믿겠니. 본 적이 없는데, 태어나서 본거라고는 황사와 눈만 아프게 하는 미세먼지로 인한 누런 하늘 뿐인데. 걔들이 뭘 알겠어. 나비를 본 적이나 있을까.그런데 내가 미세먼지보다 더 슬프고 화나는게 뭔지 아니. 사람들이 미세먼지에 무감각해 졌다는 거야. 마치 우리가 무능한 정치에 무감각해진 것처럼 말이야. 기억나니. 처음 미세먼지가 들이 닥쳤을때 너도 나도 대한민국 국민 모두, 마스크를 찾는 통에 모두 동이 났던 것 말이야. 근데 지금 이게 뭐야. 이 미세먼지 속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워. 미세먼지가 만성이 됐으니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우리는 늘 그 때뿐이야. 우리의 무관심이 미세먼지를 더 키웠어. 좀더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는데. 후회가 막심해. 하긴 우리의 무관심이 우리 정치를 한심하게 만든거랑 다를 바가 없지. 우리가 정치인들을 좀 더 견제했다면 한국정치가 이렇게 무기력하지 않았겠지. 지금 정치인들 하는 거 좀 봐. 미세먼지랑 뭐가 다르니. 우릴 답답하게 만드는 건 똑 같아. 아무튼 미세먼지로 고민하는 사이 20대 총선이 내일로 성큼 다가왔어. 세월 참 빠르지 않니. 식물국회가 벌써 4년이 됐다니 말이야. 너 혹시 아니. 300명 전원을 교체하라는 국민의 열망에도 불구하고 무려 60%가 이번에 재공천을 받아 출마한대. 이게 말이 되니. 나는 말이야. 우리가 혐오스런 정치권에 대해 할 수 있는 저항의 수단이란 것이 고작 '기권' 밖에 없다는 것이 너무 슬퍼. 미세먼지에 대항하는게 달랑 마스크 한장이라는 거와 뭐가 다르니. 나는 정치인들이 우리 행복을 뺏어간, 미세먼지 같다고 생각해. 우리의 봄을 모두 앗아간 미세먼지 처럼 말이야. 20대 국회라고 크게 다르지 않을거야. '공천파동'에서도 살아 남아 금배지 달았다고 더 우쭐댈지도 몰라. 국민을 더 우습게 볼지도 몰라. 그 꼴을 생각하면 투표고 뭐고 때려치고 싶지만, 그래도 투표는 해야 해. 그 광고문구 아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 미세먼지가 싫다고 그저 쳐다보고만 있을 수 없듯이, 국회의원 싫다고 투표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절대 변하지 않을거야. 변하게 하려면 우리가 움직여야 해. 혹시 알어.우리가 민주시민으로 권리를 하나하나 행사하다보면 언젠가 국회의원들도 제 정신을 차리고 국가를 위해 최소한 밥 값 정도는 하는 날이 올지 말이야. 너무 말이 길었네. 나, 이제 알바 하러 갈래. 먼저 마스크를 쓰고, 미세먼지를 뚫고 가야해. 뿌연 하늘을 보니 벌써부터 마음이 답답하고 눈물이 나려고 하네./이영재 논설실장이영재 논설실장

2016-04-11 이영재

[강은교 칼럼] 좀 어리숙하기 또는 천천히 걷기 프로그램

너무 똑똑한 알파고의 가슴은장자의 '텅빈 방' 같은 동양식 가치또는 순진하고 평범한 사람들의'텅빈 방에 햇빛이 꽂힌다'는 것에대해선 어떻게 반응할까?세계인 사는법도 이미 입력됐나?알파고와 바둑기사와의 대결 생중계를 보면서 '알파고는 굿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굿은 일종의 '가난한,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잔치'라고 흔히 말하는데, 참 괜찮은 표현이란 생각이 든다. 거기엔 형식상 굿의 주인이 그 동네 사람들의 점괘를 봐주는 장면이 삽입된다. 점의 내용이란 별것 아니다. 아들이 대학에 붙겠는가, 셋째가 시름시름 앓는 데 언제 낫겠는지, 이번 사업을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남편의 바람이 잦아들까… 이런 것들이다. 인간이 원하는 것들이란, 결국 이런 것이라는 듯이, 사람들은 부끄럽지만 상당히 절박하게 질문한다. 무당은 신에게 그 질문을 들고 간다. 무당이 심각한 얼굴로 신에게 묻는 동안엔 북소리, 장구소리가 요란하게 울린다. 말하자면 '조용하게 있고 싶은 신'을 귀찮게, 시끄럽게 하는 사람들의 '아양'인 셈이다. 무당은 그 신의 대답을 질문한 사람에게 들려준다. 그러면 그 사람은 대답을 얻어 속 시원한 얼굴로 마른 북어의 그 재빛 '아가리'에 꼬깃꼬깃한 돈을 활짝 펴서 물려준다. '다음 사람… 아아아, 춘천댁, 요즘 어떠우…' 무당은 목쉰 소리로 신을 찾아온 아낙네를 즐겁게 부른다. 신이 춘천댁의 굽은 어깨를 흔든다. 춘천댁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러나 기대에 차서 원하는 바를 이야기한다. '지금 이사해도 될까요? ' '조금 있다가 찬바람이 불면 이사해!' 무당은 단호하게 말한다.한때 한국의 지식인들에게 유행했던 서양 평론가, 벤야민의 에세이에는 참 재미있는 구절이 있다. 하긴 장자가 벌써 썼던 문구이다. '국도는 직접 걸어가는가 아니면 비행기를 타고 그 위를 날아가는가에 따라 다른 위력을 보여준다.'이 귀중한 지면에 이런 별것 아닌 문장을 인용하는 이유는 알파고의 생중계를 보면서 알파고에겐 이 '천천히 걷기'의 프로그램이 입력되어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아니, 이미 알파고에겐 동양 현자들의 느리게 걷는 프로그램들도 입력되어 있다? 그런게 없을 것 같애? 하는 구글의 말이 들려오는 것 같다. 마치 신의 말처럼.아니면 이런 프로그램은 어떨까. 좀 어리숙하기 프로그램. 어떤 나라를 가보니, 거기선 서로 대통령을 하지 않겠다고 한단다. 국회의원들이 있는 의사당 건물은 우리나라로 말하면 폐교를 수리해놓은 것 같고 대통령이 사는 집은 거기 흔하디흔한 이층집이다. 그래도 마당에 깃발은 날리고 있다. 더 재미있는 것은 대통령이란 직업이 '사이드 잡'이란 점이다. 다른 생계 일을 하면서 대통령 일을 봉사 삼아 한다는 것이다. 마치 신동엽의 시에 나오는 '자전거타는 대통령처럼'.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업을 가진 아저씨가 꽃리본 단 딸아이의 손 이끌고 백화점 거리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 그 중립국에선. 대통령 이름은 잘 몰라도 새이름 꽃이름 지휘자이름 극작가이름은 훤하더란다…. /하긴 시이니 물론 그렇겠지만 시집을 읽는 대통령이 있는 나라… 그러고 보니 오래전 나도 '시집'은 정치인들이 읽어야 한다고, 혼자 기염을 토하면서, 그때 출간되었던 새 시집을 당시의 대통령께 보냈었던 일이 떠오른다. 지금 생각하면 우습고 그 철없는 용기가 놀랍고도 부끄럽기만 하다. 물론 '응답'은 없었다. 하긴 그 시집을 비서진들이 보고 폭발물 걱정을 하던 끝에 대통령께는 전하지도 않은 채 휴지통으로 던졌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아무튼 '어리숙한 나'의 정말 어리숙한 만용이었다.너무 똑똑한 서양식 가치의 극치인 알파고의 가슴은 장자의 '텅빈 방' 같은 동양식 가치, 또는 '좀 어리숙한, 평범한' 사람들의 가치 '텅빈 방에 햇빛이 꽂힌다'는 식의 가치에 대해선 어떻게 반응할까. 아니, 그것에게 '텅빈 방'의 프로그램은 있을까. 아니, 세계의 모든 사는 법에 대한 프로그램이 이미 되어 있다고?/강은교 시인강은교 시인

2016-04-04 강은교

[홍창진 칼럼] 정치인도 직업인

보수·진보 대변하든 상관없이이시대 정치인은 이념보다'봉사'라는 덕목 갖추어야지역위해 충실히 일하지 않고상대방 비방에 앞장 서는 등선동하는 행위는 가장 나빠선거 때만 되면 종교인들 주가가 좀 오릅니다. 정치인들은 수 천명의 종교 지도자가 선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기회에 저를 찾는 정치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부탁을 드립니다. "제발, 자기 당의 이념에 관해서는 이야기 하지 마라! (다 거짓말이기 때문) 자기가 임기 중에 할 일을 구체적으로 하나 씩 나열하고 꼭 지켜라", "난 깨알 같이 기억 했다가 점수 매겨서 신자들에게 공개하겠다", "내 임기 지나서 다음 선거가 오면 다음 신부에게 인수인계하고 간다" 라고 얘기합니다. 저는 정치인들은 국민이 일정 기간 채용한 봉급 받는 전문 경영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이념 논쟁을 끝낸 (공산주의 몰락으로 인류는 정치적 이념 논쟁이 끝났다고 봄) 이 시대의 정치인은 기간제 고용인일 뿐입니다. 그러면 당연히 급료에 상응하는 일을 잘하냐 못하냐가 제일 중요한 평가 기준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봉급 만큼만 일해줘도 땡큐라고 생각합니다. 봉급 만큼도 일 안하는 정치인들 너무 많다고 생각합니다.흔히 사람들은 정치를 진보와 보수 진영으로 나누고 자기도 그 진영 중에 하나를 택하여 소속 되어 지지 하여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마치 프로 야구의 관전 방식을 정치에도 도입해야 할 것 같은 착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세상은 자본의 힘에 의해 정치가 새로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제 정치는 이념을 기반으로 사회를 리드하는 집단이 더 이상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치 이론을 전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단지 있지도 않은 이념을 가지고 우리 사회를 너무 분열 시키고 광기를 유발시키기 때문입니다.sns에서 연예인 못지 않게 많이 등장하는 것이 정치인입니다. 실시간 검색에서도 연예인 못지 않습니다. 자기가 지지하는 정치인과 지지하지 않는 정치인에 대한 평가의 표현 수위가 도를 넘는다고 생각합니다. 지지하는 정치인의 표현은 거의 용비어천가를 방불케 합니다. 지지하지 않는 정치인에 대해서는 쌍욕을 퍼붓습니다.세상은 더 이상 정치 이념을 통해 다스려지지 않는다고 생각 합니다. 이제 세상은 각각 자기가 정부이고 스스로가 국가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세상의 트렌드가 전체에서 개인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사회 정의를 내세우며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던 시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면 어떤 누구도 나서지 않습니다. 60년 전에 공산주의라는 이념은 많은 젊은이들을 죽음으로 몰아 넣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죽음은 지금 어떤 의미도 없습니다. 이념보다 이 시대의 정치인이 갖추어야 할 덕목은 봉사라고 생각 합니다. 보수를 대변하든 진보를 대변 하든 상관 없습니다. 그가 지역 사회를 위해 얼마나 봉사하는 가를 보고 정치인을 평가 했으면 좋겠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종교인을 평가할 때 기도에 충실하고 거룩함을 요구합니다. 기도하지 않는 성직자는 소금이 짠 맛을 잃어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정치인이 봉사에 충실하지 않고 이념 논쟁이나 벌리고 상대방 비방에 앞장서 선동하는 일은 제일 나쁜 표양입니다./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

2016-03-28 홍창진

[서상목 칼럼] 인위적 물갈이공천에서 국민공천제도의 도입으로

한국형 오픈프라이머리제도 도입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를직접 선출하는 관행 정착시켜야그래야만 당선된 정치인들국민과 당원 위해 헌신하는공직자로 거듭 날 수 있을 것공직선거에 출마할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 정당이 수행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주요정당들의 차기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할 후보 결정과정을 지켜보면서 한국의 정당들은 아직 '민주적 정당'이라고 부르기 어렵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이른바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어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의 거친 말들이 오가면서 대혼란을 일으킴으로써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상황은 야당도 마찬가지로 본격적인 공천과정이 시작되기도 전에 당이 두 개로 쪼개졌고, 더불어민주당은 이른바 '친노' 세력과 신임 대표간 공천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으며, 국민의당 역시 더불어민주당과의 연합공천문제로 당지도부간 심각한 마찰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재 한국정당들의 모습이다. 공천시기만 되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갈등과 혼란의 원인은 한국의 주요정당들이 공직선거 공천자를 결정하는 객관적이고도 공정한 원칙과 전통이 부재한 상황에서 당시 당권을 쥐고 있는 개인이나 세력이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후보자를 결정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과거 대통령이나 당대표가 당내에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던 시절에는 나름대로 조용히 후보자선출과정이 진행될 수 있었으나, 최근 당내민주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공천과정에서의 갈등과 혼란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그 정도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가장 민주적인 방법은 당원 모두가 선출과정에 참여하여 공직선거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당원들의 결속력이 강한 민주노동당은 이러한 방법을 채택하여 후보를 선출하였다. 그러나 전국적 기반을 갖고 있지만 지지자들의 소수만이 정당에 가입한 여야의 주요정당들은 직접선거방식을 채택하지 못하고, 당원투표와 여론조사를 혼합하는 간접적인 방식과 당지도부가 특정 인물을 임의로 선정하는 '전략적 공천'을 동시에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사태를 통해 이러한 간접적이고 불투명한 후보선출방식의 한계가 만천하에 여실히 노출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얼마 전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는 미국식 '오픈 프라이머리(Open Primary)' 제도의 도입을 건의하여 이 방안이 당론으로 채택되었으나, 야당과 합의를 보지 못함으로써 '오픈 프라이머리'의 필수요건인 '예비선거'를 치를 수 없게 된 것이다. '오픈 프라이머리' 제도를 반대하는 첫 번째 논리는 이 제도가 현역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신인의 정치권 진입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정치인의 물갈이가 매우 바람직하다는 논리에 근거를 두고 있으나, 정치인 교체의 권한을 당권을 쥐고 있는 개인이나 세력에 주는 것보다는 유권자들에게 맡기는 것이 훨씬 낮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민주주의 이론은 물론 그간의 경험을 통해서도 입증되었다고 사료된다. 두 번째 반대논리는 예비선거를 하게 되면 선거기간이 길어지고 선거자금도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직선거 후보자들은 사실상 항상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예비선거로 선거기간이 특별히 길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과다한 선거자금문제는 현재와 같이 일정 수준 이상의 지지를 받은 후보자의 예비선거비용은 국고로 보전하면서 돈 쓰는 선거활동에 대한 철저한 규제와 단속이 동시에 이루어진다면, 이 문제 역시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결론적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천과정에서의 난맥상은 공천제도의 근본적 개선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여러 가지 개선방안 중 가장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 '한국형 오픈 프라이머리 제도'를 도입하여, 국민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공직선거 후보를 직접 선출하는 관행을 조속히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선거에서 당선된 정치인들이 자신에게 공천을 준 당지도부가 아니라, 국민과 당원을 위해 헌신하는 공직자로 거듭 날 수 있을 것이다./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

2016-03-21 서상목

[이남식 칼럼] 수출의 활로 찾기

첫 돌파구는 중견 중소제조업체상품기획력과 디자인 역량 높여세계 B2C시장 도전하고두번째는 가능성 있는 벤처와강점 융합 새로운 기업으로 변신경쟁력회복 할 수있는 또다른 방법세계적인 경제 불황, 그리고 중국 경제의 위축 등으로 지난 1월에는 수출이 전년대비 18.5%가 감소하는 등 사상 초유의 최장기간 수출 감소를 보이며 우리 경제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특히 우리의 주력 상품이라 할 수 있는 스마트 폰, 디스플레이, 조선을 포함한 수출을 기반으로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는 수많은 품목에서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우리나라 중소 중견 기업의 경우 이러한 수직 계열화된 공급망(supply chain)에 포함되어 있다 보니, 독자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상품으로 기획하고 디자인하기보다는 주어진 스펙에 따라 생산하여 납품하는 형태의 제조업으로 성장하였다. 즉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이 B2C가 아닌 B2B 형태이다. 그러나 상당한 기술력과 생산시설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제품, 서비스, 브랜드, 판매망을 구축하지 못하고, 대기업에 종속된 형태로 발전되어, 생산설비의 확장이나 추가적인 인력확보에 대한 사업리스크를 전부 중소, 중견기업이 떠안아 수출 감소 시 그 피해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제 제조업이 그간의 기반을 바탕으로 세계 속에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판로를 열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두 가지 돌파구를 제안 드리고자 한다. 첫 번째 돌파구는 중소중견기업의 상품기획력, 디자인 역량을 높여 세계 B2C 시장에 도전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중소 제조업체는 특별한 기술력이나 납품처를 확보한 사업주가 생산 납품하다 보니 상품기획력, 디자인, 마케팅에는 내부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허다하다. 예를 들어 자동차 대기업에 공기청정기를 납품하는 중소기업은 그 자체 기술은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상품기획력이나 디자인 역량이 부족하여 가정용 공기청정기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였는데 대기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하여 경영진이 노력한 결과 B2B기업에서 B2C기업으로 전환, 새로운 가능성을 찾은 예나 국내에서만 머시닝센터를 공급하던 기업이 디자인을 새롭게 하여 세계적인 전시회에 출품한 결과 지금은 전체 매출의 70%가 수출에서 일어나고 있는 예를 찾아 볼 수 있다. 본인이 근무하고 있는 대학에서도 학교기업을 통하여 유럽시장에 맞는 디자인상품을 가지고 이태리 밀라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라이프스타일제품 전시회인 HOMI에 나간 결과 이제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의 참신한 디자인 상품을 절찬리에 유럽시장 전역으로 수출할 길이 열리게 되었다. 젊은이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중소중견기업의 제조기술력이 만나게 되면 새로운 시장을 얼마든지 개척할 수 있다고 본다. 두번째 돌파구는 M&A이다. 정부의 창조경제 드라이브로 매해 수많은 벤처기업이 탄생하고 있다. 흔히 벤처기업은 새로운 첨단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큰 부가가치를 올리는 기업으로만 생각하지만, 창업기업들은 부족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별한 아이디어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은 만들어 낼지 모르나 기업 활동에 필요한 자금, 인력, 조직문화 등 부족한 부분이 많다. 기존 제조업의 돌파구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벤처와 기존 제조업의 강점을 융합하여 새로운 기업으로 변신하는 것이야말로 이제 우리 제조업체가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또 다른 돌파구가 아닌가 한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다. 우리가 무엇이 문제인지를 파악하고 문제에 집중한다면 창조적인 대안들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산관학연이 힘을 합하여 지금 국가적으로 당면하고 있는 수출부진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트렌드 변화나 새롭게 떠오르는 기술에 대한 이해를 통하여 기존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산업의 영역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디자인이야말로 이러한 목적을 이루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제 우리의 청년들의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제조업에 새로운 활력을 찾아보자./이남식 계원예술대학 총장이남식 계원예술대학 총장

2016-03-14 이남식

[이영재 칼럼]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20대면 엄연한 성인 아닌가진정한 국회 만드는 이번 총선지연·학연·혈연 모두 버려야지역발전 위해 일할 사람인지그것만 보고, 그 이름에도장을 '쓱' 찍을 것이다'…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우리 함께 노래합시다/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그대 가슴에 깊이 묻어버리고/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요즘 어디에서나 흘러 나오는 이 노래. 오리지널 곡도 좋고 리메이크 곡도 좋다. 드라마가 뜨면서 같이 떴다. '응답하라 1988'의 메인 타이틀 곡 '걱정말아요 그대'다. 특히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요 대목이 마음에 와서 '확' 박힌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나름의 의미가 있으니 내버려 두라는 것이다. 나도 정말 그러고 싶다. 지나간 건 흘려 보내고, 새판을 짜 새 출발을 하고 싶은 마음 굴뚝 같다.미국, 영국 등 정치 선진국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물갈이'라든가 '영입'이라든가 하는 반민주적인 용어를 듣기가 어렵다. 막강한 정당 지도자라 하더라도 지구당의 의사에 반해 마음대로 '물갈이'를 하거나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행위는 꿈도 꿀 수 없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우 누구든 소속 정당의 지역활동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능력을 인정받게 되면, 자연히 의회로 진출하게 되고 능력 여하에 따라 총리까지 할 수도 있다. 이들은 '물갈이'로 들어간 소위 참신한 정치 신인도 아니고 '영입'으로 입당한 소위 덕망 있는 인물도 아니다. 미국도 마찬가지고 독일도 마찬가지다. 당대표가 마음대로 누구를 찍어내고, 누구를 공천하는 구태를 저지르면 당원들이 용서하지 않는다. 영국이나 독일이 우리 같은 저급 정치판이었다면 대처나 메르켈 총리도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총선을 한달여 남겨둔 우리 정치권을 보면 낯이 뜨겁다. 하긴 새삼스러운 모습도 아니다. 늘 보던 후진정치.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저급 정치의 극치다. 한번 찢어진 야권은 다시 통합론으로 시끄럽고, 여당은 공천 주도권을 놓고 친박과 비박 간 피를 보이기 시작했다. 하긴 그동안 수십번 수백번 봐왔던 너무도 익숙한 모습이다. 비상사태라고 테러방지법을 통과시켜 달라며 난리를 쳤던 새누리당을 보노라면 이러고도 집권당을 자처할 수 있나싶다. 하긴 야당이라고 크게 다를 것도 없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갑자기 국민의당을 향해 '야권통합론'을 들고 나온 것은 정치의 희화화를 불러왔다. 한달 전 외부에서 영입된 김 대표가 60년 역사를 가진 야당의 공천권을 휘둘러도 미운털 박힐까 한마디 말도 하지 못하는 제1야당의 민낯은 짜증 그 자체다. 두번에 걸쳐 대통령을 배출한 당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허약한 제1야당이다.상당수 국민들은 19대 국회를 헌정 사상 최악의 국회로 생각하고 있다. 길거리에서 '국회의원 전원을 갈아 치우자'는 성난 민성을 듣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눈치 빠른 국회의원들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그들이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구태를 반복하며 저지르는 것은 우리 국민들의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냥 내버려 두는 속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19대 국회를 그토록 욕하면서도,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그들에게 표를 던지는 이중적 정치성향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우리는 19대 국회가 무능하고,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이 '슈퍼갑질 전문 고액 연봉가'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번 총선에 전혀 변하지 않고 반성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에게 다시 표를 던질 것이다. 그들을 국회로 보내서 19대 국회 버금갈 무능한 20대 국회를 만들 것임을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 그리고 다시 국회의원 잘못 뽑았다고 뒤에서 손가락질 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러지 말자. 그런 뒷담화를 할 바엔 차라리 투표를 깨끗하게 포기 하는 게 낫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그냥 내버려 둬서는 안된다. 20대면 이제 엄연한 성인 아닌가. 진정한 성인다운 국회를 만들기 위해 이번 총선에선 지연 학연 혈연 모두 쓰레기통에 버리자. 정말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할 사람을 뽑아 보자. 그렇게 국민의 손으로 선거혁명을 이뤄보자. 나는 그럴 생각이다. 지연도 학연도 심지어 흡연까지 모두 지나가는 개에게 던져 줄 생각이다. 그동안 지지했던 정당도, 정치이념과 철학도 이번에는 쓰레기통에 버릴 것이다. 그리고 지역발전을 위해 제대로 일할 사람인지 그것만 보고, 그 이름에 도장을 '쓱' 찍을 것이다. 정말 그럴거다./이영재 논설실장이영재 논설실장

2016-03-07 이영재

[강은교 칼럼] 여기가 참 아름답다

차를 타고 지나갈땐 못보던언덕길의 수많은 것들과지하철속 스마트폰 삼매경 풍경빽빽한 엘리베이터안 유모차엄마의 언성·아이의 환한 웃음…사소한 사람들의 이곳이 아름답다언덕길을 내려간다.언덕길에는 차를 타고 지나갈 땐 못 보던 것들이 많이 있다. 아직도, 저런 곳이 있었나 싶은, 빨간색과 파란색이 줄 쳐진 이발소 표시의 등이 인상적인 이용원, 길가 공터에 고개를 쳐든 가느다란 파 들, 언뜻 바다를 생각나게 하는 어떤 집 담에 붙은 조약돌들, 아버지 어머니 며느리가 총출동 되어 닭백숙 쟁반을 나르던 식당이 '우다다 미술학원'이란 노란 페인트 글씨를 유리창에 써붙이고 생뚱맞게 우산꽂이를 앞에 세우고 서 있다. 유리창에 가득 붙어 나풀거리는 글씨들, 무지개빛 우산을 타고 금방이라도 하늘을 날 것 같다. 못 보던 꽃들도 있다. 길 한켠에 부끄러운 듯 서 있는, 구청에서 조성한 것이 분명한 바위들 사이에 팔이 가는 매화, 키도 작은 복수초 꽃잎. 차들이 마구 지나다니는 이런 길에서 꽃잎을 펼치다니, 참 용감하기도 한 꽃들, 세사람의 발레리나가 발을 곧추세우고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듯한 그림이 그려져 있는 무용학원과 떡들이 가득 놓여져 있는 떡집(오늘 떡들은 화사한 빵에 밀려나는 자신들의 처지를 아는지, 판자로 얼기설기 만든 가판대에 추레하게까지 보이며 앉아 있다)을 지나, 버스 종점을 지나, 노래없는 시대의 노래방을 지나, 팥칼국수 집을 지나, 늘 나에게 과일이 가득 매달린 열대의 어느 숲을 생각하게 하는 과일가게를 지나, 마네킹들이 몸매를 자랑하며 눈웃음치고 있는 아웃도어 매장을 지나, 김밥집을 지나, 민들레 내과라는 간판을 허공중에 뾰족이 세우고 있는 의원, 노란 민들레 허리를 떠올리며 역의 계단을 내려간다.마침 지하철이 온다. 천천히 서는 지하철 안이 환히 들여다보인다. 빈자리가 몇 개 있다. 아 저기 앉아야지, 지하철 문이 열리자마자 나는 지하철 안으로 부지런히 들어간다.그러나 발 빠른 어떤 청년이 나를 밀치듯 털썩 앉는다. 나는 머쓱해져 지하철의 손잡이를 잡는다. 청년은 눈을 내리깔고 주섬주섬 이어폰을 귀에 꽂는다.이윽고 열차가 떠나고 곳곳에 재빠르게 자리를 차지한 젊은이들이 모두 눈을 내리깔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앞을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불편한 사람이 혹시 있는지 주변을 살피는 사람은 물론 없다. 모두 스마트 폰을 들여다본다. 열차가 서자 얼른 일어나, 재빠르게 승강장에 내리는 사람들, 에스컬레이터를 탄다. 사람들에 밀려 넘어질 뻔하다가 겨우 에스컬레이터의 난간을 붙든다. 위로 올라간다. 어떤 빌딩, 유리문을 민다. 너무 무겁다. 미처 들어가기도 전에 앞사람은 문을 확 던지듯 밀치고 나간다. 유리창에 잠시 내 코가 박힌다.누구인가 내 발을 밟는다. 오히려 그가 나를 꼬나본다. 아래위로 훑어보기까지 한다. 나는 나도 모르게 "미안합니다"하고 고개를 꾸벅 숙인다.사람들로 빽빽한 어떤 엘리베이터의 안, 사람들은 앞사람의 머리꼭지를 보며 엉덩이가 서로 닿을 듯 서 있다. 갑자기 한 여자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공중을 찢는다. 또 한 여자의 비명 같은 목소리. 두 목소리는 싸우기 시작한다. 모두 깜짝 놀란다. 유모차에 탄 어린아이가 빽빽 울기 시작한다. 두 여자는 싸운다. 그중 젊은 여자의 목소리가 젊은이답게 더 힘 있고 날카롭다. "왜 유모차를 밀쳐요! 다시 한 번 유모차에 손을 대면 경찰에 신고할 거얘요." 경찰에 신고한다는 소리에 엘리베이터 안은 이상한 정적이 감돈다. 모두 뭔가 잘못한 듯이 고개를 떨군다. 엘리베이터는 5층에 멈춘다. "내가 누군지 알아? 뭐 이런 것들이 있어!" 그 여자가 유모차를 당당하게 밀고 문을 나간다. 모두 유모차에 몸이 닿을세라 이리저리 몸을 옹크린다. 그때다. 빽빽 울던 아이가 뒤를 돌아본다. 아이는 어느새 울음을 그치고 환히 웃고 있다. 눈부신 웃음, 환희의 눈동자란 저런 것인가! 엘리베이터 안이 포근해진다. 사람들은 모두 안도한다. 사소한, 참으로 사소한 사람들의 여기, 여기가 갑자기 아름다워진다./강은교 시인강은교 시인

2016-02-29 강은교

[홍창진 칼럼] 너는 장애인 아니냐?

겉은 멀쩡하고 화려한 사람들이되레 장애인을 무시하고 천대스스로 감추고 절대 드러내고싶지않은 것은 무엇이 있나요?만일 그렇게 살아왔다면 우리는장애를 넘지못한 마음의 미숙아평양을 함께 다녀온 스님의 이야기입니다. 스님이 평양을 다녀와서 동료 스님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거기 불교가 제대로 된 불교 맞아! 그거 다 북한 아이들 쇼 아닌가? 스님들은 다 가짜들이지?" 라고 묻는 스님들에게 "너는 진짜냐?"라고 쏘아붙이셨다고 합니다. 스님으로서 정진하지 못하고 속세에 물들어 헤매고 있다면 가짜와 다를 것이 무엇이겠습니까!겉보기엔 멀쩡한 정상인도 알고 보면 장애인이 참 많습니다. 자기들은 정상인이라면서 장애인을 무시하고 불쌍하다고 하지만 기실 자기 자신이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지내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묻고 싶은 말이 "너는 장애인 아니냐?"입니다. 장애는 장애를 인정하는 순간에 장애가 사라집니다. 그러나 장애인이면서 마음은 "왜 하필 내가 장애 여야 하는가?" "그 많은 사람 중에 내가 하필이면 내가 장애를 갖게 되었을까?" 하고 마음으로 원망하고 있다면 장애를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도움을 요청할 것은 하고 자기 장애 조건을 고려하여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열심히 하는 장애인은 더 이상 장애인이 아닙니다. 이미 그는 장애를 극복한 장애 모양 정상인입니다.정상 모양 장애인들도 장애 모양 장애인들처럼 불평불만이 하늘을 찌릅니다. "내 얼굴! 이게 뭐야! 좀 가냘프게 태어났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버지가 이때 말기 암에 걸리시면 어떻게. 이제 집 사려고 하는데 목돈 다 날리게 생겼네!" "사돈이 이러면 안되지! 제 아들은 뭐 잘 났다고 집 열쇠를 가져오래!" 이루 열거 할 수도 없는 불평들을 얼마든지 쏟아 냅니다. 장애를 인정해야 장애를 극복하는 것인데 스스로 정상인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과연 자기 앞에 장애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어떻게 보면 심각한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장애인을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자기 자신의 장애를 스스로 인정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것은 장애인도 정상인도 모두 어려운 일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장애인보다 정상인이 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장애인은 장애가 바로 드러나서 인정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억지로라도 받아들이게 됩니다. 물론 뼈를 깎는 고통을 수반하게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정상인은 장애가 눈으로 바로 드러 나지 않기 때문에 감추려면 얼마든지 감출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이 인정하지 않고 시치미를 뚝 떼면 얼마든지 인정 안 할 수 있습니다. 거짓말을 동원하면 더 화려하게 장애를 피해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애를 피해 간다고 장애가 극복되는 것이 아니기에 장애 극복은 정상인이 장애인보다 불리합니다. 거죽으로 멀쩡하다 못해 화려한 사람들이 알고 보면 장애인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오히려 장애인들을 무시하고 천대합니다. 이들은 모양으로는 장애인들을 보면서 자기의 치부를 보기 때문에 오히려 경악하고 발악하는 것입니다. 일종의 노이로제 정신병을 앓고 있는 것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불리는 것일 뿐 정상인인지는 되물어야 합니다. 내가 감추고 절대 드러내고 싶지 않은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혹시 우리는 이 장애를 감추고 평생 살지는 않았나요? 만일 감추고 살아왔다면 우리는 장애를 넘지 못한 마음의 미숙아입니다. 미숙아는 괴로움을 겪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가끔 겪는 우울과 분노는 혹시 여기서 기인하는 것은 아닐까요!/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

2016-02-22 홍창진

[서상목 칼럼] 북한 핵과 우리의 대응

한국은 단기적으로 핵개발 등위기상황에 대해 국제사회와北이 국제적 규범 지키도록'강제적 포용정책' 구사하며중장기적으론 북한 붕괴에도대비하는 양면전략 구사해야병신년 새해 벽두부터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한국은 물론 전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이제까지 북한은 매우 일관된 전략을 가지고 핵무기 개발의 꿈을 꾸준히 키워왔다. 북한의 핵개발과 관련하여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국과 미국은 물론 NPT, IAEA 등 국제사회 전체가 북한으로부터 철저히 기만당했다는 사실이다. 또한 중국과 같은 개방정책을 추진하면 정권유지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북한은 핵개발을 통한 '벼랑 끝 외교'의 구사만이 경제적으로 절대적 우위에 있는 남한에 흡수당하지 않으면서 정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고 있다. 이제까지 북한 핵개발에 대한 국제적 협상이나 압력이 북한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은 북한이 핵무기를 가장 핵심적 생존수단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북한은 이번 제4차 핵실험을 통해 사실상 핵보유국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핵실험이 북한이 주장하는 수소폭탄은 아니더라도 원자탄보다 2~5배 정도 위력이 큰 이른바 '중폭핵분열탄' 실험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 이는 북한이 핵무기의 소형화와 경량화에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음을 의미한다. 이에 더해 연이는 광명호 4호 미사일 발사를 통해 북한은 사정거리가 1만3천㎞나 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핵무기 탑재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였다. 이러한 북한의 핵능력의 고도화와 미사일 개발은 한국의 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확실하다. 남북한과 같이 적대적 상태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한쪽은 핵보유국이 되고 다른 한쪽은 비핵국인 경우, 비핵국은 핵보유국의 인질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과 같이 강한 불량성이나 테러의 특성을 갖고 있는 국가가 핵보유국이 되는 경우, 비핵국의 입장은 무장한 조폭 앞에 맨손으로 서 있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이와 같이 한국의 안보상황이 풍전등화와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북한 핵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는 무관심 또는 무대응으로 일관해왔다고 할 수 있다. 2006년 이후 북한이 공공연히 네 차례의 핵실험과 여섯 차례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국민들과 언론의 반응은 얼마 후에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함으로써 북한 핵에 대한 불감증만 높아진 것이 지금까지의 한국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의 대응은 과거와는 다른 보다 강력하고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지속해서 추진해야 할 것이다.우선 군사적으로 핵과 미사일 부문에서의 남북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미군 전술핵의 남한내 재배치를 추진함은 물론이고, 그간 중국의 반대로 결정을 미루어온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국 배치를 조속히 결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미국과의 긴밀한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한국의 핵연료 재처리 능력과 미사일 자체개발 능력을 지속적으로 제고하는 노력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에 더해 북한 핵과 관련하여 이해관계가 비슷한 미국과 일본과의 협력관계를 보다 긴밀히 함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하여 유엔차원의 대북제재의 강도를 높이려는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한국 정부가 취한 개성공단의 전면 중단 조치 역시 불가피했다고 판단된다.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는 북한에게 연 1억 달러의 외화를 안겨주는 개성공단을 운영하면서 한국 정부가 유엔에서 다른 나라들에게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에 동참해달라는 호소를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번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남북관계는 중대한 기로에 놓이게 되었다. 이제 한국은 단기적으로 핵개발 등 위기상황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이 국제적 규범을 지키도록 채찍을 활용하는 '강제적 포용정책'을 구사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내부적 모순에 의한 북한의 붕괴에도 대비하는 양면전략을 구사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된다./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

2016-02-15 서상목

[이남식 칼럼] 백남준 다시 보기

新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시도오늘날 화두인 '창조경제'를이미 80년대에 던졌다는 점그의 실험정신·인간미 등을 통해인류사회에 새로운 시대정신을잉태했다는 사실 잊지 말아야지난 1월 29일은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선생 (1932~2006)서거 10주기였다. 거장이 떠난 지 10년을 맞아 국내외적으로 백남준을 재조명하는 작업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아직 많은 사람은 백남준이 어떤 분이며 어떠 한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그에 대한 일반 평가가 너무 절하되어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그가 남긴 대부분의 비디오아트가 이미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TV 브라운관을 사용하고 있고, 영상을 재생하는 장치 또한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것이 많으므로 이에 대한 유지 보존 또한 문제로 지적되면서 단색화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세계미술 시장에서 대단히 저평가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올해 벌어지고 있는 백남준을 기념하는 여러 가지 의미 있는 행사 중에서 실제로 백남준 선생과 스튜디오에서 함께 작업하였던 세 분이 10년 만에 다시 한자리에 모여 거장을 기억하며 어떻게 앞으로 백남준의 작품을 유지 보존할 것인가에 관한 워크숍을 열어 많은 소장자, 갤러리, 학계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마크 파스팔, 폴 게린, 그리고 이정성 세 분은 백남준 선생과 함께 작품의 기술적인 부분을 함께 작업하였던 분들로, 아날로그적으로 영상을 편집하거나 전자회로를 설계하고 제작할 수 있는 테크니스트 (technician + artist)들이다. 이분들의 회고담을 들어 보면, 백남준 선생은 당시 최첨단 기술인 텔레비전의 새로운 예술 미디어로서의 가능성을 누구보다 먼저 일깨우기 위하여 최고의 기술자들과 협업을 시도하였다. 비디오편집기나 비디오분배기가 없던 시절에 스튜디오에서 직접 제작한 장치들을 이용하여 영상을 편집하고 많게는 1천대가 넘는 텔레비전 세트들을 동시에 조작하는 작업들을 하기 위하여 백 팩토리 (PAIK FACTORY)를 만들어 프로덕션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앤디워홀의 팩토리와 비견할 만하다. 하지만 백남준의 진면목은 미래를 예측하는 안목이 아닐까 한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예술가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조지 오웰은 그의 소설 '1984' (1949)에서 보여준 모든 삶을 감사하는 빅브라더로서의 텔레비전이 아닌, 새로운 유희의 대상이며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기술, 후에 인터넷의 등장으로 사용된 '인포메이션 수퍼하이웨이'는 백남준이 처음으로 사용한 '일렉트로닉 수퍼하이웨이'에서 기인한 것처럼, 낙관적인 미래를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새로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시도하였다는 점에서는 마치 창조경제를 지향하는 오늘날의 화두를 이미 80년대에 던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까닭에 베니스비엔날레에서는 1993년 백남준특별전과 함께 '황금사자상'을 수여하며 그의 예술적 기여를 인정한 것이 아닌가 한다. 그가 보여준 실험정신과 유머, 인간미, 배려함 등을 통하여 새로운 시대정신을 잉태하면서 인류사회에 큰 획을 그은 것이다. 아쉽게도 예술에 대한 이해나 환경이 척박했던 시절에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다 보니 이제는 많은 사람의 기억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듯하다. 다행히도 경기도의 백남준 아트센터는 백남준의 비디오아트의 원형을 잘 지키며 이를 발전시켜 가는 세계적인 센터로, 백남준 선생의 삶과 그의 작품을 이해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가 아닌가 한다. 이러한 장소를 더 많은 사람이 자주 방문하면서 한 시대의 정신을 이끈 거장들의 영감을 받아 이 시대에 새로운 창조의 불씨를 지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백남준 선생은 생전에 향후 자신의 작품을 어떻게 관리해 갈 것인가에 대하여 지침을 남기셨다. 비디오 관련 기술은 5년이 멀다 하고 발전하고 있으므로 원래 텔레비전의 브라운관이 이제는 더 이상 생산되지 않으며, VHS비디오나 레이져 디스크도 모두 디지털로 바뀌었다. 백남준 선생은 이를 예견하여 외형의 조형적인 형태는 유지하되 기술의 진보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기술로 대체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놓은 것도 아마 미래를 직시하셨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이제 돌아가신 지 10년, 백남준의 의미에 대하여 다시 새겨볼 때이다./이남식 계원예술대학 총장이남식 계원예술대학 총장

2016-02-01 이남식

[오대영 칼럼] 창조경제의 핵심 '컬러문화'

토론·대화 중시하는 유대인의창의성은 '하브루타'에서 나온다군대조차 장군·사병 토론할 정도미국에서 성공한 IT 기업들은직원 개성 매우 중요시하는데 이들이 미래사회 인재이기 때문흑백사진에는 단순하면서도 은은한 맛이 있다. 그러나 컬러사진에 완전히 밀려나 보기 힘들게 된 데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한계 때문이다. 컬러사진은 여러 색의 조화를 통해서 세상의 참모습을 그려낸다. 사람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싶어하기 때문에 컬러사진을 더 좋아한다. 흑백사진과 컬러사진을 굳이 문화에 비교한다면, 아마 흑백문화와 컬러문화가 될 것이다. 흑백문화는 모든 것은 예스(Yes)와 노(No)로 구분하는 문화, 컬러문화는 여러 색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연초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든 것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회사 등산대회에 참가했다가 숨진 한 회사원에 대한 서글픈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산행의 강제성이 없었다고 하지만, 유가족과 동료들은 사실상 강제적이었다고 주장한다. 회사 회장이 직원들의 체력강화를 중시해서 매년 연례행사가 된 산행이고, 불참자는 자비로 높은 봉우리를 등정했다는 인증 샷을 찍어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에는 임직원 500여명이 무박 2일로 이 산을 완주(13㎞)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불참할 수 있을까.우리나라 기업에서는 종종 오너나 CEO의 개인적인 취미나 생각에, 임직원들이 모두 일사불란하게 따라가는 일이 벌어진다. 때로는 여행, 바둑, 독서 등 취미활동도 은연중에 맞춰야 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특히 건강관리는 대의명분이 좋기 때문에 강요되기도 한다. 지금은 많은 건물에서 흡연이 법으로 금지되었지만, 과거에 모 기업은 회장의 지시로 모든 직원이 회사 건물 안팎에서 금연을 해야 했다. 그래서 흡연자들은 회사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가서 담배를 피웠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우리 기업에는 흑백문화가 많이 남아있다. 이는 개인은 물론 우리 기업과 사회에 많은 손실을 가져온다. 구성원의 조직에 대한 불만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적으로 부유해진 사회와 자율적인 교육 문화 속에서 성장한 젊은 세대에게 이런 문화는 비민주적이고, 강압적인 문화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이런 문화가 싫어서 어렵게 취업한 기업을 떠나는 직원들도 나온다. 지난해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405개 기업을 조사했더니, 1년 이내에 퇴사한 대졸 신입사원의 비율이 25.2%나 되었다.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는 '조직과 직무적응 실패(47.6%)'이었다고 한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지난해 입사 1년 이하의 직장인 352명을 조사했더니, 83.8%가 회사를 떠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낮은 연봉 수준'이 가장 많았지만, '열악한 근무환경', '직무와 적성 불일치', '상사, 동료와의 불화' 등 조직문화와 관련된 이유도 매우 많았다. 기업이 신입직원을 선발해서 회사 업무를 교육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그런데 많은 신입직원들이 1년 안에 떠나면, 개인의 재취업 비용과 기업의 교육비용, 사회의 고용불안 비용을 합치면 적지않은 손실이다. 기업은 조직이기 때문에 때로는 흑백문화가 필요할 때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잘 살기 위해서 지향해야 하는 미래문화는 컬러다. 창조경제의 핵심인 창의성은 여러 색이 잘 조화될수록 더 아름다운 컬러문화에서 나온다. 다양성과 자율성이 창의성의 토양이기 때문이다. 창의성은 이질적인 여러 문화가 만날 때 더 커진다. 성공한 벤처기업이 많아 '스타트업' 국가로 유명한 이스라엘은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의 모델이었다. 유대인의 창의성은 '하브루타'에서 나온다. 토론과 대화를 중시하는 교육방법이다. '하브루타'는 유대인의 오랜 전통이다. 사회는 물론, 군대에서도 장군과 사병이 토론을 할 정도다. 다양한 색깔이 모이면 때로는 잡음이 날 수도 있지만, 무색무취보다는 낫다. 그래야 발전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성공한 IT기업들은 직원의 개성을 매우 중시한다. 다양성이 특징인 미래사회에서는 이런 직원들이 인재이기 때문이다. 컬러사진이 새삼 아름답게 느껴진다./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2016-01-18 오대영

[이준우 칼럼] 깊은 성찰이 필요한 우리 사회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삶의 형태가 고착화 된 현실부모자식·세대·스승과 제자 간갈등·반목의 골 너무 깊어사회지도층부터 열린 시각과포용하는 마음으로 협력 이끌어야 새해 벽두부터 북한 때문에 온통 난리법석이다. 정치권도 장난이 아니다. 여당과 야당, 그리고 야당끼리도 서로 물고 뜯고 싸우느라 민생은 관심도 없다. 그러는 사이 국민들의 복장만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 전셋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가계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내 집 마련은커녕 전세대란으로 그나마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쫓겨날 지경에 처한 소시민들, 언제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수많은 직장인들, 노후준비를 하지 못한 채 노년을 맞이하여 수심에 가득 찬 어르신들에게는 당장의 전쟁촉발 위기도 문제지만 오늘 내일 먹고 살 일이 더 걱정이다.반면, 부모가 물려준 재산으로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사는 이들, 1980~90년대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기반으로 한 몫 잡은 부자들, 정부의 각종 혜택으로 거부가 된 재벌들과 그 2세들의 목소리는 너무 자신만만하고 당당하다.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고 타인의 고통과 어려움에 대해 공감하는 자세는 없어 보인다.새해가 시작된 지 열흘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우리 사회는 희망은커녕 실망과 절망에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암울한 현장이 되어 가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실망과 절망의 끝에서 사망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사망이란 단지 생명의 끝이 아니라 자신의 꿈과 희망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살아갈 이유와 소망을 잃어버린 채 유지되는 생명은 살아있으나 죽은 거나 매한가지다.우리 사회를 가만히 들여다보자. 온통 3망으로 가득 차 있음을 알 수 있다. 실망, 절망, 사망으로 말이다. 일자리가 없어 실망하고 절망하고 사망에 이르는 젊은이들의 통곡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직장에서 사장이나 상사의 갑질에 고통당하면서도 호구지책으로 밤낮없이 일해야 하는 근로자들의 소리 없는 탄식이 보이지 않는가? 정규직에 비교당해서 상심에 젖어 있는 수많은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애환이 느껴지지 않는가? 부자노인의 여유로운 일상은 일부일 뿐 지금도 거리에서 노숙하거나 보일러도 가동되지 않는 차디찬 방에서 잠을 청해야 하는 어르신들이 가슴에 다가오지 않는가?너 나 할 것 없이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삶의 형태가 고착된 우리 사회다.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 젊은 세대와 노년 세대,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 간의 갈등과 반목의 골이 너무 깊게 패였다. 무언가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이대로 갔다간 우리 사회에는 미움과 불신, 이기적인 자기욕망만을 향한 아귀다툼으로 가득 찬 생지옥이 될지 모른다. 깊은 자기성찰이 바로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이유다. 자기중심적인 생각과 느낌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더불어 공존하는 데까지 다다르는 폭넓은 사고와 감정의 확장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공멸할 수밖에 없다.나만을 위한 생각과 감정에서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인정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그 물꼬를 터야 한다. 맑은 정신과 깊은 사랑의 마음으로 내가 아닌 타인을 향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모범을 누군가가 먼저 시작해야 한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어떤 일이든지 전파되기 십상이다. 그러니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사회지도층부터 솔선수범할 필요가 있다. 열린 시각과 존중하는 마음으로 좌와 우, 안과 밖, 위와 아래가 서로를 향해 바라보는 깊은 성찰을 해야 한다. 대립과 반목, 지엽적이고 비본질적이며 소모적인 논쟁으로 분열을 일삼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남을 이해하고 포용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실천해야 한다.여당 의원들과 야당 의원들이 민생의 절절한 아픔과 어려움을 머리와 가슴에 새기며 지역의 현장으로 달려가 머슴처럼 진짜 일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만이 아닌 타인까지도 아우르는 깊은 자아성찰이 필요하다. 정치권에서부터 출발해서 교육 현장과 일터, 가정까지 화해와 평화가 회복되어야 한다. 나를 먼저 돌아보고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게 대한민국이 살 길이다./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2016-01-11 이준우

[오대영 칼럼]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인성문화’

앞차 천천히 간다고 보복운전층간소음 갈등으로 인명 살상 등참지 못하고 극단적 행동 만연새해에는 타인에 관용 베풀고여유 되찾는 선진국 위상 걸맞게인지능력 키우는 노력 확산되길연말을 맞아 우리 사회의 지난 1년간 모습을 돌아보면, 사람들이 항상 누군가와 갈등하면서 긴장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모습이 더 심해졌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얼마 전부터 심심치 않게 뉴스에 등장하는 보복운전만 해도 이제는 일상이 되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최근 운전자 1천30명을 설문조사 했더니 41%가 보복운전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더 놀란 것은 보복운전을 당한 이유다. ‘앞에서 천천히 갔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절반으로 가장 많았다. 천천히 간다고 보복운전을 하는 것이 지금의 우리 운전문화다.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분쟁도 날로 증가한다.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층간 소음 민원은 2012년 7천21건에서 2014년 1만6천370건으로 급증했고, 올해는 상반기까지 8천537건이 발생해서 작년보다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더 큰 문제는 갈등 해법이 날로 광폭해진다는 점이다. 보복운전, 층간소음으로 인명을 살상하는 일까지 발생한다. 주차갈등으로 살인하는 등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참지 못한다는 것이다. 보복운전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68%는 ‘개인의 급하고 참지 못하는 성격’을 들었다. 우리 사회는 과거보다 경제적으로는 매우 풍요로워졌다. 그러나 삶은 더 각박해진 느낌이다. 마치 윤활유 없이 삐거덕거리며 돌아가는 톱니바퀴와 같다고나 할까. 우리나라의 자살 사망률이 2003년 이후 계속해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1위인 데는 이런 사회문화도 상당히 일조하지 않았나 싶다. 이는 우리 경제가 불과 몇십 년 만에 빠르게 발전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부작용인 ‘과열경쟁 문화’가 낳은 후유증이다. 경쟁은 발전을 위해 필요하지만, 지나치면 타인에 대한 관용과 배려의 정신을 잃게 된다.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들은 이런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 몇 년 전부터 학교에서 인성 교육을 강화해왔다. 인성교육은 안전하고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가족, 친구, 이웃, 지역, 국가의 일원으로 함께 살고 일하는 데 도움을 주는 사고와 행동의 습관을 가르치는 것이다. 그래서 인성교육은 타인존중, 정의, 시민의식, 책임 등을 핵심 윤리가치로 이해한다.그러나 국제적으로는 윤리 차원을 넘어, 인성을 새로운 ‘비인지적 자본’의 핵심으로 인식하는 추세다. 지금까지는 지식과 같은 인지적 자본만을 중시했다면, 이제는 인성을 매우 중요한 사회자본으로 보는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이 2014년에 펴낸 ‘21세기 글로벌 교육개혁 동향 분석 연구(Ⅱ): 비인지적 역량 개발을 통한 창의 인성교육 국제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OECD는 ‘비인지적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도구사용 능력, 이질집단 내 소통능력, 자율행동 능력을 핵심으로 제시하였다. 캐나다의 토론토 대학은 2011년 글로벌 창의성지수(GCI)를 발표하면서, 기술, 재능, 관용을 핵심요인으로 규정하였다. GCI 점수가 높은 국가는 경제적 성취, 행복감, 삶의 만족도가 높고, 경제적 불평등이 낮았다. 미국과 싱가포르는 인지적 역량뿐만 아니라 비인지적 역량 개발을 통한 창의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그 근간은 타인 존중, 책임감, 보살핌, 복원력, 조화와 같은 인성이다. 이같이 본다면 우리 사회의 비인지적 역량은 매우 낮다. 이는 결국 사회적 자본 역량과 창의적 경쟁력을 낮추지만 사회적 긴장과 갈등으로 인한 비용은 증가시킬 것이다.선진국은 단순히 경제적으로 부유하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과거 영국에 갔을 때 자동차 운전자들이 어린이, 여성,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를 상당히 배려하는 것을 보고 선진국의 참된 모습을 느낀 적이 있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인성 문화인 것 같다. 새해에는 학교의 인성교육을 넘어, 사회적으로도 관용과 여유의 문화를 되찾고, 선진국 한국의 위상에 걸맞은 인성문화를 발전시키는 노력이 확산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2015-12-28 오대영

[소성규 칼럼] 통일 후 북한 토지 사유화 방안은?

농지, 합유지분 형식으로 출자공동사업 목적 조합 설립주택, 국가·공공기관 소유는거주자에 임대후 사유화 가능보전·비축용 토지는 국공유하되필요할때 개발권 민간에게 부여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이 핵폭풍처럼 다가와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그리고 연구기관들이 서로 다투어 통일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노래가사처럼 하루빨리 통일이 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통일은 바람처럼 갑자기 자고나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미리 준비를 하여야 할 것이다. 사실, 고대부터 근대,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전쟁에서 승리한 국가나 패배한 국가에서 실시한 최초의 조치가 토지의 몰수 및 재분배였다. 19세기 제국주의 국가들이 식민지에서 실시한 최초의 사업도 토지조사 사업이다. 그리고 20세기 중반 서양 열강으로부터 독립을 얻어낸 제3세계 국가들이 최초로 추진한 것 역시 토지제도 개혁이다. 따라서 통일이 되면 최우선적 선결과제가 북한 주민들의 토지문제일 것이다. 그동안의 논의를 살펴보면, 초기에는 월남자들의 소유권 회복의 관점에서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이후에는 통일된 이후 북한지역의 신속한 경제회복의 관점에서 북한의 국유재산을 어떻게 사유화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정책적 논의로 발전해 가고 있다.국유재산의 사유화는 국유재산이 국유화된 원인을 기준으로 공산주의 국가 성립초기에 불법적으로 몰수된 국유재산의 원소유자에 대한 반환 또는 보상의 문제(재사유화)와 시장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반적인 국유재산을 국민들에게 분배 등의 방식으로 사유화하는 문제(협의의 사유화)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자의 경우 광의의 불법청산의 문제로 분류되기도 하며, 후자의 문제는 체제전환 지원법제의 문제의 일환이라고도 볼 수 있다. 재사유화 방안과 관련해서는 원물반환, 보상, 재국유화, 공공임대제, 보상을 전제로 한 재국유화 정책 등 다양한 견해가 있다.통일의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통일 후 북한 토지를 사유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북한 토지에 대한 현황조사가 필요하다. 그러나 북한은 현재 접근 불능지역이기 때문에 부산 국가기록원에서 잠자고 있는 북한 지적원도를 디지털화하고, 공간정보인 위성영상을 중첩하여 국공유지와 사유지를 구분한 후 토지 사유화 계획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통일 후 북한 토지에 대하여 즉각적으로 사유화 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농지·주택지·산업용·상업용 토지는 즉시 사유화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방식은 각각 다를 수 있다. 특히 농지는 효율적인 생산을 위하여 합유지분의 형식으로 농지를 출자하여 공동사업 경영을 목적으로 하는 공동소유 형태인 합유적 조합을 설립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주택의 경우 개인이 모은 재산으로 지은 것은 즉시 사유화하되, 국가나 공공기관이 지은 주택은 현재 거주자에게 임대하고 이들이 매수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사유화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행정재산·재정재산이나 보전용·비축용 토지 그리고 산지는 국공유로 하되, 국토종합계획에 따라 필요한 때에는 이용권이나 개발권을 민간에게 부여하는 방안이 있을 것이다. 즉시 사유화 방안과는 별개로 단계별 사유화 방안도 있을 것이다.사실 통일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장래의 사실이기 때문에 통일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미리 정확히 예측하여 대비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북한과 유사한 사회주의 국가체제에서 통일 후 체제전환을 한 독일과 베트남 그리고 자본주의 경제제도를 접목시킨 러시아와 중국의 토지 사유화 방안을 반면교사로 삼아 그 위험성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참고로 독일은 신탁법과 신탁청이라는 기관을 통해 이러한 작업을 수행했다. 신탁청은 매우 포괄적이고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짧은 시간내에 8천여개의 기업과 4만개의 작업장을 사유화하는 작업을 수행한 한 바 있다. 우리가 원하는 통일은 우리 동포, 우리 형제자매인 북한주민의 생활안정과 북한경제의 조속한 재건을 통한 북한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바로 그런 통일이다./소성규 대진대 법무행정대학 원장소성규 대진대 법무행정대학 원장

2015-12-21 소성규

[오대영 칼럼] 자녀의 미래비전 먼저 찾아야

나날이 급변하는 세상에서목표를 세우지 못하면 평생 방황명문대 선호 과감히 떨쳐내고자녀와 함께 꿈 설계하는게 우선 수능성적 안 좋더라도따뜻하게 감싸주고 격려해줘야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내일 발표된다. 매년 겪는 일이지만, 많은 가정에서 희비가 엇갈릴 것이다. 우리만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특히 ‘대학 간판’이 인생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한국적 상황을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학에 못 간다고 해서, 혹은 세칭 명문대에 가지 못한다고 해서 낙담할 이유는 전혀 없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지금의 청년 세대가 살아갈 세상은 누구도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변화 속에서 이미 대학간판의 위력은 예전보다 약해졌다. 명문대를 졸업하고도, 50대 초반에 기업에서 은퇴해서 놀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20년 내에 다가올 변화는 더 엄청나다. 인류는 18세기의 1차 산업혁명, 20세기 초의 2차 산업혁명을 거쳐 1970년대에 등장한 전자기술과 IT기술의 3차 산업혁명기를 살고 있다. 그리고 2020년에는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와 제조업이 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기가 도래한다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은 새로운 융합 산업과 서비스 산업을 창출하는 ‘인터넷 융합경제(IConomy)’이다. 제조업과 사물인터넷이 결합해서 공장 생산시설들을 지능화, 네트워크화한 스마트 공장(smart factory)이 주축이 되는 4.0 산업(industry 4.0) 시대가 열린다. 그러면 산업기기와 생산과정이 모두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자동화와 디지털화가 가능해진다. 이미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로봇산업 등은 신성장 산업으로 부상했다. 기술 발전은 항상 산업과 직업 구조의 변화를 가져왔다. 4차 산업혁명기의 특징은 ‘소멸과 창조’인 것 같다. 디지털화, 융합이 가능한 직업은 모두 자동화된다. 미국에서는 현재 직업 가운데 50% 이상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2모작, 3모작 인생 시대가 열렸지만, 지금의 청년세대는 더 많은 ‘모작 인생’을 살아야 한다.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에서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핵심 분야의 필수인력을 제외하고는 비정규직이 증가한다. 그래서 고용 불안정성, 소비 위축, 내수시장 축소 등이 우려되고 있다. 괴로운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4.0 산업시대에는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해지고, 전에 없는 다양한 직업이 생기기 때문에 새로운 기회도 많이 생긴다. 3차 산업혁명기에 구글, 아마존 등 인터넷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사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혁명적인 변화의 시기에는 새로운 인재를 요구한다. 이를 먼저 준비하는 사람이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미래시대에는 무엇보다 자신만의 기술과 창의성, 그리고 미래비전이 중요할 것 같다. 특히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 기술이다. 4.0산업혁명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국, 일본은 작년부터 초·중·고에서 소프트웨어 코딩교육을 시작했고, 우리도 2018년도부터 초·중·고에서 실시한다. 기술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창의적 사고능력이다. 창의력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며, ICT가 창출하는 창의경제의 기본이다. 창의성 발달을 위해서는 활발한 토론문화, 다양성, 풍부한 상상력, 지적 호기심,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도전하고 실패할 수 있는 자유 등 여러 문화적 기반이 필요하다. 특히 실패할 수 있는 자유는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자유롭게 도전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수능 성적이 나쁘더라도, 따뜻하게 감싸고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능 성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자녀들이 평생의 미래비전을 갖도록 하는 일이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미래비전이 없다면 변화에 휘말려 평생 방황하게 된다. 명문대 졸업을 앞두고도 꿈을 찾지 못해서 방황하는 대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엄청난 개인적, 사회적 낭비다. 이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명문대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자녀의 미래비전을 먼저 찾아야 한다. 대학 간판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서, 자녀와 함께 미래비전을 찾고, 실현할 방법을 고민하면서 대입을 준비하는 부모가 현명한 세상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2015-11-30 오대영

[소성규 칼럼] ‘K-디자인빌리지’ 성공적으로 조성되려면?

적정한 가격으로 부지 매수와유치전 지역간 갈등해소 노력대학연계 전문인력 활용하고대상지로 원활한 접근성 위해교통문제 해결 머리 맞대야예산확보 위한 민간참여 유도도올해 경기북부지역을 달구었던 최고의 이슈중 하나는 경기도가 주관해 추진한 K-디자인빌리지 조성사업(Korea Design Village Project)이다. 의정부, 양주, 동두천, 포천시가 유치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막판에는 양주와 포천으로 압축되었고 최종적으로 포천시 소흘읍 고모리 일원으로 확정되었다. K-디자인빌리지 조성사업은 “경기북부지역 제조업의 30%에 달하는 섬유·가구산업에 디자인과 한류를 접목해 창조·융합을 통한 차세대 먹거리로 만들어보자”는 남경필 경기지사의 제안에 따라 시작되었다. 남 지사의 ‘넥스트경기 15대 역점사업’중 하나이다. K-디자인빌리지 조성사업은 포천시를 포함한 상대적으로 낙후된 경기북부지역의 활성화 및 우리나라 패션(스타일) 산업의 신성장동력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고품격 Life Style (Fashion) Cluster 조성사업의 하나로 진행되고 있다. 유치과정에서 각 지자체는 자기 지역의 강점을 내세워 치열한 유치전을 벌였다. 반대로 생각하면, 대상지로는 탈락했지만, 각 지역의 강점을 포천지역과 연계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는 않을까? 왜냐하면 이들 지역은 행정적으로는 구분되어 있지만, 하나의 생활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의정부는 K-POP, 신세계프리미엄 아울렛, 뽀로로 테마파크, 양주는 섬유종합지원센터와 회암사지, 대장금 테마파크, 양주 관아지 등 다양한 문화예술 자원이 있다. 가죽패션의 중심지 동두천은 가죽산업 연계 원도심 재생사업을 연계하면 그 시너지 효과는 아주 클 수 있다. 과열된 유치전의 열기를 연계전략으로 승화하면 어떨까?이런 점에서 K-디자인빌리지는 경기북부를 넘어, 대한민국, 아시아, 더 크게는 전 세계를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디자인의 창조융합 공간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몇 가지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첫째, 대상지 토지 소유자와의 원만한 토지매수이다. 적정한 가격으로 토지매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주변지역 부동산 가격 안정화 방안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둘째, 유치전에서 벌어진 지역 간의 갈등해소 노력과 경기대진테크노파크를 중심으로 한 주변지역 대학과의 연계를 통한 전문인력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셋째, 대상지에 대한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 등을 포함한 각종 행정절차의 원활한 수행이다. 행정절차에서 중앙정부와의 마찰은 불가피하리라 예상된다. 대상지는 광릉수목원이 인접한 지역으로 UNESCO가 지정한 생물권 보전지역 전이·완충지역에 해당한다. 경기도 광릉숲 생물권 보전지역 관리 조례에 의해 설치된 관리위원회의 심의를 포함한 환경부(한강유역환경청), 국토교통부, 산림청(국립수목원) 등 중앙정부와의 원활한 행정절차를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국책사업으로 승화 발전시켜야 하며 이 경우 특별법을 통한 특별계획구역으로의 지정을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넷째, 대상지로의 원활한 접근을 위하여 2017년 완공목표로 진행 중인 포천~구리간 고속도로와 연계되는 제2외곽순환도로인 포천~화도 구간에 K-디자인빌리지로 진입하는 IC 신설과 철도문제 등을 포함한 교통문제 해결에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이 문제는 포천만이 아닌 경기북부 전체의 문제이다. 전체 지역 주민이 한목소리를 내야 하는 이유이다.다섯째, 이 사업은 약 7천억원이 소요되는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경기도 예산만이 아니다. 민간투자자 예산이 포함되어 있다. 우선 경기도 예산확보가 관건이다. 민간 투자 유도를 위해서도 이들을 유치할만한 강점과 세제혜택을 비롯한 다양한 유인책이 필요하다.K-디자인 빌리지 사업은 현재 경기도가 주관하여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 사업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대한민국의 국책사업으로 될 수 있도록 경기북부 지역주민의 지혜가 필요하다. 그래서 K- 디자인 빌리지 사업의 영문명이 ‘Korea’ 인 것 같기도 하다./소성규 대진대 법무행정대학 원장소성규 대진대 법무행정대학 원장

2015-11-16 소성규

[이준우 칼럼] 수화를 언어로 인정하는 대한민국

농인들 삶의 질 향상시키고자존감 높여주는 ‘한국 수어법’정치권, 공식·제도적 인정하는법안통과 외면말고 서둘러야그들에겐 교과서 문제보다언어로 인정 받는게 더 급하기에2013년에 4개의 수화언어 관련 법안이 국회에 발의될 때만 해도 수화를 주된 언어로 사용하며 살아가는 농인들은 환호했고, 금방이라도 수화가 언어로 인정될 것처럼 들떠 있었다. 수화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차별받고 설움을 경험해왔던 날들을 이젠 더 이상 현실에서 마주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여겼기에 한없이 기뻐했다. 하지만 2015년이 저물어가는 지금까지도 수화언어 관련 법안은 통과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본격적인 논의는 시작도 해보지 못한 채 폐기 처분되어가는 형국이다. 수많은 농인들이 낙심하고 좌절감에 빠져들고 있다. 자신들의 언어를 언어로 인정해 달라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권리조차도 외면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인 것이 심히 유감스럽다.농인들이 손과 표정으로 의사소통하는 언어인 수화는 음성언어 중심의 사회에서 지속해서 단죄되거나 폄하되었다. 그래서 그 이름도 ‘수어’가 아닌 ‘수화’로 명명되어 왔던 것이다. 수화를 언어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농인들은 생활 속에서 가장 중요한 시각적인 정보수용이나 농인의 특성에 적합한 정보제공 등을 외면받거나 소외되어 그 결과 정보화 사회에서 가장 정보에서 배제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물론 최근 국립국어원과 한국농아인협회가 우리나라의 농인들을 위해 하나의 커다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경우는 아주 특별하다. 무려 1만535개의 수화 전문용어를 표준화하여 사진과 영상으로 구성된 수화 콘텐츠를 개발하는 사업을 비롯해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의 대표적인 유물 총 650점의 설명을 수화로 만드는 일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올해 이들 사업이 마무리되고, 내년 초에 농인들에게 제공될 터인데, 벌써부터 농인 사회에서는 기대가 크다.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다양한 용어들이 수화로 정리되어 있지 못했기에 답답했고, 정부가 만든 박물관들을 가도 재미와 의미를 경험할 수 없었던 농인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엄청난 수화 콘텐츠가 정부 주도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가슴 벅차기만 하다. 그렇지만 이것뿐이다. 그 어느 곳에서도 농인을 위한 ‘수화’ 중심의 정보 제공을 구체적으로 시도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농인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수화가 언어적 서비스로 제공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는 것이다.일각에서는 농인들도 글을 알 테니까 자막으로 정보를 접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한다. 하지만 농인들 자신은 언어로서의 수화에 의한 완벽한 의사소통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그들은 수화가 훨씬 편하다. 수화가 모어(母語)이고 한국어는 제2언어인 것이다. 솔직히 구화나 문자는 농인들에게는 참 성가시고 힘든 방식이다. 농인들은 단지 말하지 못하는 장애인이 아니라 말하는 방법이 다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농인들이 수화를 사용하는 것을 무능한 것으로 치부하는 음성언어 중심의 사회에서 교육, 취업, 정보 접근, 문화향유, 지역사회 참여 등 전 영역에서 농인들을 소외시키고 차별하는 ‘사회 인식 및 제도’와 ‘교육 및 문화 환경’ 등에 있다.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 수어법’ 제정은 향후 농인 복지와 교육, 치료와 재활 등이 올바르게 자리매김하는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화가 언어로서 공식적인 지위를 획득하게 되면 수화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인식도 달라질 것이다. 동시에 농인들의 자존감을 높여 삶의 질 또한 높이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정보통신 관련법’ 등 농인에 차별적인 제도들에 대한 개정 운동이 뒤따라 일어나고 그 다음 사회적 서비스들의 개선이 본격화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음성언어가 주류인 우리 사회에서 의사소통의 장애로 인해 다양한 정보 소외를 경험하고 있는 농인들에게 수화통역서비스를 지원하는 일이 보다 더 법적으로 확대될 것이고, 이는 청각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언어를 권리로서 보장하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정치권에서 ‘한국 수어법 제정’을 하려는 움직임은 사라져가는 느낌이다. 안 된다! 대한민국은 수화를 언어로서 공식적·제도적으로 인정해야 한다. 그 시작이 ‘한국 수어법’이다. 농인들에게는 교과서 문제보다도 더 시급한 것이 수화를 언어로 인정받는 일이다./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2015-11-09 이준우

[오대영 칼럼] 따뜻한 가족애로 자살률 줄이기

개인주의 성향 강한 미디어시대스마트폰으로 게임·음악 즐기며가족간 대화는 없고 침묵만 흘러인간은 더욱 고독해져만 간다가정에서 주말 하루라도 ‘핸드폰 제로의 날’ 만들었으면…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10년 넘게 선진국 가운데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갖고 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따르면 2013년 OECD 회원국의 평균 자살인구는 인구 10만명 당 12명이었는데, 한국은 29.1명으로 최고였다.사람이 자살하는 이유는 더 이상 사는 것이 무의미하고,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죽음보다 더한 고통만 있을 것이라는 절망감 때문일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건복지부가 분석한 자살 동기(2013년)를 보면 우울감 등 정신적 이유 37.9%, 대인 관계 스트레스 31.2%, 경제문제 10.1%, 신체질병 5.7% 였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장은 한국의 높은 자살률에 대해 “지나친 경쟁이 한국인들의 삶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같이 갈수록 심해지는 취업난, 경쟁, 소득격차, 불투명한 미래 등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정신적인 이유가 가장 큰 것 같다. 우리 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정신적 먹구름이 그만큼 무거운 것이다. 정부와 사회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각종 복지대책을 만드는 등 사회적 안전망 구축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하다. 인간은 가장 고독함을 느낄 때, 세상에 버려지고 혼자라고 생각할 때 극단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반대로 ‘나 홀로의 세상’이 아니라 ‘우리의 세상’이며, 누군가를 위해 살아야 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할 때 삶에 대한 의지가 강해진다. 과거 우리의 부모 세대가 전쟁터에서도 살아남아 집으로 돌아가고, 독일에 광부, 간호사로 간 한국인들이 어렵게 돈을 모아 집으로 보냈던 것은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였다. 이런 점에서 스마트 시대의 미디어가 갖고 있는 부정적인 역기능은 ‘자살 시대’를 맞아서 심각하게 고민해볼 문제다. 과거 아날로그 시대의 대표적인 미디어는 TV였다.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에는 저녁에 가족들이 모여서 TV를 보는 것이 중요한 문화행사였다. 가족들이 TV를 보면서 울고, 웃고, 많은 이야기를 하는 동안 알게 모르게 가족애가 쌓여갔다. 그러나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시대를 맞은 지금, 이런 가정의 모습은 사라져 간다. 모두 집에 있지만, 혼자이다. 각자 스마트폰으로 게임, 음악, 영화를 즐기면서 자신의 세계에 몰두한다. 대화는 없고, 침묵만 있다. 식구들이 모처럼 외식을 해도 서로 스마트폰에 빠져, 결국에는 식사만 하고 돌아온다. 가족 공동체가 빠르게 해체되고 있다. 인터넷과 SNS는 공동체보다는 개인 지향적인 성향이 매우 강한 미디어다. 인터넷과 SNS로 사회적 관계가 넓어졌다고 하지만, 그것은 사이버 세계일 뿐, 인간은 더욱 고독해져 간다. 사이버 세계에 빠진 인간은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더욱 몰두한다. 가족 간에 유대감이 없어지면 가족 간의 작은 갈등도 극복하지 못하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행동을 택하는 일이 많아진다. 필자는 2년 전 학생들의 스마트폰 이용 실태를 연구한 적이 있다. 청소년들의 스마트 미디어 중독은 충동성을 높이고, 휴식과 오락을 가상공간에서 충족하게 함으로써 학교라는 현실 공간에서의 인간관계를 어렵게 하며, 학교 수업의 만족도를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학생들일수록 일탈적이고,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에서도 청소년들의 핸드폰 사용량이 많다. 그래서 ‘핸드폰 바구니’를 준비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유대인들이 믿는 안식일이 시작되는 금요일 저녁에는 가족들이 핸드폰을 이 바구니에 넣고, 주말 내내 음식과 대화를 즐기면서 가족애를 쌓아간다는 것이다.자살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 가족 간의 따뜻한 가족애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일 것 같다. 우리 가정에서도 매 주말 하루를 ‘핸드폰 제로’날을 만들면 좋을 듯 싶다. 가정이 인간 사랑을 가르치는 곳으로 다시 살아나야 한다./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2015-11-02 오대영

[이준우 칼럼] 사회복지의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

중구난방식 확장해왔던 사업의제도·서비스·시설 면밀 검토와선택과 집중 지혜 발휘 할 필요복지정책이 국가와 국민을신바람 나게하는 근원 되도록끊임없는 노력도 요구된다사회복지 현장이 급변하고 있다. 최근 읍면동 단위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가동되었다. 지역주민의 피부에 와 닿는 사회복지서비스가 이뤄지게끔 하려는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가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사회복지전달체계와의 유기적인 연계가 이뤄지고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서일까? 복지수요는 크게 늘어나는데 국민의 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다. 더욱이 급속한 고령화 추세로 연금이나 건강보험 등 노인관련 재정지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비해 실질적인 지원에 대한 만족도는 여전히 낮은 상태다. 사회적 양극화와 청년실업, 근로빈곤 등 다양한 복지수요에 대한 대응도 미흡하다.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세수는 감소하고 있어 중앙과 지방정부의 재정적 어려움은 만성적으로 가중되고 있어서 늘어난 복지부담이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그런데 정말로 심각한 문제는 복지비용 지출이 늘어나는 만큼 고용과 국가적 생산능력도 높아지는 선 순환적인 경제흐름이 일어나지 못하고 소모적인 형태로 고착돼 가고 있는 데에 있다. 즉, 복지비용의 증가가 고스란히 국민의 삶에 체감되는 만족감이 커지게끔 하고, 그에 따라 일터와 지역사회·가정 등에서 보다 생산성 있는 활동들이 늘어나서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이러한 사회적 경향은 전통적인 사회구조에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던 완전고용과 높은 출산율, 고성장에 기초한 남성 생계부양자 중심의 사회복지정책을 전면 재조정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즉, 기존의 전통적인 사회복지정책은 남성 생계부양자에 대한 ‘교육과 투자’가 선행되고, 그 이후 그들의 ‘고용’과 그에 따른 생산성 창출, 다음으로 ‘은퇴’라고 하는 생애주기에 따른 가족지원과 교육·훈련, 그들에 대한 사회보험, 그리고 은퇴기의 노령연금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연속적인 복지시스템에 기초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이젠 무용지물이 된 상황이 눈앞의 현실로 펼쳐지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사회적 기업, 사회적 일자리 등과 같은 사회적 경제조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그 결과 일정수준의 수익을 창출해 내는 자활과 자립을 지향하는 ‘탈 전통적인 사회복지실천’ 영역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한편, 과거 저소득층에 대한 위기개입실천의 대명사였던 지역사회복지관이 이제는 무한돌봄센터나 희망복지지원단 사업 등에 의한 공공사례관리 실천이 자리 잡아감에 따라 지역사회복지관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장애인복지관의 경우에도 치료재활 서비스의 상당 부분이 특수학교 부설 치료센터나 발달장애인지원센터, 특수교육지원센터의 서비스와 중복되고 있으며 장애인복지관 내에서 이뤄지던 직업재활서비스 또한 다양한 형태의 ‘보호작업장’과 ‘장애인사업장’ 등의 확대 및 사회적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로 인해 복지관 사업에서 점차 비중이 줄어가고 있는 상황이다.‘그때 그때’ 필요할 때마다 이 사업 만들고, 저 사업 만드는 방식으로 확장해 왔던 사회복지제도와 서비스, 시설들을 이제는 한 자리에 펼쳐놓고 면밀하게 검토할 때가 된 것이다. 선택과 집중의 지혜를 발휘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복지정책이 국가와 국민을 신바람 나게 하는 근원이 되게끔 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서비스를 공급하는 입장에서 주로 설치해 왔던 관행에서 수요자 내지 이용자의 관점에서 이용자의 권리에 부합하는 서비스 방향을 설정함과 동시에 서비스 투입에 따른 성과를 염두에 두는 사회복지정책과 서비스 실천을 국가적 과제의 하나로 실현해야 한다. 즉 우리나라 사회복지정책과 서비스전달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정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 국민의 진정한 행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회복지정책과 전달체계, 실제적인 서비스들의 총체적이며 전문적인 관리운영을 국가와 민간이 머리를 맞대고 감당해 나갈 뿐만 아니라 어떻게 해야 효과적이며 효율적으로 사회복지를 경영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획기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여기에 달려 있다. 복지 때문에 망하지 않고 복지 때문에 더 잘 살기 위한 묘안을 짜내야 할 때다./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2015-10-12 이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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