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명칼럼

 

스마트폰 노예가 되어가는 인간

사람 만남과 대화 단절시키는스마트폰 중독 폐해 심각꼭 필요한 문명이지만잠시나마 인간사회 느낄수 있게가정에 ‘수거 바구니’ 비치‘탈 스마트폰 시간’ 만들어 보자스마트폰은 인간의 생활에 대혁명을 가져왔다. 스마트폰은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여러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는 멀티플랫폼 기능을 제공한다. 인간은 작은 기계를 통해 세계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은 물론 정보 검색, 게임, 사진과 동영상 촬영, 건강 체크, 금융거래 등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은 인간이 만들어낸 최고의 만물상자다.그러나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편리함 때문에 인간은 점차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어간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소중한 사람의 전화번호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디지털 치매가 늘고 있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먹통 인생’이 되어 불안해한다. 지하철 문화도 스마트폰에 점령당했다. 지하철 안은 스마트폰에 몰입된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다. 신문이나 책을 읽는 사람은 보기 힘들다. 심지어 러시아워의 만원 지하철 안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귀에는 이어폰을 끼고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복잡한 계단을 다니면서도 스마트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안전 문제가 걱정되기도 한다. 스마트폰 중독자도 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2014년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 결과에서는 10∼19세 청소년 가운데 3명이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에 속해있었다. 실상은 더할 것이다. 스마트폰 중독의 폐해 중 하나는 구속과 단절이다. 스마트폰에 사로잡히면 인간이 내면의 세계를 돌아보고, 사람과의 인간적인 만남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뺏기게 된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온라인 세계는 확장되었지만, 오프라인의 세계는 매우 좁아 들고 있다. 가정에서도 대화 단절의 주범은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이런 폐해는 우리만의 현상이 아니다. 2년 전 이스라엘에서 만난 유대인 교수들도 똑같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다만 그들은 해결책을 찾고 있었다. 유대인들은 금요일 안식일 저녁에 모든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하면서 밤늦게까지 같이 지내는 전통을 갖고 있다. 이날은 모든 가족이 스마트폰을 집에서 준비한 ‘스마트폰 바구니’에 보관한 뒤 잊고 지내는 가정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과 함께 해외로 자원봉사활동을 갈 기회가 있는데, 그때는 학생들로부터 스마트폰을 수거한다. 목적은 ‘통신료 폭탄’을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다른 효과가 더 크다. 학생들이 대화를 많이 하고 친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학생들의 재잘거림으로 흥이 생긴다. 당연히 봉사활동의 효과도 높아진다. 어쩌다 스마트폰을 돌려주면 모두가 각자의 세계로 빠져들고, 개인행동을 하는 학생들이 많아져 지도하는 것도 힘들어진다. 교수들도 정부기관 등의 외부 심사를 위해 인터넷 사용이 금지된 장소에서 장기 합숙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 때 주관기관은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스마트폰부터 가져간다. 하루 이틀은 정보 단절에 불편함과 불안감을 느끼지만, 사흘째부터는 마음의 평온함을 느낀다. 그리고 모처럼 자신만의 생활, 함께 있는 사람들과의 교류를 즐기게 된다.인터넷 중독자였던 독일 기자가 6개월간 인터넷 사용을 중단하고 체험한 이야기를 쓴 책이 있다. 결론은 인간 생활로의 복귀였다. 우리 사회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온다. 지난달 청주의 미술인들이 디지털 사회로부터의 자유를 주제로 한 ‘로그 아웃’이라는 전시회를 개최했다. 파주시 중앙도서관은 최근 경의선 열차 안에서 고등학생들과 ‘희망독서 열차’ 독서캠페인을 진행했다.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 대신 책을 보는 학생들로부터 따뜻한 인간사회를 느꼈다는 반응이었다. 스마트폰 시대에 스마트폰이 없이 살 수는 없다. 그럴수록 잠시나마 스마트폰에서 자유로워지는 ‘탈 디지털 문화’가 더욱 필요해진다. 우선 우리 가정부터 ‘스마트폰 바구니’를 만들고, ‘로그 아웃 시간’을 정해보자. /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2015-05-11 오대영

발전소-주변지역 주민 지속가능한 상생방안

전력난 해소위해 지역별 추진주민 기피심해 지원사업 활발심의회 매년 투명한 재원배분 지자체 갈등중재자 역할 중요정보공개·주민참여 확대할땐민주적 로컬거버넌스로 ‘윈윈’최근 전력난 해소를 위해 지역별로 여러 종류의 발전소가 건립되거나, 추진 중에 있다. 지역주민 입장에서는 선호시설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딘가에는 존재해야 한다. 이런 점 때문에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발주법)에서는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발주법에 의한 지원사업에는 기본지원사업, 특별지원사업, 홍보사업, 그 밖에 주변지역의 발전, 환경·안전관리와 전원개발의 촉진을 위해 필요한 사업(조사·연구 활동을 포함한다) 등이 있다(발주법 제10조).기본지원사업은 “발전소가 설치되어 있거나 설치될 시점으로부터 반지름 5㎞ 이내의 육지 및 섬지역이 속하는 읍·면·동”으로 한정하고 있다. 1989년 법 제정당시에는 민원이 주로 발전소 반경 4~6㎞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 주변지역의 범위를 5㎞로 결정했다. 그러나 5㎞ 주변지역의 범위를 확대하고자 하는 입법이 논의중이다. 하지만 전기요금 상승과 맞물려 있어,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다.특별지원사업은 “발전소가 건설중이거나 건설이 예정된 주변지역과 그 특별자치도·시·군 및 자치구 지역에 대해 시행하는 지원사업”이다. 발전소 주변지역 5㎞에 한정하지 않고, 주변지역이 속하는 지방자치단체의 관할지역에 대해 시행할 수 있다.이런 발전소별 지원에 관한 중요사항을 심의하기 위해 발전소별로 주변지역 지원사업 심의 지역위원회가 있다. 이 위원회 운영의 투명성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는 주민복지지원사업과 소득증대사업을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지원사업 결정에서 모든 지역주민들이 만족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갈등이 발생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와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기관이나 지역주민 협의회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종합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수립된 장기계획하에서 매년 심의회서 사업별로 재원을 배분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발전소 주변지역 주민들이 선호하는 사업중의 하나는 전기요금보조사업과 육영사업이다. 기본지원사업중 전기요금보조사업과 육영사업은 발전사업자가 시행한다(발주법 시행령 제19조). 산업통상자원부의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사업 시행요령’ 제14조에 의하면, 전기요금보조사업은 연간 총 기본지원사업비가 20억원 이상인 발전소 주변지역에 국한하고 있다. 그러나 특정지역에 다수의 발전소가 입지하게 됨에 따라 해당지역이 중첩적으로 발전소 주변지역으로 지정되어 기본지원사업비의 총액이 20억원을 상회하는 경우에도 전기요금보조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지원사업에서 보다 중요한 것의 하나는 발전소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자세전환이다. 발전소 건설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문제 또한 정부의 전력산업 정책과 맞물려 진행된다. 사실상 지방정부의 역할은 구조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지역차원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는 갈등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역할만으로도 미연에 최소화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주민의 편에서 발전사업자와의 관계를 재정립해 나갈 필요가 있다. 보통 발전사업자는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실질적인 이해관계자인 주민 보다는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의지하는 경향이 많다. 그 이유는 추진과정에서 반대하는 주민들과 대화하기 보다는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 단체장과의 대화가 손쉽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종종 지방자치단체가 주민의 편이 아니라 사업자의 편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따라서 발전사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보와 조직, 자금 등이 취약한 지역주민들에게 지방정부가 행·재정적, 법률적 지원 등을 통해 함께 하는 적극적인 자세전환이 필요하다. 단체장의 의지가 맞물리면 실질적 상생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적극적 정보공개 확대, 능동적 주민참여 보장, 지방의회의 다양한 소통과 혁신 노력, 발전회사의 지역친화형 기업모형 개발을 통한 민주적 로컬거버넌스가 구축된다면 발전소와 주변지역 주민간의 지속가능한 상생협력 방안이 될 것이다./소성규 대진대 법무행정대학 원장▲ 소성규 대진대 법무행정대학 원장

2015-05-04 소성규

장애인복지를 통해 통일의 물꼬 트기

평양에 장애인복지관과직업재활시설을 설치남한의 우수한 복지프로그램북한 전문가에 전수하는장애인복지 지원사업으로꽉막힌 남북관계 개선 어떨까통일은 구호나 정치적인 수사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통일을 향한 강력한 열망을 한반도라는 삶의 현장에서 풀어내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삶의 어떤 영역이든, 그곳이 크든 작든 하나라도 제대로 실천하고 현실화시켜야만 한다. 1945년 8월 15일 광복 이후 조국이 분단된 지가 벌써 70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한반도는 북한과 남한으로 쪼개졌으나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은 여전히 한민족이다. 비록 정치와 이념, 언어, 문화 등 삶의 모습들이 점점 더 달라지고 있지만 그래도 말이 통하고 아직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생활방식도 일정 부분 유사하다.당연하지만 숙고해 보면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북이나 남측 모두 사회적 취약계층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열악한 삶에 처해 있는 장애인들이 살아가고 있다. 남북한 모두 청각 장애인은 수화를 언어로 쓰고 있고, 시각장애인은 점자를 사용한다. 다운증후군으로 인한 지적장애인의 외형적 모습과 사회성도 유사하다. 그동안 폐쇄적인 북한의 특성상 북녘 장애인들의 실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최근 북한의 장애인복지가 개선되는 것으로 보이는 사례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를테면 1998년에 조선불구자지원협회라는 장애인단체가 설립되어 장애인 실태조사, 재활용품 지원, 재활치료 등을 실시하였으며, 2003년에는 장애인 존중과 권익보장을 규정한 ‘장애자보호법’을 채택하여 국제사회에 장애인용품 지원을 요청하는 등 과거의 일방적인 장애인 억압정책에서 다소 탈피하여 장애인 보호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더욱이 2013년 7월 3일에는 ‘장애인권리협약’에도 서명하였다. 이유야 어쨌든 장애인권리협약에 서명했다는 자체가 획기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북한이 장애인 문제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다른 문제들에 비해 장애인 문제가 정치적인 영향을 덜 받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장애인의 인권 문제에 대한 조치들이 대외적으로 인권 존중이라는 선전 효과를 높이면서 내부적으로도 북한 체제 유지에 큰 부담을 주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북한의 장애인권리협약 서명 이면에는 순수하지 않은 의도가 숨어 있기는 하지만 국제사회와 대한민국은 오히려 이를 북한 장애인들의 실질적인 인권 증진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적게는 78만명에서 많게는 200만명이나 되는 북한 장애인들의 삶은 매우 취약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북한 장애인들에 대한 권리 보장과 사회 복지적인 지원은 시급하게 진행되어야 한다.이를 위해 정부는 민간과 함께 북한 장애인들의 인권 개선 및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장애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같은 민족으로서 언젠가는 통일을 이룩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는 남북한 모두 장애인 문제는 함께 힘을 모아 해결해 나가야 하는 민족의 사명임을 인식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남북한 간의 정치 상황 변동과 무관하게 북한 장애인들의 생존권, 교육권 보장 차원에서 장애인 지원 사업을 꾸준히 감당해 온 몇몇 선구적인 NGO들이 있다는 것은 대단히 소중한 자산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들 NGO를 적극 활용하여 북한 장애인을 지원하는 방안이 강구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대북지원 사업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박근혜 정부는 통일에 대한 강력한 열망을 가진 것으로 대내외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취해지는 구체적인 행동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장애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 확대는 실망을 넘어 분노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민심을 통일을 향한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남북한 사회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가장 취약한 사회계층에 있는 장애인들에 대한 지원은 그 어떤 명분보다도 중요하다. 꽉 막힌 남북관계의 물꼬를 장애인복지 지원 사업으로 풀어보면 어떨까? 예를 들어 평양에 장애인복지관과 직업재활시설을 설치하고 남한의 우수한 장애인복지 프로그램을 아낌없이 북한의 전문가들에게 전수해주면 어떨까? 북한도 장애인을 지원하겠다고 하면 마음을 열지 않을까? 너무 순진하다고? 조건 없이 장애인을 지원해 보고 생각해도 늦지 않다. 방산 비리 등으로 술술 새어나가는 국민의 혈세만 막아도 이건 해 볼만한 일이다./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2015-04-27 이준우

정조(正祖)의 대동론(大同論)

대동(大同)이란 무엇인가? 이는 모든 백성이 크게 하나가 된다는 말이다. 백성에게 있어 대동이란 말은 신분과 경제의 차별을 극복하여 모두가 평등한, 유토피아와 같은 의미를 가진 말이다. 대동(大同)의 이념을 확대하여 사회적 실천으로 확대한 대동사회(大同社會) 구현은 조선시대 내내 주요한 이념이었다. 하지만 이는 이념적으로 우선이었지만 실질적 정책의 우선과제는 아니었다. 그런 사회에서 대동사회를 위해 노력한 국왕은 단연 정조(正祖)였다. 정조는 자신의 애민정신을 그의 좌우명을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주었다.정조 좌우명의 첫째는 입지(立志)이다. 뜻이라고 하는 것은 마음의 목표를 정하여 나아가는 것이고 기(氣)를 통솔하는 것으로, 모든 근간(根幹)이 되는 것이다. 그 뜻이 있는 연후에야 그 일을 성사시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올바른 군주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입지를 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둘째는 이치를 밝히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만물에 대한 이치를 밝히는 것이 바로 군주가 해야 할 중요한 것이라 생각하였다.셋째는 거경(居敬)이다. 공자가 말하기를, ‘경(敬)으로 자신의 행동을 연마하여 백성들을 편안하게 한다’ 하였고, 자사(子思)는 말하기를, ‘공경을 돈독히 하면 천하가 태평하여진다’ 하였다. 그래서 정조는 학문과 역사 즉 세상에 대한 공경을 높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넷째는 하늘을 본받는 것이다. 하늘은 그것이 바로 도(道)인데, 중정(中正)하고 순수(純粹)한 것이 하늘의 도라고 할 수 있다. 정조는 ‘역경(易經)’의 ‘하늘의 운행은 꾸준한 것이므로 군자(君子)가 이를 본받아 쉬지 않고 스스로 노력한다’고 했다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 하늘을 본받는 것을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았다.다섯째는 간언(諫言)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정조는 간언을 자신의 부족한 점을 다스리고 천하의 선한 말을 나오게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였다. 즉 ‘상서(商書)’에 ‘나무는 먹줄을 따르면 곧아지고 임금은 간언을 따르면 성스러워진다’는 말을 실천하기 위해 간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여섯째는 학교(學校)를 일으키는 것이다. 학교를 다시 일으켜 백성을 똑똑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백성의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일곱째는 인재를 기용하는 것이다. 아무리 국왕이 총명하고 국정운영 능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혼자 나라를 다스릴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정조는 인재 육성의 중요성과 훈련된 그들을 기용하여 나라를 위해 쓰는 것을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겼다.여덟째는 백성을 사랑하는 것이다. 국왕은 곧 백성의 부모이니 백성을 사랑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홉째 검소를 숭상하는 것이다. 정조는 ‘역경(易經)’의 ‘절제에 의거 법도를 만들어서 재화(財貨)를 낭비하지 않으며 백성을 해치지도 않는다’ 는 말과 ‘사치로 인한 폐해가 천재(天災)보다도 더 심하다’는 말의 의미를 늘 가슴 깊이 생각하고 검소함을 추구하였다. 그가 무명옷을 입은 군주, 반찬 3가지 이상을 먹지 않은 군주라고 평가받는 이유가 바로 검소함을 숭상해야 한다는 좌우명을 실천하였기 때문이다.이와 같은 정조의 좌우명은 국정운영자로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국가 지도자들이 정조의 좌우명을 본받아서 실천하여 억울함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를 바란다./김준혁 한신대 정조교양대학 교수▲ 김준혁 한신대 정조교양대학 교수

2015-04-26 김준혁

전후세대 일본정계의 우경화

동아시아 화합 해치고갈등·불신 확산시키는 요인한·중은 물론 미국과 독일까지일본의 역사인식 우려하는 이유우리는 더욱 지속적인 대응과치열하고 전략적으로 맞서야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최근 가토 다쓰야(加藤達也) 산케이(産經) 신문 전 서울지국장을 총리 관저에서 면담하고 위로했다. 가토 전 서울지국장은 지난해 8월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을까’라는 칼럼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독신인 박 대통령이 ‘국정개입 문건 의혹 사건’으로 유명해진 정윤회씨와 함께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두 사람이 긴밀한 남녀관계인 것처럼 표현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인물이다. 그는 법무부로부터 출국정지 처분을 받았다가 최근 출국정지 해제로 귀국했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고생했다. 재판이 계속되니 앞으로도 건강을 조심하라”며 그를 위로했다. 한국 정부의 출국정지 조치에 대해 “언론자유 침해”라고 비판했던 일본 정부의 수장으로서는 그를 불러서 위로하는 퍼포먼스가 필요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행동에서 한국에 매우 도발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듯한 인상을 받은 사람은 비단 필자뿐만은 아닐 것이다.일본 언론에서 산케이 신문의 위상은 매우 약하다. 일본의 3대 신문에도 들지 못한다. 그럼에도 산케이 신문이 우리나라에서 악명높은 이유는 매우 우파적이고, 때로는 극우적인 태도로 일본 극우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언론이기 때문이다. 종군위안부를 비롯한 역사문제에서 왜곡 주장을 일삼고, 독도 문제에서는 억지 주장을 늘어놓는다. 그런 산케이 신문의 가토 전 지국장은 이웃나라의 원수에 대해 흑색선전 수준의 소문을 썼다. 그가 이런 칼럼을 쓴 이면에는 역사와 독도 문제로 아베 정부와 대립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망신주고 싶은 산케이 신문의 의중이 담겨있었을 것이다.그런 가토 전 지국장을 아베 총리가 직접 만나서 위로하고, 일본 언론에 보도까지 했다는 것은 산케이 신문을 지지하고, 힘을 실어줬다는 의미를 갖는다. 향후 아베 총리가 산케이 신문과 동반자적인 입장에서 더욱 저돌적인 행보를 할 것이라는 인상을 준다.1954년생인 아베 총리는 일본 역사에서 태평양 전쟁 이후에 출생한 첫 총리다. 이런 점에서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한 이웃나라와 세계의 우려를 무시하고, 억지 주장으로 영토분쟁을 일으키려는 아베 총리의 행동은 상당한 우려를 낳는다. 아베 총리의 행동은 이전 총리들과는 전혀 다르다. 과거에도 일본 정치인들의 역사 왜곡 망언과 행동은 많았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이 비판하면 일본의 총리들은 자중하고, 비교적 이웃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역사 왜곡 막말을 하는 장관은 사임하는 경우가 많았다.대표적인 우파 정치인이면서 아베 총리의 정치적 대부 역할을 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는 총리였던 2001년 8월 일본 군국주의를 미화하는 대표적 종교기관인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적이 있다. 그러나 한국·중국이 거세게 비판하자, 그해 10월 한국을 방문해서 냉각사태를 풀기도 했다. 그 배경에는 과거 일제 침략전쟁 시대에 태어나서 한국·중국에 대해 나름대로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고, 관계를 중시하는 정치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일본 정계는 전후(戰後)세대로 넘어가고 있다. 일본 전후 세대에서는 “왜 할아버지, 부모 세대의 잘못을 우리가 책임져야 하느냐” “이만큼 사과하면 됐지, 어디까지 사과해야 하느냐”는 주장이 많이 나온다. 잘못된 역사 교육과 일본 우파들의 영향이다.아베 총리는 전후 세대의 선두 주자지만, 그의 뒤에는 더 많은 전후 세대가 있다. 그들 중에는 ‘또 다른 아베’, 어쩌면 ‘아베보다 더한 정치인’이 나올 수 있다. 특히 국민들도 전후세대가 주류가 되면서 우경화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 정계의 이런 분위기는 동아시아의 화합을 저해하고, 갈등과 불신을 확대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한국·중국은 물론 미국·독일 등까지 일본 정부의 역사 인식을 우려하는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역사문제에 대해 지속적이고, 치열하게, 그리고 전략적으로 부딪쳐야 한다. 불행한 역사를 망각하면 불행한 역사는 반드시 되풀이되기 때문이다./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2015-04-20 오대영

구제역 해법, 살처분 위주 방역방법 적절한가?

공무원 과로·스트레스로 사망예기치 못한 사태 발생매몰로 지하수오염·악취 등2차 환경문제도 야기철저한 검증 통해효율적 방역체계 구축해야지난해 말부터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장기간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로인해 3월까지 경기지역 8개 시 50여개 농가에서 돼지 약 3만5천마리가 살처분 되었다. 같은 기간 경북에서도 5개 시·군 약 4만마리의 돼지를 매몰 처분하였다.행정자치부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구제역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백서’에 따르면, 2010년 1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전국적으로 전파된 구제역으로 인해 소 약 15만마리, 돼지 약 330만마리, 기타 사슴과 염소 등을 합쳐 약 350만 마리를 살처분하였다. 살처분 보상비를 비롯한 농가 지원금액 등을 포함하여 정부재정에서 직접 지출된 비용만 3조1천759억원에 달한다.사람에게도 전염성을 지닌 조류독감(AI)과 달리 구제역은 사람에 전파되는 질병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제역과 관련하여 이토록 많은 개체를 살처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질병의 전파를 조속히 차단하고자 500m 또는 3㎞ 이내의 가축에 대해서까지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살처분을 통한 규제방식의 정당성과 필요성에 대한 논란, 대량 매몰에 따른 침출수 등 환경오염 문제, 보상비용의 적절성 문제, 동물복지 및 윤리적 차원의 문제들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가축의 살처분은 구제역이나 조류독감(AI) 등 가축전염병의 발생으로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전염력이 매우 높아 대규모의 경제적 피해가 예상될 때 확산 방지 및 조기 근절을 위해 감염동물과 감염의 위험을 지닌 가축을 사전에 도살하는 조치이다. 이처럼 질병에 걸린 가축을 살처분하는 방역방법은 비교적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란치시 칙령(Lancisi’s Recommandation)’이라고도 불리는 살처분은 18세기 당시 로마 교황이었던 클레멘트 11세(Papa Clemente XI)가 전염병으로 인해 소가 떼죽음을 당하자, 자신의 주치의였던 란치시(G. M. Lancisi)에게 그 해결책을 찾으라고 지시한 데서 유래하였다. 당시 란치시는 가축의 전염병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의 하나로 병든 가축을 도살하여 석회를 뿌려 매장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당시 비교적 빠르게 전염병의 전파를 막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가축전염병예방법 역시 제1종 가축전염병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가축전염병에 걸렸거나 걸렸다고 의심되는 경우, 살처분 및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하고 폐사한 가축을 매몰 또는 소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최근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구제역 발병 현황을 보며, 일정 거리 내의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하는 현행 방법에 대하여는 의문이 있다. 초기에는 유효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미 빠른 속도로 국내 곳곳에 확산 된 상황에서는 유효한 방법이 되지 못한다. 더욱이 발생농가 인근에 매몰지를 선정하고, 살처분 보상금의 지급 지연이라든가 매몰비용을 농가가 부담토록 한 지방자치단체의 조치 등 여러 부담으로 인해 축산농가의 은폐나 불성실 신고 시에는 방역의 효과를 사실상 얻기 어려울 수 있다. 2011년, 전국적으로 구제역이 전파되어 살처분 업무가 가중됨으로써 일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사망하는 등 예기치 못한 불행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일부 환경단체는 생매장 등 살처분 방법에 비윤리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다른 한편 살처분한 가축을 대규모로 매몰함으로써 발생하는 지하수 오염이나 토양오염, 악취 등 2차적인 환경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환경부가 조사한 구제역 매몰지 주변 지하수 모니터링 결과 전체 4천500여개의 구제역 매몰지 가운데 약 30%가 수질기준을 초과하는 등 오염우려지역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가축전염병예방법상 가축 매몰지는 3년간 발굴 금지되지만 3년이 지난 후에는 이들 부지를 활용해도 제어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기존 방역대의 적정성, 살처분의 경제적·윤리적 타당성, 매몰방식의 환경적 타당성, 소독약품의 효과 등에 대한 검증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방역 체계 구축을 논의할 때이다./소성규 대진대 법무행정대학 원장▲ 소성규 대진대 법무행정대학 원장

2015-04-06 소성규

청년이 다시 꿈꿀 수 있는 대한민국

성장만 강조하는 기성세대잘 산다는 것, 행복한 삶이어떤 것인지 고민할 때다젊은이들이 하고 싶은것할 수 있도록 기회 주고투자해야 미래가 보인다울적해 졌다. 연구실에 있어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동네 목욕탕에 갔다. 뜨거운 물에 몸을 한참이나 담갔다가 나왔는데도 영 개운치 않다. 자꾸만 자식 같은 내 제자들이 아른거린다. 졸업을 앞둔 학부 4학년들은 말할 것도 없고, 박사과정에서 죽으라고 학위논문 쓰고 있는 풀타임 대학원생 제자들이 가슴에 짠하게 들어온다. 온갖 정성으로 가르쳤던 내 아이들이 졸업한 후에 마땅히 가야 할 길을 만들어 주지 못할 것 같은 불길한 마음에 속이 타들어 간다. 보내고 싶어도 보낼 곳이 마땅찮은 현실에서 한숨만 터져 나온다.비약적인 경제성장에 비해 사회구성원들에게 성장의 결실이 골고루 분배되는 데에는 여전히 미흡한 우리 사회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의 심각한 청년 실업문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뜩이나 더 암울하게 하고 있다. 단지 체감하는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청년 실업률은 11.1%로 1999년 7월 이후 15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불난 집에 부채질하듯이 이를 두고도 일각에서는 청년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아 대기업만 선호한다고 투덜댄다. 한 발 더 나가 스펙이나 학력은 좋은데도 정작 직장에서 요구하는 업무 역량은 턱없이 부족하다고도 말한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정년이 연장되어야 하고, 고령사회에서 노인 일자리사업이 더 크게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임금 피크제 없이 정년 연장을 하면 기업은 인건비 부담이 높아져 신규 채용을 줄일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청년실업을 가중한다는 고민까지 함께 논의하는 경우는 드물어 보인다.결과적으로 지금 한국사회의 모든 상황은 철저하게 청년들의 희생을 담보한 지점에 위치해 있다. 사실 대한민국의 기성세대들은 철저하게 성장의 시대를 살아왔다. 강박관념에 가까운 성장 중심의 경제발전을 끊임없이 추구해 왔다. 그들은 하나같이 성장만 말했고, 그 대가로 오늘날의 발전된 대한민국을 손에 쥐었다. 악착같이 일해서 경제성장에 이바지하였다. 문제는 지금은 성장의 시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성장의 시대는 이미 끝났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향후 급격한 경제성장은 가능하지 않음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사회적 양극화도 여전할 것이다. 오히려 삶의 질도 점점 더 나빠질 수 있다. 성장 없는 사회가 꽤 오랫동안 지속할 전망이다.그런데도 성장만을 강조하는 것은 기성세대가 범하는 큰 죄악이다. 이제는 성장이 아닌 우리 사회 전반을 성찰해야 할 때다.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행복한 삶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의과대학’에 가고, 로스쿨이나 좋은 대학에 가거나 대기업에 취업해야만 성공했다는 인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그리고는 청년들이 하고 싶은 것, 신명 나게 할 수 있는 것을 꿈꾸도록 사회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삶은 열정을 찾는 것, 모험에 나서는 것, 새로운 방향으로 달려가는 것, 실패를 딛고 일어나는 것임을 경험하게 해 주어야 한다. 청년들의 꿈과 비전을 세워 줄 미래에 대한 삶의 기준이 새롭게 정립되어야 한다. 기성세대들이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청년들이 시도하고 실현해 내도록 격려해야 한다.청년들의 내면에 미처 있는 줄도 몰랐던 가능성이 한계 앞에서 드디어 꽃으로 피어날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할 때가 되었다. 고작 200만~300만원 지원할 요량으로 청년 창업을 지원한다고 생색내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청년 창업 지역사회’ 같은 커뮤니티를 ‘세종시’ 정도 규모로 조성하고, ‘안심대출’과 같은 청년 창업자금을 유망한 청년 창업자 1인에게 최소한 2억~3억원 정도는 투자해야 한다. 물론 대출기준도 잘 정해야 하고, 창업 및 경영 컨설팅도 당연히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1만명 청년 창업가를 양성해 보자. 이를 위해 기업과 정부와 대학이 손을 맞잡고 우리 아이들이 꿈꿀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 최선의 투자를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논의해야 한다. 삼성이나 LG·SK 등과 같은 대기업에서 대략 1천억원 정도씩 내놓으면 어떨까? 경제위기에 금가락지 다 꺼내던 국민들이 가만히 있겠는가? 이러한 사회적 시너지가 일어나게 해야 한다.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고, 투자하면 미래는 그들이 책임진다. 생각보다 우리 청년들, 잘할 수 있다. 돈보다 사람을 키우는 것이 남는 사업일 것이다./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2015-03-30 이준우

김영란법과 학교 촌지

정치인들 교육문제 지나치게포퓰리즘적 대처한다는 느낌촌지문제 해결하는데교사와 학부모 잡범 수준으로몰아 가는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우 범하는꼴예로부터 가르치는 사람은 ‘스승’으로 많은 존경을 받았는데, 요즘은 선생님이 ‘잠재적인 범죄집단’이 된 느낌이다. 정치인들이 통과시킨 ‘김영란 법’에서는 처벌 대상에 언론인과 선생님들을 공적인 업무를 한다는 이유로 포함시켜 위헌 논쟁이 한창이다. 언론인이 포함된 데 대해서는 언론 탄압 가능성을 이유로 반대 여론이 높지만, 선생님을 위한 옹호의 목소리는 별로 나오지 않는다. 그러더니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발표한 ‘불법 찬조금 및 촌지 근절대책’에서 1만 원짜리 상품권을 받은 교사도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교사가 촌지를 받았다는 사실을 신고한 사람에게는 수수액의 10배, 최고 1억원까지 포상금을 준다고 한다. 포상금을 노리고 선생님을 감시하는 파파라치도 등장할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의 방침에 대해서는 찬성론과 반대론이 있다. 찬성론자들은 학교의 촌지문화 척결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반대론자들은 교사 집단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몰아간다고 비판한다. 서울시교육청의 정책이 관심을 끄는 것은 다른 교육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학교 촌지 문제는 올바른 교육을 왜곡시키는 학교 현장의 비리이기 때문에 근절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누구나 찬성한다. 그럼에도 김영란법과 서울시교육청의 정책을 보면 정치인들이 교육문제를 지나치게 포퓰리즘적으로 대처한다는 인상을 받는다. 서울시교육감은 정치인은 아니지만, 선출직이기 때문에 실적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정치인들과 비슷한 입장일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1분짜리 청렴 서울교육 홍보 동영상을 배포했다. 여자 어린이가 교실에서 울고 있는데, 그때 학교 안 곳곳에서 학부모와 교사가 음흉스럽게 웃으면서 촌지와 선물을 주고받는 동영상이다. 어린이는 촌지 문제로 상처 입은 모습을 연상케 한다. 지나치다는 비판 논란이 일자,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한 언론에서 음주운전 예방 캠페인과 같다고 해명했다.그러나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사람을 가르치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르다. 운전이 존경을 받는 경우는 드물지만, 남을 가르치는 일은 어느 사회에서든지 존경을 받는다.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했듯이, 가르치는 일은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린 학생들의 인생도 선생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아무리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고 해도, 아직도 부모 말은 믿지 않아도 선생님 말은 믿는 학생들이 많다. 촌지를 받는 교사들이 일부 있을지는 몰라도, 아직도 많은 선생님들은 어린 제자들을 위해 밤낮으로 애를 쓰고 있다. 최근 헬기사고가 난 가거도와 같은 낙도나 산골에서도 선생님들은 교육에 전념하고 있다.선생님들의 교육력은 자긍심과 교육에 대한 애정에서 나온다. 그런 선생님들을 모두 ‘예비 범죄인’으로 묘사해서 캠페인을 하는 것이 과연 우리 교육에 무슨 도움이 될까. 그것을 본 어린 학생들은 선생님들과 부모를 어떻게 생각할까. 선생님에 대한 학생의 신뢰도가 없으면 교육효과는 매우 낮아지거나 없어진다. 선생님과 부모님을 ‘잠재적인 범죄인’으로 생각하는 어린 학생들의 실망감이 가져올 폐해는 생각해봤는지 의문이다. 오래 전부터 촌지문제가 두려워 스승의 날에 문을 닫는 학교가 많은 나라에서, 자긍심을 빼앗기고 자괴감만 갖게 된 선생님들이 과연 정성을 갖고 교육을 할 수 있을까.촌지문제 해결이 중요하다고 해도, 교육문제를 일반적인 잡범 수준의 사회문제로 접근하는 정치인들과 서울시교육청의 대처 방식은 빈대 한 마리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정치인들이 처벌 대상에서 자신들은 빼놓고, 선생님들을 끼워 넣은 김영란법이 비판받아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중요한 문제일수록 포퓰리즘적인 대증요법보다는 조용하고, 치밀하게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정치권과 정부가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촌지 부담 없이 자유스럽게 만날 수 있는 분위기나 문화, 제도를 만들어야 교육이 산다./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2015-03-23 오대영

지역사회 갈등해결 법·제도적 대안은?

사회갈등 시설을철저한 계획사업으로전환시킬 현행법개정이 절실하며인허가 의제 제도의개선도 필요하다최근 경기북부지역에 장사시설, 쓰레기 매립장, 병원적출물 소각장, 발전소 등 사회갈등시설의 설치나 유치를 둘러싸고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숨기고 싶은 얼굴이다. 우리 사회 어딘가에는 꼭 있어야 할 시설이지만 우리 지역에는 안 된다는 논리다. 왜 이런 갈등이 있을까? 다양한 원인이 있을 것이다.우선 법·제도적 측면에서 사회갈등시설 설치를 위한 인허가 상의 문제를 꼽을 수 있다. 현행법상 사회갈등시설은 기본적으로 인허가 절차를 통해 설치되도록 규정되어 있다. 물론 순수한 인허가 절차로 규정된 것은 아니고 대체로 허가절차와 계획절차를 혼용하는 방식으로 규정되어 있다. 이들 절차의 기본적인 문제는 계획수립절차나 승인절차에 이해관계인들의 집중적인 참여가 빠져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인허가 의제에 따른 문제도 있다. 인허가 의제 제도는 절차 간소화를 통한 절차촉진에 부응한 제도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인허가 의제와 관련해 인허가의 효력 범위와 관련 기관의 역할 등에 대한 법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민의 권리침해 등 문제점도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환경영향평가 절차상의 문제도 있다. 환경영향평가법은 환경영향평가서의 작성주체를 일차적으로 사업자로 규정하고 있다(제13조). 사업자가 평가서를 작성하는 것은 일반적인 경향이긴 하다. 그러나 사업자 자신이 평가서를 작성하는 것은 평가의 공정성, 객관성과 관련해 볼 때 논란의 소지가 있다. 그리고 사업자에 의해 선정된 평가대행자가 작성하는 평가서도 객관성과 공정성에 대해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주민참여 절차상의 문제도 있다. 환경영향평가법은 일정 범위의 주민 요구가 있는 경우에만 공청회 개최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공청회의 주관자를 사업자로, 주재자에 관해서는 규정이 없다. 행정절차법 제39조가 공청회의 주재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자격을 가진 자 중에서 행정청이 지명 또는 위촉하는 자로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공청회의 주관자가 사업자인 것은 공정성을 의심케 할 소지가 있다. 환경영향평가법상 사회갈등시설의 설치는 주민참여(공청회, 설명회, 정보공개 등)가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환경영향평가 대상 지역 안의 주민으로 한정하고 있어 지역주민의 범위가 지나치게 협소하다는 지적이 있다. 다만, 생태계 보전가치가 큰 지역의 경우 전문가 등 주민이 아닌 자의 의견을 수렴하도록 하고 있으나 이는 제한적이다. 또한 참여주민 사이에도 자기계층의 이익만 주장하려고 하기 때문에 주민참가의 성과가 저하되고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도 일반 주민들의 협조를 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이런 지역사회 갈등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지방자치법에서 규정(제14조)하고 있는 주민투표를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주민투표를 시행한다고 하여 사회갈등시설 입지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갈등완화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일 수는 있다. 그리고 사회갈등시설을 철저한 계획사업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 현행법을 개정해 철저한 계획사업으로 전환시킬 필요성이 있다. 인허가 의제 제도의 개선도 필요하다. 환경영향평가서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사업자의 신청에 따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선정한 환경전문기관에 의해 작성하도록 하고, 이에 소요된 비용은 사업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무엇보다도 사회갈등시설에 대해 정확한 정보제공과 주민참여를 확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그리고 설치 주변 지역이나 유치지역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통해 갈등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단순히 다액의 지원금을 제공함으로써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생각이다. 지원금 제공이 신념의 순수함을 해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인 방법은 가칭 ‘사회갈등 해결을 위한 기본법’ 또는 ‘사회통합기본법’을 제정해 실질적인 갈등해결의 기본법이 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소성규 대진대 법무행정대학 원장▲ 소성규 대진대 법무행정대학 원장

2015-03-09 소성규

설득과 신뢰정치

정부와 여당, 즉흥적 표심보다국민마음 얻는 행정 펼쳐야야당도 인기성 입법보다는믿음 우선하는 ‘큰 정치’로 가야국민은 잠시 속을지언정 결국진실을 알고 올바르게 선택한다설득 커뮤니케이션은 인류가 매우 오래전부터 발달시켜 왔다. 설득은 다른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해서 그들의 생각이나 행동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무력 없이 가장 효율적으로 이기는 방법이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에서는 수사학이라는 이름으로 성행했으며, 설득 기법은 시민들이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였다. 설득은 권력을 쟁취하는 주요 수단이기도 했다. 서구에서 20세기 초에 발전한 선전도 설득에 기초한다. 설득은 동양에서도 발달했다. 고대 중국의 춘추전국 시대에는 많은 사상가들이 전국을 유세하면서 왕과 백성들을 설득했다. ‘사기(史記)’에는 ‘삼촌지설(三寸之舌)’이라는 말이 나온다. 세치 혀에 불과하지만, 언변이 좋아 외교적 설득 능력이 뛰어난 데서 나왔다. 고려 시대인 993년 거란이 침략했을 때 서희 장군이 적장과 담판을 벌여 전투없이 강동 6주를 차지한 것도 대표적인 설득 성공 사례로 꼽힌다.설득은 단순히 말만 잘해서 성공하지 않는다. 설득하는 주체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중요한 성공 요인이다. 이는 광고·비즈니스·정치 등 여러 분야의 실증 연구에서 입증되었다. 신뢰도의 기본 요소는 전문성과 신뢰성이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고 해도 신뢰가 없으면 설득력은 매우 약해진다. 신뢰성이 더 중요한 것이다.설득은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개인 생활은 물론 직장 생활과 비즈니스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설득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와 정치권·국민 간에는 더욱 중요하다. 정부가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면 행정은 어려워지고, 정치권은 권력을 잡기 힘들다.최근 여당 원내대표가 저가담배 도입 문제를 언급하고, 야당 최고위원은 이를 위한 입법추진 계획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담배 가격을 2천원 올리면서 세수 확충이 아니라 금연정책이라는 명분을 강조했다. 그런데 느닷없이 여당 원내대표가 저가담배 도입 문제를 언급하자 애연가들, 특히 흡연하는 저소득층이나 고령층 사이에는 “정부가 스스로 담배인상 명분을 뒤집었다”는 비판이 많다. 여야가 올 4월 보궐선거와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선거를 위해 포퓰리즘적인 정책을 내놓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담배 가격의 부담이 커진 애연가들에게는 담배 종류가 다양해져서 선택권이 늘어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상한 지 두 달도 안돼 나온 이 문제로 국가 행정의 신뢰도에 흠집이 생기지 않았을까 걱정된다.지난해 말에는 세제개편으로 ‘세금 폭탄’을 맞은 사람들이 많아지자, 정부와 여당은 급히 4월 임시국회에서 연말정산 공제를 확대하는 쪽으로 세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소급해서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면 납세자의 입장에서는 즐거운 일이다. 반면 이 일로 정부의 세제행정은 두 번 신뢰를 잃게 되었다.정치는 표를 통한 전쟁이다. 일본 정치인 다케시타 노보루는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지만, 정치인은 선거에서 떨어지면 사람이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정치인에게는 선거가 생명보다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표심(票心)사기’에 급급한 정치인들의 마음이 이해는 간다. 그러나 지나치면 포퓰리즘으로 가고, 결국에는 국가와 국민에게 피해를 줘 국민의 신뢰를 잃고, 설득 능력도 상실하게 된다. 이번 개각으로 국무총리와 장관으로 재직하는 현역 국회의원의 수가 6명으로 늘었다. 정부와 여당의 소통이 확대되고, 행정에 국민 여론이 더 반영되는 장점도 있다. 그런 순기능이 작용하기 위해서는 즉흥적인 표심(票心)보다는 장기적으로 국민의 신뢰를 쌓은 행정이 되어야 한다. 아니면 오히려 행정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야당 역시 인기성 입법이나 정치보다는 신뢰를 우선하는 정치를 해야 국민을 설득하고 정권에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큰 정치’다. 국민은 잠시 속을지는 몰라도, 결국에는 진실을 알고 올바른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2015-02-23 오대영

아파트 선분양제도 계속 유지해야 할까?

1970년대 이래 주택난과상가·사무실 공간 부족해결위해 도입한 제도였으나재산권 보장·평등의 원칙 등헌법에 위배되는 위헌적 소지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우리나라 주택공급, 특히 민영 아파트 공급의 주요방식은 ‘선분양 후시공 제도’(선분양으로 약칭한다)와 ‘선시공 후분양 제도’(후분양으로 약칭한다)가 있다. 원론적으로는 아파트를 먼저 시공하고, 이를 토대로 소비자에게 분양하는 후분양 제도가 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종래 선분양 제도를 채택하고 있었다. 과연 선분양 제도는 계속 유지되어야 할 것인가?선분양 제도는 1970년대 이래 주택난과 상가·사무실 공간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하여 도입된 제도이다. 아파트 단지나 대형 상가 건물을 대량으로 공급해야 하는 국가의 주택공급 정책에 따른 것이다. 아파트 단지나 대형상가 건물의 공급을 추진하는 분양자의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도입된 것이기도 하다. 그러한 제도가 현재까지 계속되어 오고 있다.정부는 10여 년 전부터 아파트 후분양을 점진적으로 유도해 오고 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건설사들 입장에선 건설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해 ‘땅 짚고 헤엄치기’나 다름없는 선분양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과연 전세가와 매매가격이 별 차이가 없는 요즘에도 선분양 정책을 계속 고수해야 할 것인가?선분양 제도를 법률적 측면에서 보면, 분양은 완성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 수분양자와 체결한 분양계약에 따라 수분양자가 내는 분양대금으로 상품을 완성하여 공급하는 방식이다. 제작물 공급계약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9조에서 하자담보책임에 관하여 민법의 도급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고 있다. 집합건물을 완성해야 할 의무라는 점에서 도급의 성격도 있다. 또한 목적물인 아파트의 구분소유권을 이전하고 인도해야 할 의무라는 점에서 매매의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다. 따라서 선분양 제도에서의 분양계약은 법률상 제작물 공급계약, 매매, 도급 등 여러 전형계약이 혼합된 일종의 혼합계약이다. 선분양 제도에서 분양계약의 법적 성격에 관한 논의는 특히 집합건물의 하자보수책임에 대해서 매매나 도급 중 어떤 하자담보책임을 적용해야 하는지, 하자를 이유로 분양계약의 해제를 인정할 수 있는지 등 중요한 법적 쟁점과 관련하여 논의의 실익이 있다. 선분양 제도는 헌법 제23조 제1항(재산권 보장), 헌법 제11조(평등의 원칙), 헌법 제37조 제2항(과잉입법금지의 원칙) 등에 위배 되는 위헌적인 소지가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아파트 공급정책에 대하여 1970, 80년대에는 원활한 주택공급에 초점이 있었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는 2000년 이후에도 과거와 동일한 선분양 정책을 그대로 유지해야 할지는 재고해야 할 것이다. 후분양 제도로 가기 위한 점진적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물론 정부는 후분양을 대비하고, 고령사회를 대비한 주택공급에 대하여 많은 준비를 하는 것도 사실이다.일부 전문가들은 후분양 제도는 주택공급의 감소, 주택가격의 상승, 입주 시 소비자의 자금부담 증가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도입 자체에 반대하거나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너무나 공급자 중심의 시각이다. 아니면 지나치게 자의적인 해석 또는 시장의 자동조절 기능을 간과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종래 주택공급에서 민간의 역할이 중요했고, 많은 역할을 한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공급자 중심의 정책에서 수요자를 배려하는 정책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후분양 제도는 주택 건설업체의 금융비용을 지금보다 훨씬 더 가중시키는 측면이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 건설업체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단계적 후분양제의 도입과 리츠 등의 활성화를 통한 건설업계의 자금조달 환경개선, 용적률·건폐율이나 인허가 혜택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견해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소성규 대진대 법무행정대학 원장▲ 소성규 대진대 법무행정대학 원장

2015-02-09 소성규

민간 역량 강화와 결집 필요하다

시너지효과 내기 위해선민간의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을지역사회복지 현장에적극 유입할 수 있는정부와 지자체의 창의적인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최근 연말정산 파동을 지켜보면서 정부의 정책과 제도 운용의 철학적 빈곤을 여실히 볼 수 있었다. 엄청난 사회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이 어떻게 이토록 손쉽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국민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생각하고 결정하여 집행하는 기본조차 무시된 듯한 느낌이다.특히 수많은 정부 정책들 가운데서 가장 민감하게 고민하고 신중하게 다루어야 할 영역이 국민의 생존과 복지에 관련된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복지정책은 아직도 공급자 중심의 사고에 고착되어 있어 보인다. 무상보육의 예만 보아도 그렇다. 문제가 터져 여론몰이에 따라 정책의 수정과 보완이 이루어지는 전근대적인 모습이 현실이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깊이 생각해볼 필요도 없다. 삼척동자도 다 알만한 일이다. 국민의 복지를 공급자인 정부와 지자체 즉, ‘관’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물론 다행스럽게도 복지정책을 지역사회의 욕구에 부응하도록 ‘민’과 ‘관’이 협력하여 수행하게끔 한 획기적인 제도도 있다. 바로 ‘지역사회복지계획’이다. 지역사회복지계획은 지난 2003년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통해 지역사회복지계획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으며, 시·군·구 기초자치단체는 이에 근거하여 ‘제1기(2007~2010년) 지역사회복지계획’을 수립·시행하였고, 제2기(2011~2014년) 지역사회복지계획’이 실행되었을 뿐만 아니라 2014년에 제3기(2015~2018년) 지역사회복지계획이 수립되었다. 이러한 지역사회복지계획의 수립 배경은 지난 참여정부에서 추진한 지방분권정책에 의한 중앙정부 권한의 지방 이양과 그에 따른 지방의 자율성과 책임성 강화 및 민간부문의 복지 참여 확대를 통해 복지 자원을 체계적이며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하여 지역 실정에 맞는 복지정책수립을 통해 지역의 복지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지역복지 역량을 강화하도록 사회복지사업법에 의해 지역사회복지계획의 수립이 의무화된 것이다.하지만 지역사회복지계획도 형식은 ‘민’과 ‘관’이 협력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은 ‘관’이 주도하는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질적인 지역사회복지 사업의 예산이 대부분 ‘관’으로부터 나오는 실정에서 실제 지역사회복지계획의 수립과 실행에서 ‘민’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지역주민들의 참여와 협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고, ‘민’을 대표하는 사람들 또한 ‘관’ 친화적일 경우가 빈번하다.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민의 역량을 키우고 결집시키는 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유효한 정책과 계획이 개발되고 수립되어도 집행 과정에서 이를 전달하고 수행할 수 있는 지역의 민간역량이 갖춰지지 않으면 민관 협력은 불가능하다. 민간의 힘을 끌어내어서 그 힘을 지역사회복지에 쏟게끔 하는 일은 지역사회를 행복한 공동체로 만드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건’에서 사고 발생 19일 만에 용의자가 자수하게 된 가장 큰 요인도 네티즌을 비롯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활동에 기인하였다.그러므로 민간의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결집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는 일이야말로 공급자 중심의 복지에서 서비스 이용자의 권리에 기반을 두는 모습으로 발전해 가는 시금석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민간의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들을 지역사회복지 현장에 적극적으로 유입할 수 있는 정부와 지자체의 창의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가령 청년층을 주 대상으로 낙후된 지역에 일정기간 거주하게 하면서 교육과 생활 인프라, 문화환경 등을 조성하는 지역사회복지실천을 계획해 보는 것도 한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에게 대학 장학금을 지급하고, 거주공간을 제공함과 동시에 최소 수준의 생활비를 지원할 수 있으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청년 실업의 문제도 일정 부분 완화시킬 수 있으며 청년층이 지역사회복지 일선에서 일정기간 경험하는 일이 향후 자신의 진로에 큰 자양분이 될 것이다.이제 지역사회복지는 민간의 역량을 최대화하여 ‘민과 관’이 진정으로 함께 이루어가야 한다. 종전의 정책 집행 방식이 정부 및 지자체의 ‘일방적 결정과 공표’, 만약 ‘반발’이 있으면 ‘방어적 대응’을 하는 데에서 벗어나서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협상-보상’의 접근이 되어야 한다./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2015-02-02 이준우

사회구조 장벽과 기회·희망 상실

교육·경제 격차로 좌절감 느껴일탈행위 가능성 높은 다문화2세관심 갖고 배려해야 하는 이유이들에게만 해당되는게 아니라극단행동으로 내 몰리는우리 젊은이들에게도 필요하다프랑스에서 벌어진 언론사 총기 테러 사건으로 프랑스는 물론 세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세계가 엄중히 비판하고 나섰지만, 문제는 이런 테러사건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프랑스 테러사건의 범인들은 프랑스에서 태어난 무슬림 2세들이다. 프랑스 무슬림 부모들은 대부분 과거 식민지 시절 모로코 등 북아프리카 국가에서 일자리를 찾아 이민을 왔다. 이들은 매우 어렵게 살면서도 고향보다는 생활이 나아졌기에 비교적 만족했지만, 2세는 생각이 다르다. 이미 프랑스 사회에 익숙하고, 풍족함을 느낀 2세들은 동등한 프랑스 국민으로서 주류사회에 진입하기를 희망한다.그러나 이들은 반대로 무슬림에 대한 차별을 느끼고, 주류사회와 무슬림사회 간의 커다란 소득격차를 겪었다. 게다가 계속되는 경제난으로 무슬림 청년들의 취업은 더욱 힘들어졌다. 무슬림 지역 실업률은 프랑스 평균의 2배 정도인 20%에 달한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유럽의 극우세력들은 이들을 적대시하면서, 무슬림 청년들에게 종교적·인종적인 반항의식을 심어주고 있다. 그 결과 무슬림 청년들의 범죄가 급증하고, 무슬림 청년들은 급진주의에 빠지고 있다. 외부의 극단적인 이슬람 테러조직들은 이들에게 유혹의 손실을 보내고 있다. 지하드(성전) 조직에 가담한 프랑스 국민은 1천240명으로, 영국과 독일의 2배 이상이라고 한다. 그래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가난한 무슬림이 차별과 기회 박탈속에서 사회 뒤편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이 프랑스의 사회 현실"이라며 "이중 속도의 프랑스(two-speed France)'가 이번 테러사건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프랑스의 테러사건은 우리에게도 반면교사의 교훈을 준다. 우리도 이미 다문화사회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외국인은 매년 증가해서 지난해는 전체 인구의 3.1%인 약 157만명에 달했다. 특히 한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은 혼인귀화자 9만여명, 기타 귀화자 5만5천여명에 이른다. 혼인귀화자의 상당수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온 여성들이다. 이들의 자녀 중 84%는 아직 초등학생 이하이지만, 우리나라의 다문화가정은 1990년대 후반부터 증가했기 때문에 일부는 중·고교생이 됐다.우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다문화가정에 대해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이들을 돕는 시민단체들도 많다. 그럼에도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겪어야할 현실은 녹록지 않다. 어머니는 한국어에 서툴고, 대체로 가정 경제력도 낮은 탓인지, 이들의 교육성취도는 같은 또래의 한국 학생에 비해 낮은 편이다. 부모가 이혼하는 가정도 적지 않다. 이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각이 좋은 것만도 아니다. 한국언론의 기사나 드라마에 나타난 다문화가정의 재현방식은 이들을 동등한 구성원으로 수용하기 보다는 우리보다 낮게 보거나, 아니면 보호대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사실 다문화가정의 여성중에는 경제문제로 인해 귀화한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한국에서의 삶이 고달파도, 어느 정도는 참고 살아갈 수 있다 해도 2세는 다르다. 이들은 한국인으로서 동등하게 대우받고 싶고, 한국 사회의 주류가 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매우 냉혹하다. 이미 우리 사회는 경제적 양극화가 심각하다. 부모의 경제력에 의해 교육격차가 커지고, 이것이 경제적 격차로 이어지는 구조적인 문제까지 생겼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거나 악화되면 몇년 후 수많은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심각한 좌절감을 느끼고 정체성 위기에 빠질 것이다. 그러면 일탈행위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더욱 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배려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는 비단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 구조의 장벽, 기회와 희망의 상실은 젊은이들을 극단행동으로 몰고 가기 쉽다. 우리 정부와 사회가 프랑스 테러사건에서 배워야 하는 실천적 교훈이다./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2015-01-26 오대영

미2사단 잔류와 국가안보, 그리고 동두천

단기적으로 미군잔류로 인한도시개발 계획이 무산된 대가로산업기반시설 확충하는 방안과중장기적으론 정부의 가칭 안보세 도입 통한국가조세체계 재편도 검토 필요지난해 11월5일 동두천 미2사단 앞에서 오세창 동두천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시의회 의장, 동두천시민 2천여명이 대규모 시위를 벌인 적이 있었다. 그리고 12월에는 대규모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동두천 미2사단 잔류와 관련 동두천시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정부와 맞서는 분위기다. 올해에도 이런 시위와 항의는 계속될 전망이다. 왜 동두천시장과 동두천시민은 이렇게도 격렬하게(?)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일까? 이들이 왜 이러는지를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동두천시는 도시 전체가 국가안보 때문에 많은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2016년에 미군이 평택으로 전원 철수한다는 소식을 전해 준 것이다. 그래서 동두천시는 지역개발의 청사진을 준비해 왔다. 대학유치를 포함해 산업단지 조성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동두천을 떠나 평택으로 향하는 미군을 위해 '평택지원특별법'까지 제정해 평택지역을 지원해 주었다. 그러나 미군이 일부 떠난 동두천시에 특별법을 제정해 달라는 요구는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미2사단 잔류소식에 동두천이 크게 반감을 가지는 이유중의 하나는 사전협의없이 일방적으로 행해졌다는데 있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정부가 약속한 미2사단 이전을 동두천시가 신뢰한 점이다. 그리고 개발의 청사진을 준비한 것이다. 신뢰에 대한 실망의 눈물이 이들을 더 아프게 하지 않았나 싶다. 동두천은 도시 한 가운데 자리잡은 거대한 미군기지 때문에 도시 발전이 가로막히고 있다. 지난 63년동안 미군범죄에 시달려 왔던 곳이다. 지금은 빠져나갈 미군은 다 빠져나가고 210포병여단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을 동두천의 공황상태라고 까지 표현하기도 한다. 이런 상태에서 미2사단 잔류 결정은 현재의 공황상태를 대책없이 장기화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 같다.그렇다면 미군잔류로 인한 동두천 문제에 대한 해답은 없는 것일까? 그렇지만은 않다고 본다. 동두천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변화가 제일 중요하다. 도시전체가 국가안보를 위한 지역이라는 시각의 변화가 필요하다. 동두천은 한미동맹의 상징적인 지역이다. 국가안보 때문에 동두천의 낙후도를 개선해 줘야 한다는 시각으로 봐서는 안된다. 동두천을 국가안보로 인한 행정법상 손실보상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일본은 오키나와를 손실보상의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똑 같은 미군주둔에 대해 양국이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다. 이런 점에서 동두천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정부는 신뢰위반에 대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본다.단기적으로는 미군잔류로 인한 도시개발 계획이 무산된 만큼 그 대가로 동두천에 산업기반시설을 확충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그밖에 도시재생특별법과 지역상생 발전기금 및 지역발전 특별회계를 통한 지원도, 동두천 전 지역을 국가지원도시로 지정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정부의 가칭 안보세 도입을 통한 국가조세체계 재편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담배에 부과하는 담배세, 술에 부과하는 주세와 같이, 국가안보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는 논리다. 물이용부담금과 같은 것이다. 물이용부담금은 법률에 의해 4대강의 수계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사용량에 비례해 비용을 부담시키고, 이를 상수원지역의 주민지원사업과 수질개선사업에 사용하는 제도다.국가 존립기반의 근거라고 할 수 있는 안보라는 혜택은 온 국민이 누리고 있다. 이 혜택을 접경지역 주민들에게 돌려 줘야 공평하지 않을까? 우리가 물과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고 살 듯이, 국가안보의 소중함을 모르고 사는 것은 아닌지? 그 때문에 피해를 보는 주민이 있다면 이들의 눈물을 닦아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이를 되새겨 보는 2015년 을미년이 됐으면 한다./소성규 대진대 법무행정대학 원장▲ 소성규 대진대 법무행정대학 원장

2015-01-12 소성규

희망은 있다!

복지서비스 만으론노인문제 해결할 수 없다어르신의 역량 강화와이를 토대로 창업수준의일자리사업 개발과 활성화가현재로선 가장 현실적 대안2015년 새해가 시작된 지도 벌써 1주일이 다 돼간다. 활기차고 희망이 넘치기보다는 여기저기에서 힘들다는 아우성만 들려온다. 생존을 걱정해야 한다는 비장하고 결연한 의지가 느껴지는 대기업 총수들의 한결 같은 신년사들은 오늘 대한민국이 처해 있는 경제적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하지만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그저 답답할 뿐이다. 늘 그랬듯이 국민들은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는데, 현실은 점점 더 팍팍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 실업'과 '미생'으로 대변되는 청년들의 미래도 암울하거니와 한평생 국가와 가족을 위해 온갖 희생을 다해 왔던 어르신들의 염려 또한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 60~70대 어르신들 가운데 2011년 기준으로 볼 때, 국민연금을 못 받는 경우가 289만명이며 소득 하위 20%가구의 절반이 고혈압·퇴행성 관절염 등과 같은 만성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심지어 소득이나 자산이 0원인 어르신들도 무려 201만명으로 추산된다.더욱이 곧 눈앞의 엄청난 현실로 닥치게 될 베이비부머 세대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소지가 높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712만명, 전인구의 14.6%로 경제사회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으나 이제는 급격한 시대적 변화앞에서 노동시장에서의 퇴장을 강요받게 됐다. 그럼에도 이들은 왕성하게 재진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정부정책은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다.이런 상황은 우리나라의 노인복지정책을 단지 변화(Change)시키는 정도가 아니라 탈바꿈(Transformation)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시급하게 혁신적으로 말이다. 무엇보다도 노인복지정책이 노인을 부정적으로 보기보다 오히려 적극적이며 당당한 노년에 대한 관점을 받아들인 가운데 재조정돼야 한다. 그들의 생애 족적에 대한 '축하'와 얼마 남지 않은 죽음 너머의 또 다른 세계를 향한 금의환향에 대한 '존경', 그리고 그들이 경험한 삶의 경력과 연단에 대한 '가치부여'로부터 정책이 출발돼야 한다.이것은 흔히 노인복지에서 말하는 '부양'이나 '원조' 또는 '관리'와는 질적으로 다른 개념이다. 이러한 기존의 개념들은 어르신들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 수 있다. 어르신을 이해한다고 하면서 말하는 '노쇠' '고독' '소외' '단절' '빈곤' 등과 같은 용어들은 노년을 불쌍한 세대로 낙인을 찍어서 절망과 허무로 이끌어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모든 사회구성원들이 노년을 설명할 때, "여전히 소중한 존재" "여전히 새로움을 추구하시는 분" "참으로 아름다우신 어르신" "지혜로우신 어르신" "후손에게 꿈을 물려주시는 분" "풍성한 결실을 맺게 해 주시는 분" 등과 같은 말들을 일반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이를 기반으로 노인문제는 이제 실질적인 일자리사업으로 풀어내어야 한다. 시혜적인 노인복지서비스만으로는 노인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기초연금만 갖고 노인복지를 이야기하는 시대는 끝났다. 노인복지관이나 노인요양원 등과 같은 노인복지시설을 확장하겠다는 시책만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어르신이 당당하게 주체가 돼야 한다. 어르신의 역량강화와 이를 토대로 하는 창업수준의 노인일자리사업 개발 및 활성화가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이런 차에 소중한 모델을 보게 된다. 화성시가 지원하고, 노인일자리전담기관 화성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노인일자리 대표사업인 '노노카페 커피앤'이다. 화성시가 장소와 운영할 수 있는 제반 지원을 감당하고, 카페의 내부 인테리어와 기타 필요한 물품 등은 기아자동차·IBK기업은행 등 민간기업이 후원해 실시하는 사업이다. 여기서 근무하시는 어르신들은 당당하게 일하며 자신있게 삶을 펼쳐 간다. 노인일자리창출을 위한 '노노카페 커피앤'은 1호점인 화성시남부노인복지관을 비롯 화성시청점·화성종합경기타운점 등 모두 20개소가 문을 열고 약 150명의 어르신들이 실버바리스타로 활동하고 있다. 지자체와 사회복지기관, 그리고 기업과 어르신이 함께 힘을 합쳐 일구어나가는 새로운 창업형 노인일자리사업이 혁신적인 성공사례로 다가와 있다. 희망은 있다./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2015-01-05 이준우

재벌 3세와 배려심

경주 최씨 집안은 조선시대부터 300년 이상 만석 부자로 살면서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 배경에는 철저한 가정교육과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에 있었다. 최씨 집안의 가훈 여섯가지는 첫째 과거를 응시하되 진사이상 하지 말 것, 둘째 만석 이상의 재산은 모으지 말 것, 셋째 과객을 후하게 대접할 것, 넷째 흉년기에는 재산을 모으지 말 것, 다섯째 최씨 가문 며느리는 시집와서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을 것, 여섯째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할 것이었다. 골자는 한마디로 '사람에 대한 배려'라고 할 수 있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사건을 보면서 경주 최씨 집안이 생각난 것은 재벌가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사회문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우리 속담에 '부자 3대 못간다'는 말이 있다. 필자는 그 이유를 이렇게 이해한다. 창업해서 대기업이 되기까지는 창업주의 탁월한 능력이외에도 유능한 직원들과 국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직원들이 진심으로 따르지 않고, 국민들이 외면하는 기업은 결코 성장할 수 없다. 그래서 창업주들은 사람의 소중함을 안다. 그러나 고생을 모른채 기업을 물려받은 후대들은 돈의 권력 맛에 길들여져 점차 사람의 소중함을 망각하고 사람 위에 군림하려 든다. '그들만의 절대왕국'을 만들고, 그 안에서 호령하다가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기업이 기업가의 절대왕국이 되면, 근로자들은 고객보다는 사주 눈치보기에 급급하게 된다. 그러면서 기업가는 현실에서 점차 멀어지고 환상속에 살게 된다. '땅콩 회항'사건 이후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게시판에는 이런 글이 올라왔다고 한다."조양호 회장님에게 안타깝고 측은지심을 느끼는 건 보좌하는 임원들 때문에 회사 현실을 제대로 못 보신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조양호 회장이나 최고 경영층이 탑승할 때는 정비본부에서 비행기 문에 페인트가 벗겨진 곳을 붓펜으로 덧칠한다. 비행후에는 객실부서에서 비행기 사무장에게 수십차례 전화를 해서 마신 음료를 비롯 작은 것까지 물어 세세하게 정보수집을 한다."이런 문화였기에 법적으로 승객의 한명에 불과한 조현아 부사장의 말 한마디에 기장이 승객 200명 이상이 타고 있는 비행기를 활주로에서 돌리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승객들이 손해볼 시간은 전혀 고려하지도 않은 채 말이다. 승객을 완전히 무시한 이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생각한다.우리나라에서도 재벌의 역사가 길어지면서 재벌 3세 경영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들 대부분은 어릴때부터 매우 좋은 환경에서 성장해서, 부모의 회사에 입사한 후 초고속으로 승진한다는 패턴을 갖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동생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29살에 임원이 됐고, 몇 달전 한 방송에서는 스스로 "낙하산"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요즘 같은 취업대란과 경제난의 시대에 이들은 부러움의 대상인 동시에 시샘의 대상이다. 우리 사회는 창업주들에 대해서는 비교적 호의적이지만, 재벌 3세들의 초고속 승진 풍토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재벌가의 식구들이 많아지면서 2년 전에는 재벌기업들이 영세상인들이 먹고 사는 떡볶이·김밥장사까지 하려다 사회적 비판에 부딪쳐 포기하는 일도 있었다. 이번 사건은 재벌 3세들에 대한 사회인식을 부정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 재벌 3세라고 해서 무작정 비판받아서는 안되겠지만, 재벌 3세들도 사회와 근로자들에 대한 배려심을 갖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솔선수범해야 '경주 최씨 가문'이 될 수 있다. '땅콩 회항'사건으로 우리 기업문화가 국제적인 도마에 올랐지만, 우리 기업문화가 개선되고 발전하는 계기가 된다면 장기적으로는 전화위복의 효과가 있을 것이다./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2014-12-29 오대영

집합건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생각하며

법체계 일원화와 사법과 공법 충돌 규율하는 가칭 '집합건물관리기본법'의 특별법 제정을 제안하며 공동체 생활에서 다툼 생기는'분쟁조정 제도'도 필요하다배우 김부선씨는 최근 자신의 아파트 일부 입주자를 고발했다. 심지어 국회에까지 출석하여 증언했다. 일명 '난방비 0원 사건'이다. 그러나 조사결과 현행 난방계량기의 조작 및 훼손을 하지 못하도록 한 산업통상자원부의 고시규정은 법적 강제성이 없고, 계량기 조작 행위자를 구분할 수 없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를 계기로 김부선씨가 반대로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했다고 한다. 그녀가 이 사건을 통해 주장하고 싶은 내용은 아마도 '투명한 아파트 관리비와 감독 시스템 확립'이 아닌가 싶다. 그녀의 말대로 이 사안은 그녀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들의 문제일 수 있다.우리 국민의 대다수는 아파트 등을 포함한 집합건물(공동주택)에 거주하면서 이 문제에 관심이 없는 것일까? 아님 알면서 그냥 지나치는 것일까? 우리는 집합건물에 관한 많은 분쟁을 경험한다. 왜 이런 분쟁이 일어날까? 분쟁을 해결할 제도는 없을까? 법제도상 문제로 한정하여 생각해 보고자 한다.우리나라는 집합건물을 관리하는 종합적 법령이 없으며, 개별 법령에서 이를 다루고 있다. 그 법령도 공법과 사법으로 나누어져 있다. 공법상 법령으로는 '주택법', '임대주택법', '건축법' 등이 있다. 사법상으로는 '민법'(제215조)과 '민법'의 특별법으로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등이 있다. 동일한 집합건물에 대하여 공법과 사법의 입장에서 집합건물 관리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어떤 경우는 중복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실제 집합건물 관리에 대한 종합적 내용은 담지 못하고 있다. 물론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상 관리문제는 구분소유자 또는 구분소유자의 동의를 얻은 점유자 입장에서 관리가 문제이다. 반면에 '주택법'상의 관리문제는 주택공급 사업주체 문제이기 때문에, 관리의 성질 자체가 다르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집합건물 관리내용면에서는 동일한 관리내용인데, 법적 규율이 다르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일본은 우리나라와 같은 건물의 구분소유 등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고 있다. 이 법률에 따라 입주자 전원이 조합원이 되는 주택관리조합을 만들어 집합건물의 관리체계를 확립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맨션과 같은 구분소유 건물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2000년 12월에는 '맨션관리의 적정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운용하고 있다. 이 법률을 기초로 관리조합이라는 조직이 사단법인화되어 맨션관리의 주체로 되고, 또한 맨션관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법 가운데 우리나라에 유용한 입법적 시사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집합건물 관리의 법체계를 일원화하고, 집합건물에 대한 사법과 공법간 법적 규율의 충돌로 발생하는 집합건물 관리의 법률문제를 종합적으로 규율하는 (가칭)'집합건물관리기본법'의 특별법 제정을 제안한다. 아울러 국토교통부 산하에 집합건물 전담 관리기구인 (가칭)집합건물 관리 지원센터 설립을 제안한다. 이를 위하여 2014년 5월 2일 이명수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동주택 등의 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중심으로 특별법 제정을 위한 활발한 논의를 기대하여 본다.집합건물의 효율적 관리를 위하여는 공동체 생활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실효성 있는 분쟁조정 제도도 필요하다. 아울러 집합건물의 공급단계인 '선분양 후시공 제도'의 근본적 문제부터 시공자 및 분양자의 담보책임, 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집합건물 관리정책 등에 관한 법정책적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소성규 대진대 법무행정대학 원장▲ 소성규 대진대 법무행정대학 원장

2014-12-15 소성규

국민의 행복을 위한 소통과 화합

가정·직장·사회 등 삶의 현장 삭막한 전쟁터로 변했는데정부·정치권 무기력해 보이기만…서로 마음열고 함께 토론행복한 대한민국 만들기 위해지금이라도 환골탈태 해야한다국민들이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온갖 정쟁과 갈등, 반목 등이 나라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여야간 싸움은 보편화된 현상이 됐고, 심지어 '찌라시' 파동으로 청와대와 정치권이 초토화됐다. 무기력하고 탐욕스러운 정치권은 국민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됐고, 그 사이 우리네 직장·가정·지역사회 등 모든 삶의 현장들은 삭막한 전쟁터가 되고 말았다. 인정 많고 사람 좋은 삶의 터전들이 천박하고 저급한 이기심과 탐욕으로 얼룩진 경쟁사회로 변질되고 말았다.어느덧 우리가 사는 지역사회에서 '공동체성'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사람 사는 곳에서 이런저런 일을 하며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는 정겨운 전통은 더 이상 찾기 어렵게 됐다. 과거 가난했지만 적어도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만큼은 함께 정을 나누는 장소이자 상호의존적이고 호혜적인 사람들의 관계망이었다. '공동체성'이라는 기능이 상실된 도시는 더 이상 행복한 생활현장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지역사회에서 우리가 꿈꾸고 누리려고 했던 행복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 보인다. 삶은 팍팍해지고 이웃 간의 정은 점점 더 메말라가고 있다.2013년 청년실업률은 13.1%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그런데 문제는 2018년까지 이 같은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출산율 저하로 아이들의 수는 줄어드는 반면 노인 인구는 급증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노인진료비가 1990년 2천403억원에서 2011년 15조4천억원, 2013년에는 노인 한 사람당 평균 322만원의 진료비를 사용해 65세 이상 노인이 쓴 전체 진료비는 무려 18조852억원에 이르렀다. 국민 전체의 1인당 진료비 102만원의 3배를 노인인구가 쓰고 있다. 당연히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비 지원이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특히 국민의 정신건강은 눈에 띄게 악화되고 있다. 경쟁 심화, 고용 불안정, 가족의 변화, 빈곤 증대 등과 같은 현실과 더불어 지역사회에는 팽팽한 긴장과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다. 당연히 정신질환·자살·중독 등의 문제가 커지고 있다. 2011년 보건복지부의 정신질환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한번 이상 정신질환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의 비율이 2006년 8.3%에서 2011년에는 10.2%로 무려 2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보건복지부의 자살실태조사 결과도 살펴보면 자살사망 직전 1년 동안 정신질환으로 인한 의료이용이 무려 50%나 됐다. 더욱이 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의하면 19세 이상 성인 8명중 1명이 우울증으로 나타났다.2013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행복지수는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33위, 복지 충족지수는 31위, 자살률은 1위로 보고됐다. 최근 미국여론조사기관 갤럽이 발표한 '삶의 질' 지수에서도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135개국 중 75위를 기록했다. 이는 내전을 겪은 73위의 이라크보다 낮은 수치다.이 지경까지 됐는데도 정부와 정치권은 무기력해 보인다. 정부와 여야간 소통이 없는 것처럼 비친다. 국민의 행복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서로의 마음을 여는 진정한 소통과 화합의 정치는 결코 우리에게는 이뤄질 수 없는 일일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외국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는데, 정작 세종이 지금의 우리네 현실을 본다면 뭐라고 하실지 염려스럽다. 조선 건국이라는 창업의 어수선한 혼란기를 종결시키고 정치를 안정시켜 행복한 나라를 구축하신 세종의 소통하는 리더십이 그립다. 재상과 여러 신하들 그리고 집현전 학사들을 중심으로 활발한 논의와 토론을 거쳐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했던 정치 운영의 방식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세종이 즉위하면서 제일 처음 하신 일이 "함께 논의하자!"였다는 것을 볼 때, 세종의 치적이 가능했던 것은 소통이었을 것이다.정부와 정치권이 모두 마음을 열고 국민의 행복을 위해 토론하고 함께 계획을 수립하여 실천해 가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정치권이 환골탈태해야 한다./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2014-12-08 이준우

장수사회

한국인 평균수명 '81세'정부와 지자체는기업·사회단체 등과 협력일자리 통한 자립시스템서둘러 구축해 노인들에작은 일터 많이 제공해야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제가 불로장생의 약초를 구하기 위해 동방으로 사람들을 보냈다는 이야기는 영생에 대한 인간의 꿈과 욕심을 상징한다. 절대권력의 진시황제도 결국 죽었지만, 만약 불로장생 약초를 구해서 지금까지 살아있다면 그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프랑스의 철학자였던 사르트르의 연인으로 유명했던 시몬느 드 보봐르의 1946년 소설 '인간은 모두 죽는다'는 이에 대한 답을 말해준다. 중세 이탈리아의 작은 성의 성주였던 휘스카 백작은 거지 노인으로부터 영생의 약을 얻고 마신다. 그리고 영원히 사는 인간이 돼 수백년을 살면서 자신의 성을 발전시키고, 이후에는 신성로마제국의 성립에 기여하고, 프랑스 혁명에도 관여한다. 그러나 그는 사랑하는 가족과 여인이 늙어 죽어가는 것을 지켜봐야하는 고통을 겪으면서 영생으로 저주도 함께 받았다는 사실을 절감한다.오래 산다는 것은 모든 인간의 꿈이다. 현대 의학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이 꿈은 빠르게 실현되고 있다. 최근 국가통계포털(KOSIS)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명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웃도는 81세가 됐다. 불과 40년만에 20년이상 늘어난 것이다. 평균 수명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100세 인생'이라는 말이 나온다.그러나 휘스카 백작의 영생에 고통이 따르듯이, 장수사회에는 그늘과 변화가 뒤따른다. 요즈음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노인들이 매우 많아졌다. 동시에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젊은이들도 많이 눈에 띈다. 젊은층의 노인 공경의식이 약해진 이유도 있겠지만, 노인들이 너무 많아진 것도 이유일 것이다. 세계 최고의 장수국가인 일본에서는 10여년 전에 벌어진 일이다. 장수사회에서는 노인들이 사회의 절대적인 보호를 받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장수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사회적 부담이 크게 증가한다는 점이다. 당장 사회보장비·의료비가 눈덩이처럼 늘어난다. 모두가 젊은 세대의 짐이다. 가정에서도 자녀가 60~70대가 되니, 부모 봉양이 어려워진다. 노인도 자기 책임시대를 맞이한 것이다.과거에는 늦어도 60대 초반에 은퇴하고 인생을 즐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60대 청년'시대가 됐다. 그러니 은퇴 후에도 인생 2모작, 3모작을 해야 한다. 미국 대학교수인 윌리엄 새들러 박사는 저서 '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에서 인생을 4단계로 구분했다. 제1 연령기는 '배움' 단계, 제2 연령기는 '일과 가정'을 위한 단계다. 제3 연령기는 4단계 가운데 가장 긴 기간인 서드 에이지(third age)이다. 40~70대이다. 제4 연령기는 '노화'의 단계다. 과거 70세 시대의 40대는 인생의 착륙을 서서히 준비하는 시기였다면, 100세 시대의 40대는 인생의 후반기를 향해 이륙하는 시기인 것이다. 이제는 40대, 50대부터 60대 후반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사람이 장수사회가 가져온 혜택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개인의 노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회 시스템 구축이다. 우리 정부나 사회에서도 65세이상 노인 기초연금제도가 시행되는 등 다양한 대책이 세워지고 있다. 이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지원식 대책'에는 한계가 있다. 누리사업이나 학생 무상급식이 복지예산의 한계로 흔들리고 있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장수사회의 사회적 짐을 덜기 위해서는 '생산적 대책'을 많이 세워야 한다. 일본에서는 2000년대 초부터 노인들의 일거리 창출을 위한 '시니어 워크(seinor work)센터'가 전국 곳곳에 생겨났다. 국가재정이나 연금으로는 급증하는 노인들을 지탱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노인대책의 순위를 '일자리 창출>연금>직접 지원'의 순으로 두고 '일을 통한 자립시스템 구축'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기업·사회단체 등과 협력해서 이런 시스템을 서둘러 구축해 노인들에게 작은 일터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 차비와 식사 정도를 제공하는 자원봉사 시스템도 좋다. 그래야 장수사회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다./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2014-12-01 오대영

'통일대박'의 출발지 한반도통일미래센터

내·외국인(청소년 포함)대상평화통일 체험연수 통해한반도통일에 대한공감대 확산됐으면 한다또한 DMZ세계평화공원 조성과대학 유치된다면 얼마나 좋을까10월4일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이 있었다. 북한 최고의 실세인 황병서·최룡해·김양건 등이 참석했다. 폐막식행사내내 우리정부 관계자들과 귓엣말을 하는 등 아주 친밀감을 보여주었다. 이것을 지켜보는 우리 국민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들이 폐막식에 참석한 진실이 무엇이든 국민들은 통일의 가능성을 예단하거나, 그래도 "우리는 하나다"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얼마있지 않아 남북간에는 대북전단 살포를 두고 총격전이 오고가는 등 남북간 긴장고조와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남북갈등과 함께 5·24(대북제재) 해제조치, 금강산 관광 등을 둘러싸고는 남남갈등까지 보여주고 있다. 통일비용보다 분단비용이 더 크다는 점에서 하루빨리 통일이 이뤄져야 한다는 당위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통일의 방법론에 대해서는 급진적 통합으로 발생할 민족간 갈등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1국가, 2경제체제를 거친 점진적 통일이 필요하다는 등 다양한 통일방안이 제시되고 있다.이런 시점에 지난 12일 연천군 마포리 일원에 한반도통일미래센터가 개관했다. 통일방법론에 대해서는 국제적 시각과 각국의 이해관계 등 다양한 변수와 전략도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통일의 의미가 무엇이고, 왜 통일이 중요한지, 전쟁에 대한 역사적 교훈은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이해하도록 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우리 국민 내부에서의 통일에 대한 이해가 더 중요하다. 특히 초·중·고등학생들에게 과거 역사와 오늘의 현장체험은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일반시민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점에서 한반도통일미래센터에 거는 기대가 큰 것이다.한반도통일미래센터는 원래 비무장지대 평화적 이용실천사업의 일환으로 접경지역 인근에 '남북청소년교류센터'건립사업으로 추진하다가 한반도통일미래센터로 그 규모와 기능이 확대된 것이다. 첫출발도 그러했지만 남북청소년 교류와 통일교육을 위한 곳이다. 우리와 똑같은 통일은 아니지만 독일은 어떠했을까? 독일 역시 2차 대전이후 나치교육으로부터 탈피하기 위해 지역사회마다 청소년시설을 건립했다. 전쟁과 분단을 잊지 않으려는 독일인의 노력은 일찍부터 시작됐다. 그러한 노력은 오히려 온 세계사람들을 불러모으는 관광시설로 탈바꿈하고 있다.한반도통일미래센터는 남북교류 활성화 및 남북관계 발전에 대비하기 위한 시설이기도 하다. 기존 남북간 교류·접촉의 북한지역 편중문제 등을 감안, 향후 상호방문 확대시를 대비해 남한내 남북교류 지원을 위한 다목적·복합시설로 기능하기 위한 곳이다. 아울러 국민의 통일의식, 특히 청소년의 통일의식 저하 지속추세에 따라 젊은 세대에 대한 통일교육을 하는 곳이다. 그 기능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통일부와 통일교육원은 통일교육지원법상 각 시·도에 지정된 지역통일교육센터 등과 잘 연계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통일교육을 위한 충분한 예산반영이 돼야 할 것이다. 아울러 센터가 위치하고 있는 연천군과 경기도는 북한과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은 무엇인지, 지역대학 및 민간단체와 연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한반도통일미래센터에서 내·외국인(청소년 포함)을 대상으로 한 평화통일체험연수를 통해 한반도통일에 대한 국내외 공감대가 확산됐으면 한다. 그리고 DMZ 세계평화공원이 조성되고, 그곳에 세계평화대학이 유치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평화지대로서 전 세계인이 하나가 되는 그런 곳! 바로 그곳이 한반도통일미래센터였으면 한다./소성규 대진대 법무행정대학 원장▲ 소성규 대진대 법무행정대학 원장

2014-11-17 소성규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