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손경년의 '늘찬문화']주체였던 사람이 진정한 주체 '되어야 하는' 생활문화를 위해

레이몬드 윌리엄즈는 '문화는 일상'(Culture is ordinary)'이라고 했다. 그의 말을 내 방식대로 해석한다면 '연속되는 일상이 이루어지는 삶이 곧 문화'이다. 그러니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삶은, 문화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정답이 없으며, 따라서 질문을 하는 행위는 삶의 지속성을 의미한다. 누군가 '오늘의 나'에게 '어떤 삶을 원하는가'라고 묻는다면 '고르게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삶'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고르게'와 '인간답게'에 대한 저마다의 생각과 구체적 실천방식이 있을 것이다. 각자의 생각을 대화와 토론, 논쟁과 담론의 과정을 통해 실천방식을 찾을 것이며, 실천의 결과는 변화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과정에서부터 시작, 변화를 가로막는 장벽이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인가에 달려있을 것이다. 실천이 힘을 얻는다는 것은 '인간답게' 살기 위한 안전하면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우리의 손'으로 열어갈 때 비로소 가능하며, 이를 민주주의의 실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와 사회가 할 역할과 개인의 역할이 다르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 각기 '협의-합의'의 과정에서 '시대의 가치가 반영된 균형 잡기'가 어느 선에서 이루어질 것인가 다시 말해 특정한 누군가에 의해 제시되는 하나의 답이 아닌, 지속적인 질문과 성찰, 수정과 변경의 과정을 어떻게 열어둘 것인가가 한 사회의 문화수준을 이해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 같기도 하다.'부천생활문화페스티벌-다락'이 벌써 5년째 접어들고 있다. 5년 전의 고민을 되돌아보면, 당시 시 행정부와 문화재단, 그리고 이미 동아리 활동을 오랫동안 해왔던 활동가들과 함께 '수동적 향유에서 능동적 주체로서의 부천시민, 행복을 스스로 만드는 부천시민, 자율성과 자발성을 내적 동력으로 삼으면서 공적 영역의 부천시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면서 시작한 축제였다. 그때는 생활문화라는 개념을 정립하는 것도 어려웠고 동아리지원을 정부가 해야하냐는 지적에 대해 딱 부러지는 답을 내놓기도 힘들었다. 인구 87만의 부천시민의 의견을 어떻게 수렴해야 할 것인지, 주민참여를 독려하는 다양한 공동체 프로그램이 있지만 참여의 방식은 적절한지 알 수 없었다. 결국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지라도 모일 수 있는 사람들은 모여보자고 시작한 2015년 첫 모임은 공무원, 문화재단담당자, 생활문화장르별연합회, 생활문화협동조합 등의 활동가들이었다. 첫 축제에 123개의 동호회가 참여, 생활문화가 시민축제의 가능성을 보였다는 칭찬도 있었지만, 시민이 아닌 생활문화 강사 중심의 활동이 아니냐는 말을 더 많이 들었다. 181개의 동호회가 참여한 2016년은 콜라보레이션 방식의 공연을 발표하면서 전년도에 비해 협력수준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생활문화페스티벌의 비전을 제대로 고민했냐는 자기반성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237개 팀이 참여한 2017년도는 공연, 전시 등과 함께 생활문화동호회들이 직접 창작뮤지컬을 만들어 발표함으로써 시민의 자발적 참여 및 창작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과정에서의 '참여 피로도'상승의 고민과 다양한 생활문화동호인들의 의견의 장, 다시 말해 시민참여범위가 적절한가에 대해 참여단체들이 스스로 문제 제기를 했다. 계속되는 문제의식, 질문, 그리고 '적절함'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2018년도는 축제추진자문단을 꾸렸고, 축제준비를 위한 생활문화프로그램 매니저의 운영과 공간별로 참여자의 자발적 운영을 시도했다. 여전히 시민의 참여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방법 모색에 대해서는 고민을 늦추지 않았다. 이제 8월 14일부터 시작되는 전시와 더불어 8월 23일부터 25일까지 부천의 수주고등학교 등 다양한 공간에서 공연, 체험 등이 진행된다. 올해는 '축제추진단'을 통해 분야별 콜라보레이션 혹은 시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장소로 찾아감으로써 지역사회가 반기는 축제운영을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장자의 말이 떠오른다. "우리는 걸음으로써 길을 만든다." 부천에서는 생활문화를 통해 제도화에 갇혀있기보다는 그 제도 속에 포함된 사람들의 목표, 재능 등 공통된 욕구의 변화가 부천시민의 손에 달려있다는 경험을 얻고 '우리'가 걸어가면서'길'을 만들고 '우리는 늘 주체였었고 주체이며, 주체일 것이다'라는 것을 배워가는 중이다./손경년 부천문화재단 대표이사손경년 부천문화재단 대표이사

2019-08-11 손경년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혼수막어: 물을 흐려 물고기를 잡는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올해의 국제정세는 한마디로 혼란 그 자체이다. 전문가들의 말을 귀동냥해보면 그 원인을 두 가지 정도로 이야기한다. 하나는 내부적 원인이고 하나는 외부적 원인이다. 외부적 원인으로 미국과 중국과 일본의 외교관계 및 외교정책의 영향이다. 미·중·일 삼국의 수장들은 하나같이 개성이 매우 강한 존재들이다. 이들이 모두 자국 국가 중심주의 노선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자기들의 국가이익에 반하는 정책은 절대 펼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의 트럼프는 일찌감치 표명했고 뒤를 이어 중국의 시진핑은 일대일로를 선언했고, 이제 일본의 아베가 100년 전 군사대국의 야망을 재현하려 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항구성 있고 일관된 주체적인 노선 없이 상대적으로 외부의 강한 흐름에 끌려다니느라 제대로 대응조차 할 틈도 없는 형국이다. 36계에 혼수막어(混水摸魚)란 계책이 있다. 본래는 적의 혼란함을 타서 약하고 주체적이지 못한 상황을 이용하는 계책이다. 주역의 수괘(隨卦)에서 유래한 계책인데 '어두워지면 들어가서 편안히 쉰다'는 구절을 응용한 것이다. 날이 어두워지면 사람들은 앞이 안 보이기 때문에 제대로 활동할 수가 없어 집으로 들어가 쉰다. 이처럼 상대방의 상황을 어둡게 만들어 정상적인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그 틈을 타서 쳐들어가 빼앗는 계책이다. 갑작스럽게 화이트리스트로 판을 흔들어놓고 자신은 계산한 대로 상대가 당황에 빠질 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는 것이다. 그러나 공격자 입장에서 이 계책은 물이 다시 맑아지기 전까지 공격을 완수해야 하는 시한적 부담감이 있다. 이런 혼란할 때일수록 우리는 평정심을 잃지 말고 외교적 사안을 판단해야 한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9-08-07 철산 최정준

[의학기고]'해외여행 응급사고 대처법' 얼마나 알고 있나요?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떠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해외여행객은 4천556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터넷에는 해외여행 정보가 넘쳐난다. 여행객들이 다녀온 관광지, 호텔, 맛집, 쇼핑리스트 등을 실시간으로 SNS에 올린다. 해외 여행객 증가와 더불어 현지에서 응급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하지만 '해외여행 응급사고 대처법'에 대한 정보는 턱없이 부족하다. 해외에서 사고를 당한 여행객들은 우리나라의 '119'와 같은 현지 구급차를 부르는 절차를 몰라 당황한다. 또, 힘겹게 현지 병원을 찾더라도 언어 장벽과 국내보다 비싼 의료비 문제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김호중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에 크게 2가지를 확인하라고 조언한다.첫째, 여행자 보험을 확인해라!여행사의 단체 보험을 무작정 믿기 보다는 개인적으로 여행자 보험을 계획하고, '현지 의료비', '국제 이송비', '통역 서비스' 항목을 꼭 확인해야 한다. 보험 보장액은 많을수록 좋겠지만, 현지 의료비는 질병과 상해 각각 5천만 원 이상, 국제 이송비는 3천만 원 이상 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현지 언어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둘째, 해외 환자 이송 서비스 단체를 확인해라!현재 많은 사설 업체가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명확한 설립기준이 없고 미흡하여 언제든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또, 각 업체의 서비스 범위와 비용도 다르기 때문에 면밀히 비교 검토가 필요하다. 정부 기관이 제공하는 대표적인 서비스는 외교부의 '재외국민보호 서비스', 소방청의 '재외국민 119 응급의료상담 서비스'가 있고, 공신력 있는 단체로는 대한응급의학회의 '해외환자이송팀 서비스'가 있다. 외교부가 제공하는 '재외국민보호 서비스'는 전화(+82-2-3210-0404), 인터넷(http://www.0404.go.kr) 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전화로 각종 해외 재난과 사건·사고에 대한 상담이 가능하며,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6개 외국어에 대한 3자 통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국가별로 인력과 지원 가능 범위의 편차가 크므로 사전에 여행 국가에 대한 지원 범위를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소방청이 외교부와 협업해 운영하는 '재외국민 119 응급의료상담 서비스'는 전화(+82-44-320-0119)나 이메일(central119ems@korea.kr), 인터넷(http://119.go.kr)으로 긴급 의료상담이 가능하다. 일본, 중국, 필리핀 등 36개국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단순 응급 처치 상담이 주 업무이며, 지원 범위가 현지 병원 도착 전까지로 한정되어 있다.대한응급의학회의 '해외환자이송팀 서비스'는 전화(+82-2-3676-1333)와 스마트폰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플러스(대한응급의학회 해외환자이송팀 또는 okems119 검색)' 1대 1 채팅을 통해 실시간 의료 상담이 가능하다. 대한의학회 산하 대한응급의학회에 소속된 응급의학 전문의들이 모여 구성한 단체로 현지로 의사를 파견해 환자별 건강 상태에 맞는 안전한 국내 이송을 돕는다. 출국 전에 '친구 추가'를 미리 해두면 응급 상황에서 신속하게 상담받을 수 있다. 김호중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해외에서 응급사고를 당하면 환자나 보호자가 당황해 많은 사설 업체의 해외 환자 이송 서비스를 일일이 비교하고 결정하기 어렵다. 그럴 때는 외교부나 소방청, 대한응급의학회 등 믿을만한 기관의 도움을 받으면, 좀 더 신속하고 적절하게 조치를 취하고 환자를 국내로 안전하게 이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해외 환자 이송 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낮고, 정부 예산 및 인력 지원도 턱없이 부족하다.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이 문제에 대한 공론화와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김호중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김호중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순천향대학교 제공

2019-08-07 경인일보

[생활법무카페]대항력의 취득시기 왜 중요할까

집주인이 점유개정의 방법으로 주택을 팔면서 임차인의 자격으로 계속 거주하는 경우에서의 대항력의 취득시기는 매우 중요합니다. 임차인이 경매에서 대항력을 상실하거나 배당을 못받아 임대보증금을 날릴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점유개정(占有改定)이란 당사자 간의 계약에 의해 양도인이 목적물의 점유를 계속하기로 한 경우에 실제로 물건의 수수(授受)는 일절 하지 않고 당사자 간의 양해만으로 인도(引渡)를 끝내버리는 간편한 인도 방법을 말합니다(민법 제189조). 점유개정에 의한 물건의 소유권의 현실의 인도는 행해지지 않습니다. 대항력이란 임차주택을 임대기간 만료 시까지 사용, 수익할 수 있고 임대기간 만료 후 보증금을 전액 반환받을 때까지 임대인 또는 신소유자에게 임차주택을 비워주지 않아도 되는 권리를 말합니다. 주택의 인도와 임차인의 전입신고(주민등록)를 마친 때에는 그 익일 0시부터 대항력이 발생합니다. 주택매매의 경우 흔히 매수인이 소유권을 이전받는 당일, 저당권을 동시에 설정하고 매도인에게 담보대출받은 돈으로 매매잔금을 지불하는 경우에 매매당사자가 매매와 동시에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전 소유자가 임차인이 되는 시점은 소유권이전 당일이 됩니다. 그러므로 대항력은 근저당설정일이 아닌 근저당 설정한 다음날 0시에 발생하므로 전 소유자는 저당권자보다 후순위 임차인이 되어 대항력이 없게 됩니다.(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다 59306판결 참조)보통 임차인 전소유자일 때 미리 전입신고한 것을 두고, 대항력이 우선할 것이라 착각할 수 있습니다. 매매계약서나 임대차계약서에 특약사항으로 '임차인(매도인)의 대항력이 발생되기 전까지 근저당권 등 임차인의 대항력보다 우선하는 권리가 발생할시 계약을 해제한다'는 특약은 필수라 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아 두어 다른 후순위 권리자보다 먼저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권리인 우선변제권까지 확보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이영옥 법무사·경기중앙지방 법무사회 화성지부이영옥 법무사·경기중앙지방 법무사회 화성지부

2019-08-06 이영옥

[시인의 꽃]들꽃

젊은 날엔 저 멀리 푸른 하늘이가슴 설레도록 좋았으나지금은 내 사는 곳 흙의 향기가온몸 가득히 황홀케 한다.그때 그 눈부신 햇살 아래선보이지 않던 들꽃이여.흙냄새 아련하게 그리워짐은내 육신 흙 되는 날 가까운 탓.들꽃 애틋하게 사랑스럼은내 영혼 이슬 되기 가까운 탓.오세영(1942~)늙음은 젊음이 모방할 수 없는 기록과, 젊음으로 형언할 수 없는 흔적들이 주름져있다. 그 밑줄 안에는 젊은 날에 저 멀리 바라본 '푸른 하늘'이 들어 있고, 푸른 하늘 속에는 '가슴 설레도록' 좋았던 '청년의 이상'이 새겨져 있다. 그러한 꿈같은 시간들을 지나온 '지금은' 다른 곳이 아닌 가까운 곳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려고 한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들꽃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듯 '내 사는 곳 흙의 향기'를 '온몸 가득히' 맡을 수 있는 지혜로운 황홀감이 바로 그것이다. 반면 혈기로 채워진 '그때 그 눈부신 햇살 아래선 보이지 않던 들꽃'처럼 늙음이란 '내 육신 흙 되는 날 가까운'데를 더듬는 성찰이자, 젊은 날의 자기반성이 되는 것이다. '들꽃'이 애틋하게 사랑스러운 것은, 인생이란 그렇게 세상이란 들판에 잠시 이슬처럼 맺혔다 가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2019-08-05 권성훈

[주종익의 '스타트업']페르소나

실존하지 않는 인물이지만제품 개발해 팔기 위해선현존할 수 있게 만들어야극소수 스타트업들만 작성하는우리 현실 매우 안타깝기만이병철(삼성), 정주영(현대), 구인회(LG)는 우리나라 경영의 신이다. 일본은 마쓰시타 고노스케(마쓰시타), 혼다(혼다), 이나모리 가즈오(교세라)를 경영의 신으로 꼽는다. 아메바는 단세포 분열을 통해 자기와 똑같은 분신을 만들어 낸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아메바 경영으로 유명하다. 자기와 똑같은 사람을 복제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손오공은 자기의 털을 뽑아 손바닥 위에 놓고 훅 불어 똑같은 손오공을 만들어낸다. 한 명의 가상 고객을 만들어 그 고객을 똑같이 아메바나 손오공처럼 복제할 수만 있다면 그 가상의 고객을 만들어 내는 일은 대단히 환상적인 일이 될 것이다. 이 가상의 고객이 페르소나이다(영어로 Persona).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전형적이고 보편적이며 일반적인 가상의 나의 고객을 말한다.페르소나란 말은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유래되었다는 얘기에서부터 스위스 심리학자 칼 융이 심리학 용어로 사용했다는 이론에 이르기까지 어렵기도 하고 사람마다 분야마다 의미하는 바가 시대에 따라 다르다. 예술계에서 쓰는 의미와 기업이나 회사에서 말하는 페르소나의 현대적 의미는 사뭇 다르다. 디자인 싱킹이나 스타트 업에서는 고객의 문제점이나 불편함이나 고통을 해결하는 문제해결 도구의 일환으로 사용한다. 왜 세상에 존재하는 고객 대신 가상의 페르소나를 창출해내는 걸까? 예를 들어보자. 신제품을 개발할 때 목표 고객을 마음속에 그리는 모습은 모든 이해 당사자가 다르기 때문이다. 사장은 A라고 생각하고 개발 이사는 B라고 생각하고 개발담당자는 C라고 생각하고 이 제품을 팔아야 하는 마케팅 이사는 D라고 생각한다면 생각이 중구난방이라 제대로 고객을 만족시키는 제품을 개발하기는 불가능하다. 조직원의 수만큼 다른 생각이 존재하게 될 것이다. 공통의 정확한 표적이 설정되어야 문제 파악의 일관성도 있고 정확한 해결책을 만들어 과녁의 정중앙을 맞힐 수 있다. 모든 사람이 하나의 목표를 지양해야 한다. 또 하나의 이유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일을 하다 보면 의심나는 일이나 혼란스러운 일이 수도 없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때마다 관련되는 모든 사람을 찾아다닌다면 큰 혼란과 계획의 지연을 피할 수가 없다. 미리 페르소나를 명확히 해놓으면 이 내용만 참고하는 것으로 의문을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 페르소나를 어떻게 작성하는지 그 구조(Framework)를 생각해보자. 정해진 규정은 없다. 고객이 사지 않고는 못 배기는 필수품(Must Have)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들을 회사에 맞게 구성하면 된다. 대략 기본적인 사항을 예시하면 1.가상의 이름/이미지 또는 캐리커처 2.인생의 목표/꿈/바람 3.성격/특성/특이점/극단성/습관/취미 4.직업/수입/지출/소비성향 5.학력/성별/인종/지역/연령대 6.문제의식/갈등/욕망/고통/불편함 7.일상생활/사용 도구/기기/수단 8.하루/주/월/년의 주요 일상생활 모습 등이다. 한 장짜리도 좋고 서너 장짜리 상세 본 또는 설명서는 필요에 따라 업무 당사자들이 혼란을 방지하는 범위 내서 자율적으로 작성하면 된다.페르소나에 대한 오해가 꽤 있다. 페르소나를 작성하라고 하면 주변에 있는 사람 중에 비슷한 사람이나 연예인 정치인 등을 상정해놓고 작성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페르소나는 실존 인물이 아니다. 실존 인물을 작성하면 보편성이 없게 된다. 그러나 잊으면 안 되는 것은 현존하지는 않지만 현존할 수 있어야 하는 인물이다. 왜냐하면 결국 우리가 제품을 팔아먹는 것은 현존하는 인물이지 외계인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페르소나는 한번 작성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기업의 성장과 혁신의 목적에 따라 수시로 현실에 부합하는 페르소나를 만들어야 한다.눈을 감고 고객의 모습이 머릿속에 선명히 그려진다면 페르소나는 잘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제품이 잘 팔리는 것과는 별개이다. 페르소나의 콘텐츠(내용)가 나의 고객을 잘못 설정했다면 당연히 물건이 팔리지 않는다. 극소수의 스타트 업들 만이 페르소나를 작성하는 우리 현실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주종익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멘토 에버스핀 감사주종익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멘토 에버스핀 감사

2019-08-04 주종익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막현호미: 은미함보다 잘 나타나는 것이 없다

마음이 심란해질 때 잔잔하게 해주는 힘이 '중용'이란 책에 있다. 고전마다 지니고 있는 힘이 있다고 볼 때 '중용'은 마음의 심층으로 들어가 보도록 안내하는 책이다. 심층으로 들어가 보면 표층에서 보고 느꼈던 것과는 다른 경계를 보고 느낄 수 있다. 표층은 잘 보이기 때문에 누구나 볼 수 있지만 심층은 관심을 가지고 들어가 보지 않으면 볼 수가 없는 경계이다. 그런데 왜 자꾸 옛 어른들은 심층으로 들어가 보라고 할까? 철학적으로 표층은 현상이고 심층은 본질이라고도 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볼 때 현상은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과 개념으로 다가온다. 익숙하기 때문에 의심을 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기 쉽다. 그러므로 본질을 놓치기 쉬우니 현상에 집착하지 말고 본질을 살펴보라고 한다. 본질을 조절해야 현상이 조절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층의 본질세계는 포착하기 힘드니 현상에 익숙해진 인식으로 포착하기엔 너무 작다. 무엇이든 커야 잘 보이는데 너무 작으니 보이지도 않고 잡히지도 않는다. 이렇게 보기도 힘들고 잡기도 힘든 것을 보고 잡으려면 어찌해야 하는가? '중용'에서는 홀로 있을 때 챙겨보라고 권유한다. 남들과 교류하여 희로애락이 발현되기 전 나 홀로 있는 시간에 희로애락이 발현하는 기틀을 통찰해보라는 것이다. 다람쥐 쳇바퀴처럼 습관적으로 발현되는 나의 감정의 속모양을 나 홀로 있을 때 가끔씩 점검해보라는 것이다. 홀로 있을 때의 은미한 마음이 남들과 같이 있을 때의 마음으로 훤히 드러나게 되니 신독(愼獨)을 부탁한 것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9-07-31 철산 최정준

[시인의 꽃]꽃

네 그림자를 밟는거리쯤에서오래 너를 바라보고 싶다팔을 들어내 속닢께 손이 닿는그 거리쯤에오래오래 서 있으면거리도 없이너는 내 마음에 와 닿아아직 터지지 않는 꽃망울 하나무량하게 피어올라나는 네 앞에서발이 붙었다.신달자(1943~)우리의 일상에서 바라만 봐도 좋은 것이 있다. 누구의 소유도 아니지만 아무나 소유할 수 있는 그런 것. 들녘에 피어난 꽃처럼 탐욕 없이 마주할 때, 한아름 마음속 주인이 된다. 욕망을 제거하고 세계를 바라보면 세계로부터 해방되면서 자유로워지는 것같이, '순수'하게 산다는 것은 '더' 가지는 것에서 '다' 가질 수 있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꽃을 꺾는 순간 꽃은 이미 꽃이 아니면서 꽃이 된다. 전자의 꽃은 모든 이들을 위한 것이 되지만 후자의 꽃은 어느 특정한 이를 위한 것일 뿐. 그것은 경계 없는 것의 경계를 스스로 만들면서 갈등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는 것. 당신에게 어쩔 줄 모르는 사랑이 있다면 사랑하는 크기만큼 성긴 '그림자를 밟는 거리쯤에서 바라보라' 또한 사랑하는 깊이만큼 '팔을 들어 손이 닿는 그 거리쯤에 있어라' 그리하면 '오래오래' 가 닿은 사랑은 '거리도 없이' 와 닿아 '터지지 않는 꽃망울 하나'로 '무량하게 피어올라' 갈지니.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2019-07-29 권성훈

[고재경의 '노래로 본 사자성어']갈택이어(竭澤而漁)

연못물 파내어 물고기 잡는다는 뜻도시화라는 미명하에 자행된 개발인간이 '환경 위기'를 자초더 늦기 전에 愚 범해서는 안돼땜질식 대응, 미래 재앙 불러올지도갈택이어(竭澤而漁)는 연못물을 모두 파내어 물고기를 잡는다는 뜻이다. 당장의 이익만을 탐해 미래의 기회를 잃어버리는 소탐대실과 동격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신해철 외 다수의 유명가수들이 함께 부른 '더 늦기 전에'(작사/작곡:신해철) 노랫말은 갈택이어의 상징적 은유를 담고 있다. 가사 도입부에서 화자는 힘들게 살아왔던 '지난 세월'을 회상한다. 어느덧 저만치 흘러가버린 세월은 '앞만을' 보면서 '숨차게 달려'온 시간의 연속이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러나 그는 '걸어온 길'을 다시 뒤돌아본다. 현재 세상은 과거에 비해 상전벽해로 변해있다. '어린 시절에'는 멱을 감고 뛰어놀던 '냇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산업화로 대변되는 거대 이익 자본의 포화 속에서 '회색 거품을 가득 싣고서' 어디론가 흘러간다. 화자는 맑고 깨끗한 자연으로 대표되는 '냇물'이 환경 오염의 원천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한탄한다. 이 같은 수질 오염은 전 세계 먹는 샘물 93%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언론매체 보도와 맥을 같이 한다. 이처럼 화자는 사람의 건강을 위협하는 환경 참사를 경고한다. 이것은 갈택이어의 부작용으로 인해 인간이 환경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화자의 애타는 울부짖음이다.화자가 어렸을 때 보았던 맑고 푸른 하늘이 이제는 '공장 굴뚝의 자욱한 연기'로 시꺼멓게 뒤덮인다. 대체로 대기 오염의 주범은 자동차 매연가스와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로 알려져 있다. 요즘은 눈으로 식별할 수 없을 만큼 공중에 떠다니는 초미세 먼지의 농도가 심각하다. 이는 화자가 언급한 뿌연 '연기'로 뒤덮인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울리는 공습경보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는 오염된 '냇물'과 '공장 굴뚝'으로 상징되는 환경 파괴적 현실을 미래의 꿈을 상실하는 갈택이어의 과정으로 생각하고 이렇게 경고한다: '내일의 꿈이/흐린 하늘로 흩어지네'. 바꿔 말하면 미래 계획을 신중히 숙고하지 않고 도시화라는 미명하에 자행된 난개발의 실상에 대해 그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하늘 끝까지 뻗은 회색 빌딩숲'을 처연히 바라본다. 치솟은 마천루가 보기에는 그럴 듯해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숨이 막힐 정도로 답답하게 느껴진다. 따라서 이렇게 신랄하게 반문한다: '이것이 우리가 원한 전부인가/그 누구가 미래를 약속하는가/이젠 느껴야 하네/더 늦기 전에'.화자는 '더 늦기 전에' 갈택이어의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한다. 또한 후속 세대인 '아이들이 자라서/밤하늘을 바라볼 때에' 반짝반짝 빛나는 '별들을/두 눈 속에' 담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 '아이들'에게 밤하늘의 별은 꿈과 비전을 상징한다. 꿈을 먹고 사는 그들에게 절망을 안겨서는 안 된다. 꿈을 포기하면 미래가 없는 법이다. 환경오염은 큰 환란을 낳을 수 있다. '냇물'은 갈수록 오염되어 가고 있다. '굴뚝'에서 분출되는 케케묵은 '연기'는 하늘을 뿌옇게 뒤덮는다. 따라서 환경오염 때문에 '저 하늘에 총총히 박혀있던/우리의 별들을' 지금은 헤아릴 수조차 없다. 별들이 서서히 우리 곁을 떠나가고 있다. 육안으로 보기도 힘들지만 마음의 꿈을 잃어버린 것 같아 더욱 가슴이 조여 온다: '힘없이 꺼져가는/작은 별 하나/자 이제 우리가 할 일이/뭐라고 생각하나'. 목전에 보이는 현실적 이익만을 좆기 위해 '별 하나'마저 '외면'해야 할까. 아니면 미래에 다가올 기회를 잃기 전에 당장의 이익을 포기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할까. 연못물을 전부 퍼내면 눈앞에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나중에는 물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한다. 사람의 욕심은 불행을 낳는다. '더 늦기 전에' 자연환경 보전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실질적 실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안이한 대증요법은 금물이다. 땜질식 대응은 미래에 자칫 최악의 환경 재앙을 불러올지도 모른다. 아울러 국민과 기업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환경 보호 실천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청정 지구 환경이 곧 사람의 생명이기 때문이다./고재경 배화여대 명예교수고재경 배화여대 명예교수

2019-07-28 고재경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지래자역: 올 것을 알려면 거슬러 가봐야 한다

순역(順逆)이란 개념은 주역에 그 원리적 의미가 들어있다. 주역에 '數往者順 知來者逆'이라고 하였다. 순은 지난 일을 헤아리는 일이다. 역은 다가올 것을 아는 일이다. 逆이란 글자는 풀이 땅에서 나와 자라 올라가는 모양을 하고 있다. 씨앗에서 싹이 나고 꽃이 피고 하는 흐름이 逆이라는 것이니 시간의 흐름을 생각해보면 그것이 바로 逆이다. 사람으로 치면 세상에 없던 아이가 태어나고 그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고 늙어서 결국은 죽는 흐름이 逆으로 진행되는 흐름이고 그 반대의 흐름이 順이다. 그러니 지금의 나를 생각해볼 때 향후 전개될 흐름이 逆인데 이 흐름을 따라가 생각해볼 때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세월이 逆이다. 그리고 이미 지나온 세월은 훤하게 머릿속에 그려지니 잘 헤아려보기만 하면 된다. 지난 세월을 헤아리는 일은 그저 과거의 족적을 따라 기억의 데이터를 떠들어보면 된다. 그러나 올 것을 아는 것은 거꾸로 가야하기 때문에 거슬러서 미리 가보아야 한다. 앞으로 펼쳐질 세월이 궁금하거든 앞으로 올 세월을 미리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보라는 뜻이다. 그렇게 거슬러 올라가는 과정이 占이다. 뿌리에서 줄기에서 가지에서 잎에서 꽃에서 열매로 오지 않은 시간을 역류(逆流)하는 것이 점의 기본 아이디어이다. 점이란 이렇게 미래를 과거로 바꿔놓는 것이다. 맞고 틀리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미래 예측의 모든 행위는 미래를 과거처럼 처리하고 싶은 욕구에서 나온 것이다. 미래는 누구나 알 수 있는 거시적 관점의 미래가 있고 누구도 알 수 없는 미시적 관점의 미래가 있다. 지구가 미래에 없어질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미래이지만 구체적으로 언제 없어질지는 누구도 모르는 미래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시간을 거슬러 여행을 해본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9-07-24 철산 최정준

[생활법무카페]빚 많은 부친 별세, 상속포기·한정승인 어떻게

돌아가신 분의 상속채무(빚)가 많은 경우 상속인들은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상속포기는 상속개시로 발생하는 상속인의 권리, 의무의 승계를 상속개시시로 소급하여 상속인 지위를 소멸시키는 상속인의 의사표시로서, 상속포기 신청이 수리되면 상속포기자는 상속인 지위를 포기하였으므로 상속인이 아니게 되는 것입니다.그러나 상속포기는 민법에 정한 대로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법원에 신고하여야 하는 요식행위이므로 단순 작성한 상속포기각서만으로는 효력이 없고, 상속개시 후에 가능하므로 상속개시 전에 한 상속포기약정은 무효입니다.한편, 한정승인은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이 상속채무 자체는 승계를 하되, 그 채무를 상속재산의 한도 내에서만 변제할 책임을 지고, 그 상속재산 범위 이외의 채무는 변제할 책임이 없게 되므로 상속인 본인의 고유재산으로는 책임지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일반적으로 한정승인을 어렵게 생각하셔서 상속포기가 더 간편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상속포기는 상속포기를 한 상속인을 제외한 나머지 상속인에게 상속인의 지위가 옮겨지게 됩니다. 즉, 1순위 상속인들이 전부 상속포기를 하더라도, 2순위, 3순위 상속인들에게 상속이 이어지게 됩니다.따라서 실무에서는 여러 상속인들까지 엮이지 않게 하려고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제도를 병행하여 신청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예컨대 아버지가 사망 후, 어머니와 자녀1·2가 있는 경우 자녀1이 한정승인을 신청하고, 어머니와 자녀2는 상속포기 신청을 함으로써 손주들이나 2순위, 3순위 상속인들까지 가지 않도록 마무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피상속인의 적극재산과 채무내역 및 상속인들의 각자 상황에 맞추어 상속재산과 상속채무를 총제적으로 파악하여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시일 내에 알맞은 절차를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주영민 법무사·경기중앙지방 법무사회 수원지부주영민 법무사·경기중앙지방 법무사회 수원지부

2019-07-23 주영민

[김나인의 '생활관상']눈은 마음을 담은 그릇,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크고 시원해 보이는 문대통령 눈포용력 많고 심성 곧고 감정 풍부자칫 인정에 사로잡혀 실수하기도'싸움보다 일하는 소' 모습 더 좋아'삼백안' 불굴의 투지력 활용하길눈은 세상의 온갖 빛을 대하며 사물을 보고 살피는 감각기관이다. 눈을 마음의 거울, 마음의 창, 마음을 담은 그릇이라고 하는데, 눈을 통해 그 사람이 진실한 사람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감정상태는 어떤지를 알 수 있다. 마음속에 담겨있는 생각이나 감정이 눈을 통해 바로 드러나기 때문에 관상학에서는 눈에 대한 비중을 크게 보고 있다. 눈을 통하여 그 사람의 현실적인 감정, 정서 상태나 일의 성취 유무 등을 판단하는 근거가 되기 때문에, 눈 부위의 관찰이 매우 중요하다 보고 있다는 말이다. 하늘에 해와 달이 있듯이, 왼쪽 눈을 태양(太陽)으로, 오른쪽 눈을 태음(太陰)으로 표현하는데, 과거는 물론 미래와도 직결되는 현실적 주체적 자아의 자리이다. 시력이 좋고 생긴 모습이 좋다고 좋은 눈이라 말할 수 없다. 마음가짐이나 환경의 변화에 따라 바뀌게 되니 하나의 단면만 보고 좋다 나쁘다 결정짓는 것은 바람직한 판단이 아니다. 그 사람의 환경과 마음속에 품은 뜻과 의지에 따라 길흉(吉凶)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의 길흉을 보려면 마음을 먼저 살피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자식으로서 오만불손하면 불효(不孝)하게 되는 것이고, 공직자가 오만하게 행동하면 불충(不忠)이 되는 것이고, 대통령의 행동거지가 경솔하면 국민을 우습게 보고 업신여기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 사람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것을 눈을 통해 알 수 있다는 말이다.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문 대통령은 눈이 비교적 큰 편이고 시원시원해 보이며 눈빛 또한 예사롭지 않다. 이는 포용력이 많고 심성이 곧고 감정이 풍부함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자칫 꼼꼼하지 못하여 인정에 사로잡혀 잦은 실수를 하게 되고 자기감정에 도취되어 대사를 그르치기 쉬운 단점도 있다. 평상시에는 가리어져 있지만 감정이 격화되거나 얼굴에 힘이 들어가면 눈동자의 형상이 눈에 띄게 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동공(瞳孔)이 불을 뿜듯 튀어나온 모습인데다, 눈동자의 아랫부분이 흰자위로 가득 차오르는 형상이 나타난다. 이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비치기도 하지만, 하삼백안(下三白眼)의 형상이다. 의지와 포부는 하늘만큼 높으나 땅을 딛고 있는 발은 붕 떠있는 모습으로 천지부조화(天地不調和)로 온전한 기운을 얻지 못해 순리를 거역하고 강압과 강제의 수단을 동원하여 뜻을 이루려 한다는 암시가 있다. 한번 잡은 먹잇감은 죽을 때 죽더라도 절대 놓치지 않으려는 습성이 있기에, 강한 의지력에 맞물려 자칫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게 되는 암시가 있다고 관상학에서는 말하고 있다. 이런 눈의 특성은 반대 세력에게 극도로 냉혹하고 냉정하며, 가까운 사람에게도 보이지 않는 경계와 견제가 심하다. 극한 감정을 적절히 조절하지 못하고 위세로 찍어 눌러 강압적으로라도 상대방을 굴복시키려는 마음을 갖고 있는 형상으로 비친다. 따라서 사사로움으로 자기감정에 도취되어 극한의 대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부드럽고 온화한 미소로 정적(政敵)과도 두루두루 손잡고 포용하며 아량을 베푸는 모습으로 이미지 쇄신에 주력하는 것이 통치자로서 갖추어야 정치(政治)의 도(道)가 아닌가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싸우는 소보다 부지런히 일하는 소의 모습을 보이는 편이 훨씬 이롭다는 말이다. 그래서 삼백안의 눈을 가진 사람도 내면의 열정을 자신의 강한 의지와 불굴의 투지력으로 활용해야 한다. 일하는 소의 삼백안 모습은 국민들의 폭넓은 지지를 얻어 국가발전을 이끄는 강력한 경쟁 도구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관상학에서 말하기를, 눈망울이 솟거나 튀어나온 사람은 끝까지 지켜가야 할 인연이 박하다. 자식과 배우자의 덕도 없고 남의 것을 탐하고 훔치려는 습성이 있고 성정마저 불인(不仁)하니 경계해야 한다 하였지만, 눈이 크든 작든, 눈이 튀어나왔든 깊이 들어가 있든, 눈동자의 흑백이 분명하고 눈빛은 광채가 있어 빛나며 세상 바라보는 시선이 맑고 바르면 그것이 국민의 정서와 희망을 담은 마음의 거울이 아니겠는가./김나인 한국역리연구소 소장김나인 한국역리연구소 소장

2019-07-21 김나인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하위지언: 무엇을 말을 아는 것이라 하는가?

관상에는 觀象과 觀相이 있다. 관상(觀象)이란 단어는 주역에서 나온 것으로 괘상(卦象)이나 물상(物象)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태극기에도 들어있는 건괘(乾卦)는 그 상이 양획으로만 구성되어 강건한 상이고, 양으로만 순일하기 때문에 천상(天象)이라고 말하는 것들이 그것이다. 이에 비해 관상(觀相)은 주로 사람의 외형이나 내면의 특성을 빈부나 귀천이나 심성 등과 관련하여 정의할 때 사용되는 단어이다. 관상 중에 가장 보기 힘든 것이 심상(心相)이란 것은 누구나 하는 이야기이다. 그만큼 사람의 마음은 알기 어렵다. 오죽하면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을까?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알기는 어렵지만 알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심상(心相)을 보는 법에 대해서 가장 정확히 이야기한 책이 바로 논어와 맹자이다.맹자는 선생님의 최대장점이 무엇이냐는 제자의 당돌한 질문에 기(氣)와 언(言) 두 방면을 말하였다. 이른바 호연지기(浩然之氣)와 지언(知言)이라는 맹자의 최대 화두이다. 제자가 묻는다. 무엇을 말을 아는 것이라 합니까? 이 대목에서 지언(知言)은 직역하면 '말을 안다'란 뜻인데 단순히 언어능력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 말씀 언(言)을 파자(破字)하면 입(口)밖에 나온 굳어진 마음( )이다. 굳어진 마음을 풀어보면 그 말이 나온 출처인 마음을 알 수 있는데 맹자는 그것을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누군가 무슨 말을 하면 그 말을 따라들어가 그 사람의 마음을 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맹자의 관상법은 그 사람이 하는 '말'을 중시한다. 맹자는 사람들의 4가지 심리를 반영하는 말을 편벽된 말, 방탕한 말, 부정한 말, 도피하는 말로 정의하였다. 잘 살펴볼 일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9-07-17 철산 최정준

[조성면의 '고서산책']전통과 근대 사이의 과도적 한자 학습서 '통학경편'

1916년 참사 황응두가 펴낸 아동용천문·지축·신체등 13부로 나누고해당 한자 4구로 제시한 교재1244자 한글자석 일본어 발음 추가전통·근대사이 과도기적 교과서언제쯤이던가. 퇴근 후 습관처럼 단골서점에 들렀는데 낡고 허름한 한적(漢籍) 한 권이 눈에 띄었다. '통학경편(通學徑編)'이라고 '천자문' 같은 한자 학습서였다. 그러고 보니 풋내기 대학원생 시절 인사동 골목에서 칠서(七書)들, '박통사 언해' 등과 섞여 있는 것을 얼핏 본 적이 있는 흔한 책이었다. 그때는 심드렁하게 지나쳤는데 어느새 구경하기 어려운 희귀본이 돼서 20~30년 만에 다시 내 눈앞에 나타나니 울컥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가격을 물어보니 판권도 없고 책 상태가 험해서 1만원에 내놓기는 했는데, 이미 예약한 사람이 있다고 했다. 체념하고 돌아왔지만 머리에 남았다. 고서는 주머니 사정도 받쳐줘야 하지만, 부지런해야 하고 타이밍도 중요하다. 하루 이틀 전에만 먼저 갔어도 수집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다. 그냥 인연이 아닌가 보다 하고 단념한 채 며칠 뒤에 같은 서점을 찾았는데 '통학경편'이 여전히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게 아닌가. 예약만 하고 고객이 아직 구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약자는 나도 잘 아는 분이어서 서점에 양해를 구하고 잠깐 책을 빌려보고 며칠 만에 돌려줬다. 그런데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예약자가 한 달 넘어 두 달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기에 결국 단돈 1만원에 '통학경편'을 소장하게 되는 큰 행운을 누리게 됐다. '통학경편'은 1916년 신녕군 참사(參事) 황응두(黃應斗)가 펴낸 아동용 한자 학습서인데, 필자의 소장본은 1921년에 중간된 목판본이다. 참사라는 벼슬은 토관직(土官職)으로 지역 양반에 주는 정9품의 말직이었다. 저자 황응두가 누구인지 아직까지 자세하게 알려진 바 없다. '통학경편' 초판본이 간행된 시기는 1916년이고, 발행처는 경북 영천의 혜연서루이며, 판매소는 대구에 총판을 둔 영흥서림이다. '천자문'은 대표적 한자교재로 4언 고시로 구성되어 있으며 하룻밤 사이에 이 글을 짓고 그만 저자 주흥사의 머리가 하얗게 세어버려 백수문(白首文)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반면 '통학경편'은 '천자문' 같은 한자 학습서지만, 물목명칭(物目名稱)을 천문·지축·신체·인륜·음식·의복 등 13부로 나누고 해당 한자를 4구로 제시한 보다 근대화한 교재이다. 가령 인륜부에는 군사부모(君師父母) 형제숙질(兄弟叔姪) 등 가족과 관련된 단어들이, 곤충부에는 승문조슬(蠅蚊蚤슬)처럼 파리·모기·벼룩·이 등 해충 관련 한자들까지 제시돼 있어 무척 흥미진진하다. '통학경편'은 모두 1천244자의 한자가 새김 혹은 훈으로 불리는 한글 자석(字釋)에 일본어 가나 발음까지 추가돼 있다. 앞부분에는 한글자모와 가타카나가 제시되는 등 시대상이 반영된 학습서이며, 한자 교육은 물론 계몽과 훈몽서(訓蒙書)의 기능도 갖고 있다. 그런데 교재가 집필, 발행된 때가 1916년, 1921년으로 일제강점기였기에 한자에 일본어 발음이 포함돼 있어 흥미롭기는 하나 한편으로 뒷맛이 씁쓸하다. 알다시피 교과서는 그 시대 그 나라의 이념과 교육철학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이며, 시대상을 반영하는 역사의 나이테와도 같은 것이다. '통학경편'은 전통교육이 근대교육으로 재편되던 시기에 발행된 학습서로서 근대화한 '천자문' 또는 전통시대와 근대 사이에 위치한 과도기적 한자 교과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전근대 사회의 한자, 근대 시기의 일본어, 그리고 현재의 영어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등장하는 중요 언어가 험난했던 우리 민족사를 반영하는 것 같아 많은 생각이 들었다. 책 한 권에도 이렇게 깊은 사연과 역사가 깃들어 있다./조성면 문학평론가·수원문화재단 전통교육팀장조성면 문학평론가·수원문화재단 전통교육팀장

2019-07-14 조성면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행이현원: 가까운 곳에서의 행동이 먼 곳에서 보인다

한 5년 전 어느 날 필자의 딸이 스마트폰을 옆으로 세워놓고 보며 찰흙 같은 것을 주물럭거린다. 스마트폰 동영상에서는 손으로 찰흙을 만지면서 뭐라고 간혹 설명도 한다. 딸에게 그게 뭐냐고 물어보니 액괴라고 한다. 액괴가 뭐냐고 하니 액체괴물이라나! 만져보니 촉감이 나쁘진 않았는데 어느 날은 또 슬라임이라고도 한다. 그렇게 동영상을 보고 따라하더니만 어느 날부터는 자기도 제작해서 유튜브에 올려놓는다. 정보의 전달방식이 신문 등의 종이에서 인터넷사이트로 옮기더니 이젠 확실히 불특정 개인간 채널로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1인', '개인'이 핵심어로 급부상한 시대가 된 것이다.주역에 중부(中孚)괘가 있다. 중부(中孚)괘에는 어미와 새끼 간의 자연스럽고 진실한 감응과 공명에 관한 이야기가 들어있다. 어미 학이 새끼를 찾아 울면 새끼 학이 그 소리를 듣고 화답하는 학명자화(鶴鳴子和)의 장면이다. 공자는 이 장면에 대해 다음과 같은 논설을 펼쳐놓았다. "사람이 자기 방에 있으면서 착한 말을 하면 천리 밖에서도 그 말에 호응하고 착하지 못한 말을 하면 천리 밖에서도 그 말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사람이 하는 행동도 가까운 곳에서 했을 따름인데 천리 밖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그러니 더욱 언행을 조심하지 않으랴!" 마치 삼천년 전에 지금 시대를 예견이라도 한 것 같은 말씀이다. 현대는 마음만 먹으면 내가 방안에서 한 말과 행동이 지구 반대편에 실시간으로 아무런 제약 없이 나타나는 시대이다. 그러나 효과적인 파급력에 비례해서 되 담을 수 없는 위험도도 증가한다. 그러므로 당연히 이에 대해 언행의 신중함이 제기된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9-07-10 철산 최정준

[의학기고]놓쳐서는 안 되는 소아청소년의 고혈압

고혈압은 소아청소년에서 유병률이 1~3% 정도로 흔하지 않지만, 최근에 소아청소년 비만이 증가하면서 일차성 고혈압도 증가하고 있다. 학교검진에서 혈압이 조금 높다고 병원을 찾는 아이들도 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는 고혈압약을 평생 먹어야 할까? 물론 그렇지 않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고혈압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며, 그다음은 고혈압의 원인을 찾아 개인에 맞춤화된 관리를 하는 것이다.소아는 같은 나이, 성별, 키에 따라 수축기 또는 이완기 혈압의 백분위 수를 기준으로 하여 고혈압을 정의한다. 2017년에 미국심장협회와 미국심장학회에서 고혈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발표했고,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기준을 사용해 진료하고 있다.수축기 또는 이완기 혈압이 90 백분위 수 미만을 정상 혈압으로 하고, 90~95 백분위 수를 상승혈압, 95 백분위 수 이상을 고혈압으로 정의한다. 만 13세 이상 청소년 시기의 아이들부터는 성인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며, 정상혈압은 120/80mmHg 미만, 상승혈압은 120~129/80mmHg, 고혈압은 130/80mmHg 이상으로 정의한다.고혈압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혈압을 정확히 측정해야 하고, 시기를 달리해 3회 이상 측정해 반복적으로 혈압이 높은지 확인해야 한다. 혈압을 측정할 때 진동 혈압계를 사용하는 경우 청진법을 사용하는 것보다 혈압치가 5~10mmHg 정도 높게 나온다. 또, 병원에서 진찰을 받을 때 불안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백의고혈압(white coat hypertension)'도 있기 때문에 평소 집에서 측정한 혈압과 비교하거나, 휴대 혈압 감시 장치로 일정한 시간에 지속해서 혈압을 재 감별하기도 한다.고혈압으로 진단된 경우는 그 원인을 찾기 위해 주산기력, 과거력, 가족력, 영양력, 심리사회력, 신체 활동력을 확인하고, 신체 진찰과 더불어 의심되는 질환에 대한 검사를 선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고혈압은 원인에 따라 일차성 고혈압과 이차성 고혈압으로 분류되는데, 소아는 나이가 어릴수록 어떤 원인 질환이 있어서 오는 이차성 고혈압이 많기 때문에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기 위한 검사가 필요하다. 이차성 고혈압의 원인에는 신장 실질적 질환, 선천 신기형, 신증후군, 다낭 신장, 신장 동맥 이상, 신장 동맥 혈전과 같은 신질환이 가장 많다. 갑상샘 항진증, 선천 부신과다형성, 당뇨병, 갈색세포종과 같은 내분비 질환이나, 신경계 질환, 심리적 스트레스와 불안도 고혈압을 일으킨다. 뚜렷한 원인이 없는 일차성 고혈압은 과체중이나 비만, 고혈압의 가족력을 가진 소아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소아청소년의 고혈압은 임상 증상이 심하지 않다고 방치하면, 좌심실 비대와 같은 표적 장기의 변화가 잘 일어나고 성인 고혈압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더불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고혈압을 일으키는 전신 질환이 있다면 그것을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고, 완전히 치료되지 않는 질환이나 일차성 고혈압은 단계적인 치료적 접근으로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선향 교수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선향 교수./순천향대 부천병원 제공

2019-07-10 경인일보

[생활법무카페]가계약금만 포기 매매계약 해약 가능한가

A씨는 공인중개사로부터 특정아파트에 대하여 매매대금을 10억원으로 하고 계약금은 1억원, 중도금 3억원은 앞으로 한달 후에 지급하기로 하고 다른 약정 없이 공인중개사가 알려준 매도인 B씨의 계좌번호로 우선, 가계약금 조로 1천만원을 이체해주었습니다. 그러나 A씨는 은행대출이 쉽지 않아 아파트를 매수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매도인 B씨에게 가계약금을 돌려달라고 하였으나 오히려 B씨는 가계약도 엄연한 계약이므로 A씨는 나머지 계약금 9천만원을 해약금조로 더 지급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내왔습니다. 이와 같이 가계약만 한 상태에서 계약파기를 위해 손해를 봐야 할 금액은 약정한 계약금 중에서 실제로 지급한 계약금의 일부(일명 가계약금)인지 아니면 당초 약정한 계약금인지가 문제가 됩니다. 대법원은 "실제 교부받은 계약금의 배액만을 상환하여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면 이는 당사자가 일정한 금액을 계약금으로 정한 의사에 반하게 될 뿐 아니라 교부받은 금원이 소액일 경우에는 사실상 계약을 자유로이 해제할 수 있어 계약의 구속력이 약화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기 때문에 계약금 일부만 지급 된 경우 수령자가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해약금의 기준이 되는 금원은 실제 교부받은 계약금이 아니라 약정 계약금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매도인이 계약금의 일부로서 지급받은 금원의 배액을 상환하는 것으로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이 사례에서는 가계약금을 포기하는 것 만으로는 계약해제를 할 수 없다고 본 것입니다.따라서 구체적 사례마다 다를 수는 있으나, 가계약금 지급 시에는 보다 신중하게 주의를 요하는 바 "구체적이고 확정적인 계약서는 추후에 쓰기로 하고 그전까지는 계약 의사가 번복될 수도 있다" 또는 "계약체결의 의사가 없게 된다면 실제로 준 돈 가계약금만 기준으로 포기하거나 배액 상환하기로 한다"라는 문자 등의 증거를 남기는 것이 분쟁해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김정준 법무사 경기중앙법무사회 수원지부김정준 법무사 경기중앙법무사회 수원지부

2019-07-09 김정준

[시인의 꽃]그 꽃의 기도

오늘 아침 마악 피어났어요 / 내가 일어선 땅은 아주 조그만 땅 /당신이 버리시고 버리신 땅 //나에게 지평선을 주세요 / 나에게 산들바람을 주세요 /나에게 눈 감은 별을 주세요 //그믐 속 같은 지평선을 / 그믐 속 같은 산들바람을 /그믐 속 같은 별을 //내가 피어 있을 만큼만 / 내가 일어서 있을 만큼만 / 내가 눈 열어 부실 만큼만 //내가 꿈꿀 만큼만강은교(1945~)꽃씨를 사랑에 비유하면 사랑을 피우기 위한 요소들이 있다. 그것은 사랑이 뿌리내릴 수 있는 토양과 꽃필 수 있는 햇빛 그리고 필요적으로 관심이라는 물이 있어야 하는 것. 말하자면 사랑을 둘러싼 조건들인데, 이러한 것들이 충족되지 않는 이상 사랑은 피지도 못한 채 시들어 버리는 것. 사랑의 힘은 약하지만 '내가 일어선 땅은 아주 조그만 땅'일지라도 끊임없는 시선과 열정으로 한번 피어난 사랑은 힘을 가지게 되며, 사랑의 힘은 모든 것들을 변화시키게 한다. 하지만 '당신이 버리시고 버리신 땅'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처럼 지금이라도 사랑이 움틀 만큼만 그에게 '지평선'과 '산들바람'과 '별'을 보게 하라. 그러면 '그믐 속'에서도 사랑은 피어나 일어날 것이며, 눈먼 밤하늘에서도 눈이 부실 정도로 서로를 열어 줄 것이니.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2019-07-08 권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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