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고영직의 여시아독(如是我讀)]한국 우익의 '적통'

"오늘의 대한민국을 설계하고 만든 사람들은 누구인가." 국문학자 김건우의 '대한민국의 설계자들'은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 오늘의 대한민국을 설계해온 한국 우익의 사상사적 기원을 인물 중심으로 탐사하고 있는 책이다. 친일 논란에서도 비교적 자유롭고 공산주의 이념과도 친연성이 없었던 '양심적' 우익의 실체를 추적하며, 산업화/민주화라는 이분법적 구도에서 벗어나 대한민국 우익 사상사의 흐름을 서술하고자 한 기획이다. 최근 국문학 연구에서의 신(新)역사주의적 문학연구의 한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 대한민국의 당면 과제는 근대적 민족국가 건설과 근대화 프로젝트였다. 문제는 나라 만들기와 전후 복구를 주도하는 이승만, 장면 같은 기성세대의 경우 '친일'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는 점이다. 1950년대 중반 이후 대한민국의 설계자들로서 이른바 '학병(學兵) 세대'가 두각을 드러내는 데에는 이러한 시대상황이 놓여 있었다. 1920년을 전후해 1917년생부터 1923년생까지를 아우르는 일제 말 학병 세대는 선배 세대의 친일 논란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웠고, 일본 유학파라는 엘리트 의식이 강했다는 점에서 하나의 세대의식을 형성한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1944년 당시 고등교육을 받는 조선인 학생 숫자가 약 7천200명 정도라고 저자는 추산한다. 그렇다면 김건우가 생각하는 한국 우익의 기원은 무엇인가. 저자는 세 그룹을 주목한다. 월남 지식인, 서북(평안도) 출신의 기독교인들, 1960년대 이후 등장한 민족주의자 그룹이다. 저자는 세 그룹 가운데 광복군의 '적통(嫡統)'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장준하·김준엽이 창간한 잡지 '사상'-'사상계' 그룹이 그 기원이라고 파악한다. 이들은 우익 반공 국가주의의 선봉에 서서 근대화 프로젝트에 대한 구상을 '사상계' 지면을 통해 펼쳐낸다. 이들이 말하는 근대화는 실상 미국화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다. 1960년대 중반 양호민·유경환·선우휘 등 '사상계' 편집위원들이 '조선일보'로 흡수되는 과정은 '서북 출신'이라는 지역주의를 빼놓고는 설명되지 않는다. 예컨대 '사상계'가 주관한 동인문학상 수상자인 선우휘가 '조선일보'에 입사하고, 훗날 동인문학상을 '조선일보'가 주관하게 되는 과정도 '서북'이라는 지역주의와 무관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월남한 서북 출신의 기독교 보수파가 오늘의 대한민국 우익을 형성했다는 저자의 진단은 결코 간과되어서는 안되는 주장이다. 저자가 말하는 보수우익이라는 기표와 우리가 익히 아는 보수우익이라는 기의와는 판이한 점이 이 책의 매력이라면 매력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의 논리에 따르면, 한국 우익의 기원은 지금의 자유한국당과 태극기집회 세력보다는 더불어민주당 측이 더 가깝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이 책은 극우-반공이라는 일방으로 환원되지 않는 한국 우익의 사상사적 기원과 형성을 탐색한 책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물론 책에서 말하는 '설계자'들이라는 이념틀이 지금·여기 대한민국에서 제대로 현실화되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무엇이 진짜 보수(保守)이고, 무엇이 진짜 우익(右翼)인지 말한다는 점에서 논의할 지점들이 적지 않다. 보수라는 말은 '보전하여 지킨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국의 보수와 우익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자신의 '재산'을 지키는 데에만 신경 쓰고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보수의 몰락은 진보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신의 가치를 지키고, 자신의 문화적 이념을 보존하려는 제대로 된 양심적 보수의 부활이 필요하다./고영직 문학평론가고영직 문학평론가

2017-07-09 고영직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직기진덕: 자기의 덕성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사람마다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지향점을 뜻(志)이라고 한다. 사람은 저마다의 뜻을 마음속에만 간직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표현하며 살아간다. '서경'에서는 이와 관련해서 시와 노래의 의미를 밝혀놓았다. "시는 뜻을 말한 것이고 노래는 그 말을 길게 입으로 내는 것이다"라는 뜻의 '詩言志歌永言'이란 구절이 있다. 입으로 말을 길게 내다보면 높낮이와 길고 짧은 고저장단이 있게 되는데 이것이 성음이다(聲依永). 그리고 이 성음은 자기가 품은 뜻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이것이 가락이다(律和聲). 결국은 자기가 품고 있는 뜻과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이 잘 어우러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사기'에서는 시에 능하다는 공자제자 자공과 악관 사을(師乙)의 대화를 통해 시가(詩歌)의 의미를 말해준다. '시경'의 풍아송(風雅頌)에 대해서도 자기에게 어울리는 것을 노래할 뿐 품격을 따져가며 부를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자기가 지닌 생각이나 감정을 솔직하고 조화롭게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솔직하다는 것은 자기에게 충실한 것이고 조화롭다는 것은 사회나 자연과 잘 어우러진다는 뜻이다. 자기에게 충실하고 사회나 자연과 잘 어우러지는 방법이 시나 노래에 있다는 것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2017-07-04 철산 최정준

[손경년의 늘찬문화]문화분야의 여성노동과 고용안정 가능성

새 정부는 출범 한 달 반 동안 '적폐청산'을 일차적 목표로 삼으면서 각 부처와 함께 현재의 문제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판단 그리고 다가오는 세대를 위한 미션과 비전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새 정부의 문화 분야 공약은 '블랙리스트(지원배제목록)청산, 예술인 복지 사각지대 해소, 예술인 창작권 보장, 생활문화시대 확대 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여기서 현 정부와 이전 정부와의 차이점을 굳이 찾자면 '블랙리스트 청산'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외의 공약은 그동안 문화예술계가 요구해왔고 또 사업 단위에서 수행해 왔던 정책과 별반 차이가 없어서 큰 변화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그 이유 중의 하나로 문화정책이 담아야 하는 내용의 층위는 대개 여타 정책과 비교해 볼 때 그리 균질하지 못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예를 들어 예술(가)에 대한 정책과 시민일반의 문화 향유권에 대한 정책, 창작의 수월성에 대한 지원과 창작 기회에 대한 지원은 다른 개념과 기준으로 적용해야 실효성이 나타난다. 다른 한편, 문화전문인력 고용문제는 문화예술지원과 향유 정책을 수행함에 있어서 양질의 사업수행과 연관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문화정책의 영역이라기보다는 노동정책에 속한다는 인식이 크다. 사실 양질의 전문 인력 양성, 일자리 창출, 직업 안정성의 문제는 문화정책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분야임에 틀림없으며, 눈여겨 볼 점은 다른 분야의 성별 고용비율과 달리 문화 분야에서는 여성의 수가 많은 편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급직은 타 분야와 유사하게 주로 남성으로 채워져 있으며, 상당수의 여성들은 기간제나 시간제 아르바이트, 파견노동 등의 형태로 근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모리오카 고지는 그의 책 '고용신분사회'에서 '옛날과 달리 오늘날은 법 앞에서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확고한 원칙이 있고, 원칙적으로 기본적인 인권과 개인의 존엄성을 인정한다. 게다가 자본주의 사회는 직업선택과 주거 이동의 자유를 승인하는 만큼 사람들은 시민으로서 자유롭고 대등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헌법에 양성 평등이 명시되어 있고 노동기준법에 남녀 임금이 동일해야 한다는 원칙을 규정해 놓았음에도 남녀 불평등은 다양한 성별 격차의 형태를 띠면서 남아있다. 성차별이야말로 전 후 몇 십 년이 흐른 오늘날 새로운 고용신분사회가 출현하는 온상이 되었다'고 말한다. 고용안정과 임금격차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그래서 하는 말인데, '일자리'를 가장 우선적이고 시급한 과제로 설정한 새 정부는 이번 기회에 다수의 여성들이 문화영역으로 진입하기를 원하고 또 진입한 여성의 고용비율이 높은 문화분야 고용 창출 및 안정화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일자리 81만 개 창출' 공약을 수행할 때 수적팽창에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노동의 질과 양성평등이 가능한 시스템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본다. 그렇지 않으면 문화정책의 공정성, 독립성, 자율성, 투명성 등의 개념은 실행이 아닌, 그저 허울 좋은 수사(修辭)에 머무르게 될 것이다./손경년 前 부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직무대행손경년 前 부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직무대행

2017-07-02 손경년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부운조로: 뜬 구름과 아침이슬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꿈같고 허깨비 같고 물거품 같고 그림자 같고 이슬 같고 번개 같은 줄로 생각하고 보아야한다.(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금강경 사구게에 나오는 구절이다. 꿈을 꿀 때는 꿈속이 현실이다. 느낌이나 생각이 현실처럼 생생한데 깨고 나면 덧없는 꿈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도 실상은 꿈 인줄 모르고 집착하며 살고 있으니 꿈을 깨라는 뜻이다. 바다에서 이는 물거품을 보면 잠시 모양을 일으켰다가는 이내 사라져버린다. 실상은 대해(大海)처럼 한량이 없는 데 그것은 보지 못하고 물거품 같은 순간의 세월에 집착한다는 뜻이다. 그림자는 실체가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실체가 없는 그림자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보는 그림자가 있다는 것은 그 당체가 있다는 뜻이다. 이슬은 잠깐 맺혔다가 사라진다.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잠깐 맺혔다 사라지는 이슬과 같은 인생이라는 뜻이다. 번개는 번쩍하고 나타났다가는 허공 속으로 사라진다. 그리고는 다시 어디서 번개가 칠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듯이 우리도 다시 어느 세상에서 나타날지 모른 채로 간다. 인생의 덧없음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뜬 구름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덧없음이 싫다고 긴 밧줄로 지는 해를 매달아 놓으려 한들 불가능한 일이다. 100년 세월이라도 잠깐이라 느끼는 덧없음을 어찌할 도리가 없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2017-06-27 철산 최정준

[주종익의 스타트업]스타트업의 속성-2

→ 1편서 계속끈질김은 극한상황을 이겨내는 극기의 정신으로 한번 물면 끝까지 놓지 않는 진돗개의 정신이다. 성공률이 10%도 안되는 스타트업을 하기 위해서는 7전8기가 아니라 9전 10기 아니 11전 12기의 끈질김이 없으면 할 수가 없다. 셋째 인간의 정신에 해당하는 '기업가정신'이 있다. 다음번 기업가 정신 편에서 구체적으로 논하기로 한다. 넷째 인간의 육체에 해당하는 '린 스타트업'을 통해 실패율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린(Lean) 이란 '낭비 없이' 란 뜻이다.린 스타트업은 스타트업을 낭비 없이 경영 한다는 뜻이다. 린 스타트업 방법을 배운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만능은 아니라는 뜻이다. 린 이란 말은 일본 도요타의 린 생산방식(Lean Manufacturing)에서 가져왔다. 린 생산방식의 기본은 낭비 없이 생산하는 것이고 그 중에 제일 핵심은 미리 만들어 쌓아 놓고 판매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때 필요한 양만큼 만든다"는 정신이다.다섯째 '낭비 없이'의 핵심 사상은 검증과 Speed이다. 낭비를 없애려면 실수를 줄여야 하고 남보다 빨리 일을 추진하여야 한다. 실수를 줄이려면 미리 불확실한 요인들을 파악하여 이를 제거한 후에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이 산이 아닌가 봐'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실컷 헉헉거리고 산을 올라왔더니 산을 잘못 올라 왔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은 이런 일이 있으면 안 된다. 미리 잘 검증을 해서 한 번에 산을 정확히 올라가야 낭비를 방지할 수 있다.불확실한 요소를 제거하는 방법은 MVP(Minimum Viable Product)와 인터뷰를 통하여 자기가 생각했던 가정과 생각이 고객의 생각과 일치하는 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MVP란 상품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능을 최소화한 일종의 프로토타입 제품을 말한다. MVP를 만들어 고객과의 인터뷰를 통하여 우리제품이 과연 고객의 요구에 맞는 제품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맞지 않는 요소가 있다면 바로 수정한다.Speed를 올리기 위하여 3가지 도구가 있다.Agile 개발/협업/빡세게 일하기이다. Agile Development는 Waterfall Development와 대립되는 개념이다. 전통적인 개발방식이 Waterfall방식이다. 한번 결정되면 부서간의 흐름이 물 흐르듯 처음부터 끝까지 일사천리로 그냥 진행되는 방식이다. Agile은 시작단계부터 모든 부서가 상호 협조해가면서 끝까지 완벽한 제품이 되기 전이라도 동작이 되는 제품을 선보이면서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가는 방법이다. 예로 소프트웨어의 경우 버전 1, 버전 1.1, 버전 1.2 식으로 업그레이드하여 나가는 방식과 유사한 개념이다. 지금은 협업 시대이다. 처음부터 모든 걸 같이하는 것이다. 400m 경주를 혼자 400m를 뛰는 팀과 4명이 100m씩 나누어 뛰는 팀과의 경쟁은 보나마나 4명 팀이 이기는 원리와 같다. 빡세게 일한다는 뜻은 스타트업은 고3수험생과 같은 생활을 다시 할 각오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24시간 중 18시간 아니 20시간 정도 일할 각오가 되어있지 않으면 스타트업 대신 취업을 택하는 편이 낫다. 그렇다고 영구히 고3으로 지내라는 뜻은 아니다. 적어도 초기 5년은 그렇다는 말이다./주종익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멘토·외대 외래교수주종익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멘토·외대 외래교수

2017-06-25 주종익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형화무연: 반딧불에는 연기가 없다

공자가 길을 가다가 수레 앞에 어린 아이들이 노는 것을 보고는 수레를 멈추었다. 노는 아이들 가운데 유독 조용히 있는 아이가 공자의 눈에 들어왔다. 7세 아이와 공자의 문답이 시작되었는데 천부적인 영민함이 있는 아이였다. 천지만물의 이치와 인륜과 정치 등에 관한 문답이 이어졌는데 공자가 묻고 아이가 대답하는 형식이다. 공자가 묻는다. "천하를 어찌하면 평치(平治)할 수 있겠느냐?" 그러자 아이가 답한다. "천지를 둘러보면 산이 높고 물이 깊으며, 사람을 둘러봐도 부귀한 자와 빈천한 자가 있는데 어떻게 평치(平治)할 수 있겠습니까? 산이 높지 않고 평평해지면 짐승이 살지 못하고 물이 깊지 않고 평평하면 물고기가 뛰놀지 못합니다."공자가 다시 묻는다. "어찌하여 물고기가 살지 않는 물이 있고 연기가 없는 불이 있느냐?" 동자가 답한다. "우물물에는 물고기가 없고 반딧불에는 연기가 없습니다." 형화무연(螢火無煙)이란 말 그대로 밝은 빛을 발산하면서도 연기가 없다는 뜻이다. 이 말은 어찌 보면 지금 4차 산업을 말하는 현대에서 화두로 삼는 에너지정책을 대변한다. 매연(煤煙)이 없는 화력(火力)을 경제논리의 차원에서, 또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찾기란 쉽지 않겠지만 고인들이 말해왔던 후천(後天)은 그런 일을 해내야하는 시대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2017-06-20 철산 최정준

[고재경의 노래로 본 사자성어 세상]추입애하(墜入愛河)

추입애하(墜入愛河)는 사랑의 강물에 빠지다는 뜻이다. 듣기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조선 최고의 명기이자 시인인 황진이, 조선 중기 문신이자 풍류시인이고 대제학 벼슬을 지낸 소세양, 두 사람의 운명적 추입애하 로맨스는 한 달 간 계약 동거의 뜨거운 인연으로 이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황진이 러브 송으로 부활한 명곡이 바로 이선희가 부른 '알고 싶어요'(작사·양인자, 작곡·김희갑)이다. 이 가사는 연인을 향한 추입애하의 연정을 드러낸다. /달 밝은 밤에 그대는 누구를 생각하세요/잠이 들면 그대는 무슨 꿈 꾸시나요… /내가 정말 그대의 마음에 드시나요/참새처럼 떠들어도 여전히 귀여운가요/바쁠 때 전화해도 내 목소리 반갑나요/내가 많이 어여쁜가요…/연인이 속삭이는 애절한 사랑의 밀어가 어쩜 이토록 아름다울까. 화자는 연인의 모든 것이 궁금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추입애하에 빠지면 빠질수록 상대방에 대해 더욱 알고 싶어진다. 연인이 떠난 후 그녀는 자신의 사랑을 진심으로 확신하는지 연인에게 묻는다. '달 밝은 밤에' 생각하고 꿈꾸고 눈물 흘리며 일기장에 작성하는 대상이 도대체 누구인지 사랑을 재확인하고 싶어한다. 또한 화자는 애교도 철철 넘칠 만큼 매우 현대적 여성 이미지로 부각된다. '참새처럼 떠들어도 여전히 귀여운가요/바쁠 때 전화해도 내 목소리 반갑나요'. 사랑의 강물에 풍덩 뛰어든 추입애하의 감정이 연인의 가슴에 흐르면 애정은 변치 않는 법이다. 연인을 향한 화자의 풋풋하고 싱그럽고 애틋한 로맨스가 심장을 마구 뛰게 한다.걸 그룹 마마무가 부른 '어느 소녀의 사랑 이야기'(작사·박건호, 작곡·이범희) 노랫말엔 사랑의 바다에 빠졌지만 이룰 수 없는 사랑을 노래한 어느 소녀의 안타까운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립고 그리운 그대는 내 전부/쉼표는 있어도 마침표는 없어/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모두 그대의 이야기/이 마음 다 바쳐서 좋아한 사람인데/이룰 수 이룰 수 없는 없는 사랑을 사랑을/어쩌면 좋아요…/ 가사 속 등장인물 소녀는 애하(愛河)에 빠졌다고 고백한다. 자신의 인생 절반은 연인에게 있고 나머지 절반도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자신의 '전부'인 연인을 그리워하며 살아가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녀가 직면한 문제는 연인이 자신을 '모른 척' 하고 있는 점이다. 소녀의 일방적인 사랑 고백에 연인은 무관심으로 일관한다. 이러한 현실적 장벽에 소녀는 억장이 무너진다. 더 나아가 '모든 게' 자신만의 '욕심'은 아닌지 자책한다. 사랑의 암초에 봉착한 소녀! 자신의 '마음 다 바쳐' 알파와 오메가 사랑의 바다에 투신한 소녀! 추입애하의 구구절절 사랑을 고백하는 소녀! 그러나 '이룰 수 없는 사랑'의 현실에 무너지는 소녀의 슬프고 애잔한 노래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듯싶다.영국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명작 '로미오와 줄리엣'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의 추입애하 사건도 매우 극적이다. 첫눈에 반해 양가의 반대를 무릅쓰고 비밀결혼식을 올린 로미오와 줄리엣! 두 사람 모두 자살로 비극적 생애를 마감한다. 그러나 두 연인의 세기적 추입애하 로맨스는 시공을 초월하여 지금까지 인구에 회자된다./고재경 배화여대 명예교수고재경 배화여대 명예교수

2017-06-18 고재경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해영복겸: 꽉 차면 손해를 주고 겸손하면 복을 준다

겸손하면 복을 받고 교만하면 손해를 당한다는 말이 있고, 주역에도 겸손을 의미하는 겸(謙)이란 괘가 있다. 그 괘에서도 꽉 차있으면 손해를 당하고 겸손하면 복을 받는다고 하였다. 교만의 만(滿)도 꽉 차있다는 뜻인데 꽉차있다는 것이 왜 좋지 않을까? 우리는 다들 통장을 꽉 채우고 싶어 하는데 왜 채우는 것이 해를 줄까? 그래서 다시 겸괘로 돌아가 볼 필요가 있다. 겸괘의 겸(謙)은 겸할 겸(兼)에 말씀 언(言)으로 구성된 글자이다. 겸(兼)한다는 것은 아우른다는 뜻이다. 음양을 아우른 상태에서 말하는 것이 겸손이며, 음양작용의 이치상 해영복겸(害盈福謙)이라는 것이다.사람의 자만(自滿)은 바로 나 이외에 다른 대상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부리는 교만심이다. 빈부(貧富)로 따지면 부유한 자가 가난함에 대해 아울러 배려하지 못한다거나, 지우(知愚)로 따질 때 아는 게 많은 자가 어리석음에 대해 성찰하고 배려하지 못한다거나 하는 것들이 모두 자만이다. 그래서 주역에서는 음양(陰陽)의 이치로 설명하여 어느 한 편으로 궁극에 이르는 것을 경계한다. 음이 양을 바라는 것은 자기에게 양이 없음을 알기 때문인데 자만하게 되면 자기에게 무엇이 부족한지를 모르게 되고 이것이 자기가 자초하는 손해로 이어진다. 내가 일상에서 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손해도 이런 면에서 보면 나의 자만에서 기인한 측면이 있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2017-06-13 철산 최정준

[조성미의 나무이야기]우리나라 숲의 대표주자 서어나무

나무마다 새순을 터트리며 아름다운 연두빛 신록의 클라이맥스를 향해 치닫더니 어느덧 숲 속에는 봄의 싱그러움과 상쾌함을 덜어내고 여름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 높다랗게 솟아오른 나무 사이로 눈부신 햇빛이 쏟아지고, 한걸음 한걸음 내디딜 때마다 바람에 살랑거리는 진한 초록의 물결이 빡빡한 일상의 시름을 제대로 잊게 해주는 곳이 있다. 포천 광릉숲이다. 광릉숲 소리봉 주변은 인간의 손을 타지 않고 자연적으로 진화를 거듭하는 천이과정을 거쳐 야생의 환경에서 자라는 서어나무가 울창하게 자라고 있다. 이 서어나무 군락지는 국내 하나뿐인 천연학술보전림으로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곳이다.숲은 자연적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그 모습이 변해간다. 숲은 식물이 없는 나지에서 시작해 이끼나 곰팡이 같은 지의류나 선태류가 나타나고, 냉이나 망초 같은 1, 2년생 초본류가 자라난다. 여기에 다년생풀과 키가 작은 관목류가 나타난 후 햇빛을 좋아하는 큰키나무, 그늘에서도 잘 자라는 큰키나무의 순서대로 나고 자란다. 이 같은 천이과정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극상림을 이루게 되는데 서어나무는 온대 중부 활엽수림에서 볼 수 있는 극상림 중 가장 대표적인 나무이다. 서어나무는 자작나뭇과에 속하는 갈잎 큰키나무로 높이 15m, 직경 1m까지 자란다. 우리나라 중부 이남에 고루 분포하며, 춥고 건조해 척박한 곳에서도 아주 잘 자란다. 서어나무는 새잎을 틔울 때 숲에서 단연 돋보이는데 모든 나뭇잎들이 파스텔 톤을 이룰 때 진한 붉은 색이 돌다가 주황색, 연한 녹색으로 변화한다. 가을의 단풍 또한 멋스럽다. 노랗지도 아주 붉지도 않은 은은한 색감으로 가을 숲의 정취를 한껏 더해준다. 잎은 어긋나며 잎자루가 있는 긴 타원형으로 끝이 길게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겹톱니 모양이다. 꽃은 4∼5월에 잎보다 조금 먼저 피는데 화려한 꽃잎이 없어 꽃 인줄 모르고 지나가기 쉽다. 꼬리모양 꽃차례로 무리지어 피는데 수꽃은 지난해 가지에서, 암꽃은 어린가지 끝에서 핀다. 10월에 익는 열매는 넓은 달걀모양이며 손가락 하나 정도 길이의 늘어진 이삭 안에 들어있다. 수피는 모양이 매우 독특한데 회색에 검은 얼룩이 섞여 있으며 세로로 요철이 있어 울퉁불퉁하다. 서어나무 이름의 유래는 한자로 '서목(西木)'을 우리말로 '서나무'라고 했다가 발음이 자연스러운 서어나무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어나무의 속명은 카르피누스(Carpinus)인데 켈트어로 나무를 의미하는 '카'와 머리를 뜻하는 '핀'의 합성어로 '나무의 우두머리'로 불린다. 또 서어나무는 수피가 마치 잘 다듬어진 보디빌더의 근육을 닮아 서양에서는 '머슬트리(Muscle tree)' 즉 '근육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서어나무는 결이 치밀해 비교적 단단하고 탄력성이 좋지만 잘 쪼개지지 않는다. 또한 표면이 고르지 않아 이용이 제한적이었는데 농기구의 자루나 기구재, 방직용 목관, 피아노의 액션 부분에 쓰였고, 표고버섯 재배에도 이용이 가능하다. 광릉숲 서어나무 군락지에는 특별한 곤충을 볼 수 있는데 천연기념물인 장수하늘소다. 곤충들은 아무 먹이나 먹는 것이 아니라 각자 먹이식물이 있는데 장수하늘소는 오래된 서어나무를 먹고 산다. 유충이 죽은 서어나무를 갉아먹고 자라기 때문에 광릉의 서어나무숲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7-06-11 조성미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선행무적: 길을 잘 가는 사람은 자취가 남지 않는다

사람이 자주 다니는 길에는 발자국이 남고 차가 다닌 길에도 자국이 남는다. 진흙길이 아니더라도 그렇다. 아무리 말조심하는 사람이라도 내뱉은 말에는 조그만 실수는 있게 마련이다. 계산을 하고 술수를 부리더라도 주판에 그 사용 흔적이 남는다. 줄로 아무리 꽁꽁 잘 묶어도 풀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노자는 이런 일체의 현상을 보고는 자취의 성격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람은 자기가 가고 싶은 길을 마음껏 다니고 싶은 반면 어떤 길의 경우는 자취를 남기기 싫어한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싶어 하면서도 그 말이 남긴 실수는 지우고 싶어 한다. 음모를 꾸미고 계산을 잔뜩 해놓고는 그런 흔적을 남기길 창피해한다. 사람들과 탄탄한 인연을 잔뜩 맺어놓고는 어떤 시기가 오면 관련된 속박을 벗어나 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인연의 줄을 잘 묶어놓으면 풀 일도 없다. 잘하는 말은 흠이 남지 않는다. 더 나아가 계산이나 술책을 잘 부리는 사람은 주판을 쓰지 않는다. 길은 잘 다니는 사람은 흔적이 남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지족(知足)이라는 단어와 연관이 있다. 이걸 알면 욕심과 그 결과간의 갈등을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내가 가지 않아야할 길을 가지 않는데 어떻게 그 길에 나의 자취가 남겠는가? 그러니 당연히 지우고 싶은 일도 없다. 이것이 선행무적(善行无跡)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2017-06-06 철산 최정준

[고영직의 여시아독(如是我讀)]눌변의 힘

사회학자 김찬호의 '눌변'은 회복력에 관한 책이다. 다시 말해 나를 나이게 하고, 우리를 우리이게 하는 회복력은 어디에서 비롯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사회학자로서 성실히 자문자답하려는 사유와 성찰의 여정을 보여주는 칼럼집이다. 지난해 출간되었으나, 대선 이후 사회 전 부문에서 공론영역의 공공성과 더불어 우리 안의 회복력 복원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절실해진 지금·여기에서 읽혀져야 하는 책이 아닌가 싶다. "정치적이라는 것, 즉 폴리스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힘과 폭력이 아니라 말과 설득을 통하여 모든 것을 결정함을 의미한다"는 한나 아렌트의 언명처럼, 리셋 대한민국을 위한 사유와 성찰에 충분히 값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대선 이후 우리 사회의 회복력은 말과 설득을 통해 비정상성에 대한 저항을 수행하는 동시에, 정상성에 대한 저항의 과정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수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런 점에서 김찬호가 말하는 눌언(訥言)의 미덕은 적잖은 신뢰를 준다. 갈수록 나만 옳다는 확언의 수사학이 아니라 판단유보 능력이 요청되는 탈근대적 지성을 위한 방편으로써 눌언의 미덕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왜? 인간이 발견한 진리는 언제나 부분적이고 가설적인 것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내 안의 과도한 자기애를 극복하고, 허약한 정체에 대한 두려움 또한 넘어서자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게 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김찬호의 이러한 신중한 제안은 협력을 위한 의례로서 대화적 대화(dialogic coversation)의 방법을 강조한 사회학자 리처드 세넷의 주장과도 통한다. 대화적 대화란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대화"를 말한다. 그런 대화적 대화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공감보다는 감정이입의 능력이 더 중요하다. 타자에 대한 단정적 태도를 삼가고, 영어의 'as if'처럼 가정법을 사용하자고 세넷이 제안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리라. 다시 말해 '내가 너라면'이나 '아마 나라면' 같은 식의 어법을 사용하자는 것이다. 눌언의 힘을 강조하는 '눌변' 또한 대화적 대화의 원리에 충실한 책이다. 눌변(訥辯)의 사전적 의미는 "서툴게 더듬거리는 말솜씨"를 뜻한다. 시쳇말로 '고구마'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눌한 말솜씨를 의미하는 눌변을 대체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느 사안이든 간에 속 시원한 '사이다' 맛을 연상시키는 쾌도난마식 확언의 수사학을 더 선호한다. 후보 시절 문재인 대통령의 언행을 둘러싸고 고구마 논란이 그치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김찬호의 '눌변'은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을 의미하는 대화적 대화와 협력의 의례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나는 특히 새로운 '창의한국'을 위해서는 놀이와 예술 그리고 (문화예술)교육의 가능성을 적극 모색함으로써 공생의 사회로 가는 율동과 리듬이 창조되리라는 저자의 제안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나는 이 '눌변'을 통해 말하는 자의 인격뿐만 아니라, 들음에도 인격이 있다는 점을 배웠다. 우리는 좀처럼 현상 너머를 성찰하려 하지 않는다. 나는, 우리는, 우리 사회는, 왜 이렇게 되었는지 성찰하고 사유하고자 한다면 이 책이 좋은 벗이 되지 않을까 한다. 나의 자아와 너의 자아가 만나 유대를 맺는 능력이 중요하고, 서로의 내면을 연결하는 안내자 역할을 하는 책이라는 점을 당신도 느끼게 될 것이다./고영직 문학평론가고영직 문학평론가

2017-06-04 고영직

[손경년의 늘찬문화]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것

유엔은 '새천년개발목표(Millenium Development Goals, MSGs)'를 2015년에 종료하고, 뒤이어 '2030 지속가능개발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채택하였다. 이행기간은 2016년부터 2030년까지이며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것'이라는 슬로건 아래 17개의 목표와 169개의 세부목표를 설정하였다. 빈곤퇴치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8개 목표로 구성된 MSGs에 비해 17개의 목표로 구성된 SDGs는 국가 간 합의와 주요그룹의 참여로 '빈곤퇴치를 넘어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발전의 길 추구'라는 점에서 보다 진일보했다고 볼 수 있다. 새롭게 등장한 국제사회 실천의제는 국가 간의 합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실천적 이행이 요구되며, 따라서 우리나라의 여타 정책과 더불어 문화정책에서도 보다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그런 점에서 SDGs의 목표 중 '모든 국가에서 모든 형태의 빈곤 종식', '모든 사람의 건강한 삶 보장, 웰빙 증진', '모든 사람을 위한 포용적이고 형평성 있는 양질의 교육 보장 및 평생교육 기회증진', '성평등 달성 및 여성, 여아의 역량 강화', '지속적, 포괄적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및 생산적 완전고용과 양질의 일자리 증진', '포용적인, 안전한, 회복력 있는 지속가능한 도시와 정주 공간 조성',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패턴 확립',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제도적 환경 구축'등은 문화정책 지표와 과제수립에 있어서 연관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빈곤과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산 대비 사회적 취약계층 문화향유 예산', '문화다양성 지원 예산', '사회적 취약계층의 문화권 보장을 위한 재정지원확대', '문화예술인 사회보장 및 세금관련 정책', '노동시간 감축, 연차유급휴가제도 개선', '무장애문화시설 및 서비스 지원', '생애주기별 문화·여가 정책 확대' 등의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양질의 문화예술교육 제공을 위해 '문화예술교육 참여', '문화정책과 교육정책을 결합한 인재양성계획', '예술부문 전문교육인력확보 및 처우개선' 등이 검토되어야 한다. '공공문화기관의 여성임원 비율', '모성보호기간 보장', '성인지적 교육 실시', '양성평등을 보장하는 법적 체계 구축' 등을 통해 양성평등을 고려해야 하며, '문화콘텐츠산업의 창조적 생산을 위한 제반 기능 도입', '문화콘텐츠산업 등 창조분야 창업 촉진 및 중소기업 지원', '산업의 문화화와 예술의 산업화'를 고려함으로써 고용과 산업영역의 안정화를 살펴야 한다. '지역문화진흥조례 제정 및 진흥계획수립', '문화영향평가 참여', '문화적 재생을 위한 문화도시 사업 확대추진', '지역 간 문화격차 해소 및 문화자치 실현을 위한 법·제도적 환경 개선', '생활문화시설 확충 및 지역미디어센터 활성화', '문화권·표현의 자유', '공공문화기관의 독립성 강화를 위한 법·제도적 환경 및 행정체계 구축' 등의 고려는 새 정부 공약사업의 실천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 앞으로 새 정부는 유네스코의 문화다양성 협약 이행과 함께 SDGs 권고사항 이행을 위한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전략 및 과제를 제시, 우리나라의 상황에 맞는 '지속가능한 문화정책' 수립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손경년 부천문화재단 대표손경년 부천문화재단 대표

2017-05-28 손경년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욕속부달: 성급히 하고자하면 달성할 수 없다

공자 제자 중에 자하(子夏)는 공자 사후 제자양성을 하면서 위(魏)나라 문후(文侯)의 스승이 되기도 하였는데 자식이 죽자 눈물과 슬픔에 겨워 눈이 멀 정도로 인정이 깊었다. 자하가 노나라의 거보라는 한 읍을 맡아서 정사(政事)를 도모할 때 공자에게 방법을 물었다. 그러자 공자는 다음과 같이 말해주었다. "성급히 하려고 하지 말고 작은 이익을 추구하지 말라. 성급히 하려고 하면 뜻하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작은 이익을 추구하게 되면 큰일을 성공할 수 없다." 이 말은 자하뿐 아니라 우리들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다. 누구든 무엇인가 새롭게 출발하는 마당에 원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런 욕구에 비례해서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시간과 노력과 운이 따라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때로는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고, 노력이 더 들 수도 있고, 운이 더 따라줘야 하는 수도 있다. 이런 순리적인 흐름을 타고 갈 각오를 하게 되면 적어도 지나치게 성급한 무리수는 두지 않는다. 또 당장의 작은 이익만 보지 말고 멀리 보고 계획을 짜야 대국적인 차원의 일이 이루어진다. 나라일도 마찬가지이니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새 정부에게도 이런 점을 기대해본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2017-05-23 철산 최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