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동덕상보: 역량을 모아 서로 돕는다

西紀이지만 2018년이 시작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그 날의 일기가 궁금한 것처럼 새해가 되면 그 해의 운수가 궁금해진다. 그래서 새해의 괘를 뽑아보기도 한다. 무술(戊戌)은 둘 다 5의 土에 해당하니 나란히 놓으면 55로 올해의 괘는 주역 55번째 있는 풍괘( 卦)이다. 풍괘는 팔괘중 우레와 불을 상징하는 진괘(震卦)와 이괘(離卦)로 구성된 괘이다. 상괘인 진괘는 동력을 의미하고 하괘인 이괘는 전기를 의미한다. 동력(動力)이 사물을 움직이는 힘인데 수력 화력 풍력 등등의 발전력이라면 그 주요원천이 되는 전기를 상징하는 것이 이괘이다. 그래서 풍괘는 고도로 발달한 문명의 시대를 상징하는 괘이다. 고도로 발달한 문명사회라 해서 마냥 좋은 것은 아니기에 등하불명(燈下不明)의 상이라고도 하였다.무엇보다 이런 시기에는 풍에 상응하는 성숙한 정신의 소유자들이 요구된다. 주역에서는 이런 때일수록 행동하는 힘과 힘의 방향을 결정하는 실천력과 통찰력을 강조하였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충해주는 존재를 이주(夷主)와 배주(配主)의 주인이라고 표현하였고, 이에 관해 정이천이란 학자가 주석한 표현이 바로 동덕상보(同德相輔)이다.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는 통찰력은 실천력을 필요로 하고, 행동하는 실천력은 제대로 된 방향성을 요구한다. 그러므로 이런 시기에는 서로의 장점을 모아 서로 도우면서 나아가야 한다. 개를 말하면 늘 주인을 말하듯 내년에는 서로의 역량을 모아 함께 나갈 주인을 만나야 한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8-01-02 철산 최정준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혹약재연: 때로 도약을 해보면서 연못에 있다

연말이 되면 늘 대학입학의 문제와 더불어 각계각층에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다. 큰 틀에서 보면 이 둘은 긴밀하게 연결된 문제이다. 어떤 의미로든 어렵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재난·빈곤·질병 등의 고통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의 어려움이 가장 클 것이다. 그런 어려움에 관심과 배려를 베푸는 것은 좋지만 이런 종류의 어려움은 일시적인 관심과 배려에 의해 해결되는 성격이 아니다. 궁극적으로는 국가 혹은 사회의 복지체제에 관한 문제이다. 복지체제를 어떻게 그려서 시행하는가는 현재를 포함하여 향후 대한민국에서 태어날 모든 아이들의 인생계획표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다. 한 나라 청소년의 진학을 포함한 인생계획은 그 나라의 복지체제와 연관되며 복지체제를 어떻게 구현하는가에 의해 현실적으로 고통당하고 있고 앞으로 당할 사람들에 대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다들 자식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혈안이 되고 그것을 중심으로 사회의 모든 정신적 물질적 비용이 드는 지금과 같은 시스템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주역의 혹약재연(或躍在淵)이란 문구가 있다. 용이 하늘에 오르는 필요성과 당위성은 비를 내려주는데 있다. 그러므로 모든 용이 하늘에 오를 필요는 없다. 올라가서 날기를 좋아하고 또 잘 날아서 구름을 일으켜 비를 내릴 수 있는 용들만 올라가면 될 일이다. 그 대신 올라가지 않는 용들에게도 기본적으로 지낼 수 있는 연못(pool)은 필요하다. 이런 아이디어가 혹약재연(或躍在淵)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7-12-26 철산 최정준

[주종익의 스타트업]미투이즘-Metooism

요즘 미국에는 미투(Me too)운동으로 시끄럽다. 성폭력 사실을 그 동안 숨기고 살던 사람들이 "나도" 당했다고 폭로하는 행위이다. 성폭력 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누가 무엇을 하면 "나도"라고 하는, 이런 미투 이즘은 모양은 다르지만 예전에도 있었다.옛날 두부장수는 종을 흔들며 "두부 사아~려~"를 외치면서 골목길을 다녔다. 얌체 두부장수 녀석은 그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두부장수가 두부사려를 외치면 뒤에서 "나도"했단다. 어느 회사에서 신상품을 만들면 바로 똑 같은 것을 만들어 파는 카피켓(copycat)도 미투 이즘의 전형이다. 요즈음에도 전자제품이나 유행하는 신발, 방한용 파카, 등산용 아웃도어 제품 등등 거의 모든 상품들이 상표를 가려 놓으면 어느 것이 어느 회사 제품인지 구별할 수가 없다. 심지어 아이돌들의 노래도 알려주지 않으면 노래하는 창법이 모두 비슷비슷해서 도무지 누가 부른 것인지 알 수가 없다.이런 미투 이즘은 나만 망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망하게 한다. LA의 한인타운에서는 어느 세탁소가 잘 된다고 하면 금세 다른 한국사람이 건너 편에 세탁소를 내서 자기는 물론 앞집 잘되던 세탁소도 망하게 했다고 한다. 반면 차이나타운에는 새로 식당을 오픈하면 주위의 모든 음식점들이 자기 집에서 제일 잘 팔리는 음식을 가져와 이것을 하면 잘된다고 서로 서로 지원을 해서 그 식당을 성공시켜서 오늘날의 차이나타운을 만들었다고 한다.대한민국의 최대 고민거리가 청년 실업이다. 지금이 최악이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에는 앞으로 가면 갈수록 더 힘들어 질것이 뻔하다.그런데도 아직까지 고등학교 졸업하면 모두가 대학교 가고 대학교 졸업하면 모두가 자기소개서 100통씩 써가면서 대기업 취직하겠다고 달려들고 공부 좀 잘한다는 친구들은 무조건 의대 아니면 법대 가고 편안하게 살겠다고 공무원이며 선생님 같은 철 밥통을 찾아서 오늘도 학원가에는 몇 년씩 재수 삼수 하는 사람들이 50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교육부터 바뀌어야 한다. 어렵겠지만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나는 누구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보람 있는 인생인지 그렇게 살기 위해서 지금 우리가 선택하여야 할 진로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우리보다 선진국들은 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을 그렇게 열심히 가르치고 배우려고 하는지를 사명감과 인내를 가지고 가르쳐야 한다. 따라 하는 이유는 두려움 때문이다. 떼로 하면 중간은 간다고 생각한다. 혼자를 두려워한다.교수 개인의 자리가 없어질까 두려워 개혁에 앞장서지 않는 교수들이 학교는 학문하는 곳이지 진로나 취직을 준비하는 곳이 아니라고 2000년전부터 하던 소리를 하며 개혁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젊은이는 누구의 부속품도 아니고 남의 눈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보여주는 인생이 아니다. 나는 나일 뿐이다. 주체적인 존재이다. 남이 가는 길을 아무 생각 없이 "나도"하며 줄줄이 따라가는 미투교의 신도가 아니다. 스타트업국가(Startup Nation), 스타트업경제(Startup Economy)의 바다에 뛰어들어야 선진국이 될 수 있고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법대, 의대, 공무원, 대기업, 철밥통 등등 이런 단어가 청년의 머리에서 사라질 때 쏠림 현상이 없어지고 미투이즘(Metooism)에서 벗어날 것이다./주종익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멘토·외대 외래교수주종익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멘토·외대 외래교수

2017-12-24 주종익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일중위시: 대낮에 시장을 만들었다

세계적으로 비트코인 열풍이 불고 있다. 이에 관한 인식과 반응도 저마다 다르다. 최근에는 미국의 선물과 옵션시장에 상장이 되어 거래가 되기에 이르렀다. 지불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1년 동안 그 가격이 폭등하기도 하였다. 비트코인의 기술적 본질은 전자(電子)이고 가치적 본질은 화폐(貨幣)이다. 현재 닉네임이 가상화폐인데 그보다는 전자화폐라고 해야 더 가까운 표현일 듯하다. '가상'의 사전적 정의는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 여부가 분명하지 않은 것을 사실이라고 가정하여 생각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미 실제 거래되고 유통되며 지불되는 범용은 아닐지라도 일정정도 교환가치와 사용가치를 지니니 전자기술에 근거해서 유통되고 거래되는 화폐임엔 틀림없다.'주역'에서는 고대에는 사람들이 각자 자신들이 필요한 물건을 교환할 수 있도록 대낮에 시장을 개설하였다고 하였는데 이를 일중위시(日中爲市)라 하였다. 조개와 같은 화폐는 시장에서 물물 교환하던 것을 대신하고 더 나아가 가치의 저장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지금까지 인류가 사용한 화폐는 조개, 금, 종이, 약속된 기호 등 다양한데 이제는 전자로 만든 화폐가 등장한 것이다. 아마도 이 파급력은 일시적이 않을 것이다. 지금시대는 큰 주기상의 대낮에 해당하는 고도의 문명한 시기이기 때문에 그에 걸 맞는 수단으로 시장이 서는 것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7-12-19 철산 최정준

[고재경의 노래로 본 사자성어 세상]동상이몽(同床異夢)

동상이몽(同床異夢)은 같은 침상에 자면서 각자 다른 꿈을 꾼다는 뜻이다. 겉으로는 같이 행동하지만 속으로는 각기 딴 생각을 품고 있음을 의미한다. 동상이몽은 특히 남녀 연인 사이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소냐가 부른 곡목 '동상이몽'(작사:김영아 작곡:Dick Lee) 노랫말에 등장하는 화자는 여성이다. 그녀는 자신의 연인과 진정한 사랑을 나누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 연인은 기계적인 사랑만을 추구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오늘밤' 그 남성은 그녀의 가슴 품에 들어오며 '짧았던 사랑'의 순간을 남긴 채 '긴 잠'을 청한다. 그러나 그가 꾸는 꿈속조차 그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녀 이외의 '또 다른 그녀'가 그의 꿈을 지배하는 '주인'일 것이라며 화자는 그를 원망한다. 눈 깜짝 할 찰나의 사랑을 쟁취한 그이지만 '오늘까지도'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녀는 연인의 사랑을 허위이자 가식이며 위선으로 간주한다. 화자는 자신의 연인으로부터 사랑의 언약을 확인받고 싶어한다. 그러나 연인은 사랑의 확신이 없다. 연인의 입장에서 보면 그녀는 단지 자신을 스쳐간 수많은 여인들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자는 자신의 연인 '뒤에 설 그림자'에 불과할 뿐이라며 통렬히 자학한다. 이 같이 화자가 자신의 연인을 증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가슴 한 켠에 연인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을 여전히 품고 있다. 그리고 '언제나 희미한' 연인을 찾아 나설 것임을 암시하며 동상이몽을 꾼다: '미워할 수 있는 나를 기도하면서/널 또 다시 ㅤ쫒는 나를 봐줘'. 하이디가 부른 곡목 '동상이몽'(작사:강은경 작곡:정원재) 노랫말에도 동상이몽의 예가 뚜렷이 대비되어 나타난다. 화자인 '나'와 연인인 '너'는 이별의 종착역에 서 있다. '나'는 별리의 '쓰디쓴' 밤을 쓰디쓴 블랙커피를 마시며 아픔을 홀로 달래고 있다: '넌 이밤 그와의 통화를 위해서 잠 안오게 마셨니'. 즉 두 연인은 커피를 같이 마시는 행동을 취하고 있지만 각자 속마음은 다른 곳에 가 있다. 헤어지는 날 저녁을 사는 이유도 저마다 상이하다. '나'는 '조금이라도 더 오래' 있고 싶어서 저녁을 사려한다. 그러나 '너'는 '마지막으로' '나'에게 '미안해서' 오히려 저녁을 사는 게 아니냐고 화자는 돌직구를 날려버린다. 마지막 이별을 고한 후 거리에 서 있는 행위도 서로 마음 속 생각이 다르다. '나'는 '너를 잃는단 허무한 마음에'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거리에 서 있다. 그러나 '너'는 누군가가 자신을 데릴러 올 '차를 기다리기 위해' 서 있다. 또한 '나'는 '너'를 위해 모든 것을 정리하고 만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너'의 '주변정리 속에' 일방적으로 끼게 된 것을 뒤늦게 알고 후회한다. 결국 '나'와 '너'는 상대방에 대해 각각 '추억'과 '과거'라는 서로 상반된 기억으로 남으며 동상이몽을 꾼다: '나에게는 넌 추억 너에게 난 과거/서로 다른 기억 속에'.같은 처지와 입장에 놓여 있지만 저마다 딴 생각을 하게 되면 공동선을 달성하기가 힘들어진다. 어떤 경우이든 동상이몽은 상호 불신을 낳고 구성원간 불협화음을 유발한다./고재경 배화여대 명예교수고재경 배화여대 명예교수

2017-12-17 고재경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성근습원: 본성은 서로 가깝고 습관은 서로 멀다

생물은 저마다의 습성이 있는데 습과 성을 구분하여 말해볼 수 있다. 습(習)은 후천적으로 자기 몸에 배어 관성이 붙은 생각이나 행동을 의미한다. 이에 비해 성(性)은 타고난 본래의 성품이나 성질을 뜻한다. 색깔이 하얀 천에 검은 물감을 들이면 천이 검어지고, 방안에 향을 매일 피우면 방에 향내가 밴다. 애초에 비슷한 성질에서 시작하여도 무엇에 훈습되느냐에 따라 천의 색깔이 달라지고 그 방안에 향기가 달라지니, 애초에 타고난 성질은 후천적인 습관에 의해 서로 달라진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다양한 현실세계는 서로 달라져온 습관이 누적된 세월을 이야기해준다. 이 세계의 현실이 후천적인 습관에 의해 서로 다른 모습과 성질로 변해있다고 할 때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 더욱 깊숙이 공유할 수 있는 지반은 서로 가까운 선천적 성질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매일 싸움으로 점철된 역사에서 끊임없이 인간의 선천적 유사성 내지 동일성을 이야기하는 철학이나 종교가 있어왔다. 인간이 믿고 희망하는 선천적 동일성은 다분히 이상적이지만 어찌 보면 우리가 언젠가는 만나야할 궁극적인 자리가 될 수도 있다. 단적으로 같고 다름의 동이(同異)가 아닌 멀고 가까움의 원근(遠近)은 현실에서 이상으로 이상에서 현실로의 양방향의 통로를 열어둔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7-12-12 철산 최정준

[조성미의 나무이야기]1988년 서울올림픽 상징 나무인 구상나무

지난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대형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 행사가 열렸고, 국내 한 백화점에도 눈 내린 마을의 행복한 풍경이 연상되는 높이 8m의 대형 구상나무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하는 등 연말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전 세계적으로 어둠속에서 따뜻하게 세상을 밝히는 멋진 크리스마스트리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나무가 바로 구상나무다. 한국전나무(Korean Fir)로 불리고 있는 구상나무는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고유종이자 대표적인 고산성 식물이다. 한라산과 지리산, 덕유산 등 해발 1천m 이상의 높은 산에서 군락형태로 제한적으로 자라고 있다.구상나무는 1907년 제주도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프랑스인 선교사에게 처음 발견됐다. 1920년 미국 하버드대 부설 식물원에서 근무하던 영국 식물학자 윌슨이 학계에 구상나무의 존재를 알렸다. 이후 품종을 개량하고 적당한 크기로 상품화시킨 구상나무는 한국 자생종이지만 지적재산권은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갖고 있어 우리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종자전쟁시대에 소중한 유전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지키고 품종개량에 대처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구상나무는 소나무과의 상록침엽교목으로 높이 20m, 줄기둘레가 한 아름 넘게까지 자라는데 습기가 많고 배수가 잘 되는 비옥한 땅을 좋아한다. 나무껍질은 잿빛을 띤 흰색이며 오래 되면 점차 껍질이 거칠어진다. 어린 가지는 노란색이나 나중에는 갈색이 된다. 잎은 줄기나 가지에 바퀴모양으로 돌려나며 앞면은 짙은 녹색, 뒷면은 흰색이다. 뒷면에는 숨을 쉬는 기공조선이라는 하얀 줄이 나 있는데 구상나무의 기공조선은 다른 나무에 비해 유난히 희고 선명해 멀리서 보면 수관이 은녹색으로 보여 매우 아름답다. 6월에 피는 꽃은 다른 소나무과 식물들처럼 꽃잎이 따로 없어 알아보기 힘들지만 빨강, 노랑 등 다양한 색깔의 꽃이 핀다. 10월에 익는 열매는 구상나무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솔방울과 같은 형태를 띠는 구상나무 열매는 원통형으로 색은 초록빛이나 자주빛을 띤 갈색이다. 열매의 색깔에 따라 푸른 구상, 붉은 구상, 검은 구상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종자에는 부채 같은 날개가 달려 있어 멀리 퍼뜨리는데 도움이 된다.이제 평창올림픽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구상나무는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상징나무로 지정되기도 했다. 하늘을 향해 기개 넘치는 자태를 보이는 열매와 단정하면서도 기품 있는 나무형태로 한국을 대표하는 나무로 선정된 것이다.구상나무의 이름은 제주사람들이 '쿠살낭' 혹은 '쿠상낭'이라고 부르는데서 유래했다. '쿠살'은 제주 방언으로 성게를 가리키는데 잎이 성게의 가시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최근 10년 새 구상나무 서식지에서 집단 고사가 진행되고 있다. 살을 발라낸 생선처럼 앙상한 몰골만 남긴 채 쓰러진 구상나무 군락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구상나무는 뿌리가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뻗어 잘 쓰러지는데 온난화로 인한 기온상승과 집중호우가 잦아지고, 기상이변으로 가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제자연보호연맹의 적색목록에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늦었지만 정부와 관계기관이 모여 보존과 복원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앞으로도 이 땅에서 건강한 구상나무를 계속 볼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7-12-10 조성미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척구폐요: 도척의 개는 요임금을 보고도 짖어댄다

어느덧 닭이 꼬리가 보이며 물러나고 개가 머리를 치켜들며 짖으려한다. 다가오는 2018년이 무술년이라 개와 관련된 이야기를 떠올려보았다. 척구폐요는 도척(盜척)의 개는 요임금을 보고도 짖는다는 뜻이다. 이 말은 한신(韓信)에게 모반을 권한 책사(策士) 괴통(괴通)이 유방에게 한 말로 기록되어있다. 도척(盜척) 같은 천하의 도둑의 개가 요임금을 보면 짖는 것은 요임금이 어질지 않아서가 아니라, 개는 원래 그 주인이 아니면 짖기 때문이라는 논리로 모반을 꾀한 일에 대해 변명을 하는 대목이다. 이렇듯 예전부터 개는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는 동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주인에게 충성을 하는데 기준은 주인의 선악(善惡)은 관계가 없다. 주인이 아니면 그게 누구든 짖어대는 습성이 있다. 최근에 개가 이웃에게 해를 입힌 사건들도 이런 속성을 주인이 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사나운 성질의 개는 주인에게는 충실한 반려일지 모르지만 주인이 아닌 이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 내년의 국제정세도 이와 비슷하게 흘러가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각 나라마다 자신들의 이권을 확보하기 위해 자기나라가 아니면 열심히들 짖어대는 국가이기주의의 극치를 보여줄 지도 모르겠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7-12-05 철산 최정준

[고영직의 여시아독(如是我讀)]'치매'라는 말부터 바꾸자

치매(dementia)라는 말은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로서 '정신이 없어진 것'을 의미한다. 최근 정부는 치매국가책임제를 표방하며 치매친화사회를 위한 사회적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중증 치매환자의 의료비 부담 완화를 위해 건강보험에서 90%를 국가가 책임지는 산정 특례 적용 계획을 밝혔다. 환영할 만한 처사이다. '인간은 인간에 대해 인간적이어야 한다'는 명제는 의료와 돌봄 부문에서 특히 실감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문제로 보려는 시선에서 벗어나 존재로 전환하려는 사회문화의 형성과 정착이 요청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세상에는 아무도 버릴 사람이 없다'는 인간 존중의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문화 형성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사람은 여전히 '쓸모' 유무로 판단되는 경향이 완고하다. 교육부 명칭이 '교육인적자원부'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아이들을 교육하는 목적이 '인적자원'을 양산하는 것에 있는가. 치매라는 말도 그렇다. 나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사람을 폄하하고 모욕하는 언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반인권적이고 모욕적이고 차별적인 용어로는 자연스러운 노화에 대한 제대로 된 정의와 노인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불가능하다. 그런 반인권적인 용어로는 노인 혹은 치매환자에 대한 상상력의 개입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치매라는 말을 지금 당장 폐기처분하자. '나쁜' 언어로는 오염된 우리의 생각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치매라는 용어를 대체하는 용어로 인지장애가 꼽히지만 아직 정착되지는 않았다.치매친화사회는 어떻게 가능한가. 이 책 『치매와 싸우지 마세요』는 제목 그대로 "치매와 싸우지 말라"는 주장을 한다. 『치매와 싸우지 마세요』는 인지장애(치매) 환자를 돌보는 마을의사인 나가오 가즈히로와 돌봄 공무원인 곤도 마코토가 문답 형식으로 쓴 책이다. 저자들은 치매친화사회를 위해 인간중심돌봄 혹은 위마니튀드(humanitude) 같은 좋은 돌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인간중심돌봄이란 환자 개개인을 존중하고 그 사람의 시점과 입장에서 이해하고 돌봄을 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human)과 태도(attitude)의 합성어인 위마니튀드 또한 환자의 인격을 중요시하는 돌봄을 뜻한다. 나는 두 저자가 당사자인 환자 또한 '1인칭 연구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장면이 퍽 인상적이었다. 자신의 인생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겠다는 각오가 선 시민들이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빠른 고령화 속도로 그 규모가 2024년에는 1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인지장애(치매) 환자는 아리셉트 처방을 비롯해 약물치료 위주의 처방을 받고, 요양원 같은 '시설'에 수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자보다 가족을 더 우선하는 우리의 돌봄문화와 관련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할수록 환자들은 말할 상대가 더 없어지고, 다른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 또한 기대하기 어려워지는 것이 아닐까. '치매 서포터 100만명 캐러밴' 캠페인을 벌여 수백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일부 지자체에서 '배회해도 괜찮은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일본 사례를 면밀히 참조할 필요가 있다.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인지장애 환자의 개별성을 중시하고 생활을 중심으로 바라보는 관점으로의 전환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치매와 싸우지 마세요』는 사람을 하찮게 여기고, 치매 노인을 쓸모없는 삶이라고 간주하는 우리의 돌봄문화를 비판적으로 돌아보게 한다. 그런 사회에서는 우리의 미래 또한 결코 밝지 않다. '우리를 빼고 우리 일을 결정하지 말아요'라는 표현이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고영직 문학평론가고영직 문학평론가

2017-12-03 고영직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무주내란: 주인이 없으면 어지러워진다

치란(治亂)은 다스려지고 어지러워진다는 뜻으로 주로 국가적 사안에 대해서 사용되는 말이다. 치세(治世)는 잘 다스려져서 태평한 시절이고 난세(亂世)는 무질서한 어지러운 세상을 뜻한다. 자연에 밤과 낮이 반복되듯 인간의 역사에도 지역마다 나라마다 치란이 반복되었다. 어떤 때는 매우 혼란해져서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지경이 되면 혁명을 통해 군주를 바꾸기도 하였다. 그런 때 사용되던 명분이 바로 '주인이 없으면 어지러워진다'는 선언이었다. '서경'의 기록에 탕 임금을 보필한 재상 중훼(仲훼)가 한 말로 나와 있다. 고대 임금에게 나라를 다스리는 모든 결정권이 쥐어져있는 상황에서 군주의 현불초(賢不肖)는 국운과 직결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이 간쟁하며 보필하는 현신이 필요했다. 사람의 몸도 하나의 나라라는 차원에서 보면 사람의 몸을 다스리는 군주가 있어야 하는데 그 주인을 한 개인으로 보면 지향(志向)이 있는 마음이라고 볼 수 있다. 그 마음을 잘 다스리면 현명한 주인이 나라를 다스리는 셈이고 그렇지 못하면 난세를 만난다. 그리고 구체적으로는 잘 다스리고 다스리지 못하고는 욕심을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달려있다. 하늘은 사람을 내면서 동시에 욕심을 주었기 때문에 주인이 없으면 그저 욕심에 휩쓸려가기 쉽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7-11-28 철산 최정준

[손경년의 늘찬문화]계속해서 물어봐야 하는 기본과 원칙

2017년 5월 10일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비전을 제시하면서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지형변화를 예고하였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가 전 정권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파문으로 인해 예술인들뿐만 아니라 온 국민으로부터 환골탈태(換骨奪胎) 수준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받는 현실에서, 문화예술계의 혁신적 문화정책에 대한 갈망은 클 수밖에 없다. 혁신에 대해 우리는 일반적으로 '이제까지 이루어지지 않았던 새로운 방법을 도입하여 기존의 관습, 조직, 방식 등을 완전히 바꿔 새롭게 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이런 사전적 의미의 혁신은 상당히 퇴색한 것 같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새롭게 들어서는 정부마다 습관적으로 여타 분야의 정책뿐만 아니라 문화정책의 혁신을 약속해 왔고 사실상 혁신의 결과는 미미한 수준의 실천으로만 남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거의 경험 탓에 우리는 혁신에 대해 갖는 기대감의 크기만큼이나 냉소적이기도 하다. 알다시피 문광부는 본부와 18개의 직속기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35개의 공공기관과 지원을 받는 법인 단체 9개 등 산하기관이 44개에 달한다. 특히 내년 발표예정인 새 정부의 문화예술정책 비전수립과 관련, 문광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예술인복지재단, 생활문화진흥원, 예술경영지원센터 등 예술 활동 및 예술가(단체) 지원과 밀접한 기관들의 설립목적, 역할, 기능에 대한 혁신적 재정립을 위해 분과위원회(TFT)를 구성, 토론회, 간담회, 공청회 등을 통한 의견수렴 활동을 수행하는 중이다. 또 지난 11월 9일, 제354회 정기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이 대표 발의한 '문화기본법'개정안이 통과되었는데, '모든 국민은 성별, 종교, 인종, 세대, 지역,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나 신체적 조건과 관계없이'라는 기존의 내용에 '정치적 견해에 관계없이'라는 문구를 추가로 명시함으로써 내용이 바뀌게 되었다. 다시 말해 정치적 견해와 관계없이 문화 표현 및 활동에서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를 갖게 되었으며, 특히 정부에 비판적 견해를 가진 문화 예술인들의 예술 활동 또한 정치적 이유로 배제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어서 그간 논란이 되었던 블랙리스트 문제를 방지하는 법으로서의 기능을 어느 정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그러나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공론의 장의 확산과 법과 제도의 정비 등을 통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미래세대를 위한 문화정책 비전을 요구하고 또 제대로 제시해야 할 시점에 우리가 서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블랙리스트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면 둔감하게 지나쳐버렸을지도 모르는 근본적인 질문을 지금부터 다시 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문화정책 비전이 무엇이며, 우리의 삶과 사회와 연관된 가치에 대해 계속해서 찾아야 한다. 다시 말해 문화정책에 있어서의 기본원칙이 어떤 방식으로 사회적 동의와 합의를 가져왔는지, 혹은 시대정신이 반영된 기본원칙이 있었는지에 대해 묻고 또 물어야 한다. 왜냐하면 기본을 충실히 정립해야 예술지원체계의 혁신적 방향이나 문화예술 기관 간의 협치체계, 예술인복지, 그리고 지역분권의 주체로서의 지역의 책임과 역할, 문화주권자로서의 국민의 자율성과 주체성 정립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손경년 부천문화재단 대표이사손경년 부천문화재단 대표이사

2017-11-26 손경년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예지시의: 예측에서 시간의 의미

미국의 한 연구자가 올해는 큰 지진이 6회 이상, 내년엔 20회 이상 일어날 거라는 전망을 내왔다. 그런 전망의 근거로 1990년 이후 발생한 대지진의 데이터 분석을 제시하였다. 지구의 자전 속도와 지진의 상관관계에 착안해보니 지구의 자전속도가 줄면 5~6년 뒤 대지진이 빈발한다는 데이터 분석이다. 2017년은 자전 속도가 줄어든 지 6년째 해당하고 내년 이후 몇 년 간은 더욱 강력한 지진이 지금보다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현대는 고도로 과학기술이 발달하긴 하였지만 예측은 또 다른 영역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아도 자전속도가 줄어드는 것(그것이 1000분의 1초라도)과 대지진의 상관성은 있을 것 같다. 그런데 한 가지 드는 생각은 데이터의 누적량이다. 1990년대면 지금까지 누적된 데이터의 시간이 30년이 채 안 된다. 채 30년이 안 되는 데이터에 의존해서 우주적 차원의 일을 예측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 같다. 또 하나는 주기의 문제이다. 대지진의 주기와 자전속도가 짧아지는 주기는 상관성은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저마다의 다른 성질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현대사회에서의 자연 기후에 관한 예측은 거의 그동안 축적된 데이터와 주기의 패턴에 의해 행해진다. 아쉬운 점은 축적된 데이터가 그리 오래된 기간의 것이 아니라는 점과 주기라는 것은 분석대상의 속성에 따라 또 한정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측에 있어 시간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가 중요하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7-11-21 철산 최정준

[주종익의 스타트업]스타트업, 돈은?

스타트업을 하려면 돈이 반드시 필요하다.큰 돈도 필요하고 준비기간 동안 사용해야 하는 생활 경비도 필요하다. 스타트업은 남의 돈으로 하는 것이지만 이때 말하는 돈은 큰 돈을 의미한다. 크다는 뜻은 하는 업종과 내용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최소한의 종잣돈(Seed Money) 즉 마중물과 같은 돈이나 죽음의 골짜기를 버티는 돈도 (Death valley 단계)있고 성장과 확장에 필요한 시리즈 A, B, C (Scale단계)나 아주 큰 돈을 투자하는 메자닌(Mezzanine)에 이르기까지 여러 경우의 돈을 생각할 수 있다.돈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내 돈과 남의 돈이다. 내가 돈이 많아서 내 돈으로 할 수 있는 경우는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 남의 돈에는 빌리는 돈(Loan)과 투자(Investment) 받는 돈이 있다.빌리는 돈은 갚아야 하는 돈이고 투자는 갚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경영 성과로 투자에 대한 보상을 해야 되니까 웬만큼 성공 가능성이 없으면 투자를 받을 수 없다.나는 젊은이들이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돈을 꾸어서 스타트업을 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그러면 도대체 정부는 무슨 역할을 하는 것일까? 큰 일을 하고 있다.정부는 절대로 직접 투자를 하지 않는다. 아니 해도 안 된다. 정책적으로 꼭 지원을 해야 할 필요가 있어도 간접적인 방법으로 밖에 할 수 없다. 좋은 투자처를 찾아내고 관리하는 것도 어렵고 전문지식도 부족하다. 만일 이 일을 직접 하려면 전담 공무원을 몇십만 명 뽑아야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한다 해도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정부가 지원하는 돈은 4가지가 있다. 첫째 보조금 둘째 출연금, 셋째 대출, 넷째 간접 투자 방식이다.보조금은 주로 각종 경진 대회 상금 형태로 적은 돈을 지원한다. 이 돈은 사업 자금으로 쓰라는 뜻보다는 사기를 진작하고 필요경비를 적으나마 이 돈으로 충당하면서 빨리 제품을 만들어 투자를 받고 성공하라는 뜻의 돈이다. 출연금과 대출은 중요도도 낮고 지면도 제한적이니 생략하기로 한다.간접투자 방법이 핵심이다. 스타트업의 투자자금 대부분은 사실 정부 돈이다. 벤처 캐피털 자금의 대부분이 정부의 모태펀드(Fund of Fund)이다. 정부자금을 총괄하는 기관이 한국 벤처투자 주식회사이다. 정부의 돈을 총괄하면서 벤처캐피털과 액셀러레이터 등을 통해 이 돈을 스타트업에게 지원하고 이 돈을 운영하는 캐피털 사에게는 운영비와 성공 성과 금 등을 공유한다. 좋은 스타트업을 발견하고 VC가 투자를 하면 정부는 VC를 믿고 또 동일한 금액을 투자한다(Bridge). 그러니 VC투자금도 정부 돈이고 Bridge 투자도 정부 돈인 셈이다. 이점이 관 주도형이라고 비판을 받고 있지만 민간인이 투자에 긍정적인 호응을 얻을 때까지는 어쩔 수 없다.이 글의 방점은 여기에 있다. 투자를 받아서 스타트업을 하려는 Founder(창업자)는 전략이 시작부터 전혀 달라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는 순간부터 나의 1차적 고객은 내 물건을 사줄 사람이 아니라 나에게 투자할 투자자이다. 투자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사업 자체가 실현될 수가 없다. 따라서 근본적이고 1차적 질문은 어떻게 투자자의 마음을 사로잡느냐이다. 내가 아무리 자신이 있고 고객이 100% 구매해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하더라도 투자를 못 받으면 끝이다. 그러면 대출을 받아서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겠지만 고객이 100% 구매할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내 생각이기 때문에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주종익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멘토·외대 외래교수주종익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멘토·외대 외래교수

2017-11-19 주종익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상하무상: 오르고 내려 일정함이 없다

무상함은 허무함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삶을 깊숙이 통찰하게 해주는 느낌이다. 주역에서는 용(龍)이 위아래를 오르내리는 것이 일정함이 없다고 하였다. 저 아래 못 속에 잠겨있기도 하고 하늘에 올라 날아다니기도 하니 그런 말이 어울린다. 그리고 이렇게 위아래를 일정하게 지키지 않고 오르내리는 것은 나쁜 짓을 하려는 게 아니라고도 하였다. 그럼 무엇 하려고 오르내릴까? 용의 옛말은 미르이고 미르는 물을 뜻하니 수기(水氣)이다. 물이 하늘과 지하를 유행(流行)하는 이치를 설명한 것이 용의 상하무상이다. 아래에 있던 바다의 수증기가 저 위 하늘로 올라가야 구름도 되고 비가 된다. 저 위 하늘에 있는 구름이 물방울이 되어 이 아래로 내려야 이슬도 되고 서리도 되고 눈도 되고 비도 된다. 이런 것이 천지의 자연한 기상이다. 사람은 어떠한가? 사람도 아래에 있을 때는 실력을 기르고 준비를 착실하게 해서 그 실력을 써먹기 위해 위에 올라가야 한다. 위에 올라갔으면 자신이 지닌 실력으로 아래에 혜택을 주기 위해 자신의 것을 내려야 한다. 이것이 龍德을 체득한 군자와 대인의 기상이다. 그러니 군자도 상하무상(上下無常)이다. 이렇게 좋은 뜻을 지닌 상하무상인데 내려올 때 허무함을 느끼는 것은 위에 있으면서 아래로 자신을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권력의 뒤안길이 즐거워야만 진정한 군자의 풍모라 할 수 있는데 이 시대 그런 이가 몇이나 될까? 무상함을 허무함이 아닌 글자 그대로의 무상함으로 느낄 수 있는 이가 있을까?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7-11-14 철산 최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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