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창간특집]경인일보 창간 73주년 축하해주신 분들

△경수사랑 △김정자 성정문화재단 이사장 △정택동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장 △김영우 국회의원 △이경호 수원소방서장 △강은희 의정부시설관리공단 이사장 △고창경 이천경찰서장 △송기욱 가평군의회 의장 △이현재 국회의원 △조용성 일산서부경찰서장 △김동희 부천시의회 의장 △정재현 부천시의회 행정복지위원장 △황준구 농협은행 안산시 지부장 △송석준 국회의원 △최종환 파주시장 △이대직 파주시 부시장 △박상현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 △신동헌 광주시장 △이석범 광주시 부시장 △김영환 광주시 공보담당관 △김영식 광주시 자치행정국장 △박상석 광주시 희망복지국장 △이재두 광주시 경제환경국장 △나종윤 광주시 안전건설국장 △최형선 광주시 문화교육관광국장 △김희묵 광주시 도시주택국장 △박현철 광주시의회 의장 △김지환 이천교육지원청 교육장 △전승진 이천교육지원청 경영지원과장 △고효순 이천교육지원청 교수학습지원과장 △박용주 경기동부보훈지청장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 △한창원 인천언론인클럽회장 △정명환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이영훈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박준하 인천시 행정부시장 △허종식 인천시 정무경제부시장 △김은경 인천시 대변인 △부천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추가명단·무순)

2018-10-08 경인일보

[창간특집]경인일보 창간 73주년 축하해주신 분들

△조성부 연합뉴스 대표이사 △원혜영 국회의원 △정성호 국회의원 △박광온 국회의원 △박정 국회의원 △백혜련 국회의원 △김영진 국회의원 △권칠승 국회의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서청원 국회의원 △정병국 국회의원 △이학재 국회의원 △홍문종 국회의원 △김학용 국회의원 △고대혁 경인교대 총장 △김준기 한국은행 경기본부장 △남창현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장 △권준학 NH농협은행 경기본부장 △임창열 킨텍스 대표이사 △이홍균 경기도시공사 사장직무대행 △황성민 경기도시공사 감사 △박기영 경기도시공사 주거복지본부장 △조병현 경기도시공사 도시재생본부장 △정상준 경기도시공사 경제진흥본부장 △김기봉 경기도시공사 북부본부장 △김구영 한국자산관리공사 경기지역본부장 △박인태 경기도농업기술원장 직무대리 △염태영 수원시장 △이한규 수원시 제1부시장 △백운석 수원시 제2부시장 △홍사준 수원시 기획조정실장 △이상수 수원시 언론담당관 △박래현 수원시 영통구청장 △조인상 수원시 권선구청장 △전애리 수원예총 회장 △이병식 영통발전협의회장 △이성호 양주시장 △김대순 양주부시장 △이윤승 고양시의회 의장 △이규열 고양시의회 부의장 △고영일 고양시의회 사무국장 △강복순 김포경찰서장 △김정덕 김포교육지원청 교육장 △윤화섭 안산시장 △김동규 안산시의회 의장 △이진수 안산부시장 △김정택 안산시의회 부의장 △김오천 안산시 공보관 △이정래 안산소방서장 △이원영 이천부시장 △김남완 이천시 예산공보담당관 △한근수 평택교육지원청 경영지원과장 △이병호 송탄소방서장 △오상택 의정부경찰서장 △윤미현 과천시의회 의장 △김기세 과천부시장 △박종락 과천시의회 부의장 △박승원 과천시 행정복지국장 △유관선 과천시 안전도시경제국장 △김남일 과천시 기획감사담당관 △우석제 안성시장 △신원주 안성시의회 의장 △손수익 안성부시장 △백군기 용인시장 △장덕천 부천시장 △석상균 부천시청 홍보실장 △안지찬 의정부시의회 의장 △정동균 양평군수 △곽상욱 오산시장 △김문환 오산부시장 △임병택 시흥시장 △김태정 시흥부시장 △정현모 시흥소방서장 △이항진 여주시장 △김현수 여주부시장 △박은영 여주시 홍보감사담당관 △권현석 남양주소방서장 △김도상 가평경찰서장 △강신광 부천소방서장 △현재섭 부천원미경찰서장 △김동민 군포의왕교육지원청 교육장 △어경진 광주소방서장 △김선미 성남교육지원청 교육장 △한종욱 성남수정경찰서장 △유규영 성남시 분당구청장 (추가명단·무순)

2018-10-07 경인일보

[창간특집]행복한 걸음 '평화 & 통일'… 철길, 뱃길로 다시 잇는 '남북' 하나의 행복을 꿈꾼다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을 잇는 철길이 깔렸다. 한국전쟁이라는 민족의 비극을 딛고 분단의 세월을 달려온 우리에게 공존과 번영의 길이 열린 셈이다. 평화와 통일의 길은 멀지만 우리에게 행복한 걸음이 될 것이다.'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은 평화와 통일의 기폭제가 됐다. 이를 통해 당면한 최대 과제였던 비핵화 실천방안이 논의됐고, 한반도에서 전쟁시대를 끝내는 군사 합의서까지 채택됐다. 경제 등을 비롯한 다양한 방면의 교류·협력 강화를 위한 토대가 구축됐다. 이제는 단순히 말로 주고 받는 평화와 통일이 아닌, 남북 간 신뢰 속에 이뤄지는 평화와 통일의 로드맵이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이런 평화의 분위기를 아직도 풍전등화(風前燈火) 처럼 불안해 하는 사람도 많다.그간의 남북 관계가 그러했기 때문이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1960년대까지는 남북교류의 개념조차 없었다. 민족의 비극을 겪은 우리는 화해하기 보다 벽을 쌓고 총을 겨눴다.1970년대 들어서야 대한적십자사를 통한 교류 협의가 이뤄졌고, 1984년에는 남북경제회담이 열리기도 했다. 1980년대 들어 동구 사회주의권 국가의 붕괴와 개혁 개방 정책 등으로 북한과 한반도에도 변화의 기대가 커졌다.실제 1988년 7월 7일 '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을 위한 특별선언' 을 발표한 후 '대북경제개방조치'가 취해졌다. 이후 1990년에는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교류협력법)' 등 우리법의 테두리 안에서 남북교류협력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도 잠시, 1993년 3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로 분위기는 경색됐고 북한은 우리의 적을 넘어 세계의 적이 되기도 했다. 또다시 냉탕온탕을 반복하던 남북관계는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2014년 개성공단 중단 같은 사태로 최대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나 이어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만남은 그간의 냉탕온탕을 넘나들던 정황과는 사뭇 달랐다.비핵화와 종전이라는 명확한 의제 속에, 북미 간의 비핵화·평화협상 담판에도 우리가 목소리를 낼 수 있을 정도로 중재자 이미지를 세계에 각인시켰다. 북한 지도자의 사상 첫 서울 방문도 머지 않은 시간에 실현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남북관계는 또 한번 도약하고 진화하게 된다.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두 차례 답방 요청에도 해내지 못한 역사적 사건의 주인공이 되는 셈이다.이제 지난 65년간의 적대와 대결의 시대는 마무리 지어졌다. 서해상 평화수역과 시범적 공동어로구역 설정에서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시범 철수, 군사분계선 일대 각종 군사연습중지, 군사분계선 상공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은 단순한 조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제는 한반도를 시작으로 통일로 가는 길을 열어야 할 때다. 평화가 일상화되고 통일을 위한 제도적 기틀도 마련해야 된다. 지금까지의 합의대로라면 올해 내 동해·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게 된다.개성공단도 정상화되고 금강산도 다시 찾을 수 있다. 더는 시간적 여유가 없는 이산가족의 상시 상봉 문제는 남북이 더욱 적극적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말보다는 실천이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한민족과 국제사회의 신뢰도를 높여줄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 중심에는 접경지역인 경기도와 인천시가 있다. 경기도는 통일로 가는 첫 번째 길목이 되고, 인천시는 평화통일의 전진기지로 자리잡을 것이다. 평화와 통일시대, 경의선과 경원선을 타고 북한으로 여행을 떠날 날이 기다려 진다.독일의 통일이 교류라는 초석을 통해 시작된 것을 명심해야 한다. 서로를 알아야 통일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느끼게 된다. 북한 사회의 변화 역시 교류만이 이끌어 낼 수 있다. 우리 민족은 통일의 그날이 멀지 않았음을 직감하고 있다. 통일은 분명 한반도와 한민족에게 새로운 행복을 안겨줄 것이다. 이제 준비와 실천만이 남았다. /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한반도의 불안이 서서히 걷히고 있는 DMZ-아직은 금단의 땅. 전 세계에 유일하게 남은 분단의 현장. 뿌연 새벽 안개가 걷히고 있는 철책선 주변에는 여전히 적막함과 긴장감이 감돈다.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난 지 어느덧 65년의 세월이 지났다. 이 땅에는 그렇게 긴 세월 차곡차곡 한(恨)이 쌓였다.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며 증오를 키워온 통한의 세월이었다. 하지만 기나긴 어둠도 결국은 새벽을 맞게 되는 법. 제3차 남북 정상회담과 그 후속 조치로 얼어붙은 이 땅에도 서서히 온기가 찾아오고 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손을 맞잡은 남북은 화해와 평화를 향한 대장정을 시작했고, 선제적 조치로 DMZ 일원에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나섰다. 이제 DMZ는 분단에서 통일의 상징으로 탈바꿈 할 것이다. 생명을 위협하는 전쟁 무기가 모두 사라지고 평화의 땅으로 다시 태어날 DMZ를 기대해 본다. 파주 도라산 전망대/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2018-10-07 김태성

[창간특집]행복정책┃봉사로 노년활기 찾는 '초고령도시' 인천 동구

# 초고령도시 인천 동구인천의 대표적 구도심인 동구는 10개 군·구 중 고령화가 빨리 진행되는 곳 중 하나다. 지난달 기준 동구 인구 6만7천112명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만3천242명(19.7%)으로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있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20%가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분류된다. 동구의 고령 인구 비율은 인천시 평균 노인 인구 비율 12.1%를 상회한다. 이미 초고령사회가 진행 중인 강화군(30.5%), 옹진군(23.2%) 등 도서 지역을 제외하면 인천시 8개 구 중 동구의 고령 인구 비율은 가장 높다. 동구의 뒤를 잇는 지자체는 미추홀구(14.8%), 중구(14.3%) 순이다. → 표 참조직장 등에서 은퇴한 노인들은 '삶의 행복'을 찾기 위해 제2의 인생을 고민한다. 운동, 독서, 여행 등 각자의 경제사정, 환경에 맞춰 고민하는 것도 다양하다. 동구에 사는 많은 노인은 제2의 인생 중심에 지역사회의 여러 사람과 만나고 교감할 수 있는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 인천시 '봉사왕' 동구 노인동구는 인천지역에서 자원봉사가 가장 활성화된 곳 중 하나다. 지난달 기준 6만 7천112명의 동구 주민 중 2만656명(30.7%)이 동구자원봉사센터에 자원봉사자로 등록돼있다. 동구 주민 10명 중 3명이 자원봉사자로 등록한 셈이다. 이 중 자원봉사를 이끄는 것은 노인들이다. 이들은 매년 꾸준히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환경정비활동, 방범순찰, 문화행사, 정서지원 등 활동도 다양하다.인천시는 매년 누적 봉사시간 5천 시간을 달성한 주민들에게 '봉사왕' 인증패를 증정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인천시 '봉사왕'은 467명인데 동구(76명)는 미추홀구(79명) 다음으로 많다. 미추홀구 자원봉사자 등록 수가 동구의 3배가 넘는다는 점(7만552명)을 고려하면 동구 주민 다수가 인천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동구 봉사왕 중 60여 명이 만 65세 이상 노인들이다. # 자원봉사로 노년 행복 찾는 '화수2동 사랑방 사람들'지난 14일 오전 10시 30분께 화수2동 행정복지센터. 행정복지센터에서 만난 화수2동 사랑방 사람들 이건세(74) 회장과 회원 서모(71)씨는 인근에 있는 빌라로 향했다. 빌라 2층에 도착하자 서씨는 잠금장치가 있는 집 문을 자연스럽게 열고 들어갔다. 이들이 들어간 집 안방에는 김모(74)씨가 침대에 누워있었다. 이건세 회장과 서씨를 본 김씨는 얼굴이 밝아지며 몸을 조금씩 일으키기 시작했다. 김씨는 오래전 산업재해를 당한 이후 거동이 불편해 집 밖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밖에 나가지 못하는 김씨를 위해 이들이 하는 것은 자신들의 일상이야기, 마을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서씨가 "이번에 비행기를 타고 사이판 여행을 다녀왔는데 비행기 탈 때 귀가 먹먹해서 한참 고생했어요"라고 말하자 김씨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가지고 온 빵과 음료를 먹으며 한참 이야기 나누던 서씨는 "다음 주에 또 올게요"라는 말과 함께 김씨의 어깨를 다독인 후 집을 나섰다. 김씨는 "집 밖을 나가지 못해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서씨와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행복하다"며 "매주 이렇게 한 번씩 찾아와 주니 고맙다"고 말했다.화수2동 사랑방 사람들은 지난 2013년 '어르신들의 친구가 되자'는 취지에서 마을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조직한 자원봉사단체다.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회원 16명이 2인 1조로 나뉘어 일주일에 한 번씩 홀로 사는 노인세대를 방문해 말벗이 되는 등 정서지원을 하는 노(老)노(老)케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사랑방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는 독거노인 세대는 총 24곳이다. 화수2동의 고령 인구는 1천838명으로 동구에서 가장 많다. 그러다 보니 사랑방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만 65세 이상 노인들이 주축이 돼 운영되고 있다. 사랑방 사람들 회원의 평균연령은 만 62.3세로 만 65세 이상 회원들은 6명(37.5%)이다. '어르신들의 친구가 되자'라는 아이템을 제안한 이건세 회장은 "나이 70세가 되면서부터 내 인생에 끝이 보이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남은 삶을 보람있게 살고 싶다고 생각해 혼자 사는 노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구상하게 됐다"고 했다. 봉사활동은 일방적으로 베푸는 것이 아닌 인생의 즐거움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라고 사랑방 사람들 회원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한방원을 운영하던 서씨는 젊었을 때보다 지금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행복감이 더 크다고 했다. 서씨는 "봉사활동이라는 이름 아래 한동네에 살면서 모르고 지낼 수 있었던 이웃들과 함께 만나 즐겁게 지내니 항상 엔돌핀이 돈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화수2동 사랑방 사람들 이건세 회장은 "앞으로도 우리 동네 사각지대에 있는 노인세대를 방문해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며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인천시 동구 '화수2동 사랑방 사람들' 모습. 이건세(안경착용)씨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화수2동 사랑방 사람들'이 산업재해를 당해 거동이 불편한 서씨의 말벗이 되어주고 있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2018-10-07 김태양

[창간특집]행복정책┃'뮤직 라이프' 음악도시 인천 부평구… 밴드 태어났던 '50년전 홍대' 대중음악의 살아있는 역사

인천 부평 곳곳을 음악 열정으로 가득 채운 '부평 뮤직위크'가 지난 8월 23~25일 열렸다. 부평공원 및 신촌지역 일대, 부평역 지하상가(모두몰)와 부평 문화의 거리, 도시재생사업대상지인 굴포천먹거리타운 등 3곳을 중심으로 전문공연팀에서 음악동아리를 아우르는 70여 개 팀이 3일 동안 100여 차례에 걸쳐 길거리 버스킹, 북콘서트, 뮤직살롱을 꾸몄다. 뮤직위크 행사는 장소를 기반으로 시민들과 함께 부평을 음악도시로 가꿔가겠다는 취지가 담겼다.인천 부평구는 2016년부터 '음악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문화도시 조성'이라는 비전을 내걸고 '부평 음악·융합도시 조성사업'을 진행 중이다. 국비와 시비, 구비가 투입된 사업은 ▲문화를 중심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성 회복 ▲지역의 문화자원 발굴 및 창의적 재생산을 통한 문화도시 정체성 구축 ▲생산·연구·지원·소비기능이 융합된 첨단 문화산업 구축 및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잡았다. 2020년 마무리될 조성사업에 대한 최종 평가 후 문화도시사업 본 사업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이어지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개항 이후 인천은 서양음악의 국내 유입로였다. 한국전쟁 이후 부평미군기지 주변으로 형성된 클럽에서는 미국 대중음악을 쉽게 즐길 수 있었다. 부평은 한국전쟁을 계기로 미 해병대 주둔지에서 주한미군 전체의 보급 물자를 담당하던 주한미군해병대지원사령부(ASCOM) 주둔지로 변모했다. 미군기지가 있었기 때문에 부평은 로큰롤과 스윙재즈를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즐길 수 있었던 곳이었다. 에스컴 영내에 8075클럽, 121클럽, 44클럽, 76클럽, 728클럽 등이 있는 등 연주할 클럽이 많았던 부평으로 많은 국내 뮤지션들이 모여들었다. '부평 음악·융합도시 조성사업'은 이러한 역사를 바탕으로 한다. 2020년 이후 미군기지 반환과 연계될 수 있다면 더욱 실체화될 것으로 관계 전문가들은 제언한다.올해 사업은 시민문화(주민주도), 아카이빙(가치 재발견), 음악동네(거점 발굴·일상에서 향유), 콘텐츠개발(다양한 계층이 즐기고 소통), 음악교육(대중음악 창의 교육 계발), 음악산업(음악생태계 구축) 분야로 나눠 진행 중이다. # 부평음악도시축제 뮤직게더링 2018부평구와 구문화재단은 콘텐츠개발의 일환으로 오는 26~27일 부평아트센터 야외광장과 달누리극장, 지역의 주요 장소에서 '부평음악도시축제 뮤직게더링 2018'을 개최한다.부평구문화재단과 홍대 앞 라이브클럽협동조합이 공동 주관하는 이 행사는 지난해까지 5년 간 열린 부평 밴드페스티벌을 업그레이드 한 대중음악과 지역, 장소 기반의 문화재생 축제로 기획됐다. 부평이 가지고 있는 대중음악의 역사성과 현재 라이브 음악의 중심지로 각광 받고 있는 홍대 라이브클럽 네트워킹을 연결한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면서 준비 중이다.축제는 26일 에스컴시티 프로젝트와 라이브클럽 스테이지(인천 3곳, 홍대 3곳)로 나눠 진행되고, 27일에는 부평아트센터 야외 공연과 뮤직 포럼도 열릴 예정이다.축제 내용을 미리 들여다보자. 26일 오후 6시부터 부평3동 일대(미군부대 GATE1 맞은편, 옛 클럽 밀집지역)에서 진행될 에스컴시티 프로젝트는 클럽 맵핑과 재현으로 구성된다. 클럽 위치를 발굴하고 지도로 제작해 클럽의 역사를 알릴 계획이다. 또한, 지역 음악(클럽) 전문가와 협력해 과거 클럽 공간을 재현해 연출하고 토크콘서트 및 라이브 공연 등 당시의 클럽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라이브클럽 스테이지는 같은 날 오후 8시부터 제43회 홍대 라이브클럽데이와 연계해 열린다. 인천에선 락캠프, 버텀라인, 쥐똥나무에서 펼쳐진다.이튿날 부평아트센터 구름광장과 달누리극장, 구름광장잔디밭을 각각 스테이지 1~3으로 구성해 공연을 진행한다. 스테이지 1에선 인디밴드, 스테이지 2에선 아시아 음악, 스테이지 3에선 다양한 악기로 만나는 다채로운 음악들로 채워질 예정이다. 또한, 음악 포럼에는 부평과 홍대의 음악 관계자들이 출연해 발제 및 토론을 진행한다. # 뮤지컬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부평구문화재단이 만든 창작 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은 1950~60년대 애스컴 주변 클럽에서 활약하던 이름 모를 뮤지션과 주변 사람들의 생활상을 담은 창작 음악극이다.2014~2015년 잇달아 무대에 소개되며 큰 호응을 이끌어낸 이 작품은 초연 이후 이야기와 출연진 등을 업그레이드하며 내실을 다져 왔다. 초연 당시 소극장 용이었던 공연은 탄탄한 구성과 연출을 바탕으로 대극장 용으로 규모를 키웠고, 2016년 국립극장에서도 공연됐다. 지난해에는 전남 목포에서 초청 공연을 했다. 올해에는 11월 충남 예산과 강원 삼척, 전남 무안에서 순회 공연하며, 12월 13~15일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 무대에도 오른다. 뮤지컬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을 끝으로 올해 '부평 음악·융합도시 조성사업'은 마무리될 예정이다. 부평구문화재단 관계자는 "올해 사업들을 토대로 내년부터 사업성과를 인천시 전체 차원에서 공유하고 지역 자산화하여 문화도시 지정을 위한 계획 수립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지난 5월 부평공원에서 열린 '2018 부평뮤직데이' 모습. /부평구문화재단 제공오는 12월 13~15일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무대를 열 예정인 창작 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공연 모습. /부평구문화재단 제공

2018-10-07 김영준

[창간특집]행복정책┃행복실감도시 '부평구'… 구민들과 핵심비전 공유, 행복문턱 낮추는 우리 동네

"정부가 국민을 행복하게 하지 못한다면, 그 정부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1729년에 만들어진 부탄왕국 법전에 적힌 구절이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히는 부탄은 200여 년 전 법전의 내용처럼 '행복'을 국가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아 운영되고 있다. '국민총행복(GNH·Gross National Happiness)'은 부탄의 국정운영 철학이자 국정 지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 국가가 소득을 중심으로 한 국민총생산(GDP)을 주요 지표로 삼는 것과 대조된다. 인천 부평구는 부탄의 이러한 '행복 우선 정책'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행복'을 도시 운영의 주요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부평구는 부탄을 비롯해 국내외 행복 관련 정책 등을 참조해 지난해 '행복실감 부평 구현을 위한 행복지표'를 개발했다. 지표는 구정의 궁극적 목표인 부평구민의 총행복도를 높이기 위해 개발됐다. 특히 부평구민의 행복결정 요인, '아직 행복하지 않은 구민'의 속성과 원인 분석 등을 위해 활용할 예정이다. 부평구 행복실감지표는 ▲건강·복지 ▲문화·여가 ▲가족·공동체 ▲생활수준 ▲환경 ▲보육·교육 ▲거버넌스(주민자치) ▲안전·안심 ▲심리적 웰빙 등 모두 9개 영역에 30개 지표로 구성됐다.구는 지표 개발과 함께 지난해 9월 2천32명을 대상으로 대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구는 지표에서 부탄의 행복지수를 벤치마킹해 충분문턱과 행복문턱 개념을 도입했다. 0점부터 10점까지 돼 있는 각 지표에서 7점 이상을 얻으면 그 영역 또는 지표의 행복문턱을 넘은 것으로 파악했다. 영역별 행복도를 측정한 것이 충분문턱이라면 행복문턱은 구민이 체감하는 전반적인 행복도를 측정한 값이다. 소득이 높아 생활수준 영역에서 충분문턱을 넘을 수 있지만, 건강이 나쁘거나 이웃과의 사이가 나빠 다른 영역에서 충분문턱을 넘지 못할 수 있다. 행복문턱은 9개 전체 영역을 고려해 행복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개념이다. 부평구는 9개 영역 중 6개 이상의 영역에서 충분문턱을 넘은 구민을 '행복한 사람'이라고 정의했고, 조사 대상 중 55.6%가 행복한 사람인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하지 않은 사람의 비중은 44.4%였다. 행복지수는 응답자의 상황에 따라서 차이를 보였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배우자가 있는 경우가 이혼한 경우보다 더 행복하다고 답했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가장 행복하고 70대 이상 고령층이 가장 행복하지 않다고 답했다.가구 유형별로는 1인가구의 행복도가 낮았다. 영역별로는 생활수준(일자리와 소득 등의 경제적 여건), 안전·안심 영역의 점수가 높지 않았다. 부평구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행복실감도시 부평'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특히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의 비중을 줄이고, 구민 전체의 행복도를 높이기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를 구체적인 정책으로 구현하기 위한 '정책 과제'를 연구하고 있다. 부평구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행복지표를 토대로 한 설문조사를 진행해 구민의 행복도를 연구할 것"이라며 "'부평미래비전 2020 위원회'등 민관이 함께하는 거버넌스 기구 등을 통해 구민을 행복하게 하는 정책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지난 7월 부평구청에서 직장어린이집 아동과 학부모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부평구 제공부평구청 일대 전경. /부평구 제공지난 7월 '책 읽는 부평'의 일환으로 진행된 북콘서트. /부평구 제공지난 9월 진행된 '2018부평사회적경제마을한마당'. /부평구 제공

2018-10-07 정운

[창간특집-인터뷰]차준택 부평구청장 "주민 아이디어 구정 반영땐 행복 체감도 함께 높아질것"

"행복은 '모두가 함께 행복한 사회'가 되어야 비로소 실현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차준택(50·사진) 부평구청장은 "행복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의 공유 없이 개인적으로나 사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는 지방정부 차원의 행복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준택 구청장은 "지역 내 공동체에서 빈곤과 실업, 주거, 문화, 환경 등에 대해 직접 피부로 느끼는 구민이 '행정의 주체'가 돼 구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보다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며 "정책의 입안부터 실행, 평가까지 행정의 전 과정에 '주민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 또 구민 스스로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사업의 이행 여부를 점검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구민들이 제안한 아이디어가 정책으로 실현된다면 부평지역 전체 구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구민들의 행복 체감도도 함께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부평구는 지난해 행복지표를 개발하고 설문조사를 통해 구민의 행복지수를 산출한 결과 68.6점으로 조사됐다. 앞으로도 행복 지표를 활용해 구민들의 행복지수를 측정하고, 행복도를 높이는 정책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차 구청장은 "일자리 양적 확대와 더불어 장애인 등 취업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행복하지 못한 구민이 행복해지는 '행복실감도시 부평'을 위한 정책들을 적극 발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2018-10-07 정운

[창간특집]고용 한파 이겨낸 '젊음의 승부수'… 행복한 삶 도전하는 청년들

청년 실업자 43만5천명, 청년 실업률이 10%(표 참조)를 웃도는 가운데, 지난 1999년 외환위기 이래 한국 청년들 사이에 최악의 고용 한파가 불고 있다. 정부의 최저임금인상 정책과 더불어 소득주도성장 기조에 영향을 받은 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채용을 줄이기 시작했다. 심지어 청년들의 용돈 벌이인 아르바이트 수까지 감소하는 실정이다. → 그래픽 참조 청년들이 취업하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한 상황에 마냥 구직만을 기다릴 수 없는 청년들은 각자의 삶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기존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에 취직을 하는 삶이 아닌 새로운 도전으로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청년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 창업부터 기술 자격 취득과 후계농업 경영인까지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행복을 찾아 나선 청년들을 만나봤다. ■13년간 하루 4시간 자며 '끝없는 자기계발' # 인간 명장에 도전하는 최연소 최다 기능장 신은배(28)씨기술직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며 행복을 찾고 있는 부천우편집중국 기술직 공무원 신은배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최연소 최다 기능장'으로 선발됐다. 지난 2012년부터 기술직 공무원으로 일을 시작한 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보일러·공조·절곡·패널·용접 등 많은 작업을 벌이며 다양한 기술을 몸으로 익혔다. 그 결과 고등학교 재학 중 경기도 기능경기대회에서 판금분야 은상을 수상했다.신씨의 인생 터닝포인트는 다름 아닌 '군대 생활'이었다. 군 생활에서 행복을 찾아 나섰던 그는 '재능을 살려 군대생활을 보내려 했다'는 생각을 했다.이에 신씨는 각고의 노력 끝에 군 복무 시절 동안 판금제관 산업기사와 보일러 산업기사 등 2개의 자격증을 취득하고 가스산업기사 및 용접기사 부문 1차 시험에 합격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軍 복무 하면서 자격증 취득 열정기술직 공무원 근무 중에도 '열공''최연소 최다 기능장' 노력의 결실기술직 공무원으로 합격한 이후에도 신씨는 행복을 찾기 위한 자기계발을 멈추지 않았다. 에너지 관련 설비업체를 찾아다니며 기술적 자문을 얻었고 그 외 필요한 정보들은 고양 킨텍스 박람회와 EBS 교육방송을 통해 공부에 매진했다.신씨는 "도전을 통한 진정한 행복을 위해 치열한 삶을 살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의 노하우를 얻으려 13년간 하루 4시간씩 잠을 잤고, 이후 시간에는 현장경험과 에너지설비분야 공부에 열중했다. 또한 30분, 10분, 5분 등의 여과 시간을 단순히 넘기지 않고 책과 강의 등 학술적인 분야에 접근하려 했다.그는 "그동안 자기계발로 얻은 기술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아낌없이 줄 수 있는 기술자가 되고자 한다"며 "앞으로 나 자신과의 도전을 통해 에너지 분야에 정진해 후진양성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한편, 국가와 사회에 봉사하며 베풀 수 있는 '인간 명장'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미대생 타이틀 벗고 '농업을 예술로 여기다'# 후계농업경영인으로 행복한 삶을 꿈꾸는 장은비(32·여)씨대학과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장은비씨는 최근 후계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됐다. 장씨는 석사과정을 마친 뒤 내려온 고향에서 표고버섯 농사를 28년간 하고 있는 부모를 도와주다 고향에 정착하기로 했다. 농업 속에서 행복을 찾았기 때문이다.'미대생'의 타이틀을 벗고 농업에 뛰어들게 된 장씨는 농사일 또한 하나의 예술을 만드는 작업이라고 느낀다. 장씨는 "지난 3년간의 농사일이 농부에 대한 가치와 문화를 알아가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장씨는 그 속에서 자신의 예술적 가치와 확고한 철학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부모님 표고버섯 농사 도와주다'재배부터 판매까지' 영역 확대로컬마켓 운영·후속 사업 준비 그는 본격적인 농업 경영인의 삶을 시작하면서 단순히 농산물을 재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농산물 판매자로서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며,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열리는 '얼굴 있는 농부시장'에 자신이 재배한 표고버섯을 판매하고 있다. 도농문화콘텐츠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최근에는 버섯재배 지역인 용인에서 청년 농업인 대표로 발탁돼 판매자 모집과 '청년얼장in용인한숲시티'라는 이름의 플리마켓(Flea Market·벼룩시장)을 열기도 했다.장씨는 현재 부모에게서 독립한 뒤 농지를 구입해 다른 청년들과 함께 '지속 가능한 농업'을 추진해 나가는 사업을 준비 중이다. ■촉망받던 모범생, 안정된 직장 대신 '창업'# 경영인으로서의 꿈을 키워가는 청년 창업가 한정규(25)씨스타트업 기업인 '로고몬도'의 대표 한정규씨는 서울 한남동에서 주얼리 사업을 하는 청년 창업가다. 그는 단순 판매가 아닌 주얼리와 관련된 이들(다이아몬드 딜러, 세공 장인, 디자이너, 웨딩플래너)을 모아 '누구나 자기 제품이나 아이디어를 판매하면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인 '코너스톤(www.connerstone.me)'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지난해 7월 일본 와세다대학에서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와 로스쿨 사이를 고민할 만큼 그는 공부 잘하고 촉망받는 모범생이었다. 안정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었지만 그는 항상 '도전하는 삶'으로부터 행복을 얻어온 과거를 떠올리고 창업하게 됐다. 고등학교 시절에도 일본 대학 진학에 도전했고, 대학 졸업 이후에는 '전문 경영인'으로서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행정고시·로스쿨 두고 고민하다주얼리 관련 플랫폼 만들어 사업IT 융합등 개척… 사업 확장 포부 그러면서 그는 "내 아이디어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 계속 생각해 왔다"면서 "고민 끝에 창업의 세계에 빠져들게 됐다"고 말했다. 한씨는 "남성으로 주얼리 사업에 도전하게 된 것도 단순한 궁금증에서부터 시작됐다"고 설명한 뒤 "소비자가 냉장고를 살 때 소비전력부터 에너지등급, 용량 등 모든 것을 확인하면서 결혼반지를 살 때는 왜 그만큼의 발품을 팔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돼 웨딩시장에서의 합리적 소비를 추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고 했다. 일생에 한 번뿐인 '나만의 반지'를 만들 수 있도록 소비자에게 최고의 상품을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해당 사업을 시작한 그는 현재 IT 융합 플랫폼을 개척하며 사업 확장 및 추진에 힘쓰고 있다.한씨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플랫폼 혁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숙련기술인들과 함께 더 큰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한국을 대표하는 주얼리 플랫폼을 완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부천우편집중국에서 기술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신은배(28)씨가 올해 배관기능장을 취득하면서 총 4개의 기능장을 획득해 올해 최연소 최다 기능장으로 선정됐다. /신은배씨 제공로컬 마켓을 운영하며 청년들과 지속가능한 농업에 대해 연구, 추진하고 있는 장은비씨(가운데). /장은비씨 제공지난해 11월 미국 실리콘 밸리를 방문해 투자피칭을 마친 뒤 실리콘밸리 파운더 스페이스 스티브 헤드코치를 만난 한정규씨. /한정규씨 제공

2018-10-07 이원근

[창간특집]행복정책┃인천 첫 행복배움학교 '명현초'… 아이·부모·교사, 모두의 교실로 "불어라~ 행복바람"

아이들도, 학부모도, 교사도 모두 행복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인천의 행복배움학교인 인천명현초등학교를 지난 달 21일 찾아갔다. 이날 4학년 1반 교실에서는 4학년 아이들의 '시우터'가 열리고 있었다. 시우터는 명현초등학교 전체 학생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자치기구를 부르는 명현초에서만 쓰는 이름이다. 대장간에서 담금질을 하는 곳이라는 뜻의 우리말이라고 했다. 대장장이가 만든 연장을 수백 수천 번을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 단단하게 만드는 시우터처럼 명현초 아이들이 단단한 아이들로 자랐으면 하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명현초등학교는 인천시교육청의 첫 행복배움학교로 지난 2015년 지정됐다. 행복배움학교란 인천형 혁신학교를 부르는 이름으로 "민주적 자치공동체를 바탕으로 윤리적 생활공동체와 전문적 학습공동체 문화를 형성해 창의적인 교육을 실현하는 공교육 정상화 모델학교"라고 인천시교육청은 설명한다. 현재 인천에 40곳의 행복배움학교가 있고, 내년부터 그 수를 확대해 갈 예정이다.이날 학년 시우터는 아이들이 올 한해 배운 것들을 아이들 스스로 평가해보고, 또 앞으로 더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가기 위해 아이들 스스로 할 수 있는 실천 방법을 찾기 위해 열린 자리였다. 한 학생이 "인천시의회를 찾아가 이야기를 들을 때 좋았다"고 발표하자, 선생님은 "다음에 선생님이 더 재미있는 곳을 찾아서 여러분과 함께 갈 수 있도록 할게요"라고 답했다. 또 다른 아이가 "식물 키우기 수업에 더 많은 식물을 키워보고 싶다"고 말하자, 선생님은 "여러분들이 키워 볼 수 있는 식물이 또 뭐가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행복배움학교 지정 첫해 입학해 4년 가까이 공부한 명현초 아이들은 자기 생각을 말하는 데 조금도 주저함이 없었다. 학교에서 배우며 좋았던 것과 부족하다고 느낀 것, 하고 싶은 것들을 선생님에게 당당히 요구할 줄 알았다. 입학 첫해부터 시우터를 경험한 결과였다고 한다. 시우터에서 나온 아이들의 의견은 100%는 아니지만 실제 교육과정에 반영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아이들이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명현초 황혜진(39) 4학년 부장교사는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려니 아이들이 공부를 힘들어하게 되는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자율권을 주고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다른 것들도 실제로 시도하다 보면, 교사도 아이들도 만족감이 훨씬 높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고 했다.하지만 명현초의 시우터가 처음부터 잘 돌아간 건 아니었다. 아이들 특유의 산만함과 장난 때문에 회의가 산만해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교사들은 포기하지 않고 내 이야기가 모두에게 이로운지 생각해보고 누군가에게 수치심이나 불쾌함을 주지 않는지, 실천 가능한 방법인지 학생들에게 꾸준히 지도하면서 시우터가 명현초의 문화로 자리잡게 됐다고 한다. 입학 첫해부터 행복배움학교에서 배움을 시작한 아이와 달리 다른 학교에서 공부하다 전학 온 학생들은 일반 학교와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었다. 2학년에 전학을 왔다는 박민선(10·가명)양은 "모두 모인 시우터에서 내가 원하는 것 등 생각을 말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재밌다"면서 "이전 학교에 다닐 때는 힘들고 어려워도 말 못하고 참아야 했지만, 지금 학교에서는 힘들다고 말하면 선생님이 기다려 주고 고쳐준다"고 말했다.명현초에서는 학생뿐 아니라 교사들도 '교원 시우터'에서 학교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눈다. 누구의 지시를 받는 존재가 아니라 교원 스스로 학교의 주인이라는 주체적인 입장에 서서 관리자(학교장)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교원 시우터다. 교육과정, 학사 일정 등 다양한 주제를 시우터에서 다룬다. 예를 들어 학교 예산을 아이들을 위해 "이렇게 써야 한다"가 아니라 "이렇게 쓰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곳이 교원 시우터라는 것이다. 교원 시우터에서 결정된 사항은 절대 번복되는 일이 없다고 한다. 명현초의 교사들은 주체적으로 아이들에게 가르칠 교육과정을 스스로 재구성하는 것이 훈련이 되다 보니, 대부분의 교사들이 이제는 다른 학교에 강의를 나갈 정도로 전문가가 됐다. 황 교사는 "행복배움학교라는 '멍석'이 교사들의 자발성과 주체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다 보니 이러한 것들이 가능했던 것 같다"며 "행복배움학교에서 길러낸 제자들과는 이야깃거리도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행복해 진 데는 자발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고 이 학교 교사들은 말한다. '지시'와 '명령'에 의한, 가르치는 교육은 즐거울 수도 행복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명현초에서 4년간 교장으로 일한 최형목 인천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장은 "교사와 관리자 사이의 신뢰가 쌓이고 민주적인 학교 분위기가 바탕이 되면 자발성이 저절로 나올 수 밖에 없다"며 "의무감을 벗어난 교사들이 아이들을 위해 수업계획을 짜고, 교사들이 모여 수업 자료를 만드는 등 행복한 교육 활동이 행복배움학교인 명현초에서는 즐겁게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인천 첫 행복배움학교인 명현초 4학년 아이들의 '학년 시우터'가 최근 열렸다. 시우터를 마치고 도성훈 인천시교육감과 기념 촬영한 명현초 학생들. /인천시교육청 제공

2018-10-07 김성호

[창간특집]최저임금, 행복의 액수는… 고용주와 근로자, 너무 다른 '1만원'의 무게

한국 사회의 행복을 위해 마련된 최저임금이 최근 급격한 인상으로 고용주와 근로자들 사이에서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지난 1989년 제정된 최저임금제는 근로자의 임금을 최저수준으로 보장해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해 국민 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저임금 해소로 임금격차가 완화되고 소득분배 개선에 기여할 수 있으며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경쟁 방식을 지양하고 적정한 임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해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자는 것이다.지난해 문재인 정부를 비롯한 각 정당은 대통령 선거에서 너도나도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소득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저임금 근로자들의 소득 수준을 올려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하지만 올해 최저임금이 16.4% 오른 7천530원으로 결정됐고 내년에도 올해 대비 10.9% 인상된 8천350원에 방점을 찍으면서 속도 조절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사업장과 근로자 모두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공통 생각이다. 급격한 임금 상승으로 인건비 지불 능력이 위축된 사업장과 그에 따른 물가상승, 일자리 감소 등을 우려하고 있는 근로자들에게 모두 불편함으로 다가오고 있다. → 표 참조 ■인상폭 너무 크다는 사장님# 고용주 측 "최저임금 인상 탓에 비용 직격탄…가게 문 닫을 판"사용자 측에서는 최저임금이 빠른 속도로 인상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인건비마저 오르면서 생계가 막막해졌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영세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처럼 작은 사업장을 중심으로 앞서 제기된 불만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이들 사업장에서는 "인건비 상승과 그에 따른 각종 물가 상승으로 비용이 급격하게 늘었다"고 하소연 중이다.광명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37)씨는 "올해와 내년에 인건비가 20%가량 올랐고 원자재 등 음식재료 가격도 동반 상승해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그렇다고 비용 상승에 맞춰서 음식 가격도 억지로 올렸는데 손님이 더 줄어들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손님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마저 올리면 매출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영세 중소사업장에서도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고 있다. 용인에서 식자재 가공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정모(53)씨는 "올해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당초 계획했던 인력도 충원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얼마 전 수출 계약을 했지만 공장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뿐"이라고 설명했다.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들도 정부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5인 미만의 일부 자영업자들은 근로자들보다도 적은 임금을 받고 있어 업종별, 규모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도 주장하고 있다.인건비 인상 문제는 최저임금을 지급하는 업주 뿐만의 문제는 아니다. 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전반적인 인건비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업계는 "최저임금 이상으로 임금을 받아왔던 숙련 노동자들도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안산의 한 중소기업 대표는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일반공과 숙련공의 임금 차이가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며 "인건비가 함께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큰 차이 못느낀다는 알바생# 아르바이트 측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줄이는 것 아니냐…물가 상승으로 체감도 못 해"아르바이트생들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은 늘어났지만 생활 물가도 올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반응이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음식 서비스 물가 지수는 지난 8월 108.13으로 1월(106.57)에 비해 1.56p 상승했다. 경기 지역도 8월 108.49를 기록해 1월(106.10)보다 2.39p 늘어났다.식품·제과업체들은 최근 가공식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 6월초 라면 품목을 제외하고 16개 품목의 가격을 최대 27.5% 올렸다. 롯데제과는 지난달 빼빼로 4종 가격을 1천200원에서 1천500원으로 올렸고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도 일부 품목을 300∼500원 인상했다. 유통업계는 원재료와 인건비(판매관리비) 등을 이유로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편의점에서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김모(23) 씨는 "올해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임금은 조금 올랐지만 다른 물가가 너무 올라서 지난해와 비교해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며 "주휴 수당을 지급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점주들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또 일부에서는 사장님들이 본인들이 직접 일하는 시간을 늘리고 무인화 기계를 도입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지난 8월 아르바이트 근로자 3천11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85.8%가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해 '걱정되는 점이 있다'고 답했다. 걱정되는 이유 중 '일자리 축소로 인한 구직난'이 67.1%로 가장 많았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이 55.0%로 뒤를 이었다.대학생 권모(20)씨는 "요새는 아르바이트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카페 전문점 등 인기 업종의 경우 경력직을 선호하는 등 경쟁도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일자리를 기계로 대체하는 자동화로 인해 저숙련 노동자의 실업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되는 자동화는 기술 발전으로 인한 자동화와는 경제적 의미가 달라 비효율성이 증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1만원-정부 공약최저임금 인상 등의 여파로 자영업자의 폐업이 늘고 있다. /경인일보DB아르바이트생들은 최저임금과 함께 생활 물가도 올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반응이다. /경인일보DB

2018-10-07 이원근

[창간특집]AI 로봇시대 직업들… 자율주행버스로 간 카페, 로봇 바리스타가 환영

'임 1077' 번호판을 단 자율주행버스 '제로셔틀'이 얼마전 성남 판교 일대의 일반도로를 달렸다.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가 일반도로를 주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운전기사가 필요 없는 만큼 운전대와 액셀, 브레이크 페달도 없다. 대신 교통신호 정보·GPS 위치 보정 정보신호·주행안전정보 등을 무선으로 주고받는 차량사물통신기술(V2X)이 탑재, 도로 상황을 자체 감지한 뒤 정보를 통합관제센터로 송신해 운행상황을 알린다.물론 시속이 아직 25㎞에 불과한 데다가 돌발 상황 등을 대처할 수 있는 판단 능력도 부족하다. 상용화되려면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4차산업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는 만큼 자율주행버스로 출퇴근 하는 것도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니다. 이미 우리 주변에서는 인공지능(AI)과 로봇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최첨단 장비가 도입된 공장이 아닌 길거리나 편의점, 카페에서다.인천국제공항 제 1·2여객터미널에는 음성인식 및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ICT 기술이 접목된 로봇 '에어스타(AIRSTAR)'가 공항 안내를 돕고 있다. 넓은 공항에서 찾기 어려운 게이트 등의 위치를 물어보면 이 로봇은 "저를 따라오세요"라고 말한 뒤 앞장선다. 무조건 먼저 가는 것이 아니라 물어본 사람과의 거리가 멀어지면 잠시 멈춰서 기다리고, 또 이동방향에 장애물 등이 있으면 피하기도 한다. 사람이 안내하는 것 못지 않다.화성 동탄의 한 카페에서는 스마트폰 앱이나 키오스크(무인 종합정보안내시스템)를 통해 음료나 커피를 주문하면 '로봇 커피 바리스타'가 직접 커피를 내린다. 주문을 받는, 커피를 만드는 사람도 필요 없다. 또 AI를 통해 원두·파우더·시럽·우유의 원산지와 유통기한, 개봉일, 위생상태도 점검하고 고객에게 공개한다. 이밖에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가에서도 AI·로봇을 점원으로 사용하는 등 시범 운영에 들어간 상태다. # 사람 대신 일하는 AI·로봇, 위협받는 일자리AI와 로봇이 우리 일상에 자리 잡으면서 걱정되는 것은 당연 일자리다. 전문가들도 AI·로봇 기반의 4차산업이 제1차 산업혁명을 일으켰던 증기기관과 비슷한 정도의 충격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표 참조당시 증기기관의 발전으로 생산량이 증가하고 산업 발전 속도도 높아졌지만, 공장에서 일하던 유럽의 수십만 노동자는 거리로 내몰렸다. 기계를 다루는 소수 노동자들만 공장에 남았고, 임금을 줄인 공장을 소유한 자본가는 막대한 이익을 취했다. 4차 산업 시대에는 유통·물류·운수·제조업에서 현존하는 직업의 90%가량이 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인 입장에서 초기 자본 투입으로 연중무휴로 일하고, 임금 인상 등도 없는 AI와 로봇을 도입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가 버스나 트럭 운전기사를, 드론이 택배를, 로봇이 매장 점원 등을 대신할 것이다. 자동화와 무인화가 가능한 부분이라면 대부분 바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제46차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미래 일자리 변화 전망'을 보고하며, 2020년까지 세계적으로 약 507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사라지는 일자리 수는 업종별로 사무·행정이 479만개로 가장 많고 제조·생산 160만개, 건설·채굴 49만개, 예술·디자인·환경·스포츠·미디어 15만개, 법률 10만개, 시설·정비 4만개 순이다. LG경제연구원도 지난 5월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 위험 진단' 보고서를 내며 우리나라 전체 일자리의 43%가 AI와 로봇으로 대체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이라고 지적했다. 사무직·판매직·기계조작직이 3대 고위험 직업군으로 꼽혔다.# 산업 혁명, 또 다른 일자리 창출공장 노동자의 일자리를 위협하던 증기기관 등 기계는 결국 산업 발전을 가속화 시키면서 대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사람들과 공존했다. 단순하고 위험한 업무를 기계에 넘겨 준 사람들이 기계를 다루거나 창의적이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업무를 담당한 것. 1차·2차·3차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많은 일자리가 사라졌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78%는 제조, 서비스, 플랫폼 업무를 맡고 있다.AI와 로봇이 동시에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미국의 패스트푸드점에서 키오스크를 도입해 매장 내 점원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지만, 오히려 자동화를 처리해야 할 일이 늘면서 실제 고용인원은 점포별 2010년 16.5명에서 지난해 18.4명으로 증가했다. 영국도 지난 15년간 자동화로 콜센터 등 저숙련 서비스 일자리 80만개가 파괴된 반면 동일한 업종에서 고숙련 일자리 350만개가 새로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삼성·LG·SK 등 국내 대기업들도 올해 AI와 로봇, 빅데이터, 5G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 대규모로 인력 충원에 집중해 채용 시장도 모처럼 활기를 보이고 있다.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4차산업에는 사물인터넷·인공지능·빅데이터·가상현실 전문가 로봇·생명 공학자,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자, 정보보호 관리자가 유망 직종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또 AI와 로봇이 사회적 관계를 맺거나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설득·협상하는 세일즈맨과 타인의 공감을 사는 간호 직종도 수요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높다. 화가나 조각가, 가수처럼 예술분야와 스포츠도 대체가 어렵다.과거의 산업혁명과 같이 기계가 고위험, 단순, 자료 수집 및 분석 등의 업무를 도울 수 있지만 책임질 순 없다. 최종 결정은 결국 인간의 손에 달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고용정보원의 한 연구위원은 "저숙련 단순노동의 일자리는 줄겠지만 AI와 로봇을 만들고 다루는 사람들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이라면서 "다만 변화에 준비할 동안 인간을 대신해 어디까지 이들의 직무 영역이 확대될 것인지 등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인천국제공항 제 1·2여객터미널에서 승객들에게 안내를 돕고 있는 '에어스타(AIRSTAR)'. 에어스타는 음성인식 및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ICT 기술이 접목된 로봇으로 넓은 공항에서 찾기 어려운 게이트 등의 위치를 직접 안내하며 승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경인일보DB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아이클릭아트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가에서도 AI·로봇을 점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시범운영을 하고 있다. /경인일보DB

2018-10-07 황준성

[창가특집]퇴근 후 '내 삶'을 찾다… 변화하는 직장인의 행복

과거 일과 행복은 성공의 반비례 조건이었다. 일로 성공하면 가족과 함께하거나 자신만의 '라이프(Life)'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지고, 반대로 행복을 좇다 보면 바삐 돌아가는 세상의 흐름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해져 성공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일이 과거에는 행복과 성공을 나누는 척도의 기준점이 되어 왔다.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물질만능주의에 지친 2030세대의 '라이프' 혁신이 시작되면서 이제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이란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일과 행복이 삶의 균형을 이루는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지난 1970년대 말 영국에서 처음 등장한 '워라밸'은 1986년 미국에서부터 보편적으로 사용돼왔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이제 막 '워라밸'이란 단어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워라밸' 지수에서도 우리나라는 38개국 중 35위를 기록했다. 정부에서도 이런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듯 지난 7월 1일부터 종업원 300인 이상의 사업장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이에 따라 나이가 어린 근로자들은 주당 최대 근로시간이 기존 40시간에서 35시간으로 축소됐고, 하루 7시간을 초과해 일할 수 없다.또 합의에 따른 연장 근로시간 역시 1주에 6시간에서 5시간으로 축소됐다. 일반 성인 근로자는 주당 8시간씩 5일 근무, 연장 12시간 초과 16시간까지를 합해 최장 허용 근로시간이 총 68시간이었는데 관련 제도 시행으로 앞으로는 주당 8시간씩 5일 근무에 시간 연장은 12시간으로 줄어 최대 허용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축소됐다.이 때문에 퇴근 이후 헬스와 요가 등 운동을 하는 사람, 학원을 다니며 자기 계발을 하는 사람, 영화·공연 등을 관람하며 문화생활을 즐기는 사람 등 퇴근 후 삶을 즐기기 위한 작지만 큰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여기에 정부의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발맞춰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산업 전반에 배치되고 있는 점도 '워라밸' 확산의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가 일반도로를 달리거나 편의점, 카페 등에 AI를 결합한 무인서비스가 도입되면서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인천국제공항 제 1·2여객터미널에는 음성인식 및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ICT 기술이 접목된 로봇 '에어스타(AIRSTAR)'가 안내를 돕고 있으며, 화성 동탄의 한 카페에서는 스마트폰 앱이나 키오스크(무인 종합정보안내시스템)를 통해 음료나 커피를 주문하면 '로봇 커피 바리스타'가 음료를 준비한다. 일과 행복을 찾기 위한 직업 선택 기준도 변하고 있다.급여를 많이 주는 대기업 위주에서 안정적인 생활이 보장된 공무원 등 공직사회로 바뀌더니 이제는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자기만족도 중시 직업으로 선택의 폭이 확대되고 있다.또한 자신이 평소 관심 있던 분야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거나 노동 시간에 얽매이지 않는 등의 행복을 향한 도전이 시작되고, AI와 로봇 등 첨단기술 발달에 따른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되고 있다.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삼성·LG·SK 등 국내 대기업들도 올해 AI와 로봇, 빅데이터, 5G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 대규모로 인력 충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인은 아직 주어진 시간에 낯설고 막연하게 느끼고 있다. 일과 행복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워라밸'에 대한 인식과 시행 모두 초기 단계이다 보니 남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특히 대기업이나 공공근로자보다 급여가 적은 영세 중소기업 근로자나 소상공인들에게는 '워라밸' 확산이 더 멀게만 느껴지고 있다.'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라 근로시간이 줄어들면서 그만큼 급여도 줄고 있기 때문인데 이들은 퇴근 후에도 생계유지를 위해 아르바이트 전선으로 뛰어들고 있다. 게다가 이들에게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도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인건비마저 오르면서 고용주와 근로자 모두 생계를 걱정할 처지에 놓였다. 고용주는 각종 물가 상승에다 인건비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사업장 운영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근로자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시간이 곧 '돈'인 이들에게는 '워라밸'이 현실과 맞지 않은 이상에 불과하다.우리 일상에 자리 잡은 AI와 로봇도 일과 행복의 방해요소로 작용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로봇 기반의 4차산업이 제1차 산업혁명 당시 일자리 감소의 최대 원인 중 하나인 증기기관과 비슷한 정도의 충격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당시 증기기관의 발전으로 생산량이 증가하고 산업 발전 속도도 높아졌지만, 공장에서 일하던 유럽의 수십만 노동자는 거리로 내몰렸다. 4차 산업 시대에는 자동화와 무인화 도입으로 유통·물류·운수·제조업에서 현존하는 직업의 90%가량이 사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렇듯 일과 행복을 찾기 위한 직장인들의 도전이 안정된 궤도에 정착할 때까지는 수많은 고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불편함으로 행복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는 근로자가 생기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현 추세대로라면 '워라밸'은 작금의 트렌드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직장인들의 생활방식이 달라지고 있으며 20~30대 청년들은 취업 대신 미래를 향한 도전과 함께 행복 찾기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인공지능과 로봇이 일상생활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면서 사라지고 각광받는 직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아이클릭아트

2018-10-07 김종찬

[창간특집]작지만 확실한 '힐링여행'… 그들이 직장을 그만두고 떠난 까닭은

노발대발하는 부장님 면전에 조용히 사표를 건네고, 그동안 책상에 쌓인 짐을 챙겨 회사를 떠난다. 집에 돌아와 배낭에 옷가지와 생필품 몇 가지를 대충 챙겨넣고 집을 나선다. 젊은 직장인들이 한번쯤 꿈꾸는 '퇴사 판타지'다. 월요병, 월급충 같이 온라인 세상에서 당장이라도 회사를 그만둘 것처럼 자신의 일상에 분노하지만, 정작 현실은 직장을 '때려치우는' 일에 용기가 필요하다. 밥벌이의 괴로움도 크지만, 저성장시대에 굶을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만만치 않아서다. 그럼에도 우리는 안다. 용기를 내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삶의 진리를. 그래서 우리는 남다른 용기로 회사를 때려치운 후, 용감하게 떠난 이들을 만났다.# '백수라도 괜찮아' 일은 원한다면 언제라도 다시 할 수 있지만 배낭여행은 언제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걸, 개미처럼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해 본 후에야 알았다. 누구나 부러워할 법한 대기업에 근무했던 이고은 씨가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고 떠난 것은 그 평범한 사실을 깨달아서다. "예전에 두바이에서 일할 때 주변국 여행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결국 하지 못했어요. 특히 시리아를 정말 가보고 싶었는데, 미루고 미루다 결국 내전이 나서 가지 못했죠. 나중에 갈 수 있을줄 알았는데 그 '나중'이란 것이 오지 않을 수도 있더라구요."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두 달간 동남아 국가를 여행했다. "여행을 워낙 좋아해서 네팔, 조지아, 쿠웨이트처럼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곳도 많이 다녀왔는데, 동남아를 한번도 가지 않았더라구요. 그저 가깝다는 이유로, 언젠가 가보겠지라고 생각했거든요. 앙코르와트를 꼭 보고 싶었고, 그래서 바로 떠났어요. 앙코르와트 보러."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얻은 정보로 먹고 자고 이동하는 모든 일정을 짰다. 물 흐르듯 여행을 하며 그는 인생을 공부했다. 앙코르와트에서 바라본 석양은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이 됐고, 캄보디아 '킬링필드'를 방문한 후 몰랐던 사실에 충격을 받기도 했다. 베트남 사파에서 일면식도 없는 이들과 1박 2일 동안 험난한 트레킹을 하면서 좋은 친구들을 만나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 "'사람과 책은 표지보고 판단하면 안된다'는 진리를 배웠죠. 또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따뜻한 환대를 받으며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할 줄 알게 됐죠." 그는 퇴사한 후 훌쩍 떠날 때 알아두면 쓸데 있는 노하우도 이야기했다. "떠날 때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정말 하기 힘들게 퇴사를 결정했잖아요. 이제 내 손을 떠난 일이니 마음 한 편에 불안이나 후회를 두지 말았으면 해요. 잘 쉬어야 건강하게 인생의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어요."# "여행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학창시절에는 입시 준비에 바빴고, 대학을 졸업하고는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스펙을 쌓았다. 직장에 들어간 후에는 뒤처지지 않기 위해 부지런히 일했다. 평범한 삶이었지만,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예고없이 무기력해졌다. 반복되는 일상에 점점 지쳤다. 황가람 씨는 결국 회사를 그만두었다. "퇴사를 하고 시간이 좀 지나니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문득 막연한 꿈이었던 세계 일주가 생각났는데, 숨어있던 열정이 피어오르기 시작했어요." 열정은 실천으로 이어졌다. 남편의 배려로 세계 일주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고, 나 홀로 여행길에 올랐다. 호기롭게 시작한 여행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한국이라면 쉽게 해결했을 일이, 타국에서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도 즐겁고 설렜다. 힘들었지만 낯선 곳에서 혼자 무언가를 해내고 있다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여행을 시작한 지 두 달 정도 됐을 때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풍경을 감상하기 시작했고, 새로운 환경과 문화에 적응하는 것이 익숙해졌다."스페인 그라나다를 여행하던 중 고급 레스토랑에 방문한 적이 있어요. 음식이 비싸서 와인 한 잔만 시키고 앉아 그 곳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는데 그 순간이 참 행복했어요. 일행이 있으면 아무래도 신경 쓸 일이 생기잖아요. 하지만 혼자서는 방해받지 않고 그 순간의 풍경과 분위기를 모두 누릴 수 있어 좋았어요." 여행을 오기 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고만 있으면 괜한 죄책감이 몰려왔다. 그러나 여행을 하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주위의 시선과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는 압박감을 벗어던졌고,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 "6개월 동안 4대륙 18개국을 여행했어요.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가고 싶은 곳에 가서 행복을 느낄 때는 기대 이상으로 좋았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여행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졌지만 순간순간 떠오르는 때가 있어요. 그 순간들이 앞으로의 삶을 버티는 힘을 주는 것 같아요."#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한 여행'축구를 좋아해서 구단에서 일을 했지만, 반복되는 빠듯한 일상에 지쳐 결국 퇴사로 이어졌다. 조유진 씨는 퇴사를 한 후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무작정 가방을 싸고 여행을 떠났다.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을 때 너무 힘들었어요.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 달랐거든요. 일을 그만두고 '일을 하지 말아야 하나'라는 생각을 갖고 일본으로 여행을 갔어요. 복잡한 심정으로 떠나왔는데, 여행을 하다 보니 필요없는 생각들은 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다른 생각은 안 하고 오롯이 나만 생각했어요."홀로 떠난 여행은 마냥 행복했다. 여행지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났고,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주변의 화려한 풍경을 보거나, 특별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치유되는 기분이었다. "여행을 떠나오기 전에는 일이 안 풀리면 누군가를 탓하기 바빴는데, 여행을 하며 나에게만 집중하다보니 남탓을 하기보다 나에게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됐어요. 여행하면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였죠." 또 다른 마음의 변화도 일었다. 그토록 힘들었다고 생각했던 일을 다시 생각하게 된 것.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여행하는 중간에도 떨칠 수가 없었다. "일이 싫다고 생각해 떠났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다시 그 일을 하고 있어요. 이 일을 하는 게 지금은 너무 즐거워요. 요즘은 여행을 가면 쉬기도 하지만, 그 나라의 축구 문화도 꼭 돌아봐요. 여유도 즐기고, 자기계발 방법도 알게 된 거죠. 힘든 시기에 여행을 떠난 것은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공지영·강효선기자 jyg@kyeongin.com·사진/이고은·황가람·조유진씨 제공/아이클릭아트황가람 씨는 일상에 무기력함이 찾아오자, 퇴직 후 홀로 세계일주를 떠났다. 6개월 동안 4대륙 18개국을 여행하면서, 일상에 지친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을 보냈다. 사진은 볼리비아에 위치한 우유니 소금사막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황씨의 모습.이고은황가람조유진

2018-10-07 공지영·강효선

[창간특집]작지만 확실한 '시골살이'… 백창흠 사무장의 '볼음도 리틀 포레스트'

올해 2월 개봉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150만 명이 넘는 관객이 관람할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평론가들은 특별한 갈등 구조 없이 청년들의 시골살이를 그림처럼 예쁘게 담은 영화가 인기를 끈 이유에 대해 도시의 삶에 지친 청년들의 막연한 귀촌 욕구를 적절한 시기에 읽어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통계청과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가 공동 발표한 '2017년 기준 귀농어·귀촌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귀농어·귀촌인은 51만6천817명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50만 명을 넘었다. 시골 사는 것이 꿈인 시대가 왔다. 귀농·귀촌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서울에서 살다가 2년 전 인천 강화군 볼음도에 정착한 백창흠(59)씨에게 '시골살이'에 대해 물었다. 그는 "불편한 점은 있지만, 서울에서 살 때보다 마음은 훨씬 편안해졌다"고 답했다. "백 선생이 새로 생기는 생태계 마을을 맡아줬으면 좋겠어." 2016년 4월 마을 주민이 건넨 이 말을 시작으로 백씨는 250여 명이 사는 작은 섬 볼음도에 정착하게 됐다. 당시 백씨는 아는 선배의 이사를 돕기 위해 볼음도에 머물고 있었다. 그는 "주말마다 볼음도에 왔는데 3번 연속 여객선이 결항하면서 섬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며 "그때 일손이 바쁜 마을 주민들을 도왔는데, 주민들이 나를 성실한 사람으로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백씨는 그날부터 '볼음 생태계 마을' 사무장이 됐다. 아내가 일본인인 백씨는 1997년부터 10년 정도 일본 나고야에서 생활하다 2008년 한국에 돌아왔다. 그는 "일본에서의 삶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10년 정도 살다 보니 우리나라가 그리워졌다"며 "학교에 다니던 두 딸과 아내는 일본에 그대로 남고, 나만 서울로 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하지만 서울에서의 삶은 그가 생각한 것보다 힘들었다. 일본에 가기 전 그는 화가로 활동하며 나름대로 미술계에서 인정을 받았다. 일본에서는 일본어로 된 미술 관련 서적 2권을 번역해 국내에 출간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돌아온 서울에서 백씨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그는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내가 갖춘 능력으로는 생활에 필요한 돈을 벌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백씨는 문화축제 기획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마저도 신통치 않았다고 한다. 그는 "문화축제를 기획하려면 기관을 상대해야 하는데, 직선적인 성격이다 보니 갈등을 많이 빚었다"며 "일도 잘 풀리지 않았고,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족이 있는 일본으로 돌아가는 것도 생각해 봤지만, 가장으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이를 악물고 버텼다"고 덧붙였다. 그에게 볼음도 주민들의 제안은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 같았다고 한다. 강화도의 여러 부속 섬 가운데 하나인 볼음도는 이주를 결정하기 쉬운 섬이 아니다. 인천 시내에서 자동차로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1시간 남짓 가야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가 하루에 2번 운항하며, 이마저도 안개 등으로 결항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차를 타고 도심에 갈 수 있는 다른 시골보다 훨씬 불편한 곳이다. 백씨는 "선배 이사 때문에 이곳에 왔고, 배가 결항하면서 뜻하지 않게 오래 머물게 됐다"며 "이것도 인연이라고 생각해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수락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도시의 많은 사람은 시골 생활의 한적함을 꿈꾸지만, 백씨의 하루는 정신없이 흘러간다. 게스트하우스 형태로 운영하는 볼음 생태계 마을을 혼자 관리하기 때문이다. 게스트하우스 정리와 주변 청소는 물론이고, 자질구레한 행정 업무도 전부 처리해야 한다. 갯벌 체험, 망둥이 낚시 체험 등 생태계 마을 프로그램 운영도 그의 몫이다. 그는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다"고 말했다."그러면 이곳보다 서울에서 사는 것이 낫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백씨는 "일본에서 돌아와 우리나라에서 일해 보니 (우리나라는) 모든 일이 감정 노동화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내가 외국인이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지만, 일본은 내가 맡은 일만 하면 된다. 우리나라는 일과 함께 주변 인간관계까지 함께 잘 처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그는 서울에서의 생활을 "원하지 않는 인간관계를 맺는 과정에 힘을 쏟았던 시기"라고 표현했다. 이 때문에 소음, 매연과 인간관계에 시달리던 그때보다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 사는 지금이 낫다는 게 백씨의 생각이다. 그는 "이곳에서도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서울처럼 계산적으로 인간관계를 관리하지는 않는 것 같다"며 "이런 피로가 없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했다. 백씨는 "시골살이라고 모두 편하지는 않겠지만, 나에게는 볼음도가 잘 맞았다"며 "지금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시골살이에 한번 도전해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사진/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아이클릭이트인천 강화군 볼음생태계마을 백창흠 사무장은 "지금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시골살이에 한번 도전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인천 강화군 볼음생태계마을 백창흠 사무장이 볼음도 갯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이곳에서 '해양환경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다.

2018-10-07 김주엽

[창간특집]요즘 삶을 읽는 키워드 '소확행', 이 순간 커피 한잔처럼… 손에 잡혀야 진짜 행복

가까운 곳에서 인생의 의미 찾는 사람 늘어… 日소설가 무라카미 조어 30년만에 유행 '욜로'·'휘게'·'라곰' 등 행복지수 높은 나라 트렌드… 돈·명예 대신 나만의 기준 좇아 유토피아는 사전적 의미처럼, 정말 아무 곳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의 이상향처럼 좇았지만, 부와 명예도 이를 충족시켜 주지 못했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좋은 집에 살고, 화려한 차를 타고, 명품 옷을 걸치면 '행복할까?'라는 막연한 상상도 이젠 식상해 졌다. 그런 사이 행복의 지표 중 하나인 한국인의 웰빙·행복지수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최근 한 글로벌기업이 발표한 웰빙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23개국 중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불안한 주거 문제와 미진한 노후 대비, 낮은 고용 안정성·가족 간 유대감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 스트레스 지수는 97%로 조사 대상 중 스트레스 지수가 가장 높았다. 자신이 잘 살고 있지도 못하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는 대답이 다수인 것이다. 스스로 행복함을 느끼는 행복지수도 후진국보다 못하다. 아등바등 살고 있지만, 정작 자신이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다수다.그렇다면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찾기는 무엇이었을까?최근에 '행복'하면 거론되는 단어 1순위는 '소확행'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을 가진 이 단어는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행복을 거론할때 무조건 해시태그 되는 단어이다. 소확행의 원조는 일본의 유명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 '랑겔한스섬의 오후'(1986)다.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넣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를 맡는 기분' 등이 하루키가 말한 소확행이다. 새로운 시대의 라이프 스타일이 각광을 받으면서, 수필에서 쓰였던 일상 속 작은 행복이 30여 년이 지나 다시 사람들에게 불려 온 셈이다.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와 워라밸(Work Life Ballance) 등은 소확행의 친척같은 느낌이다. 어쨌든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게 나의 행복이고, 그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이런 의미를 깨닫는다면 아침에 반려견을 산책시키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퇴근하는 것도 행복을 위한 중요한 순간이 될 수 있다. 행복을 상대적 기준으로 두지 않고, 나를 위해 온전히 사용하는 방법도 소확행에 쉽게 이르는 길이다. 욕심을 버리고 행복을 채우는 '미니멀 라이프', 시골살이를 통해 느끼는 '세컨 라이프', 행복을 위해 쫓는 '행복 여행' 등은 소확행의 대표적 사례다. 소확행은 우리나라에서만 열풍이 일고 있는 것은 아니다. 덴마크의 휘게(hygge), 스웨덴의 라곰(lagom), 프랑스의 오캄(au calme) 처럼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에서는 소박한 행복을 찾는 라이프 스타일이 이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돈과 명예로 행복해 보이는 사람을 쫒기 보다는, 내 기준에 맞는 행복의 삶을 설계하는 것이 소확행일지도 모른다.지난 1995년 개봉했던 웨인왕 감독의 '스모크'라는 영화는 소확행의 느낌을 알게 해주는 가이드북이 될 수 있다. 담배가게를 운영하는 오기 렌(하비 케이틀)은 13년 동안 매일같이 아침마다 같은 장면만을 찍어 배경은 한결같고 인물만 다른 사진이 이젠 무려 4천여 장의 작품을 만들었다. 반복되는 일상속에서 작은 변화의 재미를 찾는 그의 취미가, 지금 말하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었다는 것을 영화를 본지 20년이 지나서야 느낀다.작은 일에서 확실한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행복의 기준과 기대를 낮춰야 한다. 나를 둘러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행복의 가치를 찾아내야 한다. 마음만 먹어서 되는 일이 아니다. 욕심을 버리고 하루하루 삶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소확행을 위해서는 조금의 연습도 필요한 법이다. 배연국씨가 쓴 '소확행'이라는 책에는 간략한 소확행 실천법이 나와 있다. "진정한 행복이란 작고 소소한 것에서 느끼는 즐거움이다. 따뜻한 모닝커피, 북적이는 지하철, 사람들이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당신은 언제 어디서나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다." 행복하지 못한 이유도 설명돼 있다. "당신이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행복의 커트라인을 너무 높게 설정한 까닭이다. 커트라인만 낮추어 작은 일상들을 기쁨으로 받아들인다면 행복하지 않은 일들이 별로 없을 것이다"라고. /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18-10-07 김태성

[창간특집]'평화 & 통일' 탈북자 리포트… '우리청소' 황경석 대표

인터뷰 도중 그의 전화기가 울렸다. "응, 그래. 잘 지내고 건강 조심해" 몇 마디 채 오가지도 못하고 전화는 끊겼다.전화로 가족의 안부를 묻고 건강을 기원하는 일. 누군가에겐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에겐 5분 이상 허락되지 않았다. 그의 이름은 황경석(50). 함경북도 청진 출신이다.공장, 지방경찰청에서 일하며 운전을 업으로 삼았다.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 청년시절을 보낸 그는 생활력이 강했다. 여느 북한 주민들이 그렇듯 그 역시 남쪽에선 자본가들만 배부르게 잘 살뿐 일반 주민들은 북한보다 오히려 가난하다는 교육을 받았다. 30대 후반, 중국에 가기 전까지는 그랬다. 중국의 TV뉴스 속 한국의 모습은 평생 그가 알고 있던 남쪽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2007년 11월, 그가 한국 땅을 밟은 이유다. 운전을 업으로 삼았던 그가 한국에서 처음 가진 직업은 트럭운전사였다. 서울의 한 운수업체에서 일자리를 얻어 15t 트럭을 몰았다. 남쪽의 겨울 역시 살을 에이듯 추웠지만 집 대신 트럭에서 잠을 청했다. 북쪽에 남겨진 가족들이 눈에 밟혀서였다. 새로운 땅에서 얻은 첫번째 그의 집엔 가족이 없었다. 텅빈 집에서 눈물만 흘렸다. "여기 와서 처음 1~2년은 집에서 잘 수 없었어요. 집에 가면 가족 생각이 나니까. 눈물만 나고 집에 가기가 싫더라고요. 그래서 1년 동안은 트럭에서 잤어요."얼마 지나지 않아 대리운전을 시작했다. 하룻밤에 10만원을 넘게 벌었다. 한국에서 새로운 인연들을 만나기도 했다. 생활은 안정돼갔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늘 지울 수 없었다. 보다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싶었다. 그는 현재 수원시 매향동에 있는 청소업체 '우리청소'의 대표다. 청소 일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1월.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던 황 대표가 찾은 해답이었다. 지금은 직원 20여명과 함께 근무하고 있다. 전국 어디에서든 특별히 '우리청소'를 찾는 단골손님들이 적지 않다. "사실 청소 일은 저한텐 생소한 일이었죠. 누군가는 해야할 일인데 여기 사람들은 험한 일이라고 잘 안하니까. 제대로 해보면 전망이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작은 집부터 큰 공장까지, 의뢰가 들어오면 지금도 거의 대부분 나갑니다."황 대표가 한국에서 행복을 느끼는 이유 역시 노력하는 만큼 기회가 찾아온다는 점 때문이다. 한국 생활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그는 "매우 만족한다"며 "한국은 모든 게 자유다. 자기가 노력하는 만큼 잘살 수 있지 않나. 거기(북한)에선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게 많다. 안 해도 힘들고, 해도 힘든 곳"이라고 답했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10년이 지났지만 그를 향한 한국 이웃들의 시선에 여전히 생경함이 묻어있는 탓이다. "한국 사람이라고 해도 다 같진 않으니까요. 열 분 중 아홉 분은 이북에서 왔다고 하면 '고생했다. 힘내라'라고 하는데, 제가 말이 여기 사람들하고는 다르니까 외국인인가 싶어서 한창 청소하는 도중에 나가라고 했던 분도 있어요. 그럴 때는 서럽죠. 아는 분들도 아직은 많이 없어요. 손에 꼽을 정도."한국 사람들에게도 어렵고 복잡한 각종 제도는 회사를 이끄는 그가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이다. "거기(북한)에선 되는 일이 여기에선 안 되는 일들이 있다. 솔직히 저도 여기에 온 지 10년이 넘었지만 '다 (적응)했다'고 못 한다. 미숙한 부분이 많다. 아직도 처음 이곳에 왔을 때 기분이 들 때도 있다"면서 어려움을 토로한 그는 "이쪽에 온 분들이 먹고 사는 데만 신경쓰느라 그곳과는 다른 체제, 제도를 잘 알지 못하니 혼란을 겪는 일이 많다. 그런 점을 참고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평양 남북정상회담 나흘 전인 9월 14일에 진행됐다. 그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았다. 최근 북한 당국에서 그의 한국행 소식을 접하게 된 까닭이다.황 대표가 파악하기로 그동안 그에 대한 북한에서의 기록은 11년 전 중국으로 출국했다가 사망한 것으로 돼 있었다. 그의 새로운 거취가 알려지며 북측에 있는 가족들에 대한 감시 역시 강화됐을 터. 북측 최고지도자가 처음으로 서울행을 예고하고 연내 종전 선언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지만 여전히 황 대표와 북녘 가족간 거리는 아득하기만 하다.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감상을 묻자 황 대표는 "잘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통일은 바로 안 되더라도 왕래만이라도 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길 기도한다고 했다. "북한 당국에서 제가 여기 온 걸 알았다고 해요. 오늘 들었어요. 그러면 가족들은 집 밖으로 거의 나오지도 못해요. 마음이 많이 아프죠…." 그의 눈이 잠시 먼 곳을 향했다. "바라는 건 특별히 없어요. 정상회담이 진짜 잘 돼서 이산가족들 먼저 왕래하다가 차차 우리까지 가면 좋겠어요. 다른 건 몰라도 정말… 몇 년에 한번 가서 보고, 그렇게만 됐으면 좋겠어요. 왜 그립지 않겠어요. 집에 가고 싶은 생각 뿐이니까. 그 이상은 바랄 게 없어요."온 가족이 모이는 추석, 그는 만남을 기약할 수 없는 가족을 그리며 평화를 소망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터전에서 보다 단단히 정착하길 바랐다. 희망을 움트게 해준 '우리청소' 직원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표했다. "우리 직원들이 열심히 해줘서 오늘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그러지 않았으면 여기까지 못 왔습니다. 감사하게 생각해요. 저는 대한민국 전역에서 일을 다 하고 싶어요. 몇년 안에 부산에서도 우리가 더 활발히 청소를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욕망이 큽니다. 자신도 있고요." 11년차 한국살이. 그가 그리는 행복의 모습이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지난 9월 14일 수원시 매향동 '우리청소' 사무실에서 만난 황경석 대표가 11년차 한국 살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함경북도 청진 출신인 그는 2007년부터 한국 생활을 시작한 북한이탈주민이다. 현재는 20여명의 직원과 함께 '우리청소'를 운영하고 있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2018-10-07 강기정

[창간특집]'평화 & 통일' 머지않은 미래에 북한을 여행한다면…

평양정상회담 사흘째 되는 날 문재인 대통령이 백두산을 '깜짝 방문'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문 대통령과 방북 수행원들은 백두산 인근 삼지연에서 서울까지 직항로로 귀환했다. 백두산은 금강산과 함께 북한이 첫손에 꼽는 관광자원이다.북한은 이미 지난 2015년 백두산에서 60여㎞ 거리의 양강도 삼지연군에 '무봉국제관광특구'를 지정, 개발에 나섰다.북한은 여기에다 호텔 등 숙박시설을 포함해 경마장, 골프장, 온천 등 위락시설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북한은 이와 함께 최근 외국인을 대상으로 백두산 트레킹을 허용했고 지난달 호주·노르웨이인 4명이 백두산 일대에서 텐트를 치고 닷새가량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정상회담'을 통해 우리도 백두산 정상과 그 일대는 물론 북한 유명 지역을 관광할 수 있다는 '꿈'을 갖게 됐다.북한의 비핵화·대북제재 해제·북미관계 정상화 등 아직 '난제'가 깔려 있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철도나 비행기 또는 자동차를 이용해 북한을 여행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경의선·경원선과 연계된 유라시아 철도를 이용해 극동지방은 물론 유럽까지 다녀올 수 있다는'희망 품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행복이다. → 그래픽 참조# 북한, 어디를 가볼까 북한의 유명 관광지 중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곳은 아무래도 백두산과 개마고원, 금강산이다. 묘향산·칠보산·구월산은 백두산·금강산 못지않은 '명산'으로 한 번쯤 꼭 가봐야 할 곳이다.'묘향산'은 평안북도 향산군과 구장군, 평안남도 영원군(녕원군), 자강도 희천시 등에 걸쳐 있고 높이는 1천909m이다. 11세기 초부터 산세가 기묘하고 향기를 풍기는 산이라 하여 묘향산이라 불렀다. 예로부터 '한국 5대 명산'의 하나이자 조선 8경'의 하나로 알려져 왔다. 최고봉인 비로봉을 중심으로 서쪽으로는 청천강 기슭까지, 동쪽으로는 대동강 기슭까지 뻗은 산들과 그 사이로 흐르는 묘향천·백령천·내창강·원명천 골짜기를 비롯한 수많은 골짜기로 이루어져 있다. 저지대식물에서 고산식물에 이르기까지 식물분포가 다양하고 희귀한 동물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어 북한에서는 묘향산 일대를 자연보호구로 지정했다. 유적으로는 1028년 세워진 안심사와 1042년 세워진 보현사가 있다. 이중 보현사는 한국 5대 사찰의 하나로 꼽힌다.지난 2014년 유네스코 세계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칠보산'은 함경북도 명천군, 화대군, 화성군, 어랑군의 함북 4군 일원에 걸쳐 면적이 250㎢에 달하며 주봉인 상매봉(1천103m)을 중심으로 1천m 내외의 산들로 구성돼 있다.화산활동에 의해 표출된 현무암, 유문암, 알칼리 조면암이 침식돼 기암괴석의 절경을 이루며 크게 내칠보와 외칠보, 그리고 바다에 접한 해칠보로 구성된다. 장대하고 남성적인 외칠보와 여성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내칠보는 서로 대조적인 멋을 자아내며, 해칠보는 기암의 불가사의한 자연미가 돋보인다는 평가다.황해도 신천군 용진면과 은율군 남부면·일도면에 걸쳐 있는 '구월산'은 높이가 945m로 북한 지역의 산치고는 상대적으로 높지 않지만 예로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명산' 중 하나로 꼽혀왔다. 심한 풍화작용으로 곳곳에 기암절벽이 형성돼 있고 그 사이에 작은 내가 흘러 풍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며 최고봉은 사왕봉인데, 이곳에서 사방을 둘러보면 동남쪽으로 안악·신천·재령 등의 평야 지대와 서북쪽으로 넓은 황해와 평안남도 남포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구월산은 또한 역사와 전설이 살아 숨 쉬는 명산이기도 하다. 아주 오래전 단군이 수도를 평양에 정했다가 이곳 구월산에 옮기고 수천 년간 나라를 다스렸다고 전해지며, 단군을 모시는 삼성사, 단군이 올라가 나라의 지리를 살폈다는 단군대, 활쏘는 데 사용한 사궁석(射弓石) 등이 지금도 남아 있다. 또 1012년 여진족과 거란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축성한 구월산성과 구월산의 대표적인 사찰인 정곡사, 인근의 용연폭포에도 역사와 전설이 살아 숨 쉬고 있다.고려의 수도였던 '개성' 또한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특히 우리의 전주에 위치한 한옥마을 격인 '한옥보존지'는 꼭 가봐야 할 곳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전쟁 당시 다행히 폭격을 피해 한옥 300채가량이 온전하게 운집한 형태로 보존돼 있다. 가옥 상태가 좋을 뿐만 아니라 마을 뒤편에는 오공산 자락이, 앞쪽에는 배천이 흘러 '배산임수'의 전통적인 마을 형태를 띠고 있는 게 특징이다. 북한 평양시 역포구역 무진리 왕릉동에 위치한 동명성왕(東明聖王)의 무덤인 동명왕릉은 5세기 전반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며 고구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동명왕릉 외에도 고구려와 관련된 역사 유적은 북한 곳곳에 산재해있어 다른 일정 없이 '고구려 유적 탐방'만을 전문적으로 시도해볼 만 하다. 이밖에 강원도 원산의 명사십리, 함경남도 함흥시의 동흥산유원지와 마전유원지 등도 북한이 자랑하는 명소들이다. # 외국인이 꼽은 북한 관광지 TOP 10 통일부는 지난 4월 25일 '외국인이 꼽은 북한 관광지 TOP10'을 내놓았다. '비무장지대 판문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평양에 자리 잡고 있는데, 북한 관광의 현주소를 보여줌과 동시에 평양에 어떤 명소들이 있는지 엿볼 수 있게 해 준다.우선 '만수대'는 평양시 중구역에 위치한 구릉지대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상을 포함해 만수대기념비, 천리마동상, 만수대예술극장 등이 위치해 있는 곳이다. '금수산태양궁전'은 평양시 북쪽 모란봉 구역에 있으며 김 주석과 김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건물이다. 궁전 내부에는 생전의 유품 등도 전시돼 있다. '개선문'은 김 주석의 독립운동업적을 찬양하기 위해 지어진 건축물로 모란봉구역 개선문광장에 자리 잡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을 모델로 했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더욱 크게 설계됐다고 한다.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은 군사박물관이며, '조국해방전쟁'은 북한에서 칭하는 한국전쟁을 의미한다. '김일성 광장'은 평양시 중앙광장으로 인민대학습당, 주체사상탑과 맞닿아 있다. 면적이 7만5천㎡에 이르며 세계에서 16번째로 큰 광장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 노동당창건기념비, 주체사상탑, 평양지하철 등이 TOP10에 이름을 올렸다. /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금수산태양궁전김일성광장만수대언덕(좌)주체사상탑·우의탑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

2018-10-07 김순기

[창간특집]행복한 걸음 '평화 & 통일'┃인천시, 파국에 등을 돌리고 분쟁에서 평화로… 인천 바다를 주목하다

보이지 않는 남북 경계선을 사이로 대립과 갈등의 역사 한복판에서 출렁거리던 서해 5도 앞바다의 파도가 잠잠해지고 있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분쟁의 바다, 한반도의 화약고로 불렸던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역이 평화의 바다로 나아가는 대전환점에 섰다. 남북 어민이 만선의 기쁨을 함께 누리고 인천과 북측의 노동자들이 한데 어울려 일할 수 있는 시대, 또 이들의 자식들이 북측 개성으로 수학여행을 가고 반대로 개성 아이들이 강화도에서 웃음꽃을 피울 수 있는 세상. 그 행복의 길로 가는 여정이 지금 시작됐다.평화의 길로 가는 길에 난관은 산적해 있다. 그동안 한반도 정세는 롤러코스터를 타듯 많은 부침을 겪었기에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허무하게 놓칠 수도 있다. '한반도 평화'란 종착역에 도착하기 위해 이제는 쾌속 질주하는 롤러코스터에서 내려와 지루한 성공의 길을 택해 뚜벅뚜벅 걸어 나아가야 하는 시점에 왔다.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가 펴낸 칼럼집 '파국론에 등을 돌리고'에서 그가 주문하듯 이념의 좌·우를 떠나 파국을 향해 달리는 양분법과 극단론에서 벗어나 느리지만 착실히 평화를 준비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 서해5도 앞바다의 평화가 한반도 평화다1953년 7월 정전협정 이후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남북한 무력충돌의 주 무대는 서해5도 북방한계선(NLL) 해역이었다. 남북 군사관계는 기본적으로 1953년 7월 체결된 정전 협정에 규정돼 있다. 여기에는 경계선을 비롯해 정전관리, 포로 교환 등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정전체제를 규율하는 내용이 망라돼 있다. 하지만 이 정전협정에 서해 해상경계선이 합의되지 않으면서 남북 충돌의 불씨로 남게 됐고, 그 불씨는 때만 되면 남북 해상 충돌로 이어지게 하는 원인이 됐다.정전 이후 북한이 남한 본토에 처음으로 포격을 가한 곳이 연평도다.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그해 천안함 폭침 사건은 한반도 무력 충돌의 대표적 사례가 됐다.1999년 1차 연평해전, 2002년 2차 연평해전, 2009년 대청해전, 2010년 북측 해안포 사격 등 NLL 해역에서의 충돌은 한반도를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몰아넣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NLL 해역의 분쟁 종식 없이는 한반도 평화도 시한부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수차례 진행된 남북 정상회담에서 양측 모두가 서해 NLL 해역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도 이곳 평화가 한반도 평화를 견인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 평화 전진기지 인천, 서해 앞바다로부터지난 18일부터 사흘간 평양에서 진행된 남북정상회담은 서해5도를 품고 있는 인천이 평화의 전진기지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남북 두 정상이 합의한 '평양공동선언'에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평화수역화를 위한 구체적인 합의와 인천이 중심이 된 경협사업이라 할 수 있는 '서해공동경제특구' 조성 등이 포함됨에 따라 남북 화해시대 인천이 한반도의 평화 전진기지로서 새로운 문을 활짝 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NLL 해역의 평화 협의는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성과인 10·4 공동선언에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란 이름으로 처음 가시화됐다. 그 후 남북 관계 경색으로 빛을 보지 못했던 이 논의는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고 올해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큰 틀의 합의를 이뤘다. 이번 평양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이 도출되면서 실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남북은 평양정상회담에서 서해 NLL 해역의 평화수역과 시범적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기로 합의했다. 시범 공동어로구역은 남측 백령도와 북측 장산곶 사이에 설정하되 구체적인 경계선은 남북군사공동위원회에서 협의해 확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남측 덕적도 이북으로부터 북측 조도 이남까지의 수역에서 포사격과 기동훈련을 중지하고 해안포와 함포의 포구 포신 덮개 설치·포문 폐쇄 조치를 하기로 했다. 남북 무력 충돌의 상징과 같았던 서해5도 해역에서 실질적인 비무장화 조치가 이행되면 남북 어민이 한데 어우러져 어업을 할 수 있는 공동어로도 현실화될 수 있다.NLL의 평화수역화와 함께 합의된 서해공동경제특구 조성은 인천 강화도와 북측 개성, 해주를 잇는 남북 경협 벨트를 만들자는 게 목표다. 영종~신도~강화도~개성~해주까지 잇는 다리와 도로를 건설한 다음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측 노동력을 결합시킨 황해권 경제 블록을 조성해 '제2의 개성공단'으로 삼자는 취지다.NLL 해역의 평화수역화는 한반도 전체 긴장 완화를 위한 필수 조건이고, 서해공동경제특구는 인천이 본격적인 남북 경협사업에 뛰어들어 평화 전진기지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인천시 서해 평화도시 준비 지금부터 시작한반도에 본격적인 화해 분위기가 조성됨에 따라 서해5도와 강화도 등 접경지역을 끼고 있는 인천시의 남북 협력사업 추진을 위한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서해5도 평화수역과 서해공동경제특구 조성 계획의 중심에는 인천이 있다. 한반도 평화기지로서 인천이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2005년 스포츠 교류를 시작으로 남북교류를 다양하게 추진해 온 인천시는 서해평화수역 구축 등 남북의 진일보한 합의를 토대로 관련 사업들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우선 서해 평화수역과 관련된 사업으로 남북공동어로수역 조성, 서해5도 해상 파시(波市·선상 수산시장) 운영, 백령공항 건설, 인천∼남포·해주 해운항로 개설, 인천국제공항 대북교류 관문 육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시는 이를 위해 해양수산부·국방부 등 관계부처와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어장 확장과 조업여건 개선, 관련 제도 근거 마련 등 남북공동어로 활동과 관련한 서해5도 어민의 의견을 중앙부처에 전달했다.시는 서해공동경제특구 등 남북경협을 대비한 기반 조성사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영종도∼신도∼강화도 연도교 건설 사업, 강화교동 평화산업단지 조성, 남북한 중립구역인 한강 하구 역사·문화·생태 관광 활성화 등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이 구체적인 실현을 위해 중앙정부와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올해 세 번째 개최된 남북정상회담이 남북관계에 있어 평화정착의 구체적인 발판 마련과 대전환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서해5도와 강화 등 접경지역을 둔 인천은 이번 정상회담이 항구적인 평화정착과 남북교류 활성화로 이어지기를 어느 지역보다도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천은 남북의 바닷길·하늘길·땅길을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는 만큼,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이끄는 동북아 평화특별시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한반도의 화약고'라 불렸던 서해5도 해역에 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보이지 않는 남북 경계선을 사이로 대립과 갈등의 역사 한복판에 서 있던 서해5도 해역이 평화의 바다로 나아가는 대전환점에 섰다. 사진은 백령도 끝섬전망대에서 바라본 용기포항 인근 해변. /경인일보DB1953년 정전협정 이후 분쟁의 바다였던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역에 평화가 찾아오고 있다. 사진은 백령도 조업 어선에 달린 한반도기. /경인일보DB한반도에 본격적인 화해 분위기가 조성됨에 따라 현재는 관광 인프라가 거의 없는 강화도와 서해 5도 등 접경지역 관광 개발 사업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사진은 강화 평화전망대 모습. /경인일보DB

2018-10-07 김명호

[창간특집]행복한 걸음 '평화 & 통일'┃경기도, 희생의 시간을 넘어 '회복의 시대로'… 통일의 길목, 경기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마주한 순간 '통일'이라는 단어가 다시 생기를 찾았다. 남북한 분단 70년, 두 세대 또는 그 이상의 희생 위에 쌓인 긴 시간으로 통일은 먼 미래의 일이거나 어쩌면 다시 오지 않을 일처럼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올해 남북한을 오가며 열린 남북정상회담은 매 순간 '분단 이후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전해질 정도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평화의 급물살'은 이제 하나의 거대한 물줄기가 되어 남북한의 시계가 희생이 아닌 상처를 회복하는 시간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전 국민의 가슴 속에 통일이라는 두 글자가 맥박 치기 시작했다.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경제, 문화를 선도하며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지만, 그 화려한 이면에는 남북 분단의 아픔을 오롯이 간직해왔다. 북한과 머리를 맞대고 있어 남북관계가 냉·온탕을 오가는 동안 지역주민들은 생존의 위협과 평화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왔다. 비단 접경지역 주민들이 아니더라도 경기도 주민들은 지역 곳곳에 집중 배치된 군부대 등을 통해서 분단의 현실을 어느 지역보다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하지만 남북한 평화 무드가 정착되고 있는 지금의 경기도는 통일로 가는 길목이자, 행복의 진원지로 떠오르고 있다.# 3帶3路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후보자 시절부터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중심지 경기도'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한반도 평화 시대의 전초기지가 경기도임을 강조해왔다. 전국 광역단체로는 유일하게 통일문제를 전담하는 '평화부지사'를 신설할 정도로 남북문제에 큰 관심과 기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남북교류협력사업 재추진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그 중 하나로 지사 취임 이후 첫번째 추가경정예산에 남북교류협력기금 200억원을 반영, 139억원에서 399억원으로 대폭 확대하는 등 본격적인 평화시대를 준비하고 있다.이재명 호(號) 경기도가 제시한 평화경제 사업 비전은 '3대3로'다. 경의축 지대·경원축지대·DMZ 동서축지대 등 3개 지대(帶)를 축으로, 경의선 로드·경원선 로드·환황해 해양로드 등 3로(路) 개발을 통해 경기도에 평화 경제 지대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경의축 개발 사업으로는 통일경제특구 조성과 남북 경의선 연결, 한강하구 남북공동활용, 고양~파주 출판 및 문화 클러스터 구축, GTX-A 연결을 통한 경의중앙선 연장, 서울~문산 고속도로 조기 준공, 개성수학여행 및 개성~파주 마라톤대회 등 평화사업을 내용으로 담았다.경원축은 통일경제특구를 중심으로, 남북 연결 도로 및 고속도로망 확충, 경기 북부 테크노밸리 조성, 친환경 디자인 클러스터 구축, 대북 농업교류 전초기지 조성 등이 포함됐다.DMZ 동서 축은 임진강과 연결해 생태관광벨트를 조성하고, DMZ에서 세계생태평화축제·평화포럼을 개최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이같은 발전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문화·스포츠 교류를 중심으로 남북교류협력 사업 체계를 정비·확대하고, 경의·경원축 모두 경제특구를 추진하며 미군공여지를 국가주도로 개발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재명 지사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온 이한주 교수가 경기연구원 원장으로 취임, 세부 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 통일경제특구현재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것은 당연 통일경제특구다. 침체된 국내 경제의 활로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넘어, 남북한이 가진 각자의 장점을 활용해 세계 경제에까지 파급을 미칠 만한 효과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통일경제특구는 경의선 등 북으로 통하는 길이 열리면 중국·러시아 등과 연계, '북방 경제'를 키우는 토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외국 기업을 유치하는 형태로 통일경제특구가 조성되면 단순히 하나의 경제특구가 아닌 '국제적 완충지대'의 역할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남북 경협을 한 단계 또는 그 이상 발전시킬 것으로 보인다.통일경제특구로 가장 유력한 지역은 파주 장단면 일대다. 이미 인근에는 대규모 물류단지가 조성되고 있어 사실상 준비단계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 통일경제특구 예상지와 인접한 성동리 일대에는 오는 2020년 이후 개성공단 지원물류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지원물류단지는 현재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되고 있지만 통일경제특구가 들어서면 국내 최대 시장인 수도권과 개성공단, 또 통일경제특구를 오가는 각종 물류의 정거장으로 활용될 수 있다.아울러 이재명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파주 통일경제특구를 외국 자본까지 수용하는 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통일경제특구는 개성공단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형태로서 경제적 효과에 외교적 효과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통일경제특구에 외국의 기업과 자본을 유치하면 남북관계가 한시적으로 경색된다고 하더라도 여러 국가의 이해관계가 일종의 브레이크가 돼 개성공단처럼 가동중단 사태까지 가는 최악의 경우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이밖에도 남북접경지역 개발에 시너지를 일으키고 남북한 상생 모델 구축, 북한의 개혁·개방 촉진, 개성공단 건설사업의 문제점 보완, 안정적 경협 모델 구축 등 파급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이를 위해서는 국회에서 통일경제특구법이 제정돼야 한다는 선행조건이 있지만, 전 국민의 관심을 넘어 전세계의 한반도 평화를 바라고 있는 상황에서 어려운 절차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 DMZ(비무장지대·Demilitarized zone)DMZ는 남북 분단 이후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곳이었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수풀만 무성하게 자란지 70년, 우리 땅인데도 그 안에 어떤 생물이 자라고 있는지 아직 정확한 파악조차 못한 상태다. 또 반만년 역사를 이어온 한민족의 흔적인 문화재 등이 얼마나 산재해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남북 평화시대를 맞아 잊혀졌던 땅 DMZ는 전 세계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DMZ는 휴전협정을 체결한 1953년 이후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기 때문에 환경 오염과는 거리가 멀다. DMZ의 면적은 1천577㎢로 전체 국토 면적의 1.6%에 불과하지만 한반도에 분포하고 있는 생물 2만4천325종 가운데 약 20%가 이 곳에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된 검독수리와 두루미 등의 서식지이자, 벼룩아재비 등 희귀식물들이 군락을 이루며 살고 있다. 산남습지나 성동습지, 문산습지 등 보존가치가 높은 습지도 원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생태관광지로의 활용 가능성이 높다.또 세계 유일의 분단지역이라는 배경도 DMZ를 주목하는 이유다. 남북 분단 전 서울과 신의주를 오가던 경의선 열차부터 제3땅굴, 도라산역 등에는 매년 수백만명이 방문하고 있다. 이 중 도라산역은 남북왕래가 가능해질 경우 북한은 물론, 중국이나 러시아를 오가는 여행객과 화물 등에 대해 관세·통관업무를 담당할 준비를 어느 정도 마친 상태여서 관광지 이상의 역할도 기대된다.경기도는 이같은 DMZ의 가치를 제대로 활용하기위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DMZ생태평화지대 조성 등을 위한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앞서 이재명 지사는 세계평화 자연유산 지정, 생태평화공원 및 평화누리 자전거길, DMZ 내 공연예술클러스터 조성 등을 공약했다. 이재명 지사의 계획이 현재 불고 있는 남북한 간의 훈풍을 타고 DMZ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남북정상회담에 이은 북미정상회담 성사로 긴장과 통제가 일상이던 DMZ(비무장지대)에 평화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안보관광객이 증가하는 등 다시 재조명 받고 있다. 사진은 제3땅굴 입구 야외전시장에 설치된 경의선 철로. /경인일보DB임진강 철교 위를 달리고 있는 DMZ 관광열차.도라산 평화공원에 있는 바람개비. /경인일보DB서부전선 DMZ철책선. /경인일보DB

2018-10-07 김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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