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통 큰 기사-기후위기 빙산의 일각·(2·끝)우리가 선택할 미래는]후손들은 말할 것이다, 늘 문제는 기후였다고…

지구 온난화는 극단적 변화 유발말라리아 등 아열대 질병 토착화코로나 같은 변종 바이러스 우려기온 1도 ↑ 작물 수확량 10% ↓난민·빈부격차 등 불평등 가속도'자연재해가 아닌 대량 학살의 위기'.21세기 기후재난 시나리오를 다룬 책 '2050 거주불능지구'는 지금의 기후변화 상황을 '대량 학살의 위기'라고 진단한다. 이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폭염, 강설, 태풍, 홍수 등 현재 자연재해라고 느끼는 것들 대부분은 장래에 '나쁜 날씨' 수준의 일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기후위기는 단순히 '지구가 뜨거워진다' 정도의 단편적인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유례없는 지구온난화 현상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인간 활동 전반에 걸친 극단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일차적으로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사망하거나 질병을 앓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서울지역에 한정된 전망치이긴 하나, 현재 추세로 감축 없이 온실가스를 배출할 경우 미래에는 폭염으로 사망하는 숫자가 2배가량 증가한다. 2011년 인구 10만명당 100.6명이었던 여름철 사망률은 2040년 230.4명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52년쯤에는 경기도·인천지역을 포함한 전국 시·군·구에서 천식에 걸려 입원하는 숫자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꽃가루 농도가 높아지면서 천식, 비염, 결막염 등 알레르기 질병 발생률도 높아진다고 예측된다. 말라리아, 뎅기열 등 곤충 및 설치류 매개 감염병 등도 한국이 아열대성 기후로 변하면서 토착화될 것이다. 코로나19와 같은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이 빈번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기후위기는 정치적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점쳐진다. '2050 거주불능지구'는 기온이 1℃ 상승할 때마다 작물 수확량이 10%씩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한다. 책은 빈곤과 굶주림 문제에서 더 나아가 식량 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국내의 경우 주식인 쌀 생산성이 2090년대 40% 줄어들 것이란 연구 결과도 있다. 해수면 상승으로 21세기 말에는 약 3억7천500만명이 거주하던 땅이 사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런 여파로 한국도 난민 수용과 관련한 사회적 논란을 피해갈 수 없게 될 전망이다. 기후변화가 야기한 극한기후 상황은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게 더 큰 피해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기존의 빈부격차 문제와 결부돼 경제적 불평등을 가속화 할 것이란 전망도 뒤따른다.앞서 언급한 사례들은 모두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근거한 추정일 뿐이다.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목표한 온실가스 감축을 이뤄낸다면 인류의 손으로 막을 수 있는 미래이기도 하다. 선택지는 두 가지다.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하거나, 지금이라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 /기획취재팀※기획취재팀글 : 김대현, 이현준차장, 배재흥기자사진 : 임열수부장, 조재현기자편집 : 김동철, 박준영차장, 장주석기자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우리는 먼 미래의 일로 여겨지던 기후변화를 이미 체감하고 있다. 경기도에서 아열대작물인 파파야가 자라고, 때아닌 한파와 폭염 등의 이상 기후를 경험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을 경우 장래에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변화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이 화성시에서 시험 재배하고 있는 파파야. /기획취재팀역대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고 비가 장기간 내리지 않으면서 경기도내 저수지가 메말라 가고 있어 벼 농가 가뭄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15일 오후 용인시 처인구 이동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2018.8.15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2021-01-25 경인일보

[기후위기 빙산의 일각]'미래엔 무슨 일이…' 경인지역 기후 예상 시나리오

경기도 2091~2100년 폭염일수 70.8일 '상상초월''최저 25℃이상' 열대야 광명 69.2일·시흥 69일인천시 연평균 기온 16.7℃ '경기보다 상승폭 커'겨울 106일서 69일로…한파 0일·결빙 0.9일 불과기후위기의 경고음이 점차 커지고 있지만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공론화 작업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기후위기 문제를 '아직은 먼일' 혹은 '나와는 관련 없는 일'로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후위기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날씨를 송두리째 바꿔 놓을 수 있는, 생각보다 가까운 미래의 일이다. 지금과 같은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이 이뤄질 경우 상당한 피해가 예상되는 경기도·인천지역의 기후변화를 예측해 본다. 기후변화 전망은 현재 추세로 감축 없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상황을 가정한 RCP(대표농도경로) 8.5 시나리오(2100년 이산화탄소 농도 940ppm)에 근거했다.■ '폭염·열대야' 들끓는 경기도 경기도와 인천의 날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의 2001~2010년 사이 연평균기온은 11.2℃였다. 도 연평균기온은 2071~2080년께 14.8℃로 상승하고, 2091~2100년에는 15.5℃에 달할 것이다. 그렇다면 매년 여름 우리를 괴롭히는 '폭염일수'는 얼마나 늘어날까. 폭염일수란 일최고기온이 33℃ 이상인 날의 연중 일수를 의미한다. 역대급 더위로 기록된 지난 2018년 여름철 수도권 폭염일수는 27.8일이었다. 경기도 기후변화 시나리오대로라면 2091~2100년 경기도의 폭염일수는 70.8일에 이른다. 이 시기 도내에서 폭염일수가 가장 길 것으로 예상되는 시·군은 오산(84.2일)으로 여주(80.4일), 평택(80.2일), 구리(80.0일) 등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가평(55.5일), 포천(63.4일), 동두천(65.9) 등 하위권 시·군조차 2018년 폭염일수 보다 2배가량 길었다.일최저기온이 25℃ 이상인 날인 열대야일수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01~2010년 1.4일이었던 경기도 열대야일수는 2091~2100년에 이르러서는 44.4일로 늘어났다. 광명(69.2일), 시흥(69.0일), 부천(67.9일) 등 시·군이 평균보다 긴 열대야일수를 기록할 것이라고 관측됐다. 가평(20.9일), 포천(27.9일), 동두천(30.3일) 등은 평균 아래였다. 겨울과 관련한 지표는 대폭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겨울철 평균 일최고기온은 2001~2010년 3.6℃에서 2091~2100년 8.0℃로 상승했고, 한파일수(일최저기온이 영하 12℃인 날)는 같은 기간 18.0일에서 2.8일로 줄었다. ■ 사계절 경계 허물어지는 인천 온대성 기후로 사계절의 구분이 뚜렷했던 인천과 경기도의 날씨는 점차 계절 간 경계가 모호해질 전망이다. 인천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인천의 가을은 2001~2010년 66일에서 2071~2100년 58일로 줄어든다. 같은 기간 겨울은 106일에서 69일로 감소 폭이 훨씬 컸다. 반대로 봄은 84일에서 90일로, 여름은 109일에서 148일로 증가했다.인천의 연평균 기온 상승 폭은 경기도 보다 컸다. 인천의 연평균기온은 2001~2010년 12.0℃에서 2091~2100년 16.7℃로 올랐다. 연평균기온은 동구가 17.5℃로 관측돼 가장 높았고, 강화군이 16.3℃로 제일 낮았다. 같은 기간 폭염일수와 열대야일수는 각각 3.2일에서 56.5일, 2.0일에서 60.3일로 증가했다. 폭염일수는 계양구(76.3일), 서구(70.8일), 부평구(69.8일) 등이 길었고, 옹진군(29.9일), 중구(52.9일), 강화군(55.9일) 등이 상대적으로 짧았다. 열대야일수의 경우 연평균기온이 가장 높았던 동구가 70.4일로 가장 길 것으로 보이며, 반대로 강화군은 제일 짧은 55.5일이었다.인천의 특징은 겨울 관련 극한기후지수의 감소세가 크다는 점이다. 인천의 한파일수는 2091~2100년쯤 '0일'로 예측됐고, 결빙일수(일최고기온이 0℃ 미만인 날)도 0.9일에 불과했다./기획취재팀※기획취재팀글 : 김대현, 이현준차장, 배재흥기자사진 : 임열수부장, 조재현기자편집 : 김동철, 박준영차장, 장주석기자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아스팔트가 만든 아지랑이. /경인일보DB

2021-01-25 경인일보

[기후위기 빙산의 일각]인터뷰|'세계자연기금 홍보대사' 방송인 타일러 라쉬

1980년대 해결책 제안… 늦어진 상황주어진 시간 10년정도 밖에 남지 않아자신의 저서도 FSC 인증 종이로 제작친환경 제품 소비 늘면 기업도 '변화'"우리는 해결책을 이미 알고 있어요. 이젠 행동해야 해요."세계자연기금(WWF)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방송인 타일러 라쉬의 표정엔 절박함이 묻어났다. 그는 "온실가스 배출 등 인간의 여러 활동으로 기후가 변할 수 있는 걸 알게 된 지가 50년이 넘었고, 관련 내용을 연구한 건 40년이 넘었다. 해결책을 제안한 게 1980년대였는데, 진행이 안 되다가 이제는 대응이 늦어질 상황에 놓였다"며 "지구를 위해 쉬운 것부터라도 빨리 실천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우리가 접하는 기후위기의 원인은 온실가스 배출이다. 배출된 온실가스가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시차가 생기는데, 지금은 온실가스 배출 중단뿐만 아니라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도 없애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는 게 타일러의 설명이다. 타일러는 "과학자들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10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며 "그 안에 방법을 찾지 못하면 제가 은퇴했을 때쯤엔 굉장히 무섭고 심각한 영화 시나리오 같은 상황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했다.이런 절박함은 최근 출간한 자신의 책 '두 번째 지구는 없다'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그는 산림자원과 환경보호를 위해 국제산림관리위원회(FSC) 인증 종이로 이 책을 만들기도 했다. 타일러는 책에서 "누구라도 당장 말을 꺼내고 너나없이 당장 행동해야 할 만큼 지구의 상황이 절박하다"고 썼다.타일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더욱 인식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환경은 나와 멀리 떨어져 있는 문제로 느껴질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 내가 앞으로 잘 살아갈 수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환경을 챙기지 않으면 미래에 대한 준비, 스펙, 투자, 뭘 하든 의미가 없어진다"고 했다.타일러는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2가지를 추천했다. 하나는 환경 관련 인증 제품 선택하기다. 이런 선택을 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친환경적인 제품을 만들게 될 것이란 생각이다. 다른 하나는 회식 등을 할 때 소보다는 돼지를, 돼지보다는 닭을 먹도록 하자는 것이다. 채식을 요구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기르는 과정에서의 탄소발생량 등 환경값이 적은 것을 선택하자는 것이다.타일러는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혼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없다. 앞으로 환경에 대한 얘기를 조금 더 꺼내고 이슈화해 많은 사람들이(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기획취재팀※기획취재팀글 : 김대현, 이현준차장, 배재흥기자사진 : 임열수부장, 조재현기자편집 : 김동철, 박준영차장, 장주석기자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세계자연기금(WWF)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방송인 타일러 라쉬는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빨리 해야 한다"고 했다.

2021-01-25 경인일보

[기후위기 빙산의 일각]적극적인 감축 노력 필요한 국내 기업들

지난해 포스코·LG화학 억제계획 등국내 기후위기 대책 잇단 발표 불구일부 '배출권 거래제'에도 되레 증가규제 강화·책임있는 자세 요구 일어한국의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280만t(잠정)이다. 이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10개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48%, 상위 30개 기업으로 확대하면 약 64%에 달한다. 한국이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과감한 정책은 물론, 기업의 적극적인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이미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은 중장기 '탄소중립' 계획을 수립하고, 현실에 적용·확대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전 세계 280여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친환경 재생에너지 100% 전환 캠페인 'RE100(Renewable Energy 100%)'이 대표적인 사례다.애플은 지난해 7월 2030년까지 '제조 공급망 및 제품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기업 활동 전반에서 탄소 중립화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고, 앞서 2007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바 있는 구글의 경우 한 발짝 더 나아가 2030년까지 모든 에너지원을 청정에너지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국내 기업의 상황은 어떨까. 한국기계연구원이 이달 발표한 '탄소중립, 글로벌 동향과 시사점'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인 포스코는 2030년 탄소 배출량을 2019년 대비 20% 감축하고, 2050년에는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로드맵이 담긴 보고서를 지난해 말 발간했다.LG화학은 지난해 7월 '제14차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2050년 탄소배출량을 1천만t으로 억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이처럼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는 국내 기업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긴 하나, 이들이 보다 적극적인 감축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실제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하나의 수단인 '배출권 거래제' 도입 이후 삼성전자의 경우 2015년 669만t이었던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9년 1천113t으로 되레 66% 증가했다. 정의당 장혜영 국회의원은 이에 대해 "배출권 거래제가 온실가스 감축에 실효성 있는 대안이 되지 못한다면 이를 보완하기 위해 탄소세(사용량에 따라 부과하는 세금) 도입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등 보다 강력한 규제안의 필요성을 피력하기도 했다.권승문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부소장은 "최근까지 온실가스 감축 실적이 좋지 않았던 국내 기업들이 대규모 감축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가운데 상당수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기획취재팀글 : 김대현, 이현준차장, 배재흥기자사진 : 임열수부장, 조재현기자편집 : 김동철, 박준영차장, 장주석기자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

2021-01-25 경인일보

[기후위기 빙산의 일각]정부 '2050 탄소중립' 전략과 평가

재생에너지·수소·에너지 IT 등 신산업 육성 방침경기도, 친환경 교통수단 구축… 올해 로드맵 제시인천시, 지난해 유엔 '탈석탄 동맹' 가입·사업 준비온실가스 배출 세계 11위 한국 감축계획 불충분 비판석탄화력발전 신규투자 등 목표 실행력에도 의문부호"당장 해결과제 외면 장밋빛 미래…부실 계획 안 고쳐"한국은 지난 2016년 11월3일 '파리기후변화협약(이하 파리협정)'을 비준했다. 파리협정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미만으로 제한하고, 가능한 1.5℃까지 억제하는 것이다.'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18년 10월 인천 송도에서 제48차 IPCC 총회를 열어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승인했다. IPCC 측은 이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사회 모든 부문에서 신속하고 광범위하면서 전례 없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는데, 전 지구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최소 45% 이상 감축하고, 2050년에 이르러서는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정부는 지난해 12월30일 '2050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국에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7년 대비 24.4% 감축하고, 2050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구체적으로는 ▲에너지 공급 ▲산업 ▲수송 ▲건물 ▲폐기물 ▲농축수산 ▲탄소 흡수원 등 부문별 로드맵을 제시했다.재생에너지로의 신속한 전환은 전력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체 배출량 가운데 36%에 달하는 한국이 2050년 탄소중립에 이르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부는 2030년께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생산원가가 기존 화석연료와 비교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재생에너지, 수소, 에너지 IT 등 '3대 에너지 신(新)산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빠른 시일 안에 혁신하는 것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산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37%로, 에너지 부문과 함께 가장 비중이 높다. 이는 산업 에너지원의 70% 이상이 석유 및 석탄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인데, 정부는 저탄소 연료 전환과 탄소 포집·저장·활용 기술(CCUS) 도입 등을 통해 산업 구조의 체질 개선을 이뤄낸다는 계획이다.정부는 지난해 말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하면서 지역 맞춤형 탄소 감축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는데, 경기도·인천시 등 지자체들도 지역 특성을 고려한 감축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경기도는 친환경 교통수단 구축을 위해 승용차, 버스, 화물차 등을 전기·수소차로 확대 보급하는 등의 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올해 '2050 기후위기 대응 기본계획'을 수립해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제시한다. 인천시는 지난해 유엔기후변화협약 '탈(脫) 석탄동맹'(PPCA·Power Past Coal Alliance)에 가입하고, 정부 탄소중립 정책 기조에 맞춘 사업을 준비하는 등 기후위기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그러나 이와 같은 온실가스 감축 전략이 실제 2050년 탄소중립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찍힌다.국제 환경 협력단체인 '기후 투명성'은 2020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이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 2017년 기준 7억1천만t으로, 세계에서 11번째로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내뿜었다.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7년 대비 24.4% 감축한 5억3천만t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이지만 기후 투명성 측은 한국이 1.5℃ 경로를 따라가기 위해 2030년 2억1천만t까지 배출량을 감축해야 한다고 제시한 바 있다.기후위기 비상행동 황인철 정책언론팀장은 "감축 목표 자체가 부실할 뿐만 아니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행력이 담보되지 않았다"며 "국내에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하면서 해외에서는 석탄화력발전에 신규 투자하는 등 국제적으로 '기후 악당'이란 비난을 받는 처지"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는 건데, 정부는 그린 뉴딜 등을 통해 경제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다"며 "정부가 2030년 감축 계획이 부실하다는 지적에도 수정·보완하지 않고 있는 걸 보면 먼 미래의 일까지 현재 정부가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가진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했다. /기획취재팀※기획취재팀글 : 김대현, 이현준차장, 배재흥기자사진 : 임열수부장, 조재현기자편집 : 김동철, 박준영차장, 장주석기자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

2021-01-25 경인일보

[기후위기 빙산의 일각]인천 앞바다 '현재 어장'

능성어·감성돔 등 자주 그물에 걸려충남 이남서 잡히던 문어·도미 출현 주꾸미는 지난해 12월까지 잡히기도멸치 어획량 급증 갈치·참조기 급감겨울 수온상승이 여름보다 3배 높아■기후위기로 변화하는 경인지역 농·어업"언제까지 '가평 사과'를 맛볼 수 있을까?"기후위기는 농업 지형의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측된다. '가평 사과', '안성 배', '화성 포도', '연천 인삼' 등과 같이 우리에게 친숙한 지역의 농산물들도 기후변화의 속도에 맞춰 점차 자취를 감추고 빈자리는 아열대 작물로 채워지게 될 것이다.인천 앞바다는 이미 달라진 기후의 영향을 받고 있다. 남쪽 바다에서나 볼 수 있던 어종들이 어부들의 그물에 걸려 올라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인천에서 4월과 9월 주로 잡히는 주꾸미는 지난해에 경우 12월까지도 잡혔다. 바닷물 온도가 그만큼 따뜻해졌다는 반증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25년 경력의 고철남 소래 어촌계장은 최근 몇 년 사이 그동안 잡지 못했던 어종을 잡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했다. 남쪽 바다에서나 잡히던 어종들이 인천 앞바다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어종이 '군평선이'다. 군평선이는 농어목 하스돔과로 온대성 어종으로 구분된다. 딱돔이라고도 불린다. 이순신 장군이 전라 좌수사로 전남 여수에 부임했을 때 처음 먹어보곤 그 맛에 깜짝 놀랐다고 하는 얘기가 전해진다. 전라도 등 남쪽 해역에서 많이 잡히는데, 이제는 인천 앞바다에서도 잡힌다는 설명이다. 고 계장은 '능성어', '감성돔' 등도 그물에 걸려 올라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능성어는 농어목 바릿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몸길이가 90㎝ 전후로 자라는 대형 어류다. 능성어는 남해안과 제주도 해안에서 주로 잡혔다. 농어목 도미과의 감성돔 역시 우리나라 남해안에서 주로 잡히던 어종이다.민경용 승봉 어촌계장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문어, 도미, 참돔 등 충남 이남 바다에서 잡히던 것들이 많이 잡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민 계장은 "새로운 걸 잡을 때마다 바다 환경이 바뀌고 있다는 걸 절실하게 느낀다"고 했다. 인천 옹진군의 한 관계자는 "주꾸미의 경우 보통 4월과 9월에 많이 잡히는데 지난해엔 12월까지 잡혔다고 알고 있다"며 "바닷물이 그만큼 따뜻해진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이런 변화는 통계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의 어업생산동향조사에 따르면 서해에서의 멸치 어획량은 1970년 400t 규모에서 2017년 4만7천874t 규모로, 살오징어는 같은 기간 152t에서 2천650t으로 각각 증가했다. 멸치와 살오징어는 대표적인 난류성 어종이다. 반면 그동안 많이 잡히던 갈치의 경우 같은 기간 3만6천639t에서 2천94t으로, 참조기는 1만1천526t에서 1천76t으로 급감했다.서해의 해면 수온은 1901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1.27℃ 상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름철의 수온상승에 비해 겨울의 수온 상승이 3배 정도 높은 특색을 보였다.양준용 서해수산연구소 해양수산연구관은 "지난해의 경우 충남 태안에서 전남 목포 사이 바다에 대한 정선 해양관측에서 서해 온도를 대표하는 '대표 수온'이 8.5℃로 역대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고, 수온 진폭도 커지고 있다"며 "이런 변화는 서해의 아열대성 어종들의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바닷물 온도 변화가 어종의 먹이가 되는 식물·동물플랑크톤의 서식환경에 영향을 미쳐 동해의 오징어가 서해나 남해로 이동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바다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해수의 온도 변화를 결코 가볍게 봐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많다. /기획취재팀※기획취재팀글 : 김대현, 이현준차장, 배재흥기자사진 : 임열수부장, 조재현기자편집 : 김동철, 박준영차장, 장주석기자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

2021-01-24 경인일보

[기후위기 빙산의 일각]변덕스러워진 한국 날씨

작년 수도권 장마 54일2019년 29개 태풍 타격한국의 날씨가 변덕스러워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평균기온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는 동시에 폭염과 장마의 기간이 늘어나는 등의 이상기후가 매년 관측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온대기후로 분류되던 한국 역시 기후위기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기상청의 '2020년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기온은 13.2℃로 기상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3년 이후 역대 5번째로 높았다. 2016년에 가장 높은 연평균기온인 13.6℃를 기록했고, 2019년(13.5℃), 1998년(13.5℃), 2015년(13.4℃) 등 순으로 최근 몇 년 동안 높은 수준의 연평균기온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도와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의 경우 지난해 연평균기온은 12.7℃로, 역대 7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최근 한파 피해가 발생한 것과 달리 지난해 1월과 겨울철(2019년 12월~2020년 2월) 평균기온은 각각 1.4℃, 1.7℃로, 기후변화 속에서도 이례적으로 따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0년 여름은 가장 긴 장마철로 기록됐는데, 이 기간 수도권의 장마 기간은 54일로 집계됐다. 반면 불과 2년 전인 2018년 여름철 장마는 중부지방의 경우 16일로, 역대 2번째로 짧았다.이 밖에도 이상기상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2019년에는 총 29개의 태풍이 발생했는데, 이 중 7개가 10월 초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다. 기상업무가 시작된 1904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2018년 수도권의 폭염과 열대야 일수는 각각 27.8일, 23.8일로 여름철 전국 평균·최고·최저기온에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8월1일에는 서울의 일 최고기온이 39.6℃를 기록하면서 극값 관측을 시작한 1907년 이후 111년 만에 가장 높았다. /기획취재팀※기획취재팀글 : 김대현, 이현준차장, 배재흥기자사진 : 임열수부장, 조재현기자편집 : 김동철, 박준영차장, 장주석기자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

2021-01-24 경인일보

[기후위기 빙산의 일각]경기도 농업의 '미래 예측'

2010년대보다 사과 98%·포도 97% ↓2100년 국내 사과 재배적지 0% '암울'아열대 작물 증가속 파파야 재배 연구고온현상·병충해로 농작물 생육 지장 심한 가뭄 예상 안정적 농업용수 난항■기후위기로 변화하는 경인지역 농·어업"언제까지 '가평 사과'를 맛볼 수 있을까?"기후위기는 농업 지형의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측된다. '가평 사과', '안성 배', '화성 포도', '연천 인삼' 등과 같이 우리에게 친숙한 지역의 농산물들도 기후변화의 속도에 맞춰 점차 자취를 감추고 빈자리는 아열대 작물로 채워지게 될 것이다.인천 앞바다는 이미 달라진 기후의 영향을 받고 있다. 남쪽 바다에서나 볼 수 있던 어종들이 어부들의 그물에 걸려 올라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인천에서 4월과 9월 주로 잡히는 주꾸미는 지난해에 경우 12월까지도 잡혔다. 바닷물 온도가 그만큼 따뜻해졌다는 반증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의 '지구온난화에 따른 경기도 작목 변화 예측 연구'에 따르면 현재 추세로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경우를 가정한 'RCP(대표농도경로) 8.5' 시나리오를 이용해 기후 변화에 따른 경기지역의 농업환경 변화를 예측한 결과, 2050년대 경기지역 사과 재배 적지는 4천756㏊로, 2010년대 대비 98% 감소했다. 같은 기간 포도 재배 적지는 97%, 인삼과 배는 각각 78%, 37%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100년의 상황은 더욱 암울하다. 환경부의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RCP 8.5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국내 사과 재배 적지는 2100년 0%였고, 배의 경우 1.7%에 그쳤다.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국내 농가의 아열대 작물 재배는 늘어나는 추세다. 패션프루트, 망고, 구아바, 용과 등 아열대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가 빠른 속도로 증가한 가운데 경기도에서도 파파야 재배와 관련한 연구가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도 농업기술원 측은 올해까지 도 시설 하우스에 적합한 파파야 재배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방침이다. 장래에는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고온 현상과 병충해의 여파로 농산물의 생육에 지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 농업기술원의 '기후변화에 따른 경기지역 농경지 한발 위험성 예측 연구'에 따르면 RCP 8.5 시나리오 적용시 2040년대 도내 평균 토양건조빈도는 54.5회로 나타났고, 10년마다 평균 3.1회 이상의 한발(심한 가뭄)이 예측됐다. 이런 영향으로 도내 전체 경지면적의 73.2%는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이는 곧 식량 문제로 이어진다.'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은 RCP 8.5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21세기 말께 대부분 지역의 벼 생산량은 25% 이상 감소하고, 2060~2090년대 여름 감자는 고온 피해로 30% 이상 수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기획취재팀※기획취재팀글 : 김대현, 이현준차장, 배재흥기자사진 : 임열수부장, 조재현기자편집 : 김동철, 박준영차장, 장주석기자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클립아트코리아경기도농업기술원 연구원들이 신소득작목인 파파야 재배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2021.1.24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2021-01-24 경인일보

[통 큰 기사-기후위기 빙산의 일각·(1)지구 온난화를 막아주세요]한반도 덮친 북극의 비명

온실가스 영향… 북극 해빙면적 역대 최저제트기류 약화로 '장벽' 무너져 한파 남하"식량·질병·수자원 등 다양한 문제 가능성"최저기온 영하 20℃ 가까이 떨어지는 맹렬한 추위는 이달 인천·경기지역을 비롯한 한반도 전역을 얼렸다.인천은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5일 연속 최저기온 영하 10℃ 이하를 기록했다. 인천에서 1월 하루 최저기온이 5일 연속 영하 10℃ 이하를 기록된 건 2000년대 들어 단 3번뿐이다. 수원은 이달 중 최저기온이 영하 10℃ 이하를 기록한 날짜 수가 11일로, 2013년(12일) 이후 가장 많았다. 이런 강력한 한파는 앞으로 더욱더 자주 나타날 수 있다. 이번 추위는 물론, 역대급 장마와 폭염 등 우리가 경험했던 기후위기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것이다.기후위기의 경고음은 우리의 삶과 무관할 것 같은 극지에서 출발한다. 한반도에서 약 4천㎞ 떨어진 '북극'의 환경 변화는 이번 이상 한파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9월 초순 북극 해빙(海氷) 면적은 역대 2번째로 적었다. 보통 이 시기 북극 해빙 면적이 1년 중 가장 적은데, 그중에서도 '역대급'으로 적었던 것이다. 이달 초 북극 해빙 면적은 1천300만㎢ 규모를 나타냈다. 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 평균치에서 15% 적은 면적이다. 북극 해빙이 예년보다 늦게 얼고, 상대적으로 덜 언 셈이다.북극 해빙이 늦게 얼게 되면 늦어진 시간만큼 북극 인근 바다의 수증기와 열이 대기로 방출돼 대기 기압을 높이고, 성층권내 기압의 변화와 온도 상승을 일으킨다. 이른바 '성층권 돌연 승온' 현상이다. 이 현상은 북극 주변의 '제트기류'(북극 소용돌이)를 약하게 한다. 이 제트기류는 북극발 한파를 막아주는 장벽 같은 역할을 하는데, 이 장벽이 무너지면서 한파가 남하하게 됐고 결국 한반도까지 내려온 것이다. 온실가스에 따른 '지구 온난화'가 주된 요인이다.지구 온난화는 남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남극 빙하는 2007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연평균 감소량은 2007년 이후 1천940억t규모다. 1992년부터 2007년까지의 연평균 감소량 470억t에 비해 4배 이상 빨라졌다. 빙하로 인해 차가워진 바닷물은 적도 부근 바다(열대수렴대)의 따뜻한 물을 더욱 북쪽으로 밀어 올리게 된다. 극지연구소, 포스텍 국종성 교수 연구팀, 독일 게오마르 헬름홀츠 해양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남극 빙하에서 녹은 물이 1만7천㎞ 떨어진 동아시아의 온도를 0.2℃ 이상 끌어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극지의 환경 변화가 전 세계적 기후변화의 촉매제가 되는 것이다.인천 앞바다에선 충남 이남 바다에서 잡히던 물고기가 잡히고, 경기도에선 열대작물인 파파야가 시험 재배 중인 상황은 기후변화를 피부로 실감하게 한다.김성중 극지연구소 대기연구본부장은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면 우선 기상 상황이 나빠지지만 이로 인해 농·수산 등 식량 위기는 물론, 질병, 수자원 확보 등 다양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며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탄소를 줄이는 것은 '해도 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해야만 하는' 필수적인 일이 되고 있다"고 했다. 환경위기에 따른 위험도가 커질수록 12시에 가까워지는 '환경위기 시각'은 '오후 9시47분'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2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기획취재팀※기획취재팀글 : 김대현, 이현준차장, 배재흥기자사진 : 임열수부장, 조재현기자편집 : 김동철, 박준영차장, 장주석기자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그래픽. 2021.1.24. /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2021-01-24 경인일보

[기후위기 빙산의 일각]심각한 경기·인천 온실가스 배출

발전·제조 등 에너지 사용량이 대부분1억2255만t→ 1억3915만t 크게 증가전기·제품 소비과정서 간접적 발생량20% 이상 늘어난 '8207만t' 만만찮아경인지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율을 웃돌 정도로 증가세가 가파르다.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의 온실가스 인벤토리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경인지역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2014년 1억2천255만6천t에서 2018년 1억3천915만t으로 늘어났다. 13.5%의 증가율이다. 국가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같은 기간 6억9천193만2천t에서 7억2천763만3천t으로 약 5.1% 증가했다. 경인지역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를 이끌고 있는 모양새다.경인지역은 발전과 제조·건설업, 수송 등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에 따른 온실가스가 총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특징이 있다. 다양한 산업공정과 농업 등에서도 온실가스가 배출된다.전문가들은 경인지역의 경우 에너지 사용 등 생산과정에서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총배출량'에 포함되지 않는 '온실가스 간접발생량'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에너지를 사용해 생산된 전기나 제품을 소비하는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온실가스가 발생하는데, 인구가 지속해서 늘고 있는 경인지역의 경우 이 간접발생량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경인지역 온실가스 간접발생량은 2014년 6천771만2천t에서 2018년 8천207만5천t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가 넘는 증가율이다.이태휴 인천연구원 인천기후환경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인천 온실가스의 경우 영흥화력을 비롯해 공항과 항만 등 발생원이 복합적이라고 할 수 있다"며 "여기에 지속적인 인구증가로 가정과 상업, 공공분야 등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도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산업부분은 정부가 관리하고 있는 만큼, 지자체는 지역과 밀접한 가정과 상업, 공공분야에서의 온실가스 발생을 줄일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고재경 경기연구원 생태환경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경기지역은 인구가 늘고, 신도시 개발 등 개발사업도 많다"며 "경제활동이 활발한 만큼 에너지 소비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이 많다"고 했다. 그는 "이런 특성을 반영한 온실가스 관련 정책을 지자체 차원에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기획취재팀※기획취재팀글 : 김대현, 이현준차장, 배재흥기자사진 : 임열수부장, 조재현기자편집 : 김동철, 박준영차장, 장주석기자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수도권 유일의 석탄화력발전소인 인천 옹진군 영흥도의 한국남동발전(주) 영흥화력본부. 인천, 경기, 서울지역의 주된 전력공급원인 이곳에선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억 3천만t이 넘는 석탄이 발전을 위해 쓰였다. /기획취재팀

2021-01-24 경인일보

[기후위기 빙산의 일각]화력발전소 저감 '선택 아닌 필수'

가격·효율 이점 불구 '오염물질' 생성'위기의식' EU 중심 중단 선언 잇따라文대통령 2050 탄소중립 구상 등 불구2030년 비중 목표 40.4 → 29.9% 그쳐 무역시장 탄소국경세 등 대비 지적도인천 옹진군 영흥도 한국남동발전(주) 영흥화력본부. 수도권 유일의 석탄화력발전소다. 이곳에선 지난 10년간 연평균 3만4천GWh 규모의 전기가 생산되고 있다. 인천을 포함해 경기, 서울 등 수도권의 주된 전력 공급원이다. 발전을 위해 쓰인 석탄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억3천149만여t에 달한다.석탄은 연료 효율이 좋고, 값싸게 안정적으로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연소 과정에서 각종 환경오염물질과 함께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상당한 양의 온실가스를 대기 중에 배출하는 문제가 있다.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중엔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주는 산성비의 원인이 되고, 특히 황산화물의 경우 호흡기질환 등 인체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영흥화력의 경우 최근 5년간 연평균 3천760t 규모의 질소산화물과 5천150t 규모의 황산화물을 배출했다. 온실가스 배출량도 상당한 규모다. 온실가스의 90% 정도는 이산화탄소가 차지한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의 자료를 보면 지난 2018년 인천지역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5천125만t 규모로, 이 가운데 30~40% 정도가 영흥화력에서 배출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영흥화력내 총 6개 발전기 가운데 1·2호기는 2031~2034년 LNG 전환 계획이 있다. 나머지 4개 발전기 중 2개는 2038년, 2개는 2044년까지가 내구연한이다. 영흥화력 관계자는 "2034년 이후 영흥화력 발전 상황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도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한국남동발전 석탄화력 발전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여간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석탄발전은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전기 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다. 국내 전체 발전량 가운데 석탄발전량 비중은 40.4%를 차지한다. 문제는 석탄발전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다는 것이다. 석탄발전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7.9%를 차지한다. 석탄발전은 또 같은 양의 전기를 생산할 때 가스(LNG)보다 2.3배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기후변화에 대한 위기의식이 커지면서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석탄발전 중단을 선언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벨기에와 오스트리아, 스웨덴 등 국가는 이미 석탄발전 중단을 마무리한 상태다. 석탄발전량 비중이 1.1%와 2.4%인 프랑스와 영국은 각각 2022년, 2024년까지 석탄발전을 중단할 계획이고, 석탄발전량 비중이 29.4%인 독일은 2038년까지 석탄발전 중단을 선언했다. 일본은 2030년까지 140기의 석탄발전소 중 100기를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대신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겠다는 게 이들 국가의 구상인데, 프랑스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40%까지 늘리고, 독일은 2050년까지 80% 이상, 영국은 모든 전기에 대해 원전을 포함한 청정에너지로 생산할 방침이다. 이들 국가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이미 20~40% 정도인 상태다.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6.2%와 대비된다.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지난해 국내 석탄발전을 2045년 전까지 '0'로 감축하는 내용의 석탄발전 감축 로드맵 수립과 구체적 이행방안을 마련하라고 정부에 권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탄소중립 2050' 선언으로 정부의 탄소배출 저감 구상을 밝혔지만, 이후 산업통상자원부는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석탄발전량 비중을 현재 40% 수준에서 2030년까지 29.9% 정도로 낮추겠다는 정도의 목표만 확정한 상태다.장영기 국가기후환경회의 산업발전분과 저감위원장은 이에 대해 "정부가 최근까지 석탄발전기 가동 관련 투자를 많이 해 당장 폐쇄를 하는 데 어느 정도 부담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탄소배출 과다국 제품에 부과하는 무역관세인 탄소국경세 도입을 검토하는 국가들이 많아지는 등 무역여건도 바뀌게 될 가능성이 큰 만큼, 탄소배출 저감은 이제 생존을 위한 필수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온실가스가 다른 연료에 비해 많이 배출되는 석탄발전량을 줄이는 등의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정부가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했다. /기획취재팀※기획취재팀글 : 김대현, 이현준차장, 배재흥기자사진 : 임열수부장, 조재현기자편집 : 김동철, 박준영차장, 장주석기자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클립아트코리아인천지역 온실가스 배출량의 30%를 차지하는 인천시 옹진군 영흥화력 발전소 시설이 28일 오전 흰 연기를 뿜으며 가동되고 있다. 2020.12.2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21-01-24 경인일보

[통 큰 기사-인천항 평택항·(3·끝)경쟁력 키우는 상생의 길]'윈윈 구조' 한단계 도약…'한 배' 타야 살아남는다

불필요한 경쟁 해소… 서해안 '제5 항만공사' 주장도미국 등 인접항만 협력 사례… 작년 '상생 협약' 주목환황해 시대의 전초기지로 떠오른 인천항과 평택·당진항(이하 평택항)이 이제는 경쟁을 벗어나 상생의 길을 찾아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인천항과 평택항의 배후 경제권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으로 동일하다. 또한 지리적으로 중국과 맞닿아 있어 항로는 물론 양곡, 자동차 등 취급 물품도 상당수 겹친다. 출혈 경쟁까지는 아니더라도 경쟁이 불가피한 구조인 셈이다.이 때문에 오래전부터 인천항과 평택항이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통합 운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들이 제기돼 왔다.인천연구원은 2007년 '중국의 부상에 따른 인천항의 전략적 포트얼라이언스 추진 방안에 대한 연구'를 통해 "컨테이너의 경우 인천항과 평택항은 거의 동일한 중국항만과 해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어 수도권 지역의 양 항만 간 불필요한 경쟁을 해소해야 한다"며 "수출입화물 특성 측면에서 화학·공업제품만을 제외한 대부분 제품의 상호 간 보완관계로 분석돼 양 항만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양 항만의 통합 운영의 필요성을 제기했다.박완주 국회의원도 지난해 해양수산부 국정감사에서 "서해안은 대중국 교역의 최단거리에 위치해 있다"며 "대산항과 평택·당진항은 최근 몇 년 동안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고, 수도권 및 주요 중심도시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배후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어 물류 경쟁력이 크다"며 인천항과 평택항 등을 포함한 서해안 항만을 통합 운영하는 제5 항만공사(서해안 중부권 항만공사) 설립을 주장했다.마침내 지난해 9월 인천항만공사와 평택항만공사는 상생의 길을 찾기 위해 '인천항-평택항 상생협력관계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물류 연구 등의 공동 수행을 약속했다.통합 거버넌스의 필요성은 해외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미국 시애틀항과 타코마항은 컨테이너 물량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해 왔지만, 2015년 북서항만동맹(Northwest Seaport Alliance)을 결성하고 이듬해 컨테이너 물동량이 5% 증가하는 등 통합 거버넌스의 효과를 거뒀다. 북서항만동맹은 컨테이너 부문에서만 공동 마케팅 및 공동 시설투자 등을 통해 비용도 절감했다. 우수한 중앙대학교 국제물류학과 교수는 "미국은 인접한 항만공사끼리 협력하는 사례가 있다. 보완관계가 성립되기 때문에 공동운영체제 및 같은 부분을 통합한 것"이라며 "인천항과 평택항도 가깝다. 지금 당장 거버넌스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배후 경제권이 겹치는 부문 등에 공통으로 필요한 시설 설치 등에 대해 소통의 채널을 만드는 것은 고민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디지털 스페셜 바로가기 (사진을 클릭하세요!) ※기획취재팀글 : 최규원차장, 배재흥, 김태양기자사진 : 조재현, 김금보, 김도우기자편집 : 박준영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 전경. /기획취재팀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 전경. /기획취재팀

2020-12-22 경인일보

[인천항 평택항-황해를 넘어 세계로]인천항·평택항 '공생의 걸림돌'

두 항만, 물동량 상위 국가 4개 겹쳐인천항 60% 평택항 84%이 中 컨물량처리품목 유사… 자연스레 경쟁구도비교우위 특성화·항로발굴 협력 필요한국지엠, 평택항으로 '물량이전 시도'인천 항만 관계기관, 끝내 철회 시켜평택항 양곡 확대, 벌크도 경쟁 심화인천항과 평택·당진항(이하 평택항)은 국내에서 수도권 관문항과 주요 국가산업단지를 배후에 두고 있는 지역 거점 항만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인천항은 국내 2위 컨테이너 항만으로 자리 잡았고, 벌크 물동량은 지난해 기준 여수·광양항과 울산항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평택항은 매년 가장 많은 자동차 처리 실적을 기록하는 등 인천항 다음으로 벌크 물동량이 많다. 컨테이너 물동량도 2015~2019년 동안 연평균 6.4%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부산항과 여수·광양항을 중심으로 하는 정부의 '투 포트 정책' 속에서 국내 입지를 다져 온 결과다. 하지만 인천항과 평택항은 중국의 대형 항만들이 장악하고 있는 동북아 해상운송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전문지 로이드리스트에 따르면 인천항은 세계 57위 컨테이너 항만으로 50위권에 머물고 있고, 평택항은 순위권 밖에 있다. 항만 성장을 위해 동북아 해상운송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천항과 평택항은 경쟁 관계 속에 있다. 동북아를 넘어 세계적 항만으로 성장하기 위해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의 경쟁이 아닌 항만 코피티션(co-opetition·협력적 경쟁) 관계 구축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중복된 배후시장 인천항과 평택항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배후시장을 두고 있다. 각 항만의 물동량 비중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도 상당한 수준이다. 인천항의 지난해 교역 국가별 컨테이너 물동량 통계에 따르면 중국이 188만302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분)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전체 물동량 가운데 60.8%에 해당하는 수치다. 중국에 이어 베트남(10.7%), 태국(3.8%) 등이 뒤를 이었다. 평택항은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인천항보다 더 높다. 평택항의 지난해 국가별 컨테이너 처리실적을 보면 중국이 84.8%(61만4천818TEU)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고, 베트남(5.5%), 필리핀(4.1%) 등 순으로 나타났다.컨테이너를 포함한 전체 화물 물동량으로 범위를 넓힐 경우에도 인천항과 평택항의 주요 교역 국가는 중복 현상을 보인다. 인천항과 평택항의 지난해 교역 국가별 전체화물 물동량 비중을 보면 인천항은 중국(22.7%), 카타르(7.8%), 미국(6.4%), 호주(6.3%), 베트남(5.7%) 등 순으로 높은 비중을 보였고, 평택항은 호주(22.8%), 중국(15.9%), 미국(9.4%), 카타르(6.1%), 브라질(4.5%) 등 순이었다. 두 항만의 상위 5개 교역국 중 4개국이 겹친다.교역 국가가 비슷하면 각 항만이 주로 처리하는 품목도 유사한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경쟁 구도가 형성된다.인천항과 평택항의 지난해 품목별 전체화물 물동량 통계에 따르면 인천항은 석유가스 및 기타가스(16.8%)가 가장 비중이 컸고, 방직용섬유 및 관련제품(13.1%), 석유 정제품(11.8%), 유연탄(9.8%), 차량 및 관련부품(5.0%) 등 순이었다. 평택항은 석유가스 및 기타가스(21.1%), 철광석(18.4%), 차량 및 관련부품(14%), 철강 및 관련제품(10.8%), 방직용섬유 및 관련제품(7.7%) 등이었다. 인천항과 평택항의 비교 품목을 상위 15개로 확대할 경우 10개(66%)가 중복된다.교역국가와 처리 품목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각 항만이 반드시 협력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다만, 처리 품목 가운데 경합성과 보완성을 가진 품목을 골라내고 각 항만이 비교 우위에 있는 화물을 특성화하거나, 공통의 배후시장을 보다 확대할 항로 발굴에 협력하는 등의 방식은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수도권·충청권 경쟁 심화2018년 제너럴모터스(GM)와 종합물류업체인 현대글로비스가 체결한 계약이 인천 항만업계를 뒤흔들었다. 두 기업 간 계약으로 한국지엠은 인천 내항에서 미주로 보내는 신차 선적 물량 가운데 6만 대 정도를 평택항으로 이전해 처리하겠다는 의사를 부두운영사 측에 알렸다. 당시 한국지엠 신차 선적 예상 물량의 30%에 달하는 규모였다. 인천 내항 물동량이 지속해서 줄어드는 상황에서 한국지엠 신차 물동량 일부가 평택항으로 옮겨간다는 것에 대한 항만업계의 우려가 있었다. 한국지엠 신차 물동량 이전으로 인한 타격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인천시와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인천항만공사 등 관계기관의 노력으로 한국지엠이 계획을 철회했지만, 인천항과 평택항의 경쟁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사례였다.인천항과 평택항의 국내 수출입 물류 흐름을 보면 두 항만의 경쟁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2018년 작성한 '전국 해상화물 O/D(기·종점) 전수화 및 장래 예측' 보고서를 보면 2017년 인천항과 내륙 간 운송된 전체 컨테이너의 시도별 기·종점은 인천이 45%(134만1천TEU)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고, 경기 39.5%(117만7천TEU), 부산 4.1%(12만TEU), 충남 3.8%(11만3천TEU) 등 순으로 나타났다. 평택항은 같은 시기 경기가 64.2%(40만7천TEU)로 점유율이 가장 높았다. 충남 15%(9만5천TEU), 인천 5.9%(3만7천TEU), 경북 4.7%(2만9천TEU) 등 순이었다. 인천항과 평택항은 컨테이너와 관련해 인천·경기 등 수도권과 충남 지역이 기·종점으로 겹친다.보고서는 인천항과 평택항의 경쟁 구도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보고서는 "인천항은 평택항과 수도권, 충청권의 화물 유치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또 "평택항은 인천항 등과의 화물 유치 경쟁으로 인해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화물 물량을 가져간 것으로 판단된다"고도 했다.벌크 물동량에 대한 경쟁도 치열하다. 대표적인 화물이 양곡이다. 한때 우리나라 수입 양곡의 대부분을 처리했었던 인천항은 지난 10년간 양곡 물동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양곡 물동량은 412만6천RT(운임톤)로 2010년(664만RT)보다 37.8% 줄었다.평택항은 지난해 241만2천RT의 양곡을 처리하며 2010년(1천400RT)보다 1천600배 증가했다. 평택항은 2011년 5만t급 2선석 규모의 양곡 부두를 조성하고, 곡물 저장시설인 전용 사일로를 갖추게 됐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평택항의 양곡 처리량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인천항 양곡 물동량도 평택항으로 일부 이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1~10월 인천항의 양곡 물동량은 337만8천RT를 기록하며 전국 항만 중 가장 높다. 우리나라 양곡 처리량의 36% 수준이다. 평택항은 같은 기간 212만3천RT의 양곡을 처리하며 전체 비중의 22.6%를 차지하고 있다. 인천항, 부산항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기획취재팀▶디지털 스페셜 바로가기 (사진을 클릭하세요!) ※기획취재팀글 : 최규원차장, 배재흥, 김태양기자사진 : 조재현, 김금보, 김도우기자편집 : 박준영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인천신항 선광 컨테이너 터미널에 적치된 컨테이너들. /기획취재팀

2020-12-22 경인일보

[인천항 평택항-황해를 넘어 세계로]해외항만은 어떻게 경쟁력을 갖췄나

선박의 대형화 추세와 인수합병을 거쳐 몸집을 키운 대형 선사들이 해운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차 강해지면서 항만들은 코피티션(co-opetition·협력적 경쟁) 전략을 통해 국제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현재까지 정보교환 등 낮은 수준의 교류부터 비용 절감과 위험 분산 효과를 노린 공동 시설 투자, 관리 주체 통합 등 높은 수준의 협력 사례까지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다.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동북아 주요 항만 간 코피티션(Co-opetition) 전략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독일 함부르크항과 브레멘항은 지난 2000년 각 항의 운영사가 50%씩 지분을 투자해 두 항만의 화물을 공동으로 처리할 새로운 터미널 운영사 '유로게이트'를 설립했다. 화물을 함께 처리함으로써 항만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이런 결정은 두 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로 이어졌다.국경을 넘어 항만 거버넌스를 구축한 이른바 '2국 1항만공사'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발트해 연안 덴마크의 코펜하겐항과 스웨덴의 말뫼항은 지난 2001년 합병기업인 CMP(Copenhagen Malmo Port)를 설립해 항만 관리 주체를 통합했다. 특화 품목이 다르지만 근거리에 위치했다는 이유로 발생하는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고, 공동 마케팅·운영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난달 열린 제1회 인천국제해양포럼에 참석한 요슈카 피셔 전 독일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남북의 '통합 한반도항만공사'를 언급하면서 코펜하겐·말뫼항 통합을 사례로 들었다. /기획취재팀▶디지털 스페셜 바로가기 (사진을 클릭하세요!) ※기획취재팀글 : 최규원차장, 배재흥, 김태양기자사진 : 조재현, 김금보, 김도우기자편집 : 박준영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

2020-12-22 경인일보

[인천항 평택항-황해를 넘어 세계로]전문가 제언

서해·수도권 배후경제권 '공통점'운영체계 달라 지속적 교류 필요중국 '1성 1항만' 국가가 합병 주도지역 기관·정부부처 고민 필요한 때"인천항과 평택·당진항(이하 평택항)이 함께 발전하기 위해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부분부터 맞춰나가야 합니다."인천연구원 교통물류연구실 강동준(사진)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서해안권(수도권·경인지역) 항만이 발전하려면 인천항과 평택항이 공동 목표를 가진 통합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인천항과 평택항은 황해와 맞닿아 있고, 수도권을 배후경제권역으로 두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벌크뿐 아니라 컨테이너를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고, 대상국도 비슷해 서로 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두 항만 간 상생 발전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으나 현재 경쟁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게 강 위원의 이야기다. 그는 "서로 경쟁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능 및 역할을 분담하는 등 협력 체계 구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인천항과 평택항은 운영·관리 구조가 다르다. 인천항은 정부의 항만공사제도 도입에 따라 만들어진 인천항만공사가 운영을 맡고 있고 평택항은 경기도 조례로 설립한 경기평택항만공사, 경기도와 충남, 평택시와 당진시 등 다양한 기관이 관리·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강 연구위원은 "인천항과 평택항은 운영·관리 및 체계가 달라 협력 관계 구축 등을 논의하는 데 제약이 있다"며 "항만 간 경쟁 구도가 이어지고 있고, 각자의 방식으로 산업을 이끌어 온 지역 항만업계의 이해관계도 얽혀 있다"고 말했다.강 연구위원은 인천항과 평택항의 운영 주체, 항만업계 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단계부터 협업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항로 확보를 위한 공동 마케팅과 상생 발전을 위한 세미나를 펼치는 등 지속해서 교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인천항과 평택항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게 강 연구위원의 이야기다. 그는 "인천항만공사와 평택항만공사가 지난해 체결한 상생 협력관계 구축 협약은 좋은 시작점"이라며 "주기적으로 만남을 가지며 서로의 입장을 듣는 것부터 시작해 국제 경쟁력을 함께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천천히 맞춰나가야 한다"고 말했다.세계적인 항만을 보유한 중국은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1성(省) 1항만' 시스템을 지향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항만 간 합병을 주도하기도 했다. 중국 저장성에 있는 닝보·저우산항이 대표적이다. 닝보와 저우산 등 두 항만의 합병은 중복 투자를 막고, 시너지 효과를 높이려는 중국 중앙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였다. 영국 조선·해운 전문지 로이드리스트에 따르면 닝보·저우산항은 세계 3위 컨테이너 항만으로 자리 잡고 있다.강 연구위원은 인천항과 평택항의 상생 발전을 위해 해양수산부 등 중앙부처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강력한 중앙정부를 바탕으로 항만 간 합병을 추진하는 중국의 사례를 우리나라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인천항과 평택항이 함께 발전해 환황해권을 넘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각 지역의 유관기관뿐 아니라 정부부처도 다양한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디지털 스페셜 바로가기 (사진을 클릭하세요!) ※기획취재팀글 : 최규원차장, 배재흥, 김태양기자사진 : 조재현, 김금보, 김도우기자편집 : 박준영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강동준 인천연구원 연구위원

2020-12-22 경인일보

[인천항 평택항-황해를 넘어 세계로]'상생협력관계 구축' 협약

인천·평택항, 국가경쟁력 향상 '합심'협력적 경쟁 관점 '진일보 수준' 평가코로나로 일시중단… 내년부터 재개인천항과 평택항은 단순 경쟁적 관계에 그치지 않고 '상생 방안'을 모색했다. 지난해 9월 인천항만공사와 경기평택항만공사가 체결한 '항만발전을 위한 상생협력관계 구축 협약'이 그 결과물이다.당시 양측이 맺은 협약서는 서두에 '불필요한 물동량 경쟁을 지양하며 양 항만 간 물동량 창출을 위해 함께 협력하여 지속 가능한 발전과 국가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상호 협력한다'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동북아 물류 중심 항만 실현'을 구체적인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양 기관은 ▲항만물류 및 해양관광 활성화를 위한 공동 사업 발굴, 투자 ▲항만 지역 대기 질 개선 등 친환경 항만 조성 ▲항만 재난위기 대응 및 안전관리 강화 상호 협력 ▲항만기본계획에 적합한 물동량 창출 공동 노력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물류 연구 공동 수행 ▲양 항만 간 불필요한 물동량 경쟁 지양 및 상생협력 노력 ▲필요시 양 기관 간 인사교류 등 7가지 세부과제를 협의회를 구성해 추진하기로 했다.양 기관의 이런 움직임은 인천항과 평택항이 협력의 물꼬를 텄다는 의미를 넘어 항만 코피티션(co-opetition·협력적 경쟁)의 관점에서도 상당히 진일보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2014년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발행한 '인천항과 평택항의 전략적 연계 및 상생 발전방안' 연구는 두 항만의 협력 발전방안을 ▲친목도모 수준 정보·문화교류 ▲단기협약 및 계약 통한 협력 ▲인프라 공유 및 공동운영 ▲항만 거버넌스 구조개혁 등 네 가지로 구분했다. 양측이 협약 내용을 실제 항만 운영에 적용한다면 2~3단계인 '제휴협력' 수준에 이르게 된다.다만 현재는 코로나19 여파로 협약 내용을 구체화 하기 위한 실무적인 논의가 잠정 중단된 상태다. 또한,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각 항만이 당장의 손익을 추구할 경우 앞으로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이에 대해 평택항만공사 관계자는 "중국, 동남아 등 특정 항로에 대한 과열 경쟁을 줄이고 두 항만의 정보 공유나 공동 연구 등 정기적인 교류를 해보자는 취지였는데, 코로나 상황 등으로 잠시 중단돼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도 "인천항과 평택항은 같은 경인지역 항만으로서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협력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판단해 의욕적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면서 "내년부터는 코로나 사태로 중단된 상생 관련 논의를 다시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취재팀▶디지털 스페셜 바로가기 (사진을 클릭하세요!) ※기획취재팀글 : 최규원차장, 배재흥, 김태양기자사진 : 조재현, 김금보, 김도우기자편집 : 박준영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인천항만공사와 경기평택항만공사는 지난해 9월 불필요한 물동량 경쟁을 지양하고,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2018년 인천항의 한국지엠 신차 물동량 일부를 평택항으로 옮겨 처리하고자 제너럴모터스(GM)와 현대글로비스 간 체결한 계약 때문에 인천 항만업계가 한때 반발하기도 했다. 사진은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 전경. /기획취재팀

2020-12-22 경인일보

[통 큰 기사-인천항 평택항·(2)진화를 위한 과제]수도권 물류 서비스 최적화 '스마트 항만' 거듭난다

해수부 2030비전·개발계획 추진인천항, 상품·소비 중심 컨 육성평택항, 자동차 등 산업지원 특화對중국 무역 물류거점으로 조성환황해시대 전초기지로 주목받고 있는 인천항과 평택·당진항(이하 평택항)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고부가가치 스마트 항만으로 진화하고 있다.인천항은 상품·소비 중심의 수도권 전용 중심 항만으로 육성하기 위해 컨테이터 부두를 확충하고, 평택항은 자동차·양곡 등 수도권 산업지원항만으로 특화된다.해양수산부는 2030년까지 전국 항만에 대한 중장기 비전과 개발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해수부는 항만의 자동화·디지털화를 통한 스마트 해상물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 기술 중심의 자동화 항만 도입 ▲항만물류 정보화·지능화를 통한 스마트 물류 연계망 구축 ▲4차 산업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항만 인프라 관리체계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특히 인천항과 평택항은 최인접·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안정적 물류 공급망을 구축해 대중국 수출입 화물처리를 위한 물류거점 항만으로 조성된다.이를 위해 인천항에는 2030년까지 컨테이너 부두 3선석(4천TEU급)을 건설하고, 남항 항만배후단지 2단계(아암물류2단지) 331만2천㎡, 신항 항만배후단지 1-1단계(214만6천㎡), 신항 항만배후단지 1-2단계(40만7천㎡) 등 총 586만5천㎡ 규모의 배후단지를 개발한다. 여기에 송도신도시내 지하차도 건설을 통해 수도권 소비재 중심의 물류클러스터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또 침체된 원도심 재생과 환황해권 해양관광 중심지 육성을 위해 인천 내항 1·8부두를 해양문화지구 등으로 재개발된다. 평택항은 자동차·양곡화물 처리 및 배후산단 지원을 위한 인프라를 확충하고, 초대형 선박 수리조선소도 건설할 계획이다. 현재 평택항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5만t급 양곡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전용항구(2선석)가 설치돼 있어 양곡 물동량이 늘어나는 추세다.또한 인천항에는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전자상거래 성장을 대비해 콜드체인·전자상거래, 평택항에는 PDI(Pre-Delivery Inspection, 출고전 차량점검) 등 유사 산업을 직접화·특성화한 배후단지 조성으로 부가가치를 높일 계획이다.우수한 중앙대학교 국제물류학과 교수는 "해수부의 중장기 개발계획의 핵심인 스마트는 자동화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인천항과 평택항의 스마트 항만 개발 역시 자동화가 아닌 개별 항에서 다루는 물류 품목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디지털 스페셜 바로가기 (사진을 클릭하세요!) ※기획취재팀글 : 최규원차장, 배재흥, 김태양기자사진 : 조재현, 김금보, 김도우기자편집 : 박준영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인천항과 평택항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글로벌 경쟁력과 고부가가치를 유발할 수 있는 스마트 항만으로 진화하고 있다. 사진은 평택항 국제여객부두 공사 현장. 2020.12.21 /기획취재팀인천항과 평택항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글로벌 경쟁력과 고부가가치를 유발할 수 있는 스마트 항만으로 진화하고 있다. 사진은 인천신항 배후단지 공사 현장. 2020.12.15 /기획취재팀

2020-12-21 경인일보

[인천항 평택항-황해를 넘어 세계로]인천항, 시급한 기능 재정립

내항 '조수간만의 차' 정시·신속성 한계외항 개발 통해 빠르게 분산되기 시작남·신항 '컨', 내·북항 '벌크' 중심 운영업계, 물류 흐름 변화 맞춘 개발 요구1883년 개항 이후 인천항의 물류 중심에는 내항이 있었다. 내항은 컨테이너 전용부두, 자동차 전용부두, 양곡 전용부두 등 컨테이너부터 벌크까지 모든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다기능 종합부두로 운영됐다. 10m가 넘는 조수 간만의 차를 극복하게 해준 갑문이 있어 최대 5만t급 선박이 자유롭게 입출항할 수 있었다.갑문은 조수 간만의 차이를 극복해주는 시설이었으나 선박 출입을 위해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서비스의 정시성(定時性)과 신속성을 요구하는 컨테이너선 등이 이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게 남항, 북항, 신항 등 외항이다. 내항 중심이었던 인천항의 물류 흐름은 남항, 북항, 신항 등으로 분산되기 시작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물류 흐름 속에서 항만별 물류 특성을 반영한 기능 재정립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항만업계의 목소리가 높다.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의 중심은 내항 4부두·남항에서 신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인천항은 현재 남항과 신항의 4개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컨테이너를 주로 처리한다. 인천항을 거치는 컨테이너가 남항과 신항으로 나뉘어 처리되고 있는 것이다.최근 신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남항은 감소하고 있다. 올 1~10월 인천 신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대비 13.8% 늘어난 159만5천TEU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남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해보다 7.3% 줄어든 74만9천TEU로 집계됐다. 2025년까지 조성 예정인 신항 1-2단계 컨테이너 터미널이 문을 열면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에서 신항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항만업계는 인천항 컨테이너 물류 흐름이 신항으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남항의 기능 재정립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인천항만공사는 남항 역무선부두 배후부지에 중고차 판매·물류와 관련한 경매장, 검사장, 부품판매장 등을 갖춘 인천항 스마트 오토밸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중고차 수출의 90%를 담당하는 인천항의 이점을 활용한다는 것인데, 지역 사회 민원을 우선 해결해야 한다. 남항의 성공적인 기능 재정립을 위해 컨테이너 터미널의 존속, 모래부두 이전 문제 등도 함께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남항과 신항이 컨테이너 위주라면 내항과 북항은 벌크 중심의 항만이다. 북항은 인근 공장 등에서 필요한 산업 원부자재를 주로 처리하고 있는데, 내항의 취급 화물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철강 및 관련 제품이 대표적이다. 2019년 기준 철강 및 관련 제품 물동량은 내항이 222만5천RT(운임톤), 북항이 285만3천RT를 기록했다. 화학공업 생산품 물동량도 내항과 북항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내항과 북항은 2019년 기준 각각 42만RT, 30만8천RT의 화학공업 생산품을 처리했다. 내항과 북항 각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두 항만의 기능 재정립도 필요하다고 항만업계는 이야기한다.항만업계 관계자는 "현재 인천항 안에서도 화물 처리 품목이 겹쳐 항만 간 불필요한 경쟁이 발생하고 있다"며 "국내·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고 불필요한 내부 경쟁을 없애기 위해 각 항만을 특성화하고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컨테이너 부두가 있는 남항과 신항에 대해선 해양수산부, 인천해수청, 인천항운노조 등과 TF팀을 구성해 기능 재정립, 중장기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내항과 북항 사이에는 당분간 화물 이전이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 물동량 추이 등 모니터링 중심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디지털 스페셜 바로가기 (사진을 클릭하세요!) ※기획취재팀글 : 최규원차장, 배재흥, 김태양기자사진 : 조재현, 김금보, 김도우기자편집 : 박준영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빠르게 변화하는 물류 환경에 맞춰 인천항의 성공적인 기능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인천 내항 일대 사진. 2020.12.16 /기획취재팀

2020-12-21 경인일보

[인천항 평택항-황해를 넘어 세계로]인천항, 입주업체 비용 부담

㎡당 평균 1722원… 평택항 등의 2~7배자유무역지역 지정 통해 '감면' 필요성IPA, 타당성 검토중… 인센티브 등 고민인천항 주변에는 다양한 역할을 하는 항만 물류업체가 있다. 이들 업체는 항만 배후단지에서 화물 보관, 제조, 가공 관련 시설을 운영하며 지역 항만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인천항 배후단지는 현재 남항의 아암물류1단지, 북항 남측 배후단지가 운영되고 있으며 30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입주 기업 선정 등 단계에 있는 아암물류2단지, 북항 북측 배후단지, 신항 배후단지 1단계 1구역이 운영을 시작하면 인천 항만산업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인천 항만업계는 인천항 발전을 위해 배후단지 임대료 개선이 최우선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 다른 항만 배후단지와 비교했을 때 임대료가 비싸기 때문이다.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인천항 배후단지의 ㎡당 임대료는 평균 1천722원이다. 신항 배후단지 1단계 1구역의 임대료가 1천964원으로 가장 비싸고 아암물류2단지(1천945원), 북항 북측 배후단지(1천752원), 북항 남측 배후단지(1천560원), 아암물류1단지(1천389원) 순이다. 광양항(258원), 부산항(482원), 평택항(700원)과 비교했을 때 2~7배 높은 수준이다.인천항만공사는 인천항 배후단지 임대료를 산정할 때 국유재산법에 따라 공시지가를 기반으로 하거나, 30년 기준 투자비 회수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항만업계는 항만 배후단지 조성에 있어 인천항에 대한 정부 재정 지원이 적었던 점을 높은 임대료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광양항은 정부로부터 100%, 부산항과 평택항은 50%의 재정 지원을 받은 데 비해 인천항은 25% 정도에 불과했다는 게 항만업계의 설명이다. 인천항만공사의 투자비가 높다 보니 임대료가 높게 측정된다는 것이다.항만업계는 인천항 배후단지가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돼있지 않은 점도 임대료 차이의 이유라고 말한다. 자유무역지역은 자유로운 제조·물류 유통과 무역 활동이 보장되는 곳으로 임차료가 저렴하며 관세 유보 등의 혜택을 받는다. 부산 신항, 광양항, 평택항 등의 배후단지는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항만업계는 인천항 배후단지를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해 임대료 감면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유무역지역으로 적합한 곳에는 신항 배후단지가 꼽힌다.항만업계 관계자는 "평택항 등 인근 항만 배후단지에 있는 업체와 경쟁해야 하는데 임대료 차이가 너무 커 경쟁력을 잃고 있다"며 "항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적정 수준까지 임대료를 낮출 수 있도록 자유무역지역 지정 등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인천연구원 김운수 연구위원은 인천항 항만 배후단지 임대료 개선 방안으로 실적 평가를 통한 임대료 인하 인센티브 추진, 자유무역지역 지정을 통한 고시 임대료 적용 등을 제시한다. 김 연구위원은 "경쟁력 있는 임대료 정책은 운영기업의 사업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다른 항만 배후단지와의 경쟁 관계뿐 아니라 운영 기업의 부담 여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인천항만공사뿐 아니라 인천시도 지역 기업 및 항만 활성화를 위해 항만 배후단지의 임대료 지원책을 함께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자유무역지역 지정은 현재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고, 매년 사업 실적 평가에 따라 임대료 감면이 아닌 금액을 직접 지급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항만 배후단지 입주업체의 임대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센티브 제도를 확대하는 방법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디지털 스페셜 바로가기 (사진을 클릭하세요!) ※기획취재팀글 : 최규원차장, 배재흥, 김태양기자사진 : 조재현, 김금보, 김도우기자편집 : 박준영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

2020-12-21 경인일보

[인천항 평택항-황해를 넘어 세계로]평택항, 단절된 입지조건

도심과 30㎞ 거리·관광자원도 적어정주 인프라 미흡… 인력채용 어려워해수부 '문화공간 조성' 변화 기대감대중국 무역거점으로서 평택·당진항(이하 평택항)의 항만 입지조건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평택항은 도시 공간과의 '단절'이라는 취약점도 동시에 노출한다. 상업, 관광 등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 항만의 주요 기능 중 하나로 부각하면서 '친수공간'으로 변모해야 한다는 새로운 과제가 평택항에 주어진 것이다.기본적으로 평택항은 평택 도심(평택시청 기준)과 30㎞가량 떨어져 있다. 과거보다 대중교통 노선이 편리해졌다고는 하나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 접근성이 떨어진다. 불편한 교통편을 감수하고서라도 평택항을 찾게 하는 관광 자원 역시 부족하다.사람의 왕래가 적다는 건 평택항에 근거지를 둔 항만물류업계의 인력 채용 문제와도 연결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주거, 학교, 병원, 문화, 레저, 관광 등 인프라가 부족한 평택항에 직장을 구하고자 하는 청년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하소연한다.맹중열 평택항발전협의회 공동대표는 "평택항은 사람이 붙어 있을 수 있는 모든 도시 인프라 구축이 안 돼 있다. 일단 사람들이 들어와야 양질의 인력을 뽑을 수 있는데, 아예 오질 않으려고 한다"며 "이곳에서 일하면 삶의 질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건데, 가장 기초적인 교통부터 여가 시설까지 사람들이 모여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평택시가 지난 2월26일부터 40일간 평택항 항만 관련 업체 임직원들을 상대로 '평택항 이용 및 활성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16%가 '배후교통망 미흡'을 평택항 이용 및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았다. 또한, 평택항 배후교통망에 대한 의견을 묻는 문항에서는 '불편하다'는 의견이 85%에 달했다. 이 중 3%는 '이용 항만을 변경할 만큼 불편하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평택항 화물 운송을 위해 배후교통망이 시급한 도로'로는 '제2서해안 고속도로 평택~부여' 47%, '38번 국도' 32% 등으로 나타났다.고무적인 사실은 해양수산부가 지난달 발표한 '2030 항만정책 방향과 추진전략'에 평택항을 지역 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평택항 39만㎡ 부지가 레저·문화 등 친수 기능을 특화한 복합공간으로 재탄생 된다. 평택시 역시 평택항 매립지 부지를 해양생태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교통 등 평택항 주변 도시 인프라도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지점이다.변백운 평택시 항만정책관은 "과거에는 물동량과 선석 능력이 항만 발전의 척도였으나 지금은 항만의 기능이 삶의 질과 연관되면서 다양해지고 있다"며 "평택항을 폐쇄적인 공간이 아닌 친수공간으로서 시민들이 친숙함을 느끼고 자주 찾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기획취재팀▶디지털 스페셜 바로가기 (사진을 클릭하세요!) ※기획취재팀글 : 최규원차장, 배재흥, 김태양기자사진 : 조재현, 김금보, 김도우기자편집 : 박준영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평택항은 대중국 무역 거점으로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지만 도시 공간과의 단절 및 주거·관광 등의 인프라 부족으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은 평택항 항공사진 모습. /기획취재팀

2020-12-21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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