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프랑스. 불어를 한 마디도 못하는데 유명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싶다. 하지만 걱정은 없다. 갤럭시S24로 전화를 걸어본다. 실시간 통역을 누르니 카카오톡처럼 대화 창 하나가 뜬다. '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귀에는 낯선 프랑스어가 들려오지만 당황하지 않는다. 대화 창에 한국어로 번역된 문장이 게시됨과 동시에 한국어 음성이 귓가에 들려와서다. “안녕하세요. 12시에 2명 방문하고 싶은데 예약을 할 수 있을까요?" 한국어로 말했지만 상대방에겐 불어로 해석돼 들릴터다. 식당에서 추천하는 메뉴는 뭔지, 지하철 역과 가까이 있는지 꼼꼼히 물어보고 예약에 성공했다. 갤럭시S24 시리즈의 실시간 통역 기능을 체험한 것이다.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월드IT쇼엔 삼성전자 전시관이 널찍하게 마련돼있었다. 지난 19일 방문한 전시관 곳곳에선 삼성전자 제품의 여러 혁신 기능을 체험할 수 있었는데, 이 중 갤럭시S24의 실시간 통역 기능도 있었다. 프랑스 현지 식당 예약 상황을 가정해 실제 프랑스인인 직원과 통화하는 체험이었다. 삼성전자 측이 예시로 제시한 질문 외 여러 질문을 한국어로 던져도, 프랑스어로 원활하게 통역돼 전달됐다. 여러 종류의 화분과 옷들이 모여있는 곳에선 갤럭시S24 시리즈의 서클투서치 기능을 체험할 수 있었다. 같은 듯 다른 듯한 여러 화분 중 하나를 갤럭시S24에 비춘 후 동그라미를 그리니, 곧바로 해당 식물을 검색해 이름을 알려줬다. 갤럭시S24로 사진을 찍고 AI 기능으로 편집하는 것을 체험할 수도 있었다. 도서관처럼 꾸며진 공간에선 긴 글을 빠르게 요약하거나 번역하고, 녹음한 내용을 텍스트로 쉽게 변환한 후 정리하는 기능을 경험할 수 있었다. 전시가 끝나기 1시간 전에 방문했음에도 많은 관람객들이 갤럭시S24시리즈의 여러 기능을 체험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어두운 곳에서도 밝고 선명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나이토그래피'를 체험할 수 있는 포토 스튜디오는 다수의 관람객이 몰려 이미 체험이 마감된 채였다. 체험에 참여할 때마다 스티커를 하나씩 받을 수 있었는데 모두 모으면 소정의 기념품을 증정했다. 스티커를 모으는데 재미를 느낀 관람객들이 더욱 열심히 체험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일반 관람객들은 물론, 월드IT쇼에 참가한 다른 기업들의 관계자들도 다수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었다. 여러 기능을 체험하고 궁금한 점을 상세하게 질문하기도 했다. 갤럭시S24 시리즈의 실시간 통역 기능을 체험하기 위해 대기하던 한 기업 관계자는 현장 직원에게 두 언어 통역의 시간차는 어느 정도인지, 사투리로 말해도 통역이 가능한지 등을 물었다. 갤럭시S24 시리즈 외에 2024년형 Neo QLED 8K, 비스포크 AI 스팀, 비스포크 무풍갤러리 등 AI 기술이 적용된 여러 비스포크 신제품들도 전시돼있었다.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기기인 갤럭시 스마트태그2도 만날 수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 삼성전자는 10·20대 관람객들에도 중점을 뒀다. '삼성월렛'의 선불식 충전카드와 멤버십, 티켓, 선물하기 기능 등 10·20대의 라이프 스타일에 최적화된 기능을 소개하는 한편 사전 신청을 통해 10대 현장 체험학습 인원을 대상으로 전시관 도슨트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월드IT쇼 전시에 대해 “본격적인 AI 시대를 맞아 '갤럭시 AI'와 함께 더욱 자유롭고 스마트하게 변화하는 일상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10·20대의 취향을 반영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갤럭시 AI가 제안하는 새로운 모바일 라이프를 보다 실감나게 즐기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한편 월드IT쇼는 국내 최대 IT 전시회다. 올해 16회째를 맞았다. 'AI가 만드는 일상의 혁신'을 주제로 사흘간 열렸는데 6만5천여명이 몰렸다.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등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인 것은 물론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ICT 바이어들과 수출 상담을 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오전 8시에 문을 여는데, 오전 10시면 1·2·3 주차장이 꽉 차요" 19일 오후 2시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에 들어선 스타벅스 용인고기동유원지점 주차장에서 만난 주차요원의 설명이다. 주차요원은 “오늘만 200명에게 만차라고 설명한 것 같다"며 “주말에는 손님이 더 많이 몰린다"고 말했다. 국내 1위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코리아가 용인에 신규 오픈한 스타벅스 매장이 개점과 동시에 입소문을 타고 소비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숲을 조망할 수 있는 매장이라는 게 주된 요인이다.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용인고기동유원지점은 지난 9일에 개점했다. 성남시와 용인시의 경계를 이루는 고기동 계곡 및 낙생저수지 주변에 조성된 용인 최대 유원지 고기동유원지 초입에 자리했다. 매장은 지하 1층~지상 2층, 전용 793.48㎡ 규모다. 실내 좌석은 160개, 야외 좌석은 102개 등 총 좌석은 270개다. 야외 테라스석을 별도로 마련, 소나무가 우거진 자연 경관과 함께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매장이라는 게 스타벅스 관계자 설명이다. 주차대수는 총 80대다. 스타벅스 신규 매장이 들어선 용인 고기동 일대는 최근 상권이 커지며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는 물론 개인 카페들도 속속 생기는 중이다. 특히 고기동 상권은 여름이 성수기로 꼽힌다. 고기리 계곡으로 피서 오는 이들로 일대가 북적여서다. 길가에 불법 주·정차로 인한 교통 체증이 상당한 동네이지만, 최근엔 스타벅스 오픈으로 일대 도로가 더욱 붐비는 상황이다. 이날 방문한 스타벅스 용인고기동유원지점은 올초 수원에 들어선 스타필드 수원 오픈 당시 열기가 연상될 정도로 매장으로 향하는 길이 쉽지 않았다. 매장과 연결된 도로가 편도 1차선으로 좁은데, 매장 주차장은 일찍이 만차인 탓에 도로가 정체를 빚어서다. 매장 내부도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매장 내부는 물론, 야외에 놓인 좌석까지 방문객들로 가득했다. 평일인데도 주말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 용인은 물론, 수원과 오산 등 인근 지역에서 두루 이곳을 찾았다. 용인고기동유원지점을 찾은 소비자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수원에서 왔다는 박모(28)씨는 “매장이 크고 주변 자연 경관을 볼 수 있어서 좋다"고 평했다. 북수원에서 왔다는 조모(37)씨는 “매장 분위기는 좋은데 사람이 너무 많아 한참 나중에나 올 것 같다"고 했다. 오산에서 왔다는 배모(40대)씨는 “도시에 위치한 스타벅스와 달리 자연 경관을 볼 수 있는 매장이라 좋다. 자연친화적인 매장이라 이색적이고 베이커리 종류도 다양해서 좋다"고 말했다. 차량 정체와 불편한 주차 문제도 언급됐다. 김모(34)씨는 “SNS에서 보고 왔는데 도로가 협소해 진입이 어려웠고 평일인데도 주차가 쉽지 않았다. 주차장이 꽉 차 다른 곳에다 주차를 하고 왔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김모(37)씨는 “수원에서 이곳 고기리까지 차가 막혀 30분이 넘게 걸렸다. 주차도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 40대 고객은 “고기리는 휴가철에 사람이 몰리는 동네인데, 오늘 와보니 휴가철보다 사람이 훨씬 많다"고 고개를 저었다. 스타벅스에 사람이 몰리자 인근 카페들도 손님이 늘어나는 양상이다. 인근 카페 사장 하모(34)씨는 “매출이 소소하게 증가했는데, 그만큼 일거리도 늘었다. 오전 11시에 문을 여는데, 오픈 전에 주차한 차량이 최근엔 늘 몇 대씩 있다. 출근과 동시에 주차한 차량에 전화하는 게 일과가 됐다"고 밝혔다. 한편 스타벅스는 '숲세권' 매장인 용인고기동유원지점을 비롯해 국내 두 번째 최고층 스타벅스 매장 광교SK뷰레이크41F점, 남한강 풍경을 볼 수 있는 더양평DTR점 등 경기도에서 독특한 콘셉트의 매장을 계속 선보이고 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한미반도체는 인천 서구 주안국가산업단지에 6번째 공장을 열었다고 19일 밝혔다. 한미반도체의 6번째 공장은 약 6천611㎡ 규모의 지상 3층 건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반도체 생산 장비인 TC 본더 생산 라인이 가동된다. 한미반도체는 신규 공장을 포함해 6개 공장(7만2천727㎡ 면적)에서 1조원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가 최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 세계 HBM 시장규모는 지난해 20억4천186만달러(약 2조7천600억원)에서 오는 2028년 63억2천150만달러(약 8조5천5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엔비디아, AMD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기업도 자체 AI(인공지능) 반도체 개발에 나서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한미반도체 곽동신 대표이사 부회장은 “날이 갈수록 커지는 AI 반도체용 HBM 시장 성장에 대비해 6번째 공장 확충과 함께 200억원 규모의 핵심부품 가공 생산 설비를 대량 발주했다"며 “매출 목표를 상향해 올해 5천500억원, 내년도에 1조원 매출 목표를 전망하고 있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양도·양수계약… 이행은 안 돼인천항만公 감사실 '주의 처분'인천항 항만 배후단지에 입주한 업체가 다른 사업자에게 부지 임차권을 포함한 회사 지분을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던 사실이 인천항만공사 감사 결과 드러났다.인천항만공사 감사실은 최근 인천 신항 배후단지 복합물류센터 담당 부서에 주의 처분을 했다고 18일 밝혔다.인천항만공사는 2018년 복합물류센터 사업자 공모에 선정된 A사와 2020년 4월 사업 대상지 3만7천㎡에 대한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이후 A사는 계약 체결 2년 뒤인 2022년 11월 다른 업체인 B사와 영업권 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했다.계약서에는 A사가 B사로부터 100억원을 받고 복합물류센터 부지 임차권과 회사 지분, 경영권·개발권 등을 모두 넘기는 내용이 담겼다. 인천항 항만 배후단지는 인천항만공사가 소유한 부지로, 임차권뿐 아니라 지분 구조 등의 변동이 생길 경우 반드시 인천항만공사의 승인을 받게 돼 있다. 그럼에도 A사는 대가를 받고 제3자에게 양도하는 것을 시도했다.인천항만공사는 계약 체결 시점에는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다가 지난해 11월 제보가 접수된 이후에야 관련 정황을 확인하고 특정 감사를 진행했다.인천항만공사는 감사 과정에서 양도·양수 계약만 체결했을 뿐, 실제로는 계약이 이행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A사의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는 등의 페널티는 주지 않았다.A사와 B사는 계약 체결 이후 법률 검토 과정에서 인천항만공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계약을 파기했다고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다만, A사와 B사의 계약 체결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담당 부서에는 주의 처분을 하고,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통보했다.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법무법인 자문을 받은 결과, 실제 계약 내용이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A사와의 임대차 계약 해지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받았다"며 "비슷한 사례가 다시 생기지 않도록 관련 부서에 주의하라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인천상공회의소가 18일 인천관광공사와 기업회의 유치 및 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이번 협약은 인천을 관광과 MICE(기업회의·컨벤션·전시회·의료관광) 산업 중심지로 성장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이를 위해 양 기관은 ▲송도컨벤시아 시설 이용 활성화를 위한 상호 업무 협력 ▲인천상공회의소 회원사 대상 공사 시설물 제휴 등 지원혜택 확대 ▲지역경제 동향 및 기업행사 소식, 관광 콘텐츠 등의 정보 공유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상호 협의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는 계획이다.박주봉 인천상공회의소 회장은 "인천이 글로벌 비즈니스 도시로 부상하는 가운데 MICE와 관광산업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지역경제 부흥의 핵심 산업이 될 것"이라며 "인천상공회의소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백현 인천관광공사 사장은 "양 기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인천의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겠다"며 "인천관광공사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삼성전자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되는 주방 가전·가구 전시회 '유로쿠치나 2024'에 참가해 AI 가전과 유럽 특화 빌트인 제품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전시 부스에서 이탈리아 유명 셰프 안드레아 버튼이 비스포크 AI 가전을 활용해 쿠킹쇼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GTX 개발 호재·특목고 등 인접분양가 상한제… 시세보다 저렴진아건설이 19일 '영종 진아 레히'의 견본주택 문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다.인천 중구 운남동에 들어서는 '영종 진아 레히'는 지하 1층~지상 최고 24층의 7개동, 547가구 규모다.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보다 낮은 4억원대에 공급된다. 분양 일정은 오는 22일 특별 공급을 시작으로 23일 1순위, 24일 2순위 접수를 받는다. 당첨자는 30일 발표되며 5월 13일부터 15일까지 계약을 실시한다.'영종 진아 레히'는 영종국제도시 핵심 입지에 조성된다. 영종행정타운(예정), 중심상업지구(예정), 복합공공시설(예정) 등이 도보권에 들어설 계획으로 영종국제도시 중산과 운서 중심 생활권을 모두 공유할 수 있다.단지 인근에는 인스파이어리조트가 위치해 있고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와 스마트 레이싱파크 등도 예정돼 있다.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노선과 E노선 등 개발호재도 주목할만하다. GTX-D 노선(예정)은 인천시 민선8기 핵심 공약사업으로 애초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에는 장기~부천종합운동장 21㎞ 구간만 반영됐지만 최근 인천국제공항까지 연결되는 'Y'자 노선으로 확정됐다.이와 함께 내년 개통 예정인 제3연륙교를 이용하면 영종도에서 청라국제도시까지 15분이면 닿을 수 있다. 제2경인고속도로, 제2공항철도(예정) 이용도 가능하다.단지 내 입주민들을 고려한 특화설계도 눈길을 끈다. 주거 편의성을 고려한 5Bay 평면·남향 위주 설계로 쾌적한 주거 환경을 제공한다. 어린이집, 유아놀이터, 맘스스테이션 등의 커뮤니티 시설도 갖춰진다.단지에서 도보 거리에 영종중학교가 위치해 있으며 인천국제고, 인천과학고 등의 특목고도 인접해 있어 우수한 교육 여건을 갖추고 있다. 서해와 인접해 일부 세대는 오션뷰가 가능하며 씨사이드파크, 백운산 둘레길 등도 가까워 쾌적한 여가 생활도 누릴 수 있다.진아건설은 영종도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고, 개발호재도 많아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인천인천 중구 운남동에 들어서는 '영종 진아 레히' 투시도. /진아건설 제공
올 1분기에 체불된 임금이 5천718억원으로 집계됐다.1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4천75억원)보다 40.3% 급등한 것으로, 이대로라면 1조7천845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한 해 기록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더불어 건설 업계 불황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에도 건설업 임금체불액이 4천363억원으로 전년 대비 49.2% 늘어, 전체 체불액의 증가세를 주도했다. 고용노동부는 고의, 상습 체불이 의심되는 사업장 300여곳을 집중 감독할 계획이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1통 평균 소매가 한달새 21.4%↑전통시장 최대 6000원·슈퍼 9500원치킨·과자·생필품 등 전방위 인상"시장에서 40년 정도 채소를 팔았는데, 지금처럼 장사가 안 되는 건 처음이네요."18일 수원시내 한 전통시장 채소가게 사장 정모(77)씨는 이같이 하소연했다. 고삐 풀린 물가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굳게 닫은 여파다. 채소 가격이 널뛰는 상황 속 마진을 적게 남기는 방법을 택했지만, 시장을 찾는 소비자 발길이 워낙 뜸한 탓에 정씨의 가게도 한적하기만 했다. 정씨는 "한달 전만 해도 하루 매출이 20만원은 나왔는데, 지금은 10만원 팔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채소는 물론 각종 제품의 가격이 잇따라 오르면서 소비자도, 판매하는 상인들 사이에서도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게 양배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7일 수원지역에서 판매되는 상품 양배추 1통 평균 소매가격은 4천915원으로 집계됐다. 전달(4천47원) 대비 21.4%(868원) 오른 수준이다. → 그래프 참조인근 시장이나 마트에서 판매하는 가격은 평균치를 훌쩍 웃돌았다. 이날 찾은 수원 전통시장에선 양배추 1통이 5천~6천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채소가게 관계자 이모(36)씨는 "예전에는 1망(6통)을 1만5천원에 떼어왔는데, 지금은 2만3천원 수준"이라며 "도매가격이 오르다보니 예전처럼 1통에 3천원에 팔 수 없다"고 했다. 수원시내 한 대형마트에서는 4분의 1로 자른 양배추를 개당 2천290원에 판매 중이었다. 1통으로 환산하면 1통당 9천160원꼴이다. 시장 내에 위치한 슈퍼마켓에선 양배추 1통 가격이 9천500원이었다.오르는 것은 채소 가격뿐만이 아니다. 기름값부터 외식비 등 전방위적으로 가격 인상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다음 달부터 빼빼로 등 초콜릿 제품 17종의 가격을 평균 12% 올린다. 치킨업계는 이미 가격을 올렸다. 굽네는 지난 15일부터 9개 제품 가격을 1천900원씩 인상했다. 파파이스는 치킨, 샌드위치 등의 가격을 평균 4% 올렸다. 모두 물가 인상과 인건비, 배달 수수료 등 비용 상승 압박에 따라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렸다는 설명이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면도기, 생리대, 클렌징폼 등 생필품 가격도 오른다.김 제품 가격도 뛰었다. 광천김, 성경식품, 대천김 등 조미김 시장 점유율 5위 안에 드는 중견업체 3곳이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원초 가격이 1년 전보다 50% 이상 올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게 업체 설명이다. 수원에 사는 직장인 A(33)씨는 "월급 빼고 다 오른다. 안 오르는 게 없다"며 "여기서 더 오르면 어떻게 하나 싶은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