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김영준의 재밌는 클래식·(43)모더니즘 Ⅱ]극한의 객관성으로 진화한 '음렬음악'

전쟁후 쇤베르크 미학 강화…향후 음색음악은 음결합 치중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은 음악계도 폐허로 만들었다. 나치는 유대인 음악가들을 탄압했으며, 자신들의 정책에 부응하는 음악만을 인정했다. 실험적이거나 사회주의적 이념을 표방한 작품은 탄압 대상이었다. 1945년 전쟁 후 작곡가들의 관심은 나치 독재로 인해 중단된 음악의 전통을 계승하는 것으로 쏠렸다. 계승 대상은 여럿이었지만, 주된 흐름은 쇤베르크의 '12음 기법'(음렬음악)이었다. 독일 다름슈타트는 이러한 흐름의 진원지였다. 1951년 다름슈타트의 현대음악연구소 여름 강좌에서 음렬음악의 대표주자였던 피에르 불레즈는 '쇤베르크는 죽었다'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강연을 했다. 쇤베르크의 작곡사상과 단절을 공표하는 강연이었다. 그러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절이라기보다는 "음악을 통해 '진실'을 일깨워야 한다"는 쇤베르크의 미학을 한층 강화한 것이었다. 쇤베르크의 음렬이 음의 높고 낮음만을 계열화했다면, 불레즈를 비롯한 음렬음악 작곡가들은 음의 길이와 강약, 음을 두드리는 방식(어택), 음렬을 택하는 순서까지 계열화해 작곡했다. 이를 통해 작곡가의 감성이나 주관이 요즘 말로 단 '1'도 끼어들 수 없는 '극한의 객관성'으로 무장된 음악을 창안했다. 그 결과물들은 혼란스럽고 우연한 소리의 집합으로 다가온다. 이를 통해, 전쟁 후 혼란한 시대상과 그러한 환경에 놓인 개개인의 상황을 일깨운다. 불레즈의 '구조들 Ⅰa'는 이 같은 시도의 첫 작품이자 대표작이다.1960년대 나타나는 '음색(音色)음악'은 음의 다양한 결합을 통해 전체적인 효과(음렬음악은 한 음 한 음에 집중)에 치중한 음악이었다. 폴란드 태생의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는 27세에 '히로시마 희생자를 위한 애가'를 발표했다. 우리에겐 광복을 안긴 사건이었지만, 인류 전체로 봤을 때 원자폭탄 투하로 전쟁의 종결을 알린 비인간적인 사건을 소재로 택한 작품이었다. 52개의 현악기로 9분 동안 연주되는 이 작품에선 피아노 건반을 손바닥으로 치는 소리보다 더한 불협화음을 낸다. 반음을 다시 반으로 쪼개 4분의 1음으로 나뉜 음들을 악기들이 한꺼번에 소리내기 때문이다. 작품은 사이렌 소리, 음산한 비행음, 원자폭탄 투하 직후의 섬광을 그려내는 듯한 강렬한 음향, 사람들의 울부짖음, 악기의 몸통을 때리면서 야기되는 부산스런 소음 등으로 채워져 있다. 이 작품은 리게티의 '대기'와 함께 음색음악의 대표작이며, 윤이상의 음악과 함께 모더니즘 음악의 후반부를 찬란히 장식하는 작품이다.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20-02-06 김영준

대한항공, 재무개선 '영종도 왕산마리나' 매각키로

대한항공이 인천 영종도에 있는 해양레저시설 '왕산마리나'를 매각한다.대한항공은 6일 이사회를 열고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주)왕산레저개발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이는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결정으로, 대한항공은 왕산레저개발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인천 중구 을왕동에 있는 왕산마리나는 2016년 문을 열었다.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해양레저시설로, 중소형·슈퍼 요트를 계류할 수 있는 총 266선석의 해상 계류시설을 갖추고 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 요트경기장으로 활용되기도 했다.왕산마리나는 수도권을 배후로 두고 있다는 장점에도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2017년과 2018년 각각 20억원, 2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 지도 참조대한항공은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연내 매각 완료를 목표로 주간사 선정과 매각 공고 등 관련한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다.대한항공은 이날 서울 종로구 송현동 소재 대한항공 소유 토지와 건물도 매각하기로 의결했다.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모든 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하기로 했다. 지배 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권고한 거버넌스위원회도 설치하기로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2020-02-06 정운

하루 3줄 습관, 아이 글쓰기가 달라진다

초등 교사, 기초교육 부실 느껴입학전·후 연령별 지도법 고안꿈 이야기 쓰기 등 창의성 발달학습 기본되는 독서·작문 강조■ 하루 3줄 초등 글쓰기의 기적 ┃윤희솔 지음.┃청림 Life 펴냄.272쪽. 1만4천500원요즘 초등학교에서 최대의 화두는 문해력이다. 교육부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창의융합 역량을 키우기 위해 융합 학문을 선보인다. 그 융합 학문의 일례로 서술형 수학 문제가 있다. 기존의 방식처럼 단순 계산 문제가 아닌 이야기 속에 수학 문제를 녹이는 새로운 형식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은 긴 글을 읽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아 지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초등학교 교사인 저자 역시 직접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글쓰기와 읽기 같은 기초 교육의 부실함을 깨달았다. 저자는 이런 교육 현실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초등 글쓰기 교육에 매진했다. 글쓰기 특성상 학생들의 수준과 시기에 맞게 가르쳐야 했기에 국내외 글쓰기 공부 사례를 살피고 연구한 끝에 자신만의 '하루 세 줄 글쓰기' 방식을 고안했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책은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입학 후까지 연령에 맞게 아이들의 실력을 키우는 글쓰기 지도법을 알려준다. 우선 1~3장은 글쓰기의 기초편으로, 저자는 직접 경험한 일화를 소개하며 글쓰기가 아이를 어떻게 성장시키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증명한다. 또한 초등학교 입학 전에 다양한 놀이로 아이가 글자와 책을 친숙하게 느끼도록 돕는다. 특히 초등 저학년의 경우 국어 교과서를 100퍼센트 활용한 글쓰기 비법을 소개한다. 글쓰기 심화편인 4~6장은 본격적인 세 줄 글쓰기 지도법을 설명한다. 효과적인 학습 노트 정리법을 터득함으로써 수업 내용을 자신의 언어로 풀어 습득하는 특별한 방법을 소개한다. 초등 고학년의 경우 꿈 이야기 쓰기, 손바닥 책 만들기 등의 심화 글쓰기를 통해 아이의 창의력 향상을 돕는다. 저자는 책을 통해 하루 세 줄 글쓰기는 아이들에게 부담을 덜어주고 매일 글 쓰는 습관을 들이기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하며 초등 저학년은 일기로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고, 고학년은 독서와 교과 공부를 글쓰기에 접목 시켜 학습력의 기반을 다질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20-02-06 김종찬

[새로나온 책]여기쯤에서 나를 만난다

■ 여기쯤에서 나를 만난다┃박돈규 지음.┃더좋은책 펴냄. 348쪽. 1만4천800원자기계발을 위해 노력해도, 가족들에게서 내 삶이 의미가 있는 것을 확인하려고 해도 내 인생의 좌표가 어딘지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이렇게 흔들리는 사람들을 위해, 명사들의 인생철학을 소개하고 인생의 힌트를 줄 책이 출간됐다.'여기쯤에서 나를 만난다'는 저자가 그동안 기자로 활동하며 만난 사람들의 인터뷰를 정리한 책이다. 인터뷰한 사람들은 각자 다른 영역에서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인생을 꾸려나가는 사람들로, 저자는 그들을 인터뷰하면서 어떻게 각자의 철학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독자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이끌어낸다. 책에 실린 인터뷰 대상은 치열한 전투 바둑으로 일본 기전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바둑기사 조치훈과 최초의 메이저리거로 동양인 최다승을 거둔 야구선수 박찬호, 100살 철학자로 많은 이들에게 멘토가 된 철학자 김형석 등이다. 또 역대 대통령의 장례를 맡은 장의사 유재철, 캄보디아에서 시집와서 당구 챔피언이 된 스롱 피아비, 쓸모 있는 사람이 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작가 무라타 사야카 등 인생을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만드는 명사들의 인터뷰도 실려 있다. 책은 명사들의 인터뷰를 실어 독자로 하여금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살 수 있는지 자문하도록 돕고 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2020-02-06 김종찬

[새로나온 책]열전-18인의 인천민주화운동가

종교계·학생운동권·노동계등 인물 이야기 중심 '열전…' 펴내(사)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와 인천민주화운동센터가 최근 인천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18인의 삶을 다룬 '列傳(열전)-18인의 인천민주화운동가'를 펴냈다. 6일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와 인천민주화운동센터는 지난해 말에 출판된 '인천민주화운동사'가 사건 중심의 연대기 순으로 정리됐다면 '열전-18인의 인천민주화운동가'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책 속의 18인은 종교계의 김병상·호인수 신부, 조화순·박종렬 목사, 학생운동권은 인하대 학생회장이었던 전점석·문희탁, 노동계는 동일방직 똥물사건의 주역이었던 이총각, '어느 돌멩이의 외침'의 저자인 유동우, 구의원을 지냈던 박남수 외에도 황영환, 오순부, 조광호, 양재덕 등이 있고, 제도정치권으로 진입해 국회의원을 지낸 이호웅, 정형외과 의사였던 고(故) 홍성훈, 언론에서 활동하는 염성태, 인혁당 사건에 연루됐던 정화영, 1980년대 인천구속자가족협의회에서 활동했던 김명숙 등이다. 동일방직 어린 여공들에게 성당에서의 숙식을 제공했던 김병상 신부, 지독한 고문으로 죽음의 고비를 넘나들었던 유동우, 재판에 승소해 집달리를 달고 당당하게 공장에 들어가 차압 딱지를 붙이던 박남수, 구속자가족협의회에서 욕쟁이 엄마로 통했던 김명숙 등 고난과 희망으로 수놓인 18인의 삶이 저마다의 이야기와 함께 아로새겨진 것이다.이들은 정의로운 삶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이웃과 사회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몫을 희생할 줄 알았다. 야만과 비합리로 어지러운 세상에서 도리를 잃지 않으려 자신을 채찍질 했다. 18인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의 헌신과 희생으로 민주주의는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냈다.인천 민주화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 헌신한 사람이 많지만, 18인은 돌아가시거나 연장자를 우선한다는 원칙에서 선정됐다.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원학운 이사장은 "평범한 한 인간으로 태어나서 암울했던 역사적 시기를 거치면서 어떤 삶을 살게 되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같은 하늘 아래 같은 시대를 살아 온 우리 자신들을 돌아보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집필을 맡은 양진채 작가는 200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소설집 '푸른 유리 심장'과 '검은 설탕의 시간', 스마트 소설집 '달로 간 자전거', 장편소설 '변사 기담'을 펴내는 등 인천에서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2020-02-06 김영준

동서양의 감성·지성 어우러진 이중주

성명순 韓·獨시집 '하얀 비밀' 출간'47년 한글 연구' 후베 교수가 번역아동문학가이자 낭송가로 활동해 온 성명순(사진) 시인이 한·독 시집 '하얀 비밀'을 펴내 눈길을 끈다.한글 시를 독일어로 번역해 한 권의 시집을 출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성명순 시인의 시들을 독일어로 번역한 알브레히트 후베(Albrecht Huwe. 한국명 허배) 교수는 47년째 한글을 연구한 한글 전문가로 잘 알려졌다. 후베 교수는 독일에서 한국 문학을 가르치고 한국에서도 서울대·한양대·성균관대 등에서 강의를 해왔으며 현재 덕성여대 초빙교수로 있다.이번 시집은 요즘 독자의 관심을 끌 만하다. 우선 눈에 들어오는 것이 한국어와 독일어가 나란히 담긴 편집이다. 시집을 펼치면 왼쪽에는 우리말로 쓴 시가 있고 오른쪽에는 그 시를 독일어로 번역한 시가 한눈에 들어온다.특히 번역자가 책의 후기에서 밝힌 시 번역의 난점과 이를 극복했던 일들을 담담히 적어놓은 내용을 읽다 보면 점점 더 빠지게 되고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 문학이 나아가고 모색할 방향도 제시하고 있다.성명순 시인은 오랫동안 수원에 거주하면서 수원예술학교 교장을 역임했고 한국문인협회 인문학 콘텐츠위원으로 활약했으며 현재 경기문학포럼 대표다. 그는 끊임없는 문학적 교류로 자기 세계를 다져간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문학평론가 권대근 교수는 "자연을 시적 등가물로 생각하고 노래했다는 점에서 성명순 시인은 문학사의 큰 줄기를 경기도는 물론 한국에 심어놓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성명순 시인은 "문학은 시대를 기억하는 방법이면서 잊혀져가는 우리말을 기억하는 가교역할도 한다"면서 "나에게 있어 이번 시집은 한국 시풍을 독일어와 함께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영광"이라고 밝혔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

2020-02-06 신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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