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퇴촌토마토축제위원회는 19일 제22회 퇴촌토마토축제 슬로건을 '토마토로 붉게 물든, 너른고을 퇴촌거리'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토마토로 붉게 물 들이는 3일간의 퇴촌거리 잔치'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당선작은 올해 퇴촌토마토축제 대표 표어로 활용된다. 이번 축제 표어 공모는 지난 1월16~25일 10일 동안 접수한 결과, 전국에서 271명이 참여해 총 396건이 접수됐다. 퇴촌토마토축제위원회는 2차례의 심사 과정을 거쳐 지난 15일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당선작 1개, 최우수작 1개, 우수작 2개, 장려상 6개를 최종 선정했다. 석봉국 축제위원장은 “공모전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제22회 퇴촌토마토축제는 기존의 개최 방식을 탈피해 거리 축제로 개최되는 만큼 전보다 차별화된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해 방문하시는 방문객들께 알차고 즐거운 경험을 선사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22회 퇴촌토마토축제는 오는 6월14~16일 3일간 퇴촌면 광동로 일원(회전교차로↔온누리약국 사거리)에서 개최되며 KBS2 라디오 '주현미의 러브레터' 공개방송 등 다양한 공연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
1791년 믿음을 당당히 드러낸 윤지충·권상연… 한국 천주교 첫 순교터 아픈 역사 전주본당 초대 주임신부 보두네, 기금모아 그 터에 성당 지어… 1931년 건물 완성로마네스크·비잔틴 양식, 아름답고 웅장… 붉은 벽돌로 따뜻하고 포근한 분위기지난 한해 1천500만명의 관광객이 몰리고 최근 총선을 앞두고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찾으면서 전국적으로 더욱 유명해진 전주 한옥마을은 전주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잡은지 오래다.전주에는 이보다 먼저 전주를 대표하는 명소로 불리던 전동성당이 있다. 전동성당은 한국 최초의 천주교 첫 순교터라는 아픔도 간직하고 있지만 로마네스크 양식에 비잔틴 양식이 녹아 한국의 종교 건축물 중 곡선미가 가장 아름답고 웅장하며 화려한 건물로 손꼽힌다.■ 130여 년 역사 간직전동성당이 건립되기 이전인 1891년부터 보두네 신부가 현재의 위치에 있었던 민가를 사들여 임시 본당(전주본당)으로 삼아 미사를 시작했다. 보두네 신부는 파리 외방전교회 소속으로, 1884년 사제서품을 받고 프랑스를 떠나 1885년 한국에 도착했다. 그는 충청도와 경상도 지방에서 한국의 풍습과 언어를 익힌 뒤, 1889년 봄 전주본당(현재 전동성당) 초대 주임신부로 부임한다.그러나 당시 전주는 개항지가 아니었고, 전주감영이 위치하고 있어 보두네 신부는 전주에 곧바로 들어올 수 없었기에, 전주 근교인 대성리에 머물면서 전교 사업을 시작했다. 보두네 신부는 교우들의 성당 신축기금과 자신이 절약해 모은 돈으로, 한국 첫 순교자 윤지충(바오로)과 권상연(야고보)의 순교 정신을 기려, 그들이 순교했던 순교터를 매입해 본당의 터전을 마련했다. 전주에 신작로가 생기며 풍남문 성벽을 헐자, 전주부의 허가를 얻어 이 성벽의 돌과 흙을 사용해 그 돌로는 성당의 주춧돌을, 그 흙으로는 인부 100여 명이 직접 벽돌을 구워서 건물을 올렸다.본당이 처음 생겼을 때에 전주읍성 주변에 신자는 거의 없었고, 주로 산골인 대승리, 고산 되재, 천호동, 배재 등지에 신자가 밀집해 있었다. 그러나 1894년 동학 농민 운동이 일어나는 등 여러 사건이 일어나며 신자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기존의 성당보다 더 큰 성당이 필요해졌다. 이후 1908년 명동성당의 내부를 건축한 프와넬 신부의 설계로 성당이 착공됐다. 성당은 1914년에 비로소 외관 공사가 끝났으며, 이후로도 계속 공사가 진행돼 1931년에 완공됐고, 그 해 6월 대구대목구의 드망즈 교구장을 주례로 축성식을 가졌다.공사기간동안 전주시내 신자들은 물론 진안, 장성 등지의 교우들이 밥을 지어먹을 솥과 양식을 짊어지고 와, 손에는 굳은살이, 어깨에는 혹이 생기도록 자원 부역을 했다. 그러한 노력 끝에 공사를 시작한지 7년 만인 1914년 외부공사를 마쳤다. 그런데 이듬해 초대 주임 보두네 신부는 성당의 완공을 보지 못하고 56세의 나이로 선종한다. 그 뒤를 이어 받은 제2대 본당 주임인 라크루 신부의 주도로, 17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내부공사를 진행해 마침내 1931년, 착공한지 23년 만에 성당을 완성한다. 그리고 전동성당은 1981년 9월 25일 대한민국의 사적 제288호로 지정됐다. 함께 있는 전동성당 사제관은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재자료 제178호로 지정됐다.■ 호남 최초 서양식 건물의 건축양식전동성당의 성전은 호남 지방에 최초로 건립된 서양식 건물로 종교적 가치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적 차원에서도 매우 귀중한 유산으로 인정받는다.먼저 성당 정면 아치를 보면, 벽돌로 장식한 부분이 보이는데, 이것을 아키볼트(장식 창도리)라 한다. 정면 중앙에는 높이 솟아 있는 고탑과 좌우 계단탑이 있는데, 고탑 밑에는 종탑이 있고, 종탑 밑에는 미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장미창이 있다.보통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은 성당을 받치던 아치가 바닥까지 내려오거나 기둥머리까지 내려오는데, 전동성당의 아치는 채광창이 있는 벽에서 멈추고 색깔을 바꾸어 붉은 벽돌로 기둥머리까지 오도록 하여, 전반적인 따뜻함과 포근함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내부를 보면, 붉은 벽돌 띠가 제대의 뒷벽을 포함해 모든 곳을 감싸고 있는데, 이 역시 내부 공간 전체에 따뜻함을 주면서 동시에 내부의 수직성과 수평성을 균형있게 잡아주고 있다. 참으로 탁월한 조형이며 미의 완성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최초의 천주교 첫 순교터전동성당은 한국천주교회의 공식적인 첫 순교자들인 윤지충, 권상연의 순교터 위에 세워진 성당으로, 대한민국 순교의 역사적인 기념터이자 뿌리깊은 신앙의 성지다.윤지충(바오로)과 권상연(야고보)은 지체 높은 양반가의 자제들로, 일찍부터 학문에 정진하였으나, 천주교 신앙에 대해 알게 된 후 스스로 교회 서적을 구해 읽기 시작했다. 이로부터 자신들이 찾고자 했던 진리에 대한 해답을 얻고, 3년 뒤 윤지충은 이승훈으로부터 세례를 받고, 권상연은 그로부터 천주교리를 배워 천주교에 입교했다.그러던중 1790년경 베이징의 구베아 주교로부터 제사 금지령이 전달됐는데, 이로 인해 수많은 조선의 양반들이 충격을 받고 신앙을 버리게 되지만, 윤지충과 권상연은 끝까지 신앙을 지키기로 결심한다. 1791년 여름 윤지충이 모친상을 당하여, 권상연과 함께 어머니의 유언대로 유교식 예를 쓰지 않고 신주를 불살라 버렸는데 이 소식이 조정까지 전해진다.그들을 체포하라는 명령에 피신해 있던 그들을 대신해 숙부를 감금하자, 이들은 진산 관아에 자수했고, 전라감영에 압송되어 온갖 문초와 배교하라는 권고를 받았으나 "천주를 아버지로 받아들이고 난 뒤에는 그분의 말씀을 따르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라는 말로 자신들의 믿음을 당당히 드러냈다. 시대와 배경을 고려해 볼 때 이는 놀라운 신앙 고백이자 선언이었고, 이에 그들에게는 군문효수형이 언도됐다. 그렇게 순교로써 자신들의 신앙을 증거한 윤지충의 나이는 33세, 권상연의 나이는 41세였다.그렇게 1791년 한국 교회의 최초 순교자 윤지충, 권상연의 순교 현장, 또 1801년 호남의 사도 유항검과 동료 순교자들의 능지처참과 참수의 현장 위에, 성인들의 순교를 지켜본 성곽의 돌로 전동성당이 지어짐으로써 이곳이 순교지일뿐 아니라 '신앙의 증거', '신앙의 요람'임을 드러냈다.■ 전주 한옥마을 입구에 위치전동성당은 전주한옥마을 입구에 위치해 경기전과 함께 주요한 랜드마크이다보니 성당 앞에는 항상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이곳은 문화재이자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엄연한 종교시설이다. 이 때문에 미사 시간에는 관광객들의 출입을 통제한다. 그러나 미사 시간 이외에는 천주교 신자들의 기도를 방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성당 주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주말이면 결혼식도 열린다. 성당 부설 유치원(성심유치원)을 운영하며, 전동성당 바로 옆에는 전주성심여자중학교와 전주성심여자고등학교가 있다. 이 학교들은 모두 천주교 전주교구에서 운영하는 학교다.한편, 2009년 사회에 불만이 많은 20대가 역십자가와 'Anti-christ'라는 낙서를 성당 정문에 했다. 이후로 전동성당 구역에 대해 출입 제한이 생겼다. 6·25 한국전쟁 때는 인민군에게 점령당한 적이 있다. 군사독재 시절에는 전주의 민주화의 성지 중 하나였다. /전북일보=이종호기자/클립아트코리아전동성당 전경. /전북일보=오세림기자, 전북일보 자료 사진전동성당 내부. /전북일보=오세림기자, 전북일보 자료 사진1987년 6월 항쟁 당시 전동성당 옆 도로에 모인 시위대. /전북일보=오세림기자, 전북일보 자료 사진
인천 갤러리 벨라 '젊은 작가 초대전'다채롭고 원시적인 표현… 31일까지인천 개항장 거리에 있는 갤러리 벨라가 올해 두 번째 젊은 작가 초대전으로 강렬한 신표현주의 화풍이 돋보이는 이제혁의 개인전 '추억시대'를 19일부터 개최한다.이제혁(45) 작가는 용인대와 홍익대 미술대학원을 졸업하고, 그동안 4차례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벨라의 젊은 작가 초대전은 미술계에서 비주류로 분류되는 작가를 소개하고자 하는데, 이제혁 작가 또한 다채로우면서도 원시적이고 강렬한 표현이 익숙하진 않다.작가는 사람의 얼굴을 볼 때 색깔을 생각한다. 인상에서 받는 그 인물의 내면을 색감으로 표현하곤 하는데, 그 대표적 작품이 '천의 얼굴을 가진 사나이'다. 작가의 상당수 작품은 인물을 다루고 있다.작가는 가졌던 개인전의 전시명에 유독 '시대'(時代)란 단어가 많이 들어간다. 이번 전시명 '추억시대'는 작가가 지금껏 살아온 시간에 대한 추억이자, 작가가 지켜본 시대의 변화상이다.전시에서 선보이는 400호짜리 대작 '불타는 천호동'은 자신의 작업실이 있던 천호동의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풍경이다. 이 그림엔 새벽을 여는 청소 노동자부터 밤거리를 배회하는 취객까지 다양한 인간 군상이 전시된다.이제혁 작가는 이번 전시의 작가노트에서 "예술은 혼자만의 것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매개체가 되길 바란다"며 "나는 일상과 사건을 그리는 화가지만, 나의 눈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작품을 통해 전달될 때 보는 이들에게 다양한 감정으로 전달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31일까지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이제혁 作 '천의 얼굴을 가진 사나이'. /벨라 제공
子(쥐띠)=84년 어설픈 투자는 손해로 이어지니 무리한 행동은 자제하도록 72년 주식 코인 등에 손해 볼 일 생기니 과도한 투자는 자제하도록 60년 벼랑 끝의 전술은 무모한 발상이니 무모한 대립은 피하도록 48년 금전문제로 고민하나 시간이 지나야 해결될 일이고丑(소띠)=85년 새싹이 돋아나는 형상이니 마음속에 그린 꿈이 현실이 되고 73년 이성문제로 다툼 생기나 오해는 가볍게 풀도록 61년 급한 불은 끌수 있으니 포기하지 말고 주변에서 방법을 찾아보고 49년 가족의 도움으로 어려운 일 해결되니 마음 편히 하도록寅(범띠)=86년 무리한 요구는 서로에게 부담만 커지니 현실에 맞게 수용을 74년 자신의 이해보다 타인의 입장을 먼저 헤아리도록 62년 이겨도 지는 싸움은 하지 않는 것이 신상에 이로운 길 50년 사소한 질병이라도 방치하지 말고 치료 확실히 받아보도록卯(토끼띠)=87년 남과 쟁투하는 일 이롭지 않으니 타협의 길 찾아보도록 75년 서둘면 낭패 보게 되니 기회가 올때까지 기다리도록 63년 강한 믿음 갖고 움직이면 원하는 소원 이루어지고 51년 사소한 부주의로 건강에 장애 생기니 등산 등에 각별히 주의하도록辰(용띠)=88년 부부 이성간 다툼 생기니 오해는 오해로 푸는 것이 좋고 76년 돈보다 사람이 우선이니 재물 욕심에 인연 등지지 말기를 64년 사소한 이익은 가볍게 넘기고 인연의 소중함을 지켜가도록 52년 대화 부재가 문제이니 먼저 나서서 손 잡아주는 것이 좋을 듯巳(뱀띠)=89년 길이 아니면 나서지 않는 것이 좋으니 자기중심이 필요하고 77년 욕심이 지나치면 사람들에 떠나가니 과욕 부리지 말기를 65년 정당한 길이라도 환경이 불리할 땐 잠시 비켜가도록 53년 문서문제로 다툼 생기니 법적 하자 없도록 잘 살펴보도록午(말띠)=90년 과도한 욕심은 큰 상처를 남기게 되니 투기 등에 주의 78년 새로운 길이 열릴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는 것이 마음 편한 길 66년 섣부른 투자는 위험한 길이니 신중히 행하도록 54년 부정한 행동은 관재 구설로 이어지니 남의 것 탐하지 말기를未(양띠)=91년 일을 꾸미면 책임질 일 생기니 바르고 정당하게 행동을 79년 회복기미 있으니 포기하지 말고 하던 일 꾸준히 행하도록 67년 건강에 문제 생기나 회복되니 너무 상심하지 말기를 55년 사사로운 이익 때문에 남의 물건을 악용하는 일은 절대 하지 말고申(원숭이띠)=92년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니 자책하지 말고 힘내도록 80년 남을 속이면서까지 이익 취하려 한다면 더 큰 손해 생기고 68년 명분 없는 일에 손대면 후회하게 되니 자중하도록 56년 순간의 이익에 집착하면 더 많은 것을 잃게 되니 정신차리도록酉(닭띠)=93년 윗사람이 이끄는 대로 처신하면 좋은 길이 열리니 힘내도록 81년 자생력 키우는 일이 중요하니 부족하면 채워나가야도록 69년 혼자의 힘보다 타인의 환경을 활용하는 것이 이기는 길 57년 낙상수 충돌수 있으니 심한 운동이나 등산 등에 주의하도록戌(개띠)=94년 취업 등의 일로 사람 만나나 사기수 있으니 조심하도록 82년 세상 일이란 원한다고 모두를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고 70년 최소한의 양심마저 버린다면 자신만 고립될 뿐 58년 가야할 길이라면 먼저 나서서 움직이는 것이 좋으니 바로 출발하도록亥(돼지띠)=95년 자신의 실수 남의 탓으로 돌리는 행동은 하지 말기를 83년 절차 무시하면 일만 힘들어지니 꼼수 부리지 말기를 71년 어지럽고 혼란한 환경이나 어느 쪽에도 발 담그지 말기를 59년 현실감각이 부족하니 남의 말만 듣고 투자하는 일은 없어야
[전시리뷰] 수원시립미술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방법' 4개국 작가 8명, 옷감짜는 나체여성·동두천 접객 등몸을 도구처럼 이용하는 모습… '의도적 불쾌감' 연출존경심 표현… "난관 거친 이들에게 애정어린 시선을"오랜 기간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노동은 존중받지 못했다. 세월이 흐른 지금에서야 이를 인정하는 움직임이 싹트기 시작했다. 하지만 성매매 종사자 등 일부 여성의 일은 이들의 삶에 담긴 복잡한 맥락과 상관없이 여전히 "노동이 아니"라며 쉽게 혐오당하기 일쑤다.수원시립미술관의 2024년 첫 기획전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방법'에서는 결코 혐오와 차별의 역사를 빼놓고 여성 노동자의 삶을 이야기할 수 없는 우리네 현실을 조명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들이 일하고 있었지만, '노동자'가 아닌 '투명인간'에 머물렀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여성의 노동을 주제로 다룬 4개국 여덟 작가의 작품은 우리 사회가 외면했거나, 지금도 외면 중인 불편한 진실을 들춰간다.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불편함'까지도 관람객에게 생각해볼 거리로 제시한다는 점이다. 가사노동과 돌봄노동 등 으레 '주목받지 못한 여성의 노동'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전형적인 사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제2전시실에 나란히 배치된 태국 작가 카위타 바타나얀쿠르와 강용석의 작품이 대표적이다. 뜨개실로 옷감을 짜는 카위타의 영상 작품에서 씨실과 날실을 엮는 커다란 바늘은 다름 아닌 인간, 여성의 몸이다. 철저히 생산을 위한 수단 그 자체가 돼 착취당하는 나체 상태 여성의 모습은 의도적으로 불쾌함을 유발한다.맞은편에는 동두천 기지촌에서 일하는 접객 여성과 미군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걸려있다. 강용석의 사진 '동두천 기념사진(1984)'은 당시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했던 여성이 동두천 기지촌에 머물며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가늠해 보게 한다. 이는 한국전쟁 이후 동두천·파주 등 주요 미군 주둔지 인근에 클럽과 성매매 업소가 들어서기 시작한 시대적 상황과 맞물린다. 자신의 몸을 도구로 삼아 미군을 상대로 노동하는 이들 여성의 삶에는 한국 사회의 모순성이 묻어난다.세대도, 국적도 다양한 여덟 작가가 펼쳐낸 동시대 여성이 일하는 모습은 마침내 '연대'라는 가치로 수렴한다. 독일 출신 작가 로사 로이의 회화는 서로서로 도우며 일하는 여성들이 등장한다. 몽환적인 배경을 뒤로한 채 쌍둥이처럼 보이는 두 여성의 형상이 카제인 물감 특유의 색감과 맞물려 독특하게 구현됐다. 이외에도 김이든의 설치 작품은 흑백 사진과 환등기를 활용해 소외됐던 여성들의 이름을 비춘다.결국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방법'은 '없다'. 무수한 여성 노동자를 다룬 작품을 하나하나 펼쳐낸 전시는 차별과 혐오의 시간을 견뎌온 여성 노동자를 향한 존경심을 반어적으로 역설한다. 장수빈 수원시립미술관 학예사는 "역사의 굴곡, 시대의 전환점에서 여성들의 노동에는 어떤 사회 구조적 문제가 있었는지 다루고자 했다"며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일해왔던 수많은 여성을 다시금 사랑 가득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이번 전시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또 다른 여성 노동자의 삶은 연계 영화 상영을 통해 살펴본다. 켄 로치 감독의 '빵과 장미(2000)'와 기지촌에서 일하던 여성의 이야기를 판타지 장르로 다룬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2019)' 등 여성 노동을 주제로 한 10편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전시는 오는 6월9일까지.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카위타 바타나얀쿠르 作 영상.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강용석 作 '동두천 기념사진(1984)'.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4월 내내 안산서 연극 '언제나 봄 D+3650'4일 성남아트센터 음악회 '이제 바다는…'29일 기억물품전… 보도사진전 순회전시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이를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한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이 진행된다.2024 세월호 10주기 4월 연극제 '언제나 봄 D+3650'이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별무리극장과 보노마루 소극장에서 4월 한 달간 열린다. 연극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성찰해 온 의미와 가치, 약속을 연극예술로 전하기 위해 기획됐으며, 올해는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을 비롯해 서울·안산·대전·부산 등 전국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극단들이 참여한다.개막주인 4월 5~6일에는 부산의 에너지 넘치는 극단 해풍의 '포빅타운'이, 6~7일에는 세월호 희생·생존학생 어머니들로 구성된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연속, 극'이 무대에 오른다. 이어 12~13일 극단 창세의 '우리의 아름다웠던 날들에 관하여'와 13~14일 낭만유랑단의 '2014년 생', 19~20일 극단 인의 '입하: 꽃이 피다', 20~21일 극단 달팽이 주파수의 '밥을 먹다'가 공연된다. 26~27일에는 창작집단 쟁이 사회적협동조합의 '달정이와 버들이'가, 마지막으로 극단 동네풍경의 연극 '술래잡기'가 27~28일 관객을 만난다.4월 4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는 사회참여적 음악가들과 청소년들이 함께 무대에 서는 세월호 참사 10주기 추모음악회 '이제 바다는 내게'가 열린다. 음악회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아픔을 겪은 모든 사람을 위로하며, 동시에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청소년의 무대로, 앞으로의 10년에 대한 소망과 희망을 이야기하기 위해 마련됐다. 청소년 윈드 오케스트라인 올키즈스트라 상위관악단과 SEM네트워크 앙상블 등이 침잠과 상승을 표현한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물품 특별전 '회억정원'은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이전에 사용했던 물품과 그에 담긴 이야기를 전시한다. 전시는 단원고 희생자 가운데 37명의 가족이 참여하며, 오는 29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다. 이와 함께 보도사진전 '기억은 힘이 세지'는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언론에 보도된 사진을 중심으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관심과 보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보여주며 '기억'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본다. 4월 12일부터 28일까지 '인사동 아르떼숲갤러리'에서, 5월 한 달은 '재난피해자권리센터'에서 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4월 연극제이제 바다는 내게회억정원기억은 힘이 세지
*김혜리 영화 에세이 (어크로스, 2017) 오랜 기간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노동은 존중받지 못했다. 세월이 흐른 지금에서야 이를 인정하는 움직임이 싹트기 시작했다. 하지만 성매매 종사자 등 일부 여성의 일은 이들의 삶에 담긴 복잡한 맥락과 상관없이 여전히 “노동이 아니"라며 쉽게 혐오당하기 일쑤다. 수원시립미술관의 2024년 첫 기획전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방법'에서는 결코 혐오와 차별의 역사를 빼놓고 여성 노동자의 삶을 이야기할 수 없는 우리네 현실을 조명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들이 일하고 있었지만, '노동자'가 아닌 '투명인간'에 머물렀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여성의 노동을 주제로 다룬 4개국 여덟 작가의 작품은 우리 사회가 외면했거나, 지금도 외면 중인 불편한 진실을 들춰간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불편함'까지도 관람객에게 생각해볼 거리로 제시한다는 점이다. 가사 노동과 돌봄 노동 등 으레 '주목받지 못한 여성의 노동'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전형적인 사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제2전시실에 나란히 배치된 태국 작가 카위타 바타나얀쿠르와 강용석의 작품이 대표적이다. 뜨개 실로 옷감을 짜는 카위타의 영상 작품에서 씨실과 날실을 엮는 커다란 바늘은 다름 아닌 인간, 여성의 몸이다. 철저히 생산을 위한 수단 그 자체가 돼 착취당하는 나체 상태 여성의 모습은 의도적으로 불쾌함을 유발한다. 맞은편에는 동두천 기지촌에서 일하는 접객 여성과 미군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걸려있다. 강용석의 사진 '동두천 기념사진(1984)'은 당시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했던 여성이 동두천 기지촌에 머물며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가늠해 보게 한다. 이는 한국전쟁 이후 동두천·파주 등 주요 미군 주둔지 인근에 클럽과 성매매 업소가 들어서기 시작한 시대적 상황과 맞물린다. 자신의 몸을 도구로 삼아 미군을 상대로 노동하는 이들 여성의 삶에는 한국 사회의 모순성이 묻어난다. 세대도, 국적도 다양한 여덟 작가가 펼쳐낸 동시대 여성이 일하는 모습은 마침내 '연대'라는 가치로 수렴한다. 독일 출신 작가 로사 로이의 회화는 서로서로 도우며 일하는 여성들이 등장한다. 몽환적인 배경을 뒤로한 채 쌍둥이처럼 보이는 두 여성의 형상이 카제인 물감 특유의 색감과 맞물려 독특하게 구현됐다. 이외에도 김이든의 설치 작품은 흑백 사진과 환등기를 활용해 소외됐던 여성들의 이름을 비춘다. 결국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방법'은 '없다'. 무수한 여성 노동자를 다룬 작품을 하나하나 펼쳐낸 전시는 차별과 혐오의 시간을 견뎌온 여성 노동자를 향한 존경심을 반어적으로 역설한다. 장수빈 수원시립미술관 학예사는 “역사의 굴곡, 시대의 전환점에서 여성들의 노동에는 어떤 사회 구조적 문제가 있었는지 다루고자 했다"며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일해왔던 수많은 여성을 다시금 사랑 가득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또 다른 여성 노동자의 삶은 연계 영화 상영을 통해 살펴본다. 켄 로치 감독의 '빵과 장미(2000)'와 기지촌에서 일하던 여성의 이야기를 판타지 장르로 다룬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2019)' 등 여성 노동을 주제로 한 10편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전시는 오는 6월9일까지.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인천 개항장 거리에 있는 갤러리 벨라가 올해 두 번째 젊은 작가 초대전으로 강렬한 신표현주의 화풍이 돋보이는 이제혁의 개인전 '추억 시대'를 19일부터 개최한다. 이제혁(45) 작가는 용인대와 홍익대 미술대학원을 졸업하고, 그동안 4차례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벨라의 젊은 작가 초대전은 미술계에서 비주류로 분류되는 작가를 소개하고자 하는데, 이제혁 작가 또한 다채로우면서도 원시적이고 강렬한 표현이 익숙하진 않다. 작가는 사람의 얼굴을 볼 때 색깔을 생각한다. 인상에서 받는 그 인물의 내면을 색감으로 표현하곤 하는데, 그 대표적 작품이 '천의 얼굴을 가진 사나이'다. 작가의 상당수 작품은 인물을 다루고 있다. 작가는 가졌던 개인전의 전시명에 유독 '시대'(時代)란 단어가 많이 들어간다. 이번 전시명 '추억 시대'는 작가가 지금껏 살아온 시간에 대한 추억이자, 작가가 지켜본 시대의 변화상이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400호짜리 대작 '불타는 천호동'은 자신의 작업실이 있던 천호동의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풍경이다. 이 그림엔 새벽을 여는 청소 노동자부터 밤거리를 배회하는 취객까지 다양한 인간 군상이 전시된다. 이제혁 작가는 이번 전시의 작가노트에서 “예술은 혼자만의 것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매개체가 되길 바란다"며 “나는 일상과 사건을 그리는 화가지만, 나의 눈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작품을 통해 전달될 때 보는 이들에게 다양한 감정으로 전달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31일까지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이천도자기축제가 손님맞이에 한창이다. 올해 38회째인 이천도자기축제는 지난해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축제준비로 분주하다. 이천시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축제 분위기를 사전에 느낄 수 있도록 '나만의 도자기 만들기 사전체험' 행사를 오픈한다.이천도자기축제 사전 홍보를 위해 기획된 이번 이벤트는 축제 전 물레체험을 통해 나만의 도자기를 만들고, 이후 축제장을 방문해 완성된 도자기를 찾으러 오면 기념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다.사전행사는 오는 4월10일까지 이천도자예술마을 내 6개 공방(길상요, 도담, 들꽃마을, 오름오르다, 로원요, 갤러리청담)에서 진행된다. 체험비는 평소대비 50% 할인된 금액인 1만5천원으로 오전 10시~낮 12시, 오후 2~4시 하루 두 번 진행된다. 이벤트는 이천도자기축제 공식 홈페이지(https://www.ceramic.or.kr/renewal/) QR코드를 통해 선착순 300명까지 신청 가능하다.한편 올해 제38회 이천도자기축제는 오는 4월26일부터 5월6일까지 12일간 이천도자예술마을(예스파크)과 사기막골 도예촌에서 개최된다. 이천/서인범기자 sib@kyeongin.com
내년~2034년 기본계획 마련 선사유적지·한탄강·DMZ 등 '특화'1호선 연장·서울~연천고속道 '탄력'사계절 관광지 확대 필요성 제기도郡 "정주의식 높이고 천혜명소로"연천군이 천혜의 자연관광자원을 활용해 방문객들을 끌어들이기로 했다.17일 군에 따르면 군은 오는 2025년부터 2034년까지 단·중·장기 관광종합개발 기본계획을 마련했다.군은 관광자원의 매력 지수를 높이고 새로운 마케팅과 콘텐츠, 스토리텔링 등으로 인접 시·군에서부터 수도권, 전국권, 나아가 해외로까지 방문객의 대상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현재 상태 진단, 개발 필요성에 의견을 모은 상태다.군은 선사유적(구석기시대 유적지), 지질공원, 재인폭포, 임진강, 한탄강, 캠핑에 이어 세계 천혜자연의 보고인 DMZ(비무장지대)를 통해 타 지자체에서 넘볼 수 없을만큼의 특성화 대책을 마련한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연천지역 거주인구는 4만3천여 명에 불과하지만 군은 관광 인프라만 확실하게 구축한다면 인구수를 뛰어넘는 방문객들이 연천을 찾을 것으로 판단하고 사활을 걸고 있다.군은 연천역까지 전철 1호선 연장 개통에 이어 오는 2030년 서울~연천 고속도로 준공을 앞두고 있어 관광종합개발계획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지난 13일 열린 관광종합개발 용역 보고회에서는 지난해 연천을 찾은 관광객이 123만명으로 나타났고 그동안 5월에 집중되던 방문객들이 9월 이후 가을철에도 증가 추세를 보여 '사계절 관광지'로서의 확대 필요성이 제기됐다.미래 발전 방향으로는 군이 소프트웨어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특히 연천만의 풍부한 즐길 거리를 위해 구석기 축제, 임진강 등 공간·장소가 주는 울림과 DMZ 안보관광과 문화유적지 등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감동을 안겨주고 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레포츠 체험활동, 연천의 아름다운 낭만을 제공하는 것이 절대적 핵심 요소라는데 의견을 모았다.군 관계자는 "앞으로 전문가와 유관 연구기관 등이 한자리에 모여 지혜를 모아야 할 단계가 남아있다. 주민들의 정주 의식을 높이고 생동력으로 살아있는 연천 관광지를 만들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