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광주시문화재단(대표이사·오세영)은 오는 4월부터 6월까지 2024 예술아카데미 '오늘부터 예술'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수강생 모집은 4월21일까지 선착순이다. 예술아카데미 '오늘부터 예술'은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의 전문교육을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작년 한 해 호응이 높았던 예술실기 기반의 강좌뿐 아니라 새롭게 신설된 어린이 강좌까지 총 5개의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성인 강좌는 ▲수묵화(묵향이 느껴지는 수묵화) ▲성악(목소리의 낭만, 성악) ▲드로잉(드로잉으로 잇는 세계) 등 장르별 예술성과 전문성을 갖춘 실기강좌를 진행한다. 어린이 강좌는 ▲그림책놀이(그림책으로 꾸는 꿈) ▲웹툰(꿈나무 웹툰작가) 등 자기표현 활동을 통해 창의성을 향상 시킬 수 있는 2개 강좌가 운영될 예정이다. 재단 관계자는 “올 한 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며 “오는 5월에는 지역 아티스트 작업실에서 예술세계와 창작과정을 함께 체험해 볼 수 있는 '예술가의 가방(家房)' 프로그램도 진행될 예정이니 시민들의 많은 참여 바란다"고 전했다. 예술아카데미 강좌는 선착순 접수로 마감되며 한 가족이 3명 이상 수강할 경우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광주시문화재단 홈페이지(www.nsart.or.kr)와 전화 문의(1522-0338)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
인천 신포동의 재즈클럽 '버텀라인'이 4월 공연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번 달은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이 버텀라인을 찾네요. 우선 4월6일 오후 7시 30분 '더 웜스'(The Worms)가 1980~90년대 명곡들을 신나고 유쾌한 컨트리 스타일로 바꿔 노래합니다. 킥드럼을 밟으며 기타를 치고 노래까지 하는 머플리아토, 화려한 퍼포험스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 기타리스트 김기미의 2인조 컨트리밴드입니다. 베이스 최은규, 드럼 이종호가 이번 공연에 함께합니다. 공연 입장료는 2만원. 13일 오후 7시 30분에는 '31 Jazz Unit'이 스탠다드 재즈를 기반으로 에너지가 넘치는 연주를 들려준다고 하네요. 색소폰 김성래, 피아노 존킴, 베이스 김종현, 드럼 심상훈이 멋진 합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공연 입장료는 1만5천원. '옐로우 서클(Yellow Circle)'은 20일 오후 7시 30분 버텀라인에서 공연합니다. 옐로우 서클은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서브컬처 문화의 음악을 그들만의 색깔로 대중성 있게 편곡해 연주하는 밴드입니다. 색소폰 정우호, 기타 조성민, 피아노 김무원, 베이스 유지상, 드럼 조한빈으로 구성된 팀이예요. 공연 입장료는 1만5천원. 27일 오후 7시에는 '박성은 쿼텟'이 공연에 나섭니다. 피아노 박성은, 색소폰 정예닮, 베이스 이인서, 드럼 심상훈이 쿼텟을 편성했어요. 이 팀은 1900년대부터 현대까지 연주되고 사랑받는 재즈 스탠다드의 강한 멜로디와 음악의 에너지를 관객과 나누고 싶다고 합니다. 공연 입장료는 1만5천원.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화성시가 지난 28일 지역 대표 미술관인 엄미술관·소다미술관과 업무 협약을 체결, 화성시립미술관 건립에 탄력이 붙게 됐다. 화성시립미술관은 오산동 1010번지 일원에 부지면적 8천112㎡, 연면적 6천25㎡,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화성시 여가문화교육국장실에서 열린 이날 협약식에는 송문호 여가문화교육국장, 진희숙 엄미술관장, 장동선 소다미술관장이 참석, 화성시립미술관 건립 추진을 위해 화성시를 대표하는 미술 작품 연구 및 소장품 수집에 상호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협약에 따라 각 기관은 ▲화성시 문화기반시설 확충에 따른 지역 정체성 연구와 문화발전 협력 ▲화성시 대표 미술 작품 연구 및 예술적, 학술적 가치가 있는 소장품 수집 ▲예술로 소통하는 열린 미술관, 함께 누리는 문화예술 공간 네트워크 구축 등 화성시립미술관 건립에 협력하게 된다. 송 국장은 “관내 사립 미술관들과의 유기적인 협력과 문화네트워크 형성으로 화성시를 대표하는 미술작품 확보를 전략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화성시립미술관 건립 추진을 통해 지역 미술문화 발전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화성/김학석기자 marskim@kyeongin.com
경기도가 도서관 방문이 어려운 예비맘과 생후 12개월 이하 영유아를 대상으로 무료 책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경기도는 '내 생애 첫 도서관' 무료 책배달 서비스를 통해 최근 5년 동안 한 해 평균 1만5천136권, 하루 평균 61권의 책을 전달했다고 28일 밝혔다.내 생애 첫 도서관 서비스는 지자체 최초의 무료 책배달 서비스로, 도내 거주하는 임산부와 양육자가 공공도서관에 방문하지 않고도 원하는 책을 집에서 빌려보고 반납할 수 있다.사업 첫해를 기준으로 이용 증가율이 매년 12%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며, 대출 건수가 가장 많았던 코로나19시기인 2021년에는 이용 권수가 한 해 1만7천766권에 달했다.서비스를 희망하는 사람은 거주지 공공도서관에 '내 생애 첫 도서관' 서비스 신청 후, 경기도사이버도서관 누리집의 도서 검색에서 택배 신청까지 이용할 수 있다. 경기도사이버도서관을 이용하면 거주지와 상관없이 원하는 책을 빌려볼 수 있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子(쥐띠)=84년 사람 과신하면 뒷통수 맞게 되니 말 한마디 신중히 하도록 72년 마음에 없는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으니 감정 잘 다스리도록 60년 독풀은 뿌리채 뽑아 없애버리는 것이 신상에 이롭고 48년 오해는 오해로 푸는 것이 좋으니 감정은 자제하도록丑(소띠)=85년 이성친구 만나나 적극적으로 행동하면 좋은 인연될 수도 73년 남을 도울 땐 대가 바라지 말고 진정한 마음 갖고 행하도록 61년 발 없는 말이 천리간다 하였으니 말 한미디 신중히 49년 원하는 문서 얻기 어려우니 다음 기회로 미루도록寅(범띠)=86년 오랜 소원 이룰기회 생기니 중심 잡고 한길 가도록 74년 윗사람 도움으로 문서 이익 생기니 회생의 길이 열리고 62년 하늘이 도와주는 형상이니 막혀있던 길이 일시에 뚫리고 50년 고목 나무에서 새싹이 돋아나는 형상이니 신변에 좋은 일이卯(토끼띠)=87년 일이 잘 풀리고 능력을 인정받게 되니 신상에 좋은 일이 75년 금전 지출 있으나 남을 돕는 일에는 아끼지 말기를 63년 문서문제로 고민하나 잘 해결되니 한시름 놓게 되고 51년 자신만의 욕심만 채워나간다면 소중한 인연 잃게 되니 조심하고辰(용띠)=88년 사소한 일로 지인과 다투는 일 아무런 이익 없으니 조심하도록 76년 바깥일보다 내부 문제에 주력해야 하니 서둘러 종결을 64년 새로운 사업 원하나 서둘지 말고 차분히 준비하도록 52년 횡액수 있으니 등산운동 등에 지나침 없도록 주의하고巳(뱀띠)=89년 양보하면 더 큰 것을 얻게 되니 멀리 보고 인연 맺도록 77년 막혀있던 길이 열리니 하는 일에 활력을 되찾게 되고 65년 신변에 좋은 일 생기니 명예가 오르고 목돈 만질 일 있게 될듯 53년 명예 구하는 일 뜻대로 이루어지니 오랜 꿈 이룰 기회가午(말띠)=90년 사소한 일은 가볍게 넘기고 주어진 일에 최선 다하도록 78년 두 갈래 길에서 고민 하나 한길 가는 것이 이로울 수도 66년 자신의 이익을 위한 계산된 행동은 진정한 선업이 아니고 54년 고목에 싹이 돋는 형상이니 신변에 좋은 일 생길수도未(양띠)=91년 알아도 모르는 척 남의 일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이롭고 79년 바깥일보다 내부 문제를 먼저 해결 짓는 것이 우선 67년 정에 얽메이면 손해 볼 일 생기니 돈거래 조심하도록 55년 다단계 등에 빠지면 패가망신하게 되니 남의 꾀임에 빠지지 말기를申(원숭이띠)=92년 절차대로 행하면 뜻이 이루어지니 윗사람 믿고 따르도록 80년 집안일로 출행하나 무리한 행동은 화를 부르는 지름길이고 68년 자신의 이익보다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시간을 갖도록 56년 문서문제 잘 해결되니 기다리면 좋은 결과 있게 되고酉(닭띠)=93년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는 것이 이로우니 마음 비우도록 81년 기다리는 일 해결 기미 없다면 다른 길 찾는 것이 마음 편한 길 69년 거짓진술이나 위증은 또 다른 관재를 불러오니 조심하고 57년 사소한 일은 가볍게 넘기고 가족을 위해 양보하도록戌(개띠)=94년 무모한 도전은 마음에 상처만 남기니 자중하는 것이 좋고 82년 문서 문제는 바로 해결 짓는 것이 후한 막는 길 70년 정리 절차 미루면 일만 복잡해지니 서둘러 마무리 짓도록 58년 말 한마디 상대방에게 큰 상처가 되니 지나친 공격은 자제하도록亥(돼지띠)=95년 해야 할 일이라면 남의 눈치 보지 말고 확신 갖고 밀고 나가도록 83년 이동문제로 고민 하나 자리 지키는 것이 신상에 이롭고 71년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하였으니 소신 궆히지 말고 59년 무리한 요구는 서로에게 부담만 커지니 과욕 부리지 말고
'글쓰기 코치'로 활동 중인 김도현 작가의 두 번째 글쓰기 책 '에세이 써 볼까?'가 출간됐다. 이 책은 일상 속에서 글쓰기를 더욱 쉽고 재미있게 즐기도록 도와주는 실용적 안내서다.작가는 지난해 인천시교육청 사무관 이상 관리자 대상 '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워크숍'으로 인천시교육청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기획작가로 참여해 교육청 공무원 저자들과 함께 지난해 11월 '산다는 건, 이런 게 아니겠니!'라는 에세이집을 펴내기도 했다.작가는 인천시교육청 관리자 대상 글쓰기 워크숍에서 수강생들이 가장 어려워했던 '묘사'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세히 다루고 있다. 중·고교 시절 국어시간에 문학작품을 읽으며 배웠음에도 묘사와 설명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했던 경험을 공유한다.이 책은 '에세이의 특징과 종류' '소재 발굴과 확장' '글의 여운과 감동' '구성과 제목의 중요성' '묘사와 문체' '맞춤법과 퇴고' 등을 주제로 글쓰기의 핵심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작가는 하루 10분만 투자한다면 누구나 에세이 쓰기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작가는 올해에도 인천시교육청 공무원 대상 글쓰기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이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 흔적들(인문학 시인선 013)┃김규환 지음. 인문학사 펴냄. 120쪽. 1만2천원'어머니는 푸세식 측간을 그냥 두자고 한다/ 온 식구가 쏟아놓은 흔적들을 지우기가 서러워서/ 아버지 향기가 묻혀있고/ 객지로 떠난 자식들이 쏟아 놓은/ 흔적들이 영영 날아가 버릴까'사진작가이자 시인 김규환이 최근 출간한 첫 시집 '흔적들'의 서시 겸 표제작 '흔적들'의 일부다. 전체 5부로 구성된 80편의 시에서 시인이 쫓는 혹은 좇는 흔적은 무엇인지 가리킬 길잡이 같은 시다.'지붕을 떠받는 대들보도 굽은 채 받친다'며 등허리가 굽은 아버지를 추억('굽혀야 산다')하거나 '사이드미러 접혀있는 걸/ 운전 중간에 알았다고' 아침 출근길에 전화한 아내의 핸드폰 벨 소리가 '온몸을 떨리게' 한 일상의 기억('아내')으로 남았다. 그렇게 노년의 시인은 살아온 세월을 그리워하고, 성찰하고, 반성하며 서정적 흔적들을 남겼다.김규환 시인은 2023년 '월간시인'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전남 강진 도암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서울로 올라와 대학과 대학원을 나오고, 젊은 시절 교직원으로 근무했다. 은퇴 후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시를 쓰고, 경기도 의왕시 청계동에서 아내와 손자들이 오는 걸 기다리며 살고 있다고 한다.한상훈 문학평론가는 "시적 대상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어떤 비극적 상황 앞에서도 결코 무겁거나 어둡지 않다"며 "작은 목소리의 어조와 가벼운 화법으로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고 평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저자 문화유산 전문가 이광표 교수 ■ 국보이야기┃이광표 지음. 더숲 펴냄. 216쪽. 1만7천원지난 한 해 동안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각 지역 13개 박물관을 찾은 전체 관람객 수는 1천47만명, 서울의 4대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을 찾은 관람객은 1천419만명에 이르며 모두 최다 관람객 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여전히 문화유산을 어렵거나 고리타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진정한 가치를 향유하기보다 과거의 박제된 흔적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신간 '재밌어서 밤새 읽는 국보 이야기'는 문화유산 분야 전문가인 이광표 교수가 우리 역사를 흥미롭게 만날 수 있도록 국보를 중심으로 우리 문화유산의 이모저모를 입체적으로 소개한다.책은 국보란 무엇인지, 숭례문은 국보인데 흥인지문은 왜 보물인지, 국보의 번호가 사라진 까닭 등 대중적 궁금증부터, 여전히 풀리지 않는 국보에 관한 미스터리와 국보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주며 몰라서 알아보지 못한 국보의 세계를 풀어낸다. 이와 함께 문화유산의 도난과 조작, 약탈당한 문화유산이 우리 품으로 돌아오기까지 여정, 해외에 있는 국보급 문화유산과 국보를 기증한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고루 다룬다.1권 '몰라서 알아보지 못했던 국보의 세계'에서는 국보가 간직한 아름다움과 제작에 얽힌 숨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국보 이름 짓는 법, 국보의 제정과 해제, 불국사 계단들의 탁월한 매력과 신라 금관의 실체, 고인돌에 담긴 정치경제학의 비밀 등 국보에 얽힌 지식과 정보, 역사를 두루 만날 수 있다. 2권 '잃어버린 보물을 찾아서'에서는 일본 고고학자의 27년에 걸친 구석기 유적 발굴 날조 파문, 145년 만에 돌아온 외규장각 도서, 일본의 국보가 된 조선시대 막사발, 국보와 보물 26건을 4일 만에 기증한 송성문의 이야기 등 국보의 굴곡진 여정이 영화처럼 펼쳐진다.책은 150장의 문화유산 관련 사진을 담아 더욱 입체적이고 실감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으며, 2권 말미에는 소개된 국보를 포함해 국가유산청에 등재된 총 358건의 국보 목록을 실어 구체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그럴수 있지" 트렌드 역행 산문집명확한 주장과 근거로 논증에 충실'미세좌절'로 일컬은 크고 작은 실패MZ세대 소비주의 등 참신하게 다뤄■ 미세 좌절의 시대┃장강명 지음. 문학동네 펴냄. 432쪽. 1만8천원'불친절한 글'은 그저 어려운 글을 뜻하는 게 아니다. 주장에 응당히 따라와야 할 전제와 근거가 없는 글이다. 어느새 서점 매대에는 텅 빈 문장으로 이뤄진 글자들의 무덤이 가득하다. '안온, 다정, 무해….' 그리고 그걸 현실에서 실현하는 말, "그럴 수도 있지". 불편함이 존재하지 않는 위로의 말은 친절해 보이나, 곱씹을수록 왠지 마음은 허전해진다. 오직 '1인칭 감정'에만 충실한 글에서 나와 우리는 모두 순진무구한 피해자다. 하지만 대부분 세상만사는 그렇게 단선적이지 않다. 전제와 근거가 없는 예쁜 위로의 말이 진실을 외면하고 마는 이유다.신간 '미세 좌절의 시대'는 트렌드를 보기 좋게 역행하는 산문집이다. 상대의 주장을 반박하고 설득하는 수고로움 대신 모두가 손쉽게 수긍을 택하는 사회 분위기. 그 속에서 저자 장강명은 마치 '그럴 수는 없어'라고 외치듯 촌철살인의 글로써 빈틈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책 한 권에 들어 있는 모든 문장은 효율적으로 구성됐다. 부득이하게 필요할 때를 제외하곤 대개 호흡이 짧으며, 주장에는 이유가 명확하게 딸려온다. 마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내용은 아니지만, 분명 '친절한 글'이다. 독자로 하여금 불편함까지도 직면하게 하는 '장강명 글'의 힘은 논증에 충실한 정직함에 있기 때문이다.책 제목인 '미세 좌절'은 저자가 만들어낸 조어다. 삶의 목표가 생존 그 자체가 된 시대, 개개인들은 무수히 크고 작은 실패를 겪으며 이를 체화한다. 저자는 그 감각을 '미세 좌절'로 일컬었다. 책은 미세 좌절의 현상과 그 속에 담긴 아이러니를 분석해낸다. 자존감 만들기의 불편한 이면을 다룬 '자존감, 통제력, 그리고 자기 서사', MZ세대를 향한 사회적 시선에 숨은 소비주의를 꼬집는 'MZ세대는 분석을 기다리는가' 등을 통해 참신한 통찰을 전한다.특히 지난해 한 언론에 기명 칼럼으로 발표하며 화제가 됐던 '다시 읽는 난쏘공'도 이번 산문집에 함께 실렸다. 그는 조세희 선생의 소설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상투적으로 읽히는 현상을 들여다본다. "'우리는 여전히 난쟁이의 시대를 살고 있다, 아직도 세상은 그대로다.'… 인터넷에서 이 책의 독후감을 검색하면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런 관성적인 독법에는 반발심이 일었다. 치열한 작품에 대한 안이한 독서가 아닐까"라고 반문하며 "거인은 구조 속에 숨은 듯한데, 사회의 문제의식은 안이한 이분법에 머물러 있는 건 아닌지"라고 짚는다. 관성적인 생각에 일침을 가하는 저자의 '친절한' 글들에 이내 마음이 복잡해진 채 책을 덮게 된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