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경기)

[이슈&스토리]막오른 '경기도 민간 체육회장 시대'… 기대와 과제

지자체장 겸직 금지따라 이원성 회장등 선출… 초대 임기 3년·이후 4년씩연간 470억 다루는 도체육회장, 총회·이사회의 소집·사무처 관리등 중책지자체 원만한 예산안 책정 위해 '법인화·국민체육진흥법 개정작업' 시급공공체육시설 운영권 논의 필수… '분열 조짐' 지역 체육계 봉합도 힘써야'정치권과의 분리'를 목표로 치른 경기도체육회장 선거에서 이원성(60) (사)남북체육교류협회 중앙위원회장이 최종 당선되며, 당연직인 경기도지사 체제에서 전환된 첫 민간회장 시대가 개막됐다.초대 민간 도체육회장 선거는 468명의 도 선거인단 중 441명이 투표(투표율 94.23%)한 가운데 이원성 회장이 174표를 획득하며 새로운 체육 시대를 열었다. 이와 함께 시·군체육회는 수원 박광국(63) 회장을 비롯해 ▲성남 이용기(57) ▲고양 나상호(68) ▲용인 조효상(78) ▲부천 정윤종(65) ▲안양 박귀종(65) ▲의정부 이명철(60) ▲파주 최흥식(73) ▲구리 강예석(65) ▲오산 이장수(60) ▲평택 이진환(72) ▲남양주 김지환(63) ▲김포 임청수(60) ▲군포 서정영(60) ▲과천 김건섭(69) ▲광주 소승호(62) ▲양주 조순광(61) ▲의왕 김영용(57) ▲포천 김인만(81) ▲하남 구본채(66) ▲동두천 박용선(57) ▲이천 정원진(54) ▲여주 채용훈(58) ▲양평 김용철(76) ▲가평 지영기(64) ▲연천 강정복(66) 회장 등 26곳이다. 다만 안성시체육회는 오는 29일, 안산시체육회는 내달 20일, 시흥체육회는 내달 27일, 화성시체육회는 3월 3일, 광명시체육회는 3월 10일 각각 선거를 치른다.국민체육진흥법 개정으로 시·도 및 시·군·구 등 지자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이 금지됨에 따라 뽑힌 체육인이다. 지자체장의 단순 겸직 금지가 아닌 정치와 체육의 엄격한 분리를 통해 지방 체육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거로 임기는 초대 회장에 한해 3년이고, 2대 회장부터 4년씩이다.연간 470억원 상당의 예산으로 경기도체육회를 진두지휘하는 임기 3년의 무보수 명예직 도체육회장은 대한체육회의 '시·도체육회 규정 및 각종위원회 운영에 관한 규정'을 준용해 ▲총회(매 회계연도 종료 후 3개월 이내 소집)·이사회의 소집 ▲임원 구성(부회장 및 이사 추천) ▲업무 총괄 ▲사무처 운영(사무처장과 임명 등) ▲위원 위촉(회장 위촉, 단 위원장은 이사회 동의) 등의 권한을 부여받는다.권한을 부여받게 된 이원성 신임 도체육회장 등은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제기돼 온 ▲체육회 재정 독립 ▲공공체육시설 확충 ▲분리된 체육계 봉합 등 산적한 숙제를 해결해야만 조직의 안정화를 이룰 수 있으며 동시에 원활한 체육인 육성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체육회 재정 독립 = 임의단체인 도체육회 등은 내년부터 경기도 등 지자체로부터 원만한 예산안 책정을 위해선 법정 법인화 작업을 서둘러야만 한다. 이를 위해 주무관청에 법인 설립 허가 신청이 우선시 돼야만 한다.특히 체육회의 재정기반의 안정화를 위해선 정부와 국회의 동의를 얻어 국민체육진흥법 개정 작업을 속히 이뤄내야 한다.앞서 지난해 7월 이동섭(바른미래당) 의원이 대한체육회와 같이 법정법인화해 지방체육회의 지위 및 재정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관련법 개정안을 제출한 바 있다. 개정안에는 지방체육회 예산지원의 명확한 근거와 함께 조직 운영과 재정 등을 지자체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해 독립적 법인격으로 안정적인 재원확보 근거를 마련할 수 있도록 했다. 임의기구였던 지역체육진흥협의회의 설치를 의무화해 지방자치단체장, 교육감(장), 지역체육회장의 원활한 협의를 유도했다. 그러나 해당 개정안은 현재 소관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논의되지도 못한 채 계류 중인 만큼 제 20대 국회가 종료됨과 동시에 자동폐기될 확률이 높다.제 21대 총선 이후 국회 원구성이 이뤄지면 경기도가 대한민국 체육을 진두지휘하고 있기 때문에 이 회장과 시·군회장 등을 중심으로 타 시·도와 함께 새로운 문체위원들을 상대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재발의시켜 국회 문턱을 이른 시일 내에 넘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공공체육시설 확충 = 지자체 소유로 돼 있는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 논의도 필수다. 체육회만의 자체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한 일환으로, 도와 시·군으로부터 최대한의 협력을 이끌어 내야만 한다. 일례로 경기도 60%, 수원시 40% 지분구조로 운영되고 있는 수원 월드컵경기장의 운영권을 도체육회로 가져오는 방안이다.경기도체육회 안팎의 주요 인사들은 "도체육회 만의 수익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도와 수원시와의 협의 과정에서 최대한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리된 체육계 봉합 = 도체육회장 선거에는 3명의 후보가 난립하면서 선거 기간 중 시·군 및 종목단체 간 분열이 이뤄졌다. 선거에 쏠린 눈과 입이 많아지면서 비판을 벗어나 비방까지도 무성해지는 등 지역 체육계의 계파 분열 조짐도 보이고 있다.도종목단체 주요관계자 상당수는 "초대 회장은 분명히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약속하겠지만, 자신을 지지한 종목들은 예산 지원 등의 방식으로라도 챙겨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31개 시·군체육회 역시 도체육회와 연중 연계 사업이 많다 보니 비슷한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 밖에 선거제도 보완 문제도 있다. 대통령선거를 비롯해 지방선거, 총선에서는 모두 선거사무소를 열어 사무원을 두고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도 선거사무소 설치 근거 규정이 있어 이를 가동하고 있는 데 반해 체육회장 선거는 규정상 후보자 혼자 31개 시·군에 퍼져있는 선거인단을 상대로 선거 유세 및 인사, 홍보물 작성 등을 실시해야만 했다. 게다가 도체육회장의 기탁금은 도지사 선거와 동일한 5천만원 임에도 불구하고, 도체육회장 선거관리위원회의 토론회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한 데다가, 선거기간도 10일(지방선거·총선 20일)에 그쳐 형평성에도 맞지 않고 효율적이지도 못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선거인단에 후보자 홍보물을 배포하기 전 특정 정치인사들의 사진이 포함돼 물의를 빚은 만큼 차기 체육회장 선거는 그 취지에 따라 반드시 정치인들의 사진은 사라져야만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한 만큼 도체육회장은 임기 동안 선거제를 수정·보완해야 한다. 아울러 위기에 처한 엘리트(전문)체육을 위해 각종 방안을 마련하면서, 경기도교육청과의 G-스포츠클럽 연계방안, 생활체육 활성화 대책 등도 머리를 맞대어 대중에 내놓아야 한다.대한체육회TF 소속이었던 한종우 오산시체육회 사무국장은 "지자체장의 적극적 관심과 투자로 생활체육 활성화 성과가 있었으나 민간 회장 시대에는 약화될 우려가 있다. 지자체의 직장운동부 육성 의지도 떨어질 수 있어 예상되는 문제점을 민간회장들은 대비해야 한다"며 "지방체육회의 법정 법인화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기에 힘을 모아야 하고,지자체장과 민간회장간 정책 연동에 대한 장치 마련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경기도는 지난해 2월 평창에서 열린 동계체육대회에서 18연패를 달성했다. 총감독을 맡아 선수단을 이끈 박상현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이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경기도체육회 제공

2020-01-16 송수은

[인터뷰… 공감]11년 만에 돌아온 '마지막 해고자' 김득중 민주노총 쌍용차 지부장

'10년내 해결' 공감대 일괄아닌 순차 복직 선택버텨온 46명에 10여일전 '무기 연기' 통보 상식밖일각 '추가 정부지원·복수노조 우려'탓 이해안돼구속된후 아내가 일해 가족들에게 가장 '빈자리'당시 勞 대화해결 노력… 정부 반노동정책 희생양기업 위기땐 노사 머리 맞대고 정부 역할 찾아야지난 7일 쌍용자동차 마지막 복직자들이 공장 정문으로 들어섰다. 돌아오기까지 10년7개월이 걸렸다. 46명의 해고 복직자는 사원증은 받지 못하고 사번만 부여받았다. 복직은 됐으나 생산라인에는 투입할 수 없다는 게 쌍용차의 입장이다. 복직 출근 5일째인 13일 평택에서 김득중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쌍용자동차지부 지부장을 만났다.- 세어보니 2014년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 당시, 2018년 이낙연 총리가 공장을 방문했을 때, 지난해 한 번 이렇게 3차례 공장에 들어가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방문이 아니라 복직자로 공장에 돌아가게 된 건 햇수로 11년 만입니다."예전엔 해결이 안 된 상태였잖아요. 한 발 건너서 바라봤죠. 반가움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2014년에도 정문 앞에서 인사를 했는데(2009년 파업부터) 한참 지난 시간이었지만 낯설거나 다가가기 어렵지 않았어요. 그때와 차이라고 한다면 지금은 복직자로, 쌍용차 직원으로 신분을 회복한 상태입니다. 동료들이 제가 쌍용차 직원이 됐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죠. 생산 라인까지 가보지는 못했지만 지나가다가 혹은 식당에서 동료들을 만나면 반갑게 맞아 주기도 하고, 이 상황을 잘 모르는 분들은 '저 사람이 왜 여기 들어왔지' 이러기도 합니다."- 복직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나온 2018년 9월 21일부터 오늘(13일)이 꼬박 480일째 되는 날이더군요."당시 이 문제를 만 10년은 넘기지 말자는 공감대가 있어서 사측과 노조가 한 발씩 양보해서 합의했죠(노조는 전원 일괄 복직 대신 순차 복직을 택했고, 46명은 마지막 순서로 복직이 예정된 해고자들이다). 우선 71명이 복직을 해야했기 때문에 2018년에는 우선 복직자를 정했고, 10년 동안 자기 일처럼 도와줬던 시민사회 각계각층에 복직 이후에도 연대·나눔을 하자고 논의하며 하반기를 보냈습니다. 2019년에 넘어와서는 쌍용차 노·노·사(쌍용차지부·기업노조·회사측)가 같이 종교 지도자를 찾아뵙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각계 단체 행사가 있으면 찾아가 감사 인사를 전했죠. 쌍용차 정상화에 힘을 모아달라고 부탁드리기도 했습니다. 손해배상청구 소송 때문에 대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기도 했죠."- 완전한 복직, 부서 배치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문제가 손배소일 겁니다. 2009년 파업에 따른 손해로 배상액을 청구한 게 경찰 20억원·회사 80억원, 합쳐서 100억원이 넘습니다."대법원에 의견 같은 건 다 보냈습니다. 앞으로 정치권 의견도 받아서 보내려고 합니다. 경찰 인권침해사건조사위원회가 지난해에 소송 철회를 권고했습니다. 인권침해사건조사위 보고서의 내용이 나오기 전에 1·2심이 끝났거든요. 보고서에 기초해서 대법에서 올바른 판단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라고 있는 상황입니다."- 회사가 복직은 결정해 놓고 생산 라인 배치를 미루는 가장 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어요. 회사가 아무리 노사 관계를 모른다고 해도 지난 10년7개월을 46명이 어떻게 생활해 왔고 버텨왔는지 조금이라도 알았다면 이렇게 하지 않죠. 이분들에게 공장 부서 배치가 어떻게 다가가는지, 너무 작게 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에요. 불과 복직 10여 일도 남겨 놓지않고 12월 24일에 부서 배치를 할 수 없다고 무기한 복직 연기를 통보했단 말이에요. 부서 배치 앞두고 다른 직장에 사표도 내고 이사까지 한 사람들한테 열흘도 남지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통보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됩니다. 이유는 상당히 많기는 하겠지만 하나하나 말씀드리긴 좀…."- 이유가 뭘까요."굳이 말씀드리자면,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난 게 있잖아요(지난 11일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가 쌍용차 복직대기자 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 중 11분이 '쌍용차 지원금을 더 받아내기 위해서' 복직을 연기했다고 대답했거든요. 우리를 볼모로 해서 정부 지원을 받아내려는 거 아니냐는 의혹이 있는거죠. 현장에선 복수노조 탄생에 대한 염려도 있었다고 해요(쌍용차에는 2009년 파업을 이끈 민주노총 쌍용차지부 외에 기업노조가 있다). 회사가 어렵다고도 합니다. 지난해 내내 노사가 회사 어려움에 대해 얘기했어요. 저도 주변에 쌍용차를 사달라는 얘기를 해왔어요. 한상균 전 지부장은 교도소에서 쌍용차 50대를 팔았다고 해요. 정말 위기라면 노·노·사가 각자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업노조가 마힌드라 대주주와의 관계에 강점이 있다면 그대로 살리고 쌍용차지부가 소수지만 사회적 힘이 있다면 이것도 쌍용차 정상화에 최대한 장점을 살려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어요. 이게 복수노조 진영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고, 충분히 공감했다고 생각해요. 이런 얘기를 해왔기 때문에 그것(추가 정부지원·복수노조 우려)때문에 복직을 연기했다고는 이해할 수 없어요."- 올 초에 트위터에서 누이들과 나눈 얘기를 올리신 글을 본 기억이 납니다. "막내야 괜찮니?","언니, 막내도 이제 쉰둘이야.","그래도 막내야"라고 누이들이 대화를 나눴다는 짤막한 글이었습니다."저는 5남4녀의 막내입니다. 그 SNS는 집에 있다가 요양원에 계시는 어머니를 찾아갔다 누이들을 만나서 나눈 얘기를 올린 거예요. 각자 생활터전이 달라서 연락도 취하지 않고 어머니 뵈러 갔다가 우연히 만났어요."- 2009년부터 투쟁해오다 보니 집안 반대가 심했을 것 같습니다. 해고 이후에 사모님이 생계를 꾸려나가신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누이와 형님들은 제가 하는 활동으로 아내나 자녀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하셨죠. 2009년도 사태로 구속되기도 했으니까요. 그때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아내가 일을 가졌고, 11년째 생계활동을 하고 있어요. 큰 아이는 이제 대학 3학년 올라갑니다. 작은 아이는 중학교 2학년 올라가요. 터울이 있죠. 2009년 공장 점거 파업할 때도 아이들이랑 아내가 현장에 왔었어요. 작은 아이가 4살 때였습니다. 제가 조직쟁의실장이어서 집회 사회를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때는 아내도 '당연히 노동자 간부니까'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파업 과정을 보고, 제가 파업 이후에 1년3일을 구속돼 있었고 그 기간에 모든 것들이 아내와 아이들에게 집중됐죠. 혼자 극복해 나가려고 하고, 주변에서 도움을 주려고 해도 지역의 시선·사회적 시선을 고스란히 받았습니다. 힘들어서 저한테 하소연도 많이 했어요. 그래도 '안했으면 좋겠다. 당신 할 만큼 했다' 이런 정도로만 얘기했지, '당신 계속하면 갈라설거야' 이런 얘기는 아니었습니다. 지난 10년 많은 명절과 연휴, 연말 연초 이런 시간을 대부분 바깥에서 보냈습니다. 아이들하고 같이 있지 못했어요. 제 빈자리가 컸죠." - 10년7개월의 시간을 견뎌오셨습니다. 과거로 돌아가 지금이 2009년이라면, 똑같은 상황이 온다면 같은 선택을 하실 건가요."저희들은 그런 선택을 계획하지 않았어요. 작년 조사에서 공식적으로 밝혀졌지만 당시 정부가 반노동 정책을 밀어붙이기 위한 수단이 있어야 했고, 그게 법정 관리에 놓여 있던 쌍용차였죠. 상하이차가 먹튀하고 기술 유출해 빼가고 회계조작해서 던져놓은 건데 누구도 책임지지 않은 거잖아요. 노동조합은 대화로 풀려하고 방법을 찾자고 해서 퇴직금 담보로 1천억원 대출해서 신차 개발에 넣자, 일을 절반으로 줄여서 잡셰어링으로 임금을 적게 받더라고 함께 살자, 비정규직 계약해지 막기 위해서 노동조합 조합비로 비정규직 인건비를 출연하겠다. 정말 노동진영에서 보면 '저것들 미쳤나'하는 소리를 들을만한 일이지만 할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내려놓자고 했죠. 그런 게 참 우리만의 고민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때가 2009년 3월 말~4월 초거든요. 노조는 미련하게 계속 교섭을 얘기했고, 결국 한 달 반이 지나도 태도 변화가 없었습니다. 해고 통지가 5월 8일 어버이날 2천640명에게 왔죠. 그런 상황에서 어느 노동조합이 수용하겠습니까."- 선택에 내몰리신 거군요."기업에 위기가 올 수 있어요. 그러면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정부는 할 수 있는 역할 찾아야 합니다. 노사 문제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으면 정부 역할이 중요해집니다. 쌍용차 문제도 결국 정리해고 문제잖아요. 정부의 희생양이었다는 생각을 문득 문득합니다. 아까 예전에 공장에 들어갔을 때와 지금이 뭐가 다르냐고 물어보셨잖아요. 공장 밖에서 동료를 만나는 것과 공장 안에서 만나는 것은 사뭇 달라요. 포근합니다. 손을 잡아도 더 따뜻합니다. 예전에는 바깥에서 고생하는 저희를 보는 측은지심이나 위로를 담은 악수였고 마음이었다고 하면 요즘 공장 안에서 손을 잡아보면 '우리 함께 하자', '함께 이 상황을 극복하자'는 그런 마음이 느껴져요."누군가에겐 매스컴 속 트러블메이커로 누군가에겐 거리의 투사로 비치는, 한때 노동자 정치인을 꿈꿨던 사람 김득중은 네 명의 누이와 네 명의 형님을 둔 막둥이 동생, 두 아이의 아버지이자 무엇보다 다시 생활인을 꿈꾸는 가장이었다.글/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사진/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김득중 지부장은?▲ 1969년 평택시 청북면 출생 ▲ 1993년 쌍용자동차 입사▲ 2008년 민주노총 쌍용차지부 조직쟁의실장▲ 2014년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노동자 후보▲ 2013년~현재 민주노총 쌍용차지부장11년만에 복직한 김득중 민주노총 쌍용차 지부장이 지난 13일 오후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평택 쌍용차 정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김득중 민주노총 쌍용차 지부장이 지난 13일 오후 평택 쌍용차 정문에서 퇴근하는 동료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0-01-14 신지영

[사람사는 이야기]20년째 시각장애인 돕는 '이슬처럼봉사회' 손복자 회장

수시로 이벤트 '삶의 의욕' 북돋아줘암수술후 자리박차고 나와 김장담가기관지원 대신 회원간 십시일반 정성'이슬처럼 맑고 투명하게, 작은 물방울 하나라도 소중하게, 봉사 후에는 소리없이 사라지자'.손복자(62)씨가 구성한 '이슬처럼봉사회'(이하 봉사회)의 창단 정신이다. 손씨는 우연히 시각장애인을 만나 단순한 도움을 줬는데, 그때의 인연으로 20여년 째 시각장애인을 돕고 있다. 당시 생각이 같은 지인 5명이 봉사 동아리를 구성해 활동한 것이 지금은 봉사단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구색을 갖춘 봉사회가 됐다. 손씨는 22명이 활동하는 이 봉사회의 회장이다. 우연이 손 회장을 이토록 오래 붙잡고 있었던 데는 깨달음이 있었다. 그는 "시각을 잃어버려 아름다운 세상을 보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있지만 그보다는 작은 위기도 이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었다"며 "얼떨결에 잡은 손이라도 그 손을 놔 죽음으로 내민 것이 된다면, 당신은 손을 놓을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봉사회는 틈날 때마다 장애인들을 위해 자장면 나눔, 국수바자회, 김장 등 봉사활동을 하며 그들 곁을 지켰다. 봄과 가을에 각각 갯벌체험, 흰 지팡이 행사 등을 하며 시각장애인들에게 삶의 의욕을 불어넣었다. 그냥 행사일 수 있겠지만, 함께 어울리고 웃을 수 있는 이벤트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시각장애인들의 기쁨은 컸다. 봉사활동으로 삶의 빛을 본 것은 봉사 수혜자만이 아니다. 손 회장은 2015년 6월 갑상선암이 찾아왔을 때를 돌이켰다. "수술을 마치고 의사는 안정하라고 주문했어요. 집이든 병원이든 몸을 쉬라는 거죠. 근데 누워있으면 있을수록 환자가 됐어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그해 늦가을, 매년 하던 김장을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김장 400포기를 담갔어요. 배추를 씻고, 절이고, 속을 버무리고, 배추에 바르는 그 일을 같이 했죠. 그제서야 '살아있다'고 느꼈어요. 몸을 갉아먹는 암덩어리가 아니라 샘솟는 희망을 느꼈습니다."시각장애인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해 일이 많다. 때문에 가끔 피로감으로 회원들 사이 의견이 평행선을 이룰 때도 있다. 손 회장은 "의견 조율은 크게 어렵지 않다"며 "회원들이 어려운 사람을 돕고 배려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뭉쳐 있어 한번 의견차이를 넘어설 때마다 서로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고 어깨를 으쓱했다. 긴 세월을 남을 위해 살며 특별히 감사한 사람이 있을까. 손 회장은 "봉사활동에만 집착한 나머지 집을 자주 비우는 엄마를 향해 '장애인이 밉다'고 투정을 부렸던 두 딸아이가 이젠 중년을 바라보고 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없으면 장애인은 손과 발이 없는 것과 같다'고 했는데, 엄마를 이해해주며 잘 성장한 딸들이 너무 고맙다"고 싱긋 웃었다. 이어 "기관 지원을 받아 단체를 운영할 수 있지만 봉사회 회원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순수한 마음을 이어가자며 십시일반 작은 정성을 모으고 있다. 마음이 힘들고 지쳐도 함께 해준 회원들이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도 회원들과 동고동락하며 행복을 꿈꾸겠다"고 다짐했다. 동두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경자년 새해를 맞이해 '이슬처럼봉사회' 손복자(62) 회장이 장애인들과 진솔한 만남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동두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

2020-01-13 오연근

[이슈&스토리]수도권매립지 올해 반입총량제 '폭탄선언'

#초과땐 두배 수수료·5일 반입 정지 '초강수'폐기물 늘어 조기포화 예고… 환경부와 강력 조치 약속인천 1만1천t·경기 3만6천t·서울 3만1천t 감축 목표#'2018년 배출량 10% 줄이기' 시민 참여 유도인천시 종량제봉투값 인상 검토·상벌 '목표관리제'경기도 용인 재활용 선별장 조성… 소각시설 확대도올해부터 수도권매립지에 들어올 수 있는 생활 쓰레기의 양이 지방자치단체별로 제한되는 '반입총량제'가 시작된다. 수도권매립지에 들어오는 반입 폐기물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어 조기 포화가 우려되면서다. 여기에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신규 매립지 선정까지 난항을 겪으면서 환경부와 3개 시·도는 '반입 폐기물량 제한'이라는 강력한 조치에 합의했다. 2018년 생활폐기물 배출량의 10%를 줄이지 못하면 지자체는 일정 기간 쓰레기 반입을 할 수 없다. 생활폐기물 반입총량제는 수도권 3개 시·도, 64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시행된다. 2018년 수도권매립지 생활폐기물 반입량을 기준으로 10% 감축한 양의 쓰레기만 반입해야 한다. 우선 소각 등의 중간 처리를 하지 않은 직매립 생활폐기물만 대상으로 했다.이 총량제에 따르면 2018년 반입량 대비 올해 서울시는 3만1천t, 인천은 1만1천t, 경기도는 3만6천t을 감축해야 한다. 할당된 반입량을 초과하는 지자체는 초과분에 대해 다음 해(2021년) 반입수수료를 두 배로 인상한다. 현행 생활폐기물 1t당 반입수수료 7만56원의 2배에 해당하는 14만112원을 내야 한다. 쓰레기 반입도 5일간 정지된다. 반입이 중단되면 해당 기초단체도 생활폐기물을 더 이상 수거하기 어려워 자칫 '쓰레기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각시설이나 재활용선별시설이 없어 직매립에만 의존해야 하는 일부 기초자치단체부터 가장 먼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도 바짝 긴장하고 쓰레기 배출 줄이기에 분주한 모습이다.이번 수도권매립지 반입총량제는 수도권매립지공사 반입량 분석에 따라 3개 시·도가 합의해 시행하는 것이다. 생활폐기물에 대해 우선 시행하지만 효과가 미흡할 경우 건설폐기물과 사업장폐기물도 반입총량을 설정해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이러한 초강수의 대책이 시행된 데에는 쓰레기 양이 예상보다 빨리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지자체들이 지난해 9월부터 사용 중인 현 수도권매립지 3-1 매립장(103만㎡)은 애초 사용종료 시기는 2025년 8월로 예상됐지만, 최근 수년간 쓰레기가 늘어나 그보다 약 9개월 전에 포화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수도권매립지 하루 평균 반입 폐기물량은 1만3천t 수준으로 설계 당시 예상했던 1만2천t보다 매일 1천t이 더 들어오고 있다.생활폐기물 발생량이 많아진 원인은 1인 가구 증가, 온라인 쇼핑 증가, 배달문화 발달 등으로 포장재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가구 특별추계'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가 600만명에 이르면서 전체 가구의 30%를 차지했다. 통계청은 2017년 28.5%인 한국의 1인 가구 비중은 2037년 35.7%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045년까지 매년 10만 가구 가까이 증가하는 속도다. 1인 가구가 아니더라도 레토르트 음식, 간편식 등이 유행하면서 낱개 포장이 늘어나는 추세도 원인으로 꼽힌다. 현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 시 대체해야 할 매립지를 찾는 것은 더욱 쉽지 않은 일이다.환경부와 수도권 3개 시·도는 2015년 6월 수도권매립지 연장사용에 합의함에 따라 지난해 9월부터 현 수도권매립지 3-1매립지(103만㎡) 사용을 시작했다. 이마저도 조기 포화가 예상되자 환경부와 3개 시·도는 재빨리 대체매립지 용역까지 벌였지만 지역 간 갈등이 격해질 것을 우려해 발표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정치적 이해관계까지 개입되면서 쓰레기 처리 논란은 '무조건 반대' 식으로 대책 없이 흐르는 분위기다.지자체들은 쓰레기 배출 줄이기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시는 쓰레기 배출을 줄이기 위해 자치구별 재활용선별장 시설개선과 신·증설을 지원한다. 장기적으로는 광역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추가 건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주민 반대에 부딪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가 쓰레기 소각장을 추가로 건립하기 위해 올해 두 차례 후보지를 공모했으나 이에 응한 자치구는 없었다. 현재 서울시에는 강남구 일원동, 노원구 상계동, 마포구 상암동, 양천구 목동 등 4곳에 쓰레기 소각장이 있다.경기도는 용인시에 재활용 쓰레기 선별장을 새로 설치한다. 또 생활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지역 내 소각시설을 확대하고 대시민 홍보 캠페인을 실시한다.인천시는 쓰레기봉투 가격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매립지 폐기물 반입 목표량을 정해 달성 여부에 따라 인센티브 또는 페널티를 주는 '목표관리제'도 시행키로 했다. 이밖에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음식물 폐기물 무선인식카드(RFID) 보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환경단체는 궁극적으로 지자체의 보다 더 강력한 쓰레기 감축 계획이 수립돼야 한다고 지적한다.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대비 2019년 매립된 폐기물 총량은 15% 가량 감소했으나, 생활폐기물 총량은 56% 이상 증가했다. 건설폐기물, 사업장 폐기물 등은 감소했지만, 지자체가 관리해야 하는 생활폐기물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서울시는 27.63%, 경기도는 81.23% 증가했으며, 인천시는 무려 106.7%가 증가했다. 인천녹색연합 등 인천지역 환경단체들은 2015년 4자 협약 당시에도 매립지의 '매립종료'냐 '사용연장'이냐에만 관심이 집중돼 환경부와 지자체의 폐기물 관리와 처리 계획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부족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레기 감량에 대한 근본적 문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지자체가 근본적 문제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고 공동매립지냐 자체매립지냐 등 정치적 논란만 벌이고 있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인천녹색연합 측은 "인천시를 비롯한 서울시, 경기도는 사회변화에 발맞춘 생활폐기물 발생 감축 계획 수립을 등한시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라도 인천시와 기초지자체는 구체적인 쓰레기감량, 자원순환, 직매립제로 정책을 수립하고 시민들과 함께 실천해야 하며, 분기별로 감량성과를 공개해 시민참여 폐기물정책을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수도권 매립지 전경. /경인일보DB

2020-01-09 윤설아

[인터뷰… 공감]이달 정식 개장 인천 독서·문화·가구융합공간 '베리굿타임' 황찬희 대표

베스트리빙과 민간서 드물게 염전로 인근에 조성공연·전시 개최… 공장지대 물류창고 화려한 변신수백명 모임가능 북콘서트·독서동아리 '특화장소'곳곳 책 놓인 '가구 판매장' 소파등 마음껏 이용을'꿈의 우체통' 사연 받아서 '실현' 1년간 지원 계획인천 미추홀구 염전로 인천산업용품유통센터 인근엔 공장들이 줄지어 있다. 그중 형형색색으로 외관을 꾸민 건물이 있다. 복합문화 공간이자 가구 판매장인 '베리굿타임'이다. 가구를 보관했던 물류창고를 1년6개월 동안 새롭게 단장했다. 지난달 베리굿타임의 본격적인 개장을 앞두고 '베리 굿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의 행사를 열었는데, 수천 명이 다녀가는 등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베리굿타임은 이달 중 정식 개장한다.베리굿타임은 주변에 있는 건물과 다를 바 없는 창고였다. 가구 판매·제조기업인 (주)베스트리빙이 가구를 보관하는 용도로 썼다. 베스트리빙과 디자인기업인 '시오데코' 황찬희 대표가 뜻을 모아 베리굿타임을 탄생시켰다. 베스트리빙은 공간을 제공하고, 시오데코 황찬희 대표가 공간 활용 등에 대한 기획을 총괄했다. 베리굿타임은 민간에서 만든 독서·문화공간이며 이처럼 대규모로 복합문화공간을 민간에서 조성한 사례는 흔치 않다. 특히 가구와 독서·문화를 융합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다른 문화공간과 차별성을 지닌다. 베리굿타임 황찬희 대표는 "베리굿타임은 '시간을 파는 장소'"라고 설명했다. 그는 "베리굿타임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가구를 판매하기도 한다"며 "많은 분이 이곳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으로 공간을 마련했고, 그러한 의미를 담아 이름을 지었다"고 했다.베리굿타임은 크게 1층 커피숍 '사랑해', 2층 'VGT존'과 '베북존'으로 구성됐다. VGT존은 가구 제품의 전시장 역할을 하면서 공간 곳곳에 '책'이 스며 있다. 벽면에 책이 꽂혀 있는가 하면, 전시된 가구에 책이 놓여 있기도 했다. 가구를 사지 않더라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건물 가장자리에는 모두가 앉을 수 있는 소파를 마련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편하게 쉴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황 대표는 매달 8차례 공연을 개최하는 등 VGT존을 다양한 복합문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베북존은 책을 의미하는 'BOOK'을 조합해 이름을 지었다. 페이스북을 줄인 '페북'과 유사한 발음에 착안했다. 이곳은 '독서인'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진다. 베리굿타임은 독서 프로그램 '베리리1'과 '베리리2'를 운영할 예정이다. 베리리1은 각자가 준비한 책을 정해진 시간 동안 읽는 방식이며, 베리리2는 정해진 책을 읽고 참여자가 토론하는 프로그램이다.황 대표는 "우리가 주최하는 독서 프로그램 외에도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독서 모임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고 했다.독서 동아리 대부분은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커피숍을 빌려서 하는 경우가 많다. 베리굿타임은 독서 모임에 특화된 공간이다. 원하는 인원에 맞춰 테이블과 의자 등을 배치할 수 있다.카페 '사랑해'는 공장이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업무상 미팅 등으로 이 카페를 찾게 됐을 때 이름인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 자체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황 대표는 "'사랑해'라는 말이 입에 오르내리는 것만으로도 좋은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베리굿타임은 건물 연면적이 3천㎡에 이른다. 이 중 절반가량을 가구 전시와 공연 등을 진행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나머지는 전시회, 독서 모임, 독서 프로그램 운영 등을 위한 공간이다. 또 유튜버를 위한 작은 스튜디오도 마련했다.베리굿타임은 한꺼번에 수백 명이 모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이를 활용해 대형 회의, 파티, 미술품 전시, 북 콘서트, 출판기념회 등 다양한 행사를 열 계획이다.황 대표는 디자인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브랜드 컨설팅 등의 업무를 맡아 공간을 꾸미는 일을 해오고 있다. 그는 '독서광'이기도 하다. 가족 모두 각각 서재가 있을 정도로 온 가족이 독서를 즐긴다고 한다. 황 대표는 "책을 읽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이 사회가 더 나은 사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직원들을 채용할 때도 '독서'는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이라고 했다.황 대표는 베리굿타임에 대해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한 것이며,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다가 찾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누군가의 꿈을 이뤄주고 싶다고 했다. 이를 위해 설치한 것이 베리굿타임 한쪽에 있는 우체통이다. 이름은 '꿈의 우체통'이다. 그는 "누구든 이 우체통에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을 적어 넣을 수 있다"며 "베리굿타임은 이 사연 중 한 명을 선정해 1년 동안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컨설팅 등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베리굿타임 공간 하나하나에는 황 대표의 손길이 스며 있다. 화장실, 수유실, 직원 휴게실 등 모든 공간에 디자인을 입혀 보기 좋을 뿐 아니라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그는 "이곳은 침대와 소파 등 모든 가구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데이트 비용이 부족한 연인이나 가족이 편하게 와서 가구를 이용하고, 책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매일은 아니지만 지속해서 열리는 공연과 전시 등의 행사가 방문객의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는 "베리굿타임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은 더 많은 분이 책을 쉽게 접하는 것"이라며 "공간 운영을 위한 비용은 가구 판매 수익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또 "베리굿타임이라는 공간에서 해보고 싶은 일이 많다"면서 "책을 좋아하거나 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만족하는 공간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그는 가장 좋아하는 책으로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를 꼽았다. 그는 "책의 내용이 너무 좋아서 만나는 분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며 "많은 분이 베리굿타임에서 좋은 책을 많이 만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글/정운기자 jw33@kyeongin.com 사진/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황찬희 베리굿타임 대표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이 사회가 조금은 더 나은 모습이 될 수 있을 거라 믿고 있다. 베리굿타임을 통해 책과 가까워지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베리굿타임 내부. 수유실과 화장실 등 모든 공간에 디자인을 입히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꾸몄다.베리굿타임 내부.베리굿타임 내부.꿈의 우체통-우체통에 자신의 꿈과 사연을 넣으면 이 중 1명에게 베리굿타임이 꿈을 이뤄줄 수 있도록 지원한다.

2020-01-07 정운

[사람사는 이야기]시어머니·친정부모 2년째 병 수발… 과천 '효부' 곽선아씨

아침·저녁 알츠하이머 부모님 시중 낮엔 '급성신장염' 시어머니 병간호"남들과 같은 일상… 가족 도움 힘""어떤 일이 해결돼야 감사한 것이 아니라 살아계시는 것, 돌봐드릴 시간이 있다는 것이 제게는 선물 같습니다."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다. 사랑은 내리사랑이라 자식을 돌보는 것보다 부모를 수발드는 것이 더 힘들다. 그래서 곽선아(51)씨의 효행은 더 울림이 크다. 곽씨는 과천시 문원동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하며 지역봉사를 하는 평범한 워킹맘이었다. 그러던 2018년 2월. 같은 건물에 거주하는 시어머니가 급성신장염 진단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다. 하던 일을 접고 3교대하는 남편과 중학생이 된 아이의 출근과 등교를 준비해주고는 병원으로 출근하는 병간호 생활이 시작됐다. 시어머니를 보살피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한 달쯤 지났을까. 그저 어깨가 아프다던 친정엄마와 병원을 갔다가 지인의 권유로 알츠하이머 검사를 받았다. 권유에 한 검사지만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을줄은 몰랐다. 아버지도 같은 진단을 받았다. 충격 아닌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고통이 그에게 몰아쳤다. 17년 전 남동생의 갑작스러운 교통사고 사망 소식에 급격히 무기력해진 아버지와 달리 엄마는 아픔을 잊으려는 듯 대외활동을 이어갔던 터였다. 곽씨 역시 남동생의 죽음으로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었지만, 부모의 알츠하이머 확정은 그녀의 일상을 뒤흔들었다. 그나마 친정집이 10분 거리인 것이 다행이었다. "막내딸이기도 하고 시집을 늦게 가서 30년 넘게 엄마와 살았는데 회삿밥이 맛없다고 흘린 말에 도시락을 싸주시던 분이었다"며 "남동생 죽음 이후 치매는 안 걸렸으면 좋겠다며 일기도 써오셨던 분에게 하늘이 시련을 주신 것 같았다"고 친정 부모의 알츠하이머 진단 시절을 회상했다. 동시에 양가 부모에게 시련이 닥쳤지만, 그는 누구 하나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아침에는 친정집으로 출근해 아침을 챙기고, 곧장 시어머니 병원에서 수발을 들었다. 저녁에는 다시 친정집으로 가서 부모가 잠자리에 드는 것을 확인하고서 집으로 돌아가 잠을 청할 수 있었다. 그렇게 지내온 2년. 곽씨라고 힘들지 않았을까. 병시중을 들기 시작하던 초기에 몸이 힘든 건 둘째치고 마음이 아파 남편과 아이에게 울거나 화도 자주 냈었단다. 그러나 그는 "남들이 효부라는데 누구나 나와 같은 처지가 되면 또 나같이 할 것"이라며 "지금은 아침에 엄마를 만나러 갔을 때 알아봐 주시는 것조차 너무나 감사하고, 곁에서 돌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한다. 곽씨는 양가 부모를 돌보는 생활을 '남들과 같은 일상'이라고 했다. 다행히 시어머니 병세가 완화돼 집안 내 거동이 가능해졌고, 남편과 아이도 곽씨가 병시중을 들 수 있게 집안일을 도와주고 있다. "엄마가 되고 나서야 내 엄마의 진심을 알게 됐다"며 "투덜이 막내딸이던 시절에는 그저 그곳에 항상 계실 줄 알았는데, 조금씩 상태가 나빠지고 있지만 그래도 매일 만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그는 오늘 아침도 친정엄마를 만나기 위해 힘을 낸다. 과천/이석철·최규원기자 mirzstar@kyeongin.com매일 부모님을 뵐 수 있는 시간 그리고 돌볼 수 있는 시간이 감사하다고 말하는 곽선아(51)씨. /최규원기자 mirzstar@kyeongin.com

2020-01-06 이석철·최규원

[FOCUS 경기]안산시 2020년 6개 핵심 정책 '미리보기'

'안산 방문의 해' 홍보 집중… 지역화폐 '다온' 발행·로컬푸드 직매장 확대 '골목상권' 활력공중화장실 비상벨 등 범죄예방·노약자 통합돌봄 복지체계 마련 '탄탄한 사회 안전망' 구축청년 내일스퀘어·시민옴부즈만 '소통행보' … 스마트제조혁신센터·공공주택사업도 주춧돌안산시가 올해 시민들을 위한 6개 분야의 핵심 사업 계획을 확정하고 집중 추진한다.시는 최근 윤화섭 시장이 신년사를 통해 밝힌 "시민들을 위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잘한 부분은 더욱 잘하는 안산시가 되겠다"는 포부를 담아 사업계획을 세웠다.2020년 안산시의 사업은 크게 일자리 창출 산업·경제도시, 생명가치 최우선 존중 안전도시, 따뜻하고 행복한 복지도시, 소통하고 함께하는 참여도시, 사람과 자연의 공존 생태·문화도시, 조화로운 개발의 미래도시 등 6개 분야로 나뉜다.■ 일자리 창출 산업·경제도시우선 경제분야는 지난해 안산시 골목경제 살리기에 앞장섰던 안산화폐 '다온'이 지난해 발행액 300억원보다 66% 늘어난 500억원 규모로 발행된다. 지난해 4월 최초 발행된 180억원과 추가 발행된 120억원이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으로 빠르게 완판되면서 발행액을 늘린 것이다.시는 지역화폐 정착을 위해 지난해 빅데이터를 활용해 지류식 유통 현황을 분석했는데 이를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1월부터는 지류식뿐 아니라 카드식 결제 데이터에 대한 빅데이터 종합분석도 추진한다. 생산농가와 소비자를 바로 잇는 로컬푸드 직매장 '다온샵'도 안산 와~스타디움에 새로 조성된다. 안산시는 올 상반기 내에 농특산물 브랜드를 개발, 시 이미지를 높이는 데 활용한다는 구상이다.250억원이 투입되는 국토부 공모 창업지원주택 사업은 올 하반기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에 착공된다. 창업지원 시설과 공용 오피스, 공공임대주택이 입주해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한다.지난해 '올해의 관광도시 안산'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시는 올해 '안산 방문의 해'를 계기로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시는 공식여행사 지정, 홍보대사 운영, 스토리텔링 공모전, 관광포럼 개최, 온·오프라인 홍보 마케팅 및 만족도 조사 등으로 적극적으로 안산시를 알린다는 방침이다.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개최되지 않았던 안산 김홍도축제는 '풍속으로 가는 여행'이라는 테마로 추진된다. 대부광산퇴적암층이 갖는 역사 가치에 경관 가치를 더한 '보물찾기 야행 프로젝트'가 추진되며, 플로팅 수상 공연장 조성 사업도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생명가치 최우선 존중 안전도시'범죄예방'에 초점을 맞췄다. 길거리에서 가장 흔하게 눈에 띄는 공중화장실 내 범죄 제로를 위한 범죄예방설비가 확대 설치된다.사물인터넷기술(IoT)이 적용된 비상벨 연동 무선스위치가 공중화장실에 설치돼 긴급상황 발생 시 근처 경찰과 연결되고 긴급 출동하게 된다. '여성 안심 도시' 조성을 위한 1인 여성가구 범죄 예방 빅데이터 분석도 추진된다. 객관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범죄 취약지역 위험도를 따져 실정에 맞는 안전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이와 함께 국제안전도시 공인을 위해 신청서를 제출하고 성공 달성을 위한 선포식도 연다.■ 따뜻하고 행복한 복지도시안산시는 초고령사회 진입에 앞서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선도사업을 추진해 복지도시 만들기에 앞장선다. 현재 10% 수준인 안산시의 노인인구는 초고령사회(20%) 기준에는 못 미치지만, 고령화 진행이 빠른 만큼, 지역사회가 통합돌봄을 맡는 체계가 세밀하게 구축된다.또 호국보훈문화 확산을 위해 국가유공자와 유족들이 자긍심을 갖도록 상록구 본오동에 보훈회관 건립을 추진한다. 장애인들의 접근환경이 좋은 의료기관, 미용실, 음식점, 카페 등을 선정해 장애인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어르신들의 경제활동을 위해 카페 운영부터 문화재 관리, 돌봄, 청소 등 맞춤형 일자리 사업을 확대해 65개 사업에 4천여명을 채용해 운영한다.지난 한해 시민들의 관심을 받았던 대학생 본인부담 등록금 반값 지원은 전국 시 단위로는 최초로 1학기부터 시행된다. 국민기초가정, 장애인학생, 다자녀가정 셋째 이상 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1단계 사업이 시작된다.■ 소통하고 함께하는 참여도시, 사람과 자연의 공존 생태·문화도시소통과 생태문화 분야에서는 우선 청년들을 위한 소통공간이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제1호 청년소통공간인 가칭 안산내일스퀘어는 청년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며 의견을 나누는 장이 될 전망이다. 오는 7월에는 안산시 시민옴부즈만을 설치,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중립적 입장에서 시민을 대변하고 구제하는 제도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또 안산시는 지난해 겪었던 수돗물 수질사고를 계기로 올해 스마트 물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실시간으로 수돗물 공급 현황을 분석해 수질사고를 예방한다. ■ 조화로운 개발의 미래도시2016년 전국 최초로 추진된 스마트 제조혁신센터와 연계한 관련 사업이 폭넓게 추진된다. 특히 장상·장하, 신길2지구에서 추진되는 공공주택사업도 원활히 추진되도록 올해 기반을 마련한다. 모두 2만600가구로 조성되는 공공주택사업은 안산의 제2 도약을 이끌 것이며, 지난해 착공한 신안산선 역사도 들어서면 역세권 조성으로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윤화섭 시장은 "올해 시민을 위해 추진한 다양한 사업을 토대로 부족했던 부분은 채우고, 잘한 부분은 더욱 잘해 시민들이 활짝 웃을 수 있는 안산시를 만들어 가겠다"며 "3년 차를 맞는 경자년 새해에도 많은 관심을 바라며, 더욱 노력하는 안산시가 되겠다"고 말했다. 안산/김대현기자 kimdh@kyeongin.com안산사랑상품권 다호 1호 가맹점 큰숲베이커리. /안산시 제공안산다온 카드. /안산시 제공노을이 지는 동주염전. /안산시 제공지난해 5월 상록구청 상록시민홀에서 열린 '안산시 대학생 반값등록금 지원 조례 제정 공청회'. /안산시 제공

2020-01-05 김대현

[FOCUS 경기]인터뷰|윤화섭 안산시장

스마트산단 등 3조6천억 투자… 산업구조 개편 기대대학생 반값 등록금·방문의 해 사업 알리는데 최선- 지난해 성과는."지난해에는 경제, 복지, 도시개발, 관광, 소통 등의 분야에서 성과가 있었다. 특히 지난해 2월에는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가 전국 최초로 창원국가산업단지와 함께 스마트 선도 산업단지로 지정됐다. 4월 발행한 안산화폐 다온(多溫)은 단기간에 지류식 화폐가 이용 가능한 가맹점 1만점을 넘게 확보했으며, 임신부를 위한 100원 행복택시 운영에도 나섰다. 6월에는 안산사이언스밸리(ASV)와 시화MTV 일대 1.73㎢가 강소연구개발특구로 지정돼 4차 산업혁명의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 안산의 미래는."민선7기 출범 이후 청년 친화형·스마트선도 산업단지 선정과 강소연구개발특구, 캠퍼스혁신파크 지정 등을 통해 모두 3조6천억원대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를 통해 2030년까지 5만6천여명의 고용창출과 3조6천억원 규모의 부가가치 유발효과, 9조원 규모의 생산 유발효과 등 다양한 경제효과가 기대된다. 이번 대형 투자는 안산시가 4차 산업혁명의 선도 거점을 마련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관계 기관과 함께 힘을 모을 것이다. 특히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는 기존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정보통신기술 등 4차 산업기술이 접목된 산업구조로 개편돼 많은 청년들이 찾을 것이며, 이는 안산시의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다."- 올해 안산시는."올해는 준비했던 여러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해이다. 많은 관심을 받은 대학생 본인부담 등록금 반값지원이 실질적으로 실행되며, '올해의 관광도시'에 이어 '2020 안산 방문의 해(2020 Visit Ansan Year)'를 맞는다. 시민들은 물론 다른 도시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야 하므로 적극적으로 안산을 알리는 데 노력할 것이다. 경자년 새해에도 시민들과 함께 '살맛나는 생생도시' 안산을 만들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안산/김대현기자 kimdh@kyeongin.com윤화섭 안산시장. /안산시 제공

2020-01-05 김대현

[이슈&스토리]새해 달라지는 부동산 제도와 분양시장 전망

주택시장의 안정을 위해 정부가 대출 규제와 세금 인상 등의 강력한 규제를 담은 12·16 대책 등을 내놓으면서 2020년 부동산은 세제와 대출 등 여러 분야에서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특히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더욱 강화되기 때문에 달라지는 제도를 꼼꼼히 살펴야 갑자기 늘어난 세금 등에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 또 건설사들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 정부의 통제로 공급 물량 조정에 나서면서 공급 우려까지 제기된다. 올해 주택 취득 예정인 사람들도 청약 계획을 미리 세워야 대비가 가능하다는 얘기다.9억원 초과 고가주택양도시장기보유특별공제혜택 축소갭투자 방지 전세대출 제한3채 이상 취득세율 4% 적용거짓계약 신고 과태료 부과불법전매 등 10년 청약금지# 매 분기 추가되는 부동산 규제■ 1분기 =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당장 9억원 초과 고가주택 양도 시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이 축소된다. 장기보유특별공제란 소득세법에 따라 토지나 건물의 양도소득세를 계산할 때 보유 기간을 고려해 일정 금액을 공제하는 제도다. 지난해까지는 9억원 넘는 고가주택 소유자들도 1세대 1주택이라면 거주 여부나 기간에 관계없이 9억원 초과 양도차익에 대해 최대 80%까지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부터 매도하는 주택에 '2년 이상 거주'라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일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해 1년에 2%씩, 15년 이상 보유해야만 최대 30%까지 공제가 가능하다.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한 갭투자 방지 조치도 시행된다. 전세자금대출을 받은 뒤 9억원 초과 주택을 매입하거나 2주택 이상 보유할 경우 전세대출금을 회수당하고 보증사의 보증도 받을 수 없다.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 주택을 매입할 때도 취득세율이 현행 2%에서 취득금액에 따라 1.01%~2.99%로 세분화된다. 집을 3채 이상 가지고 있는 세대가 추가로 주택을 매입할 경우에는 4%의 취득세율이 적용된다.2월부터는 주택 청약시스템이 금융결제원에서 한국감정원으로 넘어간다. 1월 중 청약 관련 자료가 이관되고 2월 이후 입주자모집공고가 이뤄지는 단지부터 한국감정원이 청약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달 21일부터는 부동산 실거래신고 기한이 60일에서 30일로 단축된다. 계약이 무효나 취소 되는 경우도 해제 등이 확정된 날로부터 30일 이내 신고해야 하며 어기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거짓으로 계약을 신고할 때는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중개보수도 계약서에 명시하고, 거래 당사자들도 이를 확인했다는 서명을 해야 한다. 3월에는 투기과열지구 3억원 이상 주택 취득 시는 물론 조정대상지역 3억원 이상 주택과 비규제지역 6억원 이상 주택을 취득할 때에도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투기과열지구 9억원 초과 주택 실거래 신고 시에는 자금조달계획서와 함께 소득금액증명원·예금 잔고·전세계약서 등 객관적 증빙자료를 내야 한다. 공급질서 교란행위 및 불법 전매 적발 시에는 주택 유형에 관계없이 10년간 청약이 금지된다. 지역 및 주택 면적에 따라 1~5년까지 적용되는 재당첨 제한 기간도 늘어나 분양가상한제 주택과 투기과열지구 당첨 시에는 10년, 조정대상지역 당첨 시에는 7년간 재당첨 제한이 적용된다.신용카드로 월세 납부 가능허위 매물 공인중개사 처벌공모형 리츠 등 稅혜택 확대민간 32만여가구 계획 불구연초 물량 연기 가능성 높아분양가 상한제 시행 등 여파올해도 30만가구 못 미칠 듯■ 2분기 = 지난해 뜨거운 이슈였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4월 29일 이후 입주자 모집공고 신청 단지부터 본격 적용된다. 5~10년 전매제한과 2~3년 실거주도 의무화된다. 경기도의 경우 과천·하남·광명의 13개 동이 상한제 대상으로 지정됐다. 이달 24일부터는 100세대 이상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의무적으로 관리비를 공개해야 한다. 5월부터는 2천만원 이하 임대소득도 지난해 귀속분부터 소득세가 과세돼 세무당국에 신고가 필수다. 다만 연 2천만원 이하 소득자는 분리과세 혹은 종합과세 중 선택이 가능하다. 부부 합산 기준으로 집이 2채라면 연간 월세소득에 대해, 3채 이상이라면 월세와 보증금 3억원 초과분에 대해 간주임대료를 계산해 6월 1일까지 신고해야 한다.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월세를 신용카드로 낼 수 있는 서비스도 이르면 6월 출시된다. 월 200만원 한도 내에서 부동산 월세를 신용카드로 납부할 수 있는 서비스로 신한카드가 준비 중에 있다. 또 6월 말까지 조정대상지역 내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양도하는 다주택자는 양도소득세가 중과되지 않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받는다. 정부는 양도소득세 부담에 주택을 팔지 못하는 다주택자에게 한시적 퇴로를 열어줬다.■ 3분기~4분기 = 지난 2000년 도입된 도시공원 일몰제가 7월에 최초로 시행될 예정이다. 도시공원 일몰제는 도시계획시설상 도시공원으로 지정한 뒤 20년이 넘도록 공원 조성을 하지 않았을 경우 도시공원에서 해제되는 제도다. 8월부터는 허위매물을 게시한 공인중개사를 처벌하는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이 시행된다. 민간에서만 진행하던 인터넷·모바일 허위매물 모니터링을 국토교통부에서도 진행하고 허위·과장광고를 올리는 공인중개사에게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다.이 밖에도 올해 안에 공모형 리츠와 부동산펀드의 세제혜택이 확대된다. 저금리 기조 등으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분양시장에 유입될 경우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정부가 이를 막기 위해 세제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또 단독주택과 꼬마빌딩 등의 상속·증여세 과세표준이 기준시가에서 감정가로 변경될 예정이다. 시세 9억원 이상 주택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 반영률)도 상향 조정된다. # 숨죽인 건설사들, 공급 우려 현실화 될까부동산114가 올해 민영아파트 분양계획을 조사한 결과, 전국 329개 사업장에서 총 32만5천879가구를 분양할 예정으로 나타났다. → 그래프 참조올해 월별 분양예정 물량을 살펴보면 봄·가을 분양 성수기인 3월(3만4천8가구), 5월(3만9천860가구)과 10월(3만5천185가구)에 집중된다. 분기별로는 1분기 5만5천430가구, 2분기 9만6천874가구, 3분기 4만1천353가구, 4분기 6만9천330가구로 예상된다. 특히 청약시스템 이관이 예정돼 있는 연초에는 계획된 물량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권역별 분양물량은 수도권 18만4천253가구, 지방 14만1천626가구다. 경기도가 9만5천171가구로 가장 많은 물량이 공급될 계획이다. 인천은 4만3천138가구, 서울은 4만5천944가구가 예정돼 있다.지방에서는 대구가 3만55가구로 가장 많은 분양예정 물량이 조사됐다. 이어 부산(2만4천800가구)·충남(1만7천183가구)·경남(1만2천505가구) 등의 순이다. 이는 최근 5년(2015~2019년) 연평균 분양실적 (31만6천520가구)대비 약 1만 가구 많은 수준이다. 하지만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지난해에 당초 계획의 70% 수준 물량만 공급됐다. 올해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확대 등으로 건설사들이 숨죽일 것으로 관측돼 지난해처럼 30만가구 분양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올해 매월마다 각종 부동산 규제가 시행되는 만큼, 분양 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20-01-02 황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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