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경기)

[이슈&스토리]인천 남동산단 주변에 자리잡은 다국적 상점들

논곡중 150m 거리 식료품점 등 10여개 몰려부평산단 인근과 거북시장 중심에도 증가세인천 외국인 6만여명… 남동·부평·서구 집중게토화 진행은 낙후·주민갈등 부정적 측면 커생성 단계부터 정책·제도 지원으로 관리 필요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한 인천지역 중소 공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 등 외국인 주민 수가 증가하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한 전문 상점가가 자생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타국에서 녹록지 않은 일상을 보내야 하는 외국인 근로자 등 인천지역 외국인들이 잠깐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쉼터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석가탄신일인 지난 22일 인천 남동구 논현동 논곡중학교 인근 상가 주변에선 삼삼오오 어울려 거리를 오가며 휴일을 즐기는 외국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이 일대 150m 정도 거리 안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다국적' 상점이 10개 가까이 몰려 있다. 상점 간판들도 이국적이다. '아시아 모바일'(휴대전화 가게), '카바얀 포린 마트'(할랄 식료품점)를 비롯해 미용실 간판에도 '러시아'가 들어가 있다. 뒤편 상가에 들어선 음식점들은 그야말로 다국적이다. 고기와 러시아 특유의 향채를 넣어 누린내를 없앤 러시아 전통 만두 '벨메니'와 우즈베키스탄 음식 '라그만'을 맛볼 수 있는 음식점을 비롯해 베트남, 태국 등의 현지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도 있다.이곳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임모씨는 "남동산단에 다니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이 동네 빌라 등에 많이 산다"며 "주변 외국인 음식점들은 주로 현지에서 온 분들이 차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나 우즈베키스탄 출신 근로자들이 주로 물건을 구입하러 오고, 동남아 지역 출신들도 더러 온다"며 "요샌 경기가 안 좋은 편인데, 2~3년 전까지만 해도 직원을 두고 가게를 운영할 정도였다"고 했다.인근 다른 상점 주인 최모씨는 "정확히 언제부터 이런 외국인 상점들이 생겼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꾸준히 늘었다"며 "남동산단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이 일대에 많이 사는데, 그 때문으로 안다"고 했다.이곳뿐만 아니라 부평산단이 가까운 경인전철 부평역 일대에는 미얀마 음식을 전문적으로 하는 상점들이 들어서고 있고, 중소 규모 공업지역이 많은 서구 석남동 거북시장을 중심으로도 외국 음식 식료품점 등 외국인 대상 상점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산단 등 공업 지대를 중심으로 외국인 근로자들이 생활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 상점들이 그 주변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인천에 살고 있는 외국인 주민 수는 2012년 4만7천명에서 지난달 말 6만4천명으로 2만명 가까이 늘었다. 인천 동구 주민 수가 6만8천명인 점을 감안하면, 하나의 기초단체를 구성할 정도의 인구 규모로 늘어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인천의 경우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경기와의 접근성이 높다는 점, 외국인 근로자들이 좋아하는 '도시형 공장'이 많다는 점에서 선호 생활지역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인천지역 6만4천여명의 외국인 주민 가운데, 60% 가까운 3만6천890여명은 남동구와 부평구, 서구 등 세 곳에 살고 있다. 외국인 전문 상점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과 맞아떨어지는 특징이 있다.국적별로는 중국이 2만7천명(약 40%)으로 가장 많은 숫자를 차지하고, 베트남이 7천명(약 10%) 정도다.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해 필리핀과 대만, 인도네시아, 태국, 미얀마, 캄보디아, 몽골, 네팔,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출신 외국인도 국가별로 1천 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인천지역 외국인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인천에 사는 외국인들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점들이 늘어나는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외국인 근로자 등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안산, 시흥과 같은 이치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전문가들은 외국인이 모여드는 지역의 '게토(ghetto)화'를 우려하고 있다. 게토는 중세 이후 유럽 각 지역에서 유대인을 강제 격리하기 위해 설정한 유대인 거주지역을 의미하는데, 국내에선 내국인들과 소통이 단절되는 외국인 밀집지역이라는 뜻으로 통용된다. 외국인 밀집지역이 외국인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인종적 편견이 작용해 내국인들이 꺼리는 배타적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걱정이다.게토화가 진행될 경우 해당 지역이 고립·낙후될 수 있고, 주민 간 갈등 요인으로 작용해 사회적 부담이 커지는 등 지역 발전에 부정적인 측면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이 때문에 외국인 밀집지역 생성 단계부터 정책적인 관리를 통해 게토화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인천외국인력지원센터 황인경 상담통역팀장은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 서울과 경기의 일부 지역은 이미 늦은 밤이나 주말 같은 경우 내국인들이 해당 지역을 찾지 않는 게토화가 진행 중"이라며 "게토화는 해당 지역 발전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만큼, 이를 예방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의 정책적·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외국인과 내국인 간 소통 폭과 접촉면을 넓히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서울 서남권인 구로구, 금천구, 영등포구, 관악구, 동작구 등은 중국 동포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지역 낙후 우려가 커졌다. 중국 동포와의 갈등 탓에 타 지역으로 이주하는 주민들이 늘면서 이 지역이 중국 동포들만 생활하는 고립된 공간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서울시는 이 지역을 한국과 중국의 문물 교류 중심이자 한국인과 중국 동포가 상리공생(相利共生) 하는 생활 공간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정책을 연구 중이다.외국인 주민 수가 3만명 정도 되는 경남 김해시는 지역 전통시장인 '동상시장'을 내외국인이 함께 즐겨 찾는 공간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시장 곳곳에 한글은 물론 영어와 베트남어, 중국어 등이 함께 적힌 안내판을 설치하고 최근엔 여러 나라 문화와 역사를 배울 수 있는 다문화 쉼터와 홍보관도 만들었다. 이들 정책을 바탕으로 동상시장이 인기를 끌면서 젊은 층 고객도 늘고 있다. 내국인과 외국인이 함께 소통하고 상생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인천시 관계자는 "우리 시는 그동안 외국인들의 창업과 일자리 지원 등에 초점을 맞춰 지원 정책을 펴왔다"며 "외국인 근로자 등 외국인 주민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정책적 지원 범위를 확대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했다.5월20일은 다양한 민족·문화권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공존하는 다문화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로 2007년 제정된 '세계인의 날'이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인천지역 공장 지대를 중심으로 외국인 근로자 등 외국인 주민을 상대로 한 전문 상점가가 자생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사진은 외국인 대상 상점이 다수 들어서고 있는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 인근 거리 모습. 이곳은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태국 등의 국가 출신 외국인 근로자들이 자주 찾는다고 한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2018-05-24 이현준

[인터뷰… 공감]윤종기 도로교통공단 이사장

전남 고흥에서 나고 자란 소년은 '제복'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세상을 바꿔보겠다"며 경찰의 길에 들어섰다. 부정과 부패가 만연하던 시절, 경찰 조직도 예외는 아니었다.'현실의 벽'을 마주한 20대 경찰 간부는 "내 주변부터 바꿔나가자"고 다짐했고, 그렇게 경찰서장이 됐다. 이때부터 '전 직원과 밥 한 끼 먹는다'는 계획을 실천했다. 경찰의 별인 경무관이 됐고, 경찰청장 다음으로 높은 계급인 치안정감까지 올랐다. 권위적이지 않고 소탈했다. "경찰은 동료들에게 존중받는 것을 느낄 때, 가치 있는 일을 하게 된다"고 생각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존중 문화 확산'이 조직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이라고 얘기했다. 2015년 12월 경찰 인사에서 그의 명단은 제외됐다. 33년간 입은 제복을 벗어야 했다. 그 누구 보다 일 욕심이 컸다. 여러 사람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 당시 야당에 입당하면서 견마지로(犬馬之勞)의 자세를 견지하겠다고 했다. 첫 도전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총선 결과 37%의 득표율을 얻었다. 2위로 낙선했다. 정치 신인이 '험지'에서 거둔 성과는 초라하지 않았다.'교통 전문가'였던 그는 지난 2월 도로교통 안전 종합 전문 공공기관의 수장이 됐다. 윤종기 도로교통공단 이사장을 지난 3일 강원도 원주혁신도시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도로교통공단 이사장이 되면서 '제1 목표'로 삼은 게 있다면 무엇입니까."도로상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2000년대 들어서 교통사고 사망자는 감소세입니다. 작년 한 해 4천185명이 숨졌는데, 1980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입니다.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2022년까지 2017년 대비 절반으로 줄이는 게 목표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교통사고 빅데이터를 활용할 생각입니다. 전문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교통사고 자료를 분석해 특정 시간대와 지점의 사고 발생 확률을 뽑아내고, 교통방송 등을 통해 운전자들에게 수시로 안내하고 경각심을 줄 것입니다. 도로 상 운전 문화와 시민 의식 개선은 장기적 과제입니다. 얼마 전 전문가에게 들은 말인데, 자동차 문화는 '마차 문화'가 돼야 합니다. 자동차 힘을 마력으로 표시하는 것은, 마차가 자동차의 전신이기 때문입니다. 마차 문화는 사람이 오면 멈추는, 보행자 중심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가마 문화'가 남아 있습니다. 대감이 딱 올라타 있으면 종 4명이 가마를 듭니다. 가마 앞 사람들은 비켜줘야 할 대상입니다. 운전대를 잡으면 자기 중심이 되니 앞에 다른 차가 끼어들면 화가 나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우선인 마차 문화를 확산하는 게 중요합니다."-2015년 12월 경찰을 떠날 때 아쉬움이 컸다고 들었습니다. 경찰 33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입니까."당시 경찰을 그만두게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경찰 조직에 아쉬움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충북경찰청 차장이던 2011년 제주 강정 마을 시위에 대응하는 태스크포스(TF) 단장으로 제주경찰청에 파견된 시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 때 강정마을은 큰 위기였습니다. 제가 그 위기를 해결할 수 있겠느냐는 압박감도 컸습니다. 해군 등이 낸 '공사 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였고, 그 결과에 따라 해군은 경찰에 '시위대를 공사장 밖으로 내보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경찰은 TF 단장으로 저를 차출했습니다. 그게 족쇄가 돼 (총선에 출마했을 때) 시민단체가 저를 비난했죠."-왜 강정마을 TF 단장으로 가게 된 것입니까."다른 사람들 가라는 데 안 가니까. (제일 말 잘 듣는) 제가 가게 된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가서 보니까 해군 기지에 반대하는 주민들도 많이 다치고, 경찰관도 고립돼 다치고 상황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가라는 명령을 거부할 수도 없는 입장이었습니다. 나름대로 최소한의 희생으로 임무를 수행하려고 했습니다. 지금도 당시 일에 대해 후회가 없고, 정당하게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치안정감으로 승격된 초대 인천경찰청장을 맡으셨습니다. 어떠셨습니다."청장에 부임해 돌아다녀보니 부평, 동인천, 주안역 앞에 건널목이 없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곳은 노인 교통 사고가 많은 지역이었습니다. 직원들에게 물어보니 '40년 전부터 (횡단보도를) 그으려고 했는데 지하상가 분들이 반대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횡단보도가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국회의원들도 전화 와서 "긋지 마라"고 압박했습니다. 그 때마다 "의원님들 천표 얻으려다가 2만표 잃게 된다", "어린이와 노약자가 다치고 숨지는 데 나는 해야겠다"고 답했습니다. 민원을 걱정하는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하기 싫은데, 청장이 이상한 놈이 왔다. 밀어붙이는 스타일이어서 어쩔 수 없다"라고 답하라고."-경찰에서 떠나고 3개월 만에 민주당에 입당했습니다. 정치에 입문한 계기가 있습니까."정치할 생각 전혀 없었습니다. 그 때 여러 사람이 정계 입문을 권했는데, 그 분들의 일관된 주장이 제 승부욕을 이끌었습니다. "경찰에서 못할 일, 정치를 하면서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도로교통공단 이사장으로 임기를 막 시작했습니다. 자율주행차 연구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임기 중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십니까."자율주행차 TF가 아닌 조직을 만들자고 했습니다. 자율주행차에 대해 교통안전공단이 연구하고 있는데, 기계적인 측면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우리는 기계가 과연 도로에서 돌발 상황에 대처할 능력이 있는지, 실제 도로에서 안전하게 주행이 가능한지 등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을 정하려고 합니다. 실제 현장에서 자율주행차를 탈 때 법적 운전 주체는 누구고, 운전자와 AI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등도 연구 대상입니다. 올해 말까지 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윤 이사장은 "나의 리더십은 밥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단 이사장에 부임한 뒤에도 모든 직원들과 식사하며 대화하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 존중 문화는 그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다. "모든 업무는 자발성이 필요합니다. 내 상사, 동료, 부하가 날 존중해 준다고 믿을 때 자기 주도적 업무 수행이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인정받고 있다', '배려 받고 있다'고 느낄 때 긍정의 에너지가 나온다고 믿습니다."글/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윤종기 도로교통공단 이사장이 "모든 업무는 자발성이 필요합니다. 내 상사, 동료, 부하가 날 존중해 준다고 믿을 때 자기 주도적 업무 수행이 가능합니다. '인정받고 있다', '배려 받고 있다'고 느낄 때 긍정의 에너지가 나온다고 저는 믿습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8-05-22 김명래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유현재 의정부 민락동 북카페 대표

시와 '드림하이 프로젝트' 참가협약자원봉사자·학생등 수용 공간 제공중고교생·청년·중년 등 사랑방 역할"무엇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오히려 제가 고마울 뿐입니다."의정부시 민락동에서 북카페를 운영하는 유현재(31)대표. 그는 최근 의정부시가 추진하는 학습멘토링 사업인 '드림하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자원봉사와 30-40 명을 수용하는 공간을 제공키로 하는 협약을 시와 체결했다. 드림하이 프로젝트란 드림스타트 아동들을 위해 지역의 자원봉사자, 민간기관, 기업 등을 상시 모집·발굴해 상호 협력을 통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벌이는 것이다.이번 협약은 단순히 장소를 제공한다는 차원을 넘어 아이들이 쾌적한 공간에서 학습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줬다는데 의미가 있다.특히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 힘들게 공부하는 학생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드림하이 프로젝트가 바로 유 대표가 운영하는 북카페에서 시작된 것이다.유 대표는 시와 협약을 맺은 후 "이번 기회를 통해 드림스타트 아동 뿐만 아니라 재능기부 봉사자들에게도 좋은 환경에서 공부도 하고 이야기도 할 수 있는 공간을 무료로 제공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얼마전 드림스타트 지원 아동 10명을 대상으로 학습 멘토링 재능기부 활동이 첫발을 내딛었다.유 대표는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쏜힐고교에서 유학 시절, 그가 다니던 교회에서 집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숙식을 제공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한 적이 있다. 중학교 2학년 때 유학을 간 뒤 토론토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그는 10년간 공부를 마치고 귀국했다. 당시 미국으로 대학원 진학을 갈지 고민하다 부모님과 함께 살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왔다.그는 철학에 관심이 많아 관련 직업을 찾기도 했지만 그가 살아오며 축적한 지식을 활용할 고민을 하다가 지난해 11월 의정부 민락동에 북카페 '북스토리'를 열기에 이르렀다. 북카페라는 이름처럼 복합문화공간으로 커피나 음료를 마시며 책을 보는 곳이다. 또 영어 원서 공부 등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무료로 가르쳐주기도 한다. 쉽고 편하게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접하면서 몰랐던 것을 배울 수도 있는 학교와도 같은 곳이다. 요즘에는 40~50대 중년을 비롯해 중·고등학생과 이민, 유학, 취업 및 면접을 앞둔 청년들이 이곳에 와서 유 대표로부터 레슨을 받는다. 북스토리 카페는 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해 매주 2·4주 일요일 오전 10시반부터 12시 반 두 시간 가량 공간을 제공한다. 현재 봉사자와 아동 모두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편이다. 이와 관련 의정부시 홍은숙 여성가족과장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처럼 북카페 공간 제공 등 아이들의 학습 지원을 위해 서로가 베풀고 나눌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의정부/김환기기자 khk@kyeongin.com지역에서 학습멘토링 재능기부 활동이 이뤄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 유현재 대표가 아이들과 함께 책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의정부시 제공

2018-05-21 김환기

[제6회 맑은 물 사랑 전국학생사생대회]이모저모

■잠시 '가출한' 아이들 무사히 부모품에○… 오랜만에 미세먼지 없고 쾌청한 날씨를 맞은 참가자와 그 가족들. 들뜬 기분 탓인지 각자 여유를 즐기다 곳곳에서 엇갈리는 일이 발생. 부모를 잃어버린 학생들은 당황하지 않고 운영석을 찾아와 부모를 찾아달라고 셀프 미아 신청. 주최측은 미아 안내방송이나 참가접수 당시 받은 연락처를 통해 부모와 상봉을 주선. 이날 6세, 9세 남매를 잃어버렸던 학부모 A씨는 "화장실 다녀온 사이 길이 엇갈렸다. 하늘이 노래졌는데 운영진에서 아이를 찾아줬다"며 감사함을 표시.■형형색색 펼쳐진 텐트마저 '한폭 그림'○… 쏟아지는 햇볕과 강력한 자외선을 피하기 위해 등장한 100여 개의 텐트들로 간이 텐트촌이 형성. 참가자들은 텐트 속에서 그림을 그리며, 가족들과 화목도 도모하고 행복한 시간을 만끽. 멀리 부산에서 참가한 가족들도 "전날 도착해 피곤했는데 텐트에서 아이들과 그림을 그리니 피곤도 날아가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고 화기애애.한편 주최 측은 야외활동 시 감염될 수 있는 전염병 예방을 위해 제초작업과 함께 청소 및 위생 관리 등 사전 행사준비에 열중.■다양한 체험부스 즐기며 '재능 뽐내기'○… 부대행사로 마련된 다양한 체험부스도 눈길. 알록달록 색모래그림, 도자기 만들기, 레고팔찌만들기, 부채만들기, 손수건만들기, 나만의 보석만들기, 캐리커쳐그리기 등에 인파가 몰려 북새통. 의정부에서 왔다는 학부모 김연심(45)씨는 "오늘부터 5일간 학교장 재량 봄방학을 맞아 아이에게 어떤 추억을 만들어줘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며 "그런데 이곳에서 그림대회도 참가하고 여러 체험프로그램도 할 수 있어 모처럼 즐거운 추억을 쌓았다"고 만족.

2018-05-20 경인일보

[제6회 맑은 물 사랑 전국학생사생대회]물처럼 투명하고 깨끗하게… 자연 벗 삼아 그려낸 동심

남양주시 후원·경인일보 주최, 삼패한강시민공원서 학생·학부모 8천여명 참여강원·대전·충남 등 각지서 모여 전국대회로 자리매김 "환경보호 정신 일깨웠으면"'2018 제6회 맑은 물 사랑 전국학생사생대회'가 지난 19일 남양주시 삼패한강시민공원에서 김화양 경인일보 대표이사 사장, 이석우 남양주시장, 정규철 NH농협 남양주시지부장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참가한 학생·학부모 8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맑은 물 사랑 전국 학생 사생대회'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물의 소중함과 더불어 환경 보호의 정신을 일깨우기 위해 2013년부터 시작돼 남양주·광주·구리·양평·여주·하남 등 팔당 수계지역을 비롯해 서울·인천·수원 등 수도권 학생과 강원, 대전, 충남, 충북 등 전국 각지의 초·중학생이 대거 참석하는 등 전국대회로 자리매김했다. 김화양 대표이사 사장은 "미래사회 주인공인 청소년들이 경치 좋은 이곳 남양주에서 환경보호 정신을 일깨우고,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마음껏 뽐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한편 참가자들의 작품은 (사)한국미술협회 경기도지회 등 전문가들의 엄중한 심사를 통해 우수작품을 선발해 국회의장상·환경부장관상·경기도지사상·경기도교육감상·한강유역환경청장상 등을 수여할 예정이다. /취재반▲ 취재반 =김규식 동북부권 취재본부장, 이종우 부국장, 이윤희 부장, 문성호 차장 (이상 지역사회부), 김종택 사진부장(사진부)도자기체험 부스에서 한 어린이가 도자기를 빚고 있다.지난 19일 남양주시 삼패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린 2018 제6회 맑은물 사랑 전국사생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텐트, 천막 아래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2018-05-20 경인일보

[FOCUS 경기]쌀 해외판로 개척사업 빛 보는 안성시

세계적 쌀 생산국 인도네시아·베트남 등에연간 100여t 수출 '알래스카서 냉장고 파는 셈'해외판촉통상단 파견·바이어 초청 설명회中企 맞춤형 보험 지원 등 시책 도입2015년 3386만달러 → 2017년 8463만달러매년 50% 안팎 급성장… 3년만에 큰 성과안성맞춤 도시에서 생산된 고품질 안성쌀이 동남아시장에서 각광 받고 있다.안성시는 농민들의 안정적인 소득 증대를 위해 민선 6기 기간 동안 행정적 지원과 보증, 보험 등의 방식을 도입한 농공상품 수출확대를 위한 시책 추진을 통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장에 연간 안성쌀 100여t을 꾸준히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이는 세계 쌀 생산국 상위 10위권 안에 드는 국가가 즐비한 동남아시아에 쌀을 판매한 것으로, '알래스카에서 냉장고를 판매한 셈'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안성쌀에 대한 본격적인 동남아시장 해외판로 개척 사업은 민선 6기 출범과 함께 시작됐다.시는 지난 2014년 도농복합도시인 지역 특성상 농업에 종사하는 농민들의 비율이 타 시·군에 비해 높은 점을 감안,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정 및 시책 발굴에 힘써왔다.이 과정에서 시는 관내 농민단체 및 기관, 단위 농협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수십차례에 걸쳐 간담회를 실시한 결과, 농업인들에게 안정적인 경제적 소득 증대를 위해선 해외시장 판로 개척이 시급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이에 따라 시는 현실적으로 개인과 중소기업, 단위 농협 등이 개별적으로 해외시장에 문을 두드릴 수 없음을 인지하고, 이를 위한 해법으로 해외판촉통상단 구성 및 파견과 해외 바이어 초청 설명회 및 전시회, 현지 수출입회사 및 협회와 구매약정 및 양해각서 체결 등의 시책을 도입했다.시는 지난 2014년부터 연간 4회 이상 시와 농협, 농민단체, 수출입기업 관계자들을 모집해 해외판촉통상단을 구성,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 파견했다.이들은 현지에서 고품질 안성쌀에 대한 우수성을 적극 홍보하고, 시는 이들이 현지 업체들에게 홍보하는 내용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 각자의 역할을 유기적으로 추진했다. 또 해외바이어들을 국내로 초청해 안성쌀이 생산되는 과정을 직접 견학케 하고, 상세한 설명을 덧붙여 신뢰 높은 우수한 안성쌀의 이미지를 만드는데 큰 효과를 거뒀다.이 같은 노력으로 지역 내 농협들과 중소기업들은 베트남 K&K와 말레이시아 KMT, 필리핀 ASSI PHILS, MJ GLOBAL, 동남아식품수입상연합회 등 현지의 많은 농식품 수출입업체와 연합회 등과 구매약정과 구매계약, 양해각서 등을 체결한데 이어 안성쌀을 국가별로 최하 10t 이상씩 수출하기 시작했다.이와 함께 시는 관내 중소기업들의 농산품 해외 수출 촉진과 안정을 위해 한국무역보험공사와 '중소기업 맞춤수출보험 지원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해 '중소기업 신규 수출보험 사업지원'과 '무역보험료 지원대상 종목 수출신용보증 단체수출보험 지원' 등 각종 지원 혜택을 늘렸다.이 결과 안성시 농식품 수출 금액이 지난 2015년 3천386만 달러에서 매년 50% 안팎의 상승 곡선을 그리며, 2016년 5천667만 달러, 2017년 8천463만 달러로 크게 증가했다.올해도 3월 기준으로 2천347만 달러 상당의 농식품을 수출, 전년 동기 대비 47.1% 늘어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이밖에도 시는 동남아시장 개척 및 안착에 안주하지 않고 더 많은 지역의 국가에 대한 판로 개척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시는 안성쌀과 농산품의 세계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몽골과 남아공, 미국, 러시아 등에도 해외판촉통상단을 파견했고, 몽골과 남아공의 경우 지난해부터 농산물 수출입업체인 버드비와 SSM글로벌을 통해 각각 8t과 5t의 쌀을 수출함과 동시에 향후에도 수십t에 달하는 물량을 수출키로 약속돼 있다.시 관계자는 "동남아시장에 대한 판로 개척이 3년이란 짧은 시간에 이뤄질 수 있었던 점은 맛과 질이 높으면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많이 비싸지 않은 점을 활용해 고급화를 시켰던 점이 주효했던 것 같다"며 "앞으로도 동남아 시장은 물론 전 세계의 국가를 상대로 현지에 맞는 안성맞춤형 홍보 전략을 세워 '안성쌀의 세계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성/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안성시 제공 /아이클릭아트지난 2017년 11월 열린 안성쌀(참드림) 말레이시아 수출 선적식에서 황은성 안성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안성시 제공지난 2017년 9월 열린 안성바우덕이축제 기간 중 황은성 안성시장이 해외바이어들을 초청, 간담회를 갖고 있다. /안성시 제공

2018-05-20 민웅기

[FOCUS 경기]인터뷰|황은성 안성시장

농민들 안정적 경제소득에 최선지자체가 보증하니 수출문 열려"안성맞춤의 고향에서 생산되는 안성쌀이 대한민국을 넘어 동남아시장을 석권할 때까지 시 차원에서의 지원은 계속될 것입니다."안성지역 농민들의 안정적인 경제적 이익을 위한 안성쌀의 동남아시장 개척과 정착을 이뤄낸 황은성(사진) 시장을 만나 이 같은 결실을 맺기까지의 과정과 뒷이야기를 들어봤다.황 시장이 안성쌀의 해외수출과 판로개척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은 농민과 농업 관련 기관 및 단체들과의 소통이 결정적이었다.그는 "도농복합도시인 안성에는 도내에서도 가장 많은 수의 농민들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이들을 비롯해 농업 관련 단체 및 기관과 수십차례 간담회 등을 가지며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니 자연스레 농민들이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이 안정적인 경제적 소득임을 깨닫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매년 쌀 수매가격 책정을 두고 정부와 농민들 간 갈등이 발생하는데 지자체장으로서는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없어 더욱 안타까웠다"고도 덧붙였다.이에 그는 이 같은 문제의 돌파구를 해외시장 판로 개척을 통한 수출로 방향을 정했다. 그는 "맨 처음 안성쌀을 동남아시장에 수출한다고 했을 때 일부에서는 이모작은 물론 삼모작까지도 가능한 동남아 국가들을 상대로 안정적인 쌀 수출이 가능하겠느냐는 의구심을 가진 이들도 있었지만 저와 공무원, 농민들의 생각은 달랐다"며 "고품질의 안성쌀을 한 번이라도 먹어본 동남아국가들의 국민들이면 다시금 안성쌀을 찾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그는 이 같은 확신을 토대로 담당 공무원과 농업 관련 기관 및 단체장, 농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민선 6기 기간 동안 다양한 시정 및 시책을 통한 행정적 지원과 보증, 보험 등의 제도와 방식을 도입했다. 그는 "안성쌀의 해외판로 개척 및 안착을 위해서 가장 주요했던 부분은 '품질에 대한 지자체의 보증'이었다"며 "안성쌀을 해외에 수출하려는 기업과 개인이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국내에서 우수한 품질이라 할지라도 해외에서는 그 가치를 온전히 판단해주지 않았고, 이에 우리 안성시가 공공기관으로서 보증을 하니 닫혔던 수출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또 그는 "지역 내 농민들이나 중소기업, 단위 농협들만의 힘으로는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해외 바이어들과 기업들을 상대하기가 벅찬 부분이 있기에 이 또한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해외판촉통상단을 꾸려줌으로써 더 많은 판로 개척과 안정적인 정착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 수출된 안성쌀의 물량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연간 수출량이 100t이 넘는 등 이들의 전략이 적중했음을 수치로 증명했다.마지막으로 그는 "이 같은 성과는 저 혼자 개인만의 노력이 아닌 지역 농민들과 담당 공무원, 농업 관련 유관기관들의 관심과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며 공을 농민들에게 돌렸다. 안성/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

2018-05-20 민웅기

[이슈&스토리]비리 얼룩진 수원 '노송지대'

정조 능행차길에 적송심어 조성… 이후 도기념물·보전지역 지정돼"문화재보호구역 규제 풀어주겠다" 토지주 돈 받고 도의원에 뇌물구청장 출신 주도 일대 비석도 제거 2009년 도심의위 신규건축 완화주변 난개발에 새 길 뚫리며 역사문화적 가치 '옛길' 폐쇄·방치돼관련자 "약속한 대가 달라" 땅주인과 소송 벌이며 사건 전모 밝혀져정조대왕의 능행차 옛길이 폐쇄됐다. 뒤주에 갇혀 여드레 만에 숨진 아버지를 기리며 닦은 효(孝)의 길이 끊겼다. 대신 옛길에서 스무 발자국 떨어진 곳에 새길이 났다. 길을 내는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고 향토유물인 공적비는 화성 창룡문 앞 나대지로, 수원문화원 창고에 처박혔다. 뒤늦게 박물관에 옮겨졌으나 여전히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기념물 19호 노송지대 현상변경, 잘못 꿴 첫 단추수원 장안구 파장동(이목동)의 노송지대(경기도지방기념물 제19호) 일대 개발행위는 금지돼 있었다. 지난 2009년 3월 경기도문화재심의위원회는 노송지대 2권역의 8개구역 중 1구역(왼편 12m)은 원형보존, 2구역은 개발행위 시 도 심의 절차를 밟도록 규정하고 3~8구역에 최고 높이 8m~47m(2층~15층 이하)의 평평한 슬래브 지붕 건축물을 지을 수 있도록 완화했다. 대가성 뇌물이 오간 탓이다. 당연직 문화재심의위원을 맡은 도의원과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 물망에 올랐던 브로커 L(66)씨가 '개발행위 허가'를 청탁한 토지주들로부터 뒷돈을 받아 챙겼다.검은 커넥션은 영원히 묻힐 뻔 했다. 토지주 K(80)씨와 L(76)씨가 정치권과 개발사업을 원하는 토지주 사이의 다리(브로커)를 놓아준 파장동 원주민 '집사' S씨를 변호사법 위반과 사기·공갈 혐의로 고소하면서 사건의 전말이 폭로됐다.앞선 2008년 8월 집사 S씨는 K씨 등 토지주와 '이목동문화재보호구역 규제완화 달성'을 약속하며 10억원짜리 이행각서를 쓰고 5천만원을 선수금으로 받았다. 이후 노송지대 부근 토지 소유자 120여명과 규제완화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직을 맡았다.현상변경 심의가 통과된 뒤 S씨는 K씨 등에게 이행각서에 명시된 10억원 중 자신에게 지급하지 않은 돈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K씨 등은 S씨가 문화재보호구역 지정을 해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이유로 돈을 지급하지 않고 검찰에 고소장을 냈다. 피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된 S씨는 수원지검에 브로커 L씨에게 자신이 100만원권 수표 260장을 건넸고, 이 돈의 일부가 도 문화재위원회 내 현상분과위원회 당연직 심의위원이었던 L(60) 전 도의원과 같은 당 소속 C(64) 전 도의원에게 전달됐다고 진술했다.검찰 수사 결과 S씨의 진술은 사실로 드러났고, 검찰은 2014년 11월 28일 S씨를 불기소 처분하는 동시에 L 전 도의원과 C 전 도의원, 토지주 K·L씨, 브로커 L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알선수재),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심 법원은 이들에게 1년~3년 6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5천만원~1억6천만원을 추징했다. 2016년 1월 대법원은 이 사건 원심을 확정했다. 법원은 "문화재심의위원으로 참여한 피고인이 현지조사를 나간 문화재 위원이 제시한 의견보다 토지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제시했다"며 "최종적으로 이 사건 토지 대부분이 포함된 구역이 신규건축 불허 지역에서 심의 없이 최고 높이 2층 이하의 건축물은 건축 가능한 지역으로 변경된 점을 고려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왕의 길목' 노송지대 망가뜨리고 떳떳한 시 공무원정조대왕은 즉위 13년차인 1789년 아버지 장헌세자(사도세자)를 양주 배봉산에서 수원 현륭원(현 화성시 태안읍 안녕리)에 모신다. 이후 9년간 총 13차례 현륭원을 찾았다. 묘소를 참배하고 돌아오는 길에 지지대 고개에서 행차를 멈추고 아버지가 묻힌 화산(花山)을 바라보며 울었다. 지지대는 왕의 행차가 느릿느릿했다는 데서 유래한 고개 이름이다. 정조는 현륭원에서 팔달산, 노송지대와 서호를 잇는 능행차길에 조선 전래 적송(赤松)과 연꽃 등을 심는 등 조경에 힘썼다. 이때 심은 나무들은 일제 식민지시대를 지나며 배를 만든다거나 송진을 채취하기 위해 베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파장동 노송지대는 그나마 우량 소나무림으로 보존돼있어 1973년 도 지정기념물로 지정됐고, 2004년 도 소나무림 보전지역 50곳 중 1곳으로 선정됐다.노송지대엔 비석도 즐비했다. 심겨진 소나무를 따라 역대 수원부사, 수원유수, 관찰사, 판관 등을 역임한 인물들의 선정비(백성을 어질게 다스린 벼슬아치를 표창하고 기리기 위해 세운 비석), 불망비(후세 사람들이 잊지 않도록 어떤 사실을 적어 세우는 비석) 35기가 늘어서 있었다. 본래 이 비석들은 수원 중동사거리 등 각처에 흩어져 있다가 1970년대 노송지대로 모였다. 수원시는 향토 유적 제3호로 지정된 비석들을 문화재구역 완화 심의를 앞두고 노송지대에서 뽑아 수원문화원 지하 창고로 옮겼다.전직 K시장 시절 혈연과 지연 등으로 얽혀 수원시를 '주물럭' 거렸던 구청장 출신 등 고위공직자 3명이 주도한다. 당시 비석 이동에 관여한 관계자들은 "공적비가 야지에 놓여 있어 훼손 우려가 있기 때문에 뽑은 것"이라고 입을 맞추고(?) 있지만 개발행위 허가를 위한 사전 조치였다는 의혹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이후 수원시는 2009년 1월 장안구 파장동(이목동)의 노송지대(경기도지방기념물 제19호)에 대해 도 문화재심의위원회에 현상변경 허용기준안 심의를 신청했다. 노송지대가 문화재로 묶인 탓에 부동산을 활용하지 못하고 세금만 '꼬박' 내는 파장동 주민들과 토지주들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서란 명분이다.당시 도 심의 신청안을 작성한 시 주무관은 "토지주들과 주민들이 문화재 주변에 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기 때문에 규제 완화 심의안을 작성한 것"이라고 말했다.#"이제라도 폐쇄된 왕의 길, 살려야 한다."노송지대 옛길은 2012년 경기문화재단이 발간한 '경기 남부 역사문화탐방로 개발 및 활용 연구'에서 정조 능행차길 18.7㎞로 지정됐다. 이 길은 당시 문헌에 조선 육로교통의 중심축인 삼남대로로 활용된 곳으로 명시돼있다. 삼남대로는 한양에서 경기도를 거쳐 충청 수영과 해남 땅끝마을, 통영으로 이어지는 도보길이다. 차량 통행을 막고 보행전용으로 탈바꿈한 옛길은 '노송로'라는 새 이름을 얻었지만, 찾는 이 없이 방치돼 있다. 문화계 전문가들은 원형을 훼손하지 않고 주변 경관을 최대한 보호하는 '원형보존'의 원칙을 깼기 때문에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도내 유적지 발굴 업무를 하는 경기문화재단의 한 연구원은 "임금의 거동길로 조성된 노송지대를 보존하겠다며 길을 막았지만, 길의 상징이 되는 나무를 이식하는 등의 가꾸기 사업이 전혀 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노송지대는 그 길이 가진 역사성을 살리지 못했을 뿐 아니라 길이라는 원초적 기능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경희대 민족학연구소 남찬원 연구원도 "옛길은 유형이지만 무형유산의 성격도 띠는데, 과거 많이 이용한 길은 현재도 경제성이 높기 때문에 역사성을 보존하기보다 새로운 길로 덮였다"며 "길이 갖는 역사성을 잘 드러내는 것이 최근 트렌드이며 문화재 보존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설명했다.한편 수원시는 노송지대 일부 토지를 매입해 녹지로 조성하고 소나무(후계목) 35주와 지피식물(토양을 덮어 풍해나 수해를 방지하는 식물) 34만 본을 심고 지난해 6월 시민에 개방했다. 시 관계자는 "시의 복원 노력이 뇌물 사건이 불거지면서 빛을 바래고 있어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2020년까지 노송 유전자 분석을 통한 후계목 증식으로 정조대왕의 소나무를 시 곳곳에 남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지영·배재흥·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노송지대 옛길이 폐쇄되자 인근에 건물이 들어섰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수원시 제공수원시 파장동 노송지대 옛길이 폐쇄, 새로운 길이 조성되면서 그 옆으로 중고자동차 관련 시설이 들어서자 인근에 관련 쓰레기가 방치되고 있는 모습.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수원시 제공수원시 파장동 노송지대에서 열린 '정조능행차연시' 모습.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수원시 제공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신규 건축이 불허돼 '길'로서의 기능만 했던 노송지대 옛길.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수원시 제공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18-05-17 공지영·배재흥·손성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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