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경기)

[인터뷰… 공감]경기도 융합기술원 정밀의학 연구센터장 김성진 박사

# 암 연구와 암 정복에 대한 철학은=그간 암 죽이는데 집중, 세포성장 단백질 조절하면 치료 가능할 것# 美 임상실험 앞둔 신약개발 성과 비결은=장기관점 투자·연구와 경영 이원화, 기술·자본·매니저 있어야 성공# 4차 산업 육성에 꼭 필요한 제언은=넓은 네트워크 가진 인물 중요, 과학자 겸업 막으면 산업화 걸림돌"두 개의 꿈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연구를 할 수 있는 연구소를 만드는 꿈, 세계적인 약을 만들어 한국 신약개발에 비전을 제시하는 꿈." 30여년간 암 유전체와 암 전이, 암 예방 등을 연구한 김성진 경기도 차세대 융합기술원 정밀의학 연구센터장은 최근 난치성 암인 '삼중음성 유방암'의 주요 원인 물질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세계 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에게 세계 최초의 수식어는 처음이 아니다. 1994년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종신 수석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암 세포에서 'TGF-beta' 수용체 유전자의 결손과 돌연변이를 규정한 것도 김 박사가 최초다. 가천대 의대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 지난 2009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자신의 유전체 전체를 해독해 화제가 됐다. 미국에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유전체 해독에 성공한 지 5년만이자 세계에서 5번째였다.지난 2일 융합기술원에서 만난 김 박사는 그간의 연구와 암 정복에 대한 철학을 설명했다. 김 박사는 "지난 수십년 간 세계에 많은 과학자들이 암 정복에 나섰지만 아직 완전한 정복은 이뤄지지 못했다"며 "그간 연구들이 암 세포를 죽이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암 세포가 성장하는 환경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암 연구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암 세포가 성장하는 환경을 조절하는 것은 김 박사가 30여 년간 연구한 'TGF-beta'에 답을 찾을 수 있다. 그가 암 정복의 선구자로 불리는 이유다. 암 세포가 만들어내는 'TGF-beta'는 일종의 방패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세포가 성장하고 분열하도록 신호를 보내는 단백질로, 이 신호를 조절하면 세포를 증식, 분열, 사멸하게 만들 수 있는 데 암 세포는 이를 이용해 면역이 공격을 할 수 없게 만들고 혈관을 확장시켜 성장에 최적화된 환경을 만든다.김 박사는 TGF-beta를 처음 발견한 마이클 스폰 박사와 아니타 로버츠 박사의 제자로, 1980년대 TGF-beta 연구 초창기부터 그 가능성에 주목해왔다. 그는 "앞서 암 세포를 죽이는 치료제는 많이 나왔기 때문에 TGF-beta를 조절할 수 있다면 암 정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김 박사는 자신이 가진 독보적인 기술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한 제약회사에 부회장이자 기술 자문으로 참여, 신약 개발에 대한 토양이 척박한 대한민국 BT산업을 이끌고 있다.10년 가까이 적자를 보더라도 50억 원씩은 신약 개발에 재투자한다는 원칙을 고수한 결과, 개발한 신약이 미국에서 임상 실험을 앞둔 단계까지 왔다."지난 2007년 이길여 암당뇨연구원 원장을 제안받고 한국으로 돌아올 때 세계적인 연구를 할 수 있는 연구소를 만들고, 또 세계적인 신약을 만들어 대한민국 신약개발에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점차 꿈에 근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는 이같은 성공의 비결로 끊임없는 투자와 과학자-CEO의 이원화를 꼽았다. 당장의 적자 때문에 투자를 줄이지 않았고 눈 앞에 성과를 쫓지 않았기에 독보적인 기술을 가질 수 있었고 신약 개발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아울러 제약회사의 최대주주로 있으면서도 경영은 전문 CEO에게 맡기고 자신은 과학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은 장기적인 투자를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연구의 테마가 바뀌면서 한 분야를 깊이 있게 다루지 못했고 그 결과로 기초과학, 원천기술이 발전을 하지 못하게 됐다"며 "경제성장단계에서는 복제약 개발로 빠르게 따라가면 성공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투자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투자 성과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BT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진다고 제언했다.또 과학자-CEO가 분리돼야 벤처기업이 자리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와 식당을 경영하는 경영자는 다르다는 것이다."바이오 벤처기업이 성공을 거두려면 기술이 있어야 하고, 자본이 있어야 하고, 매니저가 있어야 한다"며 "기초과학을 한 사람이 갖지 못한 네트워크, 자본을 끌어올 네트워크나 협력할 회사들의 네트워크 등을 잘 아는 사람이 경영을 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그는 미국의 사례를 들어, 의류 산업 벤처기업으로 성공을 한 CEO가 의약 부문 벤처기업 CEO를 맡아 제약회사를 크게 키우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매니저는 산업 부문을 뛰어넘어 기업을 성공시키는 노하우를 가진 전문 CEO가 맡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 의약 벤처 기업을 위해서도 넓은 네트워크를 가진 인물을 양성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자신의 경험을 빗대어 4차 산업 육성에 대한 제언도 빼놓지 않았다. 김 박사는 '사람에 대한 투자'가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의 경제환경, 다가올 4차 산업혁명에서 앞서 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중국은 해외에서 활약하는 1천명의 전문가를 다시 국내로 부르는 프로젝트를 통해 개개인이 가진 수십 년의 노하우를 모아 단숨에 과학기술 발전을 이끌어냈고 일본도 이와 유사한 스타프로젝트로 과학기술을 선도해가고 있다"며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아울러 "한국에서도 기초과학연구원을 설립해 투자를 하고 있지만 원칙적으로 과학자들의 겸업을 막아 우수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산업으로 만드는 데 제약이 된다"며 과학자들이 더욱 활발한 연구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으로 돌아올 때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박차를 가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자신이 센터장으로 있는 융기원 정밀의학 연구센터를 통해 의약 벤처들의 길을 열겠다는 것. 펀드를 운영해 연구를 지원하고 연구 성과의 일부를 회수하는 조건으로 자본력을 키우고 과학자에게 다양한 유인을 제공해 기술개발에 불을 붙이겠다는 계획이다. 경기도의 먹거리를 찾는 투자를 여러 연구와 매칭시키겠다고 자신의 청사진을 설명했다.김성진 박사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국내에서는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세워놓은 원칙을 포기하지 않은 결과, 세계적 신약을 만들겠다는 꿈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왔다"면서 "성공사례를 만들어 한국 바이오의 꿈을 키워주고 싶다"고 했다.글/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사진/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경기도 융합기술원 정밀의학연구센터장 김성진 박사는 "자신이 30여년간 연구한 TGF-beta를 조절할 수 있다면 암 정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

2018-04-03 김성주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김종범 남양주 前시의원

매일 오전 8시 초교입구서 교통정리산지 특성 살린 둘레길 조성등 노력'작은 돈 모으기' 장학재단 설립 앞둬"늘 웃음이 피어나는 동네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겁니다."매일 오전 8시 남양주시 오남읍 어랑초등학교 앞 교차로에서 어린 학생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위해 교통정리에 나서고 있는 김종범(59)씨를 마주칠 때마다 아이들은 늘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지역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김씨. 그의 선행은 남다르다.지역의 일꾼을 자임하며 시의원으로 활동하다 지난 2006년 6월 임기가 끝나자마자 그가 선택한 일이 바로 아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이었다. 내가 태어나 살고 있는 이곳에서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게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나선 봉사활동은 매일 오전 8시 학교 입구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것으로 시작됐다.하루하루 손주 같은 아이들의 안전을 걱정하며 매일 교통정리에 나서다 보니 벌써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학생들은 편지도 써서 보내주고 학부모들도 수고한다며 손수 커피를 타다 전해주며 정을 쌓았다. 김씨는 "어린 학생들이 발렌타인데이라고 초콜릿도 주고 주머니 속에 있던 사탕이나 과자도 건네주니 늘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오남읍 50대 축구모임 단장을 맡고 있다. 축구 회원들과 운동을 하며 동시에 지역을 위한 일을 벌이며 꽃길을 조성하고 마을 가꾸기 작업을 펼쳤다. 그는 또 대한적십자사 회원으로 활동하며 매월 오남읍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헌신하신 지역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그는 "지난 겨울에는 지역 주민들과 국유림에 새집 달아주기 운동을 하려고 산림청을 찾아갔는데 조류독감 발생 문제가 있다며 거절당해 그냥 돌아온 적도 있다"며 멋쩍게 웃기도 했다. 김씨는 올해 동네 하천 변에 앵두나무를 심을 예정이다. 그는 또 유독 산지가 많은 지역 환경을 이용해 오솔길과 둘레길 등을 조성하려고 한다. 정부 지원도 좋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순수하게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김씨는 "작은 돈 모으기 운동을 통해 장학 재단 설립을 준비해 조만간 등록할 예정"이라며 "지역의 학생들이 하고 싶은 공부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나의 소망"이라고 말했다.끝으로 그는 "항상 웃음이 피어나는 동네, 이웃 간 정이 넘쳐나는 동네를 만드는 일에 남은 인생을 바치고 싶다"며 "젊은 사람들이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해 보람을 느끼며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오남읍 어랑초등학교 학교앞에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는 김종범씨. 남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

2018-04-02 이종우

[FOCUS 경기]음악극 무대 '소통 하모니'… 일상·예술, 경계 허문다

5월11~20일 의정부예술의전당·시청앞 광장서 '17번째 팡파르'英·佛 등 5개국 80여회 공연… 타임지 선정 '451' 국내 첫 선봬'시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일상과 축제의 경계를 넘다!'제17회 의정부음악극축제(집행위원장 박형식, 총감독 이훈)가 오는 5월 11일부터 20일까지 열흘간 일정으로 의정부예술의전당과 시청 앞 광장에서 개최된다.이번 음악극 축제는 'Liminality : 경계를 넘어' 라는 주제로 펼쳐지며 다양한 국내 음악극과 영국, 프랑스, 폴란드, 스페인 등의 해외 음악극을 선보인다. 이번 주제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축제를 통해 에너지를 얻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축제를 찾는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줄 수 있는 다양한 공연, 기획프로그램 등이 준비되어 축제 이후에는 달라진 '나'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다.제17회 의정부음악극축제는 영국, 프랑스, 폴란드, 스페인 등 5개국 50여개 작품 80여회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올해 축제는 형식적인 개막행사 대신 대규모 야외공연인 개막작 '451'(영국, 5.11~12)을 예총 앞 광장에서 대대적으로 진행한다. 타임지(TIMES)에 10대 야외공연으로 선정됐던 '451'은 이번이 국내 초연으로 인간사회의 갈등과 금기의 경계를 넘어 인간다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국내초청단체인 '극공작소 마방진'과 협업으로 국내 관객에게 선보이기 위한 준비를 마무리했으며, 관객 바로 앞에서 펼쳐지는 불꽃과 밤하늘에 흩날리는 책장 등으로 국내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작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다.'경계를 넘어'를 테마로 한 의정부음악극축제 공식초청작으로 혁신적인 리어왕 'Songs of Lear'부터 폐막작 무용극 'Vuelos(비행)'까지 완성도 높은 작품이 선보인다. 창작극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극단인 연우무대의 '여신님이 보고 계셔'도 축제의 공식초청작이다.이외에도 의정부예술의전당의 새로운 상주단체로 선정된 창작국악그룹 동화의 작품 '시인의 나라', 고전을 트렌디한 각색과 연출을 통해 현대적으로 표현해 풍자와 해학이 잘 나타난 작품 극공작소 마방진의 '토끼전', 2017년 이데일리 문화대상 최우수작에 빛나는 희비쌍곡선의 '판소리 필경사 바틀비' 등이 역대 최고의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특히 축제의 마지막 주말은 '차 없는 거리'에서 대형 서커스, 오브제 퍼포먼스, 거리댄스 등 다양한 작품들과 축제의 피날레를 장식할 폐막콘서트는 협력예술가 이은결을 비롯, 차지연, 이봉근, 두 번째 달이 함께해 축제의 폐막을 화려하게 장식할 것이다.안병용 의정부시장은 " 해마다 1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는 의정부음악극축제는 이번에도 세계무대에서 검증받은 음악극, 신진 예술가들의 신선한 작품, 야외 공연, 전시, 체험, 예술교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된다"며 "앞으로도 문화·관광 인프라 구축을 통한 외부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을 약속했다. 공연 일정 및 프로그램 안내는 의정부음악극축제 홈페이지 (www.umtf.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공식 초청작은 의정부예술의전당 홈페이지(www.uac.or.kr)와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에서 예매할 수 있다. 의정부/김환기기자 khk@kyeongin.com제 17회 의정부음악극축제가 'Liminality : 경계를 넘어'를 주제로 오는 5월 11일부터 열흘간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이번 축제에는 영국, 프랑스, 폴란드, 스페인 등 5개국 50여개 작품 80여회의 공연 무대가 관객들을 매료시킬 예정이다. /의정부음악극축제 집행위 제공

2018-04-01 김환기

[FOCUS 경기]인터뷰|박형식 의정부음악극축제 집행위원장

"의정부음악극축제를 통해 경기북부 도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는 오아시스를 만들고 싶습니다"의정부가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의 문화 향유에 앞장서게 하고 싶다는 박형식 의정부음악극축제 집행위원장(의정부예술의전당 사장)을 통해 올 음악극축제 계획을 들어봤다. 박위원장은 "17회를 맞이하는 의정부음악극축제는 국내 유일의 음악극축제로서 최신경향의 음악극을 소개하며 국내 음악극 발전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고 나아가 공연예술과 축제가 하나 된 시민소통형 축제를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그는 "공연예술계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예술성을 중심의 실내초청작, 좀 더 대중적인 언어로 풀어낸 야외음악극, 그리고 이를 일반대중들과 이어줄 예술교류 프로그램과 시민참여 프로그램들로 축제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즉 예술성과 축제성을 견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의정부음악극축제는 매년 새로운 주제를 선정해 다양한 공연 및 기획프로그램들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박위원장은 "올해 축제주제는 'Liminality : 경계를 넘어'로 선정했는데 이는 '문지방(Liminality)을 넘어서 밖으로 나가듯이, 현실의 경계를 넘어 축제와 만난다'는 의미로, '경계를 허물고, 일상과 예술을 넘나들고 사회적 지위고하에 상관없이 어울릴 수 있으며, 축제 이후에는 전과 달라진 '나'를 느낀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정부/김환기기자 khk@kyeongin.com/의정부음악극축제 집행위 제공

2018-04-01 김환기

[이슈&스토리]영종~청라 연결 '제3연륙교' 통행료 예상 쟁점

건설 확정 됐지만 기존 민자도로 통행량 감소로 인한 손실금 인천시 부담 결정분양가에 건설비 포함 청라·영종 "무료화" 요구 속 관리비 수준 1천원도 검토관광객 유치 이유 전면 무료 목소리도… 세금으로 통행료 대신 납부해야할 판인천 청라국제도시와 영종도를 잇는 '제3연륙교' 건설사업이 지난해 11월 사실상 확정됐다.인천시가 제3연륙교 건설·개통에 따른 기존 민자도로(인천대교·공항고속도로) 손실보전금을 부담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국토교통부와의 갈등이 해소된 것이다.인천대교와 공항고속도로 실시협약에는 이른바 '경쟁 방지 조항'이 있다. 이 때문에 제3연륙교 신설로 이들 민자도로의 통행량이 감소하면, 그 손실을 보전해줘야 한다.그동안 인천시는 '공동 부담'을 국토부에 요구했고, 국토부는 인천시에서 손실보전금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국토부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제3연륙교 건설 여부에 대한 결정이 지연됐었다. 제3연륙교 건설 시기와 손실보전금 부담 주체를 둘러싼 논란이 10여 년 만에 해결됐지만, 앞으로 통행료에 관한 갈등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통행료 책정 과정에서 예상되는 쟁점을 살펴봤다.# 청라·영종 주민 통행료 있다? 없다?인천시의회는 지난해 12월 '제3연륙교 건설사업 손실보전금 부담 동의안'을 원안 가결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동의안에서 "제3연륙교가 기존 민자도로 교통량에 영향을 미칠 경우 금전적 보상은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인천시가 부담하는 조건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추정 교통량으로 산정한 손실보전금 규모와 청라·영종 주민 통행료를 '1천 원' 또는 '0원'으로 책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표 참조청라·영종 주민들은 제3연륙교를 무료로 이용하거나 관리 비용 수준의 통행료만 낼 가능성이 크다. 이들이 낸 아파트값에는 제3연륙교 건설비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청라·영종 개발사업 시행자인 LH는 아파트 조성원가에 제3연륙교 건설비를 반영해 5천억 원의 건설비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인천경제청 김진용 청장도 지난해 12월 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에서 "LH가 아파트 분양 당시 조성원가에 제3연륙교 건설비를 포함했기 때문에 청라·영종 주민 통행료 감액 부분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당연히 '무료화'를 요구하는 주민이 많다. 인천경제청은 당초 제3연륙교를 무료도로로 계획했다가 민자도로 '경쟁 방지 조항'이 문제가 되자 최소한의 통행료를 징수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청라·영종 주민들로부터 통행료를 받지 않으면, 손실보전금으로 써야 할 통행료 수입이 줄어든다는 점에서다. 인천경제청 한 관계자는 "청라·영종 주민들이 제3연륙교 건설비를 부담했기 때문에 통행료 감면이 필요한 건 사실"이라며 "무료·유료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유료라고 해도 관리비 수준만 내게 될 것"이라고 했다.인천경제청이 기존 민자도로 운영자에게 손실보전금을 줘야 하는 기간은 제3연륙교가 개통하는 2025년부터 공항고속도로는 2030년, 인천대교는 2039년까지다. 인천경제청이 청라·영종 주민을 대상으로 통행료를 받기로 해도, 인천시의 손실보전금 부담이 줄어들거나 없어지는 일정 기간 이후엔 무료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제3연륙교 통행료 체계는 개통 시점인 2025년에 임박해 확정될 예정이다.# "제3연륙교 완전 무료화 필요"인천 영종도에선 제3연륙교를 무료도로로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영종도 주민들은 공항고속도로와 인천대교 등 유료도로를 이용해야 육지로 나올 수 있다. 주민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영종도와 인천 시내를 오갈 수 있게 하려면 무료도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라·영종 주민들의 정주 여건 개선뿐만 아니라 관광객 유치 등 영종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도, 제3연륙교가 무료로 운영돼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청라·영종 주민은 물론 외부인에게도 통행료를 받지 말자는 얘기다.문제는 제3연륙료를 무료로 운영할 경우 기존 민자도로 운영자에게 줄 손실보전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은 제3연륙교 통행료 수익을 손실보전금으로 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제3연륙교를 무료로 하면, 기존 공항고속도로 이용자들이 제3연륙교로 통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인천시에서 부담해야 할 손실보전금이 늘어날 수 있다. 무료도로 운영으로 인해 통행료 수익이 없다면, 인천시 예산에서 제3연륙교 관리 비용과 기존 민자도로 손실보전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 이 경우, 인천시가 시민 세금으로 인천~영종 구간 도로 이용자들의 통행료를 대신 납부해 주는 격으로 볼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또 다른 과제는?국토부는 기존 민자도로 손실보전안을 '신규시설(제3연륙교) 개통 직전년도 교통량 대비 70% 이하로 교통량이 현저히 감소하는 경우'로 유권해석했다. 실시협약에 명시된 손실보전 기준인 '통행량의 현저한 감소'와 관련해, '현저한 감소'를 '직전년도 교통량 대비 70% 이하'로 본 것이다. 기존 민자도로 운영자 입장에선, 어느 정도 손실을 볼 수밖에 없어 다툼이 예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민자도로 운영자와 (손실보전 기준에 대해) 협의를 벌이고 있다"며 "(합의가 어려울 경우) 중재 절차 또는 소송을 통해 결정될 수도 있다"고 했다. 국토부와 민자도로 운영자 간 협의는 손실보전금 규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인천시는 제3연륙교 통행 요금으로 손실보전금의 상당액을 마련할 계획인데, 통행료 수익금을 도로 관리·유지가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할 문제다.인천시가 기존 민자도로 운영자에게 손실보전금을 주려면 통행료 수익 외의 재원도 필요하다. 통행료 수익만으로 손실보전금을 모두 마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LH 등 관계 기관과 손실보전금 분담에 관한 협의를 진행 중으로, 협의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 다른 곳에서 부족한 비용을 충당할 수밖에 없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유정복 인천시장이 2017년 11월 24일 오후 시청 공감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3연륙교' 건설사업 추진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제3연륙교는 인천시 서구 원창동에서 영종도 중산동까지 4.66㎞ 길이에 왕복 6차로의 교량으로 총사업비는 5천억원이다. 시는 2020년 착공, 2024년 준공에 이어 2025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인일보 DB

2018-03-29 목동훈

[인터뷰… 공감]인천 출신 컴퓨터 공학자 안재우 모비언스 대표

스마트폰 보조기기 '리보2'일본 교육업체와 정식 계약 눈앞코이카 파트너사로 선정돼콜럼비아 '점자사전' 개발 진행도인천 출신 컴퓨터공학자 안재우(50) (주)모비언스 대표의 꿈은 '세상의 모든 시각 장애인을 위한 IT 기기 개발'이다. 이 목표를 달성해보겠다고 오랜 시간 제품 개발에 매진해왔다. 어떻게 하면 시각 장애인이 지금보다 더 스마트폰을 편리하게 쓸 수 있을까. 점자를 아예 모르는 시각 장애인이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홀로 점자를 익힐 수 있는 사전을 개발하면 어떨까. 한글 점자인 훈맹정음이 창시된 도시, 인천에 기반을 둔 공학자는 지난 7년을 이 일에 매달려왔고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안 대표의 점자 사전 아이디어를 채택했다. 이 사업을 위해 안 대표가 설립한 (주)브레일리스트는 개발도상국의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CTS(Creative Technology Solution) 프로그램 파트너사로 선정됐다. 3억원을 지원받아 콜럼비아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사전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스마트폰 보조 기기로 기존 제품보다 기능이 보강돼 지난해 나온 리보(RIVO)2의 경우 일본의 한 보조 공학 기기 교육 업체가 100대를 선주문, 정식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안 대표를 27일과 지난 13일 두 차례 송도국제도시 글로벌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만났다. 인터뷰에는 시각 장애인으로 지난해 모비언스, 브레일리스트에 합류한 정유라(39) 이사가 함께 했다. 정 이사는 "대부분 사람은 시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데, 저희는 시각의 정보를 못 받아들이니까 좀더 나은 기기가 있어야 더 많은 정보를 소화할 수 있다"며 "IT 기기가 많으면 많을수록 삶이 윤택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검증을 안 하면, 엔지니어는 오류에 빠진다. 정말 사용자들이 어떻게 쓰는지, 개발자는 그것을 모른다. 그런 노하우를 제게 알려주는 일을 정 이사님이 담당하고 있다"고 했다.Q : 현재 콜럼비아 시각 장애인을 대상으로, 코이카 지원을 받아 개발 중인 점자 사전은 어떻게 시작됐고 왜 필요한 일인가요.A : 시각 장애인의 90% 이상이 점자를 모릅니다. 점맹률이 미국 93%, 한국 95%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장애인 문맹률이 10%면 난리 났겠죠. 그런데도 우리에게는 점자 사전 기기란 개념조차 없었습니다. 점자 학습 익힘 교과서나 규정집이 있지만 누군가가 옆에서 알려줘야 합니다. 점자를 처음부터 모르는 사람은 혼자서 점자를 익힐 수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다른 교육자나 기타 도움 없이 혼자 기기만 있으면 집안에서 점자 학습이 가능해야 합니다. 코이카에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사전 개발' 과제를 제안했고, 지난해 11월 선정됐습니다. 콜럼비아 시각 장애인은 120만명 이상으로 우리나라의 5배가량입니다. 우선 프로토타입(prototype·시제품) 100대를 만들어 콜럼비아 시각 장애인 교사·학생 등을 상대로 적용해보고, 올해 9~10월쯤 제품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스페인어권은 시작입니다. '세상의 모든 점자를 다 넣는다'는 것이 브레일리스트의 목표입니다.* 브레일리스트(Braillist)는 점자 번역자를 뜻한다. 기계적 직역이 아닌 의역이 가능한 숙련가를 브레일리스트로 부른다.Q : 시각 장애인을 위한 스마트폰 보조 기기 리보(RIVO), 왜 특별합니까.A : 2011년 미국 보조공학 전시회인 CSUN(California State University at Northridge)에 다른 제품을 전시하러 간 적이 있어요. 지체 장애인을 위한 키보드를 내놓았는데 정작 그분들은 관심이 없고, 시각 장애인분들만 방문하시더라구요. 배낭에서 키보드를 꺼내 애플 스마트폰 쓰는 방법을 보여주시면서 '불편하다', '편리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보셨어요. 그때부터 시각 장애인 보조 기기 개발을 시작했어요. * 리보는 시각 장애인이 쉽고 빠르고 정확하게 스마트폰을 쓸 수 있도록 만들어진 보조 기기다. 보이스 오버 탐색 명령이 가능할 뿐 아니라 텔레뱅킹, 문자 입력·편집 등이 가능하다.안 대표는 인천에서 초·중·고교를 나와 카이스트 학부 과정에서 수학을 전공했다. 부전공이 컴퓨터공학이었는데 '재미난 수학'으로 생각하면서 공부했다고 한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 석사 과정을 시작했다. 박사 2년차 때 우연히 알게 된 시스템공학연구소(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일하면서 개발자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외환위기 때 친구와 함께 사업을 시작했지만 '돈 버는 일'에 치여 개발자로서 역량을 발휘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2003년 모비언스를 창업하면서 공학자로서 도전을 본격화했다. 창업 초기 그의 관심은 '세상의 모든 키보드 표준'을 만드는 데 있었다. 이른바 '모비언스 쿼티(querty·컴퓨터 자판 배열)'라는 원대한 꿈을 꾸며 5~6년간 정보 통신 국제 표준화 기구를 쫓아다녔지만 실패했다. 그는 좌절하지 않았고 자신의 지식과 기술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제품 개발을 지속했다.안 대표는 정 이사의 도움이 없었다면 제품 개발에 실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예로 리보2에서 음성 기능을 추가한 것도 정 이사의 조언 때문이었다."소리나는 키보드가 세상에 없습니다. 생각해보니까 시각 장애인에겐 소리가 필요하겠더라구요. 어떤 기능을 하나 넣고 뺄 때 저는 '개발 비용'을 생각했는데, 시각 장애인 입장에서 무조건 소리가 나야 했어요. 엘이디 깜박이는 것은 전혀 도움이 안 되구요."모비언스는 지난 21~23일 미국에서 열린 CSUN에 리보를 전시했다. 시각 장애인 등 방문객들의 호응이 컸다. 시각 장애인 가수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도 모비언스 부스에 들러 리보를 시연하기도 했다. 시각장애인들에게 필요한 IT 기술을 소개하는 팟캐스트 '나폰수'(나도 폰고수다)는 최근 리보를 다뤘다. 이 방송을 들은 한 맹인 교사는 안 대표에게 문자를 보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한 기능과 완성도 높은 리보가 개발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했다.정 이사는 "시각 장애인이 원하는 어려움을 모두 간파해 제품에 녹여내고 있다"며 "모든 것을 터치로 해결하는 시대, 시각 장애인을 위한 보조 기기는 장애인뿐 아니라 고령자들에게도 보편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유용한 기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안 대표는 "시각 장애인 점맹률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면서 '온 세상을 위한 점자 기기'를 개발하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글/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안재우 대표는?▲1967년 경북 영주 출생▲인천 서화초, 선인중, 선인고 졸업▲카이스트 수학과 졸업, 컴퓨터공학과 석·박사▲1993~1999년 시스템공학연구소(SERI·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원▲2003년 (주)모비언스 대표▲2012년 리보(RIVO)1 개발▲2017년 리보(RIVO)2 개발▲2017년 (주)브레일리스트 설립, 점자 사전 개발 착수▲2018년 리보(RIVO)2,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보조공학기기 등록시각 장애인에게 유용한 스마트폰 보조 기기 리보(RIVO)를 만들었고, 점자 사전을 개발 중인 안재우 대표. 27일 만난 그는 시각 장애인이 쓸만한 IT 기기 개발 사업 분야를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이라고 말했다. 기술 향상 수준에 비해 시각 장애인 수요를 충족할 만한 제품이 아직 많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스마트폰 보조 기기로 기존 제품보다 기능이 보강돼 지난해 나온 리보(RIVO)2.최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CSUN2018(3월 21~23일) 마지막날 가수 스티비 원더가 모비언스의 '리보2'를 시연하고 있다. /안재우 대표 제공

2018-03-27 김명래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화성 대표 봉사단체 '기아효사랑회'

1990년 삼괴지역 동문회 시초 510명 활동월급 2만원 회비 적립 年사업비 1억여원환경 정화·집수리·쌀배달·기부 등 열심'함께하는 기쁨과 나누는 즐거움으로 지역 발전, 인재 양성! '기아효사랑회(회장·김학정)가 30년 가까이 오랜 시간 동안 변함없이 지역사랑 봉사활동을 펼치며 화성지역의 대표 봉사단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1990년 12월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에 근무하면서 화성시 삼괴지역(우정읍·장안면) 학교 출신 동문회로 출범한 기아효사랑회는 현재 510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28년의 역사를 자랑하듯 지역 대표 봉사단체로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기아효사랑회는 창립 이후 매년 지속적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사회공헌 및 봉사활동 외에도 후학 양성을 위한 장학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회원들은 매월 월급에서 회비로 2만원 씩 적립해 연간 1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확보하고 지역사랑을 몸소 실천하며 주민들과 호흡을 함께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인 기아자동차도 효사랑회와 공동으로 각종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며 직원들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기아효사랑회는 매달 지역의 독거노인을 찾아가는 목욕봉사와 함께 분기별로 저소득층의 집수리, 삼괴지역은 물론이거니와 궁평항까지 화성 전역에 걸친 환경정화 활동, 연말연시엔 사랑의 쌀·연탄 배달 봉사, 장애우 시설봉사까지 지역사회와 일체감을 형성하고 있다.후학들을 위한 장학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여 장안여중과 삼괴중·고교에 매년 회비의 10%를 장학기금과 학교발전기금으로 내놓고 있다.또 기아자동차와 연대해 지역 어르신 경로잔치 개최 및 지역발전사업 지원 등 사회공헌 사업을 펼치며 글로벌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현재 12대 회장을 맡고 있는 김학정 회장은 "회사와 지역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하면서 지역주민과 회사에서 많은 신뢰를 얻고 있다"며 "주민들로부터 신뢰받고 회원 스스로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모두가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김학석기자 marskim@kyeongin.com/기아효사랑회 제공기아효사랑회는 창립 이후 매년 지속적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사회공헌·봉사활동 외에도 후학 양성을 위한 장학사업을 꾸준하게 펼치고 있다.회원들은 매월 월급에서 회비로 2만원씩을 적립, 연간 1억원을 넘는 사업비를 확보해 지역사랑을 몸소 실천하며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기아효사랑회 제공

2018-03-26 김학석

[FOCUS 경기]고품질 작목 길라잡이 가평군 농업기술센터

가평군농업기술센터(소장·장한호)가 친환경 명품농산물 생산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농가소득증대에 이바지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센터는 친환경 학교급식 쌀 및 채소 생산 단지 조성, 친환경 안전성 분석센터 및 인증기관 운영, 농산물종합가공센터 및 친환경 미생물 배양센터 운영 등을 위해 시설보강사업 등을 꾸준히 추진하면서 가평군 친환경 농산물 생산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또한 신세대 억대 농업인 스마트팜 육성사업, 전문농업인 양성을 위한 클린농업대학 운영 및 귀농·귀촌 교류사업, 경영비 절감을 위한 농기계임대 사업, 지역 명품 신 소득 작목육성사업, 과수 기반 조성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농업농촌분야 길라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친환경 안전성 분석센터 및 친환경인증기관 운영지난 2012년부터 친환경농산물인증기관을 운영하고 있는 센터는 현재 가평군 전체 친환경인증농가 585개 농가 중 86%인 503개 농가를 인증 관리하고 있다.특히 지난해 경기도 지역균형사업을 지원받아 친환경 안전성 분석센터를 준공,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질량분석기 등 첨단분석 장비 38종 48대를 보유하고 잔류 농약, 농업용수 수질, 토양중금속 분석 등 친환경인증에 필요한 모든 분석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또 관내 주요재배지 토양 검정을 연간 3천여 점을 분석 후 비료사용 처방서를 발급, 알맞은 비료 사용으로 환경오염예방 및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 대한 전문화된 농업기술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농가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센터는 올해 토양 및 양분종합관리 명품농장 육성사업 등을 지원해 첨단분석 장비를 활용한 현장 애로기술에 대한 분석과 현장컨설팅을 통해 최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명품농장들을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미생물제 자체 생산 보급을 통한 친환경 농업 확대가평군은 친환경 농업 확산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미생물제를 농가에 무료로 공급하고 있다.지난 2007년 운영을 시작한 친환경 미생물 배양센터는 광합성균, 효모균 등 4종의 액상 미생물 168t, 토양개량제 125t, 생균 보조 사료 408t을 생산 1천500여 농가에 공급해 토양의 물리·화학성 개선과 작물생육촉진 등 친환경 농산물 생산을 지원하고 있다.또한 생균제 보급을 통해 가축의 소화율 증대, 질병 예방, 축산악취 감소 효과 등 고급육 생산 기반을 마련해 축산농가 소득향상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군은 설명했다.특히, 고추 탄저예방균, BT균류, 클로렐라 등 특수균주를 배양 공급함으로써 채소재배농가 등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이에 센터는 올해 미생물 배양센터 시설개선 등 2개 사업에 27억여 원을 투입해 배양시설을 첨단화할 계획이다.■ 경기도 지역균형 사업추진을 통한 친환경 농업 집중 육성군은 소비자들의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기호 변화와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으로 인한 환경오염 및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 농업단지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지난 2016년부터 경기도 지역균형사업을 통해 가평군의 쌀 재배면적 832ha의 55%인 454ha를 친환경 재배로 확대해 무농약인증을 취득했다.군은 올해 친환경 급식을 하는 안양시, 수원시, 군포시 등 도시 학교에 가평에서 생산한 친환경 쌀 1천200t을 공급할 계획이다.또 찰옥수수 신품종보급, 지역 맞춤형 밭작물 작부 체계 개선사업 등 가평지역의 신 소득 작목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농가 소득증대에 이바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농산물종합가공센터 운영, 오감 만족 농촌체험관광 네트워크 조성, 가공 기술보급 및 창업지원교육 등 지역농산물의 가공상품화(6차 산업)로 농촌경제 활성화 기반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장한호 소장은 "가평군 청정지역의 맑은 물과 깨끗한 토양을 활용한 친환경 농업확대를 위해 공공기관 전국 최초로 친환경인증기관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친환경 미생물생산센터에서 생산된 각종 미생물을 친환경 농가에 공급하여 농가들이 친환경 농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평군은 전체경지면적의 17%를 친환경 농업으로 재배하고 있다"며 "친환경 농업에 대한 컨설팅 등을 통해 가평을 안전한 고품질 친환경 농업의 주산지로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가평군은 친환경 농업 확산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미생물제를 농가에 무료로 공급하고 있다. /가평군 농업기술센터 제공주요 재배지 토양 검정을 연간 3천여 점 분석 후 비료사용 처방서를 발급, 알맞은 비료 사용으로 환경오염예방 및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 대한 전문화된 농업기술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가평군 농업기술센터 제공친환경 안정성 분석센터 실험실. /가평군 농업기술센터 제공미생물 센터. /가평군 농업기술센터 제공

2018-03-25 김민수

[이슈&스토리]'전국 들었다 놨다' 프로야구 내일 개막

아시안게임 영향 예년보다 1주일 앞당겨 시작메이저리거들의 유턴… 대형신인 탄생 예감FA 대어들 이적·새 외국인 선수들 '변수로' '홈런 공장' SK 김광현 복귀 우승전력 갖춰kt 전력 보강 올시즌 꼴찌 넘어 중위권 도전'4년 연속 홈런왕' 박병호 복귀 최정과 대결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가 24일 오후 2시 잠실(삼성-두산), 문학(롯데-SK), 광주(kt-KIA), 고척(한화-넥센), 마산(LG-NC) 등 전국 5개 구장에서 일제히 막을 올린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팀당 144경기, 팀간 16차전씩 총 720경기를 치르는 대장정이다. 올해 KBO리그는 오는 8월18일부터 16일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팔렘방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대표팀을 출전 시켜야 하기에 이 기간 동안 휴식기에 들어간다. 아시안게임의 영향으로 시즌 개막도 1주일 가량 앞당겼다. 비시즌 기간 KBO리그 소속 10개 구단은 많은 화제를 몰고 다녔다.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선수들의 복귀, 그리고 대형 신인선수들의 가세 등으로 팬들의 기대감은 크다.'니느님' 니퍼트·황재균 합류… 검증 끝난 슈퍼루키 '강백호' 까지돌아온 구세주 김광현·강속구 투수 산체스 영입 마운드에 힘 실어한용덕 체제 리빌딩·가성비 외국인 선수 '독수리의 비상 위하여'양현종·김주찬 붙잡고 외국인 삼총사와 재계약 우승 전력 그대로줄무늬 유니폼 입은 류중일 감독과 김현수 최상의 시나리오 구상손시헌·이종욱·지석훈 다시 잡은 공룡 'FA 미아' 최준석도 품어민병헌·이병규·채태인 데려와 방망이 강화시킨 부산 갈매기빅리거 박병호 '거포 본능' 깨우고 로저스 출격 완료 돌풍 노려포수 강민호 영입·신인 투수 양창섭 기대 명가 재건 부푼 꿈외국인 선수 파레디스·린드블럼·프랭코프로 교체 '영리한 곰'#우승컵을 위해 비시즌기간 심혈을 기울인 8개 구단10개 구단들이 제각각 전력 향상을 위해 비시즌 기간 선수 영입에 발빠르게 움직인데 비해 디펜딩 챔피언 KIA는 우승 전력이 유출되지 않는데 집중했다.KIA는 소속팀 자유계약선수(FA)인 양현종과 김주찬을 붙잡고 '외국인 3총사' 헥터 노에시, 팻딘, 로저 버나디나와도 모두 재계약했다. 외부 영입 자원은 베테랑 우타자 정성훈 영입 정도다.지난해 한국시리즈 3연패 달성에 실패한 두산은 외국인선수 3명을 모두 교체했다. 국내 선수들만 놓고 봤을때는 투수력과 타력 모두 가장 안정화 되어 있는 팀이 두산이다.롯데는 주전 포수 강민호가 삼성으로 이적했지만 민병헌과 이병규, 채태인 등을 영입하며 타선을 강화했고 넥센은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박병호를 복귀 시켰다.NC도 내부 FA 손시헌, 이종욱, 지석훈을 잡았고, FA 미아 위기였던 최준석까지 품었다. 외국인선수도 로건 베렛과 왕웨이중을 영입했다.LG와 한화는 각각 류중일 감독과 한용덕 감독 체제를 출범하며 팀분위기 쇄신에 집중했다.#우승권 전력으로 부상한 인천 SKSK는 지난시즌 정상에 오른 KIA, 매시즌 우승 후보로 꼽히는 두산을 견제할 유일한 팀으로 평가 받고 있다.이런 평가를 받는 건 10개 구단 중 가장 힘 있는 타선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타선은 지난시즌 역대 한 시즌 팀 최다인 234개의 홈런을 만들어냈다. 이번시즌에도 강력한 타선은 여전히 살아 있다.최정을 비롯해 제이미 로맥, 박동권, 한동민, 김동엽, 최승준 등 지난시즌 홈런포를 가동했던 타자들이 올해도 SK타선을 이끈다.타선 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평가 받았던 투수진도 김광현의 가세로 10개 구단 어느 팀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또 새로 영입한 외국인선수 앙헬 산체스도 전지훈련기간 가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선발 한축을 담당해 줄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여기에다 지난시즌 경험을 통해 한층 성장한 불펜의 핵 박종훈과 문승원도 부상 없이 개막을 맞는다. 투수력과 타력의 균형을 찾은 SK, 이번시즌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이유다.#탈꼴찌를 넘어 중위권에 도전하는 수원 ktkt는 3년 연속 최하위 탈출을 넘어 중위권 다툼에 뛰어들 기세다. kt는 FA시장에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황재균을 품에 안았다. 또 신인지명회의에서 선택한 강백호가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즉시 전력감을 넘어 팀의 간판 타자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두 선수의 가세로 지난해 기복을 보였던 타선이 한층 더 강력해 질 전망이다.여기에다 지난시즌 최하위로 추락하면서까지 기회를 부여 받았던 정현과 심우준이 주전 한자리를 놓고 경쟁하며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김동욱, 오정복 하준호 등도 백업으로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투수진도 지난시즌 보다 강해졌다. 두산에서 에이스 투수 역할을 맡았던 더스틴 니퍼트가 라이언 피어밴드와 1선발과 2선발을 맡는다. 지난해 국내 투수 중 유일하게 선발 투수로서 역할을 했던 고영표가 건재하고, 성장통을 겪었던 주권도 제 구위를 찾았다. 지난시즌을 통해 성장한 불펜 심재민, 5선발 또는 롱릴리프를 맡게 될 유희운, 마무리 김재윤 등도 타팀 타자들이 쉽게 공략할 수 없는 투수로 성장했다. #야구팬들을 설레게 할 기록들정규시즌 개막과 동시에 주목되는 기록 중 하나는 올 시즌 다시 KIA 유니폼을 입게 된 정성훈의 최다 경기 출장 신기록 도전이다. 정성훈은 지난해 통산 2천135경기로 삼성 양준혁의 통산 최다 경기 출장 기록 경신에 단 1경기만을 남겨두고 아쉽게 시즌을 마감했다. 정성훈은 이 신기록을 시작으로 역대 3번째 2천200안타와 2루타 400개 기록 달성까지 노린다.지난해까지 9년 연속 시즌 100안타를 달성한 LG 박용택은 올해 역대급 기록을 연달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용택은 2002년 데뷔 이후 2008년 한 해 만을 제외하고 15차례에 걸쳐 시즌 100안타 이상을 기록해왔다. 올해도 100안타를 기록한다면 역대 9번째 10년 연속 100안타는 물론이고, 통산 최다 안타(2천318) 신기록 경신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역대 최초 7년 연속 150안타 기록도 기대할 만하다.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 자리를 지켰던 넥센 박병호가 다시 KBO 리그로 돌아와 올 시즌 홈런왕 자리를 두고 관심이 집중된다. 박병호가 KBO 리그를 떠난 2016년부터 2년간 홈런 1위는 SK 최정의 차지였다. 올 시즌 KBO 리그 대표 거포 박병호와 최정 모두 역대 최초 3년 연속 40홈런 기록에 도전한다. 특히 박병호는 역대 최초 3년 연속 50홈런에 이어 3년 연속 300루타에도 도전한다. 홈런왕 출신의 국내선수들과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까지 가세한 2018 KBO 리그 홈런왕의 주인공은 누가될지 관심이 모아진다.꾸준함의 대명사인 두산 장원준이 역대 최초 11년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과 통산 2번째 9년 연속 10승, 12년 연속 100이닝 투구 등 연이은 연속 시즌 기록을 준비하고 있다. 많은 예상 기록들 중에서도 특히 연속 시즌 10승과 세 자릿수 탈삼진 기록은 모두 당시 KIA 소속이었던 이강철이 기록한 10년 연속이 최다이다. 장원준이 올 시즌 10승, 100탈삼진까지 모두 달성하게 된다면, 이강철이 1998년에 기록한 연속 시즌 100탈삼진 기록은 20년 만에 깨지게 되며 역대 최다인 연속 시즌 10승 기록에도 한걸음 더 다가가게 된다.지난 시즌 37세이브로 세이브 정상 자리를 지킨 손승락은 역대 2번째 9년 연속 10세이브에 이어 7년 연속 20세이브에도 도전한다. 현재 이 부문 최다 연속 시즌 기록은 한화 구대성이 2007년에 달성한 9년 연속 10세이브와 7년 연속 20세이브다. /김종화·임승재기자 jhkim@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SK·kt 제공

2018-03-22 김종화·임승재

[인터뷰… 공감]한국 현대 추상미술의 대표주자 이성근 화백

재능 있는 줄 몰랐던 괴짜같은 아이매형이 알아 본 덕에 문하생으로…물감 쏟아 엉망이 된 작품서 깨달아헝클어짐 속에서 초월적인 美 발견규칙 없이 본능에 충실… 본질 탐구제목·설명 붙으면 그림에 한계 생겨동서양 조화로운 작품 해외서 더 유명추상은 일종의 '나'에 대한 진실찾기"어렸을 때, 나는 그림을 못 그린다고 매일 핀잔을 들었어요. 학교에서 그림을 그리면 선생님이 혼을 내더라고. 오죽하면 짝이 대신 그림을 그려줬어요."어린 시절 '재능'을 묻기 위해 던진 질문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다. 이성근 화백은 한국 현대 추상미술의 대표주자로 평가받는다. 중학생 때부터 한국 근대 미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당 김은호 선생에게 사사 받았고 프랑스, 미국, 영국 등 선진국 미술시장에서 인정받는 이인데, 미술 낙제생이라니.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 나는 좀 이상하게 보였을 거예요. 벽을 그리라 했는데, 하얀 벽이지만 검게 칠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 파란 하늘인데, 빨갛게 그려버리고. 그저 느낀 그대로 표현한 건데, 선생님의 기준에서는 낙제지. 못 그린 그림." 지금 와서 보면 그는 '추상'적 감각을 타고 났을지 모른다. 이 화백은 사실 화가가 되겠다는 생각이 없었다. 자신이 재능이 있는 줄도 몰랐단다. 그의 매형이 그림을 보고 재능을 알아채기 전까지는 조금 독특한, 괴짜 아이였다. "우리 매형이 내가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마침 매형이 우리 선생님(김은호)을 알고 있었는데, 나를 그곳에 보내 공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지금도 대단하시지만, 예전에 선생님 문하생으로 들어가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어요. 시험도 보고 들어가야 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시험을 통과했더라고. 그때가 중학교 3학년 즈음이었는데, 그렇게 매일 방학만 되면 선생님 집에서 공부를 시작했어요."어린 나이였지만, 대단한 선생님 밑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 열심히 그림을 그렸다고 했다. "선생님은 손이 붓도록 그림을 그리셨다고 해요. 정말 엄청난 양의 노력을 하신 거지. 그 말을 듣고 너무 감명받아서, 나도 그렇게 해봐야겠다 싶어 정말로 열심히 그렸거든요. 그런데 나는 손이 붓질 않는거야. 진짜 많이 그림을 그렸는데도." 그래서일까. 스승은 어린 제자에 칭찬 한마디 건네지 않았다. '잘하고 있다, 고생했다' 한마디 하지 않았고, 큰 관심도 없어 보였다. "선생님이 나에게 아무런 관심을 표하지 않으니까, 내가 재능이 있는 건 맞는지, 계속 그림을 그려야 하는지 어린 마음에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선생님 집에 친구 분이 오셔서 내가 차 심부름을 하게 됐거든. 차를 가지고 방에 들어가려는데, 문 너머로 대화가 들리는 거야. '어린 놈이 그림을 잘 그린다. 내가 두고 보고 있는데, 아마 관심을 안 가지는 것 같이 보여 그 놈이 힘들 것이다'. 선생님의 그 말이 그때 참 용기가 되더라고." 그건 이당 김은호의 교육방식이었다. '틀에 얽매이지 마라' "스승이지만, 그 틀에 묶이지 말라는 거예요. 선생님 말씀, 그 칭찬에 내가 묶이면 안되는 거지. 선생님은 손이 부었지만 나는 손이 붓지 않는 것도 그건 선생과 내가 다르기 때문이지. 스승의 틀에 묶인 나에서 벗어나라. 나는 나다. 이게 배움이에요. 그 시절 깨달음이고."그때 얻은 깨달음은 지금의 이성근을 만든 지지대였다. 그는 그림보다 그림을 그린 이의 존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나는 미술가가 되길 원해요. '미(美)'를 이야기하는 사람. 궁극적인 미란 무엇인가를 많이 고민하는데, 우리는 보이는 것들의 미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강해요. 우리가 정해놓은 틀 안에서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움은 한계가 있어요. 하지만 그 틀을 깨고 나오면 한계가 사라지죠. 형식이고, 틀이고, 기준이고, 사실은 다 내가 만들어 놓은 겁니다. 그것들에서 벗어나는 것도 나의 몫이구요." 예전에는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 예술가로서의 고집도 있었고, 자존심도 강했다. 화백은 그런 것들에 사로잡혀 괴로운 나날을 보낸 적도 있다고 술회했다. "한번은 그림을 그리다 잘못해서 물감을 작품에 쏟은 적이 있었어요. 내가 구상한 것들이 쏟아진 물감으로 다 망가졌다고 생각했고, 그 자리에서 바로 그림을 버리려고 했어요. 그때 가만히 앉아 엉망이 된 그림을 보니, 헝클어진 그 속에서 초월적인 아름다움이 보였어요.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냥 그 자체도 작품이었어요." 그는 그 순간 든 생각을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있다. "그림은 내 존재를 표현하는 소산인데, 내 생각과 철학, 인생이 아름답다면 그림은 자연히 아름다워지겠구나 라고 생각했죠. 그때부터 무엇이든 본질을 탐구하기 시작했어요."그의 작업은 정해진 규칙이 없다. 그의 붓이 캔버스 위를 자유롭게 휘몰아친다. 누군가는 그것을 '쇼'처럼 여기기도 하지만, 그림을 그리는 그 순간의 본능에 충실한 것 뿐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순수하고, 허물이 없고, 자유분방하다. 마음이 가는 대로 표현했지만 여느 현대미술 작품들 같지 않게 보는 이들에게 그 진심이 잘 전달된다."화가는 그림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저는 제목을 붙이는 것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림에 제목을 붙이고 화가가 그림을 설명해 버리면, 제목과 설명에 묶여서 관객의 느낌이 제한돼 버려요. 그림도 한계를 가지고요. 사람마다 얼굴이 다 다르듯이 느낌도 다르고 생각도 다릅니다. 그림을 그린 사람이나, 그림이나, 보는 이들 모두 자유를 가져야 돼요. 자기 마음대로 생각할 수 있게."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그림을 그리는 그이지만, 그래도 그를 대표하는 것은 '추상'이다. 그는 대중과 호흡하는 것이 좋아 작품 속에 추상만 고집하진 않는다. 구상적 요소도 함께 넣어 모두가 예술을 즐기도록 노력한다. 특히 그의 작품은 먹이나 동양물감을 활용해 동서양이 조화된 오묘한 인상이 강하고, 강력하게 뻗어 나가는 강렬한 붓 터치가 특징이다. 이 매력 덕에 현대미술의 근거지인 서구에서 열렬한 러브콜을 받는다. 그의 작품은 이미 미국 뉴욕 UN본부와 영국 왕실에 걸렸고,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의 취임선물로 그의 작품 '군마'가 보내진 것은 유명한 일화다. 또한 미국,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선진 10개국에서 50여 회에 달하는 개인전 및 초대전을 열어 국제적 명성을 얻기도 했다.이 정도 명성이라면, 조금 나태해지거나 쉴 법도 한데, 그는 붓을 놓지 않는다. 어디서든 그가 추구하는 '느낌'이 문을 열고 들어오면 표현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 "보는 이들 입장에선, 추상이 많이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예술가들이 궁극적으로 추상작품을 추구하는 것은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일종의 '진실찾기'이기 때문이에요. 나의 생각과 느낌을 가장 순수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장르가 추상인데, 그것이 참 어렵고 힘든 과정입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는 궁극적으로 순수해지지 않거든요. 생각해보세요. 피카소, 칸딘스키와 같이 추상의 세계적 거장들 모두가 그림을 그려도, 5살 아이를 못 따라갑니다. 아이들은 정말로 손이 가는 대로, 마음이 가는 대로 그림을 그리거든요. 제 어린 시절의 모습처럼. 그래서 항상 제 작품이 만족스럽지 않아요." 맑게 웃는 화백의 미소 안에 예술가의 진심이 묻어난다. 예술은 무엇인가. 글/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사진/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이성근 화백은?▲서울 출생▲제 6회 이당 미술상 수상▲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장 역임▲건국대학교 대학원 초빙교수▲오스트리아 빈 로이쉬 갤러리, 프랑스 파리 베가 마테 갤러리 및 파리 문화센터 등 유수 해외 갤러리 초대 개인전▲대한민국 청와대, 미국 뉴욕 UN본부, 영국 왕실, 미국 국방부(펜타곤), 필리핀 말라까냥 대통령 궁, 파리 에리메스, 공동경비구역 귀빈실 등 국내외 16여 곳에서 그의 작품 소장 중.한국 현대 추상미술의 대표주자 이성근 화백은 예술가들이 추상작품을 추구하는 것은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일종의 '진실찾기'이며 나의 생각과 느낌을 가장 순수하게 표현할수 있는 장르가 추상이지만 그것이 어렵고 힘든 과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이성근의 작품 가족(사진 위)과 군마.지난 19일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진행 중인 '이성근 화백 개인전'에서 이 화백이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으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

2018-03-20 공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