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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인천교육청 1호 남성 영양교사' 서용덕 가원초 선생님

붉은 수돗물사태 '정신없는 첫 학기'시간표 못 외워도 식단표 줄줄 '신경''금남의 영역'… 주변 격려에 책임감"자녀들을 위해 밥상을 차려 놓기만 하는 부모는 없어요. 무얼 맛있게 먹는지, 또 안 먹는 것은 뭔지 곁에서 살피시죠. 그런 부모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잘 먹이기 위해 늘 고민하는 교사가 되겠습니다."인천 가원초등학교 서용덕(29) 영양교사가 밝힌 포부다. 서 교사는 인천시교육청이 최초로 선발한 남성 영양교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그는 "아이들이 시간표는 못 외워도 급식 식단표는 외우고 다닐 만큼 먹는 것이 학교생활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영양교사는 많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2학기 개교 준비에 여념이 없는 서 교사를 22일 학교 급식실에서 만났다. 서 교사는 2019년 임용시험에 합격해 지난 5월 가원초에 정식 배치를 받았다. 그는 인하대 식품영양학과를 2014년 2월 졸업했다. 인천 동구에 있는 어린이급식지원센터에서 일하다 뒤늦게 교사의 꿈을 꾸고 인하대 교육대학원에 진학해 임용시험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있다.최근 인천은 이른바 붉은 수돗물 사태로 홍역을 치렀다. 가원초 역시 붉은 수돗물 피해를 봤다. 때문에, 정말 정신없이 첫 학기를 보냈다. 그는 "오히려 경험이 없다 보니 힘든 줄도 모르고 보낸 것이 다행이었다"며 "교장·교감 선생님과 여러 학부모님이 모두 걱정해 준 덕에 큰 어려움 없이 잘 넘길 수 있었다"고 했다.그가 요리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시절 가정 교과 실습을 하면서부터다. 다른 친구들보다 잘했고 선생님의 칭찬도 많이 받다 보니 더 열심히 공부했다. 식품영양학과를 선택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대학에 입학 후 그는 자취를 했는데, 자취방을 찾아온 어머님이 "나보다 더 주방 도구가 많다"고 말하며 놀라곤 했을 정도로 그는 요리가 좋다고 한다.교직 사회에는 남성이 상대적으로 여성에 비해 적다. 영양교사는 특히 금남의 영역에 가깝다. 자연스레 그가 호기심 어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그는 "책임감은 느끼고 있지만 불편함을 느끼고 있지 않다"고 했다. 오히려 소수자인 자신을 걱정해 주는 이들이 더 많아 용기를 얻고 고마움을 느낄 때가 많단다.그는 "요즘은 과거와 같이 남자가 부엌에 들락거리는 것을 금기시하는 사회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엄마보다 요리 잘하는 아빠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남성 영양교사라는 존재 자체가 호기심의 대상이 되는 시대도 머지않아 끝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인천시교육청 선발한 첫 남성 영양교사인 인천 가원초 서용덕 교사.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2019-08-22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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