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인천)

[줌인 ifez]인천시 도시철도본부, 7호선 연장선 1·2공구도 설계 착수

3차례 유찰 후 '턴키 → 기타공사'1·2공구와 내년 하반기 완료될듯"2027년 개통, 최대한 앞당길 계획" 서울지하철 7호선을 인천 청라국제도시까지 연장하는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31일 인천시 도시철도건설본부에 따르면 서울 7호선 청라 연장선 1·2공구 기본 및 실시설계 수립 용역을 최근 시작했다. 서울 7호선 청라 연장선은 신속하고 안정적인 광역교통 체계를 구축해 투자 유치와 개발 사업을 활성화하고 주민들의 교통 편의를 향상하기 위한 사업이다.서울 7호선 청라 연장 사업은 국비 7천786억원 등 총 1조2천977억원을 들여 10.7㎞를 연장하고 정거장 6개를 건설하는 내용이다. 사업 기간은 2018~2027년이다. 2017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으며, 지난해 7월 사업 추진을 위한 기본계획이 확정됐다.서울 7호선 청라 연장선은 ▲1공구=석남동~가정지구(3.8㎞, 정거장 2개) ▲2공구=가정지구~국제업무단지(3.2㎞, 정거장 2개) ▲3공구=국제업무단지~의료복합타운(2.1㎞, 정거장 1개) ▲4공구=의료복합타운~청라국제도시역(1.643㎞, 정거장 1개) 등 총 4개 구간으로 구분된다. → 위치도 참조3공구와 4공구 기본 및 실시설계 수립 용역은 지난해 11월 착수했다. 현재 공정률은 약 27%로, 기본계획상 내년 8월 완료될 예정이다. 1공구와 2공구 기본 및 실시설계 수립 용역은 올해 5월 초 시작됐다. 1공구와 2공구 설계 용역 기간은 15개월이다. 1~4공구 기본·실시설계가 내년 하반기 비슷한 시기에 준공되는 것이다.1공구와 2공구 설계 용역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도시철도건설본부는 1공구와 2공구를 턴키(설계·시공 일괄 입찰)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한 입찰을 지난해 하반기 실시했는데, 두 차례 연속 유찰됐다. 도시철도건설본부는 신속한 사업 추진과 사업성 향상을 위해 1·2공구를 통합 발주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통합 발주했음에도 올해 3월 또다시 유찰된 것이다. 도시철도건설본부는 업체 간 경쟁과 눈치 보기가 심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입찰 방법을 턴키에서 기타공사(설계·시공 분리 입찰)로 바꿨다.기타공사 방식은 업체 간 경쟁을 최소화하고 지역 건설업체 참여 비율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1공구와 2공구 설계 용역에 참여한 지역 업체 비율은 각각 30%, 32%다. 건설 공사 발주 시에는 지역 업체 참여 비율을 40%로 상향할 계획이라고 한다.청라 주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개통 시기다. 기본계획상 일정은 내년 하반기 착공, 2027년 상반기 시설물 검증 및 영업 시험 운전, 2027년 하반기 공사 완료 및 개통이다. 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조기 개통을 원하는 민원이 많다"며 "설계 변경 최소화 등을 통해 개통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

2020-05-31 목동훈

['대한민국 나들목' 인천공항 이야기·(15)]국경과 공항 (上)

대기업·상장사 직원 한정 복수·상용여권일반인, 신원조회뒤 단수·방문용만 발급1983년부터 50세 이상·예치금땐 연간 1회#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이전삼면이 바다인 데다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을 드나드는 사람 대다수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야 한다. 인천국제공항은 국경이 아니면서도 사실상 '대한민국 국경'으로 기능한다. 그러면 왜 인천공항을 사실상의 국경이라 칭할 수 있을까. 다음 2개의 통계를 보면 그 이유가 명확해진다. 2019년 4월 한 달간 우리나라 공항과 항만을 통해 출국·입국한 사람은 총 779만1천648명이다. 이 가운데 69.5%인 542만1천669명이 인천국제공항을 거쳤다. 인천공항 출입국자는 이 기간 2위인 김해공항(87만4천31명)과 3위인 김포공항(38만953명)을 합한 수보다 4배 이상 많고, 같은 기간 인천항(13만4천292명)과 부산항(22만7천31명) 출입국자보다 15배나 많다.코로나19 팬데믹(세계 대유행)이 지구촌을 뒤덮은 현재 상황은 더욱 특수하다. 올해 4월 한국 출입국자는 19만3천322명으로 지난해 4월의 불과 2.4%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는데, 인천공항 출입국자는 16만75명으로 전체의 82.8%를 차지했다. 이 기간 김해공항 출입국자는 250명, 김포공항 77명, 제주공항 536명, 대구공항 0명, 무안공항 0명, 청주공항 0명, 양양공항 0명이다. 전 세계 국경이 사실상 봉쇄된 지금의 시대는 인천공항을 거의 유일한 우리나라의 출입국 관문으로 만들어 버렸다.법적으로 '출국'과 '입국'의 기준은 출입국심사다. 출국심사를 통과한 후 여전히 인천공항 내 면세점을 쇼핑하더라도 이미 국경을 넘어 출국한 것으로 본다. 마찬가지로 해외에서 인천공항에 도착해 한국 땅을 밟았어도 입국심사를 마치지 않았다면 아직 입국하지 않은 게 된다.지난 21일 오전 10시 30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입국심사장은 항공편이 급감한 탓에 텅 비어 있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하루 평균 1천여 대의 항공기가 뜨고 내리던 평상시라면 공항에서 가장 붐비는 공간이다. 하지만 이날 하루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여객기는 29대, 인천공항으로 들어온 여객기는 28대에 불과했다. 출입국자는 4천256명뿐이었다. 현재 외국인 입국자는 휴대전화에 자가격리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뒤 국내 거주지를 확인해야만 정상적인 입국절차를 밟을 수 있다. 10명 안팎의 외국인이 출입국심사대가 아닌 별도의 테이블에 앉아 거주지 확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었다. 휑한 인천공항 출입국심사장은 전 세계적인 국경 봉쇄를 실감케 했다.인천공항 출입국관리는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산하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이 담당한다. 전국의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소속 공무원 2천500여 명 가운데 900여 명이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에서 근무한다. 인천공항 출입국심사관만 600명 규모다. 최근 인천공항 출입국자가 크게 줄었다고 하더라도 출입국 관련 업무까지 줄어들지는 않았다. 인천공항 출국·입국 시스템은 출입국심사장에서만 작동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더욱 긴박하게 하루가 돌아간다. → 그래프 참조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 정보분석과는 '통합국경관리시스템'을 통해 다른 국가에서 인천공항행 여객기를 타려는 승객의 탑승권 발권단계부터 입국자 정보를 분석하는 '탑승자사전확인시스템(I-precheking)'을 운영 중이다. 각 항공사로부터 승객 정보를 전송받아 국제테러범, 형사범 전력자, 분실 여권 소지자 등을 골라내 해당 국가 공항에서부터 인천공항행 여객기 탑승을 막는 방식이다. 지금은 중국이나 일본 등 코로나19 확산지역에서 출발하거나 경유한 승객의 한국행을 미리 차단하는 데 이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이날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 정보분석과 사무실에서 만난 한 분석관은 통합국경관리시스템 상황판을 가리키며 "타국 공항의 탑승객 정보가 정보분석과로 전송돼 우범자 등 탑승 거부 결과를 항공사로 다시 통보하는 데 1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며 "현재는 평소의 10%도 되지 않는 정보를 분석하고 있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더욱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출입국자 70% 이용 사실상의 '국경' 역할해외서 탑승전 정보분석… 형사범 등 막아코로나 이후… 확산지역 승객 차단 활용# 첨단 출입국시스템의 인천공항인천공항 출입국시스템은 국제적으로도 첨단을 달리고 있다. 탑승객이 항공기로 날아오는 동안에도 '사전승객정보분석시스템(APIS)'을 통해 세밀하게 분석해 출입국심사관에게 관련 정보를 전달한다. 입국심사 때 출입국·외국인청이 취득한 외국인의 지문과 얼굴 등 생체정보를 축적해 계속 활용하는 '자동출입국심사시스템(SES)'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 같은 시스템 개선·간소화는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도 심사관을 거치지 않는 자동출입국심사를 가능하게 했다.인천공항이 국제공항협의회(ACI)의 세계 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12년 연속으로 1등을 유지한 주요 요인 중 하나가 출입국심사 대기시간이 다른 해외 공항보다 짧다는 평가였다. 황정운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 계장은 "과거처럼 여권이나 사증(비자)을 위조·변조해 출입국을 시도하는 것들이 많이 적발되자 최근에는 아예 신분을 세탁해 출입국심사를 통과하려는 경향이 대부분"이라며 "출입국시스템 첨단화는 절차 간소화를 위해서라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국경을 계속해서 촘촘하게 짜려는 목적이 더 크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우리나라에서 누구나 자유롭고 간편하게 공항을 통해 국경 바깥으로 나갈 수 있게 된 지는 30년밖에 안 됐다. 1989년 1월 1일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 이전까지 정부는 국민의 출입국을 일일이 통제했다. 해외여행 자유화 전에는 대기업이나 상장회사의 영업부장 이상 직위인 사람만 복수·상용 여권이 발급됐다. 또한 해외에 4촌 이내 가족이 있는 경우에 한해 철저한 신원조회를 거쳐 일회용인 단수·방문 여권을 발급받았다. 정부는 1983년부터 50세 이상 국민에 한해 1년 동안 200만원을 예치하는 조건으로 연 1회씩 해외여행을 허용했다. 남북 분단과 냉전 상황이 이처럼 국경의 벽을 엄격하게 높인 이유였다.이 시기 여권을 받으려면 해외여행자교육과 보안교육을 필수로 이수해 '교육필증'을 신청서에 첨부해야 했다. 공무원의 해외출장은 총무처(현 행정안전부)의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출장명령이 내려져야 가능했다. 출국자는 1차 출국심사 후 항공사에서 탑승권을 받을 수 있었고 보안검색, 세관신고 등을 거쳐 2차 출국심사까지 마쳐야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1980년대 이전에는 중앙정보부가 이른바 '시국사범' 등에 대한 출입국 규제를 수시로 요청했다고 한다. 출입국 규제자로 명부에 한 번 이름을 올리면 빠지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출입국심사관들의 '규제자 명부'는 나날이 두꺼워졌다. 명부가 전산화되지 않은 때라 심사관이 직접 명부를 펼치면서 한 명씩 확인했다고 한다.1965년 이후 일본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한때 외국인 출입국심사 절차가 간소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1974년 8·15 광복절 기념식에서 재일교포 문세광(당시 22세)이 박정희 대통령 암살을 시도하고, 영부인 육영수 여사가 총탄을 맞고 사망한 사건이 터지면서 외국인 출입국심사가 다시 강화됐다.당시 문세광은 다른 일본인 명의의 여권을 발급받고, 주오사카 한국 총영사관으로부터 관광 목적의 사증을 받아 입국했다. 여권 자체는 위조·변조하지 않았으나, 다른 사람으로 가장해 입국한 것이다. 봉형 금속탐지기와 X-Ray 등이 이 사건을 계기로 공항에 도입됐다. 사건의 여파로 1973년 202만6천90명이던 출입국자는 1974년 188만333명으로 급감했다.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 때 우리나라 전체 출입국자 2천264만명 가운데 인천공항 출입국자는 77.6%인 1천759만명이었다. 지난해 인천공항 출입국자는 6천679만명으로 20년 사이 우리나라 인구에 맞먹는 4천920만명이나 늘어났다. 환승객은 출입국자로 포함하지 않는데 지난해 인천공항 국제선 전체 이용객은 7천75만명이다. 여전히 국내 출입국자의 70% 이상이 인천공항을 거친다. 국경이 열리거나 닫히는 정도는 시대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인천공항의 국경 모습도 '포스트 코로나'에서는 다시금 큰 변화를 맞을 수밖에 없다.글/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 정보분석관들이 지난 21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 정보분석과 사무실에 있는 '통합국경관리시스템' 상황판을 보면서 한국 입국 예정자들의 정보를 살피고 있다.2018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장전 시험운영 모습.지난 21일 오전 찾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심사장. 아무도 이용하지 않아 텅 비어 있다.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1957년 서울 여의도공항에서 대한국민항공사(KNA·현 대한항공)의 서울~홍콩 간 국제노선 여객기의 탑승 수속을 밟고 있는 승객들. /국가기록원 제공애플 창립자인 스티브 잡스(1955~2011)가 1983년 11월 방한했을 당시 입국신고서. 당시 28세 청년이던 스티브 잡스는 삼성전자 초청으로 한국을 찾아 74세인 이병철(1910~1987) 삼성그룹 회장을 만났다. 출처/대한민국 출입국심사 60년사

2020-05-27 박경호

[줌인 ifez]인천경제청 'IFEZ 야간 경관 명소화' 프로젝트 추진

건물·교량등 시설별 연출 탈피일정 구역에 '가이드라인' 적용'마스터플랜' 용역등 내년 추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야간 경관 조성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야간 경관을 강화해 IFEZ(송도·청라·영종국제도시)의 품격을 높이고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전략이다. 이른바 'IFEZ 야간 경관 명소화' 프로젝트다.글로벌 도시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야간 경관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 리옹은 밤이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기 위해 예산의 15%를 야간 경관 사업에 쓰고 있다. 일본 요코하마는 야간 경관을 통해 도시 활성화 및 관광 자원 개발에 나서고 있다.IFEZ는 넓은 공원과 다양한 형태의 고층 건물 등 우수한 경관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야간 경관은 아직 매력적이지 않다. 멀리서 바라보면 건물에서 나오는 불빛 때문에 화려함을 느낄 수 있지만, 도시 안에 들어가면 지극히 평범하다. 일반 도시 밤 풍경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인천시는 2006년 야간 경관 계획을 수립한 데 이어 2018년엔 '빛이 아름다운 국제도시 인천 만들기' 계획을 마련했다. 야간 경관 명소화 사업 일환으로 인천문화예술회관, 수봉공원, 인천시청 등에 조명시설을 설치했다. 하지만 IFEZ에 특화된 야간 경관 계획은 없다. IFEZ 야간 경관 조성을 위한 마스터플랜이 없는 셈이다.인천경제청이 야간 경관을 등한시한 건 아니다. 도시 곳곳에서 야간 경관을 개선·강화하기 위한 사업은 진행되고 있다. 청라 커낼웨이 경관 조명 개선 사업이 올 10월 완료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으며, 송도 G타워에 미디어 파사드 시설을 설치하는 계획도 있다. 또 경관 심의를 통해 건축물의 야간 조명 설치 계획을 들여다보고 있다.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단위 사업은 추진되고 있지만 야간 경관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마스터플랜은 아직 없다"며 "IFEZ 특성과 주민 의견을 반영한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건축물 조명 시설의 색채와 밝기 등을 정하는 '관리형' 가이드라인은 있지만, 공원 등 일정 구역에 야간 경관을 조성하는 '연출형' 가이드라인은 없다"며 "건축물과 교량 등 시설별로 야간 조명 연출이 이뤄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IFEZ 야간 경관 명소화 프로젝트가 도시 활력 증진 및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인천경제청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인천시 야간 경관 계획 및 IFEZ 단위 사업을 보완하고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인천경제청은 단순히 어두운 곳을 밝게 비추거나 눈요기에 그치는 조명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체험·교감할 수 있는 야간 경관을 연출할 계획이다. 인터랙티브(interactive) 및 체험형 경관 조명을 설치하겠다는 것이다.인천경제청은 IFEZ 야간 경관 마스터플랜 수립 및 선도 사업 추진을 위한 용역을 내년에 추진할 계획이다. 용역을 통해 야간 경관 명소화 대상을 선정하고 실행 계획을 수립한다. 선도 사업 대상지는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송도 센트럴파크로 정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인천경제청은 'IFEZ 야간 경관 명소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사진은 관련 용역 선도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송도 센트럴파크 일대 야경. /인천관광공사 제공

2020-05-25 목동훈

['대한민국 나들목' 인천공항 이야기·(14)]항공운송의 시초 '특송'

미국에서 만들어진 '미제'를 신봉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이야 미제가 지천으로 널려 있으니 신기할 것도 없지만 그때는 미제를 구하기도 어려웠다. 항공기와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역만리 미국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라도 누구나 인터넷 클릭만으로 1주일 안에 받아볼 수 있다. 비행기가 없었다면 우리는 여전히 미제를 갖고 있음을 자랑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빠른 시간 안에 물건을 배달함'. 특송(特送)의 사전적 정의다. 세관은 특송을 DHL이나 페덱스(FedEx)와 같은 특송 물류업체를 통해 운송되는 '특급탁송물품'으로 정의한다. 특송업체를 통한다는 점에서 일반 수입화물과 구분된다. 동북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허브공항을 꿈꾸는 인천국제공항은 특송의 중심에 있다.우리나라에 특송 화물이 들어올 수 있는 곳은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 김포국제공항, 평택항 등 네 곳뿐이다. 전국 각지에서 주문하는 특송 물품은 반드시 이 4곳 중 한 곳을 거쳐야 한다. 인천공항의 비중은 이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다. 전체의 약 80%나 차지한다. 특송화물의 수요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국제 항공 노선이 가장 활성화한 게 인천국제공항이기 때문이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2020-05-20 공승배

['대한민국 나들목' 인천공항 이야기·(14)]항공운송의 시초 '특송'

# 더 빠르게… 인간의 본능조선초 '특송사' 대마도와 정보교환항공기술 발달하며 우편수송 '혁명'안창남 유명해진 계기도 '우편비행'국내도 1929년 여객보다 먼저 시작인천본부세관(이하 인천세관)에 따르면 2019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반입된 특송 화물은 약 4천450만 건(수입신고 기준)에 이른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입 특송 물량의 약 79.5%를 차지한다. 인천항이 17.5%로 그 뒤를 이었고, 평택항이 2.7%, 김포공항이 0.3%였다.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의 수입 특송 물량만 합쳐도 우리나라 전체의 약 97%를 차지한다. 부산 시민이 인터넷을 통해 직접 해외 물품을 구매하더라도 인천을 통해야 물건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해외 직구와 같은 전자상거래가 보편화한 시대에서 인천은 특송의 핵심이다.최근 특송은 대부분 전자상거래로 발생한다.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전체 수입 특송 화물 중 약 78%가 전자상거래로 인한 것일 정도로 그 비중도 커지고 있다. 최근 10년간 전자상거래도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2010년 약 316만 건이었던 인천공항 전자상거래 특송 화물은 지난해 약 3천490만 건으로 9년 만에 10배 이상 급증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중국에서 1년 중 가장 큰 폭의 세일이 진행되는 '블랙 프라이데이'나 '광군절'이면 인천세관 특송통관국 직원들도 덩달아 바빠진다.지난달 29일 오후 1시께 찾은 인천국제공항 인천세관 특송물류센터. 연면적 약 3만5천㎡, 지상 4층 규모의 센터 1층에서는 작업자들이 항공 화물 컨테이너에서 특송 화물을 빼 컨베이어 벨트로 옮기고 있었다. 항공 화물은 ULD(Unit Load Device)라고 불리는 가로·세로 3m, 높이 2.5m 크기 전용 컨테이너로 운송된다. 얼핏 봐도 300개 이상의 짐이 실린 컨테이너 내부는 황토색의 골판지 택배 박스가 대부분이었고, 의류로 추정되는 흰색 포장지와 TV 등도 눈에 띄었다. 12개 라인을 통해 입고된 물품은 X-ray 판독기, 바코드 인식기를 지나 1층과 3층에 마련된 업체별 구역으로 옮겨졌다. 인천세관에 등록된 공항 특송 업체는 모두 195개다. 세관은 수입물품 선별검사시스템(C/S·Cargo Selectivity system) 등을 통해 수입 신고가 잘못되거나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으로 추정되는 물품을 검사한다.같은 시각 3층에선 인천세관 특송통관국 소속 장현주(42·여) 행정관이 물품 검사에 나섰다. 통관 과정에서 300만원대 'C'사 명품 가방의 가격이 약 100만원으로 신고된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100만원대와 300만원대의 가방은 개별소비세 등을 합쳐 적어도 20만원 이상의 세금 차이가 있다. 원산지를 속여 들여올 수도 있어 확인은 필수다. 장현주 행정관은 택배 상자를 개봉한 후 하얀색 포장 천에서 가방을 꺼내 안팎을 샅샅이 살폈다. 장 행정관은 이 가방의 수입 신고가 잘못된 것을 적발하고 30여만원의 관세를 부과했다. 장현주 행정관은 "가격을 잘못 신고하는 경우는 대부분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고의로 이뤄진다. 이제는 제품만 봐도 대략적인 가격대를 알 수 있다"며 "과거에는 주로 의류 등이 반입됐는데 최근에는 식료품이나 가구, 가전제품 등 그 종류가 정말 다양해졌다. 우리가 눈을 떴을 때 보이는 대부분이 특송으로 들어온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특송센터에 입고된 물품은 통관 절차가 끝나면 배송 업체를 통해 전국 각지로 배송된다. 인천세관 특송통관국이 공항에서 하루 처리하는 화물은 12만건이 넘는다.인천국제공항은 왜 특송의 핵심이 됐을까. 항공기는 빠른 배송을 요구하는 특송에 최적화한 수단이다. 예를 들어 미국 LA항에서 컨테이너 화물선을 이용해 인천항으로 물품을 수입할 경우 이동에만 통상 18일이 걸린다. 반면 항공기의 경우 LA국제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직항으로 1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LA항에서 출발한 화물선이 인천항에 닿기까지 항공기는 같은 거리를 30여 번이나 왕복할 수 있는 셈이다. DHL이나 페덱스, UPS 등 세계적인 특송 업체들이 인천국제공항에 별도의 물류센터를 마련한 점만 봐도 중요성을 알 수 있다.물건을 빨리 옮기려는 건 인간의 본능인지도 모른다. 그 시작은 소식을 빠르게 전하는 것에서 비롯됐다. 삼국 시대부터 활용된 봉수제도는 지방에서 발생한 시급한 군사 사안을 수도까지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조선 시대에는 특송에 대한 개념이 생겨났다. 조선 초기 1443년(세종 25년) 조선과 대마도주가 무역에 관해 맺은 '계해약조'에 '특송사(特送使)'가 등장한다. 특송사는 규정된 사선(使船) 이외에 대마도주가 특별히 보고하거나 교섭할 일이 있을 때 조선에 파견하던 사절이다. 주로 조선 왕의 사망이나 즉위 때 파견돼 축하나 조문을 하는 등 외교적인 임무를 담당했다. '특별한'에 방점이 찍혀 있긴 하지만, 중요 소식을 빠르게 전달했다는 점에서 지금의 특송과 유사한 면이 있다. 비행기가 본격적으로 민간 생활에 쓰이면서 소식은 더 빨리, 더 멀리 전달됐다. 우편을 통해서다. 항공 기술이 민간수송 분야에 본격적으로 적용된 제1차 세계대전 후 각국은 가장 먼저 우편 수송에 나섰다. 독일이 1919년 4월, 정기여객노선을 개설한 지 2달 만에 항공우편 수송을 시작했고 일본도 1920년대 우편 비행에 나섰다. 1925년 4월 21일 동아일보는 '일본 최초의 정기우편비행은 동경~대판(오사카), 대판~복강(후쿠오카) 2개 항로로 개시됐다', '대판~복강을 비상하는 항공기에는 봉서(封書) 122통, 엽서 331통 외 승객 1명이 탔다'고 보도했다. 최초로 한반도 상공을 난 조선인 비행사 안창남(1901~1930)이 자신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제5회 현상우편비행대회' 때도 그의 항공기에는 300여 통의 우편물이 실려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29년, 최초의 공항인 여의도 비행장이 경성 비행장으로 이름을 바꾼 뒤 여객 수송보다 우편 수송을 먼저 시작했다.# 전자상거래 주역 인천공항온라인 발달 '소식 → 물건' 축이동특송건수, 9년새 10배 이상 급성장"국가간의 온라인 거래 더욱 활성화""수도권 입지 '홈 베이스' 역할 부각"좀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비행기가 항공 우편 때문에 탄생했다는 시각도 있다. 동아일보는 1936년 3월 1일 '비행긔는 웨 생겻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오늘 아침 경성 우체통에 넣은 편지가 그날로 동경(일본 도쿄)이나 대련(중국 다롄)에 배달된다는 것은 옛날 같으면 귀신의 장난으로 봤을 일"이라며 "비행기가 세상에 나온 까닭은 전쟁이나 손님, 짐 운반이 아니라 속히 보내고 싶은 편지를 빨리 전해 주려는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항공기를 운용하게 된 각국이 앞다퉈 우편 수송에 나선 점을 볼 때 이 같은 주장도 터무니없어 보이진 않는다. 인천국제공항에는 인천세관 산하에 '인천공항국제우편세관'도 있다. 국제우편도 세관의 감시 대상이라는 뜻이다. 최근에는 국제우편이나 특송화물도 마약 등 각종 밀반입 행위의 주요 루트가 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마약 탐지견이 지난 2018년 전국 세관에서 적발한 마약은 모두 263건인데, 이 중 95%(250건)가 인천국제공항 국제우편에서 발견됐다.소식을 빠르게 전하는 데서 시작된 특송은 인터넷과 항공 기술이 발달하면서 물건 배송 중심으로 옮겨갔다. 지난해 인천공항 수입 특송 물품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건 건강기능식품 등의 식료품(약 54%)이었다. 화장품(12%), 가전제품(5.6%), 의류(4.1%)가 그 뒤를 이었다.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대부분 실생활에 밀접한 제품들이 특송으로 옮겨지고 있다. 특히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시장은 특송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아마존'이나 중국 '알리바바' 등 거대 디지털 기반 유통 플랫폼이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앞으로 국가 간 전자상거래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최근 부산시가 전자상거래 물류센터 도입 연구에 나서는 등 특송 물류센터 유치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관세청도 확대되고 있는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통관의 신속성과 부정확한 수입 신고에 따른 적정 관세 부과 사이에 균형을 잡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관세청에서 실시한 '주요 관세당국 전자상거래 개편동향 연구'를 보면 전자상거래 수·출입 과정 전체를 파악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 고도화, 통관 정보 시스템과의 연계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특송의 핵심인 인천국제공항의 위상이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항공물류 전문가인 박용화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교수는 "특송 화물의 주요 수요지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이를 취급하는 항공사들이 대부분 인천공항 노선을 운영하기 때문에 인천공항은 특송 화물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국가 간 온라인 거래가 더욱 활성화할 것은 자명한 사실로,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국제 주요 항공사들의 '홈 베이스'인 인천공항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해외에서 반입되는 특송 화물은 인천본부세관 특송통관국을 거쳐야 한다. 지난달 2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인천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인천세관 관계자들이 수입 신고된 특송 물품을 검사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아이클릭아트1936년 3월 1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비행긔는 웨 생겻나'라는 제목의 기사. 이 기사에서 동아일보는 '비행기가 세상에 나온 까닭은 항공우편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출처/동아디지털아카이브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20-05-20 공승배

[줌인 ifez]솔찬공원 송도국제캠핑장 새 운영자 '인천시설공단'

비싼 사용료로 민간업체 못찾아 방향 선회10월까지 운영… 공원 전체 리모델링 진행바다·석양 조망 장점 불구 '바닷바람' 단점용역 토대로 시설 개·보수 활성화사업 추진인천 송도국제도시 솔찬공원에 조성한 송도국제캠핑장을 인천시설공단이 운영한다. 17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인천시설공단이 송도국제캠핑장 운영을 맡기로 했다.송도국제캠핑장은 솔찬공원(송도24호 근린공원)에 있다. 3만8천㎡ 규모다. 근린시설 및 사무실(연면적 632㎡), 캠핑데크 56개, 카라반 6개, 취사장 2개, 바비큐장, 화장실, 바닥분수, 어린이놀이터 등으로 구성돼 있다.인천경제청은 2014년 39억원을 들여 송도국제캠핑장을 조성한 뒤 민간사업자에 운영을 맡겼다. 민간사업자는 캠핑장 이름을 '호빗랜드'라고 정하고 그해 8월 운영을 시작했다. 운영 계약 기간은 2017년 8월까지 3년이며, 연 사용료는 4억2천만원이었다. 하지만 민간사업자가 경영난을 이유로 사용료를 제때 내지 못하자, 인천경제청은 계약을 해지했다. 민간사업자는 2016년 9월 계약 해지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2017년 7월 인천경제청 손을 들어 줬다. 법정 다툼에서 승소한 인천경제청은 시설 정비와 감정평가를 완료한 후 지난해 4월 새 운영자 선정 공고를 냈다. 하지만 인천경제청은 새 운영자를 찾는 데 실패했다. 실패 요인 중 하나로 '비싼 사용료'가 꼽혔다. 캠핑장이 송도국제도시에 있다 보니 감정평가 가격이 높게 나오는 문제가 있었다. 관광 자원을 민간이 아닌 공공에서 운영·관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었다.인천경제청은 지난해 8월부터 송도국제캠핑장 정상화를 위한 논의를 가졌다. 회의에는 인천시, 인천경제청, 인천관광공사, 인천시설공단이 참여했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은 송도국제캠핑장 운영을 공공기관에 맡기기로 의견을 모았다.그런데 인천관광공사와 인천시설공단 중 어디에 맡길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인천관광공사는 공기업 특성상 민간과 협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인천시설공단은 시설 관리에 전문화된 능력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인천경제청은 인천시설공단을 선택했다. 인천시설공단이 솔찬공원 등 인천경제자유구역 기반시설을 관리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인천시설공단에서 위탁 운영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판매·수익시설 운영이 필요하면, 민간에 재위탁하는 방법이 있다.인천시설공단은 송도국제캠핑장을 오는 7월부터 10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올겨울에는 솔찬공원 리모델링 작업이 진행된다. 송도국제캠핑장은 이 작업이 끝난 후 다시 문을 열 예정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솔찬공원 활성화를 위한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라며 "용역 결과가 나오면 캠핑장 등 솔찬공원 전체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인천경제청은 2억원을 들여 10월까지 '솔찬공원 활성화를 위한 기본 및 실시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한다. 인천경제청은 이번 용역을 통해 캠핑장 등 솔찬공원 리모델링 계획을 수립한다. 또 용역 결과를 토대로 공원 시설을 개·보수하고 활성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송도 4·5공구에 위치한 솔찬공원(130만9천408㎡)에선 출렁이는 바다와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다. 송도의 기존 호수·수로를 연결해 'ㅁ'자 형태의 물길(길이 16㎞, 너비 40~300m)을 만드는 워터프런트 조성사업이 완료되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워터프런트 사업은 현재 1-1단계(송도 6공구 호수 일대) 공사가 진행 중이며, 솔찬공원은 2단계(송도 남측) 사업 구역과 가깝다. 송도국제캠핑장의 경우, 바다 조망이 가능한 것은 장점이지만 바닷바람이 매우 강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부분도 이번 용역에서 검토될 예정이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캠핑데크./아이클릭아트송도국제캠핑장에서 바라본 인천 신항.

2020-05-17 목동훈

['대한민국 나들목' 인천공항 이야기·(13)]공항과 세관

세관, 반입물품 세금부과… 경제발전 기여마약·총기 등 금지 품목 감시도 주요 업무최초 공항세관, 1929년 경성비행장에 설치인천공항, 관세청 인력 5천중 1200명 근무'세금 세(稅)','빗장 관(關)'. 세관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세관의 기본 임무는 국내로 반입되는 물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관세법도 그 목적을 '관세의 부과, 수출입 물품의 통관을 적정하게 하고 관세 수입을 확보해 국민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다'고 명시한다. 세관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관세 국경의 수호자로 공항이나 항만을 통해 우리나라로 반입되는 모든 물품을 감시한다. 마약, 불법 무기, 불량 먹거리 등이 국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 세관이 무기 반입을 막지 못한다면 정부가 각종 테러로부터 국민을 지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를지도 모른다. 세관의 임무는 국민의 안전, 치안문제와 직결돼 더욱 중요시된다.바다에서 시작한 세관의 역사는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하면서 본격적으로 하늘길로 확대됐다. 현재 관세청 인력 구성을 봐도 인천국제공항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다. 관세청에는 전체 약 5천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중 1천200여명이 인천국제공항에 몰려 있다. 단일 기관으로 가장 큰 규모다. 500여명이 있는 인천항보다 2배 이상 많다. 개항 초기 인천국제공항에는 870여명의 세관 직원이 근무했는데 특송·화물 물동량, 여객 수요량이 계속해서 증가하면서 인력도 늘어났다. 우리나라 제일의 인천국제공항은 인천본부세관(이하 인천세관)이 지키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4시 30분께 찾은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전 세계가 난리 통인 가운데 승객 230여명이 탑승한 도하발 카타르항공 QR858 여객기가 도착했다. X-ray 검사를 마친 250여개의 여행용 캐리어가 짐 찾는 곳으로 나오자 인천세관 마약 탐지견인 블랙 래브라도 리트리버 '로드'가 모습을 나타냈다. 목줄을 착용한 로드는 '파트너'인 김직수(39) 탐지조사요원의 신호에 맞춰 컨베이어 벨트 위에 있는 여행용 캐리어의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로드가 다른 곳을 바라보며 집중력이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자 김직수 요원은 손으로 캐리어를 두드려 다시 집중을 유도했다.로드는 짐을 기다리는 승객들의 휴대가방에도 코를 가져다 댔다. 김 요원은 이용객이 놀라지 않도록 "그대로 계시면 됩니다"라고 안내했다. 로드는 주로 벨트 한쪽 면을 수차례 왕복하며 돌아가는 모든 짐의 냄새를 맡았다. 마약 점검은 30분간 이어졌다. 2018년 7월부터 로드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직수 요원은 "매일 수하물에 마약을 숨긴 뒤 찾게 하는 훈련을 통해 후각을 유지하고, 마약을 찾아내면 놀이나 간식 등을 줘 필사적으로 찾아내게끔 훈련한다"며 "요원과 탐지견은 호흡이 상당히 중요해 한 번 파트너가 되면 탐지견의 임무가 끝날 때까지 '동반자'가 된다"고 말했다.인천국제공항을 통한 마약 밀반입은 인천세관의 주요 단속 대상이다. 공항에 대한 마약 단속은 1980년대 말부터 본격화했다. 필로폰과 대마초 등의 마약이 국내에 퍼지면서 노태우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게 계기가 됐다. 이전까지는 항만을 통한 밀반입이 주를 이뤘지만 1989년 전 연령에 대한 해외여행이 자유화하면서 공항은 밀반입을 노리는 자들의 새로운 표적이 됐다. 로드와 같은 마약 탐지견이 생긴 것도 이때다. 사람보다 후각이 1만 배 이상 뛰어나 마약을 찾는 데 제격인 마약 탐지견은 1989년 김포국제공항에 처음 배치됐다. 이듬해 세관에는 지금의 마약조사과와 같은 마약 전담 부서도 신설됐다. 현재 전국 현장에 투입된 마약 탐지견 42마리 중 23마리가 인천국제공항에 있다. 마약 탐지견은 지난해 전국 세관에서 모두 156건의 마약류를 적발했다.마약 밀반입은 인천국제공항 개항 초기부터 극성을 부렸다. 2002년에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시가 3억원 상당의 대마초 30㎏을 밀반입하려던 남아공 국적 남성이 가방을 버리고 달아났다가 붙잡히는 일도 있었다. 당시 경인일보 보도를 보면 이 남성은 자신의 가방이 세관의 정밀검사 대상으로 정해지자 분실물은 항공사에서 보관한다는 점을 악용해 입국장에 가방을 두고 인근 호텔로 도주했지만 세관의 눈을 피하지는 못했다.연간 7천만명에 달하는 국제선 이용객이 우리나라로 들고 오는 짐과 화물 역시 세관의 감시대상이다. 세관을 피하려는 꼼수가 갈수록 교묘해지는 탓에 이들을 적발하기 위한 세관의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다.7천만명 달하는 국제선 '마약 탐지견' 활용1950년 김포공항 '금불상 반출 미수' 시끌코로나 사태에 '마스크 불법 반출' 단속도세관의 수하물 검사는 비행기에서 짐이 내려질 때부터 이뤄진다. 모든 기탁 수하물은 계류장 세관 벨트로 옮겨져 인천본부세관 공항감시과의 X-ray 검사를 받는다. 수하물에 숨겨진 금괴나 불법무기 등은 대부분 이 과정에서 걸러진다. 세관은 X-ray를 통해 검사 대상 물품에는 노란색 실(검색 표시)을, 총기류 등 안보 위해 물품이 의심되는 수하물에는 빨간색 실을 붙이는 등 4가지 색으로 구분해 의심 수하물을 걸러낸다.인천세관은 또 입국장에 사복 감시원을 투입해 거동이 수상한 사람을 감시하기도 한다. 항공사로부터 도착 승객 명단을 사전에 입수한 뒤 축적된 내부 데이터를 활용해 우범 여행자를 분석하는 것도 밀반입을 막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 승객이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을 나설 때까지 끈질기게 세관의 감시가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렇게 인천공항에서 적발된 마약류는 2002년 111건에서 지난해 628건(14만7천여g)으로 늘었다. 실탄류도 2002년 434발에서 지난해 4천173발로, 도검류도 75개에서 408개로 증가했다. 적발 건수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반입 시도도 늘었다는 의미다. 인천세관이 공항에서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이유다.공항에 세관이 처음 생긴 건 언제일까. 우리나라 최초의 공항인 여의도비행장에도 세관이 있었다. 1916년 건설된 여의도비행장은 1929년 4월 경성비행장으로 이름을 바꾸고 항공기를 통한 우편수송을 정식으로 취급했다. 일본은 같은 해 9월 여객수송도 본격화하고 당시 인천세관 산하에 우리나라 최초의 공항 세관 격인 '경성비행장세관출장소'를 설치했다. 과거 기록을 살펴보면 일본은 항공 수송 증가에 대비해 세관 설치를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1927년 11월 27일자 동아일보에는 '관문지요처에 세관비행장 설치'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동아일보는 '소화 4년(1929년)부터는 대규모의 항공수송도 개시하게 되야 수송품의 취체(取締)를 필요로 할 경성여의도비행장은 항공 수송품의 검사지로서 시행규칙도 근근발포(近近發布)될 터이다'라고 보도했다.1950년 김포공항에서는 한 무역상이 국보와 유사한 높이 11㎝ 짜리 금불상을 일본으로 반출하려다 적발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950년 3월 1일, 무역상 박씨가 '외무부 비서실장' 명의로 된 서류 봉투에 금불상을 넣어 주일대표부 비서관에서 보내는 척 일본으로 빼돌리려다 김포공항 세관 검색대에서 걸린 것이다. 이 불상은 압수 후 국가에 귀속됐고, 현재는 '신수 200번 금동보살입상(사진)'이라는 이름으로 국립부여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국보 제293호인 부여 규암리 금동관음보살입상과 형태가 유사해 같은 시기인 7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시 동아일보와 경향신문 등의 언론은 외무부와 박씨와의 연관 관계 등을 파헤치기 위해 이 사건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1950년 3월 10일자 경향신문에는 '탁송원인은 무엇?'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도됐다. 경향신문은 이 기사에서 "무역상과 탁송을 맡긴 이는 어떠한 관계가 있으며, 무엇 때문에 외무부 비서실장 명의를 썼는가에 대해서는 의아가 도저히 풀리지 않는다"며 "비서실장은 언급을 피하고 있어 석연치 못한 바가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까지 나서 밀수자를 엄벌에 처하고 적발 세관원은 표창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무역상과 외무부의 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우리나라 공항역사와 그 시작을 같이 한 세관은 갈수록 그 역할이 커지고 있다. 2001년 개항한 인천국제공항은 지난해 국제 여객 기 준 세계 5위, 국제 항공 화물 물동량 세계 3위의 공항으로 발돋움했다. 공항을 통한 여객, 화물 물동량이 증가할수록 관세를 부과하고 밀반입 물품을 막아야 하는 세관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것은 당연할 터.최근에는 과세물품을 자진 신고하는 국민이 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공항을 통해 해외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적어내야 하는 세관 신고서가 바로 자진 신고다. 해외나 국내 면세점에서 600달러를 초과하는 물품을 구매하면 세관에 신고해야 한다. 세관은 2015년부터 자진신고를 하면 관세의 30%(15만원 한도)를 감면해 주지만, 신고하지 않았다가 적발되는 경우 납부금액 40%의 가산세를 더 내도록 하고 있다.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 휴대품 자진신고 건수는 지난 2015년 9만4천여건에서 2018년 20만7천여건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과세 물품을 신고하지 않았다가 적발돼 가산세를 부과한 경우는 2015년 6천600여건에서 2018년 2천200여건으로 줄어들었다.인천세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사회 안전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는 만큼 마스크 불법 해외 반출을 막고, 수·출입 기업 지원에도 24시간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글/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인천본부세관 소속 마약탐지견인 '로드'가 지난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짐 찾는 곳에서 마약 탐지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인천본부세관 제공2005년 인천국제공항 내 X-ray 판독실 모습. /인천본부세관 제공인천공항 입국장 세관 검사대 모습.1930년대 경성비행장 격납고 및 부속건물. 이곳 합동 청사에 우리나라 최초 공항 세관 격인 경성비행장세관출장소가 설치됐다. /서울본부세관 제공신수 200번 금동보살입상.

2020-05-13 공승배

[줌인 ifez]'용유~잠진도 제방도로' 확장 공사 최근 마무리

총연장 700m, 너비 6m→10~12m'무의대교' 개통 이어 접근성 향상'공항서로~남북로'등 도로망 추진인천경제청 "기반시설 확충 속도"인천 무의도 접근성이 향상됐다. 무의도와 잠진도를 잇는 '무의대교'가 지난해 4월 개통된 데 이어 '용유~잠진도 제방도로' 확장 공사가 최근 완료됐기 때문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이들 도로망 신설·개선 사업이 용유·무의 지역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10일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용유·무의 지역을 관광·레저 허브로 조성하기 위해 추진한 용유~잠진도 간 제방도로 확장 공사가 지난달 말 완료됐다. 이번 공사는 용유~잠진도 제방도로와 접속도로(총연장 700m) 너비를 6m에서 10~12m로 확장한 것이다. 인천경제청은 2018년 8월 공사를 시작해 약 1년 8개월 만에 마무리했으며, 총 70억원을 투입했다.무의대교 개통에 이어 용유~잠진도 제방도로 확장 공사가 완료되면서 무의도 접근성이 한층 개선됐다. 인천경제청이 704억원을 들여 건설한 길이 1.3㎞, 너비 12m의 무의대교는 지난해 4월 개통했다. 무의대교 개통 이전에는 배를 이용해야 했다. → 위치도 참조인천경제청은 무의도 내부 도로망 확충 사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지역 주민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추진 중인 '큰무리마을~하나개입구 도로 확장 공사'를 조속히 완료하기로 했다. 또 '하나개~광명항'과 '하나개~하나개해수욕장' 도로 사업을 연내 착공하고, 용유 지역 '공항서로~남북로' 도로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인천경제청 정상철 용유무의개발과장은 "중구청과 협의해 무의도 내부 도로 확장과 주차장 건설 등 기반시설 확충 사업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며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용유·무의 지역이 해양문화·관광레저 중심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인천경제청은 무의도에서 'LK'와 '쏠레어 복합리조트'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무의 LK 개발사업은 무의도 남단(인천 중구 무의동 산349-1번지 일원 124만6천106㎡)에 체류형 관광레저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무의 쏠레어 복합리조트는 실미도 인근 지역(무의도 705-1번지 일원 44만5천98㎡)에 호텔·컨벤션·테마파크·문화시설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이들 사업은 실시계획 수립을 위한 단계에 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최근 확장 공사가 완료된 용유~잠진도 제방도로. /인천경제청 제공

2020-05-10 목동훈

['대한민국 나들목' 인천공항 이야기·(12)]항로

# 대한민국 '항로 역사'1929년 첫 항로 대구~서울~평양~신의주1971년 국내 항공사 첫 미주 노선권 확보'인천' 153도시 취항… 2030년 300곳 목표'5·24조치'후 北 영공통과 막혀 우회해야공항 활주로를 박차고 떠오른 비행기는 그때부터 이름 그대로 비행(飛行)을 한다. 도착 공항의 활주로 품에 무사히 안기기 전까지 비행기는 보이지 않는 하늘길을 따라 날아야 한다. 도로가 필요한 자동차, 철길이 있어야 하는 기차와 달리 비행기는 하늘을 자유롭게 떠다니기만 하면 된다고 흔히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비행기도 국제 협약과 나라별 국내법에 따라 반드시 정해진 길로만 다녀야 한다. 특히 남북 대치 상태에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는 군사적 이유에서 더더욱 그렇다. 한국항공협회 항공역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초의 정기 항로는 1929년 4월 1일 일본이 도쿄와 중국 다롄 간 항로를 만들면서 중간 기착지로 둔 대구~서울~평양~신의주 노선이다. 그해 6월 21일 서울~울산 단독 노선이 개설되기도 했으나 우리나라 사람에 의해 최초로 개설한 정기 항로는 1936년 10월 신용욱이 설립한 조선항공사업사의 서울~이리 노선이다.대한항공이 본격적으로 민영항공시대를 열었던 1960년대 후반 우리나라의 국제 정기 항로는 일본 노선 3개와 방콕, 홍콩 등 아시아 항로가 전부였다. 태평양을 횡단하는 미주 항로는 1949년 맺은 한미항공협정에 따라 미국 항공사들이 독점했고, 유럽 노선도 없었다.1969년 한진이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해 설립한 대한항공은 미국 진출을 위해 정부에 한미항공협정의 개정을 건의했고, 미국이 우리 정부의 협상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항로 개설의 물꼬가 텄다. 1971년 3월 26일 호놀룰루를 거쳐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노선권을 우리 정부가 확보했다. 이듬해 4월 19일 대한항공은 서울~도쿄~호놀룰루~로스앤젤레스 정기 항로를 개설했다. 이어 1979년 뉴욕 노선을 취항했고, 미국 전역으로 항로를 개척해 나갔다. 대한항공은 동시에 유럽 항로 개설에도 적극 나서 1973년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스위스 취리히(1977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1978년), 독일 프랑크푸르트(1980년)를 취항했다. 대한항공 50년사를 보면 7개 도시에 불과했던 국제선 취항지는 10년여 만인 1979년 15개국 20개 도시로 늘어났다.# 1983년 9월 1일 '격추'미·소대립기, KE007편 소련영공 침범사할린 상공서 미사일 269명 전원 사망관성항법장치 오작동 '경로 이탈' 추정美, 군용기술 공개… 오늘날 널리 활용미주 항로는 미국과 소련이 극렬히 대립하던 냉전 시기에 탄생했다. 서울에서 미국이나 유럽을 가려면 러시아 영공을 지나는 게 최단 거리 노선이었는데 당시 소련이 영공 통과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알래스카 앵커리지를 경유하는 우회 항로를 이용해야 했다.이런 상황에서 뉴욕발 대한항공 여객기가 한국으로 돌아오는 도중 사할린 상공에서 소련 전투기의 공격에 격추당하는 비극적 참사가 발생했다. 항로를 이탈해 소련 영공을 지나갔기 때문이었다. 이른바 KAL기 격추 사건이다.승객과 승무원 269명을 태우고 1983년 8월 31일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을 출발한 대한항공 KE007편은 다음날 오전 6시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앵커리지에 기착했다가 서울을 향해 비행하던 KE007편은 9월 1일 새벽 3시 26분 교신이 끊겼고, 관제 레이더에서 사라졌다.항로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지도상에 미리 찍어둔 점과 점을 서로 연결한 길이다. 비행기는 이 점을 지나가며 목적지까지 이동한다. 이런 하늘 위의 무수히 많은 점을 '웨이포인트(Waypoint)'라고 하는데 1947년 설립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정한 위도와 경도로 이뤄진 특정 좌표다. 비행기는 관제사와 의무적으로 웨이포인트를 통해 항공기 위치 정보를 교신한다.KE007편은 알래스카에서 출발해 소련의 캄차카 반도 남쪽 해상에 있는 웨이포인트를 따라 비행해야 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선지 정상 항로에서 북쪽으로 100마일(160㎞)이나 떨어진 캄차카 반도 부근의 소련 영공을 통과해버렸다. 사할린 상공까지 뒤따라온 소련 전투기가 쏜 미사일 2방에 민항기는 산산조각 나 바다로 추락했다. 탑승자 269명이 전원 사망한 참담한 사건이었다.당시 비행기는 관성항법장치(INS)로 위치를 파악해 이동하는 자동항법기술을 사용했는데 이 기술은 가속도와 관성이라는 물리법칙을 이용해 위치를 0.01초 마다 계산하는 방식이었다. 관성항법장치의 오작동으로 항로를 이탈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비무장 민항기 격추와 관련한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격추 사건을 계기로 당시 미국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군사용으로 개발해 활용하던 GPS(위성항법장치)를 민간에 개방하기로 했다. GPS는 위성과 수신기로 좌표를 구하는 방식이다. 냉전의 희생양이 된 우리 국적기는 GPS의 민간 도입을 불러왔고, 지금은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에 없어서는 안 될 기술이 됐다. 관성항법장치는 오차 누적으로 항로를 이탈할 우려가 있지만, GPS는 전파교란에 취약하기 때문에 비행기에서는 두 기술이 모두 활용되고 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로 미·소 갈등이 해빙기에 접어들면서 1989년 소련 영공 통과가 허용됐고, 1995년부터는 중국과 몽골의 영공도 개방됐다. 그런데 냉전이 종식되고 한참이 지나고도 아직 막혀있는 하늘길이 있다. 바로 남과 북의 항로다.남북은 2007년 10·4 선언으로 백두산 관광에 합의하고, 서울(김포공항)과 백두산(삼지연공항)의 직항로 개설을 추진하기로 했으나 보수 정권으로 바뀌면서 아직도 중단돼 있는 상태다.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남북이 다시 화해 분위기에 접어들었고, 그해 11월 북한이 먼저 항공실무회담을 열어 영공 통과 등 신규 항로 개설에 대한 논의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동안 남북 정기 직항로만 없었을 뿐 남한의 비행기가 내륙을 제외한 북측 해상의 영공을 통과하는 무착륙 비행은 가능했었는데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단행된 5·24 조치로 이 길마저도 가로막혔다. 이 때문에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가 일본으로 돌아가야 해 시간과 연료를 허비하고 있다. 영공을 통과하려면 해당 국가에 통과료를 내야 하는데 일본의 무역보복으로 한일 갈등이 첨예했던 지난해 우리 국적기가 일본에 지불하는 영공통과료가 과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 6월까지 대한항공 등 9개 국적 항공사가 일본에 지급한 영공통과료는 2천126억원이었다. 반대로 일본 항공사가 우리나라에 낸 통과료는 82억2천만원에 불과했다.남북은 서해와 동해에 항로를 개설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협의했는데 급변하는 남북 분위기 탓에 열매를 맺지는 못했다. 북한에 지불해야 하는 영공통과료가 유엔의 대북 제재를 위반한다는 우려도 있었다. 남북 직항로는 남북 대화나 스포츠 이벤트, 문화공연 등 단발성 교류 사업과 이벤트 때마다 깜짝 등장했다. 일반적으로 남한에서 평양을 가려면 일단 중국을 들렀다가 북한 고려항공으로 갈아타야 한다. 2000년 개항한 인천국제공항의 첫 평양 직항로 주인공은 1973년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스웨덴의 총리였다. 2000년 5월 3일 당시 방북 중이던 스웨덴 페르손 총리 일행을 태운 특별기가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해 서해항로를 거쳐 인천공항에 들어왔다. 2001년에는 평양에서 열리는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하는 소설가 황석영 등 방북단 394명이 인천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을 타고 순안공항을 향한 적이 있었다.2005년 당시 안상수 인천시장이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의 북측 선수단·응원단 참가를 논의하기 위해 인천공항에서 고려항공을 타고 평양을 찾기도 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북한 선수단도 인천공항으로 입국했고, 2018년 2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특사 자격으로 남한을 찾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도 마찬가지였다. 인천시는 남북 평화시대를 대비해 인천공항을 대북 교류 거점공항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인천국제공항은 지난해 기준 153개 도시를 취항하고 있다. 아시아가 106개로 가장 많고, 유럽 25개, 북미 15개 순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30년까지 비아시아권 도시 100개를 포함해 총 300개 취항도시를 목표로 항공 네트워크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올해는 예기치 않게 불어닥친 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이 굳게 닫혀 있는 상태다.전 세계 국가의 국내선 중 승객을 가장 많이 실어나르는 항로는 다름 아닌 한국의 김포~제주노선이다. 국제 항공운송정보 사이트인 OAG(Official Airline Guide)가 지난달 23일 발간한 '가장 바쁜 경로 2020(Busiest routes 2020)'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김포~제주 노선은 좌석수 기준으로 1천742만6천873명이 이용했다. 이는 하루 평균 4만8천명에 달한다. 2위는 삿포로~도쿄(1천249만명), 3위는 후쿠오카~도쿄(1천140만명) 노선이다. 국제선 1위는 홍콩~타이페이 노선으로 796만명이다.가장 경쟁이 치열한 국제노선 10개 가운데 인천공항이 포함된 노선은 5개나 된다. 홍콩~인천, 다낭~인천, 인천~타이페이, 인천~오사카, 인천~도쿄(나리타)는 8~9개 국내외 항공사가 정기 항로를 개설해 운항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인천~도쿄의 운항 횟수는 연 1만4천828회나 된다.세계에서 가장 긴 국제 항로는 미국 오하이오주 뉴어크와 싱가포르를 잇는 노선으로 8천277마일(1만3천320㎞)이다. 가장 짧은 국제항로는 콩고공화국 브리자빌~콩고민주공화국 킨샤사 노선으로 겨우 13마일(20.9㎞)에 불과하다.글/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1979년 3월 29일 대한항공 뉴욕 여객노선 취항식. /대한항공 제공1972년 4월 19일 김포국제공항 격납고에서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 태평양 상공의 여객기 취항을 기념하며 촬영한 사진. /대한항공 제공1983년 9월 1일 사할린 상공에서 소련에 의해 격추돼 추락한 뉴욕발 대한항공 여객기. /KTV국민방송 대한뉴스 화면 캡처

2020-05-06 김민재

[줌인 ifez]제2외곽순환 '인천~안산' 구간별 순차적 개통 필요성

인천 '신항'서 발생하는 물동량'아암대로' 분담처리 할 수 있어2개 구간 통행료 수익 조기창출'송도JC~남송도IC' 工期가 문제나머지 구간 '우선 개통' 목소리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안산 구간(인천~안산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인천 중구 신흥동과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을 연결하는 것이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주변을 지나간다. 인천~안산(약 20㎞)은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12개 구간(총 263.4㎞) 중 유일한 미착공 구간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인천항만공사는 인천~안산 고속도로를 순차적으로 개통해달라고 각각 국토교통부에 건의한 상태다. 인천~안산 고속도로 전체 구간 중 시급한 구간부터 시공·개통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인천항만업계도 지난 4·15 총선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에 순차적 개통을 요구했다. 인천경제청, 인천항만공사, 인천항만업계가 순차적 개통을 요구한 이유를 자세히 알아봤다.인천~안산 고속도로는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일부 구간으로, 수도권 지역의 교통 혼잡을 개선하는 인프라다. 송도국제도시 등 주변 지역 개발에 따른 교통 수요를 효과적으로 분담하는 기능을 한다. 특히 인천 신항에서 발생하는 물동량을 '아암대로'와 분담할 수 있기 때문에 인천항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인천~안산 고속도로는 ▲남항나들목~송도분기점 ▲송도분기점~남송도나들목 ▲남송도나들목~시화나래나들목 등 3개 구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우선 시공·개통이 필요한 구간은 '남항나들목~송도분기점'과 '남송도나들목~시화나래나들목'이다. → 그래픽 참조'남항나들목~송도분기점' 구간은 북항·내항·남항과 신국제여객터미널(올 6월 개장 예정) 물동량을 처리하는 데 필요하다. '남송도나들목~시화나래나들목' 구간은 신항 물동량의 원활한 수송을 돕게 된다.문제는 '송도분기점~남송도나들목' 구간 공사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 구간 공사는 신항 준설토 투기장 호안 축조 공사와 연계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서 공사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이 구간 때문에 인천~안산 고속도로 전체 개통 시기가 늦어질 수 있는 것이다. '남항나들목~송도분기점'과 '남송도나들목~시화나래나들목' 구간을 우선 시공·개통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인천~안산 고속도로의 순차적 개통은 인천항의 물류 흐름을 조기 개선할 뿐만 아니라 송도국제도시 교통 현안을 해결하는 장점도 있다. 신항 등 항만 인근 구간이 우선 개통하면, 송도 주변 도로를 통행하는 화물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화물차가 송도 중심부에 진입할 수 없도록 통행금지 구역을 설정해 놓았지만, 송도 외곽 도로는 화물차 통행량이 많다. 이 때문에 교통사고 발생을 우려하는 송도 주민들이 적지 않다. 인천항만업계 관계자는 "순차적 개통으로 물류 흐름 개선과 교통량 증가에 따른 교통 민원을 해소할 수 있다"며 "2개 구간을 우선 개통하면 통행료 수익 조기 창출도 가능하다"고 했다.제21대 총선 인천 연수구을(송도동, 옥련1동, 동춘1·2동)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당선자는 '인천~안산 고속도로 조기 착공으로 화물차 우회 도로 확보'를 공약했다. 신항 배후 부지(송도국제도시 10공구)에 마리나 복합리조트를 조성하는 사업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신항 배후 부지에 마리나 복합리조트를 조성하려면, 인천~안산 고속도로 '송도분기점~남송도나들목' 구간 설계 변경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순차적 개통 방식으로 화물차 우회 도로를 조기에 확보하면서 마리나 복합리조트 개발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한편 인천경제청은 인천~안산 고속도로의 순차적 개통을 국토부에 건의하면서 해상 교량 일부 구간의 교각 간 거리를 넓혀달라고 요청했다. 송도 워터프런트 개발사업과 관련해, 선박이 송도 남측 수로를 통항할 수 있도록 설계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송도 워터프런트 조성사업은 기존 호수와 수로를 연결해 'ㅁ'자 형태의 물길·뱃길(길이 16㎞, 너비 40~300m)과 그 주변에 친수 공간을 만드는 대형 프로젝트로, 현재 1-1단계(송도 6공구 인공호수 일대) 공사가 진행 중이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

2020-05-03 목동훈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