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인천)

[zoom in 송도]인천시, 송도컨벤시아 일대 '국제회의복합지구' 지정 추진

市, 이달 육성계획안 문체부 제출숙박·판매시설·공연장 등 '밀집'인천항·공항 가까워 접근성 최적올 상반기에 신청절차 완료 목표인천시가 송도컨벤시아 일대를 '국제회의복합지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회의복합지구는 국제회의 육성·진흥을 통해 관광산업 등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구역이다. 인천 송도컨벤시아 일대가 '국제회의복합지구'로 지정되면, 국내 첫 사례가 된다. 송도컨벤시아 일대는 컨벤션시설을 비롯해 숙박시설, 판매시설, 공연장 등을 갖추고 있어 국제회의복합지구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첫 국제회의복합지구 '도전'인천시 등 지자체는 '국제회의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국제회의산업법)에 의거해 일정 구역을 국제회의복합지구로 지정할 수 있다.이를 위해선 '국제회의복합지구 육성·진흥계획'을 수립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국제회의집적시설'이란 것도 있다. 국제회의집적시설은 국제회의복합지구 안에 있는 숙박시설, 판매시설, 공연장 등 국제회의 시설 집적화와 운영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것을 말한다. 문체부 장관이 지자체 협의를 거쳐 지정할 수 있다.인천시는 이르면 이달 중 '국제회의복합지구 육성·진흥계획'을 문체부에 제출할 계획이다.문체부 승인을 얻으면 송도컨벤시아·숙박시설·판매시설 운영자 등과 업무협약을 맺은 후 문체부에 국제회의집적시설 지정을 신청할 방침이다.올 상반기에 국제회의복합지구와 국제회의집적시설 지정 절차를 완료하겠다는 것이 인천시 목표다.국제회의복합지구는 관광특구로 간주된다. 개발부담금·대체산림자원조성비·농지보전부담금·대체초지조성비·교통유발부담금을 감면받을 수 있으며, 용적률 완화 혜택을 받는다.정부의 재정 지원도 가능하다. 국제회의집적시설 역시 '5개 부담금 감면 및 재정 지원' 혜택이 있다.■ 송도컨벤시아 일대 국제회의복합지구 '적합'국제회의복합지구로 지정하려면 ▲컨벤션센터 완비 ▲국제회의 외국인 참가 실적 보유 ▲국제회의집적시설 설치 완료 ▲내외국인 편의시설 마련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인천시가 국제회의복합지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송도컨벤시아 일대 3.8㎢'(면적은 문체부 서면 검토 및 현장 실사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는 최적지다.송도컨벤시아는 인천은 물론 국내 마이스(MICE)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있는 인프라 중 하나다. 송도컨벤시아 2단계 사업이 오는 7월 완료되면 900개 부스(전시장), 2천 명(국제회의시설)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규모가 큰 초대형 행사도 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송도컨벤시아 주변에는 숙박시설(100실 이상)과 판매시설(3천㎡ 이상) 등 국제회의집적시설이 많다. 인천시는 최근 '쉐라톤 그랜드 인천' 등 5개 호텔, NC큐브 등 8개 대형 판매시설 관계자들과 간담회 자리를 마련해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송도컨벤시아 일대는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 가까워 외국인의 접근성이 좋다. 인천공항에서 인천대교를 이용하면 30분대에 이동할 수 있다.송도는 서울과 가깝다는 것도 장점이다. 외국인들이 송도에 머물면서 서울 일정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세계적인 수준의 음향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규모 면에서 국내 3위에 해당하는 '아트센터 인천' 콘서트홀(1천727석)도 연내 개관할 예정이다.인천시 관계자는 "중앙부처, 민간 국제회의집적시설과 긴밀한 협조 체계를 구축해 송도컨벤시아 일대가 국제회의복합지구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송도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마이스 중심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인천시가 '국제회의복합지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송도국제도시 송도컨벤시아 일대. /경인일보 DB

2018-02-18 목동훈

[zoom in 송도]김진용 경제청장 시청서 주요목표 발표회

강화·서부산단·수도권매립지 추가 지정 진행송도에 메디컬타운-청라 의료관광 복합단지송도컨벤시아 2단계·'아트센터인천' 개관 코앞교육·문예인프라… 미래형 '스마트도시' 조성10월15일 개청일에 비전·추진 전략 선포 예정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올해 10월 개청 15주년을 맞는다. 송도·청라·영종 등 인천경제자유구역(IFEZ·Incheon Free Economic Zone)은 2003~2017년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액이 105억 달러에 달하는 등 국내 다른 경제자유구역들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인천경제청의 '2016년 기준 IFEZ 사업체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IFEZ 입주기업의 수출액은 20조6천414억 원으로, 인천 전체 수출액(40조8천359억원)의 50.5%를 차지했다. IFEZ가 인천경제를 이끌고 있는 것은 물론 국가 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는 것이다.인천경제청은 최근 인천시청에서 '개청 15주년 IFEZ 목표와 과제' 발표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유정복 인천시장은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자유구역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바이오단지를 확장하는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을 4차 산업의 선도기지로 육성하고 미래산업을 이끌 글로벌 대기업을 유치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IFEZ가) 인천을 이끌어가는 성장 동력이자 견인차 구실을 할 것"이라고 했다.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이날 행사에서 IFEZ 주요 목표와 과제를 발표했다. 경인일보는 인천경제청이 앞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중점 추진할 계획인지, 발표회 주요 내용을 정리해봤다.인천경제청은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한 뒤, 개청 15주년 기념일인 10월15일 IFEZ 비전과 추진 전략을 선포할 계획이다. ┃그래픽 참조■ 2차 IFEZ 지정으로 뉴 모멘텀 확보인천경제청은 서부산업단지(1.159㎢), 수도권매립지(5.4㎢), 강화도 남단(9.04㎢) 등 3곳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받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서부산단은 청라국제도시와 접해 있다. 서부산단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산업단지 구조고도화 촉진은 물론 청라의 주거·업무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도권매립지는 글로벌 테마파크·리조트로 개발하는 계획이 있으며, 강화도 남단은 의료관광·레저·산업단지로 개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김진용 청장은 "강화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영종과 강화를 연결하는 다리가 필요하다"며 "강화도 남단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고, 여기서 나오는 개발이익 6천억 원 정도를 다리 건설 재원으로 쓸 계획"이라고 했다.■ 4차 산업 선도기지 'IFEZ'인천경제청은 ▲바이오 클러스터 확대 조성 ▲미래형 의료복합타운 조성 ▲4차 산업 생태계 조성 등을 추진한다. 이는 기업 유치와 고용 창출, 주민 의료 혜택 향상을 위한 프로젝트다. 송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은 56만ℓ로, 단일 도시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인천경제청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 관련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송도 4·5·7공구와 매립 중인 송도 11공구를 연계해 바이오 의약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송도 11공구에 바이오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기존 바이오 클러스터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인천경제청은 송도에 '메디컬 타운'을 조성하고 영종에 '중견 종합병원'을 유치할 계획이다. 청라에는 전문병원-의과대학-요양센터 등이 집적화된 '의료관광 복합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송도 메디컬 타운은 국제병원-세브란스병원-전문병원을 연계하는 방식인데, 최근 정부는 국제병원(투자개방형) 부지에 국내 종합병원 설립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4차 산업과 관련해 송도에는 메디컬 융복합과 더불어 IT·BT·AI·IoT·5G·자율주행 등 핵심 기술기업을 중점 유치한다. 청라는 로봇·드론·신재생에너지·미래자동차부품 집적화, 영종과 용유는 인천공항이 위치한 점을 고려해 항공정비(MRO)특화단지와 항공일반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한다.■ 교육·관광·문화예술이 있는 도시인천경제청은 인천글로벌캠퍼스 2단계 사업으로 세계 50위권 대학 5개교를 추가로 유치하고 이들 대학 학생·교수가 사용할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스탠퍼드대 스마트시티 연구소, 케임브리지대 의약 연구소, 세계적 기업의 R&D센터 등 연구기관을 유치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도시를 만들고,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으로 산업 발전까지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IFEZ의 관광·레저 프로젝트는 크게 ▲영종 복합리조트 집적화(파라다이스시티, 시저스코리아 등) ▲해양레저·관광 인프라 조성(송도 워터프런트, 청라 시티티워 등) ▲신 쇼핑 허브 구축(청라 스타필드, 롯데쇼핑몰 등)으로 구분된다. 송도 워터프런트는 2027년까지 'ㅁ'자 형태의 물길(길이 16㎞, 너비 40~300m)을 만들어 친수공간을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올 하반기 1단계 사업이 시작된다. 청라의 주요 프로젝트인 시티타워와 스타필드 건립도 올해 본격화된다.마이스(MICE)산업 핵심 인프라인 송도컨벤시아는 오는 7월 2단계 사업이 완료돼 900개 부스(전시장), 2천 명(국제회의시설)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인천경제청은 '아트센터 인천'(콘서트홀) 개관 준비와 세계적인 축제 발굴·개발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김진용 청장은 "소모성이 아닌, 관객을 모으고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온 관광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축제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또한 "획일적인 도시를 탈피해 건물 하나하나가 명작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특별계획구역 지정과 경관상세계획 수립을 통해 아름다운 건물이 나올 수 있게 획기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인천경제청은 '녹색금융 밸리 조성' '국제기구 클러스터 구축' '미래형 스마트시티 구현'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 20% 달성' '입체적 교통망 완성' 등도 추진한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6일 인천시청 공감회의실에서 '개청 15주년 인천경제자유구역 목표와 과제' 발표회를 개최했다. 유정복 시장(사진 가운데)이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유 시장 양옆으로 인천경제청 이종원 송도사업본부장(사진 왼쪽부터), 성용원 기획조정본부장, 김진용 청장, 지창열 차장, 최종윤 투자유치사업본부장, 김학근 영종청라사업본부장이 서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지난 6일 열린 '개청 15주년 인천경제자유구역 목표와 과제' 발표회에서 5대 목표와 주요 추진과제를 설명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8-02-11 목동훈

[바다가 들려주는 인천이야기·5]관세국경 수호자 세관 검색팀장

인천항 입·출항 50척중 2~3대 선별 불시점검선실·엔진실 등 벽틈·환풍구 빠짐없이 살펴수상한 움직임 선박, 직접 배 운전하며 순찰선원 강한 반발에도 '경고 메시지' 예방 효과경제성장기 외국물품 수십배 가격에도 불티사치품·건강식품·마약·농산물 밀수로 몸살미·영·호주 등 '안보 업무 강화' 세계적 추세바다 넘어 하늘길까지 '경제·안전' 보호 한몫국경을 오가는 물품에 관세를 매기는 곳, 바로 세관(稅關)이다. 명칭에 있는 '세(稅)'자 때문에 세금을 걷는 일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무역 규모가 커지고 관세의 비중은 낮아지면서 각 나라의 세관은 마약, 무기, 밀수로부터 국민의 삶을 보호하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경인항부터 영흥항까지 바다의 관문을 지키는 인천본부세관(이하 인천세관)은 인천 그리고 대한민국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다.지난달 31일 오전 9시께 인천항 제1국제여객부두. 중국에서 온 카페리(화객선)가 인천항에 들어오자 인천세관 인천항감시과 강정수(49) 계장(검색팀장)과 직원 8명은 선박 불시점검을 위한 출동 채비에 나섰다. 이 카페리는 2016년 12월 세관이 적발한 '개항 이래 최대 국제 금괴밀수(423㎏, 200억 원 규모) 사건'과 관련된 선박이다. 중국 단둥을 오가는 이 선박에서 일하던 조리사는 개인 선실에 금괴를 숨겨 수차례 빼돌렸다가 끝내 붙잡혔다. '우범선'으로 분류된 이 선박은 이날 인천세관의 불시점검 대상이 됐다."여기가 선실입니까?" 선박에 들어서자 강 계장은 선원이 머무는 선실을 찾아 문을 열었다. "쏘리(Sorry)." 긴 항해를 마치고 잠을 청하는 선원이 많다 보니 양해를 구하고 점검을 시작했다. 심하게 벌어진 벽 사이 틈, 열리지 않는 서랍, 유난히 깨끗한 환풍기, 풀려 있는 볼트. 조금이라도 수상한 것엔 강 계장의 손이 닿았다. 그렇게 5~6개 선실을 확인한 강 계장은 식당, 창고, 여객실을 차례로 살폈다. 강 계장은 천장과 벽을 손으로 계속 두드렸다. 소리가 다르면 무언가 숨겨 놓았을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기관장이 있는 기관실도 점검을 피할 수 없었다. 강 계장은 손전등을 들고 기름 냄새와 모터 소리가 꽉 찬 깜깜한 기관실을 샅샅이 점검했다. 총톤수 1만6천여t 선박 점검은 1시간30분이 지나서야 마무리됐다. 강 계장은 "선박 규모가 큰 만큼 구조를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최근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마약, 밀수, 테러 등 우려가 있어 혹시 비밀 창고가 있는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감시과 직원들은 하루에 인천을 통해 입·출항하는 50여 척의 선박 중 2~3대를 선별해 이같이 불시점검을 벌인다.선박 검사 후엔 해상 순찰도 나선다. 강 계장은 지난 20여 년간 인천세관에서 해상 감시정을 운항한 정장이기도 하다. 감시정은 다른 배와 바짝 붙어 있거나 방수팩으로 꽁꽁 묶은 물품을 해상에 띄우는 등 '수상한' 배가 있는지 감시한다. 이날 오전 11시께 탄 감시정은 '남궁억호'다. 1883년 6월16일 인천해관(세관의 중국식 이름, 1907년 세관으로 개정) 개관 이후 이듬해 문을 연 '경성총해관'의 직원이자 독립운동가 한서(瀚西) 남궁억의 이름을 땄다. 인천해관에서 근무한 최초 조선인은 남궁억의 '동문학' 동기인 홍우관이다. 동문학은 우리나라 최초의 영어학교로, 남궁억과 홍우관은 이곳에서 1년간 영어를 배운 후 해관에서 근무했다. 감시정은 남궁억호 외 우리나라 최초 군함의 이름을 딴 '광제호', 인천의 옛 지명을 딴 '미추홀호' 등 모두 3대다. 강 계장은 "단속 일을 하다 보면 선원들과 다투기도 하고 민원이 심하게 들어오는 일이 부지기수"라며 "그러나 항상 우리가 보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인식을 주고 범죄를 예방하는 게 우리의 목적"이라고 말했다.인천세관이 이렇게 감시 태세를 놓지 않는 이유는 뭘까. 강화도, 태안, 수원까지 상권을 형성했던 인천항은 1911년까지 한국 무역의 50% 이상이 이뤄진 항구였다. 서울과 가까워 현재까지도 외국 상인들에게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세관의 역사를 보면 인천항은 개항 후 해방 전까지는 열강의 각축전으로, 해방 후엔 밀수로 몸살을 앓았다.강화도조약으로 인천의 문을 연 일본은 무관세 무역을 강요했다. 우리 정부는 이에 맞서 1878년 부산 인근에 두모진해관을 설립해 수세를 하려 했지만 일본의 거센 항의로 3개월 만에 폐쇄됐다. 정부는 뒤늦게 총세무사에 독일인 뮐렌도르프(Paul George von Mollendorff), 인천해관장에 영국인 스트리플링(A.B. Stripling)을 고용하고 1883년 인천해관을 세워 처음 세수 업무를 시작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일이었다.그러나 관세 자주권을 잡으려 했던 우리 정부의 의도와 달리 해관은 오랜 기간 외세에 휘둘렸다. 청국 정부는 자국 상인에게 혜택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우리 정부를 압박해 2년여 만에 뮐렌도르프를 끌어내리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미국인 메릴(Henry F. Meril)을 총세무사 자리에 앉혔다. 해관에 고용됐던 서양인의 월급은 청국에서 지급했는데, 이는 해관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려는 조치였다. 1896년에는 세력이 강해진 러시아가 영국인 총세무사를 해임하게 하고 러시아인을 부임케 했다가 영국의 강력한 반발로 1년 만에 다시 영국인 총세무사가 부임하는 일도 있었다. 1907년에는 일본이 세관관제개정을 공포해, 중국식 명칭인 인천해관을 인천세관으로 바꾸고 세관의 실효적 지배를 시작했다. 인천세관은 개관 64년 만인 1947년에야 비로소 한국인 세관장(김준덕)을 맞았다.무역선이 많아지면서 밀수도 점점 늘어났다. 밀수된 물품들은 동인천 양키시장, 신포동 의류가게, 부평 기지촌 등지에서 불티나게 팔리며 상권을 형성했다.1960년대 인천항은 다이아몬드, 진주, 시계, TV 등 사치품 밀수가 극심했다. 특히 미국과 일본에서 밀수돼 온 냉장고, 카메라 등 가전제품은 우리 산업에 큰 타격을 줬다. 정부는 밀수를 폭력, 탈세, 마약과 함께 '사회 4대 악(惡)'으로 규정하기에 이르렀다. 1961년 6월 '특수범죄처벌에관한특별법'을 제정해 밀수하는 자를 최고 '사형'에 처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는 세관 직원에도 적용됐다. 1962년 2월1일자 경향신문은 시계 '에니카' 340개를 밀수하려 한 선원을 부정 통관시켜 주려 했던 세관 직원 2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밀수를 시도한 선원이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것에 비해 훨씬 큰 처벌이었다.경제성장 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던 1970년대 말은 건강 보조식품과 마약 밀수가 활개를 쳤다. 이 시기 인천세관에서 근무한 이염휘(72) 한국관세협회 인천지부장이 실제로 적발했던 '파나마 국적 외항선 중국 선원 밀수 사건'을 보면 잘 알 수 있다.1979년 12월28일 경기신문(현 경인일보) 보도를 보면, 파나마 국적 외항선 중국 선원 24명이 수차례에 걸쳐 인천항으로 우황청심환, 해구환, 녹용 등 10억 원어치를 밀수해 구속됐다. 이 지부장은 "중국 선원들은 비밀 창고 2개에 밀수품을 숨겨왔는데 대부분이 가짜였다"며 "그땐 외국 물품이라고 하면 수십 배의 웃돈이 붙어도 불티나게 팔렸다"고 말했다.1980~1990년대는 참깨, 고추, 바나나, 오렌지 등 농산물 밀수가 많았다. 농산물 관세는 예나 지금이나 100% 이상 관세가 붙었는데, 수출용 원재료를 수입하는 것은 관세가 붙지 않았다. 이를테면 업자들은 바나나 잼을 만든다며 바나나를 수입한 후, 반은 그냥 팔고 잼에는 향료를 넣어 수출하는 '합법적' 밀수를 벌였다. 2000년대 들어 중국 카페리가 활성화된 후에는 중국 보따리상의 밀수입이 활개를 치기 시작했으며, 동남아시아 어선과 컨테이너 화물을 통한 마약·짝퉁 밀수입도 끊이지 않고 있다. 밀수 규모는 1965년 7천여만 원에서 2013년 8천억 원대까지 커졌다.이 지부장은 "지금이야 첨단 장비로 조사하지만 옛날 직원들은 직감과 제보에 의지해 오로지 맨몸으로 밀수꾼을 잡아들였다"며 "어지러웠던 시절 세관 직원은 경제와 안보를 지키는 최전방에 있었다"고 회상했다.미국은 9·11테러 이후 세관을 국토안보부 산하에 두고 CBP(Customs and Border Protection)로 명칭을 바꿨다. 영국, 호주 등의 국가에서도 세관 이름에는 '보더(Border·국경)'가 들어간다. 세관의 국경 보안 업무는 이미 세계적 추세다. 인천항 입항 외항선 8천여 척, 세수 20조 원대. 135년 역사의 인천세관은 이제 바다 국경뿐만 아니라 하늘 국경에서 오는 위험으로부터 우리의 삶을 지키고 있다. 인천해관·세관의 역사를 연구한 '자타 공인' 세관사 전문가 김성수(53) 울산세관 감시과장은 '세관의 역사를 왜 연구하느냐'는 질문에 "세관이 근대사 발전과 우리 삶의 안전을 지키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는 것을 남기고 싶다"고 답했다.글/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사진/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인천본부세관 제공지난달 31일 오전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 부두에 정박한 중국발 카페리(화객선)에 승선한 인천본부세관 인천항감시과 강정수 계장과 직원이 엔진룸 깊숙한 곳에 있는 창고에서 밀수 불시점검을 하고 있다. '우범선'으로 분류된 이 선박은 이날 인천세관의 불시점검 대상이 됐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인천본부세관 제공인천본부세관 인천항감시과 직원들이 선박 불시점검에 앞서 철두철미한 점검을 다짐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인천본부세관 제공인천본부세관 인천항감시과 강정수 계장이 직원들과 세관감시정에 올라 해상에 정박한 선박 불시점검을 위해 긴급출동을 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인천본부세관 제공감시과 직원들이 카페리 엔진조정실에서 엔진룸 설계도를 보며 점검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인천본부세관 제공1980년대 인천 중구 신포동 상가 인근에 붙은 밀수 단속 현수막.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인천본부세관 제공2016년 12월 인천세관이 적발한 423kg 상당 국제 금괴밀수 조직 사건에 사용된 금괴 밀수 조끼.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인천본부세관 제공1960~1970년대 인천세관 직원이 몰수품을 폐기하고 있는 모습.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인천본부세관 제공

2018-02-07 윤설아

[zoom in 송도]송도국제도시 브리핑… 송도 달빛축제공원, 연말까지 반려견 놀이터 조성

■송도 달빛축제공원, 연말까지 반려견 놀이터 조성인천 송도국제도시 달빛축제공원에 반려견 놀이터가 조성된다.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달빛축제공원 2단계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인천경제청은 올 연말까지 15억300만원을 들여 달빛축제공원 미조성지(1만3천㎡)를 공원으로 만들고 반려견 놀이터(3천㎡ 내외)를 조성할 예정이다. 5월까지 실시설계와 각종 행정 절차가 이뤄지고, 6월부터는 공사가 진행된다. 달빛축제공원은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개최 장소로 유명하다.인천경제청 관계자는 "2단계 사업을 통해 시민 여가 공간을 확대하고,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했다.인천에는 일정 규모 이상의 반려견 놀이터가 없다. 인천시가 지난해 8~9월 실시한 설문조사(652명 참여)에서는 응답자의 85.3%가 반려견 놀이터 조성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왔다.■경원재 앰배서더 '트립어드바이저' 베스트서비스 1위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이 트립어드바이저 트래블러즈 초이스 어워드에서 베스트 서비스(Best Service) 부문 1위를 했다.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은 세계적인 여행 정보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의 '여행자가 선정한 호텔 어워드' 베스트 서비스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인천경제자유구역청 소유인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은 국내 대표 호텔 전문기업인 앰배서더 호텔 그룹이 운영하고 있다. 2015년 개관한 국내 최대 규모의 한옥 호텔이다. 고객 밀착형 서비스로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개관 이래 줄곧 트립어드바이저 인천지역 호텔 고객 평판 순위 1~2위를 차지하고 있다.지난해에는 한옥 호텔 최초로 5성 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30개의 객실과 레스토랑, 3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연회장을 갖추고 있다.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조달 총지배인은 "베스트 서비스 상은 호텔 이용 고객이 직접 남긴 후기와 평가 점수를 바탕으로 선정한다"며 "고객이 주시는 상이나 다름없어 그 의미가 더 크다"고 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등의 행사가 열리는 송도 달빛축제공원 평상시 모습. 2단계 사업으로 약 3천㎡ 규모의 반려견 놀이터가 조성될 예정이다. /경인일보DB

2018-02-04 목동훈

[zoom in 송도]인천글로벌캠퍼스 '2단계 사업' 청사진

1단계사업 겐트·뉴욕패션대 등 입주… 산학연 시너지 '성공 안착'2단계 국비 비율 50% 확대안 "다른 지역 형평성" 정부 불가 고수국비 25% 사업안 마련 경제청 "조기 완성 지역경제 활성화 유리"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해외 명문대학 공동캠퍼스 '인천글로벌캠퍼스'가 2단계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세계 50위권 대학 유치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이면서, 올 하반기부터는 2단계 시설 구축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1단계 사업 '성공적 안착'인천글로벌캠퍼스 조성사업은 송도 7공구 내 29만5천㎡(1단계 17만9천300㎡, 2단계 11만5천700㎡)에 해외 명문대학을 유치하는 사업으로 ▲외국인 정주 환경을 조성하고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해외 유학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으며, 인천글로벌캠퍼스 입주대학과 송도 입주기업 간 산학연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1단계 사업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는 평가다. 현재 한국뉴욕주립대, 한국조지메이슨대,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세계적인 패션 명문대학 '뉴욕패션기술대'(FIT)가 입주해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대학은 국내 대학 등과의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표 참조아쉬운 점은 '정원 충원율'과 '교수 숙소'다. 정원 충원율은 44%에 그치고 있으며, 교수 숙소는 부족하다. 인천경제청과 인천글로벌캠퍼스운영재단은 정원 충원율을 80%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홍보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교수 숙소와 관련해선 올해 설계를 거쳐 50~100호 규모의 교수 아파트를 건립할 계획이다.■ 2단계 대학 유치 및 시설 준비 '착수'인천경제청은 인천글로벌캠퍼스 2단계 사업으로 오는 2022년까지 세계 50위권 대학 5개교를 유치할 계획이다. 해외 명문대학 유치 활동은 벌써 '진행 중'이다.인천경제청은 지난해 10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립 콘서바토리와 송도캠퍼스 설립·운영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대학은 지난해 세계 콘서바토리 순위에서 18위를 기록한 명문 음대다. 인천경제청은 암스테르담 콘서바토리 유치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를 벌이고 있다.인천경제청은 연구기관 유치 활동도 벌이고 있다. 올해 9월 스탠퍼드 스마트시티연구소 개소를 목표로 산업부와 협의 중이며, 케임브리지대 의약연구소(2017년 6월 MOU, 2019년 9월 개소 목표)와의 협의도 이어가고 있다.2단계 시설 구축은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야 추진할 수 있다. 인천경제청은 인천발전연구원을 통해 (가칭)'인천글로벌캠퍼스 2단계 사업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런 다음에 기재부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행정 절차를 거치다 보면 2단계 사업 확정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캠퍼스 운영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인천경제청의 설명이다.새로 입주하는 대학들은 캠퍼스 중앙부에 위치한 공동이용시설을 임시로 사용하면 된다. 공동이용시설에 입주해 있다가 2단계 시설이 완공되면 그곳으로 이전하는 방식이다. 1단계 사업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사업비 분담 비율은인천글로벌캠퍼스 1단계 사업비는 국비 25%, 시비 25%, 민간 50%로 이뤄졌다. 인천경제청은 2단계 사업의 국비 비율을 25%에서 50%로 확대해달라고 산업부와 기재부에 요구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1단계 사업비 비율과 타 시·도 유사 사례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인천경제청은 '국비 25%, 시비 25%, 민간 50%' 비율로 2단계 사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인천경제청 관계자는 "2015년부터 3년간 국비 확대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계속해서 (국비) 50%를 요구하는 것보다 25%로 빨리 사업을 추진해 완성하는 것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오는 2022년까지 세계 50위권 대학 5개교 유치를 목표로 올 하반기부터 2단계 시설 구축 절차에 들어갈 계획인 인천 송도국제도시 해외 명문대학 공동캠퍼스인 '인천글로벌캠퍼스'. /경인일보 DB

2018-02-04 목동훈

[바다가 들려주는 인천이야기·4]인천 신항 컨테이너 크레인 기사

45m 상공 한 평 남짓 조종실, 선박-야드 트랙터 쉴새 없이 컨 날라300만TEU시대 연 김세중 기사 "쉬워보이지만 섬세한 작업 고된 일"'국내 1호 컨 전용부두 인천항' 신항 STS 크레인 등 보면 격세지감세계 항만들과 컨 처리·속도 경쟁, 올해 '330만TEU 달성' 큰 그림무역과 수출입 동향 등의 소식을 전하는 TV 경제 뉴스를 볼 때마다 화면을 통해 반드시 만나야만 하는 영상이 있다. 드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알록달록한 컨테이너가 빼곡히 쌓여있는 컨테이너 터미널의 모습과 거대한 크레인이 긴 팔을 바다로 뻗어 배에서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는 모습이다. 마치 하나의 상징처럼 이러한 이미지가 우리 머릿속에 자리 잡게 된 이유는, 수출과 수입이 이뤄지는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컨테이너 터미널이 그만큼 중요하고 우리 경제에 꼭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1월 12일 오후 찾아간 인천 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은 컨테이너를 실은 대형 트럭이 쉴 새 없이 드나드는 등 활기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수출입 전초기지인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계는 우리가 흔히 갠트리 크레인(Gantry Crane) 또는 컨테이너 크레인(Container Crane)으로 부르는 STS(Ship To Shore) 크레인이다.컨테이너 터미널은 크레인이 가장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설계·배치되어 있다.컨테이너 크레인을 조종하는 기사야말로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인력이다. 수출입 항만 물류의 시작과 끝이 바로 이 컨테이너 크레인 기사의 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크레인 기사로 일하는 SNCT 김세중(42) STS 반장을 이날 만났다. 김 기사는 지난해 인천항의 300만 번째 컨테이너를 하역한 사람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지난해 인천항의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처음으로 300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를 넘었다.김 기사는 1천700TEU급 컨테이너 화물선 'NordClaire'호에서 컨테이너를 내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전자 부품 등 원·부자재를 주로 실은 이 배는 컨테이너 239개를 내린 뒤, 215개의 컨테이너를 싣고 출항할 예정이었다.김 기사는 45m 높이의 크레인 조종실에서 크레인을 조작한다. 조종석 바닥은 투명한 유리로 돼 있어, 크레인 아래에 있는 컨테이너들을 내려다볼 수 있다.크레인은 배 위에 있는 컨테이너를 집어 올려 부두에 대기하고 있는 트럭 모양의 '야드 트랙터'에 올려놓는다. 야드 트랙터는 이 컨테이너를 터미널 안쪽의 넓은 곳으로 옮긴다. 컨테이너를 배에 싣는 작업은 반대의 순서로 진행된다. 야드 트랙터가 부두 근처로 컨테이너를 싣고 오면 컨테이너 크레인이 집어 배 위에 놓는다.김 기사는 크레인을 능숙하게 조종해 배 위에 있는 컨테이너를 야드 트랙터 위에 한 치의 오차 없이 정확히 내려놓았다. 그는 SNCT 소속 기사 중에서 '생산성'이 높은 기사로 인정받는데, 그는 한 시간에 63개의 컨테이너를 내린 적도 있다고 했다. 능숙함 때문에 길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인형 뽑기'보다 조작이 쉬워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대형 크레인을 움직인다는 것이 간단한 일은 아니다. 그는 "고공 크레인 작업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고된 작업이면서 동시에 섬세함까지 요구된다"며 "2시간 이상 작업하는 것이 금지돼 있을 정도"라고 했다.컨테이너를 옮기려면, 고공에 매달린 한 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서 크레인의 긴 팔(붐)을 따라 앞뒤로 10~40m씩 움직이기를 수백 차례 반복해야 한다. 몸은 매번 녹초가 된다. 하역 작업을 진행하면 무게가 달라져 화물선의 높이가 변하는 것은 물론 선수(배 앞부분)와 선미(배 뒷부분)의 높이가 달라 경사가 생기는데, 이를 잘 파악해 크레인을 조작해야 한다.베테랑인 그도 긴장하는 순간이 있다. 컨테이너 화물선 갑판의 해치(덮개)를 옮기는 작업이다. 김 기사는 "해치를 옮길 때는 선박의 구조물을 손상하는 일이 없도록 작업해야 한다"며 "작업 과정에서 사고라도 일어난다면 위험 요소를 제거한 뒤 작업을 재개해야 하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 큰 손실을 보게 된다"고 했다. 컨테이너를 빨리 싣고 내리는 것이 중요하지만, 작은 사고에도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지금 각국 항만은 컨테이너를 빨리 싣고 내리기 위해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컨테이너'라는 철제 상자가 항만 물류에 상용화된 것은 불과 60여 년밖에 되지 않았다. 지금과 같은 모습의 현대화된 컨테이너를 발명한 사람은 미국의 운송업자 말콤 맥린(Malcom McLean)이다. 마크 레빈슨(Marc Levinson)이 쓴 'THE BOX'라는 책을 보면 1956년 4월26일 유조선을 개조한 '아이디얼X호'라는 배가 알루미늄으로 만든 35피트(약 10m) 길이의 상자 58개를 미국 뉴저지에서 휴스턴으로 5일 만에 운반한 것이 컨테이너 운송의 시작이다.세계적 석학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는 이 컨테이너를 '세계 경제사를 바꾼 대혁신적 발명품'이라고 불렀고, 포브스는 컨테이너를 실제 화물 운송에 이용한 말콤 맥린을 '20세기 후반 세계를 바꾼 인물 15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선정했다.인천항은 대한민국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부두'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어 관련 역사가 깊다.세계 항만 하역의 기계화가 진행되면서 컨테이너 하역 장비 등이 부두에 설치·운영됐다. 일반 잡화의 컨테이너화로, 컨테이너 운송 구조도 '문전에서 문전까지'(door to door)로 발전했다. 우리나라도 현대화된 하역 장비를 갖춘 컨테이너 전용부두의 필요성이 제기됐다.이 같은 시대적 추세에 맞춰 계획적으로 축조된 것이 인천항 내항 4부두 컨테이너 전용부두다. 이 부두는 1974년 5월10일 인천항 선거와 함께 준공됐다.2008년 인천항만공사가 펴낸 '인천항사'를 보면 4부두의 시설과 하역 능력은 5만t급 1선석을 포함해 5척의 선박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규모다. 컨테이너 크레인 3기(30t)가 설치됐으며, 27만 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인천항 갑문과 4부두 컨테이너 전용부두 준공식에는 박정희 대통령도 참석했다.해운항만청이 1986년 발행한 '항만편람'에는 1969년 인천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 개수가 2천437개로, 부산항의 944개를 크게 앞섰다는 통계도 있다.대한민국 정부 공인 최초 도선사인 배순태(1925~2017) 전 (주)흥해 회장의 자서전 '난 지금도 북극항해를 꿈꾼다'에도 인천의 컨테이너 부두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온다.인천항 갑문이 준공식을 한 달여 남짓 남겨두고 있을 무렵의 이야기이다.'준공 전 시험운전의 대상으로 한진 부두에 설치될 컨테이너 갠트리 크레인을 선적한 중량물 운송선 여수호의 선거 내 입항이 결정됐다. (중략) 당시 책임자였던 부청장인 김준경 씨는 만사 제쳐 놓고 매일 나를 찾아와 도선을 맡아달라고 졸라 대기 시작했다. (중략) 여수호가 최초로 갑문을 통과하는 데 성공한 것은 참으로 기분 좋은 일이었다. 1974년 3월27일 내가 올라탄 여수호의 브리지에는 밝은 햇살이 비쳤다.'지금과 같이 대형 STS 크레인을 갖춘 컨테이너 터미널이 조성되기 전에는 앵글 크레인(이동식 육상 크레인)에 와이어를 걸어 작업했다. STS 크레인과 앵글 크레인은 생산성 부문에서 3배 이상 차이가 난다.1970년대 후반부터 인천항에서 크레인 기사로 일한 SNCT 김갑태(59) 기사는 "앵글 크레인은 지상 인력도 4~6명이 필요해 지금 현대화된 STS 크레인과 비교하면 작업 효율이 많이 떨어졌다"며 "인천항 신항의 STS 크레인을 보면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인천 신항에서는 선광과 한진이 각각 컨테이너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컨테이너 크레인은 총 14대가 설치돼 있는데, 1대 가격이 100억 원에 달한다. 중국은 2000년대 중반부터 전 세계 컨테이너 크레인의 90% 정도를 공급하고 있다. 저렴한 인건비 때문이다.지난해 인천항이 처리한 컨테이너는 304만8천516TEU로, 올해 컨테이너 처리 목표는 330만TEU다.김세중 기사는 "컨테이너 크레인 안에서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기도 했다. 그만큼 추억이 많다"며 "인천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증가했다는 뉴스나 언론 보도가 내 소식처럼 반가웠다"고 했다. 이어 "아내와 세 자녀도 아버지가 수출입 현장의 최일선에서 일하는 것을 매우 자랑스러워한다"며 "컨테이너 처리량이 400만, 500만을 넘어설 때까지 인천항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사진/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인천 신항 선광컨테이너터미널(SNCT). 45m 높이의 컨테이너 크레인(Container Crane) 조종석에서 김세중 크레인 기사가 투명한 유리로 돼 있는 아래를 내려다보며 신중하게 크레인을 조종, 선박에 쌓여있는 컨테이너를 하역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컨테이너 크레인을 이용해 하역되는 컨테이너가 운반차량에 실리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드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알록달록한 컨테이너가 빼곡히 쌓여있는 인천 신항 선광컨테이너터미널.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부두에 즐비하게 서 있는 컨테이너 크레인들이 수출·입 컨테이너 선적과 하역 작업을 쉴새 없이반복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조종석에서 잠시 휴식하고 있는 김세중 크레인 기사.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2018-01-31 김성호

[zoom in 송도]송도국제도시 브리핑… 송도 센트럴파크, 내달까지 해수로 환경개선 사업

■송도 센트럴파크, 내달까지 해수로 환경개선 사업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29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송도 센트럴파크 해수로 환경개선 사업을 진행한다. 인천경제청은 29일부터 센트럴파크 해수로의 물을 뺀 뒤 부직포와 해초류 등을 제거해 악취와 안전사고 발생을 예방한다. 다음 달 중순부터는 바닷물을 다시 채운다. 센트럴파크 해수로는 국내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송도의 랜드마크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환경개선 사업을 시행하지 않으면 여름철에 악취가 발생한다"며 "부직포와 해초류가 보트 프로펠러에 감겨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이정미 정의당 대표 '테라스에서 만나는 인문학' 강좌정의당 이정미(당 대표) 국회의원은 송도 지역사무소(송도동 드림시티 409호)에서 '테라스에서 만나는 인문학'이란 이름으로 기획강좌를 진행한다. 강좌 내용은 ▲당신의 두뇌를 깨우고 성장시키는 생각지도그리기 '마인드맵'(1월31일) ▲현명한 리더는 스토리텔링으로 마음을 움직인다(2월7일) ▲아테네 시민들에게 배우는 광장 민주주의(2월13일) ▲평창올림픽으로 다시 시작된 남북 대화, 이제 평화의 길로 가자(2월21일) ▲매혹적인 연수구를 만나는 색다른 경험, 달빛기행(2월28일)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와 미래,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3월7일) 등이다. 강좌는 오후 7시에 시작하며 참가비가 있다. 문의 : (032) 833-5540■민경욱 의원·남인천세무서장 '연수세무서 건립' 논의자유한국당 민경욱(연수구을) 국회의원은 최근 남인천세무서장을 만나 (가칭)연수세무서 추진 현황 등을 점검했다. 남인천세무서는 연수구와 남동구 지역 납세자를 담당하고 있는데, 송도 등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해 연수구와 남동구 인구는 증가하고 있다. 인구 급증으로 민원증명발급 건수는 2013년 11만4천 건에서 2017년 18만1천 건으로 늘었다. 이런 점 때문에 민원 처리가 지연되고 세무서 주변에서 주차 혼잡이 발생한다는 게 민경욱 의원 지적이다. 민경욱 의원은 올해 연수세무서가 신설될 수 있도록 행정안전부와 국세청을 설득할 계획이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송도 센트럴파크 해수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2018-01-28 목동훈

[zoom in 송도]송도 8공구 초·중교 신설계획 살펴보니…

해양1중-해양1초·5초 설립통과해양5초, 학교2곳 통폐합 조건부학교총량제 제외 건의 수용 차질시교육청 "학교 2곳 신설 협의중"예술고 설립 목적 해양3고 '미정'인천 송도국제도시 8공구 (가칭)해양1중학교 설립 계획안이 최근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다. 해양1중 설립은 송도국제도시 현안 중 하나였다. 송도 8공구에서 아파트 등 주거시설 건설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중학교 설립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천시의회 심의를 통과하면 설계 등 해양1중 설립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해양1중 설립 계획 등 송도 8공구의 학교 문제를 들여다봤다.■ 해양1중, 2021년 3월 개교 목표송도 해양1중 설립 계획안은 지난달 27일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적정'으로 결정됐다. 중앙투자심사 세 번째 만에 설립이 결정된 것이다. 2016년 4월과 12월 심사에서는 각각 '재검토' 판정을 받았다.시교육청이 시의회 임시회 안건으로 제출한 '2019~2021년도 시립학교 설립계획 변경안'에는 해양1중이 포함됐다. 변경안을 보면, 해양1중은 37개 학급 규모이며 2021년 3월 개교를 목표로 건립된다.송도 6·8공구 1만7천469세대 개발에 따른 유입 학생을 배치하기 위한 교육시설이다. 해양1중은 연수구 송도동 308의 4 1만2천55㎡ 부지에 건립되며, 건립 비용은 218억 원이다. 학급당 인원은 평균 37.8명으로 돼 있다.시교육청은 시립학교 설립계획 변경안이 다음 달 6일 폐회하는 제246회 시의회 임시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송도 8공구, 초교 추가 설립 필요송도 8공구에서 추진되고 있는 초등학교 건립사업은 '해양1초'와 '해양5초'다. 해양1초(면적 1만7천986㎡)는 해양1중 설립 대상지 아래에 계획돼 있으며, 내년 3월 개교 목표로 공사가 추진될 예정이다.해양5초(1만7천767㎡)는 2020년 3월 개교 예정이며 설계 단계에 있다.해양1초와 해양5초 역시 어렵게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다. 해양5초의 경우, 개교 전까지 인천지역 학교 2개를 통폐합하라는 조건이 달려 있다.교육부의 적정 규모 학교 육성정책(학교총량제) 때문에 인천 구도심의 학교 2개를 통폐합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송도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은 학교총량제에서 제외해 줄 것을 지역정치권에서 여러 차례 건의했지만 수용되지 않고 있다.더욱 큰 문제는 송도 8공구 유입 학생을 수용하려면, 해양1초와 해양5초 외에 2개의 초교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시교육청은 '해양6초'와 '해양7초'까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해양6초 설립 부지는 송도 6·8공구 체육시설(골프장) 상부 1만3천171㎡로 돼 있다. 해양6초 설립계획은 당초 없었다. 2015년 12월 송도 8공구 공동주택이 2천700세대 늘어나면서 설립 필요성이 제기됐다. 시교육청은 송도 8공구 중앙부에 해양6초 부지를 달라고 요구했는데, 인천경제청은 체육시설 용지에 학교 부지를 잡았다.해양7초는 송도 8공구 R1, R2 블록과 송도 6공구 일부 지역 학생을 수용하기 위한 시설이다. 상업용지(R1블록)에 주거용 시설인 오피스텔 건립이 추진되면서 초교가 추가로 필요하게 됐다.송도 8공구에는 M1, M2블록 등 주상복합용지도 있다. 시교육청과 인천경제청은 해양7초 설립 부지를 송도 6·8공구 중심부 128만㎡ 개발사업과 연계해 마련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6·8공구 128만㎡ 사업시행자 국제공모가 무산되면서 해양7초 설립 부지에 관한 구체적인 협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한편, 시교육청이 해양5초 건립 대상지 위에 계획한 '해양3고'는 예고 설립을 위한 것으로 아직 구체적인 학교 설립계획은 없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

2018-01-28 목동훈

[바다가 들려주는 인천이야기·3]바닷길로 세계를 잇는 외항선 선장

복잡한 항만 인근 벗어나면 항로 자유30년경력 박성택 선장 "정해진 길 없어"날씨·안전·연료 효율 등 고려해 선택1883년 개항 이후 급격히 성장한 인천항청도항로 폐지로 지역경제 큰 타격 받아산업화 시대부터 '수출입 항만' 자리매김국제화물 운송의 99.7% 바다 통해 교역車·식료품은 물론 스포츠·문화도 '전파'세계화 시대, 북극 루트 등 주도권 전쟁육지에는 차량이 다니는 도로와 사람이 다니는 인도가 있다. 하늘은 각 나라의 상공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항공기가 이용할 수 있는 '하늘길'이 정해져 있다. 바다는 어떨까.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가 정답이다. 인천항과 같은 항만 인근에는 배들이 이용해야 하는 '바닷길'인 항로가 있다. 항만마다 많은 선박이 다니고 있어 충돌·좌초 등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 인천 내항에서 출발한 배는 문갑도 인근 해역까지 정해져 있는 '서수도'라는 출항항로를 이용해야 한다. 서수도 항로는 출항하는 선박만 이용할 수 있는 '일방통행 길'이다. 마찬가지로 입항하는 선박만 이용할 수 있는 항로도 정해져 있다. 하지만 각국에서 정한 '항만 인근 항로'를 벗어나면 정해져 있는 길은 없다. 이곳에선 선박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없기도 한' 이유다. 국가와 국가를 오가는 선박들은 자신만의 '항로'를 선택해 바다를 항해한다. 초대형 유조선(VLCC, Very Large Crude oil Carrier) C.VISION호는 이란과 쿠웨이트에서 원유를 싣고 호르무즈 해협, 인도 남쪽 연안, 말라카해협, 싱가포르 해협 등을 지나 지난 13일 오후 인천 북항 SK인천석유화학 부두에 도착했다. 항해 기간은 20여 일. 하지만 정해져 있는 항로를 지난 기간은 하루도 되지 않는다. 나머지 기간은 선사와 선장이 배가 가는 길을 '선택'한다.이날 C.VISION호에서 만난 박성택(56) 선장은 "그 넓은 바다에 정해진 길이 있을 수 없다"며 "목적지와 출발지가 같더라도 매번 가는 길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항로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안전이다.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태풍이 몰아치는 곳으로 갈 이유가 없다"고 했다. 효율성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30만t의 원유를 실을 수 있는 C.VISION호는 하루 운항하는 데 약 200t의 연료를 사용한다. 이 때문에 안전을 전제로 수송 기간과 연료 소모를 줄이는 항로를 선택한다.박 선장은 1987년부터 선원으로 일했다. 30년 동안 그가 배를 타고 간 곳은 56개국, 도시는 100곳이 넘는다.그는 "지금은 장비가 발달해서 주변에 섬과 같은 지형지물이 하나도 없어도 배가 있는 위치가 위·경도로 정확히 표시된다"며 "하지만 이러한 장비가 발달하지 않았을 때에는 별과 태양, 조류 등으로 배의 위치를 확인하고 항해했다"고 말했다. 이어 "3항사로 일할 때 1주일 동안 날씨가 좋지 않아서 해와 별을 보지 못했다"며 "해류 정보만 가지고 1주일 동안 항해를 했는데, 원래 목적지와 20㎞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던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박 선장이 운항하는 배 C.VISION호는 한 번에 약 200만 배럴의 원유를 선적할 수 있다. 이번에도 202만 배럴의 원유를 싣고 왔다. 150만 배럴은 울산에 내리고, 나머지 원유를 인천항에서 하역했다. 이 배가 한 번에 싣고 온 원유량은 우리나라 전체가 하루에 쓰는 양과 비슷한 수준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펴낸 에너지통계 월보를 보면, 2016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소비한 석유는 1억1천476만toe(석유환산톤)으로 8억5천만 배럴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전체가 하루에 약 230만 배럴을 사용한 셈이다.박 선장은 "선원이라는 직업은 쉽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한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집채 만한 파도에 맞닥뜨리거나 해적을 만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서 이 일을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소말리아, 싱가포르 인근 해역에서는 해적이 자주 출몰한다"며 "소말리아 해적은 총기 등으로 중무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선원들이 해적 피해를 막기 위해 '해적 불침번'을 선다"고 말했다.국토교통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바다를 통한 국제화물 운송량은 12억1천678만t으로, 전체 화물의 99.7%에 이른다. 항공화물은 352만t으로 분담률은 0.3%에 불과하다. 수출입 화물의 대부분이 바닷길을 통해 운송되고 있는 것이다.2017년 인천항에 들어왔다가 나간 외항선은 8천378척이다. 이들 배가 향한 곳은 전 세계 142개국 853개 도시다. 우리나라는 이들 배에 물품을 실어 외국에 수출하고, 우리에게 필요한 물품을 수입하기도 한다. 자동차, 전자제품, 식료품, 원유, 장난감, 의류 등 생활에 필요한 물품 대부분은 바다를 거쳐 우리에게 온다.바다는 물품뿐만 아니라 문화가 확산하는 데에도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에 처음 축구가 전파된 것도 영국 함정에 의해서다.대한축구협회가 펴낸 '한국축구 100년사'에는 '영국을 모태로 하는 근대 축구를 한국에 전파한 것은 1882년(고종 19년) 인천항에 상륙한 영국 군함 플라잉 피시(Flying Fish)호 승무원들'이라고 나와 있다.당시 플라잉 피시호 함장 리처드 호스킨(R.F.Hoskyn)은 인천부 제물포 일대 해역을 조사했다. 이때 조사한 해도(海圖)는 아직 남아 있으며 영종도와 월미도 인근 해역의 깊이 등이 표기돼 있다. 이 배가 인천에 정박해 있을 때 선원들이 축구를 하는 모습이 전해진 게 우리나라 근대 축구의 효시인 것이다.플라잉 피시호에 의해 축구가 전해진 이듬해인 1883년 인천항은 개항을 맞았다. 부산과 원산에 이어 세 번째 개항이었다. 인천은 삼국시대부터 바다를 통해 중국과 교류했으나, 이때 개항으로 인천과 당시 우리나라는 큰 변화를 맞았다. 개항 이후 정기적으로 외국을 다니는 상선이 생겨났고, 외국인과 새로운 문물이 인천으로 몰려들었다. 모두 바닷길 항로를 통해서였다. 특히 인천은 개항 직후 교역량이 가장 많은 항만이었다. 1908년 일본인 에바라 슈이치로가 쓴 '인천개항 25년사'에는 '한국 각항 무역을 살펴보면 1893년 무역 총액은 778만8천원인데 인천은 그중 5할 1푼1리를 점하며, 부산은 2할9푼9리'라고 기록돼 있다. 이 시기 교역국은 일본, 중국, 러시아, 영국, 미국 등이었다.인천항을 통한 무역액은 계속해서 증가했으며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 동아일보는 1924년 3월21일자 신문에 '청도항노(로) 폐지는 인천의 중대타격'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에서 '인천항으로는 사활 문제라고 할만한 문제가 생기어 기점의 편리를 들어 이상의 치명상을 당했다. 이에 인천상업회의소에서는 대책 강구에 나섰다'라고 했다. 인천항과 연결된 항로가 폐지되면서 인천항에 '사활'이 걸린 문제가 생겼다고 쓴 것이다.해방과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바다를 통한 교류는 급속도로 확대됐다. 인천항은 산업화 시대에 대표 수입항만 역할을 했으며, 최근 컨테이너 항만으로 그 위상을 높이고 있다. 원유와 LNG, 자동차 등은 대부분 전용선박에, 냉동·냉장화물과 의류 등은 컨테이너에 실려 운송된다. 최근 컨테이너 화물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에 따라 인천항도 컨테이너 처리량이 증가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인천항에서 유일하게 미국을 잇는 정기 컨테이너 노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사다. 현대상선 이태현 인천지사장은 "정기 컨테이너 노선 서비스가 많아질수록 화주뿐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서비스를 처음 개설한 2015년에는 수입화물밖에 없었고, 그 품목과 물량도 한정적이었다. 하지만 노선 개설 이후 오렌지와 쇠고기 등 냉동·냉장 화물이 수입됐고, 지난해부터는 일부 기업이 이 노선을 이용해 수출을 시작했다.정기 컨테이너 노선 서비스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2년 기준 인천항을 경유하는 정기 컨테이너 항로는 38개였으나, 지난해 말 49개로 늘어났다.역사에서 보듯 배가 다니는 길은 세계를 잇는 역할을 해왔다. 각국은 바다를 정복하기 위해 새로운 항로를 개척해왔고, 이는 '세계화'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기 위한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항로 개척에 힘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초 쇄빙선 건조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해양강국의 비전은 포기할 수 없는 국가적 과제다. 역사 이래 바다를 포기하고 강국이 된 나라는 없었다"고 말하며 최근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북극 항로 개척'을 강조했다. 북극 항로를 이용하면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기간이 크게 짧아진다.글/정운기자 jw33@kyeongin.com 사진/임순석·조재현기자 sseok@kyeongin.com1882년 영국 군함 Flying Fish호 선원들이 함장 R.F. Hoskyn의 명령으로 작성한 인천항 해도. 제물포와 영종도, 월미도 인근 해역의 깊이 등이 표시돼 있다. 인천 중구에 위치한 올림포스 호텔에 걸려 있는 것을 촬영했다. /임순석·조재현기자 sseok@kyeongin.com인천 북항에 정박 중인 C.VISION호. /임순석·조재현기자 sseok@kyeongin.com지난 13일 만난 C.VISION호 박성택 선장. 박성택 선장은 “정해진 바닷길은 없다. 날씨나 기상 등의 여부에 따라서 목적지가 같아도 다른 항로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임순석·조재현기자 sseok@kyeongin.com30만t의 원유를 실을 수 있는 유조선 C.CHAMPION호가 22일 오전 인천대교를 통과하고 있다. 이 배는 인천항 북항 SK인천석유화학 부두에서 출항했으며, 원유 선적을 위해 중동으로 향한다. 인천신항과 LNG부두를 제외하면 인천항에서 출항하는 모든 선박은 인천대교를 통과해야 한다. /임순석·조재현기자 sseok@kyeongin.com

2018-01-24 정운

[zoom in 송도]송도국제도시 브리핑… G타워, 세계도시 '실시간 영상 서비스'

■G타워, 세계도시 '실시간 영상 서비스'인천 송도국제도시 G타워에서 세계 주요 도시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된다.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올해 '송도 G타워 세계 주요 도시 Live 영상 서비스' 사업을 추진한다. 인천경제청은 G타워 1층 콩코스홀과 33층 홍보관에 각각 미디어 파사드, 멀티스크린 룸을 설치할 예정이다. 올해 10월 중순부터 세계 주요 도시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것이 인천경제청의 목표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글로벌 도시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것"이라며 "인천시 자매도시들의 모습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G타워 G갤러리 일반전시 희망자 모집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2018년 상반기 G타워 G갤러리 사용자(일반전시)를 모집한다.G타워 본동 2층에 있는 G갤러리는 194㎡ 규모다. 전시 기간은 일주일 이내이며 비용은 없다.신청 대상은 G타워에 입주한 국제기구·단체,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 활동하는 동아리·단체, 비영리 단체 등이다.사용 희망자는 내달 1~14일 인천경제청 운영지원과 재산관리팀(032-453-7154)을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사용신청서와 전시계획서를 제출하면 된다.■지능형 통합관제플랫폼 기술 특허 획득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해 자체 개발한 플랫폼의 '중앙집중 의사결정 방식의 지능형 통합관제플랫폼 시스템' 기술(인천스마트시티 주식회사와 공동 특허)이 최근 특허청으로부터 등록 결정 통보를 받았다.이 기술은 다양한 스마트시티 IoT(사물인터넷) 장비와 센서들을 연계하고 데이터를 통합 수집해 의사결정에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스마트시티 플랫폼의 기틀이 된다.인천경제청은 스마트시티 플랫폼과 관련해 지난해 2건의 특허를 취득한 데 이어 올해 1건의 특허를 확보하게 됐다.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이번 특허 획득은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전 세계의 스마트시티를 이끌고 해외 진출에 있어 기술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

2018-01-21 목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