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선택 6·13 경기도지사 후보군]정당별 잠룡들 대선급 선거 무대로

민주 이재명·전해철 양강에 안민석·양기대까지野는 남경필 필두로 이석우·이찬열·심상정 거론정병국 재도전 예상… 임태희·최중경도 물망에경기도는 민심풍향계 역할을 하는 지역으로, 지방선거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곳이다. 이 때문에 경기도는 선거 때마다 정당들이 총력전을 펼치는 것은 물론, 후보 역시 대중들에게 주목받고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공천돼 선거에 출마했다. 이에 경기지사에 당선되면 곧바로 대선 후보 반열에 올랐고, 실제 대권에 도전하기도 했다. 이인제·손학규·김문수 전 지사부터 남경필 현 지사까지 그랬다.다가오는 6·13 지방선거도 예년과 비슷한 양상이다. 보수·진보 가릴 것 없이, 각 정당에서 가장 잘 나가는 인물들이 경기지사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는 지난 장미대선·촛불대선에서 대권 도전에 나섰던 인물들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져, 일명 '대선급 경기지사 선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태다.남 지사는 이미 재선 도전을 마음 먹고 측근들과 재선 프로젝트에 돌입했으며, 12년 만에 경기지사 탈환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도 이재명 성남시장과 친문재인계 실세로 분류되는 전해철 경기도당 위원장 등이 출발선에 섰다.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전해철 양강체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시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타 후보군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중과 거리감을 좁힌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다.SNS소통도 강점이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현안 문제로 사사건건 부딪히는 등 맞대결 구도를 짜고, 진보진영 대표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 시장이 대중의 인지도가 강점이라면, 전 위원장은 내부 조직을 두텁게 다지면서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 친노이자 친문계 인사로, 당의 지역 행사에도 빼놓지 않고 얼굴을 비추고 있다. 아직 인지도 등에서는 이 시장에게 떨어지지만, 친문계를 중심으로 지원이 시작되면 인지도와 지지도가 급상승할 것이란 게 내부 전망이다. 또 오산시에 지역구를 둔 '최순실 저격수'로 불리는 4선 중진 안민석 의원과 광명동굴 성공으로 행정력을 인정받은 양기대 광명시장 등도 출마를 확정했거나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여당에 후보군이 몰려있는 반면, 야당은 현재 대안없는 남 지사 독주체제다.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남경필 지사를 대체할 인물을 찾겠다고 공언하고 그 인물이 누구인지 윤곽이 드러나고 있지만, 여론이나 지역정가의 동요는 없는 상태다.남 지사는 이를 노려 내년 지방선거가 보수와 진보의 1대1 구도가 될 것이라며, 보수대통합론을 주장하고 있다. 현 소속인 바른정당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발언까지 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에 대한 강한 비판을 통해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고 있다. '서울광역도'등 행정체계 개편을 새로운 어젠다로 제시해, 그게 부정적이더라도 이슈 몰기에 성공했다는 게 내부 평가다.보수진영에서 남 지사 대항마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대부분 과거 MB계 인사들이다. 임태희 한경대 총장과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현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등이 거론되지만 정작 본인들의 움직임은 전혀 없는 상태다. 이밖에 자유한국당 내부에선 원유철·홍문종 의원 등도 거론되지만, 친박 색채가 강해 지방선거 출마는 어렵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기초단체장 중에는 현재 3선인 이석우 남양주 시장 등이 경기지사 도전에 관심을 보이며, 출마를 타진 중이다. 남 지사가 소속된 바른정당에서는 초대 대표를 지낸 5선의 정병국(여주 양평) 의원의 재도전도 예상된다. 그는 남 지사와 절친한 사이로 지난 지방선거 경선에서 남 지사에게 석패했다. 국민의당에서는 경기지사를 지낸 손학규 전 대표의 최측근인 이찬열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물망에 오른다. 정의당에서는 역시 경기지사 출마경험이 있는 심상정 의원이 꾸준히 여론조사 상위에 랭크되며, 출마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현직을 던지고 출마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는 게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김태성·신지영기자 mrkim@kyeongin.com[선택 6·13 경기도지사 후보군]정당별 잠룡들 대선급 선거 무대로

2018-01-01 김태성·신지영

[선택 6·13 경기도교육감 후보군]출마 저울질 현역 재선도전 큰 변수

진보 이재정 "교육 연속성 중요" 재선도전 고민최창의 재출마 가능성…정진후·구희현도 거명보수·중도엔 임해규·석호현·이달주·송하성 등'진보 교육감'이냐 '보수 교육감이냐'를 가르기도 하지만, 대통령·도지사 선거 등과 달리 교육감 선거는 조직기반·정당이 아닌 '개인'의 역량이 판세를 좌우하는 특징이 있다. 6·13 지방선거에서 경기도교육감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들도 자신의 정치적인 성향을 내세우기 보다는 '교육적 활동'에 적극 나서며 이름을 알리는 모양새다.우선 가장 큰 관심사는 이재정 현 교육감의 재선 도전 여부다. 가장 강력한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는 이 교육감은 줄곧 "경기도민의 뜻에 따르겠다"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그는 최근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처음에는 4년 임기를 마치고 떠난다는 생각이었으나, 시간이 지나고 보니 교육은 무엇보다도 연속성과 지속성이 중요하다는 생각도 든다"며 "4차 산업혁명, 대입체제의 변화 등 이번 선거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에 더 신중히 고민 중"이라고 의지를 표명했다. 외고·자사고 폐지, 경기꿈의대학 신설 등 임기 내내 자신의 철학이 담긴 '교육혁신' 정책을 쏟아낸 이 교육감은 재선을 통해 주요 정책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또 다른 진보진영 후보군으로는 최창의 (사)행복한미래교육포럼 대표와 정진후 전 정의당 원내대표, 구희현 친환경학교급식 경기도운동본부 상임대표 등이 거론된다. 최창의 행복한미래교육포럼 대표는 지난 교육감 선거에 이어 재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11년 간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교육특위 수석부위원장으로 활동한 경력 등 교육전반에 잔뼈가 굵다. 경기도의회 의원 3선을 하는 동안 교육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정책통으로 인정받았으며, 이를 기반으로 경기교육희망네트워크 공동대표·교육부 교육자치정책협의회 위원·사회적교육위원회 공동연구위원장·전국교육자치포럼 상임대표 등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주변으로부터 교육감 출마를 권유받고 있는 최 대표는 "현재 여러 가능성을 놓고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정진후 전 정의당 원내대표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창립멤버 출신으로, 전교조 위원장에 이어 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외고·자사고 폐지, 수능 절대평가 등 각종 교육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면서 지역 교육계에서 교육감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전교조 경기지부장을 지낸 구희현 친환경학교급식 경기도운동본부 상임대표도 지난해 출범한 416교육혁명연구소 초대 이사장으로서 경기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진 인물로 알려져있다. 경기모바일과학고 교사로도 근무 중인 구 대표는 "경기도를 교육개혁 출발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보수 및 중도진영에서는 현 이재정 교육감의 대항마로 임해규 전 경기연구원장이 주목받고 있다. 17~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임 전 원장은 자신을 "진보 성향을 띤 보수"라고 소개하며 "초·중등교육 수업혁신을 이루고 고교교육 정체성 확립을 위해 2018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교육감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임 전 원장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대외협력위원장과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을 역임했으며 오랜 의정 생활에도 저서 대부분이 교육 관련 주제를 다루고 있을 만큼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교육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성공회대·가톨릭대 외래교수로 재직한 경력도 갖고 있다.석호현 스페셜올림픽코리아 경기도협회장과 이달주 화성 태안초 교장도 보수 성향의 교육감 후보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과 새누리당 화성을 당협위원장 등을 지낸 석 회장은 지난 총선 당시 자유한국당 화성병 경선에서 고배를 마시고 지난 2015년 초 탈당했다.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도 보수진영 예비후보로 나섰던 석 회장은 "오랫동안 교육현장에 몸담아 일한 경험을 살려 차근차근 교육감 선거 출마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달주 태안초 교장은 경기도교육청이 도입을 추진하려 한 '학교장양성아카데미'에 반대하며 '학교장 양성 아카데미 철회 추진위원회'를 꾸려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이 교장은 "현재 경기교육은 검증 안 된 여러가지 시험으로 현장에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며 "주변에서 출마 권유를 받고 있는 만큼 모든 상황을 열어놓고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이밖에도 지난 2009년 교육감 첫 직선에 출마했던 송하성 경기대 교수와 김상곤 장관의 경기교육감 재직 시절 측근이었다가 지난 대선에선 안철수 후보의 교육 공약 책임자로 활동한 이성대 신안산대 교수도 교육감 후보군으로 도내 교육계에서 거론되고 있다. 이 교수는 '혁신학교' 정책 기획가로도 알려져 있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선택 6·13 경기도교육감 후보군]출마 저울질 현역 재선도전 큰 변수

2018-01-01 신선미

[선택 6·13 인천시교육감 후보군]보수 '분열' 양자 아닌 다자구도로 확대

보수 고승의·윤석진 경선 자격시비 김영태 이탈이재희도 기구 재편 촉구… 제3지대 출마 가능성진보 김종욱·도성훈·이갑영·임병구 단일화 속도인천 첫 진보 교육감의 교육감직 상실로 무주공산이 된 인천시교육청의 수장을 뽑는 내년 선거전은 해가 바뀌며 속도를 내고 있다. 보수와 진보 양자 구도로 예상됐던 내년 교육감 선거는 지난해 말 전초전을 치르는 과정에서 보수 인사들이 '분열'되면서 다자 구도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말 단일화 기구를 출범한 진보 진영은 상대적으로 단일화 성사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지만 후보 자격 시비 등이 변수다.보수 진영으로 교육감 선거에 나설 후보를 결정짓기 위해 지난해 11월 구성된 인천 바른 교육감 후보 추진단(이하 바른 후보 추진단)은 단일 후보 선정을 위한 경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바른 후보 추진단을 통한 후보 단일화 과정에 참여한 인사는 고승의 덕신장학회 이사장(이하 이름 가나다순), 김영태 전 계산고 교장, 안경수 전 인천대 총장, 윤석진 전 인천교총 회장 등 4명이었다.이들 가운데 안경수 전 인천대 총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지난달 18일 불출마 의사를 공식 밝혔다. 김영태 전 계산고 교장은 바른 후보 추진단을 통하지 않고 독자 출마하기로 했다. 김 전 교장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국회의원 선거 때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것을 근거로 '보수가 아니다'는 내부 공격이 지속하자 바른 후보 추진단을 나왔다. 그에 따라 바른 후보 추진단은 고승의 이사장과 윤석진 전 인천교총 회장 2명을 대상으로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진보 진영은 지난달 말 (가칭)'인천 촛불 교육감 추진위원회'(이하 촛불 교육감 추진위)를 발족했다. 추진위 발족에 앞서 인천 진보 성향의 시민·사회단체들은 3차례 모임을 열어 지난 2014년 교육감 선거에 앞서 구성한 '교육 자치 시민 모임'을 평가하고 이 모임을 통해 선출된 '진보 교육감 1기'의 명과 암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촛불 교육감 추진위 구성 이후 경선룰 협의 등 단일 후보 선정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진보 진영 출마 예정자는 김종욱 명신여고 교사(이하 이름 가나다순), 도성훈 동암중 교장, 이갑영 인천대 교수, 임병구 인천예고 교사 등 4명이다. 김종욱 교사와 도성훈 교장은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등 배수진을 쳐놓고 경선에 참여한다. 임병구 교사는 시교육청 정책기획조정관으로 재직 중 지난달 1일 자로 일선 학교로 자리를 옮겨 예비 선거전을 치르게 됐다. '대학교수' vs '중등교사', '전교조' vs '비전교조' 등의 경쟁 구도가 예상된다.보수 진영의 단일화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면서 선거 구도의 변화가 점쳐지기도 한다. 이재희(62) 전 경인교대 총장은 바른 후보 추진단에 참여하지 않고 단일화 추진 기구 재편을 촉구하고 있다. 이재희 전 총장은 "지난 2차례 선거에서 보수 진영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근원적인 이유는 추진단이 권위와 추진력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며 "먼저 준비위원회를 새로 구성해야 하고 예상 입후보자를 초청해 전반적 계획을 설명하고 후보자들에게 공동대표를 추천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보수 진영이 이전처럼 단일화에 성공하지 못하고 분열돼 선거에 나설 가능성이 남아 있다. 이들이 보수도 진보도 아닌 이른바 '제3 지대'로 나설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최근 두 차례의 교육감이 보수, 진보 가리지 않고 모두 뇌물죄로 낙마한 점,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등을 부각하며 차별화를 꾀하는 전략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을 상대로 '일방적 고교 무상 급식 반대' 싸움을 주도해 일정 부분 성과를 낸 박융수 부교육감(교육감 권한대행)의 출마설도 있다. 박융수 권한대행은 김상곤 교육부총리의 차출 제의를 고사하고 내년 6월까지 권한대행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교육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선택 6·13 인천시교육감 후보군]보수 '분열' 양자 아닌 다자구도로 확대

2018-01-01 김명래

[경인일보 신춘문예]'1989년 시 당선' 김인자 시인, 나는 자발적 아웃사이더… 문학의 깊은맛 알게해준 힘

시인 김인자(사진)에게 글 쓰는 일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책상에 앉아 무언가를 끄적이는 것이 일상이었고, 가장 자연스러운 삶의 모습이다.김인자 시인은 1989년 제3회 경인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시인이 됐다. '등단'이라는 통과의례를 지나 시인이 됐다고 인정받았지만, 그는 늘 '자발적 아웃사이더였다'고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89년도에 수원 경인일보 바로 근처에 살았고, 구독자이기도 해서 경인일보 신춘문예에 늘 관심이 있었어요. 하지만 난 사범대 출신이고 정식으로 문학을 배운 적이 없어 확신이 없었죠." 그저 지켜만 보다가, 시를 써야겠다고 마음을 굳히고 쓴 시가 바로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겨울여행'이다. 첫 시도였는데 당선이 돼 기쁨보다는 얼떨떨했단다. "문학을 짝사랑하는 사람일 뿐이었는데, 당선작으로 뽑혔다는 게 믿기지 않았어요. 이후 시집, 산문집 등을 내고 여러 활동을 했지만, 늘 부족한 나에게 회의가 들었어요."슬럼프를 이겨내려고 그는 여행을 시작했다. 그렇게 시인이자 여행가로 김인자의 발걸음이 시작됐는데, 그는 지금까지 17권의 책을 썼다. 시인으로 두각을 드러냈지만, '사과나무가 있는 풍경' '대관령에 오시려거든' 등 전 세계 오지를 돌아다니며 쓴 에세이는 2년 연속 세종도서 문학나눔 우수도서로 선정되는 등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있다."시작이 그랬듯 지금도 나는 늘 아웃사이더에요. 혼자 헤쳐나가는 시간이 힘들었지만, 이제 와 돌아보니 문학의 깊은 맛을 보게 해 준 큰 힘이 된 것 같아요." 그는 신춘문예에 당선된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문학은 배워서 되는 것도 있지만 배우지 않아도 스스로 깨쳐나가는 길도 있어요. 무조건 주류를 쫓기보다 내 생각대로 멈추지 말고 자유로이 쓰세요."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경인일보 신춘문예]'1989년 시 당선' 김인자 시인

2018-01-01 공지영

[경인일보 신춘문예]'1988년 시조 당선' 홍승표 시인, 배우지 않아 자유로운 글… 자신만의 생각·개성 담길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에 당선됐습니다" 누구나 마음 속에 간직한 꿈 하나쯤 있다. 홍승표(사진)경기관광공사 사장에게 '시인'은 그런 꿈이었다.그날, 경인일보로부터 온 전화 한 통은 꿈을 이룬 날이기도 했다. "고등학생 때 연세대학교 전국 남녀 문예콩쿨에서 시조로 장원을 했어요. 글 쓰는 일을 좋아했고, 공부도 해보고 싶었죠. 하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도저히 대학갈 수 있는 상황이 못됐어요. 그러던 중 공무원 시험에 덜컥 합격했고 그 길로 공무원이 됐지만 글을 쓰는 일은 결코 멈추지 않았습니다."글 쓰는 재주 덕에 다행히(?) 공직 생활도 언론사에 보낼 보도자료를 쓰는 일부터 시작했다. "1986년에 처음 경인일보 신춘문예가 시작해 첫 해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조를 써냈는데 아깝게 최종 결심에서 떨어졌어요. 마침 다음해 대선이 한창인 때라 일이 비교적 한가해 틈틈이 시조 쓰기를 계속했죠." 신춘문예 당선작 '새벽, 숲길에서'를 완성해내기 위해 그는 동이 트기 전 광교산에 올라 시상을 떠올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공무원과 시인,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직업을 병행하면서도 그는 꾸준히 시를 썼다. 정식으로 글을 배운 적은 없지만, 글을 쓰는 일은 그의 일상이고 낙이었다. "저는 오히려 글을 배우지 않은 게 더 잘됐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 글을 배웠다면 그 풍을 따라가느라 여념이 없었을 거에요. 그런 것에서 자유롭다 보니 생각나는 대로 자유롭게 글을 쓰고 즐길 수 있었어요."그는 등단 때부터 지금까지 서정시를 고집했다. "경기도 광주 시골에서 태어난 촌놈이라 그럴지 몰라도, 자연에서 받는 대단한 영감을 바탕으로 서정시를 쭉 써왔어요. 나만의 생각, 나만의 개성이 담긴 글을 쓰도록 노력하세요. 인위적인 것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덧붙여 후배에게 당부했다. "신춘문예가 대표작이 돼선 안됩니다. 많이 쓰고 많이 노력해야 합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경인일보 신춘문예]'1988년 시조 당선' 홍승표 시인

2018-01-01 공지영

[한신협 공동 신년기획 '분권개헌 내 삶 바꾼다']① 프랑스에서 배우다

'분권개헌 내 삶 바꾼다'.19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은 수직적인 위계에 따라 모든 권력이 대통령과 중앙 정부에 집중된 구조다. 3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중앙 집권적 성격의 헌법은 그 수명을 다해가고 있다. 1세기 급변하는 환경 변화와 다양한 시대적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 급성장하던 대한민국은 정체 상태로 접어들었고, 지역은 고사 상태로 내몰리고 있다.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들을 선출하면서 형식적인 지방분권이 시작됐지만 한계는 뚜렷했다. 환경, 경제, 복지 분야에서 지역마다 고유한 문제들이 있지만 지방정부는 맞춤식 정책을 펼칠 수 없다.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들을 먼저 경험한 선진국들은 강력한 지방분권을 통해 이 문제를 돌파했다. 프랑스, 스위스, 독일, 일본 등 선진국들은 중앙정부가 큰 틀의 정책 결정 및 통치에만 관심을 갖고 실질적 운영 권한은 지방정부에게 이양했고, 지방정부의 권한은 헌법을 통해 보장되고 있다. 그 결과 지방정부는 여러 가지 혁신을 이끌어 냈다. 한신협은 '분권 개헌 내 삶 바꾼다' 신년 기획을 통해 선진국들이 분권형 개헌을 통해 창출한 혁신 사례들을 살펴보고, 분권형 개헌으로 바뀌는 지역민의 삶을 생생하게 짚어보려고 한다. /편집자주■쇠락한 '실크 도시'가 유럽 제약산업의 중심지로프랑스 파리에서 남동쪽으로 400㎞가량 떨어진 도시 리옹(Lyon)은 과거 실크로드의 종착지로 명성을 날렸다. 하지만 19세기 산업혁명의 여파는 리옹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리옹에는 실업자와 빈집이 넘쳐났다. 리옹의 극적인 변화는 프랑스 지방분권형 개헌과 궤를 같이 한다. 1980년대부터 본격화된 프랑스의 지방분권형 개혁은 2003년 개헌으로까지 이어졌고, 이를 통해 리옹은 강력한 지방조직을 구축했다. '지역의 문제는 지역이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다'는 슬로건 아래 재정자주권과 자치입법권 등을 손아귀에 넣었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거점산업과 도시재생사업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것이다. 오늘날 리옹은 프랑스의 명실상부한 제2의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대한민국 현행 헌법 대통령·중앙정부에 '권력 집중'1995년 지자체장 선출 지방자치 첫 발 형식적 '한계'경제·복지등 지역 고유의 문제 맞춤식 정책 못 펼쳐 프랑스 1982년 '지방분권 바람' 2003년 개헌 이뤄내 선언적 명시·보충성 원리등 관련법률만 40여개 제정 지방분권형 개헌을 통해 강력한 조직을 구축한 리옹은 2000년대 초반부터 지역을 대표할 경쟁거점산업을 육성하기 시작한다. 실크 못지 않게 제약산업이 유명했던 리옹은 '리옹바이오폴(Lyonbiopole)'이라는 혁신지구를 만들고 이 곳에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 등을 대거 유치했다. 그 결과 사노피 파스퇴르 등 세계적 위상을 갖춘 제약회사들이 리옹에 본사를 두고 활동을 하고 있다. 리옹은 지방분권 개헌 이후 성공적인 도시재생산업을 통해 자국민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까지 대거 유치하고 있다. 리옹은 지난 1998년 자체적으로 개발기본계획을 수립, 민간 기업과 합작한 도심정비회사를 만든다. 실크 산업의 중심지였던 수변지구, 이른바 '콩플뤼앙스' 지역의 쇠퇴 현상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성매매가 성행하던 슬럼가는 10여 년에 걸친 노력 끝에 유네스코가 정하는 창조도시에 선정될 정도로 눈부신 변화를 체험했다. 도시재생산업이 이처럼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던 데에는 지자체가 사업을 주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손강(Saone)을 따라 50㎞에 걸쳐 산재한 14개의 코뮌이 이 사업에 주체로 참여했고, 그 결과 주택, 사무실, 공공용지 등이 편중 현상없이 골고루 분산배치됐다. 지자체가 힘을 모아 콩플뤼앙스에서 매년 연말 개최하는 '빛의 축제'는 프랑스의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프랑스 지방분권형 개헌의 역사프랑스에서 지방분권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1982년부터다. 좌파인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지방분권형 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1982년부터 2003년까지 20년간 정권에 관계없이 지방분권과 관련한 법률만 40여 개가 제정됐다.하지만 중앙 정부가 지자체를 간접적으로 간섭하는 경우가 여전히 종종 있었고, 지방재정의 확충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선에 머물렀다. 이에 2003년 우파인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지방분권을 보다 확고히 하기 위해 개헌을 추진했다. 개정 헌법 1조는 '프랑스는 단일공화국으로서 그 조직이 지방분권화된다'고 선언적으로 명시한다. 개정헌법 72조는 '지자체는 그 수준에서 가장 적합하게 행사할 수 있는 모든 권한에 대한 결정할 자격을 가진다'며 보충성의 원리를 적용했다. 지자체가 모든 성질의 조세수입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할 수 있고, 과세표준과 세율까지 정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재정자주권을 헌법에 명시했다. '지자체가 스스로의 권한을 행사하기 위해 명령권을 가진다'고 규정하며 자치입법권을 부여하기도 했다.■"지방분권 개헌 결실 맺으려면 지역 간 연대가 중요"지방분권형 개헌은 중앙에 집중됐던 막대한 권한을 지자체로 분산시키는 것이다. 잘 사는 도시에게 지방분권형 개헌은 약이지만, 못 사는 도시에게는 독이라는 지엽적 비난이 일각에서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보다 먼저 지방분권형 개헌을 실천한 프랑스는 지역과 지역 간의 연대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다. 조세수입 징수등 재정 자주권에 자치 입법권까지 부여'탄탄한 분권' 바탕 빈집·실업 넘치던 도시 '리옹' 부활 지자체 주도로 제약산업 활성화·도시재생 눈부신 변화시민단체 주축 '지역연대협의체' 중소도시 균형발전 보완전문가 "국익 위해 정권·정파 상관없이 지속 추진" 제언프랑스 얼베인은 진정한 지방분권과 지방자치를 실현하기 위해 시민단체가 주축이 돼 지방정부들을 회원으로 하고 있는 협의체다. 리옹, 마르세유, 니스 등 대규모 도시는 물론이고 중·소도시까지 101개의 지자체가 프랑스 얼베인에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해당 지자체장, 지방의원 등 고위 공직자가 회원으로 참여하는 방식이며, 주민으로 따지면 프랑스 인구의 절반정도인 3천만명이 소속돼 있는 셈이다. 지자체가 걷은 주민세 중 일부를 협의체 운영비로 쓰고 있다.프랑스 얼베인의 올리비아 랜댈 회장은 "지방분권형 개헌 이후 척박한 여건을 가진 지역의 중소도시들은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거나 광역도시권의 현안에서 소외될 위협에 처했다"며 "프랑스 얼베인이 만들어진 것은 크고 작은 도시들 간의 협력과 소통을 통해 진정한 지방분권이 실현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회의는 여러 지역에 걸친 공통된 안건이 있을 경우 수시로 열린다.700~800명의 지역의회 의원 및 관계자가 참석해 협의점을 도출할 때까지 며칠 밤을 새워가며 토론회가 진행된다. ■정파 가리지 않고 개헌 이뤄낸 프랑스 롤모델 삼아야"프랑스는 정권 변화에 관계없이 지방분권을 추진했습니다. 국익을 위해서라면 우리 정당들도 정파 다툼이 아닌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야할 때입니다."경성대 배준구 교수는 좌우 정당을 가리지 않고 개헌을 이뤄낸 프랑스를 우리의 롤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 교수는 지방분권형 개헌이 특정 정부의 성격이나 의지와 관련 없이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도출된 과제이니만큼 여야가 뜻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좌파 정권에서 지방분권형 개헌을 시도해 우파 정권에서 이를 마무리한 프랑스의 사례는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배 교수는 또 개헌을 할 때 권한과 함께 재원의 이양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자체의 권한은 돈과 직결된 문제기 때문이다. 2014년 기준으로 프랑스 지방정부의 자체세입비중은 72.1%인데 비해 국내 지자체의 자체세입비중은 42%로 OECD 30개 국가 중 22위에 머물렀다.개헌에 '지방자치단체에 의한 실험법'을 명시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지자체가 추진한 정책이 결과적으로 실패에 가까운 결과를 낳더라도 중앙 정부가 이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다. 프랑스는 2003년 개헌을 추진할 때 이 법을 제정했다. 배 교수는"프랑스는 중앙 정부와 지자체가 동등한 계약 관계를 맺는 '계획계약제'를 실시하고 있어 지방에 대한 개입이나 통제가 적다"며 "지방분권형 개헌을 반드시 성사시켜서 진정한 지방자치가 이뤄져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리옹/한신협 공동취재단[한신협 공동 신년기획 '분권개헌 내 삶 바꾼다']① 프랑스에서 배우다메트로폴 리옹 건물. /메트로폴 리옹·프랑스 얼베인 제공지자체들의 협의체인 프랑스 얼베인(FRANCE URBAINE) 소속 회원들이 회의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메트로폴 리옹·프랑스 얼베인 제공

2018-01-01 경인일보

[경인일보 신춘문예]'2001년 소설 당선' 나여경 소설가, 삶 자체가 창작의 원동력… 인생이 지속되는 한 '쓸것'

"아웅다웅 살고 있는 우리네 삶 자체가 창작의 힘, 신문은 소설가에게 좋은 소재거리를 제공하는 최상의 자료다."지난 2001년 단편소설 '금요일의 썸머타임'으로 소설가로서 첫 발을 내딛은 이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나여경(사진)작가. 소설집 '불온한 식탁'과 '포옹', 여행산문집 '기차가 걸린 풍경'으로 꾸준한 창작활동을 펼치는 것은 물론 제11회 부산작가상 수상에 이어 지난달에는 제10회 백신애 문학상 수상하며, 문단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이외에도 작가와사회 편집장, 부산소설가협회 사무국장을 역임하고, 현재 요산기념사업회 사무국장과 한국소설가협회 중앙위원, 부산작가회의·부산소설가협회 이사를 맡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등단 소식을 듣고 이윤기·현길언 당시 심사위원께 감사 전화를 드렸을 때가 생생하다"며 "故 이윤기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 '제발 펜을 놓지 말고 열심히 쓰세요' 이 한마디가 떠오른다"고 했다. 나 작가는 "글을 쓰다 보면 대부분은 마음에 차지 않는다. 언제나 마음 흡족한 글만 쓸 수 있으면 좋겠지만 글의 신이 아닌 이상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경인일보 신춘문예 후배들에게 "실망하지 않고 열심히 쓰는 것, 그것이 작가에게 주어진 의무"라며 축하의 말을 대신했다.신문에서 우연히 구스타프말러에 관한 기사를 보고 영감을 받아 당선작이자 처녀작 '금요일의 썸머타임'을 썼다는 그는 "삶 자체가 내 창작의 힘"이라며, "사람과 세상사에 대한 무관심 때문에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지만 인생사가 지속되는한 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더 나은 작품에 대한 목마름을 얘기하는 나여경 작가는 "아직도 쓰고 싶은 이야기 몇 가지가 내 안에 꿈틀대며 끓고 있다"며 앞으로 좋은 작품으로 독자들과 만날 것을 약속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경인일보 신춘문예]'2001년 소설 당선' 나여경 소설가

2018-01-01 김성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