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경인일보 창간 특집, 인천]인천항 내항과 신항

인천항은 역사적으로 서구 문화를 처음 받아들인 개항장이다. 인천항은 1883년 1월, 강화도 조약에 의해 부산항과 원산항 등에 이어 3번째로 개항했다. 이어 그해 6월 수입화물에 대한 관세 사무행정을 담당할 해관이 설치됐고, 1903년 6월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등대인 팔미도 등대도 세워졌다.개항 후 빠른 속도로 성장한 인천항은 근현대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그중 내항은 인천항 발전의 중심이었다. 1974년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부두를 만든 내항은 수도권의 관문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하지만 수년간 국가 경제의 견인차 구실을 했던 내항은 남항, 북항, 신항 등 외항이 잇따라 개항하면서 그 소임을 내주고 있다. 오는 11월 인천 신항이 완전히 개장하고, 인천 내항 부두운영사(TOC) 통합과 1·8부두 재개발이 시작되면 인천항의 중심은 내항에서 신항으로 이동하게 된다. ■ TOC 통합, 항만재개발로 역할 축소되는 인천 내항1974년 개장한 인천 내항은 경인 공업지역의 원자재와 소비재 물동량의 증가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게다가 갑문 시설이 확충되면서 최대 5만t급 대형 선박들이 상시 입출항할 수 있는 항만으로 변모한다. 하지만 최근 선박들이 대형화되고, 새로운 항만들이 생겨나면서 내항의 물동량은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인천항만공사가 발표한 '인천 내항 TOC 통합 타당성 검토 및 방안 수립 연구용역 중간보고' 자료를 보면 2010년 내항의 물동량은 1천862만t에 달했지만, 2015년에는 1천604만t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최근 3년 동안 내항 TOC 10개사는 192억 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이에 인천항 노·사·정은 내년 5월 단일 부두운영사 출범을 목표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일부 TOC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아 부두 운영에 차질이 생기거나 갑작스러운 대량 실직 사태가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지난달 인천항 노사정이 항운노조원의 고용과 근로조건을 보장하고, 자발적 희망퇴직을 제외한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통합 성사 가능성은 한층 커진 상황이다.내항 TOC가 통합되면 항만 기능이 폐지된 부지의 재개발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인천 내항 재개발은 지역의 핵심 숙원 사업이다. 항만물류시설과 주거·상업지가 너무 인접해 환경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부두 하역작업으로 수십 년 동안 소음과 날림먼지 피해를 봤다며 부두 전면 개방을 계속해서 요구해왔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최근 인천 내항 1·8부두 45만3천㎡에 대한 항만재개발 사업화 방안 수립 용역에 착수했다. 민간사업 시행자를 찾지 못해 표류하던 이 사업은 작년 말 인천시, LH, 인천항만공사가 공공개발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협약을 맺으면서 속도가 붙었다. 해수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사업제안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이후 사업 타당성 검토, 제3자 제안공모, 사업계획 수립, 실시계획 승인 등을 거쳐 2020년 사업 착수가 가능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새로운 인천항의 중심이 될 인천 신항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매년 상승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3년 처음으로 20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넘어선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2015년 238만TEU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치인 267만9천700TEU를 달성했다. 올해에는 지난 2일 200만TEU를 돌파하는 등 애초 목표로 했던 300만TEU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의 중심에는 인천 신항이 있다. 2015년 6월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이 개장하면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인천 신항은 이미 인천항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인천 신항 물동량은 지난해 상반기 33만5천TEU에서 올해 같은 기간에는 67만3천TEU로 50% 이상 증가했다. 올 상반기 신항에서 처리한 물동량은 인천항 전체 물동량(146만9천TEU)의 45.8%에 해당하는 것이다.인천 신항 개장 전의 인천항은 4천TEU 정도를 싣는 선박까지만 수용할 수 있는 세계 60위 권 항만이었다. 인천 신항 개장 이후 인천항은 달라졌다. 아시아 권역 서비스를 중심으로 운영하던 인천항은 신항 개장으로 대형 선박 입항이 가능해지면서 미주와 중동 지역으로 노선을 확장했다.오는 11월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HJIT)이 완전히 개장하면 2007년 인천 신항 사업 착수 10년 만에 직선거리 1.6㎞, 터미널 전체 면적 96만㎡ 개발이 마무리된다. 인천 신항이 인천항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인천항만공사는 신항에 고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냉동·냉장화물과 안정적으로 물동량을 확보할 수 있는 대량화물 유치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5년에는 연간 물동량 450만TEU를 달성해 세계 30위권 항만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인천항의 새로운 중심이 될 인천 신항. 2015년 6월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이 개장하면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인천 신항은 인천항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인천항은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5년에는 연간 물동량 450만TEU를 달성해 세계 30위권 항만으로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인천 내항인천항 8부두

2017-09-28 김주엽

[경인일보 창간 특집, 인천]인천국제공항 3·4단계 사업

내년 2터미널 정식개장 평창동계올림픽 지원셀프 체크인·원형검색기 등 스마트기술 적용터미널 확장·활주로 건설 4단계 사업 본격화생산 8조·부가가치유발 2조대 경제효과 기대 인천국제공항이 2023년이면 연간 여객 1억명 처리 능력을 확보하게 돼 동북아시아 대표 허브공항으로 입지를 굳힐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제2여객터미널 신설을 포함한 인천공항 3단계 사업을 올해 안에 마무리 짓고, '제2여객터미널 확장'과 '제4활주로 건설' 등을 포함한 4단계 사업에 돌입한다.■ 내년 초 제2여객터미널 개장, 인천공항 3단계 사업 완료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신설을 포함한 인천공항 3단계 사업(총사업비 4조9천303억원)은 관련 공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인천공항 2터미널에서는 가상 여객까지 투입해 실제 항공기 운항을 포함한 시험운영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인천공항공사는 내년 초 2터미널을 정식 개장해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연간 약 1천800만명의 여객 처리 능력을 갖춘 인천공항 2터미널로는 1터미널에 있던 대한항공(KE), 에어프랑스(AF), 델타(DL), KLM(KL)이 옮겨간다. 2터미널이 개장하면 1터미널(연간 여객 5천400만명 처리)과 합쳐 인천공항은 연간 7천200만명 처리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2터미널은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 12연패를 달성한 인천공항의 명성에 걸맞게, 다양한 여객의 수요를 만족하기 위한 세심한 설계가 도입됐다. 터미널 내에 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상설공연장이 마련돼 있어 다양한 문화 수요를 맞출 수 있다. 여객 편의를 위한 다양한 '스마트' 기술도 터미널 곳곳에 적용됐다. 탑승 수속을 간편하게 마칠 수 있는 '셀프 체크인 기기'가 곳곳에 마련됐고, 출국심사장에는 기존 문(門)형 검색기와 다른 원형 검색기가 도입됐다. 여객이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점도 2터미널의 특징이다. 버스, 철도 등 대중교통을 한 곳으로 통합 배치해 편리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T2 입국장에서 철도 플랫폼까지 거리는 59m로, 1터미널 220m에 비해 가깝다. 2터미널은 조경에도 신경을 써 이용객은 마치 공원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인천공항 4단계 사업도 활주로에 올라국토교통부는 10월 중 항공정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인천국제공항 개발 기본계획 변경안(제9차)'을 고시할 계획이다.국토부는 관계 부처 협의를 완료했고, 기본계획 고시 이후에는 기본·실시설계에 착수하는 등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인천공항 4단계 사업은 인천공항 연간 여객 처리 능력을 1억 명까지 끌어올리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3단계 사업에 따라 내년 초 2터미널이 개장하면, 인천공항은 연간 약 7천200만명의 여객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4단계 사업으로 2터미널을 확장하고 제4활주로를 조성하면 여객 처리 능력은 2천800만명만큼 늘어나게 된다.4단계 사업에는 4조1천852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데, 이미 공식적으로 타당성을 인정받았다. KDI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인천공항 4단계 사업의 B/C(비용 대비 편익 비율)값은 '1.46'으로 경제성을 판가름하는 기준인 1을 넘었다. AHP(종합평가)도 기준치(0.5)보다 높은 0.59를 받았다.4단계 사업에 따라 조성되는 비행장 시설은 ▲제4활주로(길이 3천750m, 너비 60m) ▲제2활주로 연결 고속탈출유도로 ▲여객계류장(86만1천㎡) ▲화물계류장(12만6천㎡) 등이 있다. 2터미널에 수화물 처리시설, 탑승교, 건축 설비 등 31만6천㎡ 규모의 시설을 추가로 설치한다. 단기주차빌딩 등의 역할을 하는 제2교통센터도 건립된다.인천공항공사는 1터미널이 2023년, 2터미널은 2019년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4단계 사업을 준비하게 됐다.4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동북아시아 주요 공항에 밀리지 않는 여객 처리 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홍콩공항의 경우 2020년이면 연간 여객 처리 능력이 1억1천만 명 수준으로 올라간다. 2025년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1억3천500만명, 중국 푸둥공항은 1억6천만명에 달하는 여객 처리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4단계 사업으로 생산유발 8조522억 원, 부가가치유발 2조8천626억원, 취업유발 5만640명 등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내년 초 정식개장하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전경. 연간 약 1천800만명의 여객 처리 능력을 갖춘 제2여객터미널에는 1터미널에 있던 대한항공(KE), 에어프랑스(AF), 델타(DL), KLM(KL)이 옮겨온다. 2터미널이 개장하면 1터미널(연간 여객 5천400만명 처리)과 합쳐 인천공항은 연간 7천200만명 처리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7-09-28 홍현기

[경인일보 창간 특집, 동행]경기도립국악단 최상화 단장·안경연 단원 '세대 맞장구'

"국악을 뛰어넘어 재밌게 음악을 했어요. 사물놀이도 하고 현악기, 관악기 가리지 않고 배우고 연주하면서 국악이 얼마나 창조적이고 역동적이고 진취적이고 민주적인지를 깨달았어요."경기도립국악단 최상화(60) 단장은 17살부터, 45년쯤 국악을 했다. 올해 국악단에 입단한 안경연(25) 단원은 중학생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아쟁을 배우기 시작해 10년이 조금 넘었다. 두 사람은 아주 다른 이유로, 판이한 상황에서 국악을 시작했다. 그러나 오늘 만난 그들은 같은 바람을 품고 있었다. '자연스러워지길'.누군가에게 '나 국악해요'라고 말했을 때 '어머, 진짜?'라고 반문하며 놀란 눈으로 사람을 다시 보는 게 아니라 '아, 그렇구나'하며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최상화 단장은 돈이 없어서 국악을 시작했다. "우리 때는 다 비슷했을 것 같은데, 고등학교 등록금이 없어서 국악예술학교를 갔어요. 거기는 학비가 무료였거든요. 국악인이 없어 양성할 때였거든요." 부모 형제 일가 친척 중 국악을 하는 사람이 없었고 어디 가서 국악을 보고들은 적이 없지만, 진학을 해야 하니 국악을 하게 됐다. 국악으로 돈도 벌어야 했다. "18살부터 대금으로 무용 반주를 해서 돈을 벌었어요. 그때는 굿판이나 무용판에서 일을 할 수 있었는데, 열심히 하면 넉넉히 벌 수 있었죠." 대학에 진학해서는 작곡을 배웠다. 그때부터 국악이 재밌어졌다. "모든 것이 음악의 재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국악을 뛰어넘어 재밌게 음악을 했어요. 사물놀이도 하고 현악기, 관악기 가리지 않고 배우고 연주하면서 국악이 얼마나 창조적이고 역동적이고 진취적이고 민주적인지 깨달았어요. 사물놀이만 봐도 연주자에 따라 자기방식대로 변형해서 연주하잖아요. 즉흥성과 다이내믹이 엄청나죠."안경연 단원은 초등학교 5학년 때 국악인의 길을 가리라 마음먹었다. 학교 과제를 하느라 국악공연을 보러 갔는데 아쟁 소리가 집에 와 숙제를 끝내고 나서도, 며칠이 지나고서도 귀에 맴돌았다. 예술중학교를 거쳐 최 단장이 다닌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입학부터 쉽지 않았다. "제가 입학하던 해에 사립에서 공립으로 전환되며 경쟁률이 훨씬 높아졌어요." 대학 진학도 개인 레슨을 받으며 무던히 애썼다. 도립극단 입단은 더 어려웠다. 국악단원 신규채용도 별로 없지만 아쟁 연주자를 뽑는 경우가 최근 몇 년 동안 없던 터였다.지원자 숫자도 많았지만 스승 연배의 실력자들이 오디션에 몰렸다. "제가 국악을 하겠다고 했을 때 고모가 말리셨었어요. 고모도 국악을 하셨거든요. 어려운 길이라는 것을 알고 시작했는데, 저는 정말 운이 좋은 케이스에요." 주변 또래 중에 국악을 배우거나 좋아하는 친구가 없었다.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있었지만 다들 양악을 했다. 외로웠을 법도 한데 안 단원은 그게 좋았다고 한다. "다들 하는 게 아니라서 국악이 좋아 보였고, 국악기가 내는 소리는 들으면 쉽게 사라지지 않고 오래 머무르더라고요. 도구 없이 맨손으로 연주하는 것도 좋고요. 저는 아직은 국악을 하는 게 힘든 줄 모르겠어요."최 단장은 군 제대 후 서울시립관현악단에 대금주자로 입단해서 10년을 있었다. 전북도립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로,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으로 활동했다. 그러는 동안 우리 국악계의 상황은 급변했다. "국악 전체적으로 보면 전공자가 100배 정도는 많아진 것 같아요. 80년대 들어 대학이 늘어나면서 관련 학과도 많아진거죠. 한동안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았어요. 그래서 예술가끼리의 시장이 형성됐죠." 최 단장은 이때문에 국악이 대중 속으로 녹아들지 못한 채 '전통의 박제화'라는 운명에 처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저와 같은 시기 국악을 배운 사람들은 악감을 바탕으로 국악을 대했어요. 대금을 했지만 민요도 알고 장구도 쳤죠. 예술가들이었어요. 그런데 지금 배우는 학생들은 인간문화재 종목에 종속돼서 도제식으로 배웁니다. 학교가 문화재 양성기관이 된거예요. 아쟁으로 시작하면 아쟁으로만 끝나죠. 우리 국악은 유독 예술계에서는 독특하게 창조성을 북돋지 않아요." 안 단원은 최 단장의 이런 지적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그러나 국악의 미래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했다. 경기도립단원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고 했다. "10년 넘게 국악을 배웠지만 돌아보니 입단하고 몇 달 사이에 훨씬 더 공부를 많이 하게 됐어요. 국악 작품을 오케스트레이션이 가능하도록 악보와 악기를 개량하는 '치세지음'프로젝트 덕분에 우리 음악을 더 넓은 시야로 보게 됐어요. 우리 악기가 가진 한계를 벗어나 모든 음악을 연주하게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국악을 익숙하게 여기고 즐겨 듣게 되겠죠?" 국악인으로서 안 단원의 바람은 사람들이 국악에 이질감을 느끼지 않는 것이다. "아무래도 '나 바이올린 전공했어'라고 말할 때와 '나 아쟁 전공했어'라고 말할 때의 반응이 다르니까요. 국악이나 양악이나 같은 음악으로 편안하게 생각하게 되면 좋겠어요."최 단장도 같은 마음이다. "제가 골프를 치면 국악 하는 사람도 골프를 저렇게 잘 치냐고 말해요. 이런 말을 듣게 된 것은 국악인에게도 책임이 있죠. 보통 예술계가 하는 노력들을 국악은 하지 않았어요. 많이 뒤처져 있기때문에 열심히 따라잡아야 합니다. 이에 더해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국악방송과 국립국악원을 없애는 것이에요. 국악이라는 말을 없애고 모든 방송에서 국악이 나와야 해요. 국립국악원이 아니라 국립음악원이면 됩니다. 그래야 우리 음악에 숨겨진 예술성을 온전히 발견할 수 있어요."최 단장은 요즘 악기 개량에 정성을 쏟고 있다. 해금과 아쟁보다 한 옥타브씩 낮은 소리를 내는 저해금과 저아쟁을 제작해 국악관현악에서 부족한 베이스를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아쟁을 연주하는 안 단원은 더 바빠질 예정이다. 그러나 기꺼운 마음으로 새 아쟁을 기다린다. 이를 통해 더 재미있게 음악을 할 수 있게 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최 단장은 어깨가 무겁지만 마음은 들떠있다. "음악인으로서 무엇이든 연주할 수 있게 되는 것, 단원 개개인이 가진 예술성, 창조성을 최대한 발현하도록 조건을 갖추는 것이 도립극단이 지향하는 바입니다. 사실 이건 모든 음악인, 예술인들에게 아주 자연스러운 길이죠. 도립극단은 변하고 있어요. 그래서 기대가 되고, 희망을 품을 수 있죠."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 사진/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최상화 경기도립국악단장(오른쪽)이 올해 입단한 안경연 단원과 아쟁을 들고 다양한 국악의 길에 대해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다. 사진/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2017-09-28 민정주

[경인일보 창간 특집, 다문화]사회 첫발 '다문화 2세' 편견없는 꿈을 꾼다

부천의 유혜석·혜명 쌍둥이 형제이집트 대신 한국 땅 택한 대학생사업체 경영·항공사 승무원 희망이민자 정착보다 자녀에 주목할때결혼이주, 유학, 이민 등으로 다문화 사회가 된 대한민국은 이제 이민자들의 성공적인 정착보다도 이들의 '자녀'에 주목해야 한다. 부모의 국적은 다양할지라도 본인은 어김없는 '한국인'으로 나고 자란 다문화 2세들. 어느덧 다문화 2세가 성장해 사회에 대거 진출하는 시기가 왔기 때문이다. 이들 '다문화 2세'가 우리 사회의 오늘이자 내일의 모습이다. 여느 20대와 마찬가지로 대학생활과 아르바이트를 하고 꿈도 이루며 군입대를 준비하고 있는 다문화 2세 쌍둥이 형제를 지난 10일 부천의 한 공원에서 만났다. "모델, 아랍어 강사, 수영선수… 한국인으로서 이루고 싶은 꿈은 아직도 많습니다."유혜석(21)·혜명(21) 형제는 지난 1997년 7월 인천의 한 병원에서 빛을 본 이란성 쌍둥이다. 대학생이던 한국인 어머니와 한국을 자주 오가던 이집트인 아버지가 사랑에 빠지면서, 혜석·혜명 형제는 국제결혼의 결실이자 다문화 가정 2세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직장으로 인해 이집트에서 유년시절을 보내야 했지만, 형제는 한국인으로서 한국에서 성인이 돼 자리를 잡고 싶다고 생각했다. 부모님도 이집트보다 한국의 환경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고 그렇게 쌍둥이 형제는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처음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선·후배 문화 등 낯선 한국 문화와 언어적인 어려움에 부딪힐 때마다 스스로 한국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은 흐트러지기 일쑤였다. 그러나 한국에서 만난 스승들이 형제를 다독이며 일으켰다. 형 혜석씨는 "부천 진영고 재학 시절에 박혜정 선생님이 학교 생활과 장래희망 등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며 "무사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둘 다 배우고 싶은 전공을 선택해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던 건 선생님 덕분"이라고 말했다.현재 혜석씨는 부산외대 영어학부에 재학 중으로, 학교 국제관리팀에서 아랍어 조교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1년 간은 모델 에이전시에서 근무하며 모델 활동을 하기도 했고, 번역회사에서 아랍어 강사로도 일하는 등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 많은 경험을 쌓고 있다. 지금은 언어적인 장점을 살려 자신만의 사업체를 경영하는 것이 꿈이다. 혜석씨는 "3천 명이 넘는 학생들 중에서 선정돼 이번 학기에는 장학금까지 받게 됐다"고 말했다. 동생 혜명씨의 꿈은 항공사 승무원이다. 오산대학교 항공서비스학과에 재학 중이며, 수영에도 재능이 있어 오산시체육회 소속 수영선수로 활동하고 있다.엄연한 '대한 남아'인 이들 형제는 '군대'라는 관문을 앞두고 있다. 형 혜석씨는 "군대에 다녀오면 진정한 대한민국 남성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해병대 또는 카투사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력 때문에 현역으로 입대하지 못하게 된 동생 혜명씨는 "군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크다"며 "대신 사회복무요원은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기 때문에 수영 연습에 매진해 군 복무 기간 오산시를 대표하는 수영선수로서 우리나라를 빛내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박연신기자 julie@kyeongin.com사업가와 항공사 승무원의 꿈을 밝히며 환하게 웃고 있는 유혜석(사진 왼쪽)·혜명 형제.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7-09-28 박연신

[경인일보 창간 특집, 동행]패러글라이더 백진희… 비상할 때 필요한 것

부상으로 체고 진학 무산후 방황태국서 '비행경험'뒤 마음 다잡아체력보다는 멘탈 50~60대 선수도초보자·선수는 오히려 사고 안나중급자 실력 과신했을때 위험해비행중엔 안전만 생각하며 집중내년 아시안게임서 금메달 목표동호인 남편과 부부 국가대표 꿈후원 많아져야 좋은 선수들 배출"대회 출전을 위해 아침에 집을 나설 때 아들을 마지막으로 보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지만, 시합할 때 집중하면 모든 것을 잊게 됩니다. 더해서 1등으로 들어가면 너무 기쁘고, 남자 선수들과 비슷하게 들어가면 그 기분은 최고가 됩니다."패러글라이딩은 패러슈트(낙하산)와 행글라이더의 특성을 결합한 것으로, 별도의 동력장치 없이 바람에 몸을 실어 활공하는 스포츠이다. 패러글라이딩 크로스컨트리(장거리 비행) 종목은 이륙한 후 지정된 타스크(목표지점)를 돈 뒤, 착륙 지점에 빨리 도착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정밀착륙은 예정된 지점에 얼마나 정확하게 착륙하는지를 겨루는 종목이다. 1986년부터 국내에 보급되기 시작한 패러글라이딩은 내년에 열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에 채택되면서 국내에서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봄의 하늘은 거칠고, 여름에는 햇볕이 강하지만, 고도는 많이 올라가지 않는다. 반면, 가을 하늘은 깨끗하며 고도도 많이 올라간다. 겨울은 깨끗하지만 춥다." 항공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느끼는 계절별 하늘이다. 항공 스포츠에서 하늘은 야구의 필드이며, 축구의 그라운드이다. 경기력에 직결되는 요소인 것이다. 그만큼 항공 스포츠는 자연환경과 잘 어우러져야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다. 초보 딱지를 떼려면 4계절을 겪어봐야 한다는 항공 스포츠계의 격언도 이를 강조한 내용이다.3개월 전 여성 패러글라이더 백진희(39·인천시패러글라이딩협회·사진)씨는 올해 패러글라이딩 국가대표에 선발됐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6월 29일자 15면 보도) 백씨는 2012년 국가대표 발탁 이후 3년 후인 2015년 재발탁됐으며, 올해까지 3년 연속 국가대표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그는 국내 패러글라이딩 장거리 부문에서 여성 신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용인 정광산에서 전북 진안까지 직선거리 155㎞를 5시간 43분 동안 무동력으로 비행했다.학창 시절 육상 단거리 종목 선수였던 백씨는 어린 시절 부상으로 인해 좌절을 겪었다. 그 여파로 인해 삶의 의욕을 잃었던 백씨를 패러글라이딩이 일으켜 세웠다. "운동 중 부상을 당해 체육고등학교 진학이 무산됐어요. 이어서 친한 친구 2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일도 겪었고요. 오랜 기간 방황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20대 초반 우연찮게 태국 여행을 갔다가 보트를 이용해 비행을 하는 패러세일링을 경험했습니다. 당시 '이거다'라는 느낌이 들었죠. 부상 여파로 인해 많은 체력을 요구하는 운동은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으니까요. 귀국해서 알아보니, 당시 국내에서 패러세일링은 다소 생소한 종목이더군요. 대신에 보다 저변을 갖췄던 패러글라이딩에 입문했습니다. 적금을 깨서 550만원으로 장비를 구입했고요. 패러글라이딩 덕분에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습니다." 백씨는 2001년 패러글라이딩을 시작했으니, 이제 17년 차다. 2002년 경북 문경에서 열린 대회에서 처음으로 여자부 1위를 차지한 이후 꾸준히 입상권에 들어왔다."패러글라이딩은 체력이 필요한 스포츠라기 보단 멘탈 스포츠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나이 제한도 없고, 50~60대 국가대표 선수들도 있습니다. 현재 국가대표에서도 제가 가장 어린 축에 속합니다. 비행 중 선수들은 오로지 안전만을 생각하면서 비행에만 집중하죠. 빠르면서 정확하게 가야 하기 때문에 마음도 조급해지고요."국내·외 패러글라이딩 선수들은 남자가 다수다. 비율로 보면 남자 선수가 10이면 여자 선수는 1.3~1.4 정도 된다. 아무래도 위험하고 아찔한 순간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정밀착륙 종목에서 선수가 당하는 부상은 골절 정도이지만, 장거리 비행에선 선수가 사망에 이르는 사고가 간혹 납니다. 대회 출전을 위해 아침에 집을 나설 때 아들을 마지막으로 보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지만, 시합할 때 집중하면 모든 걸 잊게 됩니다. 더해서 1등으로 들어가면 너무 기분 좋고, 남자 선수들과 비슷하게 들어가면 그 기분은 최고입니다. 전반적으로 초보자와 선수들은 사고가 잘 안 납니다. 중급자들이 자신의 실력을 과신했을 때 사고가 잘 나는 것 같아요." 이어서 자신이 겪은 아찔했던 순간도 밝혔다. "네팔에서 열린 대회였어요. 시합 중 산 정상에 불시착해서 캄캄한 밤에 20㎏이 넘는 장비를 메고 네 시간을 걸어 내려온 적도 있습니다. 글라이더가 접히거나 텐션이 깨지면 자이로드롭을 타는 것 같은 느낌으로 하강할 때도 있는데, 이런 두려움을 극복해야 다음 시합에 나갈 수 있습니다." 백씨의 목표는 내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다. 또한, 오랜 시간 패러글라이딩을 즐기고 싶다는 바람도 갖고 있다."나이가 더 들더라도 계속해서 즐기고 싶어요. 추후 올림픽 종목에도 채택될 거고, 올림픽 메달도 따고 싶습니다. 그리고 현재 동호인 활동을 하고 있는 남편과도 같이 경기에 나서고 싶고요. 아직 부부 국가대표는 없습니다."이어서 장거리 비행 기록 경신에 대한 목표는 막연하게만 갖고 있다고 했다.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주로 대회 위주로 비행을 하기 때문에 장거리 비행을 언제 도전하겠다는 이야기는 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햇볕을 받으면 땅에서 올라오는 아지랑이가 모이는 공간을 서머리라고 해요. 그 공간에 진입하면 초당 2m나 10m 등 상승하는데, 그런걸 찾아 올라가서 3천m 상공에서 직선 비행을 하면서 내려갔다가 올라갔다가하면 오랜 시간, 먼 거리를 갈 수 있죠. 장거리 비행은 오로지 배풍만 받으면서 가게 되는데, 시합은 정풍, 직풍, 배풍 등 모든 바람을 이용해서 규정된 코스로 다녀오는 것이라 비행 성격이 다릅니다. 요즘은 선수들과 함께 시합과 똑같은 상황을 만들어서 연습하기 때문에 장거리 비행 형식은 취하지 않게 됩니다."끝으로 국내 패러글라이딩 저변 확대를 위한 바람도 밝혔다. "외국처럼 선수들의 지원이 어느 정도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선수용 장비는 1년 쓰면 교체해야 하는데, 크로스컨트리 장비는 800만원, 정밀착륙 장비는 300만원에 이르는 고가 장비들입니다. 국내 젊은 선수들이 없는 것도 이러한 금전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협회와 기업의 후원 등을 통해 좋은 선수들이 많이 배출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패러글라이딩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파라포토 제공

2017-09-28 김영준

[경인일보 창간 특집, 경기천년]한땀한땀 함께 짓다, 희망&미래 우리의 경기도

경기연구원이 지난해 처음으로 도내 31개 시군 2만 가구를 대상으로 '경기도민 삶의 질 조사'를 실시했다. 이중 아주 재미있는 결과가 하나 있다.지역 소속감을 물었는데, 경기도에 대한 소속감은 4점 만점 중 평균 2.8점에 지나지 않았다. 반면 마을 아파트 단지에 대한 소속감은 3.06점으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연구는 작은 단위의 공동체로 내려갈수록 도민들이 소속감을 강하게 가진다고 이야기했다. 쉽게 말하면 '나는 수원(혹은 성남, 용인, 화성, 의정부 등등) 사람이지만, 경기도 사람인 줄은 잘 모르겠다'와 다름없다. 또 경기도 5가구 중 1가구가 '5년 내 이사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20·30세대의 평균 거주기간은 7년 이하로 짧았다. 언제든지 떠날 수 있어 자유롭지만, 정주 의식을 가져야 할 만큼 내 삶의 가치 있는 땅은 아니라는 말이다.#1京畿(경기)는 '왕도 주위의 500리 땅'을 뜻한다. 서울은 차치하더라도 경상도와 전라도는 과거 주요 도시의 머릿 글자를 따 대표이름을 지었는데 경기도는 수도 서울의 주변부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이름은 정체성을 드러내는 발로인데 말이다. 어쩌면 경기도민에게 '경기'라는 이름은 아킬레스건일지 모른다. 왕정시대야 그렇다손치더라도 지금도 '수도권'으로 통칭해 경기도를 부르지 않는가. 슬프게도 이 땅의 사람들은 아직도 서울의 주변부라는 자학적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그런데 2018년은 1018년, 이 땅에 '경기'라는 이름이 지어진 지 '천년'이 되는 해다. 무려 천년이라는 세월 동안 이 땅은 경기도라 불렸고, 수도 서울과 함께 눈부신 발전을 이루며 대한민국의 성장을 견인했다. 하지만 999번의 생일이 지나는 동안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두가 남의 일인양 무관심했다. 적어도 경기도의 어제까지는 그랬다.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경기도의 천 번째 생일은 그래서 조금 다르게 시작하고자 한다. 오래도록 발 붙이고 살고 싶은 땅, 경기도에 산다는 것이 자랑이 될 수 있는 미래를 모두 함께 꿈꾸고자 한다. 오늘, 이 땅에 살고 있는 경기도민이 스스로 천 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경기도를 이야기하고 내일의 경기도를 고민한다. ■우리는 경기도에 삽니다!미국 시카고시는 '국제문화도시'가 되고 싶었다. 이를 위해 1995년, 시가 아주 독특한 방식을 활용해 종합계획안을 수립했다. 2만4천여개 창조산업 부문의 사업장과 650개 문화예술 분야의 NGO 등 문화예술 부문 기관과 관련 종사자 15만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한 것이다. 15만명의 목소리를 하나하나 모아 정리해보니, 미국 내 세번째로 큰 문화예술 산업 규모를 가지고 있음에도 예술가 및 창조산업 관련 종사자들이 도시를 떠나는 비율이 높다는 문제점을 발견했다. 시는 이들의 의견을 모아 200개가 넘는 상세계획을 수립했고 또다시 난상토론을 통해 10개의 상위목표를 추렸고, 최종적인 정책계획을 수립해냈다. 시민들의 목소리와 힘이 모여 정책을 구상했고 시는 예산을 들여 이를 구현해내는 데 주력했다.이번 경기천년을 준비하는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도 마찬가지다. 도 구석구석을 직접 찾아가 도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크게 3가지 형태로 운영하는데, 도민들이 많이 모이는 번화가나 축제현장을 찾아가 대상을 특정하지 않고 모두의 이야기를 듣는 '팝업투어', 도내 대학교를 다니며 경기도 청년들의 고민을 듣는 '캠퍼스투어', 31개 시군을 찾아가 워크숍 형태의 토론장을 열어 지역의 이슈를 함께 이야기하는 '찾아가는 워크숍'이다. 이 플랫폼 프로젝트를 기획한 경기문화재단 김종길 경기천년팀장은 "플랫폼의 기본은 최대한 많은 도민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생각을 정리해 실질적인 정책을 도민 스스로 만들어보자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는 행사가 아니다. 내년 초까지 6개월여 간 대장정을 거칠 것이다. 팝업 및 캠퍼스 투어, 찾아가는 워크숍이 도민을 직접 만나 의견을 구하는 과정이라면, 이후에 진행될 '의제별 도민기획대회' '도민창의대회' '소셜픽션 컨퍼런스' 등은 그동안 모은 이야기를 기반으로 공통의 키워드를 분류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거쳐 공통의제를 발굴하는 것이다.이렇게 다듬어진 경기도의 공통의제는 2018년, 경기 천년 선포식을 통해 경기도의 미래를 책임지는 방향키가 될 것이다. 김 팀장은 "의제를 다듬는 과정에서라도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당장 예산 투입이나 실행이 가능한 정책들은 바로 시행해 체감도를 높일 것"이라며 "살고 싶은 경기도를 직접 설계해가는 혁신적인 민주주의 실현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우리는 지난 겨울, 서울 광화문 광장을 뒤덮었던 수백만 촛불을 기억한다. 세계 역사에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시민혁명이었다. 그 과정을 통해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드는 일은 우리 스스로 선택하는 것에 달려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그리고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일이 반드시 안될 일도 아니라는 것을 몸소 깨달았다. 그러나 서두에 밝힌 경기연구원의 조사결과는 경기도 공동체의 빈약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가슴아픈 결과다. 해당 조사를 연구한 손웅비 연구위원도 "지역 소속감은 지역사회에 대한 애착과 참여 정도, 전반적인 삶의 형태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꼬집었다. 경기도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의 땅이 되기 위해선 또다시 운동화끈을 질끈 매고 큰소리로 자신의 목소리를 외칠 우리의 이웃들이 필요하다. 경기천년 플랫폼을 자세히 알고 싶고 참여하고 싶다면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경기천년 플랫폼 투어와 각종 소식, 이벤트를 볼 수 있다. 또 유튜브에는 '경기천년 TV'를 운영하며 경기천년의 역사와 뉴스, 투어의 현장 모습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페이스북 주소(http://www.facebook.com/gyeonggi1018.2018), 인스타그램 주소(http://www,instargram.com/gyeonggi1018.2018)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17-09-28 공지영

[경인일보 창간 특집, 동행]서재덕·전광인 행복한 경기의 기술…"모두가 화려한 조명을 받을 순 없어… 팀이 중요해"

남자 프로배구 수원 한국전력배구단의 스타선수 서재덕과 전광인이 연고지역 배구 유망주들을 초대했다. 초대받은 유망주는 최근 명가 부활을 준비하고 있는 수성고 배구부 이제빈(3년)과 김보명(2년). 이 둘은 서재덕(라이트), 전광인(레프트)과 같은 포지션의 배구 꿈나무들이다. 2017 천안·KOVO컵 프로배구대회가 끝난 직후인 지난 24일 의왕에 위치한 한국전력배구단 전용훈련장에서 유망주 이제빈과 김보명을 만난 서재덕과 전광인은 3시간여 동안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서재덕 선수열심히 하지않는 선수는 없어배구를 대하는 자세 진지해야 쉽게 이기는 만만한 상대 없어 '약체'에 져 기분 나쁜건 태도 탓 ■전광인 선수잠자면서도 내일 시합만 생각마음대로 안돼도 최선을 다해야 내 역할 어떻게 해낼지부터 생각궂은일 하는 선수, 공격수 빛내 프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 보던 이제빈은 "그냥 쉬엄쉬엄 하는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실전 보다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다"며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였고 김보명은 "훈련이지만 멋 있었다. '배구는 이래서 하는구나'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서재덕과 전광인은 훈련 도중 휴식을 할때는 두 유망주가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곁으로 와 인사와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전광인은 함께 점심을 먹으며 이제빈과 김보명에게 "아직 키가 더 커야 되겠다. 남자들은 대학교때까지 키가 자라. 잘 먹어야 키도 성장할 수 있고 운동도 잘 할 수 있어"라며 따뜻한 말도 건넸다.#서재덕 "배구는 왜 하니? 너희에게 배구는 뭐라고 생각하니?"서재덕은 두 선수에게 '어려운 질문'이라는 전제를 깔고 왜 배구 선수의 길을 가게 됐냐고 물었다. 질문에 두 선수가 고민에 빠지자 서재덕은 "여러 이유에서 배구를 시작했겠지만 배구를 대하는 자세만큼은 진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배구 선수의 길을 자신이 선택했든 주변의 권유로, 아니면 부모님이 시켜서 했던지 간에 지금 너희들이 배구 선수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한다는 생각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재덕은 "아까 우리 팀 선수들 훈련하는 것 봤지. 열심히 하지 않는 선수는 없어. 어차피 해야 하는 거 열심히 하는게 좋지 않을까? 지금 열심히 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고 나면 후회하게 될거야.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야하는 거야"라고 설명했다.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전광인은 배구를 시작한지 20여년이 됐지만 아직도 코트에 서는게 설렌다고 말했다. 전광인은 "나는 지금도 코트에 설때 설레. 내가 이 코트에서 무언가 할 수 있다는게 행복하고, 또 뭐를 할까 생각하면 설렐 수 밖에 없어. 동료들과 승리를 위해 하나하나 만들어가는게 행복하고 그 시간이 기다려져"라고 전했다.#전광인 "경기만 생각하고 코트에 서 봐. 그럼 행복할거야.""한참 이야기를 듣던 이제빈이 전광인에게 프로배구 선수들은 경기 전에 집중력을 끓어 올리기 위해 멘탈 트레이닝을 어떻게 하는지 물었다.전광인은 "이런 말하면 믿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잠을 자면서도 코트만 생각해. 상대팀 선수는 누구고 어떤 플레이를 하고, 전술은 어떤식으로 운영하는지 머릿속에 그리면서 잠을 자. 마찬가지로 반대편 코트에 서게 될 우리 선수들도 상상을 해. 그리고 내 스스로 어떻게 경기가 진행될지, 내가 어떻게 할지를 생각하면서 잠을 자. 다음날 코트에 들어 설때까지 경기만 생각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마음으로 코트에 섰을 때 내 예상이 맞으면 너무 짜릿해. 이렇게 생각하고 들어가야 경기 중에 대응도 잘 할 수 있어.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연습경기든 본 경기든 이런 생각을 하고 코트에 서봐 그럼 더 경기가 잘 풀릴거야"라고 덧붙였다.조용히 듣던 김보명도 "경기를 하다 보면 안풀릴때가 있는데 그럴때는 어떻게 하세요? 만만하게 생각했던 팀에게 말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며 조언을 부탁했다 .전광인은 "안 풀리면 풀릴때까지 열심히 해야지 다른 방법이 있겠어"라고 웃으며 말한 후 "경기를 하다 보면 잘 풀릴 때가 있고 생각대로 안될 때가 있어. 그럴 때도 최선을 다해야 해. 특히 동료들을 믿고 동료들과 대화도 많이 하면서 경기를 풀어 가는 방법을 찾아야 해"라고 설명했다.서재덕은 "(전)광인이는 우리보다 약한 팀에게 지면 바로 얼굴에 기분 나쁜 게 드러나. 맞지?"라고 전광인에게 질문을 던진 후 "처음 경기를 대하는 자세가 잘못 됐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기는 거야. 어느 팀이든 만만한 팀은 없어 매 경기 승리하기 위해서 뛰어야 해. 긴장을 풀면 안돼"라고 조언했다.이어 전광인도 "형 말이 맞아. 전 그렇게 지면 밤새 잠도 못 잘 정도로 저 자신에게 화가나요. 그래서 어느 팀을 상대하든 최선을 다해요. 너희들도 누구를 상대하든 최선을 다해야해. 그렇지 않고는 이길 수 없어"라고 강조했다.#서재덕과 전광인 "팀을 위한 희생이 중요해 나는 그 다음이야."서재덕은 자신과 같은 포지션인 이제빈에게 대학에 진학한 후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특히 한국프로배구가 외국인선수제도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라이트 공격수로서의 고충과 또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도 말해줬다.서재덕은 "남자 프로배구팀들은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외국인선수를 대부분 공격수로 영입하는데, 그 포지션이 라이트인 경우가 대부분이야. 그렇다 보니 국내 선수 중 라이트 포지션에 있는 선수들의 설 자리가 줄어드는게 사실이야. 하지만 기본기가 탄탄하고, 팀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정착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야"라고 말했다.그는 "꼭 라이트 포지션만 그런건 아니고 배구 선수라면 리시브를 잘해야 하는데, 리시브만 잘 해도 팀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아. 나에게 어떤 역할이 주어 졌을 때 불만을 갖기 보다는 그걸 어떻게 소화해 낼지, 그리고 내가 팀 승리에 어떤 기여를 할지만 생각하면 되는 것 같아"라고 설명했다.전광인도 "코트에 서 있는 선수 모두가 화려한 조명을 받을 수 없어. 나 같은 공격수들이 조명을 받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은 (서)재덕이 형 같이 팀을 위해 궂은 일을 해 주는 선수가 있기에 조명을 받을 수 있는 거야. 형이 말했듯 기본기가 탄탄해야 해. 아직 학생이니까 화려한 것 보다는 기본기를 익히는데 열심히 해 봐. 열심히 한 만큼 다 나한테 돌아오게 돼 있어"라고 조언했다.서재덕은 "(전)광인아 우리가 처음 만난게 고등학교때였지? 넌 언제가 좋았던거 같니? 지금도 좋다고 말하지 말고. 난 대학교때가 가장 좋았던 거 같은데. (이)제빈이와 (김)보명아 난 너희 나이때로 돌아간다면 진짜 열심히 배구를 할거 같아. 내가 배구 해 오면서 대학교때가 가장 재미 있었던거 같은데, 더 재미있게 할거 같아"라고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이말을 들은 전광인도 "그렇죠 형하고 고교때 첨 봤는데. 너희는 모르겠지만 재덕이 형 지금도 잘 하시지만 그때는 공격수로서 진짜 멋 있었어. 아직 어린 우리가 이런 말하면 감독님들께 혼날 수 있겠지만 지나고 나면 그때가 가장 좋았다는 생각을 하게 돼. 그래서 매일 최선을 다해야 하는거야. 최선을 다해 봐. 그럼 배구가 정말 재미 있고 코트에 서는 시간이 기다려 질거야"라고 말했다. /김종화·강승호기자 jhkim@kyeongin.com 사진/김종화기자 jhkim@kyeongin.com프로배구 수원 한국전력의 간판스타 서재덕(왼쪽 첫번째)과 전광인(왼쪽 마지막)이 연고지역 유망주인 수성고 배구부 김보명(왼쪽 두번째)과 이제빈을 의왕에 위치한 훈련장으로 초대해 조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종화기자 jhkim@kyeongin.com사진/김종화기자 jhkim@kyeongin.com사진/김종화기자 jhkim@kyeongin.com

2017-09-28 김종화·강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