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경인일보 창간 특집, 다문화]대한민국, 이미 다문화…우리 곁에, 190개국 200만 외국인

'단일민족'이라는 말은 어느새 우리나라 상황과 맞지 않는 옛말이 돼버렸다. 대신 그 빈자리를 '다문화'라는 단어가 채우고 있다. 이민자에 대한 인식 개선 등 바람직한 다문화 사회를 위한 선결 과제도 분명 존재하지만, 다문화를 떠올렸을 때 농촌·동남아 국제결혼·조선족 등 다소 부정적인 어감의 단어들이 함께 떠오르던 것도 이제는 구시대적 사고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190개국 200만명의 외국인과 함께 사는 대한민국의 오늘. 거스를 수 없이 우리는 이미 다문화다.# 국내 체류 외국인 200만명 시대지난 7월 말 현재 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은 206만3천659명에 달한다. 국적별로는 중국이 99만8천982명으로, 전체의 절반가량인 48.45%를 기록했다. 이어 베트남 16만919명(7.8%), 미국 14만9천88명(7.2%), 타이 10만4천992명(5.1%), 우즈베키스탄 6만159명(2.9%) 순으로 나타났다. 체류 외국인은 다시 '외국인등록자'(114만1천271명)와 '외국국적 동포 국내거소신고자'(39만여명), '단기체류자'(52만여명)로 나뉜다. 경기도에 등록된 외국인은 36만8천632명으로, 전체 외국인등록자의 32%가량이 도내에 터를 잡고 있다. 경기지역에서도 압도적인 수를 자랑하는 시군은 안산시다. 안산시에는 단원구 4만2천254명을 비롯해 총 5만2천357명의 외국인이 등록돼 있다. 수원시와 화성시, 시흥시에도 각각 3만6천309명, 3만4천901명, 3만798명의 외국인이 거주 중이다.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의 수는 해마다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 2006년 91만여명에 불과했던 체류외국인은 이듬해 100만명을 돌파했고, 지난해 204만명까지 늘어 10년 사이 2배나 뛰었다. 체류 외국인의 연령은 20~29세가 51만명(25%), 30~39세가 52만명(25%)으로 사회의 일꾼인 20~39세 청장년층이 절반을 이루고 있다. # 늘어나는 결혼이민자·귀화자여성가족부의 의뢰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연구한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전체 다문화가구는 27만8천36가구로 추정된다. 이는 같은 해 주민등록 인구통계상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1.32%를 차지한다. 외국인등록자와 마찬가지로 다문화가구의 27.8%는 경기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전체 주민등록세대 중 경기도에 거주하는 가구 비율이 23.2%인 것에 비해 다문화가구 비율은 이보다 높아, 상대적으로 경기지역에 다문화가구가 많이 집중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이민자·귀화자는 30만4천516명으로 추정된다. 3년 전과 비교하면 7.52%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24만8천142명으로 81.5%에 달해 압도적으로 남성보다 많았다. 출신국적은 중국(한국계) 30.8%, 중국 22.4%, 베트남 20.8%로 중국과 베트남 출신이 70% 이상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필리핀 6%, 일본 4.5% 순으로 조사됐다. 한편 결혼이민자의 40.9%는 국적을 취득한 상태고 74.8%는 결혼이민 또는 국민의 배우자 자격을 소지, 영주자격 소지자는 15.8%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적 미취득 결혼이민자의 54.8%는 국적을 취득할 계획이 있으며, 21.2%는 영주권만 취득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 우리는 왜 다문화 사회를 부정적으로 볼까? 아산정책연구원의 지난해 다문화 인식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에 대해 '거부감이 든다'는 응답은 21.5%였다. 지난 2013년 20.8%에서 2014년 18%, 2015년 15.9% 등 매년 응답 비율이 줄었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거부감이 든다는 응답자가 늘었다. 1년 전보다 무려 5.6%p 증가했다. 또 다문화 가정의 증가가 한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조사에서도 '다양한 인적 구성으로 장기적으로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는 긍정적인 응답은 2015년 74.2%에서 지난해 70.9%로 줄었다. 반면 '사회 불안을 높이고 사회 통합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응답은 같은 기간 25.8%에서 29.1%로 늘었다. IOM이민정책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외국인 및 이민에 대한 국민의 태도변화 분석' 보고서도 마찬가지다. 보고서는 이민자가 한국경제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고 보는 사람들보다 많지만, 동시에 이민자가 내국인 일자리를 빼앗아갈 수 있으며 이들의 증가로 국가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또 외국인 증가로 범죄율이 높아질 것을 우려하는 이들의 비율은 지난 2012년 35.4%에서 3년 만에 46.7%로 최근 들어 상당히 증가, 이에 반대하는 이들보다 2~3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문화 가정 및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차별을 경험한 비율도 40.7%에 육박한다. 여성가족부 등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다문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할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큰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 깊숙히 내제된 단일민족에 대한 우월 의식 및 이질감, 범죄 우려, 일자리 등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일회적인 캠페인성 운동에 그치지 말고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해 제도적 틀 안에서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 단일민족이던 독일 및 스웨덴 등은 복지 중심에서 교육 중심으로 다문화 정책을 변화시켰다. 또 다문화가정에 자국어 사용할 수 있게 의무교육을 실시한 결과 이들에 대한 내국인의 인식을 크게 개선 시켰다는 평가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사회 융합을 위해서는 그 나라의 언어와 교육이 상당한 역할을 한다. 가장 기본적인 요소부터 공감대를 형성해야 이질감이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황준성·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

2017-09-28 경인일보

[경인일보 창간 특집, 다문화]수원이주민센터 대표 킨 메이타씨… 봉사의 삶 수년 '일상이 된 분주함'

한국어 수업 점검하면서 점심도 챙겨 마라톤 회의 끝마치고 영어 강의까지 "다 내려놓고 쉬고 싶단 생각들기도 경험 살려 책 집필하는게 최종 목표" 거리와 학교, 식당과 공장 그리고 옆집까지. 생활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이주민들은 이제 친숙한 일상이 됐다. 이처럼 '다문화'가 우리 사회로 자연스레 스며들기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한 이들이 있다. 이제는 고국보다 한국이 익숙하다고 말하는 이들은 새롭게 한국을 찾는 이주민들에겐 '길잡이'로, 한국인들에겐 다른 나라의 문화를 알리는 '스승'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누군가의 '어머니'이자 '아내'로서 사회 곳곳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한국 땅에서 '다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그 누구보다 바쁜 하루를 살아가는 두 이주민 여성을 만나봤다."모두 맥주 좋아하시죠? '맥주 한 병 주세요', '이 맥주는 얼마예요?' 자, 큰 소리로 따라 해보세요."지난 20일 오전, 킨 메이타씨가 대표로 있는 수원시 매산동의 '수원이주민센터'를 찾았다. 센터가 위치한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한국어·중국어·캄보디아어 등이 뒤섞인 활기 넘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갓난아기를 데리고 센터를 찾은 캄보디아 결혼이민자 여성, 중국인 청소년 등 인종과 문화는 서로 다르지만 '한국어'라는 같은 목적을 가진 이들의 열기가 센터 안을 가득 메웠다. 센터는 지난 2000년 문을 열고 현재까지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을 상대로 한국어교육을 진행하는 등 외국인들의 성공적인 한국 정착을 돕고 있는 시민단체다. 킨 대표는 지난 2015년 센터 대표에 선출돼 3년째 센터를 운영 중이다. 센터 안의 풍경은 학구열이 뜨거운 학교를 방불케 했다. 총 4곳의 강의실에서 한국어 강의가 한창이었고, 공간이 모자라 복도 한쪽에 커튼을 친 간이 강의실에서도 강의가 진행됐다. 외국인 학생들은 한국어 선생님의 선창을 서툴지만 큰 목소리로 따라 발음했다. 부엌에서는 자원활동가들이 공부하는 이들에게 제공할 점심 준비로 분주했다. 킨 대표는 한국어 강의 진행 상황을 점검하는 동시에 점심을 챙기는 등 누구보다 분주한 모습이었지만, 별거 아니라는 듯 기자를 향해 웃어 보였다. 킨 대표는 "센터 회원 대부분이 외국인 노동자이기 때문에 이들이 쉬는 주말에는 센터에 사람이 바글바글하다"며 "센터 활동가들에게 이 정도의 분주함은 일상이다"라고 말했다.킨 대표는 지난 1998년 현재 한국인 배우자를 만나 결혼하면서 한국에 정착했다. 한국생활만 20년 가까이 되는 베테랑(?) 한국인인 셈이다. 그가 처음부터 외국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나선 것은 아니었다. 수원이주민센터 대표를 맡게 된 배경을 묻자 그는 '고마움' 때문이었다고 답했다. 그는 "2년 전쯤 내 고향인 미얀마에서 큰 홍수가 났다. 이때 센터가 모금활동 등을 하며 고향을 많이 도와줬다. 이제 내가 도움을 줄 차례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점심을 먹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킨 대표는 외출 준비를 서둘렀다. 오후 1시 30분부터 수원시청에서 진행되는 수원시 다문화 유관기관 단체 연석회의에 참석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날 논의는 곧 있을 '외국인 주민 한국어 말하기 대회' 행사 내용과 계획 등에 관한 것이었다. 버스를 타고 시청으로 이동하는 동안 킨 대표는 다음 달 15일 센터가 주최하는 '바자회' 홍보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센터의 운영은 전적으로 300여명의 회원들이 내는 회비와 후원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기관에서 운영하는 단체들보다 재정적으로는 열악할지라도 종교, 국적, 인종을 가리지 않고 가장 독립적인 단체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연석회의가 끝나면 곧바로 '수원시민 300인과 함께하는 지속가능발전 토크쇼'에 참석해 '다문화 사회 실현'을 설파했다. 연달아 있는 회의가 모두 끝나면 오후 6시다. 물론, 킨 대표가 이날 해야 할 일이 회의 종료와 함께 끝나는 건 아니다. 두 아이의 어머니로서 아이들을 챙겨야 하고, 봉사가 아닌 돈을 벌기 위해 영어 교습소에서 강의도 해야 한다. 킨 대표는 "회의가 끝나면 영어 교습소로 가서 오후 10시까지 강의를 해야 한다. 집에 가면 밀린 집안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늘이 점차 어두워지면서 모든 회의가 끝났다. 교습소 원장으로서 킨 대표의 하루는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킨 대표는 "불교의 가르침과 같이 모든 걸 내려놓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쉬면서 다문화와 관련한 경험을 살려 책을 집필하는 게 최종 꿈"이라며 "하지만, 아직 나와 같은 다문화 가족과 외국인들을 위해 할 일이 남아있어 지금은 쉴 수 없다"고 말했다.또다시 버스를 타고 세류동에 위치한 영어 교습소에 도착했다. 녹초가 될 법도 한데 킨 대표는 말수가 조금 줄어들었을 뿐, 힘든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았다. '슈퍼우먼' 같다는 말에 킨 대표는 웃으며 '철의 나비(Steel Butterfly)'를 외쳤다. 킨 대표는 "미얀마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는 사람을 '철의 나비'라고 표현한다"며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을 위해 내가 하고 있는 일, 할 수 있는 일을 '철의 나비'같이 해 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2017-09-28 배재흥

[경인일보 창간 특집, 다문화]이주언어 강사 몽골인 히시게씨…육아·직장 일 '행복찾는 워킹맘'

가족들 잠든 오전 6시부터 일과 시작아침 준비하고 1시간30분 거리 출근어둑해진 후에야 퇴근길 열차에 올라"어디에서 왔든, 편안한 사회 됐으면" 거리와 학교, 식당과 공장 그리고 옆집까지. 생활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이주민들은 이제 친숙한 일상이 됐다. 이처럼 '다문화'가 우리 사회로 자연스레 스며들기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한 이들이 있다. 이제는 고국보다 한국이 익숙하다고 말하는 이들은 새롭게 한국을 찾는 이주민들에겐 '길잡이'로, 한국인들에겐 다른 나라의 문화를 알리는 '스승'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누군가의 '어머니'이자 '아내'로서 사회 곳곳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한국 땅에서 '다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그 누구보다 바쁜 하루를 살아가는 두 이주민 여성을 만나봤다. 어슴푸레 날이 밝아오는 지난 20일 오전 6시. 몽골인 이주여성인 이슬기(37·몽골명 히시게)씨의 하루가 시작됐다. 이주언어 강사로 일하는 이 씨는 육아와 직업활동을 병행하는 '워킹맘'이다. 성남의 한 초등학교로 9시까지 출근해야 하는 이 씨는 매일 오전 6시 30분이면 집을 나선다.남편과 중학교 1학년인 아들·초등학교 3학년인 딸이 아직 잠든 시간, 이 씨의 아침은 가족들의 식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이 날은 오믈릿과 채소와 소시지를 볶은 음식이 식탁에 준비됐다. 아이들이 후식으로 먹을 요거트까지 챙긴 뒤에야 이씨는 출근복장으로 갈아 입었다. "오래 전부터 사회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아이들이나 저나 이런 상황에 익숙해요."아이들의 방문에는 공부, 샤워, 운동, 밥 먹는 시간까지 표시된 시간표가 붙어 있다. 자녀의 일과를 일일이 챙기지 못하는 이씨는 시간표에 아이들이 해야 할 일을 표시해뒀다. 이주언어 강사, 주한몽골이주여성회 감사, 다문화상담교육센터 이사까지 이씨의 직함은 다양하다. "엄마 잘 자녀오세요." 졸린 눈을 비비며 배웅하는 딸을 안아주고, 이씨는 집 밖으로 나섰다.이씨는 군포역에서 일산역까지 꼬박 1시간 30분을 이동해 초등학교에 도착했다. 이 곳에서 한국 학생에게 국제문화, 다문화 학생에겐 한국어 초급을 가르치는 게 이씨의 일이다. 수업은 40분씩 하루 다섯 차례다. 이씨가 이주언어 강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10년. 경인교육대학에서 900시간 짜리 몽골어 강사 연수를 받은 뒤에 교육청을 통해 일자리를 찾았다.꼬박 8년 째 쉬지 않고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기억에 남는 학생도 많다.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 한국에 들어오는 중도입국 학생들은 한국에서 태어난 다문화 학생보다 적응하기가 힘들어요. 제가 가르친 중국 학생 한 명은 처음 만났을 때, 의자에 자기 머리를 부딪치거나 손만 잡으면 이상한 춤을 추는 등 이상한 행동을 했습니다. 한국어는 쓸 줄도 몰랐고요. 그 학생을 붙잡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복도에서 뛰지 말라고 손가락을 걸고 약속하고 하루에 한 번씩 한국어로 그림책을 읽어주고.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니 아이가 똑바로 앉아서 공부를 시작하는 거예요. 그 때 알았습니다. 다문화 학생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관심'이란 것을." 이 씨의 말이다.특히 다문화 학생들은 선생님이 자신과 같은 사람, 이주민이라는 사실에 보다 친근감을 느낀다고 한다. 이씨는 "한국 학생들도 다문화에 대해 전혀 거리낌이 없이 받아들입니다. 아이들 스스로가 다문화에 대해 왜 알아야 하는지 알고 있죠. 제가 한국에 처음 온 2004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입니다. 한국이 빠르게 글로벌 사회가 되고 있다고 느껴요"라고 말했다.오후 1시. 수업을 모두 마친 이씨는 서울시청에서 열리는 다문화취업박람회로 향했다. 한국에 온 지 3년 된 몽골인 친구에게 직업을 소개 시켜주려 마련한 자리다. 몽골인 친구와 이씨 모두 몽골 현지에서 공무원 생활을 했던 경력이 있지만, 본국의 경력을 살리는 일이 녹록지 않다. 이씨는 "요즘 이주민들은 의료관광을 겨냥한 의료코디네이터나 관광통번역사로 많이 일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지속적인 일자리는 부족하죠. 이주민에게 가장 힘든 것이 바로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체류 외국인이 2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한국은 다문화 사회로 접어 들었지만, 이들에 대한 지원은 각종 행사를 개최하거나 직접적인 비용을 지원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언어강사를 하고 있어도 항상 불안합니다. 한국은 워낙 변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다 보니 정보가 부족한 이주민들이 따라가기가 힘들어요. 이것 때문에 나라 별로 네트워크를 만드는 일에 집착합니다. 네트워크를 통해 일자리 정보를 공유하고 있죠."취업박람회를 둘러본 이씨의 발걸음은 서울글로벌센터로 향했다. 23일 서울에서 열리는 외국인 축제에 이씨가 속한 몽골여성회가 참여하기 때문이다. 센터 직원과 행사 부스·프로그램 등을 논의한 이씨는 날이 어둑해진 오후 7시가 돼서야 집으로 돌아가는 열차를 탔다. 이씨는 "몽골은 남녀가 평등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한국은 아직 남성 중심 문화가 있다 보니 처음에는 남편과 조금 갈등도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아이들을 돌보는 것부터 집안일까지 도맡아 하는 저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됐죠"라고 말하며 웃었다.이씨는 모든 일과를 마친 후, 가족 모두가 함께 하는 운동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매일 2시간씩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부모들은 걸으며 가족간에 마음을 나눈다. 이날 하루 이씨가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스스로'라는 말이었다. 이씨는 이주민도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주민 자신이)다문화 세계에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한국 사회에 있다고 생각해야 해요. 다문화라는 말이 나온 지 10여 년 만에 이주민을 어색하게 생각하지 않는 풍토가 생겼습니다. 한국이 이정도 발전한 만큼, 이주민들도 '스스로' 한국에 기여할 방법을 찾을 때 입니다."그는 "저는 진정한 다문화 사회란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라고 생각해요. 자기 나라의 전통 의상을 입고 거리를 활보해도 어색하지 않는 사회. 자기 나라의 음식을 먹고 살아도 불편함이 없는 사회. 그렇게 생각하면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이 멉니다. 언젠가 어느 나라에서 왔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한국사회가 되길 소망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2017-09-28 신지영

[경인일보 창간 특집, 다문화]전문가 제언

'다문화 가정'의 정의, 각 부처 통일해야다수·소수 나누지 않는 교육, 가장 중요김현숙 숙명여대 다문화통합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국가·정부 부처마다 '다문화 가정'을 정의하는 대상이 달라 정책이 현실적으로 적용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현재 교육부에서는 외국인으로 구성된 가정을, 여성가족부에서는 부모 중 한 명이 한국인일 경우를 '다문화 가정'으로 규정하는 등 각 부처마다 다른 정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대개 다문화 가정이라고 하면 이주여성 자녀를 생각하는데 한국의 다문화 가정은 이주 여성뿐 아니라 이주 노동자, 외국인, 유학생 등으로 구성된 다문화 가정이 있다"며 "각 부처에서 정의하는 대상이 다르다 보니 적용하는 정책, 혜택을 받는 자도 달라지는 셈"이라고 말했다.이어 김 연구원은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 200만 명 중 결혼이주이민자(남·여)는 30만 명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크다. 최근 외국인 유학생 비율이 높아져 가면서 유학생으로 구성된 다문화 가정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지만, 한국의 각 부처에서는 여전히 '결혼이주이민자'에만 국한하는 정책을 펼치기에 문제가 생겨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대 한국외대 다문화교육원 연구원은 외국인들을 '다문화'로 특정 짓고 그룹화하는 것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다문화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우리와 다르다'고 선을 긋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가장 중요한 건 다수와 소수를 나누지 않는 교육"이라며 "문화는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인식시킬 수 있는 '상호문화'교육을 확대해 외국인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다문화 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부의 다문화 지원 정책이 1년 단위로 분절 돼 있다는 것. 박 연구원은 "초기 한국사회는 다문화 가족을 '잠재적 문제아'로 여겼다. 이제는 이러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이중언어', '이중문화권'의 강점을 살리는 방향의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접근의 전환만큼 중요한 건 하나의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박연신·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17-09-28 배재흥·박연신

[경인일보 창간 특집, 동행]평택 통복시장-청년몰 '함께 잘살기'

"청년들이 시장에 들어오면서 시장 분위기가 바뀌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뭐가 바뀌겠나 했는데, 이제는 옛 시장과 청년몰이 서로 없어서는 안될 가족이 됐네요."전통시장들의 고민 중 하나는 젊은이들이 쉽게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대형 복합쇼핑몰처럼 시설이 잘 갖춰진 곳에서 브랜드 상품 구매를 선호하는 탓이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카페나 퓨전 스타일 음식 등도 전통시장에서 만나기 어렵다 보니, 젊은이들은 전통시장을 '구시대의 유물'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중기벤처부 '청년몰 사업' 선정 개성있는 20명의 점포 입점, 젊은 고객들 끌어들여터 잡은 주단거리 예상보다 오래된 건물 탓 사업 진행 더뎌지자 민원 잇따라시장 토박이인 통복시장 상인회서 팔 걷어붙이고 도움… 지난 6월 문 연 '청년숲' 3개월만에 명물 떠올라 평택의 전통시장인 통복시장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점점 고객들이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 6월 통복시장에 큰 변화가 생겼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전통시장에 청년 상점 입점을 지원하는 '청년몰 사업'에 선정돼 20명의 개성있는 청년들이 통복시장 내에 '청년 숲'이라는 청년몰을 연 것이다. '청년 숲'에는 그간 전통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젊은 먹거리 점포들이 입점했고, 각종 문화사업을 펼치며 젊은 층을 시장으로 끌고 왔다. "쉽지는 않았어요. 처음 공사 시작부터 문제가 생겼죠. 청년 숲이 자리 잡은 곳은 옛 주단 거리 상점가였는데, 상점들이 점점 문을 닫으면서 빈 점포들이 줄지어 늘어선 을씨년스런 골목이 됐습니다. 이곳을 새롭게 꾸며 청년 숲이 들어서야 하는데, 예상보다 건물이 낡고 오래된 탓에 사업 진행이 더뎠고 소음과 먼지로 민원까지 잇따랐습니다."이성만 통복시장 청년몰 사업단장은 몇 개월 전의 힘겨웠던 상황을 이야기 하며 "이때 힘이 되어 준 분들이 바로 시장의 토박이 상인들인 통복시장상인회였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당시 상인회는 청년 숲이 어려운 공사과정과 민원을 해결하고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팔을 걷어 붙이고 도왔다. 어려운 문제는 청년몰 젊은이들과 상인회가 간담회 등을 통해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법을 찾았다. 그렇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난 6월 문을 연 청년몰 '청년 숲'은 3개월 만에 통복시장의 명물로 떠올랐다. 이 단장은 "청년 숲은 다른 청년몰이 상점가의 건물 안에 위치한 것과 달리 실외에 골목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밝고 생기있는 분위기 연출이 가능해서 젊은 층 확보에 훨씬 도움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결국 어렵게 옛 주단거리를 리모델링 해 청년몰을 조성한 것이 큰 도움이 된 것이다. 청년숲 몇몇 매장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통복 시장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청년 숲은 물론 통복시장에도 새로운 고객들이 유입되면서 시장 전체가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단장은 "7월보다 8월 매출이 늘어 청년 상인들이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고 했다. 상인회에서는 청년 숲이 생기면서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게다가 청년몰 상점들이 기존 시장 상점의 고객이 되면서 매출에도 큰 도움을 받고 있다. 통복시장 상인회 이동우 이사는 "청년 숲 청년 상인들은 원재료를 시장에서 구입하고 각종 행사에 함께 하면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기존 상인들도 청년 숲이 들어오게 된 것에 대해 반기고 있다. 함께 상생해 나간다면 통복시장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우 이사는 4대째 시장에서 건어물 매장을 운영하는 '선일상회'의 대표다. 전통시장과 청년숲의 동행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한 그는 청년숲에 '청년국수'라는 점포를 열어 힘을 보탰다. 이 이사는 "어릴 때는 통복시장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며 "가장 기억에 남는 모습은 맛있게 먹었던 단골 떡볶이집과 '1천 원 가게'인데 그분들이 아직도 시장에 계신다"며 미소를 지었다.이 이사가 청년몰 사업에 발 벗고 나선 것은 누구보다도 통복시장의 미래를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통복시장은 경기도 남부지역 최대 시장으로 역사와 규모를 모두 가진 유서깊은 시장"이라며 "통복시장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특성화시켜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시장으로 키워내는게 소망"이라고 했다.이 이사는 청년숲이 통복시장 활성화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7, 8월 휴가철에는 유동인구가 많지 않아 장사가 힘든 것이 보통인데 올해는 청년몰이 생기면서 그런 어려움이 줄어들었다"며 "처음에는 청년 숲이 잘 정착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는데 잘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통복시장을 몰라도 청년 숲과 유명 매장을 알면 시장에 찾아 올 수 있고, 반대로 통복시장을 찾아온 손님들이 청년몰을 보고 반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 이사가 청년숲에 문을 연 청춘국수는 선일상회의 건어물을 활용해 자체 개발한 육수를 쓴다. 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배달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손님을 놓칠까봐 한 시도 가게를 비울 수 없고 청년숲의 길을 잘 모르시는 어르신 상인들을 위한 배려다. 청년숲에는 파랑새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비비아트도 입점했다. 파랑새협동조합 송명순 공동대표는 청년숲이 들어서기 전부터 천연비누와 목공예 등 제품 제작 판매와 교육사업을 통해 통복시장과 인연을 맺어왔다. 송 대표는 "젊은 엄마들과 아이들을 전통시장으로 이끌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상인들과 함께 고민하다 청년 숲이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입점하게 됐다"며 "시장을 찾은 지역 주민들에게는 원래 가격보다 3분의 1의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등 지역과도 상생하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송 대표는 또 "젊은 엄마들이 시장에서 장을 본 뒤 매장을 들르고 또 매장을 들른 김에 시장을 둘러보기도 하는 것을 보면 뿌듯함을 느낀다"며 "지역 주민들, 통복시장과 청년숲, 또 협동조합이 함께 상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통복시장 청년몰 사업은 올해를 끝으로 마무리가 된다. 내년부터는 사업단의 지원 없이 청년몰은 통복시장과 함께 진정한 '동행'의 길을 걸어나가야 한다. 이성만 청년몰 사업단장은 "사업단이 철수 한 뒤 단기적인 매출에만 급급하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장사 비법을 개발해 나가길 바란다"며 "청년 상인들은 통복시장 전체의 일원임을 인식하고 기존 상인들과 상생하고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파랑새협동조합 송명순(왼쪽) 공동대표, 통복시장 상인회 이동우 이사. /이원근기자 lwg333@kyeongin.com2012년 통복시장 차양막 준공식. /평택시청 제공청년 숲 전경. /청년숲 사업단 제공

2017-09-28 이원근

[경인일보 창간 특집, 다문화]다문화의 명과 암

'저출산·고령화 문제' 타개할 인구 대책 문화 융합형 인재 '대한민국 新성장동력'明 다문화가족이 한국 사회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타개할 인구 대책이라는 기대와 두 부모의 문화를 모두 흡수한 문화 융합형 인재 성장이라는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28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태어난 다문화가정 자녀는 15만9천894명이다. 2008년 다문화가정 출생아 수는 전체 신생아의 2.9%에 불과했지만 이듬해부터 4.3~4.9%를 유지했다.다문화가족 자녀 증가와 함께 1990년 전체 인구 중 0.1%에 불과하던 외국인 비율이 2020년엔 5%가량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외국인 노동자는 약 50만명이고 여성결혼이민자는 30만 명이 넘는다.경기도는 그중에서도 외국인이 가장 많은 곳이다. 2015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을 보면 경기도의 외국인 인구는 5만4천160명으로 가장 많다. 이는 국내 전체 외국인의 31.8%다.외국인이 증가하자 경기도 기초지자체들은 경쟁적으로 지원조례를 만들고 있다. 이천시가 2004년 7월 처음으로 외국인지원 조례를 제정했고 수원·남양주·시흥시 등은 외국인 복지센터를 위한 조례를 따로 만들었다.여성가족부는 다문화가족 역량 강화와 다양성이 존중되는 다문화사회 구현을 위해 지난해 1천450억원(중앙 850억원·지자체 600억원)을 들여 다문화가족정책 시행계획을 세웠다..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이중언어 역량 강화와 우수인재 발굴이 골자다. 다문화가족이 정책 수립 및 추진과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다문화가족 참여회의를 구성·운영 중이기도 하다..초기 다문화 지원 정책은 여성결혼이민자 위주였다. 하지만 지금은 외국인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맞춤형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도내 외국인주민이 가장 많은 안산시는 이미 2005년 전국 최초로 외국인 전담부서를 신설하기도 했다.여가부 관계자는 "새로운 가족형태로 다문화가족이 자리를 잡고 결혼이민자와 중도입국 외국인 자녀 등이 지속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들이 한국 사회의 변두리에 머무르지 않도록 정책 마련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다문화 2세, 차별 고통 '학업 중도 포기'외국인 피의자 검거, 최근 3년새 1.5배↑暗 다문화가족이 우리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빛과 함께 그림자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차별과 낙인에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다문화 2세들이 끊이지 않고 외국인 범죄도 증가 추세다.28일 교육부와 여성가족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교 재학 다문화 학생은 9만9천186명으로 전체 학생 589만명 대비 1.68%이다. 다문화가정 자녀 중 만 6세 이하 미취학 아동이 11만6천명으로 앞으로 학령기 자녀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다문화 자녀가 한국 전체 미성년자 100명 중 2명꼴로 늘어나면서 교육부는 영·유아기부터 유·청소년기까지 연령대에 맞춰 교육기관 적응 및 기초학습을 지원하고 대학생 멘토링단 등도 꾸렸다. 이를 위해 교육부가 올해 책정한 예산은 191억2천만원이다.하지만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가 서툴다는 이유로 차별과 낙인에 시달리다 학업을 포기하는 다문화가정 자녀가 끊이지 않고 있어 학교 밖 다문화 청소년을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실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학업을 중단한 다문화 자녀는 1천960명에 달한다. 이중 질병·해외 출국 등의 사유를 제외하고 가사나 학교 부적응으로 학업을 중단한 다문화자녀가 706명 36%로 집계됐다.교육부 관계자는 "다문화 자녀의 학업 중단 비율은 감소하는 추세"라며 "학교를 떠나려는 학생들을 위해 학업중단 숙려제를 시행 중이고 특히 다문화자녀 교육정책에도 더 신경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또 외국인이 증가하면서 범죄도 늘고 있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외국인 피의자 검거 현황은 지난 2012년 2만2천914건에서 2015년 3만5천443건으로 1.5배 증가한 상태다. 특히 무면허와 음주운전 등 교통 관련 범죄가 2012년 4천673건에서 2015년 9천617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강력 범죄를 제외한 나머지들은 제도적 틀 안에서 교육을 통해 충분히 계도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경기도 외국인 인권지원센터 관계자는 "우리 사회가 외국인을 진정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여 이들과 함께 공동체를 이뤄 나가는 동시에 각자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17-09-28 손성배

[천사의 다른 이름을 찾아서… 세상의 아이들·1]#누가 #누구를 #용서하나요-아프리카 말라위편

아프리카 말라위 아말리카 시골학교, "마담, 용서해 주세요. 이 아이는 돈을 훔치고자 했던 게 아니라 꽃무늬가 그려진 예쁜 주머니(지갑)가 너무 갖고 싶었다네요."여행자라면 바보가 되는것도, 상심을 행복으로 바꾸는 것도 이렇게 간단하다.내가 아프리카에서 배운 건 낙천성이다. 태어나 한 번도 신발을 신어본 적 없고 벌거벗은 몸으로 빵을 구걸하면서도 아이들은 우울한 표정을 짓지 않았다. '맛있는 음식을 주면 좋겠지만 주지 않아도 우린 친구가 될 수 있어요'아니면 '당신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할 수 있어요'다.처음 보는 여행자에게 악수를 청하고 볼록 튀어나온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추거나 신나는 노래로 환영인사를 한다. '하쿠나 마타타, 하쿠나 마타타'그들이 늘 흥겹고 즐거우니 여행자인 내가 불편할 일이 없다. 함께 놀고 함께 먹고 함께 손잡고 가는 것, 인류가 하나라는 걸 자각하는 것, 여행은 그런 것이 아닐까.■#누가 #누구를 #용서하나요*하쿠나 마타타(걱정 마, 다 잘 될 거야). 아프리카 말라위 아말리카, 시골학교에 듣도 보도 못한 동양인 여자가 나타났다면 학교 전체가 술렁이고도 남을 일이다. 그걸 익히 아는 나는 학교를 방문할 땐 되도록 수업을 방해하지 않으려 신경을 쓰는데, 그날은 쉬는 시간이라 여느 때처럼 순식간에 아이들이 나를 에워쌌고 팔을 뻗으면 기다렸다는 듯 한꺼번에 매달리곤 했다. 수십 명 아이들 속에 둘러싸여 있을 때 한 아이가 다른 아이를 가리키며 날더러 뭐라는데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그런데 친구의 지목을 받은 아이 눈빛이 금세 울음을 터트릴 것 같아 '뭐지?' 하며 다가가자 한 손을 뒤로 감추며 어쩔 줄 몰라 하는 게 아닌가. 주변 아이들 시선이 일제히 그 아이를 향했고, 나는 무슨 영문인지 모른 채 뒤로 감춘 아이의 손에 신경이 쓰였다. "어디 볼까?" 놀란 아이가 울음을 터트리며 손에 들고 있던 것을 내게 내밀었다. "이게 왜 네 손에 있는 거지?" 알고 보니 아이들에 둘러싸여 있을 때 내 조끼 주머니에 있던 잔돈 지갑을 슬쩍한 모양인데 아주 짧은 시간에 일어난 일이라 나는 지갑이 사라졌는지 자각조차 못하고 있었다. 조금 후 선생님이 등장했을 때 일이 커질까봐 노심초사 했으나 그건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아이들에게서 자초지종을 들은 선생님이 내 손에 든 천지갑을 가리키며 하는 말, "마담, 용서해 주세요. 이 아이는 돈을 훔치고자 했던 게 아니라 꽃무늬가 그려진 예쁜 주머니(지갑)가 너무 갖고 싶었다네요."용서라니, 누가 누구를 용서한단 말인가, 훔친 자보다 잃은 자의 죄가 더 크다는 말은 맞다(그 아이는 훔친다는 개념조차 몰랐을 지도 모른다). 일이 크게 벌어질까봐 걱정했으나 지혜로우신 선생님은 다행히 내 앞에서 아이를 크게 나무라지 않았다. 조금 후 분위기가 수습되자 아이들은 교실로 돌아가고 나는 운동장에서 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아이를 다시 만났다. "아깐 놀랐지? 미안해, 놀라게 해서, 난 괜찮아, 그러니까 이거 받아." 원래 주인이 아이였던 것처럼 현금을 빼고 꽃무늬 천지갑에 사탕 세 알을 넣어 아이에게 돌려주었을 때, 주변 또래 친구들이 한껏 부러운 눈초리로 그 아이를 쳐다보았다. 내 가방에 있던 사탕봉지는 금세 동이나 버렸고 눈물을 쏟을 것 같은 아이의 얼굴엔 햇살 같은 미소가 번졌다. 나는 어리둥절해 하는 아이를 토닥이며 안아주고는 천천히 팔을 풀었다. 조금 자란 까칠한 머리카락이 내 가슴을 찔러왔지만 나쁘지 않았다. 아이가 까만 비닐봉지(책가방을 대신한)를 품에 안고 반대방향으로 멀어져 가며 내게 조가비 같은 손을 흔드는데 오토바이 한 대가 붉은 흙먼지를 피우며 신작로를 가로 질러 갔다. 그날 밤 아이는 어떤 꿈을 꾸었을까. *나 따라 해봐요 이렇게"떠돌다 보니 여행도 일상 같아 정주자의 안락과 유랑자의 비애가 서로 닮았다는 걸 조금은 알 것 같다"는 메시지를 받던 날, "늑대가 온다고 소리칠 때 정신을 바짝 차려야 되지 않을까요?" 어느 광고카피가 생각난 건 왜일까. 30시간이 넘는 버스여행을 마치고 겨우 도착한 마을에서의 첫 밤. 온몸을 모기에 뜯기고 다리의 상처는 어느새 덧나버렸다. 나는 말라리아가 걱정되었고, 이 몸으로 얼마나 여행을 지속할 수 있을까 회의감으로 치를 떨던 날, 설상가상 길에서 손지갑을 잃어버렸다. 어디에 맘을 기대야 할지 난감했다. 나는 희미하게 깜빡거리는 잔량의 에너지를 속수무책 바라봐야만 했다. 하늘은 비를 뿌렸고. 좁은 골목을 얼마나 서성거렸을까. 마음 어둡고 몸 무거운 그때 짠하고 나타난 동네 개구쟁이들."무엇이 걱정인가요? 나 따라 해봐요. 이렇게!" 어이가 없어 피식 웃어버렸고 웃는 사이 걱정은 사라져 버렸다. 여행자라면 바보가 되는 것도 상심을 행복으로 바꾸는 것도 이렇게 간단하다. 아프리카 말라위에서/김인자(경인일보 신춘문예 출신 시인·여행가)

2017-09-28 경인일보

[경인일보 창간 특집, 동행]윤호일 극지연구소장 '지금 우리의 과제'

남극 해빙(海氷) 다 사라지면수면 60m 이상 올라 문명파괴온난화 영향 북극 공기 내려와 한반도 겨울한파 '커튼효과'로세계 18번째 남극기지 내년 30돌 과학연구 총괄 송도 '컨트롤타워'세종·장보고기지 150명 하계활동 외적 성장 벗어나 질적 성장 중요 고 전재규 대원 희생사고 계기쇄빙연구선 '아라온' 전격 건조독자적·안정적 활동 가능해져몇몇 분야 선진국 앞서는 성과세종기지로 출발한 극지과학 30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그동안 극지 전문인력이 키워졌고, 남극과 북극에 상주할 수 있는 기술이 쌓였습니다. 3곳의 과학기지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같은 극지 인프라를 가진 나라는 세계적으로도 몇 안 됩니다.올여름 인천 도심을 비롯한 수도권 곳곳을 물바다로 만든 기습폭우는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지난달 말 미국 역사상 최대 강우량 기록을 세우며 텍사스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Harvey)'는 8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고,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에서도 폭우와 산사태로 1천 명 넘게 사망했다. 올여름 전 지구적 재난의 주범으로 지목된 것은 바로 '지구 온난화'다. 지구 온난화를 가장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는 지역은 얼음으로 뒤덮인 남극과 북극이다. 자연과의 동행은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 풀어가야 할 최대 과제라 할 수 있다.세계 주요 국가들은 인류에 닥친 기후변화와 환경재해의 근본적인 원인을 밝힐 수 있는 최적지로 남극과 북극을 택했다. 그리고 세계 각국은 경쟁적으로 과학자들을 극지에 파견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1988년 2월 17일 남극 세종과학기지를 설립해 극지과학에 첫발을 디뎠다. 세계에서 18번째로 세워진 남극 과학기지로 내년이면 30주년을 맞는다. 세종기지를 비롯한 우리나라 극지 인프라 운영과 극지과학연구를 총괄하는 기관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극지연구소다. 윤호일(57) 극지연구소장은 극지과학이 국민 삶의 질과 밀접하게 연관됐다고 강조했다. 윤호일 소장은 "남극 해빙이 전부 녹으면 전 세계 해수면이 60m 이상 오르고, 이렇게 되면 지구에 있는 문명도시는 모두 사라진다"며 "최근 계속되는 한반도의 겨울 한파는 북극 온난화의 직접적인 영향이라는 게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남극에 있는 세종과학기지와 장보고과학기지에 매년 16~18명의 월동연구대를 파견하고 있다. 남극의 여름에 해당하는 11월~이듬해 2월에 150명 규모의 하계연구대가 남극 과학기지에서 각종 과학활동을 한다. 세종기지는 올해가 30번째 월동대다. 2002년에는 북극에 다산과학기지를 개설하기도 했다. 2009년 말 운항을 시작한 7천500t급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보유하게 되면서 얼어있는 바다를 항해하며 독자적이고 안정적인 연구활동이 가능해졌다. "세종기지로 출발한 극지과학 30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그동안 극지 전문인력이 키워졌고, 남극과 북극에 상주할 수 있는 기술이 쌓였습니다. 3곳의 과학기지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같은 극지 인프라를 가진 나라는 세계적으로도 몇 안 됩니다. 지금까지의 30년은 외형적 성장에 주력하면서 극지분야 선진국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면, 앞으로는 선진국 대열에 실질적으로 진입하기 위한 질적 성장이 중요한 시기입니다."지난해 8월 취임한 윤호일 소장은 극지연구소 내에 '해수면변동예측사업단'과 '북극해빙예측사업단'을 신설했다. 기존 '물화생지'(물리·화학·생물·지질) 중심의 학제적 연구만으로는 한반도 기후변화나 자연재해 문제를 예측해 해결점을 찾기 어렵다는 게 윤호일 소장 판단이다. 그는 "극지환경과 지구, 더 세부적으로는 한반도의 환경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21세기에 필요한 것은 융합연구"라며 "학제적 연구패턴에서 벗어나 '문제해결형' 연구사업체제로의 탈바꿈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극지연구소의 변화는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북극과 한반도가 위치한 중위도 사이의 기압 차이로 인해 극지방 소용돌이가 일정 주기로 강약을 반복하는 현상을 '북극진동(Arctic Oscillation)'이라 한다. 지구가 열대지방의 남아도는 열을 북극으로 옮기는 에너지 순환작용의 일부다. 그런데 북극의 온난화로 강하게 돌고 있는 북극진동이 최근 느슨해지고 있다. 극지방에서 잡아둔 찬 공기가 중위도까지 내려오면서 미국, 러시아, 한반도 등지에 기록적인 한파가 겨울마다 이어지고 있다. 이를 커튼처럼 내려온다고 해서 '커튼 효과(curtain effect)'라고 하는데, 극지연구소 김백민 박사팀이 세계 최초로 규명해낸 현상이다. "극지연구는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독일, 영국, 중국, 일본 같은 극지와 멀리 떨어진 국가도 경쟁적으로 달려들고 있습니다. 특히 지구 온난화로 점점 항로가 열리고 있는 북극 개척은 경제적인 측면과 관련돼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항로 개척이나 극지연구 같은 북극에서의 활동력을 강화해야 앞으로 자원개발 등 극지방에서의 경제적 영향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하지만 우리나라의 북극 진출 인프라는 다른 경쟁 국가보다 준비가 충분치 않다. 남극 개척을 목적으로 건조한 아라온호는 1m 두께의 얼음을 깨는 것이 쇄빙능력의 한계다. 각종 실측자료 확보를 위한 북극 중심부로 진출하기 위해선 최소 2~3m 두께의 얼음을 깨고 항해할 쇄빙연구선이 절실하다. 극지연구소가 제2쇄빙연구선 건조를 추진하고 있는 이유다. 한국 첫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건조는 2003년 세종과학기지에서 조난당한 대원을 구조하러 나섰다가 목숨을 잃은 젊은 과학자의 희생이 계기가 됐다. 제17차 세종기지 월동대에 참여했던 고(故) 전재규(1977~2003) 대원이다. 윤호일 극지연구소장은 당시 제17차 월동대장으로 부하 대원의 안타까운 사고를 지켜봐야 했다."대한민국 젊은이들이 극한의 환경인 남극에서 고무보트에 의존해 연구활동을 하다가 희생당하는 모습이 국민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세종기지로 전화를 걸어 위로했고, 쇄빙연구선 건조가 전격적으로 결정됐습니다. 월동대장으로서 전재규에게 미안하면서도, 전재규의 희생으로 만든 아라온호이기 때문에 더욱 감사하고 애착이 갑니다."윤호일 소장은 1987년 조그마한 연구실에서 출발한 극지연구소의 전신인 한국해양연구소 극지연구실에 입소해 30년 동안 극지연구에만 매진했다. 우리나라 극지 개척 역사의 산증인이다. 극지에 월동대와 과학연구대로 파견 횟수만 26차례다. 윤호일 극지연구소장은 "극지과학의 몇몇 분야에선 선진국을 앞서는 성과를 창출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극지연구 수준은 자랑스러워할 만하다"며 "앞으로도 대한민국과 지구의 미래를 짊어진 극지연구소의 막중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사진/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사진/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윤호일 극지연구소장이 인천 송도국제도시 극지연구소 홍보관에서 세종기지로 출발한 극지과학 30년과 극지 연구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2017-09-28 박경호

[경인일보 창간 특집, 동행]'여야 정치인' 박광온·김명연 의원… 동상이몽 국회, '국민의 눈'으로 서로를 인정하자

국민은 협치를 통해 여야가 동행하는 국회상을 보여주며 우리나라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나가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새 정부 들어서도 여야 간 대치는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에서는 오히려 '지난 정부 때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 활발한 의정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재선의 박광온(수원정)·김명연(안산단원갑) 의원에게 협치에 대한 여러 생각을 들어봤다. 박광온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대변인으로 활약했고 현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이자 민주당 제3조정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명연 의원은 한국당에서 전략기획 부총장을 맡고 있으며 올해 예결위원회에서 활약하고 있다.# 현재 국회 구성이나 국민 여론은 상생·여야 협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협치보다는 대치 현상이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박광온 의원(이하 박)-정치는 국민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과거의 낡은 정치질서가 극복되고, 시민 중심의 직접민주주의가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장강의 물결 같은 민심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국회가 가치와 정책으로 경쟁해야 한다. 협치하지 않으면, 시민들이 만든 새로운 정치질서에서 배제될 것이다.김명연 의원(이하 김)-협치의 열쇠는 정부와 여당에 있다는 것쯤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이치다. 문재인 정부는 전 정권의 과실로 반사이익을 얻은 불완전한 정권일 수밖에 없는데 자신들의 우월감에 도취해 있는 듯하다. 최근 김이수 헌법재판관에 대해 국회의원 무기명 투표에서 부결된 결과에 대해 청와대가 "탄핵 불복"이라는 등 의회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야말로 협치는 내팽개치고 여론에 기대어 대치 정국을 몰아가는 꼼수라고 생각한다.# 협치가 잘 안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지 김-흑백의 논리로 구여권을 적폐세력으로 규정하면서 자신들만이 옳다는 절대 선의 의식이 팽배해 있는 것 같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자신들이 필요할 때만 두 얼굴의 가면을 쓰고 손을 내미는 것은 협치의 진정성이 아니다. 정책의 실수가 쌓이고 오만함과 무능이 반복되면 국민들은 언제든 심판하게 된다. 야당을 인정하지 않고 설득하지 않으려는 생각의 부재, 이것이 협치를 어렵게 한 요인으로 생각한다.박-국민들은 협치와 야합을 명확하게 구별한다. 야당은 국민 협치가 아니라 여의도 협치에 머물고 있다. 대통령이 무조건 야당을 따르라는 건 협치가 아니다. 국민의 뜻에, 국민 눈높이에 맞는 행태를 보여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것을 추진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 협치이다. 국민 협치에 대한 정확한 인식부터 가져야 한다. # 협치를 위해 무엇을 바꿔야 하나박-100대 국정과제 중 91개 과제가 입법이 필요하다. 관련법만 무려 480개 정도 된다. 지금은 법으로 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부분부터 대통령이 하고 있다. 여기서 두 가지를 느꼈다. 국민 삶을 책임지는 정책을 국민들이 절박하게 원하고, 지지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야당의 초당적 협력이 없으면 입법이 필요한 정책들은 추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국민 삶과 연관된 정책을 야당이 끝까지 반대할 수 없을 거라고 본다. 대선 당시의 여야 공통공약부터 협치해 나가야 한다.김-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여당에서 야당과 국민들을 설득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그 간 국가안보문제인 사드 배치의 경우 배치를 반대한 과거 판단이 옳지 않았음을 사과부터 하고,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국민 앞에 솔직하게 설명해야 한다. 국민에게는 달콤하게 들릴 수밖에 없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문제도 앞으로 들어갈 수십조의 예산이 결국 보험료 인상, 미래 세대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공개하면서 교묘하게 증세논리를 덮으려는 꼼수를 부려서는 안 된다. 정부와 여당이 협치를 바란다면 모든 것을 얻기 위해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는 옛 성인의 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여야 간 상생, 동행, 협치라는 관점에서 볼 때 가장 아쉬운 점은김-정권 초기의 높은 국민적 기대에 힘입어 많은 문제가 가려져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특히 복지예산은 한 번 쓰기 시작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경직성 예산이다. 영국, 캐나다 등 우리보다 보장성이 높은 나라들도 병원 진료를 위해 몇 주씩을 대기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그 이면에 있는 부작용까지도 검토하고 진행해야 하지만 그 부작용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보장성 강화'라는 달콤한 말로만 덮여 있어 아쉬운 점이 많다.박-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의 부결이 굉장히 아쉽다. 야당이 국민과의 협치를 거부한 것이다. 야당은 국민들이 충분한 자격이 있다는 후보를 정치적 이유로 부결했다. 국민과 협치가 되고, 그다음 국회에서 여야 간 협치가 이뤄지면, 그것이 국민의 길로 가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들은 정치적 이익을 주고받는 것을 협치라고 보지 않는다. 야합이라고 단언한다. 국민 삶과 관련된 정책만큼은 협치해야 한다. # 현안 중 이것만이라도 협치로 풀어냈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박-일자리를 비롯하여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 지원대책, 문재인 케어, 아동수당, 기초연금인상 등 국민 삶과 직결된 정책은 하루빨리 실현 시켜야 한다. 대선과정에서 발표된 여야 5당의 공통공약 사항을 분석하면 62개의 법안이 필요하다. 서로가 대선과정에서 국민들께 약속한만큼 충분히 대화가 가능하다. 김-지금 가장 시급한 문제는 안보다. 북한의 6차 핵 실험으로 한반도 위기와 관련해 자유한국당은 전술핵 재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핵을 억제하고 김정은의 폭주를 막기 위해 북한의 핵에 상응하는 전술핵을 보유하고 위기를 돌파해 나가는 데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 지방분권에 대해서는 여야가 의견이 일치하는 것으로 아는데김-경제규모가 커짐에 따라 지역별 특색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대선 당시 공약으로 헌법에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명시하고 지방교부세 법정률을 인상하는 등 지방의 권한을 강화하고자 정책적 제안들을 제시한 바 있다. 이제 지방분권에 대해서도 더 진일보한 논의가 시작되어야 할 시점이다.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면서 구체적인 방법과 대안을 국회에서 계속 모색해나가야 할 것이다.박-문재인 대통령은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을 하겠다고 했다. 예를 들어 교육자치, 자치경찰, 재정문제 등 지방이 자체적으로 지역 특성과 철학에 맞게 지역민들의 행복을 위해서 일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지금은 중앙에서 전부 통제하고 있다. 나눠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야에 이견이 없다. 충분히 가능하다. /김순기·정의종기자 ksg2011@kyeongin.com더불어민주당 박광온(수원정·사진 왼쪽)의원과 자유한국당 김명연(안산단원갑) 의원이 상생과 협치에 대해 견해를 밝히고 있다. /박광온 의원실 제공·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

2017-09-28 김순기·정의종

[경인일보 창간 특집, 다문화]'이민자들의 천국'에서 배우자

스웨덴, 내국민과 동일한 복지혜택 제공독일, 취업·결혼등 각종 고충 해결 도와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융합해 다국적 사회를 지향하는 흐름은 세계화에 따른 국가 경쟁력 강화를 비롯해 우리가 처한 인구절벽을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이미 앞서 선진국 등 다른 국가에서는 이 흐름을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각기 다른 인종이 같은 제도 안에서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도록 법 개정 등을 통해 문화로 정착할 수 있게 만들었다. 비단 호주·캐나다·미국과 같이 민족국가의 성립 이전부터 다양한 인종이 문화를 구성했던 나라뿐 아니라, 한국처럼 독일·스웨덴 등 단일 민족으로 구성됐던 나라들도 이민자를 받아들여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고 국가 기반의 틀로 삼고 있다.28일 미국 '뉴스 앤 월드리포트'에 따르면 각국의 안정성과 소득평등, 고용시장 등을 고려해 조사한 결과 '이민자를 위한 최고의 나라'에 스웨덴이 선정됐다. 뒤를 이어 호주·독일·노르웨이 순으로 나타났다. 단일민족이던 스웨덴에 다문화 개혁의 바람이 분 건 지난 2009년이다. 교육을 통해 비 차별화(No Special Treatment)·균등화(Equalization)·융화(Mixing)를 지향, 외국 이주민에게도 스웨덴 내국민과 동일한 복지 혜택을 제공하고 교육·고용·소득 면에서 격차가 발생할 경우 정부가 적극 개입하기로 했다. 교육은 이민자들이 주류사회에 진출해 통합될 수 있도록 돕는 경쟁력이자, 공존과 평등의 가치가 일상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성숙한 시민을 길러 내는 자양분이기 때문. 궁극적으로 국가 제도 틀에서 이주민들이 사회로 융화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로 인해 스웨덴은 전체 인구 900여만명 중 22%가 이민자로 구성된 다문화 국가로 성장했고, 이민 2·3세들이 현사회에 진출해 국가 기반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독일은 지난 2010년 그간 복지로 일관하던 자국 다문화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교육과 제도를 강화해 다문화 국가로 변모를 꾀하고 있다. 이민자들에게도 내국인과 동일한 수준의 사회보장제도를 제공하는 '이민법'을 통해 반드시 '사회통합 코스'를 밟도록 했다. 900시간의 의무 수업으로 법질서 및 역사 등 독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교육을 심어 준 것. 또 맞춤형 지원의 하나로 다국어가 가능한 상담사를 갖춘 이주·이민상담센터를 전국 각지에 설치, 관공서 업무 같은 일상적인 일에서 평생교육과 취업·결혼·건강 등 개인적인 문제까지 각종 고충 해결을 돕고 있다. 독일은 19%에 달하는 인구가 다문화로 정착한 상태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2017-09-28 황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