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인천광역시교육감 도성훈입니다. 인천교육가족을 대표해 경인일보 창간 76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지역신문 최초로 인천에서 종합일간지로 발간돼 지금까지 '정론직필'의 뜻으로 76년 동안 인천시민의 곁에서 늘 함께하며 흔들림 없이 창간 이념을 실천한 경인일보에 박수를 보냅니다. 어려운 언론환경 속에서도 언론의 소명을 위해 애쓰는 임직원 여러분과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의 상황에서도 지역 구석구석을 발로 뛰며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를 위해 노력하시는 경인일보 기자님에게도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경인일보는 지역의 크고 작은 다양한 소식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보도하고 복잡한 세상을 바르게 보는 관점과 안목을 제시하는 수도권 최고의 정론지로 성장했습니다. 경인일보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은 그야말로 그 방향과 진도를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의 큰 진폭의 변화를 가져왔습니다.우리 인천시교육청은 '안전한 학교, 달라진 수업'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설정해 학교에서 지속적인 배움이 이어질 수 있도록 준비·실행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코로나19를 겪으며 인간은 '공존', '배려', '나눔'이라는 가치로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존재임을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공동체성을 지닌 민주시민,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생태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경인일보가 인천교육과 함께 늘 동행해 주셨던 것처럼 앞으로도 인천교육 발전을 위해 늘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앞으로 새로운 50년, 희망의 100년을 경인일보가 열어가길 바라며, 더욱 사랑받고 신뢰받는 언론으로 꾸준히 성장하기를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천과 경기 지역 대표 언론사로 정론직필의 길을 걸어온 경인일보의 창간 76주년을 300만 인천시민과 함께 인천광역시의회를 대표해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어려운 언론 환경을 극복하고, 7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인천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시민의 눈과 귀가 되어 잘못한 일에는 쓴소리를, 잘한 일에는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주신 임직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경인일보는 미래를 지향하는 언론매체로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신문, 각계각층의 소통과 화합을 이끌어가는 신문, 지역 경제 발전과 문화 창달에 이바지하는 신문을 표방하며 수도권 최고의 종합미디어 그룹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앞으로도 올곧은 잣대로 지역 현안에 대한 올바른 비판과 시민들의 정보 욕구를 충족시켜 독자들의 세상 보는 눈을 깨우고, 지역의 애정을 더욱 강화해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진정한 언론의 사명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제8대 인천광역시의회도 경인일보와 늘 함께하며, 가장 낮은 자세로 시민을 섬기는 '겸손한 의회', 무한책임을 갖고 발로 뛰며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일하는 의회', '무신불립(無信不立)'을 기조로 삼아 겸손한 자세로 책임감을 갖는 품격 있는 의회상을 구현해 시민의 신뢰 속에 강한 인천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미래를 선도하는 경인일보의 창간 76주년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며,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과 임직원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 드리겠습니다.
국회의장 박병석입니다.경인일보 창간 76주년을 축하합니다. 배상록 대표이사 사장님과 임직원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특히 일선 기자들의 노고에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독자 여러분께도 인사를 전합니다.경인일보는 우리나라가 광복된 1945년에 언론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경기·인천 지역에 창간해 '정론직필'의 흔들림 없는 자세로 달려왔습니다.격동의 시대를 살아오면서 늘 열린 생각과 열린 마음을 가지고 독자들과 함께 고민했습니다.기자들은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그 격동의 현장을 발로 뛰어 이제는 명실상부한 수도권을 대표하는 정론지로 자리매김했습니다.경인일보는 디지털 시대를 맞아 변화와 혁신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1998년에는 경기·인천 언론 사상 최초로 '인터넷 신문'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에 더해 디지털 퍼스트를 선언하고 디지털미디어센터를 구상해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생산함으로써 '비대면'과 '로컬' 시대를 앞장서 준비하고 있습니다.코로나19로 온 국민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더욱 생생하게 담아내기 위해 애쓰는 일선 기자들과 혁신에 앞장서는 경인일보의 힘찬 도전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다시 한 번 경인일보의 창간 76주년을 축하합니다.향토언론의 사명을 다하는, 미래를 열어가는 언론으로 더 크게 도약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소상공인·실직자·노인·한부모 가정 등 사회취약층우울감·무력감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노크'80여명 전문 상담사 활동 "언제든 센터를 찾아달라" 인천에 사는 30대 여성 김희현(가명)씨는 지난해 일자리를 잃었다. 유통업에 종사하면서 생계를 꾸려나가던 그는 코로나19 여파로 다니던 직장에서 권고사직을 당했다. 경제적 어려움보다 무력감이 그를 더욱 힘들게 했다. 갑작스러운 실직에 다시 시작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30대 후반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이기에 두려움이 컸다. 언제부턴가 하는 일마다 자신감이 떨어지고, 자꾸만 위축되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울 증세까지 생겼다.코로나19는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손쓸 도리도 없이 일상이 무너졌다. 심적으로 지친 김씨가 도움을 청한 곳은 인천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였다. 우울감과 무력감에서 벗어나고 싶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센터를 찾은 김씨는 차츰차츰 회복되어 갔다. 이곳에서 상담을 받으면서 마음을 추스른 그는 다시 시작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었다. 그렇게 김씨는 올해 여름부터 재취업을 위한 교육을 받고 있다. 그는 "상담을 받으면서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며 도움을 준 센터 상담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가뜩이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바깥 활동이 더욱 어려워졌다. 홀로 사는 70대 여성 홍순영(가명)씨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삶의 활력을 잃었다고 한다. 매일 같이 복지관을 찾아가 말벗과 웃고 떠드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지만 방역당국의 집합 금지 조치 이후로는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됐다. 인천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는 그런 홍씨에게 큰 힘이 되어 주었다. 센터 상담사들은 부모님을 모시듯 그에게 정성을 다했다. 새 말벗이 생긴 홍씨는 삶의 활력을 되찾았다. 그는 "자식들보다 낫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센터를 모르시는 분이 많아 심리적 고통을 혼자서 견디는 경우가 많을 것… 멀리 강화, 영종, 옹진군에서도 심리 상담을 받는 분들이 있어 언제든 센터 찾아주세요대한적십자사가 운영하는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는 전국에 17곳이 있다. 처음에는 풍수해, 폭염과 같은 재해를 당한 이들을 위해 심리 상담을 했으나,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친 이들도 보듬고 있다.인천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에도 이른바 '코로나 블루'로 상담을 원하는 시민들이 늘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 실직자를 비롯해 노인, 한부모 가정 등 사회 취약계층이 센터를 주로 찾았다. 인천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에는 80여 명의 전문 상담사가 '코로나 블루' 극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박민정 상담사는 "센터를 모르시는 분이 많아 심리적 고통을 혼자서 견디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면서 "멀리 강화, 영종, 옹진군에서도 심리 상담을 받는 분들이 있다. 언제든 센터를 찾아달라"고 당부했다.오랜 고민 끝에 용기를 내어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 응한 김씨는 "심리 상담이라고 하면 아직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크다"며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라면 두려워 말고 상담을 꼭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심리적 응급처치 박민정·이혜숙 상담사 마음의 실타래 함께 풀기표정봐야 잘 이해하는데 비대면상담 어려움"다시 일어나려는 의지 보이실 때 정말 기뻐" 인천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의 상담 활동을 일컬어 '심리적 응급처치(Psychological First Aid)'라고 한다. 이는 재난 피해 당사자의 심리적 안정을 신속히 도와 재난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가 번진 지난해부터 '코로나 블루'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심리적 응급처치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인천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에서 만난 박민정·이혜숙 상담사는 최근 들어오는 상담 10건 중 9건은 '코로나 블루'와 관련돼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박민정 상담사는 "코로나19로 겪는 경제적 불안정, 신체 활동 제한 등의 일차적인 어려움이 결국 심리적인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먼저 심리적으로 회복돼야 그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누군가의 심적 고충을 들어주고 그 상처를 보듬는 건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얼굴을 마주하지 못한 채 전화로 비대면 상담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상담사들은 곱절로 힘이 들 수밖에 없다. 혼자서는 도무지 안 되는 일도 함께하면 극복할 수 있어… 코로나19로 어려운 일이 있다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센터를 찾아주세요 이혜숙 상담사는 "처음 상담을 받으시는 분들은 자존감도 많이 떨어져 있고, 자신이 고립되어 있다고 느낀다. 그런 분들을 상담하다 보면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지만 점차 회복되는 모습에 나도 자연스레 회복된다"며 미소를 지었다.그러면서 이혜숙 상담사는 당뇨와 고혈압으로 시력을 잃고 거동도 불편한 어느 한 시민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원래 생활이 어려우신 분이었는데 코로나19로 더욱 힘든 상황에 부닥쳐 삶의 희망의 끈을 놓으려 하셨다"며 "상담을 진행하면서 그분이 다시 일어나려는 의지를 점점 보이실 때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박민정·이혜숙 상담사는 "상담받는 분의 표정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눠야 그의 어려움도 잘 이해할 수 있는데, 코로나19로 대면 상담을 하지 못해 아쉽다"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게 더욱 진정성을 가지고 상담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두 상담사는 "혼자서는 도무지 안 되는 일도 함께하면 극복할 수 있다"면서 "코로나19로 어려운 일이 있다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센터를 찾아달라"고 당부했다.문의: 인천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인천시 연수구 연수동 함박뫼로 220, 032-810-1341)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코로나19 여파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우리의 이웃들이 적지 않다. 경인일보는 최근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층 강화되면서 도움의 손길이 더욱 필요한 이들을 돕기 위해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사회복지사 등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방호복을 입고 한여름 무더위를 견디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곁을 지킨 새내기 요양보호사와 발달장애 아동들을 돌보고 있는 사회복지사는 보호자 등 가족들이 건네는 따뜻한 감사의 인사에 더욱 힘을 내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어르신들 챙기는 인천시사회서비스원 / 요양보호사 신경섭씨 한여름 무더위속 매일 9시간 방호복 입고 세심하게 보살펴감기 걸릴까봐 에어컨 틀지 못해… 치매 어르신과 반복 일상"보호자 직접 만든 수세미 주시기도, 고맙다는 인사에 뭉클" 인천시사회서비스원의 새내기 요양보호사 신경섭(33)씨는 입사 이틀 만인 지난 8월4일 코로나19 긴급돌봄 현장에 투입됐다. 신씨가 돌봐야 할 시민은 치매증세가 있는 80대 어르신으로, 평소 다니던 주간보호센터에서 확진자가 나와 급히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직장을 다녀야 해 낮에 어르신을 돌볼 수 없었던 가족들은 인천 중구청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렇게 긴급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천시사회서비스원으로 의뢰가 와 신씨가 현장으로 나서게 된 것이다.긴급 돌봄을 하는 6일 동안 신씨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방호복을 입고 어르신의 곁을 지켰다. 낮 기온이 35도까지 치솟았던 한여름의 무더위 속에서 방호복을 입고 어르신을 돌보는 것은 30대 초반의 건장한 남성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신씨는 "어르신이 에어컨 바람을 조금만 쐬어도 추워하셨다"며 "감기라도 걸리실까 봐 걱정돼 에어컨도 틀지 못했다. 한여름 대낮에 땀복을 입고 밖을 돌아다니는 것보다 힘들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어르신을 돌보는 9시간 중 휴식시간은 30분 안팎이었다. 방호복을 잠시 벗어두고 물이나 음료를 마시며 땀을 식히는 게 그가 할 수 있는 휴식의 전부였다. 손자뻘인 신씨를 가엽게 느꼈는지 어르신은 '혼자 밥을 먹기 미안하다'며 과자나 빵을 건네기도 했다.긴급 돌봄이 끝나던 날 보호자께서 감사의 의미로 직접 만든 수세미를 챙겨주시고, 어르신께서도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뭉클했다자가격리 긴급 돌봄 원칙상 취식이 불가능해 신씨는 어르신에게 음식을 먹을 수 없다고 설명했지만, 치매가 있는 어르신은 그걸 금방 잊어버리고 신씨에게 거듭 먹을 것을 건네곤 했다. 신씨는 "어르신께서 음식을 권하실 때마다 거절할 수밖에 없어 죄송했다"며 "무더위에 방호복을 입고 고생하는 모습이 안쓰러워서 그러셨던 것 같다"고 했다.10년 동안 호텔리어로 일했던 신씨는 지난해 5월 사표를 냈다. 코로나19로 호텔 관광업계가 큰 타격을 받으면서, 일본인 관광객 통역을 담당하던 그의 업무도 줄어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새로운 일자리를 찾던 신씨는 퇴사한 지 6개월 만에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사람 상대하는 일을 해왔던 만큼 요양 업무도 잘할 자신이 있었고,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돌봄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해 내린 결정이었다.신씨는 "최근에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 한 분을 돌봤는데, 함께 밖에 나가 재활운동을 하면서 어르신의 표정이 많이 밝아지셨다"며 "긴급 돌봄이 끝나던 날 보호자께서 감사의 의미로 직접 만든 수세미를 챙겨주시고, 어르신께서도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뭉클했다"고 말했다. 발달장애아 케어 인천시장애인복지관 / 사회복지사 김미경 팀장 "어디로 튈지 몰라 한시도 눈 뗄 수 없어" 돌봄·방역 1인2역자폐 아동들 자해하거나 몸부림 쳐… 팔과 목에 멍들 때도감염 여파 문 닫을 위기도… 가족에 여유 줄 수 있어 '뿌듯' 인천 연수구에 있는 인천시장애인복지관은 자폐증이나 지적 장애 등을 가진 아동·청소년 10명이 긴급 돌봄을 받고 있다. 대부분 한부모가정이나 조손가정 등 취약계층 가정의 아동들이다. 코로나19로 장애인 학교와 시설 등이 문을 닫으면서 오갈 데 없이 집에서 홀로 지낼 수밖에 없는 아이들도 이곳에서 사회복지사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흔히 자폐나 지적 장애가 있는 아동들은 다른 사람과 어울리기를 어려워하거나 조용히 혼자서만 있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이곳의 아이들은 복지관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니며 신나게 뛰놀고 있었다. 돌봄 교실을 찾은 기자에게 한 남자아이는 씩씩하게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넸다.김미경(38) 인천시장애인복지관 가족문화지원팀장은 "아이들이 어디로 튈지 몰라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2년째 긴급 돌봄을 담당하고 있는 김 팀장은 코로나19 속에서 아이들의 돌봄과 방역 두 가지를 모두 챙기느라 매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자폐 아동들은 조금만 불편하거나 기분이 나쁘면 자신의 얼굴을 때리거나 벽에 머리를 부딪치는 등 일종의 자해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면 아이를 끌어안고 달래느라 정신이 없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몸부림치는 아이가 주먹을 휘두르거나 꼬집어서 팔이나 목에 멍이 들 때도 있다.코로나19가 언제 닥칠지 알 수 없어 하루하루 걱정스러운 게 사실김 팀장은 "처음 이곳에 와서 다른 아이들과 싸우거나 선생님의 지도를 잘 따르지 않던 친구들도 함께 생활하면서 정서적으로 많이 안정되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다"고 했다.김 팀장을 비롯한 복지관 구성원들도 몇 차례 코로나19에 감염될 뻔했다. 지난해 12월31일에는 발달장애인 1명이 감염된 상태에서 복지관에 와 직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김 팀장과 동료 사회복지사들도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를 해야 했다. 9월 초에도 복지관을 이용하는 장애인의 보호자가 확진 판정을 받아 복지관이 문을 닫을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김 팀장은 "코로나19가 언제 닥칠지 알 수 없어 하루하루 걱정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지적 장애 아동·청소년 긴급 돌봄은 가족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발달장애 아동 부모 중 적지 않은 이들이 아이를 돌보면서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이 악화하거나, 심지어 정신과 상담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김 팀장은 "복지관에서 긴급 돌봄을 제공하면서 가족들이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 셈이다. 얼마 전에는 한 보호자께서 '10년 만에 파마를 해봤다'며 고마움을 전하셨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안쓰러우면서도 도움이 될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방호복을 입은 신경섭씨가 코로나19로 자가격리된 노인을 긴급돌봄하고 있다. /신경섭씨 제공김미경 인천시장애인복지관 가족문화지원팀장이 긴급 돌봄 장애 아동들의 공부를 봐주고 있다. /김미경 팀장 제공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는 이들이 있다. 배영옥 아주대학교 요양병원 간호과장과 현정연 아주대 요양병원 감염관리실장, 이민숙 수원시 여성리더회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코로나19로 도움이 필요한 곳이 많지만 예전만큼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 때문인지 이들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반향도 적지 않다. 이들은 코로나19 방역 현장에서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가 하면 매년 통 크게 수천만원을 경기 지역 취약계층에 기부해 큰 도움을 주고 있다.그 어느 때보다 온정의 손길이 그리운 때에 '나눔'을 실천한 '우리 동네 영웅들'을 만나봤다. 아주대학교 요양병원의 배영옥 간호과장과 현정연 감염관리실장 배영옥(53) 아주대학교 요양병원 간호과장과 현정연(43) 아주대학교 요양병원 감염관리실장도 코로나19 시국에 최전선에서 묵묵히 본연의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배영옥 간호과장은 30년 넘도록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터진 이후에는 외출, 쇼핑 등 남들이 영위하고 지내는 일상을 포기한 채 환자들을 돌보는 데 힘쓰고 있다. 특히 그는 힘겨웠던 지난 7월을 잊지 못한다. 백신 접종을 마치고도 확진된 '돌파 감염'으로 병동 전체가 코호트 격리에 들어갔다. 간호사들은 빈 병실에 한 명씩 들어가 병원에서 먹고 자며 환자를 돌봤다. 일상 포기한 채 환자들 돌봐… 간호사 처우 개선 강조"환자들이 확진 판정 받았을때 바라보는 마음 힘들어"배 과장은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은 환자들이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다. 방호복 입은 간호사들이 얼굴이 빨개져서 물도 한 번 마시지 못했던 모습이 생생하게 남아있다"며 "몸도 힘들었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고 돌아봤다.코로나 관련 업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현정연 실장도 코로나19 예방활동에 전념하고 있다.현 실장은 환자뿐 아니라 간호인, 외주업체까지 하루 400명 이상 코로나19 검사를 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간호사들은 병실의 청소부터 배식까지 담당하기도 했다. 외부 직원들이 코로나19로 병실에 들어가는 것을 꺼리면서 간호사들이 외부 업체 업무까지 도맡았던 것이다. 가정까지 내던지면서 코로나19 최전선에 서 있는 이들은 요양병원 간호사에 대한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외부직원 병실 꺼리면서 간호사가 청소·배식 업무도감염병 고령층에 치명타… 요양병원 지원 강화 필요코로나19가 고령층에 더 치명적인 만큼 요양병원 자체에 대한 지원도 강화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내년부터 요양병원에 대해 환자 1인당 1천580원씩 감염예방·관리료가 상시 지원이 되지만 인력 문제는 여전히 숙제다. 감염예방·관리료를 상시 지급 받기 위해서는 감염관리실을 운영해야 하고 감염관리위원회를 연 2회 이상 열어야 한다. 전국의료감시체계 활동에도 참여해야 한다.배 과장도 "이런 사태가 터지면서 요양병원에 대한 질책은 많은데 간호사에 대한 처우에는 관심이 별로 없다"며 "간호사들 임금도 대학병원과 엄청난 차이가 난다. 병원에 환자가 260명 정도 있는데 간호사들은 60명뿐이어서 이직률도 높고 매번 인력난에 시달린다"고 하소연했다. 그럼에도 사명감으로 환자들을 돌보는 데 여념이 없다.배 과장은 "그래도 간호사니까요. 저희가 해야 할 일을 해나가는 수밖엔 없죠.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이민숙 수원시 여성리더회 회장 이민숙(53) 회장은 4년째 수원시 여성리더회를 이끌고 있다. 그는 마스크가 부족했던 지난해 수원 지역 의료 기관을 중심으로 마스크를 기부하는가 하면, 매년 젓갈을 판매한 수익으로 소외된 이웃을 돕고 있다.특히 젓갈 판매는 입소문을 타 동네에선 이미 명성이 자자하다. 리더회는 올해도 1천100만원 수익을 올렸다. 리더회는 수익금 전액을 지역 아동들에게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또 올해엔 수원지역에서 활동하는 공직자와 의료진 등에게 손수 만든 도시락 900인분을 전달하기도 했다.이 회장은 "잠재 여성의 사회 활동을 이끌어 내고 이들 모두 사회의 일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게끔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매년 젓갈 판매 수익으로 온정… 손수 만든 도시락도美 도네이션 문화 계기 "봉사할수록 마음이 깊어져"여성리더회는 아주대학교에서 여성지도자대학 과정을 수료한 이들로 구성됐다. 올해는 내년 활동을 앞둔 18기 회원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주된 참가자는 50~70대 여성이지만 최근엔 30대까지 연령층이 확대됐다.그가 봉사활동을 시작한 건 우연한 계기였다. 지난 2003년 유학을 떠난 아이와 함께 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했다는 이 회장. 그는 외국의 도네이션(donation) 문화를 접하게 됐다. "스쿨버스 가이드라고 하는데요. 치맛바람 그런 게 아니고 엄마들이 자발적으로 아이들을 버스로 학교까지 데려다 주는 것이었어요. 남들을 돕겠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한 활동인데 그게 참 기억에 남았어요."이 회장은 귀국 후 봉사활동을 본격 시작했다. 작가로 활동했던 그는 지난 2015년 사진 봉사를 시작으로 리더회 일원이 됐다. "봉사는 할수록 마음이 깊어집니다. 가족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이자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원인 것이 목표입니다." /이시은·이자현기자 see@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배영옥 아주대학교 요양병원 간호과장.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현정연 아주대학교 요양병원 감염관리실장.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이민숙 수원시 여성리더회 회장.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인공지능·빅데이터 기반 사업 준비예능·드라마 등 활용 지역명소 홍보최대 70% 할인가 '착한 여행 캠페인'양평 'BTS 투어' 등 이색테마 상품국내외 인플루언서 대상 마케팅 펼쳐한류 발판 '고양 K-컬처밸리' 조성 코로나19는 삶의 방식을 크게 바꿔 놓으면서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시대로 이끌고 있다. 특히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은 관광분야는 초토화되면서 지역 경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인지역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국민여행조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코로나 전인 2019년 경인지역을 다녀간 관광객은 경기도 260만7천911명, 인천 140만220명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경기 64만7천413명, 인천 29만9천755명으로 급감했다. 다행인 점은 경인 지역의 경우 관광 업계의 매출액 급감에도 관광사업체 수는 오히려 증가해 코로나 극복 이후의 정상적인 삶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경인지역은 경기 5천77곳에서 5천137곳, 인천 1천238곳에서 1천265곳으로 각각 늘었다. 이런 가운데 세상은 코로나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종전에는 디지털 정보로 구현되지 않았던 것들이 디지털 정보로 바뀌어 국경의 장애 없이 유통되고 있다. 디지털 정보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술 등을 만나 가치 있는 정보로 변신하고 있고 블록체인 기술로 정보의 권리자에 대한 디지털 장부를 지구적인 차원에서 구현함으로써 정보가 자산으로 나아가 자본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관광 산업 역시 디지털 기반의 사업을 준비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경기관광공사는 코로나로 인해 국가 간 이동 제약에 따른 해외 대면 세일즈 활동이 불가하자 지난 4월에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방식인 '경기 온라인 트래블 마트'를 진행한 바 있다. 이 사업은 대만 타이베이, 중국 상하이, 태국 방콕에서 열린 '경기 관광설명회 및 온라인 비즈니스 상담회'를 화상으로 직접 연결해 경기관광을 홍보하는 행사다. 경기관광공사는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관광업계의 해외마케팅 단절 위기 극복 및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 해외시장 조기 정상화의 기반을 강화하는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명소 홍보 방식도 디지털과 결합해 더욱 다양해 지고 있다. 그동안 오프라인 중심으로 진행되던 관광지 홍보는 이제 뮤직비디오와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와 만나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지난해에만 경기도에서는 tvN '화양연화', tvN '오마이베이비', KBS '안녕 나야' 등 10여건의 드라마가 광명동굴, 김포 라베니체, 평택 별빛정원 등 지역 주요 관광지에서 촬영됐다. 예능분야 역시 SBS '런닝맨', 채널 A '도시어부', KBS '축구 야구 말구' 등이 안성맞춤랜드, 화성 전곡항, 시흥 웨이브 파크 등에서 촬영됐다.올해 역시 시흥 한울공원, 안양예술공원 등지에서 jtbc '비긴어게인', tvN '너는 나의 봄',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촬영하면서 시청자들에게 비대면 관광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게 하고 있다.또한 코로나 장기화로 어려운 관광업계를 지원하고 내수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착한 여행 캠페인'을 진행, 침체된 지역 관광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착한 여행 캠페인'은 공사가 상품 정가의 50%를 지원하고, 관광업체가 20%를 부담한다. 이 캠페인을 통해 관광업체는 상품 선판매로 수익을 올리고, 소비자는 최대 70% 할인가로 상품을 구입하는 선순환 구조의 사업이다. 소규모 언택트 관광의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를 대비한 관광상품도 개발되고 있다. 경기관광공사는 파주 DMZ 평화 투어, 양평 자전거 투어, 화성 요트 투어, 양평 BTS 투어, 경기 슈퍼 스키 타운 등 경기도 내 이색적인 테마 상품을 만들고 있다. 이들 상품은 국내 외국인 유학생 및 재한 외국인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경기 관광지를 홍보해 향후 포스트 코로나 대비 외래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타국에서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 이색적인 체험기회를 제공, 거주 만족도를 제고 한다는 계획이다.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 사업도 시작한다. 경기도는 총 사업비 1조8천억원을 들여 오는 2024년까지 고양시 장항동 일대에 한류 콘텐츠가 집약된 복합 문화 공간인 'K-컬처밸리'를 조성할 예정이다. 'K-컬처밸리'에는 총 2만석 규모의 공연장과 한류 콘텐츠 관련 각종 상업 시설이 들어선다. 경기도는 이 거점 공간을 발판 삼아 한류 관광의 중심지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관광업계 고정비용 지원을 통한 관광사업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사업장을 임차(월차)로 운영하고 있는 도내 관광사업체 310여 개사 가운데 심사를 거쳐 뽑힌 업체의 임차료를 지원하고 있다.아울러 산업 자원과 관광을 접목한 산업관광도 함께 추진해 특정 산업에 관심을 가진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경기도에는 국내 사업체의 22%(2019년 도 발표 기준)가 밀집해 있는데 도는 주변 관광지와 맛집, 숙박 업체 등과 연계 프로그램을 만들어 단순 탐방에만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현재 경기도는 지역 산업 인프라를 활용한 다양한 산업 관광지 발굴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아울러 코로나 이후 각광받는 자연, 힐링 등 비대면 관광자원에 대한 홍보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경기관광공사가 포스트 코로나 대비 외래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해 추진하는 경기도 이색 테마상품인 '평화누리걷기'. /경기관광공사 제공경기관광공사가 지난 4월 8일 수원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진행한 온·오프라인 결합의 하이브리드 방식인 '경기 온라인 트래블 마트' 행사. 2021.4.8 /경기관광공사 제공경기관광공사가 포스트 코로나 대비 외래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해 추진하는 경기도 이색 테마상품인 '평화누리걷기'./경기관광공사 제공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친 지 1년 반이 지났지만 감염 확산의 기세는 여전하다. 사람들은 마스크를 벗고 지내던 삶을 잊어가고 있다. '위드(with) 코로나'(감염 종식 기대보단 공존에 대비)란 말이 생겨나고 정부도 스스로 이를 외치고 나선 모습이 그런 현실을 보여준다. 이런 와중에 '다시(re)'를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여러 사람 모이는 행사가 방역수칙 때문에 불가해졌어도 나름의 수단을 찾거나, 매출이 뚝 떨어져 가게 문을 닫게 생겼어도 위기를 기회 삼아 2호점을 새로 열고, 지난해부턴 꿈도 못 꾸던 단체 직원 회식을 하기도 한다. 언제 또 새로운 변수가 생길지 모르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맞서 '위드' 보다는 '다시'를 외치며 예전의 삶을 되찾아가려는 사람들을 만나봤다. '착한 임대인' 덕에 코로나19 이겨내고 2호·3호점까지 자영업자 어려움 공감한 건물주, 폐업 막았다3개월간 월세 안 받고 9개월간 인하… 점주, 코로나 여파 매출하락 딛고 재기 지난해 4월 군포 송정지구에 샌드위치 가게를 차린 서현욱(30)씨는 당시만 해도 코로나19 확산이 지금과 같은 경제 위기를 불러올 줄 몰랐다. 서씨 가게도 그 여파를 피하지 못해 한 달 만에 매출이 절반 이하로 깎이는 경영난을 겪어야 했다. 지난 한 해 경기도에서만 이 같은 매출 하락 등으로 음식점업 소상공인 1만249명(경기연구원 자료)이 가게 문을 닫았다.하지만 서씨는 경영난 속에서도 지난해 6월 자신의 가게인 '우키샌드위치' 1호점을 유지한 채 산본동에 2호점을 새로 열었다. 서씨가 폐업 대신 추가 개점을 할 수 있었던 건 '착한 임대인'이었던 해당 상가 건물주 신학철(37)씨 덕분이었다. 신씨는 지난해 5~7월 임차인들에게 월세를 아예 받지 않았다. 이후 9개월 동안도 월세의 30%를 인하해 줬다. 월세 인하가 완전한 매출 회복을 가져다준 건 아니지만 서씨는 그 덕분에 2호점 개점을 위한 기반을 다질 수 있었고 지금은 의왕에서의 3호점 개점까지 준비하고 있다. 서씨는 "가게 상황이 안 좋아 새 고객을 이끌 방법을 고민 중이었는데 줄어든 매출에 행동으로 옮길 수 없었다"며 "마침 임대인 덕분에 지출을 크게 줄여 SNS 광고와 포스터 제작 등 마케팅에 나섰고 매출 증가는 물론 2호점을 여는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신씨가 착한 임대인이 된 것도 단순히 임차인들의 경영난 때문만은 아니다. 신씨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10년 이상 일하고 임차인으로서 경험도 하다 보니 사장님들의 어려움을 충분히 공감했다"며 "특히 서씨는 가게를 살리려는 의지가 강해 가능한 한 많은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어르신 사회성 단절"…줌으로라도 '단체 행사'낯선 화면에서 재회한 반가운 얼굴들35명 온라인 요리교실 진행"이게 뭐여?" 처음엔 낯설었지만행사후 "또 언제 열리냐" 호응"사회성·건강향상 노력할 것"지난 8월11일 수원 능실종합사회복지관(이하 복지관)은 35명에 달하는 어르신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능실쿡(요리교실)' 행사를 진행했다. 물론 어르신들이 복지관에 모인 건 아니었다. 35명 생활지원사가 각각 어르신 가정에 방문해 휴대전화 사용법을 안내하고 줌을 통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만날 수 있도록 도왔다.그렇게 1년 반여 만에 한 자리에 모인 어르신들은 처음엔 줌 화면을 보고 "이게 뭐여?"라고 따져 묻거나 "갑자기 왜 요리를 하는 거냐"며 낯설어했다. 하지만 행사가 끝나자 '언제 또 요리교실 열리냐'거나 손주에게 자신이 나온 영상을 보여주려 '영상을 보내줄 수 있냐'고 할 만큼 뜨거운 호응을 보였다.복지관이 이처럼 줌을 통해서라도 수십 명 규모의 단체 행사를 준비한 건 어르신들의 단순한 친목 도모나 요리 교육만을 위한 목적이 아니다. 대부분 연령이 70~80대인 복지관 어르신들은 여러 사람과 만나는 모임 등이 줄어들수록 사회성을 비롯한 활력 등이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복지관은 지난해 12월까지 최소한의 가정 방문 등을 제외한 모든 행사를 중단하다가 이후 어르신들의 사회성을 높이기 위한 비대면 행사 진행 등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결국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라도 어르신들이 서로 얼굴을 보고 직접 요리하는 활동 등을 할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해 추진하기에 나섰다. 복지관은 앞으로도 능실쿡 행사는 물론 어르신들의 활동성을 높이며 서로 만날 수 있도록 하는 행사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복지관 소속 김소영 사회복지사는 "코로나19를 이유로 한 무조건적인 단체 행사 중단이 결국 어르신들 간 관계를 단절시키는 악영향만 준다는 걸 알게 됐다"며 "생활지원사가 꾸준히 방문하고 온라인상에서라도 만남을 갖게 하는 노력을 이어감으로써 어르신들의 사회성과 건강 향상에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2년째 재택이지만 팀원들과 '한 공간'… "회의는 줌, 회식은 메타버스" "오늘 저녁 모여라… 메타버스 공간으로"팀원들 아바타로 접속 기념사진"실제 한곳에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울의 한 키즈콘텐츠 회사에 다니는 조은님(28·인천 미추홀구)씨는 지난 9월6일 모든 팀원들과 모여 회식을 했다. 회식 장소는 사무실도, 음식점도 아닌 '메타버스(온라인상 아바타 등 활용한 가상공간)'였다.메타버스 플랫폼 중 하나인 '게더타운'에서 각 팀원 6명의 아바타가 함께 온라인상에서 가능한 다양한 게임을 즐기고 추석 명절을 앞둔 기념 단체 사진도 찍었다.조씨는 지난해부터 회사 출퇴근이 아닌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데 업무상 회의는 이미 2년째 줌(온라인 화상 커뮤니티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추석에 맞춘 연간 회식도 지난해엔 줌을 통해 진행했는데 올해는 직원들이 좀 더 '진짜 회식다운 회식'을 하자며 아이디어를 냈다.그렇게 조씨 팀원들은 자신의 모습을 대신하는 각자의 아바타를 통해 게더타운이란 플랫폼 내 한 공간에 모여 직접 만나 스킨십하고 게임도 즐기며 서로 함께 한 사진 촬영도 할 수 있었다.조씨는 "메타버스 프로그램 기능 덕분이었지만 상대 직원과 가까이 있으면 목소리가 더 크게 들렸고 멀리 있으면 작게 들리기도 했다"며 "온라인상에서 각자의 아바타를 통한 모임이었지만 실제 한 공간에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지난 8월 수원 능실종합사회복지관이 마련한 온라인 요리교실 '능실쿡'에 참여한 어르신들 35명이 줌(온라인 화상 커뮤니티 플랫폼)에 접속해 서로의 모습을 보고, 또 요리교실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능실종합사회복지관 제공인천 미추홀구에 사는 조은님(30)씨가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을 활용해 마련한 회식에 참여, 동료 직원들과 게임을 즐기고 있다. /조은님씨 제공
유례없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 크고 작은 변화가 생겼다. 학생들은 학교에 가는 날보다 컴퓨터를 켜고 온라인 수업을 듣는 일에 익숙해졌고, 직장인들은 재택근무가 일상이 됐다. 자영업자들은 식당 내 먹는 자리를 줄이고 배달에 뛰어들었으며, 기업들도 배달과 가정 간편식 강화 등으로 초점을 옮기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40%대를 넘기면서 곧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긍정적인 목소리도 나오지만 반대로 약 2년간 비대면 삶에 익숙해지며 코로나19 이전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지배적이다. 약 2년간의 코로나19 삶을 돌아보며 앞으로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를 어떻게 준비할지 고민한다.교육현장, 체험학습도 메타버스로 지난해 2월 코로나19를 마주한 교육현장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학교와 학생, 학부모들은 갑작스러운 등교 중단과 온라인 수업 전환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기초학력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왔고, 돌봄 공백을 호소하는 이들도 속출했다.그렇게 약 2년이 흐른 지금, 교육현장은 등교가 어려웠던 시기에도 비대면 활동을 직접 찾고 대면 활동을 비대면으로 전환하며 코로나19 극복에 힘쓰고 있다.지난 7월 수원 서호초등학교 6학년 2반 학생들은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되자, '메타버스 체험학습'을 떠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체험학습은 물론 수학여행도 취소돼 학생들이 아쉬워하자, 담임선생님이 나섰다. 23명의 학생은 메타버스 속 미술관·박물관을 견학했다. 작품을 구경하고, 비대면으로 친구들과 만나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체험학습에 참여한 박하랑(13)양은 "다음엔 현실에서 가볼 수 없는 우주나 코로나19로 친구들끼리 놀러 가기 어려운 한강도 메타버스를 활용해 가보고 싶다"며 "메타버스 속에서 친구들을 만나니까 신기했고, 친구들 캐릭터를 보는 즐거움도 있었다"고 했다.서호초 학생들은 체험학습뿐만 아니라, 모둠 활동 때도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교육현장, 코로나 대응 '비대면 전환'수원 서호초, 메타버스로 체험학습"다음엔 현실서 못가는 우주 가고파"장애학생, 여전히 수업 듣기 어려워 박양은 "체험학습을 떠나기 1주일 전에는 하루에 2시간가량 진행하는 모둠 활동을 메타버스에서 한 적이 있다"면서 "줌(ZOOM)이 잘 안 돼서 메타버스로 모둠 활동을 한 것인데, 대화도 나누고 칠판에 글씨도 쓰며 실제처럼 활동을 이어갔다"고 덧붙였다.그러나 여전히 학생들은 대면 활동에 대해 그리움을 내비쳤다. 박양은 "코로나 19가 풀리면 경복궁으로 체험학습을 떠나고 싶다. 지금은 친구들을 만나 소풍도 갈 수 없어 메타버스로 가야 하는데, 그래도 얼굴을 마주하고 친구들을 만나 수다도 떨고 음식을 나눠 먹고 싶다"고 아쉬워했다.이처럼 이전의 일상을 대체할 비대면 활동을 찾는 이들도 있지만 장애 학생은 기본적인 수업도 듣기 어려운 현실은 여전하다. 교육 당국이 특수학교·특수학급 학생의 전면 등교를 허용하고 올해도 장애학생교육지원방안을 내놨지만 청각장애학생은 온라인 수업에 여전히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발달장애 학생은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로 고통을 호소한다.성남에서 지적장애 1급 중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전모(42)씨는 "수업이 비대면 교육으로 전환되면서 장애학생의 학습권에 큰 타격을 받았다"면서 "교육 당국의 정책 초점은 비장애학생에 맞춰져 있고, 장애학생을 위한 지침이 따로 없어 대부분 특수학교 재량으로 넘긴다"고 토로했다. 이어 "특수학교는 소규모라서 비장애학생이 받는 온라인 수업도 우리 아이는 받기가 힘들다"며 "코로나19 이후에는 거의 집에서 모든 보육을 하는 셈"이라고 토로했다. 재택근무 확대속 이산화탄소 배출 줄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과 국경 봉쇄 등 사람들의 활동이 제한되면서 인위적 이산화탄소 배출도 자연스럽게 감소했다. 기초과학연구원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전 세계 연간 총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4기가 이산화탄소톤(GtCO₂)으로 지난 2019년 배출량보다 약 7%p 줄었다. 이는 1970년 이래 가장 가파른 감소세다. 코로나19로 산업 활동이 위축되고 육상·항공 교통량과 전력 생산이 줄면서 다양한 대기오염물질의 배출도 줄었다. 지난해 4월 기준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은 2019년 대비 약 35%p 감소했고, 일산화탄소(CO)와 이산화황(SO2), 블랙 카본(BC) 등 대기오염물질도 같은 기간 기준 약 25~27%p 감소하는 등 멈춘 일상으로 전 세계 대기 질이 향상됐다. 또한,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온라인화 등의 생활 환경 변화는 반도체와 컴퓨터, 디스플레이, 통신기기 등 IT 산업의 수출을 견인했다. 이는 IT 품목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지난해 이산화탄소 배출 7%p 줄어이산화황 등 오염물질도 크게 감소온라인 확대로 'IT 산업' 수출 견인계속된 재택근무에 일부는 '증후군'그중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992억 달러로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및 서버 수요 급증으로 역대 2위라는 실적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코로나19 이전 공급 과잉이었으나 비대면 경제 활성화로 글로벌 TV와 IT 기기 수요 폭증으로 OLED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됐다. OLED 수출 증가율은 지난 2019년 -0.5%에 불과했는데,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요가 폭증하면서 지난해 4분기 기준 수출 증가율은 37.9%로 디스플레이 수출의 69%를 차지했다.반면 직장인들은 재택근무 확대로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직장인 10명 중 3명은 출퇴근 경계가 모호해지는 등 일명 '재택근무 증후군'을 겪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취업 플랫폼 잡코리아가 9월3일부터 10일까지 재택근무 직장인 910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증후군 관련 조사를 시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32.1%가 재택근무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답했다. 재택근무 증후군 증상에 대해 묻자, '계속 일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고 답한 응답률이 54.8%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도 '초긴장 상태를 유지한다' 46.2%, '비대면 소통 스트레스' 31.5%, '움직임이 줄어 급격히 늘어난 체중' 22.3%, '장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 거북목이 심해졌다' 21.9% 순으로 직장인들은 응답했다. /김동필·신현정·이자현 phiil@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지난 7월 수원 서호초등학교 6학년 2반은 메타버스를 활용해 체험학습을 떠났다. /독자 제공재택근무 확대로 한산해진 출근길. /경인일보DB
지역별 특성맞는 발전전략 수립軍공항이전 나중에 논의해도 돼"통일을 준비하는 시대다. 군공항 이전은 10년 뒤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원유민 화성시의회 의장은 24일 경인일보와 가진 신년인터뷰에서 최근 불거진 수원 군 공항 이전과 관련한 화성시와 수원시 간의 갈등에 대해 "형제처럼 지내 온 양 시가 군 공항 문제로 수년째 갈등을 반복해 온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군 공항과 관련해 갈등을 야기하는 논의 자체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원 의장은 "현 정부는 통일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10년 내에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변화되면 한반도 지형도 크게 바뀌게 된다. 이는 모두가 바라는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군 공항을 수원에서 화성으로 옮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민·민 갈등 요소만 될 뿐이다. 군 공항 이전은 먼 미래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화성시와 화성시의회는 군 공항이건 통합국제공항이건 한마음 한뜻으로 원치 않는다. 이는 시민 대상의 여론조사에서도 압도적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원 의장은 올해 화성시의 최대 현안을 '코로나19 극복'으로 꼽으면서 시와 시의회가 합심해 극복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뜻도 밝혔다.그는 "우리 경제가 IMF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고 하는 만큼 그 피해 극복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실제 민생현장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확인된다"며 "백신 접종을 시작으로 하루빨리 이 상황이 순조롭게 해결돼 시민 여러분들이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한다"고 전했다.지방자치법 개정을 계기로 지방자치 위상과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원 의장은 "화성시의 한 해 예산이 3조6천억원인데, 화성시의회가 21명으로 구성돼 의원 한 명당 수천억원의 예산을 다루고 있다"며 "그런데 보좌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산을 제대로 심의하지 못할 경우 이는 바로 수십억원, 수백억원의 시민피해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부족하지만 정책지원 전문 인력을 채용할 수 있게 된 만큼 장기적으로는 의회 사무처에 대한 인사권 독립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원 의장은 "올해 화성시가 시 승격 20주년을 맞았다. 급격한 성장을 해 왔는데 예산과 인구가 늘어난 데 걸맞게 화성시 행정도 발전해야 화성시의 미래가 달라진다"며 "동·서 간 균형발전을 이뤄 격차를 줄이고, 각 지역별 특성에 맞는 발전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집행부와 의회가 머리를 맞대고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화성/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원유민 화성시의회 의장. 2021.2.24 화성/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