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경인일보 창간 특집, 지구]수도권 신도시 변천사… 진화한 아파트 '녹색 삶 IN'

서울 인구 쏠림현상 영향 주거·교통 부족 심화분당·일산 등 수도권 5개 지역 1기 신도시 추진연결성에만 집중… 자족기능·생태계 문제 촉발민민갈등·부동산 투기 겹쳐 '계획적 개발' 부각2기 신도시, 초기부터 친환경·생활패턴 등 고려전체 3분의1달하는 녹지율·신규 교통수단 도입사업기간 장기화… 전문가·주민 의견 조율 유리ICT·IoT 4차산업 기술융합 '스마트 시티' 변신'단순한 주택 공급을 넘어 사람을 위한 친환경 녹색 도시로'.신도시의 개념이 크게 바뀌었다. 초기 신도시들이 주택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대량으로 주택을 공급하는데 중점을 뒀다면, 최근 조성되고 있는 신도시들은 쾌적한 환경과 안전·일자리·문화 등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더욱 중요하게 다룬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녹색과 환경,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신도시들은 에너지 효율을 높인 친환경 녹색도시에 근접해 가고 있다. 여기에 일자리 창출을 중심으로 한 지속가능 발전 개념과 첨단 스마트기술까지 접목되면서 새로운 신도시들은 자연과 기술, 사람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발전하는 중이다. ■ 신도시의 탄생과 1기 신도시우리나라에 신도시 개념이 도입된 것은 1980년대 말이다. 서울시를 중심으로 대도시 인구집중이 가속화 되면서 주택 부족과 도시 교통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빠져들었다. 주택 공급이 늘어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게 되면서 국민들의 주거생활을 안정시키고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대규모 택지개발을 시도하게 됐다. 정부는 이렇게 시작된 신도시의 정의를 '330만㎡ 이상의 규모로 시행되는 개발사업으로 자족성, 쾌적성, 편리성, 안정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의 계획에 의해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거나 정부가 특별한 정책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추진하는 도시'(지속가능한 신도시계획기준 제4절 1항)로 정리했다. 1기 신도시는 성남시 분당, 고양시 일산, 부천시 중동, 안양시 평촌, 군포시 산본 등 수도권 5개 지역에 건설됐다. 이후 부동산 가격안정, 주거환경 개선 등 긍정적인 성과를 거둬내기는 했지만, 반대로 수도권 인구집중 촉진, 자족기능 부족, 생태계 파괴, 주변 부동산 투기 등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켰다는 비판에 직면한다. 실제로 1기 신도시는 총 29만2천호의 주택이 건설돼 117만명을 수용하면서 주택보급률을 높이는데 성공 했지만, 서울과의 연결성만 강조되다 보니 일부 지역은 베드타운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신도시의 인구과밀 현상은 지역 내 민-민 갈등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모(母) 지자체에 속해 있지만 신도시 입주민들이 지자체보다 신도시 브랜드를 강조하면서 지자체 흡수를 거부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신도시 건설이 예상치 못한 지역 주민 간 갈등을 만들어 낸 것이다. 밀집된 주택과 도시 브랜드는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는 부작용도 낳았다. 실제로 수도권에서 서울을 제외하고 집값이 가장 비싼 곳은 신도시들이다.이 같은 다양한 사회 문제가 발생하자 결국 정부는 신도시 건설을 전면 중단했다. 이후 소규모 분산적 택지개발과 준농림지 개발 허용으로 도시개발 정책을 선회했지만 광역진입도로, 환경처리시설, 학교, 공원녹지, 공공청사 등 도시기반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소규모 민간택지 개발은 또다시 '난개발'이라는 문제에 직면했다. 1기 신도시와 난개발 현상을 겪은 정부는 '계획적 개발'의 필요성을 깨닫고 1기 신도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대규모 주택공급보다 충분한 녹지율의 확보, 자족기능 강화, 신도시별 특화계획 등 차별화로 서울생활권에 의존하지 않는 거점 역할의 자족복합도시 개념을 담은 2기 신도시 개발에 나섰다.■ 진화하는 2기 신도시2기 신도시는 서울 외곽 30~50㎞ 떨어진 지역을 집중적으로 선택했다. 전국적으로 총 12곳(수도권 10곳, 지방 2곳)이 추진되고 있으며 139㎢에 156만명(61만호)을 수용할 계획이다.주택공급 위주였던 1기 신도시와 확연하게 달라진 점은 '친환경 녹색 도시'로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2기 신도시의 녹지율은 1기 신도시에 비해 최대 10%가량 높은 26~42%(평균 31%) 수준이다. 도시 전체 면적의 3분의 1 가량을 녹지가 차지하는 것이다. 특히 2기 신도시는 계획단계부터 ▲도시공간구조를 압축·복합화하고 직주근접(職住近接)으로 교통량 최소화 ▲교통체계는 전철, 버스 등 대중교통과 자전거·보행 중심으로 구성하고 트램 등 신교통수단을 도입해 녹색교통체계 구축 ▲기후 온난화와 에너지 고갈, 홍수·가뭄·지진 등 자연재해에 대비한 방재 개념 도입 ▲신재생 에너지 활용 및 자원순환, 에너지 절약형 건축 확대 등을 대거 적용한다. 최근 개발이 한창인 동탄2신도시의 경우 복합환승센터를 중심으로 복합업무단지를 조성해 직주근접 대중교통 중심도시를 실현하고, 신한국형 자전거도로 시스템 도입 및 660만㎡ 규모의 '에너지 자립 시범마을' 조성 등 대표 녹색도시로 모습을 착착 갖춰가고 있다. 2기 신도시는 1기 신도시에 비해 사업기간도 길게 잡았다. 관련 전문가 및 학계, 지자체, 주민 등 다양한 주체들의 의견을 조율해 가며 계획을 수립하기 때문이다. 현재 건설이 진행 중인 신도시는 산업(일자리)과 주거(잠자리), 문화기능(쉴자리)이 복합화되고 있다. 지역경제성장과 경쟁력 강화에도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공간정보 빅데이터, 정보통신기술(ICT),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융합한 스마트 시티로 진화되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변화다. 스마트시티는 최첨단 기술이 융복합돼 있어 도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지속가능한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배경이 된다. 2기 신도시 개발을 이끌고 있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각 신도시를 특화시키는 '특화형 실증단지' 개념도 도입했다. 세종시(토털솔루션), 동탄2(에너지), 판교(여가·문화), 평택 고덕(안전), 위례신도시(도시관리)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특화된 도시기능에 ICT 인프라를 접목해 도시를 '플랫폼화' 함으로써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사람중심의 편리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게 된다. LH 관계자는 "신도시 사업 계획단계에서부터 사람을 중심에 놓고 환경과 지속가능 발전 개념을 도입해 밑그림을 그린다"며 "앞으로는 입주민들이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임무가 검토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규원기자 mirzstar@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2017-09-28 최규원

[경인일보 창간 특집, 지구]탈핵과 신·재생에너지 '세대교체'… 원전 시대의 스크림 'OFF'

60년 앞을 내다 보는 '에너지 세대교체' 대장정이 시작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열린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에서 "새 정부는 탈원전과 함께 미래 에너지 시대를 열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국토 면적, 인구수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원전 밀집도를 갖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탈원전'은 아직 논쟁거리가 많다. 이미 구축된 막대한 원전 인프라를 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정률 28%의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이 맞는지, 전기요금이 지나치게 오르지 않을지, 신재생에너지가 경제적으로 이익이 될지 등에 대한 의문은 아직 명확하게 답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원전 발전 비중은 차근차근 줄어들고 있다. 이탈리아, 벨기에, 독일, 대만 등은 탈원전 시대가 시작됐다. 화석연료에서 원전으로 옮겨왔듯이, 다시 원전에서 신재생 에너지로 옮겨가는 두번째 '에너지 세대교체'가 우리 눈앞에도 다가온 것이다.■ 왜 에너지 전환인가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이 열렸다.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기존의 '수급 안정과 경제성'을 버리고 '안전과 친환경'을 선택하는 과감한 결단이다. 원전과 석탄 중심에서 신재생에너지나 청정에너지로 바퀴의 축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생명, 안전, 환경에 대한 국민적인 요구가 높아지면서 이미 독일, 스위스 등은 에너지 전환에 뛰어들었다. 세계원자력협회는 원전 발전비중이 지난 1996년 17%에서 2014년에는 10.6%로 낮아진 것으로 추산했다.재생에너지는 지난 2015년 이미 세계 신규 설비의 62%를 차지했다. 이어 석탄 16%, 가스 16%, 원자력 6% 등 순이었다. 총 설비량 역시 내년이면 태양광이 원전을 넘어설 전망이다.실제 원전의 경제성은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면 경제적이지 않다. 현재 발전 단가는 원전 68원/kwh, 태양광풍력은 180원/kwh로 원전 단가가 저렴하다. 하지만 폐기물 처리나 사고 비용 등 사회적 비용을 현실화한다면 실제 원전 단가는 기술 발전 등으로 단가가 하락한 태양광이나 풍력보다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 더 많다. 원전 폐기물의 처리도 문제다. 10만 년 이상 격리가 필요한 국내 사용 후 핵연료 발생량은 올해 1만5천t에서 오는 2030년 2만6천t으로 1.7배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원전 내 사용 후 핵연료 저장 시설은 곧 포화한다. 올해 월성의 포화율만 86.2%에 달했다. 세계적으로 처분이 가능한 방폐장도 없다. 결국, 원전 폐기물은 미래세대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숙제가 된다.미국과 영국에서도 원전의 경제성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다. 미국의 경우 2022년 원전의 발전원가가 99달러/MWh라면 풍력(52달러/MWh)과 태양광(67달러/MWh)은 훨씬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도 2022년 원전의 발전원가는 95파운드/MWh에 달하지만 풍력(61파운드/MWh)과 태양광(63파운드/MWh)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분석했다. 2020년 이후에는 원전 단가가 신재생에너지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원전의 단계적 감축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2080년까지 60년 이상 시간적 여유를 갖고 감축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신규 원전 6기를 백지화하고 노후 원전은 설계 수명 연장을 중단하기로 했다. 신고리 5, 6호기 건설 여부는 공론화 중이다. 월성 1호기도 전력 수급 상황을 고려해 조기 폐쇄를 고려 중이다. ■ 희망, 그리고 과제신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면서 전체 발전량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지난 2015년 처음으로 5%를 넘겼다. 현재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2015년 기준 3만7천79GWh로, 2014년(2만6천882GWh)보다 37.93% 증가했다. 국내 총 발전량 대비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2014년 4.92%에서 2015년 6.61%로 1.69%p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에너지원별로 살펴보면 태양광(9.5→10.7%)은 신규 설치 용량(1천134㎿) 증가로 발전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반면, 수력(10.2→5.8%)은 평년 대비 72% 수준의 강수량 등의 이유로 발전 비중이 크게 감소했다.이 같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의 확대는 2012년부터 시행된 신재생에너지공급 의무화(RPS) 제도의 영향이다. RPS는 500㎿ 이상의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들이 전년도 전체 전력생산량을 기준으로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하지만 양적으로는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질적으로는 바이오연료나 폐기물을 이용한 발전 비중이 높아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실제 지난 2015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에너지원별로 살펴보면 태양광이 398만MWh, 수력 215만MWh, 풍력 134만MWh, 해양 50만MWh 수준에 그친데 비해 바이오연료는 555만MWh, 폐기물연료는 2천247만MWh 등으로 폐기물과 바이오가 75%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이 인허가나 건설, 운영이 쉬운 폐목재나 폐기물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표 참조특히 폐기물의 경우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국제기준과 국내기준이 다르다. 폐기물 발전량의 95%는 제철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제품 생산 공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가스)와 석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가스를 이용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폐가스나 플라스틱, 비닐, 고무 등 각종 산업 폐기물 등을 압축해 연료로 쓰는 폐기물 발전을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로 분류한다. 하지만 폐가스는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할 가능성이 높아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때문에 IEA(국제에너지기구)는 폐가스를 신재생에너지로 분류하지 않고 있다. 폐가스를 신재생에너지에서 빼면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6.6%에서 2.8%로 크게 낮아진다. /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성옥희기자 pssh0911@kyeongin.com그래픽/박성현 성옥희기자 pssh0911@kyeongin.com60년 앞을 내다보는 '에너지 세대교체' 대장정이 시작됐다.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면서 전체 발전량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지난 2015년 처음으로 5%를 넘겼다. 화석 연료에서 원전으로, 다시 원전에서 신재생 에너지로 옮겨가는 '에너지 세대교체'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경인일보DB

2017-09-28 조윤영

[경인일보 창간 특집, 경기]한미동맹 상징으로 도약하는 평택시

미8군 사령부가 지난 7월 63년 만에 주둔지를 서울 용산에서 경기 평택 팽성읍 캠프 험프리스(K-6)로 옮겨 본격적인 '평택시대'를 열었다. 미군의 평택시대를 계기로 평택은 국제도시로 한 단계 도약을 앞두고 있다. 주한 미군 평택시대를 연 미8군은 한미동맹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새 이정표를 쓸 것으로 보인다. 또 거대 기지가 들어섬에 따라 경기 남부권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핵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안전보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과 미군, 미군 가족 등의 인구 유입으로 수혜를 보는 서비스 업종에서의 기대감이 높다. 특히 미군의 평택 재배치로 현재 46만명의 인구가 오는 2020년이면 90만명 수준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물론, 고용 유발 11만명, 경제유발 효과는 18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하지만 미군과 우리 국민 사이의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 등 사건·사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국제도시로 위상을 만들어가는 데 평택시와 시민, 미군 모두의 노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미군을 바라보는 두가지 시선 = 주한미군의 평택 이전이 최종 완료되는 내년에는 4만2천여명의 주한미군과 군속이 평택에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튼다. 또 동반되는 인구를 계산하면 중소도시 인구에 맞먹는 최대 7만~10만명의 외국인이 평택으로 몰려들 것으로 추정된다.하지만 과거 미군 주둔지에서 발생한 사건·사고로 미군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 같은 문제는 과거 우리나라의 낙후된 경제기반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군의 소비를 위한 기생적 형태로 도시가 개발되면서 국가 이미지가 훼손됐을 뿐 아니라 크고 작은 갈등을 초래했던 것. 후진적 형태의 주한미군 주둔 도시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시는 미군을 위한 도시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도시에 걸맞은 외국 고급인력과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거·교육·의료·투자 등에 관한 기반조성에 행정력을 집중시키는 것은 물론, '평택지원특별법' 등을 활용해 주어진 기회를 활용하고 있다.외국교육기관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해 교육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등 인재육성의 기회로 삼는다. 또 외국의료기관의 개설과 국내 의료법인의 외국인 특화병원 허용 등을 논의해 글로벌 의료관광산업의 핵심지역으로 만들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미군과 공존하기 위한 평택시의 노력 = 미군 기지 이전에 따른 부정적 요소를 최소화하고 긍정적 요소는 극대화하기 위해 미군과의 소통을 확대하고 있다. 또 미군기지가 주변 지역사회와 '단절된 섬'으로 남지 않도록 지역공동체 융화에도 힘쓰고 있다.주한미군과의 우호친선과 평택 거주 외국인과의 문화교류, 시민 국제화를 위해 국제교류재단을 구성해 팽성·송탄국제교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또 미군기지 이전 대책TF를 통해 시의 각 부서에 분담된 사업을 조정한다. TF는 기지 주변 활성화를 위해 신장·안정 쇼핑몰 상가 활성화 사업과 안정쇼핑몰 예술인광장 조성 사업 등을 추진해 지역경제 활성화 기회를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안정커뮤니티광장을 조성, 한미 친선 프로그램 등으로 미군과 지역주민간 화합을 이끈다. 평택호 관광단지 개발과 내리문화공원 조성 사업 등도 진행 중이다.특히 굿네이버(Good Neighbor) 사업은 지역주민들은 물론, 미군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어·역사·문화 강좌에는 2천여명이 넘는 미군이, 한국정착문화체험은 총 5천여명의 미군 장병이 참여해 한국을 이해하고 있다. 한미친선축제와 문화공연 등이 지역주민과 미군과의 관계를 좁히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도시 평택의 문을 열기 위한 숙제 = 미군과의 상생을 위한 노력이 평택시만의 노력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군용기 소음피해가 날로 증가하고 있어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소음방지와 소음대책지역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관계 법령이 없어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로 국민부담은 가중되고 민간항공기 소음대책지역과 형평성이 결여돼 있어 주민 불만이 높다. 국회에 장기 계류 중인 '군 소음법'이 제정돼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일본은 미·일합동위원회의 '항공기 소음대책 분과 위원회'를 운영해 소음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비행 일자를 조정하거나 경로를 변경하는 등 자체적인 합의를 이끌어낸다.또 SOFA상담·지원센터(가칭)가 필요하다. 미군 관련 사건·사고에 대한 예방과 대응이 필요하지만 이를 수행할 공간이나 조직이 미흡하다. 이는 국가사무에 해당해 정부 차원에서의 검토가 필요하다. /김종호·김성주기자 kjh@kyeongin.com미8군 사령부의 이전으로 본격적인 평택시대가 시작된 가운데, 평택시와 미군, 지역주민들이 소통을 확대하고 있다.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물론, 혹시 발생할 수 있다는 다양한 문제의 해법을 '소통'에 두고 스킨십을 넓혀가고 있다. /평택시 제공·아이클릭아트

2017-09-28 김종호·김성주

[경인일보 창간 특집, 경기]인터뷰… 공재광 평택시장이 그리는 미래 설계

공재광 평택시장은 미군의 이전으로 글로벌 시대를 맞이한 것을 신성장의 기회로 활용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공 시장은 "미군기지 이전은 예정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변화이자 시의 최대 과제"라며 "미군 이전에 따른 인구유입과 관광수요를 대비해 기지 주변 지역의 계획적인 도시개발과 재정비, 기존 상가 정비를 통한 경제 활성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이어 "단순히 기지 주변 지역에 대해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미군기지 이전대책 TF를 구성해 4개 분야, 19개 과제를 선정해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그의 설명대로 시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체계적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미군기지 TF뿐 아니라 송탄·팽성 두 곳에 국제교류센터를 건립하고 국제교류재단을 설립해 문화교류와 우호 증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외교부 주한미군 사건사고 상담센터 평택사무소'를 팽성에 개소해 미군 주둔으로 인한 주민피해를 최소화하는 데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공 시장은 "장기적으로는 '평택지원특별법'을 상시법으로 전환하기 위해 국회와 국방부 등 중앙부처와 협의를 이어가면서 주한미군 장기주둔에 따른 정부의 지원근거를 마련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마지막으로 그는 "향후 몇 년 내 지구촌 문화도시 평택, 미군과 이웃이 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도시 평택을 만드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종호·김성주기자 kjh@kyeongin.com공재광 평택시장

2017-09-28 김종호·김성주

[경인일보 창간 특집, 경기]시민 품으로 돌아오는 미군 공여지

전국 반환대상 179㎢중 144㎢ 차지 도시개발 지연·주민 정신피해의정부·동두천·파주 대학 유치 광역행정타운·대규모 공원 본격화안보테마관광·고령친화주거지 변신도… "정부가 보상 지원해야"지난 60여년간 경기북부지역 발전의 걸림돌이 돼 온 미군 기지가 새 단장하고 시민의 품으로 속속 돌아오고 있다.공원, 택지, 도로 등 돌아오는 모습은 각각 다르지만 '희망' 이라는 공통분모를 품고 있다. 미군이 머물던 땅이 워낙 방대했던 만큼 그들이 떠난 자리에 무엇을 만드느냐에 따라 지역 비전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넘어야 할 과제도 산더미다. 보다 창의적이고 미래 비전 창출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이유다.■ 미군 기지가 남긴 슬픔의 역사=경기 북부에는 전국 반환대상 주한미군 공여구역 54곳(179.5㎢) 중 29곳(144.6㎢)이 있다. 2012년 발표된 경기개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1952년부터 미군이 이들 기지에 머무르면서 의정부·파주·동두천시에 입힌 경제적 피해액은 6천198억원으로 추정됐다.도시 면적의 상당 부분을 기지로 제공하다 보니 과세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데다 도시개발 등이 지연되면서 피해가 발생한 것.주민들의 정신적 피해도 적지 않았다. 미군 주둔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소음공해, 범죄 발생, 도시이미지 추락 등은 지역 주민의 '희생'을 담보로 했다. 말 그대로 미군의 도시, 미군에 의한 도시, 미군을 위한 도시였던 어둠의 흔적이 '멍'이 되어 남게 된 것이다.이 가운데 2002년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과 주한미군 재편 계획에 따라 기지 반환 절차가 진행됐다. 지자체들은 앞다퉈 개발사업 가능성을 따졌고, 29개 반환대상 공여지 중 22곳(72㎢)이 활용 가능한 기지로 파악됐다. 이 중 현재 16곳(49㎢)은 반환됐지만, 의정부·동두천시의 6곳(33㎢)은 아직 반환되지 않았다.■ 떠난 기지에 둥지 튼 시민 '보금자리'=반환된 미군 공여지에는 각종 개발이 이뤄지면서 지역마다 특색있는 사업들을 이어가고 있다.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학 등 교육기관 유치다. 의정부 금오동 일원 캠프 에세이욘에는 4년제 종합대학인 을지대학교 의정부캠퍼스 및 대학부속병원 조성 사업이 추진 중이다. 전국 최초로 민간투자를 이끌어내 종합대학을 유치한 사례로 기록됐다. 동두천 캠프 캐슬에는 동양대학교와 기숙사가 들어섰고, 파주 캠프 에드워드에는 폴리텍대학이 유치되면서 지역 내 대표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도시개발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의정부 캠프 시어스와 캠프 카일 25만6천㎡에는 '경기북부 광역행정타운 조성사업'이 추진돼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의정부준법지원센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등 10여개 기관이 입주했거나 입주를 서두르고 있다.파주시 조리읍 봉일천리에 위치한 캠프 하우즈에 조성되는 '파주 원더풀 파크시티'는 총 개발면적만 108만6천544㎡에 이른다. 이곳은 문화, 레저, 관광, 상업, 주거가 융합된 도시로 개발되며 7개의 특색 있는 테마월드로 꾸며질 예정이다.시민을 위한 공원과 체육시설 조성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13년 파주 캠프 그리브스 11만8천㎡는 DMZ 체험관이 개관하는 등 역사공원이 들어서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관광명소로 탈바꿈했고, 캠프 하우즈에도 대규모 공원시설이 조성될 예정이다.또 의정부역 인근 캠프 홀링워터와 캠프 라과디아에는 각각 근린공원(평화통일 테마공원)과 체육공원이 조성되고, 동두천 짐볼스 훈련장에는 체육시설을 비롯한 드라마 세트장이 조성될 예정이다. ■ '금싸라기' 새 희망 품는 공여지=반환을 앞둔 공여지 6곳의 청사진 역시 색다른 '랜드마크'를 예고하고 있다. 의정부시는 가능동 캠프 레드클라우드(62만8천㎡) 기지 내 건축물 288동을 활용한 안보테마 관광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다. 한국의 근·현대사와 건국 역사 등을 배울 수 있는 체류형 관광단지를 조성해 관광산업 활성화를 이끈다는 복안이다. 또 호원동 캠프 잭슨은 지난해 7월 국제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으며, 고산동 캠프 스탠리에는 복지와 의료, 문화 등이 복합된 고령친화 주거단지 '액티브 시니어 시티' 조성을 추진할 예정이다.동두천시는 생동감과 활력이 넘치는 도시로의 변화를 꿈꾸고 있다. 앞으로 반환될 캠프 호비에는 세계문화촌을, 캠프 케이시에는 기업생산과 주거 시설을, 캠프 헬리포트에는 유통상업단지와 공원을 각각 계획 중이다. 공여지 주변 지역 개발도 한창이다. 캠프 케이시 주변 보산동 관광특구에 디자인아트빌리지 사업을 추진, 비어 있던 점포를 다양한 공방으로 채워나가고 있다.파주시는 현재 반환은 끝났지만, 구체적인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 캠프 자이언트와 스텐톤, 게리오엔 등 3개 기지의 민자 유치에 관심이 쏠린다.■ 더 큰 비전 위한 '정부 지원 절실'=정부는 지난 60여년간 주민 희생에 대해 더 큰 보답을 할 필요가 있다. 보답은 곧 '지원'과 '관심'을 의미한다. 정부는 현재 지자체가 반환기지를 도로나 공원, 하천으로 조성할 경우에만 토지매입비 60~80%를 국비로 지원하고 있다. 주민을 위한 공공·체육·문화시설은 지원이 안된다. 이들 시설까지 지원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지자체들은 목소리를 높이지만, '답 없는 메아리'에 그치고 있다. 더욱이 정작 사업 추진에 필요한 공사비는 지자체 몫이다. 이 때문에 열악한 재정여건을 감당하지 못한 지자체들은 정상적인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또 부동산 경기침체와 높게 책정된 지가 등은 해당 지자체의 사업 의지를 무색하게 만든다. 재원이 마땅치 않아 민간 투자자를 끌어들이려 해도 비싼 땅값에 선뜻 나서는 투자자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경기도 관계자는 "정부가 반환공여지 개발에 따른 지원을 확대하고, 미개발 반환기지와 반환예정기지의 국가 주도 개발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과 개발 추진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정부/최재훈·정재훈·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2015년 동두천시 대회의실에서 오세창시장을 비롯한 지역내 주요 인사들이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 개정반대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개정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동두천시 제공 /아이클릭아트

2017-09-28 최재훈·정재훈·김연태

[경인일보 창간 72주년 기념식]'신문 위기극복 수도권 1등 정론지' 굳은 다짐

창간 72주년을 맞은 경인일보가 28일 3층 대회의실에서 창간 기념식을 열었다.이날 창간 기념식에는 경인일보 경영진 및 전 직원이 참석해 창간 72주년을 축하했으며, 모범 우수사원 및 근속사원, 우수지국 표창 등 그동안의 노고를 격려하는 뜻깊은 자리도 마련됐다. 편집국 사진부 임열수 차장과 편집부 박종윤 차장, 인천 본사 편집국 문화체육부 김영준 차장, 경영관리국 인사총무부 김세연 차장, AD마케팅국 AD미디어지원팀 유문영 차장, 경인M&B 출판영업부 홍준원 차장 등 6명이 지난 1년간 업무실적이 우수한 사원에게 수여되는 모범사원 표창을 받았다. 또 의정부지사 최재훈 부장과 시흥지사 김영래 차장은 우수지사로, 수원중부지국 조승호 지국장은 우수지국으로 선정돼 표창을 받았다.오랜 시간 성실하게 회사를 다닌 근속사원에게는 근속패가 수여됐다. 25년 장기 근속패는 편집국 남부권취재본부 김종호 부장이, 15년 근속패는 서부권취재본부장 이재규 부장과 북부권취재본부 이종태 부장, 문화부 이윤희 부장직무대리, 편집부 박종윤 차장, 디지털뉴스부 이승철 차장, 편집지원팀 정광석 사원 등 7명이다.김화양 대표이사 사장은 창간 기념사를 통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봉착해 있지만, 전 직원이 마음과 지혜를 모아 슬기롭게 이겨내고 있어 마음이 든든하다"며 "수도권 1등 신문의 자부심을 갖고 정론지로서 제 역할을 다하자"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28일 경인일보 창간 72주년 기념식에서 김화양 대표이사 사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

2017-09-28 공지영

[경인일보 창간 특집, 경기]첨단산업 메카로 비상하는 판교

판교TV, IT·BT·CT·NT 최첨단 업종 집적도 96% '소통 시너지'스타트업캠퍼스, 창업·해외 진출 지원 미래산업 보육의 디딤돌창조경제밸리, 2019년까지 드론 등 신산업 750개 유치·호텔 건립성남시 분당 '판교테크노밸리(이하 판교TV)'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새로운 산업시대를 대표하는 4차 산업혁명의 메카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첨단기술의 집적으로 규모의 경제뿐만 아니라 이 사업영역에 도전할 후임자들까지 보듬으며 명실상부한 ICT산업 중심지로 성장중이다.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이하 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판교TV에는 1천306개 기업과 7만5천여명의 임직원이 77조5천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첨단기술 집적 'ICT 메카 판교TV' = 입주 기업들의 업종은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문화기술(CT), 나노기술(NT) 업종 중 하나로 첨단기술 기업의 집적도가 96%에 이른다. 판교TV 입주 기업이 현재의 절반(634개)이던 2012년 말 75.87%에 그쳤던 첨단기업 집적도가 획기적으로 높아졌다. 첨단기술 없이 명함 내밀기가 머쓱한 상황이다.판교TV는 애당초 첨단혁신클러스터를 목표로 했다. 판교신도시를 자족도시로 만들기 위한 사업이었지만, 경기도는 판교TV의 지리적 이점을 충분히 활용해 고집스럽게 클러스터 조성취지에 맞는 업체들만 받아들였다. 대기업의 연구시설을 유치하고 첨단산업의 대표주자로 인식된 게임업체를 유치했다. 그렇게 첨단기술로 무장한 35개 대기업과 92개 중견기업이 모이자 이들과 협업을 원하는 해당 업계의 중소기업들(1천136곳)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첨단 산업의 집적화로 얻는 이득은 상당하다. 진흥원 관계자는 "테헤란로와 구로디지털단지, 상암 등에 흩어져있던 기업들이 이웃하면서 정보교류와 소통이 쉬워졌다"며 "대기업에게는 별 이득이 아닐 수도 있지만 중소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혜택"이라고 설명했다. ■ 미래산업 보육 '스타트업캠퍼스' = 집적의 이점을 바탕으로 판교TV는 미래산업 보육으로 초점을 옮기고 있다. 지난해 3월 준공된 '스타트업캠퍼스'가 핵심기지다.경기도 소유의 스타트업캠퍼스는 1·2·3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2동의 2~5층과 1·2동의 8층은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교육·보육기관이 입주해 있다. 이를 위탁받아 운영 중인 '아르콘'은 시그니처·프로젝트·스페셜라이즈드 코스 등 3개 창업교육 과정을 수료한 우수 팀을 OZ인큐베이터센터에서 육성하고 있다.OZ인큐베이터센터는 도로시가 마법의 도시 오즈에서 깨우친 두뇌, 용기, 양심이라는 가치로 창업의 길에 매진하자는 의미을 담았다. 현재 3기가 교육중이며 전일제 수업으로 16주간 이어진다. 1, 2기 수료생 200여명 중 일부가 16개의 팀을 만들어 인큐베이터센터에서 창업을 준비 중이다. 또 공모로 뽑힌 8팀도 인큐베이터센터의 지원을 받아 모두 24개 팀이 창업을 했거나 준비하고 있다.이미 스타트업캠퍼스 소속원들은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시그니처코스 1기 수료생인 신호철(33) 씨 외 2인이 만든 '미새하우스'는 창고에 방치된 미개봉 새 상품을 유통해 잠자는 물건에 새 숨을 불어넣겠다는 아이템으로 지난 2월 사업자등록을 했고, 최근엔 5천만원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신 대표는 센터에 머물며 사업확장을 모색하고 있다.잘 알려진 '메디퓨처스'도 판교TV의 스타트업캠퍼스에 자리했다. 입주공모를 통해 OZ인큐베이터센터에 자리한 메디퓨처스는 지속파 방식의 초음파 압전을 활용한 바이오·헬스케어 장비기업으로 지난 7월 입주와 함께 더웰스인베스트먼트로 부터 청년창업펀드 1호로 10억원을 투자 받았다. 진흥원 관계자는 "스타트업캠퍼스는 교육과 보육이 모두 무료인데다 창업지원은 물론 해외 진출을 위한 통·번역 지원도 가능하고 요즈마와 같은 엔젤투자자들이 지척에 있다"면서 "자신의 역량을 선보일 곳이 많고 인큐베이터센터 입주 기업 사이의 정보교환이 유리해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판교TV의 기업들은 각자의 역량대로 스타트업을 육성하기도 하지만, 경기도 역시 스타트업캠퍼스를 통해 판교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다양한 스타트업 육성 전략을 고민중이다. ■ 미래 세계적 첨단 클러스터 '창조경제밸리' = 판교TV의 첨단 기술력을 지원할 핵심기지가 차로 5분 거리에 조성 중인 '창조경제밸리'다.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과 시흥동 일원 43만㎡의 부지에 조성 중인 '제2판교TV'는 첨단기술의 시험장이다.정부는 이 산업단지에 유망 신산업인 드론(무인항공기) 관련 기업만 22개를 유치하고, 드론 실내시험장, 3D프린터를 통한 시제품 제작실, 모바일 통신기술 테스트실, 생물학적 임상실험실 등 다양한 첨단기술 지원시설을 구비할 계획이다. 또 창조경제밸리에 고정밀지도·차량사물간통신(V2X)·관제센터 등이 집적된 자율주행 실증단지를 조성해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하는 인프라를 구축한다.지난달 완공된 기업지원 허브에는 드론 안전활성화 지원센터가 입주했으며 드론 자율비행 솔루션 개발업체인 (주)빅스가 입주했다. 오는 2019년 말까지 창업기업 300개, 성장기업 300개, 혁신기업 150개 등 총 750개 기업 유치에 나선다. 정부는 이들 기업의 고용인력을 4만 명으로 추산했다.특히 판교TV와는 달리 콘퍼런스나 해외 바이어 초청 때 사용할 연회장과 호텔 등이 3만㎡의 아이스퀘어가 들어서면 입주 기업들의 소통과 교류도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창조경제밸리의 2단계 부지조성이 2019년 끝나고 기업들이 입주해 지금의 판교TV 처럼 정착하면, 판교는 2천여개의 첨단 기업과 종사자 10만여명이 근무하는 세계적인 첨단 클러스터로 도약한다. 성남/김규식·권순정기자 sj@kyeongin.com판교테크노밸리의 야경.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제공지난해 3월 준공된 스타트업캠퍼스. 창업교육 및 보육 기관으로 이 건물 안에는 창업자에게 필요한 법무법인, 세무법인, 특허, 투자자, 클라우드센터, IoT센터 등 지원시설이 입주해있다. 창업을 원하는 사람에게 무료로 교육하고 고민을 전문가들과 함께 해결하는 등의 서비스를 한 건물 안에서 받을 수 있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제공창조경제밸리 조감도. 조감도를 세로로 가로지르는 도로는 경부고속도로로 왼편은 2단계 사업지, 오른편은 1단계 사업지다. 가장 오른쪽에 살짝 보이는 대왕판교로를 따라 조감도 아래편으로 가면 판교테크노밸리로 연결된다. /경기도 제공

2017-09-28 김규식·권순정

[경인일보 창간 특집, 인천]인천항 내항과 신항

인천항은 역사적으로 서구 문화를 처음 받아들인 개항장이다. 인천항은 1883년 1월, 강화도 조약에 의해 부산항과 원산항 등에 이어 3번째로 개항했다. 이어 그해 6월 수입화물에 대한 관세 사무행정을 담당할 해관이 설치됐고, 1903년 6월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등대인 팔미도 등대도 세워졌다.개항 후 빠른 속도로 성장한 인천항은 근현대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그중 내항은 인천항 발전의 중심이었다. 1974년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부두를 만든 내항은 수도권의 관문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하지만 수년간 국가 경제의 견인차 구실을 했던 내항은 남항, 북항, 신항 등 외항이 잇따라 개항하면서 그 소임을 내주고 있다. 오는 11월 인천 신항이 완전히 개장하고, 인천 내항 부두운영사(TOC) 통합과 1·8부두 재개발이 시작되면 인천항의 중심은 내항에서 신항으로 이동하게 된다. ■ TOC 통합, 항만재개발로 역할 축소되는 인천 내항1974년 개장한 인천 내항은 경인 공업지역의 원자재와 소비재 물동량의 증가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게다가 갑문 시설이 확충되면서 최대 5만t급 대형 선박들이 상시 입출항할 수 있는 항만으로 변모한다. 하지만 최근 선박들이 대형화되고, 새로운 항만들이 생겨나면서 내항의 물동량은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인천항만공사가 발표한 '인천 내항 TOC 통합 타당성 검토 및 방안 수립 연구용역 중간보고' 자료를 보면 2010년 내항의 물동량은 1천862만t에 달했지만, 2015년에는 1천604만t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최근 3년 동안 내항 TOC 10개사는 192억 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이에 인천항 노·사·정은 내년 5월 단일 부두운영사 출범을 목표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일부 TOC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아 부두 운영에 차질이 생기거나 갑작스러운 대량 실직 사태가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지난달 인천항 노사정이 항운노조원의 고용과 근로조건을 보장하고, 자발적 희망퇴직을 제외한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통합 성사 가능성은 한층 커진 상황이다.내항 TOC가 통합되면 항만 기능이 폐지된 부지의 재개발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인천 내항 재개발은 지역의 핵심 숙원 사업이다. 항만물류시설과 주거·상업지가 너무 인접해 환경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부두 하역작업으로 수십 년 동안 소음과 날림먼지 피해를 봤다며 부두 전면 개방을 계속해서 요구해왔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최근 인천 내항 1·8부두 45만3천㎡에 대한 항만재개발 사업화 방안 수립 용역에 착수했다. 민간사업 시행자를 찾지 못해 표류하던 이 사업은 작년 말 인천시, LH, 인천항만공사가 공공개발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협약을 맺으면서 속도가 붙었다. 해수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사업제안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이후 사업 타당성 검토, 제3자 제안공모, 사업계획 수립, 실시계획 승인 등을 거쳐 2020년 사업 착수가 가능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새로운 인천항의 중심이 될 인천 신항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매년 상승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3년 처음으로 20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넘어선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2015년 238만TEU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치인 267만9천700TEU를 달성했다. 올해에는 지난 2일 200만TEU를 돌파하는 등 애초 목표로 했던 300만TEU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의 중심에는 인천 신항이 있다. 2015년 6월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이 개장하면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인천 신항은 이미 인천항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인천 신항 물동량은 지난해 상반기 33만5천TEU에서 올해 같은 기간에는 67만3천TEU로 50% 이상 증가했다. 올 상반기 신항에서 처리한 물동량은 인천항 전체 물동량(146만9천TEU)의 45.8%에 해당하는 것이다.인천 신항 개장 전의 인천항은 4천TEU 정도를 싣는 선박까지만 수용할 수 있는 세계 60위 권 항만이었다. 인천 신항 개장 이후 인천항은 달라졌다. 아시아 권역 서비스를 중심으로 운영하던 인천항은 신항 개장으로 대형 선박 입항이 가능해지면서 미주와 중동 지역으로 노선을 확장했다.오는 11월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HJIT)이 완전히 개장하면 2007년 인천 신항 사업 착수 10년 만에 직선거리 1.6㎞, 터미널 전체 면적 96만㎡ 개발이 마무리된다. 인천 신항이 인천항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인천항만공사는 신항에 고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냉동·냉장화물과 안정적으로 물동량을 확보할 수 있는 대량화물 유치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5년에는 연간 물동량 450만TEU를 달성해 세계 30위권 항만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인천항의 새로운 중심이 될 인천 신항. 2015년 6월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이 개장하면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인천 신항은 인천항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인천항은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5년에는 연간 물동량 450만TEU를 달성해 세계 30위권 항만으로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인천 내항인천항 8부두

2017-09-28 김주엽

[경인일보 창간 특집, 인천]인천국제공항 3·4단계 사업

내년 2터미널 정식개장 평창동계올림픽 지원셀프 체크인·원형검색기 등 스마트기술 적용터미널 확장·활주로 건설 4단계 사업 본격화생산 8조·부가가치유발 2조대 경제효과 기대 인천국제공항이 2023년이면 연간 여객 1억명 처리 능력을 확보하게 돼 동북아시아 대표 허브공항으로 입지를 굳힐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제2여객터미널 신설을 포함한 인천공항 3단계 사업을 올해 안에 마무리 짓고, '제2여객터미널 확장'과 '제4활주로 건설' 등을 포함한 4단계 사업에 돌입한다.■ 내년 초 제2여객터미널 개장, 인천공항 3단계 사업 완료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신설을 포함한 인천공항 3단계 사업(총사업비 4조9천303억원)은 관련 공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인천공항 2터미널에서는 가상 여객까지 투입해 실제 항공기 운항을 포함한 시험운영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인천공항공사는 내년 초 2터미널을 정식 개장해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연간 약 1천800만명의 여객 처리 능력을 갖춘 인천공항 2터미널로는 1터미널에 있던 대한항공(KE), 에어프랑스(AF), 델타(DL), KLM(KL)이 옮겨간다. 2터미널이 개장하면 1터미널(연간 여객 5천400만명 처리)과 합쳐 인천공항은 연간 7천200만명 처리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2터미널은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 12연패를 달성한 인천공항의 명성에 걸맞게, 다양한 여객의 수요를 만족하기 위한 세심한 설계가 도입됐다. 터미널 내에 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상설공연장이 마련돼 있어 다양한 문화 수요를 맞출 수 있다. 여객 편의를 위한 다양한 '스마트' 기술도 터미널 곳곳에 적용됐다. 탑승 수속을 간편하게 마칠 수 있는 '셀프 체크인 기기'가 곳곳에 마련됐고, 출국심사장에는 기존 문(門)형 검색기와 다른 원형 검색기가 도입됐다. 여객이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점도 2터미널의 특징이다. 버스, 철도 등 대중교통을 한 곳으로 통합 배치해 편리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T2 입국장에서 철도 플랫폼까지 거리는 59m로, 1터미널 220m에 비해 가깝다. 2터미널은 조경에도 신경을 써 이용객은 마치 공원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인천공항 4단계 사업도 활주로에 올라국토교통부는 10월 중 항공정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인천국제공항 개발 기본계획 변경안(제9차)'을 고시할 계획이다.국토부는 관계 부처 협의를 완료했고, 기본계획 고시 이후에는 기본·실시설계에 착수하는 등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인천공항 4단계 사업은 인천공항 연간 여객 처리 능력을 1억 명까지 끌어올리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3단계 사업에 따라 내년 초 2터미널이 개장하면, 인천공항은 연간 약 7천200만명의 여객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4단계 사업으로 2터미널을 확장하고 제4활주로를 조성하면 여객 처리 능력은 2천800만명만큼 늘어나게 된다.4단계 사업에는 4조1천852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데, 이미 공식적으로 타당성을 인정받았다. KDI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인천공항 4단계 사업의 B/C(비용 대비 편익 비율)값은 '1.46'으로 경제성을 판가름하는 기준인 1을 넘었다. AHP(종합평가)도 기준치(0.5)보다 높은 0.59를 받았다.4단계 사업에 따라 조성되는 비행장 시설은 ▲제4활주로(길이 3천750m, 너비 60m) ▲제2활주로 연결 고속탈출유도로 ▲여객계류장(86만1천㎡) ▲화물계류장(12만6천㎡) 등이 있다. 2터미널에 수화물 처리시설, 탑승교, 건축 설비 등 31만6천㎡ 규모의 시설을 추가로 설치한다. 단기주차빌딩 등의 역할을 하는 제2교통센터도 건립된다.인천공항공사는 1터미널이 2023년, 2터미널은 2019년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4단계 사업을 준비하게 됐다.4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동북아시아 주요 공항에 밀리지 않는 여객 처리 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홍콩공항의 경우 2020년이면 연간 여객 처리 능력이 1억1천만 명 수준으로 올라간다. 2025년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1억3천500만명, 중국 푸둥공항은 1억6천만명에 달하는 여객 처리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4단계 사업으로 생산유발 8조522억 원, 부가가치유발 2조8천626억원, 취업유발 5만640명 등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내년 초 정식개장하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전경. 연간 약 1천800만명의 여객 처리 능력을 갖춘 제2여객터미널에는 1터미널에 있던 대한항공(KE), 에어프랑스(AF), 델타(DL), KLM(KL)이 옮겨온다. 2터미널이 개장하면 1터미널(연간 여객 5천400만명 처리)과 합쳐 인천공항은 연간 7천200만명 처리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7-09-28 홍현기

[경인일보 창간 특집, 동행]경기도립국악단 최상화 단장·안경연 단원 '세대 맞장구'

"국악을 뛰어넘어 재밌게 음악을 했어요. 사물놀이도 하고 현악기, 관악기 가리지 않고 배우고 연주하면서 국악이 얼마나 창조적이고 역동적이고 진취적이고 민주적인지를 깨달았어요."경기도립국악단 최상화(60) 단장은 17살부터, 45년쯤 국악을 했다. 올해 국악단에 입단한 안경연(25) 단원은 중학생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아쟁을 배우기 시작해 10년이 조금 넘었다. 두 사람은 아주 다른 이유로, 판이한 상황에서 국악을 시작했다. 그러나 오늘 만난 그들은 같은 바람을 품고 있었다. '자연스러워지길'.누군가에게 '나 국악해요'라고 말했을 때 '어머, 진짜?'라고 반문하며 놀란 눈으로 사람을 다시 보는 게 아니라 '아, 그렇구나'하며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최상화 단장은 돈이 없어서 국악을 시작했다. "우리 때는 다 비슷했을 것 같은데, 고등학교 등록금이 없어서 국악예술학교를 갔어요. 거기는 학비가 무료였거든요. 국악인이 없어 양성할 때였거든요." 부모 형제 일가 친척 중 국악을 하는 사람이 없었고 어디 가서 국악을 보고들은 적이 없지만, 진학을 해야 하니 국악을 하게 됐다. 국악으로 돈도 벌어야 했다. "18살부터 대금으로 무용 반주를 해서 돈을 벌었어요. 그때는 굿판이나 무용판에서 일을 할 수 있었는데, 열심히 하면 넉넉히 벌 수 있었죠." 대학에 진학해서는 작곡을 배웠다. 그때부터 국악이 재밌어졌다. "모든 것이 음악의 재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국악을 뛰어넘어 재밌게 음악을 했어요. 사물놀이도 하고 현악기, 관악기 가리지 않고 배우고 연주하면서 국악이 얼마나 창조적이고 역동적이고 진취적이고 민주적인지 깨달았어요. 사물놀이만 봐도 연주자에 따라 자기방식대로 변형해서 연주하잖아요. 즉흥성과 다이내믹이 엄청나죠."안경연 단원은 초등학교 5학년 때 국악인의 길을 가리라 마음먹었다. 학교 과제를 하느라 국악공연을 보러 갔는데 아쟁 소리가 집에 와 숙제를 끝내고 나서도, 며칠이 지나고서도 귀에 맴돌았다. 예술중학교를 거쳐 최 단장이 다닌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입학부터 쉽지 않았다. "제가 입학하던 해에 사립에서 공립으로 전환되며 경쟁률이 훨씬 높아졌어요." 대학 진학도 개인 레슨을 받으며 무던히 애썼다. 도립극단 입단은 더 어려웠다. 국악단원 신규채용도 별로 없지만 아쟁 연주자를 뽑는 경우가 최근 몇 년 동안 없던 터였다.지원자 숫자도 많았지만 스승 연배의 실력자들이 오디션에 몰렸다. "제가 국악을 하겠다고 했을 때 고모가 말리셨었어요. 고모도 국악을 하셨거든요. 어려운 길이라는 것을 알고 시작했는데, 저는 정말 운이 좋은 케이스에요." 주변 또래 중에 국악을 배우거나 좋아하는 친구가 없었다.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있었지만 다들 양악을 했다. 외로웠을 법도 한데 안 단원은 그게 좋았다고 한다. "다들 하는 게 아니라서 국악이 좋아 보였고, 국악기가 내는 소리는 들으면 쉽게 사라지지 않고 오래 머무르더라고요. 도구 없이 맨손으로 연주하는 것도 좋고요. 저는 아직은 국악을 하는 게 힘든 줄 모르겠어요."최 단장은 군 제대 후 서울시립관현악단에 대금주자로 입단해서 10년을 있었다. 전북도립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로,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으로 활동했다. 그러는 동안 우리 국악계의 상황은 급변했다. "국악 전체적으로 보면 전공자가 100배 정도는 많아진 것 같아요. 80년대 들어 대학이 늘어나면서 관련 학과도 많아진거죠. 한동안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았어요. 그래서 예술가끼리의 시장이 형성됐죠." 최 단장은 이때문에 국악이 대중 속으로 녹아들지 못한 채 '전통의 박제화'라는 운명에 처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저와 같은 시기 국악을 배운 사람들은 악감을 바탕으로 국악을 대했어요. 대금을 했지만 민요도 알고 장구도 쳤죠. 예술가들이었어요. 그런데 지금 배우는 학생들은 인간문화재 종목에 종속돼서 도제식으로 배웁니다. 학교가 문화재 양성기관이 된거예요. 아쟁으로 시작하면 아쟁으로만 끝나죠. 우리 국악은 유독 예술계에서는 독특하게 창조성을 북돋지 않아요." 안 단원은 최 단장의 이런 지적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그러나 국악의 미래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했다. 경기도립단원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고 했다. "10년 넘게 국악을 배웠지만 돌아보니 입단하고 몇 달 사이에 훨씬 더 공부를 많이 하게 됐어요. 국악 작품을 오케스트레이션이 가능하도록 악보와 악기를 개량하는 '치세지음'프로젝트 덕분에 우리 음악을 더 넓은 시야로 보게 됐어요. 우리 악기가 가진 한계를 벗어나 모든 음악을 연주하게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국악을 익숙하게 여기고 즐겨 듣게 되겠죠?" 국악인으로서 안 단원의 바람은 사람들이 국악에 이질감을 느끼지 않는 것이다. "아무래도 '나 바이올린 전공했어'라고 말할 때와 '나 아쟁 전공했어'라고 말할 때의 반응이 다르니까요. 국악이나 양악이나 같은 음악으로 편안하게 생각하게 되면 좋겠어요."최 단장도 같은 마음이다. "제가 골프를 치면 국악 하는 사람도 골프를 저렇게 잘 치냐고 말해요. 이런 말을 듣게 된 것은 국악인에게도 책임이 있죠. 보통 예술계가 하는 노력들을 국악은 하지 않았어요. 많이 뒤처져 있기때문에 열심히 따라잡아야 합니다. 이에 더해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국악방송과 국립국악원을 없애는 것이에요. 국악이라는 말을 없애고 모든 방송에서 국악이 나와야 해요. 국립국악원이 아니라 국립음악원이면 됩니다. 그래야 우리 음악에 숨겨진 예술성을 온전히 발견할 수 있어요."최 단장은 요즘 악기 개량에 정성을 쏟고 있다. 해금과 아쟁보다 한 옥타브씩 낮은 소리를 내는 저해금과 저아쟁을 제작해 국악관현악에서 부족한 베이스를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아쟁을 연주하는 안 단원은 더 바빠질 예정이다. 그러나 기꺼운 마음으로 새 아쟁을 기다린다. 이를 통해 더 재미있게 음악을 할 수 있게 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최 단장은 어깨가 무겁지만 마음은 들떠있다. "음악인으로서 무엇이든 연주할 수 있게 되는 것, 단원 개개인이 가진 예술성, 창조성을 최대한 발현하도록 조건을 갖추는 것이 도립극단이 지향하는 바입니다. 사실 이건 모든 음악인, 예술인들에게 아주 자연스러운 길이죠. 도립극단은 변하고 있어요. 그래서 기대가 되고, 희망을 품을 수 있죠."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 사진/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최상화 경기도립국악단장(오른쪽)이 올해 입단한 안경연 단원과 아쟁을 들고 다양한 국악의 길에 대해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다. 사진/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2017-09-28 민정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