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19 경인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타동사 연습② /전태호

돈 버는 것은 타동사이다 큰소리를 낼 줄 알면 처음 얼마 동안 두려워지지 않아엄마·동생이 사라지자 목적어·주어가 아닌 나는 문장 밖 문법 너머에 있었다괴롭히지 못하면 타동사는 기능 상실한다… 결국 주어도 기능을 상실한다주어들과 부딪칠 수밖에 없다. 주어들과 부딪치면 부딪칠수록 두려워진다. 그런데 나와 같은 처지의 동생은 대체 어떻게 계단을 내려간 걸까. 엄마는 내가 소리 때문에 내려가지 못한다고 어느 정도 맞게 짚어 냈다. 하루는 아빠가 없을 때 나를 거실로 내보내고 계란판처럼 생긴 차음재와 스펀지 같은 흡음재를 가져왔다.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소파에 앉아 있는 동안 엄마는 방음 장치를 내 방 벽과 문에 설치해 주었다. 달라진 내 방 앞에서 좀처럼 입은 떨어지지 않았지만, 또 그냥 있을 수만은 없어서 고맙다고 멋쩍게 속삭였다. 엄마는 난생처음으로 내 앞에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쩔쩔맸다. 고마워한다는 건 어찌됐든 타동사이다. 타동사는 아무리 의도가 선하다 한들 반드시 목적어를 괴롭힌다. 나는 잠깐이지만 주어 자리에서 어떤 식으로든 엄마를 괴롭힌 셈이다. 요즘도 엄마가 번역 열심히 하라고 응원을 해줄 때, 월세를 받아서 일본어 원서를 사줄 때, 결과물에 깊은 관심을 가져줄 때면 고마워해야 하는데 오히려 두려워졌다. 나는 엄마를 괴롭혀서 조금이나마 얻은 타동사로 몸을 일으켰다. 쥐어짜듯 방문을 닫고 노트북을 열었다. 노트북이 열리자마자 웹 브라우저를 열었다. 웹 브라우저가 열리자마자 포털사이트를 열었다. 포털사이트가 열리자마자 메일함을 열었다. 메일함이 열리자마자 의뢰인 메일을 열었다. 다른 의뢰인 메일도 열었다. 더 이상 고마워하지도 두려워지지도 않을 때까지 의뢰인 메일을 죄 열어 보다 첨부 문서 여럿 가운데 하나를 열었다. 파일명은 '일본 고용법'으로 대충대충 훑어보다 잠시 손을 놓았고, 다시 페이지를 쭉쭉 넘기다 시선을 끄는 조항을 골라 읽었다.제 7 장 정년퇴직 및 해고(정년 등)제 38 조직원의 정년은 만 65세로 하고 정년에 이른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을 가지고 은퇴한다.(퇴직)제 39 조전 조항(제38조)에서 정하는 것 외에, 직원이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퇴직한다.① 퇴직을 청원 회사에서 승인된 때 또는 퇴직 원을 제출하고 14일이 경과한 때.② 기간을 정하여 고용되는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된 때.③ 사망했을 때.다시 넘기려다 말고 정년퇴직에 관한 조항을 한 번 더 읽었다. 혹시나 해서 아빠의 나이를 따져 봤지만 아무리 하여도 기억해 낼 수가 없었다. 대략 예순에서 예순둘 사이로 어림잡았는데, 다 떠나서 아빠는 오늘 당장 퇴직할지도 몰랐다. 아빠는 하루걸러 계단을 내려간다. 계단을 내려가면 무수히 많은 주어들과 부딪친다. 처음에는 싸워 이길지 몰라도 부딪치면 부딪칠수록 두려워진다. 법적 구속력을 지닌, 그 거대한 타동사 앞에서는 다들 납작 엎드린다. 아빠는 돈을 벌어오지 못하게 되는 순간, 그나마 하나 있던 타동사마저 잃게 된다. 그러면 나랑 동생처럼 목적어 자리로 밀려난다. 이 순간을 얼마나 오래 기다렸나 싶으면서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천장만 올려다봤다. 아무리 엄마의 타동사라 할지라도 나와 동생과 그리고 아빠까지 건사할 수는 없었다. 몸부림치며 미쳐 날뛸 것만 같은 기분을 죽을힘을 다해 억눌렀다. 심호흡을 크게 하고 나서 다시 마우스를 이리저리 놀려 보았다. 관련 정보를 죄 열어 보는 동안 나도 모르게 머리칼을 마구 헝클어뜨리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소액 결제로 논문 몇 편과 기사 몇 토막을 받아 열었더니, 하나같이 우리나라 정년퇴직 기준은 만 60세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아아, 앓는 소리를 내며 방문을 확 열어젖히고 번역 중이던 문서를 닫았다. 문서가 닫히자마자 메일을 닫았다. 메일이 닫히자마자 메일함을 닫았다. 메일함이 닫히자마자 포털 사이트를 닫았다. 포털 사이트가 닫히자마자 웹 브라우저를 닫았다. 웹 브라우저가 닫히자마자 노트북을 닫았다. 너무 많이 열고 닫았더니 타동사가 바닥났다.어지러워져서 침대에 누웠다. 눈앞이 흐려지는가 싶더니 눈이 저절로 감겼다. 온몸이 차가워지고 오슬오슬 떨렸다. 몇 푼 안 되는 타동사를 모으는 족족 이렇게 다 써버릴 셈이야? 그러면 하나든 둘이든 커다란 타동사는 결코 거머쥐지 못할 거야. 결코 거머쥐지 못할 거야. 거머쥐지 못할 거야. 못할 거야. 못해. 못해. 못해. 못해. 못해.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못. 못. 못. 못. 못. 못. 못.못. 못.못.못.못. 못. 못. 못. 그기 아이라 카이. 못. 못. 못. 못. 못. 여보야 요새 젊은 아들.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어뜬 줄 아나?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현장에 반장님 없능교? 못. 못. 못. 못. 못. 못. 반장도 내 없으믄.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일이 안 된다 카더라. 못. 못. 못. 그라믄 내가.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내일 확인해 볼게 예. 못. 못. 못. 못. 못. 못. 아침에 내 가면 눈만.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껌뻑껌뻑하고 있는 기라.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그라게심더. 못. 못. 빨리 잠 좀 자라고. 못. 못. 못. 못. 아아냐, 네가 무슨. 못. 못. 못. 마주쳐도 그냥 무시해버려.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배고플 텐데 어서 밥부터 먹어. 못. 못. 못. 못.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지.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아아냐, 네가 무슨. 못. 못. 못. 못. 못. 못. 요즘은 엄마도 할 말 다 해.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아아냐, 네가 무슨. 못. 못. 여긴 아빠 집도 아닌데 뭐.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2층에 금이 갔나 봐.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대못을 쳐서.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천장을. 못. 못. 못. 못. 못. 못. 아아냐, 네가 무슨. 못. 못. 못. 못. 부술지도 몰라.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책장 못. 못. 못. 못. 못. 못. 못. 책장 서랍장 못. 못. 못. 못. 못. 책장 조명 방문 못. 못. 못. 책장 공기청정기 라디에이터 못. 못. 못. 침대 나 의자 책상 못. 못. 못. 못. 못. 옷걸이 노트북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블라인드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못 목못요일 못머릿속이 밤새 울린 탓에 목부터 어깻죽지까지 결렸다. 옆집은 아침부터 공사를 하려는지 자재를 연신 옥상으로 나르기도 하고 괄괄한 목소리로 한바탕 웃기도 했다. 반면 여기 집안에서는 어쩐 일인지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다. 이미 나를 괴롭히고도 남았을 아빠 차가 오늘따라 보이지 않았다. 창가에 우두커니 서 있을 때 냉장고 여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아빠가 지금 내 방에다 귀를 대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 문손잡이에서 멀찌감치 떨어졌다. 나는 방에 꼼짝없이 갇혀 있으면서 계속 안절부절못했다. 방광이 터질 것만 같아 앉았다가 일어났다가 다시 앉았다. 방바닥에 누웠다가 꿇어앉았다가 얼마 안 있어 다시 일어났다. 그때 방문이 꼭 안 닫혀 있었는지 바람결에 홱 열렸다. 순간 너무 놀란 나머지 뒤에 있던 의자에 걸려 넘어졌다. 엄마가 현관문을 닫다 말고 이쪽으로 달려왔다."저런, 안 다쳤니?""응."햇살이 현관과 거실을 지나 내 방을 잠깐 기웃거렸다. 아빠의 신발이나 청색 작업복은 다행히 보이지 않았고, 대신 둘둘 말린 하얀색 벽지와 신문지만 눈에 들어왔다."배고프지? 어서 와 밥 먹어.""응."엄마는 내게 아침 식사를 차려 주고, 냄비에 밀가루 풀을 쑤기 시작했다."내일은 하루 휴가 신청했다고 사람들이랑 술 마신대. 오늘은 거기 기숙사에서 잘 거고."비로소 입맛이 돌고 밥이 목에 넘어갔다. 아빠가 없어지니까 아빠의 타동사도 사라졌다. 이제 1층부터 3층까지 우리 집은 엄마의 타동사가 차지했다."글쎄, 집에 사람들을 끌고 온다는데, 미쳤어? 안 된다고 했지.""어어, 근데 옆집은 방수 공사하나 보네.""응? 아 그러게. 강판으로 옥상을 덮을 건가 봐. 남자 여럿이 엄청 낑낑대네. 그러고 보면 엄마는 여자 혼자서 참 대단하지?"엄마는 부엌 창으로 옆집을 힐끔거리며 신나게 주걱을 저었다. 집안에서 다른 주어와 부딪칠 일 없으니 콧노래까지 흥얼거렸다. 다시 입맛이 달아나고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식탁에서 일어나 소파에 널브러져 있다가 슬그머니 화장실로 들어갔다. 넋이 나간 채로 변기에 오래도록 앉아 있었다. 다리가 저려 오는 것도 한참 만에 느껴졌다. 그때 톱니바퀴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분명 동생 방 문손잡이가 천천히 돌아가고 있었다. 방문이 빠끔히 열리고 믿기지 않았지만 동생이 방에서 나왔다. 잠이 덜 깬 듯한 느려 터진 목소리가 귀에 들어왔다."아직도, 뭐가, 남았어?""응. 엄마는 내려가서 도배 좀 하고 올게."동생의 하품이 길게 이어졌다."엄마아, 그걸, 혼자서, 다 하려고?"한다는 건 타동사이므로 순식간에 나를 찌르고 들어왔다. 동생이 갑자기 주어로 느껴지고 화장실에 숨어 있는데도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다. 엄마는 바로 전 동생의 말을 받았다."그럼, 혼자 하지.""그래도……""아니야.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조용히 해."타동사가 한 번 더 나를 찌르고 들어왔다. 이 와중에도 나는 누가 화장실 문을 열까 봐 안절부절못했다. 바로 어제 두 동강 나버린 나의 타동사도 자꾸만 눈에 아른거렸다. 엄마는 방문을 닫으면서 동생에게 단단히 일러두었다."추우니까 나갈 때 따뜻하게 입어. 오후에 아르바이트 마치면 꼭 전화하고."귀가 한순간에 뜨이면서 이제야 머리가 돌아가는 듯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 돈을 벌 수 있다. 돈을 벌면 큰소리를 낼 수 있다. 버는 것은 타동사이다. 큰소리를 낼 줄 알면 처음 얼마 동안은 두려워지지 않는다. 계단을 내려갈 때도 나를 깎아내릴 때도 두려워지지 않는다. 동생도 곧 내게 용돈을 주는 건 아닐까, 공무원 시험은 아예 때려치운 걸까, 아니면 아르바이트와 병행하는 걸까, 하나부터 열까지 걱정됐지만 조금 뒤엔 전부 부질없는 짓으로 여겨졌다.맥이 풀린 채로 오랫동안 앉아 있었다. 잠시 후 현관문이 여닫히고 엄마가 계단을 내려갔다. 곧이어 또 현관문이 여닫히고 동생이 계단을 내려갔다. 두 번 모두 발소리 때문에 계단이 울렸지만 곧 사라졌다. 엄마가 없어지니까 엄마의 타동사도 사라졌다. 동생이 없어지니까 동생의 타동사 역시 사라졌다. 타동사가 남김없이 사라지자 나는 더 이상 목적어가 아니었고, 물론 여전히 주어는 아니었다. 아무것도 아닌 나는 그럼에도 있었다. 문장 밖에 있었고 문법 너머에 있었다.하지만 그런 상태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갑자기 밖에서 타동사가 집안을 흔들어 댔다. 옆집에서 언성을 높여가며 말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집은 계속해서 흔들리고 나는 다시 문법에 사로잡히면서 문장 속 목적어 자리로 떨어졌다. 처음에는 공사 도중에 무슨 문제라도 생겼나 싶었는데, 어쩐지 그쪽에서 엄마의 목소리가 울려오는 듯했다. 작은 부엌 창으로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환풍기 파이프를 타고 소리가 들어왔다. 엄마는 계단을 내려갔기 때문에 옆집 주어와 부딪치고 말았다."저기 아주머니, 내 집에다 덮개도 맘대로 못 씌워요?"엄마도 스스로 주어라는 걸 알고, 똑 부러지게 따지고 들었다."여기 좀 보세요. 배수관 구멍을 우리 집 쪽으로 내시면 안 되죠.""아니, 여기가 아주머니 댁이에요? 예? 아주머니 댁이냐고요.""물이 우리 집 보일러실로 떨어지잖아요. 저러면 또 곰팡이 슬 텐데, 우리는 어떡해요.""어디요, 뭐, 보일러실이요?""네.""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예요? 아주머니네 담벼락 끝에만 스칠까 말까구만.""……"옆집 주어가 엄마의 타동사를 두 동강 냈는지 더 이상 소리가 이어지지 않았다. 서 있지 못할 만큼 숨이 가빠지고 피가 마르더니 팔다리는 따로 놀았다. 높이는 것을 규정될 수는 없다. 낮추는 것도 규정될 수 없다. 반면, 높이는 것을 규정할 수는 있다. 낮추는 것도 규정할 수 있다. 나는 규정할 수 있다고 소리 내어 읊조려 봤다. 덕분에 전에 없던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몸이 커 보이게 황급히 항공 점퍼를 찾아 걸치고 현관문을 있는 힘껏 밀었다. 설마 말싸움이 몸싸움으로 번진 건 아니겠지. 옆집 주어가 엄마를 목적어로 만든 건 아니겠지. 갔는데 타동사가 날아오면 어떻게 맞받아치지. 그때 황소바람이 창문을 요란하게 뒤흔들었다. 어찌 손쓸 새 없이 현관문도 재빨리 닫아 버렸다. 다시 현관문을 열면 되는데, 감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목이 잠겨서 이제는 아무런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타동사도 없이 갔다가 우스운 꼴만 될 것 같았다. 당장 계단조차 내려갈 수가 없었다. 마침 거실 전화기가 눈에 들어왔다. 경찰, 경찰밖에 없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와 동시에 계단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는 조금씩 커지고 가까워졌다. 그림자 하나가 창가에 어른거렸다. 얼굴에 피가 몰리고 똥줄이 타들어 가고 있을 때 뜻밖에도 엄마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다."아휴, 사람들이 왜 그러냐."엄마는 질렸다는 표정만 짓고 있었다. 다행히 어디 잘못된 데도 없어 보였다. 나는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어물거렸다."뭐가 우리 집 쪽으로 넘어온 거지?""응. 말이 안 통해서 잠깐 기다려 보시라 하고, 아빠한테 전화했네.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고, 아빠가 설명하니까 그제야 알겠다더라."우두커니 서 있는데 느닷없이 오금이 저려 왔다. 옆집 주어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아빠는 생각보다 훨씬 커다란 타동사를 갖고 있었다. 타동사 단 하나로 옆집 주어를 단숨에, 그것도 전화 한 통으로 물리칠 수 있었다. 덤빌 테면 덤벼 보라고 실은 나를 두고 비아냥거리는 듯했다. 엄마는 속이 다 후련한지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보고했다. 월세를 받으면 엄마는 지금보다 큰소리를 낼 수 있다. 법적으로는 이미 우리 집도 가지고 있다. 받는 것도, 가지는 것도 타동사이다. 아빠는 돈을 벌어올 뿐만 아니라 실은 집도 잘 지킨다. 도합 네 개의 타동사는 당연히 큰소리를 낼 수 있다. 아빠는 돈을 못 벌어오게 되어도 집은 꾸준히 잘 지킬 것이다. 도합 세 개의 타동사는 여전히 큰소리를 낼 수 있다. 동생도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곧 월급도 받을 것이다. 나만 떨어져 나왔구나 싶어 주춤주춤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고마워했다. 아빠에게 고마워할 수밖에 없었다. 고마워하고 또 고마워해서 차라리 펑펑 소리 내어 울고 싶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냥, 고마워했다.금요일보스턴백을 어깨에 메고 현관문을 천천히 열었다. 구둣주걱을 사용해서 운동화를 신고 밖을 내다보았다. 조용히 현관문을 닫으며 시리도록 청량한 아침 공기를 들이마셨다. 밤새 내린 비로 대리석 특유의 냄새와 촉촉한 부엽토 냄새가 올라왔다. 파르스름한 가로등 불빛도 얼마 만에 보는 건지 낯설게 느껴졌다. 나는 몇 계단 아래에 떨어져 있는 신문을 집어 베란다 위에 올려놓았다. 간밤에 유명인이 자살했다는 기사를 힐끗 본 뒤 걸음을 재촉했다. 이렇게 꾸물거리고 있다간 아빠와 마주칠지도 몰랐다. 내게 승산이 없다는 걸 깨달은 뒤로 진지하게 고민해 봤다. 집에 머물러야 하는 이유를 밤새 스스로에게 물었지만 끝내 대답하지 못했다. 평생 목적어로 사느니 사라지기로 마음먹었다. 계단을 내려가는데 생각보다 발걸음이 쉽게 떨어져서 헛웃음을 짓고 말았다. 대문을 열고 집 앞 언덕을 내려가며 발소리를 크게도 작게도 내보았다.낯선 동네라 조금 걱정했지만 다행히 제대로 찾아왔다. 간판 끄트머리에 맺힌 빗물이 똑똑 떨어지는 걸 보았다. 여기 단층짜리 직업소개소 앞에는 빈 승합차 한 대만 세워져 있었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다 물기가 없는 장의자 위에 짐을 내려놓았다. 더러워져도 상관없는 낡은 청바지를 입고 오길 잘한 것 같았다. 물을 마시고 잔기침을 하며 목을 가다듬었다. 새하얀 입김이 차가운 공기 중에 흩어졌다. 침을 한 번 삼키고 나서 패기 있게 타동사를 연습해 보았다."일은 아무거나…… 다시, 아아, 몸 쓰는 일은 뭐든 자신 있습니다. 장점은 큰 목소리입니다. 여기서 멀리…… 아니, 기숙사 생활도 괜찮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지금쯤이면 아빠가 주차를 하고 계단을 올라왔을 것이다. 엄마도 동생도 이제 막 하루를 시작했을 것이다. 이러한 일상으로 미루어 앞으로 일어날 일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소리가 크면 반드시 목적어를 괴롭힌다. 타동사는 발산의 성질을 띠고 있어서 소리가 크다. 따라서 타동사는 반드시 목적어를 괴롭힌다. 하지만 목적어가 사라지면 괴롭히지 못한다. 괴롭히지 못하면 타동사는 기능을 상실한다. 타동사가 기능을 상실하면 결국 주어도 기능을 상실한다. <끝>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2019-01-01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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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8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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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7 경인일보

[창간특집]행복한 걸음 '평화 & 통일'… 철길, 뱃길로 다시 잇는 '남북' 하나의 행복을 꿈꾼다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을 잇는 철길이 깔렸다. 한국전쟁이라는 민족의 비극을 딛고 분단의 세월을 달려온 우리에게 공존과 번영의 길이 열린 셈이다. 평화와 통일의 길은 멀지만 우리에게 행복한 걸음이 될 것이다.'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은 평화와 통일의 기폭제가 됐다. 이를 통해 당면한 최대 과제였던 비핵화 실천방안이 논의됐고, 한반도에서 전쟁시대를 끝내는 군사 합의서까지 채택됐다. 경제 등을 비롯한 다양한 방면의 교류·협력 강화를 위한 토대가 구축됐다. 이제는 단순히 말로 주고 받는 평화와 통일이 아닌, 남북 간 신뢰 속에 이뤄지는 평화와 통일의 로드맵이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이런 평화의 분위기를 아직도 풍전등화(風前燈火) 처럼 불안해 하는 사람도 많다.그간의 남북 관계가 그러했기 때문이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1960년대까지는 남북교류의 개념조차 없었다. 민족의 비극을 겪은 우리는 화해하기 보다 벽을 쌓고 총을 겨눴다.1970년대 들어서야 대한적십자사를 통한 교류 협의가 이뤄졌고, 1984년에는 남북경제회담이 열리기도 했다. 1980년대 들어 동구 사회주의권 국가의 붕괴와 개혁 개방 정책 등으로 북한과 한반도에도 변화의 기대가 커졌다.실제 1988년 7월 7일 '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을 위한 특별선언' 을 발표한 후 '대북경제개방조치'가 취해졌다. 이후 1990년에는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교류협력법)' 등 우리법의 테두리 안에서 남북교류협력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도 잠시, 1993년 3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로 분위기는 경색됐고 북한은 우리의 적을 넘어 세계의 적이 되기도 했다. 또다시 냉탕온탕을 반복하던 남북관계는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2014년 개성공단 중단 같은 사태로 최대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나 이어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만남은 그간의 냉탕온탕을 넘나들던 정황과는 사뭇 달랐다.비핵화와 종전이라는 명확한 의제 속에, 북미 간의 비핵화·평화협상 담판에도 우리가 목소리를 낼 수 있을 정도로 중재자 이미지를 세계에 각인시켰다. 북한 지도자의 사상 첫 서울 방문도 머지 않은 시간에 실현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남북관계는 또 한번 도약하고 진화하게 된다.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두 차례 답방 요청에도 해내지 못한 역사적 사건의 주인공이 되는 셈이다.이제 지난 65년간의 적대와 대결의 시대는 마무리 지어졌다. 서해상 평화수역과 시범적 공동어로구역 설정에서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시범 철수, 군사분계선 일대 각종 군사연습중지, 군사분계선 상공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은 단순한 조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제는 한반도를 시작으로 통일로 가는 길을 열어야 할 때다. 평화가 일상화되고 통일을 위한 제도적 기틀도 마련해야 된다. 지금까지의 합의대로라면 올해 내 동해·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게 된다.개성공단도 정상화되고 금강산도 다시 찾을 수 있다. 더는 시간적 여유가 없는 이산가족의 상시 상봉 문제는 남북이 더욱 적극적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말보다는 실천이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한민족과 국제사회의 신뢰도를 높여줄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 중심에는 접경지역인 경기도와 인천시가 있다. 경기도는 통일로 가는 첫 번째 길목이 되고, 인천시는 평화통일의 전진기지로 자리잡을 것이다. 평화와 통일시대, 경의선과 경원선을 타고 북한으로 여행을 떠날 날이 기다려 진다.독일의 통일이 교류라는 초석을 통해 시작된 것을 명심해야 한다. 서로를 알아야 통일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느끼게 된다. 북한 사회의 변화 역시 교류만이 이끌어 낼 수 있다. 우리 민족은 통일의 그날이 멀지 않았음을 직감하고 있다. 통일은 분명 한반도와 한민족에게 새로운 행복을 안겨줄 것이다. 이제 준비와 실천만이 남았다. /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한반도의 불안이 서서히 걷히고 있는 DMZ-아직은 금단의 땅. 전 세계에 유일하게 남은 분단의 현장. 뿌연 새벽 안개가 걷히고 있는 철책선 주변에는 여전히 적막함과 긴장감이 감돈다.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난 지 어느덧 65년의 세월이 지났다. 이 땅에는 그렇게 긴 세월 차곡차곡 한(恨)이 쌓였다.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며 증오를 키워온 통한의 세월이었다. 하지만 기나긴 어둠도 결국은 새벽을 맞게 되는 법. 제3차 남북 정상회담과 그 후속 조치로 얼어붙은 이 땅에도 서서히 온기가 찾아오고 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손을 맞잡은 남북은 화해와 평화를 향한 대장정을 시작했고, 선제적 조치로 DMZ 일원에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나섰다. 이제 DMZ는 분단에서 통일의 상징으로 탈바꿈 할 것이다. 생명을 위협하는 전쟁 무기가 모두 사라지고 평화의 땅으로 다시 태어날 DMZ를 기대해 본다. 파주 도라산 전망대/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2018-10-07 김태성

[창간특집]행복정책┃봉사로 노년활기 찾는 '초고령도시' 인천 동구

# 초고령도시 인천 동구인천의 대표적 구도심인 동구는 10개 군·구 중 고령화가 빨리 진행되는 곳 중 하나다. 지난달 기준 동구 인구 6만7천112명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만3천242명(19.7%)으로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있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20%가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분류된다. 동구의 고령 인구 비율은 인천시 평균 노인 인구 비율 12.1%를 상회한다. 이미 초고령사회가 진행 중인 강화군(30.5%), 옹진군(23.2%) 등 도서 지역을 제외하면 인천시 8개 구 중 동구의 고령 인구 비율은 가장 높다. 동구의 뒤를 잇는 지자체는 미추홀구(14.8%), 중구(14.3%) 순이다. → 표 참조직장 등에서 은퇴한 노인들은 '삶의 행복'을 찾기 위해 제2의 인생을 고민한다. 운동, 독서, 여행 등 각자의 경제사정, 환경에 맞춰 고민하는 것도 다양하다. 동구에 사는 많은 노인은 제2의 인생 중심에 지역사회의 여러 사람과 만나고 교감할 수 있는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 인천시 '봉사왕' 동구 노인동구는 인천지역에서 자원봉사가 가장 활성화된 곳 중 하나다. 지난달 기준 6만 7천112명의 동구 주민 중 2만656명(30.7%)이 동구자원봉사센터에 자원봉사자로 등록돼있다. 동구 주민 10명 중 3명이 자원봉사자로 등록한 셈이다. 이 중 자원봉사를 이끄는 것은 노인들이다. 이들은 매년 꾸준히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환경정비활동, 방범순찰, 문화행사, 정서지원 등 활동도 다양하다.인천시는 매년 누적 봉사시간 5천 시간을 달성한 주민들에게 '봉사왕' 인증패를 증정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인천시 '봉사왕'은 467명인데 동구(76명)는 미추홀구(79명) 다음으로 많다. 미추홀구 자원봉사자 등록 수가 동구의 3배가 넘는다는 점(7만552명)을 고려하면 동구 주민 다수가 인천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동구 봉사왕 중 60여 명이 만 65세 이상 노인들이다. # 자원봉사로 노년 행복 찾는 '화수2동 사랑방 사람들'지난 14일 오전 10시 30분께 화수2동 행정복지센터. 행정복지센터에서 만난 화수2동 사랑방 사람들 이건세(74) 회장과 회원 서모(71)씨는 인근에 있는 빌라로 향했다. 빌라 2층에 도착하자 서씨는 잠금장치가 있는 집 문을 자연스럽게 열고 들어갔다. 이들이 들어간 집 안방에는 김모(74)씨가 침대에 누워있었다. 이건세 회장과 서씨를 본 김씨는 얼굴이 밝아지며 몸을 조금씩 일으키기 시작했다. 김씨는 오래전 산업재해를 당한 이후 거동이 불편해 집 밖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밖에 나가지 못하는 김씨를 위해 이들이 하는 것은 자신들의 일상이야기, 마을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서씨가 "이번에 비행기를 타고 사이판 여행을 다녀왔는데 비행기 탈 때 귀가 먹먹해서 한참 고생했어요"라고 말하자 김씨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가지고 온 빵과 음료를 먹으며 한참 이야기 나누던 서씨는 "다음 주에 또 올게요"라는 말과 함께 김씨의 어깨를 다독인 후 집을 나섰다. 김씨는 "집 밖을 나가지 못해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서씨와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행복하다"며 "매주 이렇게 한 번씩 찾아와 주니 고맙다"고 말했다.화수2동 사랑방 사람들은 지난 2013년 '어르신들의 친구가 되자'는 취지에서 마을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조직한 자원봉사단체다.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회원 16명이 2인 1조로 나뉘어 일주일에 한 번씩 홀로 사는 노인세대를 방문해 말벗이 되는 등 정서지원을 하는 노(老)노(老)케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사랑방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는 독거노인 세대는 총 24곳이다. 화수2동의 고령 인구는 1천838명으로 동구에서 가장 많다. 그러다 보니 사랑방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만 65세 이상 노인들이 주축이 돼 운영되고 있다. 사랑방 사람들 회원의 평균연령은 만 62.3세로 만 65세 이상 회원들은 6명(37.5%)이다. '어르신들의 친구가 되자'라는 아이템을 제안한 이건세 회장은 "나이 70세가 되면서부터 내 인생에 끝이 보이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남은 삶을 보람있게 살고 싶다고 생각해 혼자 사는 노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구상하게 됐다"고 했다. 봉사활동은 일방적으로 베푸는 것이 아닌 인생의 즐거움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라고 사랑방 사람들 회원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한방원을 운영하던 서씨는 젊었을 때보다 지금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행복감이 더 크다고 했다. 서씨는 "봉사활동이라는 이름 아래 한동네에 살면서 모르고 지낼 수 있었던 이웃들과 함께 만나 즐겁게 지내니 항상 엔돌핀이 돈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화수2동 사랑방 사람들 이건세 회장은 "앞으로도 우리 동네 사각지대에 있는 노인세대를 방문해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며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인천시 동구 '화수2동 사랑방 사람들' 모습. 이건세(안경착용)씨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화수2동 사랑방 사람들'이 산업재해를 당해 거동이 불편한 서씨의 말벗이 되어주고 있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2018-10-07 김태양

[창간특집]행복정책┃'뮤직 라이프' 음악도시 인천 부평구… 밴드 태어났던 '50년전 홍대' 대중음악의 살아있는 역사

인천 부평 곳곳을 음악 열정으로 가득 채운 '부평 뮤직위크'가 지난 8월 23~25일 열렸다. 부평공원 및 신촌지역 일대, 부평역 지하상가(모두몰)와 부평 문화의 거리, 도시재생사업대상지인 굴포천먹거리타운 등 3곳을 중심으로 전문공연팀에서 음악동아리를 아우르는 70여 개 팀이 3일 동안 100여 차례에 걸쳐 길거리 버스킹, 북콘서트, 뮤직살롱을 꾸몄다. 뮤직위크 행사는 장소를 기반으로 시민들과 함께 부평을 음악도시로 가꿔가겠다는 취지가 담겼다.인천 부평구는 2016년부터 '음악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문화도시 조성'이라는 비전을 내걸고 '부평 음악·융합도시 조성사업'을 진행 중이다. 국비와 시비, 구비가 투입된 사업은 ▲문화를 중심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성 회복 ▲지역의 문화자원 발굴 및 창의적 재생산을 통한 문화도시 정체성 구축 ▲생산·연구·지원·소비기능이 융합된 첨단 문화산업 구축 및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잡았다. 2020년 마무리될 조성사업에 대한 최종 평가 후 문화도시사업 본 사업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이어지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개항 이후 인천은 서양음악의 국내 유입로였다. 한국전쟁 이후 부평미군기지 주변으로 형성된 클럽에서는 미국 대중음악을 쉽게 즐길 수 있었다. 부평은 한국전쟁을 계기로 미 해병대 주둔지에서 주한미군 전체의 보급 물자를 담당하던 주한미군해병대지원사령부(ASCOM) 주둔지로 변모했다. 미군기지가 있었기 때문에 부평은 로큰롤과 스윙재즈를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즐길 수 있었던 곳이었다. 에스컴 영내에 8075클럽, 121클럽, 44클럽, 76클럽, 728클럽 등이 있는 등 연주할 클럽이 많았던 부평으로 많은 국내 뮤지션들이 모여들었다. '부평 음악·융합도시 조성사업'은 이러한 역사를 바탕으로 한다. 2020년 이후 미군기지 반환과 연계될 수 있다면 더욱 실체화될 것으로 관계 전문가들은 제언한다.올해 사업은 시민문화(주민주도), 아카이빙(가치 재발견), 음악동네(거점 발굴·일상에서 향유), 콘텐츠개발(다양한 계층이 즐기고 소통), 음악교육(대중음악 창의 교육 계발), 음악산업(음악생태계 구축) 분야로 나눠 진행 중이다. # 부평음악도시축제 뮤직게더링 2018부평구와 구문화재단은 콘텐츠개발의 일환으로 오는 26~27일 부평아트센터 야외광장과 달누리극장, 지역의 주요 장소에서 '부평음악도시축제 뮤직게더링 2018'을 개최한다.부평구문화재단과 홍대 앞 라이브클럽협동조합이 공동 주관하는 이 행사는 지난해까지 5년 간 열린 부평 밴드페스티벌을 업그레이드 한 대중음악과 지역, 장소 기반의 문화재생 축제로 기획됐다. 부평이 가지고 있는 대중음악의 역사성과 현재 라이브 음악의 중심지로 각광 받고 있는 홍대 라이브클럽 네트워킹을 연결한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면서 준비 중이다.축제는 26일 에스컴시티 프로젝트와 라이브클럽 스테이지(인천 3곳, 홍대 3곳)로 나눠 진행되고, 27일에는 부평아트센터 야외 공연과 뮤직 포럼도 열릴 예정이다.축제 내용을 미리 들여다보자. 26일 오후 6시부터 부평3동 일대(미군부대 GATE1 맞은편, 옛 클럽 밀집지역)에서 진행될 에스컴시티 프로젝트는 클럽 맵핑과 재현으로 구성된다. 클럽 위치를 발굴하고 지도로 제작해 클럽의 역사를 알릴 계획이다. 또한, 지역 음악(클럽) 전문가와 협력해 과거 클럽 공간을 재현해 연출하고 토크콘서트 및 라이브 공연 등 당시의 클럽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라이브클럽 스테이지는 같은 날 오후 8시부터 제43회 홍대 라이브클럽데이와 연계해 열린다. 인천에선 락캠프, 버텀라인, 쥐똥나무에서 펼쳐진다.이튿날 부평아트센터 구름광장과 달누리극장, 구름광장잔디밭을 각각 스테이지 1~3으로 구성해 공연을 진행한다. 스테이지 1에선 인디밴드, 스테이지 2에선 아시아 음악, 스테이지 3에선 다양한 악기로 만나는 다채로운 음악들로 채워질 예정이다. 또한, 음악 포럼에는 부평과 홍대의 음악 관계자들이 출연해 발제 및 토론을 진행한다. # 뮤지컬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부평구문화재단이 만든 창작 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은 1950~60년대 애스컴 주변 클럽에서 활약하던 이름 모를 뮤지션과 주변 사람들의 생활상을 담은 창작 음악극이다.2014~2015년 잇달아 무대에 소개되며 큰 호응을 이끌어낸 이 작품은 초연 이후 이야기와 출연진 등을 업그레이드하며 내실을 다져 왔다. 초연 당시 소극장 용이었던 공연은 탄탄한 구성과 연출을 바탕으로 대극장 용으로 규모를 키웠고, 2016년 국립극장에서도 공연됐다. 지난해에는 전남 목포에서 초청 공연을 했다. 올해에는 11월 충남 예산과 강원 삼척, 전남 무안에서 순회 공연하며, 12월 13~15일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 무대에도 오른다. 뮤지컬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을 끝으로 올해 '부평 음악·융합도시 조성사업'은 마무리될 예정이다. 부평구문화재단 관계자는 "올해 사업들을 토대로 내년부터 사업성과를 인천시 전체 차원에서 공유하고 지역 자산화하여 문화도시 지정을 위한 계획 수립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지난 5월 부평공원에서 열린 '2018 부평뮤직데이' 모습. /부평구문화재단 제공오는 12월 13~15일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무대를 열 예정인 창작 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공연 모습. /부평구문화재단 제공

2018-10-07 김영준

[창간특집]행복정책┃행복실감도시 '부평구'… 구민들과 핵심비전 공유, 행복문턱 낮추는 우리 동네

"정부가 국민을 행복하게 하지 못한다면, 그 정부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1729년에 만들어진 부탄왕국 법전에 적힌 구절이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히는 부탄은 200여 년 전 법전의 내용처럼 '행복'을 국가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아 운영되고 있다. '국민총행복(GNH·Gross National Happiness)'은 부탄의 국정운영 철학이자 국정 지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 국가가 소득을 중심으로 한 국민총생산(GDP)을 주요 지표로 삼는 것과 대조된다. 인천 부평구는 부탄의 이러한 '행복 우선 정책'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행복'을 도시 운영의 주요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부평구는 부탄을 비롯해 국내외 행복 관련 정책 등을 참조해 지난해 '행복실감 부평 구현을 위한 행복지표'를 개발했다. 지표는 구정의 궁극적 목표인 부평구민의 총행복도를 높이기 위해 개발됐다. 특히 부평구민의 행복결정 요인, '아직 행복하지 않은 구민'의 속성과 원인 분석 등을 위해 활용할 예정이다. 부평구 행복실감지표는 ▲건강·복지 ▲문화·여가 ▲가족·공동체 ▲생활수준 ▲환경 ▲보육·교육 ▲거버넌스(주민자치) ▲안전·안심 ▲심리적 웰빙 등 모두 9개 영역에 30개 지표로 구성됐다.구는 지표 개발과 함께 지난해 9월 2천32명을 대상으로 대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구는 지표에서 부탄의 행복지수를 벤치마킹해 충분문턱과 행복문턱 개념을 도입했다. 0점부터 10점까지 돼 있는 각 지표에서 7점 이상을 얻으면 그 영역 또는 지표의 행복문턱을 넘은 것으로 파악했다. 영역별 행복도를 측정한 것이 충분문턱이라면 행복문턱은 구민이 체감하는 전반적인 행복도를 측정한 값이다. 소득이 높아 생활수준 영역에서 충분문턱을 넘을 수 있지만, 건강이 나쁘거나 이웃과의 사이가 나빠 다른 영역에서 충분문턱을 넘지 못할 수 있다. 행복문턱은 9개 전체 영역을 고려해 행복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개념이다. 부평구는 9개 영역 중 6개 이상의 영역에서 충분문턱을 넘은 구민을 '행복한 사람'이라고 정의했고, 조사 대상 중 55.6%가 행복한 사람인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하지 않은 사람의 비중은 44.4%였다. 행복지수는 응답자의 상황에 따라서 차이를 보였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배우자가 있는 경우가 이혼한 경우보다 더 행복하다고 답했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가장 행복하고 70대 이상 고령층이 가장 행복하지 않다고 답했다.가구 유형별로는 1인가구의 행복도가 낮았다. 영역별로는 생활수준(일자리와 소득 등의 경제적 여건), 안전·안심 영역의 점수가 높지 않았다. 부평구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행복실감도시 부평'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특히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의 비중을 줄이고, 구민 전체의 행복도를 높이기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를 구체적인 정책으로 구현하기 위한 '정책 과제'를 연구하고 있다. 부평구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행복지표를 토대로 한 설문조사를 진행해 구민의 행복도를 연구할 것"이라며 "'부평미래비전 2020 위원회'등 민관이 함께하는 거버넌스 기구 등을 통해 구민을 행복하게 하는 정책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지난 7월 부평구청에서 직장어린이집 아동과 학부모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부평구 제공부평구청 일대 전경. /부평구 제공지난 7월 '책 읽는 부평'의 일환으로 진행된 북콘서트. /부평구 제공지난 9월 진행된 '2018부평사회적경제마을한마당'. /부평구 제공

2018-10-07 정운

[창간특집-인터뷰]차준택 부평구청장 "주민 아이디어 구정 반영땐 행복 체감도 함께 높아질것"

"행복은 '모두가 함께 행복한 사회'가 되어야 비로소 실현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차준택(50·사진) 부평구청장은 "행복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의 공유 없이 개인적으로나 사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는 지방정부 차원의 행복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준택 구청장은 "지역 내 공동체에서 빈곤과 실업, 주거, 문화, 환경 등에 대해 직접 피부로 느끼는 구민이 '행정의 주체'가 돼 구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보다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며 "정책의 입안부터 실행, 평가까지 행정의 전 과정에 '주민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 또 구민 스스로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사업의 이행 여부를 점검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구민들이 제안한 아이디어가 정책으로 실현된다면 부평지역 전체 구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구민들의 행복 체감도도 함께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부평구는 지난해 행복지표를 개발하고 설문조사를 통해 구민의 행복지수를 산출한 결과 68.6점으로 조사됐다. 앞으로도 행복 지표를 활용해 구민들의 행복지수를 측정하고, 행복도를 높이는 정책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차 구청장은 "일자리 양적 확대와 더불어 장애인 등 취업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행복하지 못한 구민이 행복해지는 '행복실감도시 부평'을 위한 정책들을 적극 발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2018-10-07 정운

[창간특집]고용 한파 이겨낸 '젊음의 승부수'… 행복한 삶 도전하는 청년들

청년 실업자 43만5천명, 청년 실업률이 10%(표 참조)를 웃도는 가운데, 지난 1999년 외환위기 이래 한국 청년들 사이에 최악의 고용 한파가 불고 있다. 정부의 최저임금인상 정책과 더불어 소득주도성장 기조에 영향을 받은 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채용을 줄이기 시작했다. 심지어 청년들의 용돈 벌이인 아르바이트 수까지 감소하는 실정이다. → 그래픽 참조 청년들이 취업하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한 상황에 마냥 구직만을 기다릴 수 없는 청년들은 각자의 삶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기존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에 취직을 하는 삶이 아닌 새로운 도전으로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청년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 창업부터 기술 자격 취득과 후계농업 경영인까지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행복을 찾아 나선 청년들을 만나봤다. ■13년간 하루 4시간 자며 '끝없는 자기계발' # 인간 명장에 도전하는 최연소 최다 기능장 신은배(28)씨기술직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며 행복을 찾고 있는 부천우편집중국 기술직 공무원 신은배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최연소 최다 기능장'으로 선발됐다. 지난 2012년부터 기술직 공무원으로 일을 시작한 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보일러·공조·절곡·패널·용접 등 많은 작업을 벌이며 다양한 기술을 몸으로 익혔다. 그 결과 고등학교 재학 중 경기도 기능경기대회에서 판금분야 은상을 수상했다.신씨의 인생 터닝포인트는 다름 아닌 '군대 생활'이었다. 군 생활에서 행복을 찾아 나섰던 그는 '재능을 살려 군대생활을 보내려 했다'는 생각을 했다.이에 신씨는 각고의 노력 끝에 군 복무 시절 동안 판금제관 산업기사와 보일러 산업기사 등 2개의 자격증을 취득하고 가스산업기사 및 용접기사 부문 1차 시험에 합격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軍 복무 하면서 자격증 취득 열정기술직 공무원 근무 중에도 '열공''최연소 최다 기능장' 노력의 결실기술직 공무원으로 합격한 이후에도 신씨는 행복을 찾기 위한 자기계발을 멈추지 않았다. 에너지 관련 설비업체를 찾아다니며 기술적 자문을 얻었고 그 외 필요한 정보들은 고양 킨텍스 박람회와 EBS 교육방송을 통해 공부에 매진했다.신씨는 "도전을 통한 진정한 행복을 위해 치열한 삶을 살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의 노하우를 얻으려 13년간 하루 4시간씩 잠을 잤고, 이후 시간에는 현장경험과 에너지설비분야 공부에 열중했다. 또한 30분, 10분, 5분 등의 여과 시간을 단순히 넘기지 않고 책과 강의 등 학술적인 분야에 접근하려 했다.그는 "그동안 자기계발로 얻은 기술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아낌없이 줄 수 있는 기술자가 되고자 한다"며 "앞으로 나 자신과의 도전을 통해 에너지 분야에 정진해 후진양성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한편, 국가와 사회에 봉사하며 베풀 수 있는 '인간 명장'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미대생 타이틀 벗고 '농업을 예술로 여기다'# 후계농업경영인으로 행복한 삶을 꿈꾸는 장은비(32·여)씨대학과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장은비씨는 최근 후계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됐다. 장씨는 석사과정을 마친 뒤 내려온 고향에서 표고버섯 농사를 28년간 하고 있는 부모를 도와주다 고향에 정착하기로 했다. 농업 속에서 행복을 찾았기 때문이다.'미대생'의 타이틀을 벗고 농업에 뛰어들게 된 장씨는 농사일 또한 하나의 예술을 만드는 작업이라고 느낀다. 장씨는 "지난 3년간의 농사일이 농부에 대한 가치와 문화를 알아가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장씨는 그 속에서 자신의 예술적 가치와 확고한 철학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부모님 표고버섯 농사 도와주다'재배부터 판매까지' 영역 확대로컬마켓 운영·후속 사업 준비 그는 본격적인 농업 경영인의 삶을 시작하면서 단순히 농산물을 재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농산물 판매자로서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며,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열리는 '얼굴 있는 농부시장'에 자신이 재배한 표고버섯을 판매하고 있다. 도농문화콘텐츠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최근에는 버섯재배 지역인 용인에서 청년 농업인 대표로 발탁돼 판매자 모집과 '청년얼장in용인한숲시티'라는 이름의 플리마켓(Flea Market·벼룩시장)을 열기도 했다.장씨는 현재 부모에게서 독립한 뒤 농지를 구입해 다른 청년들과 함께 '지속 가능한 농업'을 추진해 나가는 사업을 준비 중이다. ■촉망받던 모범생, 안정된 직장 대신 '창업'# 경영인으로서의 꿈을 키워가는 청년 창업가 한정규(25)씨스타트업 기업인 '로고몬도'의 대표 한정규씨는 서울 한남동에서 주얼리 사업을 하는 청년 창업가다. 그는 단순 판매가 아닌 주얼리와 관련된 이들(다이아몬드 딜러, 세공 장인, 디자이너, 웨딩플래너)을 모아 '누구나 자기 제품이나 아이디어를 판매하면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인 '코너스톤(www.connerstone.me)'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지난해 7월 일본 와세다대학에서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와 로스쿨 사이를 고민할 만큼 그는 공부 잘하고 촉망받는 모범생이었다. 안정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었지만 그는 항상 '도전하는 삶'으로부터 행복을 얻어온 과거를 떠올리고 창업하게 됐다. 고등학교 시절에도 일본 대학 진학에 도전했고, 대학 졸업 이후에는 '전문 경영인'으로서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행정고시·로스쿨 두고 고민하다주얼리 관련 플랫폼 만들어 사업IT 융합등 개척… 사업 확장 포부 그러면서 그는 "내 아이디어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 계속 생각해 왔다"면서 "고민 끝에 창업의 세계에 빠져들게 됐다"고 말했다. 한씨는 "남성으로 주얼리 사업에 도전하게 된 것도 단순한 궁금증에서부터 시작됐다"고 설명한 뒤 "소비자가 냉장고를 살 때 소비전력부터 에너지등급, 용량 등 모든 것을 확인하면서 결혼반지를 살 때는 왜 그만큼의 발품을 팔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돼 웨딩시장에서의 합리적 소비를 추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고 했다. 일생에 한 번뿐인 '나만의 반지'를 만들 수 있도록 소비자에게 최고의 상품을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해당 사업을 시작한 그는 현재 IT 융합 플랫폼을 개척하며 사업 확장 및 추진에 힘쓰고 있다.한씨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플랫폼 혁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숙련기술인들과 함께 더 큰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한국을 대표하는 주얼리 플랫폼을 완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부천우편집중국에서 기술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신은배(28)씨가 올해 배관기능장을 취득하면서 총 4개의 기능장을 획득해 올해 최연소 최다 기능장으로 선정됐다. /신은배씨 제공로컬 마켓을 운영하며 청년들과 지속가능한 농업에 대해 연구, 추진하고 있는 장은비씨(가운데). /장은비씨 제공지난해 11월 미국 실리콘 밸리를 방문해 투자피칭을 마친 뒤 실리콘밸리 파운더 스페이스 스티브 헤드코치를 만난 한정규씨. /한정규씨 제공

2018-10-07 이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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