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달림이들과 그 가족들이 안성맞춤의 고장인 안성에서 늦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안성 들녘을 내달렸다.경인일보사와 안성시체육회가 주최하고, 안성시육상연맹이 주관한 '제22회 안성맞춤 전국마라톤대회'가 6일 안성시종합운동장에서 3천여명의 마라토너와 그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개막했다.기록 경신대회 '인기' 3000명 동참코로나에 지친 마음 3년만에 달래 선선한 날씨와 경사 없는 주루 코스로 인해 전국의 마라토너들로부터 기록경신대회로 각광을 받고 있는 안성맞춤마라톤대회는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3년 만에 대면 대회로 치러져 그동안 달리고 싶었던 마라토너들의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리는 대회로 진행됐다.이날 개막식에는 김보라 안성시장과 배상록 경인일보 대표이사 사장, 안정열 시의회 의장 및 시도의원, 김종길 안성시체육회장, 이강식 안성시육상연맹회장 및 체육종목별 회장 등 내외빈들이 대거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대회에 앞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진행했다. 김보라 시장은 축사를 통해 "마라톤은 나와의 경쟁"이라며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다. 본인의 페이스에 맞춰 달리고, 무엇보다 안성의 가을을 만끽해달라"고 말했다.이어 배상록 사장도 "코로나19로 비대면 행사로 진행됐던 행사가 올해 대면 행사로 진행돼 의미가 크다"라며 "마라톤 경주에서 가장 큰 감동을 받는 사람은 달림이 자신이라고 한다. 이번 대회가 멋진 가을의 추억을 선사하고, 달림이 분들이 감동을 고스란히 가져가시길 바란다"고 밝혔다.대회 참가자들은 오전 9시30분부터 시작된 식전행사와 개막식을 감상한 뒤 전문 지도자의 지도로 몸을 푼 뒤 10시부터 하프코스(21.0975㎞)와 10㎞ 코스, 5㎞ 코스를 10분 단위로 차례차례 출발했다. 하프코스에서는 지명규(38)씨와 노은희(49·여)씨가 각각 1시간16분25초와 1시간29분18초의 기록으로 하프코스 남녀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 표 참조또한 주최 측은 참가자 전원에게 티셔츠와 쌀 등을 제공했으며, 완주자들에게는 완주 메달을 증정했다.아울러 참가자들에게는 주최 측에서 준비한 대형냉장고를 비롯해 대형TV, 세탁기, 청소기, 자전거 등과 안성맞춤 농특산물인 포도와 배, 쌀, 인삼 등의 다양한 경품을 추첨을 통해 골고루 전달해 더욱 풍성하게 대회가 마무리됐다. /취재반■취재반= 임열수 부장, 김도우 기자(이상 사진부), 민웅기 차장(지역자치부), 김성주 차장(문화체육레저팀) ※ 마라톤대회 사진은 아래 첨부 파일을 내려받기하세요 ※제22회 안성맞춤 전국마라톤대회가 열린 6일 안성시 종합운동장에서 참가자들이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취재반김보라 안성시장과 배상록 경인일보 대표이사 사장, 안정열 시의회 의장, 김종길 안성시체육회장, 이강식 안성시육상연맹회장 등 내빈들이 출발신호를 하고 있다. /취재반카트에 딸들을 태운 한 참가자가 골인 지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 /취재반마라톤을 마친 참가자들이 무료국수를 배식받고 있다. /취재반
비번이던 소방관이 대형 복합쇼핑몰에서 치솟는 불길을 시민들과 신속히 진화해 대형 화재를 막은 사실이 알려졌다.전곡119센터 김신영 소방사 '귀감'농구대회중 빠르게 대응 큰불 막아연천 전곡119안전센터 소속 김신영(25·사진) 소방사는 지난달 23일 고양시의 한 대형 복합쇼핑몰에서 열린 3대 3 농구대회에 출전했다. 당일 오후 6시께 김 소방사가 속한 팀은 우승을 확정 짓고, 들뜬 분위기 속에서 시상식이 진행됐다.팀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려는 찰나, 함께 온 지인이 "근처에 불이 났다"며 김 소방사를 다급한 목소리로 찾았다. 즉시 현장 확인에 나선 김 소방사는 쇼핑몰 옥상 외벽과 철골 벽체 사이에서 올라오는 불길을 목격했다. 119에 신고를 한 김 소방사는 불이 난 곳 주변에 있던 소화기를 찾아 진화에 나섰지만 소화기 1~2대만으로 불길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때마침 시민들과 쇼핑몰 관계자들이 소화기 5대와 물을 가득 채운 양동이를 들고 와 함께 화재 진화에 나섰다. 김 소방사 등은 불을 끈 뒤 옥상 수도 호수를 이용, 재발화 가능성을 차단하며 소방인력이 현장이 도착할 때까지 안전조치를 이어갔다.화재는 오후 7시5분께 완전 진화됐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고, 재산 피해도 크지 않았다.이 같은 사실은 사흘 뒤인 지난달 26일 연천소방서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게시판을 통해 알려졌다. 게시글 작성자는 "자칫하면 주말 대형 복합쇼핑몰에 큰 화재가 발생해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던 상황에서 침착하고 안전한 대처로 큰불을 예방한 김 소방사를 칭찬한다"고 칭찬했다.지난해 5월 임용된 김 소방사는 "방화복이나 공기호흡기 면체 없이 진화하려니 뜨겁고 숨도 잘 안 쉬어졌다. 무엇보다 불이 잘 꺼지지 않아 난처했는데, 시민들과 관계자분들이 적극적으로 도와 불을 끌 수 있었다"며 "꾸준히 공부하고, 연구하고, 훈련해서 베테랑 소방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연천 전곡119안전센터 소속 김신영 소방사./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소화기를 이용해 불을 끄고 있는 김신영 소방사.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김신영 소방사와 시민들이 합심해 대형 복합쇼핑몰에서 난 불을 초기 진화했다./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화성가 봉담읍의 박병화 거주지 앞에서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법무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1일 오전 열린 기자회견에는 A초 학부모와 봉담지역 초등학교 학부모 연대 등 50여 명과 정명근 화성시장, 권칠승 국회의원, 화성시의원들이 참석했다.교육 밀집지·여성·노인 다수 거주과거 연쇄살인 범죄 트라우마도"법무부 환경보고 정했나" 질타이날 모인 학부모들은 '아이 낳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환경 보장하라'며 박병화의 화성시 거주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학부모들은 "법무부 직원이 이곳에 한 번이라도 와봤느냐"며 "초등학교가 불과 수 백m 내 거리에 있고 대학이 지척인 교육 시설 밀집지역인 데다 원룸이 밀집해 노인, 여성들이 많이 살고 있다. 거주 환경을 한 번이라도 살펴보고 결정한 것이냐"며 법무부를 질타했다. 또한 "왜 봉담이냐. 화성은 1986년부터 1991년에 걸쳐 연쇄살인사건으로 낙인찍힌 트라우마가 있는 도시"라며 "조용하던 동네가 발칵 뒤집히고 맘카페는 난리가 났다"고 불안감을 드러냈다.정명근 시장은 학부모, 주민들과 만나 박병화의 퇴거 조치를 추진하는 한편 초소 설치, CCTV 및 가로등 설치 확대 등 주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정 시장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퇴거가 이뤄지도록 노력하는 한편 시와 경찰이 공조해 방범 초소를 운영하며 24시간 감시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며 "선조치 후보고라고 좋으니 주민 안전을 지키고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어떤 방법이라도 신속히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칠승 국회의원은 "지역사회와 전혀 협의 없는 상태에서 이렇게 거주하게 되는 것은 법무부가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라며 "또한 원룸촌과 학교 주변에는 거주를 제한하는 새로운 규정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화성/김학석·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화성 봉담지역 초등학생 학부모들이 박병화 거주지 앞에서 법무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2022.11.1 화성/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화성 봉담지역 초등학생 학부모들이 박병화 거주지 앞에서 법무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2022.11.1 화성/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
10월 31일, 오후 4시수원특례시청 앞 합동분향소사람들이 분향소 앞에 서서 헌화와 묵념을 합니다.지난 29일, 많은 인파가 몰려 154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의 물결이 경기도의 각 지자체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이재준ㅣ수원특례시장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들이 생겨서 참으로 비통합니다. 사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드립니다. 지방 정부 수원시로서는 한치의 하나의 착오도 없이 유가족들에게 다양한 지원과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 중에 있고요. 앞으로 재발방지 위해서도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습니다.]같은 날, 오후 5시 50분께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청에 설치된 합동분향소를 찾았습니다.김 지사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겠다'라는 글을 남기며 애도를 표했습니다.합동분향소는 '이태원 압사 참사'로 숨진 154명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차려졌으며31일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사망한 경기도민은 총 38명으로 밝혀졌습니다.경기도에 설치된 합동 분향소는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해진 오는 11월 5일 토요일까지 운영될 예정입니다./김동현기자 kdhit@kyeongin.com
지난 29일 밤 발생한 이태원 압사사고의 사망자가 151명으로 늘었다. 소방 측은 이날 오전 4시까지 146명이 숨졌다고 밝혔는데 그 사이 사망자가 늘어난 것이다.30일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사고 현장 인근에서 용산소방서장이 언론 브리핑을 통해 사망자는 151명으로 남성 54명, 여성 97명이라고 밝혔다. 부상자는 82명으로 중상 18명에 경상 63명이었다. 이로써 사상자는 모두 233명으로 늘어났다.이 중 외국인 사망자도 19명에 이르렀다. 이들의 국적은 중국, 이란, 일본, 노르웨이, 우즈베키스탄 등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고 수습에 대한 입장 표명 내용을 담은 대국민 담화 발표 이후 이날 오전 9시 55분께 이태원동 현장을 찾았고 10시 10분께 돌아갔다. 별도로 언론의 질문은 받지 않았다./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핼러윈 축제 도중 압사 사고로 2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30일 오전 사고 현장의 모습. 2022.10.30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어둑한 밤, 비료 포대를 뒤집어쓴 아이들이 하수구 통로에 쪼그려 앉아있다. 눈앞엔 바닷물이 빠진 갯벌이 펼쳐진다. 숨죽여 통로를 빠져나온 아이들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펄로 내달린다. 목적지는 선감도에서 1㎞ 가량 떨어진 어섬.갯벌에 다다르자 아이들이 일제히 엎드린다. 아이들 배에 비료포대와 차가운 펄이 맞닿는다. 손으로 질퍽한 땅을 밀어내며 앞으로 나아간다. 이대로 800m만 가면 된다. 달음질로는 하루에도 몇 번을 오갈 수 있는 거리. 아이들의 팔이 노를 젓는 것처럼 바삐 움직인다.그러나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는다.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니 체력도 금세 동난다. 어느새 물이 다시 밀려든다. 앞으로도, 뒤로도 가지 못하는 아이들이 서서히 물에 잠긴다. 훈육 선생님의 호출이다. 방문 너머 들리는 목소리로 보아 단단히 화가 난 듯하다. 불호령이 떨어지자마자 기숙사에 사는 원생 100여명이 복도 양쪽으로 도열한다. 옷소매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애들 몇 명이 고개를 푹 숙인 채 복도 끝에 서 있다. 때리란다. 선감도 밖으로 탈출을 시도했던 놈들이니 흠씬 두들겨 맞아야 한단다. 가까스로 죽음을 면한 대가는 지독한 구타다. 국가가 묵인하고 경기도가 만든 '부랑아들'의 꿈은 지옥 '선감도'를 탈출하는 것이다. 죽음과 폭력의 두려움도 이들의 탈출 시도를 막지 못했다. 퇴원 사유 17.8%·834명 '탈출'확인 가능 익사자만 7명 달해대부도나 어섬방면으로 시도실패후 돌아오면 지독한 구타 진실화해위원회가 선감학원 원아대장 4천689건에 기재된 퇴원 사유를 분석한 결과, 이 중 17.8%(834명)가 섬을 탈출해 빠져나갔다. 탈출하는 아이들은 목숨을 걸어야 했다. 원아대장으로 확인 가능한 선감학원 사망자는 모두 24명인데, 이 중 7명(29.1%)이 몰래 섬을 탈출하다 물에 빠져 숨진 것으로 기록돼 있다.아이들은 주로 대부도나 어섬 방면으로 탈출을 시도했다고 한다. 선감도와 가장 가까웠던 대부도는 익사할 위험은 적었으나 주민들의 신고로 다시 붙잡혀 돌아갈 가능성이 높았다. 어섬은 경로가 험난한 반면,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하기만 하면 마산포를 거쳐 육지로 이동하기 편했다. 사고는 대개 어섬으로 탈출을 시도했던 원생들에게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갯벌을 걸으면 발이 무릎까지 빠지기 때문에, 아이들은 주로 엎드린 상태에서 움직였다고 한다. 손으로 땅을 미는 동력을 이용해 갯벌을 건너려는 것인데, 탈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미끌한 소재인 비료 포대를 뒤집어쓴 아이들도 있었다.도망중 숨진 이 생기부상 확인퇴원자중 추가 사망자 가능성 변수는 이들의 영양상태였다. 나이가 어려 팔 힘이 좋지 않았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해 체력까지 부족했다. 탈출에 실패한 것을 직감하고 할 수 없이 선감도로 다시 돌아온 아이들은 목숨은 부지했지만 보복을 당했고, 끝까지 탈출을 감행한 아이들은 끝내 시신으로 바다에서 건져졌다.이렇게 돌아온 아이들의 시신은 아무렇게나 매장됐다. 원아대장을 통해 알 수 있는 사망자의 수는 24명뿐이지만, 선감학원 희생자들의 유해가 묻혔을 것으로 현재 추정되는 봉분만 140~150기에 달한다. 더욱이 경인일보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원아대장에는 사망 사실이 기록돼 있지 않지만, 선감초등학교 생활기록부에는 숨진 사실이 기재된 원생들도 있었다.이를 통해 확인된 추가 사망자 5명 가운데 3명 또한 탈출을 시도하다 목숨을 잃었다. 원아대장 퇴원 사유에는 탈출이라고 적혀 있으나 실제로는 탈출 도중 사망했거나 퇴원한 사유가 적혀있지 않은 642명(13.7%) 중에서도 사망자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 관련기사 3면 ([선감학원 특별기획·(下)] 단속만 집중 '거주지 파악' 부실… 장례·애도 없이 시신 암매장)/특별취재팀※선감학원 특별취재팀정치부 공지영 차장, 신현정·고건 기자, 사회교육부 배재흥·김동한 기자 ▶디지털 스페셜 바로가기 (사진을 클릭하세요!)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 피해자들이 폭행을 당한 안산 선감동 선감 선착장. 2022.10.1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강제노역과 폭력에 의해 죽거나 목숨을 걸고 탈출하다 익사해 숨진 선감학원 사망 아동들이 묻힌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공동묘역 부지.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아파트와 다세대주택이 규칙 없이 들어선 용인의 어느 주택가. 예고 없이 나타난 한옥 담장이 시선을 끈다. 담장 바깥으로만 시간이 흘렀는지, 삐죽 고개를 내민 소나무와 그 사이로 한옥이 낯설게 보인다. 전통 담장은 이내 붉은 벽돌의 현대식 담장으로 이어지고, 그 끝에는 최근 지은 건물에 어울릴 법한 회색 철재 출입구가 있다.짧은 걸음으로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한 듯한 느낌을 주는 이곳이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등록문화재 제404호)인 용인 마북동 장욱진 가옥이다. 한국 1세대 서양화가 장욱진 화백(1917~1990)이 영면에 들어가기 전 다양한 경향의 공존과 종합을 이룬 공간이기도 하다. 장욱진과 닮은 고택장욱진 화백은 서구식 회화기법을 사용하면서도 한국적인 선과 색을 창조해낸 대한민국의 대표적 서양화가다. 그의 취향이 담긴 장욱진 가옥 역시 동양과 서양이 만나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 많은 방문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 중 하나다. 2017년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 등 여러 드라마 촬영지로도 주목을 받은데 이어, 최근에는 BTS의 리더 RM이 이 곳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그의 외국인 팬까지 찾아오고 있다.한옥 출입구를 대신해 방문객들을 맞는 입구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이 한옥 관리사다. 장욱진 화백의 가족을 돕고 집안일을 돌보던 관리인들이 묵었던 곳이지만, 지금은 카페로 관람객들을 맞고 있다. 이 역시 등록문화재인 한옥 안채·바깥채와 같은 시기 지어진 곳이지만, 손님을 맞기 위해 리모델링이 진행되면서 등록문화재로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다.1884년 지어진 경기도 민가 형태 보존'ㄱ'형 안채 'ㄴ'형 바깥채 붙여 'ㅁ'형태로도시화로 남아있는 몇 안되는 근대 민가장 화백이 손수 구상한 양옥도 함께 보존작품 '자동차 있는 풍경'속 이상향 그려관리사를 지나면 'ㄱ자' 모양의 안채와 'ㄴ자' 모양의 바깥채가 나오는 데, 전형적인 경기도 전통가옥의 형태다. 장 화백은 노년에 병이 생기자, 병원이 있는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평생 고집하던 시골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당시 작은 개울이 흐르는 이 곳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렇게 건축사적으로나, 미술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건물이 됐다.관리사와 한옥 사이에 난 길을 따라 걸으면 그림에서 튀어나온 듯한 양옥 한 채가 한옥을 내려다보는 형태로 위치하고 있다. 1953년 작품인 '자동차가 있는 풍경'에 담긴 집과 같은 생김이다. 이 건물은 장 화백의 제자가 미국에서 '스승님의 작품 속 건물과 같은 모습의 건물이 있다'며 보내준 사진에 영감을 받아 지은 건물이다. 한옥과 양옥 중간에는 정자와 작은 숲이 조성돼있어 가을 사색을 즐기기 좋다.근대 건축물로서의 고택장욱진 가옥 가운데 문화재는 한옥(안채·바깥채)과 양옥이다. 한옥은 1884년 지어진 전형적인 경기도 민가로, 'ㄱ자'형 안채와 'ㄴ자'형 바깥채가 'ㅁ자' 형태로 배치됐다. 동서로 긴 직각형 사랑마당 남쪽 중간에 대문, 동쪽에 중문, 서쪽에 헛간이 배치됐다. 북쪽 오른편에 바깥채, 왼편에 담장과 협문이 있다.급속한 도시화로 근대기 민가들이 거의 사라진 상황에서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사례다. 문화재청의 '용인장욱진가옥 기록화자료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도 민가는 중요민속자료 8건, 시도민속자료 65건, 문화재자료 10건, 등록문화재 1건이 지정됐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장욱진 가옥이다.경기도 전통민가는 안채와 바깥채가 분리된 채로 구성된 형식과 둘이 연결돼 하나의 채로 구성된 형식이 있다. 이 가운데 장욱진 가옥과 같이 'ㄱ자' 형태가 가장 많다. 규모로 보면 중농 이상의 주택으로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안채의 대청과 툇마루에 노출된 지붕의 구조는 초가집 당시 그대로 남아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 때문에 1986년 수리할 당시에도 하중을 줄이기 위해 개량 기와를 사용했다. 기존골조를 그대로 두고 칸벽과 창호로 최소한의 구조 보강을 한 건 자연스러움을 사랑한 장욱진 화백의 미의식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현재 내부 공간은 화가의 생존 당시 모습을 알 수 있도록 전시돼있어 분위기를 살렸다.양옥은 장 화백이 손수 계획했다. 한국전쟁 피난시절 그린 그의 초기작품 '자동차 있는 풍경(1953년)' 속의 집을 모델로 했다는 점에서 근현대기를 살아온 한국 문화예술인의 의식구조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자료라는 평가다. 지하1층~지상2층의 적벽돌로 지어졌다. 거실에는 벽난로가 설치돼있고 바닥은 대리석으로 화려한 마감이 눈에 띈다. 1층은 비정기적으로 전시가 진행되고 있지만, 공개하지 않은 2층의 작업공간과 침실 등은 장 화백 생전의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전체적인 구성에서부터 벽난로나 오르내리창이 설치된 창호 등에서 그가 젊은 시절 꿈꾸던 이상적인 집이었던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도시화는 여전히 진행중지금의 용인 마북동은 개울이 흐르는 목가적인 풍경과 거리가 멀다. 도시의 소음을 혐오한 장욱진 화백이 수안보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새로 터전을 정할 때의 풍경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지금도 인근 아파트에는 '문화재 옆에 초고층 아파트 웬말이냐'는 내용의 더 이상의 개발을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려있다.개발압력이 강해지면서 용인시가 장욱진 가옥을 향토문화유적으로 지정하려던 2005년에는 주민들이 집단 민원을 제기해 문화재 지정(등록) 반대 운동이 펼쳐졌고, 장 화백의 유족들은 각종 위협에 시달려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도시 소음 혐오한 장 화백, 용인에 정착개울 흐르던 당시 마북동 모습 찾기 어려워개발 압력에 한때 문화재 지정 반대 운동고택 보존회 결성돼 2008년에야 등록 완료 2007년 '장욱진 고택 보존회'가 결성되면서 문화재청이 등록을 추진, 2008년 9월 등록문화재로 등록됐다. 이에 장욱진미술문화재단 김익성 관리이사는 "장 화백께서 조용한 시골을 찾아왔는데,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가옥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 됐다"며 "수안보 생활을 정리한 것이 호텔 건립 계획 때문인데, 용인에서도 개발로 이전 압박을 받자, 제자들은 우스갯소리로 '스승님이 가는 곳마다 부동산 가격이 뛴다'라고 말할 정도"라고 했다.지금도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던 업체의 파산으로 현재 표류하고 있긴 하지만, 가옥 담장 바로 옆으로 30층 아파트를 조성할 계획이 남아있다.김 이사는 "역사는 흘러가는 것이어서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유족들의 뜻이지만, 장욱진 화백이 남긴 가치를 최대한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장욱진 가옥의 모습이 한국 근대사를 압축해 놓은 것이라면 가옥이 처한 현실은 개발 압력에 내몰린 문화유산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듯하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장욱진 화백의 마지막 작품 시기라고 할 수 있는 '마북동 시대'를 보낸 장욱진 가옥 전경.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장욱진 화백이 마지막 작품 활동을 했던 양옥 전경. 그의 1953년 작품 '자동차가 있는 풍경'과 같은 모습이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장욱진 화백의 1953년 작품 '자동차가 있는 풍경'이 새겨진 비석. 한국전쟁으로 피난 중에 스케치를 완성하고 1953년에 완성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장욱진 고택 가운데 양옥의 내부 전경. 벽난로와 대리석이 깔린 바닥 등 화려하게 장식돼있다. 현재 리모델링을 거쳐 비정기적으로 전시회가 열린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장욱진 고택 중 현재 카페로 운영되고 있는 관리사 내부 전경. 최근 BTS의 멤버 RM이 다녀가면서 지역 명소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김익성 장욱진미술문화재단 관리이사가 장욱진 고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남다른 전통주를 빚고 있는 양조장이 애호가들의 눈도장을 찍고 있다. 남양주시 진접읍에 위치한 막걸리 양조장 '봇뜰'의 이야기다. 봇뜰의 술맛에는 도전과 열정, 나눔과 배움이 숙성돼 있다. 전업주부에서 독학으로 가양주 '외길인생'을 걸으며 우리 술의 장인이 된 권옥련(63) 대표 인생의 혼이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이다. 봇뜰에선 수십년 간 그 누구에게서도 배우지 않고 스스로 술 만드는 방법을 터득한 권 대표의 많은 시행착오가 녹아들어 주위에선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명품 가양주가 탄생되고 있다.■ 1인 규모 작은 양조장…명품 술맛의 비결 '누룩'권 대표 혼자 운영하는 남양주의 작은 양조장 봇뜰에선 온전히 전통방식으로 가양주를 빚어내고 있다. 질 좋은 국내산 쌀만을 고집하면서도 일체의 감미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특히 봇뜰만의 비결인 '직접 생산한 누룩'을 사용하며 손맛을 내기 위해 기계 역시 사용되지 않고 있다.권 대표는 "술을 빚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저만의 누룩이다. 시간도 많이 들고 체력 소모도 크지만,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고대 문헌의 누룩을 끊임없이 공부하고 개선시키는 것이 그동안 제가 해오고 앞으로 할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봇뜰양조장에선 '십칠주'와 '봇뜰 막걸리', '봇뜰 탁주', '백수환동주', '이화주', '봇뜰 홍주', '사계절' 등 다양한 술이 생산된다.저마다 사연을 지니고 있지만 권 대표가 깊은 애정을 갖고 수년간 가격도 올리지 않고 있다는 술은 자신의 첫 번째 가양주인 십칠주다. 17주 동안 숙성시키고, 알코올 도수가 17도라 붙여진 이름의 십칠주는 도수가 높지만 깔끔하고, 삼양주로 빚은 부드러움으로 많은 애호가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또한 고문헌(양주방·1837년)에도 기록된 '백수환동주'는 '머리가 흰 늙은이가 도로 아이가 되는 술'이라 붙여진 독특한 이름의 술로 역시 권 대표의 손길을 거치면서 물이 첨가되지 않아 걸쭉하고 단맛이 강한 술로 재탄생하며 관심을 받고 있다. '이화주'는 고려 시대부터 양반들이 즐겨 마신 최고급 탁주로 물이 첨가되지 않아 요구르트 같은 질감의 '떠먹는 막걸리'로 유명하다. 하지만 다른 술과 달리 쌀을 반죽해 물기를 짜낸 후 누룩과 함께 발효해서 만드는 등 봇뜰에서 제조되는 술 중 고된 과정을 겪으며 가장 빚기 어려운 술이라고 한다.특히 '사계절'은 봄에 파종해 가을에 수확하는 벼와 겨울에 파종해 여름에 수확하는 보리로 누룩을 만들어 제조되면서 얻게 된 이름의 술로 권 대표가 2년간의 연구 끝에 올 초 시중에 내놓은 가양주다. 물을 첨가하지 않고 침전물의 20%를 제거해 가벼운 느낌의 맛과 향의 풍미가 강한 술이다.■ 어머니 뒷모습에서 느낀 가양주의 매력…남양주를 만나 탄생한 양조장 '봇뜰'권 대표는 유년 시절부터 술을 빚으신 친정어머니 덕에 가양주가 친숙했다. 가족과 지인들로부터 늘 칭찬 일색이었던 어머니의 솜씨는 권 대표가 결혼한 이후 남편과 남편 지인들에게도 닿으며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술을 빚고 나누며 솜씨를 뽐낸다는 것, 또 술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행복을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매력을 느낀 권 대표는 전통주 연구가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됐다.권옥련 대표, 감미료 없이 직접 누룩 생산"다양한 맛 낼 수 있어… 고문헌보며 공부"유년기 술빚는 어머니 모습에서 매력 느껴그는 "정식으로 술을 배운 적이 없다. 연거푸 실패의 쓴맛을 보면서 금전적 손해를 보기도 했다"면서 "이후 도서관에서 문헌을 찾아보고 인터넷에서 가양주에 대한 자료를 찾으면서 무궁무진한 가양주의 세계를 만났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러다 술 동호회도 나가게 되고, 술에 대한 지식을 나누면서 더 많은 자료를 찾으려 노력하다 보니 어느새 전문가가 돼 있었다"고 술회했다. 직접 가양주 레시피를 연구하고 만들었던 권 대표는 이때만 해도 취미에 머물렀을 뿐, 술을 제조해 판매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그는 "주점을 차린 지인이 시중에 없던 제 술을 너무 좋아했고 판매를 원한다고 오랫동안 저를 설득했다. 그래서 면허를 내고 소량으로 '십칠주'를 제조해 판매를 시작했다"며 "이후 입소문을 타고 여기저기서 술을 찾는 손님들이 늘면서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남양주에 정착하게 된 특별한 인연도 소개했다.권 대표는 "지인이 사는 남양주 별내지역에 놀러 갔다가 너무 맑은 지하수 물을 맛보고, '이곳에서 술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면서 "당시 마을 이름이었던 봇뜰(보를 막아놓은 뜰)의 이름을 따 양조장을 개업하고 전통술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도 시작했다"고 말했다.별내지역 지하수 맛보고 양조장 세울 결심당시 마을 이름서 상호 따와… 본격적 연구 ■ 쉼표 없이 달려온 '전통주' 인생…'인생·술' 공유하고 후배 양성·전통주 계승도 주력봇뜰에선 '가양주를 빚는다'는 게 '역사의 가치를 되살리는 작업'으로 통한다. 그래서 작은 양조장이지만 후배 양성과 전통주 계승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체험도 진행되는 등 인생과 술을 공유하는 인연의 매개체 역할도 하고 있다.권 대표는 지난 2009년 전통주를 공부하는 지인들과 사단법인 '한국가양주협회'를 설립해 초대 회장을 지내며 다양한 가양주를 알리고, 고문헌의 전통주를 복원하는 데 매진하기도 했다.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엔 대학원과 지자체 등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특히 가양주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겐 '자신만의 레시피'까지 공유하며 전통주 나눔에 앞장서고 있다.'한국가양주협회' 설립해 초대회장 역임도"관심과 열정 가진 이 있다면 물려줄 생각" 권 대표는 "그동안 이익을 보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오히려 판매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술을 꾸준히 만들면서 좋은 인연들을 만났다고 생각한다"며 "봇뜰이란 상호로 술의 연구와 생산, 완제품까지 좋은 술을 만들기 위한 나름의 성과와 목표를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권 대표는 "어머니로 인해 가양주에 눈을 뜨고 취미로 시작한 게 여기까지 왔다. 나이도 나이인 만큼 폐업도 고려하고 있지만 가양주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열정을 가진 이가 다가온다면 그대로 물려줄 생각도 있다"면서 "이제 인생의 내리막길에서 여생은 전통주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인생과 술을 나누는 게 제 작은 바람"이라고 전했다.■ 봇뜰에서 만드는 제품들목넘김이 부드러운 '십칠주'백발이 아이로 '백수환동주'요거트처럼 떠먹는 '이화주'# 십칠주17주 동안 발효, 숙성해 빚은 탁주. 삼양주로 높은 알코올 도수에 비해 부드러운 목넘김. 가양주 고유의 맛과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술.(alc 17%, vol. 550㎖)# 봇뜰 막걸리높은 도수의 십칠주를 10도로 낮춘 술. 십칠주보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술. 가볍고 새콤한 맛이 특징.(alc 10%, vol. 750㎖)# 봇뜰 탁주밀가루와 쌀가루를 혼합해 만든 백곡. 이양주로 막걸리보다 단맛이 강한 술. 봇뜰 제품들 중 가장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제품.(alc 10%, vol. 750㎖)# 백수환동주고문헌(양주방, 1837년)에 기록된 술. '머리 흰 늙은이가 도로 아이가 되는 술'이라 붙은 이름. 물이 첨가되지 않아 걸쭉하며 단맛이 강한 술(alc 12%, vol. 375㎖)# 이화주고려시대부터 양반들이 즐겨 마신 최고급 탁주. 물이 첨가되지 않아 요거트 같은 질감의 술 '떠먹는 막걸리'. 새콤한 맛과 단맛이 잘 어우러짐.(alc 12%, vol. 375㎖)# 봇뜰 홍주맑은술만 채주해 증류한 증류식 소주. 동재질의 상압증기류를 사용, 항아리에서 3년간 숙성시켜 부드럽고 깊은 감칠맛이 특징.(alc 45%, vol. 500㎖)# 사계절벼와 보리로 누룩을 만들어 제조. 물을 첨가하지 않고 침전물의 20%를 제거해 가벼운 느낌. 맛과 향의 풍미가 강한 술.(alc 12%, vol. 375㎖, 500㎖)남양주/하지은기자 zee@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봇뜰 권옥련 대표가 자신이 직접 개발한 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소연기자 parksy@kyeongin.com미국에서 직접 수입한 증류기계. /박소연기자 parksy@kyeongin.com
이틀 전 밤 11시부터 기다렸어요7일 오전 7시 30분쯤 방문한 롯데백화점 동탄점 윌리스 매장. 오전 8시부터 애플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14 시리즈가 판매된 이곳에서는 한눈에 봐도 상당히 긴 줄이 형성돼 있었다. 아침 기온이 10도 안팎으로 뚝 떨어진 쌀쌀한 날씨였지만, 신제품을 향한 구매자들의 열기는 뜨거웠다.롯데百 동탄점 윌리스 매장 긴줄첫 구매자 '애플워치 8세대' 증정서울 강북구 미아동에서 왔다는 첫 번째 대기자 A(29)씨는 "사람이 많을 줄 알고 수요일 밤 11시에 도착했다"며 "매장 앞에서 이틀 노숙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 대기자 B(45)씨도 아이폰14프로 256GB 모델을 구매하기 위해 인천에서 동탄까지 먼 거리를 달려왔다. 그는"지난 6일 오전 6시에 도착했다. 아이폰을 사려고 월차까지 냈다"며 "제가 1등일줄 알았는데, 먼저 온 분이 계셨다"며 깜짝 놀라워했다.순위권에 든 대기자들에게 물어본 결과, 대부분이 전날부터 줄을 섰다고 입을 모았다. 거주지도 다양했다. 용인, 평택 등 각지에 살고 있는 경기도민들이 아이폰14를 구매하기 위해 원정을 온 것으로 확인됐다.오전 8시가 되자 윌리스 매장 문이 열렸다. 오랜 시간 밖에서 대기하던 고객들은 하나둘 매장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신제품이 진열됐지만, 순위권 대기자들은 바로 카운터로 향했다. 원하는 기종과 색상 등을 말하고 바로 결제했다. 대기는 길었지만, 구매엔 짧은 시간이 걸렸다.오랜 시간 기다린 소비자들을 위한 이벤트도 진행됐다. 경품 증정 및 추첨이다. 윌리스는 첫 구매자에겐 '애플워치 8세대', 2~5번째 구매자에겐 '애플워치 SE 2세대'를 선물했다. 이후 6~50번째 구매자에겐 추첨방식으로 워치, 에어팟, 케이스 등을 증정했다.워치를 선물받은 한 소비자는 "서비스가 감동적"이라며 "밖에서 기다리는 이들을 위해 담요부터 빵, 커피 등을 제공해주고 지루하지 않게 퀴즈를 내는 등 많이 신경쓴 티가 났다"고 호평했다. 이번 아이폰 신제품 판매 이벤트는 코로나19 영향으로 3년여만에 열린 얼리버드 행사다. 매장에서도 만반의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윌리스 매장 관계자는 "아이폰 신제품 정식 출시일이 오늘 오전 8시다. 그래서 매장을 평소보다 빨리 열었다"면서 "밤새 추웠는데 많은 분들이 계속 줄 서준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그런 고객들이 집으로 돌아가실 때 양손 무겁게 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런 이벤트를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아이폰14 출시 가격은 128GB 기준 △아이폰14 125만원 △아이폰14 플러스 135만원 △아이폰14프로 155만원 △아이폰14 프로맥스 175만원이다. 전작에 비해 20만~30만원가량 가격이 올랐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4' 시리즈가 공식 출시된 7일.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입점한 윌리스 매장에서 아이폰14 첫 구매자가 증정품을 받고 있다. 2022.10.7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4 시리즈 얼리버드 행사가 열리는 롯데백화점 동탄점 윌리스 매장 앞에 긴 줄이 형성돼 있다. 2022.10.7 /윤혜경기자hyegyung@kyeongin.com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4' 시리즈. 2022.10.7 /윤혜경기자hyegyung@kyeongin.com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정진석입니다. 우선 경기·인천지역에 향토언론의 초석을 마련한 경인일보 창간 77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또한 경인지역은 물론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정론직필의 길을 걸어오신 배상록 대표이사님을 비롯한 임직원 여러분, 그리고 현장에서 땀흘리고 계신 기자 여러분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경인일보는 1945년 이래 77년간 늘 독자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하며, 지역에 대한 세심한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지역민들의 삶을 챙기고, 깨끗한 풀뿌리 지방자치가 실현될 수 있는 선도적 역할을 해왔습니다. 특히 경기도민과 인천시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역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소식을 알려주는 친구 같은 존재로 맺은 인연은 경인일보만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1천300만 경기도민과 290만 인천시민의 목소리를 담아, 지역 주민들의 가장 든든한 친구로서 함께 지역 발전을 선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의힘은 여러분들께서 더 큰 자부심을 갖고, 일할 맛 나는 환경과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경인일보의 창간 77주년을 축하드리며,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건승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