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잃은 운전자 차량 '고의 교통사고'로 참사 막은 '투스카니 의인' 화제

전날 과로로 고속도로서 의식잃은 운전자
멈추지 않고 전진… 중앙분리대 '쾅쾅'
경찰 참사 막은 의인 한영탁씨에 감사장 수여하기로

송수은 기자

입력 2018-05-14 15:4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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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에서 의식을 일어 중앙분리대와 충돌해 계속 진행하고 있던 승용차 운전자를 본 40대 크레인 기사가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고 차량을 정지시켜 참사를 막은 의인이 화제다.

경찰은 이 크레인 기사에게 감사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14일 인천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11시 30분께 제2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 조암IC 전방 3㎞ 지점에서 코란도 스포츠 승용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분리대를 계속 들이받으면서 1.5㎞를 더 전진하다 한씨의 승용차가 들이받은 뒤에서야 멈춰섰다.

한영탁(46·크레인기사·인천 연수)씨는 이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12일 오전 11시30분께 인천에서 평택으로 가던 중 1차로로 직진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정체된 차에 가려 보이지 않았으나 사고를 보고도 10여대의 차량이 현장을 피해가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한씨는 112에 신고하며 "운전하다 쓰러졌다. 지금 위험한 것 같아서 일부러 사고를 냈다"고 전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사고 발생 12분 뒤였다.

한씨는 '크랙션을 울려도 운전자가 반응이 없어 심전지 상태가 계속되면 사망할 수도 있다'는 기사가 떠올라 타고 있던 현대차 투스카니 승용차 뒷부분을 이용해 의식을 잃은 운전자가 조수석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승용차를 강제로 멈추게 했다고 소개했다.

인근 도로에 멈춘 다른 차량 운전자들을 향해 그는 '망치'를 달라고 소리를 쳤으며, 누군가에 의해 손에 쥐어진 망치로 조수석 뒷문을 깬 데 이어 쓰려져 있던 사고 운전자의 의식을 확인했다.

"선생님 괜찮으냐"는 한씨의 물음에 사고 운전자는 눈을 뜨긴 했으나, 명확한 의식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씨는 사망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119를 불러달라고 주변에 외쳤다.

이에 A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뒤 현재는 건강을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지병을 앓은 코란도 운전자 A(54)씨는 사고 전날 과로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잠시 의식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란도 승용차 운전자 A씨가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달리는 차량의 운전석에 쓰러져 죽음의 문턱에서 의인 한씨를 만나 목숨을 건진 순간이었다. A씨는 의식을 회복한 뒤 전날 한씨에게 전화를 걸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의식을 잃은 운전자의 차량이 계속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해당 차량을 멈추기 위해 고의로 사고를 낸 경우"라며 "일반적인 교통사고와 다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112 신고가 접수돼 정식 사고조사는 하고 있지만 두 운전자의 인명피해가 크지 않다"며 "사고를 낸 경위 등도 고려해 앞 차량 운전자를 입건하지 않고 내사 종결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통상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해 112에 사고신고가 접수됐을 경우 경미한 사고면 보험사끼리 보험금 지급 비율 등을 합의하고 경찰은 내사 종결한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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