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들려주는 인천이야기

[바다가 들려주는 인천이야기·38]인천항 향토하역사-영진공사

환갑 앞둔 세월에도 멈출 줄 모르는 '항만 성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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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미군 물자 위주에서 일반분야로 사업 넓혀
1972년 사채동결 위기, 바레인 진출하면서 극복
한중수교 이후 부두 직접 조성하며 교역에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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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과 함께 성장한 (주)영진공사가 어느덧 환갑을 앞두게 됐다. 

 

1961년 인천의 향토 하역사로 출발한 영진공사는 대한민국 관문항인 인천항을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인천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다.

영진공사는 화물 하역부터 운송과 보관에 이르기까지 물류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천항 최초로 인천 남항에 민간투자 부두를 만들어 체선·체화 방지에 이바지하고, 비교적 최근에 개장한 인천 북항 철재부두 주(主)하역사로 선정돼 세계적 수준의 고객 중심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동의 관문인 바레인에 진출해 공항·항만 운용 능력을 인정받은 영진공사는 '1등 서비스가 아니면 시작하지 않겠다'는 기업 철학으로 21세기 물류산업을 대표하는 글로벌 종합 물류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영진공사 이강신 회장은 "열린 시각으로 시대적 변화에 주목하면서 과감한 도전과 의지로 고객과 함께하는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했다. 아낌없는 성원에 감사하고 있다"며 "고객 중심의 21세기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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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 故 이기성 회장. /영진공사 제공

# 미군 부대 군수물자 하역으로 출발


2016년 12월 이기상 전 영진공사 회장이 타계하자 항만업계를 비롯한 지역사회 각계 인사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그는 인천항발전협의회 초대 회장, 인천항만공사 초대 항만위원장, 인천항만물류협회 회장 등을 맡으면서 인천항 발전에 이바지했다.

인천시의회 초대 의장,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회장, 인천시 야구협회 회장, 인천시 체육회 부회장 등 인천 정계와 사회단체, 체육계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했다. "항만은 물론 인천의 큰 어른이었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대학 동기(연세대 56학번)이기도 하다.

영진공사 초대 회장이자 창업주인 그의 형(兄) 고(故) 이기성 전 회장 역시 인천경제를 상징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1985년부터 1993년까지 인천상공회의소 회장을 내리 세 번 연임하고, 인천항만하역협회 인천지역회장을 지내는 등 활발한 상공 활동으로 인천경제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영진공사를 이끌고 있는 그의 아들 이강신 회장도 2015년부터 인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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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남항민자부두 준공 기념식. /영진공사 제공

영진공사는 1961년 4월 15일 문을 열었다. 고(故) 이기성, 이기상 등 형제가 창업의 중심에 있었다.

당시 수도권 지역 주한미군의 군수물자가 대부분 인천항을 통해 반입되던 상황에서, 미군부대 측 가까운 인사 소개로 하역업체 문을 열게 됐다.

인천기계공고 교사였던 이기성 전 회장이 가족 중에 가장 똑똑해 대표이사를 맡았다고 한다. 

 

본사 위치에 관한 정확한 기록은 찾기 어렵지만, 1966년 한 신문에 실렸던 영진공사 광고를 보면 본사 주소가 인천시 사동 7번지(현재 신포사거리 인근)로 돼 있다.

서울 중구 무교동 25번지 원창빌딩 608호에 서울사무소가 있었다는 기록도 있다.

현재 영진공사 본사는 인천 중구 신흥사거리 인근에 있다. 창업 초기 주로 미군 군수물자를 하역하던 영진공사는 이후 일반하역 분야까지 진출하면서 사세를 확장했다. → 연혁 참조



저온창고 신축·북항 철재부두 주 하역사 선정도
철도활용 운송등 업역확장 '종합물류기업' 도약
전·현직 회장, 경제·체육·사회단체 활동도 앞장


# 바레인 진출 이후 탄탄대로


영진공사는 1972년 정부의 '사채 동결 조치'로 경영이 크게 어려워졌다고 한다.

영진공사 김구환 전무이사는 "그때 당시 고리대금 업자가 연간 40~50%의 이자를 받고 사채를 빌려줬는데, 정부의 사채 동결 조치로 최대 16% 정도의 이자밖에 받지 못하게 됐다"며 "때문에 사채를 주려는 업자들이 크게 줄면서 돈을 빌릴 곳이 없게 돼 월급도 제대로 못 줄 정도로 자금난에 빠진 적이 있었다"고 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영진공사는 1977년 바레인에 진출하게 된다.

바레인 진출은 회사 경영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영진공사는 중동 진출 붐이 일던 1970년대 중반 주한 미군 계약관 출신의 한 인사를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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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레인 공항 조업. /영진공사 제공

그는 중동 진출 모색을 위해 찾은 바레인 공항에서 항만 운영사를 모집한다는 신문 공고를 우연히 접했다. 영진공사는 이를 계기로 입찰에 참여해 바레인 항만의 화물 하역 사업권을 따낼 수 있었다. 

 

당시 영진공사는 바레인에 첨단 항만하역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을 했다.

영진공사는 이를 바탕으로 같은 해 바레인 공항의 지상조업 계약도 맺었다. 영진공사는 걸프전 때도 차질 없이 하역업을 유지하는 등 바레인 정부와 신뢰를 쌓으며 30년 넘게 항만 하역을 지속했다.

바레인 공항 지상조업의 경우엔 현재까지도 담당하고 있다. 바레인 진출과 인천항 하역 물량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영진공사는 1980년대 '인천의 삼성'이라고 불릴 정도로 커졌다.

컨테이너 수리업, 해사 채취업, 건설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고, 평택항 등에도 진출했다. IMF 때 문을 닫긴 했지만, 한때 상호신용금고도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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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철 하역 작업. /영진공사 제공

#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 다짐

영진공사는 1992년 우리나라가 중국과 수교하자 대(對)중국 교역 증가에 대비했다.

1995년 컨테이너 보세장치장을 개설하고, 이듬해에는 인천 남항에 5천t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물양장을 축조했다. 당시 하역사가 물양장 등 부두를 직접 조성하는 건 드문 일이었다.

영진공사는 1999년 인천 내항 8부두 운영주식회사를 설립했다. 2004년 인천 남항 물양장을 1만t급 이상의 선박 접안이 가능한 부두로 확장하고, 2005년 저온창고를 신축하는 등 계속해서 사업을 확장했다.

평택항 등 진출 범위도 넓혀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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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사채취 작업. /영진공사 제공

영진공사는 아시아횡단철도의 북방철도 루트인 중국 횡단철도(TCR)와 몽골리아 횡단철도(TMGR), 시베리안 횡단철도(TSR) 등을 통한 수송서비스와 3자 물류 서비스, 국제복합 물류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주)영진 GLS를 비롯해 영진탱크터미날(주), (주)영진운수, 한중물류(주), 청도중한국제물류유한공사, (주)영진시포트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최근 인천 내항 부두운영사(TOC) 통합으로 하역 기능이 축소되긴 했지만, 영진공사는 물류 관련 업역을 넓혀가면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종합물류기업으로의 성장을 다짐하고 있다.

김승회 영진공사 대표이사는 "50여 년의 전통과 전문성으로 고객이 감동하고 만족하는 종합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21세기 물류산업을 선도하는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글/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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