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시흥 관곡지 연꽃테마파크, 화성 전곡항.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경기창작센터·안산문화재단·미디어시흥 제공 |
200여개의 섬 해안선 528㎞ 구간
경기문화재단·지자체 함께 조성
자원 알리고 주민 손으로 재창조
에코뮤지엄은 다른 말로 '지붕 없는 뮤지엄' 이라 불린다.
지금까지 8편의 기사를 통해 함께 걸어 온 경기만의 명소 모두가 에코뮤지엄이다.
자연과 생활터전이 웅장한 박물관건물을 대신하고, 자연 생태계와 주민들의 삶은 박물관을 구성하는 유물이다.
이러한 문화자원을 의미있게 연구하고 전시하는 역할도 지역 주민의 몫이다.
(좌)오이도 명물 빨간등대와 방파제 전경, 대부도 '면· 사무소'.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경기창작센터·안산문화재단·미디어시흥 제공 |
쉽게 말하면 너무 흔해서, 평범해서 그 의미를 몰랐던 우리 주변의 모든 것에 가치를 깨닫는 것이다. 매일 보던 마을의 자연 풍경도, 오래된 집도, 마을에 내려오는 전설도 모두 에코뮤지엄이 될 수 있다.
경기만은 지형적으로 북쪽의 황해남도 옹진반도에서부터 남쪽의 충청남도 태안반도까지 이어지는 경기도 서해안을 가르킨다.
해안선의 길이만 약 528㎞에 달하며 200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현재 경기문화재단 경기창작센터와 화성시, 시흥시, 안산시가 손을 잡고 2016년부터 '경기만 에코뮤지엄 사업'을 차근차근 조성해가고 있다.
선감역사박물관·매향리스튜디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경기창작센터·안산문화재단·미디어시흥 제공 |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지역자원을 주민들과 손 잡고 새롭게 재창조해 많은 이들과 공유하기도 하고, 지역민 조차 알지 못했던 문화역사자원을 발굴해 생명을 불어넣기도 했다.
이를 통해 염전으로 이름을 떨쳤던 시흥의 옛 역사를 끄집어 내 갯골생태공원 안에 염전을 다시 만들어 잊혀졌던 지역의 역사를 알렸고, 조선시대 최대 간척사업 중 하나였던 시흥 호조벌의 가치를 다시 살리면서 시민들에게 도시 안에서 지평선을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경기만 에코뮤지엄 사업의 또 다른 성과는 음지에 숨어있던 비극의 역사를 양지로 끌어냈다는 점이다.
일제강점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거리의 소년들이 가난하다는 이유로 끌려와 학대받았던 선감학원 피해자들과 매일 끝도 없는 전쟁을 치러야 했던 매향리 주민들의 삶을 어루만졌다.
(좌)시흥갯골생태공원 풍경, 최승렬作 '아름다운 탄도항의 일몰'.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경기창작센터·안산문화재단·미디어시흥 제공 |
선감학원 원생들이 고통받은 기숙사의 원형이 그대로 남아있는 선감도 곳곳에 아픔의 표식을 마련해두고 함께 추모할 수 있는 공간도 조성했다.
매향리 역시 낡은 매향리 교회 옛 예배당을 복구해 매향리의 고통을 공유하는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경기만 에코뮤지엄을 따라 걷는 여행길은 유희만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우리 삶을 돌아보고 그 가치를 다시금 고민해보는 성찰의 여행이 된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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