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백두산 분화(噴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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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바닷물이 마를 일도 없고 백두산이 닳아 없어질 일도 없다. 애국가 1절은 동해와 백두산을 담보로 대한민국의 영원한 존속을 장담한다. 그런데 동해는 몰라도 백두산은 닳아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면 보통 일이 아니다. 어제 국회에서 '깨어나는 백두산 화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는데, 발표자들의 걱정이 예사롭지 않다.

윤성효 부산대 교수는 2000년대 초반 잦은 지진이 발생했던 백두산이 잠시 안정됐다가 지난해 부터 다시 지진이 증가하고 있다며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윤수 포항공대 교수는 "946년 백두산 분화 당시 방출된 화산에너지는 약 840경(1京=1兆의 만 배) 주울(J)로 히로시마 원자폭탄 에너지의 16만배, 동일본대지진의 4배"라고 밝혔다.

국제 공동연구팀은 2017년 천지 부근에서 발견된 낙엽송 화석의 나이테를 정밀 분석한 결과 백두산 대분화의 시점을 946년 가을에서 겨울 사이로 특정했다. 이전에는 대충 서기 1천년 안팎 쯤으로 추측해 학계에서는 백두산 '천년 분화'로 불러왔다. 백두산 천년 분화 정도의 화산 폭발은 1만년 동안 네 번 뿐이었단다. 100㎦ (1천억㎥)의 화산재가 일본 홋카이도를 덮치고 지구 한바퀴를 돌아 그린란드의 빙하에도 쌓였다고 한다. 일본 우익들은 터무니 없이 천년 분화를 고대 한국인 멸종설, 발해 멸망설의 근거로 주장할 정도다.



백두산이 천년 전의 대폭발을 일으킨다면 재앙의 규모는 당시 보다 훨씬 심각할 것이다. 천지 아래 마그마가 솟구쳐 20억㎥에 달하는 천지 물을 만나면서 엄청난 수증기와 화산재가 지구 전체를 덮쳐 지구환경과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재앙이 될 수 있다. 중국 국가지진국이 천지화산관측소를 설치해 백두산을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우리 학자들은 지금이라도 남북을 포함해 백두산 화산을 감시할 국제공동연구를 주장한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도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는 대북제재 대상이 아니라고 확인해 준 모양이다. 백두산이 화산폭발로 닳아버리는 일이 없기를 염원하지만, 남북이 공동 대응하는 건 너무 당연하다. 북한의 호응을 기대한다. 특히 백두산 근처에서 핵폭발 실험은 절대 안된다. 과학적 인과관계와 관련한 논란과는 상관없이, 민족의 영산을 노하게 할 이유가 없다.

/윤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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