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저링' 유니버스 수장
제임스 완 제작 불구
부실한 서사 아쉬워
마리솔 라미레즈
표정·손짓 연기는 훌륭
비주얼적 효과만 남겨
매력없는 캐릭터들 오점
■감독 : 마이클 차베즈
■출연 : 린다 카델리니, 로만 크리스토우, 제이니-린 킨첸, 레이몬드 크루즈, 마리솔 라미레즈
■개봉일 : 4월 17일
■공포, 미스터리 /15세 이상 관람가 /93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
영화는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섭다'는 문구를 내세우며 호러 영화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실망스럽다.
요로나 캐릭터 외에는 딱히 기억에 남을 만한 한 방이 없다.
부실한 이야기 전개는 지루함을 안기고, 특징 없는 캐릭터들은 몰입도를 떨어뜨린다. 공포영화 관람이 힘든 관객에게는 이 영화가 무섭겠지만, 마니아들은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영화는 중남미 괴담인 '요로나'를 소재로 한다. 요로나는 스페인어로 '우는 여인'이라는 뜻으로, 사랑에 눈멀어 자신의 아이를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여인이 아이들을 잡아간다는 전설이다.
요로나의 울음소리가 들리면 의문의 존재가 나타나 아이들을 위협하는 내용을 담았다.
요로나의 저주는 공포영화의 공식에 충실하다. 문을 여닫는 소리, 쿵쿵거리는 발소리, 울음소리 등 일상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소리와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들을 곳곳에 배치해 긴장감을 안긴다.
특히 요로나가 주는 시각적인 공포는 압권이다. 전작 '컨저링' 등에서 흉측한 몰골을 한 캐릭터 없이도 관객의 등골을 오싹하게 했던 제임스 완은 이번 영화에서는 요로나를 섬뜩하고, 무섭게 표현했다.
캐릭터를 완벽하게 살리는 데는 마리솔 라미레즈의 연기가 한몫했다. 대사는 없지만 표정과 손짓 연기만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화려한 연출과 더불어 탄탄한 서사를 바란다면 이 영화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아쉽게도 이 영화는 요로나의 비주얼이 주는 공포가 끝이다.
틀이 잘 짜인 영화와는 조금 거리가 멀다. 요로나의 울음소리를 듣게 된 가족이 끔찍한 사건에 휘말리고, 성직자였던 퇴마사의 도움으로 요로나를 퇴치한다는 과정이 그려지는데 너무 뻔하고 지루하다.
매력없는 캐릭터들도 이 영화의 가장 큰 오점이다. 특히 중후반부에 등장하는 퇴마사 '라파엘'은 요로나를 퇴치하기 위해 꼭 필요한 캐릭터지만, 비중도 작고 캐릭터 자체에 힘이 없어 맥빠진다.
라파엘이 할 일을 오히려 주인공 애나가 해내는데, 굳이 이 캐릭터는 필요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영화가 주는 공포감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스크린X 버전 관람을 추천한다.
관객을 둘러싼 파노라마 스크린, 3면으로 몰아치는 영상 등은 긴장감과 공포감을 배가시키기에 충분할 듯하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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