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 갑질,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도넘은 자료 제출 요구' 인천시 공무원 내부 대화방 시끌

윤설아 기자

발행일 2019-05-23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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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인천시의회 본회의장 모습. /경인일보 DB

과도한 5~10년치 요청에 수시 호출

특정서식 요구도… 행정력 소모 커
업무에 지장 연장근무·야근 불가피
보복 두려워 말도 못해… 대책 필요

인천시나 산하 공기업 관계자들이 일부 시의원들의 과도한 자료 제출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의원으로서 시정 감사를 위해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일이지만, 업무 파악과 관련이 없는 자료나 과도하게 긴 기간을 설정해 자료를 요구하는 사례도 적지 않아 시의원 지위를 내세운 '갑질'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보복이 두려워 내놓고 불만을 표출하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이달 초 인천시 내부 대화방(인투인)에는 익명의 직원이 "의회에서 부당한 업무처리, 자료요구를 할 때 대응방법 의견 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부서가 특정될 수 있어 자세한 내용을 적진 않았지만, 의회의 부당한 업무처리를 받았을 때 대처방안을 알려달라는 것이 주 내용이었다.

그러자 댓글에는 "프린터 임대현황을 작성하라니… 참 할 일 없나 봅니다", "일일체험 같은 거 어떨까요. 손수 10년 치 자료도 뽑아 보고… 정말 없어졌으면 하는 부류 중에 하나네요"라며 공감하는 글이 쏟아졌다.

이 글 외에도 이달에만 "의회 갑질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의회에서 하도 불러대니 미치겠다", "힘이 없는 개인이나 부서 차원의 대응이 어려운 게 현실. 노조차원에서 '의회의 갑질'을 파악해서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바란다"며 의회를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실제로 시의 한 부서 직원은 "부서가 5년간 쓴 물품내역서와 업무추진비 현황을 내라는 요구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요구사항과 시간에 맞게 서식을 다시 맞추는 데에만 엄청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직원은 "한 사업에 대한 예산, 지출, 국비 현황 등 5~10년 치 자료를 요청받거나 수시로 부른다고 해서 부당하다고 말할 수 있는 직원이 얼마나 있겠느냐"고 하기도 했다.

시의회는 최근 '8대 시의회 의원 관심사업' 목록을 만들어 의원들의 지역구별 관심사업에 대한 추진현황과 예산확보 실태에 대해 기초자치단체에도 요구했다.

군·구 입장에서는 기초의원에게 제출한 내용을 별도의 다른 양식에 맞게 시의원에게도 중복 제출해야 했다.

일부 의원들이 시정부 감시를 이유로 행정사무감사나 회기가 열리는 기간 이외에도 수시로 자료를 요구하거나 직원을 불러 보고를 받고 있지만, 실제 대민 업무를 하는 직원들은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연장근무, 야근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시의 한 직원은 "시의회의 과도한 자료 제출 요구에 행정력 소모가 매우 크다"며 "요구 자료의 기간을 줄이는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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