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천e음 카드' 시민호응 이유 살펴야 할 때

사실 따지고 보면 '인천e음(이음) 카드'의 출시는 휘청거리는 인천지역 경제와 소상공업을 살리기 위한 '궁여지책'이었다. 인천의 역외소비율은 52.8%로 전국 최고다. 역내소비유입률은 25.3%에 불과하다. 이웃한 서울의 역외소비율은 21.3%로 인천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지역 밖에서의 소비를 줄이고 지역 안에서의 소비를 활성화해 지역경제가 무너지지 않도록 최소한의 버팀목 역할을 하도록 만든 지역화폐다. 인천시가 개발한 이 선불형 지역 전자화폐의 가입자 수가 출시 10개월 만에 30만 명을 넘어섰다. 결제금액은 700억원을 돌파했다. 인천에 사업자 등록을 한 전체 점포의 99.8%, 17만5천여 개소에서 사용이 가능해졌다. 백화점,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과 일부 프랜차이즈 직영점을 제외하곤 거의 전부라고 해도 무방하다.

지난해 7월 말 공식 출시 이후 채 1년도 되지 않은 기간에 거둔 성과다. 보고 배우려는 타 지방자치단체들의 문의가 줄을 잇는다고 한다. 이쯤 되면 흔히 말하는 '대박'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성공이 담보됐던 건 아니다. '인처너(Incheoner) 카드'란 이름으로 첫 모습을 드러냈을 때만 해도 시장(市場)과 시민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출시 초기인 지난해 6∼8월 맹렬한 홍보에도 불구하고 3개월 동안의 가입자 수는 3천831명에 그쳤다. 9월 1천390명, 10월 2천602명, 11월 1천505명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올 들어 갑자기 가입자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3월에 4천944명으로 늘더니 4월에는 그 열배나 되는 4만753명으로 급증했고, 급기야 지난 5월 한 달 동안만 19만6천822명이 가입했다. 한마디로 폭발적이다.

1∼2% 저금리 시대에 결제 금액의 최소 6%에서 최대 10%나 되는 금액을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캐시백(Cash-back)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특히 '맘카페'에서 젊은 주부들 사이에 형성된 입소문이 호응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풀이도 있다. 그 외에도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 칭찬이 쏟아지는 지금이야말로 정책담당자들이 호응의 기저를 정밀하게 들여다봐야 할 때다. 그 바닥에 무엇이 자리 잡고 있는지를 정확하고 세밀하게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잘 정리해서 인천시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세금 퍼주기'라는 아주 단순하고 아주 막강한 역공의 논리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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