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중간조사결과 발표]"인천 적수사태는 人災" 무리한 수계전환이 직접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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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이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환경부에서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는 무리한 역방향 수계전환이 직접적 원인이라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비정상 압력 가해 녹·물때 떨어져
상수도본부의 무능·부실대응 지적
인천시, 이물질 정수장 유입 불구

관로방류만 집중 '골든타임' 놓쳐
탁도계도 고장… 은폐·축소 의혹

인천 서구·영종지역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적수·赤水) 사태는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의 무능과 부실 대응, 무책임이 점철된 인재(人災)로 밝혀졌다.

인천시는 정수장에 이물질이 유입된 사실도 모른 채 엉뚱한 대처를 하는 바람에 사태의 장기화를 자초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는 18일 세종시에서 인천 적수 사태와 관련한 정부 원인조사단(환경부·한국수자원공사·한국환경공단)의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환경부는 이번 사태가 정수장의 급수구역을 바꾸는 수계전환 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강한 압력을 가해 발생했다고 사고 원인을 설명했다.

상수도본부는 지난 5월 30일 서구 관내 공촌정수장에 원수를 공급하는 풍납취수장이 전기 점검으로 가동이 중단되자 수산정수장의 물을 대신 서구로 공급했다.

이때 물을 갑자기 세게 흘려보낼 경우 이물질이 떨어져 나갈 우려가 있어 10시간 정도의 충분한 시간을 두고 물을 서서히 흘려야 하는데 상수도본부는 10분 만에 밸브를 개방해 유속이 평소(0.33m/s)보다 2배나 증가했다.

관의 흔들림과 압력 때문에 녹과 물때가 수돗물에 섞여 적수현상이 발생했고,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서구 검단·검암·청라지역에서 적수 민원이 처음 발생했다.

사고 발생 나흘 뒤부터는 영종지역에도 적수 현상이 나타났다. 역방향이었던 물의 흐름을 원래 방향으로 전환하면서 혼탁했던 물이 영종지역으로 휩쓸려 간 것이었다.

환경부는 인천시가 초기 대처 미흡으로 '골든 타임'을 놓쳤고, 명확한 원인 파악도 하지 못해 사태를 걷잡을 수 없을 지경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인천시는 수도꼭지 필터와 미세먼지 마스크에 이물질이 계속 검출되자 관로의 방류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정부 조사 결과 수계전환 과정에서 이물질이 정수장으로 다량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깨끗했던 물이 관로를 지나면서 오염된 게 아니라 애초에 이물질이 섞인 물을 공급했던 것이다. 이는 사고 발생 2주가 흐른 지난 13일 정부 조사단의 현장 점검에서 밝혀졌다.

상수도본부는 14일부터 부랴부랴 정수장의 물을 모두 빼내고 외부 업체에 청소를 맡겼다.

이 과정에서 정수장의 물의 탁도를 측정하는 장치가 고장 났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인천시는 고장 난 탁도계의 수치만 믿고 엉뚱한 대처를 했다. 그동안 상수도본부는 정수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인천시에 보고해 사건 은폐·축소 의혹도 일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인천시는 문제 지역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실시하고 해결방안을 찾는 대신 과거 경험에 의존해 1주일 내 해결될 것으로 판단하는 등 초동 대처가 미흡했다"며 "원인조사 결과를 토대로 유사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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