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의 악연 '인천 작약도' 다시 주목

최근 이슈 '한보그룹' 이어 원광·진성토건 개발 실패
수십년째 방치… 市 '해양친수공원 조성' 계획 세워

한보그룹 정태수 전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씨가 최근 해외도피 21년 만에 국내로 강제 송환되면서 한보그룹이 한때 소유해 개발하려고 했던 인천 작약도(芍藥島)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강화해협의 거센 조류를 치받는 섬'이라고 해서 '물치도(勿淄島)'라고 불렸던 작약도는 과거부터 월미도와 함께 인천의 대표 휴양지로 많은 관광객의 사랑을 받는 장소였다.

일본인 소유였던 작약도는 해방 이후 국가에 귀속됐다가 민간 사업자에 다시 소유권이 넘어갔다. 이후 수많은 사업자가 작약도를 사들여 유원지 개발 등 관광개발사업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한보그룹.



한보그룹이 작약도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76년이다. 당시 (주)한보개발은 경매로 작약도를 사들였다. 한보개발은 작약도를 인수한 이후 유원지 사업시행 계획을 수립하고 인천시의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인천시는 한보개발의 사업추진 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1986년 9월 유원지 사업시행허가를 취소하고 이곳을 '공원'부지로 변경했다.

한보개발은 인천시의 조치가 사유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작약도 유원지 사업시행허가취소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 인천시와 법정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재판부는 관련 소송에서 인천시의 손을 들어줬다.

그 뒤 인천의 해운업체 '원광'이 작약도를 매입해 해상 관광단지를 조성하려 했지만, 부도가 나면서 사업이 멈췄다.

이어 작약도를 매입한 진성토건 역시 섬을 휴식 공간으로 조성하려 했지만, 역시 부도가 나면서 작약도는 장기간 방치됐다.

한보그룹을 시작으로 개발사업을 위해 작약도를 소유했던 기업들이 잇따라 쓰러지면서 기업과 섬의 '악연(惡緣)'이 이어져 오고 있다.

수십년째 방치되고 있는 작약도를 개발하기 위해 나선 것은 인천시다. 인천시는 작약도에 해양 데크, 카페 등을 조성해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해양 친수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오는 7~8월 중으로 작약도 관련 조성계획 변경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등 행정절차를 계속해서 밟아 나가면서 실시계획인가를 받고 재정 상황에 따라 토지 매입절차부터 시작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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