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구청서 300여명 합동망향제
전년比 266명 ↓ 80세 이상 60%
사망소식 들을까 안부묻기 힘들어
이산가족 면회소 이행안돼 '답답'
"올해는 간다, 내년에는 갈 수 있다고 한 게 벌써 70년이요. 1년 더 참으면 고향에 갈 수 있을까요?"
추석을 사흘 앞둔 10일 오전 10시 30분 인천 미추홀구청 대회의실에서는 고향이 있어도 가지 못하는 인천의 북한 실향민 300여 명이 모여 합동 망향제를 열었다.
매년 설과 추석 수봉공원에서 망향제를 지내는데 이날은 비가 내리는 바람에 실내에서 개최했다.
오랜만에 만난 실향민 할아버지·할머니들은 올해는 보이지 않는 몇몇 실향민들의 안부를 묻기가 조심스럽다.
꿈에 그리던 고향 땅을 밟기도 전에, 두고 온 가족을 만나기도 전에 먼저 눈을 감아 버렸다는 소식을 듣고 싶지 않아서다. 북한 실향민들의 수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통일부가 집계하는 이산가족 신청 현황에 따르면 올해 8월 현재 인천의 실향민은 4천433명으로 10년 전 7천250명에 비해 40% 감소했다.
작년 8월에 비해서도 266명이나 줄었다. 산술적으로 매달 20명 이상이 세상을 떠난다는 얘기다. 현재 이산가족 신청자 중 80세 이상의 고령 비율이 60%에 달하고 있어 그 숫자는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 그래프 참조
작년 추석을 앞두고 실향민들에게는 귀가 번쩍 뜨일 소식이 전해졌다. 남북 정상은 9월 18~20일 평양에서 만나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후속 조치에 대해 논의하면서 금강산에 이산가족 상설면회소를 만들겠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나도록 구체적인 이행이 되지 않고 있고 그사이 남북 관계가 널뛰기를 하면서 실향민들의 마음을 졸이게 했다.
이날 망향제에서 인천지역 이북5도민 회장을 맡고 있는 전진성(90) 할아버지는 같은 처지의 실향민들에게 "70년을 버텼는데 1년을 못 버티겠느냐. 아무쪼록 건강하게 살아 견디면 고향에 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함경남도 단천 출신인 전진성 할아버지는 "작년에 만났던 사람이 올해 안 보이면 돌아가셨다고 하고, 고향을 옆에 두고도 가지 못하기에 우리 이북 사람들은 명절만 되면 마음이 쓸쓸하다"며 "작년에 간다, 내년에 간다, 간다, 간다 했던 게 70년 되지 않았나. 하루빨리 통일이 돼서 고향에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전년比 266명 ↓ 80세 이상 60%
사망소식 들을까 안부묻기 힘들어
이산가족 면회소 이행안돼 '답답'
"올해는 간다, 내년에는 갈 수 있다고 한 게 벌써 70년이요. 1년 더 참으면 고향에 갈 수 있을까요?"
추석을 사흘 앞둔 10일 오전 10시 30분 인천 미추홀구청 대회의실에서는 고향이 있어도 가지 못하는 인천의 북한 실향민 300여 명이 모여 합동 망향제를 열었다.
매년 설과 추석 수봉공원에서 망향제를 지내는데 이날은 비가 내리는 바람에 실내에서 개최했다.
오랜만에 만난 실향민 할아버지·할머니들은 올해는 보이지 않는 몇몇 실향민들의 안부를 묻기가 조심스럽다.
꿈에 그리던 고향 땅을 밟기도 전에, 두고 온 가족을 만나기도 전에 먼저 눈을 감아 버렸다는 소식을 듣고 싶지 않아서다. 북한 실향민들의 수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통일부가 집계하는 이산가족 신청 현황에 따르면 올해 8월 현재 인천의 실향민은 4천433명으로 10년 전 7천250명에 비해 40% 감소했다.
작년 8월에 비해서도 266명이나 줄었다. 산술적으로 매달 20명 이상이 세상을 떠난다는 얘기다. 현재 이산가족 신청자 중 80세 이상의 고령 비율이 60%에 달하고 있어 그 숫자는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 그래프 참조
작년 추석을 앞두고 실향민들에게는 귀가 번쩍 뜨일 소식이 전해졌다. 남북 정상은 9월 18~20일 평양에서 만나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후속 조치에 대해 논의하면서 금강산에 이산가족 상설면회소를 만들겠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나도록 구체적인 이행이 되지 않고 있고 그사이 남북 관계가 널뛰기를 하면서 실향민들의 마음을 졸이게 했다.
이날 망향제에서 인천지역 이북5도민 회장을 맡고 있는 전진성(90) 할아버지는 같은 처지의 실향민들에게 "70년을 버텼는데 1년을 못 버티겠느냐. 아무쪼록 건강하게 살아 견디면 고향에 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함경남도 단천 출신인 전진성 할아버지는 "작년에 만났던 사람이 올해 안 보이면 돌아가셨다고 하고, 고향을 옆에 두고도 가지 못하기에 우리 이북 사람들은 명절만 되면 마음이 쓸쓸하다"며 "작년에 간다, 내년에 간다, 간다, 간다 했던 게 70년 되지 않았나. 하루빨리 통일이 돼서 고향에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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