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환경부, 매립지 연장 반발여론 무시 말아야

지난 달 6일은 수도권쓰레기매립지 대체부지 조성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환경부가 서울·경기·인천 3개 시·도 담당 실·국장들과 회의를 갖기로 한 날이었다. 이미 3주 전에 확정됐다. 그런데 환경부가 하루 전날, 그것도 늦은 오후 돌연 취소를 통보했다. 사전협의가 전혀 없었던 일방적 조치였다. 당초 회의에선 대체 매립지 조성 방식과 비용분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환경부와 3개 시·도는 그동안 2~3주 간격으로 관련 회의를 열어왔는데 이날 회의는 인천시가 자체 매립지 조성을 공식 발표한 뒤 첫 일정이었다. 환경부의 내부 입장 정리가 늦어졌다는 게 취소이유였지만 인천시가 자체 매립지 조성이라는 강경책을 제시하자 일단 시간을 끌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지난 4일, 환경부를 제외한 채 수도권쓰레기매립지 현안회의가 다시 열렸다. 이 회의에서 인천시는 수도권쓰레기매립지의 2025년 사용종료 방침을 재확인했다. 환경부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기존 매립지 안에 추가 매립장 조성을 위한 타당성 용역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절대불가 방침을 거듭 밝혔다. SL공사가 이를 위한 행정절차를 밟을 경우 '민란' 수준의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인천지역 2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시민정책네트워크 실무회의는 수도권 공동 대체 매립지와 인천만의 자체 매립지 조성을 '투 트랙'으로 추진하겠다는 시의 방침에 원칙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시는 이 사안을 공론화위원회 제1호 안건으로 다루는 한편 오는 10월 시청 앞 광장 개막식에 맞춰 열리는 '500인 원탁토론회'의 주제로도 채택할 예정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지난 6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자원순환의날 행사에서 박남춘 인천시장에게 수도권쓰레기매립지 대체부지 조성 문제 협의를 위해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등 4자 회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인천지역사회의 이러한 분위기와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인천시 관계자 입에서 '민란'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인천 여론이 나쁘다는 점을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민란'은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다. 오히려 공무원 신분으로 그보다 더한 표현을 쓰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부터 수도권쓰레기매립지까지 환경부가 주도했다. 이번 문제도 환경부가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게 인천의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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