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유권자에게 명분 없는 선택 강요 말아야

경인일보

발행일 2020-01-15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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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석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천 연수구을 선거구가 초반부터 최고 관심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때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한 현역 야당의원의 응전, 문재인 대통령 역점사업인 비정규직의 정규화를 실천한 여당 예비후보의 상징성과 당내 경선, 여당과 정치적 연대를 강화하고 있는 범여권 정당대표 경력 비례출신 의원의 도전, 차기 당권은 물론 대권까지 내다보는 타 선거구 4선 여당의원의 험지출마론 등 이번 총선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집약돼 있는 선거구이기 때문이다. 전국의 선거구를 다 훑어보아도 이런 상징적인 대결 국면이 동시에 전개되는 곳은 아마 없을 것이다. 연수구을 선거구는 이미 인천을 뛰어넘어 전국적 '핫 플레이스'가 됐다.

그런데 지금 연수구을 선거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난무하는 설들이 유권자의 정당한 권리행사 차원에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앞서 언급한 여당 중진의 연수구을 출마 논란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연수구을 선거구에서 인천 계양을 출신의 4선 송영길 의원을 후보군으로 한 여론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당장 송 의원은 "당이 날 흔들고 있다"며 당 지도부를 향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같은 당의 예비후보도 자신이야말로 승산이 있는 후보라며 펄쩍 뛰었다. 이런 논란은 더불어민주당의 선거공학적인 계산에서 비롯됐다. 송 의원의 발언을 빌리자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명분 없는" 일이다. 그동안 지역구에서 공들여온 예비후보들에게도 못할 짓이다.

지난 20대 총선 결과를 토대로 한 범진보 후보 단일화 추진도 명분 없기는 마찬가지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연수구을 선거구에서 국민의 당과 단일화 합의와 경선, 그리고 불복의 과정을 거친 끝에 패배했다. 단일화에 나섰던 두 후보의 표를 합산하면 당선자보다 많아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정의당과의 단일화설이 나돌고 있다. 이 또한 해당 선거구 유권자들의 다색다양한 정치적 지향을 가로막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저해하는 일이다. 정당의 존재 이유는 정권을 획득하는데 있고, 그러기 위해선 선거에서 이겨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권자들에게 명분 없는 선택을 강요하고, 그 선택의 폭 마저 제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정치가 명분을 잃으면 그건 정치가 아니라 야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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