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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기차를 만들었는데 철로가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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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설아 인천본사 정치부 기자
"기차는 만들었는데 철로가 없는것 같다."

선거법 개정으로 이번 총선에서 선거권을 얻은 인천의 한 청소년이 내뱉은 말이다. 경인일보는 선거에 대한 청소년들의 생각이 궁금해 선거권을 갖게 된 청소년 5명을 초대해 작은 좌담회를 열었다. 만 18세면 일부는 고3이거나 대학 신입생이다.

학생들을 만나기 전 무슨 질문을 할지 고민하면서 선거권을 얻어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을 학생들을 상상했다. 하지만 정작 청소년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입시에만 치우쳐 있는 고3 학생에게 어떠한 교육이나 사전지식 없이 갑자기 선거권만 준 것을 두고 "너무 준비가 안됐다"고 했다. 자신이 선거권이 있는지, 지역구라는 게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한 학생은 "마치 기차를 새로 만들었는데 철로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이 이런 생각을 갖게 된 이유는 충분하지 못한 정치교육이다. 대학입시 공부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현 교육체제에서 학생들이 그간 지역사회를 위해 누가 일했는지, 어떤 국회의원이 입법 활동을 활발히 했는지 알기 쉽지 않다.

청소년들은 첫 투표권인 만큼 누구보다 '바르게' 투표하길 소망했다. '진로' 과목처럼 '정치' 과목을 따로 만들어 지역사회에서 벌어지는 일이나 정치인을 평가할 방법을 배울 기회도 필요하다고 했다. 4·15 총선까지 두달 동안 교육기관과 선거관리위원회의 역할이 매우 크다. 남은 기간 유권자든 비유권자든 교실에서 마음껏 정치 얘기가 오갈 수 있도록 교육을 펴야 한다. 아울러 총선 후보들도 청소년 표심을 얻기 위한 비현실적 공약을 남발하는 대신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반영하는 '진짜 정치인'의 면모를 보여야 한다. 기껏 새로운 기차를 만들어 놓고는 철로가 없어 달리지 못하는 우스운 세상이 돼선 안된다.

/윤설아 인천본사 정치부 기자 s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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