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용성'으로 확대된 정부 부동산대책 후유증

경인일보

발행일 2020-02-14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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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부의 12·16 부동산대책의 풍선효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수원·용인·성남, 이른바 '수용성'에 대해 정부가 규제의 칼날을 뽑아들었다. 조정대상지역을 수원 팔달구와 광교지구, 용인 수지·기흥구, 성남 분당구에서 수원 권선·영통구, 성남 수정구로 확대 지정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아예 조정대상지역 추가 지정과 함께 수원 재개발 사업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동시에 묶는 방안도 만지작 거리는 모양이다.

조정대상지역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60%로 제한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 50%가 적용된다. 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2주택 이상 보유시 종합부동산세 추가 과세, 분양권 전매제한 등 다양한 규제가 가해진다. 투기과열지구는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서는 LTV·DTI가 40%로 제한되고, 15억원 이상 주택은 대출이 금지되며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할 수 있다.

'수용성' 지역의 부동산 폭등은 사실 12·16대책 이후 예견된 상황이었다. 서울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9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를 실시하자, 발이 묶인 유동자금이 수도권의 9억원 이하 아파트 및 재개발·재건축 단지에 몰린 것이다. 그 결과 마포·용산·성동(마용성)과 '수용성' 지역은 대책 발표 이후 두달 동안 유례없는 부동산 폭등 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신분당선 연장, 인덕원선 건설 등 교통 인프라 확충과 재개발 호재가 많은 '수용성'이 '마용성'의 상승세를 압도했다. 건설업체들도 경기도내 공동주택용지를 확보하기 위해 수백 대 1의 경쟁을 벌이는 실정이다.

결과적으로 강남의 9억원 이상 아파트 집값을 잡기 위한 12·16대책이 9억원 이하 아파트 가격 인상을 견인한 셈이 됐다. 그렇다고 강남 아파트 가격이 안정됐다는 증거는 없다. 보유자들이 시장의 동향을 살피며 집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골병이 든 건 중산층 실수요자들이다.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9억원 이하 아파트 가격만 득달같이 올라서다. 12·16 대책에 대해 정부가 중산층 사다리를 걷어찼다는 30대의 반발이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수용성'에 대한 추가 규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시장만큼은 확실히 잡겠다"며 "시장이 다시 과열되면 부동산대책을 계속 쏟아내겠다"고 밝힌데 따른 사실상의 첫 조치다. 어디든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면 쫓아가서 거래 장벽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시장 논리를 무시한 거래 장벽이 어떤 후유증을 몰고 올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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