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수업 파행이 낳은 '반쪽짜리 학력평가'

김성호 기자

발행일 2020-05-22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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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속에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실시
같은 수험생… 다른 시험장소-전국연합학력평가가 치러진 21일 인천 서구의 한 고등학교 교실(왼쪽)에서는 수험생들이 OMR 카드에 답안을 마킹하고 있는 반면, 온라인으로 시험을 치른 남동구의 한 가정에서는 강가인(신명여고 3학년) 양이 노트에 답안을 작성하고 있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인천 고3 절반 66개교 1만1510명
학교 못가고 집에서 '온라인시험'
1·4교시 화면 옮겨야돼 시간부족
공식채점 없고 전국성적 반영안돼


인천지역 전체 고3 학생 가운데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집에서 '온라인 시험'을 보는 등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반쪽으로 치러졌다. 학교에서 제대로 시험을 치른 학생과 달리 하루를 허탕 치다시피 한 학생·교사들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21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인천 전체 125개 학교 2만2천675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66개교 학생 1만1천510명(50.7%)이 온라인으로 시험을 치렀다.

온라인 시험은 각 가정에서 학생들이 시험 시간표에 맞춰 공개되는 문제지를 인천시교육청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아, 출력하거나 모니터를 보고 풀어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환경이 바뀌고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는 학생들은 정작 시험 문제가 아닌 자기 자신과 싸움을 하느라 문제풀이에는 집중할 수 없었다.

가정에 프린터가 없어 모니터를 보고 시험을 치른 학생들은 1교시 국어, 4교시 영어는 사실상 포기해야 했다. 모니터 화면을 위아래로 옮겨가며 지문과 문항을 살피며 정해진 시간 내에 문제를 푼다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신명여고 3학년 강가인 학생은 "아무래도 시험 대형으로 책상이 놓인 교실이 아니라 평소 생활하던 집이다 보니 분위기가 달라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면서 "개인적으로 평소에도 집보다 학교 가는 것을 더 좋아하는데, 고3 첫 시험을 시험답게 학교에서 제대로 치르고 싶었다"고 했다.

온라인으로 시험을 치른 학생에게는 진로·진학 상담에 중요한 기초 자료를 확보할 기회를 놓쳤다는 점도 큰 아쉬움이다.

이번 평가는 고3 학생이 자신의 전국단위 성적 파악이 가능한 첫 모의고사라는 의미가 있는데, 온라인으로 시험을 치른 학생의 성적표는 공식 채점이 이뤄지지 않고 개별 점수도 전국 데이터에 반영되지 않는다.

송선용 광성고등학교 진로진학상담부장은 "뒤늦게 치러진 올해 첫 시험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자기 실력도 점검하고 입시 전략을 어떻게 세울지 가늠해보는 '바로미터' 같은 시험"이라며 "제대로 시험을 치르지 못한 학생들은 다음 달에 치러질 시험을 봐야 이러한 데이터가 확보된다"고 했다.

등교시험을 치른 나머지 학교들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평온한 가운데 시험을 치렀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시험을 치른 학생들에게 추후 시험지를 배포할 예정이고 또 답안지를 제출하면 성적과 등급을 가늠해 볼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겠다"며 "등교해 시험을 치르지 않은 학생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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