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호우피해 집중된 안성 죽산·삼죽면 일대

산사태 휩쓸린 동네 망연자실… "더 내린다니 차라리 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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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3일 평택시 청북읍의 한 공장 건물에 토사가 들이닥쳐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이 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크게 다쳤다. /경기소방재난본부 제공.

산지·자연부락 많아 피해 눈덩이
"폭격 맞은 듯 난리" 복구도 허사
현장 찾은 李지사, 비상근무 돌입

"산사태로 온 동네가 폭격을 맞은 것 같아요. 며칠간 비가 더 내린다니 이제 죽을 지도 모릅니다."

지난 주말부터 4일간 쉬지 않고 '물 폭탄'이 떨어진 안성시 죽산면 일대. 폭우로 인한 대규모 산사태로 도로가 유실되거나 주택이 매몰되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모습이었다.

3일 현재까지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산사태 29개소(22.2ha) 중 20개소(20ha)가 안성지역에서 집중 발생했다. 이어 산사태로 인한 피해(접수 건수 118건) 중 절반 가까이가 죽산면(48건)에서 나타났다. 산지와 자연부락이 많은 죽산면 특성상 다른 지역보다 산사태가 더 많이 발생,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게 주된 요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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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하남시 팔당댐이 수위조절을 위해 수문을 열어 방류하고 있다. 팔당댐 방류 영향으로 한강 수위가 상승하면서 서울 잠수교 등 주요 도로 곳곳이 통제됐다.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삼죽면 역시 피해가 막심했다. 이날 오후에 찾은 삼죽면 매산리는 초입부터 아수라장이었다. 도로 곳곳이 침수됐고 산사태로 주택과 창고 등이 매몰된 채 방치돼 있었다. 뿌리가 훤히 보이는 나무들이 널브러져 있는 모습도 쉽게 목격됐다.

매산리 산지 일대에는 300여가구가 있는데, 이곳 주민들은 빗줄기가 가늘어진 틈을 타 피해 복구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 1주일간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에 망연자실한 주민들은 이내 생활용품과 귀중품을 챙겨 피난 준비에 나섰다.

주민 김모(58)씨는 "온 동네가 전쟁통에 폭격을 맞은 것처럼 난리가 났다"며 "앞으로 200~300㎜ 비가 더 내린다고 하니 꼭 필요한 것들만 챙겨서 친척 집으로 가족과 함께 피신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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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안성시 죽산초등학교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를 살펴보고 있다. /경기도 제공

또 다른 주민 신모(64)씨도 "어제(2일) 저녁에 집안으로 물이 들어와 밖으로 피신했는데 당황해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르고 두려움에 벌벌 떨었다"며 "집안 곳곳이 물에 잠기고, 하우스까지도 망가졌을 텐데 나중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당초 5일까지 휴가를 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호우 피해가 갈수록 커지자 3일 조기 복귀, 안성 피해 현장을 찾았다. 이 지사는 호우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도지사 공관에서 24시간 비상 근무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SNS를 통해 이 지사는 "과잉대응이라고 비판을 들을망정 안일한 대응으로 보는 피해가 없도록 꼼꼼히 챙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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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까지 여름휴가가 예정돼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호우 피해가 잇따르자 3일 조기 복귀해 안성 호우 피해 현장을 찾았다. 사진은 직접 차를 운전해 현장에 도착한 이 지사의 모습. /경기도 제공

안성/민웅기·강기정기자 mu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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