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경기도 연천군 군남댐이 집중호우에 임진강물을 방류하고 있다. /연합뉴스 |
경기 지역에 연일 폭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우리 측에 알리지 않고 황강댐 수문을 개방한 정황이 포착돼 연천과 파주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기상청은 4일 밤부터 5일 오전 사이 중부지방에 시간당 50∼120㎜의 강한 비가 올 것으로 예보해 경기 지역의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4일 통일부는 북한이 임진강 상류의 황강댐 수문을 지난달부터 전날까지 세 차례에 걸쳐 개방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와 군남댐 등은 위험 상황은 아니지만 당국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상청은 제4호 태풍 '하구핏(HAGUPIT)'이 중국 상하이 부근에 상륙하면서 약화됐지만, 태풍에 동반된 비구름대가 중부지방의 정체 전선과 합류하면서 많은 비가 올 것으로 봤다. 5일까지 수도권에 100∼300㎜ 가량, 많게는 500㎜ 이상의 비가 올 것으로 예보했다.
장맛비가 소강상태를 보인 4일 오후 집중호우로 지난 2일 산사태가 발생한 안성시 죽산면의 한 마을에서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경기도에서는 가평 가평읍의 한 펜션에서 일가족 3명이 산사태로 매몰 돼 숨진 것을 비롯해 총 9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재민은 456명(327세대), 일시 대피자는 312명에 달했다. 주택 침수 241동, 농작물 1천627㏊, 비닐하우스 2천740동 등이 피해를 입었다.
저수지 관리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도내 94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83.8%를 나타냈다. 지자체가 관리하는 저수지 243곳 중 56곳도 전날 저수율 100%에 도달했다가 90%대로 낮아진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집중호우 대응상황 점검회의에서 관계부처에 "지반 붕괴와 산사태가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달라"며 "침수 위험지역 관리와 함께 저수지와 댐의 수량을 조정하는 등 홍수를 사전 통제하는 일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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